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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러지는 비정규직] 탄가루 수첩·컵라면… “구의역 김군과 똑같다” 울분

    [스러지는 비정규직] 탄가루 수첩·컵라면… “구의역 김군과 똑같다” 울분

    “매번 죽어도 쉽게 망각하는 사회” 분통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생전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은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는 변하지 않는 현실에 울분을 쏟아내고 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원회’는 16일 “각지에서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쳐 서울 등 주요 도시에 김씨의 조형물과 추모 공간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추모 공간은 오는 21일쯤 광화문광장 인근에 설치될 것으로 전해졌다.시민들은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고와 너무나 똑같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신모(29)씨는 “매번 누가 죽어야만 문제를 느끼고, 또다시 쉽게 망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서 “안전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44)씨도 “24살 청년이 컵라면 먹으면서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릴 동안 윗사람들은 혈세로 비싼 밥 먹고, 외유성 출장 가는 상황이 말이 돼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걸어 들어와 죽어 나가는 곳”…요양병원 내부자들 폭로

    “걸어 들어와 죽어 나가는 곳”…요양병원 내부자들 폭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5일 방송을 통해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환자 폭행 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교단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자식들에겐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던 이 모씨는 아내와 사별하고 치매가 찾아오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한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이던 이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 1등급을 받을 만큼 우수한 병원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이씨는 지난해 7월 각막에 출혈이 생기고 눈 주변과 온 다리에 멍이 들 정도로 흰 가운을 입은 남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병원 측은 폭행 사실을 부인했고 CCTV도 녹화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병원 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정확한 물증 또한 없어 미궁 속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한 공익제보자의 이야기로부터 새 국면을 맞게 된다. 공익제보자는 누군가 병원 내부에서 녹화된 CCTV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증언했다. 수사결과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그 병원의 병원장이자 지역의 최대 의료재단 이사장인 박 모씨였다. 박 이사장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큰 의료재단을 운영하며, 동시에 3개의 병원을 맡고 있었다. 제작진이 취재 도중 만난 해당 병원의 내부 관계자들은 박 이사장을 ‘요양재벌’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병원 운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는 것이다. 폭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근에도 또 다른 병원을 개원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치료’보다는 ‘치부(致富)’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폭로자들의 주장에 대해 제작진은 박 이사장 관련재단의 내부 제보자들을 비롯, 여러 요양병원의 관계자들로부터 일부 요양병원에서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걸어 들어와서 죽어서 나가는 곳이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은) 밥장사 잘하는 환자수용소일 뿐이다.”, “이거는 명백하게 환자 치료가 아니라 돈 장사잖아요.” - 내부 제보자들 인터뷰 中 - 수많은 요양병원에 근무했었다는 영양사들의 제보 역시 충격적이었다. 250명의 닭백숙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닭은 5마리, 돈뼈감자탕에는 고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로부터 식대뿐만 아니라 영양사와 조리사에 대한 지원금도 지급되지만, 환자들의 밥 한 끼에 드는 비용은 단돈 800원이고 나머지는 운영자들의 주머니로 돌아갔다. 또 다른 내부자가 제공해준 자료에는 병원 간에 환자가 1명당 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한 여성은 요양병원에 모셨던 어머니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폭행을 당해 골절을 입었지만 증거가 없어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했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분노만큼, 국민들의 혈세를 받아가는 요양병원에서 우리 부모들에게 가해지는 비리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태안화력 고 김용균씨 유품 ‘컵라면’…반복된 ‘김군’의 비극

    태안화력 고 김용균씨 유품 ‘컵라면’…반복된 ‘김군’의 비극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 9·10호기에서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진 김용균(24)씨의 유품이 공개됐다. 유품 중에는 그가 작업 중 끓여먹으려고 갖고 있던 컵라면도 있었다. 지난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전동차에 치여 사망했던 김모(당시 19세)군처럼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13일 유가족이 함께 나선 현장조사를 통해 확보한 김용균씨의 유품을 15일 공개했다. 유품에는 면봉과 휴대전화 충전기, 동전, 지시사항을 적어둔 것으로 보이는 수첩, 물티슈, 우산, 샤워 도구, 속옷, 발포 비타민, 김용균씨의 명찰이 붙은 작업복과 슬리퍼 등이 포함돼 있었다.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일했던 김용균씨의 수첩과 슬리퍼 등에는 곳곳에 탄가루가 묻어 있었다. 특히 종류별 컵라면과 각종 방향제, 고장 난 손전등과 건전지 등은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 바쁘게 일해야 했던 김용균씨의 생전 상황을 짐작케 했다. 김용균씨와 함께 일한 동료에 따르면 탄가루 탓에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운 작업장에서 김용균씨는 헤드랜턴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일했다. 유품 중 하나인 손전등은 회사에서 지급한 것과 다른 제품으로, 김용균씨가 개인적으로 사비를 들여 산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조사 당시 김용균씨의 어머니는 “일할 때 영상통화를 하면 아들은 매번 탄 치우러 간다고 했는데 밥은 어떻게 먹느냐”고 동료에게 물었다. 이에 동료는 “원청에서는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원청에서) 낙탄 치우라고 수시로 지시가 내려온다”면서 “언제 지시가 내려올지 몰라 식사시간이 없어서 매번 라면을 끓여 먹이고 그랬다”고 답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전날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현장조사 결과 공개 브리핑’에서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의 비극에 절규했다. 김미숙씨는 “아이가 죽었다는 소리에 저희도 같이 죽었습니다. 그런 곳인 줄 알았더라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살인병기’에 내몰겠어요. 저는 우리나라를 저주합니다”라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김미숙씨는 “어제 아이가 일하던 곳에 가 동료에게 우리 아이 마지막 모습이 어땠냐 물었더니 머리는 이쪽에 몸체는 저쪽에 등을 갈려져서 타버렸다고 했다”면서 “옛날 지하탄광보다 열악한 게 지금 시대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이가 취업한다고 수십 군데 이력서를 넣었는데 마지막에 구한 곳이 여기였다”면서 “내가 이런 곳에 우리 아들을 맡기다니, 놀고먹는 한이 있어도 알았다면 이런 데 안 보냈을 것이고, 다른 부모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본인의 두꺼운 외투 가슴 깃을 꽉 쥔 채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현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에게 빨리 나가라고, 더 죽는 거 보고싶지 않다고 말했다”면서 “우리 아들 하나면 됐지 아들 같은 아이들이 죽는 걸 더 보고싶지 않다”며 눈물을 떨궜다. 김용균씨는 컨베이어 끝 하단의 기계에 이상소음이 발생하자 기계 속에 머리와 몸을 집어넣어 소리를 점검하던 중 고속 회전하는 롤러와 벨트에 머리가 빨려 들어가 결국 사망했다. 이 업무는 김용균씨가 맡았던 주요 작업 중 하나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쌀 목표가격 인상하라’ 농민들, 이해찬 의원실 한때 점거농성

    ‘쌀 목표가격 인상하라’ 농민들, 이해찬 의원실 한때 점거농성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원실에서 쌀 목표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한때 농성을 벌였다 해제했다. 농민 20여명은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이해찬 대표의 의원 사무실 안팎에서 쌀 목표가격을 80㎏ 기준 24만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며 2시간가량 농성을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2018년산부터 적용되는 쌀 목표가격을 19만 6000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이해찬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해찬 대표는 농민들이 농성 중인 현장을 찾았다가 의원실이 점거된 상황을 보고 농민들과 별다른 대화도 하지 않고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과 김성환 비서실장, 김현권 의원이 찾아와 농민들을 설득했다. 농민들은 조만간 정식으로 일정을 잡아 이해찬 대표와 면담하기로 한 뒤 농성을 해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印갑부 암바니 딸 결혼 앞두고 뜨고내린 비행기만 141대

    印갑부 암바니 딸 결혼 앞두고 뜨고내린 비행기만 141대

    12일(현지시간) 아시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61)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딸 이샤 암바니(27)의 결혼식이 치러진 인도 서부 소도시 우다이푸르가 세계 각국 저명인사의 참석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결혼식 전 사전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한 하객들이 몰려 우다이푸르 공항에 평소의 4배가 넘는 141대의 비행기가 드나는 것으로 파악됐디. 타임스오브인디아(TOI)는 12일 인도 교통 당국을 인용해 지난 8일 하루동안 우다이푸르 공항에 하루에 비행기 141대가 이착륙했다고 전했다. 우다이푸르 공항의 일일 평균 비행기 이착륙 횟수는 32회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적 유명 인사들이 전용 비행기를 많이 몰고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TOI는 전했다. 이번 결혼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아리아나 허핑턴 허프포스트 회장, 밥 더들리 정유사 BP 최고경영자(CEO),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 에크홀름 에릭슨 CEO, 팝스타 비욘세 등이 참석했다. ‘초호화’ 결혼식을 주최한 암바니 회장의 재산은 400억 1000만 달러(약 45조 2900억원)로 올해 포브스 선정 세계 19위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7월 마윈 중국 알리바바 회장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 부호에 등극했다. 암바니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순자산 가치는 443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신부 이샤 암바니는 미 예일대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뉴욕에서 금융 분석가로 일했으며 지금은 아버지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 산하 이동통신 기업인 ‘지오’의 이사회 멤버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결혼 상대 역시 재산이 45억 달러에 달하는 아제이 피라멀 인도 ‘피라멀 그룹’ 회장의 아들인 아난드 피라멀(33)이다. 그는 미 팬실베니아대와 하버드대에서 학위를 받은 뒤 현재는 아버지가 창업한 피라말 그룹 CEO를 맡고 있다. 특히 무케시 회장은 이번에 외동딸 결혼식 비용으로 1억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 결혼식과 맞먹는 비용이다. 결혼식 장소도 화제다. 결혼식이 열리는 안틸리아 타워는 지난 2011년 암바니 회장이 실제 거주하기 위해 지은 집이다. 대서양에 있다는 신화의 섬 ‘안탈리아’에서 이름을 땄으며 영국 버킹검 궁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집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격은 약 12억~15억 달러로 추정된다. 건물 내부에는 3개의 헬리콥터 이착륙장, 인공 눈을 즐길 수 있는 ‘스노우 룸’, 영화관, 인공 정원 ‘행잉가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코레일 사장 사퇴, 공공기관장 인사 반면교사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강릉선 KTX 사고의 책임을 지고 어제 사퇴했다.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렸으나 사실상 경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릉선 탈선 사고에 “국민께 송구하고 부끄럽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조직 쇄신 대책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서 나온 사퇴니 말이다. 크고 작은 철도 사고가 잇따르자 낙하산 인사의 전문성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딴것도 아니고 국민 안전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고가 이렇게 자주 터져서는 될 일이 아니다. 무엇 때문에 구멍이 뚫렸다가 민생의 안전둑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지 열일 제쳐 놓고 점검할 시점이다. KTX가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지난 3주간만 따져 봐도 무려 11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그중에는 소문날까 민망한 후진국형 인재(人災)가 다수였다. 열차가 굴착기를 들이받고 단전 사고로 승객들이 몇 시간이나 갇히지를 않나, 급기야 탈선 사고까지 일어났다. 탈선 사고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 것 같다”는 코레일 사장의 해명에 사람들이 실소를 터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산 온수관 파열 등 밥 먹듯 터지는 안전사고 자체도 답답하거니와 이들 모두 인재여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다. 안전 불감증의 근원은 조직의 기강 해이이며, 조직 생리를 속속들이 꿰뚫어 장악할 능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 탓이라는 지적에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오 사장이 국회 산업통상위원회를 거쳤다고 해도 철도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래서 당시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 논란이 뜨거웠다. 오 사장은 취임 이후 10개월간 해고자 복직 등 지나치게 노조 편향 정책에 치우쳐 철도안전 업무를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높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입이 닳도록 걱정하는 이유가 거창하지 않다.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수장은 본연의 조직 업무에 충실할 역량도 부족하거니와 노조 등의 눈치를 먼저 살펴야 하는 숙명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낙하산 보은 인사 관행은 보수, 진보 어느 정권이든 다를 게 없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낙하산이 갈 데가 있고 결코 가서는 안 될 데가 있다. 안전 관련 공기업이라면 문외한 낙하산은 그 자체로 국민 안전을 거스르는 중대한 도전이다. 코레일과 어금버금하게 위태로운 불씨를 떠안는 낙하산 공기업은 이미 여럿이다. 공기업 조직 쇄신은 낙하산 인사 근절에서 출발해야 한다. 안전권을 국민의 새로운 기본권으로 천명한 정부라면 더더욱 심각하게 되짚어 볼 문제다.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께 살아가기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께 살아가기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나날입니다. 밖에서 놀던 고양이들 들어오기 바쁜 날들이지요. 집고양이들뿐만 아니라 길고양이까지 새끼 데리고 몰래 들어와 밥 먹고 가기 바쁜 날들입니다. 고양이들만 들어오면 좋으련만 새도 사냥해서 들어오고, 쥐도 물고 들어오고 얼마 전까지 뱀과 도마뱀까지 데리고 들어오곤 했습니다.기겁할 노릇이지요. 보통 이런 경우 보은했다고, 은혜 갑으려고 한다고도 하는데 자주 보다보니 과연 그런가 싶습니다. 살아있으면 계속 가지고 놀다가 죽으면 본체만체 다시 밖으로 나가버리고 맙니다. 덩그러니 놓여진 죽은 녀석들. 보는 것도 싫은데 처리하려니 처음엔 어찌나 끔찍하던지 집게로 집는데 그 촉감이 쇠붙이를 통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이 혐오감은 고양이들이 던져주는 숙제가 되었습니다. 혐오감이란 대부분 학습된 것으로 대상을 잘 모르기에 두려움이 커진다 했습니다. 그래 우선 잡아오는 녀석들 이름과 생태를 알아가기로 했습니다. 집 주위엔 밤나무가 꽤 많은 편인데 밤나무가 많으면 뱀이 많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밤과 도토리가 많으니 쥐뿐만 아니라 다람쥐 청설모 등 설치류가 많아지고 자연스레 그를 쫓는 족제비, 너구리, 뱀도 흔하다 합니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잘 이루어져 있는 장소인 셈입니다. 이해는 되지만 혐오감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데 여전히 쥐를 보면 때려잡기 바빴고 빗자루를 길게 잡고 쓸어 담으면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습니다. 쉽게 무뎌지지 않던 혐오감은 멀리 있는 걸 집기 위해 사 놓은 1m 되는 만능집게를 사용하며 사라졌습니다. 참 별스럽지요. 여전히 싫기는 해도 진저리 나거나 소름 돋는 일 없이 쥐를 잡아 들어 치우고 뱀도 척척 집어 들어 산으로 풀어주며 이제 고양이에게 잡히지 말고 어서 도망가라 합니다.왜 이렇게 바뀌게 되었을까요? 대상을 치우는 도구가 50㎝에서 1m로 좀 길어진 것뿐인데 마음이 이리 달라진 것이 참 신기합니다. 적정거리라는 게 있는 것일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함께 살아가는 것을 결정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묻게 됩니다. 주인이 따로 없고 함께 어우러져 가는 것이 자연일텐데 그저 두렵다는 이유만으로, 혐오한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고 없앨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존재를 허락받는 건 아니지요. 혐오는 혐오하는 사람의 것일 뿐. 그렇기에 어떻게 함께 살지 고민하는 것이 사람의 몫 아닐까요. 우리가 쉬이 혐오하는 대상이라 해서 존재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
  • NBA 부활시킨 ‘황금 전사들’

    NBA 부활시킨 ‘황금 전사들’

    커리 등 활약에 4연속 챔프전·3번 우승 개인 아닌 팀으로는 역대 4번째 수상 “수십년간 다시 볼 수 없는 세대적 현상”“그들은 수십년간 다시 볼 수 없는 세대적 현상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크리스 스톤 편집장이 11일(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를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호명하며 밝힌 선정 이유다. 2017~18시즌 NBA 챔프전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는 ‘올해의 스포츠인’이 제정된 1954년 이후 팀으로서 이 상을 수상한 네 번째 사례가 됐다. 1980년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1999년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이 팀으로서 ‘올해의 스포츠인’을 수상한 바 있다. SI는 “올해의 수상자는 스포츠가 지닌 놀라운 힘에 대해 초점을 맞춰 선정했다”며 “개인 자격 후보들도 많았지만 골든스테이트가 스포츠계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뛰어넘을 만한 후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든스테이트가 NBA 인기를 재건하고 있는 모습은 1980년대의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와 1990년대 ‘마이클 조던’이 했던 일들을 연상시킬 정도다”고 곁들였다. 골든스테이트는 신흥 왕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4년 연속 NBA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세 차례(2015년, 2017년 2018년) 우승을 차지했다. 2015~16시즌에는 개막 24연승을 거두고, 단일 시즌 최다승(73승9패)을 달성하며 NBA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7~18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클리블랜드를 4승(무패)으로 누르며 NBA 챔프전 역사상 11년 만에 ‘싹쓸이 우승’을 달성해냈다. 포브스는 2018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구단을 선정하며 골든스테이트를 10위(31억 달러)에 올려놓기도 했다. 2018~19시즌 초반에는 스테픈 커리(30)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어느새 19승9패(승률 .679)를 기록하며 서부콘퍼런스 2위에 올라섰다. 보스턴(1957~1966년) 이후 NBA 역사상 두 번째로 5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밥 마이어스 골든스테이트 단장은 “스포츠와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에 팀워크가 핵심 요소라는 점을 인정해주고, 이러한 큰 상도 선사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메이트2’ 홍수현X장서희 김밥테러 논란 “맛없는 줄 모를 거야”

    ‘서울메이트2’ 홍수현X장서희 김밥테러 논란 “맛없는 줄 모를 거야”

    ‘서울메이트2’ 장서희와 홍수현의 엉성한 김밥말기가 ‘김밥테러’라 불리며 일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0일 방송된 tvN ‘서울메이트2’에서는 호스트로 나선 배우 홍수현이 자신의 집에서 메이트 도레이와 마리암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홍수현의 집 소개에 이어 그녀와 친한 배우 장서희의 도움으로 웰컴 푸드를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장서희는 시즌1에서 이미 한차례 엉성한 김밥말기 실력을 선보인 상황. 이날 방송에서는 장서희의 설욕전이 펼쳐졌지만 그 결과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서희는 밥에 식초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 너무 주무르는 바람에 떡밥을 만들고 “괜찮다. 떡이 돼야 밥에 김이 잘 붙는다”는 기적의 논리를 펼쳤다. 김숙은 “밥이 고슬고슬해야 맛있다”며 걱정했다. 급기야 장서희는 “그 사람들은 김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김밥 맛을 모르니까 맛없는 줄도 모를 거다”고 합리화를 했다. 그렇게 장서희가 만든 김밥을 맛보게 된 홍수현은 “미끄럽다. 밥이 질고 개성이 없다. 싱겁다”고 맛을 평가했다. 이어 장서희는 홍수현의 눈치를 보다가 “난 내가 만들었으니까 맛있다”고 말했고, 이내 장서희와 홍수현은 호두멸치조림을 넣어 새로운 김밥을 말며 김밥 심폐소생술에 돌입했다. 방송에서는 장서희와 홍수현의 김밥말기가 코믹하게 그려졌고, 이를 지켜보던 패널들은 “이 팀 드림팀이다. 덤앤더머 같다”며 폭소를 터트렸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재미있다기 보다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시청자들은 “장서희 김밥 싸는 모습을 보니 외국인들이 먹고 실망할 것 같아 걱정이다” “외국인 손님들은 맛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는 말이 프로그램 취지와 상반됐다” “반대로 외국갔을 때 저런 식으로 만든 밥을 대접받으면 기분 나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메이트2’는 연예인의 집에서 외국인 게스트를 맞이해 서로 추억을 쌓는 글로벌 홈셰어 리얼리티 프로그램.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10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90대 노인에게 무릎 꿇은 사연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90대 노인에게 무릎 꿇은 사연

    산타클로스가 90대 노인에게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하는 모습이 포착돼,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지역 방송 FOX29에 따르면, 델라웨어 주 월밍턴시에 사는 여성 지나 윌버가 촬영한 사진 한 장이 감동의 물결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주 윌버는 근처 콘코드몰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쇼핑을 하던 중, 자신의 눈앞에서 산타클로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 그녀를 향해 걸어오던 산타클로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섰다. 산타클로스는 윌버 앞에 앉은 한 노인을 향해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당황해하며 일어선 노인의 손을 붙잡고, 나라를 위해 봉사한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가 사의를 표한 노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참전용사 밥 스마일리(93)였다. 그는 노인이 쓴 모자를 보고 참전용사임을 알아차렸고, 노인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악수를 청했다. 노인은 옅은 미소를 띠우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윌버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상적인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렸고, 이는 현지 언론에까지 알려져 전국에 보도됐다. 아침 TV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산타클로스는 “우리는 스마일리와 같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빚지고 있다. 이들은 조국의 명예와 자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었고,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결정을 만들었다”면서 무릎을 꿇은 이유를 전했다.이에 스마일리는 “우리 세대 때는 그것이 의무였다. 나의 고등학교 동기들 모두 전쟁에 참여했다”면서 “누군가가 우리에게 고마워할 때마다, 나 역시 우리 참전 군인들을 잊지않고 기억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산타클로스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평범하게 보내는 매일매일이 누군가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싶었다”며 “우리는 늘 그 기회를 가진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 페이스북(지나윌버)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미키부터 어벤져스까지 세계 최대 캐릭터 보유 넷플릭스 대항마도 준비

    지난 5일은 세계 최대 콘텐츠 왕국을 건설한 미국 성우 겸 영화감독 월트 디즈니(1901~1966)의 생일이었다. 고향 미 시카고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8㎞ 떨어진 허모사 지역에서 디즈니 생가 복원식이 열렸다. 그 자리에는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 한 마리로 시작됐다는 것을 늘 기억한다”고 되뇌었던 생전 디즈니의 말처럼 올해 탄생 90년이 된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리본 커팅을 하며 왕국의 창조자를 추모했다. 1923년 설립된 회사 월트 디즈니는 내년 상반기 총 713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21세기폭스의 영화·TV 부문 인수합병(M&A)을 마무리 짓는다. 디즈니는 반독점법에 따른 M&A 선결 조건인 미 정부와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미·중 무역전쟁 중 난제로 꼽혔던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도 성사시켰다. 디즈니 왕국이 명실상부 세계 최대 지식재산권(프랜차이즈 캐릭터)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제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디즈니는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에서 도널드 덕, 곰돌이 푸 그리고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엘사, 모아나 등 ‘프린세스 브랜드’뿐 아니라 어벤져스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히어로 시리즈와 스타워즈 시리즈, 엑스맨 판권까지 모두 거머쥔 전무후무한 기업이 됐다. 올해 글로벌 톱10 흥행 영화에서도 블랙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인크레더블2 등 디즈니 작품이 5개로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현재까지 메이저 스튜디오 가운데 10억 달러가 넘는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14편을 보유한 깨기 어려운 기록도 갖고 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투자 콘퍼런스 콜을 통해 넷플릭스 대항마로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에는 마블, 스타워즈, 폭스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킬러 콘텐츠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디즈니의 아성과 물량 공세 판도를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디즈니는 현재 ABC, ESPN 등 방송부터 픽사, 마블스튜디오, 루커스필름, 스튜디오 지브리 등 메이저 영화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고, 내년부터 21세기폭스도 디즈니 제국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이eye]빈곤아동의 행복은 관심에서부터 싹튼다/임경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eye]빈곤아동의 행복은 관심에서부터 싹튼다/임경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나는 오늘 아침 엄마가 차려준 따뜻한 밥을 배부르게 먹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재밌게 놀았다. 오후에는 태권도학원에서 새로운 발차기를 배웠다. 다음엔 더 잘하고 싶다. 이번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갈 예정이다. 주말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모두가 똑같진 않겠지만 대부분 우리나라 아이들의 일기장에 등장할 법한 하루이다. 하지만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는 ‘아동의 빈곤’ 이란 것은 굶주림으로만 알았는데,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 세상은 훨씬 더 비참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7조에 따르면 ‘아동은 제대로 입고, 먹고, 교육받고, 안전한 곳에서 살면서 건강한 발달에 필요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때론 행복하고 튼튼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주변의 여러 친구들은 ‘빈곤’이라는 말의 뜻조차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중 한 명이 캄보디아에 여행을 다니던 중 배가 고프다며 뷔페 앞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도 여행 갔을 때 비슷한 상황을 본적이 있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진 간식의 일부를 나누어 주는 것뿐이었다. 빈곤의 문제는 해외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생활비가 없어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은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부모 없이 거리에 버려진 채 시설에 맡겨지는 유기 아동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맞벌이 부모를 둔 집안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저녁을 잘 챙겨먹지 못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평소 우리가 당연하게만 여겼던 모습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일인 것이다. ‘빈곤’에 대해 고민하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돈이나 제도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 그건 바로 빈곤 아동들을 향한 ‘관심’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외로웠을 그 아이들을 위해 오늘부터라도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어떨까.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할 때 내 친구를 괴롭히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주변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 때 그 친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이자 최선의 방법은 아닐까. 어른들이 할 일도 있다. 보충학습이 필요하나 학원에 다닐 형편이 되지 않는 아동들이 원하는 공부를 더 할 수 있도록 돕는 ‘국립 학원’ 같은 곳을 지어줬으면 좋겠다. 사교육을 조장하자는 것이 아니다. 넉넉한 형편의 아이들만 학원에 가는 것이 아닌, 평등한 교육의 기회와 더불어 결식아동들을 위해 저녁식사까지 챙겨주는 시설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또, 어려운 형편으로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는 빈곤아동을 위해서는 여행경비를 지원해주고, 그 아이의 부모님이 다니는 기업에서는 모처럼만의 가족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특별휴가를 주는 등 빈곤아동을 위한 지원이 확대 되었으면 한다. 그 누구도 차별을 받으며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갈 이유는 없다. 아동이 좋은 환경에서 태어날 수 있는 자유는 없지만,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권리는 있다. 가난하다고 차별받거나 소외받지 않도록, 누구나 평등한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우리가, 그리고 사회가 빈곤아동을 향한 보다 따스한 눈을 갖기를 바란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짱깨·짭새·식모·청소부·아가씨…누군가 들으면 불편한 호칭들

    짱깨·짭새·식모·청소부·아가씨…누군가 들으면 불편한 호칭들

    서울교통공사의 조리원들은 최근 ‘찬모’라는 호칭에 마음을 다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0월 17일 서울교통공사 인사처장 김모씨의 배우자가 정규직 전환 명단에서 빠진 사실을 비판하면서 “김씨의 부인은 서울교통공사 식당 찬모로 무기계약직이었지만 정규직이 됐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찬모’가 ‘남의 집에 고용돼 주로 반찬 만드는 일을 맡아 하는 여자’라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찬모는 반찬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을 여성으로 국한하는 데다 과거 신분제 시대의 인식이 가득 들어 있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찬모’라는 표현을 계속 써 가며 채용비리에 대한 문제제기를 반복했다.●흔히 들을 수 있는 인격 비하 호칭들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 가운데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적지 않다. ‘찬모’라는 표현도 그중 하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권 감수성이 높아졌는데도 여전히 남성중심적인 신분제 사회에서나 쓸 법한 호칭들이 아직 우리의 언어생활 속에 ‘적폐’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조리원인 최모(55)씨는 “요즘에는 일반식당에서도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는데, 공공기관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아직 찬모로 불린다는 사실이 너무도 슬펐다”고 떠올렸다. 이어 “학교 급식을 조리하는 노동자들이 파업했을 때 한 의원이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표현했던 적이 있다”면서 “이런 언어 습관이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는 것을 보면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가사 도우미’를 ‘식모’라고 부르는 것도 인격 비하가 될 수 있다. 청소부와 배달부를 각각 환경미화원과 집배원 등으로 바꾼 것도 그들의 ‘노동 인권’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다.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일하는 김모(30)씨는 “분리수거를 하는 미화원을 ‘분리수거 아저씨’라고 부르고, 쓰레기 수거 업체 직원을 ‘쓰레기 사장님’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회사에서 의무 고용하는 장애인들과 식사를 할 때 ‘미화팀’이 아닌 ‘장애인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면서 “뒤늦게 이런 호칭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닫고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라디오 작가 일을 하는 캐나다 시민권자 이모(36)씨는 “한국에서는 호칭 없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색하고, 호칭 속에 자연스레 상하 관계가 내포되고 갑을 관계까지 설정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 이름을 부르면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 ‘님’이고 누군 ‘아저씨’ 직업명 뒤에 붙는 호칭도 직업별로 다른 경우가 많다. 의사, 판사, 검사, 교수 뒤에는 ‘님’자를 붙이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환경미화원, 경찰관, 소방관, 군인 등에는 ‘아저씨’가 따라온다. ‘의사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군인 선생님’이라곤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노동 조건이 달라서 이런 호칭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특정 직종에 대한 노동 조건이 낮아서 호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님’자가 붙지 않는 직종 종사자들을 ‘님’자가 붙는 직종 종사자와 같은 대우를 해 주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의 취지처럼 교수와 미화원을 동등하게 대한다면 직업 명칭이나 호칭으로 비하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하 교수는 또 “노동자라는 표현만 해도 그렇다”면서 “노동자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외국에서는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도 노동자(worker)로 인식한다”면서 “노동조건 격차가 개선되지 않으면 호칭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칭이 애매할 때는 무조건 ‘아줌마’나 ‘아저씨’로 불리는 사람도 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관공서와 식당과 같은 서비스·판매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6%가 ‘아저씨·아주머니(아줌마)’ 등으로 불렸을 때 ‘불쾌하다’고 답했다. 응답률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37.8%가, 여성은 58.4%가 각각 ‘불쾌하다’고 답했다. ‘여기요·저기요’라고 불렸을 때 불쾌하다는 응답률도 33.9%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설문조사에서는 ‘식당이나 마트 등 서비스 기관과 주민 센터, 병원 등의 공공기관에서 손님이나 방문객이 기관 직원을 부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복수응답 허용)라는 물음에 ‘직함’(과장, 주임 등)이 30.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선생님 19.4%, OO님(이름+님) 17.3%, 여기요·저기요 11.6% 순이었다. 아주머니·아저씨는 2.1%, 어머님·아버님은 0.8%에 그쳤다. ●남편 쪽 식구만 높여 부르는 호칭 차별 결혼 5년차인 신모(34)씨는 결혼 후 시어머니에게 “남편의 동생을 ‘성민씨’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물었다. ‘도련님’보다는 성민씨가 동등한 호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그건 좀 아니지 않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결국 신씨는 둘이 있을 때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시댁 어른 앞에서는 ‘도련님’이라고 부르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도련님’이라는 표현을 거북하게 느끼는 신씨는 빠른 발음으로 ‘도련’만 말하고 ‘님’자를 흐리는 ‘호칭 전략’을 쓰기도 한다. 신씨는 “남편이 제 여동생에게 처제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들만 도련님이라고 부르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의 여동생을 지칭하는 호칭도 논란의 대상이다. 결혼을 앞둔 안모(27)씨는 ‘아가씨’라는 표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씨는 “내가 무슨 조선시대 하녀도 아닌데 남편의 여동생에게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안씨의 어머니인 윤모(52)씨는 “아이를 낳으면 아이 이름을 활용해 편하게 부를 수 있으니 그때까지만 참으라”고 달랬다. 그때가 되면 아가씨를 ‘고모’, 도련님은 ‘삼촌’으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호칭을 생략하려고 눈치작전을 벌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주버님’이라는 호칭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결혼 3년차 김모(33)씨는 호칭을 생략하고 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주버님, 식사하셨어요?”가 아니라 “식사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김씨의 남편도 처가에 가면 가급적 호칭을 빼고 부른다. 김씨는 “남편이 새언니(오빠의 아내)를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게 너무 어색하다고 한다”면서 “서로 불편하니 말을 하지 않거나 호칭을 빼고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한다”고 설명했다. ‘시댁’과 ‘처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도련님’과 ‘처남’, ‘아가씨’와 ‘처제’ 등 시가와 친가의 호칭 차별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올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명절에 성차별 언어나 관행을 겪었다는 응답자는 83.2%에 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국민 신문고에도 차별적인 호칭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한 청원인은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3만여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그는 “여성이 결혼 후 시댁에서 부르는 호칭에는 대부분 ‘님’자가 들어간다. 심지어 남편의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과 남동생은 ‘아가씨’와 ‘도련님’이라고 우대한다. 하지만 남성이 결혼 후 처가에서 부르는 호칭에는 ‘님’자가 붙지 않는다. 장모·장인·처제·처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중심적인 시대상이 반영된 호칭이 여성의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립국어원의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60대 국민 4000명 가운데 65.8%가 배우자의 동생을 부르는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11월 가족·친지 간 언어예절 개선방안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남편의 아래 동기를 부르거나 가리키는 말로 ‘도련님(미혼), 서방님(기혼)’이나 ‘아가씨(미혼·기혼)’를 쓰고 있는데 계속 유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바꿔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5700명 가운데 4945명(86.8%)이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남성(56.8%)과 달리 여성은 93.6%가 바꾸는 것에 동의했다. ‘시댁’에 대응해 ‘처댁’이라는 말을 ‘성(性) 대칭적’으로 새로 만들어 써야 할지를 묻는 조사에서도 여성 91.8%, 남성 67.5%가 ‘된다’고 답했다. ●“내년 상반기 권고안 내놓을 것”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말 2020년까지 진행할 범정부 가족정책인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가족 호칭 개선 작업을 추가했다. 국립국어원도 지난해 실시한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한 ‘표준언어예절’ 손질 방안 연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검토 작업 후 다음주쯤 가족 내 호칭과 관련한 연구 내용을 여가부로 넘길 예정이다. 여가부는 국민이 국립국어원의 연구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12월부터 한 달 정도 국민권익위원회 등과 함께 실시하기로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젊은 세대 여성에게 가족 호칭은 단순히 불편한 정도를 뛰어넘었다”면서 “호칭은 법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쯤에는 권고안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가정에서 활용할 때 이런 방법으로 해 보면 어떻겠냐는 식으로 권고안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홉 살의 첫 친구, 슈슈를 잃고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홉 살의 첫 친구, 슈슈를 잃고

    아홉살이던 2001년, 맞벌이를 하던 부모님이 데려온 작고 하얀 친구, 슈슈. 8년을 살다간 녀석을 생각하면 그저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17살이 되던 해 이사를 가게 되면서 집의 공사기간 때문에 한 달을 집 없이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되었고, 슈슈는 동물병원에 머물게 됐습니다. 아빠의 지인이 하는 동물병원에 맡기느라 집과는 거리가 멀었고, 고등학생인 저는 자주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또한 일하느라 자주 가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한 달이 지나 새 집으로 데려오려고 동물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은 슈슈가 밥을 거의 먹지 않았고, 그게 주인이 너무 오래 두고 가서라고 하셨습니다. 한 달 동안 동물병원 작은 케이지 안에서 먹고, 싸고 너무 힘들었던 슈슈는 새 집에 와서도 일주일간 밥을 먹지 않고,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그냥 계속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던 일요일 아침 슈슈는 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동안 새 공간이 낯설어서 안 먹었구나 싶었습니다. 혹여 잘못될까 싶어 데려간 병원에서는 하루 정도 지켜본 뒤에 검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슈슈야, 검사 잘 받고 내일 데리러 올게.” 문을 나서려는데 ‘왈왈’ 두 번 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드디어 힘을 내는 구나 싶어 안도했는데 다음날 의사선생님은 슈슈가 간이 안 좋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슈슈는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곁에 아무도 없어 무섭고 외로웠을 텐데, 마지막으로 짖은 건 가지말라는 뜻이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때 우리가 이사를 안 갔더라면, 공사를 빨리 마쳤더라면, 먼 동물병원이 아닌 가까운 동물병원에 맡겼더라면... 많은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가족 모두 서툴러서, 처음이어서 슈슈의 마음을 몰라줬던 것 같습니다. 슈슈와 같은 말티즈 백군이를 키우는 지금, 그 마음을 헤아리며 마음이 미어집니다. 사춘기를 함께 보냈던, 첫 반려견이었고 친구였던 슈슈야.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너에게 미안함뿐이야. 너의 이름만 보아도, 쓰고, 듣기만 해도 아직도 울어 나는. 어린 내가 너를 잘 챙기지 못했던 것이 아직도 미안해. 이렇게 생각날 때마다 울면서 기억할게.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너는 좋은 짝꿍이었어. 그립고 또 그리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슈슈야. 고마워. 보고 싶다. 부모님도 아직 너를 그리워 해. 우리 다음에 또 만나면 그 땐 떨어지지 말자.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 슈슈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애니멀구조대] “성범죄자가 개를 학대하고 있어요” 충격 제보

    [애니멀구조대] “성범죄자가 개를 학대하고 있어요” 충격 제보

    “대상자는 O년 O월부터 O년 O월 O시에서 19세 미만 여자 청소년 3명을 강제추행하여 O년 O월 O일 「강제추행」죄로 징역 1년 6월,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4년을 선고받았음.” 경기도 양주시에서 들어온 한 동물학대 제보. 제보자는 견주가 작은 바둑이를 거칠게 다루며 때리려 하기에 달려가 말렸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이웃 상인들도 견주가 개를 위협하고 때리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학대자의 이력이 섬뜩했습니다. ‘성범죄자알림e’ 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보니, 그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차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케어 동물구호팀은 마음이 황급해졌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헌법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며, 무작정 제보만 믿고 특정인을 범죄이력에 근거해 학대자로 섣불리 규정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간 동물학대 현장에서 느낀 것들이 있습니다. 인간에 대해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 동물에게도 무자비하고, 그 역도 성립한다는 것이죠. 마음이 다소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단 현장을 가봐야 했습니다. 케어 동물구호팀은 성범죄자 알림e 시스템을 통해 견주의 거주지를 확보한 후, 제보를 받은 바로 다음날 출동했습니다. 방치된 바둑이 바둑이는 1m 짧은 목줄에 묶여 있었습니다. 집 주변은 잡화와 쓰레기들이 질서없이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생명이 머물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물그릇도 없고, 밥이라곤 에프킬라 통에 음식물쓰레기가 담겨있는 형국이었습니다. 설사 때리지 않았어도 이 또한 학대 현장과 다름없었습니다. 작고 순한 외모의 바둑이는 학대 현장의 여느 동물들처럼 사람을 몹시 경계하는 눈치였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귀가하는 견주를 만났습니다. 이 곳까지 오게 된 경위를 말하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첫 반응은 제보자를 향한 무참한 욕설이었습니다. 자신은 개를 괴롭히지도, 때리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예상한 일이었습니다. 자신의 학대를 단번에 순순히 인정하는 학대자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중요한 발견이 있었습니다. 바둑이는 견주가 조금만 가까이 다가와도 온 힘으로 깨갱거리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구호팀 활동가에게도 그렇게까지 반응하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경기를 일으킨다는 표현이 과한 게 아닐 정도였으니까요. ‘이게 자기를 구해달라는 신호가 아니면 무엇일까.’ 이 개를 구해야겠다는 구호팀의 심지는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이 개를 돌보기 어려우시면, 저희가 데려갈게요.” 견주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견주는 처음에는 거부했습니다. 속뜻을 읽고, 논리 회로를 만들어야했습니다. “아, 비용은 부담 안하셔도 돼요. 저희가 데려가서 돌보고 싶어서 그러는거예요.” 그제야 기다렸다는 듯, 견주는 개를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학대자는 개를 진심으로 아끼지 않으므로, 알맞은 상황이 조성되면 이렇게 순순히 동물을 내어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껌딱지 바둑이는 상태가 좋지 않아보여, 바로 서울 소재 협력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병원 검진 결과는 영양실조, 저체중, 심장사상충. 보살핌이 많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짧은 목줄에 묶여, 학대와 방치에 노출되는 것만이 삶의 전부였을 바둑이. 그간의 상처가 짐작되었습니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활동가에게 껌딱지처럼 딱 붙어있는 모습에 ‘딱지’라는 이름도 붙여주었습니다. 견주와는 그렇게도 떨어지고 싶어했던 바둑이가, ‘딱지’라는 이름까지 얻게 되다니. 바둑이는 사람의 따스한 품이 오래도록 그리웠던 것이 아닐까요. 구호팀 활동가는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동물들은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알아요. 그리고 누구를 믿고 안심해도 될지 잘 알죠.” ▶ 딱지 치료비 및 입원비 후원하기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49550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천이슬, 공백 깬 미모 “연기 집중 위해 사업 접었다”

    천이슬, 공백 깬 미모 “연기 집중 위해 사업 접었다”

    인형처럼 눈에 띄는 미모와 섹시한 몸매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천이슬. 다양한 예능 활동으로 활발하게 대중과 만났던 그녀가 잠깐 우리 곁에서 멀어진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대해 연기에 대한 열망, 배우에 대한 목마름이 커 꾸준하게 연기 공부를 하고 오디션을 보며 지낸 시간이라는, 본인 스스로는 공백기가 아니었다는 답을 한 그녀. 알차게 연기 공부를 해 온 끝에 내년 상반기 영화와 단막극으로 대중과 다시 만날 준비를 마치고 활동에 기지개를 켠 배우 천이슬을 만났다. 총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천이슬은 발랄한 느낌의 데님룩부터 평소 볼 수 없던 시크한 무드를 제대로 소화한 것은 물론 블루톤 니트로 포근한 느낌을 연출하는 동시에 화이트 블라우스와 네이비 스커트로 심플한 느낌까지 두루 오갔다. 화보 촬영 후 마주한 그녀에게 먼저 공백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딱히 어떤 이유가 있던 건 아니다. 소속사를 옮기면서 중간에 텀이 좀 생겼었고 지금 회사로 소속을 옮긴 후에는 연기 공부를 하면서 지냈다”고 답하며 “연기 공부를 하는 사이에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했는데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 하다 보니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커져서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자 주얼리 사업을 정리했다”고 지난 시간을 설명했다. 주얼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며 웃어 보인 그녀는 “내가 직접 만든 주얼리가 생산되고 판매될 때의 쾌감이 엄청나다. 배우 신혜선, 공승연 씨에게 주얼리를 류화영 씨에겐 가방을 협찬했던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다시 활동을 재개하며 먼저 공포영화 ‘폐교’ 촬영을 마쳤다는 천이슬은 “내가 맡은 역은 수동적인 캐릭터지만 숨은 이야기도 있어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촬영 당시 어두운 밤에 복도를 달리는 장면이 가장 두려웠던 경험이다. 스태프들이 등 뒤에 있어서 더 무서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한국-몽골 합작드라마인 ‘패션모델실종사건(가제)’ 촬영도 마무리 지었다고 전한 그녀는 “패션모델 역을 맡았는데 20cm 정도 되는 힐을 신고 워킹하는 장면을 찍었던 게 가장 힘들었다”며 극 중 에피소드 역시 들려줬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천이슬은 연기 하고 싶은 역할도, 작품도 많은 새내기 배우였다. 다양한 작품을 연기하고 싶지만 그중에서도 인상 깊게 본 작품으로 SBS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를 꼽으며 “손여은 선배님 같은 캐릭터의 악역 연기를 해 보고 싶다. 한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런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거 같다”는 설명을 하기도 했다. 연기자로서 피할 수 없는 오디션 탈락 경험에 대해서는 의외로 당차고 굳센 생각을 밝혀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당연히 오디션에 합격하는 것보다 탈락하는 일이 더 많다. 그래도 상처받지 않는 편이다. 부족한 점을 보완할 기회라는 생각이 크다”고 답한 그녀는 “오디션에 탈락하고 힘든 시간이 있어도 배우를 포기하고 싶단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평생 연기를 할 생각이니 순간의 탈락과 힘듦에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연기에 대한 깊은 열정을 드러냈다. 조승우, 박해진의 팬이라는 그녀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수줍은 답을 하며 “롤모델은 손예진, 전지현 선배님이다. 손예진 선배님의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팔색조 매력이 멋있고 전지현 선배님만의 그 아우라와 사랑스러움이 정말 좋다”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녀려 보이는 외모와 달리 혼자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천이슬은 “운동을 좋아하는데 운동도 주로 혼자 하는 편이고 혼자 영화도 자주 보고 밥도 잘 먹는다”며 “성격은 약간 내성적인데 성향은 또 활발한 거 같다. 예능 프로그램도 SBS ‘정글의 법칙’처럼 무언가 만들고 도전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좋다”며 의외의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몸매 관리 팁으로 무엇이든 잘 먹는 대신 적게 먹는 소식을 전수한 그녀는 자상하고 다정한 남자가 좋다는 이상형을 밝히기도 했다. 원래 얼굴은 전혀 보지 않는 편이라 다정한 성격이 1순위라는 자신만의 기준을 전했다. 과거 천이슬의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었던 KBS 예능 ‘인간의 조건’에서 만난 인연들은 그녀에게 소중한 존재인 것 같았다. 김신영, 김지민, 김영희를 비롯해 김숙 등과 꾸준하게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한 천이슬. 그녀는 사소한 일, 인연 등에도 감사함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 한편 어떤 질문에 답할 때도 조심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본인의 답변 하나가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걱정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그녀에게서 안쓰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당차고 소신 있는 그녀의 행보에 잔잔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공약위반→새 판단, 추락→불시착…아베의 언어유희 ‘가관’

    [특파원 생생리포트] 공약위반→새 판단, 추락→불시착…아베의 언어유희 ‘가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1일 중의원(국회)에 출석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그동안 써왔던 ‘징용공’이란 공식 표현을 버리고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바꿔 불렀다. 그는 “과거 국가총동원령법의 징용령에는 모집과 관(官) 알선, 징용 등 3가지가 있었는데 이번 재판의 원고들은 모집에 응했던 것”이라고 이유를 댔다.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 아베 정권 특유의 ‘바꿔 말하기’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우에니시 미쓰코 호세이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을 통해 “징용공을 노동자로 바꿔 부르는 것은 ‘후안무치 화법’에 의한 이미지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문제 전문가인 그는 “아베 정권은 과로사의 증가가 우려되는 노동관련법 개정에 대해서도 ‘일하는 방식 개혁’이라거나 ‘고도(高度) 전문직’과 같은 표현을 붙임으로써 핵심 논지를 회피하는 수법을 써왔다”고 비판했다. ‘이미지 순화’를 위한 아베 정권의 명칭 변경은 과거 정권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당장 지난 5일에도 일본 정부와 여당은 장기방위전략인 ‘방위계획 대강’에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헬기탑재 호위함 ‘이즈모’의 개조 후 명칭에 대해 ‘다용도 운용 호위함’이라는 표현을 확정했다. 다용도 운용 호위함은 공격형 무기인 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려다 반대에 부딪히자 새롭게 고안해낸 표현으로, ‘이미지 조작을 위한 말장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헌법이 금지하는 공격형 항공모함 보유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마이니치는 아베 정권의 표현 변경 사례를 종합한 기획기사를 실었다. 마이니치는 ‘공약 위반’을 ‘새로운 판단’으로, 미군기의 ‘추락’을 ‘불시착’으로, ‘무기 수출’을 ‘방위장비 이전’으로 표현하는 것을 표현 바꾸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카지노를 허용하는 법률을 ‘통합형 리조트법’으로 포장한다든지, 공문서 정보 공개를 막는 법률을 ‘특정비밀보호법’이라고 명명한 것도 비슷한 범주에 넣었다. ‘공모죄’를 ‘테러 등 준비죄’로, ‘전투’를 ‘무력충돌’로, ‘안보법제’를 ‘평화안전법제’로 부르는 것도 일종의 이미지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요구에 의해 새로 시작하는 미·일 무역협상을 ‘자유무역협정’(FTA) 대신 ‘물품무역협정’(TAG)으로 표현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로 지적됐다. 서비스 및 투자 분야를 포함한 폭넓은 시장 개방이 아니라 물품에만 한정된 협상임을 강조해 국민들의 우려와 반감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시국회에서 최대의 논란을 빚고 있는 출입국관리법 내용에 대해 야당과 언론은 ‘사실상의 이민’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외국인재’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 특유의 ‘밥 논법’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논점을 바꾸며 애먼 소리를 연발하는 아베 총리의 해명 방식을 비꼬는 의미의 ‘밥 논법’은 이 단어 자체가 지난 3일 발표된 일본의 ‘2018 신어·유행어 대상’에서 톱10에 꼽혔다. “밥 먹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의미가 쌀밥 자체를 먹었느냐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했느냐”고 물어본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빵이나 떡은 먹었지만) 밥을 먹지 않았다”고 딴청을 부리는 행태에서 따왔다. 사이토 다마키 츠쿠바대 의대(정신과) 교수는 “정치는 표현이 생명인데, 자의적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내려가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치인의 성실함보다는 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현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가치관 때문”이라면서 “정권의 설명에 납득이 되지 않는데도 거짓말에 익숙해져서 눈앞의 문제를 보고도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뉴델리 중년 여성의 기묘한 우주여행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뉴델리 중년 여성의 기묘한 우주여행

    “마침내 내가 무엇인지 알았어. 나는 행성이야.”‘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의 표제작은 카말라의 선언으로 시작된다. 수십년간 아내 카말라를 인자한 어머니이자 전통적인 여성상을 따르는 부인으로만 알아 왔던 람나스의 일상은 어느 날부터 시작된 아내의 기묘하고 이상한 변화로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반다나 싱은 인도 뉴델리 출신의 작가로, 현재 미국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론물리학자이기도 하다. 수학과 물리학의 논리를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무한’이나 ‘보존법칙’ 같은 단편들은 반다나 싱의 전공영역과도 어우러져 과학소설다운 경이감을 맛보게 하지만, 한편으로 그의 작품 속에서 꾸준하고 치밀하게 묘사되는 또 다른 주축은 현대 인도 사회를 살아가며 제도와 관습에 억압받는 개인들의 삶이다. 어릴 때부터 인도 사회에 문제의식을 느껴 사회운동에 참여했던 과거나 육아 때문에 한동안 학계를 떠나 있었던 개인적 경험은 그의 과학소설에 독특한 색채를 더하는 듯하다. 반다나 싱이 가장 세심하게 그려내는 인물들은 ‘변화하는 여자들’이다. 그의 작품에는 남편이 있는 여자, 아이를 키우는 여자, 인도라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일상의 억압을 경험하는 여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 억압을 단순히 받아들이거나 수긍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어느 날 비현실적인 사건에 휩쓸리면서 늘 품어 왔던 세계에 대한 의문을 재인식한다. 때로 여자들은 새로운 세계를 찾아내거나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고, 그때 그들을 억압해 왔던 법칙은 진부한 위력을 잃는다. ‘사면체’의 마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차원으로, 좁은 지구 바깥의 우주로 떠난다. 그곳은 인간이라는 종이 서로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잣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광활한 세계다. “지구에서 우리에게 익숙했던 범주들은 이곳에서는 아무 의미 없어요.” 우주에서 바라보았을 때 작은 점에 불과한 지구의 익숙한 부조리들은 더욱 분명해지고,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부조리를 벗어나거나 혹은 정면으로 마주한다. 반다나 싱의 과학소설들이 먼 미래에서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환상성 가운데서도 세계의 균열과 전복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지금 이 시대의 가장 닫혀 있는 사회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언젠가 진정한 의미의 미래를 만난다면, 그 미래는 미국 항공우주국에 재직하는 백인 남성의 책상 위에서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 미래는 인도 뉴델리에서 남편과 아들을 돌보며 밥을 해 먹이고 빨래를 하는 한 아내의 어느 비일상적인 하루에서 시작될 것이다.
  • 김치·막국수·한천 이야기 듣고 가마솥밥·수삼 튀김·차 맛보고

    김치·막국수·한천 이야기 듣고 가마솥밥·수삼 튀김·차 맛보고

    올겨울 여러 지방의 특산물과 먹거리를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맛집 탐방에서 한발 더 나가 각 지역의 음식 박물관을 찾아가면 식재료와 요리, 식문화에 대한 지식이 쌓인다. 한국관광공사가 ‘맛있는 박물관 여행’이라는 테마로 12월 여행지를 추천했다.①서울 뮤지엄김치간 종로구 인사동의 뮤지엄김치간(間)은 국내 첫 김치박물관이다. 1986년 김치박물관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2015년 삼성동에서 인사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했다. 2015년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11대 음식 박물관’에 이름을 올렸다. 박물관 관람은 김치의 발효처럼 조금 느린 템포가 어울린다. 김치의 유래와 종류, 담그는 도구, 보관 공간 등 관련 유물과 디지털 콘텐츠가 전시돼 있다. 김치 담그는 영상을 보며 추억에 잠길 수도 있고, 맛보고 냄새를 맡으며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4~6층은 테마 공간이다. 커다란 항아리가 벽을 채운 ‘김치마당’에서는 4세기부터 시작된 김치의 역사가 소개된다. 올해 새 단장한 ‘김치사랑방’에서는 부엌에 담긴 김치 이야기가 있고, ‘과학자의 방’은 발효의 과학적인 원리를 알려 준다. 뮤지엄김치간 (02)6002-6456. ②경기 이천 쌀문화전시관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쌀로 유명한 이천쌀의 고장 이천에는 쌀문화전시관이 있다. 국내 쌀 문화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쌀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15세기 말 이천 부사 복승정의 치적 자료에는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하면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쌀로 밥을 지어 먹었는데 맛이 좋아 진상미로 올리게 됐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렇게 시작된 이천쌀의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쌀알이 투명하고 밥에 윤기가 도는 추청 품종으로 생산·수확·저장 과정을 깐깐하게 관리해 품질을 고급화했다. 이천 쌀을 즉석에서 도정해 맛볼 수 있는 것은 쌀문화전시관의 자랑이다. 미리 신청하면 가마솥에 밥을 지어 먹을 수도 있다. 도자기 장인들이 모여 이룬 마을 사기막골도예촌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방과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쌀문화전시관 (031)632-6607. ③강원 춘천 막국수체험박물관 춘천은 막국수를 대표하는 고장이다. 예부터 메밀 요리가 발달한 강원도에서 막국수는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의 별미이자 겨울을 나는 음식이었다. 춘천 출신 작가 김유정의 소설에도 막국수가 자주 등장한다. 단편소설 ‘솟’에는 “저 건너 산 밑 국수집에는 아직도 마당의 불이 환하다. 아마 노름꾼들이 모여들어 국수를 눌러 먹고 있는 모양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 등장하는 ‘눌러 먹는 국수’가 막국수다.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부터 국수틀과 가마솥을 본떴다.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막국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흔히 여름 별미로 생각하는 막국수가 사실은 겨울 음식이라는 등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033)244-8869. ④충남 금산 인삼관 금산은 1500년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삼의 고장이다. 금산은 고려인삼의 종주지다. 기후와 토양, 일교차 등 인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 단단하고 잔뿌리가 발달해 사포닌 함량이 높은 인삼을 생산한다. 금산인삼관은 인삼 문화·역사의 모든 것을 보여 준다. 금산 인삼의 역사와 재배·제조 과정, 과학적인 우수성부터 인삼을 활용한 100여 가지 음식까지 살펴볼 수 있다. 금산읍 중도리 인삼약초거리에는 전국 3대 약초시장으로 꼽히는 금산인삼약초시장이 있다. 금산 인삼과 약재 수백 종이 거래되는 약초거리는 1년 내내 북적거린다. 한 개에 1500원짜리 수삼튀김, 한잔에 1000원인 인삼먹걸리 등을 맛봐도 좋다.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75.⑤전남 보성 한국차박물관 차가워진 바람에 코끝이 아린 겨울이면 따스한 차 향기가 생각난다. 보성은 새잎 돋는 봄에 많이 찾는 고장이지만 겨울에도 인기가 많다. 한가해진 초록빛 차밭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 좋다. 보성은 주변 지역보다 표고가 높아 일교차가 크고 해양성 기후 영향으로 차나무가 잘 자란다. 한국차박물관에서는 차에 대해 배우고, 차와 차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녹차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1~2층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차·다기의 역사와 재배에서 수확까지의 생산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주말에 3층을 방문하면 다례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차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산책로가 있다.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차밭이 빛으로 물드는 보성차밭빛축제가 열린다. 은하수터널과 빛산책로, 디지털차나무 등 빛 조형물은 겨울밤의 낭만을 더할 예정이다. 보성군 문화관광과 (061)850-5215. ⑥경남 밀양 한천박물관 밀양은 식이섬유가 많아 건강식품으로 인기 있는 한천의 본향이자 최대 생산지다. 한천은 우뭇가사리로 만든 우무를 건조한 것으로 양갱이나 젤리에 들어가는 재료로 생각하면 쉽다. 1층 460㎡ 규모의 한천박물관은 작지만 알찬 공간이다. 건강식품으로 유명하지만 제조과정 등은 생소한 한천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우뭇가사리를 세척하는 데 쓰는 세척기, 우뭇가사리를 삶을 때 쓰는 자숙용 가마솥 등이 있다. 박물관 내 체험관에서는 한천을 이용한 먹거리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물관 건너편에는 한천레스토랑, 한천상점 등이 있어 한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한천박물관(밀양한천테마파크) 1577-6526.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동영 “문대통령 혼밥…귀 닫았다는 위험신호”

    정동영 “문대통령 혼밥…귀 닫았다는 위험신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혼자서 밥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소통하지 않는 것은 위험신호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5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최근 불거진 청와대 기강해이와 조국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집권 1년이 지나가면 귀가 닫히는데 그게 문제”라며 “얼마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함세웅 신부에게 전해들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요새 혼자 밥을 먹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 위험신호”라며 “대통령이 어떻게 혼자 밥을 먹나”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조국 수석 감싸기에 나선 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늘어놨다. 그는 “조응천 의원이 조국 수석이 책임져야 한다고 한 것은 1년 반 만에 민주당에서 처음 나온 바른 소리”라면서 “ 여당이라고 해서 전부 거수기나 납작 엎드려 있는 하수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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