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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혼 거절했다고 소꿉친구 참수…파키스탄 전 주한대사 딸 참변

    청혼 거절했다고 소꿉친구 참수…파키스탄 전 주한대사 딸 참변

    파키스탄에서 20대 여성이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남성으로부터 참수 살해되는 참변이 발생해 이를 규탄하는 시위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가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이같은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前주한대사 딸…가해자도 상류층3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27세 여성 누르 무카담은 지난 20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부유층 주거지에서 머리가 잘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부유층 가문 출신인 자히르 자페르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페르는 피해자 무카담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인 뒤 이틀간 감금하고 흉기를 사용해 심하게 폭행했다. 무카담은 자페르의 청혼을 거절한 뒤 잔인하게 공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이나 하층민 주거지가 아닌 파키스탄 상류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이처럼 끔찍한 범죄가 발생한 것은 현지에서도 드문 일이라 현지 언론은 연일 이번 사건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특히 가해자 자페르는 파키스탄에서 손꼽히는 유명 사업가 집안 출신이고, 피해자 무카담은 한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대사를 역임한 외교관 샤우카트 알리 무카담의 딸이라는 점에 현지 언론의 관심이 첨예한 상황이다. “여성인권 존중” “가해자 엄벌” 규탄 시위온라인에서는 ‘누르(피해자)에게 정의를’(#JusticeForNoor)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범인을 규탄하고 보수적인 사회 문화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누르의 사진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제는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파키스탄에서 여성 살해를 제발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다른 사건으로 희생된 여자 어린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이런 일이 발생해도 사람들은 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남부 카라치, 이슬라마바드 등 대도시에서는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범인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도 계속됐다. 희생자 추모 촛불 집회도 이어졌다. 촛불 집회에 참석한 암나 살만 부트는 로이터통신에 “나에게도 딸이 있는데 내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봐 밤이며 낮이며 걱정한다”고 말했다. 여성·아동 성폭행 여전…피해자 탓 돌리는 차별 여전국교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서는 보수적이며 편향된 여성관이 사회 곳곳을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성별 격차를 지수화한 성 격차 지수(GGI·Gender Gap Index)에서 올해 156개 나라 가운데 15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차별이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해마다 1000명에 가까운 여성이 ‘명예살인’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된다. 명예살인은 다른 종파나 계급의 이성과 사귀거나 개방적인 행동을 한 여성이 가족 구성원에 의해 목숨을 잃는 일을 말한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북동부 라호르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 여성이 기름이 떨어져 친척과 고속도로 순찰대에 도움을 요청하고 정차하고 있던 사이 자녀들 앞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라호르 경찰청장은 “피해자가 남성 보호자 없이 밤에 운전했다. 파키스탄 사회에서는 누구도 여동생이나 딸을 그렇게 늦은 밤에 혼자 다니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피해 여성은 프랑스 거주자인데 파키스탄이 프랑스처럼 안전하다고 잘못 여긴 것 같다. 그 여성은 다른 도로를 택해 운전했어야 했으며, 차의 기름도 체크해야 했다”고도 말했다. 끔찍한 집단 강간 사건이 발생한 데 피해자 탓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발언이 보도된 뒤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라호르, 카라치 등 주요 도시에서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성폭력 근절을 외치고 경찰청장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도 지난달 성폭력 증가의 원인을 여성의 노출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여성이 옷을 거의 입지 않는다면 남성들이 로봇이 아닌 이상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가정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5세 여아가 성폭행당한 뒤 피살되는 등 아동·여성 상대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데도 유죄 판결률이 3%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7월 마지막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7월 마지막 주말 전시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말에 비소식이 있어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식히면서 예술 감상도 할 수 있는 주말 추천전시를 서울갤러리에서 소개한다. 이달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H에서는 색다른 전시가 열리는데 스트리트 아트 작가 정크하우스와 크리스티안 스톰(덴마크)의 세 번째 듀엣 전시인 ‘같은 것 같지만 다른’전과 영화 워낭소리의 장남 최영두 작가의 ‘온고지신, 워낭소리’전을 만나볼 수 있다. 최 화백은 고향 봉화의 풍경들과 그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작품들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김효숙 개인전: A와 B구간’이 종로 관훈갤러리에서, ‘김현애 개인전:보이든, 보이지않든’이 고양시 카페갤러리 쏘마에서, ‘박진이 개인전: 다시피다’전이 인천 우리미술관에서 31일까지 개최된다. 강나영, 양윤화, 엄지은 작가의 단체전 ‘핑거 크로스드(Finger Crossed)’전이 종로 아웃사이트에서 8월 1일까지 열린다. 전인애 작가의 14번째 개인전 ‘Meaning_Road to happiness’전이 서울신문·서울갤러리에서 8월 5일까지, ‘윤재경 개인전: 낯선풍경’전은 용산구 KP갤러리에서 8월 6일까지 열린다. ‘권현진 개인전: 보는 세계, 그 너머를 찾아서’가 표갤러리에서, ‘변재형, 이종주 2인전: 암중모색’전이 갤러리 단디에서 열리고 있다. 갤러리밈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불완전한 세계를 동화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윤상하 작가의 ‘스포어키드’전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8월 15일까지. 고대웅, 김동준, 문녕준 등 12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도시의 개성을 만들어 내는 을지로의 공간과 공간을 운영하는 예술 콜렉티브를 이야기하는 ‘콜렉티브 컬렉션(Collective Collection)’전이 서울 중구 을지예술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8월 8일까지. 아트선재센터는 ‘이수경 개인전:달빛왕관’과 ‘제인 진 카이젠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를 9월 26일까지 개최한다. 대구시 봉산문화회관은 ‘최수환 개인전 : Walk in Emptiness’전을, 대전시 이응노미술관은 기획전 ‘밤에 해가 있는 곳’전을 개최한다. 이 기획전에는 우주⋅림희영, 오주영, 전보경 작가가 참여한다. 고 이건희 회장 컬렉션 특별전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데 이미 8월까지 예약이 꽉차있어 관람을 하려면 서둘러 예약을 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9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전을 내년 3월13일까지 개최한다.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를 실시하고 있어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기 바란다.
  • 납치된 지 2년 만에 피투성이로 돌아온 아이, 부모는 통곡했다[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납치된 지 2년 만에 피투성이로 돌아온 아이, 부모는 통곡했다[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모 집 가는 길 납치...그날부터 끔찍한 폭행 시작됐다 1984년 겨울 어느 날, 덩치 큰 남성 2명은 “이모 집에 가야 한다”고 소리치는 박창범(49)씨를 막무가내로 차에 밀어 넣었다. 그들이 박씨를 끌고 간 곳은 형제복지원. 그날부터 12살의 작은 소년에게 무지막지한 폭행과 학대가 시작됐다. 박씨는 극한의 공포로 매일 밤 웅크린 채 겨우 잠에 들었고, 악몽을 꾸고 이불에 오줌을 싸는 일도 빈번했다. 그럴 때면 더 많은 매질을 당했다. 형제원에 끌려간 지 2년이 되어가던 1986년 11월 말 어느 날에도 박씨를 향한 무자비한 폭행은 계속됐다. 그는 결국 피투성이가 된 채 부산의 한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빨은 부서졌고, 눈알과 머리가 터져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린 박씨의 머릿속엔 ‘지금 탈출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뿐이었다. 박씨는 병원 화장실을 몰래 빠져나와 옆 건물 옥상으로 도망쳤다. 매서운 겨울 칼바람 속에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형제원 사람들이 사라진 지 한참이 지날 때까지 옥상을 내려오지 못했다. 이후 무작정 부산역으로 내달려 기차에 탑승했다. 집이 있는 경산역에 도착할 때까지 기차 화장실에 웅크려 두려움에 떨었다. 행방불명 2년 만에 피투성이 채로 집에 돌아온 아들을 품에 안은 부모는 통곡했다. 날이 밝자마자 아들을 병원에 데려갔지만 한쪽 눈은 이미 실명된 상태였다. 따뜻한 집에서도 박씨의 형제복지원 트라우마는 계속됐다. 언제 다시 잡혀가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제대로 잠들지 못했고, 손발톱을 뜯는 등 이상행동을 반복했다. 그는 아직도 정신병원의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 박씨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형제복지원에 감금되어 사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있다”고 말한다. 아래는 박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박창범 진술내용: 저는 1984년 12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에 부모님 허락을 받지 않고 부산 이모 집에 가려고 열차를 타고 부산역에 내려 길을 가던 중 납치를 당했습니다. 아저씨 두 명이 저를 끌고 가 강제로 차에 태웠습니다. 이모 집에 가야 한다고 소리쳤는데도 차 안에 무작정 밀어 넣었습니다. 그때 제 또래 아이들 3명이 차 안에 더 있었고, 우리는 형제복지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보내달라고 울며 매달렸는데, 돌아온 대답은 막무가내로 날아오는 몽둥이 찜질이었습니다. 앞으로 하란 대로 하지 않으면 더 맞을 줄 알라며 협박했습니다. 신입소대에서 며칠을 지내고 나서 아동소대(27소대)로 전방 되었습니다. 27소대에는 형들과 저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매일 때리는 것뿐 아니라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등등 이런 것들도 외우라고 했습니다. 또 군기 잡는다며 매일 밤 기합에 얼차려 같은 것을 시켰습니다. 눈알과 머리 터질 정도로 쏟아진 폭행...병원 실려가 지금도 그때의 기억 때문에 잠을 잘 못 잡니다. 언제 또 기합받을지 몰라서 웅크리고 자는 게 지금도 계속되고, 자는 도중에 벌떡 일어나 주변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해야만 다시 잘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희는 시키는 일을 다 해야 했습니다. 돌을 깨거나 나르는 일뿐 아니라 뭐든 제대로 못 하면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잘 못해 더 많이 맞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제정신으로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심한 공포감으로 어떻게 생활했는지 기억하기도 싫습니다. 그 불안감이 심해 이불에 오줌도 자주 싸서 더 많이 맞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머리가 커서 가분수라고 불렸는데 형들이 저를 불쌍하게 여겨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을 못 외우면 굶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못해서 또 굶을까 봐 외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 당시 외운 주기도문은 아직도 외우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제가 뭘 잘못했는지, 너무 많이 맞아 입술이 갈라져 터지고 이빨이 여러 개 부러지고 눈과 머리마저 터져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형제복지원 차에 태워져 부산 시립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선도요원 3명이 같이 갔습니다. 한 명은 운전하고 2명이 저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그때 저는 눈알에서 피가 나는 상태라서 수술을 해야 했는데 간단한 응급치료만을 받고 난 뒤 ‘지금 탈출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에 화장실에서 몰래 도망쳐 옆 건물 옥상까지 올라갔습니다.‘탈출 못하면 죽는다’ 피투성이 채 부산역으로 내달려 그 추운 날에 몇시간을 몰래 숨어서 내려다보기만을 반복했습니다. 저를 찾아다니던 사람들이 포기하고 형제원 차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지만 그 이후도 무서워서 한참을 못 내려왔습니다. 힘을 내서 옥상을 내려와 무작정 달려 부산역에 도착했고 기차에 그냥 올라탔습니다. 1986년 11월 말경이었습니다. 도망치던 나를 다른 사람들이 신고해서 다시 저를 잡아갈까 봐 무서웠습니다. 또 무임승차 때문에 잡혀갈까봐 기차에서는 화장실에 숨어 있었습니다. 경산역에 도착하고 나니 눈물이 났습니다. 경산역 바로 앞에 있던 아파트가 저희 집이었습니다. 피투성이인 채로 집에 오니 부모님께서 놀라 통곡하셨습니다.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 찢어진 입술을 다시 봉합하고, 치과에서 이빨 틀니도 맞췄고 또 제 머리가 찢어진 걸 뒤늦게 알아 머리도 봉합했습니다. 눈은 그날의 상처로 영구 실명된 상태입니다. 이후 집에 숨어 지내면서도 매일 그 사람들이 찾아올까 봐 겁이 나서 부모님께 진상을 알릴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일을 하셔서 바쁘셔서 저를 돌보려고 집에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너무 불안해하고 잠도 못 자고 손톱을 뜯거나 발톱을 뽑는 등 정신 나간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치료를 위해 경주 요양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폭행으로 한쪽 눈 실명...여전히 형제원 감금된 듯한 삶 계속돼 지금까지도 저는 그때처럼 누가 소릴 지르거나 낯선 곳, 많은 사람이 있는 상황에 처하면 또다시 잡혀갈 수 있다는 불안감과 지금 떠나지 않으면 잡혀서 맞을 것 같은 무서움에 거리를 방황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다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 안정을 되찾고 다시 집에서 지내는 등의 반복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 실무자들은 지옥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곳에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저희에게 그랬던 것처럼 지옥에서 그 사람들이 벌 받을 수 있게 부탁합니다. 반복적으로 밀려오는 공포감은 결국 저를 정신병원에 상시 입원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한쪽 눈이 실명된 채 살고있는 저는 지금도 형제복지원에 감금되어 사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의 인생을 짓밟았습니다. 대한민국이 내 삶을 통째로 망가트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인생을 배상해 주십시오. 2021년 6월20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박창범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사설] ‘병역 혜택’ 논란 실력으로 잠재운 올림픽 야구 대표팀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29일 밤 이스라엘과 첫 경기를 치렀다. 세계랭킹이 한국은 3위, 사상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스라엘은 24위다. 그럼에도 한국은 경기 내내 이스라엘에 고전하다 연장 10회말 한점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승리의 주역은 오지환 선수였다. 그는 두 점 차로 끌려가던 4회 말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다시 동점이 된 7회 말에는 2루타로 역전 타점을 올렸다. 경기를 중계한 각 방송사 해설자들은 입을 모아 그를 최우수선수로 꼽았다. 오지환 선수는 2018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된 뒤 한동안 따가운 시선에 시달리기도 했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있는 데도 그를 선발한 것은 국가대표팀을 특정 선수를 위한 병역 혜택의 도구로 만든 것 아니냐는 비난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금메달을 땄고 선수들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는데, 이후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야 했다. “우승이 어려운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는 한 국회의원의 질타에 선 감독은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이번에 보여준 오지환 선수의 활약상을 보면 선 감독이 일찌감치 그를 발탁한 것은 잠재력을 꿰뚫어 본 ‘혜안’이라는 표현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아시안게임에서 비슷한 일은 축구에서도 있었다. 김학범 감독이 한때 같은 팀에 있었던 황의조 선수를 대표로 선발한 것을 두고 ‘인맥 축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황의조는 이 대회 7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왕에 올라 논란을 불식시켰고, 온두라스 전에서도 ‘해트 트릭’을 기록하며 한국을 조 수위로 8강에 올려놓았다. 국가대표 선수선발 과정에 특혜가 개입되는지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것은 학벌과 인맥이 선수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던 불행한 시대가 그만큼 길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오지환 선수가 보여준 놀라운 활약은 우선 선수 그 자신이 특혜 논란을 떨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축하할 일이다. 더불어 축구에 이어 야구에서도 특혜 논란을 선수 스스로 실력으로 잠재운 것은 한국 스포츠의 명예를 위해서도 반갑다. 한국 양궁이 도쿄올림픽에서도 뛰어난 성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바탕에도 공정한 선수선발의 전통이 있지 않은가. 한국 스포츠의 상징인 ‘공정’이 한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희망한다.
  • ‘간 큰 부산주점’… 불법영업 단속 닷새만에 또 적발

    ‘간 큰 부산주점’… 불법영업 단속 닷새만에 또 적발

    부산의 한 노래주점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영업을 하다가 경찰에 단속된 지 불과 닷새 만에 또 몰래 손님을 받다가 적발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30일 부산 부산진구 모 노래주점 업주와 종업원, 손님 15명 등 모두 17명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 40분쯤 ‘한 노래주점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라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 도주로를 차단하고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해 손님들이 술을 마시는 현장을 적발했다. 이 노래주점은 지난 25일 밤에도 출입문을 잠근 채 손님 11명을 대상으로 몰래 영업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경찰은 노래주점 출입문이 잠겨 있었지만,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불법 영업하는 것을 눈치를 챈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부산지역 유흥가를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하고, 방역수칙 위반이 적발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기업 넘는다더니… 中 ‘반도체굴기’는 꿈이었나

    한국 기업 넘는다더니… 中 ‘반도체굴기’는 꿈이었나

    중국의 반도체 강국은 ‘일장춘몽’(一場春夢·한바탕 달콤한 꿈)인가?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으로 꼽혀 온 쯔광(紫光)그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를 견뎌 내지 못하고 결국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로 출발한 쯔광그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며 중국 정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곳이었다. ●中 대표 반도체 기업, 결국 워크아웃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쯔광그룹은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지 4일 만인 지난 20일 밤 전략투자자 유치 공고를 냈다. 베이징시 중급인민법원은 앞서 19일 채권자 후이상(徽商)은행이 낸 쯔광그룹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받아들이며 구조조정 절차를 맡을 관리인으로 현 경영진을 임명한 바 있다. 중국의 기업 파산법은 관리인이 법원의 파산 구조조정 인용 결정으로부터 6개월 안에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한 내에 관리인이 구조조정안을 내놓지 못하면 법원은 채무자의 파산을 선고한다. 파산 절차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추가 투자자 유치와 채무 조정을 통해 기업을 살리는 파산 구조조정이다. 다른 하나는 채무 기업을 해산시키고 남은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눠 주는 파산 청산 절차다. 쯔광그룹에 적용되는 절차는 파산 구조조정인데, 이는 빚의 일부를 탕감하거나 출자 전환해 존속 가치가 있는 기업이 살아날 발판을 마련하게 해 준다는 면에서 한국의 워크아웃(기업회생 절차)과 비슷하다. 쯔광그룹은 파산 구조조정 개시 전에도 이미 잠재적인 투자자들과 물밑 협의를 진행해 왔는데 이제 이 같은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셈이다. 쯔광그룹은 이번 공고에서 전략투자자가 자사의 사업 일부가 아닌 사업 전체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여러 기관과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투자를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쯔광그룹에서 수익성이 좋은 일부 사업체만 따로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저장(浙江)성 국유자산관리위원회(국자위)와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국자위, 알리바바그룹 등 잠재적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는 제안인 만큼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은 쯔광그룹이 46.45%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쯔광구펀(紫光股)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쯔광구펀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다. 서버와 PC, 공유 클라우드, 공유기 등의 사업 분야에서 화웨이(華爲)와 경쟁 중인 신화싼(新華三)그룹을 거느리고 있다. 쯔광그룹이 제시한 전략투자자 신청 마감일은 오는 9월 5일이다. 이날 신청 상황에 따라 쯔광그룹의 존속 여부가 1차적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쯔광그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졸업한 명문 칭화(淸華)대 산하 기업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칭화대의 기술지주회사인 칭화홀딩스가 지분 33.3%(지난해 6월 기준)를 갖고 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웨이궈(趙偉國) 쯔광그룹 회장은 지분 33.3%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 국자위의 직접 관리를 받는 중앙기업인 쯔광그룹은 산하 자회사만 588곳에 이른다. 쯔광구펀을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장춘추(長江存儲·YMTC), 반도체 설계업체 쯔광궈신(紫光國芯), 팹리스 쯔광궈웨이(紫光國微), 휴대폰 반도체 전문 설계업체 쯔광잔루이(紫光展銳·UNISOC), 교육서비스업체 쯔광쉐다(紫光學大) 등 상장사만도 36곳이나 된다.●공격적인 투자… 뒷받침 못한 실적 쯔광그룹은 한때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위해 조성한 기금 230억 달러(약 26조 5000억원)라는 거금을 활용해 아낌없이 지원했을 정도로 ‘국가대표급’ 유망 기업이었다. 더욱이 2018년 4월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창장춘추 공장을 직접 방문해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당시 자오 회장은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 내에 세계 5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되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에 힘입어 창장춘추와 쯔광잔루이, 쯔광구펀, 쯔광궈웨이 등을 잇따라 설립하며 종합 반도체업체(IDM)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쯔광그룹은 중국 안팎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해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됐다. 2015년에는 휴렛팩커드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 h3c 테크놀로지 지분 51%를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2016년에는 후베이성 지방정부, 중국 집적회로 산업투자기금과 협력해 창장춘추를 설립했다.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투자였다. 차이신은 “쯔광그룹이 지난 10년간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선 가운데 산하의 여러 반도체 사업에서 돈을 불태웠지만 스스로 이익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부족했다”며 “2019년 이후 채권을 발행하지 못했고 계속 쌓인 채무로 결국 위기가 폭발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쯔광그룹이 몰락 징후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다. 이때부터 부채 상환 압박이 시작됐는데 그 시기 그룹 부채는 이미 2029억 위안(약 36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13억 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서 첫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이어 12월에는 4억 5000만 달러짜리 외화표시채권도 만기에 상환하지 못해 부채는 급격히 늘어났다. 반면 사업으로 돈을 벌어 빚을 갚을 능력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쯔광그룹의 순이익은 2억 7500만 위안에 그쳤다. 2019년 기준 쯔광그룹의 전체 자산은 3000억 위안 규모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 홍콩사무소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코노미스트는 “백기사가 구조조정 전에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지금까지는 한 명도 없었다”며 “구조조정 절차가 끝나면 외부 투자자를 찾는 게 훨씬 쉬워질 것”이라며 사실상 계열사 분리매각이 불가피함을 내비쳤다. 중국 반도체 업계는 쯔광그룹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향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쯔광그룹의 창장춘추는 수백억 위안대의 자금을 투입해 충칭(重慶)시 양장(兩江)신구에 D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64단 3D 낸드 기반의 256기가바이트급 낸드 플래시 등 일부 제품을 양산 중이다. 그러나 아직 투자 규모 대비 실적은 미진해 시장 내 존재감은 매우 약한 편이다. 차이신은 “(중국)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비상장사인 창장춘추의 생산 확대 계획이 쯔광그룹의 채무 문제로 지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품귀 속 ‘반도체 굴기’ 계속 추진 다만 쯔광그룹은 국내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쯔광잔루이가 만드는 SoC는 아직 미국 퀄컴이나 대만 미디어텍, 삼성전자 등이 만드는 제품보다는 사양이 떨어지지만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에 힘입어 중국 내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공급을 빠르게 늘려 나가는 추세다. 쯔광그룹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정보 검색 플랫폼 톈옌차(天眼査)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설립된 반도체 관련 신규 기업은 2만 2000여개에 이른다. 이 중 90개 이상이 중국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관영 신화통신은 반도체 분야에 대해 올해 ‘자금 블랙홀’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정보 공개사이트 치차차(企査査)는 지난 10년간 중국 반도체 관련 투·융자 건수가 3374건, 총금액은 8000억 위안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 중 올해 상반기에만 2944억 위안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투·융자액 1098억 위안의 3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 나를 일으켜 세운 힘… 엄마, 엄마의 엄마가 만든 시간들

    나를 일으켜 세운 힘… 엄마, 엄마의 엄마가 만든 시간들

    문득 부모의 지난 시간들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특히 인생의 변곡점을 하나씩 마주하게 됐을 때 딱 지금 내 나이의 엄마는 어땠을지, 어떻게 그 짐들을 다 이겨 냈는지 아려 온다. 어린 시절 이야기에 모든 무게를 내려놓은 듯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간 아버지의 얼굴은 늘 질문 욕구를 불태운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등 서정적인 문장으로도 핵심을 뚫는 문제의식을 보여 준 최은영 작가가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눈 할머니를 떠올리며 첫 장편소설을 냈다. 소설의 주인공 지연은 이혼하고 도망가듯 떠난 곳에서 할머니를 20년 만에 마주했다. 엄마의 엄마에게서 그의 엄마부터 자신의 엄마까지 100년 남짓 관통하는 시간들을 듣는다. 그 시간 안의 여성들은 저마다 짐을 짊어지고 안간힘을 다해 버틴다. 백정의 딸이라 천대받은 증조모와 그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내주고 평생 깊은 우정을 나눈 ‘새비 아주머니’가 온몸으로 겪어 낸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전쟁은 절절한 우리의 역사 그 자체다. 소설은 철저히 여성주의적 언어를 사용한다. 증조모와 할머니 앞의 ‘외’ 자를 뺐고 시절마다 아내이자 며느리, 엄마로서 아무렇지 않게 맞닥뜨려야만 했던 수많은 가시들을 담담히 옮긴다. 흥미로운 점은 4대에 걸친 여인들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고 반복됐다는 것이다. 매사에 호기심을 가진 증조모와 무엇을 보든 언니를 따라 ‘우와, 우와’ 감탄하던 지연은 얼굴까지 꼭 닮았다. 모녀들은 각자의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면서도 결국 또 다른 방식으로 아픔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러나 연결된 시간들이 마냥 따갑거나 고통스럽지만은 않다. 20년 만에 만난 할머니의 시간에 푹 빠지게 된 지연에게 작은 변화가 서서히 찾아오듯 아득한 시간 안에도 따뜻한 사랑과 애틋한 가슴이 오간다. 서로를 의지하며 뜨겁게 나눈 마음 때문에 책장 사이로 고스란히 온기가 전해진다. 지난 시간들은 그렇게 지금을 살아갈 힘을 준다.
  • 임신부, 백신 맞아도 될까… 당국 “산부인과학회와 협의 후 발표”

    임신부, 백신 맞아도 될까… 당국 “산부인과학회와 협의 후 발표”

    30일 18~49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 발표를 앞두고 임신부들의 접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임신부들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임신부 본인의 의사가 강해도 접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당국과 전문가들의 임신부 접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한 상황이라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접종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임신부 접종 계획을 묻는 질의에 “임신부에 대한 접종 시기나 대상 등에 관해 산부인과학회와 협의 중”이라며 “임신 중에 권고할 수 있는 시기, 백신의 종류, 주의사항 등을 협의할 예정이고 정리되면 국민들께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발표 시점으로 8~9월을 언급한 바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도 최근 국내 임신부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권고하자는 의견을 질병청에 전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 결과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난 6월 통계에 따르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3만 5691명의 임신부를 조사한 결과 유산이나 조산이 발생할 확률이 백신을 맞지 않은 임신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조산 위험이 높고 중증 질환을 앓을 위험이 더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CDC의 접종 권고는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접종을 강제한다기보다 임신부들에게도 선택권을 열어 준다는 취지다. 한편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 6차 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있다고 신고된 551건 중 256건(46.5%)에 대해 보상 결정을 내렸다. 보상 신청에서 제외된 사례들은 한 차례에 한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이날 오전 9시 기준 고교 재학생을 제외한 내년도 대학 입시수험생 10만여명에 대한 접종 사전예약률은 81.4%로 나타났다. 사전예약은 지난 28일 오후 8시 시작됐고, 30일 밤 12시에 종료된다.
  • ‘중국은 투자하기에 너무 위험’…中, 주가 대폭락에 긴급회의 소집

    ‘중국은 투자하기에 너무 위험’…中, 주가 대폭락에 긴급회의 소집

    중국이 지난 24일 사교육 금지 조치로 촉발된 ‘홍색 규제’ 리스크로 중국 본토·홍콩 증시는 물론,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까지 폭락하자 중국의 증권 감독 당국인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위)가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진정할 것을 당부했다. 미 월가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투자해선 안 될 나라’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증감위는 전날 밤 주요 투자은행의 간부들을 온라인으로 소집해 “시장의 요동에 흔들리지 말고 침착하라”고 당부했다. 팡싱하이 증감위 부위원장은 온라인 회의에서 “사교육 규제 대책은 그 영향이 교육산업에만 국한될 뿐이다. 이 여파가 다른 산업으로 전해지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신화통신도 이날 ‘중국 증시 초점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개혁은 발전을 촉진하고 활력을 불러일으킨다”며 “중국 자본시장은 부단히 개혁 중에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최근 인터넷 플랫폼 기업과 학원 등 산업의 감독관리 정책과 관련해 시장에서 일부 의문과 우려가 있다”면서도 “인터넷 플랫폼 경제와 학원을 대상으로 한 감독관리는 해당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것이다. 해당 산업을 제약하고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 경제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중국 정부는 전격적으로 사교육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과목 과외를 금지하고 사교육 기관의 과도한 이윤 추구 활동도 금지했다. 교육 불평등으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사교육비가 너무 높아 젊은층이 아이를 갖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 정부의 정책 의도는 십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온·오프라인 학원들의 영리 활동을 금지시킨 것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파장이 상당했다. 중국 사교육업체 주가가 90% 넘게 수직낙하해 주식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기존 제도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사업하던 업체들이 하루아침에 궤멸적 타격을 입고, 이들 기업에 투자한 전 세계 투자자들도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이에 ‘시 주석이 마음만 먹으면 중국 내 글로벌 기업과 거대 산업 하나쯤은 순식간에 소멸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전 세계로 퍼졌다. 그간 중국을 좋게 보던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도 ‘그의 행보를 볼 때 마윈의 설화로 규제가 심해진 인터넷 플랫폼 회사들도 단박에 국유화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왔고,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일부 투자자들의 탈중국 현상도 시작됐다. 아무리 미래 전망이 좋더라도 자본주의 경제의 근간인 ‘사유재산 보호’를 우습게 여기는 현 중국 시장에는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대표적인 ‘중국 낙관론자’였던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 창업자조차 지난 26일 자사 상장지수펀드(ETF) ‘아크 핀테크 이노베이션’(ARKF)를 통해 징둥닷컴과 알리바바, 핀둬둬 주식을 매도했다. 그는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자본 시장을 원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시장이 크다고 해서 중국 유망 기업에 무턱대고 투자했다가 시 주석의 말 한마디로 국유화되거나 이에 준하는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경고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중국 당국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자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물난리 취재하는 외신기자들, 괴롭힘에 살해 위협까지 받아”

    “中 물난리 취재하는 외신기자들, 괴롭힘에 살해 위협까지 받아”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물난리를 취재하는 외신기자들이 잇따라 현지 주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살해 위협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외신기자협회(FCCC)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정저우 재난을 취재하는 외국 매체 기자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에 언론인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중국에 먹칠 말라”…관영매체는 외신에 책임 전가FCCC는 영국 BBC와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기자의 경우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의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웨이보를 통해 BBC 기자의 소재를 파악해 신고할 것으로 독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정저우 거리에서 물난리 피해를 취재하던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와 LAT 기자가 그들을 BBC 기자로 오인한 군중에 둘러싸여 영상 장비를 뺏길 뻔했다. 군중들은 이들의 촬영이 불법이라며 억지 주장을 펴고, BBC 기자 사진을 보여주며 “당신이냐”고 묻는가 하면, “나쁜놈”, “중국에 먹칠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며 기자들을 막아섰다. 터널 참사를 취재하던 AFP통신 기자는 일련의 사람들에 에워싸여 촬영 영상을 삭제해야 했다고 FCCC는 전했다. FCCC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중국 정부가 외국 매체의 무제한 취재를 허용하고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군중의 폭력성을 지적하기는커녕 감싸고 돌며 외신 탓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들은 자국을 욕보이는 서방 매체의 보도에 화가 난 것”이라며 “서방 매체는 중국에 대한 편집증적 시각을 형성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하철 참사 추모공간 취재하던 中기자들 연행그러나 정저우의 물난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수난을 겪는 것은 중국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당국이 검열과 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남방도시보와 차이신미디어 기자들은 폭우로 지하철 차량이 침수되면서 희생된 5호선 승객들을 기리는 추모공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현지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조사를 받고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모두 삭제하고 나서야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저우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일 현지 지하철 5호선 안으로 빗물이 밀려들면서 1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명보는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이 같은 상황을 전했다. 또 해당 지하철 입구 앞 추모공간을 가리는 가림막이 두 차례 설치됐다가 두 번 모두 시민들에 의해 철거됐다고 명보는 전했다. 앞서 사고 발생 7일째인 지난 26일에는 지하철 5호선 입구에 헌화 행렬이 이어져 현장이 꽃으로 가득 채워지자 밤 사이 현장에 가림막이 세워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관리들이 꽃조차 무서워한다”면서 지하철 당국이 비극에 책임은 지지 않고 현장을 은폐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일부 시민이 나서 가림막을 치워냈다. 그러나 이후 다시 가림막이 들어섰고 시민들이 또다시 이를 걷어냈다는 것이다. 이번 정저우 물난리는 ‘1000년 만의 폭우’에서 시작됐지만, 관리들의 늑장·부실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저우 중심부에 있는 징광터널 중 1.835㎞ 길이의 징광북로터널이 물에 잠기면서 수백대의 차량이 고립되기도 했다. 24일 오전 기준 200대 이상의 차량이 발견되고, 사망자가 최소 4명 발생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희생자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번 허난성 정부는 이날 오후 연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수해로 허난성에서 숨진 사람이 모두 9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 ‘광명 관광사진 공모전’… 대상 300만원 등 총상금 1350만원

    ‘광명 관광사진 공모전’… 대상 300만원 등 총상금 1350만원

    경기 광명시는 시 개청 40주년을 기념해 시민과 함께 광명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제1회 광명 관광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모전에는 광명 최고의 쉼터 안양천의 낮과 밤 모습을 비롯해 ‘함께하는 시민, 웃는 광명’ 슬로건을 주제로 한 작품, 문화·예술·체육 행사, 광명의 사계 등 광명시를 소재로 한 자유작품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흑백과 컬러 모두 가능하며 작품 크기는 가로 11인치, 세로 14인치이면 된다. 2020년 1월 1일 이후 촬영본이어야 하고 1인당 4점 이하로 제한된다. 거주지 상관없고 접수기간은 8월 2일부터 31일까지다. 참여를 원하면 광명시청 누리집 고시공고란을 참고해 신청서 및 작품을 광명시청 홍보담당관 사진미디어실(경기도 광명시 시청로 20 광명시청 본관 1층)로 제출하면 된다. 광명시는 작품성·독창성·홍보성 등을 심사기준으로 1차 예비심사, 2차 시민 참여 길거리 투표, 3차 사진전문가 심사를 거쳐 대상 1명,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5명, 입선 30명 등 총 40명을 선정한다. 대상에는 3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 50만원, 입선 10만원씩 총 1350만원의 상금과 상장을 시상한다. 선정된 작품은 10월 18일부터 시민체육관을 비롯해 평생학습원과 도서관에 순회 전시할 예정이며 시정 홍보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김태영 광명시 홍보담당관은 “올해는 광명시가 개청한 지 40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시민과 함께 이를 기념하고자 이번 공모전을 마련했다”며,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벌써 두 번째…굶주린 러시아 식인곰 습격에 야영객 참혹사

    벌써 두 번째…굶주린 러시아 식인곰 습격에 야영객 참혹사

    러시아에서 야생곰이 사람을 잡아먹는 끔찍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28일 현지 매체 베스티는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르가키국립공원에서 야생곰 습격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27일 밤 공원 산책로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묵은 야영객 4명은 28일 아침 6시쯤 짐을 정리하다 변을 당했다. 텐트를 덮친 야생곰은 야영객 중 한 명인 예브게니 스타코프(42)를 물어뜯고 훼손했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야영객은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도망쳤다. 안톤 셸쿠노프(42)는 “텐트에서 하룻밤을 자고 배낭을 싸고 있었다. 그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6m 앞에 침을 뚝뚝 흘리는 거대 야생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생곰은 포효하며 야영객에게 달려들었다. 셸쿠노프와 예브게니 도브로드니(33), 파벨 젬추고프(32)는 간신히 몸을 피했지만, 모스크바에서 온 관광객 스타코프는 야생곰에게 붙잡혔다.셸쿠노프는 “50m 정도 산을 올라가 겨우 곰을 따돌렸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곰이 스타코프를 잡아먹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끔찍한 사고를 겪은 야영객들은 맨발로 7시간을 걸어가 공원에 설치된 경보기를 울려 도움을 청했다. 공원 관계자는 “야영객들이 직접 사고를 신고했다. 하지만 폭우 등 기상악화로 헬기가 현장에 접근하지 못해 아직 시신은 수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원 야생동물관리과 세르게이 구쉬친은 “사고 현장은 산등성이 호수 주변이라 접근이 어려운 장소”라고 부연했다. 예르가키국립공원에서 야생곰 습격으로 사람이 죽은 건 올 여름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달 21일에도 굶주린 야생곰이 16살 산악가이드를 잡아먹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곰은 사건 이틀 만에 사살됐다.당시 공원 관계자는 산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곰이 굶주림에 시달리다 마침 공식 경로가 아닌 지름길을 통해 나타난 가이드를 공격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야영객들이 소지한 음식 냄새가 야생곰을 유인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잇단 야생곰 습격 사건에 공원 측은 루트를 일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28일 예르가키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생태 산책로 일부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등산로를 통한 입산을 오는 11월 1일까지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시베리아 동부에 서식하는 시베리아불곰(동시베리아불곰, 학명 Ursus arctos collaris)은 유럽불곰(유라시아불곰)보다 사람에게 더 공격적이다. 육식 비중도 높다. 유럽불곰보다는 크고 캄카차불곰보다는 작다고 하나, 수컷 성체 두개골은 최대 43㎝로 캄차카불곰보다 큰 경우가 많다.
  • [속보] 전국 폭염특보…낮 최고 36도·곳곳 소나기

    [속보] 전국 폭염특보…낮 최고 36도·곳곳 소나기

    목요일인 2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이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겠다고 예보했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전북, 경상 내륙은 낮 12시부터 밤 12시 사이, 충청권에는 30일 오전 3시까지 국지적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5~40㎜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예상된다.
  • [똑똑 우리말] ‘시들음병’과 ‘시듦병’/오명숙 어문부장

    밤이 돼도 열기가 식질 않으니 숙면은 고사하고 잠드는 것조차 힘든 나날이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가두리 양식장의 물고기와 가축들의 집단 폐사 소식이 이어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폭염으로 인해 밭작물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폭염과 상관없이 작물을 말라 죽게 하는 병이 있다. 흔히 ‘시들음병’이라고 하는 것인데 맞는 표현일까. ‘만들-’, ‘둥글-’, ‘베풀-’처럼 어간이 ‘ㄹ’로 끝나는 동사나 형용사를 명사형으로 만들 때 쉽게 소리나는 대로 ‘만듬’, ‘둥금’, ‘베품’으로 표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이들 동사나 형용사가 ‘ㄴ’, ‘ㅂ’,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오’ 앞에서 ‘ㄹ’이 탈락하는 경우와 혼동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예를 들어 ‘만드니, 둥그니, 베푸니’, ‘만든, 둥근, 베푼’, ‘만듭니다, 둥급니다, 베풉니다’, ‘만드시다, 둥그시다, 베푸시다’, ‘만드오, 둥그오, 베푸오’처럼 활용되는데 이 같은 ‘ㄹ’ 탈락을 명사형 ‘-ㅁ’에도 적용해 ‘만듬’, ‘둥금’, ‘베품’으로 쓰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어간의 ‘ㄹ’이 생략돼서는 안 된다. 즉 받침 ‘ㄹ’ 옆에 바로 ‘-ㅁ’을 결합해 ‘만듦’, ‘둥?’, ‘베풂’으로 적어야 한다. 또한 ‘만들음’, ‘둥글음’, ‘베풀음’처럼 명사형에 모음 ‘으’를 끼워 넣어도 안 된다. 시들다의 명사형 역시 ‘시듬’이나 ‘시들음’이 아닌 ‘시듦’이다. 따라서 ‘시들음병’이 아닌 ‘시듦병’으로 적는 게 맞다.
  • “마약중독 엄마 탓에 그림에 중독, 그게 날 치유했죠”

    “마약중독 엄마 탓에 그림에 중독, 그게 날 치유했죠”

    힘겨운 어린 시절 글·그림으로 풀어내외조부모 사랑·격려가 나를 만들었듯혼자라고 느끼지 말고 주변 돌아보길다음 작품은 소아암 환우들의 이야기“혼자라고 느끼지 마세요. 우리 주위엔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와 가족,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게 슬픔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픽노블 ‘헤이, 나 좀 봐’(비룡소)로 2019년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 하비상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재럿 J 크로소치카(44)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저와 같은 싸움을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내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고 했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크로소치카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 주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마약중독으로 투옥된 뒤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매일 밤 영문 모를 악몽을 꿀 정도로 심리 상태가 불안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누구보다 그를 사랑했고 그림 그리는 재능을 살려 주려고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주변 어른들이 지나가듯 뱉은 칭찬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가슴 깊이 새겨 넣었다. 자신을 길러 준 ‘진짜 부모님’께 감사를 전한 크로소치카는 “종이 위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게 제게 탈출구이자 심리 치유였다”며 “수많은 스케치북이 내 인생을 구했다”고 했다.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어떻게 재능을 낭비했는지를 봤기 때문에 더욱 그림에 열성적이었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그는 2001년 대학 졸업 직후 첫 어린이 그림책 ‘굿나잇 몽키보이’를 통해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어느덧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는 친부를 찾아냈고, 현재는 이복동생들과도 연락하며 우애를 주고받고 있다. 2012년 테드(TED) 강연에서 어머니의 마약중독에 대해 처음 공개한 뒤 가족의 마약중독과 싸워 온 많은 사람을 만났고, “내가 걸어온 길이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어린아이일 때는 주어진 환경을 통제할 수 없었지만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름다운 건 자신의 현실과 가족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시절을 돌아본 그는 “살다 보면 미래가 암울해 보일 때가 많지만 인내심을 품고 기다리면 멋진 미래가 우리를 맞이한다”며 희망의 말도 건넸다. 그는 “한국에는 가 본 적 없지만, 언젠가 가 보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다음 작품으로는 자원봉사 캠프에서 소아암 환우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통해 배웠던 삶과 죽음, 희망에 대한 그래픽노블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가슴 뜨거운 명곡, 무대에 스며들다

    가슴 뜨거운 명곡, 무대에 스며들다

    故 이영훈 노래로 엮은 ‘광화문연가’ 윤도현·엄기준 등 출연진 열정 무대 첫사랑과 시대의 아픔 아련하게 그려 방역 문제로 ‘떼창’ 못 부르고 박수만 故 김현식 음악 풀어낸 ‘사랑했어요’ 새달 14일부터 짙은 감성의 무대로 ‘거장’ 신중현 노래로 가득 채운 ‘미인’ 더 강렬해진 청춘 이야기로 9월 공연세대를 이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명곡들로 채워진 주크박스 뮤지컬 작품들이 추억과 색다른 감동을 더한다.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들에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가 입혀지면서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무대가 객석을 촉촉이 적신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죽음까지 단 1분을 앞둔 상황에서 떠나는 시간여행을 다룬 이야기를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들로 풀어낸다. 1980년대 덕수궁에서 처음 만난 첫사랑에 얽힌 사연을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감성적인 음악으로 빚는다.고선웅 극본, 이지나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등 국내 주요 창작진들이 만들어 낸 탄탄한 이야기는 풋풋하고 설레는 순간뿐 아니라 엄혹했던 시절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대학생들의 아픔까지 시대극처럼 다채로운 장면들로 이어진다.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면서도 지금까지 수많은 리메이크로 여전히 친숙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여서 젊은 관객들에게도 인기다. 28일 인터파크 예매자 현황에 따르면 20대 35.8%, 30대 26.5%, 40대 22.1% 등으로 연령대별로 고루 이 작품을 찾고 있다.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 김성규, 차지연, 김호영 등의 스타들이 뮤지컬과 콘서트를 동시에 보는 듯한 열정적인 무대를 꾸민다. 죽음을 앞둔 명우를 데리고 시간여행을 떠나는 미스터리한 존재 월하 역을 이번에도 차지연이 연기하면서 ‘젠더 프리’의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더욱 돋운다. 함께 떼창을 하는 ‘싱얼롱 커튼콜’도 묘미였지만 코로나19로 신나는 노래에 “제발 박수만 쳐 달라”는 당부를 받고 ‘붉은 낙타’를 들으며 입을 꾹 닫고 있어야만 하는 현실이 야속하다.다음달 14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사랑했어요’에는 낭만 가객 김현식의 음악들이 흐른다.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연인과 가족의 사랑 등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김현식의 노래들로 그린다. ‘사랑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비처럼 음악처럼’과 ‘내 사랑 내 곁에’ 등 아름다운 가사와 짙은 감성의 선율이 저마다 사랑과 아픔을 간직했을 객석에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조장혁, 고유진, 정세훈, 성기윤, 홍경인 등 가창력과 연기를 겸비한 이들이 뜨거운 울림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개막 전 티케팅에서 이 작품도 20대 37.4%, 30대 29.7%, 40대 20.2% 등이 예매하며 두루 관심받고 있음을 확인했다.오는 9월에는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대중음악의 거장 신중현의 힘 있는 노래들로 채운 뮤지컬 ‘미인’이 3년 만에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2018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초연했던 공연을 소극장으로 옮겨 관객과 더욱 가까운 데서 강렬하게 노래한다. ‘미인’, ‘님아’, ‘봄비’, ‘빗속의 여인’, ‘아름다운 강산’ 등 히트곡들이 잇따라 나오는 이 극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극장 하륜관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다룬다. 박영수, 조성윤, 최민우, 장민제, 여은, 제이민, 최호승 등 대학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젊은 관객들과도 깊이 소통할 예정이다.
  • 與가 밀어붙이는 ‘언론중재법’ 역풍 조짐

    與가 밀어붙이는 ‘언론중재법’ 역풍 조짐

    더불어민주당이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 조작 보도 등 ‘가짜뉴스’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제하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 언론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언론개혁이 비로소 첫걸음을 뗐다”며 “육참골단의 각오로 야당의 입법 바리케이드를 넘어 수술실 CCTV 설치법, 미디어바우처법, 신문법, 부동산투기 근절 입법, 검찰·사법개혁 입법 처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다수의 인터넷 언론사나 신규 언론사를 설립하고 선택은 국민이 한다는 취지로 언론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책을 폈다”며 “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경직된 언론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인가. 노무현 정신을 저버리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29일 문체위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하고 다음달 중순 법사위를 거쳐 25일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 위헌 논란에 독소조항 가득 민주당 추진 언론중재법은

    위헌 논란에 독소조항 가득 민주당 추진 언론중재법은

     더불어민주당이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 조작 보도 등 ‘가짜뉴스’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제하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 언론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언론개혁이 비로소 첫걸음을 뗐다”며 “육참골단의 각오로 야당의 입법 바리케이드를 넘어 수술실 CCTV 설치법, 미디어바우처법, 신문법, 부동산투기 근절 입법, 검찰·사법개혁 입법 처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다수의 인터넷 언론사나 신규 언론사를 설립하고 선택은 국민이 한다는 취지로 언론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책을 폈다”며 “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경직된 언론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인가. 노무현 정신을 저버리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29일 문체위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하고 다음달 중순 법사위를 거쳐 25일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문체위 16명 중 민주당 8명, 열린민주당 1명으로 야당 없이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민주당 미디혁신특별위원회가 추진해 온 언론중재법이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8부 능선을 넘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라고 명명했지만, 국민의힘은 ‘언론재갈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뉴스를 근절한다는 본래 취지를 달성하기보다는 정치인, 대기업 등에 대한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언론중재법에 신설된 내용은 징벌적 손해배상, 정정보도 청구권, 열람차단 청구권으로 요약된다.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허위, 조작 보도에 대해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되 배상액은 언론사 매출액의 0.01~0.1%로 제한했다. 연매출 3000억원인 신문사의 경우 15억원까지 손해배상을 할 수 있다. 배상액 산정이 곤란하면 1억원까지 배상액을 부과한다.  발생한 손해 정도와 무관하게 언론사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책정하는 방식은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동통신사의 불법행위에 과징금을 매길 때도 관련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산정하게 돼 있다”며 “문제가 되는 기사와 무관한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경제적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조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매출액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디어특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언론사의 80~90%가 매출액 10억원 이하로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최대 100만원을 받게 된다”며 “매출액의 1%까지 배상액을 올리고, 손해액의 2배 이상으로 배상액 하한선을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과실 추정’ 조항은 명확성이 떨어져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꼽힌다. 대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보도가 진실하지 않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책임을 면제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그러나 언론중재법에는 취재 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해 보도한 경우, 계속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 보도를 한 경우, 제목과 기사 내용이 달라 제목을 왜곡하는 경우, 사진 등 시각자료와 기사 내용이 달라 왜곡하는 경우에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고의성 입증 책임은 원고와 피고 양측 모두에게 부과된다.  정정보도 시 기존 보도와 동일한 시간·분량 및 크기로 싣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정 대상의 내용이 기존 보도의 일부인 경우는 분량을 기존 보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해야 한다. 인터넷의 경우 정정보도 청구만 받아도 무조건 청구 사실을 해당 기사에 병기해야 한다. 정정 요건이 되는지 따지기도 전에 오보라는 ‘낙인 효과‘가 찍힐 우려가 크다.  한국기자협회 등 5개 언론 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 악법”이라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및 정부 정책의 비판·의혹보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민주적 개정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헌법소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아하! 우주] 생명체도 있을까?…목성의 달 ‘가니메데’서 수증기 첫 포착 ​

    [아하! 우주] 생명체도 있을까?…목성의 달 ‘가니메데’서 수증기 첫 포착 ​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인 목성의 달 가니메데의 희박한 대기권에서 처음으로 수증기의 증거를 감지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발견은 태양계와 그 너머 다른 얼음 천체의 대기에서 물을 발견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국제공동연구팀은 밝혔다. 천체에서 수증기 발견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물이 생명체 존재의 기본 요건이기 때문이다. 가니메데는 수성과 명왕성보다 크고 화성보다 약간 작은 위성으로 태양계 내에서 9번째로 큰 천체이다. 과거 연구에서 가니메데가 지구의 모든 바다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물을 포함한 지하 바다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다만 가니메데는 너무 추운 나머지 표면의 물이 단단히 얼어붙어 얼음 지각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가니메데의 바다는 지하 160㎞ 아래 숨어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가니메데 표면의 얼음이 고체에서 직접 기체로 승화한 수증기가 가니메데의 얇은 대기층 일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물에 대한 증거는 지금까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새 논문에서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수집한 가니메데의 오랜 데이터와 함께 최근의 데이터를 같이 분석했다. 1998년 허블우주망원경은 지구의 북극광과 남극광과 같은 현상인 가니메데의 오로라를 보여주는 첫 자외선 이미지를 포착했다. 전하를 띤 오로라 안의 다채로운 가스 리본은 가니메데가 약하지만 자체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 오로라 밴드에서 감지된 자외선 신호는 각각 두 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된 산소 분자의 존재를 암시하며, 이는 하전 입자가 가니메데의 얼음 표면을 침식할 때 생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방출된 자외선 복사 중 일부는 순수한 산소 분자가 포함된 대기에서 나오는 복사와는 일치하지 않았다. 이전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불일치가 산소 원자, 즉 단일 산소 원자의 신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가니메데 대기에 있는 산소 원자량의 측정을 시도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산소 원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는 초기 자외선 신호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가니메데의 표면 온도가 적도에서 정오 기준으로 섭씨 영하 123도, 밤에는 약 193도까지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가니메데 표면의 가장 뜨거운 지점에서 얼음이 직접 증기로 변할 만큼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음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가니메데의 여러 자외선 이미지 사이에서 보이는 차이가 기후에 따라 위성의 대기 중 수증기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를 이끈 스웨덴 왕립공대(KTH) 로렌츠 로스 교수는 “대기 중의 수증기는 데이터와 매우 잘 일치한다”면서 “이전 연구가 가니메데 대기에서 물을 감지하지 못한 주된 이유는 산소분자의 자외선 신호가 매우 강했기 때문으로, 산소분자의 신호가 강할 경우 다른 신호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발견은 수증기가 실제로 외부 태양계의 얼음 천체의 대기에도 존재할 것임을 시사한다”면서 “이제 우리는 우주의 더 많은 곳에서 수증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26일 자에 발표됐다.  ​
  • “그림은 탈출구이자 치유… 수많은 스케치북이 살렸어요”

    “그림은 탈출구이자 치유… 수많은 스케치북이 살렸어요”

    “가족 중 누군가가 약물이나 술, 도박에 중독돼 슬픔을 겪고 있다면 그 슬픔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에요. 우리 주위엔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 선생님들이 있죠. 그리고 예술 활동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된다면 슬픔을 치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2019년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 하비상 올해의 책 수상작인 ‘헤이, 나 좀 봐’(비룡소)가 국내에 출간됐다.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어린이책 작가이자 삽화가인 재럿 J 크로소치카(44)가 마약 중독 어머니를 둔 그늘진 유년기를 딛고 예술가가 되기까지의 성장기를 그린 그래픽노블이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크로소치카는 “저와 같은 싸움을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저 자신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크로소치카는 어머니가 마약 중독으로 투옥된 뒤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사실상 어머니·아버지 없이 자란 그는 유년 시절엔 매일 밤 영문 모를 악몽을 꿀 정도로 심리상태가 불안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누구보다 그를 사랑했고 그림 그리는 재능을 살려주려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주변 어른들이 지나가듯 뱉은 칭찬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가슴 깊이 새겨 넣는다. 크로소치카는 “저는 종이 위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예술은 제게 탈출구이자 심리 치유 행위였다”며 “수많은 스케치북이 내 인생을 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어떻게 재능을 낭비했는지 보지 않았더라면 그렇게까지 그림에 열성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떠올렸다.미술을 향한 열정에 불꽃을 지핀 크로소치카는 2001년 대학 졸업 직후 첫 어린이 그림책 ‘굿나잇 몽키보이’를 통해 작가로서 명성을 쌓았다. 어느덧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는 친부를 찾아냈고, 현재는 이복동생들과도 연락하며 우애를 주고받고 있다. 그는 “2012년 테드(TED) 강연을 통해 처음으로 제 어머니의 마약 중독에 대해 공개했고, 이후 가족의 마약 중독과 싸워온 많은 사람을 만났다”며 “제가 걸어온 길이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했다. 이어 “마약중독자였을지언정 어머니도 제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셨고, 저는 그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성장한 그는 “어린 아이일 때는 주어진 환경을 통제할 수 없지만,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름다운 것은 자신의 현실과 가족을 스스로 만들어 가기 때문”이라며 긍정의 언어로 지금을 돌아봤다. “살다 보면 미래가 암울해 보일 때가 많지만 인내심을 품고 기다리면 멋진 미래가 우리를 맞이하는 것 아닐까”라는 희망의 말도 꺼냈다. “한국에는 가본 적 없지만, 언젠가 가보고 싶다”는 그는 “다음 작품으로 자원봉사 캠프에서 소아암 환우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통해 배웠던 삶과 죽음, 희망에 대한 그래픽노블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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