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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깔]

    ●중복기도 저녁 식사 준비가 다 됐다. 그런데 밥상 위에 있는 모든 음식이 전에 먹다 남았던 것들을 모아 다시 내놓은 것이었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식사 전 기도를 합시다.” 식탁위에 음식들을 한번 훑어본 남편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보, 이 음식들, 이미 우리가 전에 몇번씩이나 기도를 한 것들이잖소?”●얄미운 여자 10대:얼굴도 예쁘고 공부까지 잘하는 여자. 20대:성형수술 하고도 티없이 예뻐진 여자. 30대:결혼 전에 오만 짓 다 했어도 남편 잘 만나 잘만 사는 여자. 40대:골프에 해외여행에 놀러만 다녔어도 자식들이 대학에 척척 붙어주는 여자. 50대: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여자. 60대:건강복도 타고 났는데 돈복 까지 타고난 여자. 70대:자식들 시집장가 잘 가고, 서방까지 멀쩡한 여자.
  • [총선D-6] “정책대신 이미지” 전쟁

    [총선D-6] “정책대신 이미지” 전쟁

    2일 오후 2시 통합민주당 김진애(비례대표 17번) 대운하저지위원장은 인터넷에서 ‘대운하 저지를 위한 온라인 성토 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네티즌은 민주당에 전국민 참여 반대 서명운동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이 인터넷 ‘라이브 대담’을 가졌다. 네티즌들은 총선 이슈를 끌어 내지 못하는 민주당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날 동시접속자 수는 500여명이었다. ●한나라·친박연대 흠집내기 총력 친박연대의 광고 “속았습니다.”는 ‘박근혜 마케팅’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는 연일 상대 당 흠집내기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4·9총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표심을 자극하는 ‘총성없는 미디어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건도 미디어전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지각 공천에 총선 이슈도 뚜렷하지 않다.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고등어, 난타, 로봇태권V, 밥상, 박근혜’ 등으로 상징되는 총선 전략을 연일 TV와 라디오, 인터넷, 홍보물 등에 쏟아 내고 있다. 개헌저지선(100석)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민주당은 공격적인 행보다.TV와 라디오, 홍보물에서 연일 민생과 견제를 강조하고 있다. 부동층 흡수를 위해 비례대표 연설을 모두 선거 전날인 오는 8일에 배치했다. 인터넷에선 젊은 유권자와 ‘대화의 장’을 열고 있다. 민주당의 스타급 정치인들이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네티즌과 채팅에 나선다. 주제는 ‘투표합시다’ 등을 비롯해 신변잡기도 다룰 계획이다. 이경주 유비쿼터스 국장은 “남은 선거 기간 3∼8회 정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친박연대는 그야말로 ‘박근혜’로 시작해 ‘박근혜’로 끝내고 있다.TV와 라디오, 인터넷 광고 모두가 그렇다. ●민주 스타인사 네티즌과 실시간 채팅 민주노동당은 애니메이션으로 승부하고 있다. 로봇태권V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해 등록금과 비정규직 문제를 꼬집고 있다. 진보신당은 ‘밥상론’으로 스타급 정치인 노회찬과 심상정 후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안정 과반 달성이 유력한 한나라당은 ‘고등어’와 ‘박근혜 마케팅 공격’으로 야당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TV와 신문, 라디오, 인터넷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서민과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 등 정책 홍보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컨설팅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이슈가 없는 탓에 여야 모두 물량 공세에 비해 임팩트가 없다.”면서 “이번 총선의 미디어 승부는 여당이 성공적으로 방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곡물가격 ‘폭등’ …동물밥상 위협

    곡물가격 ‘폭등’ …동물밥상 위협

    하늘 높은지 모르고 뛰는 곡물가와 기름 값이 ‘동물들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15%이상 오른 각종 먹이 값이 연말까지 최고 30%까지 오를 전망이어서 동물원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하루 평균 4만 2000원이 들던 아프리카 코끼리 리카(♂·30)의 먹이 값은 4만 9000원까지 뛰어올랐다.1년간 1544만원이 들던 리카의 먹이 비용이 1789만원까지 늘어난 셈이다. 리카는 국내에 사는 동물 중 가장 먹성이 좋다. ●코끼리 밥값만 연간 1000만원 더 들어 1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리카의 하루 먹이량은 무려 80.2㎏. 건초를 먹다가 좀 퍽퍽하다 싶으면 물에 말아서라도 먹고 마는 녀석이니 먹는 것 하나는 국가대표급이다. 4t 정도인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10가지 종류의 건초, 과일, 채소가 제공되는데 전체의 70% 이상이 수입산 건초다. 섬유소가 많아 장시간 되새김질이 가능하고 포만감을 주는 티모시(건초)가 45㎏, 초식동물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함량이 높은 알파파(〃)가 12㎏을 차지한다. 또 여러 곡물을 섞어 만드는 배합사료도 4㎏을 준다. 이외 당근, 사과, 고구마, 양배추, 식빵, 건빵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명유지의 필수영양소인 소금을 먹으면 리카의 하루식사는 끝이다. 서울대공원엔 리카와 엇비슷하게 먹는 코끼리가 4마리. 연간 코끼리 밥 값만 1000여만 원이 더 들게 된 상황이다. ●곡물·유가↑, 환율↓ 삼중고 계산서를 찬찬히 훑어보자. 밀가격 인상에 지난해 1㎏당 1000원 하던 식빵·건빵 값은 1600원으로 60%나 올랐다. 수입산 건초 티모시와 알파파 가격도 각각 18.0%와 5%가 올랐다. 먹이 값 인상엔 오른 기름값(운송비 및 생산단가)과 낮아진 환율도 한몫 거들었다. 국내 공장에서 만드는 배합사료 값도 옥수수, 콩, 대두 등 수입산 원료 값 폭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28.5%나 올랐다. 사각사각한 맛에 코끼리부터 고릴라, 토끼까지 애용하는 양배추는 무려 223%, 당근은 40%나 구매비용이 더 든다. 더 큰 문제는 곡물가 상승 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식품유통업계 관계자는 “곡물가 인상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밀가루와 옥수수 값은 세계적인 작황부진으로 연말까지 각각 30%,15%가량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물원 1년 먹이 값만 22억원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코끼리가 가장 먼저 지목됐지만 다른 동물들의 먹성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공원에 사는 332종 2665마리의 동물이 하루 먹는 양은 3841㎏, 연간 1402t규모다. 총 7종 78개 품목의 먹이를 구입하는 데 쓰이는 예산은 17억 5000만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5000만원이나 깎인 상황이다. 동물의 먹이에도 엄연히 유통기간이 있어 무작정 사둘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5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해 22억원을 책정해 한다는 계산서가 나온다. 영양관리팀 박선덕씨는 “폭등한 품목을 대신할 저렴하면서 질 좋은 먹이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정책 중심의 정당보도 관행 만들자/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옴부즈맨 칼럼] 정책 중심의 정당보도 관행 만들자/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재자 선거는 이번 주, 본 선거는 다음 주다. 하지만, 모두가 말하듯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느니 거대정당뿐이요, 온갖 잡음을 만들어내는 인물들뿐이다. 국회에 들어가는 정당이 우선 갖추어야 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머릿수나, 목소리 큰 인물이 아니다. 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다. 정책 중심으로 정당이 돌아갈 때에만 정치를 통해 여러 사회갈등과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고, 그 과정이 눈앞에 보일 수 있다. 정치무관심에 대한 해소도 여기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율 1위 정당의 정책 관련 움직임을 살펴보자. 국민 대다수가 등록금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반값등록금 정책은 총선공약에서 슬그머니 빠졌다.‘하겠다고는 했지만, 언제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하더라.’는 후문이 있고 보면, 애초에 등록금 2000만원 시대가 와야 반값등록금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속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 건설사업 역시 총선공약에서 빠졌지만, 내년 5월부터 착공에 들어간다고 하니 어떤 기준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더 알 수 없는 것은 정책이 이리 바뀌어도 지지율 1위요, 저리 바뀌어도 1위라는 사실이다. 모른 척하지 않기를 바란다. 언론도 공범이다. 여론수렴 기능과 여론형성 기능은 언론의 양날개다. 평소에 언론은 정당에서 내놓은 자료들을 받아적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당에 질문을 던지고 이슈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비정규직, 등록금 문제 등이 서민들의 민생을 위협하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면 각 정당이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대안을 갖고 있는지 수시로 물어 확인해야 한다. 정책이 없으면 없다고 비판하고, 훌륭하다면 적극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정책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계시를 받아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에 민생문제에 별 생각이 없던 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훌륭한 정책을 만들어 낼 리 만무하다. 선거철의 여론조사에도 정책중심 보도원리는 적용되어야 한다. 인물과 정당으로 물어서 그대로 보도하는 관행은 유명정당, 유명인물의 대세론을 강화시켜 줄 뿐이다. 정당의 외형에 따른 지지를 물을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따른 지지를 물어야 한다.‘정책1, 정책2, 정책3 중 어느 쪽을 지지하십니까?’ 라고 묻고, 어느 정당의 정책이 높은 지지를 받았는지를 알려주는 방식의 여론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인물·정당 중심의 여론조사와 정책중심의 여론조사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 언론은 선거에 앞서 독자들에게 선택 가능한 일련의 대안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선거기간 동안 서울신문의 지면은 연일 거대 양당의 공천잡음으로 채워졌다. 거대 정당의 공천문제는 물론 중요하다. 거대 정당의 공천이 소수 당지도부의 의향에 따라 이루어지고, 더 나아가 거대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보증 수표인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나, 그와 같은 기사가 차고 넘쳐 여타 군소 정당에 대한 기사를 밀어내 버린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유권자는 결국 밥상 위에 차려진 반찬 중에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지율 1,2위 정당의 기사를 많이 다룬 것이 무어가 문제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선거는 인기투표가 아니다. 유권자는 선거를 앞두고 선택 가능한 모든 대안들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며, 언론의 존재이유는 바로 이러한 알 권리의 실현이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정당은 애써 찾아낸 그 줄기다. 줄기가 건강하지 못하면 꽃도 활짝 피어날 수 없다. 한국 민주주의의 꽃은 투표율이 보여주듯 시들해져 가고 있다. 이를 되살리기 위해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민의 결과를 실행해 나가야 할 때이다. 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 [환경]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운동

    [환경]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운동

    30일 오후 7시,50㎡(15평) 남짓한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부천시흥두레생협에는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의 발걸음이 바쁘다.일반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물품들은 다 비치돼 있다.3년 전 첫 아이를 낳고부터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게 됐다는 주부 김모(34)씨는 ‘중금속에 오염된 농수산물’ 따위의 뉴스를 들을 때마다 생협 회원이 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결혼 뒤 아이가 생기고나서부터는 ‘우리 아이도 아토피로 고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레 유기농산물·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특히 제가 직접 생산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어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생협 회원으로 가입했어요.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가족의 건강’이라는 효용성을 생각하면 결코 아깝지 않습니다.” ‘쥐머리 새우깡’,‘커터칼 참치캔’ 등 먹거리 파동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광우병 위험에 노출된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 조작 옥수수 등도 조만간 수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면서 ‘도대체 안전한 먹거리는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걱정까지 들리고 있다.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생활협동조합(생협) 운동이다.단순히 내 가족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를 사는 데 멈추지 않고 새로운 유통 질서를 세우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 소비자-생산자 직거래로 신뢰 구축 생협은 소비자가 농·어촌과 직접 교류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간에 공생을 도모하는 적극적 형태의 협동조합이다.현재 자발적으로 형성된 생협 매장만 해도 전국적으로 100개에 이르며,조합원수는 30만명에 달한다.초창기 쌀·잡곡류·야채류만 취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지금은 수산물,축산물,자연화장품,건강식품,환경생활용품 등 500가지가 넘는 제품을 다룬다. 생협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어디서,누가,어떻게 만들었는지’등 모든 생산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제품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생협에서는 단위 생협별로 ‘생활재위원회’ 혹은 ‘물품위원회’ 등이 결성돼 있어 생산자와 함께 재배법·생산법뿐 아니라 생산 기준안까지 만든다.유기농 쌀의 경우 틈틈이 회원들이 생산현장에 내려가 모내기와 가을걷이도 함께 하며 쌀 수확의 전 과정을 지켜본다. 새로운 제품 하나가 매장에 들어오기까지 4∼6개월이 넘는 논의기간이 필요하지만,이런 과정을 거쳐 들어온 제품들은 식품사고는 거의 없다는 게 생협측 설명이다. 실제 얼마 전 생협들이 주문해 판매하던 한 우리밀라면의 경우 제조사가 수입밀가루로 제품을 만든 사실이 발각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그러자 이 업체 물품을 공급받았던 생협들은 일제히 사과 광고를 내고 회원들에게 보상을 해주었다.여성민우회의 한 관계자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게 원칙”이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솔직하게 말해 주는 것이 생협의 기본 정신”이라고 밝혔다. ● 공정무역·식량주권 등 사회문제까지 고민 생협은 단순히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까지 고민한다는 점에서 백화점·대기업 직영 유기농매장과도 차별화된다. 예를 들어 생협은 생산자와 1년 단위 생산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다.조합원은 가격 변동 없이 제품을 살 수 있고,생산 농가 또한 중간 유통망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소비자가 생산자의 삶을 보장하는 적정선에서 가격을 책정해 주기 위해 지나친 생산자 경쟁도 지양하고 있다. 또 생협에서 공급하는 유기농쌀은 오리 유기농법 등 철저한 친환경재배를 원칙으로 한다.소와 돼지 등 축산물은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볏짚과 함께 비(非)GMO(유전자조작 식물)사료를 먹여 기른다.소의 복지환경도 고려해 1마리당 2.5평 공간을 확보해 키운다. 두레생협 신해숙 홍보팀장은 “생협에서는 제품 가격의 70% 정도를 생산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 농산물을 제 값 받고 길러낼 수 있도록 해 ‘식량주권’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 아직까지 가격은 조금 비싸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백화점·대기업 직영 유기농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생협의 장점이다.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반 매장 제품보다는 20∼30% 비싸다.예를 들어 매장에서 판매되는 우리밀라면의 경우 개당 소비자가격은 1300원으로 일반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심 신라면(750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사과나 배 등 유기농과일도 재배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 값이 2배 넘게 차이난다. 하지만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부 제품의 경우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게 생협 측 설명이다. 한살림서울 홍보담당 윤성귀씨는 “생협에서는 정해진 가격에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지난해 배추 품귀현상이 빚어졌을 때도 배추를 시중에서보다 70%나 싼 값에 공급했다.”면서 “대량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유기농 쌀도 일반 브랜드쌀과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출자금 내야 조합원 자격 ● 생협 이용하려면 대부분 생협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출자금을 내야 한다.생협 활동을 위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한살림서울의 경우 가입시 3만 3000원의 출자금을 내며 물품 구입시 가격의 10%의 출자금을 추가 지불한다.이렇게 모여진 출자금은 조합원 탈퇴시 전액 환불되며 적립된 출자금에 따른 배당 또한 매달 친환경세제·유기농 쌀 등 제품제공으로 이뤄진다. 두레생협도 매장 별로 2만∼3만원의 출자금을 받는다.원하는 이들은 특별 증자기간 더 많은 금액을 출자할 수 있다.마찬가지로 탈퇴시 출자금 전액이 환불되며 매년 조합총회를 통해 수익금의 재투자·이월·배당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생협 중 가장 큰 규모는 ‘한살림’이다.1986년 ‘밥상 살림’과 ‘농업 살림’을 통해 ‘생명 살림’을 해보자며 출범한 한살림은 현재 전국적으로 회원수가 16만여명에 올해 예상 매출액도 1000억원에 이른다. 서울·수도권 단위 매장 23개가 연합해 결성한 두레생협연합회의 경우 회원수가 3만 5000명에 이른다.1997년 6개 생협 회원으로 출발한 한국생협연합회는 현재 62개 회원 단체에 조합원 수 2만 7000명,매출도 500억원에 달한다.한국여성민우회 생협도 조합원 수 1만 2000명,연매출도 1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생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일반 매장과는 달리 좀 더 적극적인 소비자 역할을 요구받는다.‘생활재위원회’에 가입해 신규 제품에 대한 검토·승인 등에 참여하거나 ‘자주인증위원회’에 가입해 생산지에 내려가 친환경농산물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서울한살림 홍보담당 윤성귀씨는 “생협에서는 소비자가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주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생협은 기본적으로 비영리법인이다.광고·마케팅에 일체 비용을 쓰지 않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 직거래를 할 수 있으며,수익금도 배당을 통해 조합원에게 전액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4년만에 단편집 ‘봄빛’ 낸 정지아

    4년만에 단편집 ‘봄빛’ 낸 정지아

    “젊을 때는 이데올로기에 시멘트처럼 고형화된 인간을 찾으려고 나섰지요. 요즘은 바람이 불면 맥없이 날리고, 별로 뛰어날 것도 없는 개인사를 추적하고 싶습니다. 비록 그것이 하잘 것없고 금방 스러지는 사건이나 기록일지라도 생생하게 잡아내고 싶어요.” 1990년 장편 ‘빨치산의 딸’로 화제를 모으며 문단에 데뷔한 정지아(43). 그가 단편집 ‘행복’을 낸 지 4년 만에 소설집 ‘봄빛’(창비 펴냄)을 들고 돌아 왔다. 표제작 ‘봄빛’ 등 11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점차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웅숭깊은 사색을 보여 준다.“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지만, 그래도 ‘풍경’과 ‘세월’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이 두 단편은 지금까지 써왔던 리얼리즘 경향에서 벗어나 서사를 없애고 마치 한폭의 수채화 공간을 소설속으로 옮겨 놓은 듯하다. 2006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인 ‘풍경’의 주인공은 평생 홀로 노모를 모시고 사는 예순 살의 노인. 그는 집을 떠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자식에 대한 기억만을 붙들고 살아가는 치매 걸린 노모를 연민과 그리움으로 바라 본다. 어머니의 잃어 버린 과거와 기억은 곧 젊은 날의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또다른 단편 ‘세월’에서는 치매와 노화가 단순한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우리 역사의 질곡으로까지 확장된다. 빨치산이던 남편을 평생 하늘 같이 믿고 살아온 아낙은 이제는 늙어 말도, 기억도 잃은 남편에게 그동안 숨죽여 살아온 속내를 털어 놓는다.“지나온 세월 천지에 지우고 자픈 기억들이 지뢰맹키 널려 있어서 나는 돌아가는 이녘이 무서와라. 젤로 아픈 디서 이녘이 오도가도 않고 딱 서불깨비 무서와 죽겄어라.” 진한 남도 사투리에 실린 넋두리는 그대로 구성진 ‘타령’이요 ‘잡가’다. 정지아 소설의 묘미가 바로 거기에 있다. ‘봄빛’은 젊은 시절 서슬퍼렇던 아버지 앞에서 평생 큰소리 한번 내지 못했던 어머니가 밥상 앞에서 ‘뚜부(두부)’라고 외치는 남편과 볏을 세운 쌈닭처럼 다투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여든이 넘은 작은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시집간 누이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반병신’ 건우의 이야기를 다룬 ‘못’도 스쳐 지나갈 수 없는 작품이다. ‘빨치산의 딸’은 어려서 충실하지 못한 기록이었다고 고백하는 ‘진지한’ 작가. 그는 도회적이고 감각적인 소설이 주종을 이루는 요즘 문단의 흐름에 대해 “문학은 재미로만 읽혀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시대를 제대로 포착하고 있나, 혹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는지 늘 걱정이 돼요. 너무 옳고 그름에 집착하다 보니 아름다움이나 인간에 대한 너그러움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는 별 볼일 없는 인간을 가치있게 표현한 이문구의 ‘관촌수필’처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고 따뜻함이 담겨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했다.9800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수양딸과 식모와 아내와…50대 남편 혼자

    수양딸과 식모와 아내와…50대 남편 혼자

    50대 약방주인 부부가 수양딸·식모 등 10대 소녀 2명과 함께 어울려 야릇한 혼교(混交) 「파티」를 열었다. 저녁밥을 날라오는 식모를 돌려 보내지 않고 약방 안방에 재운 다음 부부가 먼저「모델·섹스」를 하고 이어 아내는 식모의 팔다리를 꼼짝못하게 누르고 남편은 일을 치렀다는 전대미문의 치사극…. “배울 것 있다 문은 닫아라” 우선 아내서부터, 그리고선 장소는 부산(釜山)시 부산진(鎭)구 부전(釜田)동의 G약방. 등장 인물은 약방주인 전명섭(全明燮)(50), 이종남(李鍾南)여인(40·전의처), 이순자(李淳子)양(가명·16·전의 집식모)과 전문미(全文美)양(가명·15·전의 수양딸) 등 4명. 경남(慶南) 고성(固城)에서 국민학교를 나온 전은 20살때 강원(江原)도의 양약종면허 456호로 약방업을 개업, 지금까지 30여년 약방을 경영해 왔고 7남매를 둔 가장. 7남매에 수양딸을 두어 8남매가 되는 셈인데, 약방에서 나오는 1개월수입 10만원으로 중류정도의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전의 집에 식모로 취직하게 된 이양은 나이에 비해 무척 숙성한 몸을 가진 예쁘장한 소녀. 이양은 살림집이 있는 가야동에서 부전동의 약방까지 밥을 해 날랐다. 하루는 약국에서 심부름도 하고 배울 것이 있으니 낮에는 약방에 있으라는 주인말에 이양은 고마움을 느끼고 열심히 일했다. 주인의『배울 것이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이양이 배우게 된 내용의 3막극-. 제1막 3월 22일 밤. 식모로 들어온지 4일째 되는 날이었다. 『배울게 있으니 늦게 가도록 해』 주인의 말에 이양은 잠자코 밥상을 치운다음 시간이 가기만 기다렸다. 10시가 되자 전은 약방 문을 닫고 안방 문턱에 쭈그리고 앉았다. 방안으로 들어가려는 이양을 전은 갑자기 번쩍 들어 방바닥에 뉘었다. 이 갑작스런 습격에 신발도 벗을 시간이 없었던 이양은 느닷없이 옷을 벗기려드는 주인에게 놀라『사람살려』고함쳤다. 전은 수건으로 이양의 입을 틀어 막은 다음, 완강한 힘으로 눌러 꼼짝 못하게 하고 옷을 모조리 벗겨 야욕을 채워 버렸다. 순결을 강탈당한 이양은 밤새 흐느껴 울었다. 이튿날 아침, 약방에 나온 전의 아내 이여인에게 간밤의 전모를 고백했더니 답변이 천만뜻밖. 『기왕에 당한 것을 얘기하면 뭘해? 문미도 그렇게 당했는데…』 제2막 첫번째 변을 당하고 닷새째되던 날 3월 27일 이날밤도 이양은 빈 밥그릇을 챙겨 가야동 집으로 가려는 순간이었다. 전의 처 이여인이『시간이 늦었으니 약방에서 같이 자자』고 요구했다. 함께 있던 수양딸 문미양은 가야동 집으로 보내고 주인부부와 한방에서 자리에 들었다. 초저녁은 아무 사고없이 잠이 들었다. 한밤중이었을까 거친 숨결소리에 눈을 떴다. 새벽 1시쯤 되었을 시간. 알몸으로 주인부부가 한몸이 되어 일을 치르고 있었다. 숨을 죽이고, 이양은 잠든 것처럼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부부간의 작업을 끝내자 전은 다음으로 순자양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안간힘을 쓰며 몸을 틀었다. 이때 전의 처 이여인이 순자양의 하의(바지)를 벗기고 팔다리를 꼼짝 못하게 눌렀다. 주인부부의 합세한 힘을 당해낼 수 없었던 이양은 2번째의 고역을 치렀다는 것. 제3막 13일째 되던 4월 10일에는 또 3번째의 고역을 치러야 했다. 이날은 두부부와 수양딸 문미양과 그리고 순자양 등 4식구가 한방에서 동침했다. 역시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잠이 깼다. 눈을 뜨고 살펴봤더니 문미양은 보이지 않고 지난번과 같이 주인부부가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일을 끝낸 전은 순자양에게 달려들어 남자는 위에서 덮치고 여자는 옷을 벗겼다. 일을 끝낸 전은 담배 한 개피를 물고 책상 밑에서 과도를 꺼내 보이면서『 이 일을 부모에게 알리면 죽인다』고 위협까지 하더라는 것. 결국 이양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쳐 해괴한 혼교「파티」가 경찰에 의해 밝혀지게 됐다. 부산=김영수(金榮洙)기자 [선데이서울 71년 7월 11일호 제4권 27호 통권 제 144호]
  • [단독]“저 실은 안면도産인데요”

    최근 정부가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따른 서해안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청사 식당 등에서 제공했던 식재료가 실제로는 ‘태안산’이 아닌 ‘안면도산’인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지난 12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중앙청사 600여명과 대전정부청사 공무원들은 기자들을 초청해 ‘태안산 수산물 특별 오찬’을 가졌다. 하지만 태안쪽 수협 관계자는 “정부청사로 판매하는 것은 태안산이 아닌 안면도산”이라면서 “현재 사고가 난 지역 쪽은 조업이 중단돼 물량이 없다.”고 밝혔다. 그나마 바지락 등 조개류 일부가 반입됐을 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공급을 하려면 26일 이후에나 청사 식당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당초 ‘태안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먹겠다는 수산물은 태안산이 아니어서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의욕만 지나치게 앞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수협 관계자는 “태안산과 안면도산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태안산은 사고가 난 소원면 부근부터 무안, 파도리 등의 서해 중국쪽 해안에서 가져오는 것이고, 안면도산은 안면도 앞바다 등의 근해에서 가져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면도가 같은 태안군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수산물 채집 지역이 전혀 달라 ‘태안산’으로 나가는 것과는 분명히 차별을 둬 판매하고 있다는 것. 사고가 발생한 소원읍에서 안면읍까지는 50∼60㎞ 떨어져 있다. 안면도는 같은 해안 선상이지만 사고 발생 해역에서 100㎞나 떨어져 사고 피해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공무원들의 태안산 음식을 선택하는 빈도도 낮고 반응도 좋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제2의 장가계’ 중국 구이저우성

    ‘제2의 장가계’ 중국 구이저우성

    하늘은 사흘 이상 맑은 적이 없고 땅은 3리 이상 평탄한 곳이 없으며 사람은 돈 서 푼도 없다(天無三日晴 地無三里平 人無三分錢·천무삼일청 지무삼리평 인무삼분전). 예로부터 중국에서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곳이 수도 베이징의 서남쪽에 있는 구이저우(貴州)성이다.1년 중 3분의2는 비가 내리며 구릉과 산지가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해 척박하기 그지없는 구이저우는 중국에서 가장 가난하기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낯선 데다가 듣기만 해도 갑갑할 것 같은 이곳을 그나마 친숙하게 만드는 하나는 ‘마오타이주´다. 중국의 국주로 여겨지는 이 술의 고향이 구이저우의 마오타이전(茅台鎭)이라는 곳이다. 또 하나, 후진타오 중국국가 주석은 20여년 전 43살 최연소의 나이로 구이저우성 당서기로 부임했다. 이곳에서 발휘한 뛰어난 내치 능력은 후일 그가 중국 지도부의 낙점을 받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일정 중 들렀던 부이족 마을에는 후진타오의 사진이 곳곳에 크게 걸려 있었다. 중국 대륙에서 유일하게 바다 또는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은 성 구이저우. 과거 이곳 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든 자연은 오늘날 구이저우를 ‘제2의 장가계´로 만들 축복이 되고 있다. 흠이라고 생각한 것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도 그렇고 구이저우도 그렇다. # 험난한 자연이 빚은 작품 해발 1000m 높이에 형성된 고원지구인 구이저우는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다. 땅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돌산이 솟아 있는 험한 지세는 눈부신 볼거리를 만들었다. 바다 밑 암적(巖積) 이 융기해 만들어낸 ‘봉우리숲´인 만봉림(萬峯林). 구이저우의 성도 구이양(貴陽)에서 비행기로 30분, 버스로 6시간 거리의 싱이(興義)라는 곳에 있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전동차(단체 57위안, 개인 77위안)를 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니 2만여개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발 아래 펼쳐진다. 베일처럼 드리워진 희미한 안개 속에서 만봉림의 자태는 더욱 신비로웠다.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것처럼 이중삼중 겹친 실루엣은 푸근한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마치 꿈속에서 보는 것 같죠?” 어디선가 들려온 감탄사. 궂은 날씨가 그리 원망스럽지 않은 순간이었다. 30분 거리에 있는 마령하대협곡은 중국인들이 여름철 래프팅을 즐기는 곳. 제철이 아니라 거친 물살을 탈 수 없음이 못내 아쉽다. 구이양에서 100㎞ 떨어진 안순(安順)에는 또 다른 자랑거리 황과수 폭포와 용궁이 있다. 황과수 폭포의 낙차는 74m 너비는 81m에 달한다. 동양 최대라고 이 고장 사람들은 으쓱해 마지 않았지만 봄의 초입에 도착한 폭포는 물의 양이 많지 않아서 예상만큼 압도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폭포는 놀랍게도 6개의 자연 동굴을 품고 있어 여섯 방향에서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진기한 경험을 선사한다. 용궁은 배를 타고 직접 들어가서 볼 수 있다. 배삯은 120위안. 기괴하게 늘어진 종유석들은 과일모양, 동물모양 등 갖가지 형태로 늘어져 있다. 동굴 안은 ‘산소방´ 그 자체. 산소가 풍부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동굴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몸의 세포가 기운을 차리는 듯하다. # 해가 귀한 곳 구이저우성의 성도 구이양을 풀이하면 햇빛이 귀하다는 뜻이다.1년 중 비가 오는 날이 200일가량 된다. 궂은 날씨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풍부한 강수량은 수력 발전을 발달시켰고 압도적인 에너지 생산량은 구이저우를 동쪽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서전동송(西電東送)´의 대표 지역으로 우뚝 서게 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어떻게 돌아다닐까 싶지만 비의 70%는 특이하게 밤에만 내린다. 위도는 낮지만 해발이 높아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서늘해 중국 갑부들이 별장지로 선호한다. 평균 기온은 15℃ 정도.4월에서 9월이 구이저우를 발견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여름엔 기온이 최고 32℃에 닿기도 하지만 ‘구이저우에서는 비가 오면 겨울이 된다.´는 이곳 사람들의 말처럼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해 두꺼운 옷은 빼놓지 말고 가져가야 한다. 구이저우로 가는 가장 큰 걸림돌은 항공·교통편이다. 직항편이 없어 김포∼상하이 훙차오(紅僑) 또는 인천∼상하이 푸둥을 거쳐 구이양으로 들어가야 한다.4월쯤 중국 남방항공은 인천∼구이양 공항 직항로를 열 계획이다. 관광지로 가는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아직 혼자서 여행하기는 무리다. 현지 여행사들은 공항에서부터 관광객을 픽업하는 3박4일 또는 4박5일 패키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봉우리마다 다른 풍속 구이저우 앞에는 ‘다채로운´이라는 형용사가 붙는다. 무지개를 빗대 ‘칠채´라고 자칭한 윈난(雲南)성을 다분히 의식해 넣은 수식어인데 구이저우에 분포해 있는 소수민족을 보면 그 말이 허사(虛辭)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재 구이저우에는 묘족, 부이족, 동족, 요족, 토가족, 백족 등 생활과 풍습이 다른 17개의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다. 만봉림 주변에 마을을 형성한 부이족은 우리처럼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 반가운 두부도 밥상에 올라왔지만 웬만해선 손을 대기가 힘들었다. 으슬으슬한 기운을 백주 한 잔으로 달랠밖에. 묘족은 이곳의 대표적인 소수민족. 같은 묘족이라도 봉우리 하나 넘으면 약간씩 차림새와 풍습이 달라진다. 따라서 지명을 앞에 꼭 붙여 말한다. 구이양 시내에서 버스로 3시간30분을 꼬박 달려 레이산현 랑더(廊德)묘족 마을에 다다랐다. 묘족 여성들은 집안에 재물이 들어오는 족족 은(銀) 장신구를 만들어 몸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연애 풍습이 가장 재미있다. 혼기가 꽉 찬 선남선녀들은 노래로 구애를 한다. 정해진 노래와 가락이 있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제멋대로 지은 곡조에 실어 보내 상대방의 임기응변을 바탕으로 총명한 배우자를 정한다는 것. 듬성듬성 떨어진 산봉우리에 사는 거주 형태가 가져온 독특한 풍습이다. 이쪽 봉우리에서 저쪽 봉우리로 목청껏 노래를 불러 날려 보내야 하니 ‘비가(飛歌)´라고 한다. 깍두기, 부침개 등 우리 음식과 비슷한 묘족 전통 음식을 먹을 때 들은 여성의 비가는 목소리가 얇고 높아 얼핏 새소리 같다. 소수민족 여성들은 대개 손님에게 술을 먹여 준다. 묘족 여성이 들고 오는 잔은 조심해야 한다. 소뿔 모양의 잔을 가지고 나와 입에 갖다 대는데 마시기를 거부하면 코를 틀어 막아 입을 강제로 벌리게 한 다음 냅다 술을 쏟아 붓는다. 끝까지 완강하게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묘족 여자들의 날카로운 손톱 세례가 기다리고 있다. 내 술을 거부했으니 당신은 손님이 아니라 적이라는 듯 여자들은 사정없이 당신의 얼굴을 긁을 것이다. 생활과 풍습이 상이한 소수민족의 공통점은 ‘말을 할 줄 알면 노래를 부르고 걸을 줄 알면 춤을 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가무를 좋아한다는 것. 구이양대극장에서는 다양한 춤과 노래를 보여 주는 ‘다채로운 구이저우풍´이라는 공연이 매일 저녁 열린다. 문의는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02)773-0393. 구이양 글 사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화전문가 이정숙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화전문가 이정숙

    세상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선뜻 누가 생각날까? 여러 인물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나폴레옹, 루스벨트, 덩샤오핑, 버나드 쇼, 맹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등을 동서양의 대표적 ‘화술의 달인’으로 꼽는다. 말 한마디로 세상을 움직였으며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곁으로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화술의 기법’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터.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와 오바마의 예를 들어보자.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오바마는 부드러운 태도와 절제된 언어로 다양한 인종과 계층에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힐러리는 아주 세련되게 말을 잘한다. 그러나 ‘대화’의 차원을 고려할 때 오바마에 뒤진다.”고 평가한다. 힐러리는 수려한 말 솜씨와 함께 “내가 앞장설테니 여러분은 저를 따라오십시오.”라는 식이지만, 오바마는 “우리가 해냅시다. 같이 뭉치면 됩니다.”는 형태의 대화법을 구사해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때 이른바 선동적 ‘대화법’을 즐겨 ‘말’이 경망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했다. 또 지난 17대 대선기간 동안에는 “정동영 후보는 힐러리처럼 말은 잘하지만 대화에서는 이명박 후보에게 뒤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TV 대선토론을 놓고 이 후보가 상대방으로부터 들으려고 하는 자세가 더 좋았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대화법도 눈길을 끈다. 요즘 ‘삼성 특검’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한마디 말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소처럼 눈만 꿈뻑꿈뻑하는’ 특유의 대화법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다. 큰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일수록 말을 자주 하면 변명이 되고 또 일만 더 키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보복폭행’으로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복싱처럼 때렸다.”는 등 말을 많이 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직장 내 대화법´ 다룬 책 출간 어디, 지도자나 경영자들뿐이랴. 요즘들어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대화’나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말을 잘못해 열심히 일하고도 공(功)을 깎아먹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리더십 부족으로 업무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뿐만 아니다. 직장에서 주류가 되는 사람들의 대화습관도 따로 있을 정도로 ‘대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화 전문가 이정숙(54·PR회사 SMG대표)씨.‘준비된 말이 성공을 부른다’ ‘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 ‘한국형 대화의 기술’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78’ ‘자기확신을 높여주는 셀프대화법’ 등 30여권의 대화 관련 책자를 발간, 이 방면에서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유쾌한 대화법’의 경우 20만부 이상 팔렸을 만큼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을 위한 ‘성공하는 직장인은 대화법이 다르다’는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그는 1990년대 초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KBS 성우생활(공채3기)을 그만두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스피치이론과 커뮤니케이션 3년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매년 2∼3권씩 책자를 발간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체에 순회강연 등으로 분주히 보내고 있다. 정·재계 인사들에게 대화 컨설팅도 많이 했다. 직장인들의 성공대화법은 어떤 것인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 “모임이나 회식장소에서 발언할 기회가 자주 생기지요. 이럴 때 건배사나 폭탄사 등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말 잘하는 방법은 모임에 가기 전 30초 정도 스피치를 연습하면 됩니다. 우리가 출근할 때 세수하고 이를 닦듯이 화장실이나 혼자 있는 곳에서 현장 분위기를 미리 떠올리면서 중얼중얼 얘기해보는 것이지요. 생각나는 말을 쪽지에 간략히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서 최근 K제과회사의 회식장소에서 한 임원이 “우리가 좋다, 좋∼다. 좋∼∼다!”라고 짧은 건배사를 해 직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던 예를 소개해준다.‘좋다.’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재치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동료에 대한 배려 담긴 말 필요 이어 직장 내의 대화법에 대해 언급한다. 직장은 개인의 이익과 조직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화법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 직장에서는 조직 생리에 부합하면서 상사, 동료, 부하직원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요령있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부나 비겁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며 “하루 8시간 이상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 조직에 대한 이해와 함께 동료에 대한 배려이자 직장인이 가져야 할 센스”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직장 내의 대화법은 개성과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곳임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 또한 직장 내의 대화법을 익히는, 어쩌면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같은 작은 변화가 놀랍게도 직장생활 전체를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주류가 될 수도 있고 비주류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금속은 소리로 재질을 알 수 있지만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고 했다. 직장에서 나누는 말만 들어도 주류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를 잘 하려면 우선 상대문화를 잘 알아야 합니다. 들을 때는 눈치가 빨라야 하고요. 또한 말을 잘 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어떤 모임이 있다면 여행갔다 온 얘기 등 미리 주제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나폴레옹의 경우 3개월 동안 거울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를 떠올리며 눈빛과 말투 등을 똑같이 연습했습니다. 영웅들의 탁월한 대화는 이렇듯 연습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대화 잘 하려면 경청하는 습관부터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밥상머리에서 항상 ‘오늘 한 일을 얘기해봐라.’는 식의 대화교육을 일찍부터 받으며 자랐다. 이런 영향으로 1975년 KBS 성우가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털어 미국으로 건너간다. 이때 미스 아메리카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대화교육을 담당했던 사람 등을 만났으며, 틈만 나면 여러 도서관을 다니면서 관련자료를 모았다. 귀국한 이후에도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고위 과정 운영책임을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및 대화 전문가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전전긍긍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들이 일도 열심히 잘 하지만 재미있는 대화법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빛낼 때 직장은 즐거운 곳이 될 것입니다.” 슬하의 장남은 최근 미시간대 건축과를 수석졸업했으며, 둘째아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사 공부와 출판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공부기술’‘르네상스 미술이야기’라는 책을 펴내 일찍부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Local] 완도서 한·중 해상유물전시회

    통일신라 말 동북아 해상무역을 주름잡던 장보고 대사의 고장인 전남 완도군이 장보고기념관 개관(29일) 기념으로 이날부터 4월18일까지 한·중 해상유물특별전을 연다. 특별전에는 당시 청해진(완도의 옛이름)이던 완도읍 장도리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 30여점과 당시 청해진과 해상교역을 하던 중국 푸젠성의 취안저우(泉州)에서 나온 당·송 유물 120여점이 전시된다. 청해진 유물은 청동으로 만든 술병과 주전자를 비롯해 밥상, 삼족솥, 화살촉, 도자기 등이다. 중국 유물은 나침반, 항해도구, 도자기, 약재, 금속공예품, 책 등이다. 이번 특별전의 백미는 가로 8.5m, 세로 2.7m로 기념관 중앙홀 벽면에 나무로 조각된 장 대사의 일대기이다.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오전 10시) 남미대륙 북서부에 있는 나라 콜롬비아는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거쳐 1819년 12월 라틴아메리카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에 의해 해방되었다. 엘도라도의 전설을 품고 있는 보고타에는 고대 페루의 정교한 금세공을 감상할 수 있는 황금박물관이 있다. 보고타의 신비한 전설 속으로 떠나본다.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9시20분) 부쩍 전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영수에게 종원은 결혼은 꿈도 꾸지 말라며 못박고 영수도 결혼은 생각없다고 답한다. 손자를 봤다는 소문이 시장에 벌써 퍼졌다는 말을 이석에게서 전해들은 한자는 창피하기 그지없다. 한편, 은아는 배경도 없으면서 고분하지 않은 영미가 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겨울새(MBC 오후 9시40분) 약을 먹고 쓰러진 강여사는 의식을 되찾지만, 경우와 영은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강여사가 계속해서 식사를 거부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보다 못한 영은은 강여사에게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줄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다. 영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강여사는 서늘하게 나가라고 말한다. ●조강지처클럽(SBS 오후 9시55분) 복수는 변신한 화신의 모습을 몰라보고 가게 앞에서 비켜달라고 한다. 제사상을 차리러 시장에 들른 지란은 양순이 시장상인들에게 지란을 파출부로 소개하자 자존심이 상한다. 동네병원에 걸린 기적의 사진이 들어간 선전현수막을 본 화상과 복수는 기적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며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스페이스 공감(EBS 오후 10시) 재즈 드러머 류복성은 1958년 미8군 무대에서 재즈 드럼을 시작해 ‘이봉조 악단’‘길옥윤 재즈 올스타즈’ 등 당시 국내 대표 악단들에서 활동했고,1967년 색소포니스트 정성조와 함께 ‘류복성 재즈 메신저스’를 창단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음악 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를 만나본다. ●생생웰빙테크(YTN 오전 7시25분) 바쁜 일상, 하루 세끼 밥 대신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식생활이 성인병 발병률을 높이자 최근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밥과 국, 김치, 나물 등으로 차려진 우리 전통식 밥상이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식의 우수성에 대해 알아본다. ●행복합니다(SBS 오후 8시45분) 갑자기 찾아온 서윤을 보고 준수는 놀라지만,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기뻐 어쩔 줄 모른다. 서윤이 몸빼로 갈아입고 철곤의 밥을 퍼들고 안방에 들어오자 준수는 기막혀하며 서윤의 겉옷과 가방을 챙겨들고 나오라고 소리친다. 한편 세영은 가족들에게 대체 서윤이는 맞선자리에도 나타나지 않고 어디 갔느냐고 캐묻는다. ●드라마 시티(KBS2 오후 11시40분) 건축디자이너 김시무는 수표횡령과 관련한 시 징계위원회에 억지로 참여하게 된다. 위원회의 일원인 박학석의 협박을 받은 것. 박학석은 이번 사건이 징계대상 박승규에 대한 모략이며, 진범은 그에게 개인적 원한이 있는 공보관이라 주장한다.
  • [설 선물]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

    [설 선물]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는 안동 지역 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를 설 명절 상품으로 추천했다. 오상일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장은 “설을 앞둔 요즘 제주도 앞바다에서 싱싱한 고등어가 많이 잡혀 간고등어는 제철 음식으로도 제격”이라면서 “어려울 때나 여유있을 때나 늘 우리 밥상을 지켜주던 고등어가 설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간의 정을 되살려주는 소중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간고등어는 고등어의 머리를 제거해 먹기 좋게 가공하고, 고급 죽염으로 맛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게 됐다. 서해안 천일염을 고온에서 세 번 구운 경방원 죽염을 사용해 비린내가 나지 않고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장 뼈 머리 등이 제거돼 굽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도 장점이다. 지난 2002년부터 올해 초까지 CJ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안동간고등어만 150만세트에 육박할 정도다.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에 따르면 다음달 7일 설을 앞두고 선물 용품 기획에 들어간 백화점과 쇼핑몰, 홈쇼핑 등 유통 업체에서 안동간고등어를 대량으로 주문하고 있다. 안동간고등어는 한국 사람들이 밥 반찬으로 즐겨 먹는 생선이기도 하지만 가격이 1만∼2만원대여서 큰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 불을 가진 아이/사계절 펴냄

    아빠는 동네 반쪽이산의 채석장에서 일을 하다 그만 한쪽 눈을 잃었다. 엄마는 오늘도 봉고 차에다 화장품을 싣고 다니며 장사를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동배네 집은 시장통 골목의 허름한 쪽방. 언제부터였을까. 학교에서 동배는 문제아다. 동배네 가족은 온갖 그늘을 다 짊어지고 있는, 어쩌면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아직 구구단도 못 외우고, 준비물이라고는 챙겨와 본 적이 없으며, 짝꿍 지갑에서 슬쩍한 돈으로 오락실로 줄달음질치는 아이. 이 ‘문제적’ 꼬마 주인공의 상처엔 어떻게 해야 희망의 새 살이 돋을까. 초등학교 교사로 ‘우리 엄마 데려다줘’‘손바닥에 쓴 글씨’ 등을 써낸 작가 김옥씨의 새 동화에 해답이 있다.‘불을 가진 아이’(김윤주 그림, 사계절 펴냄)는 그러나 어두운 어조로 동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린 주인공의 현실은 고달프지만, 책이 슬픔을 녹여내는 요령은 천연덕스럽고 여유있다. 밥상에서 생선을 뒤집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빠에게 매를 맞기도 하는 동배는 아빠가 일하는 반쪽이 산에 불을 지르는 꿈을 꾸며 울화를 푼다. 그래도 착한 아들이 되고 싶은 속마음은 늘 굴뚝같다. 수학여행을 다녀오면서 비록 가짜이지만 반지를 아빠 선물로 사오고, 엄마가 집을 나가버릴까봐 날마다 애가 탄다. 좌충우돌 사고뭉치로 보일 뿐 동배의 심성이 곱다는 건 독자들도 금세 알아 차린다. 서문에서 작가는 말한다. 동배의 상처를 쓸어 주는 처방은 그 무엇도 아닌 ‘사랑’이라고. 우툴두툴 꼬인 데가 많은 아이의 마음을, 와락 껴안아 체온을 나눠 주는 훈기있는 동화다. 초등2학년 이상.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갱죽·진흙메기·예천 태평추·물외냉국·무밥·건진국수…. 우리의 희미한 기억속 전통 음식들이야말로 훌륭한 시적 재료가 될 수 있다. 시인 안도현(47)의 신작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 펴냄)는 이를 유감없이 보여 준다.2004년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이후 4년 만에 펴냈다. 시인은 아스라히 잊혀져 가는 기억속의 전통 먹을거리를 들고 나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려 낸다.“짚불을 피우고 배를 딴 메기를 몇마리 던져넣었다/ 메기들은 내장도 없이 불꽃속으로 맹렬히 헤엄쳐 갔다/ 가문 방둑 잿빛 진흙에 대가리를 들이밀듯 꼬리지느러미로 땅을 쳤다/ (중략)/ 진흙이 다 된 메기들은 그때서야 안심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달려들어 쫄깃한 진흙의 살을 뜯어먹으며/ 어쩌면 코밑에 메기 수염이 돋아날지 모른다고 생각하였다”(‘진흙메기’ 중에서) 경북 예천의 외갓집에서 겨울에만 먹던 태평추는 어린 시절의감성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태평추는 채로 썬 묵에다 뜨끈한 멸치국물 육수를 붓고 볶은 돼지고기와 묵은지와 김가루와 깨소금을 얹어 숟가락으로 훌훌 떠먹는 음식인데 눈 많이 오는 추운 날 점심때쯤 먹으면 더할 수 없이 맛이 좋았다”(‘예천 태평추’ 중에서) 요즘은 ‘돼지죽’으로만 치부되는 갱죽도 그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하늘에 걸린 쇠기러기/ 벽에 걸린 시래기/ 시래기에 묻은 햇볕을 데쳐/ 처마 낮은 집에서/ 갱죽을 쑨다/밥알보다 나물이 많아서 슬픈 죽/ 훌쩍이며/ 떠먹는/밥상모서리/쇠기러기 그림자가/ 간을 치고 간다”(‘갱죽’ 전문) 안 시인은 “음식은 모든 감각의 총결집체”라며 음식 시편을 쓰게 된 동기를 털어놨다.6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딸 둘을 둔 남편 영춘씨와의 결혼으로 하루아침에 엄마가 된 리사. 오해로 빚어진 갈등, 그리고 그 갈등을 풀며 마음을 열게 되었던 지난 3년. 가연이와 채연이가 태어나고, 이제 네 딸의 엄마로서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으로 어린 두 딸은 걷기도 전에 필리핀으로 보내게 되었는데….   ●다큐 여자(EBS 오후 7시45분) 절을 내려와 부모님댁에 도착해 아버지께 애교를 부리는 상혜씨. 솜씨가 좋은 상혜씨도 음식에선 어머니보다 한수 아래라고 하는데, 딸보다 아내가 만든 음식이 더 맛있다는 아버지에게 질투를 하면서도 부모님의 부부애를 보며 즐겁고 감사하다. 그녀는 부모님과의 시간을 뒤로 한 채, 요리연구에 여념이 없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태권도 인구가 60만명에 달하는 태국에선 한류 덕분에 태권도 저변 인구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태권도 확산의 주역 박희강 사범. 올해 전국 체전을 앞두고 맹훈련을 하고 있는 푸껫 대표선수 8명과 박 사범의 각오는 남다르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지만 끈기와 열정으로 지금은 선수들과 하나가 되었다.   ●김치 치즈 스마일(MBC 오후 8시20분) 기준이 아버지를 찾아가 혜영과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기준의 아버지는 혜영과 결혼을 해도 좋으니 자신이 사줬던 기준의 차를 압수하고, 결혼자금을 한 푼도 대주지 않겠다고 한다. 한편, 신구는 기준의 아버지가 골프장을 운영하는 골프광이라는 말을 듣고 산호에게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고기반찬이 푸짐한 밥상 앞에서 며느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할머니는 수저 위에 주방용 세제를 짜서 국에 넣는다. 이 위험한 밥상의 주인공 김강인 할머니를 만나본다. 겨울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는 별난 개 카사, 전파를 타지 못했던 미공개 사연들의 뒷이야기, 미국의 나무 타는 개도 소개한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상의 결과를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의 기합소리와 함께 시작한 2008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국민을 벅찬 감동으로 눈물짓게 했던 마라토너 황영조. 마라톤 영웅 황영조 감독이 낭독의 무대를 찾았다.
  • 영월 박물관 고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영월 박물관 고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단종의 애사가 서린 청령포에서 수달이 사는 동강까지. 여기에 겨울이면 등장하는 판운리 섶다리 등 깨끗하고 수려한 풍광을 품고 있는 곳이 강원도 영월. 해묵은 소나무들 가득한 내륙의 오지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동강사진박물관, 화석박물관 등 무려 13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는 학습기행지로 제격일 듯하다.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 가득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05년부터다. 행정자치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들이 속속 들어서게 된 것. 특히 영월은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이 모여 있다. 북면의 곤충박물관, 하동면 조선민화박물관, 수주면 호야지리박물관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박물관이 ‘널려’ 있다. 지난 12월에 문을 연 주천면 화석박물관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호야지리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지리 테마 박물관. 지리학의 역사와 종류, 체험 등 지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이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기했던 1600년대 지도 등 희귀한 자료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지리에 관한 학문적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폐교를 활용한 곤충박물관은 나비와 나방 1000여 점과 갑충류 1000점, 동강 유역에 서식하는 곤충 1000점 등 총 3000점의 표본이 전시돼 있다. 특히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곤충들도 전시돼 자녀들이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곤충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영월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별마로 천문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봉래산 정상에 세워진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대다. 직경 80㎝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13대 등 총 14대가 설치돼 있다. 천체관측 등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신비로운 우주 세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세며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15∼20명이 묵을 수 있는 단체실은 1인당 3만 5000원∼4만원,10∼13명은 3만원∼3만 5000원을 받고 있다. ●먹거리 명소 ‘주천 섶다리마을 다하누촌’ 조용하던 주천리 시골마을을 일약 관광명소로 띄운 곳이 다하누촌. 토종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전문상가다. 다하누촌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한우 300g(모듬)에 8000원. 서울 시내 웬만한 고기집의 4분의1밖에 안되는 가격이다. 지정 식당에서는 기름소금과 된장, 쌈야채 등을 포함한 ‘테이블 세팅비(1인당 2500원)’를 받는다. 공기밥과 된장찌개 등도 별도.www.dahanoo.com,033)372-0121.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 맛집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직접 만든 묵을 사용한다.5000원.372-3800. 콩깍지밥상은 무농약 콩두부와 청국장 등 콩요리로 알려져 있다. 콩깍지정식 8000원.372-9434.‘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메밀 꼴두국수 3500원.372-7743. # 가볼 만한 곳 비운의 왕 단종의 묘소인 장릉, 단종의 유배지로 강줄기와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판운리 섶다리 등이 잊지 말고 찾아야 할 영월의 관광명소들이다. 글 사진 영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밥상용 수입쌀 2월부터 시판

    올해 밥상용 수입쌀 4만 7928t이 2월 중순부터 국내에서 판매된다. 지난해에 비해 시기적으로는 한달 앞서며, 물량으로는 39.2% 늘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4일 올해 밥상용으로 수입되는 쌀 4만 7928t을 설을 쇤 뒤 공매 절차를 거쳐 시중에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산지별 판매량은 중국산이 2만 9626t으로 가장 많고 미국산 1만 6302t, 태국산 2000t 등이다. 밥상용 수입쌀은 2006년 2만 1564t,2007년 3만 4429t이 판매됐다. 중국산은 1등급과 3등급의 비율이 각각 50%이며 미국산은 70%와 30%이다. 태국산은 전량 1등급이다. 미국산과 중국산은 주로 20㎏ 단위로(80%) 포장되며 태국산은 20㎏과 10㎏ 포장이 절반씩이다. 국내에 첫 반입되는 물량은 중국산 1등급 1700t으로 이달 중순에 국내항에 도착,aT 비축기지에 보관된다. 공매 입찰은 월·목요일 등 매주 2차례 1500∼2500t 정도로 한다. 중국산과 태국산부터 입찰에 들어가며 미국산은 3월 중순부터 판매할 예정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희곡당선작] 별방/이양구

    [서울신문 신춘문예-희곡당선작] 별방/이양구

    등장인물 남자, 여자, 아들, 모(母), 부(父) 배경 단풍이 절정에 이른 가을, 오후, 외딴 산 속, 폐가, 마당 한가운데 튀어나온 바위 하나, 지붕과 마당·헛간에 낙엽 1 남자가 마당으로 들어온다. 고요히 폐가를 바라본다. 천천히 걸어가서 봉당에 앉는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여자와 아들이 들어온다. 여자 : 아이구 다리야… 이 먼 데를 오자고…. 남자 : …. 아들 : 평소에 운동 좀 하세요. 많이 걸어야 건강하대잖아요. 요샌 웰빙이라고 다들 일부러도 많이 걸어요.(다리를 주물러 주며) 미국에서도 저녁만 되면 파크에 조깅하러 나온 사람들 많아요. 세상이 아무리 살기 좋아지면 뭐해요, 내 몸이 건강해야지. 여자 : 우리 아들 미국 갔다 오더니 유식해졌네. 그래도 건강하자고 이 산골을 오니? 남자 : …. 아들 : 좋은데요… 아버진 여기에서 초등학교까지 다니신 거예요? 남자 : …. 여자 : 그 놈의 별방, 별방, 술만 먹으면 말 안 하디? 아들 : 별방… 아버지 회사 이름… 이 동네 이름에서 따오신 거예요? 남자 : …. 여자 : 뭐 좋은 기억이라고… 이 산 구석에서 살았던 기억을 잊고 싶지 않대나 뭐래나. 저래 뵈두 니 아버지가 감상적인 데가 있다. 아들 : 자기 뿌리를 잊지 않는 건 좋은 거죠. 전 미국에 가 있으니까 도리어 조국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요. 나를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요. 엄마는 어린 시절이 그립지 않으세요? 여자 :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 뭐 그리울 게 있어. 그런 건 빨리 잊어버려야지. 먹고 살기도 바쁜데. 쓸 데 없는 생각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아들 : …아버지. 별방이 무슨 뜻이에요? 남자 : …. 아들 : 별… 방… 떨어져 있다는 뜻인가? 어쨌든 느낌이 좋아요. 왠지 별이 내려와 쉴 것 같은… 아랫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단풍 한 장 줍는다) …아버지. 아까부터 왜 그렇게 말이 없으세요? 무슨 걱정이라도…. 남자 : …조금 피곤해서. 여자 : 그렇게 한 번 와 보자더니. 와 봐야 뭐 있어. 그냥 폐가지. 근처에서 놀다 가자니까. 기어이 끌고 와서는… 다리만 아프지.…어머니도 어떻게 이런 데서 사셨을까…. 아들 : 할머니 할아버지 살아 계셨으면 같이 오고 좋았을 텐데…. 남자 : …. 여자, 뒤란으로 간다. 여자 : (소리) 웬 우물이래… 어머 대추 좀 봐. 아들, 뒤란으로 들어갔다 나온다. 손에는 대추 몇 알. 아들 : 이것 좀 드세요. 달아요. 남자 : …. 남자, 먹는다. 아들 : 달죠? 남자 : 그래…. 아들 : 어렸을 땐 많이 드셨겠네요. 남자 : 가을마다…. 여자, 나온다. 가방을 뒤진다. 아들 : 뭐 찾으세요? 여자 : …. 아들 : …놔두세요. 다람쥐들 먹게. 여자 : 두면 뭐해, 어차피 썩을 거. 아들 : 엄마…. 여자 : 시장 가서 사려고 해 봐. 얼마어친데. 여자, 두리번거리더니 막대기도 찾아서 뒤란으로 간다. 아들 : 엄마… 짐승 먹게 둬요…. 아들, 뒤란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남자 :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휴가 왔습니다. 아들이 미국 유학 갔다가 잠시 귀국해서요. 가족끼리 단풍 구경 왔습니다. 예… 우리가 고비 한 두 번 넘겼나요… 곧 결제하겠습니다. 아들 : 누구…? 남자 : 거래처. 결제해 달라고. 아들 : …요새 건설 경기 많이 안 좋다던데. 남자 : 밥걱정은 안한다. 아들 : …중견 건설회사 몇 개 무너졌다고. 남자 : 아버진 아직 괜찮아…. 아들 : …. 아들, 바위로. 바위를 발로 툭툭 찬다. 아들 : 마당 한가운데 바위라니… 흉물스럽게. 이거 왜 안 뽑았어요? 남자 : 생각보다 뿌리가 깊어. 아들 : 뽑아 봤어요? 남자 : 할아버지가. 너무 깊어서 다시 덮었대. 아들 : 어디… (뽑으려고 한다. 바위는 끄떡없다) 정말이네. 남자 : …. 아들, 바위에 걸터앉는다. 침묵 아들, 뭔가를 발견했다. 헛간 쪽으로 걸어간다. 동화책을 줍는다. 아들 : (툭툭 턴다) 동화책이에요… 전래동화.(넘겨본다) 아버지 건데요….5의 1 박상철…. 남자, 다가온다. 아들 : 기억나요? 남자 : …. 아들 : …. 남자 : …할아버지가 사다 주신 거야. 아들 : …. 남자 : …. 남자 봉당에 앉는다. 아들도 옆에 앉는다. 아들, 책을 읽는다. 뒤란에서 대추 터는 소리. 아들 : …밑줄이 있어요. 남자 : …. 아들 : (읽는다) 바위를 들추자 눈앞이 훤히 트이며 별세계가 펼쳐졌다… (뒤진다) 여기도 있어요. 눈을 떠보니 어느새 별세계에 와 있었다… 별세계… 별방… 별세계란 뜻이에요? 남자, 동화책을 받아서 넘겨본다. 아들, 바위로. 아들 : 어디, 다시 한 번. 힘을 준다. 꿈쩍 않는다. 남자가 온다. 아들 : 해보시게요? 남자, 바위로. 남자가 힘을 주려고 할 때 여자의 비명. 여자가 뛰어온다. 아들, 여자에게. 아들 : 왜요? 여자 : 쥐…. 아들 : 난 또…. 남자 : …. 여자 : 흰쥐였어…. 남자 : …. 아들 : 흰쥐가 이런 데? 남자 : …. 여자 : 여보. 남자 : …. 여자 : 뭐 해요? 아들 : 그게… 동화책. 여자 : 동화책? 아들 :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에… 바위를 들추면… 남자가 바위를 힘껏 들춘다.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백색의 햇살. 차차 빛이 사라지며 시간과 공간이 응고된다. 남자 : (소리) 밤마다 꿈을 꿨어. 자고 있으면 누가 날 자꾸 깨워. 일어나 보면 흰쥐가 한 마리 서 있어.…따라가 보면 하얀 길이야. 사위는 캄캄한데 멀리서 불빛이 한 점 보여… 어릴 때 학교 갔다 늦게 올 때면 엄마가 처마 밑에 달아놓고 나를 기다리던 불빛 같아… 엄마가 있나 싶어 걸어가면 자꾸만 내가 녹아내려서… 더 걸을 수가 없었어… 내 가슴 한 복판에 얼음처럼 꽁꽁 얼어 있던 것이 자꾸만 녹아내려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어… 눈을 뜨면 나는 이 바위 앞에 와 있었어… 여기서 누가 날 부르는 것 같아서 오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 남자, 쓰러진다. 암전 2 밤 같은 장소 남자가 바위 앞에 쓰러져 있다. 흰 옷을 입은 모가 방에서 나온다. 모 : …누구? 남자 : …. 모, 다가온다. 모 : …누구세요? 모, 깨운다. 남자, 정신을 차린다. 모 : …괜찮으세요? 남자 : 여보…? 모 : …. 남자 : 승우는…. 모 : …. 남자 : …우리 아들 못 보셨나요?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모 : 누구… 같이 오셨어요? 남자 : 예… 아들하고 아내하고…. 다들 어디 갔나요? 모 : 못 봤어요.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이렇게…. 남자 : 소리가 나서…. 모 : 예… 큰 소리가 났어요…. 남자, 주위를 둘러본다. 남자 : 그럼… 여기 계셨단 말인가요? 모 : 예… 우리 집이니까…. 남자 : 우리집… 그럼 아직도 사람이… 분명히 폐가였는데…. 모 : 폐가였어요. 그런데 바깥양반이…. 남자, 주변을 돌며 찾는다. 남자 : (큰소리로) 여보… 승우야…. 모, 화급히 남자에게 다가가서 모 : 애기가… 남자 : …. 모 : 애기가 깨요…. 남자 : …. 모 : 방에 애기가 있어요. 남자, 방문을 열어본다. 남자 : …방금까지 여긴 아무도 없었는데…. 모 : (근심) 애기가… 남자 : 예…. 남자, 집밖으로. 돌아와서 뒤란으로 갔다가 다시 마당으로. 손에 대추 한 알. 대추알을 씹어본다. 남자 : 그대로야…. 남자, 돌로 간다. 뽑으려고 한다. 안 된다. 남자 : 이걸 들었는데… 이걸…. 다시 힘을 준다. 모 : 안 뽑혀요. 바깥양반도 뽑으려고 했다가… 뿌리가 너무 깊어서…. 남자 : …뿌리가 너무 깊어서…. 남자, 모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모 : …왜? 남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헛간으로. 뒤란으로. 다시 돌아온다. 다시 한 번 모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봉당에 가서 쓰러지듯 앉는다. 남자, 고개를 숙인 채 긴 침묵. 모, 부엌으로 가서 냉수 한 그릇 떠 온다. 모 : 이거…. 남자, 모를 빤히 바라본다. 냉수를 받아서 마신다. 한동안 말이 없다. 남자 : 이 물 맛… 기억나요. 어떻게 잊겠어요…. 모 : …. 남자 : …흰쥐를 따라서 왔었어요…. 모 : …. 남자 : 밤마다… 여길 왔어요…. 모 : …. 남자 : 꿈을 꿨죠…. 모 : …. 남자 : 어쩌면 이것도 꿈일지도 모르죠…. 모 : …. 남자 : …믿지 못하시겠지만… 전 아주 먼 데서 왔어요…. 모 : 먼 곳… 어디? 남자 : …아주 먼 데요…. 모 : …. 남자, 모에게 그릇을 준다. 모 그릇을 가지고 부엌으로. 남자, 마당을 거닌다. 모가 나온다. 남자 : 아버지는… 아니, 바깥 분은요? 모 : …아직 산에요…. 남자 : 그러시겠죠… 오늘도 찬합에 술빵을 넣어서 가셨나요? 모 : 그걸 어떻게? 남자 : 달이 중천은 지나야 돌아오시겠죠…. 모 : …. 남자 : …당신은 상철일 재워놓고 처마밑에 앉아서 기다리셨을 테고…. 모 : 어떻게 우리 애 이름을? 남자 : …. 모 : …누구세요? 남자 : 절 보세요. 모 : …. 남자 : 자세히 보세요. 누굴 닮았는지…. 모, 남자에게 가까이. 남자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모 : (떨림) 닮았어요… 아버님? 남자 : …그런가요? …아버지도 할아버지를 닮았을 테니까…. 모 : …. 남자 : …. 모 : 그렇지만 아버님은 돌아가셨어요… 형제도 없으시고…. 남자 : …. 모 : 누구세요? 남자, 마당을 걷는다. 남자 : …저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꿈이 아니라면… 아니, 꿈이라 해도… 당신이 지금 내 눈앞에 있고… 당신이 꾸는 꿈이든 내가 꾸는 꿈이든…. 모 : …. 남자 : …간절히 바랐어요. 꿈이어도 좋으니까… 꼭 한 번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요…. 남자, 모를 본다. 남자 : 늙으신 어머니 대신, 이렇게 젊은… 우리 어머니를 만나다니…. 모 : …. 남자 : …어릴 적 아버지가 사다 주신 동화책 속에나 나오는 얘기가… 애기 적 나를 키우는 어머니를 만나다니…. 남자, 바위로. 돌을 들추려고 한다.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남자, 다시 힘을 준다. 모, 남자에게 다가온다. 모 : …그러니까, 당신이 내 아들이란 말인가요? 남자 : …어머니께서 오십 년 넘게,…십년 전에 돌아가셨으니까… 사십 년 넘게 키운 아들이… (다시 돌에 힘을 준다) …이걸 들추고…. 남자, 안간힘을 쓰다가 넘어진다. 모 : …. 남자 : …. 모, 남자를 본다. 침묵 모 : …밤마다 같은 꿈을 꿨어요…. 남자 : …. 모 : …놀라서 잠을 깨면… 포대기에 싸둔 애기가 사라지고 없었어요… 문밖에서 애기 울음소리가 났어요…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애기가 먼 길 다녀온 사람처럼 지친 어깨로 서 있었어요….…얼굴이 늙어 있었어요…. 남자 : …. 모 : 늙은 애기가… 밤마다 찾아와서… 잘못했다고, 잘못했다고… 빌었어요…. 말도 못하는 우리 상철이가…. 남자 : …. 모 : …어떻게 이런 일이…. 침묵 모 : …그게 사실인가요? 남자 : …. 모 : …상철이가 빌었어요… 용서해 달라고…. 남자 : …. 모 : …돈이 필요했다고.…아니면 식구들 데리고 자기가 죽었을 거라고…. 남자 : …. 모 : …우리 상철이가…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끔찍한 짓을… 모, 손으로 입을 막는다. 모, 남자 옆에 쓰러지듯 앉는다. 침묵 모 : …애들은 몇이나 돼요? 남자 : …. 모 : …몇이나 돼요? 남자 : 하나…. 모 : …공부는 잘 해요? 남자 : …. 모 : …건강하고? 남자 : …. 침묵 모, 남자 쪽으로. 모 : …손 한 번만 잡아 봐도 돼요? 남자 : …. 모, 천천히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손을 잡는다. 모 : …이상해요.…정말 내 아들인 것 같아요…. 모, 남자의 손을 더 따뜻하게 쓰다듬어 준다. 천천히 머리로, 어깨로. 남자, 벌떡 일어선다. 헛간으로. 도끼를 찾아서 쥔다. 남자, 방으로 뛴다. 모 : 안 돼! 남자, 문 앞에서 멈춘다. 모 : …그 애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겠어요…. 그 애를 죽이는 건 나를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남자 : …. 모 : (손을 내민다) …어서. 남자 : …. 모 : 이리…. 침묵 모 : 어서…. 남자, 도끼를 떨어뜨린다. 모, 남자에게 다가온다. 도끼를 들고 밖으로. 남자, 힘없이 주저앉는다. 모, 빈손으로 돌아온다. 침묵 모 : …진지는? 남자 : …. 모 : …들어가세요. 남자 : …. 모 : …시장하실 텐데…. 남자 : …. 모 : 어서…. 모, 부엌으로. 주루막을 둘러멘 부(父) 들어온다. 남자와 부, 마주본다. 모, 나온다. 세 사람, 그 자리에. 암전 3 방안 호롱불 켜져 있고 세 사람 밥상에 둘러앉아 있다. 한쪽에는 포대기에 덮여 잠든 애기. 부 : …잡수세요…. 남자 : …말씀을…. 부 : …. 모 : …. 남자 : 말씀을 낮추셔야…. 부 : 그래도 어떻게…. 남자 : …. 모, 젓가락으로 더덕을 집어서 남자에게. 모 : …이것 좀…. 남자 : 이 귀한 걸…. 남자, 더덕을 집어서 모에게. 다시 한 젓가락 집어서 부에게. 모 : …. 남자 : …내다 파시지…. 부 : 또 캐면 되니까…. 부, 한 젓가락 집어서 남자에게. 남자 : …돌아가면 매일 먹을 텐데…. 남자, 한 젓가락 집어서 모에게. 모 : …. 남자 : …이보다 더 좋은 것도 매일 먹으니까…. 모 : …. 남자 : …고기도 매일…. 모 : …. 모, 남자에게 한 젓가락. 남자 : …. 부 : 귀한 손님인데…. 모 : 어서…. 남자, 망설이다가 한 입 떠 넣는다. 남자 : …두 분도…. 부 : …. 모 : …. 남자 : 두 분이 드셔야 저도…. 부모 : …. 부모 각자 한 숟가락씩 뜬다. 모, 숟가락을 놓는다. 남자 :…. 모 : 입맛이…. 침묵 남자, 수저를 놓는다. 부, 밥상을 옆으로 치운다. 침묵 남자, 지갑을 꺼낸다. 지폐를 꺼낸다. 부모, 손사래. 남자 : 전… 돌아가면 또 있으니까…. 남자, 다시 건넨다. 실랑이. 부, 돈을 받는다. 돈을 들여다보다 방바닥에 내려놓는다. 남자 : …. 모, 남편 가까이 와서 돈을 내려다본다. 모 : …. 부 : …. 남자, 돈을 다시 지갑 속으로. 침묵 남자 : …정말 그리 가면 돌아갈 수 있을까요? 부 : …가보기는 해야지요…. 모 : 옛날에도 그 굴로 들어간 사람이 있었다고…. 남자 : …. 부 : …온 뜻이 있으면 가는 뜻도 있을 테니…. 모 : …. 부, 일어선다. 부 : …한시라도 빨리…. 남자, 엉거주춤 일어선다. 모, 따라서 일어선다. 부 : 당신은…. 모, 애기 옆으로. 남자 : …어머니…. 남자, 절한다. 모, 어정쩡한 자세로 맞절. 남자, 일어선다. 남자 : 그럼…. 모 : …저기. 남자 : …. 모, 보따리를 내민다. 모 : 이걸…. 남자 : …. 모 : …승우를 만나면…. 남자 : …. 모, 남자의 손을 잡아준다. 모 : …다 잊고… 남자 : …. 모 : …우린 괜찮으니까…. 남자 : …. 모 : …승우를 생각해서…. 부와 남자 밖으로. 모, 마당으로 나와 둘이 사라진 쪽을 본다. 암전 4 같은 장소 황혼 여자와 아들 마당에. 남자, 집밖에서 들어온다. 보따리를 들었다. 여자 : 여보…. 아들 : 아버지. 남자 : …. 여자 : 어떻게 된 거예요? 남자 : …. 여자 : …당신 얼굴이… 머리에 웬 흰머리가? 남자 : …. 여자 : 그건 웬 보따리예요? 남자 : …. 여자, 보따리를 푼다. 더덕, 약초 등. 여자 : …이게 얼마어치야? 남자 : …. 여자 : 어떻게 된 거예요? 남자 : …어머니가…. 여자 : …. 남자 : 나… 당신한테 할 말이…. 아들 : …. 여자 : …. 남자 : …십년 전… 어머니 아버지 그 사고…. 여자 : 여보. 아들 : …. 남자 : 사실은…. 여자 : 여보! 아들 : …. 침묵 여자 : …너는 먼저 내려가. 아들 : …. 여자 : 어서. 아들 : 아버지. 하실 말씀이…. 여자 : 내려가라고. 아들 : …. 여자 : 아버지랑 내려갈 테니까. 아들, 밖으로. 남자 : …못 믿겠지만…. 여자 : 지나간 일이에요. 남자 : …. 여자 : 잊어요. 남자 : 당신…? 침묵 여자 :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았어요…. 남자 : …. 여자 : 그렇게라도 살아야 했으니까…. 남자 : …. 여자 : 우리 여길 떠나요. 남자 : …. 여자 : …승우가 있잖아요. 남자 : …. 여자 : 먼저 내려가 있을 게요. 남자 : …. 여자, 보따리를 챙겨서 밖으로. 남자 그 자리에. 남자, 마당 한 가운데 튀어나온, 바위를 본다. 막
  • 붓에 살고 붓에 죽은 서예가들의 삶

    붓에 살고 붓에 죽은 서예가들의 삶

    한평생 꿈을 좇아 인생의 여백을 채워온 사람이 책을 썼다. 대기업 CEO로 은퇴한 뒤 30여년간 취미였던 서예공부에 매달려온 김종헌씨가 ‘추사(秋史)를 넘어’(푸른역사 펴냄)를 펴냈다. 그 자신 전문 서예가의 꿈을 이루진 못했으나, 서예가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권에 머물기를 소망하는 바람은 접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책은 “붓에 살고 붓에 죽은 서예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추사의 글씨는 배우거나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추사의 글씨를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은 이미 죽은 글씨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다. 추사를 뛰어넘기 위하여 그의 글씨를 임서하면서 배울 필요는 없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추사의 정신과 예술혼뿐이다.” 본문에서 짧게 덜어낸 저자의 논지다.‘얼’이 깃들지 않은 예술행위는 공허하다는 주장 아래 전개되는 책에는 모두 7명의 서예가들이 등장한다. 추사 김정희, 왕희지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해 있던 중국 서단에 과감히 서체변화를 주도했던 판교 정섭 등 두 대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우선 조명했다. 도마 안중근, 소전(素筌) 손재형, 검여(劍如) 유희강, 소지도인(昭志道人) 강창원, 송천(松泉) 정하건 등 한국 근현대 서단을 풍미한 서예가들의 붓끝을 따라 저자의 종횡무진 서예 편력기가 펼쳐진다. 서예대가들의 행적이나 예술세계를 평면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는 점은 책의 묘미이다. 자신이 대가들의 예술세계를 첫 대면한 순간순간을 에세이를 쓰듯 부담없이 녹여냈다. 예컨대 1980년대 초 독일 뒤셀도르프의 허름한 중국책방에서 판교의 세계를 처음 만난 이후 탈속하면서도 청아한 ‘육분반서’(六分半書·여러 서체를 뒤섞고 크기가 서로 다른 서체)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다고 술회한다. 중국 서단의 유행을 늘 한발 늦게 쫓아가던 우리에게 판교를 넘어선 세계를 제시한 이가 추사 김정희였다. 추사의 서화예술을 이해시키려 책은 그의 학문과 예술형성 과정 자체부터 짚었다. 전통 예서를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추사체를 내놓기까지 그가 중국의 대학자 완원을 사사한 일화 등이 나온다. 추사가 판교를 넘어섰건만 어느 누구도 다시 추사를 넘어서지 못했다. 책이 가장 힘주어 말하고 싶은 지점이 이 대목이다. 추사체를 쓰고 가르치며 줄기차게 답습만 해서는 형태만 베낄 뿐 의취(意趣)를 담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 숙제를 풀어보고자 붓에 살고 죽었던 서예가 5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의미깊어진다. 책에 따르면, 우리 서예사에서 인격과 합치되는 필체를 남긴 인물이 안중근이었다. 한글 전예서의 새 경지를 열어놓고도 정치외도를 하는 바람에 추사를 넘어서지 못한 손재형, 중풍으로 오른손을 못쓰자 왼손으로 글씨를 써 좌수서(左手書)의 경지를 개척한 유희강, 안타깝게도 탈속의 즐거움으로만 글씨를 썼던 강창원, 전통 서예의 맥을 잇는 현역작가 정하건. 난해하지 않은 서예입문서를 찾는 독자에게 이 책은 묵향으로 부담없이 수저를 들게 하는 운치있는 밥상이다.“그저 서예를 사랑해온 은퇴한 서생일 뿐”이라는 저자는 “젊은 세대들이 서예를 사랑하는 동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출간의 의미를 밝혔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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