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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 연 유시민 “검찰이 언론에 외주 준 것…윤석열, 더 깊이 개입 의심”

    입 연 유시민 “검찰이 언론에 외주 준 것…윤석열, 더 깊이 개입 의심”

    檢 “계좌추적 사실 없어…악의적 허위주장”이동재·한동훈, 검언유착 혐의 전면 부인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4일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언론에) 외주를 준 사건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건 인지 가능성과 관련, “인지 정도를 넘어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의심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이동재에 2월 5일 사건 아우소싱” 유 이사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검사장은 윤 총창의 최측근, 오랜 동지, ‘조국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며 제일 중요한 참모”라면서 “(윤 총장이) 인지 정도를 넘어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의심도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이사장은 지난 2월 5일 무렵을 이번 의혹의 “터닝포인트”로 지목했다. 유 이사장은 당시 “신라젠 행사에서 제가 신라젠 임원들하고 같이 찍힌 사진,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나왔을 법한 자료들을 근거로 (언론이) 제게 질문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2월 5일 언론에 윤 총장이 서울남부지검 신라젠 수사팀에 검사를 보강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나왔다”며 한 검사장과 이 전 전 기자의 녹취록 내용 중에 “‘그때 말씀하신 것도 있어서’ 또는 ‘그때 말씀드린 것처럼’이라고 말하는 것은 2월 5일쯤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그렇게 압박할 수 있었던 근거는 자금조달 방식이 크라우드펀딩이다. 이게 건건이 다 기소할 수 있다”면서 “공소장에 포함돼 있지 않은 크라우드펀딩 건이 몇 건 더 있다”고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그걸로 누군가를 고발하게 해서 언제든 기소할 수 있다”면서 “그것을 (검찰이) 이 전 기자에게 알려줬다고 본다. 2월 5일 무렵에 아웃소싱한 것”이라고 추정했다.유시민 “증거 갖고 안 되니 증언 엮으려 이동재 미결수 만들고 기소 압박한 것” 유 이사장은 검찰이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여기에 2015년 부산대와 신라젠의 산학협동 행사 강연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사태’ 와중에 제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진행했을 때 대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제가 매주 윤 총장의 언행과 검찰 행태에 대해 지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찾자’고 해서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진 것 같다”고 의심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에도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검찰은 입장문을 내고 노무현재단 계좌를 추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검찰은 노무현재단, 유시민, 그 가족의 범죄에 대한 계좌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법 집행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악의적 허위 주장을 이제는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증거를 갖고 뭘 할 수 없으니까 증언으로 엮어보자고 해서 이씨를 데려다 미결수로 만들어 추가 기소 갖고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검찰) 그분들의 세계관, 그분들 삶의 경험에서는 저처럼 장관을 지낸 유명인이 기차를 타고 3시간 가까이 가서 하루를 완전히 집어넣는 일정을 부산대병원에서 했는데 아무 대가도 받지 않고 기차표만 끊어서 밥 한 끼 얻어먹고 왔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검찰수사심의위, 오늘 수사·기소 적정성 판단 ‘검언유착 의혹’은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 대표 측과 접촉해 형사상 불이익을 운운하며 유 이사장의 비위 제보를 강요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거론했다는 지난 3월 MBC 보도로 불거졌다. 그는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10일 사이 이 전 대표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검찰이)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어서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며 취재 협조를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이 기자의 편지를 받고 공포심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7일 강요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으나, 한 검사장과의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에 지휘권을 놓고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외부 전문가와 사건 관계인들을 초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기소 적정성을 판단할 방침이다. 이날 검찰수사심의위에서는 논란이 된 대화 내용뿐만 아니라 수사팀이 확보한 다양한 자료들도 함께 제시돼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재, 녹취록 공개…한동훈 ‘KBS 허위보도’ 고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은 모두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2월 13일 두 사람의 대화 녹취록을 일부 공개하며 “이 기자가 편지를 언급한 부분은 오히려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쓴 것과 관련해서는 한 검사장과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력히 반증한다”고 말했다. 공모했다면 그 자리에서 편지 내용과 발송 시점 등을 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도 ‘이 기자에게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는 취지의 지난 18일 녹취록 보도가 허위라며 KBS 보도 관계자와 허위 수사정보를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해당 기사를 유포한 사람들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KBS는 전날 뉴스9에서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며 곧바로 사과했다. 그러나 한 검사장 측은 “KBS는 고의로 허위 정보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며 고소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을 자처한 제보자 지모씨 등이 ‘검언유착’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공작’을 꾸몄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 측은 지씨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도록 이 전 기자를 유도한 뒤에 이를 ‘검언유착’ 정황으로 만들어 MBC에 제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000만명 관광도시 강화, 이젠 2000만 앞으로

    1000만명 관광도시 강화, 이젠 2000만 앞으로

    서울과 고속도로 연결·교량 건설 주력고려 장터 조성 등 3대 문화재생사업도 중위소득 이하 가구 청소년 식비 지원‘단군콜센터’ 통해 취약계층 건강 챙겨“지난해 강화를 찾은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었습니다. 1000만 관광객은 자치단체로서는 ‘꿈의 목표치’입니다. 관광분야 투자를 더욱 확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살기 좋은 강화를 위한 복지 확충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천호 인천 강화군수가 23일 경기 파주 등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목표로 삼는 ‘1000만 관광도시’를 지난해 이뤄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후반기 임기 동안 관광객 2000만명 돌파를 위해 서울~강화 간 고속도로 건설(2025년 완공), 인천 청라~초지대교 간 김포해안도로 확장(2021년 말 완공), 마송~강화 간 국도 48호선 확장 및 영종~강화 간 교량건설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교동도의 우수한 자연경관을 해발 260m 높이 전망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화개산 지방정원과 민족운동과 종교사를 연계한 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도 내년 말 완공한다. 관광객들이 원도심에도 찾아올 수 있도록 동광직물터 재생사업, 고려시대 장터 조성사업 등 옛것의 가치로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3개 문화재생사업도 추진 중이다. 내년까지 원도심 49곳에 3000여대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만든다. 철책 너머 북한을 조망할 수 있는 산이포 민속마을은 2022년 준공하고 지난해 개통한 해안순환도로와 함께 올해 완성하는 평화관광길은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전망이다. 석모도해상케이블카, AK온천 등 굵직한 민간투자사업들도 추진되고 있다. 유 군수는 ‘살기좋은 강화’를 위해 주민 숙원사업 해결 및 복지에도 관심이 남다르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주요 백화점에 강화산 농특산물 상설판매장을 개설했고, 마을안길에 포함된 사유지를 보상해 소유권 및 통행권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했다. 18세 이하 청소년이 밥을 굶지 않도록 월 15만 5000원을 전국 최초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확대 지원하고, 출산장려금은 2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수도권에서 최고액을 준다. 부족한 어린이 시설 보강을 위해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남산리 일원에 연면적 8904㎡ 규모의 복합커뮤니티 센터를 짓고 있고, 10월에는 연면적 998㎡ 규모의 키즈카페도 문 연다. 고등학교까지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경비(25억원)를 지원하며 서울에 제2장학관을 개관해 강화 출신 대학생들의 서울 생활을 돕고 있다. 60세 이상 인구가 43%를 차지할 만큼 초고령화 지역인 강화군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월 만든 ‘통합컨트롤타워’는 부서 간 연계 협력과 읍면사무소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뒀다. 위기가구를 미리 파악해 신속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한다. 올해 초부터는 ‘단군콜센터’를 운영, 독거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주민의 건강과 식생활을 챙긴다. 유 군수가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다양한 사업들도 마무리 단계다. 갑곳리에 1만 2154㎡ 규모로 조성하는 갑룡공원은 이달 준공을 목표로 마감공사가 한창이며,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남산공원(10만 3240㎡), 관청공원(8만 2661㎡), 북산역사공원(1만 90㎡) 등의 조성공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 군수는 “지난 2년간 있었던 연이은 재난에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준 공직자들과 군정에 적극 협력해주신 군의회, 군민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며 취임 2주년 소감을 밝힌 뒤 “이제 강화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틀이 다져진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오로지 군민을 바라보며 풍요로운 강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당신 아이도 이렇게 먹일 건가요?” 부실 급식에 원희룡 나섰다(종합)

    “당신 아이도 이렇게 먹일 건가요?” 부실 급식에 원희룡 나섰다(종합)

    제주 일부 어린이집 부실급식 의혹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 폭로어린이집 488곳 중 30여 곳 불량 신고급식 문제 신고센터 운영할 계획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 부실급식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지역 어린이집 500여 곳에 근무하는 4000여 명의 보육교사 노동자로부터 부실급식 등에 대한 신고를 직접 받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보육행정 당국의 허술한 점검을 고발하는 한 보육교사의 폭로 글도 공개했다. 해당 보육교사는 “어린이집 식단에 들어가는 식재료는 모두 국산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어린이집 현장점검을 온 공무원은 주방·냉장고·화장실 위생상태, 교직원 건강검진 결과만 확인하고 식재료 원산지는 점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앞으로 어린이집 부실·불량급식 문제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도 보건 당국에 부실·불량 급식과 관련해 대책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보건 당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현장 노동자로부터 직접 부실·불량 급식 사례를 신고받아 재차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보건 당국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원희룡 “제주 어린이집 불량 급식 논란 강력 대처” 원희룡 제주지사는 23일 어린이집 불량급식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원 지사는 이날 도청 집무실에서 자치경찰단과 보육부서, 위생부서 관계자 등과 함께 ‘어린이집 불량급식 의혹제기’와 관련한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자치경찰단과 위생부서, 보육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점검반을 편성, 강력한 특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원 지사는 “우선 시민단체를 통해 신고가 접수된 어린이집 30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통해 고발조치 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말했다. 이에 도는 어린이집에 대한 불시 위생점검을 상설화하고 주방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식단표와 실질 배급식단이 일치하는지 확인토록 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집 급식 공개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해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급식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당신 아이도 이렇게 먹이실 건가요? 앞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제주시내 민간 어린이집 2곳의 불량 급식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모두 2019년 11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촬영된 사진이다. 어린이집 교사가 보육노조에 제보했다. 노조 측은 해당 어린이집은 보육 당국의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을 먹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금속제 식판에 소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이 들어 있는 국, 깍두기 네 다섯개, 짓이겨진 생선 살이 담겨 있었다. 또 반찬 없이 국과 물에 밥만 말아 제공한 사진도 있었다. 제주도내 한 보육교사는 “도내 한 어린이집은 생후 24~27개월 아이들을 상대로 3구 배식판을 통해 식사와 간식을 제공해야 하지만 밥그릇에 국밥만 아이들에게 줬다”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이 있는 날 단 하루만 3구 급식판에 밥과 국, 반찬이 따로 나와 보육교사들과 어린이들이 당황해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는 “급식의 대다수는 죽이었는데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어린이집 식단표는 실상과 너무도 달랐다”며 “학기 초에는 식사 때마다 죽을 새로 만들었지만 이후에는 조리 2시간 후 폐기 원칙도 무시하고 오전 죽을 데워서 다시 오후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제주도 어린이집 부실 급식 강력 대응,급식 앱 사용 의무화 등 추진

    제주도 어린이집 부실 급식 강력 대응,급식 앱 사용 의무화 등 추진

    원희룡 제주지사는 23일 “어린이집 불량급식 문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자치경찰단과 위생부서, 보육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점검반을 편성, 강력한 특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원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집무실에서 자치경찰단과 보육부서, 위생부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어린이집 불량급식 의혹제기’와 관련한 긴급 현안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원 지사는 이번 어린이집 불량급식 사건과 관련 자치경찰과 위생부서,보육부서로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우선적으로 민주노총을 통해 신고가 접수된 어린이집 30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통해 고발 등 강력히 대처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도는 위생부서와 연계한 급식관리지원센터의 어린이집 급식점검에 컨트롤타워 역할에 대한 제도화,어린이집 위생점검 상설화를 통한 수시 및 불시점검,주방 CCTV설치를 통한 식단표와 실질 배급식단 일치 여부 확인,어린이집 급식 공개 앱 개발 및 사용의무화를 통한 학부모에 실시간 급식정보 제공 등과 같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23일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이고 있다고 폭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누구를 위한 주한미군 재편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누구를 위한 주한미군 재편인가

    국방부가 발행한 1990년대의 국방백서에는 주한미군에 대해 “한국이 필요해서 주둔하는 미군”, 일본이나 독일의 미군에 대해 “미국이 필요해서 주둔하는 미군”으로 표기돼 있다. 전 세계 미국의 동맹국 중에서도 이렇게 스스로를 을의 위치로 격하하는 나라가 과연 대한민국 말고 또 있었을까. 2000년대 이후 이런 굴욕적인 묘사는 정부 문서에서 사라졌고 주한미군에 대해 한반도 방위의 인계철선(wire trap)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관리들이 혹시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거나 감축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30년 전 국방백서에서 유전돼 온 관성이 우리를 구속하고 있다. 엄연히 주한미군은 미국의 동북아 지역 패권의 상징이자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방파제다. 더 나아가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전진 배치된 군대로 신속대응 군대로 변모하고 있다. 작년에 출판된 밥 우드워드의 ‘공포(FEAR)-백악관의 트럼프’에는 인상적인 대목이 나온다.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하자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이 미 국방부의 정보를 근거로 철수의 부당성을 주장한다. 북한이 사실상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거의 완비한 상황에서는 주한미군이 미국 본토 방어에 결정적인 존재다. 만일 북한이 불시에 미 본토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알래스카에 배치된 지상 레이더가 이를 탐지하는 데 15분 정도 소요되지만 주한미군은 8초 만에 북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한국은 북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광범위한 서비스를 미군에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주한미군은 미 본토 방어를 위한 조기 역량을 한층 향상시키게 됐으니 철수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말을 들은 트럼프는 더이상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못했지만 “왜 우리가 군대를 보내 한국을 지켜 주냐”며 투덜거리는 비논리적인 습관은 이후로도 버리지 못했다. 예전에는 미국이 한국을 지켜 주었지만, 지금은 한국이 미국을 지켜 주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주한미군 전력 중에서 한반도 방위를 위한 재래식 전력은 이제 얼마 남아 있지도 않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도 철수했고, 최전방의 화력 여단도 언제 철수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2사단마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면 한수 이북에 더이상 미군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남북 간에 재래식 분쟁이 발생한다면 한국 지상군은 미군이 없는 전장에서 홀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반면 미군은 장차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꾸준히 증강해 왔다. 작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 군 장성은 우리 측에 “성주에 배치된 미국의 사드 레이더 전파가 중국군에 수시로 감지됐다”며 사실상 사드가 중국을 감시하고 있다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이미 중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를 초월해 중국 견제를 주목적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한국군은 2030년까지 한반도 인근 2000㎞를 감시권, 500㎞를 절대방위권으로 설정하고 이를 충족하는 목표군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대비 차원의 군사력 증강은 군사 활동의 범위를 대륙으로 확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북한이 미국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방향이 남쪽이 아니라 북극항로이기 때문에 북한의 북쪽까지 감시해야 하는데 한국군도 장거리 레이더와 이지스 시스템, 군사위성으로 그 역할의 일부를 담당하라는 게 미국의 요구다. 당연히 미국은 본토 안보를 한국에 신세지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고 싶어 한다. 미국 주도로 한미일 삼국 군대의 정보 자산이 융합되고 공통의 교전규칙과 공통의 작전상황도(COP)를 운용하게 되면 그 칼끝은 대륙을 향하게 된다. 최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전 세계 미군을 “전구(戰區)별로 최적화하는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는 중국 견제라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구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을에서 갑으로 전환되는 우리는 주한미군 감축을 지렛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겠다는 트럼프의 비논리성에 흔들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 국에 밥만 말아 아이들 먹여 놓고, 서류엔 멀쩡한 식단

    국에 밥만 말아 아이들 먹여 놓고, 서류엔 멀쩡한 식단

    ▲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제공한 점심(제주평등보육노조)▲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제공한 점심(제주평등보육노조)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는 이달 초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설치 급식소에 대한 위생 점검에 나서면서 현재 제주지역 어린이집에서도 대대적인 위생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제주도 보육행정 당국의 전수조사에 대해 벌써 보여주기식 점검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일부 어린이집에서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른 내용의 급식 관련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거나,부랴부랴 실제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료를 숨기고,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인 급식실 청소를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실 급식을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식판에 두어 수저 분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생선 살과 깍두기 조금이 전부였다. 노조는 특히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급식과 관련한 어린이집 시설 운영을 감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어린이집 부실·불량급식 문제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센터는 제주지역 어린이집 500여 개소에 4000여 명에 달하는 보육교사 노동자로부터 직접 신고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조는 “앞으로 현장 노동자로부터 직접 부실·불량 급식 사례를 신고받아 재차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보건당국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1년 내내 물에 만 밥”...제주 일부 어린이집 부실 급식 논란

    “1년 내내 물에 만 밥”...제주 일부 어린이집 부실 급식 논란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급식의 양과 질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정부는 이달 초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설치 급식소에 대한 위생 점검에 나서면서 현재 제주지역 어린이집에서도 대대적인 위생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제주도 보육행정 당국의 전수조사에 대해 벌써 보여주기식 점검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른 내용의 급식 관련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거나, 부랴부랴 실제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료를 숨기고, 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인 급식실 청소를 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실 급식을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식판에는 두어 수저 분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 생선 살과 깍두기 조금이 전부였다. 노조는 특히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급식과 관련한 어린이집 시설 운영을 감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어린이집 부실·불량급식 문제 신고센터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센터는 제주지역 어린이집 500여 개소에 4천여 명에 달하는 보육교사 노동자로부터 직접 신고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가족 안에서 어떤 답답함들이 팽창되고, 그 안에서든 밖에서든 제가 받았던 폭력적인 이미지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그런 기억들이 저한테는 연기적인 요소가 되더라고요. 특강이나 강의를 할 때도 배우들의 감정에 제일 우선적으로 있어야 하는 건 ‘분노’라고 얘기해요. 그 분노의 감정을 꺼내는 작업이 끝나면 웃음이나 다른 어떤 건강한 것도 그것으로부터 연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올해부터 한국영상대(구 공주영상대) 연기과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양익준(45) 감독. 2009년 독립영화 ‘똥파리’로 12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독립영화계의 영원한 스타다. 똥파리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가히 당대의 똥파리 신드롬은 눈부셨다.  모교로 돌아온 그가 똥파리 이후 11년의 공백을 학생들과 함께한 65분짜리 비공식 장편영화, ‘병신들의 향연’으로 채워 지난 9일 시사회까지 마쳤다. 비록 전문 영화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아니었지만 본인과 학생 포함 제작인원 8명, 하루 제작비 9만 원, 총 7회 차 촬영치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명색이 감독이고 연출하는 놈인데 교실에서 카메라 실습만 하는 게 자존심도 상했고 학생들과 일주일에 몇 신 씩 써서 한 번 찍어보자고 했죠. 이 친구들이 어떤 아픔들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많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조금씩 시나리오를 쓰면서 찍었죠. 그냥 수업 실습으로 시작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 친구들이 프로듀서, 조감독 1인 3역, 4역까지 했어요. 이렇게 촬영 7회 차 만에 장편 영화가 나왔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틈틈이 예능에도 출연하고, 2017년에는 일본 감독 키시 요시유키의 영화 ‘아, 황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늘 연기와 연출에 대한 본능의 끈을 더 강하게 당기며 살고 있는 양감독을 한국영상대 푸른 잔디밭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아직도 알아보는 분들 있는지중고등학교 때 제 영화를 본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20대 후반이 돼서 알아보기도 해요. 근래는 SBS 불타는 청춘이란 예능에 나왔더니 50~60대 연령대 분들께서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Q) 연기는 어쩌다 입문하게 됐는지상업고등학교를 나왔어요. 특별한 기술은 없고 펜글씨 자격증 3급 있는 게 전부였죠.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나갔는데 아이들 장난감 파는 외판원, 용산전자상가에서 세탁기, 냉장고 배달하는 일 등을 했어요. 아버지가 가구점을 해서 가구배달을 중학교 때부터 했기 때문에 100kg 이상 되는 물건들도 아저씨들이랑 같이 나르고 했죠. 공사현장 막노동은 특별한 이유없이 제 몸을 소진시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필요했던 일이었던 거 같아서 했나 봐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 SBS 창사특집 꾸러기 콘테스트에서 춤으로 연말결산 2등을 한 거예요. 부러운 마음에 ‘너희들이 가수를 하니깐 나는 탤런트를 하겠다’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했죠. 그렇게 내뱉은 말이 영화나 연기 등을 해나가게 한 거 같아요. 바보 같은 저의 어떤 부족한 공간을 채우고 싶다는 열의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영화 ‘똥파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기타노 다케시가 ‘가족은 누가 보고 있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란 얘기를 했거든요’ 피를 나눈 사이들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들보다 더 심각한 오류와 갈등 속 환경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부분들이 서른이 넘어도 빠져나가지 않더라고요. 막말로 뭔가 죽여 버리고 싶다는 마음속 ‘악’이 생겼죠. 그렇다고 제가 누군가를 때려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 걸 연기로 해갈하고 싶었는데 연기로는 좀 어려웠던 거 같고 연출로 내가 글을 써서 내 안에 있는 어떤 응어리나 악 같은 것들을 한 번 내놓아보자 했던 것이 똥파리란 영화를 연출하고 연기하게 됐죠.(Q) ‘똥파리’ 완성 후, 가족이란 단어에서 오는 심적 부담이 사라지고 비로소 소통이 생겼다고 했는데어렸을 때부터 앞집, 건넛집, 옆집 다 시끄러웠던 거 같아요. 당시가 전두환, 노태우 시대였는데 시대적인 억눌림이나 꼭두각시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서민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어떤 답답함을 뱉을 길이 없다보니깐 그게 가족 안에서 풀어 헤쳐졌던 거 같아요. 그 모순이 저한테도 성장하면서 제일 큰 영향을 끼쳤고 그 힘들고 아픈 부분이 저한테 지금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이라는 직업을 갖게 만든 아이러니하고 재밌는 상황 같아요. (Q) 각 종 국제영화제 38여 개의 상을 휩쓸었는데이 영화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도 몰랐죠. 하여튼 엄청 많이 보셨어요. 공식적으로는 12만 명 넘게 보셨는데 비공식적으로는 주변에서 똥파리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안 본 사람은 없다 싶을 정도로 온라인 쪽으로 많이 보셨죠. 새로운 배우들도 여럿 등장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환영해 주셨어요. 가족이란 테마는 전 세계적이잖아요. 해외 영화제에서도 영화가 끝난 후에 저한테 다가오셔서 꼭 끌어안아 주셨던 분들도 계셨죠. 정말 많은 나라들의 영화제에 갔었고 그곳에서 가족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나눴던 거 같아요.(Q) 제작사가 돈을 싸들고 찾아왔다는데돈을 싸들고 온 적은 없고요. 시나리오는 3~4백 편 받았어요. 엄청난 작업을 하자고 제의를 받기도 했었죠. 근데 똥파리 딱 끝내고 나서 2009년 개봉 후 하순부터 정신이 나가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온 거죠. 인간이 쓸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니깐 머리의 퓨즈가 딱 끊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제작비 1000억 원에 연출비 100억 원을 줘도 못하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10년 정도 이렇게 있었죠. 예능 출연 요청도 엄청 왔어요. SBS 정글의 법칙, tnN 더 지니어스, 별게 다 들어왔는데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틈틈이 일본 영화에는 3~4편 정도 출연했어요. 연출 제의받은 작품도 4~6개 되는데 거절했더니 대신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서 연기하러 해외로 나갈 예정입니다.(Q)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했는지CJ에서 1500만 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3500만 원, 아버지한테 3500만 원,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오정세란 배우한테 350만 원 그리고 친구들한테 얼마씩 모아서 만들었죠. 똥파리 여자 주인공 집이 제가 7년간 살던 집인데 돈이 정말 없어서 그 집 전세보증금 빼서 찍었죠. 마지막엔 정말 돈을 구할 데가 없어서 촬영 35회 차(총50회 차)때 모든 스태프들을 내보냈어요. 나머지 15회 차는 친척들, 친구들 불러 스태프도 하고 연기도 하게 하면서 마무리했죠. 지원받은 5천만 원 제외하고 1억 3천만 원 빌려 준 사람 이름을 집 벽에다 1~2년 적어 놨죠. 극장 돈이 좀 늦게 들어왔지만 순차적으로 하나씩 갚으면서 지웠죠. 수익이 크지 않아서 이자를 주지는 못했어요. (Q) 수중에 있던 15만 원으로 눈물젖은 삼겹살 파티돈이 없어 더 이상 촬영할 수 없게 됐어요. 35회 차 찍기 전날 팀을 해산하려고 했죠. 당시 PD하고 저하고 끌어 모은 돈이 15~20만 원 정도 왰어요. 그날 촬영 끝나고 값싼 삼겹살 먹으면서 ‘자, 오늘부터 여러분 삶의 1순위는 똥파리가 아닙니다. 다시 여러분들 삶의 1순위로 돌아가십시오’라고. 조감독은 펑펑 울고, 화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냥 슬펐어요. (Q) 당시의 풋풋했던 스태프들에 대한 기억은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 영화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어두운 건 아니었어요. 저도 피에로 기질이 있어서 ‘텔미텔미’하면서 춤도 추고 그랬죠. 연기는 연기일 뿐이니깐요.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에 제가 같이 영화할 사람 찾는다는 글을 올리자, 제 팬이었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같이 도와주기도 했어요. 한 번은 가짜 망치를 만들어 오라고 요청했더니, 사비 15만 원을 들여 강도 80%의 진짜 망치를 만들어 온 거예요. 예상치 못한 거였지만 너무나 고마웠죠. 이런 얘기 하는 건 좀 그렇지만 등신 같고, 없는 놈들끼리 만드는 건데 화날 일도 짜증 날 일도 없었죠.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배웠던 건 따뜻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영화도 결국은 인간이 만드는 거니깐요. 당시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들, 아직도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Q) 빚쟁이 짜장면 남자로 나왔던 오정세, 어떤 사람인지고속도로도 길이 나뉘잖아요. 같은 고속도로지만 오정세가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다면 저는 다른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는 거죠. 한동안은 엄청 많이 만났었죠. 서로의 길을 가다 결국 다시 만날 거 같아요. 어쨌든 도로는 연결돼 있을테니깐요. 사실 오정세는 똥파리 전에 43분짜리 ‘바라만 본다’(2005)라는 제 영화에 출연했어요. 제가 너무 존경할 정도로 훌륭한 배우예요. 이 친구는 자신의 연기를 뛰어넘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는 친구예요. 영화 준비할 때, 항상 도서실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연구할 정도로 제가 본 배우 중에 제일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죠. 햄버거 CF도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Q) <똥파리>에서 본인(상훈)을 죽인 여주인공의 남동생은 영화 <박화영>의 이환 감독이환 감독은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들과 교류를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배우에게 어떤 캐릭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든가 하면 연기적인 한계를 느끼거든요. 그러면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연출이에요. 이완 감독도 그런 수순을 밟았다고 보고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 영화도 이미 끝났다고 들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좀 늦어지는 거 같은데, 에너지가 많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영화를 계속 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Q) ‘불타는 청춘’에선 보인 끼는 어디서 나온 건지예능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원래 그렇게 놀아요. 빨리 친해지려면 제가 장난도 많이 쳐야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야지 빨리 친해질 수 있잖아요. 가끔씩 이렇게 출연하면 시골 바람도 쐬고 누나 형들하고 같이 밥도 해먹고 그러는 게 마음이 좀 편안한 부분도 있죠. (Q) 학생들에게 연기에 있어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액션’하는 순간, 카메라 밖의 세상과 카메라 안의 세상이 분리가 되고 스태프들은 절대 그 차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게 되죠. 카메라는 거짓도 빨아들이고 진심도 바로 빨아들이거든요. 마치 거울처럼 말이죠. 사는 게 거짓이면 거짓말하는 사람인 거잖아요. 연기를 하면서도 거짓말하지 말자. 진심으로 하자. 그게 제 모토죠. (Q) 자신의 DNA를 후세에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 있는데과거엔 저의 DNA를 갖고 있는 다음 세대가 태어나지 않기를 바란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장가가고 싶어요. 상황이 되면 아이도 낳고 싶고. 한 번은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 같아요. (Q) 나에게 꿈이란초등학교 때 대통령, 박사가 되고 싶었었던 것 외엔 꿈이 거의 없었어요. 똥파리라는 영화가 혹시 나도 모르는 내 무의식의 꿈은 아니었을까, 이 녀석이 이렇게 현실화됐는데 그렇다면 내 꿈은 이뤄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꿈을 구체적으로 갖느냐 안 갖느냐는 각자의 판단이고 개인적으론 꼭 갖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원미경에게 가족이란 “멜팅 포트 아닌 샐러드 볼”

    원미경에게 가족이란 “멜팅 포트 아닌 샐러드 볼”

    언니 둘에 자식 3남매… 나랑 닮아구성원 하나로 녹아든 가족보다각자 개성 인정하는 모습이 좋아늙어가는 모습에 맞는 역할 원해 하나로 올려 묶은 머리, 화려하지 않은 단색 옷, 화장기 없는 얼굴. 30년 넘게 세 자녀를 키우며 집안을 돌본 중년 여성의 평범한 모습이다. 2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의 이진숙은 배우 원미경을 통해 이렇게 표현됐다. 원미경은 ‘가족입니다’ 촬영을 모두 끝낸 후 미국 집으로 돌아갔다. 출국 직전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서른한 살 딸을 둔 엄마이니, 주름도 있고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늙어가는 내 모습에 맞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1978년 데뷔 후 1980년대 가장 ‘핫한’ 여배우였던 원미경은 2016년 드라마 ‘가화만사성’으로 14년 만에 복귀했다. 공백을 깬 이후에는 따뜻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엄마를 맡아 왔다. 화려한 역할보다 잘 녹아들 수 있는 작품에 손이 갔기 때문이다. “저처럼 자연스러운 것도 나름의 멋이 있다고 생각해요. 늙어가는 게 게으르거나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저는 저대로, 또 잘 가꾸는 분들은 그 매력대로 각자의 다양성이 인정받았으면 해요.” ‘가족입니다’는 최근 작품 중에도 가장 일치율이 높았다. 언니가 둘 있고, 2녀 1남 세 남매를 둔 점이 그렇다. 미국에서 받은 대본은 자신의 상황과 닮아 더 마음을 울렸다. “나랑 너무 똑같다 했어요. 방송 보면서도 느꼈지만 극 중 첫째 은주랑 둘째 은희가 투닥거리며 싸우다가도 화해하는 장면이 어찌나 와닿던지.” 출생의 비밀, 위장결혼 등 자극적 소재에도 호평이 나온 데는 현실적인 대본과 배우들의 몰입 덕분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특히 졸혼 선언 뒤 사고로 부분 기억 상실에 걸린 남편 상식(정진영 분)과 설렘을 되찾는 과정에 대해 “청년과 연기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진영씨가 해바라기 꽃을 들고 저한테 뛰어오는 장면이 있어요. 어쩜 그렇게 청년처럼 맑은지, 꽃이 시들 정도로 촬영을 반복했는데도 늘 열심인 모습에 저도 배웠어요.” 원미경은 드라마 ‘애인’, ‘눈사람’ 등을 연출한 이창순 전 MBC PD와 1987년 결혼한 뒤 200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동안 가족이 전부였지만 차츰 가치관이 변했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녹아드는 ‘멜팅 포트’에서, 각자 개성을 인정하는 ‘샐러드 볼’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전에는 가족애가 너무 강해서 내 주장만 하고 다른 가족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각자를 봐줄 수 있는 마음이 됐다. 촬영으로 몇개월 한국에 혼자 머물며 난생 처음 ‘혼밥’을 했다는 그는 이제 미국에서 가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이들도 직장에 가면 혼자 밥을 먹겠구나. 그 외로움을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됐어요. 그리웠던 가족과 함께 지내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돌아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유명 셰프와 함께… 은평 어르신 입맛 돋운 ‘孝도시락’

    유명 셰프와 함께… 은평 어르신 입맛 돋운 ‘孝도시락’

    최현석·여경래·박은영 등 나눔 동참독거노인 등 300명에게 영양식 전달외출 제한된 상황서 심리 방역 효과“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 셰프들이 만든 도시락이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어르신들께 큰 위안이 될 겁니다.” 21일 서울 은평구청 구내식당은 오전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300여명을 위한 도시락을 만드느라 붐볐다. 은평구가 사단법인 나눔문화예술협회와 함께 구내식당에서 ‘웰메이드 도시락’ 나눔 행사를 진행한 것. 최현석, 여경래, 박은영 등 유명 셰프들이 나서 도시락을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도시락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전달됐다.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현장을 찾아 도시락 포장을 돕고 셰프들을 응원했다. 도시락은 밥, 소불고기 전골, 나물류, 전류, 김치, 멸치볶음, 김 등 식사와 방울토마토, 포도, 귤, 떡 등 후식으로 구성됐다. 식자재는 나눔협회, 은평구사회복지협의회, 장승F&F의 기부로 마련했다. 김 구청장 역시 급여의 일부를 보탰다. 은평구 관계자는 “도시락을 받는 사람의 연령에 맞춰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제철 식단으로 구성했으며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행사를 주최한 유현숙 나눔협회 이사장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우리 이웃들을 응원하기 위해 코로나 극복을 위한 웰메이드 도시락 나눔을 지난 3월 24일부터 매주 진행하고 있다”며 “유명 셰프들이 정성껏 만든 도시락이 드시는 분들에게 희망과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도시락 배달은 은평어르신돌봄통합지원센터와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의 생활지원사들이 맡았다. 최 셰프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요리인데 잘할 수 있는 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게 참여했다”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해 우울하고 답답할 텐데 유명 셰프들이 만든 도시락이 ‘심리 방역’이 될 것 같다”며 “도시락으로 기운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행사를 주최한 유 이사장을 비롯한 나눔협회 관계자와 최 셰프 등 행사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오늘 행사로 온정과 이웃 사랑의 마음이 우리 지역 곳곳에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눔협회는 사회의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교육은 필수?’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꼭 보아야 할 교육자들의 이야기

    ‘사교육은 필수?’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꼭 보아야 할 교육자들의 이야기

    흔히들 사람들은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를 두고 “친해질 수 없는 적대적 관계다”, “학교 선생님은 학원 강사보다 못 가르친다”라고 말하곤 한다. 이러한 그릇된 선입견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사유에도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실제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로 활동하는 이들에게도 마치 첨예한 대립적 감정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구조를 양산하기도 한다. 그들은 정말 서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걸까? 우리가 진정 그들을 제대로 알긴 하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을 계기로, 학교 선생님으로 근무 중인 4년 차 초등 교사 채승현 씨와 9년 차 영어 강사 김지원 씨에게 직접 속마음을 물어보았다.코로나로 인해 초중고 수업에 큰 차질이 생겼는데, 최근 근황은 어떤지? 김지원 강사: 올해 3월까지는 출강을 나갔었지만, 사실 현재는 출강하고 있는 학원이 없다. 그래서 더 자유롭게 학원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최근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는 학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학원 강사분들은 수입 측면에서 조금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채승현 교사: 현재 초등학교는 학급당 홀짝제를 운영해서 홀수 학생들이 등교를 하면 짝수 학생들은 온라인 학습을 하는 상태이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도록 하고 밥 먹을 때만 벗게 한다. 학생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지 못하게 거리를 유지시키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서로 띄엄띄엄 자리에만 앉아 얼어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평소 학교 선생님/학원 강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김지원 강사: 보통 서로에 대해 어떤 ‘억하심정’ 같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나는 정반대 입장에 있다. 학교 선생님들이야말로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있어 선생님의 역할이 누구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학원 강사는 학교 선생님에게 있어 ‘동반자이자 조금은 질투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강사분들의 수업 영상을 통해서 도움을 얻기도 하고, EBS 영상과 같은 교육 영상을 참고를 하거나 사용할 때도 있기 때문에 동반자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엄청난 학원 숙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이들에게 있어 학교보다 학원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 조금은 질투심이 나기도 한다. 직접 학교 선생님/학원 강사가 되어보니 어떤지? 김지원 강사: 우선 기본적으로 ‘학원에는 장사꾼들이 많구나’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분명 계시지만, 적어도 나의 경험상으론 그렇다. 학원 강사로서 아이들과 자주 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한 학원의 원장님께서 “그럴 시간에 강의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라”라는 발언에 속상해서 정말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 뒤로도 아이들을 정말 돈으로만 보시는 분들을 학원가에서 여럿 보게 되자 많은 충격을 받았었다. 채승현 교사: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될 줄 알았는데 다른 업무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례로 체육 업무를 맡으면서 운동회 준비를 한다고 여러 업체들을 알아보고 물품을 구매한다고 여기저기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수업 이외의 업무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각자에게 ‘학부모’란 어떤 존재인지? 김지원 강사: 학부모는 ‘고객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모든 해결의 핵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찾아오는 많은 학생들을 보면 공부를 못하게 되는 이유가 공부를 하는 방법이나 습관 등 공부 자체에 있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부모님 간의 어떤 이혼 등의 문제나 친구관계 문제, 이성관계 문제 등 학생 주위의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을 못 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부모는 이러한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가 학부모와 학생을 모시고 셋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너무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결국 학부모는 학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쥐고 있고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나에게 있어 학부모란 ‘상당히 조심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으로서 학부모를 대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올 때면 심장이 두근대기도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전달한 사실들이 학부모들에게 왜곡되어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생각하게 되면 아이들에게도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게 된다. 마치 내게 있어서는 현재 30명의 무서운 상사가 계신다는 것과 같다.(웃음)민감한 그 주제, ‘사교육은 필수인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지원 강사: 사교육은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기 위해서, 혹은 보충하기 위해서 듣는 사교육이면 괜찮다. 하지만 ‘남들이 가는 학원이니까’, ‘집에 있으면 놀 것 같으니까’라는 식의 생각을 지닌 학생들은 학원에 오더라도 본인이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사교육이 절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학습 수준에 따라서 ‘하고 싶은’ 사교육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보다도 특히 학부모들이 알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강제적으로 학원에 보낸다고 해서 그것이 학원 강사에게도 좋은 일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안 하려는 아이와 그 아이를 이끌고 수업을 해야 하는 학원 강사의 고달픔도 존재한다. 학부모분들이 학생들을 강제로 학원에 보내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모든 학생들이 모두 같을 순 없기에 실력이 월등하여 더 노력하고 싶은 친구나, 실력이 부족해서 더 키우고 싶은 친구들만 사교육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이 주제에 대해 학급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와 토론까지 진행해 봤는데 결과적으로 반 29명 학생들 중에 2명 빼고 모두 학원을 다니고 있고, 4개 이상의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4명이나 있었다. 또한 ‘학원을 왜 다니는가?’에 대한 설문에서는 ‘스스로 원해서’라는 항목에 체크한 학생들이 제일 많았지만 대부분 피아노와 미술 등 예체능과 관련한 학원이었고, ‘부모님의 강요’ 항목에 체크한 학생들도 많았다. 물론 강요로 다니는 학원들은 대체적으로 영어나 수학 등 중요 교과목 관련 학원들이었다. 학생들과의 토론에서도 ‘학원을 다니는 것이 도움은 되지만 꼭 다닐 필요는 없다’라고 결론이 도출되었는데, 선생님 입장에서 학생들의 결론이 상당히 공감되었다. 나 또한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채우기 위해 부모님께 ‘학원을 다니고 싶다’라고 말씀드리는 건 괜찮지만, 무작정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학원 강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김지원 강사: 첫 번째로, 돈만 좇으려는 분들에게는 학원 강사를 권해드리고 싶지 않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칭하는 만큼 특히나 청소년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돈이 우선인 사람은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진심이 아이들에게도 분명히 전달되기 때문에 더욱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학원 강사라는 직업을 쉽게 보고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모든 강사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인데, ‘나 미국에서 살다 왔는데’, ‘나 캐나다에서 살다 왔는데’, ‘강사나 해볼까?’라며 강사에 도전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학원이라는 업계는 그렇게 녹록지 않다. 내가 열심히 대비하고 노력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강사로서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자신만의 스킬이나 방법을 고민해보지 않고 무작정 강사를 준비하려는 분들에게는 강사라는 직업을 쉽게 봐선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채승현 교사: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되는 존재인 만큼, 자신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나는 반 학생들에게 “조용, 쉿!”이라는 말과 함께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다 대는 제스처를 많이 사용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학생들끼리 “조용, 쉿!”이라며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는 모습을 보고, ‘나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게 되었다. 결국 학교 선생님이라는 역할은 보람도 많이 느끼지만 책임감도 같이 느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사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 김지원 강사: 평소에도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 모두 서로 대립하고 적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실 굉장히 비슷한 점들이 많고 많은 부분들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대화를 나누어 보니 ‘역시 나의 생각이 맞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화로 인해 강사로서 학교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 많이 존중하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채승현 교사: 학원 강사에 대해 평소에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학원 강사분들도 엄청 고생하시는구나,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교육과 공교육이라는 이중 잣대로 생각하기보다는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 모두 ‘교육자’라는 측면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도 같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강사분들과 소통하면서 지낼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학원 강사분들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나에게 ‘교육자’란? 김지원 강사: 교육자란 ‘다리(Bridge)’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한 가정에서 자라더라도 부모님과 자녀 사이의 문제, 학생들의 친구, 이성문제 등이 점점 더 벌어지는데 이 문제를 잡아줄 수 있는 존재가 ‘선생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교육자라면 가정 안에서 혹은 친구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을 잘 지켜봐 주고 보듬어 주고, 그들이 더 나아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자라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나에게 있어 교육자란, ‘두 발 자전거를 처음 가르쳐줄 때의 부모님’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거창한 멘트라고 비웃으실 수도 있지만,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뒤에서 부모님이 잡아주시다 어느 순간 ‘탁!’하고 놓아주시듯이, 학생들이 언젠가는 나의 곁을 떠나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답변하게 되었다.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에게는 사실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강사는 자신의 수업이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으며, 학원이라는 집단에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인과관계에 놓여있다. 반대로 학교 선생님은 해마다 같은 내용의 암기화된 교과목들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야 하는 환경과 수업 이외의 넓은 범위의 업무(인성 교육이나 체육 활동, 놀이, 상담 등)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수업에만 온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그들 모두가 ‘교육자’라는 점이다. 일부 학생들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강사 업계 관련자들이나, 학교 선생님으로서 도리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업무에 불성실한 교사들로 인하여 교육자라는 본질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제자들이 무사히 가르침을 받고 사회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 아이들에게 있어 교육자라는 역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지려는 이들의 마음은 강사나 교사 구분 없이 하나같이 같은 ‘스승’의 마음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교육 현실에 힘든 사태들이 발생되고 있는 지금, 학부모와 학생들은 두말할 것 없이 학교 선생님과 강사 모두 힘들고 지쳐있는 상황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시기에 학생들에게 누구보다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격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싶다. 글/편집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촬영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원미경 “가족, 멜팅팟 아닌 샐러드볼…혼밥하며 자녀 마음 이해”

    원미경 “가족, 멜팅팟 아닌 샐러드볼…혼밥하며 자녀 마음 이해”

    tvN ‘가족입니다’ 엄마 이진숙 열연“언니 둘에 자식 3남매 나와 닮아각자 개성 인정하는 가족모습 좋아자연스레 나이들며 맞는 역할 할 것”하나로 올려 묶은 머리, 화려하지 않은 단색 옷, 화장기 없는 얼굴. 30년 넘게 세 자녀를 키우며 집안을 돌본 중년 여성의 평범한 모습이다. 21일 종영하는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의 이진숙은 배우 원미경을 통해 이렇게 표현됐다. 원미경은 ‘가족입니다’ 촬영을 모두 끝낸 후 미국 집으로 돌아갔다. 출국 직전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서른한 살 딸을 둔 엄마이니, 주름도 있고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늙어가는 내 모습에 맞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1978년 데뷔 후 1980년대 가장 ‘핫한’ 여배우였던 원미경은 2016년 드라마 ‘가화만사성’으로 14년 만에 복귀했다. 공백을 깬 이후에는 따뜻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엄마를 맡아 왔다. 화려한 역할보다 잘 녹아들 수 있는 작품에 손이 갔기 때문이다. “저처럼 자연스러운 것도 나름의 멋이 있다고 생각해요. 늙어가는 게 게으르거나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저는 저대로, 또 잘 가꾸는 분들은 그 매력대로 각자의 다양성이 인정받았으면 해요.” ‘가족입니다’는 최근 작품 중에도 가장 일치율이 높았다. 언니가 둘 있고, 2녀 1남 세 남매를 둔 점이 그렇다. 미국에서 받은 대본은 자신의 상황과 닮아 더 마음을 울렸다. “나랑 너무 똑같다 했어요. 방송 보면서도 느꼈지만 극 중 첫째 은주랑 둘째 은희가 투닥거리며 싸우다가도 화해하는 장면이 어찌나 와닿던지요.” 출생의 비밀, 위장결혼 등 자극적 소재에도 호평이 나온 것은 현실적인 대본과 배우들의 몰입 덕분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특히 졸혼 선언 뒤 사고로 부분 기억 상실에 걸린 남편 상식(정진영 분)과 설렘을 되찾는 과정에 대해 “청년과 연기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진영씨가 해바라기 꽃을 들고 저한테 뛰어오는 장면이 있어요. 어쩜 그렇게 청년처럼 맑은지, 꽃이 시들 정도로 촬영을 반복했는데도 늘 열심인 모습에 저도 배웠어요.” 원미경은 드라마 ‘애인’, ‘눈사람’ 등을 연출한 이창순 전 MBC PD와 1987년 결혼한 뒤 200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동안은 가족이 전부인 삶이었지만 차츰 가치관이 변했다고 한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녹아드는 ‘멜팅 팟’에서, 각자 개성을 인정하는 ‘샐러드 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전에는 가족애가 너무 강해서 다른 가족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각자를 봐줄 수 있는 마음이 됐다. 촬영으로 몇개월 한국에 혼자 머물며 난생 처음 ‘혼밥’을 했다는 그는 이제 미국에서 가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이들도 직장에 가면 혼자 밥을 먹겠구나, 그 외로움을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됐어요. 그리웠던 가족과 함께 지내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돌아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국 석유메이저 셰브런, 노블에너지 인수…코로나 사태 이후 에너지업계 최대 빅딜

    미국 석유메이저 셰브런, 노블에너지 인수…코로나 사태 이후 에너지업계 최대 빅딜

    미국 석유업체 셰브런이 미 석유·가스업체인 노블에너지를 50억 달러(약 6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에너지산업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최대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셰브런은 20일(현지시간) 노블에너지를 주당 10.38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노블에너지의 종가에 7.6%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노블에너지의 부채까지 감안하면 이번 거래는 13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163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자랑하는 셰브런은 노블에너지의 레비아단 유전에 대한 접근권을 갖는다.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레비아단 유전은 이 지역의 최대 천연가스 생산지다. 이에 따라 셰브런은 지중해 동부와 서아프리카 일대의 자산은 물론 연간 3억 달러의 비용 절감까지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마이클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견고한 재정 상태와 재정 규율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건전한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유연성을 줬다. 이는 셰브런이 추정 매장량과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회”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는 세계 최대 유전 중 하나인 퍼미언 분지 내에서 셰브런의 입지를 키울 것”이라면서 “추정 매장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셰브런은 지난해 셰일오일업체인 애너다코 인수를 위해 옥시덴탈과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애너다코는 380억 달러를 제시한 옥시덴털의 품에 안겼다. 밥 브래켓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이후 셰브런은 4곳의 인수를 검토해왔고 결국 애너다코와 재무 상태가 비슷한 노블에너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업계에서는 셰브런의 노블에너지 인수가 에너지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 공급 과잉과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감으로 지난 4월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에너지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에너지 기업들이 파산에 이르렀다. 법률회사인 헤인스 앤 분에 따르면 20개 이상의 북미 석유회사들이 올해 파산신청을 했으며 10여개 회사가 추가로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최저치에서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 회복이 요원한 데다 셰일 생산업체는 여전히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에너지업체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밥 사먹고, 치과진료도 했지만 암호화폐만으론 ‘불편한 생존’

    밥 사먹고, 치과진료도 했지만 암호화폐만으론 ‘불편한 생존’

    암호화폐는 투기수단일 뿐일까. 기자가 직접 암호화폐로 살아봤다. 원화(KRW) 20만원을 10만원어치 페이코인과 비트코인, 이더리움 각 5만원어치로 바꿔 지난 15~17일 사흘 동안 음식점, 카페, 편의점, 병원 등에서 사용한 ‘코인 사흘 생존기´다.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코인으로 결제하려면 먼저 거래소에서 매수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거래소 업비트에서 계좌를 개설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샀지만 그마저도 보이스피싱 방지 때문에 계좌 개설 후 사흘간은 쓸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충전이 가능한 페이코인(pci)을 먼저 써 보기로 했다. 페이코인은 휴대폰 결제서비스로 더 많이 알려진 결제회사 다날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다. 온·오프라인 11개 브랜드(가맹점 6만여개)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기준 시세는 1pci에 172.7원, 10만원으로 충전한 코인은 약 579pci였다. 여기에 앱 수수료 3%(3000원)를 더 내야 했다. 이날 점심 해결을 위해 페이코인 결제 가맹점인 서울 종로구 KFC 청계천점을 찾았다. 키오스크(무인계산대)에서 6800원짜리 햄버거 세트를 선택해 결제를 시도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결제 수단 중 페이코인은 보이지 않았다. 기자 뒤로 줄이 길어지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대기줄에서 이탈해 확인하니 KFC 자체 앱을 통한 주문만 pci 결제가 가능했다. 부랴부랴 앱을 설치해 회원 가입을 끝내니 그제야 결제창이 보였다. 그사이 코인 시세는 아침보다 떨어져 1pci에 171원이 됐다. 세트 가격은 약 39.7pci, 오전에 코인을 구매했을 때와 비교하면 0.4pci(약 70원) 정도 손해다. 소액이긴 하지만 시세 변동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페이코인 결제요? 바코드 보여 주세요.” 프랜차이즈 카페 ‘달콤커피’ 종로종각점에서도 4100원짜리 아이스아메리카노를 pci로 결제했다. 이번에는 대면 결제를 시도했다. 직원 김가영(24)씨는 익숙한 듯 계산대에서 바코드 리더기를 꺼내 들었다. 지문 인식으로 앱을 동작시키고 스마트폰 화면에 올라온 바코드를 누르면 해당 시점의 시세가 5분간 고정된 화면이 뜬다. ‘삑.’ 바코드를 찍어 결제를 마치기까지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사용 편의성 자체는 다른 간편결제 앱들에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16일에도 서울신문사 근처 씨유(CU) 등 편의점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칫솔세트, 도시락, 책 등을 pci로 결제했다. 씨유에서는 결제 시 15% 상시 할인도 됐다. 하지만 점원들 대부분은 여전히 암호화폐 결제가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씨유 시청광장점 직원 이재희(42)씨는 “여기서 일한 지 3년째인데 (암호화폐 결제는) 처음 해 본다”고 말했다.●“1만 2000원짜리 밥 먹었는데 헉, 수수료 9000원이나 붙어”사용처 적고 코인마다 수수료 달라일상 속 암호화폐 생활은 산 넘어 산 암호화폐의 ‘기축통화´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결제는 결제처를 찾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17일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상점들을 알려주는 웹사이트 ‘코인맵’(coinmap.org) 지도를 확인하면 서울시 전체에서 76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76곳 업장 전체에 기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일일이 확인한 결과 8곳을 빼고는 대부분 폐업했거나 결제가 되지 않았다. 오전 11시 10분 신촌의 카레 전문점 ‘거북이의 주방’을 찾아 8000원짜리 덮밥을 시킨 뒤 비트코인 결제를 시도했다. 기자가 거래소 지갑에서 송금하려 하자 최소 송금액이 0.001BTC(약 1만 1000원)라는 알림이 떴다. 어쩔 수 없이 2000원짜리 음료수 두 캔을 더 시킨 뒤 0.0011BTC를 송금했다. 그런데 여기에 송금 수수료 0.0009BTC(약 9000원)가 추가로 붙었다. 거래소가 정액으로 정한 출금 수수료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결국 한 끼를 위해 수수료까지 총 2만 1000원을 썼다. 결제받은 돈을 바로 현금화하느냐는 질문에 식당 주인 김용구(32)씨는 “비트코인 시세가 더 오를 거라고 생각해 손님들이 결제한 코인을 현금화하지 않고 최대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8시, 마포구의 ‘연세파미에치과’에서 스케일링 진료를 받았다. 원장 배진형(39)씨는 “이더리움 결제를 받기 시작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문의만 있을 뿐 실제 결제는 처음”이라며 신기해했다. 그는 병원 장부에 현금 결제로 쓰고 2만 800원어치의 이더리움 0.074ETH를 송금받았다. 송금 시간은 약 1분. 코인마다 수수료가 달라 이번에는 390원만 냈다. 배씨는 “마케팅 목적으로 시작한 건데 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크고 고객들이 굳이 써야 할 만한 이점을 느끼기 어려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리의 일상에서 암호화폐 결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수시로 변하는 시세, 수십 분까지 걸리는 송금 시간과 비싼 수수료, 부족한 사용처가 그것이다. 그나마 대안은 간편결제 앱이지만 이 역시 가맹점이 턱없이 부족하다. 페이코인 김영일 사업전략팀장은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이용자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미래라고 생각했던 암호화폐 생활은 ‘생존’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글 사진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토한 음식 다시 먹여” 서산 경찰 어린이집 교사 조사

    “토한 음식 다시 먹여” 서산 경찰 어린이집 교사 조사

    학부모들 “아이 입에 밥 욱여 넣고 때려”경찰, 아동학대 혐의 교사 불구속 입건충남 서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이가 토한 음식을 다시 먹이고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아동들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산경찰서는 20일 서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40대 A씨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보육교사 A씨가 4살 아동 8명을 때리는 등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학부모들이 신고한 CCTV에는 A씨가 아이들의 목을 조르거나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쓰러뜨리거나 내동댕이치는 등의 아동 학대 행위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A씨가 아이 입에 밥을 욱여넣거나, 아이가 토해낸 음식을 다시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YTN에 따르면 한 피해 학부모는 “식판에 있는 걸 강제로 아이에게 먹인 뒤 땅바닥에다 구토를 하면 그 토사물을 긁어모아 아이한테 다시 먹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아이의 입 안에서는 깊은 상처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CCTV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산시는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운영정지나 폐원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세아, 상간녀 소송 비밀유지 위반 소송에 “나도 피해자”

    김세아, 상간녀 소송 비밀유지 위반 소송에 “나도 피해자”

    배우 김세아가 4년 전 스캔들과 관련한 비밀유지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데 대해 “이미 모두가 아는 내용만 말했다”고 반박했다. 김세아는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 또한 피해자다. 나와 아이들의 앞길을 더는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세아는 지난달 29일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해 그는 지난 4년의 공백을 설명하며 2016년 불거졌던 ‘상간녀 스캔들’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김세아는 “한 부부가 이혼하면서 저 때문이라 했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너무 무서워 나쁜 생각까지 했다. 연예인 생활에 있어 치명타였다”고 털어놨다. 2016년 당시 김세아와 부적절한 관계로 지목됐던 상대는 이후 부인 조모 씨와 이혼했고, 조씨는 이혼과 동시에 김세아에게 제기했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조정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 후 조씨는 조정 당시 김세아가 비밀유지 조항에 합의하고도 방송에서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며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비밀유지 약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김세아는 “방송에서는 공백기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자숙하며 열심히 살아온 이야기를 했다. 패널 질문에는 조정 시 언급한 ‘비밀’이 아닌, 대중이 이미 아는 사실과 내 심경만 추상적으로 밝혔을 뿐이고 상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연예 생활에 있어 치명타였다’고 한 부분은 누가 봐도 사실 아니냐. 긴 공백 후 첫 공식 석상이었던 방송에서 패널들에 대한 질문에 최소한의 응답만 했다”며 “또 편집과정에서 내 의도가 100% 전달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닭 울음소리/박홍환 논설위원

    오전 2시 30분. 여명이 오기는커녕 별빛이 더욱 선명해지는 시간이다. 짙은 어둠 속에 단말마 같은 수탉 한 마리의 “꼬끼오” 하는 울음소리가 강화도 한적한 농촌마을의 잠들어 있는 공기를 깨웠다. 잠시 후 두 번째 수탉이 화답하듯 울어 젖혔고 세 번째, 네 번째 닭이 시차를 두고 노곤한 하품을 내뿜자 이번에는 동네 견공이 “뭔 닭소리냐”며 꾸짖듯 우렁차게 짖어 댔다. 거기까지였다. 화답의 시간이 차츰 길어지더니 닭 울음소리는 이내 잦아들어 인초(寅初)가 되자 다시 고요한 침잠의 세계로 돌아왔다. 느닷없는 닭 울음소리에 눈을 뜬 닭이며 개며, 사람까지도 아직 새벽이 멀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모두 다시 잠든 것일 터.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되자 하늘에서는 또다시 별이 쏟아져 내렸다. 닭 울음소리는 첫새벽의 상징이다. 그 소리에 눈을 떠 밥을 짓고, 여물을 쑤고, 농기구를 챙겨 들로 나섰다. 시계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정교했기에 ‘알람’으로서의 기능에 신뢰를 보냈던 것이다.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세론이니 뭐니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있다. 동조하는 무리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첫새벽은 멀었다. 진짜 닭 울음소리는 벌써 울려서는 안 된다. stinger@seoul.co.kr
  • 84세로 세상 떠난 ‘비틀즈’ 사진작가가 남긴 사진

    84세로 세상 떠난 ‘비틀즈’ 사진작가가 남긴 사진

    비틀즈의 ‘Twist and Shout’ EP 커버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피오나 애덤스(Fiona Adams)가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63년 4월 매거진 ‘보이프렌드’ 촬영으로 런던 폭발 현장에서 찍은 비틀즈의 사진은 애덤스의 대표적인 사진으로 꼽힌다. 비틀즈의 초장기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은 이후 1963년 7월 발매된 비틀즈의 ‘Twist and Shout’ EP 커버사진으로 사용됐다. 흑백의 사진은 정장을 차려입고 점프를 하는 비틀즈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Twist and Shout’는 영국 차트에 21주 동안 정상에 머물렀으며, 차트에서는 총 64주 동안 머무르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인물사진을 찍던 애덤스는 여행 사진작가로 전향해 활동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1960년대에 촬영한 비틀즈, 데이비드 보위 등의 사진을 전시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애덤스는 밥 딜런, 롤링 스톤스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도 함께 작업했다. 애덤스는 올해 2월 췌장암으로 건강이 안좋아져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내왔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난 사실이 최근 아들 칼에 의해 알려졌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우주를 보다] 마지막 혜성 관측 기회, ‘이날’을 노려야 한다

    [우주를 보다] 마지막 혜성 관측 기회, ‘이날’을 노려야 한다

    -북두칠성 아래를 통과하는 네오와이즈 혜성 사반세기 만에 나타난 '맨눈으로 보는 혜성' 네오와이즈로 인해 전국의 별지기들이 보다 좋은 관측지를 찾아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들이 찍은 아름다운 네오와이즈 사진은 보는 이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네오와이즈 혜성은 1997년 헤일-밥 혜성 이후로 북반구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혜성이다. 위의 사진은 강화도 서쪽 해안가에 있는 계룡돈대에서 17일 저녁 9시경에 찍은 사진으로, 혜성의 아름다운 꼬리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네오와이즈는 23일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후 점차 멀어져간다. 최접근 거리는 약 1억 300만km로, 지구-태양 간 거리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따라서 혜성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 게다가 장마까지 겹쳐 있어 예보에 따르면, 하늘이 맑은 날은 21일(화)이 유일한 듯한데, 이날을 노려 네오와이즈 사냥에 나설 것을 권한다. 7월 17일부터는 혜성이 큰곰자리의 성군인 북두칠성에 아래로 들어서기 시작했으므로 저녁에는 서북쪽 하늘에서 혜성을 볼 수 있다.현재 혜성이 북서쪽 하늘에 있으므로 네오와이즈 혜성 찾기 요령은 일몰 한 시간 뒤, 그쪽으로 확 트인 어두운 장소에 자리잡은 후 먼저 북두칠성을 찾는다. 다음은 북두칠성의 국자 끝 두 별을 선분을 5배쯤 연장하면 밝은 별 하나가 보이는데, 그게 바로 정북을 알려주는 북극성이다. 이를 기준으로 북서방향을 잡으면 된다. 그리고 쌍안경으로 북두칠성 국자 밑바닥 부분의 아래쪽으로 훑어내려가면서 꼬리 달린 별을 찾으면 된다. 혜성 꼬리는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뻗어 있다. 고도는 약 20도이다. 오는 21일 화요일이 전국적으로 하늘이 맑다는 예보가 나와 있는 만큼 이날을 노려 네오와이즈 관측에 나서면 성공 확률이 높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도래일을 기다려야 하는데, 6800년 후가 된다. 참고로, 현재 혜성이 위도 45도 부근 극지방에 있기 때문에 해 뜨기 직전 새벽과 해 진 직후 저녁 둘 다 볼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운동부 후배의 ‘끓는물 학대’ 못 벗어난 건 협박과 차용증 때문(종합)

    운동부 후배의 ‘끓는물 학대’ 못 벗어난 건 협박과 차용증 때문(종합)

    한 집에 같이 사는 중학교 선배에게 수개월에 걸쳐 ‘고문 수준’의 잔혹한 학대를 일삼아 온 20대 후배와 후배의 여자친구가 결국 구속됐다. 17일 광주지법 류종명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학교 선배 A(24)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특수상해)로 박모(21)씨와 박씨의 여자친구 유모(23)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류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중학교 선배에 끓는 물 붓고 불로 지지고 박씨와 유씨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 평택시의 자택에서 A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해 8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광주에 살고 있던 중학교 선배 A씨에게 ‘같이 일하며 함께 살아보자’며 평택으로 불러 같이 산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와 A씨는 처음엔 각자 번 생활비로 공동생활을 했으나 이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폭행이 시작됐다. 박씨와 유씨는 A씨를 골프채로 때렸고, 심지어 끓는 물을 수십 차례 몸에 끼얹고 토치 불꽃으로 몸을 지지는 등 상상도 하기 힘든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씨는 박씨와 유씨의 가혹행위로 두피가 대부분 벗겨지는 등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가혹행위로 인해 A씨가 피부 괴사를 겪자 몸에서 악취가 난다며 화장실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혼자 자해한 것” 범행 부인했던 ‘악마 커플’ 이들은 A씨가 도망가면 A씨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을 했다. 또 A씨가 일을 그만두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A씨가 빌리지도 않은 수억원대의 차용증을 작성했으며 집에 돌아가려면 이 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러한 협박에 A씨는 종종 연락하는 가족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며 혼자서 가혹행위를 감내했다.가혹행위로 인해 A씨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자 박씨 커플은 A씨를 고향인 광주로 데려가 입원시켰지만 병원비가 없는 A씨는 곧 퇴원할 수밖에 없었다.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했던 A씨는 다시 박씨 커플에게 돌아갔지만 학대 행위가 다시 시작되자 결국 탈출해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A씨의 부모는 상처투성이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 깜짝 놀랐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죄가 경기도에서 발생했지만 박씨 커플이 광주에 머물고 있는 관계로 이 사건을 넘겨받아 이들을 체포했다. 박씨 커플은 처음에 A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심리 상태가 염려돼 검사를 의뢰하고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해 치료비 지원과 심리 치료를 받게 했다. A씨의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고, 청원인은 박씨와 유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3억 5천만원짜리 가짜 차용증과 가족 해치겠다는 협박 박씨는 중학교 시절 A씨와 함께 운동부에서 활동한 3살 터울의 후배였다. 규율이 엄격한 운동부에서 함께 생활한 후배가 선배를 학대한 것은 언뜻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선배가 학대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차용증과 가족에 대한 협박 때문이었다.학대가 시작된 것은 박씨가 장난처럼 시작한 주먹질이었다. 박씨는 선배인 A씨가 후배에게 맞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점차 폭력의 강도를 세게 늘려갔다. A씨는 학대를 당하는 동안 이름 세 글자만 써준 차용증이 3억 5000만원이라는 빚으로 둔갑해 박씨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도망가면 가족들이 위해받을 것처럼 위협하는 박씨 커플의 협박도 A씨를 꼼짝 못하게 만든 이유였다. A씨는 고향 집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면 ‘잘 지낸다’, ‘대기업에 취직했다’ 등 거짓말로 가족을 안심시킨 뒤 ‘사랑한다’는 끝인사로 별다른 의심을 사지 않도록 강요받기도 했다. A씨의 부친은 “맏이인데도 집에서 막내처럼 굴었던 심성 여린 아들이 오랜 기간 이어진 폭력에 겁먹고 주눅이 든 짐승처럼 저항조차 못 하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빠’하고 부르는 소리에 반가워서 문을 열었더니 아들이 사람 몰골을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며 “얼마나 굶었는지 밥을 차려주자 마구 먹었다”고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건 날 아침을 떠올렸다. 두피 손상 후유증으로 평생 모자 쓰고 다녀야 A씨는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A씨는 끓는 물이 연거푸 끼얹어지는 가혹행위로 두피 대부분이 벗겨졌다. A씨는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은 일생을 모자나 가발을 쓰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 사건 범행이 잔혹한 만큼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피의자들의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 등도 분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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