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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올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상영작이 대폭 줄어든 대신 보다 관객 친화적인 라인업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시국, 영화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남동철(월드), 박선영(아시아), 정한석(한국) 프로그래머가 꼽은 수준작들을 소개한다. 남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 ‘끈’을 추천했다. 이탈리아 다니엘레 루체티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별거와 이혼 후에도 헤어지지 못하는 부부의 30년을 그렸다. 그는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인데 국내에 많이 안 알려져 아쉬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빈민에서 유튜브 스타로 ‘스쿨 타운 래퍼’박 프로그래머가 ‘강추’한 작품들은 내일의 희망을 얘기한다. 대만 천위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도둑맞은 발렌타인’은 2001년 부산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선정작이 19년 만에 귀환한 케이스다. 티베트의 산골에서 미혼모 엄마와 꿋꿋하게 살아가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 ‘티벳의 바람’, 유튜브 스타가 된 태국 빈민가 아이들을 비춘 다큐멘터리 ‘스쿨 타운 래퍼’도 함께 언급됐다. ●주목할 기대주 ‘최선의 삶’ 이우정 감독정 프로그래머는 ‘믿고 보는 감독’의 신작을 꼽았다. 2008년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의 영화 ‘매미소리’는 매미소리에 관한 트라우마로 자살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딸과 다시래기 광대 아버지의 갈등을 담았다. 다시래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1호로 출상 전날 밤 광대와 상여꾼들이 벌이는 민속놀이다. 임솔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최선의 삶’은 이우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 프로그래머는 “이우정 감독은 ‘벌새’의 김보라,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처럼 부산영화제가 주목하는 기대주”라고 말했다. ●최고 무당 자리 놓고 패권 다툼 ‘대무가’세 사람이 입을 모아 추천한 작품은 이한종 감독의 장편 데뷔작 ‘대무가: 한과 흥’이다. 20대와 30대, 40대의 무당들이 최고의 무당 자리를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정경호·박성웅이 주연을 맡았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거장 7인, 7색 홍콩을 말하다

    거장 7인, 7색 홍콩을 말하다

    훙진바오(홍금보), 안후이(허안화), 패트릭 탐(담가명), 위안허핑(원화평), 린링둥(임영동), 조니 토(두기봉), 쉬커(서극). 홍콩의 전설적인 감독 7인이 한 영화로 뭉쳤다. 제25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다. 1950년대부터 근미래를 배경으로 각 감독이 10여분 남짓 만들어 낸 ‘홍콩 송가’를 엮었다. 영화의 포문을 여는 ‘수련’의 감독을 맡은 훙진바오는 직접 출연해 호되게 무술을 배우던 소년기를 회고하고, 안후이의 ‘교장선생님’은 가난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눴던 1960년대 초등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을 불러온다. 패트릭 탐은 ‘사랑스러운 그 밤’에서 영국 이민으로 헤어지게 되는 연인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위안허핑은 ‘귀향’에서 쿵후 마스터 할아버지와 손녀의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다룬다. 린링둥의 ‘길을 잃다’는 홍콩의 과거를 고집스레 사랑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추억한다.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영화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던 조니 토의 ‘보난자’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아시아 금융위기와 닷컴 버블, 사스 위기 등을 거친 극적 반전의 시대에 주식 투자에 열중했던 청춘들의 모습이 부동산 버블, 코로나19를 겪는 현대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는 홍콩의 옛날을 추억하면서도 새로운 세계, 세대와의 소통 가능성을 놓지 말자고 말한다. ‘꼰대가 되지 말자’는 거장들의 다짐 같기도 하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쉬커 감독의 ‘속 깊은 대화’만 유일하게 미래를 상정한 작품이다. 소통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감독들이 직접 출연해 익살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웃음, 그 자체가 인간성이 살아 숨쉰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영화가 암울하지 않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개막일인 21일 오후 8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상영한다. 올해 개최가 무산된 칸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칸 2020’ 작품이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변청에 겹가락 많은 심청가, 노락질하듯 할 거면 안 한다”

    “변청에 겹가락 많은 심청가, 노락질하듯 할 거면 안 한다”

    “어휴, 겁나게 긴장돼요. 하기 전날은 잠도 안 온다니까요.” 60년째 소리를 이어 온 명창도 판소리 완창 무대 앞에선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셀 수 없이 완창을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겁이 나고 무섭다고 했다. 그만큼 어려운 거고,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락질(놀이의 방언)하듯 대충 할 거면 안 하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영자 명창은 지난 9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그가 보여 주는 완창 무대가 오는 24일 국립극장에서 열린다. 전주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밤에 겨우 연습을 한다는 그와 지난 19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밥 먹는 시간이 10분밖에 안 된다”며 “이 좋은 것을 제대로 알게 하려면 아무리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명창은 열 살에 기품 있는 소리를 지향하는 강산제 보성소리 계승자인 정권진 명창에게 ‘심청가’와 ‘춘향가’를 배우며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김준섭 명창을 비롯해 김소희·박봉술·성우향 등에게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사사했다. 1974년부터 25년간 국립창극단에서 활약하며 소리가 깊고 탄탄한 것은 물론 발림과 아니리 표현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김일구 명창이 남편이고 두 아들도 국악인이다. 198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수궁가’ 전수교육조교로도 일찌감치 인정됐는데, 보유자가 되기까지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조금만 젊은 나이에 인정해 줬으면 얼마나 좋아. 그럼 전수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됐을 텐데.” 볼멘소리가 아니라 판소리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 들린다. ‘심청가’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비장한 대목이 많고 기교가 다양하며 예술성이 뛰어나 소리꾼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공연 시간은 4시간. 김 명창도 그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처음부터 우는 대목 투성이고 변청에 겹가락 기교가 많아 굉장히 된(힘든) 작품”이라며 “대충 술술 해선 안 되고 소리마다 끝을 제대로 갖다 놓으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청이가 아버지를 애타게 부를 때마다 눈물이 터져 버린다는 김 명창은 “요즘 같은 때에 이렇게 슬프고 침울한 곡을 보여 드려도 괜찮으려나” 하고 조심스럽게 묻다가도 “제가 창극을 한 사람이니 심청이와 심 봉사, 뱃사공까지 모든 등장인물의 묘미를 살려 보겠다”며 기대감을 돋웠다. 국립극장이 매달 선보이는 완창판소리는 코로나19로 지난 5월 이후 줄곧 문을 닫았다가 이번에 관객을 맞는다. “우리 소리가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지 자꾸 들으면 알 수 있는데 들을 기회조차 너무 적어요. 그러니 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보여 줘야죠. 무대에서 실려 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죽을힘을 다해 하고 싶어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일요일 밤에 몰래… 월성 파일 444개 삭제한 산업부 직원들

    일요일 밤에 몰래… 월성 파일 444개 삭제한 산업부 직원들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하고자 주말 새벽까지 관련 자료 삭제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보고서에는 당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A국장은 지난해 11월쯤(날짜 모름) 부하직원으로부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A국장은 부하 직원 B씨를 회의실로 불러 대책을 논의하고서 컴퓨터·이메일·휴대전화 등에 저장된 월성 1호기 관련 문서를 모두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B씨는 지난해 12월 1일 동료와 함께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122개 폴더 분량의 자료를 삭제했다. 이들은 우선 산업부에 중요하고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문서를 삭제했다. 또 삭제 후 복구해도 원래 내용을 알아볼 수 없도록 파일명을 수정해 삭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 작업을 한 날은 일요일이었지만 B씨와 동료는 밤 11시 24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 16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작업을 했다. 감사원 조사에서 B씨는 새벽 작업을 한 이유에 대해 “다음날인 2일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관이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없다고 하면 양심에 가책을 느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업무용 폴더를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감사원은 업무용 컴퓨터를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을 했다. 삭제된 122개 폴더에는 ‘에너지 전환 후속조치 추진계획’ 등 모두 444개의 문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중 120개는 끝내 복구하지 못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성기 “와병으로 열흘 넘게 입원 중…‘종이꽃’ 홍보 불참”

    안성기 “와병으로 열흘 넘게 입원 중…‘종이꽃’ 홍보 불참”

    국민배우 안성기(68)가 건강 이상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영화계에 따르면 안성기는 10월 초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서울 모처의 병원을 찾은 뒤 열흘 넘게 입원 중이다. 구체적인 병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안성기가 출연한 영화 ‘종이꽃’의 배우 및 감독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홍보 일정을 소화 중이다. 하지만 주인공인 안성기는 인터뷰 등 홍보 일정에 나서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낳았다. ‘종이꽃’의 홍보사 관계자는 이날 “안성기 선생님이 건강이 안 좋으셔서 입원하셨고, 이에 인터뷰 스케줄 등의 진행이 어려우시다는 전달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성기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에 아역 배우로 데뷔한 이래 인생의 대부분을 영화 배우로 살았다.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으로 여겨지는 평생 13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대표작으로 ‘하녀’(1960) ‘얄개전’(1965)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만다라’(1981)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4) ‘투캅스’(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라디오 스타’(2006) 등이 있다. 최근 ‘종이꽃’으로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자료 요구할 텐데...” 감사 앞둔 산업부 직원들, ‘월성 1호기’ 관련자료 삭제

    “자료 요구할 텐데...” 감사 앞둔 산업부 직원들, ‘월성 1호기’ 관련자료 삭제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은 감사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일탈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A 국장은 지난 2019년 11월 부하직원 B씨로부터 월성 1호기 관련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A 국장은 부하 직원들을 회의실로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고 그 자리에서 부하직원인 B씨에게 컴퓨터는 물론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등 모든 매체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결국 B씨는 2019년 12월 1일 동료와 함께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122개 폴더 분량의 자료를 삭제했다. 일요일이었음에도 B씨와 동료는 밤 11시 24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 16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작업을 이어갔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이들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문서를 우선 삭제했으며, 특히 감사원이 복구를 하더라도 원래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도록 파일명을 수정한 뒤에 삭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B씨는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관과 면담이 예정돼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요구받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가 있는데도 없다고 하면 마음에 켕길 것이라 생각해 폴더를 삭제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다른 직원이 자료 삭제를 하려면 주말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주말에 삭제하려 했으나 기회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감사관과 면담이 잡혀 급한 마음으로 (일요일에) 삭제를 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B씨가 삭제한 444개 문서 가운데 120개는 끝내 복구되지 않았고, 감사원은 직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는 재임하는 동안 처음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목검으로 때려”...의붓아버지 폭행에 숨진 5살 아들, 엄마는 방치

    “목검으로 때려”...의붓아버지 폭행에 숨진 5살 아들, 엄마는 방치

    의붓아버지가 5세 아들을 목검으로 때려 숨지게 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친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김민기 하태한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5)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한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명령도 1심대로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4일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배우자 B씨가 인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만 5세인 아들을 마구 때리는 것을 보고도 그대로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 아들을 폭행한 뒤 팔다리가 몸 뒤로 오도록 묶어서 방치했고, 아들은 결국 26일 밤 숨졌다. 이 외에도 B씨는 A씨의 아들을 목검으로 때리거나 발로 걷어차는 등 수차례 폭행했고, 이 모습을 두 동생도 지켜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옛 배우자와 세 명의 자녀를 낳고 B씨와 재혼했는데, 이처럼 B씨가 자녀들을 폭행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했다. A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에서 구속되자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유리한 정상들을 고려해도 사건 발생 경위와 경과,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1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우한 성장 배경 아래 성년이 돼서는 남편의 가혹한 폭력에 시달리는 등 불행한 상태에 처했고, 그와 같은 지위가 사건 발생에 영향을 줬다는 점은 피고인의 범행 가담 경위를 해명할 요인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정은 근본적으로 피고인과 배우자 사이에 발생한 문제로, 가정 내에서 보호받아야 할 아동에 대한 보호의 수준과 정도를 평가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가을 앉은 ‘몽마르뜨 언덕’에 서면… 세상 근심도 희망으로 채색될까

    가을 앉은 ‘몽마르뜨 언덕’에 서면… 세상 근심도 희망으로 채색될까

    몽마르트르 언덕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경사진 계단에 앉아 프랑스 파리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 이름만 들어도 이곳에 살던 피카소의 그림과 몽마르트르를 무대로 활동하던 하이네의 시구와 사티의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몸과 마음이 코로나19에 갇혀 움츠러드는 요즘, 몽마르트르라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훅 달뜨게 한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회 ‘몽마르뜨 공원 가는 길’ 투어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작했다. 사방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이란 장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기대로 살짝 공중에 떠 있는 듯 가볍다. 훌쩍 고속버스에 올라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투어에 올랐다.1970년대부터 서울과 지방을 잇는 버스 여객 및 화물을 수송하는 종합터미널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은 ‘민족 대이동’이라 표현되는 귀성과 귀경길의 중심지로 서울시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보존 필요성이 인정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장소이다. 과거에 형성돼 현재까지 전달되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유산에는 시대의 정보와 가치가 내포돼 있다. 미래유산은 현재에서 머물지 않고 미래에까지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유산에 대해 아는 데에서 더 나아가 활용을 통한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런데도 1976년 강남의 허허벌판에 4개월 만에 급조된 고속버스터미널은 초반에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다. 인구를 강남에 분산시키려는 목적으로 위치 선정에서 터미널이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그 당시 승객들의 대부분이 강북에 거주하고 있어 터미널은 경유지로만 이용됐다. 그러다 강북의 터미널을 강제 폐쇄하고 강남터미널만 이용하도록 하자 승객들은 더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잠수교를 건설하고 남산 3호터널을 뚫었다.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의 만성적인 교통 정체는 시외버스터미널은 서울남부터미널로, 호남선은 바로 옆의 센트럴시티터미널로 이전하고 지하철 3호선이 건설되고 나서야 어느 정도 풀렸다.엘리베이터를 타고 2010년에 본관 건물 10층 옥상에 조성된 하늘공원으로 갔다. 시야가 확 트여 왼편으로 남산이, 오른편으로 우면산이 보였다. 정면 발아래에는 도착지별로 색색의 고속버스들이 나란히 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준공 당시에는 승하차장이 1층, 3층, 5층에 있었는데 승차장과 진입로를 일반 콘크리트 건물 기준으로 지었기 때문에 버스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현재는 1층만을 쓰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잡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니만큼 성급하게 시작하기보다 예상되는 문제들을 감안한 통찰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 지난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샘터화랑은 1978년 9월에 설립된 이래 한국의 근현대 미술을 선도하며 성장해 왔다. 2층에 있는 화랑은 검고 작은 문을 통해 입장하게 돼 있다. 화랑 안의 공간도 그리 넓지 않았다. 그런데도 샘터화랑은 한국현대미술사의 정립이란 사명감을 가지고 박서보, 윤형근, 정창섭, 이강소, 전혁림, 손상기, 오세열 등의 한국작가들 외에도 미국의 찰스 아놀디 등 국내외 예술가의 삶과 예술철학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진정성 있는 거장들의 전시를 개최해 오고 있다. 동시에 장래성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이들의 작품 제작을 지원하고 프로모션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현재 ‘한국의 로트렉’이라고 불리는 고 손상기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1983년부터 매년 개인전을 열고 있다고 했다. 화랑의 가장 안쪽에 손상기의 1984년 작품 ‘공장도시-일몰’이 있었다. 그림에는 멀리 해가 지고 있어서 앞쪽이 컴컴한데, 둥글게 굽은 등의 남자가 리어카를 끌고 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남자의 어깨에는 무거운 삶의 무게가 짓누르고 있다. 수레 뒤로 천진스러운 아이의 모습과 위로부터 이어진 석양빛이 골목을 따라 들어오는 흐름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손상기 자신은 자라지 않는 키에 불편한 몸이었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지고 아이에게는 혹은 작품을 바라볼 독자들에게는 빛을 남겨 주려 했던 것일까. 예술 작품은 일상적인 삶 속에 은폐된 근원적인 힘을 보여 준다고 한다. 후대에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앞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정신적 가치를 확실하게 구현한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화가에 대한 애잔함과 감동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른 낙엽이 떨어져 있는 가을의 노란 갈색빛 도로와 높다란 아파트들을 바라보며 걷다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동에 다다랐다. 가을바람이 저 스스로 옷깃을 스치며 살랑거려서 힘든 줄 몰랐다. TV 뉴스나 언론, 드라마 등에 법원의 상징적 건물로 자주 등장하는 본관동 계단 앞에 참가자들이 모이자 경비원이 급히 달려왔다. 오후 2시에 집회가 예정돼 있어서였는데 영문을 몰랐던 일행이 당황해하는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서울법원 종합청사 본관 건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공공건축물로 1989년 지하 2층, 지상 20층의 철근콘크리트조로 준공됐다. 법원이라는 균형적 공정성을 나타내기 위한 조형적 의도가 반영된 건축물로 보존 가치가 있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가는 서관, 동관의 수직미와 대칭성, 양옆에 펼쳐진 저층 법정동의 균형감, 그 한가운데 새겨진 커다란 법원 문양과 부채꼴 계단의 웅장함은 사법부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됐다. 설계의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새로운 청사가 ‘법원 권위의 상징’이 되게 하고, 이를 통해 ‘법의 존엄성’을 고양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서울법원종합청사를 바라보는 느낌이 ‘웅장하고 고압적’이라 하니 설계의 의도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확한 말과, 거의 정확한 말의 차이는 반딧불과 번개만큼의 차이를 가져온다. 법의 존엄성과 고압은 너무 커다란 격차이다. 막상 미디어에서 보던, 법원을 상징하는 대형 문양이 걸려 있는 중앙 현관은 실제로 일반인들이 출입하지 못한다.국립중앙도서관 옆의 좁은 계단을 올라 서리풀 공원과 몽마르뜨 공원을 잇는 누에다리에 올랐다. 누에다리는 이 일대에 조선시대 양잠기관인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있었던 점에 착안해 거대한 누에의 형태로 제작됐으며 폭 3.5m, 길이 80m 규모로 반포로 상공 23.7m 높이에 설치됐다. 밤에는 누에다리 외부와 교량 바닥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이 보랏빛의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햇빛이 환한 낮이어서 그런지 둥글게 원을 그리며 뻗어 있는 누에 모양의 흰 아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누에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입구의 표지판을 되새기며 다리 중앙에 섰다. 차가 가득한 도로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예술의전당이 보였다. 돌아서니 아까 지나왔던 고속버스터미널이 보였다. 뒤돌아 몽마르뜨 공원으로 향했다. 잠깐 산길을 따라 걸으니 넓은 몽마르뜨 공원이 나타났다. 입구에는 류근조 시인의 ‘몽마르뜨 언덕’이란 시가 쓰인 팻말이 있다. ‘누구나 여기 이곳에 오면/어려움 속에서도 같이 살아가는 기쁨에/마음은 항상 하늘 높이 날라올라/즐거이 노래하고 비상하는/한 마리 노고지리가 되는가.’마지막 구절의 시구처럼 마음의 근심과 걱정이 모두 날아가게 하는 공간이었다. 랭보의 ‘감각’이란 시를 읽고, 몽마르트르에서 활동한 피카소, 고흐, 고갱의 팻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장미꽃밭에서 춤을 추는 동상을 바라보노라니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에 앉아 있는 듯했다.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날아가 이국적인 거리를 거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 여러 색의 고속버스를 바라보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화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먼 이국의 정취를 옮겨와 꾸민 공원을 거닐며 랭보의 시에 등장하는 보헤미안이 됐다. 이런 여행도 참 멋지구나 하고 감탄했다. 글 이소영 동화작가해설 전혜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2회 김중업의 장위동 이야기 ●출발 일시 10월 2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힐링 한 걸음, 가을 한 걸음 ‘노원달빛산책’

    힐링 한 걸음, 가을 한 걸음 ‘노원달빛산책’

    서울 노원구를 대표하는 문화축제 ‘2020 노원달빛산책’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24일간 당현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노원구는 19일 코로나19로 지친 구민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생활 속 문화 향유를 위해 달빛산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현3교(어린이교통공원)에서 수학문화관까지 2㎞ 구간에서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되며, ‘달빛’을 주제로 한 200여점의 예술 등과 빛 조각 작품이 당현천을 밝힌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전시기간을 두 배 이상 늘려 운영하고, 행사 구간과 작품 수도 대폭 확대한다. 주민들에게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해 사회적 거리두기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번 축제의 메인 테마는 ‘달빛’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 돼 준 ‘보름달’은 코로나19로 고단해진 삶과 문화적 갈증을 겪는 구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이번 축제의 의도와 잘 어우러진다. 축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빛에 머물다’, ‘보름달’, ‘소원’, ‘달항아리’ 등의 작품은 보름달을 직접적인 소재로 활용해 축제의 메시지를 더욱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등 작품 이외에 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는 화려한 입체 영상과 경관조명도 주목할 만하다. 무한한 우주의 신비로움을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파사드 기술로 구현해 낸 ‘우주의 탄생’과 레이저와 음향효과로 반딧불이를 표현한 ‘반딧불이 밤마실’, 하늘에서 당현천으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을 와이어로 연출한 ‘유성우’는 축제 관람에 역동성을 더해 준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늦가을 정취가 담긴 당현천을 가족, 연인과 함께 즐기며 힐링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근 해명+고소에 김용호 “또 글 올렸나? 끝까지 거짓말”(종합)

    이근 해명+고소에 김용호 “또 글 올렸나? 끝까지 거짓말”(종합)

    유튜버 김용호가 이근 해군 예비역 대위의 전 여자친구의 스카이다이빙 사망 사고의 책임이 이근에게 있다고 폭로했다. 이근은 “별 쓰레기를 다 봤네”라고 격노하며 즉각 부인했으나, 김용호는 “끝까지 거짓말”이라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호는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근의 전 여자친구 A씨가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사망했고, 이에 이근도 교관으로서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김용호는 “이근이 과거 스카이다이빙 교육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냈다”고 밝히며 “이건 기본적으로 교관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발생한 A씨의 사망 사고를 언급하면서 “고인의 지인들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말렸다고 하는데 스카이다이빙을 강행하게 한 사람이 누구냐”면서 “‘나는 특수부대 출신이고 스카이다이빙 전문가니까 함께 뛰자, 괜찮다’고 스카이다이빙을 강행하게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김용호는 “당시 사망한 고인과 이근씨가 사귀는 사이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기 여자친구를 결과적으로 죽게 만든 것인데 양심에 가책이 없는 건지, 어떻게 ‘라디오스타’ 같은 예능 프로그램 나와서 스카이다이빙 이야기를 하면서 웃을 수가 있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근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을 수 있지만 최소한 인간이라면 이 사건에 대해 예의를 지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이러한 김용호의 주장에 이근은 이날 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지금까지 배 아픈 저질이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든 말든 그냥 고소하고 무시를 했지만, 이제는 하다 하다 저의 스카이다이빙 동료 사망사고를 이용해서 이익을 챙기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한다? 별 쓰레기를 다 봤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근은 “A씨 가족분들에 2차 트라우마를 불러오는 것은 물론, 현장에도 없었던 저들, 그분의 교관을 한 적도 없던, 남자친구가 아니었던 저 때문에 A씨가 사망했다고?”라며 “이 사실은 A씨 가족분들도 다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일이 대응 및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안 했지만 저의 가족을 공격하고, 이제 제가 존중했던 스카이다이빙 동료를 사망하게 했다고 하니 증거를 제출하겠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근은 과거 성범죄로 처벌받았던 것과 관련해 CCTV를 보고 판단해달라면서 “피해자와 마주보고 지나가는 중에 제가 피해자 왼쪽에서 손이 허리를 감싸고 내려와 3~5초 오른쪽 엉덩이 뭉치기가 가능한지 아니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지, CCTV 보시면 복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많은 넓은 공간”이라며 “현장에서 경찰을 불러달라 한 것도 저고 재판을 시작한 것도 저”란 입장도 전했다. 이근은 “전 국민들에게 거짓말한 적 없고 가짜뉴스를 믿든, 가세연과 기타 쓰레기를 믿든, 여러분들의 자유”라면서도 “전 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떳떳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GARBAGE(쓰레기)에게 고소장 또 갈 것”이라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알렸다. 이근의 글이 게시되자 김용호는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이근이 또 글을 올렸나?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군”이라면서 이근의 말을 반박했다. 김용호는 “제가 방송에서는 말을 자제했는데 이근이 뻔뻔하게 나오니 취재한 내용 몇 가지만 공개한다”면서 “이근은 당시 서울스카이다이빙학교 코치였고 A씨는 이근과 함께 여러번 강하를 했다. 사진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용호는 “이근은 A씨의 시신수색과 장례식에 참여했다”라며 “당시 사고 상황과 시신수색 작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전문 스카이다이버 분들이 쓰신 글들이 많으니 찾아보시면 참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김용호는 “이근은 A씨와 연인사이였다”라며 “본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다 이야기하고 다녔고 당시 페이스북에 사랑하는 A씨가 죽어서 슬프다고 사진을 마구 올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고서 이근은 뻔뻔하게 ‘라디오스타’에 나가서 스카이다이빙 경험담을 이야기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용호는 또한 “스카이다이빙 사고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조사보고서를 입수했다”면서 “상당한 문제점들이 보고서에서도 명시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이근은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나? 동료로 사랑하는 사이였을 뿐이라고 말했더군”이라며 “냉정하게 사건을 분석해서 다음 방송 준비하겠다”라고 예고했다. 한편 이근은 해군 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으로 미국 버지니아군사대학을 졸업한 교포 출신이지만 한국 군인이 되기 위해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우리나라 군에 입대한 이력 때문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올해는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에서 교육대장으로서 카리스마와 실력을 보여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김용호가 이근의 UN 근무 경력과 관련, 거짓 의혹을 제기했고 이근이 과거 성범죄로 처벌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이근은 자신의 UN 근무 이력 거짓 의혹을 제기했다며 김용호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또한 지난 2018년 클럽에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처벌을 받은 적 있다”면서도 “저는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제 의지로 끝까지 항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피해자 여성분의 일관된 진술이 증거로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당시 CCTV 3대가 있었으며 제가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오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돼 판결이 이뤄졌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 자취여성 밀실 살인 사건 발생…사라진 열쇠, 면식범 소행 추정

    日 자취여성 밀실 살인 사건 발생…사라진 열쇠, 면식범 소행 추정

    일본에서 홀로 사는 여성을 상대로 한 밀실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19일 간사이TV방송(関西テレビ放送)은 교토부 교토시의 한 아파트에 살던 20대 여성이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18일 현장검증을 마친 경찰은 면식범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1일 교토시의 한 아파트 7층에서 야마무라 루미노(24)가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여성의 이모는 하루 전 조카가 무단결근했다는 연락을 받고 다음 날 집으로 찾아갔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고 밝혔다. 아파트 관리인과 함께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피를 흘리며 이불 위에 쓰러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발견 당시 피해 여성은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었다. 부검 결과 목과 가슴, 허리 등 열 군데에서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처가 확인됐다.부검의는 “심장 근처를 찔린 게 치명적이었다. 아마 짧은 시간 안에 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에서는 방어흔도 발견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피해 여성이 숨지기 직전까지 강하게 저항하며 용의자와 사투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망 시각은 9일 밤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현관문과 창문이 모두 잠겨 있었으며 강제 침입 흔적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른바 ‘밀실 살인’인 셈이다. 시신 발견 직후 곧장 수사관 62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12일부터 일주일간 현장 검증에 들어갔다. 18일 검증을 마친 경찰은 복도로 이어지는 현관문과 창문 모두 안에서 잠겨 있었다고 확인했다. 사건 현장이 아파트 7층이라 창밖으로 빠져나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침입 흔적이 없는 점, 피해 여성의 지갑은 그대로인데 스마트폰과 집 열쇠는 사라진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면식범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수사팀 관계자는 “용의자는 고인과 친밀한 관계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직접 문을 열어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현장에서 피해 여성의 스마트폰과 집 열쇠가 사라졌다. 용의자가 피해자를 살해한 후 집 열쇠로 문을 잠그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경찰은 피해 여성의 가족과 이웃, 직장 동료 등을 상대로 원한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최근 일본에서는 자취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홋카이도방송 HBC에 따르면 얼마 전에는 홋카이도 루모이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홀로 사는 20대 여성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로 체포됐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사토 카츠유키(54)는 지난 7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삿포로시 시라이시구에 사는 한 여성 집에 침입했다. 피해 여성과는 음식점 종업원과 손님으로 만나 호감을 갖게 됐으며, 마스터키 이른바 ‘만능열쇠’를 구해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간 걸로 확인됐다. 교사의 컴퓨터에서는 여성의 집을 촬영한 동영상도 발견됐다.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그녀의 생활상이 궁금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탈옥 33일째, 숨진 채 발견” 두 번 탈출한 中사형수의 최후

    “탈옥 33일째, 숨진 채 발견” 두 번 탈출한 中사형수의 최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땅굴을 파고 하수구를 통해 탈옥한 중국인 사형수가 3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군의 한 숲에서 탈옥수 차이 창판(53)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차이 창판이 발견된 곳은 교도소에서 80여㎞ 떨어진 곳으로, 9월14일 새벽 반튼주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탈옥한 지 33일 만이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숲에 인접한 공장 경비원으로부터 탈옥수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아침에 급습한 결과 시신을 발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공장 경비원은 “매일은 아니지만, 탈옥수가 종종 숲에서 밤을 보내는 것을 봤다. 그가 신고하면 해치겠다고 협박해 망설였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교정 당국은 숨진 탈옥수의 정확한 도주 경로와 은신 조력자 유무, 사망 시점을 조사 중이다.감방 바닥 땅굴 파고 하수구로 달아난 사형수 중국인 사형수 차이는 2016년 110㎏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인도네시아로 밀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차이는 2017년 1월 24일 자카르타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쇠막대기를 이용해 화장실 벽을 뚫고 탈출했다가 사흘 만에 붙잡힌 뒤 같은 해 사형선고를 받고 2018년부터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차이는 지난달 14일 오전 2시30분쯤 교도소 외곽 하수구에서 나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CCTV에 찍혀 탈옥 사실이 드러났다. 교도소 측은 차이가 교도소 주방 공사장에서 스크루드라이버와 금속 막대 등을 구해 하수관까지 땅을 팠다고 발표했다. 같은 방 수감자는 “차이가 반년 넘게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고, 같이 탈옥하자고 권유했다”고 털어놨다. 차이는 8개월 동안 밤마다 침대를 밀어내고 구멍을 판 뒤 다시 침대로 가려놓는 작업을 반복한 끝에 직경 1m, 깊이 3m, 길이 30m의 땅굴을 하수관에 연결,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종종 사형을 선고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으나, 법무인권부 반튼청장은 “탈옥수를 붙잡는 즉시 사형을 집행하라”고 지시해 차이를 압박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추미애 ‘검사 술접대 의혹’ 남부지검에 수사 의뢰… 野 “특검해야”(종합)

    추미애 ‘검사 술접대 의혹’ 남부지검에 수사 의뢰… 野 “특검해야”(종합)

    추미애 지시로 감찰 착수… 김봉현 직접 조사남부지검 “법무부 전날밤 수사의뢰 공문 보내”법무부 “윤석열, 비위 보고 받고도 조사 안 해”윤석열 “말 안 돼. 검사 비위 전혀 보고 못 받아”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사건 특검해야”법무부가 19일 1조 6000억원의 사기 피해를 낳은 라임 자산운용의 전주(錢主)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장한 ‘검사 술접대 의혹’에 관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야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명한 친정부 라인이 있는 남부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라임 사태 등 수사에 대해 특검을 공식 제안했다. 법무부 “일부 접대 받은 검사 특정”“신속 수사 위해 남부지검에 의뢰” 법무부는 이날 “감찰 결과 금품과 향응을 접대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일부 대상자들을 특정했다”면서 “신속한 수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으로 판단돼 서울 남부지검에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수사 진행 경과를 참고해 나머지 비위 의혹도 그 진상규명을 위해 감찰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의 지시로 감찰에 착수했으며, 사흘간 김 전 회장을 직접 조사했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과 산하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박 지검장은 ‘검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전혀 아는 바 없고 저희도 당혹스럽다”면서 “법무부에서 감찰 결과를 토대로 수사 의뢰가 내려와 남부에 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남부지검장, 야권 정치인 입건 묻자“8월말 대검에 정식 보고” 법무부는 전날 밤 남부지검에 수사의뢰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검장은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묻는 의원들 질의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리 의혹’ 검사들이 여전히 남부지검에 근무 중인지에 대해선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했고, 의혹 연루 검사들의 수사 배제를 촉구하는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엔 “(그렇다면) 당연하다”고 답변했다. 박 지검장은 ‘야권 정치인이 입건됐느냐’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 질의에 “수사 사건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뺄 것도 없이 그대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사건을 “지난 5월 (전임) 검사장이 총장과 면담하면서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고, 8월 말쯤 대검에 정식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앞서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한 ‘옥중 입장문’에서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검찰이 원하는 결론에 맞춰 수사했고, 전관 변호사를 통해 특정 정치인이 관련이 있다는 진술을 하라는 협박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면서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서 거액의 자금을 전달했다고도 털어놨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을 겨냥해 “사기꾼”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윤석열 “추미애, 내가 수사를 뭉개?말도 안되는 얘기” 공개 비판 “야권 인사 수사한대서 수사 지시했다”尹 “라임 수사검사 선정? 법무부가 최종 승인” 이에 대해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라임 수건 수사팀으로부터 야권 정치인과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수사를 철저하게 지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전날 법무부가 ‘총장의 수사 지휘가 미진했다’는 의혹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면서 “턱도 없는 이야기다. 수사를 내가 왜 뭉개느냐”고 정면 반박했다. 윤 총장은 “수사팀이 야권 인사에 대해 수사한다고 해서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지금도 수사 중”이라며 “여야가 어디 있느냐. 일선에서 수사를 하면 총장은 지시하고 말고 할 게 없다. 누구를 수사해라 말라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또 법무부가 윤 총장이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각종 로비 의혹들을 폭로한 김봉현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윤 총장은 자신이 라임 사건의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해서 “타 청에서 파견 보내는 건 법무부와 대검, 해당 청이 서로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라며 “법무부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해 총장이 전적으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검은 외부 파견만 재가한다”며 “수사검사 선정을 총장이 다 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주호영 “라임·옵티머스 수사하는서울지검장·남부지검장 다 추미애 인사” “추미애, 망가져도 너무 심하게 망가져”주호영 “추미애 라임 수사 지지부진하자엉뚱하게 윤석열에 책임 돌린 뒤 수모 당해”“빠른 시간내 특검법 제출할 것” 국민의힘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법안을 곧 제출하겠다며 특검을 공식 제안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남부지검장은 친추미애 친정권 인사라는 게 다 알려져 있다”면서 “수사가 지지부진해 문제가 생기자 그 책임을 묻기는커녕, 엉뚱하게 윤석열 검찰총장에 책임을 돌리다가 불과 한시간 뒤에 반박당하는 수모를 겪고도 태연자약하고 있는 게 추 장관”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미애 장관이 망가져도 너무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검찰사(史)에 추 장관이 어떻게 기록될지 잠시라도 멈춰서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검에 맡겨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하고, 여야는 이 문제를 둘러싼 정쟁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면서 “빠른 시간 안에 특검 관철을 위한 특검법을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가장 객관적이고 말끔하게 처리하기 위해 특검을 실시하자고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나와라!”…美 남성, 트럼프 타워 16층 매달려 고공농성

    “트럼프 나와라!”…美 남성, 트럼프 타워 16층 매달려 고공농성

    자신을 흑인 인권운동가라고 밝힌 한 남성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트럼프타워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밧줄 하나에 의지해 트럼프타워 16층에 매달린 남성이 4시간이 넘도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등산용 로프로 추정되는 붉은색 밧줄에 몸을 묶고 트럼프타워에 매달린 남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카고경찰 대변인 톰 애런은 “20대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시카고 트럼프타워 16층에 매달려 있다. 언론에 전할 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자신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가라고 밝힌 남성은 “트럼프는 선거 전에 공약을 해야 한다. 선거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죽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밧줄을 잡아당기려고 한다면 뛰어내릴 것이다. 칼을 가지고 있다. 밧줄을 자르고 떨어져 죽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언론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이날 오후 5시 27분쯤 트럼프타워에 매달린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시카고경찰이 남성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가를 투입했지만 아직 별다른 소득은 없는 상태다. 일단 농성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할 가능성은 없다. 이날 오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교회 예배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카슨시티 공항에서 열린 대선 유세 현장으로 향했다. 벌써 4시간째 계속되고 있는 고공농성에 현지 경찰은 빌딩 주변 교통을 통제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2009년 완공된 시카고 트럼프타워(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 타워)는 98층짜리 초고층 빌딩으로 그 가치는 8억4700만 달러(약 9675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이지만, 최근 며칠 사이 여러 수모를 겪고 있다. 고공농성 하루 전이었던 17일 밤에는 북미 철강노조가 빌딩 전면부에 민주당 조 바이든과 카마랄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대형 광고 문구를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국감 거부 고민”...해당 발언 한 이유는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국감 거부 고민”...해당 발언 한 이유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당일인 19일 “국감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 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헌재 제소 의향도 내비쳤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는 국정감사 대상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중 특별시·광역시도로 하되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관련 공무원이 순직할 만큼 돼지열병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코로나19 대응으로 파김치가 되어버린 우리 공무원들이 오늘내일 밤 무슨 일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이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은 “경기도처럼 (자료 제출에) 협조가 안 되는 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은 없었다”며 “심지어 행정 책임자가 자료 제출을 막은 정황도 있다”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행안위에서 국정감사관계법에 의해 고발하고 관련 공직자가 있다면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아침에 국감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던데…”라며 글을 올린 취지를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약 2000건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어제 새벽에 요구한 분도 있다”며 “그럼 공무원들은 밤새워 대기하고 깨워서 대응해야 하는 게 가슴 아파서 오늘 아침에 그런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조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자료 제출 요구가) 너무 많아서 (공무원들에게 미안해) 면피용으로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그것이 알고 싶다’ 故 윤상엽 누나 “이상한 정황 많아” 국민청원

    ‘그것이 알고 싶다’ 故 윤상엽 누나 “이상한 정황 많아” 국민청원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고(故) 윤상엽(사망 당시 40세)씨 익사 사고와 관련해 윤상엽씨의 누나가 국민청원을 올려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19일 윤상엽씨 누나 윤미성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19. 06. 30. 발생된 가평 익사사건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게재했다. 해당 청원은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얻어 관리자 검토 중인 상태인데, 순식간에 인원이 몰리면서 2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윤미성씨는 “(동생의 사고가 발생한) 2019년 6월 30일 이후로 저희 가족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너무나도 황망한 죽음이었기에 아직도 동생을 마주하기가 버겁다”면서 “자식을 잃은 저희 부모님은 오죽할까. 동생을 보내고, 저희 부모님마저 잘못되는 건 아닌지, 하루하루가 고통이고 절망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동생 사망 후 너무나 이상한 정황들이 많아 최대한 자료를 수집하고자 노력했으나 법적 배우자인 이주희(가명)씨와 양자로 입양된 이씨의 친딸, 김○○의 존재로 한계가 있었다”며 “결혼생활이 좀 힘들어 보이긴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15년간 직장생활을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잔고 하나 없이 동생 앞으로 많은 빚이 남겨졌고, 퇴직금마저 없다고 한다”면서 “그 많은 빚은 현재 한정승인을 통해 정리됐고, 국민연금도 현재 배우자인 이씨가 수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사랑이었지만, 배우자 이씨는 목적이 있는 만남이었을 것 같다”며 “동생도 그걸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왜 빨리 헤어나오지 못했는지 너무나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고 했다. 그는 “동생을 보내고 벌써 네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며 “이젠 그 진실을 알고 싶다. 그들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제가 정말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진실이 밝혀져 억울하게 죽은 제 동생이 이젠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움 부탁드린다”고 적었다.한편, 지난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따르면 윤상엽씨는 지난해 6월 경기도 가평 용소폭포에 지인들과 함께 놀러 갔다가 익사 사고를 당했다. 윤상엽씨 아내 이씨는 보험사에서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사건을 제보했다. 제작진은 이씨의 사연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취재하던 중 누나 윤미성씨와 연락이 닿은 이후 사건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음을 인지했다. 윤상엽씨 사건과 관련해 새 첩보가 입수돼 다른 관할 경찰서에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건 피의자는 아내 이씨였으며, 혐의는 보험 사기와 살인이었다. 윤상엽씨 가족은 윤씨 사망 후 벌어진 일들로 인해 이씨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윤씨 사망 후 그의 가족에게 자신에게 숨겨둔 아이가 있고, 윤씨의 허락으로 아이를 입양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윤씨가 사망한 지 100일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씨는 수상 레저를 즐기고 딸,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했다. 윤씨 가족은 사고 당일 밤 다이빙을 해서 익사했다는 사실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씨 지인들도 그가 수영을 하거나 다이빙을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익사사고 당시 일행이었던 최모씨를 만났는데, 최씨는 당시 일행 중에는 이씨의 내연남인 조모씨도 함께였다고 전했다. 이씨가 불륜남 등 지인들과 함께 남편을 데리고 폭포에 놀러갔던 것. 최씨에 따르면 당시 저녁 8시가 다 된 시간에 이씨가 ‘이제 가야 되니까 마지막으로 다이빙하고 가자’고 제안했고, 윤씨에게 ‘남자들끼리 다 뛰는데 오빠는 안 뛰느냐’며 다이빙을 하길 종용했다. 수영에 능숙하지 못함에도 다른 일행을 따라 물에 뛰어든 윤씨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씨는 윤씨의 비명이 아예 들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아예 안 들려서 이상하다. 물에 빠지면 목소리가 들리거나 허우적대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제작진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윤씨의 휴대전화 데이터와 CCTV 등을 복원했다. 복원된 영상 결과, 이씨와 조씨는 윤씨가 사망한 후 윤씨 집으로 향해 컴퓨터를 가져갔다. 제작진이 “왜 컴퓨터를 가져갔느냐”고 묻자 조씨는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냐”고 불쾌함을 드러내며 취재 요청에 불응했다. 이씨는 윤씨를 만나고 있던 중 다른 남자들과 동거하기도 했다. 또 혼인신고 후 인천에 마련한 신혼집에는 윤씨, 이씨가 아닌 이씨의 지인이 거주 중이었다. 윤씨는 또래 친구 중 취업이 빨랐고 급여 수준도 좋았지만, 결혼 후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또 거액 채무와 계좌 속 수상한 금융거래 흔적이 있었고 그가 장기 매매를 통해 돈을 마련하려 했다는 기록까지 발견됐다. 윤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등산용 로프를 구입하기도 했다. 윤씨가 생전 남긴 글에는 자신이 죽어도 아내는 장례식에도 오지 않을 거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 전문가는 “아내가 어떤 도리를 할 거라고 기대를 안 하는 상태였다. 자신과 혼인을 하긴 했으나 돈이 없으면 얼마든지 멀어질 수 있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저항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호사들은 이씨가 8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무고함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입된, 의도된 사고가 아니라 우연한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분명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 궁핍한 상황에서 보험을 실효시키지 않고 유지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美 5살 소년, 눈썰미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사건 해결

    美 5살 소년, 눈썰미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사건 해결

    미국의 5살 어린이가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 사건을 해결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제임스 트린(5)은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발생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실종 사건을 해결해 동물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 지난 14일 새벽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멸종위기 호랑꼬리여우원숭이 ‘마키’가 실종됐다. 동물원 측은 원숭이 우리에서 강제 침입 흔적을 발견하고 납치를 확신, 경찰과 함께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포상금 2100달러(약 240만 원)를 내걸고 제보도 독려했다. 하지만 원숭이 행방은 묘연했다.동물원 직원들의 속은 타들어 갔다. 동물원 대변인은 “여우원숭이가 사랑스러운 동물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사라진 원숭이 ‘마키’는 식단 관리 등 특별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라고 호소했다. 동물원에서 태어나 야생성이 떨어지는 데다, 21살 노령에 관절염 등 지병까지 있어 돌보기 쉽지 않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튿날 오후,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사라진 여우원숭이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동물원에서 6㎞ 떨어진 교회 운동장에서 여우원숭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이 실종된 여우원숭이 ‘마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장 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여우원숭이를 처음 발견한 건 다름 아닌 5살 어린이 제임스 트린이었다. 트린은 원숭이 실종 다음 날인 15일 오후 5시쯤 유치원 하원 도중 운동장 한구석에 몸을 웅크린 무언가를 발견했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상황이었지만 트린은 특유의 눈썰미를 발휘했다. 한눈에 실종된 여우원숭이라는 걸 알아채고 “여우원숭이!”라고 소리치며 엄마를 붙들어 잡았다. 몰려든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다들 너구리 아니냐고 주저했다. 하지만 여우원숭이라는 트린의 확신에 따라 경찰에 신고, 납치된 ‘마키’임을 확인하고 원숭이를 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 어린이의 눈썰미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를 살린 셈이다.구조된 원숭이는 현재 탈수와 불안 증세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동물원 측은 “수의사 팀이 원숭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린이가 원숭이의 목숨을 구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더불어 원숭이 납치사건을 해결한 어린이에게 동물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지급했다. 한편 경찰은 원숭이 구조 하루만인 16일 밤 10시쯤 제3의 장소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코리 맥길로웨이(30)라는 이름의 남성은 식료품과 트럭 절도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가, 휴대전화 속 여우원숭이 사진 때문에 납치 사실이 들통났다. 경찰은 강도와 약탈, 공공기물 파손 혐의에 동물 절도 혐의를 추가해 용의자를 입건할 계획이다. 다만 여우원숭이를 납치한 정확한 동기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무사히 동물원 품으로 돌아간 호랑꼬리여우원숭이(알락꼬리여우원숭이, 학명 Lemur catta)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만 서식하는 특산종이다. 얼굴은 하얗고 눈 주위와 코는 검다. 유명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원숭이의 모델로도 유명하다. 호랑꼬리여우원숭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EN)으로 최근 36년간 3세대에 걸쳐 개체 수가 50% 급감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75만 마리에 달했던 개체 수는 현재 2000마리로 줄었다. IUCN은 서식지의 질 저하와 숲 개간, 야생동물 불법거래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오리온 유성우’가 쏟아진다…21일 밤 8시 관측 적기

    [이광식의 천문학+] ‘오리온 유성우’가 쏟아진다…21일 밤 8시 관측 적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옆에 또 하나의 유명 유성우인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오는 21일 수요일 오후 2시 경에 극대기에 이른다. 따라서 유성우를 가장 관측하기 좋은 시간대는 21일 해진 직후 하늘이 캄캄해지기 시작하는 8시 경부터가 된다. 다만 밝은 하현달이 유성우 관측에 약간 지장을 주겠지만, 9시 좀 지나면 지므로 유성우를 즐기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일반적으로 10월 17일부터 27일까지 지속되지만, 빠른 것은 10월 초에 나타나기도 하고, 11월 말까지도 몇 개 정도 나타날 수 있다. 오리온과 쌍둥이자리 경계 근처에 있는 유성우 발산 지점(복사점이라고 함)의 하늘 상태가 좋을 때는 시간당 최대 20개 정도의 유성우를 볼 수 있다.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복사점은 오리온자리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인 베텔게우스에서 약간 떨어진 북쪽이다. 적색 초거성인 이 별은 별빛이 붉어서 눈에 잘 띈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는 현재 자정 무렵에야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데, 새벽 4시 반께 가장 높은 고도에 이른다. 이때 오리온의 유명한 삼형제 별 벨트가 천구 적도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오리온 유성우는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똑같이 잘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몇 안되는 유성우 중 하나다.오리온 유성우는 종종 ‘핼리혜성의 유산’으로 불린다. 태양 궤도를 도는 핼리혜성이 뿌리고 간 우주 먼지 내지는 돌덩이이기 때문이다. 공전하는 지구가 이 혜성 잔해 속으로 돌입하면 혜성 잔해들이 지구 중력으로 끌려들어와 대기 중에서 마찰로 불타는 것이 바로 유성, 곧 별똥별이다. 이런 별똥별들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것을 유성우라 부른다. 유성우를 잘 관측하려면 일단 빛 공해가 적고 하늘이 확 틘 곳을 찾아야 한다. 날씨가 추우니 방한은 필수고, 접이식 긴의자나 돗자리, 그리고 쌍안경 하나쯤 가지고 가도 좋을 것이다.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화요일 새벽에 정점에 도달하면 천천히 빈도수가 내려가기 시작하여 10월 26일께는 시간당 약 5개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참고로, 핼리혜성의 주기는 약 75년으로 최근 도래년은 1986년이었다. 따라서 다음 도래년은 2061년 여름께로 예측되는데, 한국인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1980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말년에 장엄한 핼리혜성의 귀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트라우마와 소외/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트라우마와 소외/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코로나19 세컨드 웨이브가 현실화하고 있다. 2차 대유행 조짐은 세계 각국에서 나타난다. 이달 들어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스페인 등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역별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바이러스에 노출돼 확진자가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바이러스는 영악하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모여 사는 습성을 지닌 ‘사회적 동물’의 빈틈을 여지없이 파고든다. n차 감염이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급증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터전과 영역을 넓히고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행위는 본디 사람과 문명의 오랜 습성이다. 탐험가 콜럼버스가 그랬고 몽골 대제국을 이룬 칭기즈칸, 고구려의 전성시대를 이끈 광개토대왕도 확장 지향의 문명사를 썼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역습으로 이젠 사람의 영역이 위축되고 사람 사는 사회가 움츠러들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는 일상의 오프라인 생활마저 비대면(언택트), 온라인으로 급속히 바뀌는 현실이다. 그러니 사람끼리 얼굴을 맞대지 못한 채 고립되고 단절된 생활이 이어지고 그 틈바구니에서 약자들의 목소리는 잊히고 소외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가 국민 정신건강에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3월과 5월, 9월에 국민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족이나 자신의 감염으로 다른 가족과 타인에게 전염될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불안은 지난 5월 조사 당시 한때 낮아졌다가 9월 조사에서 다시 높아졌다. 우울과 자살에 대한 사고는 3월 조사 이후 시간이 갈수록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울감과 트라우마는 일상의 거리도 바꿔 놓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초입 방죽길 풍경은 여느 10월과 흡사한 듯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다르다. 아이를 업은 어른은 지팡이 쥔 노인들의 무리를 멀찍이 피해 총총걸음을 한다. 노인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올해는 단풍 구경도 틀렸어”라며 고개를 떨군다. 주변 상점들은 초저녁부터 일찌감치 문을 닫는다. 골목길 음식점의 광고용 네온사인도 꺼져 있다. 간이주점 한두 곳에서 청년 네댓이 모여 객쩍게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몇몇 취객이 얘기를 나눌 뿐,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밤을 맞는다. 거리 한편에 있는 노인시설은 문을 닫은 지 오래다. 언제쯤 일상을 앗아간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그래서 예전의 활기찬 거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여러 전망이 나오지만 속단하긴 이르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이후에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설혹 코로나19가 물러간다 하더라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해 지금보다 더한 고통에 짓눌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다만 코로나19로 황망하게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고 또 다른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대비하고 맞서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현실적인 과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개인은 위생·방역 수칙을 생활화하고 정부는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립되고 단절된 이웃과 공동체의 빈틈을 메우고 정상화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재난에 맞선 국가와 공동체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페터 한트케는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개인의 심리와 공포심을 다루고 있다. 코로나19 그리고 또 다른 감염병 위기가 오더라도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 가는 공동체의 의지와 실천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ckpark@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마흔살 광주‘를 향한 낯선 시선들

    [허백윤의 아니리] ‘마흔살 광주‘를 향한 낯선 시선들

    “독재자는 물러가라, 훌라훌라~. 구속자는 석방하라, 훌라훌라~.”무대 위 광주 시민들은 울지 않았다. 왁자지껄 노래를 부르는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고 힘차게 팔뚝을 흔들고 있지만 다리는 흥겹게 박자를 탔다. 1980년 5월 16일부터 18일을 다루는 무대에선 광주 사람들의 꿈과 사랑이 가득했다. 지난 9일부터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광주’는 확실히 새롭고 독특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이라는 상징성도 크지만 그간 많은 작품들 속 5·18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극의 전개를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이 시민이 아닌 군인이다. 광주 시민들 틈에 파고들어 무장 폭동을 일으키도록 앞장서는 편의대원 박한수는 “무기를 들자”고 시민들을 선동한다. 그러나 어떠한 공포에도 굴하지 않는 광주 시민들을 보고 자신의 임무에 대한 회의를 갖고 흔들린다. “아니 아니야, 이건 정말 아니야”라며 내적 갈등을 하는 군인이 다소 생소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밝고 힘이 넘친다. 극의 배경이 광주라는 걸 알아볼 수 있는 건 잿빛 무대뿐이었다. 어두운 직각 벽들 사이에 쨍한 초록과 빨강, 분홍 등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시민들은 더욱 뚜렷하게 빛난다. 시위 도중 잡혀가 숨을 거둔 야학생 용수가 무지개색 반짝이 재킷을 입고 트로트를 부르고, ‘마음만은 알아주세요’라며 십시일반 쌀과 물을 시위대에 보태는 시민들이 춤을 췄다. ‘눈을 떠’, ‘투쟁가’ 등 시민들의 결기를 담은 넘버에는 유치원생 율동 같은 큼직한 안무가 씩씩하게 더해졌다. 철저하게 제작진의 의도에 따른 것인데 아무래도 낯선 장면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적지 않았나 보다. 이렇게 가볍게 다뤄져도 되는지, 왜 주인공이 군인인지, 박한수의 존재가 계엄군이나 편의대원을 동정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등 지적들이 프리뷰 기간 일부 관객들에게서 나왔다고 했다.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오자 고선웅 연출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넙죽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매일 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여 대사와 콘셉트를 조금씩 고쳐 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고 연출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더이상 넘어지고 아픈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딛고 일어서는 광주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고 연출은 “특히 계엄군과 시민 사이에 놓인 편의대원 신분으로 시민들을 보면 광주의 순수함이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런 시도에 대한 반응은 갈리지만 의미는 있어 보인다.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고선웅 특유의 연출기법이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광주’라는 메시지를 입자 광주의 희로애락이 선명해진다. 아픔과 두려움, 분노를 담담하고 서정적으로 다루면서 광주의 마음이 더 분명해지는 면도 있다. 박한수를 연기한 민우혁은 “슬플수록 슬픔을 억누르는 연기를 해보니 가슴속에서 표현되지 못하는 감정들이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고도 말했다. 누군가에겐 어색할 수 있는 장면에서도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뜨거운 에너지는 함께 나눠 볼 만하다. ‘임을 위한 행진곡’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 마지막까지 가두방송을 한 박영숙씨 등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시민들의 뜨거움을 응축시키며 절절함을 키운다. 광주 시민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받은 앙상블 배우 역할이 특히 크다. “광주 시민 모두가 주인공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프로그램북에도 주연부터 앙상블까지 똑같이 두 페이지씩 사진과 프로필이 실린 것도 이례적이다. 실제 주조연 구분이 무색할 만큼 어느 하나 애틋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어 어떤 상황에서도 광주의 결의만큼은 분명하게 와닿는다. 입꼬리가 올라가면서도 눈가가 자꾸 촉촉해지고, 웃는 얼굴들이기에 더 아리고 처절했다. 마흔 살이 된 광주에 새롭게 다가간 ‘광주’를 향한 시선이 지금은 엇갈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무대 위 열정이, 객석의 응원이 뜨겁게 오늘의 광주를 그리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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