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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북핵 막아낼 ‘마지노선’이란 없다

    [구본영 칼럼] 북핵 막아낼 ‘마지노선’이란 없다

    미국 상원이 심의 중인 국방수권법에 ‘북한은 핵무장국’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우발적 실수가 아니라면 세계의 경찰국가 격인 미국이 으르고 혈맹이었던 중국이 달래도 북한은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열 경찰이 도둑 한 명 못 잡는다’는 속설 그대로다. 하긴 김정은은 얼마 전 러시아 전승 70주년 행사 참석 약속을 펑크 내면서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을 했다. 문제는 만일의 사태 시 최대 피해자일 우리에게 지렛대가 없다는 거다. 답답한 노릇이다. 생각해 보라. 이웃에 칼을 든 강도가 있다면 내려놓도록 설득하거나, 제압하든가 양단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는 번번이 실패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적잖은 현찰을 쥐여 주면서까지 달랬지만 북한 핵 개발에 전용됐다는 의심만 사고 있다. 후자도 여지껏 주효하지 못했다. 북의 도발 때마다 국제 제재에 나서지만 중국이 늘 뒷문을 열어 주면서 별무효과다. 한국형미사일방어 체계(KAMD)도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북한의 SLBM 시험과 핵 소형화 움직임이 빌미가 된 걸까.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카드를 빼들 태세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며칠 전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의 위협에 관한 ‘최신 정보’에 따라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은 관영 환구시보를 통해 “사드 배치로 한국은 미국의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만불손한 으름장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과 미국이 바라는 사드 배치로 한국은 미·중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 달리 자칫 미·중 사이에서 샌드위치 꼴이 될 판이다. 안보 정책의 코페르니쿠적 대전환이 절실하다. 북한의 도발과 미·중 등 주변국의 훈수에 끌려다니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라는 얘기다. 북한이 들쑤실 때마다 허겁지겁 이 무기, 저 무기를 사들이는 대응보다 공세적 방어로 전환해야 한다. 스포츠에서도 상대 공격을 우르르 몰려다니며 막아도 골을 먹기는 일쑤다. 난공불락이라던 프랑스의 마지노선도 독일 기갑부대의 기습에 한순간에 뚫렸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 협력의 대도로 나오면 우리로선 최상이다. 그러나 핵으로만 세습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미망에 사로잡힌 김정은이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무력화하는 게 차선이다. 냉전 시기 미 레이건 행정부는 천문학적 비용으로 우주 공간에서 소련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스타워스 계획’을 추진했다. 당시 경제가 거덜난 소련이 군비 경쟁을 감당하기란 뱁새가 황새를 쫓는 격이었다. 결국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감축 협상에 응하고 개혁·개방을 택했다. 사드 도입도 만사 불여튼튼이란 견지에선 이해된다. 다만 중국의 압력보다 우리 경제 여건에서 엄청난 비용이 더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북이 감히 핵을 쓸 엄두도 못 내게 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다. 이를 위해 우리도 핵을 보유해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추구한다고? 우리의 핵 기술력으론 가능하지만, 한·미 동맹의 와해까지 각오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까닭에 유사시 북 핵·미사일 기지는 물론 북한 지도부를 핀포인트로 직격할 능력을 갖추는 게 선택 가능한 차선의 대안이다. 어제 우리 군이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단다. 북 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 구축의 첫 단계 개가다. 이에 자족할 게 아니라 사거리가 더 긴 순항미사일과 스마트탄 등 정밀유도무기(PGM)를 확보해야 한다. 무고한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고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는 전쟁광도 자신의 안위는 두려워하는 법이다. 이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주목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인다면 나쁜 그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란 의문이 남는다면 공허하다. 물밑에서 미국의 PGM 증강과 전진배치 등 실효성 있는 북핵 대응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이길 바란다. 화려한 외교적 수사는 다음 문제다.
  • 거부권 시사한 朴·강제성 외치는 野… 딜레마 빠진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의 뜻을 표명함에 따라 공은 새누리당으로 넘어가게 됐다. 현실적으로 당·청 관계와 여야 관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와 개정안 시행에 반대하는 박 대통령 둘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의 선택에 따라 당·청 관계가 얼어붙을 수도, 반대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오는 5일쯤 정부로 이송된다. 박 대통령은 15일 이내인 오는 20일까지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현재로선 개정안 공포 가능성은 희박하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만큼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방미(14~18일) 전보다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거부권 행사 이후다.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여야 대치보다는 여당 내 계파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법안 처리가 ‘기명투표’인 것과 달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무기명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표 단속’도 쉽지 않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대북 송금 특검법’(2003년 3월)과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2003년 11월)은 재표결 결과 각각 재의결과 폐기라는 정반대 결과로 이어졌다. 여야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2 찬성)할 경우 박 대통령 또는 새누리당 지도부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자칫 여당 지도부가 ‘퇴진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여권 전체적으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대통령과 우리 당의 뜻이 다를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이 위헌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당내 갈등을 차단할 해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표결이 갖는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표결 자체를 늦추거나 아예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재상정하려면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3년 1월 거부권을 행사했던 ‘택시법’의 경우 비판 여론을 의식한 여야가 표결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청와대와의 갈등 봉합에 초점을 맞출 경우 반대급부로 여야 관계는 경색될 수밖에 없다. 이미 야당이 시행령 전반에 대한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무성 7월 방미 추진… 대권 몸풀기?

    김무성 7월 방미 추진… 대권 몸풀기?

    새누리당 김무성(얼굴) 대표가 이르면 오는 7월쯤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7월 중순이나 8월쯤 미국 방문을 추진 중에 있다”며 “미국에서 만나고자 하는 의원들과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방미가 성사되면 지난해 10월 중국 방문 이래 여당 대표 취임 후 두 번째 국외 일정이 된다. 김 대표는 수도 워싱턴을 시작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LA 등 미국 주요도시를 방문하는 일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에서는 상·하원 원내대표와 미국 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해 한반도 관련 상임위원장 등 주요인사들과의 면담이 예상된다. 이어 뉴욕, LA 등지에서는 경제협력 현장방문, 교민간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유엔 본부가 위치한 뉴욕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동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일찍이 방미를 고려하고 있었으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6월 중순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계획이 잡히면서 7~8월로 일정을 조정해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대표는 4·29 재보선 승리 이후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국제무대에 얼굴알리기 차원의 방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 대표로서 한·미 간 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하는 의원외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朴대통령·오바마 새달 16일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26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14~17일 워싱턴을 방문하며, 16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네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17~18일에는 휴스턴을 방문한 뒤 19일 귀국한다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월과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에 이어 세 번째이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은 2013년 5월과 2014년 4월, 11월에 이어 네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방미를 통해 박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정세 변화,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등 대북 공조를 비롯해 신밀월시대를 열고 있는 미·일동맹 등 동아시아 및 세계 주요 정세 평가, 글로벌 보건안보, 에너지·기후변화, 개발협력, 사이버, 우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황교안 조속 인준 vs 철저 검증” 격돌 예고

    “황교안 조속 인준 vs 철저 검증” 격돌 예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의 본격적인 기 싸움이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황 후보자 지명을 ‘국민통합을 포기한 선전포고’로 규정,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새정치민주연합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새달 중순 대통령 방미 전 청문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며 방어막 구축에 나섰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황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다음주 화요일(26일)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26일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한 것은 다음달 중순 대통령 방미에 앞서 인준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15일(6월 9일) 안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를 사실상 ‘부적격’으로 보고 청문회에 당력을 쏟아부을 태세다. 인사청문 TF팀 간사로 우원식 의원을 선임하는 한편 26일까지 청문특위 위원 인선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통합을 포기한 두 국민 정치, 명백한 선전포고”라며 날을 세웠다. 설훈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2013년 법무부 장관 청문회 당시)도저히 될 수 없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장관들이 탈락되고 나니까 한꺼번에 다 날리기는 힘들다고 해서 행운으로 통과했다”며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책 검증’과 ‘조속 인준’을 표방한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이 여당 몫이란 점을 최대한 활용해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4선 중진인 심재철, 이병석, 이주영, 이한구, 정병국 의원 가운데 법조계 출신 이주영 의원이 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6명의 청문위원은 ‘대야(對野) 전투력’을 고려해 검사 출신 권성동, 박민식 의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 논란과 관련, ‘익명 기부’ 여부가 또 한 번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013년 10월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이 “청문회 당시 (대형로펌에서 받은 16억원 중 상당액을)환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됐는가”라고 묻자 그는 “상당한 금액을 기부했다. 드러내고 싶지 않아 익명으로 했다”고 답변했다. 추후 자료로 소명하겠다고 했지만, 서 의원은 “어떤 형태로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황 후보자는 2013년 21억 5688만원에 이어 지난해 21억 2353만원, 올해는 22억 6556만원을 신고했다. 적어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던 수준의 기부는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황 후보자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하십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란 말만 남기고 집무실로 향했다.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면 직접 대응하지 않고 공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앞서 이완구 전 총리와 문창극 전 후보자가 불필요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던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과 달라야 한다/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과 달라야 한다/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또 한 명의 6·25전쟁 참전 미군 용사가 65년 만에 돌아와 묻혔다. 1950년 12월 북한 장진호 전투에 육군 하사로 참전했다가 행방불명된 프랜시스 노벨이 주인공이다. 그는 1954년 유해 인도 후 60년 만인 지난해 신원이 확인돼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안장식을 접한 기자는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 중 7852명의 신원이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꼈다. 한·미 동맹을 말할 때 ‘혈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수많은 미군이 피를 흘리며 함께 싸웠기 때문일 것이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한국전 참전 노병들과 전직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들은 한·미 동맹의 상징적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특별한 한·미 동맹이 최근 시험대에 올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로 미·일이 신(新)밀월 관계를 과시하는데 한·미 동맹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미·일 동맹 강화는 곧 한·미 동맹 약화라는 ‘제로섬’적 시각이 작용한다. 게다가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로 최악인데 중·일은 정상회담 등 접촉을 계속하면서 한국만 왕따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미·중은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을 지속해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른바 한국 외교의 총체적 위기론이다. 과연 그럴까. 이 같은 패배주의적 시각은 한·미 동맹의 실체와 한국의 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중국 견제용으로 보이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펼치는 미국에 막대한 자금과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일본은 최고의 파트너일 수 있겠지만, 아베 총리는 이번 방미에서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를 외면하면서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다. 한국 대통령이 여섯 차례 했던 미 의회 합동연설의 기회를 처음으로 잡았던 아베 총리의 방미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에게 한국은 어떤 존재일까. 중국·북한과의 관계 등 지정학적 중요성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미국의 파트너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동북아 린치핀(핵심축)을 넘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장관, 안호영 주미대사 등이 “한·미 동맹은 빛 샐 틈이 없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아무리 입을 모아 외쳐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새달 방미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미·일 동맹이 아니라 한·미 동맹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통해 한·미의 경제적 이익도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물론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그들 가족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chaplin7@seoul.co.kr
  • 국내여행 | 거제백미 巨濟白眉 해금강 마을

    국내여행 | 거제백미 巨濟白眉 해금강 마을

    홀로 선 해금강은 외롭지 않았다. 웅장한 돌섬의 등 뒤에는 어머니의 자궁 같은 해금강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태생적으로 연결된 둘은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선하게 닮아 있었다. 해금강이 태어난 곳 거제 하면 해금강. 오래된 공식이다. 대한민국 명승 제2호로 1971년에 지정됐다(참고로 명승 제1호는 강원도 명주 청학동 소금강이다). 한려수도의 그 많은 섬 중에서 유독 ‘갈도葛島’라는 작은 섬이 ‘제2의 해금강(북한의 해금강과 비교하여)’으로 불리게 된 이유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거제를 찾아온다. 그러나 해금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거제 해금강의 속살을 샅샅이 알고 있는 곳은 해금강 마을뿐이라는 것이다. 비밀은 지형에 있다. 해금강 마을은 거제 남부면의 해안선에서 동쪽으로 돌출된 갈곶乫串에 자리잡고 있다. 그 모양이 마치 해금강을 위한 디딤대 같다. 세상의 모든 섬이 육지의 일부였듯, 해금강은 오래전에 해금강 마을의 일부였다. “제가 세상을 많이는 못 다녀 봤지만, 아침나절에 바다 위에 나가서 해금강을 바라보면, 이런 풍경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해금강 마을에서 나고 자라 60여 년을 살아온 해금강 유람선 김재덕 사장의 말은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울림이 컸다. 진심의 힘이다. 해금강 유람선이 처음도 아닌데 그를 따라 배에 오르는 마음이 새삼 두근거렸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다던 해금강의 얼굴. 그것이 휴가철이면 여행자로 만선을 이룬 유람선들이 거제 앞바다를 바쁘게 질주하는 이유일 것이다. 예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갔을 만큼 마을 선착장과 해금강은 가까웠다. 배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자바위를 지나 십자동굴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두 개의 큰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해금강의 안쪽에는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십자동굴이 있다. 남쪽 동굴은 길이가 100m나 되어 물이 빠지는 간조 때에는 사람이 걸어서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유람선은 덩치가 커서 입구만을 서성였지만 선장은 약수동굴, 십자동굴 등도 모두 놓치지 않고 노크를 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보통은 십자동굴을 해금강 유람선의 하이라이트라고 이야기하지만 내가 감동한 순간은 좀 달랐다. 오후의 역광 속에서도 신랑신부바위, 병풍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등은 분명한 실루엣을 자랑했고 수직의 입석들마저 다양한 무늬와 색채로 매력을 발산했다. 해풍과 파도에 견뎌 온 세월 동안 무수한 이야기가 이끼처럼 돌섬을 덮고 있었다. 유람선이 동쪽으로 가장 멀어졌다가 선수를 돌려 해금강을 마주하던 그 순간, 드디어 육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금강의 얼굴이 나타났다. 오랜 시간 삭풍에 씻기면서도 섬은 곱게 늙어 있었다. 풍란과 작은 새들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해금강의 넉넉함은 마을 주민들과 닮았다. 완벽한 전망대, 우제봉 해금강 마을을 가장 완벽한 해금강 조망장소라고 말하는 이유는 사실 선착장이 가까워서가 아니다. 우제봉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 올라가면 해금강을 한눈에 담아올 수 있다고 했다. 해금강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이었다. 우제봉은 높지도 멀지도 않았다. 해발 107m 정상까지의 거리는 1km 내외로, 천천히 걸어도 20~30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한다. 해금강 매표소 옆에서 시작한 오솔길은 금세 빽빽한 자생 동백나무와 소나무 숲길로 변했다. 한여름에도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로 원시림이 무성한 곳이다. 짧은 경사 구간을 지나면 능선을 따라 나무데크 길이 등장한다. 2012년 2월, 데크가 깔리기 전까지만 해도 우제봉 능선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가 아니었다.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어린날 땔감을 줍기 위해 오르내리던 곳이었다. 지금의 우제봉은 객지 손님이 찾아오면 마을 주민들이 입을 모아 ‘강추’하는 트레킹 코스다. 조촐히 시작한 트레킹에는 어느새 유람선 사장님 내외분, 펜션 사장님과 그녀의 서울 친구, 두어 달 전에 해금강 마을에 부임한 목사님까지 합세해 있었다. 봄날 오후의 정겨운 산책이다. 유쾌한 사람들의 기운에 힘든 줄도 모르고 계단 위에 올라서니 순식간에 시야가 확 트였다. 그리고 왼쪽으로 낯익은 돌섬이 눈부시게 펼쳐져 있었다. 처음 보는 (듯한) 해금강이었다. 저 섬이 이리도 가까웠던가. 만져질 듯 가까운 해금강을 향해 팔을 뻗으니 손등 위로 따가운 봄볕이 쏟아졌다.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상기된 동백꽃 한 송이가 새파란 하늘, 짙푸른 바다의 경계선 사이로 핏빛 포물선을 그리며 낙화했다. 그 순간 떠오른 감탄사는 ‘완벽하다!’였다. 전망대는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감시할 수 있을 만큼 시야가 좋은 지점이다. 전망대에는 해금강을 액자 속에 담을 수 있는 포토존과 망원경, 벤치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전망대에 가만히 앉아서 시선을 멀리 던지면 외도와 서이말등대, 대·소병대도, 매물도까지 걸려드는 풍경마다 대어고 월척이다. 한려해상의 수많은 섬 중에서 특별히 해금강을 주목한 것은 우리 조상만이 아니었다. 약초섬으로 불릴 만큼 약초가 많았기 때문인지 진시황제의 명령으로 불로초를 찾아 먼 길을 떠났던 서불徐市 일행도 잠시 이곳에 머물렀었다. 실제로 우제봉 정상의 석벽에 ‘서불과차徐市過次’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으나 1959년 사라호 태풍으로 손상되었다고 한다. 글자를 보았다는 아버지들의 증언이 바람을 타고 아들들에게 전해질 뿐이다. 수만, 수천년의 세월이 지나 화강암 돌섬에 동굴이 생기고 글씨는 지워졌지만 해와 달의 약속은 여전하다. 우제봉과 해금강 마을 갯바위 일대는 소문난 일출, 일몰 명소다. 매년 3월 중순~4월 중순과 10월 중순~11월 중순경이면 ‘오메가’라고 불리는 해돋이 광경이 연출된다. 사자바위와 해금강 사이, 수면을 뚫고 올라오는 명품 일출을 보고 싶다면 적기는 1월1일이 아니다. 바로 지금이다. ●interview 해금강 마을기업 김옥덕 대표 팔방미인 동백처럼 해금강 마을기업 “해금강은 그야말로 보물섬이죠. 90년대만 해도 ‘거제 하면 해금강’이었으니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서거 전 마지막 가족 여행으로 해금강호텔에 머물렀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83년 오랜 단식 투쟁 이후에 여기에 와서 몸을 회복했습니다. 예전부터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아왔고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은 전국 5대 일출에 듭니다.” 산증인이란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일까. 추억과 자랑을 막힘없이 풀어내는 김옥덕씨는 해금강 마을기업 대표와 이장직을 겸하고 있다. 인구 120명, 65호수의 작은 마을이지만 그의 하루가 바쁘기만 한 이유다. 주민들이 조금씩 출자하여 설립한 해금강 마을기업은 해수부의 ‘어촌 6차 산업화 시범사업’에 지원한 28개 마을 중 최종 선정된 4개 마을에 포함됐다. 2014년에는 안전행정부 마을기업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마을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김대표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칠 수밖에. 어촌으로서의 기능이 줄어들고 고령화로 활기가 줄어든 해금강 마을에는 다시 새바람이 불고 있다. 주민 모두 6개월 동안 어촌특화 역량강화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다. 6차 산업은 생산1차, 가공2차, 서비스 제공3차을 모두 더한 개념으로 유무형 자원을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설명하면 어렵지만 예를 들면 쉬워진다. 유람선 터미널 1층에는 김, 오징어, 멸치 등을 파는 특산물 매장도 있지만 동백껍질을 이용한 각종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가판대도 있다. 아내 강진순 여사의 아이디어로 동백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을 이용해 브로치, 머리띠, 목걸이 등의 장식품 제작에 성공한 것. 앞으로 화장품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여수 동백은 나무가 잎이 작고 꽃도 작은 편이지만 거제의 동백은 꽃도 크고 두꺼워요.” 김 대표는 거제 동백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았다. 마을에 방치되어 있는 빈집을 개조해서 게스트하우스로 분양한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힐링을 품고 있는 천혜의 절경, 머물고 싶은 우리 해금강 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뜻이 달리 보인다. 객지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자녀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읽혔다. ●fresh seafood 해금강 마을의 감성 식도락 <삼시세끼-어촌편>을 촬영한 외딴섬 만재도쯤은 가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던 군소를 거제 해금강 마을에서 만났다. 뿐만 아니라 출연자 유해진이 그렇게 잡고 싶어했던 자연산 감성돔의 맛도 볼 수 있었다. 거제 ‘참바다’의 맛이 해금강 마을에 살아 있다. 군소는 이런 맛이구나! 군소는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해산물이다. 군소는 가르쳐 주지 않고 혼자 먹는 맛이라던데, 사실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바다토끼라는 별명이 있는가 하면, 바다의 민달팽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흐물흐물하고 반점 투성이 비호감 비주얼이지만 일단 삶아 놓으면 의외로 쫀득쫀득하게 씹는 맛이 있다. 저온숙성의 비밀, 성게비빕밥 첫술을 뜨는 순간부터 도저히 동작을 멈출 수 없었던 성게비빕밥. 그동안 먹어 온 냉동성게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한 성게맛의 비결은 다진 멍게를 약간의 양념과 간으로 버무려 저온에서 숙성을 시키는 것이다. 살짝 얼었다가 밥의 온기에 버터처럼 녹아내리는 성게의 풍미는 밥알을 씹을 때마다 되살아난다. 쌀로 만든 진짜 전복죽 죽을 ‘정성 반, 재료 반’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생쌀을 오래도록 저으며 죽을 쑤려면 시간도 힘도 많이 들기에 요즘은 그냥 밥을 사용하는 음식점들도 허다하다. 그러나 해금강 대해횟집에서는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불린 쌀을 끓이기 시작해 죽이 될 때까지 젓고 또 젓는다. 그리고 수조에서 건져낸 신선한 전복을 다져서 넣고 죽이 적당히 퍼질 때까지 또 젓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안주인의 인사가 송구할 만큼 전복죽은 맛있다. 전복도 쌀알도 존재감이 살아있는 진짜 전복죽이다. 감성돔은 살아 있다! 두툼한 감성돔의 식감은 신기하게도 고기를 연상시켰다. 여전히 아가미를 움직이고 있는 신선한 감성돔은 싯사 20만원에 육박하는 귀하신 몸이기도 하다. 겨울이 제철인 이 녀석을 잡겠다고 밤낮없이 낚시대를 던지는 낚시꾼들이 일대에 수두룩하다. 자연산 감성돔의 남다른 위엄을 느껴 보시라. 해금강도 식후경! 시간이 부족했다. 마을의 모든 식당을 가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공유는 가능하다. 관광횟집식당055-633-1466은 회가 주력이다. 깨끗하게 관리한 수조에서 유영 중인 어종들을 살펴본 후 선택하면 된다. 영양 듬뿍한 성게비빕밥도 이 집에서 먹었다. 천년송횟집055-632-6210은 해물탕이 유명하고, 그래서인지 유명한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집이다. 냄비가 넘치도록 담겨 나오는 해물은 그저 황송할 지경. 간을 약하게 해서 신선한 해물맛을 제대로 살렸다. 아침에 부드러운 죽이 당긴다면 대해횟집055-633-7700을 추천. 정성으로 쑨 전복죽은 맛도 그만이었다. 대부분의 식당은 유람선 매표소 주차장 주변에 자리잡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해금강 마을에서는 봄철의 싱그러움을 더하는 도다리 쑥국, 해장국으로 좋은 물메기탕, 고소한 볼락구이, 담백하고 깔끔한 어죽, 청정해역의 자랑인 굴구이를 추천한다. ▶travel info 거제 해금강 마을 Road 찾아가기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개통,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몇년 사이 거제로의 접근성이 월등히 개선됐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거제 고현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고속버스로 4시간 30분이 걸린다. 고현에서 해금강 마을까지는 승용차로 40여 분 정도 소요된다. 거제 고현 시내버스터미널 1688-5003 Boat 해금강 마을의 자부심, 해금강유람선 해금강까지 운항하는 유람선은 여럿이지만 해금강과 가장 가까운 선착장은 해금강 마을에 있다. 선착장에서 해금강이 빤히 바라보인다. 가까운 만큼 해금강을 둘러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해금강과 외도 주변을 유람하는 제1코스와 우제봉 인근, 외도 기착까지뿐 아니라 외도, 매물도 코스도 있다. 휴가철에는 매진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를 해두는 것이 좋다. 해금강유람선매표소 경남 거제시 남부면 해금강로 270 제1코스 해금강선착장-해금강-외도부변(선상) 성인 1만3,000원 소요시간 50분 제2코스 해금강선착장-해금강-우제봉-외도 기착 성인 1만6,000원 소요시간 130분 055-633-1352 www.hggtour.net Shop 반짝반짝 빛나는 동백이야기 해금강 마을은 마을기업인 ‘동백이야기’라는 브랜드로 액세서리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동백씨를 담고 있는 씨방의 겉껍질을 말린 다음 다양한 색깔의 매니큐어를 칠해 브로치, 헤어밴드 등으로 재탄생시킨 것. 그 화려함에 있어서는 동백꽃을 능가한다. 유람선 선착장 지하층에 작업장이 있어서 직접 액세서리를 제작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동백이야기 haegeumgang.com 055-632-0555 Stay 경치 좋은 파도소리펜션 창문은 창문이 아니었다. 담아낸 경치를 보면 그 자체가 멋진 액자다.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파도소리펜션에서는 진짜 파도소리가 들렸다. 총 6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복층형은 2층 침실공간이 넉넉하다.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37 (비수기, 준성수기 기준) 원룸형 10만~15만원, 복층 원형 13만~17만원. 055-632-8956 www.padosorinet.com Famous 여차-홍포 해안드라이브 길 여차에서 홍포로 이어지는 3.5km의 해안도로는 60여 개의 섬들이 떠 있는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알알이 박힌 작은 어촌들을 통과하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여차의 몽돌해변, 홍포의 명사해수욕장 등 다양한 모래사장도 경험할 수 있다. 일출과 낙조의 명소들 남부면 일대에는 일출과 낙소의 명소들이 즐비하지만 시기에 따라 해의 위치가 바뀐다. 예를 들어 홍포 바다의 일몰은 11월 초순부터 2월 초순 사이가 절정이고 우제봉의 ‘오메가’ 일출은 3월과 10월에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신선대 전망대 해금강 마을 초입의 도로변에 조성한 조망 공간으로,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전망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선대 전망대에서 가장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신선대. 하지만 오른쪽으로 남부면의 작은 어촌부터 왼쪽으로는 먼 바다 위에 떠 있는 대소병대도와 다포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해금강 마을로 들어오는 차량의 행렬이 활기를 더해 준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해금강유람선 055-633-135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사설] 북한에 강력한 경고 보낸 한·미 외교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어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해 확고한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으로 북한 내부의 불가측성과 불안정성 증가에 대해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빈틈없는 대비 체제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케리 장관은 또 최근 새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으로 미·일 동맹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동맹의 위축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이기 때문에 양국 간 건설적인 관계는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기존 미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다음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정지 작업의 의미도 있다. 변함 없는 한·미 동맹 기조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처, 한·일 간 관계 개선을 통한 동북아 평화유지 등은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 온 대(對)아시아 전략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케리 장관이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 위협과 공개 처형 등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안보리 제재 가능성과 함께 향후 대북 압력을 가중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여러 악행에 대해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하고, 압력을 더욱 가중시켜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종전의 대한반도 정책과도 다소 뉘앙스가 달랐다. 최근 북한의 SLBM 시험 발사 등에 대해 미국의 대북 군사전략이 보다 강경해질 것이란 의미도 된다. 물론 북한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크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이 거세질 경우 북한의 반발과 이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긴장은 우리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동북아 정세의 변화는 우리가 환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기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3대 외교 전략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일은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긴밀한 군사·경제 동맹으로 변화하면서 ‘방위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바꿔 신밀월 시대를 열고 있다. 이에 맞서 지난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중·러 연대를 과시했다. 신냉전 구도가 가시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새롭게 북한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경우 동북아 정세는 다시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맹 역시 국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 케리 “北 SLBM 도발 추가 제재 논의”

    케리 “北 SLBM 도발 추가 제재 논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우리에게 가장 큰 안보 우려 사항은 북한”이라며 “북한이 가하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어떤 위협에도 완전하고 결단력 있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해서는 안 되고 북한 지도부에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하며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해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SLBM은 매우 도발적인 것이고 유엔이나 국제 기준에 어긋난다”며 “북한의 SLBM은 또 다른 도발의 사례로 볼 수 있으며 행동이 나빠진다면 궁극적으로 제재 강화에 대해 논의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미 기간 중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인신매매’로 표현한 것에 대해 “2차 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성적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참혹하고 끔찍한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국무부 최고위 관계자가 위안부 동원의 주체를 명백하게 일본군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으로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에 대해 일본이 좀더 명확하게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케리 장관은 또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에서 미군 장병과 만나 북한의 위협을 거론한 뒤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다른 것에 대해 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케리 장관과 만나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모든 가능성을 두고 일관된 메시지로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영화 ‘국제시장’ 미국 의사당에 오른다...박대통령 방미 전 상영

    한국전쟁 이후 격동의 현대사를 겪어온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영문명 Ode to My Father)이 미국 의사당에 선을 보인다. 친한파 의원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명예회장인 찰스 랭글(민주·뉴욕) 연방 하원의원은 다음 달 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6시 미국 의회 오리엔테이션 영화관에서 영화 국제시장의 특별상영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8일 발표했다. 한국 영화가 미국 의회에서 상영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상영회는 다음 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을 겪으며 굳건한 혈맹 관계로 발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회 소식통들이 밝혔다. 상영회를 후원한 김자혜 허드슨문화재단 대표는 "이번 상영회가 한국전쟁 당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다시금 깨닫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의 하나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랭글 의원은 "이 영화가 한국전 이후 60여년간 생사도 모른 채 헤어져 있던 재미 한인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기적으로 민감하고 중요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부각하는 영화의 상영을 주관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영회는 워싱턴한인연합회 등 미국 내 한인 단체와 문화예술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제시장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와 교포언론, 주미 한국대사관이 후원한다. 영화 국제시장의 상영회는 지난 2월과 3월 한인들이 밀집한 버지니아 주 패어팩스와 주도인 리치먼드, 노퍽에 이어 지난 4일 메릴랜드 주 의회에서 래리 호건 주지사와 한국계 퍼스트레이디인 유미 호건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술관은 PRADA를 입는다

    미술관은 PRADA를 입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를 이끄는 미우치아 프라다(66)는 예술발전에 공헌한다는 목표로 1993년 프라다재단을 설립했다. 방대한 컬렉션으로 화제를 불러 모은 프라다재단이 과연 언제, 어디에 미술관을 열어 소장품을 공개할 것인지가 국제 미술계의 오랜 관심사였다. 소문만 나돌던 미술관이 드디어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밀라노시 남부에 위치한 라르고 이사르코(Largo Isarco) 에 새로 문을 연 프라다재단 미술관 컴플렉스를 일반 공개 첫날인 지난 9일 방문했다. 라르고 이사르코는 후기 산업사회의 대표적 산업단지였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실어 날랐던 기찻길을 지나 공단 한가운데에 위치한 프라다미술관은 겉에서 보기엔 다른 공장 건물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입구 외벽에 붉은색 글씨로 현재 진행 중인 전시를 알리는 전광판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정도다. 하지만 그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프라다재단의 새로운 헤드쿼터 역할도 하는 총면적 1만 9000㎡ 규모의 아트 컴플렉스는 원래 ‘소시에테 이탈리아나 스피리티’라는 증류주 양조장이 있던 곳으로 건물들은 1910년대에 지어졌다. 미우치아는 몇 해 전에 이 양조장을 사들여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렘 콜하스와 함께 미술관 복합단지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렘 콜하스는 과거 양조장의 사무실, 실험실, 증류주 수조, 창고 등으로 사용된 기존 건물들의 원래 외관을 유지한 채 어린이 도서실, 카페, 전시장으로 개조했다. 기획전시를 위한 포디움과 마당 한가운데에 있는 극장, 탑(Torre) 등 세 개의 새로운 건물이 추가됐다. 패션하우스 프라다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으로 공간 전체에 통일감을 주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이뤄내는 공간적 대비가 흥미로운 산책을 유도한다. 단정한 안내원들의 복장부터 전시대, 인도의 바닥까지도 컬러 톤을 짙은 회색으로 일체화시킨 세심함이 엿보인다. 사각의 유리건물 포디움에서는 고대 로마시대의 고전적 작품들이 후대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개관 기획전시 ‘시리얼 클래식’전이 열리고 있다. 기존 건물의 외벽에 황금색을 입힌 ‘흉가(Haunted House)’에서는 신체 부위를 진짜같이 만들어 벽에 부착하는 로버트 고버와 거미 작품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을 상설전시하고 있다. 실험실로 쓰였던 공간을 개조한 남쪽 전시장과 물류창고에서는 소장품의 전반적 개요를 보여주는 ‘소개’전이 열린다. 1960년대의 뉴다다에서 미니멀아트에 이르기까지의 회화와 설치 등 어떤 작품들을, 어떤 방식으로 수집해 왔는지를 볼 수 있다. 창고는 예술이 된 일상을 상징하는 다양한 자동차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북쪽 전시장은 만 레이, 리처드 세라, 브루스 나우먼, 프란시스 피카비아, 데이비드 호크니 등 현대미술 대표작가들의 사진, 회화, 설치, 비디오 작품들을 소개한다. 극장에서는 로만 폴란스키의 작품을 상영하고 그 지하에는 독일의 예술가 토마스 디만드가 ‘석회석 동굴’을 재현한 작품이 설치돼 있다. 가장 극적인 공간은 ‘치스테르나(Cisterna)’ 전시장이다. 거대한 수조가 설치됐던 3개의 공간에 작품 한 점씩을 놓고 ‘트리티코’라는 제목을 붙였다. 상반된 성격의 단막 오페라 세 편을 하룻저녁 무대에 올린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일 트리티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하다. 첫 번째 방에는 부드러운 조각으로 포스트미니멀리즘이라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에바 헤세(1936~1970)의 작품 ‘상자 2’(1968)가 놓였다. 두 번째 방은 파격적인 작품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는 데미언 허스트의 ‘잃어버린 사랑’(2000)이 주인공이다. 수조 속에 놓인 산부인과병원 진료의자, 탁자 위에 수술기구와 함께 놓인 진주목걸이와 금반지, 금시계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설치물들 사이로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작품은 기이하고도 아름답다. 마지막 방 한쪽 벽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피노 파스칼리(1935~1968)의 작품 ‘1 입방미터의 흙’(1967)이 설치돼 있다. 전시실들을 찬찬히 돌아보다 보면 현대미술의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 든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대중을 보다 가깝게 해 줌으로써 문화가 매력적이고 유용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미우치아의 소망이 현실화된 공간은 풍요롭고 획기적인 창조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글 사진 밀라노(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최승희 발자취 따라 한국의 춤 세계에 알릴 거예요”

    “최승희 발자취 따라 한국의 춤 세계에 알릴 거예요”

    “최승희 선생님이 섰던 무대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공연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 첫걸음을 떼는 것 같아서 영광스럽고 가슴이 벅차요.” ‘리틀 최승희’ 석예빈(19)이 우리나라 신무용의 여제 최승희가 19살 때 섰던 국립극장에서 그의 춤사위를 재현하는 의미 있는 무대를 갖는다. 석예빈은 새달 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최승희의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초립동, 보살춤 등 최승희의 대표작을 3D 홀로그램 영상과 함께 선보인다. 최승희의 제자인 탈북 무용인 김영순과 그에게서 사사한 김미래 문화예술통합연구회 이사장도 함께 무대를 꾸민다. 석예빈은 7세 때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최연소 단독 공연을 펼친 무용 신동. 어머니인 김미래 이사장에게 세살 때부터 기본무를 배웠다는 석예빈은 5세 때 최승희의 초립동춤을 시작으로 7세 때 물동이춤을 완벽히 재현해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공연을 펼쳤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최승희의 진주무희 독무가 북한에서 1950년 초연된 이래 65년 만에 처음으로 석예빈을 통해 부활한다. “김영순 선생님이 북한에서 보신 기억으로 손에 구슬을 끼고 치면서 추는 춤 등 서너 개의 동작을 전수받았어요. 춤에 대한 기록이나 영상이 남아 있지 않아서 6분짜리 춤을 추려니 막막했죠. 하지만 최대한 증언에 기초하고 최승희 기본무를 약간 변형시켜서 진주 조개가 열리면서 등장한 비너스의 여신이 진주를 갖고 노는 것 같은 춤으로 재창조했어요.” 특히 이번에는 최승희의 춤이 3D 영상을 배경으로 재탄생한다. 석예빈은 “한국무용과 3D의 컬래버레이션은 처음인데 동작을 영상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특히 보살춤은 움직임이 1m 이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최대한 본래의 모습을 승화시켜 전통의 맛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최승희의 춤은 ‘물동이춤’이다. 소녀가 물동이를 들고 물을 길러 나와서 추는 춤으로 민족적 색채가 넘치는 춤사위가 특징이다. “대부분 한국무용은 지루하고 진부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최승희 선생님의 춤은 굉장히 경쾌하고 맛깔나는 동작이 많아요. 스토리 텔링도 있고 춤의 강약도 분명하고요. 최승희 선생님은 조금만 움직여도 무용이 될 만큼 춤태가 아름다웠다고 하더라고요. 키도 크고 미인으로 여러 무용을 섭렵하고 노래까지 했던 팔방미인이었는데 저도 그 모습을 닮고 싶어요.” 이번 공연에서 최승희가 공연 당시 불렀던 민요 ‘이태리 정원’도 부를 예정인 석예빈은 전 세계에서 공연했던 최승희의 발자취를 따라 공연하며 한국의 춤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한국무용은 마음을 움직이는 춤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 가면 관심을 많이 받는데 한국에선 외면받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을 통해서 우리의 춤이 발레나 힙합보다 아름답고 재미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의제 조율·北문제 논의

    朴대통령 방미 의제 조율·北문제 논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17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케리 장관의 방한은 다음달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문제와 함께 북핵,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다. 케리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최근 북한의 군부 2인자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과 관련해 북한 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이뤄진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최근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정세 평가와 함께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리 장관은 또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통해 신 미·일 동맹을 구축하면서 일부에서는 대미, 대일 외교 실패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케리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을 강력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외교부는 동북아의 평화 협력을 위해서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케리 장관의 한국 방문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약용열매 ‘4대 천왕’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약용열매 ‘4대 천왕’

    약초란 약으로 쓸 수 있는 식물의 총칭이다. 서양에서는 허브, 동양에서는 약초로 불렸다. 이 가운데 열매는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이자 약용 부위다. 세계 약용식물 중 열매가 10% 정도를 차지한다.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 규격집’에 등록된 한약재 540여종에서 열매 이용 약재는 68개 품목이다. 이 열매들은 서양에서 건강기능성 식품과 천연물 신약 소재로 인기가 많다. 반면 국내에서는 합성 약제에 밀려 단순한 산야초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동의보감 과실 편에는 열매와 그 열매가 있는 나무(풀)를 이용하는 수많은 약재를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복분자와 오미자, 구기자, 산수유를 가장 친숙한 약용열매로 꼽고 있다. 약용열매의 ‘4대 천왕’이라고 부른다. 국내 약용작물의 총 재배 면적은 2013년 1만 3958㏊ 수준이다. 오미자 2367㏊, 복분자 1907㏊, 산수유 253㏊, 구기자 121㏊로 전체 재배 면적의 33%를 4대 약용열매가 차지하고 있다. 약재뿐 아니라 서민에게도 친숙한 건강기능성 식품이다. 한신희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 농업연구사 ■문의 golders@seoul.co.kr ■기운 팍팍…달콤하고 약효도 강한 ‘복분자’ 남성의 정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갱년기 치료에도 효험이 높아 여성에게도 도움을 주는 귀한 과실이다. ‘요강이 소변에 뒤집힌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익지 않은 열매를 ‘복분자’라고 한다. 익으면 ‘복분자 딸기’라고 해서 식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의학 ‘본초서’에는 복분자를 기운이 나게 하고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게 하며, 자양강장에 효능이 있는 열매라고 소개돼 있다. 여성에게 좋은 에스트로겐 성분을 공급해 여성의 갱년기를 늦추고 호르몬 부족에 의한 불임과 자궁 이상 증상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서는 불임을 예방하는 약재로 쓰고 있다. 복분자는 호르몬 촉진뿐 아니라 항산화 및 항암 효과, 기억력 개선까지 도와주는 팔방미인형 약재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돼 노화를 방지한다. 항암 효과가 있고 심장병 완화에도 좋다. 상처 치유에 효과가 있는 ‘엘라직산’도 다량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가 많이 진행된 쥐에게 복분자 투여 실험을 했더니 기억력 감퇴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분자 산지로 유명한 고창군은 천혜의 환경과 ‘비가림 기술’을 활용해 당도가 높은 복분자를 생산하고 있다. 복분자와 산딸기는 어떻게 구별할까. 복분자는 익기 전부터 빨갛고 다 익으면 검붉은 색으로 변한다. 약간 신맛이 있는 반면 산딸기는 다 익었을 때 빨간색을 띠며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복분자의 줄기는 하얗고 넝쿨성인 데 비해 산딸기의 줄기는 붉은 갈색을 띠며 곧게 자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기침 훌훌…맛 만큼이나 기능성 다양한 ‘오미자’ 빨간색 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에 반하다 보면 자연스레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능에도 반한다. 느껴지는 맛이 과실 부위(과육, 종실)에 따라 다르다. 달고 신맛은 주로 과육 부분, 쓴맛과 매운맛은 주로 종실에 함유돼 있다. 음양오행 철학에서 오미의 신맛은 간장, 쓴맛은 심장, 단맛은 비장, 매운맛은 폐, 짠맛은 신장의 기운을 보한다고 보고 있다.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오미자는 기침병과 천식에 좋고, 갈증을 풀어주고 간장을 보호하며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 등에 이용된다고 했다. 요즘은 간 보호와 혈압 강하, 항산화 작용, 항균·항노화, 주름 개선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오미자의 재배 면적은 2013년 2367㏊로 약용작물 가운데 1위다. 서양에서도 항산화제, 항염증제, 간장 보호제, 피부 노화, 기억력 증진 등의 효과를 지닌 다양한 건강기능 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경북 문경과 전북 무주, 경남 거창 등이 오미자의 새로운 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대 초에는 강원 인제군이 오미자의 주산지였지만 2006년 문경시가 오미자 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최대 산지로 됐다. 2012년 문경을 포함한 경북 지역이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문경에서는 숙박과 세미나 시설을 갖춘 ‘오미자 체험촌’과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제품의 홍보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노화 비켜…장수·동안의 비밀 간직한 ‘구기자’ 구기자는 한·중·일 삼국에서 모두 장수와 동안(童顔)을 위한 약재로 쓰였다. 동의보감에는 구기자를 오래 먹으면 추위와 더위를 이겨 내며 장수한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땅의 ‘정’(精)을 의미하는 구기자를 하늘과 사람의 정을 뜻하는 창출, 오디와 함께 삼정환(三精丸)으로 먹으면 늙지 않고 동안이 된다고 알려졌다. 중국 왕실에서 불로장수의 처방으로 내려온 오로환동환, 칠보미발단, 연령고본환 등의 약재에도 구기자가 빠지지 않는다. 머리가 하얗게 세는 것을 막아주는 등 노화 예방에도 좋다. 일본 헤이안 시대의 ‘정사요략’에는 55대 천황인 몬토쿠가 구기자를 먹고 121세까지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로 구기자는 오렌지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500배나 많다. 암,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피부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은 당근보다 많다. 몸에 있는 지방(셀룰라이트)을 제거하는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다. 구기자는 사계절 내내 아낌없이 주는 열매다. 봄에 딴 잎은 천정초(天精草), 여름에 피는 꽃은 장생초(長生草), 가을의 열매는 구기자, 겨울의 뿌리 껍질은 지골피(地骨皮)라고 불린다. 잎은 초조함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꽃은 금방 시들기 때문에 싱싱할 때 바로 먹으면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열매와 뿌리 껍질은 지방간 치료에 효과가 있고 간 세포가 빨리 만들어지도록 도와줘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충남 청양이 구기자로 유명하다. 전국 생산량의 80%가 청양에서 나온다. 청양군은 구기자 진액을 이용해 과립차, 액상차 등을 개발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다. 전남 진도에서도 구기자가 많이 난다. 진도에서는 구기자가 진돗개, 돌미역과 함께 ‘삼보’(三寶)로 꼽힌다. 구기자는 서양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서양에서도 고지 베리, 울프 베리 등으로 팔린다. ■면역 쑥쑥…항암 효과 두루 갖춘 약재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광고로 잘 알려진 산수유는 예로부터 성(性) 기능을 높여 주고 오장을 편하게 해주는 약재로 꼽혀 왔다.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뼈도 튼튼하게 한다. 민간에서 노인의 요실금이나 어린이가 잠자리에 오줌을 누는 야뇨증을 치료하는 데 썼다. 최근에는 산수유가 당뇨를 막아 주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부암인 흑색종이 생기는 것을 막는 등 면역력과 관련된 T세포를 증가시켜 암세포를 없앤다. 산수유의 주성분인 ‘코르닌’은 인삼에 많은 사포닌의 일종인데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것을 막아줘 스트레스를 억제해 준다. 전남 구례군 지리산 자락의 산수유 마을이 관광지로 인기다. 봄에 산수유 나무 전체가 노란색 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구례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산수유가 전래된 곳으로 국내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구례 산수유는 일조 시간이 길어서 고운 빛깔을 띤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도 높다.
  • [여의도 블로그] 전략 없는 日·아베 규탄 결의안

    12일 국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결의안과 조선인 강제 징용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안 등 2건이 채택됐습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침략 역사 및 위안부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 아베 총리 규탄 결의안’은 재석 인원 238명의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아베 총리 규탄 결의안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인신매매 희생자로 물타기 하는 그의 행동을 국회가 총의를 모아 정면 비판했다는 점에서 통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주요 외교 상대국 정상의 이름을 결의안에 올리는 ‘실명 규탄 결의안’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상대가 있는 외교 관계에서는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국회가 일본과 관련해 발의한 규탄 결의안은 총 36건입니다. 그중 본회의에서 가결된 건 이번까지 모두 13건입니다. 이 정도면 국회 규탄 결의안 자체가 남발되는 수준입니다. 이번 실명 규탄 결의안은 신사 참배나 망언 등 특정 행위를 소재로 하기보다는 지난달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등 방미 일정에서 ‘반성을 표하지 않은’ 아베 총리의 포괄적인 태도 자체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의안에는 ‘일말의 사죄도 없었다는 점에 개탄’,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반인권적 행태’라는 두루뭉술한 표현들만 나열돼 있습니다. 아베 총리를 실명 규탄하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지극히 우리 식 정서에만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심재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7일 대표발의한 ‘유엔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일 지정 촉구 결의안’과 같은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결의는 한 달째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소위에서 낮잠만 자고 있습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에 의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특례법안 처리가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국회 규탄 결의안은 진정성 없는 립서비스”라고 동료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바마와 회동 앞두고…사우디 국왕 방미 돌연 취소

    전통의 혈맹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간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미국에서 예정된 걸프 6개국 지도자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불참을 뒤늦게 통보했다. 핵협상 타결 등 미국과 이란의 관계 개선에 사우디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방송인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는 살만 국왕이 오바마 대통령 초청으로 13~14일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정상회담에 불참한다고 보도했다. 대신 무함마드 빈 나이프 사우디 왕세자 겸 내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무함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 겸 국방장관과 함께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측은 “회동 일정이 예멘의 5일간 휴전과 일정이 겹쳐 참석할 수 없다”고 이유를 댔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8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이번 회담에 초청한 걸프국 외교장관들을 만나 의제를 조율할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으나 돌연 일정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GCC 정상회담에 앞서 살만 국왕을 단독 접견하는 일정까지 잡아놓은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바레인 등도 국왕 대신 왕세자 등이 참석하기로 해 정상회담은 ‘반쪽 행사’가 될 모양새다. 이란에 대한 걸프국의 우려를 달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사우디가) 중동의 경쟁자인 이란과 미국의 최근 관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분명하게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걸프 국가들이 최근 급부상하는 이란과 맞설 때 미국이 자신들을 지원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의 표현인 셈이다. 특히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 방위조약 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걸프 국가들은 외부 공격을 받을 때 미국이 방어를 도와주는 내용의 방위조약을 맺자고 압박해 왔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 비준 등을 이유로 난감해하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朴대통령·오바마 새달 회담…亞패러독스 해소방안 논의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박근혜 대통령의 6월 방미를 위해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소식통은 “존 케리 미국 국무부장관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관련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6월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방미는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고 미·일 동맹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직후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여러 측면에서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취임 이후 네 번째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공고한 한·미 관계를 대내외에 확인하고, 박 대통령이 ‘아시아 패러독스’라고 표현한 한·중·일 3국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가서명한 한·미원자력협정을 비롯해 최근 서북도서 해역에서의 무력 도발 위협, 동해상에서 함대함 미사일 발사,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비롯한 북핵 공조 등에 대한 논의도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지속되는 것과 관련, 한·미·일 3각 공조를 위한 한·일 간 관계 개선이 시도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케리 국무장관은 오는 17~18일쯤 한국을 방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지난달 있었던 미·일 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뒤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아베 美의회 합동연설 막전막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구상을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 직후 시작했고, 지난 1월부터 본격 준비작업에 돌입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과거사 언급과 관련, 직전까지 영어 표현을 손보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국 매체 인터뷰로 미리 김을 빼는 등 사전 정지작업도 치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다녀간 직후부터 미국 방문과 미국 의회 연설을 같은 선상에서 생각했다. 아베 총리의 지시를 받은 일본 외무성이 사전 조정에 착수했지만, 미국 측은 당초 시원치 않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이에 지난 1월 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호텔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의원 7명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고, 매케인 의원은 “꼭 실현시키자”고 호응하며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상원의 호응을 얻은 뒤 아베 총리는 자신과 가까운 가와이 가쓰유키 중의원 의원을 통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공략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 출발일(4월 26일)을 한 달 이상 앞둔 3월 23일,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총리의 해외방문 일정은 직전에 발표하는 게 관례였지만, 아베 총리의 국빈에 준하는 방미 일정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한 셈이다. 방미 일정까지 전방위로 외교력을 가동했다면, 연설문 작성 단계에서는 ‘보안’이 최우선 가치가 됐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연설문 내용이 사전 유출될 경우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연설문 작성에는 다니구치 도모히코 내각관방참여와 이마이 다카야 총리 비서관 등 일부만 참여했다. 연설문 초안은 3월에 나왔지만, 아베 총리 스스로 퇴고를 거듭하기도 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을 공격한데 대해 회개한다는 느낌을 주느라 쓴 ‘깊은 후회’(deep repentance)란 표현은 아베 총리가 선택한 표현이라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연설에서 군 위안부 언급을 빼는 대신 방미를 즈음해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인신매매 희생자’로 규정하며 김을 빼는 작전도 활용됐다. 고도의 계산이 반영된 아베 총리의 연설은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 시대를 확고히 한 동시에 중국과 한국의 비난을 이끌어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시론] 아베 방미가 시사하는 것/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 아베 방미가 시사하는 것/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번 방미에 대한 평가를 보면 우리의 인식이 아직도 한반도에 머물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일본을 경쟁자로 생각해 아베 방미의 결과를 한·일 관계의 득실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의 최대 관심이 그가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에 얼마만큼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인지에 집중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즉 아베 총리가 지론인 수정주의 역사관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을 배려할 것인지가 초점이 된 것이다. 또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개정에서도 한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2013년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발표된 이래 유사사태 발생 시 ‘한국 주권 존중’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시야에 넣고 한·일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아베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는 한국만큼 국제사회도 관심이 많다. 아베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어 이번 방미를 자신의 이미지 변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한 측면이 있다. 아베는 총리가 되기 전 “일본은 사죄를 너무 많이 했다”면서 한국과 중국에 ‘끌려다니는 외교’는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침략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정의는 확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 아베의 지론이었다. 그러나 4월 29일 미국 양원 합동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통절한 반성’을 표명했고, 아시아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4월 22일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깊은 반성’만 표명한 것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다. 미국 내 팽배했던 ‘역사 수정주의자 아베’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베의 계획대로 미국 의원들은 몇 번에 걸쳐 기립 박수를 보냈고, 그에 대한 평가도 이전보다 후해진 측면이 있다. 두 연설의 공통점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키워드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 ‘마음으로부터의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두 연설을 통해 아베가 마음에 둔 청중은 동북아가 아닌 미국과 국제사회라는 점이 명백해졌다. 아베의 철학적 배경에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말하는 ‘탈아입구’가 자리잡고 있으며, 일본 외교의 ‘구미 협조주의’를 복원한 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아베의 전후 70년 담화도 ‘반성’과 ‘아시아에 대한 고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 나갈 것이라는 것은 예상 가능하다. 결국 ‘아베의 길’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있으며, 이를 통해 동북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자 했다. 이번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도 이런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미국의 인정하에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이 원하는 센카쿠열도와 같은 ‘그레이존’(중간지대) 방위에 미군이 참여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중국의 부상에 대해 미·일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로써 미·일은 아베의 구미 협조주의와 미국의 헤게모니 유지라는 이익의 합치를 이루게 됐다. 즉 아베는 자신이 추구하는 집단적 자위권의 해석 변경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일본은 헌법 개정에 대한 국내의 반대를 잠재울 구실을 마련했고, 동북아에서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미국으로서도 재균형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해 일본의 역할을 인정했다는 점은 미국이 아베를 동북아 안정의 협력자로 인정하게 된 셈이다. 아베 정권하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국제사회라는 변수로 인해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국제사회에서 ‘외교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며, 한국의 주장이 얼마만큼 정당성을 인정받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한·일 관계의 ‘프레임’을 주도하는 데 있다. 그 결과 워싱턴 정가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과 ‘한국 피로감’ 같은 주장이 심상찮게 나오고 있다. 한국이 한·일 관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미래 전략을 가지고 미국·중국 그리고 일본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대일 외교의 역할 분담론은 시기적절한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 세계 역사학자 187명 아베에 집단성명 “역사 왜곡말라”

    세계 역사학자 187명 아베에 “역사 왜곡말라” 집단성명 세계 역사학자 187명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6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5일 미국 사학자 20명의 집단성명 발표에 이은 세계 역사학계의 대규모 집단적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를 비롯해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포드대) 등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활동 중인 일본학 전공 역사학자 187명은 ‘일본의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공개했다. 이 성명은 외교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장 첨예한 과거사 문제 중의 하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피해 국가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적 때문에 악용하는 일은 국제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피해 여성의 존엄을 더욱 모독하는 일이지만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일 또한 똑같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20세기에 있었던 수많은 전시 성폭력과 군 주도의 성매매 사례 중에서도 위안부 제도는 방대한 규모와 군 차원의 조직적 관리, 그리고 일본에 점령됐거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어리고 가난하며 취약한 여성을 착취했다는 점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중요한 증거”라며 “비록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고 일관성 없는 기억의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제공하는 총체적인 기록은 설득력이 있으며 공식 문서와 병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특정한 용어 선택이나 개별적인 문서에 집중된 법률적 논쟁을 벌이는 일은 피해자가 당한 야만적 행위라는 본질적 문제와 피해자들을 착취한 비인도적인 제도라는 더 큰 맥락을 모두 놓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의 합동연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인도적 안전의 중요성, 그리고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 가했던 고통에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모두에서 과감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은 모두 사학계에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국제 사학계의 집단성명으로 지난달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외면했던 아베 총리의 방미 행보가 커다란 역풍을 맞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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