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방망이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팬 불만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씨름단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35
  • ‘솜방망이’ 음주운전 행정처분 감경…해마다 700명 이상 다시 적발

    ‘솜방망이’ 음주운전 행정처분 감경…해마다 700명 이상 다시 적발

    음주운전 적발자 중 해마다 700명 이상이 행정심판을 통해 과거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정지 등의 처분을 감경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옥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806명, 2015년 862명, 2016년 846명, 2017년 747명이 행정심판으로 음주운전 행정처분 감경을 받은 뒤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3276건 등 매년 3000건 이상 음주운전 행정처분을 감경해줬다. 김 의원은 행심위가 음주운전 처분 관련 행정심판에서 ‘무사고’를 근거로 상당수 감경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혈중알코올농도 0.110% 상태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A씨는 과거 인명피해(경상 1명)를 낸 교통사고 전력이 있었다. 그러나 행심위는 지난 9월 ‘최근 21년 9개월 동안 사고 없이 운전한 점’을 근거로 행정처분을 감경해줬다. 김 의원은 “무분별한 음주운전 행정심판 인용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감경받은 이들이 다시 음주운전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음주운전 행정심판 인용 기준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음주운전의 사회적 피해, 재범률은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다”면서 “행정심판위원회에 국회의 지적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천 LNG 누출사고 수습 수백억원 투입될 수 있는데…가스공사 제식구 감싸기

    인천 LNG 누출사고 수습 수백억원 투입될 수 있는데…가스공사 제식구 감싸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낼 뻔했던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가스공사가 제대로 된 사고 수습은커녕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5일 가스공사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 스스로도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1급 사고’로 판정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5일 발생한 이 사고는 당시 가스공사 직원들이 저장탱크가 꽉 찬 사실을 모른 채 LNG를 계속 주입하다 외부로 누출돼 발생한 것으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사고 당시 직원들은 잠을 자거나 자리를 비우는 등 근무 태만으로 불거진 인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고에 연루된 직원은 모두 23명에 달했지만 9명은 징계조치가 아닌 경고를, 14명은 견책, 감봉 같은 경징계를 받았다. 가스공사 내부 규정을 보면 감봉은 1개월당 기본급에서 2%를 제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가스공사 4급 직원이 받는 기본급(약 425만원)을 기준으로 2개월 감봉 금액을 따져보면 약 17만원에 불과하다. 또 사고를 낸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스공사가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지만 변상심의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았다. 특히 사고 당시 인천기지 저장탱크 가스누출 현장을 내부 직원이 찍어 직원들끼리 공유했던 사진도 사고 1년 만에 공개됐다. 사진은 LNG 저장탱크에서 영하 165도의 가스가 탱크 밖으로 넘쳐 나오는 위험천만한 장면이었지만 내부에서 덮어놓고 쉬쉬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또 가스가 탱크 밖으로 새어나오면서 손상된 것으로 추정되는 저장탱크 보수 작업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1년 넘게 사고조사위만 꾸려 조사만 하고 있고 보수는 내년에야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에 따르면 보수작업에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며 자칫 전면 보수로 이어지면 65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이후 지금까지 지급한 진단 비용으로만 20억 4000만원에 달했다. 권 의원은 “가스공사는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봤으면서도 근무태만의 직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도 않았고 대부분 솜방망이 처분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규모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는데도 내부직원들끼리만 사건 당시 사진을 돌려보며 사건 축소에만 급급했다는 점은 공기업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고질적 사립유치원 비리, 교육 당국 책임 크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비리 행태가 실명으로 처음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2017년 감사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된 사립유치원 1878곳의 명단을 공개한 직후 그야말로 온 나라가 벌집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리 유치원을 엄벌하라는 청원이 쇄도하고, 자신을 전직 유치원 교사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지금의 감사 시스템으로는 제대로 적발하기 어렵다”고 폭로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는 양상이다. 더욱이 박 의원이 곧 명단을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힌 만큼 후폭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공개된 비리 유형을 보면 ‘이게 정말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인가’ 눈을 의심할 만큼 어처구니없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장은 고가의 명품 가방 구입과 아파트 관리비, 벤츠 차량 유지비 등으로 2년간 6억 8000만원을 썼다. 서울의 한 유치원은 급식 식재료를 산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술과 옷 등을 구입했다. 누리과정 예산 등으로 지원되는 연간 2조원의 혈세와 학부모들이 내는 원비를 눈먼 돈처럼 제멋대로 썼다니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다.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비리와 부정 실태가 드러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원인은 당국의 감시망과 처벌이 그만큼 허술하기 때문이다. 국공립 유치원에는 회계 장부를 교육부가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사립유치원은 예외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해 2월 사립유치원 회계 시스템 구축 추진 대책을 내놨으나 ‘집단휴업’ 으름장에 밀려 흐지부지됐다. 비리가 적발돼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행정처분을 받아도 유치원 실명은 공개되지 않으니 학부모로선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지다. 사립유치원들은 틈만 나면 정부 지원을 늘려 달라고 목청을 높이면서도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회계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에는 극렬히 반발하는 이중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국공립 유치원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을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고 뭔가. 교육 당국은 이제라도 철저한 감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처벌을 강화해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 ‘빅 피처’도 가끔 흔들릴 때가 있다

    4회까지 무실점 호투… 홈런 맞고 휘청 팀은 밀워키에 역전승… 패전 투수 면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다저스)이 5년 만에 오른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무대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그러나 다저스는 역전승을 거둬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류현진은 14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NLCS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1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한 6안타를 내주고 2실점했다. 그러나 팀은 4-3으로 이겨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다저스는 전날 1차전에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마운드에 올렸음에도 5-6으로 져 기선을 제압당했다. 올 시즌 두 번째로 가을야구 마운드를 밟은 류현진의 투구는 지난 5일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처럼 압도적이진 않았으나 무난했다. 실제로 4회 말까지는 ‘빅게임 피처’답게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72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7개였고, 볼넷은 하나도 주지 않았다. 삼진은 4개를 잡았다. CBS스포츠는 “류현진은 충분히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2013년 포스트시즌(PS)에 데뷔한 이후 이날까지 통산 5경기에 선발 등판해 패배 없이 2승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1.96에서 2.30으로 올랐다. 류현진의 NLCS 등판도 이번이 통산 두 번째다. 류현진은 2013년 세인트루이스와의 CS 3차전에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PS 첫 승리를 따냈다. 이날 류현진은 1회 말 1사 후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들을 우익수 뜬공과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3,4회에서도 안타를 맞았지만, 땅볼과 삼진으로 더이상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5회 말 1사 후다. 류현진은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시속 142㎞의 커터를 초구로 던졌다가 가운데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0-1로 끌려가던 5회 말 1사 2, 3루 상황에서 강판당했다. 이후 구원투수 라이언 매드슨이 1사 만루에서 라이언 브론에게 내야땅볼로 한 점을 내줘 류현진의 실점은 두 점으로 늘었다. 2014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NLDS 3차전 4회부터 이어진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은 14이닝에서 끝났다. 다저스 방망이는 6회까지 침묵해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7회 두 점을 만회한 뒤 8회 저스틴 터너가 값진 역전 투런포를 터트려 밀워키의 막강 불펜을 무너뜨렸다. 다저스와 밀워키는 하루 쉬고 16일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3∼5차전을 치른다. 류현진은 시리즈가 5차전에서 끝나지 않으면 밀워키 홈구장에서 열리는 6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어디선가 고통받는 ‘지은’이를 구하는 불씨 되길”

    “어디선가 고통받는 ‘지은’이를 구하는 불씨 되길”

    옆집 학대받던 아이를 본 경험서 시작 아동학대는 정신을 죽이는 것과 같아 영화 본 관객들이 주위 둘러봐 주시길 고생한 아역 시아양에게 짠하고 고마워영화 ‘미쓰백’은 편한 마음으로 보기에는 꽤 무거운 작품이다. 가슴을 들끓게 하는 분노의 순간과 자주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학대받고 버림받은 상처를 지닌 백상아(한지민)가 친부와 친부의 애인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아이 지은(김시아)을 구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깡마른 몸에 온몸이 시퍼런 멍투성이인 지은은 게임 중독인 아빠와 동거녀로부터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한다. 어두컴컴한 화장실에 숨어 지내다가 가스 배관을 타고 집을 탈출하는 지은이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애처롭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이 작고 힘없는 아이를 온몸으로 지키는 상아를 향한 지지는 영화를 볼수록 단단해진다.아이에 대한 연대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는 백상아는 이 작품을 연출한 이지원(37) 감독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수년 전 이 감독이 실제 경험했던 일이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의 바탕이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 감독은 “6~7년간 준비하던 작품이 엎어져서 매일 수면제를 먹고 잠들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옆집에서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화장을 하고 옷도 잘 차려입은 옆집 엄마가 아이를 끌고 가듯이 지나가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그때 나를 바라본 아이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꿈에서 ‘저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서 세상 밖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정신을 차리고 나니 옆집이 이사를 했더라고요. 결국 ‘내 고통에 사로잡혀서 그 아이에게 아무것도 못해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미쓰백’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죠.” 이 감독은 아동보호센터와 전문가들을 통해 알게 된 6~7건의 실제 아동학대 사건을 종합해 이야기를 구성했다. 피해 아동들을 상담했던 정신과 전문의를 통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다.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참담한 실태에 너무 화가 나서 정신이 멍해질 정도였다고 한다. “충격적이고 가슴 아팠던 사실은 ‘지은’이와 같은 아이들을 발견한다고 해도 고통은 계속된다는 사실이었어요. 폭력이 끊임없이 대물림되고 그 폭력이 남긴 상처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는 거죠. 아동학대는 살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이의 어린 시절 멘탈(정신)을 죽이는 것과 똑같아요. 살인과 비슷한 행위를 저지르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그야말로 솜방망이이고,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5~6년 지나 (감옥에서)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죠. 아이는 또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하고요.” 영화는 시종일관 현실의 어두컴컴한 그림자를 보여 주지만 마냥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딘 지은이가 평범한 일상생활을 누리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관객들이 지은이를 보며 ‘우리는 어쩌다가 이렇게 예쁜 아이를 저 지경으로 만들었나’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사실 마주하기엔 불편한 현실이지만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 좋겠어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을지 모르는 ‘지은’이들을 구해 낼 수 있는 데 이 영화가 미약하나마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면 영화를 고생해서 만든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 오롯이 빠져들게 하는 데에는 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은 역에 캐스팅된 김시아(10)양의 역할이 크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우수에 찬 깊은 눈빛은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붙든다. 이 감독 역시 시아양에 대한 감정이 남달라 보였다. “보통 아이들은 오디션 볼 때 겁에 질리거나 무서워하는데 시아는 고목나무가 들어앉은 것처럼 흔들림이 없더라고요. 제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어른이랑 대화하는 느낌이었죠. 연기를 처음 해 보는 아이인데 촬영만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사실 촬영할 때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시아를 볼 때마다 짠했어요. 영화 개봉도 예정보다 미뤄져서 내심 미안했는데 윤가은 감독님 신작의 주연으로 캐스팅되고 그다음 작품까지 예약돼 있다는 소식 듣고 울었어요. 마음으로 낳은 자식 같은 아이거든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눈썹 문신 지시 의사는 면허 취소 ‘철퇴’…대리수술은 자격정지 3개월 ‘솜방망이’

    눈썹 문신 지시 의사는 면허 취소 ‘철퇴’…대리수술은 자격정지 3개월 ‘솜방망이’

    최근 5년간 대리수술, 마약관리법 위반 등 각종 불법행위로 면허가 취소된 의사 74명이 면허를 재교부받아 진료 현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면허 재교부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의료법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이후 면허를 다시 받은 의사는 모두 74명으로 집계됐다. 면허 취소 사유는 ‘타인 면허 대여’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비 거짓 청구’ 12건, ‘불법 리베이트’와 ‘사무장병원’이 각 9건이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대리수술’ 8건,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 8건, ‘마약관리법 위반’ 6건 등의 순이었다.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교부가 가능하다. 지난해 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 위반 건수는 21건이었지만 단 3건만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2건은 무자격자에게 반영구 문신을 지시한 것이고, 1건은 대리 진찰·처방을 한 사례다. 반면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의료기기 회사 직원 등 비의료인에게 대리수술을 지시한 의사 18명은 최대 자격정지 ‘5개월 13일’을 받은 게 전부였다. 의료기기 회사 직원에게 수술 중 의료행위를 시킨 사례는 모두 자격정지 3개월에 그쳤다. 눈썹 문신을 지시한 의사는 면허 취소를 받은 반면 대리수술을 지시한 의사는 자격정지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이다. 김 의원은 “의료인은 변호사 등의 다른 전문직과 달리 면허취소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고 종신 면허에 가깝다”며 “특정 범죄를 저지르면 재교부를 금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등 의사 단체들은 대리수술을 시킨 의사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등 법적 대응하기로 의결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과한다. 의학회와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 여론에 대해서는 “직업 수행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로야구] 4경기, 너는 내 운명

    [프로야구] 4경기, 너는 내 운명

    오늘 사직·11~13일 광주서 맞대결 롯데 ‘불방망이’ 1경기 차 5위 추격 더블헤더 포함 7경기 남아 체력 부담 KIA 남은 5경기 더블헤더 없어 유리 양현종 부상·불펜진 부진 겹쳐 우려최근 야구판에는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5위 KIA(68승71패)와 6위 롯데(65승2무70패)는 단 한 게임 차로 쫓고 쫓기며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마침 이번 주에 네 차례 맞대결을 남겨뒀다. 이 대결에서 우위를 잡는 팀이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는 5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노리는 두 팀에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국면이다.최근 기세가 좋은 것은 롯데다. 최근 16경기에서 13승3패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친 뒤 11경기에서 8연패를 포함해 1승10패에 그치며 가을야구에서 멀어지나 싶었는데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지난해 후반기 7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랐던 막판 대반전을 재현해낼 기세다. 롯데의 상승 비결은 타격에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이대호는 타율 .362, 손아섭은 .472, 민병헌은 .395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전병우는 지난주 18타수 9안타(2홈런)로 5할 타율을 뽐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30타수 15안타로 5할 타율이다. 지난 9월 4일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뒤 주로 7번 타순에 배치되며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병우를 비롯한 타선이 지금만큼만 해 준다면 KIA와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반면 KIA의 최근 분위기는 안 좋은 편이다. 투수진이 불안불안하다. 에이스인 양현종이 부상으로 잔여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뚫린 데다가 불펜진도 힘을 못 내고 있다. 투수진이 불안하면 타격이라도 불을 뿜어야 하는데 방망이도 시원치 않은 모습이다. 올 시즌 롯데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5승7패로 뒤지고 있는 것 또한 불안하다.그럼에도 KIA는 아직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현재 KIA는 더블헤더 경기 없이 5경기만 남겨뒀는데 롯데는 더블헤더를 포함해 7경기가 남았다. 10일 사직에서 KT와 하루에 두 경기를 연달아 치르고 광주로 이동해 KIA와 3연전을 치르는 롯데가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KIA가 남은 5경기에서 3승2패를 하면 롯데는 남은 7경기에서 6승1패를 해야만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가 2~3승만 따내도 사실상 5위가 확정된다. 두 팀의 운명을 건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개막 경기(9일)에는 KIA에서 임기영이, 롯데에서는 송승준이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음주운전 솜방망이 대신 철퇴 내리나

    법안 추진 하태경 “묻지마 살인과 동일” 최근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인 현역 군인 윤창호(22)씨 사연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8일 “음주운전을 ‘묻지 마 살인 행위’로 규정하는 가칭 ‘윤창호법’을 발의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을 엄격 처벌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씨가 뇌사 상태라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제정되길 촉구했다. 청원인들은 “음주운전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 실태는 훗날 잠정적 피해자를 계속해서 양산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씨의 친구들은 여야 국회의원 299명에게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 제정을 제안한 상태다. 지난 8월에는 뮤지컬 배우 황민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서 같은 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 2명이 사망해 논란이 됐다. 국회에는 이미 음주운전 인명사고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해 계류 중이다. 지난해 7월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더이상 음주운전에 의해서 소중한 생명이 떠나갔다는 소식이 들려서는 안 된다”며 조속한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최근 음주운전 사고 논란에 정치권, 관련 법안 추진 中

    최근 음주운전 사고 논란에 정치권, 관련 법안 추진 中

    최근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인 현역 군인 윤창호(22)씨 사연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8일 “음주운전을 ‘묻지 마 살인 행위’로 규정하는 가칭 ‘윤창호법’을 발의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을 엄격 처벌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씨가 뇌사 상태라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주운전차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제정되길 촉구했다. 청원인들은 “음주운전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 실태는 훗날 잠정적 피해자를 계속해서 양산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씨의 친구들은 여야 국회의원 299명에게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 제정을 제안한 상태다.지난 8월에는 뮤지컬 배우 황민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서 같은 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 2명이 사망해 논란이 됐다. 국회에는 이미 음주운전 인명사고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해 계류 중이다. 지난해 7월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더이상 음주운전에 의해서 소중한 생명이 떠나갔다는 소식이 들려서는 안 된다”며 조속한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음주운전은 재범률도 높다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 7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 10명 중 4명은 3회 이상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리벤지 포르노’는 인격 살인, 일벌백계로 뿌리뽑기를

    헤어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은밀한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에 공분이 끓고 있다. 한 여성 연예인이 전 남자친구에게서 성관계 동영상 유포 협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분노 여론에 불이 붙었다. 인터넷에는 여성 연예인이 동영상을 배포하지 말아 달라고 남성에게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이 남성은 “동영상은 여성 쪽에서 먼저 찍자고 했다”며 오히려 자신이 명예훼손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지켜볼 일이지만, 남성의 행동과 주장을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가 어렵다. 사이버 성폭력의 심각성이야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극히 사적인 동영상을 협박 도구로 삼는 리벤지 포르노는 피해자에게는 치명적 인격 살인이라는 점에서 더는 묵과할 수 없는 흉악 범죄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범죄를 처벌해 달라는 요구가 며칠 만에 20만명을 넘었다. 이 논란은 범죄 자체를 넘어 성 대결 논란으로 사회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한층 심각하다. 흉포한 죄질에도 처벌 수위가 일반인들의 법 감정과는 크게 동떨어진 부분도 현실적으로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다. 현행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이가 피해자라면 이를 피의자가 유포하더라도 성범죄 혐의로 처벌되지 않는다. 이런 솜방망이 법에 기댈 수가 없으니 피해자는 사설 업체를 찾아 영상 삭제에 엄청난 비용을 치르며 심적 고통을 감수하는 게 현실이다.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는 법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리벤지 포르노 영상의 재촬영이나 판매, 임대 등의 행위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다. 국회의 직무유기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사회적 지위의 세습은 아닐까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사회적 지위의 세습은 아닐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일 2018학년도 수능 성적 평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과 재수생이 강세였다. 대도시 학교, 그중 사립 학교들의 강세도 여전했다. 그러고 보니 2019학년도 수능이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조바심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숨죽이며 살고 있다. 수능은 대표선수일 뿐 대한민국은 각종 시험으로 점철된 공간이다. 어려서부터 각종 시험을 거쳐야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었기에 한국인들에게 시험은 일상이었다. ‘시험국민의 탄생’의 저자 이경숙은 시험이 “한국인의 사회적 DNA”라고 강조한다. 때론 시험에서 인생의 희망을 찾았고, 그 희망이 좌절로 바뀌는 경험도 해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불공정한 세상에서 시험을 통해 그나마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에는 간혹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젠 이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적 불평등이 가속화되면서 시험마저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고려 광종이 과거제를 도입할 때만 해도, 가문의 배경 없는 신진 세력을 등용하기 위한 개혁 정책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를 중심으로 하나의 교육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시험이 응시자들의 사고를 통일시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모든 답이 유학 경전으로만 수렴되었다. 과거는 신분제를 공고히 하는 기제였고, 유학사상의 한계 속에 스스로와 사회를 가둘 뿐이었다. 과거는 느슨하지만 강력한 통치 방식이었다. 외세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았던 만큼 각종 외국어는 이 땅에서 권력의 핵심에 들어가는, 아니 권력에 기생하는 훌륭한 장치였다. 일제시대에는 일어, 해방 후에는 영어 만능시대였다. 미군정이 시작되고 영어는 ‘시대정신’이 되었는데, 새롭고 개방적이고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정신으로까지 칭송받았다. 무엇보다 출세의 정신이기도 했다. 오늘날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영어야말로 우리 시대의 최고 경쟁력이라는 믿음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험은 서열주의를 강화한다. 서열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의 바탕에는 ‘능력주의’가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출세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능력주의와 결합한 서열은 개인에게 무한대의 투자와 노력을 강요한다. 어렵게 획득한 서열인 만큼 서열 붕괴에 대한 두려움도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대목이 저자가 왜 우리 사회가 시험에 이토록 집착하는지 묻는 이유 중 하나다. 책은 딱딱한 사회적 함의만 나열하지 않는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도 커닝이 있었다는 사실, 그 명칭이 ‘방망이질’이라는 이야기, 1930년대부터 객관식 시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성적표 조작이 동서고금의 흔한 일이라는 것도 알려준다.저자는 시험이 한 개인의 진로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얼개를 만들고 바꿔왔다”고 말한다. 좋은 것도 많지만 ‘사회적 지위의 세습’과 같은 나쁜 것들도 제법 많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원하는 곳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선발이 부의 대물림 통로가 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시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다면, 고쳐 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험국민의 탄생’에서 그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s Day)이다. 동물 보호에 대한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1931년 이탈리아 생태학자대회에서 처음 제정됐다. 10월 4일은 가톨릭 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의 축일이기도 한데, 그는 평소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이 날 성당에서 동물 축복식 등을 열기도 한다. 신자들은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뱀, 벌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데리고 와 동물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축복식에 참여한다. 성 프란치스코의 ‘동물 구조’ 일화가 하나 있다. 어느 날 장을 거닐던 프란치스코는 한 남성이 어깨에 개들을 둘러메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프란치스코는 그 남성에게 다가가 “이 어린 강아지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남성은 답했다. “돈이 필요해서 내다 팔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가 “그럼 이 강아지들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재차 물었고, 남성은 “이 개를 사간 사람이 잡아 먹겠죠”라 답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두르고 있던 망토를 쥐어주며, 이것을 대신 가져가고 강아지들을 넘겨달라고 남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동물들의 수호성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2018년 현재까지 527마리의 동물을 구조했다. 동물단체의 구조동물 마릿수는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동물학대가 만연한 어두운 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징표다. 산탄총에 저격 당한 임신중이었던 개 까뮈, 2층 베란다 밖으로 던져졌던 어린 강아지 ‘나나’, 죽음의 링 ‘투견장’에서 구출된 ‘태산’, ‘태호’, ‘태양’,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채 화재 개농장에 방치됐던 개 ‘강건’…. 이렇게 각기 다른 학대 배경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폭력의 스펙트럼이 넓다. ‘세계 동물의 날’에 구조동물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낭만적인 ‘동물 사랑’ 이면에 자리한 동물학대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세계 동물의 날’의 의미를 진정으로 기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민법 제98조는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로 그칠 수 있는 배경이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민법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문화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케어와 협력해 동물을 제3의 객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동물의 사회적, 법적 지위가 강화돼야 위태로운 생명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으로 돌보신다. 하느님께서 동물도 창조하시고 그들을 당신 섭리로 돌보고 보호하시기 때문에 사람이 동물을 보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동물을 사랑으로 대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필립보 네리 성인은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모범을 제시한다.’ ㅡ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2010), 제 30항 ‘피조물에 대한 사랑’.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일단 뽑아야죠, +α이지만”…공공기관, 일자리 해결사로 뜬다

    “일단 뽑아야죠, +α이지만”…공공기관, 일자리 해결사로 뜬다

    경영평가 지표에 일자리 창출도 포함 대학생 취업선호도 1위에 공기업 뽑혀 “마구잡이 확충땐 유럽처럼 부채 커져”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니 일단 뽑아야죠. 나중에 경영평가에도 채용 실적이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하니. 하지만 계속해서 채용 인원을 늘리면 경쟁력 문제뿐만 아니라 10~15년 뒤에는 인사 적체 등 내부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죠.”(공기업 부장 K씨) 1년 전 대비 취업자 수 증가가 7월 5000명에 이어 8월 3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 참사’가 현실화되면서 공공기관이 일자리 문제에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2만 3000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가 1월 33만 4000명에서 2월 10만 4000명으로 뚝 떨어지자, 지난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며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5000명 늘어난 2만 8000명으로 다시 책정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채용 인원을 21.7% 늘린 것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당시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5000명 늘리는 것에 더해, 상황에 따라서 ‘플러스 알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고용 상황이 안 좋아질 경우 올해 채용 인원이 2만 8000명을 넘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만 8000명에서 더 늘리기가 힘들지만, 최대한 많이 뽑으라는 독려 메시지는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속된 말로 저 윗선에서 “뽑아야 하느니라”라는 메시지가 공공기관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고용문제 해결의 요술 방망이?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민간에 비해 채용 규모는 한정적이지만 고용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공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사장 선임부터 경영 방향까지 모두 손에 쥐고 있으니 채용을 확대하라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낙하산을 타고 온 정치인 사장들은 정부 방침을 적극적으로 따르려고 하기 때문에 지침만 내려오면 목표치를 초과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재부가 통제를 많이 했는데, 올해부터는 재원이 여유 있는 기관에 대해선 주무부처랑 각 공기업이 알아서 정원 확대를 할 수 있게 했다”면서도 “정원이 늘어야 채용이 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정원을 정할 수 있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공공기관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원을 늘릴까. 꼭 그렇지는 않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직의 특성상 인력이 늘면, 이를 관리하기 위한 자리도 추가로 마련된다”면서 “즉 조직이 커지면 승진할 기회가 더 생기기 때문에 현재 있는 직원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가치항목 배점을 5점에서 최대 37점으로 늘리고, 여기에 일자리 창출을 평가 지표에 포함시켰다. 실제 지난해 A등급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비정규직 1263명을 정규직 전환하고, 신입 직원도 523명 채용했다. B공기업 관계자는 “다른 경영평가 항목은 대부분 비용을 절감하거나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채용을 늘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사업”이라고 털어놨다. LH 관계자는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병되면서 수년간 인적 구조조정이 진행됐는데, 그로 인해 현장 인력이 부족해 최근 고용을 늘리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채용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일자리가 청년층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도 정부에 매력 포인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3294명을 대상으로 취업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공기업이 취업하고 싶은 곳 1위(25.0%)로 뽑혔고, 대기업이 18.7%로 2위를 차지했다. 결국 공공기관 일자리를 늘리게 되면, 청년층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청년층 지지세가 두터운 현 정부에 공공기관 채용 확대가 더욱 매력적인 이유다. ●진보도 보수도 공공기관 채용 활용 그렇다면 공공기관 채용 확대가 진보적이라고 평가되는 문재인 정부만의 특성일까. 2010년대 들어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1만 7277명이던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014년 1만 7648명, 2015년 1만 9324명, 2016년 2만 1009명, 지난해 2만 2554명을 기록했다. 4년 새 공공기관 채용 인원이 30.5%가 늘어난 것이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기관을 해결사로 쓴 것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올해 목표치가 예년보다 많이 늘었지만, 박근혜 정권 때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정치적 성향의 차이라기보다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공기관이 가장 편리한 도구로 생각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공공기관의 정원 조절을 기재부가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경제부총리가 일자리를 만든다고 사방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마구잡이로 공공기관 일자리를 늘리면 유럽처럼 이후 갚아야 할 부채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군인권센터 “해사생도도 엄연한 군인, 몰카 사건 솜방망이 처벌 규탄”

    최근 해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이를 은폐하고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사관학교가 상습 불법 촬영 가해자에 대해 구속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단순히 퇴교만 시켜 책임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해사 66기 출신 방혜린 상담 지원 간사는 “사관생도는 군형법을 적용받는 군인인데, 이번 퇴교 조치로 민간인 신분이 돼버렸다”면서 “일반 병사가 여군 대상으로 몰카를 찍었다면 전역시키고 조사하는 게 아니라 군형법에 따라 군사법원에서 다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도가 사관학교 안에서 벌인 일이니만큼 학교도 사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가해자를 방치한 해군사관학교장 부석종 중장(해사 40기)의 책임을 물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방 간사는 “사건을 인지한 9월 11일부터 언론에 사건이 보도된 20일까지 약 열흘 동안 해사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 공간 분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했으며, 급기야 가해자는 격리된 채 누구도 지켜보지 않는 상황에서 자살 시도까지 했다”면서 “학교가 1년이나 여생도 숙소를 드나들던 몰카범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해군사관학교 3학년 생도 김모씨는 2학년 때인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년간 11차례에 걸쳐 여생도 숙소 내에 몰카를 설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 11일 여생도 화장실을 청소하던 생도가 종이에 감싼 스마트폰을 발견해 훈육관에게 신고하면서 밝혀졌고, 해사는 21일 교육운영위원회를 열고 김씨에 대해 퇴교 조치를 내렸다. 사관학교 생도가 퇴교하면 민간인 신분이 되기 때문에 이후 장병이나 부사관으로 다시 지원할 수 있다. 형사처벌을 받으면 부사관에 임용될 수 없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최명진 김포시의회 의원 “김포내 대형공사 소음공해 해결방안 시급히 마련해야”

    최명진 김포시의회 의원 “김포내 대형공사 소음공해 해결방안 시급히 마련해야”

    도시환경위원인 최명진 의원은 27일 열린 경기 김포시의회 제187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풍무·고촌·사우동일대 공사현장 소음공해 해결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미 고촌·풍무·사우동은 항공기 소음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현재 많은 사업이 추진 중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개발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은 공사소음으로 계속 괴로움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언제까지 주민들이 공사소음을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지, 소음 속에서 삶을 강요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며, “시는 더 이상 공사시간을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변명 대신 공사소음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소음 불편해소 대책을 적극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몇 가지 대책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부족한 담당공무원의 현장점검을 대신할 지역민으로 ‘소음방지 시민 감시단’을 구성해 달라고 제안했다. 수시로 확인·점검할 수 있게 상시 소음측정기를 설치하고 지역화폐를 이용한 소음신고포상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인·허가 조건과 행정계도를 통해 휴일은 주민들이 쾌적하게 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휴일 공사에 엄격한 행정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사장 주변 주민들에게 공사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사 시행 전 주민설명회를 열어 공사진행 과정을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공사 착수·완료 일정은 물론 소음·분진 등으로 주민불편이 우려되는 공정에 대해 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민원접수 방법이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소음민원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저녁에 발생하는데 적시에 민원이 접수되고 처리될 수 있게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공사소음으로 집단민원이 발생한 풍무동 한화 아파트 주민 토론회에서는 많은 민원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부는 “‘이른 아침 공사소음으로 어린 아이가 놀라서 울고, 폭염에도 분진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어 시청에 공사시간 제한 민원제기를 해봤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감정동 신안2차 아파트에서 측정한 신한헤센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했으나 시에서 내려진 조치라고는 고작 행정명령과 과태료 60만원뿐이었다. 솜방망이 처분에 사업장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소음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풍무 2지구와 향산리 현대 힐스테이트, 검단 신도시, 신곡6지구 등 규모있는 개발지역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금고형 10년간 5.9% ‘솜방망이’

    최근 10년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위반해 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로 이뤄져 왔다는 의미다.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심 단계에서 교특법이 적용된 사건은 연평균 1만 959건이었고, 이 가운데 금고형이 선고된 사건은 평균 654건(5.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집행유예 선고가 연평균 4985건(45.4%)으로 가장 많았고 벌금형 선고가 평균 3748건(34.1%)으로 뒤를 이었다. 주광덕 의원은 “현행 교특법이 운전자에 대해 5년 이하의 금고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운전자가 보험에 가입한 경우 중과실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유족의 억울함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또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아파트 단지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통사고를 일으킨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게 이뤄져 왔다”면서 “사유지에 대해서도 교특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특법은 사고가 났을 때 보상과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지게 하자는 취지로 시행됐으나, 운전자를 보호하는 기능에 치우쳐 있다”면서 “12대 중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살인·상해죄에 해당하는 처벌을 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가위에 또 과음하시나요…고향의 맛으로 술술 달래요

    한가위에 또 과음하시나요…고향의 맛으로 술술 달래요

    산악회는 산에 가서 술 먹거나 하산 후 술 먹는 모임, 조기축구회는 아침에 공 차고 술 먹는 모임, 향우회는 같은 고향 출신끼리 술 먹는 모임, 수련회는 무슨 수련을 한답시고 밤을 지새워 술 먹는 것, 번개는 갑자기 모여서 술 먹는 것, 피로연은 결혼식 마치고 지인·친구들이랑 술 먹는 것, 야유회는 친한 사람들과 밖에서 술 먹는 것이란다. ‘술 먹는 대한민국’을 빗댄 우스갯소리다. 명절에도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와 친인척, 친구들과 한잔을 거를 수 있겠는가. 추석은 ‘고향 가서 술 먹는 날’이다. 술자리가 많은 만큼 대한민국엔 주당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도 다양하다. 하물며 해장술을 즐기는 우리 민족 아닌가.전국구 부산 ‘복국’… 알코올 분해 탁월 부산 술꾼들은 쓰린 속을 부여잡고 복국을 찾는다. 복어 독인 테트라톡신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능을 지녔다. 복국에 들어가는 콩나물과 미나리도 숙취 해소에 좋아 복국은 이제 전국으로 뻗어 나간 부산발 전국구 해장국이다. 부산 및 남해 연안에서 잡은 복어나 수입산 대부분이 부산에서 전국으로 유통된다. 부산에선 아주 신선한 복어를 구입할 수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복어 요리가 유명해졌다. 자주복(참복), 까치복, 검복(밀복)과 은복, 졸복이 주재료로 쓰인다. 복국은 맑은탕(복지리)과 매운탕으로 나뉜다. 복맑은탕은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시원하고 개운하게 끓이고 복매운탕은 고춧가루를 풀어 맵싸하게 끓인다. 충청, 쌉싸름 올갱이… 구수·시원 우럭젓국 충북 괴산은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방언) 국밥으로 유명하다. 맑은 물 덕분에 청정 1급수에만 서식하는 올갱이가 많이 잡혀서다. 버스터미널 쪽엔 올갱이국밥 식당 10여개를 아우르는 ‘올갱이국 거리’가 있다. 먼저 올갱이에서 모래를 빼낸 뒤 삶아 육수를 만든다. 이어 올갱이 살을 빼내고 껍질을 버린다. 마지막으로 육수에 올갱이 살과 된장을 풀고 부추, 아욱 등을 넣어 만든다. 올갱이 살을 달걀 푼 밀가루에 버무려 국을 끓여내는 식당도 있다. 된장의 구수한 맛과 올갱이의 쌉싸름한 맛이 조화를 이뤄 일품이다. 충남 태안·서산 등 서해안 일대에서 우럭젓국이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뽐낸다. 반건조 우럭을 쓴다. 사시사철 중에서도 보리가 익을 무렵(5~6월)에 잡은 게 가장 좋다. 산란기를 앞둬 살이 통통하다. 국물은 쌀뜨물을 사용해 비린 맛을 없애고 고소하다. 반건조 우럭과 쌀뜨물, 무 등 넣고 끓이면 사골 국물처럼 뽀얘진다. 여기에 두부와 청양고추, 파, 마늘 등 양념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 더 끓이면 끝이다. 강원, 연하고 담백한 황태해장국 ‘으뜸’ 설악산 북풍한설을 맞고 익은 황태로 만든 황태해장국은 또 어떤가. 황태는 겨울철 맑은 공기와 눈 속에 2개월 밤 기온 영하 10도 이하인 강원도 고산지대에서 12월 중순부터 넉 달에 걸쳐 명태를 덕장에 걸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말린다.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맛이 담백하고 고소한 게 특징이다. 황태해장국은 황태를 물에 불린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고 두부와 표고버섯 등을 채 썰어 넣는다. 여기에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놓고 모시조개를 넣어 끓인다. 앞서 냄비에 무와 명태 머리, 뼈를 넣어 육수를 뽑는다. 냄비에 육수를 넣고 끓으면 황태와 준비한 재료를 넣어 푹 끓인 뒤 새우젓,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어 다시 한번 끓으면 달걀로 줄알을 치고 마무리한다. 황태엔 간을 보호하는 메티오닌, 리신,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과음한 몸을 달래는 데 훌륭하다. 전남, 예부터 즐긴 선지 해장국 광주와 전남 사람들은 예부터 선지 해장국을 즐겼다. 시골 장터 부근 도축장에서 한우를 잡는 날이면 주민들이 양동이를 들고 선지를 얻으러 줄을 섰다. 소의 피를 상온에 놔 두면 금세 두부처럼 굳는다. 살코기를 우려낸 맑은 육수를 끓이고 국자 등으로 선지를 듬뿍 퍼 넣으면 구수한 선짓국으로 변한다. 소금과 파를 썰어 넣으면 요리가 끝난다. 지역에 따라 어린 배추 등 푸성귀를 넣기도 한다. 약주로 속이 허하거나 농사로 지친 사람들이 즐기던 토속 해장국이다. 물 좋은 전주지역 특색과 맞닿아 유명하다. 철분이 많은 물맛 덕택이다. 멸치육수에 콩나물과 다진 양념을 듬뿍 넣어 뚝배기에 끓인 콩나물해장국은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시장 상인들의 아침밥 겸 속풀이로 인기를 끌었다. 수란에 김 몇 장을 넣고 뜨거운 국물을 몇 숟가락 끼얹어 훌훌 마시는 게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고 끓인 모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명쾌하게 속 푸는 울릉도 오징어 내장국 울릉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오징어 내장국을 즐긴다. 오징어가 잡히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내장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을과 겨울에 주로 먹는다. 하얀 탕과 노란 탕 두 종류로 나뉘는데 지리와 매운탕이다. 보통 무, 콩나물, 파를 넣고 하얗게 끓여 내는데 그 시원함은 밤새 시달린 속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지리는 청양고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며 매운탕은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마무리한다. 맛의 비결은 내장을 소금 간 하여 1주일 정도 숙성시키는 데 있다. 그래야 떫고 쓴맛이 빠져 달아진다. 해장국 하면 재첩국이 빠질 수 없다. 특히 경남 하동 섬진강 재첩은 애주가들에게 간장약으로 통한다. 지름 1~2㎝인 작은 조개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류지역 염분이 적은 사질토 강 바닥에 서식한다. 특히 깨끗한 섬진강에선 빛깔이 선명하며 육질이 연하고 맛이 담백해 재첩 가운데 최고로 손꼽힌다. 하동 재첩은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많이 함유해 간장 기능을 돕는다. 타우린은 담즙을 잘 분비하도록 해 해독작용을 돕는다. 하동 섬진강 재첩은 바지락보다 훨씬 작아도 영양가 면에선 오히려 3배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백한 하동 재첩국… 간 해독작용 탁월 하동 재첩 채취는 5~6월이 알맞지만 요즈음엔 팩에 담아 오래 보관하는 기술이 개발돼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재첩 알맹이를 넣고 끓인 재첩국은 재첩 대표 요리다. 푸르스름한 빛깔을 띤 뽀얀 국물에 부추를 넣은 하동 재첩국은 애주가들의 쓰린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으뜸 해장국이란 말을 듣는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즐겨 먹던 해장국 효종갱은 배추속대, 콩나물, 송이, 표고, 소갈비, 해삼, 전복에 토장을 풀어 종일 끓인 것으로 밤새 끓이다가 새벽녘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파루(罷漏)의 종이 울려 퍼지면 남한산성에서 사대문 안의 대갓집으로 배달되던 우리나라 1호 배달 해장국이다. 갈비국물에 영양가 높은 해물과 버섯을 넣고 오래 끓여내어 소화를 돕고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많이 쓰지 않아 담백하고 부드러워서 속을 달래는 데 좋다. 주연은 제주 멜국…조연은 고기국수 제주에선 멜국(멸치국)도 좋다. 보통 멸치의 미덕은 국물을 내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인데, 제주 멜국엔 큰 멸치가 주연이다. 통추어탕 같은 느낌도 있다. 멜국은 멸치와 애기배추를 기본으로 양념은 최소화한 대신 담백하다. 제주 주당들은 늦은 밤 귀가에 고기국수 한 그릇으로 미리 속을 풀고 가는 사람도 숱하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정수장학회 문제점과 실태에 대한 5분자유발언 실시

    양민규 서울시의원, 정수장학회 문제점과 실태에 대한 5분자유발언 실시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9월 14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제283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정수장학회 문제점과 실태, 요구사항에 대해 5분자유발언을 실시하였다. 정수장학회는 부당한 권력이 과거 부일장학회의 설립자인 김지태씨의 재산을 강제 헌납시키는 과정에서 재단법인 5·16 장학회의 기본재산으로 출연시켰고, 이후 명칭이 정수장학회로 바뀌었다. 양민규 의원은 정수장학회의 실태에 대해 3가지를 언급하였다. 첫째는 “정수장학회는 과거 권력을 이용해 부일장학회를 흡수하고 현재 부산일보 주식 100%와 MBC 주식 30%를 가지고 있으며,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쟁취한 정수장학회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중심으로 공익법인을 운영하는 점은 공익성에 반한다”고 주장하였다. 둘째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정수장학회를 비판하는 보도를 했다하여 대기발령 후 해고 시킨 사건과 부산일보 사장 부인이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언론사가 가져야 할 공공성 및 중립성을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셋째 “정수장학회는 공익법인 관련 법규에 의하여 운영·감시 되어야 함에도 서울시 교육청 공익법인팀에서 관리범위와 권한을 축소하여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과거 감사결과보고서에도 보수 지급 부적정과 기부금 승인을 받지 않고 직접목적사업비로 사용하는 등 과오를 저질렀음에도 행정조치가 솜방망이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양민규 의원은 “교육청에서 사안에 대한 중대성을 인식하고 관련 법률에 맞춰서 관리·감독 범위가 적절한지 점검하고,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받아들여 정수장학회가 국가에 환원되고, 적절한 시정조치가 되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5분자유발언을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교육계 대참사다. 이게 교육인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지난 15일, 서울 청계광장에 촛불이 켜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언론이 ‘진보 교육단체’로 규정한 곳들이 모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되찾기 국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해 이날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촛불 정부’가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포기하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교육 단체가 촛불을 든 건 역설적이다. 국민운동을 주도한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대입 제도를 이처럼 퇴행적으로 돌리진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상대평가 유지 및 수능 전형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은 공약 파기이자, 20여년간 차근차근 쌓아 온 교육 개혁의 방향을 정반대로 되돌린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판단이다. 집회 하루 전인 1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던 그는 “1년에 학생 3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 언제까지 방관해야 하느냐”며 펑펑 울었다.→‘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상대평가·경쟁적 줄세우기 방식인 수능에 오히려 힘을 실어 줬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 지금 기업들은 혁신 역량이 있는 인재를 뽑으려 하는데 그 핵심이 협업 능력이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상대평가는 협업을 가로막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스티브 발머가 회장일 때 직원을 상대평가했다. 상위 20%는 인센티브를 주고 하위 10%는 퇴출시켰다. 결과는 참혹했다. 직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에 정보를 동료와 공유하지 않았다. 구글과 경쟁하는 대신 동료끼리 싸웠다. MS는 2013년 상대평가를 중단했다. 세계적 기업들은 이제 절대평가로 인사 관리를 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협업능력 등 혁신 역량은 초·중·고교 때부터 키워야 한다. 상대평가 체제 속에서는 그 능력을 키울 수 없다. 수능과 학교 시험을 절대평가로 바꿨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대입 개편안은 상대평가제를 고수했다.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개편안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후퇴한 것인가. -그렇다. 1995년 김영삼 정부가 했던 5·31 교육개혁 이후 23년간 ‘아이들을 표준화된 성적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대신 다양한 능력에 따라 여러 줄을 세우고, 암기 지식 대신 미래사회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 주자’는 기조로 교육 정책이 만들어져 왔다. 관료들도 세계적 흐름을 아니까 이를 거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도 ‘2015개정교육과정’을 만들어 융·복합 능력을 키우도록 문·이과 구분 등 칸막이를 없앴다. 교육과정 변화로 수업 내용·방법이 달라졌으니 평가 제도도 이에 맞게 고쳤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수능은 상대평가로 남긴 채 수능 위주 선발 비율을 더 늘렸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대신 수능 대비 EBS 문제풀이를 하게 됐다. →수능 비율을 높여 대입 공정성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공정하기로 따지면 시험 출제는 학교보다 국가가 하는 편이 낫고, 채점은 사람(교사)보다 기계가 하는 게 낫다. 수능은 국가가 낸 시험을 기계가 채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 참여정부 때만 해도 국민들은 수능보다는 교사가 평가하는 내신으로 대학 가는 방식을 더 원했다. 지난 10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째, 국민들이 보수정권 시절 횡행한 권력형 비리를 겪으면서 “모든 곳에는 무임승차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양극화가 심각해졌는데 패자를 위한 복지 정책은 강화되지 못해 그야말로 정글사회가 됐다. ‘살인적인 경쟁을 감수할 테니 공정하게만 평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내신 전형의 발전된 형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믿지 못하게 됐다. 비교과 요소가 복잡하고 어려운데,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고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내신 교과 평가도 못 미더운데 간간이 학생부 비리가 터졌다. 그래서 공정한 듯 보이는 수능 위주로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국민의 바람을 볼 때 대입 개편 방향이 꼭 틀렸다고 할 수 없지 않나. -국민의 공정성 요구는 맥락이 있고, 정당하다. 하지만 국가는 이를 일차방정식이 아닌 고차방정식으로 이해하고 처방을 내놨어야 한다. 공정성 요구와 함께 한국을 둘러싼 세계적 상황, 국가의 미래 전략, 관련 교육정책들과의 연계 등을 고려해 답을 찾았어야 한다. 길이 없지 않다. 예컨대 학종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상 경력·자율동아리 등 학생부의 비교과 요소를 걷어내면 된다. 이 부분은 수능 지지자와 학생부 전형 지지자끼리 합의가 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숙의제를 통해 정한 새로운 학생부 형태는 이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수능 점수가 좋은 일부 아이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의 공정은 옳지 않다. 학령인구가 주는 마당에 모든 아이가 각자의 재능에 따라 살아갈 힘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교육하는 게 진짜 공정이다. 공정을 바라는 사회 요구는 대입만 건드려서는 풀 수 없다. 기업 채용 절차 때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출신학교 차별을 없애고 실력에 따라 선발하며, 권력형 부정 등 채용 비리는 단호하게 처벌하고, 직업 간 임금격차를 최소화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2022 대입 개편안 결정 이후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감지되나. -‘2015 개정 교육 과정’이 현 고1부터 적용되면서 교사들은 (학생 참여형 수업 도입 등) 수업 방식을 바꾸려 했는데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멈칫하고 있다.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지면 그냥 예전처럼 5지선다 문제풀이 수업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고교학점제(대학처럼 학생이 희망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듣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를 시범 실시하는 연구·선도학교 105곳의 교사도 힘이 빠졌다. 학점제에 맞춰 커리큘럼을 짜놨는데 학점제 도입이 3년 연기된 데다 공부해야 하는 수능 선택 과목이 늘어 대입에 더 불리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입이 이런 방향으로 가면 고교는 문 닫아야 한다. 수능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곳은 인강(인터넷강의) 사교육 업체다. →대입 제도 개편 때 보인 혼란은 정권 내부 능력 부족 탓인가. -여러 경로로 확인해 보니 청와대는 혁신 교육에 대한 철학도, 로드맵도 없고 이를 실현할 인력도 없다. 청와대 사회수석실이 부동산·여성·노동 등과 함께 교육까지 담당한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부동산 전문가다. 교육은 부동산 문제보다 해결이 10배 더 어렵다고 한다. 경험 없는 사람이 ‘학력고사 시대가 좋았어’라거나 ‘정시 확대하면 최소한 표는 깎아 먹지 않겠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잘못은 무엇인가. -김 장관이 교육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을 몰랐던 게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에 보고할 때마다 (수정하라는 상징적 의미의) 빨간 줄이 쳐져서 왔다고 한다. 김 장관의 잘못은 이때 자기 직을 걸고 싸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통치를 보좌하겠다는 마음이 커서 각을 세우지 못했다. 교육부 장관으로서 정치가 아닌 아이들을 지켰어야 했다.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유은혜 의원에게도 기대가 없나. -유 의원이 생각하는 정책 방향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유 의원 역시 갈등에 맞서는 타입이 아니다. 지금은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소신껏 일하는 교육 수장이 필요하다. 여전히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다. 현 정부 들어 교육수석이 없어졌는데 살려야 한다. →교육 정책의 흐름을 다시 돌릴 수 있다고 보나. -쉽지는 않다. 아이러니하지만 희망이라고 한다면 세계 흐름이나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과 우리 교육 정책이 너무 달리 간다는 점이다. 이렇게 퇴행의 길로 가다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기업이 창의적이고 소통·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바라는데 이를 키워줄 학교 교육만 반대로 갈 수는 없다. 지금 교육 정책은 포식자가 무서워 모래에 고개를 처박은 타조와 같다. →‘숙명여고 내신 유출 의혹’ 이후 학부모들이 매일 집회를 여는데 어떻게 보나. -교육계 비리는 다른 영역 비리보다 훨씬 심각하게 봐야 한다. 교육자의 비리로 발생하는 피해는 다음 세대까지 간다. 교사가 잘못하면 ‘학교 선생님인데 좀 봐주지…’ 하는 인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 비리가 밝혀지면 다른 건보다 몇 배 더 혹독하게 처벌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한 비리에 연루된 교사가 있다면 파면시키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사립학교는 재단을 바꿔야 한다. 다만 일부 비리를 근거로 ‘교사는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컴퓨터로만 평가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교사가 의사나 법관처럼 전문성에 기반해 평가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어진다. 비리 처벌과 교사의 평가권은 나눠 생각해야 한다. →아이를 입시지옥으로 밀어 넣고 싶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입시에 실패하면 아이들이 평생 차별의 지옥에서 살아갈까 봐 두려워한다. -입시지옥에서 아이를 건져내면 그 아이가 그냥 멍하니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생각이 깊어지며 독립적 의사 결정을 할 줄 알게 된다. 미래 사회가 원하는 인재도 이런 아이들이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8년 정도라고 한다. 갑자기 길거리에 나앉았을 때 다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정신의 힘을 갖추는 게 곧 실력이다. 이는 초·중·고교 때부터 길러야 한다. →단체 창립한 지 올해로 10년 됐는데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입시 경쟁 탓에 죽는 아이가 한 명도 없는 세상, 사교육비 1만원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말하면 사람들은 “말이 되느냐”고 냉소한다. 그러나 북미·남미·유럽 등 다른 나라는 이미 다 누리는 세상이다. 서울의 한 사교육 과열 지역에 아파트를 보러 가면 부동산 업체들이 “이 동네에서 (투신) 사고가 없는 아파트는 찾기 어려워요”라고 한다더라. 한 해 300여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기성세대는 아이들이 경쟁 속에서 죽어 가도록 한 가해자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송인수는 누구인가 1964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닭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거들면서 공부해 한 국립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뒤에는 서울 신림고·삼성고·구로고 등을 돌며 13년간 교사로 일했다. 학생들에게 불법 찬조금을 걷는 문제를 두고 부장 교사와 갈등을 빚는 등 교직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2000년 기독교 신자인 동료 교사들과 ‘좋은교사운동’을 만들었고, 2003년 퇴직 뒤 같은 단체 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교육 운동에 뛰어들었다. 2008년 6월에는 당시 참교육학부모회장이었던 윤지희씨와 의기투합해 ‘묻지마식 사교육 관행’을 없애려는 목적으로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세웠다. 사걱세는 구호 대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사교육 문제를 비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에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 특별법’(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울 내용을 방과후수업 등에서 미리 배울 수 없도록 한 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문체부, 블랙리스트 수사의뢰 7명, 징계 ‘0명‘

    문체부, 블랙리스트 수사의뢰 7명, 징계 ‘0명‘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이행에 연루된 공무원 7명을 검찰에 수사의뢰 한다. 그러나 나머지 공무원에 관해서는 단 한 명도 징계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가리고자 발표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문체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권고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민과 관이 함께 구성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11개월 동안 조사해 지난 6월 블랙리스트 관여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31명에 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수사의뢰는 26명, 징계권고 대상자는 105명이다. 문체부가 이날 발표한 이행계획은 이 가운데 문체부 소속이었던 수사의뢰 대상 12명과 징계권고 44명을 대상으로 벌인 결과다. 문체부는 12명 가운데 4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문화예술단체가 이미 고발한 1명까지 포함하면 수사의뢰 대상자는 5명이다. 문체부는 “문체부 소속이 아닌 수사의뢰 권고자 중 전직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영화진흥위원회·한국문화예술위원회) 2명도 수사의뢰 대상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사의뢰 대상자는 모두 7명이다. 그러나 징계권고 대상자 44명에 관해서는 단 한 명에게도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과장급 10명에게만 ‘주의’를 줬다. 국가공무원법 제79조(징계의 종류)에 따르면 ‘견책’부터 징계에 속한다. 주의는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신분상 불이익이 사실상 없다. 문체부 측은 이런 결정에 관해 앞서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징계가 있었고, 나머지에 관한 법률적 검토도 명확히 따졌다고 설명했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종덕, 조윤선 전 장관과 정관주 1차관이 기소됐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국·과장 9명이 징계와 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징계 0명’을 결정한 구체적인 이유에 관해서는 “통상적인 범죄 구성 요건, 실행가담 정도라든지 그 당시 직책이라든지,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만 설명했다. 진상조사위가 수사의뢰·징계 권고를 했지만, 이번 발표 대상에서 빠진 국정원 2명, 지방자치단체 3명,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56명은 해당 기관에서 이행 여부를 결정한다. 문체부는 “대부분 기관에서 이달 말까지 최종 결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에 가장 깊이 관여한 문체부가 가장 먼저 ‘징계 0명’을 선언한 까닭에, 나머지 기관이 징계를 제대로 내리겠느냐는 비판이 뒤따른다.진상조사위 제도개선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문체부의 이날 발표에 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심각한 징후다. 전면 재검증을 요청한다”면서 “반드시 현장 문화예술가와 법조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 검증 과정의 객관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출범한 진상조사위는 11개월 동안 진상조사 활동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만든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문화예술인 8931명, 단체 342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에 관해 6월 블랙리스트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의뢰와 징계를 권고했다. 문체부는 진상조사위 권고안을 이행하고자 7월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제도개선 이행협치추진단과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준비단을 구성했다. 책임규명 이행준비단은 5명의 법률 전문가로 구성했다. 황 대변인은 이들에 관해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구성한 이들”이라며 “진상조사위의 추천은 별도로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발표 내용에 관한 충격을 줄이려고 발표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도 불거진다. 이번 발표는 문체부가 2개월 동안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발표 시점은 이번 주 동안 아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인 12일 기자들에게 급하게 전달됐다. 정부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9·13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하는 날과 겹쳐서 바로 직전 기자회견을 잡은 것이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 조처와 함께 또한 진상조사위의 제도개선 권고안을 31개 대표과제와 85개 세부과제로 나눠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