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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찜·회·볶음·구이… ‘맛’강한 오징어

    탕·찜·회·볶음·구이… ‘맛’강한 오징어

    마른오징어는 한때 땅콩과 찰떡궁합을 이루며 기차 안이나 영화관에서 즐겨 먹는 ‘국민 주전부리’로 이름을 날렸다.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마른오징어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땅콩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어느새 국산 오징어 어획량 감소로 금징어(금+오징어)가 되면서 귀한 주전부리가 됐다.오징어는 팔다리가 대가리에 붙은 두족류다. 즉 10개의 팔다리가 매달려 있는 곳이 대가리다. 팔다리 중 유난히 긴 두 개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를 할 때, 나머지 여덟 개는 먹이를 먹을 때 쓴다. ‘동의보감’, ‘규합총서’ 등 옛 문헌을 보면 오징어는 우리말로 오중어·오증어·오직어로 불렸다. 한자로는 ‘오적어’(烏賊魚)로 표기했다. 까마귀를 해치는 물고기란 뜻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까마귀가 물 위에 죽은 척하는 오징어를 먹으러 달려들면 되레 오징어가 발로 까마귀를 휘감아 바닷속으로 끌고 가 잡아먹었다’고 소개했다. 오징어의 먹물에서 까마귀의 깃털 색이 연상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먹물이 있어 묵어(墨魚)라고도 불렸다. 오징어는 1년생 회유어종이다. 제주, 부산 해역에서 산란해 봄철 난류를 타고 북한 동해 수역으로 북상한 뒤 7~9월 우리나라 수역 쪽으로 다시 내려와 산란한 뒤 죽는다. 우리 연안에는 참오징어·무늬오징어·쇠오징어 등 10여종이 산다.오징어는 낮에는 수심 100~200m에서 놀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야행성이다. 불빛을 좋아해 오징어잡이 배들은 전깃불로 밤바다를 훤히 밝히며 녀석들을 유혹한다. 7~9월 속초나 주문진, 울진, 구룡포, 울릉도 연안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오징어 하면 울릉도를 가장 많이 떠올린다. 굴비 하면 영광이 떠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울릉도는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는 겨울철인 요즘 때아닌 오징어 풍어로 관문인 도동항을 비롯해 덕장, 횟집 수족관 등 섬 전체에 오징어가 지천으로 널렸다. 경북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도 오징어는 전국 유통량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명세는 단연 최고”라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찾는 관광객 가운데 울릉도 오징어를 찾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이성용 울릉수협 상무는 “육지에서 위판되는 오징어는 주로 산 채로 활어차에 실려 운반되거나 얼음을 채워 전국 수산시장으로 수송되나 교통이 열악한 울릉도는 위판 오징어를 대부분 건조한다”고 소개했다. 울릉군은 지역 명물인 오징어의 브랜드화와 산업화에 나섰다. 2001년부터 매년 오징어 성어기인 7~8월 휴가철에 오징어축제를 개최해 제품 홍보와 소비 촉진을 꾀한다. 축제는 오징어 맨손잡기, 오징어요리 시식회, 오징어 배 가르기, 냉동 오징어 분리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오징어잡이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울릉도에서는 오징어 건조뿐만 아니라 각종 조리법이 축적됐다. 그래서 울릉도에는 싱싱한 오징어로 만드는 각종 요리를 내놓는 가게가 많다. 산오징어를 이용한 회와 물회, 채소무침, 볶음, 불고기, 통찜, 순대, 튀김, 먹물탕, 냉채, 자장, 장조림 등 다양하다. 산오징어회의 경우 채를 썰어 놓은 오징어를 상추나 깻잎에 올리고 된장과 마늘, 고추, 부추 등과 함께 한입 가득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오징어가 크면 좀 다른 방식으로 회를 먹을 수 있다. 채 썰 듯 가늘게 썰지 않고, 너붓하게 포를 뜨듯 회를 떠서 내기도 한다. 같은 오징어라도 물리적인 모양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싱싱한 회를 먹으려면 무엇보다 좋은 오징어를 골라야 한다. 최상급 오징어는 표면이 투명하고 색이 짙으며 광택이 난다. 눈이 맑고 튀어나와 있으며 살은 탱탱하다. 껍질이 벗겨진 것은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피한다.오징어불고기도 별미다. 살짝 데친 오징어에 고추장과 양파, 마늘, 명이나물 등 양념을 입혀 석쇠에 다시 구우면 평소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즐겨 먹는다. 내장을 빼내고 각종 채소와 찹쌀밥을 볶아 오징어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쪄낸 오징어순대 맛도 일품이다. 오징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오징어 요리들은 요즘 울릉도를 가지 않더라도 동네 횟집 등에서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시절이 됐다. 그만큼 오징어가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수산물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전국의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0 해양수산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15%가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로 오징어를 꼽았다. 이어 고등어(12.4%), 김(11.4%), 갈치(7.7%), 새우(7.4%), 광어(6.3%) 등이 뒤를 이었다.오징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울릉도에선 오징어를 해체하고 난 부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오징어내장탕이 대표적이다. 나리분지 ‘산마을식당’(054-791-4643) 주인 한귀숙(67·울릉군슬로푸드 지회장)씨는 “오징어내장탕은 과거 울릉도 주민들이 먹을 게 없던 시절 호박잎을 함께 넣어 영양 보충을 위해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며 “이제는 오래된 전통 음식이자 관광객이 즐겨 찾는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오징어는 타우린의 보고다. 육류보다 20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른오징어 표면에 붙어 있는 하얀 가루 성분이 바로 타우린이다. 마른오징어를 구울 때 흰 가루를 털어 버리면 소중한 영양소를 잃게 된다. 타우린은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고 치매를 예방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 연구팀은 타우린이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우린은 단백질 함유량이 소고기의 3배 이상으로 풍부하고 혈압 조절, 당뇨 예방, 피로 회복에 효능이 있다. 음주 뒤 숙취 해소도 돕는다. ‘동의보감’에는 ‘오징어 살이 기를 보호한다’고 쓰여 있다. ‘의지를 강하게 하고 여성의 생리불순을 치유하며 남성의 정액을 많게 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김종식 울릉군 해양수산과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오징어를 많이 좋아하고 오징어가 몸에 이로운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만큼 산업화를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별이 빛나는 밤에 더 아름다운 중랑

    별이 빛나는 밤에 더 아름다운 중랑

    16억 들여 신내구길 1.25㎞ 구간 정비나무 형상화 조명 등 디자인 조명 눈길뉴욕·상하이처럼 랜드마크 조성 계획서울 중랑구가 동네 곳곳을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인다. 지역 특색에 맞는 경관조명을 통해 낮시간뿐 아니라 야간에도 주민들이 아름다운 볼거리로 마음을 위로하고, 어두운 밤거리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평소 공간을 중시해 온 류경기 중랑구청장의 환경정비사업의 하나이다. 중랑구는 사업비 약 16억원을 투입한 봉화산로56길 주변 도로 정비공사를 지난해 11월 마무리했다고 24일 밝혔다. 보도 약 1.25㎞ 구간에 기존 1.5m 내외에 불과했던 보도 폭을 2~3m로 확장하고, 포장도 새로 했다. 가로등 32개를 교체하고 보안등 2개를 신규 설치했다. 또 지주의 전면에 문양을 새겨넣은 조명을 입힌 열주등과 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한 나뭇가지등처럼 디자인을 가미한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야간 경관조명을 활용해 관광객을 모으는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등 세계 유명 도시처럼 경관조명 설치장소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주민들이 ‘신내구길’이라고 부르는 봉화산로56길은 구청 인근 신내동의 대표적인 먹거리 골목이다.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 장소지만 폭이 좁은 보도와 어두운 조명으로 열악한 보행환경에 대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전면 재정비했다. 이에 앞서 2018년에는 사업비 약 3000만원을 투입해 망우로거리와 망우역광장에 별모양을 새겨넣은 조명 등 특화조명시설물을 설치했다. 이를 활용해 지난해 4월 27일부터 5월 15일까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푸른색 빛의 조명을 밝히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기간 일몰 시간부터 오후 11시까지 망우역사거리부터 상봉프레미어스엠코까지 0.5㎞ 구간의 경관조명을 의료진을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점등해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망우역광장에 가로세로 각각 2.6m 크기의 대형 스노볼을 설치하고, 조형물 안의 화면을 통해 코로나19 극복 응원메시지 등을 송출하는 미디어 전시를 연출하기도 했다. 류 구청장은 “경관조명 사업으로 구민에게는 안전한 거리를,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또 찾고 싶은 거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경관조명 사업으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폭행증거 두 달 뭉갰는데…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줘도 되나”

    폭행증거 두 달 뭉갰는데…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줘도 되나”

    택시기사, 블랙박스 영상 경찰에 줬지만서초 경찰, 양측 합의 본 단순 폭행 처리李 차관 한 차례도 소환 않고 사건 종결영상 증거물 나왔다면 정식 입건했어야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발생 6일 만에 마무리했지만 절차에 하자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던 경찰이 궁지에 몰렸다. 검찰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졸속 처리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급기야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이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해당 사실을 숨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밤 12시 무렵 자택인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택시기사 A씨의 뒷덜미를 잡는 등 폭행한 의혹을 받았다. A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차량 내부를 찍은 블랙박스를 확인했지만 데이터가 지워진 상태였다. A씨는 이튿날 C업체를 찾아가 기기를 복구해 30초 분량의 폭행 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틀 후인 9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담당 수사관인 B경사를 만난 A씨는 영상을 복원한 사실을 말하면서도 “이 차관과 합의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경찰 확인 결과 B경사는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한 C업체와도 당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통화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영상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는 게 B경사의 주장이다.택시기사 A씨는 다시 이틀 뒤인 11일 서초서에 출석해 폭행 영상을 보여 줬지만 B경사로부터 “못 본 걸로 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초서는 다음날인 12일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경찰이 폭행 정황이 담긴 영상이 복구된 사실을 파악하고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도 뭉갰다면 명백한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초서는 이 차관 사건을 양측 합의가 있으면 처벌할 수 없는 형법상 단순 폭행으로 봤다. 하지만 증거물인 영상이 나왔다면 이를 분석해 운전자가 주행 중이었는지 판단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정식 입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택시기사 A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폭행 당시 변속기 위치가 주차(P)가 아닌 주행(D)에 놓여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이 가해자인 이 차관을 한 번도 불러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차관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1월 9일 출석 일정을 변경해 달라고 담당 수사관에게 요청한 뒤 연락이 없어 3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해당 수사관이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이미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내 공소권이 없는 상태여서 가해자 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서울경찰청이 꾸린 진상조사단은 사건이 발생한 시점부터 처리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꼼꼼히 따져 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찰 내부 인사로 구성된 조사단이 제 식구를 감싸지 않고 객관적으로 진상을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불 붙은 황의조, 유럽 첫 멀티골…리그 4, 5호 골 폭발

    불 붙은 황의조, 유럽 첫 멀티골…리그 4, 5호 골 폭발

    프랑스 프로축구 보르도의 황의조(29)가 유럽 무대 첫 멀티골을 뿜어냈다. 황의조는 24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0~21 리그앙 21라운드 앙제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81분을 소화하며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쳐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황의조는 지난 17일 니스 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했다. 또 리그 4, 5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20위에 올랐다. 10일 로리앙전 도움까지 따지면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황의조는 올 시즌 정규리그 19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데 특히 최근 7경기에서 5골 1도움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지난 시즌 기록한 6골에도 1골 차로 다가섰다. 3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9승5무7패(승점 32점)를 기록한 보르도는 순위를 7위로 끌어올렸다. 전반 8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아 흘러나온 공을 오른쪽 골대 부근에 있던 황의조가 표범처럼 달려 들어 골문 안에 차 넣었다. 3분 뒤에는 야신 아들리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으로 진입한 황의조는 공을 젖혀 놓으며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슛을 날려 멀티골을 작성했다. 보르도는 전반 37분 안젤로 풀기니에게 프리킥 골을 얻어맞아 추격을 허용했지만 후반 들어 라인을 내리며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를 꾸려가며 승리를 지켜냈다. 황의조는 후반 36분 아마두 트라오레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블랙박스 영상에 택시기사 폭로까지 나오자…이용구 “거듭 죄송”

    블랙박스 영상에 택시기사 폭로까지 나오자…이용구 “거듭 죄송”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4일 ‘택시 운전기사 폭행’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경찰이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두 달 넘게 못 봤다고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자 다시 사과에 나선 모양새다. 이용구 차관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비록 공직에 임명되기 전의 사건이기는 하지만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고 경찰의 1차 조사와 검찰 재조사를 받는 등 고통을 겪고 계시는 택시기사분께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차관 측은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검찰에 제출된 것과 관련해 “사건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어떤 경위에서건 수사기관에 제출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용구 차관은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내며 차관에 임명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6일 밤 만취 상태로 택시를 탔다가 택시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을 담당한 서초경찰서는 A씨가 운전 중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고 단순폭행 사건으로 판단했으며, 피해자가 이용구 차관과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며 사건을 입건하지 않고 그대로 종결했다. 그러나 주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을 적용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건 수사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경찰이 당시 택시가 운행 중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에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차량 운행 여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택시기사 A씨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지난해 11월 11일 수사관에게 보여줬는데도 수사관이 “차가 멈춰 있네요. 영상 못 본 걸로 할게요”라고 했다고 밝히면서 경찰의 ‘덮어주기’ 의혹이 재점화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 B 경사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며 “24일로 대상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차량 내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이 없어 폭행 장면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온 담당 경사는 택시기사 A씨의 폭로 이후 말을 바꿔 영상을 확인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구 차관은 당시 택시기사에게 해당 영상을 지워 달라고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에는 “택시기사분의 진술 내용을 놓고 진위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기사분께 또 다른 고통을 줄 우려가 크다”는 이유를 대며 정작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용구 차관 측은 지난해 사건 발생 이후 서초경찰서 수사관과의 통화 내역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실제로 이용구 차관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11월 7일 서초경찰서 수사관의 전화를 받고 이틀 뒤인 9일 오전 10시로 조사 일정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9시쯤 다른 일정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담당 수사관에게 연락해 조사 일정 변경을 요청했으나 이후 추가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이용구 차관 측은 전했다. 검찰은 조만간 담당 경사를 불러 해당 영상의 존재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는지, 내사 종결 과정에 이용구 차관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용구 폭행 영상 보고도 못본 척한 경찰…뒤늦게 진상조사단 꾸려

    이용구 폭행 영상 보고도 못본 척한 경찰…뒤늦게 진상조사단 꾸려

    지난해 11월 일어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조사한 경찰관이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봐놓고도 두 달 넘게 본 적 없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뒤늦게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대규모 진상조사단을 꾸려 진상 파악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 A경사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며 “24일로 대상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가수사본부장 지시에 따라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13명 규모의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을 편성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TV조선은 23일 택시기사 B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B씨가 지난해 11월 11일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수사관에게 보여줬으나 수사관이 “차가 멈춰 있네요. 영상 못 본 걸로 할게요”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차량 내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이 없어 폭행 장면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온 A경사는 B씨의 폭로 이후 말을 바꿔 영상을 확인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진상조사단은 A경사가 해당 영상의 존재 여부를 알게 된 시점과 서초서 팀장, 과장, 서장에게 보고한 적이 있는지 등 관련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내고 차관에 임명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6일 밤 만취한 상태로 택시기사 B씨를 폭행한 의혹을 받았다. 사건을 담당한 서초서는 B씨가 운전 중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고 단순 폭행 사건으로 판단했다. 주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을 적용해 입건 수사해야 하지만, 단순 폭행이라면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가 있을 경우 내사종결할 수 있다. 경찰은 이 차관과 합의한 B씨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사건을 종결했다는 입장이다.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이 차관을 봐주려고 수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지난달 22일 이 차관을 특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B씨의 블랙박스를 복원한 업체와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의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를 확보하는 등 ‘봐주기 의혹’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부, 25일 모더나 대표와 화상회의 “백신 기술협력 본격 추진”

    정부, 25일 모더나 대표와 화상회의 “백신 기술협력 본격 추진”

    정부가 국내에서도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의 기술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대량 복제해 만든 백신으로, 모더나와 화이자는 이 기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23일 “작년 12월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대표이사 간 면담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오는 25일 월요일 밤 10시에 모더나 대표이사와 화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화상회의를 통해 신속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 관련 기술협력 및 공동연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모더나와 협력의향서(MOU)를 체결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모더나와의 기술협력 논의는 백신 주권 확보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6개 회사가 7가지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mRNA 관련 연구는 아주 미미한 상황”이라며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회사 및 미국 국립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 등과 계속 협력하면서 국내 mRNA 백신 개발 기반을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상회의에 이어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통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2천만명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반셀 대표이사는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모더나의 백신은 mRNA 유전자 절편을 체내에서 발현해 바이러스에 대항할 항체를 생성하는 기전을 갖는다. 화이자와 바이오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동일한 방식이다. 모더나 예방 효과는 94.1% 수준이며 최소 3개월과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관 방식은 다소 까다롭다. 영하 70도에서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경원, 정 총리 향해 “방역 정치에 이용한 건 文 정권”

    나경원, 정 총리 향해 “방역 정치에 이용한 건 文 정권”

    정세균 국무총리가 ‘방역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말한 가운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말은 바로 하자”며 반박했다. 지난 22일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과연 누가 방역을 정치에 이용하고 누가 대규모 감염의 빌미를 제공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며 “이 정권의 ‘방역의 정치화’, 국민은 다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정부의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금지’를 비판하자 정 총리는 “자영업자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선심 쓰듯 여행가라, 외식해라 쿠폰 나눠주다 감염이 확산되니 뒤늦게 백지화한 사실을 정 총리는 망각했느냐”며 “주먹구구식 탁상 방역수칙으로 자영업자들 속을 태우고, 기껏 개선한 방역수칙은 국민을 더 약 올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영업시간 제한을 풀고, 손님을 분산해서 받는 것이 거리두기 본질에 더 충실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진심어린 제안이 어째서 방역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장에서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을 들어달라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냐”며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민을 그저 계도의 대상 정도로만 여기는 오만이 깔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통령 암살하려 권총샀다” M9 인증샷···경찰 “엄중대응”

    “대통령 암살하려 권총샀다” M9 인증샷···경찰 “엄중대응”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통령 암살을 위해 권총을 구매했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와 경찰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쯤 온라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는 “문재인 암살하려고 M9 권총 구입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익명의 글 작성자는 권총 사진과 함께 “잘 가라. 25일까지 너의 잘못을 속죄하며 살라”라고 적었다. 이 작성자는 ‘어떤 IP(인터넷 주소)를 이용했나’라고 묻는 댓글에 “알제리로 우회함”이라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글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한 뒤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내사에 착수하고 게시자와 함께 권총 사진의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검찰이 풀어 준 상습 마약사범 흉기에 경찰관들 부상

    검찰이 풀어 준 상습 마약사범이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들이 다쳤다. 22일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남양주의 한 빌라에서 A(47)씨가 흉기를 휘둘러 이 경찰서 소속 경찰관 B(55) 경위와 C(40) 경장이 다쳤다. B경위는 종아리를 찔렸고, B경장은 목과 손을 다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경찰은 지난 18일 A씨가 이웃집 문을 마구 두드리고 부수는 등 난동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하다가 A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상습 마약 투약혐의를 포함해 전과 25범인 A씨는 지난 10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실을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바로 구금하기 위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기각 당해 조사를 마친 뒤 귀가시켰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필로폰을 압수한 후 또 다시 난동을 피울 가능성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날 밤부터 그의 집 앞에 경찰관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곧바로 구속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예상 대로 A씨는 이날 낮 집 안에서 또 소란을 일으켰고, 경찰관들이 집 안에 들어가 자제시키려 하자 이불 속에 숨겨 놓았던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당시 A씨는 심각한 환각상태에 빠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출소 12일된 상습 마약 40대, 경찰관들에 흉기 휘둘러

    출소한 지 12일밖에 안 된 상습 마약사범이 환각 상태에서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들이 찔려 다쳤다. 경찰은 앞서 전과 25범인 이 남성에 대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기각되자 귀가시켰다가 사건이 벌어졌다.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22일 오후 1시쯤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A씨(47)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남양주시의 한 빌라에서 A(47)씨가 흉기를 휘둘러 이 경찰서 소속 형사팀장 B경위(55)의 오른쪽 종아리를 찌르고, C경장(40)의 목과 손바닥 부분에 상처를 입혔다.피해 경찰관들은 응급실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8일 A씨가 이웃집 문을 마구 두드리고 부수는 등 난동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하다가 A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상습 마약 전과를 포함해 전과 25범인 A씨는 지난 10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A씨를 바로 구금하기 위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기각해 조사를 마친 뒤 A씨를 귀가시켰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필로폰을 압수하는 한편, A씨가 또 난동을 피울 가능성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날 밤부터 그의 집 앞에 경찰관을 배치했다.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바로 A씨를 구속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A씨는 이날 낮 집 안에서 또 소란을 일으켰고, 경찰관들이 집 안에 들어와 자신을 자제시키려하자 이불 속에 숨겨놓았던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당시 A씨는 심각한 환각상태에 빠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형사들을 찌를 당시에도 마약에 취했던 것으로 보고 추가 성분조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붙잡아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예전의 바이든이 아니다”…‘바이든 시대’ 미중관계와 경제는

    “예전의 바이든이 아니다”…‘바이든 시대’ 미중관계와 경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의 막이 올랐다. 취임 초반부터 ‘트럼프 지우기’에 나선 바이든의 정책은 10년 전 오바마 정부 부통령 시절과 얼마나 같고 다를까. 전문가들이 “예전의 바이든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는 가운데 미중 관계, 한반도 정책 등 바이든 정부에 대한 전망과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짚는 방송이 마련된다. 삼엄했던 취임식 현장…험난한 ‘통합의 길’23일 밤 9시 40분 KBS 1TV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은 예년과 달랐던 취임식 당일 현장의 모습을 담는다. 코로나19와 의회 난입 사태 여파로 삼엄한 경계 속에 진행된 취임식에서 바이든은 ‘통합’(Unity)을 열 한 번 외쳤다. 바이든 정부 앞에는 기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 19 유행과 경기침체, 그리고 극우 세력의 부상까지 험난한 상황들이 펼쳐져 있다. 취임식 날까지도 의회 인준을 받은 장관 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까. 바이든 시대에 대한 전망과 함께 취임식의 생생한 모습을 담는다. ‘바이든의 제갈량’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 분석 이날 저녁 8시 5분 KBS 1TV ’시사기획 창‘은 ’바이든 시대, 불붙은 미중 패권경쟁‘을 주제로 추후 미중 관계를 내다본다. 방송은 특히 ‘바이든의 복심’, ‘바이든의 제갈량’으로 불리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에 주목하고, 최근 중국 관련 발언과 기고문을 조사해 이를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등과 분석, 향후 대중정책을 내다본다. 10년 전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중국을 건전한 경쟁상대로 규정했다. 반면 최근 발언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을 권위주의 정권으로 못박고, 민주주의에 기반한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바라본다. 제2의 냉전까지는 아니지만 ‘냉전 1.5 버전’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 상황에서 한국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는 분석이다.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을 재건해 지렛대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공약,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를 포함시켜 G10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경기부양·보호무역 완화…“한국 경제 기회 요인”오후 4시 아리랑TV ‘더 포인트’는 바이든 시대 경제를 다룬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김민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바이드노믹스’가 한국 경제에 대체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보호무역 완화, 다자주의 부활 기조가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기대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도 출연해 “미국 연방정부의 역할을 확대하고 친환경 정책을 통해 탄소제거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한국 경제에 “그린 뉴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밀어 붙여야한다”고 조언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택배 근로자 과로사 대책 합의, 차질없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21일 1차 합의문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파업을 예고했던 전국택배노조가 파업 계획을 철회해 ‘택배 대란’ 우려가 해소됐다. 노·사·정은 이번 합의에서 속칭 ‘까대기’라 불리는 택배 분류작업의 책임을 회사가 지도록 명문화했다. ‘공짜노동’으로 불리는 분류작업은 택배 근로자의 과로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꼽혀왔다. 합의문에 따르면 분류작업을 위한 인력 증원을 위해 정부는 내국인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사업장에 방문취업비자(H-2)를 지닌 동포 외국인력 채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택배사들은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에도 나서야 한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밤 9시 이후 심야배송도 제한하기로 했다. 택배노동자의 주 최대 작업시간은 60시간, 일 최대 작업시간은 12시간 이내를 목표로 하기로 했다. 심야배송을 막기 위해 배송 예정일로부터 최대 2일 뒤까지는 지연배송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그동안 택배 근로자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문제들을 타결했다는 점에서 호평할 만하다. 문제는 이런 합의가 차질없이 제대로 실천되느냐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을 일말의 우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CJ 대한통운은 4000명, 한진과 롯데는 1000명의 분류인력을 증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현장에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분류 설비 자동화와 인력 충원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택배 근로자들의 높은 노동강도가 한동안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합의문에는 자동화 설비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택배 노동자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수행하게 되면 택배사와 영업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것이 자칫 과로를 용인하는 쪽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의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 이번 합의문에는 또 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추가 비용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에 택배운임 현실화도 추진한다는 내용이 있다. 택배 근로자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운임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이것이 무조건적인 택배 요금 인상이나 택배 근로자 실질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택배사가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쇼핑 급증으로 택배사들의 매출이 늘어난 만큼 그 과실을 근로자와 소비자와 공유하려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 웃음기 뺀 정세균, 안철수 비판…이태규 “지나치게 정치적”

    웃음기 뺀 정세균, 안철수 비판…이태규 “지나치게 정치적”

    정 총리, 안철수 겨냥 “개탄스럽다”…전날 “기재부의 나라냐”정 총리, 코로나19 방역, 손실보상 큰 목소리안철수 측 “코로나19 선거에 이용한 사람들 정부·여당”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제 정치권 일각서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두고 ‘코로나19가 무슨 야행성 동물인인가’, 혹은 ‘비과학적·비상식적 영업규제’라며 당장 철폐를 요구했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행성 동물이냐”고 비판하며 일률적인 ‘밤 9시 영업제한’ 규제 철폐를 정부에 요구했다. 정 총리는 “오후 9시 이후는 식사 후 2차 활동이 급증해 만남과 접촉, 이동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시간대고, 심야로 갈수록 현장 방역관리가 어려워지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고 방역조치를 설명했다. 정 총리는 전날에도 기획재정부에 경고장을 날리며 손실보상제 법제화를 공개 지시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전날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데 이어 이날 안 대표를 겨냥해 “개탄스럽다”고 말하면서 코로나19 방역과 손실보상에 강한 목소리를 내는 모양새다.당장 안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평소 인품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며 정 총리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며 “코로나19를 선거에 이용한 사람들이 누구입니까”라고 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금권선거를 자행하고, 지금도 틈만 나면 나라 곳간이 빚투성이가 되든 말든 전 국민에게 돈 뿌릴 기회만 호시탐탐 엿보는 사람들은 정부·여당”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안 대표는 거리두기 방법을 무조건 바꾸자는 게 아니고 밀집, 밀접, 밀폐에 따른 과학적 거리두기 방법을 찾아 자영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라며 “국민 피로도를 줄이고, 제한된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려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막아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거침없는 위안화 몸값…웃을 수 없는 ‘초강 위안’

    거침없는 위안화 몸값…웃을 수 없는 ‘초강 위안’

    중국 위안화 가치가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초강세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30개월 만에 정신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6.5위안(약 1107원) 선이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중국 런민은행은 지난 5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1% 떨어진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6.4위안 선으로 주저앉으며 2018년 6월 25일(6.4893위안)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 폐지 이후 하루 최대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런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인하폭은 중국이 2005년 7월 22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한 번에 2%를 인하한 이후 최대 폭”이라고 전했다. 위안화 환율 1% 하락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한다. ●미중 갈등땐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올라 위안화 가치는 2018년 7월 미국의 고율의 보복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6위안 후반에서 움직이는 약세 현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초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바람에 위안화 환율은 3월 들어 달러당 7위안 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특히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한 5월 29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5월 이후 위안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선 뒤 하락 폭을 키웠다. 중국 위안화의 초강세 현상은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가운데 수출 호조와 글로벌 자금 유입, 달러화 약세 현상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강타당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활동이 마비된 사이 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 위안화 초강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헬리콥터로 달러를 뿌리듯 시중에 돈을 풀어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친 것도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었다. 여기에다 선진국의 ‘제로 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을 많이 사들인 것도 위안화의 ‘몸값’을 높였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이다. 미국·유럽 등의 중앙은행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에 대처하려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췄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를 거의 손대지 않아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10년 만기 국채를 비교해 보면 중국 금리는 연평균 3.2%, 미국은 연평균 0.9%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올 한 해 내내 위안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말 위안화 환율을 6.3위안 선으로 제시했으며 BNP파리바는 6위안 초반 선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달러당 5위안대 시대’, 즉 ‘초강(超强) 위안’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위안화 전망을 통해 “2021년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더 올라가, 환율이 달러당 5위안대까지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안화 초강세가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위안화 강세가 그만큼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10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고 지난해 5월의 경우 71위안을 받았지만 지금은 65위안도 제대로 손에 쥐기 힘든 형편이다. 6위안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나 국가 단위에서 보면 엄청난 규모다.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불명예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中당국, 수출 경쟁력 등 부작용에 고심 물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쌍순환론’(雙循環論)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바뀐 측면도 있다. 쌍순환론은 제조·수출과 함께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중국 경제를 이끌고 가겠다는 정책이다. 경제정책의 큰 축이 내수로 이동한 것이다. 위안화 초강세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지만 수입 채산성은 그만큼 좋아진다. 위안화 초강세로 얻은 환차익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설사 그렇더라도 위안화 초강세는 중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는 등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6.5위안 아래로 떨어지면서 초강세를 이어 가자 중국 정부가 곧바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런민은행은 지난 7일 밤 낸 공고를 통해 중국 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기존의 1.25에서 1.00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업을 뺀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25에서 1로 내렸는데 당시 제외된 일반 기업에 대한 제한도 이번에 함께 완화한 것이다. 자기 자본과 해외 융자 규모 등을 넣어 계산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가 내려가면 중국 외부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수 1이 적용되면 해외융자를 통해 운영자본의 최대 0.8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내려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조달을 더 쉽게 만들어 준 것은 위안화 강세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런민은행은 앞서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지난해 3월에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에서 1.25로 올린 바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 강세 기조에 대해 서서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저우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신흥국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해외에서의 위안화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빠른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위안화 가치는 이제 더이상 싸지 않으며,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은 경제 여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예측했다. 런민은행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무부 등 6개 부처는 다음달 4일부터 시행되는 위안화 역외 결제와 관련한 새 규칙에 서류업무 간소화 등을 통해 무역업체나 다국적 기업, 대외 투자자들이 역외에서 위안화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회람을 금융기관에 보냈다. 또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거나 중국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고 할 때 그 대금을 특별 은행계좌 대신에 직접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 자본의 송금과 위안화 역외 결제를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중국 은행들에 대해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을 위한 계좌 개설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런민은행의 이 같은 추가 조치는 위안화를 해외로 내 보냄으로써 위안화 강세를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으악 레알?… 몸 절반 박테리아, 얼굴엔 모낭충

    으악 레알?… 몸 절반 박테리아, 얼굴엔 모낭충

    사람의 얼굴엔 모낭충이란 진드기가 산다. 단 한 명도 예외는 없다. 이름처럼 모공 아래 사는 녀석은 밤에만 돌아다닌다. 시속 8~16㎜ 속도로. 그러면서 먹이도 먹고 짝도 찾는다. 무엇이 먹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분명한 건 입은 있지만 항문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녀석이 죽을 때면 몸에 쌓아 둔 음식물이 한꺼번에 우리 얼굴에 쏟아진다. 모낭충이 최소단위의 동물은 아니다. 녀석의 몸은 무수히 많은 ‘더 작은 종들’의 서식지다. 이렇듯 우리 몸엔 여러 층위의 종들이 산다. 사실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몸조차 절반만 자신의 것이다. 사람 몸엔 인간 세포가 30조개, 박테리아 세포가 39조개가 존재한다. 내 몸의 주인은 나일까 박테리아일까,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들만의 우주는 너무 작아 인간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없는 건 아니다. 이처럼 시선을 두고 있으면서도 못 보는 것들은 수두룩하다. 인간의 눈에 있는 ‘맹점’ 때문이다. 이 맹점은 거품처럼 작용해 현실 세계를 덮고 인간의 시선을 가둔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 보기 싫은 것들을 무시하고, 거품 속 안온한 현실만 즐기려 든다. 문제는 거품이 언젠가 터진다는 것. ‘리얼리티 버블’은 바로 이런 거품 뒤의 현실을 보여 주는 책이다. 우리 눈에 과학이란 렌즈를 씌워 안 보고, 못 보는 현실 세계를 증명한다. 오늘날 모든 야생 동물들은 크기가 줄고 있다고 한다. 생존을 위해서다. 느는 것은 인간과 가축화된 동물뿐이다. 지구 생물량의 65%가 가축이고, 32%가 인간이며, 야생 동물은 기껏해야 3% 정도다. 이런 상태로는 결코 지속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는 결국 6번째 대멸종으로 이어질 텐데, 그 대상자가 누구일지는 누구나 안다. 눈으로 보고도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이다. 책은 이 같은 내용을 생물학적 맹점, 사회적 맹점, 전승된 맹점 등 3부로 나눠 전하고 있다. 지적 호기심에 목마른 이에게 꽤 충족감을 줄 듯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단독] “주식 하루 5% 오르지 말입니다”… 年 5%대 적금 깨는 ‘병정개미’

    [단독] “주식 하루 5% 오르지 말입니다”… 年 5%대 적금 깨는 ‘병정개미’

    “같은 생활관(옛 내무반) 동료 장병 8명 중 7명이 주식을 해요. 안 하는 사람이 별종으로 보일 정도라니까요.” 후방의 한 육군 부대에서 복무하다 최근 만기 전역한 대학생 A(23)씨는 부대 안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입대했을 때만 해도 최대 연 5% 이자를 받는 군 적금에 월급을 쌓아 두는 게 상식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깨거나 가입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증시 호황 때문에 예적금 통장 속 돈이 주식계좌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군대 안에서도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A씨가 전한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21일 은행연합회가 국방부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보니 ‘장병내일준비적금’의 돈이 최근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 적금은 판매 개시 직후인 2018년 9월에는 1만 8787명이 가입해 45억 3000만원이 쌓여 있었다. 이후 매월 가입자와 납입액이 늘었다. 지난해 9월에는 32만 7721명이 가입했고, 납입액은 941억 2000억원까지 불어났다. 2년 새 가입자 수는 17.4배, 가입액은 20.7배나 급증한 것이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문재인 정부가 의무 복무하는 군 장병과 사회복무요원 등에게 월급으로 쌓아 목돈 마련의 기회를 주려고 만든 정책성 적금이다. 꼭 가입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금리가 5% 수준으로 다른 예적금보다 월등히 높아 장병들이 훈련소에서부터 많이 가입했다. 예컨대 KB국민은행에서 장병내일준비적금에 가입해 매달 20만원씩 24개월간 붓는다면 507만 5000원(원금 480만원+이자 27만 5000원, 세전 기준)을 모을 수 있다.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적금 가입자가 줄기 시작했다. 9~12월 가입 인원은 5.5%가 감소(32만 7721명→30만 9661명)했고, 가입액은 5.0%(941억 2000만원→894억 5000만원) 줄었다. 현장에서는 “재테크 수단을 적금에서 주식으로 갈아탄 장병이 늘어서 생긴 결과”라고 해석한다. 장병들은 일과 시간 이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기에 주식 거래가 제한적이나마 가능하다. 국내 주식시장 운영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중에는 직접 거래가 어렵지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예약매매 기능을 이용해 사고팔 수 있다. 우리 시간으로 밤이나 새벽에 열리는 미국과 유럽 등의 주식은 실시간 매수·매도가 가능하다. 또 올해 병장 월급이 60만 8500원이어서 소액 투자는 해볼 만한 여건이다. 현직 육군 병장인 B(22)씨는 “부대 안 도서관에 가 보면 주식 관련 책은 너무 인기가 있어 빌리기도 어렵다”면서 “자기개발 활동 지원금도 나오는데 이 돈으로 주식 서적을 사 보는 장병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생활관 안에서는 유망 종목이나 매매 기법, 차트 보는 법 등을 두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B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코스피가 저점을 찍은 지난해 3월 이후 주식하는 장병이 급증했다”면서 “군생활이 무료한데 옆에 있는 동료가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하면 솔깃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군 적금이 연이율 5%로 높다고 하지만 ‘서학개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테슬라는 하루에도 5% 이상 오르는 일이 흔해 매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적금 미가입이나 해지 사유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도 “은행 직원들이 훈련소에 와 군적금 가입 서류를 받아 가는데 코로나19 탓에 부대가 통제된 부분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2세·흑인·여성… 그의 詩가 바이든 시대를 열었다

    22세·흑인·여성… 그의 詩가 바이든 시대를 열었다

    미혼모 가정서 자란 젊은 시인 고먼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인수위에 추천‘의회 난입’ 사태 때 완성한 시 직접 낭독“새벽이 떠오른다… 빛이 함께하리라” 美 언론 “고먼이 ‘쇼’를 훔쳤다” 호평 ‘反트럼프’ 레이디 가가가 국가 불러“우리를 자유롭게 할 새벽이 떠오른다.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그곳에 늘 빛이 함께 하리라.”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단연 취임식 축시를 낭독한 흑인 여성 시인 어맨다 고먼(22)이었다. 이날 의사당의 취임식 연단에 서서 당찬 목소리로 축시를 낭독한 청년 문학도에게 모든 미국인들의 시선이 쏠리자 NBC뉴스는 “고먼이 ‘쇼’를 훔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고먼은 역대 축시 낭독자 가운데 최연소다. 코로나19와 테러 위협으로 삼엄한 분위기 속에 황량함까지 느껴졌던 취임식이었지만, 고먼의 자작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은 미국인들에게 벅찬 희망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미혼모 가정에서 태어난 고먼의 자전적 이야기도 담긴 이 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가 있었던 지난 6일 밤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취임식의 ‘깜짝 스타’가 탄생한 배경에는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이 있었다. 고먼은 하버드대에 진학해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주최한 ‘전미 청년 시 대회’에 참가해 수상자로 선정됐는데, 당시 질 바이든은 의회도서관에서 시를 낭송하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봤다가 인수위팀에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우승 후 “2036년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라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는 고먼은 이날 연단에서도 “미국은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 대통령이 되는 것을 꿈꿀 수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고먼은 이날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선물한 새장 문양의 반지를 끼고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날 시 낭송이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라는 자서전을 남긴 흑인 여성 시인 마야 안젤루에 대한 헌사였다고 전했다. 이날 취임식은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도로가 모두 폐쇄된 가운데 진행됐다. 취임식 때마다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던 명소인 의사당 앞 내셔널몰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대신에 19만 1500개의 성조기와 50개 주 및 자치령 깃발이 꽂혔다. ‘깃발의 들판’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간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조성됐다.취임식 인원이 1000명으로 제한되는 전면적인 통제 속에 시민들은 TV를 통해 역사적 현장을 지켜봐야 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미국 국가를 불렀고, 가스 브룩스, 제니퍼 로페즈 등도 축가로 새 정부의 출범을 축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시대 워싱턴DC를 멀리했던 유명 연예인들이 돌아왔다”고 평가했다.취임식에 초대받은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들은 밝은 표정으로 함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트럼프 환송행사에 불참하고 취임식장을 찾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행사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자리를 떴다. 바이든은 이어 백악관에 들어가기 직전엔 NBC의 마이크 메멀리 기자가 소감을 묻자 “집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승리 후 백악관에 실제 입성하는 첫 순간이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택배노동자, 28년 만에 ‘공짜 노동’서 해방… 심야배송도 멈춘다

    택배노동자, 28년 만에 ‘공짜 노동’서 해방… 심야배송도 멈춘다

    택배사, 분류 자동화·인력 투입 비용 부담주 60시간·하루 12시간 초과 근무 불가밤 9시 후 배송 제한… 불가피할 땐 10시수입감소 고려… 시간 단축은 올 7월부터 “택배요금 온전한 지급 등 협력” 명시도美 9000원, 日 7200원… 韓 2260원에 그쳐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가 21일 발표한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은 과로사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의 기본 작업 범위에서 제외한 점이 핵심이다. 택배노동자의 최대 노동시간을 제한한 것도 노동계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택배 노사와 정부는 택배 분류작업이 노동자가 아니라 택배사업자의 기본 업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합의문은 “택배기사의 기본 작업 범위는 택배의 집화·배송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택배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 전체 업무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부담이 컸던 업무다.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택배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28년 만에 노동자들이 해 온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해방된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합의문은 택배사업자가 분류작업 자동화 설비를 갖추도록 하고, 설비가 없어 택배노동자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할 경우에는 택배사업자 또는 영업점이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이때 수수료는 분류 전담 인력을 투입하는 비용보다 많아야 한다는 단서조항도 넣었다. 현재 자동화 설비가 없는 택배사는 롯데택배, 한진택배, 우정사업본부 등이다. 노사정은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는 기준에도 합의했다. 대책위가 지난해 9월 발표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에 달한다. 합의문은 택배노동자의 주 최대 작업시간을 60시간, 일 최대 작업시간을 12시간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심야 배송는 원칙적으로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되, 배송물량이 폭증하는 명절 등 특수기에는 오후 10시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택배요금은 그대로인데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줄면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작업시간 단축 및 심야 배송 제한은 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과 맞물려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대책위에 따르면 화주(온라인 쇼핑몰 등)가 택배사업자에게 지급하는 택배요금이 미국은 9000원, 일본은 7200원 정도인 반면 우리나라는 2260원에 불과하다. 이에 합의문은 “화주는 소비자로부터 택배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택배사업자에게 택배요금 등으로 온전히 지급하는 등 거래구조 개선을 위해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합의안 도출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준비했던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55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중 91%가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태환 노조위원장은 “이번 1차 합의문의 각 이행사항이 잘 이행되도록 노력하고 미진한 부분은 오는 6월 시작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2차 논의를 통해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불난 집에서 ‘10살 꼬마주인’ 구하고 죽은 반려견들

    불난 집에서 ‘10살 꼬마주인’ 구하고 죽은 반려견들

    반려견 두 마리가 10살 ‘꼬마 주인’을 화마에서 구해낸 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버지니아에 사는 10살 소년은 늦은 밤 부모 없이 혼자 잠들어 있다 반려견들의 이상한 움직임에 눈을 떴다. 핏불 종의 반려견 두 마리는 소년의 배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소년의 잠을 깨우려 애썼다. 곁에서 크게 짖고 몸을 자극하는 등의 행동이 이어지자 소년은 간신히 눈을 떴고, 그제서야 집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황한 소년은 자신의 방 문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이미 연기와 불길이 가득 찬 상황이었다. 결국 소년은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려 뛰어내린 뒤 그 길로 옆집에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을 끄는 사이, 소년은 병원에 실려 가면서도 애타게 자신을 구해 준 반려견들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어린 주인을 구한 반려견들은 화마를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소방관은 “화재가 발생한 집에 있던 소년은 불길이 자신의 방과 현관문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창문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서 “만약 반려견들이 소년을 깨우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잠들어 있던 소년을 깨운 반려견 두 마리는 영웅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웃들은 “소년과 소년의 가족들은 평상시 반려견들을 모두 사랑했다. 반려견이 소년을 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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