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밥상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 주말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 충돌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 대신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 부시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36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성인병·암 예방하는 천하무적 ‘콩’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성인병·암 예방하는 천하무적 ‘콩’

    ‘웰빙’ 바람을 타면서 콩 제품의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두부와 콩나물 매출량이 지난해에 비해 20∼50%가량이나 늘었다고 한다.채소값이 오른 것도 영향으로 작용했겠지만,그만큼 콩과 콩으로 만든 식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만큼 콩과 관련된 음식을 풍부히 먹는 민족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콩나물,콩가루,두유,두부 등 비발효식품은 물론이고 간장,된장,청국장과 같은 발효식품까지 정말 다양하고 풍부하게 우리 식탁을 채워주는 콩이다.도처의 수많은 자취생들이 빈약한 식단 속에서도 그나마 영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알고 보면 이런 콩과 콩 가공식품 때문일 것이다. ●조금 비싸더라도 국산콩이 안전 콩은 영양학적으로 무척 뛰어난 곡류이다.콩에는 단백질이 40%,지질이 20%나 들어있는 반면,전분이 거의 들어있지 않아 곡류라기보다는 육류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으며,콩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대장활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하기도 한다.특히 최근에는 비만방지,성인병 예방,항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발표되면서 콩은 영양식품을 넘어 건강식품의 반열에까지 오른 듯하다. 그렇지만 각별히 주의해서 먹어야 하는 게 또한 콩이기도 하다.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유전자 조작 콩’이다.일단 수입된 콩은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유전자 조작 문제만이 아니라 잔류 농약과 유통,저장 과정에서 뿌려지는 맹독성 약품 때문이기도 하다.조금 비싸더라도 국산 콩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 콩은 발효시켜 먹으면 더욱 좋다.콩을 발효시키면 소화 흡수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장을 깨끗이 하고,생체기능을 조절하고,항암 효과가 있는 물질이 추가로 생성되기 때문이다.청국장을 좀 싱겁게 만들어 두었다가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두세 숟가락씩 듬뿍 넣어 끊이면 맛은 물론 건강에도 그만일 것이다. 식초콩으로 먹는 방법도 권장할 만하다.약콩,혹은 쥐눈이콩이라고 불리는 검은콩에 넉넉히 잠길 정도로 식초를 붓고 상온에서 6개월 정도 두면 콩이 발효된다.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햇볕에 바짝 말려 가루로 만들어 두었다가 수시로 떠먹는 방법도 있다. ●두부로 먹으면 95%이상 흡수돼 콩은 푹 삶아야 소화 흡수가 잘 되는데,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두부로 만들어 먹는 것이다.잘 익히면 65% 정도 흡수할 수 있는 반면,두부로 만들면 95% 이상을 흡수할 수 있다.두부는 조리하기 전에 10분 정도 물에 담가 두는 것이 좋다.그러면 첨가물이 어느 정도 빠지기 때문이다.또 두부를 보관할 때는 소금물에 담그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이러면 사흘 정도는 상하지 않는다.두부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적극 권장할 만하다.집에서 만든 두부는 사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소하고 맛있다.그리고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비지로 비지부침 등을 해먹을 수도 있다.문제는 집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보면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뒤집어 보면 그것은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값이 싼 두부의 상당수가 수입콩으로 만들어졌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요즘에는 두부 제조기도 판매하고 있어 집에서 만드는 과정이 훨씬 간편해졌다.이를 이용하면 두부는 물론 두유,순두부,연두부까지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파주장단콩축제’ 아이와 가보세요 아이들이 콩이나 두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번 가을에 아이와 함께 파주장단콩축제(www.jangdankong.com)를 찾아가 보자.올해로 8회를 맞는 이 축제는 오는 11월19일부터 3일간 열릴 예정이다.메주 만들기,콩 타작,맷돌로 콩 갈기,콩떡 만들기 등 각종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콩과 두부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추석 때,성묘길에 나섰다가 들녘마다 콩이 노랗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여간 흐뭇하지 않았다.저 콩이 모두 우리의 식탁을 건강하게 할 최고의 마술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이번 가을이 가기 전에 아이들이 콩맛의 신천지에 흠뻑 빠지도록 해보면 어떨까.
  • 수도이전 해법등 한나라 지도부 우왕좌왕

    수도이전 해법등 한나라 지도부 우왕좌왕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상하다.하는 일마다 엇박자를 내고 있다.지도부와 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행정수도 이전문제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대표와 원내대표는 ‘2중 밥상’을 차렸다가 뒤늦게 취소했다가 번복하고,당 3역과 최고위원들은 발언 자격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등 연일 우왕좌왕이다. ●원론은 합의 각론은 제각각 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선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지사 등이 참석한 간담회가 열렸다.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 조율을 위해 전날 김덕룡 원내대표가 제안한 긴급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와 이 시장,손 지사 등 당내 ‘3룡(龍)’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천도 수준의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는 원론에만 합의했을 뿐 세부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박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관제데모’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시장에게 “너무 힘들 것 같다.”면서 위로한 뒤 “당도 힘들다.”며 수도이전 문제를 둘러싼 ‘동병상련’을 강조했지만 이 시장과 손 지사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은 간담회 후 전화통화에서 “행정부서를 쪼개서 일부를 (충청권으로) 내려보내면 국가 경영이 이중화돼서 도움이 안 된다.”면서 “표를 의식하지 말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충청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지사도 간담회에서 “당에서는 수도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 된다.”며 “대안을 찾다가 당론 자체가 흐지부지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차명진 경기도 대변인이 전했다.손 지사는 특히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 국민 투표로 결판짓자.”고 거듭 주장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과 만찬을 따로 계획했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의 초청을 받아들여 원내대표단과 국회 상임위원장,상임위 간사단과 함께 만찬장으로 가기로 돼 있었다.지난 추석 전에 잡힌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실에선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게 문제가 됐다.대표실에서는 박 대표가 주재하는 원내대표단 및 상임위 간사단 만찬을 따로 준비했다. ●지도부는 ‘따로 밥상’ 뒤늦게 ‘이중 밥상’이 차려진 것을 알아챈 이방호 의원이 이날 긴급 국감대책회의에서 문제를 지적하자 부랴부랴 두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가 오후 늦게 박 대표 주재 만찬을 예정대로 갖기로 번복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대표와 원내대표 간에도 일정 조율이 안 되면 의원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느냐.”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당3역과 최고위원들도 전날 열린 상임운영위에서 비공개회의에 앞서 진행되는 공개회의 발언 순서를 놓고 가시돋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김형오 사무총장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 대표와 당3역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나머지는 비공개 회의에서 발언해 달라고 제안하자 최고위원들은 “당3역이 비공개회에서 얘기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새로 상임운영위에 가세한 정형근 의원은 “그동안 당3역이 중언부언하는 바람에 회의가 길어졌던 것 같다.”고 맞섰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순교자 성월을 보내면서/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5월 청소년의 달,6월 보훈의 달,10월 문화의 달…. 사회적 관심과 국민의식의 고양을 위해서 국가가 특정한 주제의 달을 정해 홍보하듯이 우리 가톨릭교회는 9월을 순교자 성월로 기념하고 있다.순교로 증거했던 신앙고백을 본받기 위함이다.본당마다 경향각지의 순교 유적지를 순례하고 순교자 현양의 밤을 기념하기도 한다.18세기 말 이 땅에 천주교가 전래되었는데,초기 100년 동안 2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신도들이 사학집단으로 단죄받아 처형되었다.무엇이 순교자들로 하여금 죽음도 불사하게 했을까? 지상에서 천국을 보았기 때문이다.반상·적서·남녀 차별이 당연한 시대에 하인과 마님이,백정과 양반이 함께 기도하고 한 밥상에서 같이 먹으며 “형님,아우!” 불렀던 모습을 상상해 보라.그런 평등 평화의 공동체를 보면서 “아,살아서 맛보는 천국이로다.이것을 천국이라 하지 않으면 무슨 천국을 믿으랴?(백정 황일광의 고백)”고 생각했던 것이다.진실로 구원을 추구하는 자라면 그 믿음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예의와 법통을 무시하고 위계질서와 국기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뒤집는 이런 망측스러운 집단을 놔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태민안을 위해 극형으로 다스리라! 이것이 순교자들을 국사범으로 단죄하여 처형했던 통치자의 이유였던 것이다.물론 그 배경에는 권력 보위를 위한 치열한 당쟁의 모략도 있었다. 성서에 의하면 예수님은 “백성을 선동하고 하느님을 모독한 죄”로 기소되어 십자가에 못 박혔다.김대건 신부가 참수당했던 용산 새남터는 이미 성삼문 등 사육신 선생들이 능지처참을 당했던 그 자리이다.사육신도 역적으로 몰아 처형하지 않았던가.결국 그리스도인들이 추종하는 스승 예수님도,로마시대 순교의 초대공동체도,조선조 순교자들도 모두 그런 이유로 죽어갔고,그 죽음의 역사 위에 오늘의 교회가 서 있는 것이다. 국사범이란 국가 안위를 위해한 범죄자이다.그러나 금세기에 사육신의 충정과 순교자들의 신앙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은 인류 평화와 행복을 위한 지침이 되었고,그 분을 따르던 순교자들은 오늘날 세계의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순교자들이 목숨 바쳐 추구했던 평등 평화공존은 이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목표가 되었다.예수님과 순교자들은 인류가 지향해야 할 역사를 앞서 갔었을 뿐이었다. 국가보안법의 존폐 문제로 세간의 논쟁이 한창이다.세력 대결 양상으로 간다.국가원로와 종교지도자들 중에도 ‘아직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종교인이라고 국가 현실을 부정하고 살 수는 없다.그러나 진정한 종교지도자라면 스승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말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현실을 보면서도 시대를 앞서 갈 필요가 있다.민족이 가야 할 길을 저만치 앞서 걸어가며 손짓할 소명이 있는 것이다.설령 세상 사람들이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 냉소하고 빈정댈지라도,종교인이 이상주의로 살지 않으면 누구더러 이상을 추구하라 하겠는가. 필자는 예수를 따르는 제자로서,순교자들이 세운 교회에서 밥을 얻어먹고 사는 사제로서 의리상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련다.내 스승을 십자가에 처형한 반역죄가 억울해서이며,천주학도를 참수해 한강 백사장을 피로 도색했던 유령을 보는 것 같은 국가보안법을 추방하는 일은 스승과 조상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라고 믿는 것이다. 순교자 성월에 생각한다.갯벌의 게는 옆으로 걷는 것이 정도이며,그리스도인은 십자가를 따라 걷는 것이 정도라는 것을….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수돗물 안심하고 맛있게 마시려면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수돗물 안심하고 맛있게 마시려면

    최근 때 아닌 ‘아리수’ 논쟁이 벌어졌다.서울시가 제조한 페트병 수돗물의 브랜드인 ‘아리수’를 두고 한 시의원은 그 명칭이 일본의 역사 날조와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고,서울시와 이 이름을 쓰고 있는 한 벤처기업은 아리수가 한강의 옛 이름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아리수’는 출발부터 명칭을 둘러싸고 힘겨운 신고식을 했지만,이보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다.페트병을 통해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의도는 좋으나,시민의 불신의 벽은 아직도 높기 때문이다. 2003년에 서울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사람은 0.4%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반면 정수해서 먹거나(42.2%),끓여서 먹는다(40.0%)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과연 수돗물이 이렇게 불신 받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가 먹는 여러 음식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정작 우리 몸에 들어가는 것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있는 물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정부의 수질검사 자료를 보면 전국 수돗물의 0.1%만이 수질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점에서 보면 수돗물은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안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물론 급배수 과정에서 녹물이나 이물질 등이 발생함으로써 때로는 불쾌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염소 냄새 때문에 맛이 조금 떨어지는 문제는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세심히 관리하지 않는 정수기 물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한 사례를 보자.2003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시내 22개 학교의 정수기를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9개 학교 정수기 물의 일반 세균이 기준치를 넘었고,1개 학교에서는 대장균마저 검출되기도 했다.또 집에서 현미 발아시험을 할 때 수돗물에 놓아둔 현미는 하루만에 싹이 트는데,모든 미생물까지 걸러내버린 일부 정수기 물에서는 1주일이 지나도 싹이 트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도 있었다.따라서 정수기 선택은 신중해야 할 뿐더러,주기적인 필터 교환 및 저수조 청소는 기본이다.특히 장시간 이용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침에 처음 이용할 때는 2∼3ℓ의 물을 그냥 버려야 한다. 물을 끓여 먹는 일도 곰곰 생각해 봐야 한다.끓일 경우 냄새를 유발하는 휘발성 물질이 빨리 제거되는 장점은 있지만,물 속에 녹아있는 용존 산소의 양이 줄어드는 등의 단점도 있다.따라서 되도록 오염되지 않은 물을 그냥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것은 어떨까.약간의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가장 먼저는 수돗물이 공급되는 과정에서 미생물 번식을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인 염소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물을 받아 공기가 통한 상태에서 하루 정도 놓아둔 다음 마시거나,맥반석 및 숯을 이용해서 정화시켜 마시는 방법이 있다.맥반석을 이용할 경우에는 물 18ℓ(한 말) 기준으로 맥반석 1㎏,볶은 소금 10∼20g 정도를 흩뿌린 후 8시간 정도 경과한 후부터 마시면 된다.숯 역시 보자기에 싸서 넣은 후 반나절 정도 경과한 다음 먹으면 된다. 그래도 불안하면 수질검사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각 지방자치단체의 수도사업소 혹은 국번없이 121번으로 연락하거나 인터넷으로 신청(서울의 경우 water.seoul.go.kr)하면 무료로 수질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이를 이용하면 맥반석이나 숯을 이용해 정화한 물이 약알칼리수로 변해 있다는 사실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물을 맛있게 하여 먹는 것도 필요하다.물은 체온과 비슷할 때 가장 맛이 없다.반면 섭씨 8∼14도 정도일 때 물의 용존산소량도 증가하고 청량감도 좋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금속 용기에 담으면 물이 쉽게 변하므로 유리나 사기그릇에 담아 보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드라마 ‘대장금’을 보면 장금이의 첫 수련은 상대방에 따라 물을 제대로 내놓는 일이었다.이렇듯 음식의 근본은 물이다.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정수기나 약수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쪽으로 추가 한참 기울어 버렸다는 점이다.건강한 밥상을 차리려면 가장 먼저 우리가 먹는 물을 다시 한번 돌아다봐야 할 것이다.그것도 선입견 없이.
  •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은 게으르다.일에서?아니면 인간관계에서?아니다.이들은 제대로 된 밥상 차리는 데 절대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단지 3분 내에 만들 수 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뭐 어때?’라고 묻는 당신,혼자 살수록 잘 먹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모르는 바보다.그게 아니더라도 ‘밥심’이 있어야 뭐든 잘한다는 어른들 말씀도 안 듣는 반항아다. 싱글들이여,이제 남들 다 한다는 유기농 웰빙식은 못해도 최소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연명하는 생활은 접자.둘이 아니면 어떤가.혼자서도 잘먹고 잘살자. 글 이기철 최여경 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혼자서도 잘먹어야 single 벙글 #1.자취생의 주식 평상시에는 라면.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는 라면에 파를 넣는다.영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라면에 달걀을 넣는다.매일 먹는 라면이 질렸다면 라면에 커피를 조금 타본다.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소고기라면을 끓여 먹는다.새로운 무엇인가를 원할 때 봉지 라면이 아닌 컵라면을 사서 먹는다.기쁜 일이 생겼는가.그렇다면 평소에 한박스 사다 놓던 라면을 몇 박스 더 사놓아라. #2.분야별 자취생 유형 김치-초급:김치가 넉넉히 있다.중급:아무리 오래된 신김치라도 먹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고급:김치국물을 가지고 전쟁을 한다. 요리-초급:보통 사람들이 먹는 요리를 먹는다.중급:라면과 김치만으로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구사한다.고급:희한한 메뉴가 등장한다.쌈밥=쌈장+밥,달걀밥=날달걀+밥 등. 설거지-초급:생길 때마다 바로 한다.중급:차일피일 미루다가 벌레가 보이면 한다.고급:친구 하나를 물색한 다음 저녁을 먹이고 시킨다. 술안주-초급:가급적 밖에서 마신다.주점,맥주집 등.중급:각종 마른안주나 과일 등을 사다 놓고 먹는다.이게 더 싸다.고급:○○깡 하나에 소주 한병.두 개씩 먹으면 죽음이다.(출처 웃긴대학·humoruniv.com) 하지만 혼자 사는 그대,언제까지 이렇게 처량하게 살 것인가. 여기 초라한 백수 자취생에서 화려한 요리 전문가로 변신한 ‘나물이’ 김용환(33)씨가 분연히 나섰다.직장인 윤현식(28·롯데백화점 홍보실)씨와 황인숙(25·웅진코웨이개발 인사총무팀)씨에게 전수하는 혼자 사는 자취생이 아닌 멋진 싱글을 위한 요리.손이 많이 가지도,돈이 많이 들지도,호사스럽지도 않다.하지만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요리다.아자! ■ 싱글들을 위한 식당 혼자 먹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족간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나홀로 식사’가 늘어나는 추세다.권우희 JW메리어트호텔 디자이너는 “맨날 보는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먹는데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엔 ‘왕따’를 당한 듯이 구석에서 벽을 보고 후다닥 한 그릇 해치웠지만 지금은 창가에 앉아 당당하게 나홀로 식사를 즐긴다.잡지를 읽거나 먼산바라기를 하는 여유로움은 덤이다.정찬보다는 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편식 위주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센터럴시티 지하의 카페 파스쿠찌(6282-2826)는 한잔의 커피와 샌드위치에 만족하는 강남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나홀로 식당이다.‘나홀로’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현란한 모양에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캐러멜의 달콤한 맛이 담긴 파스푸초(4500원)와 겉은 부드럽고 속은 파삭파삭한 파니니 샌드위치(4000원).눈과 입이 행복해지면서 나혼자 식사라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난다. 인사동 한빛은행 4거리의 우드앤브릭델리(737-1142)는 볼거리가 많고 외국인들의 왕래가 잦은 인사동의 특징을 살린 곳으로 인테리어도 깔끔하다.햄치즈샌드위치가 좋다. 동호대교 남단에서 안세병원 4거리쪽으로 가는 길목의 국민은행 뒤의 르파니에(540-7882)도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샌드위치 전문숍이다.저녁에는 샐러드,감자튀김,치즈크래커 등의 안주에 곁들여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다. 먹을거리 많은 명동에서도 혼자 찾기 좋은 곳으론 유투존 후문 맞은 편의 충무김밥(756-6886)이 있다.밥에 별도의 양념 없이 김으로 감쌌고,김칠맛 나는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는 충무김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간식으로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충무김밥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틈새라면(756-5477)은 얼얼한 라면으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매운 맛에 기분전환에는 그만이다.라면회사들이 새 라면을 개발할 때 이 집 라면을 샘플링해 간다는 소문도 있다. 이화여대 정문 미스터피자 맞은 편의 가미(364-3948)는 참국수와 물냉면으로 인기가 높다. 유행을 좇아 새로운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기보다는 국수만 묵묵하게 고집해 맛이 깊다. ■ 싱글요리 노하우 (1) 기본적인 재료는 미리 구입해 다듬어 두기-재료가 없으면 요리가 귀찮다.채소도 밀폐용기를 활용하면 김치 냉장고가 없어도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간다. (2) 남는 재료는 요리해 보관하기-혼자 살면서 음식을 하면 재료가 남기 일쑤.이럴 땐 아예 넉넉하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나중에 녹여 먹는다.이게 인스턴트 식품보다 훨씬 몸에 좋다. (3) 통조림 제품은 다양하게 구비해 놓기-보관 기간이 길고 응용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하므로 흔한 참치에서 죽순까지 여러가지를 사놓는다. (4) 야채보다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식재료는 1인분씩 보관-각종 고기류는 한번 요리해 먹을 만큼씩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5) 요리 중간 중간 설거지하기-요리를 하고 난 다음 그릇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요리계에 입문하자마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나물이의 요리조리 나물이의 요리법은 어렵지 않다.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을 쓰고 손과 숟가락과 컵만 있다면 특별한 계량도구도 필요없다.(모든 요리 1인분 기준,재료 괄호안 숫자는 밥숟가락 수) 잘나가는 인터넷 요리작가이자 베스트셀러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의 저자.본명 김용환.자취생활 18년 동안 취미를 뛰어넘어 생존전략으로 요리를 해왔다.2002년에 디카를 구입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 만들기를 알려주는 ‘요리전도사’로 나섰다.그의 홈페이지 나물이네(www.namool.com)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골뱅이 무침? No, 비빔칼국수 재료 칼국수 생면 1인분,닭가슴살 1줌,요리용술 (¼)컵,상추 등 집에 있는 야채 양념장 고추장(2),고춧가루(2),설탕(4),식초(6),다진마늘(1),참기름·깨 조금씩 만드는법 (1)물 3컵에 요리용술을 부어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어 삶은 다음 먹기 좋게 찢어준다.(2)양념장 재료를 섞는다.(3)칼국수면을 3∼4분 정도 삶고 찬물이나 얼음물에 헹군다.(4)칼국수,양념장,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그릇에 담는다. ●디저트까지 확실히,단호박 크렘블레 재료 단호박 (½)개,설탕(4),버터(1),우유 1컵,달걀 3개,만드는법 (1)단호박은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20분간 아 체에 내린다.(2)여기에 설탕,버터,우유,달걀을 섞어 다시 체에 내린다.(3)푸딩틀이나 비슷한 크기의 그릇에 버터를 바른 다음 반죽을 붓는다.(4)약 30분간 쪄내면 완성. ●비타민 보충용 샐러드 재료 방울토마토,치커리 등 각종 채소 드레싱 발사믹식초(2,없으면 그냥 식초로 대체),올리브오일(4),레몬즙((½)),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법 (1)준비한 야채를 씻어 찬물이나 얼음물에 씻고 한입 크기로 자른다.(2)드레싱 재료를 섞는다.(3)먹기 직전 드레싱을 뿌리면 된다. ●맛있는 볶음국수,차우펀 재료 쌀국수 1인분,모시조개 7개,대하 1마리(없어도 됨),요리용술(4),죽순 (½)개,청경채 3개(야채는 다른 것으로 대용가능),굴소스(1,없으면 진간장 2+설탕 (½)로 대체),식용유(2),다진마늘(1),고추기름(1,없으면 그냥 고추) 만드는법 (1)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죽순,청경채를 넣는다.(2)여기에 다시 새우와 모시조개를 넣어 볶다가 요리용술을 넣는다.(3)굴소스와 물 (½)컵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다.(4) 삶아서 얼음물에 헹군 쌀국수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5)고추기름을 넣고 마무리한다.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용유 대신 삶고 무치자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용유 대신 삶고 무치자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추석 선물세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선물용으로 포장한 식용유 세트도 단골 메뉴에서 빠지지 않는다.저렴하고 간단하게 선물하기에 좋아서지만,이제부터는 구입하기 전에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식용유를 고를 때 아무래도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유전자 조작식품(GMO)을 재료로 사용했는가이다.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1년부터 ‘GMO식품 표시제’를 실시해 오고 있지만,불행히도 식용유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수입콩 중에서 어느 정도가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한 것일까.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내용을 보면 무려 82%가 GMO 표시대상이라고 하니,거의 대부분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상당한 양의 콩을 넣어 만들었다고 자신 있게 광고하는 식용유라면,콩의 원산지가 ‘미국’이라고 쓰여 있지는 않은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유전자 조작식품의 경우 그 유해성이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점이다.환경운동가들은 세대를 두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지켜보지 않는다면 유전자 조작식품이 광우병의 비극을 답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GMO라는 ‘허들’을 통과했다 해도 또 다른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보통의 식용유는 정제와 표백,여과,탈취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이 때문에 참기름이나 들기름보다 훨씬 깨끗해 보인다.그러나 깨끗함을 얻은 대신 영양의 파괴나 산화로 인한 문제점을 감수해야만 한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정제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것은 산화를 방지하는 천연 성분이 들어 있어 비교적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으나,정제 등의 과정을 거친 식용유는 그렇지 않다.오래된 기름으로 튀겼거나 튀긴 후 시간이 경과한 튀김류의 경우 산화작용으로 인해 발암물질인 과산화지질을 만들어내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가정에서 산화를 막는 영양물질인 토코페롤을 구입해 식용유에 넣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이런 처방이 산화 방지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식용유의 다른 문제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불가피하게 식용유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라면 좀 비싸더라도 안전한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자연 항산화제인 ‘세사몰’이 포함되어 있는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대표적이다. 재래식 참기름이나 들기름의 경우 기름병 밑바닥에 가라앉은 물질이 있는데,여기에는 기름의 변질을 막는 영양소는 물론 섬유질,단백질,미네랄 등이 모여 있으므로 이 찌꺼기까지 모두 먹는 게 좋다. 미강유도 권장할 만하다.쌀겨를 원료로 해서 만든 미강유의 경우 일반 식용유에 비해 쉽게 산화되지 않고 한 번 사용한 기름을 보관했다가 세 번 정도 더 사용할 수도 있어 경제적이기도 하다.물론 맛도 훨씬 고소하며 생협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대책은 기름을 아예 적게 쓰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다.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찌고,삶고,무치는 조리법이 많았다.나물 무치는 데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약간 치거나,잔칫날에 돼지 비계를 이용해 전을 부쳐 먹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그런데 지금은 나물도 무치기보다 볶아 먹고,생선도 기름을 한 번 두른 뒤 구워 먹는다.기름 사용이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진 것이다. 기름을 많이 쓰는 것은 비만을 유발하기도 하니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동물성 지방만이 아니라 식물성 지방도 많이 먹으면 비만뿐 아니라 심장병이나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현대인의 생활습관병(성인병)은 식용유의 과다 섭취도 중요한 원인이다. 기름을 적게 쓰기 위해서는 잘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기름을 안 쓰려 해도 자꾸 눌어붙으면 계란 프라이 하나에도 기름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간편한 식용유에 담겨져 있는 이런 교훈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 시계를 거꾸로 돌려 살 것을 말해주고 있다.우리의 요리 교본은 맛깔스러움을 자랑하는 요리책의 요란한 요리가 아니라,기름을 적게 쓰고도 갖은 반찬을 만들어내셨던 어머니와 할머니의 요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1) 간월도와 웅도 어리굴젓 맛 대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1) 간월도와 웅도 어리굴젓 맛 대결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산품 홍보에 잔뜩 열이 올라 있다.이런 마당에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인지도가 높은 고부가가치의 특산품이 있다면 오죽 좋으랴.충남 서산 어리굴젓이 바로 그런 대표적 사례 아닐까.오랜 역사와 전통을 밑천삼아 팔아먹을 수 있는 ‘해양지적소유권(海洋知的所有權)’이 아닐 수 없다. 여름이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바람이 분다고 느끼는 순간,어리굴젓 생각이 간절해졌다.뜨끈뜨끈한 흰쌀밥에 맵짠 어리굴젓을 올려서 먹는 맛이란! 그런 충동 때문이었을까.뜬금없이 천수만 간월도로 향했다.홍성나들목에서 불과 15분 거리.천수만 간척지에 포함돼 더 이상 섬도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촌에 돌아와 살면서 ‘해양벤처’를 주도하고 있는 유명근(섬마을어리굴젓 대표)씨는 “어리굴젓이 없었더라면 아마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을는지 모르지요.” 한다.우리에게 어리굴젓은 바로 이런 것,가히 ‘마력의 혼불’이 아니겠는가. 제조 과정을 물으니 대답 대신 팔을 걷어붙이고 시범부터 한다.굴과 소금을 버무려 옹기에서 숙성시킨 강굴을 함지박에 쏟아 놓는다.태양초를 물에 개어 만든 고춧가루 범벅을 붓고 손으로 버무린다.손맛이 중요하다.이걸로 어리굴젓 만들기는 끝. 너무 단순해 재설명이 필요없다.의문이 풀린다.뒷맛이 개운한 것은 들어가는 재료가 소금과 고춧가루뿐이라는 데서 비롯된다.재료가 많으면 맛은 오묘할지 몰라도 뒷맛의 담백함은 놓치기 쉽다. ●간월도 굴은 알보다 털날개가 커 이곳의 굴을 유심히 살펴보면 왜 어리굴젓 앞머리에 ‘간월도’가 붙어야 제격이라고 여기게 되는지 쉽게 이해된다.굴은 몸체인 알과 날개부분으로 이루어진다.그런데 간월도굴은 알보다도 털날개가 크기 때문에 고춧가루로 버무릴 때 양념이 스며드는 면적이 커서 한결 맛이 좋다.간월도 주변은 돌보다 개펄이 많은데 자잘한 돌에 붙어 살던 굴이 2년쯤되면 떨어져나가 펄 속에서 자란다.‘토굴’이니 ‘토화’니 하는 말도 여기서 비롯되었으니 깊은 수심에서 크게 키운 양식굴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다른 재료는 몰라도 소금만큼은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소금이 맛을 결정하는 기준이라는 말이다.중국 소금을 쓰면 어김없이 쓴맛이 난다.이곳에서는 천수만 건너 태안군 곰섬의 소금을 들여다 쓰는데 최소한 1년 이상을 묵히며 간수를 뺀다.예전에는 소금을 뜸뿍 쳐서 아예 ‘짠젓’이라 불렀으나 냉장고 덕분에 한결 싱거워져 저염도를 요구하는 현대인의 입맛에도 맞다. 천수만이 방조제에 가로막히면서 물고기들이 알을 낳기 위해 몰려들던 ‘천혜의 만(灣)’이 이제는 새들이 몰려드는 ‘천혜의 들판’으로 변해 상전벽해를 실감하게 한다.예전에 조기떼가 몰려들어 우는 소리에 잠못이루던 천수만에 이제는 철새들이 몰려와 임무교대를 하였다.바닷물고기는 사라지고 하늘새가 공간을 대신 차지한 셈.천수만 민중의 삶도 급변해 대를 이어 고기잡이를 하던 어민들이 횟집을 차리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어로수입보다 관광수입이 훨씬 벌이가 좋다.어리굴젓만으로는 생계 유지도 어려워 근동 몇 집이 어울려 이를 상품화,내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간월도에서 건너보이는 창리 포구에는 지금도 ‘조기의 신’ 임경업 장군을 모신 영신당이 있어 해마다 정초면 북소리 드높이며 배치기 소리에 맞춰 영신제를 올린다.간월도 건너편의 안면도 황도에도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황도붕기풍어놀이’가 전승되고 있으니,간척으로 고기는 줄었어도 오래 지속돼 온 천수만의 민속문화만은 잔존해 그 옛날의 영화를 웅변해 준다. ●생산 주체인 여성 주도의 삶 간월도는 수산의례가 남아 있는 곳이어서 관심이 배가된다.정월 대보름에 아낙들이 펼치는 ‘굴부르기 놀이’가 그것.이 의례는 생산 주체인 여성 주도의 문화유형이다.굴 채취는 물론이고 억척스럽게 머리에 이고 홍성 광천장까지 판로 개척에 나섰던 여성들의 힘이 굴부르기란 축제로 압축되어 유형화한 것이다.굴을 부르는 주술적 의례의 주도권을 여성들이 쥐고 있다는 사실은 이 섬의 경제 행위에서도 여성의 역할과 권한이 막강했음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그래서 “간월도의 남자들은 여자들 덕에 놀고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다. 어리굴젓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북쪽의 대산읍 웅도도 빼놓지 않아야 한다.까닭이 있다.웅도어리굴젓 또한 다른 독특한 맛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맛의 대결’이라고나 할까. 웅도는 물때를 잘 맞춰서 가야 한다.경기도 화성의 제부도처럼 물때에 따라서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기 때문이다.웅도가 자리잡은 가로림만은 태안반도에서 그나마 오염되지 않은 곳.대호방조제,석문방조제,이원방조제 등으로 태안반도의 지도가 바뀌는 와중에도 가로림만은 겨우 명맥을 유지해 남았다.간만조차가 심해 해남의 울돌목과 더불어 조력발전이 늘상 거론되는 곳이기도 하다. 웅도에도 ‘수산벤처인’이 있다.체험어장 등을 운영하는 김종희씨가 그 대표격이다.바닷물에 배추를 절이는 ‘해수김치’도 개발해 내고 웅도 어리굴젓의 명맥도 이어간다.간월도 어리굴젓이 ‘김장김치’라면,웅도 것은 ‘겉절이김치’쯤 될까.잘게 자른 쪽파와 생밤,고춧가루 등을 넣어서 즉석에서 먹거나 숙성시켜 먹는다.같은 서산 관내에서도 어리굴젓 제조법이 전혀 다른 것은 해양문화의 지역적 다양성이 매우 중층적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생굴을 바로 담근 것이라 맛이 신선하다.필자 같은 도시민은 대개 갓 담은 젓갈을,현지인들은 조금 발효된 젓갈을 선호한다.사람의 입맛 기준치도 문화적 다양성만큼이나 중층적이다. 간월도와 웅도의 젓갈 맛이 다름은 단지 제조법의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광해군 11년(1619)에 서산지방의 풍물을 기록한 한여현의 호산록(湖山錄)을 보면,‘화변과 마산(지금의 간월도 근역)에는 석화가 가을과 겨울철에 여물고 2∼3월에 사라진다.대산과 지곡(지금의 웅도 근역)에는 3∼4월에 여물고 5월에 사라지니 가히 남북 갯벌이 같지 않다.’고 하였다.간월도와 웅도의 갯벌이 다르고 같은 굴이라도 생태적 환경조건에 따라 예전부터 변별성이 있었음을 이르는 말이다.그러한즉 앞으로는 두루뭉술하게 ‘서산 어리굴젓’으로만 부르지 말고 ‘간월도 어리굴젓’이라거나 ‘웅도 어리굴젓’으로 불러 양자의 개미(個味)와 특성을 인정해 줄 일이다. 사실 웅도의 명물은 어리굴젓만이 아니다.호산록에 “홑옷 입은 가난한 어민들이 얼음을 깨고 굴을 따며 눈을 쓸고 낙지를 잡는데,맨발로 언 갯벌에 들어가 천번 만번 죽을 고생하여 관청에 헌납하면 관리들은 인정도 없이 해산물을 더 배정한다.”고 했듯 예로부터 낙지 잡이가 성행했다.지금도 인근 중왕리와 더불어 낙지가 엄청 잡히는 곳으로 꼽힌다. 남도의 세발낙지와 달리 색깔이 붉고 선명하다.초여름부터 11월 무렵까지 잡히는데,맨손어업,혹은 주낙으로 잡는다.맨손으로는 한 사람이 한번에 40∼50마리는 거뜬하고,주낙이라면 한 물때에 200∼300마리까지 잡아 올린다.마리당 4000원쯤 받으니 하루 벌이가 10만∼20만원에서 운 좋은 날은 70만∼80만원까지 치솟을 때도 있다.그래선지 웅도는 인근의 알아주는 부촌이다. 보리가 익어갈 무렵이면 어린 낙지가 스물스물 펄 밖으로 기어나온다.이때 잡은 낙지를 넣고 ‘밀국낙지’를 끓여냈다.아예 박속에 낙지를 넣어서 끓인 ‘박속낙지’도 있다.추억의 어촌음식인데 이제는 서울 등 대처의 대중음식점 메뉴로까지 변신했다.웅도 사람들은 고집스럽게 소달구지 전통도 이어오고 있다.‘물펄’이라 경운기 바퀴가 빠지는 것도 이유겠지만 전래의 소달구지를 이용해 저물 무렵 바닷가에서 돌아오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일명 ‘달구지마을’이란 웅도의 닉네임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보리 익을 무렵 ‘밀국낙지’ ‘박속낙지’ 별미 그러나 낙지가 지천인 천혜의 가로림만도 이상 징후를 보인 지 오래다.인근의 대규모 간척으로 만에 유입된 조류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탓에 펄이 사라지고 있다.펄이 사라지자 자갈밭이 드러나고,해변의 산이 파이고,경관 자체도 변했다.지천에 널렸던 갯지렁이도 거지반 사라지고 없다.갯지렁이가 사라졌다는 것은 가로림만의 생태환경에 적신호가 울렸다는 뜻이다.‘부풀’이나 ‘오리밥’으로 불리는 작은 조개류는 낙지의 먹을거리여서 일명 ‘낙지밥’으로도 불렸으나 15년쯤 전부터 이 조개가 사라지면서 낙지가 줄어 이제는 어과도 예전 같지 않다.미역,우뭇가사리,청각,톳 따위도 지천이었으나 지금은 흔적이 없다. 돌아오는 길에 황금산을 오른다.태안반도를 굽이쳐 돌아가며 경기만으로 치고 올라가는 해류가 흐르는 황금곶(串).서산 남쪽의 천수만 창리에 영신당이 있다면,웅도 북쪽 방향 끄트머리인 독곶에는 임경업 장군의 신당을 모신 황금산이 있다.남쪽 천수만에 간월도가 있다면 북쪽 가로림만에 웅도가 있는 격이다.일망무제로 태안반도에 북쪽 바다가 펼쳐지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임해공단의 굴뚝과 대산항이 먼저 눈에 든다.미려한 사구가 펼쳐진 독곶은 공단의 그늘에 가려지고 말았다.밥상머리에서 비벼 먹는 어리굴젓의 입맛 내림만 의연할 뿐,바다삶의 조건이 이처럼 곳곳에서 급변하고 있으니,이런 기록이나마 남겨두지 않으면 후세가 그 단절의 역사를 어찌 알 것인가.
  • [12일 TV 하이라이트]

    ●삼색토크 여자(EBS 오후 9시10분) ‘레드코너’에서는 여자로서는 세계 최초로 해발 7455m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등정에 성공한 전설적인 산악인 남난희씨와 함께한다. 마지막 ‘그린코너’에서는 영화 ‘취화선’의 촬영지로 유명한 새미골 가마터를 운영하는 도예가 장금정씨를 찾아간다. ●비타민(KBS2 오후 10시)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고 닮고 싶어한다는 건강미인 황신혜.그녀의 건강 비결,젊음을 유지하는 비법이 소개된다.황신혜가 직접 밝히는 그녀만의 군살 없는 몸매를 만드는 운동비결,20대 피부를 유지하는 뷰티 노하우와 그녀의 밥상에 숨겨진 건강과 다이어트 비결까지 낱낱이 살펴본다. ●결정!맛대맛(SBS 오전 10시50분) 야들야들하고 촉촉한 만두피에 다양하고 풍성한 먹을 거리를 다져서 만든 만두를 보글보글 먹음직스러운 국물에 채소와 함께 끓여서 만든 만두전골.고기,새우,채소를 철판 위에 함께 놓고 지글지글 만들어 내는 멕시칸 저칼로리 요리 화이타.만두전골과 화이타의 맛대결을 보여 준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가뭄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의 물 문제와는 달리 유럽에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쉽게 물을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많은 국가들이 강과 지하수층을 공유하고 있어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유럽 공동의 문제다.유럽에서의 물 관리 문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지난달 25일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데 이어 9월2일 공청회마저 사실상 무산됐다.일부 주민들이 ‘주민 동의 없는 공청회 반대’를 외치며 단상으로 돌진해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사랑을 할거야(MBC 오후 7시55분) 보라는 영환과 술을 마시고 취해 옥순의 방에서 잠들고,하늘은 첫날밤을 홀로 보낸다.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보라는 자고 있는 하늘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하고,둘은 같이 등교한다.구슬은 하늘에게 결혼을 축하한다며 예전처럼 지내도 되느냐고 묻고 하늘은 당연하다고 한다. ●일요스페셜(KBS1 오후 8시) 지난해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한왕용.산악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가 이제는 정상 정복이 아닌,또 다른 목표를 향해 히말라야에 오른다.죽음의 지대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신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히말라야 환경 등반’에 나선 것이다.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천연조미료로 바꿔보자

    주변에 보면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가정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이 늘어가고 있다.직장인들도 화학조미료를 많이 쓰는 식당은 찾지 않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화학조미료 생산량은 상당히 줄어들었을까. 그러나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1999년 7만t이던 생산량은 2002년 불과 4년 사이에 10만t으로 약 44% 증가했다.식품업체들이 천연재료나 식물성 성분을 보강한 제품들을 많이 내놓은 이유도 있겠지만,소비자의 길들여진 입맛과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은 이유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모든 음식에 감초처럼 꼭 들어가야만 했던 화학조미료는 분명 중독성이 있다.한번 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화학조미료를 넣어야만 만족스러워한다.그러나 화학조미료에 넣는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의 경우 건강에,특히 아이들의 성장에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어 아직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화학조미료의 대안은 천연조미료다.이렇게 천연 조미료로 바꾸면 맛이 예전 같지 않아 아이들이 “맛이 없다.”고 반찬 투정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천연조미료의 깊은 맛을 아직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천연조미료는 아이들이 음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끈기를 가지고 어렸을 때부터 천연조미료의 맛에 익숙해지도록 잘 이끌어야 할 것이다. 버섯,무,멸치,다시마 등이 주원료인 천연 조미료는 영양가도 높다. 특히 다시마에는 단백질,지방,당질,칼슘,철,요오드,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다.당질에 들어 있는 알긴산은 각종 공해물질과 중금속,농약,식품 첨가물 등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활성 산소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도 하니 아이들의 성장과 건강에 더없이 좋다. 멸치,다시마를 이용한 ‘다시국물’은 천연조미료 중에서도 으뜸일 것이다.다시마의 영양만이 아니라 맛도 제대로 느끼려면 우려낼 때 온도를 주의하는 게 좋다.보통 다시마를 펄펄 끓이는데,온도가 너무 높으면 비릿한 점액이 나와 맛이 떨어진다.다시마의 좋은 맛을 내는 단백질과 미네랄 등은 보통 60℃에서 90℃ 사이에서 물에 녹아 나온다. 따라서 냄비 옆면으로 조그만 물방울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 때가 60℃ 정도 되는 때이니,이 때 불을 최대한 낮춘 후 4∼5시간 우려내는 게 좋다. 여기에 무나 양파,표고버섯을 넣으면 더욱 감칠맛 나는 육수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다시국물은 국,찌개,조림은 물론 김치 다대기,물김치 국물,양념장 등 거의 모든 요리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다시국물은 냉장고에서 3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니 항상 병에 담아 보관하여 필요할 때 즉시 쓸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다시마,마른 새우,표고버섯으로 만든 ‘천연가루’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다시마는 겉에 묻어 있는 하얀 가루를 닦아낸 다음 살짝 구워 분쇄기에 가는 게 좋으며,표고버섯은 말린 것을 사다가 기둥을 떼어버리지 말고 함께 가는 게 좋다. 이런 천연 가루를 항상 준비해 놓았다가 국이나 찌개 또는 나물 등을 만들 때 넣으면 훨씬 요리의 맛을 살릴 수 있다.요즘은 유기농산물판매장에서도 편리하게 천연 가루들을 구할 수 있기도 하다. 음식에 단맛을 낼 때도 설탕이나 물엿 대신 조청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물엿은 주로 수입옥수수 전분 가루를 원료로 하여 만들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조청 만드는 법은 처음에는 식혜 만드는 것과 같다.이렇게 만든 식혜물을 은근한 불로 서서히 오랫동안 저으면서 끓이면 조청이 완성된다.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양이 너무 적게 나오는 것이 흠이어서 집에서 만들기에는 어려운 점이 다소 있다.따라서 유기농 매장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요리에 자긍심을 가지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나,무릇 맛이나 데코레이션보다는 건강한 재료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냉장고에 항상 천연조미료가 준비되어 있다면 곳간에 쟁여진 쌀만큼이나 든든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 가을 탄다면 詩로 달래요

    가을 탄다면 詩로 달래요

    출판동네의 가을은 시향(詩香)으로 먼저 젖는가 보다.서가를 기웃거리다 보면 독자들도 금세 눈치를 챈다.속속 도착하는 신간을 보면 두 권에 한 권 꼴로 반가운 시인들의 시집이 눈에 들어온다.눈 밝은 시객들이,나남 없이 시심(詩心)에 젖기 좋은 가을 들머리를 틈봐왔음이다. 올해로 등단 30주년을 맞은 하종오(50) 시인이 그 대열의 선두다.‘보고 겪은 것의 실체’ 아닌 시가 어디 있을까마는,새 시집 ‘반대쪽 천국’(문학동네 펴냄)에는 체험에서 싹눈을 틔운 성찰의 메시지가 그득하다.서울과 강화도를 오가며 농사 짓는 시인에게는 농촌의 일상과 현실이 곧 성찰의 씨앗이 됐다. ‘저편 논에 물 대고 뺀 늙은 아비는/자전거 타고 도로 밑 터널을 지나/이편 논에 물 대고 빼러 다녔다/늙은 아비는 헤아릴 수 없었다/도로는 곡식 피해서 놓아야 하는데/왜 들을 가로질러 곧게 닦았는지//(…)//논 한가운데 모래자갈 철철 쏟아지고/한 배미였던 논을 두 동강내고 개통된/높다란 도로가 보이는 날이면/늙은 아비는 논길에 삽 내리꽂고는/아버지 무덤 있는 먼 산으로 눈길을 돌렸다’(‘국도’) 해거름에 흘레붙는 개들을 두고는 “다들 지 살자고 하는 짓”(‘지 살자고 하는 짓’ 중)이라며 후덕한 입담으로 생명을 말한다.그렇게 세상살이의 옹이를 쓸어주는가 싶더니 어느결에 또 현실의 비의를 쓱 들춘다. ‘원래는 들과 산 자체가 밥그릇이었다/워낙 커서 사람들이 다툴 일이 없었다/(…)/날이 가면서 집 안에 들인 먹을거리보다/들판과 산기슭에 더 생겨나자/더 차지하려고 씩씩거리기 시작했다/(…)’(‘밥그릇 천국’ 중) 나희덕(38) 시인의 ‘사라진 손바닥’(문학과지성사 펴냄)은 다듬어진 종갓집 밥상처럼 넉넉하고도 정갈한 글맛을 선사한다.사라져간 것들,잊혀진 시간에 대한 윤회적 애상이 표제작에서부터 간곡하다. ‘처음엔 흰 연꽃 열어 보이더니/다음엔 빈 손바닥만 푸르게 흔들더니/그 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 들고 서 있더니/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꺾인 채/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네/수많은 槍을 가슴에 꽂고 연못은/거대한 폐선처럼 가라앉고 있네//(…)//백 년쯤 지나 다시 오면/그가 지은 연밥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으려나/그보다 일찍 오면 빈 손이라도 잡으려나/그보다 일찍 오면 흰 꽃도 볼 수 있으려나//회산에 회산에 다시 온다면’(‘사라진 손바닥’) 순화된 시어와 탁월한 서정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이동백(49) 시인도 이 가을에야 비로소 첫 시집을 내놨다.문학동네에서 펴낸 ‘수평선에 입맞추다’.1996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한 지 8년만의 늦은 수확이다.추억과 욕망,구도자적 의지를 담은 시 52편이 실렸다. 1994년 초판 출간된 이후 꾸준히 독자층을 넓혀온 안도현(43) 시인의 대표작 ‘외롭고 높고 쓸쓸한’ ‘서울로 가는 전봉준’(문학동네 펴냄)도 개정판으로 선보여 반갑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양천구체육센터 탁구동호회 ‘북적’

    양천구체육센터 탁구동호회 ‘북적’

    제28회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결승.16년 동안 한국 탁구를 짓누르던 악몽 같던 ‘만리장성’이 유승민의 마지막 드라이브로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한국 탁구의 또 다른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승민의 경기를 응원하다 목까지 쉰 서울 양천구탁구연합회 박미라 회장은 이번이 엘리트 탁구는 물론 생활체육 탁구도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1년 기다려야 회원가입 박 회장은 양천구민체육센터에서 탁구교실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지난 1973년 ‘사라예보의 기적’을 이뤄낸 박 회장이 직접 가르치는 곳이다 보니 회원도 거의 400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그런데 문제는 한 번 들어온 회원은 좀체 나가지 않는다는 것. 최고령 회원으로 최상급반인 ‘연수1반’에서 활동하는 이선례(68·여)씨는 “박 선생님을 10년 이상 따라다닌 애제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탁구 교실에 들어오려면 신청 후 1년 정도 기다리는 것은 예사”라고 말했다.그만큼 회원들끼리는 물론 선생님과도 정이 돈독하다는 의미다.이씨처럼 10년 넘게 박 회장을 따라다니는 회원들이 10여명이 되다보니 최상급반에는 60세를 훌쩍 넘긴 ‘할머니’들이 여럿이다. “아들 장가 보내고 손자까지 본 진짜 할머니지만 밖에 나가면 아직도 50대 초반까지는 통해요.(웃음)”조양자(63·여)씨는 젊어 보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역시 탁구를 제일로 꼽는다.나이든 사람도 손쉽게 배우고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최우선은 가정 양천구민체육센터 탁구교실 회원들은 한마디로 탁구광이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낮에 실수한 드라이브가 꿈속에 나올 정도다.또 어떤 회원은 입맛이 없을 때는 밥상에 탁구 라켓을 올려놓고 쳐다보며 밥을 먹는다고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정에 소홀하는 일은 전혀 없다. 박 회장의 지론 역시 ‘탁구보다는 가정이 우선’이라는 것.젊었을 때 가정을 위해 탁구를 포기했던 자신의 선택에 대해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박 회장은 “이곳 탁구 회원들의 가정은 하나같이 화목하다.”면서 “엄마들이 활력을 갖고 긍정적으로 삶에 임한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구교실 회원인 이인숙(57·여)씨도 “회원 자녀들을 살펴보면 모두 성공했다.”면서 “결과적으로 탁구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양천구민체육센터 탁구교실 회원들은 지난 28·29일 이틀간 치러진 서울시 연합회장배 탁구대회에 42명이나 출전했다. ●성적보다는 즐기는 탁구 “다른 동호회 같았으면 부담스러워서 출전하기 힘들었을 겁니다.”정정란(61·여)씨는 시 대회에 출전하지만 성적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우리 팀은 그냥 놀러가는 기분으로 출전했어요.회원들이 도시락도 싸오고 떡도 만들어 갔거든요.” 박 회장은 생활체육의 핵심은 ‘참여하는 즐거움’에 있다고 강조한다.어쩔 수 없이 성적을 내야만 하는 엘리트 체육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회원들에게서 운동하는 즐거움을 뺏는 순간 생활체육은 흔들리게 됩니다.운동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박 회장의 손으로 일궈낸 사라예보의 영광은 소박하지만 행복한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無방부제 빵’ 정말일까

    지금은 빵에 방부제를 쓰지 않는 게 거의 상식이 되었지만,10여년 전만해도 제빵회사나 제과점에서 ‘무(無)방부제’라는 슬로건이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그 때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 사회도 이제 전근대적인 방부제를 쓰지 않는 선진 음식문화로 발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런 시절을 거쳐 이제는 방부제를 쓴다는 것은 마치 콩나물에 농약을 치는 것인 양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만한 점이 있다.방부제를 쓰지 않는다는 빵의 유통기한을 보면 대개 1주일은 족히 된다.부드러울 정도로 촉촉하여 병균이 살기에 알맞은 습도를 갖추고 있고,설탕,버터 등의 영양분이 충분히 있는데도 상온에서 상당 기간을 버틴다니 이상하지 않은가.여름날 밥과 빵을 똑같이 놔두면 밥이 먼저 상하는데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빵을 만드는 사람은 방부제를 쓸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원료인 밀가루에 이미 충분한 방부제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통밀이나 밀가루는 대부분 선박을 통해 장기간의 유통기간을 거치면서 수입되는 농산물이고,그 과정에서 방부제,표백제,붕해제 등의 화학 첨가물의 ‘세례’를 받게 된다. 빵이 제과점에서 우리 가정으로 유통되는 데는 1주일이면 충분하지만,밀가루가 외국에서 제과점까지 유통되는 데는 최소한 몇 개월,길게는 몇 년이 걸린다.1주일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필요 없지만,몇 년의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꼭 필요해진다. 그러면 제빵회사나 제과점이 ‘無방부제’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인가,참말인가. 자신이 직접 방부제를 쓰지 않았다고만 항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이 “나는 교과서대로 바르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방부제만이 문제는 아니다.곡류와 채소가 주식인 우리나라 사람은 그동안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왔다. 그러나 수입 밀은 부드러운 맛을 위해 껍질을 상당히 깎아내는 관계로 섬유질과 많은 영양소가 제거된 상태로 가공되게 된다. 따라서 수입 밀로 만든 빵을 주식으로 할 경우에는 수십,수만년 동안 이루어온 우리나라 사람의 몸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또 빵의 설탕 함유량이 15∼20%라고 말하면 깜짝 놀랄 수 있을 것이다.이 또한 빵이 우리의 주식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빵이 주식인 경우는 중국의 꽃빵이나 프랑스의 바게뜨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이렇게 달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유혹은 당의정과 같다.쓴 약을 달콤한 맛으로 감싼 알약처럼 달콤함에 끌리지만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쓰디 쓴 결과일 수 있다. 빵의 그 부드럽고 달콤한 맛 속에는 영양소와 섬유질이 제거되고 설탕과 버터를 듬뿍 함유시킨 쓰라린 아픔을 안에 감싸안고 있는 것이다.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어본 사람은 빵맛이 거칠다고 한다.그럴 수밖에 없다. 밀의 겉 표면을 수입 밀처럼 깎아내지 않았기 때문에 거칠 수밖에 없다. 그 거칠음이 바로 건강이요,영양인 셈이다.또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봄에 심어서 가을에 거두는 수입밀은 잡초나 병충해가 심한 여름에 많은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반면,가을에 심어 봄에 거두는 우리밀은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도 좋은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거친 맛에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지면 거친 빵에 손이 가지 않는다.부드러운 빵은 잘 씹지 않으므로 치아 발육이나 두뇌 개발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빵을 구입할 때도 금방 구웠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원재료가 무엇이고 첨가물이 어떤 게 들어갔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그러니 꼭 뒷면의 재료 표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무방부제’는 덧씌워진 라벨에 불과하다. 이 라벨을 떼어내서도 ‘무방부제’라는 글씨가 선명한 것이야말로 진정 건강한 빵이다.이제 라벨을 떼어내자.그 라벨과 함께 빵의 부드러운 맛을 잃어버릴지라도 말이다.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아이 건강 해치는 ‘배부른 간식’

    여름철,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활동량이 많다 보니 하루 세끼를 먹는 식사 간격이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엄마들은 “왜 이리 밥 때가 빨리 돌아오지?”하며 귀찮아할지 모르겠지만,한참 자라나는 아이들 입장은 전혀 다르다. 그 긴 식사 간격 때문에 간식의 즐거움이 훨씬 커진다.아이들은 활동량이 많고 한번에 많은 양을 먹을 수 없으므로 식사와 식사 사이의 중간에 영양과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간식을 장만해 주는 것이 좋다.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자.엄마가 마련해 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고 또 즐거웠던가.엄마가 고구마라도 쪄서 내오실라치면 온 가족의 정이 샘솟는 듯했다.그러나 간식은 간식일 뿐,그것 때문에 식사의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아이가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엄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아이가 배고파할 겨를도 없이 온갖 간식을 먹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또 그 간식으로 내놓는 먹을거리라는 게 아이들 입맛을 자극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아이들이 밥맛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간식은 말 그대로 간식이어야 한다.간식이 식사를 대신하거나 식사의 역할을 빼앗을 정도로 열량이 많아서는 안 된다.간식으로 주로 내놓는 튀김 종류나 피자,햄버거,치킨,핫도그 등은 지방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간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이런 음식은 위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 다음 식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이런 간식에 길들여져 식사를 소홀히 할 경우 성장기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향 불균형을 겪을 수 있다. 또 하나,간식을 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너무 많이 주거나,너무 자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더러는 “그래도 한창 자랄 때인데 많이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겠지만,문제는 먹는 양이 아니라 소화 흡수 능력이다.밥을 먹은 뒤 적어도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는 지나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이때 다른 음식물이 들어가면 소화시키는 일 때문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오히려 방해받을 수 있다.또 소장에서 힘들게 소화흡수 중인데 위장에 새로운 음식이 들어온다고 생각해 보라.소장의 소화와 흡수활동이 방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간식의 메뉴를 선택할 때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덧붙여,아이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고루 함유된 식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영양소 중에서도 수분과 무기질,비타민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음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식은 조금 번거롭더라도 엄마가 직접 준비해야 한다.이것이 식품첨가물 등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다.간단하게는 삶은 감자나 고구마,밤,옥수수,제철 과일 등을 간식으로 내놓으면 좋을 것이다.수분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더러 준비도 간편하다. 또 음식상에 밑반찬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듯,간식 역시 언제든지 장만할 수 있도록 한두 가지는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미숫가루,오미자차,매실효소,잣,땅콩,호두 등을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거나,아니면 샌드위치를 만들 통밀 식빵이나,유기농 곡류로 만든 과자,뻥튀기 등도 미리 준비해 두면 간식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우리 엄마만의 간식’이라고 아이들이 자랑할 만한 주특기를 한두 가지 준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단호박과 불린 콩,찹쌀가루를 찜통에 쪄내는 호박찰편이나,버섯 등의 재료와 떡볶이떡으로 만드는 떡잡채처럼 우리 전통음식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아이 탓을 하기 전에 먼저 엄마가 아이들 간식을 어떻게 챙기는지를 살펴봐야 옳다.밥상만 잘 꾸리고 다스린다고 바른 먹을거리,제대로 된 밥상인건 물론 아니다. 아무리 건강한 먹을거리로 채워도 아이들 간식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십상이다.‘나만의 간식’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한두 가지를 가진 엄마의 아이는 보다 건강하게 밥상을 마주하지 않을까.
  • 상도5동 어린이집“어린이 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아이들 버르장머리는 밥상머리에서 길들여지기 마련입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5동 우리어린이집(원장 이현숙)이 실시하는 독특한 보육법이 화제다. 이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15개월에서 만 7세에 이르는 111명의 어린이들은 음식을 먹으면서 집중 교육을 받는다.우선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어린이들에게 설명한다.예컨대 “김치와 된장엔 몸에 좋은 발효균과 영양분이 파괴되지 않고 살아 있답니다.”라고 설명해주는 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자신을 평가하도록 해 그동안 배운 것을 꾸준하게 지키도록 했다는 점이다.매월 자기평가 카드를 내준다.이 카드는 일주일 단위로 날짜를 매겨 ▲알맞게 배식을 받았습니다 ▲골고루 먹었습니다 등 10개 항목에 대해 ‘○×’표시를 하도록 만들었다.끝에는 한달을 보내며 반성해야 할 점을 쓰도록 했다. 이같은 교육법으로 우리어린이집은 동작구(구청장 김우중)가 최근 실시한 영유아 보육 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예술의 향기 솔솔 양평에 가볼까

    예술의 향기 솔솔 양평에 가볼까

    드라이브 명소인 양평에 가면 궁금했던 것이 있다.‘아니 시골에 웬 갤러리가 이렇게 많은 거야,언젠가 한번 들어가 봐야지.’ 하지만 마음뿐,왠지 아는 사람 없는 잔칫집마냥 서먹했던 도심의 화랑 생각이 나 선뜻 발을 들이지 못했다.그러나 어렵게 문턱을 넘어서자 편안한 전원적 분위기가 손님을 맞았다.편하게 보고,마시고,이야기도 나누고.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를 가고 싶다면,약간의 예술적 허영심까지 있다면,주저 말고 양평으로 떠나자.화가만 280여명,문학·음악인 등까지 합치면 450여명의 예술인이 모여 산다는 ‘한국의 바르비종’으로.예술투어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다니 더욱 매력적이지 않은가. ■ 화가마을 ‘양평에 이런 두메산골이 있었나.화가라고 하더니 산에서 도를 닦는 모양이군.’ “험하죠? 그래도 이곳 양지산 자락에만 화가들이 10여명 모여 삽니다.항금리 화가마을이라고 하지요.” 불편한 심사를 눈치라도 챘는지 ‘닥터박컬렉션&갤러리’의 큐레이터 손갑환(41) 실장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구불구불,울퉁불퉁한 비포장길 끄트머리.승용차 바닥을 몇 차례나 긁힌 끝에 도착한 곳은 여류화가 김영리(46)씨의 보금자리 겸 작업실이었다.김씨는 ‘양평예술투어’에 아틀리에를 개방한 양평의 예술인중 한명이다. 연락을 받은 김씨가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허름한 농가(나중에 물어보니 우사라고 했다)를 대충 고쳐 쓰는 듯한 집안엔 그림과 그림도구 일색이다.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마치고 국내서 작품활동,뉴욕에서 10년간 학업과 작품활동,귀국해 양평의 이 두메로 흘러든 지 벌써 10년이란다.처음 10여년은 ‘도시와 인간’이란 테마에 천착했고,이후엔 자연으로의 회귀,지금은 자연의 해체를 보듬는 생태적 테마에 매달린단다. 유치원생이라는 그의 7살배기 아들이 손님들에게 물을 한 잔씩 따라 준다.이야기에 열중하는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함이다.딸 쌍둥이를 낳은 후 12년 만에 얻은 늦둥이다.쌍둥이중 하나는 올해 서울대에 합격해 다니고 있고,다른 하나는 재수중이란다.과외는커녕 학원도 구경하기 힘든 산골에서 시골 학교를 나와 서울대에 덜컥 합격했으니 부모로선 눈물겹도록 기특할 수밖에. 그림에서 아들 얘기로,다시 집안 얘기 및 양평의 화가들 이야기를 듣는 동안 1시간이 후딱 지나갔다.양평 예술투어는 이렇듯 도심 갤러리에서 느끼기 어려운 예술인들의 작업현장과 소박한 삶의 단면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짜여져 있다. 손 실장,김씨와 함께 집을 나서 양평읍 초입에 있는 양평군민회관으로 향했다.이곳엔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031-770-2472) 및 창작스튜디오가 있다.양평군측이 관내의 예술인들을 위해 마련해준 전시 및 창작공간이다.미술관에선 서양화가 조영호(44)씨의 ‘생태’전이 열리고 있었다.기괴한 듯하면서도 무언가 강렬한 희구의 메시지가 느껴지는 듯한 작품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도덕과 아름다움을 걷어낸 생태의 심연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조씨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관람객들.생태전은 14일 끝나고,20일부터는 조근상씨의 ‘전통악기전’이 2주간 열린다. 미술관 옆 창작스튜디오에 들어가니 큼직한 도자기 작업을 하던 아줌마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쪽으로 쏠린다.김영리씨를 비롯해 서양화가 김호순,이봉임씨 등이 오는 9월 서울에서 열게 될 도자전을 준비중이라고 했다.명함을 보니 모두 화가들이다.웬 도자전이냐고 했더니 회화작업을 위한 ‘자금마련’이 목적이란다.파블로 피카소도 어려울 적 돈이 되는 도자기를 만들어 팔아 그림에 매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하긴 지난해 이천·여주에서 열린 도자기엑스포에 갔다가 ‘피카소 도자기 특별전’에서 도예가 피카소의 생경한 면모를 본 적이 있었다.도자전은 오는 9월3일부터 9일까지 청담동 가산화랑(02-516-8886)에서 ‘물메리 사람들의 이야기전’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멤버중 한 사람인 이봉임(48)씨가 북한강변 서종면의 ‘문화의집’(011-296-1511)을 소개한다.서양화가인 그의 남편 이근명(48)씨가 운영하는 곳으로,지역주민들에게 ‘인기 짱’이란다.지역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전시,음악행사가 지역주민 전체는 물론 서울 등 외지에서 마니아들이 몰려올 정도라고 했다. 매 주말 열어온 ‘우리동네음악회’가 오는 21일 50회째를 맞는다.서종면 거주 화가들이 동네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하는 ‘우리동네그리기전’ 역시 역사가 꽤 오래됐다. 요즘은 매주 토요일 북한강변 서종체육공원에서 ‘8월의 북한강 주말음악축제’를 열고 있다.시골행사라고 얕보지 마시기를.지난 7일 첫회엔 타악그룹 ‘4PLUS’가 열정적 공연을 선보였고,14일엔 국립국악원 단원들로 구성된 ‘다움 우리소리 앙상블’이 국악의 진수를 선보였다.21일엔 체코의 금관5중주단인 ‘체코프라하 브라스앙상블’이 출연한다. ●양평예술투어 ‘화가마을로 떠나는 예술기행’이란 이름으로 진행된다.양평 화랑가 작품 감상,강변 습지 탐방,아틀리에 탐방,도예체험 등이 포함된다.1인 참가비 2만원.10명 이상이어야 운영되기 때문에 몇 가족이 모여서 함께 움직이는 게 좋다.이 프로그램은 5년 전 손갑환 실장이 만들었다.우연히 파리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아틀리에를 탐방한 뒤,갤러리에서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달리 작가의 진솔한 삶과 열정적인 작업과정을 보면 일반인들이 예술에 대해 좀더 깊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다.문의 (02)553-0246. ■ 갤러리카페 몇년 전 남한강변에서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강상면 병산리에 이르러 독특한 외관의 건물에 들른 적이 있다.갤러리아지오.양평에 거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옆방엔 자그마한 카페가 있던 곳.작품 감상을 하고 카페에 들르면 4000원짜리 스파게티와 2000원짜리 커피가 기다리고 있었다.스파게티 맛이 서울 유명 레스토랑 못지 않았고 커피향도 참 진했었는데.예술적·생리적 배고픔을 한꺼번에 달래는데 제격이었다. 아지오는 지금도 있다.다만 쇼나조각 전문 갤러리로 바뀐 것이 다를 뿐.아니 카페에서도 이젠 차 종류만 팔아 스파게티를 맛볼 수 없다.쇼나(Shona)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부족 이름.이 부족은 조각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쇼나조각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스케치나 밑그림 없이 순수하게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것이 특징. 석재사업을 하던 이영두(52)씨가 대리석이 유명한 짐바브웨를 오가다 쇼나조각의 매력에 푹빠진 뒤 아지오를 인수해 지난 2월 쇼나 전문 갤러리로 재오픈했다..일산의 ‘터치 아프리카’와 함께 국내에 2곳뿐인 쇼나조각 전문 갤러리다.카페에선 몇가지 커피와 함께 국화잎을 띄운 국화차,영국 왕실에서 즐겨마신다는 산딸기홍차,보이차 등 20여가지의 차를 낸다.찻값은 균일하게 5000원.(031)774-5121. 아지오처럼 작품 감상과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강하면 전수리의 ‘몬티첼로’,북한강변 서종면 문호리의 ‘인더갤러리’가 있다.몬티첼로(031-774-9301)는 도예공방과 전시실,카페,아트숍을 갖추고 있다.지금 진행중인 전시 테마는 ‘세라믹가든’.세라믹 도예가와 플로리스트의 만남이다.30일까지. 공방은 도예가 윤현경(45)씨의 작업실.다양한 재료와 모양의 작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예전엔 체험교실도 운영했으나 장소가 비좁아 요즘엔 못하고 시연만 한다고.부담없이 구입할 만한 것도 많다.화병이나 물병용으로 좋은 피처는 2만원,사발이나 주발 7000∼9000원,큼지막한 면기 2만 5000원 등. 카페에선 바게트 모양의 빵에 고기와 야채 등을 넣어 만든 호기 샌드위치와 커피가 함께 나오는 샌드위치 세트가 먹을 만하다.1만 2000원. 인더갤러리(031-771-6191)는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변을 따라 20분쯤 달리면 나온다.얼핏 보기엔 작은 창고모양으로 볼품 없게 생겼지만,일단 들어가면 오히려 작아서 어울리는 곳이다.1층은 전시실.여름특별기획으로 ‘흐르는 강물전’(30일까지)이 열리고 있다.윤경림 등 6인 초대전이다.인더갤러리 박인아실장은 “고여 있지 않아서 맑은,늘 살아 숨쉬는 강물같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2층은 북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카페.차와 간단한 음식을 판다.이밖에 서종면 문호리의 ‘갤러리 서종’(031-774-5530)과 강상면 교평리의 ‘전원갤러리’(771-1959),‘예사랑도예공방’(774-0307),가일미술관(584-4700)도 들러볼 만하다. ■ 바탕골 예술관 보는 것,듣는 것만으로 채울 수 없는 예술적 허영심을 갖고 계시다면 강하면 운심리의 ‘바탕골예술관’으로 가보시길.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이란 말을 덧붙이고 싶다. 먼저 도자기 공방.흙은 만지면 IQ에 EQ까지 높아진다는데.이곳에선 흙을 마음껏 만지고,흙에 그림도 그리고,그릇을 만들고,굽는 과정도 구경할 수 있다.가스가마,천연장작가마에서 각양각색의 도자기를 꺼내는 모습을 못보면 두고두고 서운할지 모른다. 체험료는 도자기 5000∼1만 5000원,공예는 5000∼2만 5000원.한시적으로 8월31일까지 반짝이 티셔츠 및 머그컵 만들기,바비큐파티,미술관 투어 등을 묶어 1인 4만원(어린이 3만 2000원)에 판매한다. 미술관1에선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전이 열리고 있다.박석호,박의순 등 13인이 각자에게 익숙한 재료인 섬유,종이,목재,금속,흙을 이용해 ‘물고기’라는 소재를 재미있게 표현했다.미술관2에선 숭숭이장,문갑,경대 등 선조들의 미감을 잘 살린 전통 목가구전이 진행중이다. 바탕골극장에선 무용공연 ‘Carnival In Yangpyeong’이 29일 펼쳐질 예정.국민대 문영,이미영 교수의 연출과 지도로 ‘날개 없는 꾀꼬리’,‘몽환’,‘Freedom’ ‘Re-Turn’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들어가 회원 가입후 할인 쿠폰을 출력해 가져가면 체험료나 관람료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강하면 전수리 남한강변에 올 10월 완공되는 ‘닥터박컬렉션&갤러리 양평아트센터’(02-553-0246)도 바탕골예술관에 이은 대형 복합예술공간으로 태어날 예정. 글 양평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신우와 양평 맛드라이브 서울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남짓한 북한강과 남한강 줄기를 따라 맛집도 즐비하다.녹음이 짙은 산과 매혹적인 강에 어우러진 강변의 음식점들.이들만으로도 훌륭한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물론 어떤 음식점이냐가 관건이다.“맛 없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며 맛을 장담하는 현수막을 내건 집도 있지만 쉽게 발이 들어가지 않는다.국내 최초의 남성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전국의 맛집을 순례했던 정신우씨를 따라 나섰다. ●45번 국도(조안∼화도) 정신우씨가 첫번째로 들른 맛집으로 45번 국도상의 연세중교 앞의 죽여주는 동치미국수(576-4070).평일 오후지만 빈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동치미국수(4000원)의 살얼음이 살짝 언 국물은 무더위를 금방 식힐 정도로 시원했다.면발은 툭툭 끊어지면서 부드러웠다.비교적 저렴한 가격 덕분에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많이 찾았다.국수 한 그릇으로 허전할 것 같으면 김치를 넣어 만든 찐만두(5000원)나 찐계란(3개에 1000원)을 곁들이면 된다.퇴촌면에 있는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768-6868)가 여기의 본점이다. 이어 그는 서울종합촬영소로 올라가는 길의 초원(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그만이라고 소개했다.종갓집에서 국도를 따라 500m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에 나오는 카페 행복의 강(576-4050)은 북한강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야외 테라스에는 강과 눈높이가 거의 같아 물이 찰삭거리는 소리가 다 들린다.네티즌들이 한때 북한강 최고의 명소로 꼽기도 했다.주스가 8000원. ●88번 지방도(퇴촌∼양근대교) 양수대교를 건너 좌회전해 조금 나오면 강초매운탕(772-9059)과 본가해장국(772-2577)이 지역에선 널리 알려진 집이다. 생선구이를 전문점 해마(771-9202) 맞은편의 라리아(774-9717)도 프랑스식 레스토랑 겸 카페로 마니아들에겐 널리 알려져 있다.불어로 공기를 뜻하는 라리아는 63빌딩과 워커힐호텔 출신의 조리사들이 포진하고 있단다.화이트와 짙은 브라운이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와 유리창을 통해 훤히 내다보는 남한강은 한폭의 그림이다.멀리 용문산도 보인다. 북한 여름 보양식인 초계탕을 하는 평양초계탕(772-8229)도 팬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맛집이다.초계탕은 닭고기를 가늘게 찢고 오이·묵 등을 무쳐 함께 담아낸 것으로 닭찬국물에 부어낸 것이다.2인분에 3만원,4인분 4만원.기본으로 나오는 물김치에도 살얼음이 둥둥 떴다.초계탕이 나오기 전에 유일하게 따뜻한 음식으로 메밀전이 나온다.평양식 막국수(5000원)도 별미다.초계탕을 먹고 난 육수에 말아 먹어도 그만이다. 한국두부연구소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초심(768-8848)은 직접 만든 두부 요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손두부·철판순두부·칼국수와 함께 손만두를 하고 있다.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이어 퇴촌밀면(767-9280)은 3년 숙성한 백김치와 얼음이 서걱거리는 육수가 그만이다. ●363지방도(양수리∼수입리) 양수대교를 건너 좌회전,363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오른쪽의 연꽃언덕(774-4577)은 생선 매운탕과 장어구이를 내놓고 있다.북한강을 쭉 올라가면 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한 서종면 문호리에 닿는다.문호리 마을 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버섯전골과 비빔밥이 전문인 한우리(772-4368)와 길옆이지만 산속처럼 적요하게 느껴지는 카페 로뎀(772-5777) 등도 드라이브객을 붙잡는다. 문호리에서 조금 올라간 수입리에도 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문호리가 옛날 시가지라면 수입리는 요즘 한창 들어서기 시작하는 곳이다.매운탕과 간장게장 전문인 낙원(774-1938)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곳은 토방(774-2521).두부전골,두부김치 등을 구수하게 내온다.내부 인테리어도 고풍스럽고,밑반찬으로 나오는 메뉴도 맛깔스럽다.말만 잘하면 비지를 공짜로 얻을 수 있단다. ●6번국도(양수리∼양근대교) 양수대교를 지난 두물머리 근처의 촌미(772-6778)는 유기농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데,순두부 정식이 7000원이다.또 카페 오데뜨를 겸하고 있는 두물머리밥상(774-6022)도 유기농 쌈밥과 순두부를 내놓는다. 양수콩나물국밥(771-5995)은 6번 국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원조집이다.콩나물을 직접 길러 전주식으로 끓여낸다.경춘선 국수역 뒤쪽의 모비딕(774-4548)은 원양어선 출신의 주인이 흰 고래인 모비딕을 형상화해서 지었다고 한다.궁중비빔밥과 조랭이떡국이 전문이다.옥천면옥(772-9693)은 양평 최고의 평양식 냉면집으로 꼽힌다.4대째 이어오고 있으며 굵으면서도 쫀득한 면발을 자랑한다.양평역 옆의 화천갈비(771-2487)는 동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집이지만 시간에 쫓겨 찾지 못했다. ●정신우씨에겐 요리하는 탤런트,국내 최초의 남성 푸드스타일리스트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16세 때 자취를 하면서 스스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집안의 김치를 모두 담그는 등 조리에 20년 내공이 쌓였다.서른 즈음의 어느날 “요리가 천직임을 문득 깨달은” 그는 국내외의 푸드스쿨을 다니며 요리와 스타일링을 공부했다.이후 전국의 맛집 순례도 다녔던 그는 최근 ‘게으른 음식남녀 집에서 밥해먹기’란 책도 냈다. ●산당-강하면 운심리 바탕골예술관(031)772-3959 양평지역 최고의 음식점으로 강하면 운심리 바탕골예술관 근처의 한식을 코스화한 산당(772-3959)을 들 수 있다.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꼭 한번 들를 만한 곳이다.요리 예술가이자 음식 연구가인 임지호씨가 음식,특히 한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음식점이다.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재료를 이용해 조리사 마음대로 만든 음식이지만 감동을 준다.맛이 다소 생소한 것도 있지만 다음 코스를 기대하게 한다.물론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채 자연의 맛을 찾고 있다. 음식은 강(3만 3000원),하늘(5만 5000원),자연(7만 7000원) 세 종류다.자연은 최소한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음식은 앙증맞기도 하지만 예술적으로 담겨 나온다.하지만 간단찮은 가격이 단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강의 메뉴를 보면,고등어까지 세 종류의 회가 나오는데 회를 찍어 먹을 양념으로 측백나무잎을 갈아 만든 측백나무 소스와 산초절임이 나온다.돼지 목살을 녹차가루에 비벼 장작으로 익힌 바비큐,감자를 실처럼 썰어 튀긴 위에 적포도주 소스를 올린 것,연근을 적포도주에 졸여 뽕잎을 올려낸 것,방게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방게 튀김 등 12가지가 나온다. 그 다음에 김치 4종류,젓갈 2종류,산나물 9가지,굴비구이,간장게장 등과 함께 동충하초쌀로 지은 밥이 나온다.음식 이름으론 다른 음식점과의 차이점을 찾기가 어렵겠지만 실제로 하나하나가 아주 독특하다.식사를 마친 다음 2층에서 커피나 녹차를 가지고 올라가면 전원카페 못지않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산당 입구에 쓰인 ‘음식은 종합예술이고 약이며 과학이다.’는 글귀를 나오면서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어머니 가마솥밥-서종면 문호리에서 정배리쪽(031)772-9252 카페가 밀집한 서종면 문호리에서 정배리쪽으로 빠지다가 왼쪽 길가의 어머니 가마솥밥(772-9252)은 현지인들이 가장 먼저 추천하는 음식점이다.주인은 서종면 토박이다. 생선 구이가 주메뉴.삼치구이를 주문했더니 생선을 은박지에 싸서 구워냈다.노릇하게 고루 익었다.간은 약간 싱거운 듯 삼삼했다.살코기는 입안에서 녹는 듯했다.여기에 나물과 김치·젓갈 등 20여 반찬이 한 상 가득하다.가마솥으로 지은 밥이 나무 밥통에 담겨 나온다.가마솥에서 밥을 지은 까닭인지 밥맛이 한결 찰지고 구수하다.나물은 모두 텃밭에서 기른 것이란다. 된장찌개 국물에 밥과 콩나물 등을 함께 넣고 비벼 먹어도 그만이다.식사를 마친 다음에 나오는 누룽지 숭늉도 구수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준다.누룽지가 토실토실해 입맛을 자꾸 다시게 한다. 2명 이상일 경우 여러 가지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어머니정식(3만원)을 시키면 골고루 맛볼 수 있다.간장게장과 생선구이·불고기가 함께 나오는 까닭이다.간장게장만 별도로 주문하면 1만 5000원이다.삼치·조기·꽁치구이는 5000원,굴비와 안동간고등어는 1만원이다. ●외할머니집-삼봉리 구봉부락서 왼쪽(031)576-7272 45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외할머니집’이란 간판이 곳곳에 눈에 띈다.언제나 포근하고 정겨운 이름 탓에 구봉부락(삼봉리)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다.비포장 도로를 거쳐 2∼3㎞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외할머니집(576-7272)이 나왔다.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맛은 많이 알려진 듯 손님들이 가득했다. 겉보기엔 흐름한 초가집이지만 실내는 나무로 아가자기하게 엮었다.할머니가 아니라 40대 후반의 주인 부부가 한다.하지만 손맛이 깊다.가장 대표적인 식단은 대나무통보리밥(7000원).보리밥을 대나무통에 담아 낸다.상추·무·호박·고사리 등의 산나물과 고추장·참기름도 함께 나오는데,그릇에 담아 쓱싹 비벼먹는 맛이 그만이다.여기에 된장찌개를 조금 넣어도 좋다.향이 강한 참기름은 너무 많이 넣으면 다른 재료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한여름인 요즘에도 두릅초회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식사가 나오는 동안 도토리묵무침(1만원)이나 파를 썰어넣어 두툼하게 익혀 내오는 녹두전(8000원)으로 입맛을 돋워도 좋다.시간 여유가 있고 일행이 있다면 돌솥한방백숙(3만 5000원)도 좋다. ●종갓집-서울종합촬영소 길목 맞은편(031)576-1100 푸드스타일리스트 정신우씨가 북한강 일대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음식점이 서울종합촬영소 올라가는 길목 맞은편의 종갓집(576-1100)이다.촬영소 입구인 탓에 영화배우와 탤런트 등이 많이 찾는 집이다. 종갓집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주인 최성환(51)씨는 “장어구이 비법은 8대째 북한강에 터를 잡고 살아온 종가에만 비전돼 온 것”이라고 전한다.그는 경주 최씨 반가정파 32대 종손이다.장어의 기본 양념으로 대추·생강·인삼을 졸여서 쓴다.장어는 찬 기운을 가진 식재료여서 따뜻한 기운이 강한 생강과 인삼 등을 써야 탈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안주인 추숙녀(48)씨의 설명이다. 뒷마당의 바비큐 그릴에서 장어에 붓으로 양념을 바르면서 굽는다.장어를 싸 먹는 야채는 텃밭에서 모두 기른 것이다.“직접 농사도 짓지만 일손이 부족해서 농약은커녕 비료도 못 뿌린다.”는 것이 추씨의 하소연 섞인 야채 자랑이다.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무공해란 이야기다.장어정식은 1만 8000원,1㎏에 3만 8000원이다. 또 한가지 빠지지 않는 것이 훈제돼지갈비(1인분 8000원·200g).참나무 연기로 돼지갈비를 4시간 정도 훈제한다.돼지의 기름기와 특유의 냄새가 모두 빠진다.고루 익은 고기를 한방 재료로 양념을 해서 먹는데,어찌보면 햄과 비슷한 맛이 났다.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추씨는 “원래 장어구이 전문점인데 훈제돼지갈비가 더 널리 알려지는 바람에 이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 더 많다.”고 자랑했다.장어구이나 훈제돼지갈비를 먹고 나면 구수한 된장찌개나 열무국수(3000원)를 먹으면 된다. 이외도 닭백숙과 닭도리탕이 3만원,버섯전골 2만 5000원,영양돌솥밥과 감자전·도토리묵이 각 8000원이다. 양평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양평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400여 식품첨가물도 꼼꼼히 따져볼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PPA(페닐프로판올아민) 성분이 함유된 167종의 감기약에 대해 전면 사용중지 조치를 취했다. PPA는 코막힘 등을 풀어주는 물질로,이미 지난 96년에 출혈성 뇌졸중 유발 우려가 처음 제기된 데 이어 2000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용 중지와 성분 대체를 권고하기도 했다.우리나라는 이보다도 무려 4년이나 늦게 사용중지 조치를 취했으니 늦어도 한심하게 늦은 셈이다. 덕분에 파장은 계속 이어질 조짐이다.시민들의 불신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고,이미 국내에서도 관련 소송이 제기되었는가 하면 언론에서도 관련 기사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반응이 아쉽기도 하다.모두가 PPA만을 쳐다보고 있어서다.그러나 알고 보면 PPA는 수없이 만들어지는 무수한 화학물질 중 하나일 뿐이다.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제기돼 왔지만 단지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주변에서 사용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유해성이 입증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PPA 역시 50년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했고,그 사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유해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왔다. 화학물질의 안전 기준은 보다 엄격해져야만 한다.만약 그것이 피해로 이어진다면 그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인데다,발견된 순간에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점이 심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PPA사태가 준 진정한 교훈은 의약품만이 아니라 다른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한번쯤 부작용을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이다.대표적인 것이 음식물이다.우리가 먹는 음식물 역시 수많은 유해 화학물질로 얼룩져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볼 만한 사건이 있었다.서울환경연합이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인 C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아질산염 사건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4월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햄,소시지에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질산염 잔존량 실태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C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 결국 지난달 28일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합의에는 아질산염 감소 방안 연구,사용 원료 및 첨가물 전체를 표기하는 방안을 2005년부터 일부 제품에 시범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질산나트륨은 혈압 강하,갑상선 기능 장애 등을 불러올 소지가 있고,특히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발암물질을 생성시킨다는 보고까지 있으나,대부분의 국내 식품회사는 아직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다른 대체물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단체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지고 보면 아질산염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현재 우리나라에서 허용된 화학적 식품 첨가물만 해도 400여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일본 교토 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보통 80여종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하며,이를 연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4㎏이나 된다고 한다.이 중에는 식용색소로의 사용 여부를 재검토중인 ‘황색4호’등 착색료,미국 등에서 사용 금지된 타르색소 등이 다수 포함돼 문제가 심각하다. 따라서 식재료를 살 때는 어떤 첨가물이 들어가 있는지 꼼꼼이 살펴보는 일을 일상화해야 한다.물론 이로써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왜냐하면 모든 첨가물이 다 표시된 것도 아니고,함유량과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도 기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되도록 가공식품을 먹지 않은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상책이다.이런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식물성 섬유를 많이 섭취해 몸 안에 쌓인 다이옥신 등이 대변과 함께 체외로 배출되도록 도와야 한다. 불가피하게 라면이나 햄 또는 어묵을 먹을 때도 조금 덜 유해한 조리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라면은 끓는 물에 한번 데친 다음 조리하면 산화방지제와 착색제 등 유해 성분을 줄일 수 있으며,햄과 어묵 역시 데치면 발색제와 보존제가 상당량 우러나온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방법은 유해한 식품첨가제를 함유한 제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닐까. 아질산염 사건과 같이 시민들의 뜻과 마음이 조금씩,조금씩 모이면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제2의 PPA 사용중지 조치가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도 빨리 취해지기를 간절히 기다려 본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수사(壽司)’라는 간판을 내건 ‘사시미’집이 많다.‘횟집’보다 ‘수사’가 한결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일까.대개의 ‘수사’에서는 같은 ‘사시미’도 전반적으로 값이 비싸다.따지고 보면 ‘수사’란 ‘스시’로 읽으며,번역하면 초밥 정도에 해당된다.일식집의 대표격인 ‘수사’란 곳도 기실은 ‘초밥집’에 불과하다.어느 작은 ‘수사’에서는 ‘쓰키다시’가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갓 잡은 ‘아나고’는 기본이고 ‘우나기’까지 올린다.수제품 ‘와사비’가 입맛을 당기는데 ‘와리바시’로 ‘기코만 간장’에 살살 풀어서 ‘스시’에 발라먹는 맛이 그만이다.어디 ‘간수메’에 비할 것인가.대하(大蝦)도 펄펄 뛰는 ‘오도리’가 한결 맛있다.겨울철에는 ‘스키야키’와 ‘오뎅’,‘덴푸라’가 유별나다.여름에는 ‘히야시’된 ‘아사히 맥주’에 시원한 ‘복지리’가 또한 별미 아닌가.전복은 ‘해녀’들이나 ‘머구리’가 직접 잡았다.이 집의 유명한 삼치는 ‘스기’로 만든 배에 ‘모타’를 ‘장착’한 ‘나가시배’를 끌고 나가서 ‘앤카’를 박고서 ‘잇폰스리’로 낚아 올린다.불법인 줄 알면서도 ‘삼마이’를 간혹 쓰는데,싹쓸이하는 ‘고데구리’에 비하면 훨씬 낫다. ●‘지리’가 우리말 아닌가요? 의도적으로 만들어본 문장들이다.바다에 사노라면 일본말을 자주 듣게 된다.알아듣기 어려운 말도 어민들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말들이다.더러는 토착화해 ‘지리’나 ‘아나고’처럼 우리말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국어학을 전공한 박사에게 묻자,“지리,글쎄요.우리말 아닌가요?”하고 되물어 올 정도이니,일반인들은 오죽하랴.위의 따옴표 부분을 우리말로 한번 풀어보자. △사시미(さしみ)=회 △쓰끼다시(つきだし)=가벼운 안주 △아나고(あなご)=붕장어 △우나기(うなぎ)=뱀장어 △스시(すし)=초밥 △오뎅(おでん)=어묵 △스키야키(すきやき)=전골 △덴푸라(でんぷら)=튀김 △와사비(わさび)=고추냉이 △간수메(かんづめ)=통조림 △오도리(おどり)=산 새우 △와리바시(わりばし)=나무젓가락 △복지리(鰒じる의 변형)=맑은 복어국 △스기(すぎ)=삼나무(杉) △삼마이(さんまい)=삼중망 △고데구리=소형기선저인망 △잇폰스리(一本釣,いっぽんすり)=외줄낚시 △머구리(もぐり)=잠수부 정도다. 번역에 걸맞은 대응어가 미처 개발되지 않는 것도 수두룩하다.‘삼마이(三重網)’는 ‘세겹그물’이 맞을 터인데,이미 삼마이그물이 토착화되어 세겹그물이 오히려 생뚱맞다.누구나 쓰는 해녀(海女)는 사실상 제주도 본토에서는 쓰지 않던 말이므로 토착어인 잠녀가 맞다.‘모타(モ-タ)’는 ‘motor(모터)’의 일본식 영어이며,덴푸라는 포루투갈어에서 왔다.어민들은 더러 ‘닻’이라는 우리말을 두고 ‘앤카 박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닻을 뜻하는 ‘anchor’의 일본식 영어 아닌가. 일반인들은 간혹 신문기사 등에서 생소한 그물 이름이 나오면 답답하다.예망(曳網),자망(刺網),건강망(建綱網),선망(旋網) 따위는 일본식 한자어다.흘림그물을 뜻하는 유망(流網)은 ‘나가시(ながし)’라고 불리며,‘흘리다.’는 뜻의 ‘나가스(ながす)’에서 비롯되었다.‘고데구리’나 ‘머구리’,낚시꾼들이 많이 쓰는 외줄낚시인 ‘잇폰스리’도 일본말이다.거개의 어로도구가 일본말이다.외관상 일본어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선착장,간석지,적조,방파제 따위의 해양용어도 일본산이다. ●바다는 아직도 日식민상태 ‘회(膾)문화’가 말하듯 ‘해양강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근대적 해운· 수산·항만,심지어는 국방용어까지 들여다 쓰고 있으니,참담하게도 ‘식민의 바다’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언어식민지를 청산하자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종다원성 차원에서라도 토착용어를 써야 할 텐데,현실은 반대다.우리 스스로 근대를 ‘번역’하지 못하고 남의 손을 빌려서 ‘번역’해온 식민지의 여독 때문이다. 일본어도 외국어인데 이웃나라 말이 섞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와사비’가 일본의 오랜 기호식품인 반면에 우리 조상들은 거의 먹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생경한 ‘고추냉이’보다는 ‘와사비’가 타당하다고 여기기도 한다.‘아사히맥주’나 ‘기코만 간장’도 상품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원문 그대로 써야 한다. 문제는 주체성이다.동서양 구분없이 근대 모국어의 탄생과 확대과정은 ‘번역’을 통하지 않고는 성립될 수 없었다.그러나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을 거치지 못하면서 해양과학기술과 생태환경용어에 이르기까지 ‘번역과 근대’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오로지 직수입에 몰두해 왔다.새로운 과학기술이 도입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어도 개발해야 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게다가 오랫동안 써오던 토착말까지 잃어버려 ‘아나고 먹자.’고 하면 알아듣는 사람도 ‘붕장어 먹자.’고 하면 “뭐?”라고 되묻기 일쑤다. ●일제시대 조선어류 연구학자, 우치다 식민 잔재는 바다 관련 학계의 책임도 크다.마침 8·15를 앞두고 ‘유리판에 갇힌 물고기’란 유리원판 사진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어느 젊은 연구자가 용기있게 쓴 ‘일제시기 조선산 어류연구와 우치다’란 글에서 놀라운 시사를 얻었다.‘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라는 부제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의 주인공인 우치다 게이타로(內田惠太郞)는 1896년생으로 도쿄제국대학 농림학부 수산과를 나와서 1927년 한반도에 들어온다.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 양식계 책임자로 15년을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의 바다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었다.그런 그가 1942년,수많은 연구 업적을 고스란히 한국에 둔 채로 규슈(九州)제국대학 교수로 자리를 잡아 돌아간다.1964년 이와나미(岩坡) 문고본으로 출간된 ‘치어(稚魚)를 찾아서’에서 한국에서의 연구 활동을 포함한 자신의 어류생활사 연구 경험을 소상히 밝히기도 한 그는 사실 한국어류사 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같이 근무했던 나카노(中野進)와 우치다 자신,그밖의 여러 인물들이 많은 유리건판을 남긴다.그 유리건판들이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개인 소장가의 손에 들어갔고,그 소장 자료에 근거해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 ●‘수산학 거목’의 도용 씁쓸 총독부 수산시험장은 광복 후 중앙수산시험장(1949),국립수산진흥원(1963),국립수산과학원(2002)으로 이어진다.이렇게 기관은 맥을 이어왔는데,어찌해서 조선총독부가 연구하고,실험하고,수집한 그 중요한 수산자료들은 모두 흩어지게 되었을까.총독부야 밉지만 그들의 업적은 잘 보존·관리·활용했어야 하는데 총독부시절에는 잘 관리되던 것이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어쩌다 이렇게 개인의 전유물로 주물러지게 되었을까.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이 남긴 ‘전리품’을 재활용하고,가공해 자신의 연구 성과로 둔갑시킨 정말 날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예전부터 학계에는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우리나라 ‘수산학의 거목’으로 평가되는 분의 저술이 사실은 일본인들이 남긴 연구 성과를 슬쩍 해서 가공한 것이라는 얘기다.이 ‘거목’의 광복 이후 저술에서 총독부시절의 연구 성과를 요약·재정리하거나 표절을 뛰어넘는 도용 흔적마저 발견되고 있으니,이 얼마나 씁쓸한 일인가.그래서 서점에 나와 있는 물고기 관련 책자의 상당수가 이런 배경조차 모르고 이 ‘부정한 책’을 원전으로 인용하고 있지 않은가.이제는 그 ‘거목’의 저자가 우치다로 바뀌어야 마땅하다.전시회에 등장할 사진들을 미리 훑어보니 우치다의 어류연구가 고스란히 그 ‘거목’의 연구에 겹쳐지고 있다.식민잔재 청산은 바다에서도 미완의 숙제인 셈이다. 돌이켜보면,고종 26년(1889)에 체결된 한·일통상장정을 필두로 1908년 한·일어업협정,1909년의 한국어업법,1929년의 조선어업령 등을 통해 ‘제국의 바다’가 완성되어 갔다.일본인 어업이민을 부추겨서 일본인 어촌을 따로 건설하였으며,혹심한 약탈어업으로 일관한 게 바로 한일어업사다.1965년의 잘못된 한·일협정의 후과까지 남아 있는 데다가 ‘쌍끌이 사건’ 등에서 보았듯 우리의 어업권 대응도 시원찮다.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영유권 주장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어업자원에 대한 일본인들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 아니겠는가. ●日 ‘해양제국 건설’은 타산지석 ‘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는 현재진행형이며 또한 미래형이기도 하다.한국과는 독도로,중국과는 댜오위타이(釣魚島)로 싸우면서,독립국이었던 유구국(琉球國)을 내부 식민지 오키나와로 ‘점령’한 일본의 끝없고,강력한 바다지향을 지켜본다. 대륙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편입 음모가 노골화되고 있다면,해양에서는 ‘해양제국’의 온갖 팽창전략이 종횡으로 구사되고 있다.더욱이 UN 해양법협약이 발표되면서 일본의 바다는 한결 넓어졌다.남쪽 태평양으로 뱃길을 돌리는가 했더니,동해조차 일본해로 둔갑시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대시켜 가고 있다.바다에서 살아간다는 일이 단순히 개인사에 국한된 미시적 삶이 아니라,국제질서를 낳는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생활임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어업권역이 줄어들면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소비자는 비싼 값에 어류를 사먹거나,수입 고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니 밥상머리에까지 성난 파도가 밀려옴을 어쩌랴. ‘사시미’와 ‘스시’를 먹으면서,8·15 광복절의 의미보다 ‘막바지 바다피서’를 얘기하고 있을지 모를 이 땅의 선남선녀들에게 ‘우리말 바다용어집’이라도 무상 제공하는 일은 이제 국가의 ‘의무’ 아니겠는가.‘지리’와 ‘아나고’를 우리말이라고 여기며 사는 이 시대의 숱한 ‘개인들’,지금 누가 그들만을 탓할 수 있으랴.
  • [이집이 맛있대]상계동 ‘푸른밭’

    [이집이 맛있대]상계동 ‘푸른밭’

    눈썰미가 있는 손님이라면 실내에 들어선 순간 ‘푸른밭’이란 상호의 이유를 금방 알아채리라.초록 분위기 물씬 풍기는 실내 인테리어와 화분들,고향집 안마당 평상에 앉은 것 같은 편안함,주인 박영희(50)씨의 정겨운 미소 등등. 깔끔히 정돈된 정원을 연상케 하는 밥상을 받으면 이같은 느낌은 확신으로 바뀌게 마련.음식 하나하나에선 매일 새벽 손수 구리 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본다는 박씨의 세심한 손맛이 배어 있다. 푸른밭의 주력 메뉴는 ‘푸른밭 정식’.가족 단위 손님을 겨냥한 비교적 저렴한 한정식이다.먼저 로스편채와 가오리찜,오징어찜,호박전,잡채,야채샐러드 등 7∼8가지의 찬음식이 입맛을 돋운다. 그중 로스편채는 푸른밭의 자랑.피를 뺀 쇠고기 채끝살 부위를 얇게 저민 것을 찹쌀가루와 소금을 묻혀 철판에 지져서 내놓는다.간장에 몇가지 양념을 넣은 소스에 찍어 채썬 파,양파와 함께 먹는다. 찬음식으로 입맛이 돌면 본격적인 식사시간.밥과 함께 미역국,된장찌개,고사리·버섯 등 각종 나물무침,단호박찜,북어찜,고추·멸치볶음 등 15가지 정도의 밑반찬이 나온다. 모두 소박하면서 정갈한 음식을 한가지씩 먹다 보면 어릴적 어머니가 차려주신 생일상 생각이 난다. 모임이나 접대를 위한 자리라면 ‘향기정식’이 좋다.푸른밭정식에 버섯전골이 추가로 올라온다.이집의 버섯전골은 얼큰하면서 시원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아이들한테 청량음료 대신 물을 먹이자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아이들한테 청량음료 대신 물을 먹이자

    더운 여름철,지친 아이들은 콜라와 사이다를 비롯한 각종 청량음료를 아예 입에 달고 산다.맛도 자극적이고 색깔도 화려해서 가게를 찾은 아이들은 주저없이 이런 음료수를 찾아든다.이런 음료수는 한번 입맛을 들이면 계속 먹게 되는 중독 현상까지 보인다.최근에는 각 음료회사들이 뒤질세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만화나 영화,컴퓨터게임 캐릭터를 앞세운 음료상품을 줄줄이 내놔 판단력이 없는 어린이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게다가 내리쬐는 햇볕은 부모의 방어력마저 녹여버리는지 아이들의 요구 앞에 순간,순간 타협하고 만다.그러나 그렇게 생각없이 타협하기에는 청량음료의 유해성이 너무나 심각하다. 이런 음료수,속내를 알고도 즐길 수 있을까? 커피,홍차,코코아 등 원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식품을 제외하고 첨가물로 카페인을 가장 많이 넣는 식품이 바로 콜라다.집에서 어른들이 커피를 마실라치면 아이들이 “한 모금만….”하는 경우를 더러 경험하게 된다.그러면 어른들은 “아이들이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나빠져 바보가 된다.”는 둥 이런저런 적당한 핑계를 둘러대면서 애들을 물리친다.하지만 그런 어른들이 콜라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다는 사실,정말 이해되지 않는 모순이다. 커피 한잔에는 60∼80㎎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고,콜라 360㎖ 들이 한 캔에는 40㎎가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적당한 양의 카페인은 정신을 맑게 하고,피로를 덜 느끼게 하는 등 각성작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불안·초조감과 함께 신경과민,불면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카페인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청량음료는 맛을 내기 위해 적지 않은 양의 인산염과 당을 쓴다.인공적으로 첨가돼 몸속에 들어간 인은 혈액에 녹아들어 몸속의 철분, 칼슘, 아연 등 필수적인 영양소를 소변에 섞어 몸 밖으로 배출시켜 버린다.이렇게 칼슘이 고갈되면 우리 몸은 빠져나간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을 빼오게 돼 자라면서 뼈가 부실해지고 종국에는 골다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또 청량음료에는 흡수한 당을 에너지화하는 데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없어 몸 안의 비타민까지 고갈시킨다. 알록달록 특유의 색을 내기 위해 다량으로 첨가하는 색소는 어떤가.이 역시 인체에 위험하다.정부와 식품업체에서는 허용기준치만 지키면 괜찮다고 말하겠지만,그 허용기준치라는 것이 많은 함정을 가지고 있다.우선 그 기준치는 어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또 다양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얼마든지 기준치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도 모른 척한다. 언제부터인지 이런 청량음료를 냉장고에 항상 넣어 두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이 마르면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보리차나 냉수를 먹었는데,요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청량음료를 집어든다.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냉장고에서 청량음료를 가장 먼저 없애야 한다. 아이들이 목말라 할 때는 생수나 보리차를 주는 게 청량음료보다 백배 낫다.생수 이상 가는 음료수는 없다.평소에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래도 굳이 음료수를 찾는다면 엄마들이 조금 부지런을 떨어 대체음료를 만들어 먹이는 게 좋다.오미자차는 땀샘 조절기능이 있으며,피로회복에도 좋다.오미자를 직접 생수에 우려내거나 아니면 생협에서 오미자 추출액을 사다 희석시켜 먹여도 된다.여기에 참외나 복숭아,수박 등을 잘게 썰어 넣어 화채를 만들어 내놓으면 빛깔도 곱고 맛도 참 좋다. 알칼리식품인 매실은 매실농축액이나 매실효소로 만들어 먹으면 산성화된 현대인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어 좋다.즙을 짜내어 약한 불에 졸이면 매실농축액이 되며,이것을 설탕과 함께 재어서 발효시키면 매실효소가 된다.온 가족이 물에 타 음료로 마실 수 있으며,특히 매실효소는 초고추장이나 물김치에도 넣는 등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다. 야채효소 주스도 빼놓을 수 없는 대체음료다.야채효소는 보통 50종이 넘는 야채와 과일, 약초, 솔잎 등을 넣어 1년 이상 발효시킨 것으로,신체의 면역성을 키우는 데 좋다. 그 밖에도 미숫가루,현미식혜 등 영양가도 높고 갈증을 달래주는 전통음료가 참으로 많다.냉장고에서 청량음료가 사라질 때,그 빈 공간이 가족들의 건강으로 꽉꽉 채워지지 않겠는가.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1)삼천포 원시어법 ‘죽방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1)삼천포 원시어법 ‘죽방렴’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은 경남 사천시 삼천포지역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연전,모 방송프로에서 이 발언을 입에 올렸다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자기 터전을 나쁜 뜻으로 빗대는 것을 누가 좋아라 하겠는가. 그런데 이 글에서만은 이 말을 꼭 써야겠다.단,‘삼천포로 빠져야 바다가 제대로 보인다.’로 고쳐 쓰겠다.진주나들목에서 동쪽으로 길을 잡으면 고성과 통영 방향이다.삼천포로 가자면 ‘역시나’ 밑으로 빠져야 한다.육로로는 막다른 길이다.그래서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나왔음 직한데 막상 삼천포로 빠지면 정말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같은 말이라도 세월이 흐르면 전혀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실감한다. 얼마전까지 남해 읍내로 가자면 반드시 남해대교를 건너야 했다.아니면 삼천포에서 철부선으로 늑도를 거쳐 창선교를 다시 건넜다.번잡하게 ‘삼천포로 빠지는’ 일은 여유있을 때나 가는 코스였다.그런데 삼천포대교가 놓이면서 사정이 돌변했다.예전의 ‘하동~남해대교’ 길목 못지않게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삼천포~남해’로 곧장 들어가는 길목이 각광을 받는다. 삼천포는 사실 통영,여수 등과 더불어 남해안 유수의 어항이다.조선시대에도 번화한 포구였으며,일제 때는 일본인 이주어촌이 조성돼 어업침탈이 본격화했던 곳이기도 하다.삼천포 동금리(팔장포)의 에히메촌(愛媛村)이 바로 대표적인 일제 이주어촌.삼천포 어시장에 가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삼천포로 빠져야 바다가 보인다 더운 복중에 무슨 고기가 있을까 싶었는데,고등어 병어 삼치 새우 오징어 까치복 참복 상어 갈치 등이 지천이다.어판장의 활기가 퍼덕이는 멸치떼 같다.아주머니들은 고등어를 선별,얼음을 채워 포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고,장정들은 갓잡은 상어를 끌어 내놓는다.리어카로 얼음과 고등어를 옮기는 짐꾼들도 대목 만난 듯 잰걸음들이다.삼천포수협의 차윤원(55) 지도과장은 ‘삼천포항을 모르고 어찌 남해안 수산업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실제로 수협 직영 횟집에서 함어 독가시고기 제도가리 같은 낯선 이름의 자연산 회를 먹어 보니 자원 고갈시대에 아직도 이런 자연산이 남아 있음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삼천포에 온 목적은 죽방렴(竹防廉)을 살피기 위해서다.삼천포는 죽방렴의 원조.어판장에서 벗어나 실안동에서 전마선을 탔다.문야성(45)씨가 운영하는 죽방렴으로 가는 길,싱싱한 멸치 냄새를 맡았는지 갈매기떼가 몰려들어 극성이다. 둥근 발통을 조심스럽게 오른다.양쪽 활가지로 갈라진 말목은 예전 통대나무에서 H빔이나 참나무 각목 따위로 교체되었다.발통 안의 통그물을 빙빙 돌아가면서 끌어올린다.그물에 붙은 멸치를 대나무로 툭툭 쳐가면서 떼내는 일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멸치 못지않게 쓰레기도 많아 사둘로 연방 라면봉지나 스티로폼 폐물 등을 걷어내야 했다.통그물이 동그랗게 조여지면서 마침내 멸치떼가 하얗게 발광하며 모습을 드러낸다.문씨는 멸치떼를 능숙하게 거둬 저장박스로 옮겼다. 잡아온 멸치는 곧바로 가마솥에 삶은 뒤 그물을 펴고 노천에 펴말리면 하루만에 값비싼 ‘죽방렴 며루치’로 변신한다.사실,요새 죽방렴 멸치는 서민들이 넘볼 음식이 아니다.흔하던 죽방멸치의 생산량이 줄어 있는 사람들이나 먹는 ‘호사품’이 되고 말았다.2㎏짜리 특등품 한 상자에 30만원을 호가한다.최근 7월 말에는 36만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단다.경매가격이 그러니 실제 소비자 가격은 상상을 넘는다.물론 중품은 7만∼8만원,하품은 2만원까지 떨어지나,그 정도 가격이라도 싼 것은 아니다.죽방멸치가 점점 서민들의 식탁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위판된 죽방멸치는 서울의 유명 백화점 매장으로 직행한다. 죽방렴은 하루에 두 번 물을 보는데,당연히 사리물이 중요하다.조업은 여섯물부터 열물 사이에 집중되며,열두물부터 열다섯물,그리고 첫물과 둘째물 때는 거의 조업이 이뤄지지 않는다.조수간만때 조류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월간 노동시간이 길지는 않다.대부분 6∼9월 여름이 제철이며,겨울에는 소출이 적어 조업을 하지 않는다. ●있는 사람 밥상에나 오르는 ‘죽방렴 며루치’ 죽방렴도 거의 사라지고 없다.목 좋은 죽방렴에서는 연간 기천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지만 대부분은 천만원 언저리의 수입이 고작이다.한가하게 방렴으로 뛰어들 물고기가 줄어든 탓이다.죽방렴 멸치가 비싸다고 하지만 어민들의 수입은 “엔간한 직장생활보다 쪼메 낫다.”는 수준이다. 삼천포대교 공사 때,죽방의 철거보상비는 대략 2억5000만∼3억원 수준.대를 이어 고기를 잡아왔고,또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생계 수단임을 감안하면 턱없는 보상이지만,일견 죽방의 ‘자본주의적 가치’가 만만치 않음을 입증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죽방멸치는 싱싱한 은빛이 차라리 눈부시다.햇빛에 반사되는 그 은빛의 찬란함은 자연산 멸치의 자존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죽방렴에서 파닥거리는 멸치를 사둘로 건져내 차린 즉석 멸치회는 가히 일품이다.비린 멸치가 그렇게 맛있는 회로 둔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 입맛이 얼마나 심각하게 통조림문화에 길들여져 왔는지를 금방 깨닫게 된다.이런 단호한 선언도 가능하지 않겠는가.“죽방렴,남해안이 살아있다는 마지막 자존심!” 죽방렴은 말 그대로 대나무를 세워 만든 일종의 물고기함정이다.살,발이라고도 부르는데,모두 어살(漁箭)에 속한다.‘경상도 속찬지리지’(1469) 남해현조에 보면 ‘방전(防箭)에서 석수어 홍어 문어가 산출된다.’고 적었다.방전은 죽방렴의 다른 이름이다.이쯤에서 죽방의 어로 원리를 살피고 가자. 물살 빠르고 수심 낮은 곳에 V자로 물고기를 유인하는 양날개를 설치하고,가운데에 고기를 몰아넣는 둥근 임통을 설치한다.날개는 참나무 장목으로 촘촘히 박고,쪼갠 대나무발로 장막을 둘러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둥근 임통은 일종의 ‘연못’이다.고기들이 이곳에 들어와 노닐다가 포획된다.조류를 따라 흐르다 임통에 든 고기를 거둬들이는 원시적 어로방식. 남해안 죽방렴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이는 담정 김려(1716∼1821)였다.일찍이 인근 우해(진해)로 귀양와 자산어보와 쌍벽을 이루는 어보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남긴 김려의 눈길에 죽방렴이 빠질 수 없었다.자산어보(1814)보다 11년이나 빠른 1801년에 이 탐구서가 완성되었으니,한국 최초의 어보인 셈이다.자산어보가 서남해를 중심으로 해 ‘절반의 진실’만을 담고 있다면,우해이어보는 남해 중심의 또다른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다.양자의 결합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조선후기 어업 및 어류지의 복원에 한층 가깝게 다가설 수 있으리라.불우했던 그는 이 어보를 통해 민중의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냈다.그가 본 죽방렴은 진해 인근의 것으로,당시에는 어뢰(魚牢)라고 불렀다.‘뢰’는 감옥이란 뜻이니,고기가 대나무발에 잡힌다는 의미이다.진해 바닷가에 수십개의 어뢰가 마치 바둑판처럼 펼쳐져 있다고 했으니,지금의 죽방렴 풍경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남중국·태국서도 성행 세계적 어법 김려가 본 죽방렴과 현존 죽방렴이 원리나 기능은 같을지 몰라도 형태의 변형이 있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일본식 죽방렴의 영향도 없지 않았겠지만,죽방렴이란 이름도 20세기에 만들어졌다.이 죽방렴이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멀리 남중국이나 태국처럼 대나무가 흔한 곳에서는 보편적으로 행해진 세계적 어법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죽방렴이 가장 성행한 곳은 바로 삼천포와 사천교 인근 사천만,창선교 주변의 남해 지족해협 등 세 군데를 꼽을 수 있다.수심이 낮고 물살이 빠른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죽방은 조류를 타고 떠들어오는 멸치를 잡는 어법이어서 이 멸치를 노리는 갈치 숭어 전어 농어와 새우도 제법 잡혔다.삼천포항에서 경매되는 멸치 총량은 연간 260억원 규모로 무려 120만 관에 이른다.삼천포의 멸치는 정치망이나 죽방렴으로 잡기 때문에 선도가 으뜸이다. 그러나 아무도 삼천포 죽방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7∼8년 전부터 멸치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연륙교의 교각이 조류 흐름을 막아서 뜬물에 흘러다니는 멸치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공사가 진행중인 사천대교의 홈통도 조류를 방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교각이 조류흐름 막아 어획량 급감 삼천포에는 실안동 9개,늑도 2개,마도 5개,신수도 3개,대방동 2개 등 모두 21개의 죽방렴이 우리 전통어법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다행히 어항 삼천포의 자존심을 지킬 죽방렴이 다리 건너 남해군 지족해협에도 있다.남해와 창선도를 연결하는 창선교에서 물길을 바라보노라면 죽방렴 20여개가 한눈에 들어온다.그걸 바라보면서 제발 오래오래 지켜내 주기를 기대해본다. 죽방렴이 전통적인 어로의 현장이지만 외지인들에게는 또한 그만인 구경거리다.삼천포 시내가 바라보이는 돗섬 앞에 설치된 돗섬발의 일몰은 풍광이 뛰어나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끈다.지족해협의 창선교에서 본 돗섬발 일몰도 이에 못지않다. 사람들은 그저 불탑이나 불상,향교나 금석문,그도 아니면 음풍농월이 질펀한 경관에만 관심을 쏟을 뿐,정작 먹을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어로현장에서 창조해 낸 생산문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귀족중심,사대부중심,육지중심 등의 일방적 편향이 가져온 후과이니,지금껏 문화를 바라보는 수준과 취향이 제한적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죽방렴,이 얼마나 유서깊은 어업문화사의 자취인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