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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주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 “태어난 판으로 다시 돌아간다”

    25주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 “태어난 판으로 다시 돌아간다”

    “매년 전통음악을 계승·발전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관객과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살아있는 판의 축제를 선보이겠습니다.” 올해 25회차를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소리축제)가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를 키워드로 오는 8월 12~16일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 곳곳에서 열린다. 16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최철 조직위원장은 ‘판의 축제’를 소개하며 “전통음악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현대성과 세계성을 함께 담아낸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를 주제로 삼은 소리축제는 개·폐막작을 세우는 전형을 벗어버리고 대표 기획공연도 변화를 줬다. ‘판소리 다섯바탕’은 완창 중심에서 벗어나 ‘판놀음’ 형식으로 새롭게 꾸민다. 첫째 마당은 줄타기·사자놀이·기놀이 등 다채로운 연희로 판을 열고, 둘째 마당은 소리꾼들의 깊이 있는 소리, 셋째 마당은 힘찬 판굿으로 소리꾼·연희자·관객이 어우러지는 대동의 판을 완성한다. 장문희(춘향가)·송재영(심청가)·김차경(흥보가)·왕기석(적벽가)·김세미(수궁가)가 참여하고, 예인협회 ‘인(In) 천지’가 연희를 맡는다. 국악계 거목인 박대성·박범훈의 ‘산조의 밤’, 블라인드로 선발된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신진 국악인의 등용문인 ‘소리 프론티어’로 세대 조화를 이룬다. 국내 초청 공연으로는 정지아 원작을 무대화한 남원시립국악단 신작 창극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오른다.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근현대사의 아픔을 소환하며 전통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여성 연희자를 재조명한 ‘여성농악-안녕 평안굿’, 고창농악, 강릉단오굿, 컨트리공방, 심수봉·어반자카파 무대(전북CBS 공동기획)도 펼쳐진다. 월드뮤직 부문에서는 2014년 초연작 ‘쇼팽&아리랑’을 비롯해 재니스 조 리 밴드와 송봉금, 인도 바이올리니스트 요츠나, 마지카·마달리초 밴드 등이 무대에 오른다. 13개 시·군을 도는 ‘찾아가는 소리축제’, 전주문화재단과 협업한 ‘어린이 소리축제’, 전주 곳곳을 무대 삼은 ‘소리 프린지’, 사전 프로그램 ‘월드뮤직 렉처콘서트’, 신설한 ‘판소리X시네마’ 등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정수 집행위원장은 “판소리가 태어난 놀이판, 소리판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한다”면서 “모든 프로그램들이 도민뿐 아니라 소리축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힐링의 시간으로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삼전에 굴욕 안긴 ‘이 회사’ 비결은 17시간 ‘지옥 근무’?…네티즌 두손두발

    삼전에 굴욕 안긴 ‘이 회사’ 비결은 17시간 ‘지옥 근무’?…네티즌 두손두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직원의 하루 일과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새벽같이 출근해 밤 9시 30분이 넘어서야 퇴근하는 고강도 일상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만 매체 TVBS는 지난 14일(현지시간) TSMC의 한 직원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하루 일과를 공유하며 현지 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3%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5%에 머물러 두 기업 간의 격차는 지난해 1분기 59.9%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65.8%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해당 직원이 밝힌 일과를 두고 누리꾼들은 가히 ‘살인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오전 7시 30분에 기상한 그는 8시에 아침 식사를 사서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아침 회의 준비에 돌입한다. 오전 9시부터는 본격적인 회의를 진행하며 틈틈이 이메일을 확인한다. 오전 11시 30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점심을 먹으며 짧은 휴식을 취한다. 오후 일정 역시 숨 가쁘게 돌아간다. 오후 1시에 업무를 재개한 뒤 각종 회의가 끝나는 오후 5시 30분 이후에도 동료들과 업무 논의를 이어간다. 저녁 7시 30분에 이르러서야 홀로 사안을 검토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개인 업무 시간이 주어진다. 그의 퇴근 시간은 통상 밤 9시 30분이다. 집에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자정을 넘긴 12시 30분이다. 다음 날 아침이면 이 같은 고강도 일과가 반복된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 정도면 도저히 할 수 없다”, “운이 좋아서 저 회사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준다”, “돈을 많이 벌어도 저런 생활은 못 하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일각에서는 고된 업무량에 상응하는 확실한 보상이 따른다는 현실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누리꾼들은 “몇 년만 버티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며 고강도 근무와 높은 처우 사이의 득실을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 리필드, AI 두피 스캐너·스칼프 앰플 패키지 CJ온스타일 방송 물량 전량 소진

    리필드, AI 두피 스캐너·스칼프 앰플 패키지 CJ온스타일 방송 물량 전량 소진

    탈모 기능성 브랜드 리필드(Refilld)의 홈쇼핑 전용 패키지 상품이 CJ온스타일 방송에서 준비된 수량을 전량 소진했다. 리필드는 지난 6월 15일 밤 10시 55분에 진행된 CJ온스타일 2차 방송을 통해 ‘리필드 프로페셔널 PRO+ cADPR Exo™77 스칼프 앰플’ 전용 패키지 판매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스칼프 앰플과 전용 오프너, 이용자의 두피 상태를 측정하는 ‘리필드 AI 스캐너’가 포함된 홈쇼핑 전용 제품이다. 구성품 중 하나인 리필드 AI 스캐너는 이용자가 직접 본인의 두피 상태를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된 분석 기기다. 스캐너로 두피 상태를 파악한 뒤 스칼프 앰플을 활용한 케어 루틴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전문 숍 중심이던 두피 관리 경험을 가정에서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뷰티 업계에서는 기술 기반의 분석 장비와 기능성 제제를 결합한 홈케어 형태의 상품 구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단순한 제품 도포 단계에서 벗어나 개인별 두피 상태를 직접 측정하고 이에 맞춰 관리 주기를 설정하려는 소비자층이 형성됨에 따라, AI 기기와 앰플의 결합 상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필드 측은 “이번 방송 성과를 바탕으로 홈케어 전용 구성 라인업을 강화하고, 소비자 접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오늘 안성 밤마실 어떠세요?”…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 ‘안성 장마당 축제’ 열린다

    “오늘 안성 밤마실 어떠세요?”…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 ‘안성 장마당 축제’ 열린다

    경기 안성시가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를 안성전통시장 일원(서인사거리~인지사거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안성시 신야간경제 활성화 사업인 의 하나로 추진된다. ‘그 시절, 안성장의 밤 다시 빛나다’를 주제로 전통시장의 옛 정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야간 문화·관광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전통시장 상인이 직접 먹거리 및 체험 부스 운영에 참여해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축제 공간은 어울림·놀이·먹거리·홍보마당 등 총 4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행사에는 개막식과 레트로 댄스 경연대회, 가족 장기자랑, 광신 나이트 등 공연 프로그램을 비롯해 추억의 골목놀이 체험, 전통시장 대표 먹거리 부스, 다양한 홍보체험 부스 등이 운영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전통시장 상인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번 장마당 축제가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지역 대표 야간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서울랜드, ‘2026 K-썸머 도파민 페스티벌’ 개막…물폭탄부터 K귀신·야간공연까지

    서울랜드, ‘2026 K-썸머 도파민 페스티벌’ 개막…물폭탄부터 K귀신·야간공연까지

    물놀이·K납량특집·야간공연까지, 올여름 ‘3대 도파민 폭발’ 축제 6월 20일 프리오픈 서울랜드가 여름축제 ‘2026 K-썸머 도파민 페스티벌’을 열고 본격적인 여름 시즌 운영에 나선다. 이번 축제는 6월 20일 프리오픈을 시작으로 8월 31일까지 이어진다. ‘2026 K-썸머 도파민 페스티벌’은 봄 시즌부터 선보여 온 ‘K컬처와 놀이공원의 특별한 만남’ 콘셉트를 여름으로 확장한 축제다. 서울랜드는 올여름 대표 콘텐츠로 물놀이, 납량특집, 야간 공연 등 ‘3대 도파민’을 내세우고, 여기에 한국적 감성과 스토리를 더해 차별화된 여름 경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첫 번째 도파민은 서울랜드 여름 콘텐츠의 정점인 ‘워터워즈 & K-뮤직워터팝’이다. 워터워즈는 올해 ‘해적왕’ 콘셉트를 새롭게 더했다. 해적의 신비한 보물이 숨겨진 ‘크라켄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서울랜드 캐릭터 아롱이·다롱이와 크라켄이 펼치는 익스트림 워터배틀이 진행된다. 특히 게임 형식을 차용해 지구별무대의 대형 LED 화면과 연계한 참여형 콘텐츠로 운영되며, 관람객들이 직접 물총 전투에 참여해 짜릿한 승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또한 ‘K-뮤직워터팝’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신나는 K-POP 음악과 함께 시원한 물대포가 쏟아진다. 서울랜드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워터밤’ 콘셉트 공연으로, 음악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름 대표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워터워즈의 열기를 즐긴 뒤에는 서울랜드 대표 물놀이 명소인 ‘크라켄 아일랜드’에서 더욱 시원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워터파크를 연상시키는 크라켄 아일랜드 1층 물놀이 공간은 물대포, 바닥분수, 워터 스프레이 등 다양한 워터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무더운 여름철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번째 도파민은 K컬처를 접목한 ‘K납량특집’이다. 축제 기간 연꽃분수 일대는 ‘귀신 놀이터’로 변신한다. 이곳에서는 처녀귀신, 저승사자와 같은 대표적인 한국 전통 귀신은 물론 도깨비 독각, 두억시니 등 다양한 K귀신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귀신 놀이터에서는 귀신들과 함께 즐기는 소름 돋는 공포 게임도 펼쳐진다. 술래잡기, ‘내 다리 내놔’ 등 한국 공포 설화를 모티브로 한 참여형 미션 게임이 운영되며, 오싹함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봄 시즌 큰 인기를 끌었던 ‘골목 노래자랑’은 ‘귀신 노래자랑’으로 새롭게 돌아온다. 매주 주말 유쾌한 귀신 진행자와 함께 진행되는 노래자랑은 참가자들의 끼와 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우승자들은 추후 왕중왕전에 진출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특히 봄 시즌 진행된 ‘세기말 노래자랑’에서는 13세 참가자가 현장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눈에 띄어 캐스팅 제안을 받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귀신 노래자랑 역시 미래 K-POP 스타를 꿈꾸는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래자랑 개최 일정은 홈페이지를 통해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귀신 캐릭터 포토존과 AR 기술을 활용한 ‘반려귀신 분양소’ 모바일 포토카드 이벤트 등 다양한 K귀신 체험 콘텐츠가 마련된다. 마지막 세 번째 도파민은 열대야를 잊게 만드는 야간 공연과 불꽃쇼다. 서울랜드의 대표 야간 콘텐츠인 ‘루나, 빛의 전설’은 이번 여름 확장판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돼 더욱 화려한 연출과 커진 스케일로 관람객들을 찾아간다. 특히 금·토·일 및 공휴일에는 초대형 불꽃 연출이 더해진 ‘K팝 불꽃판타지’가 함께 진행돼 여름밤의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또한 공연 종료 후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K-POP 미러볼 댄스타임이 이어진다. 신나는 K-POP 음악과 함께 여름밤의 열기를 뜨거운 에너지로 바꾸는 참여형 콘텐츠로, 서울랜드만의 ‘열대야 도파민’을 완성할 계획이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서울랜드는 올해 봄부터 K컬처와 놀이공원의 특별한 만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이번 여름축제 역시 물놀이, 공포체험, 야간공연이라는 여름 대표 콘텐츠에 한국적인 스토리와 문화를 더해 서울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K-도파민’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람객들이 단순히 콘텐츠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즐기며 자신만의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축제를 구성한 만큼, 올여름 서울랜드에서 특별한 K컬처 경험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랜드 여름축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인천공항 여직원 휴게실에 웬 배설물…CCTV에 찍힌 중국인 남성

    인천공항 여직원 휴게실에 웬 배설물…CCTV에 찍힌 중국인 남성

    중국 국적의 한 남성 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항 내 출입국심사관 전용 휴게실에 무단으로 들어가 배변을 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2층 입국장 내 출입국심사관 여직원 휴게실 세면실에서 배설물이 발견됐다. 해당 사실은 다음 날인 5일 확인됐다. 문제가 발생한 휴게실은 일반인은 물론 입국객도 출입할 수 없는 출입국심사관 전용 공간이다. 출입국 당국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 남성 관광객이 해당 공간에 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배변 행위를 한 인물은 아직 특정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출입국 직원들은 사건 당시 여성 휴게실 출입문 도어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당국의 후속 조치도 미흡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입국장은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공간”이라며 “배변이 급한 입국객이 길을 잘못 찾아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수사 의뢰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당국은 휴게실 앞에 출입 금지 안내판과 안전 펜스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시설 훼손을 넘어 공항 보안 관리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 내 출입국심사구역과 직원 전용 시설은 사실상 보안 구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일반인의 무단 출입 자체가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의 배변 관련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서울 경복궁과 제주 한라산 등 국내 주요 관광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의 부적절한 배변 행위가 잇따라 논란이 된 바 있다.
  • “내가 화류계 출신?” 김세의 고소 소재원, 10억 손배소 예고… “가짜뉴스 유포자 재기 못하게”

    “내가 화류계 출신?” 김세의 고소 소재원, 10억 손배소 예고… “가짜뉴스 유포자 재기 못하게”

    고소 1년 4개월만에 “전부 송치 결정”“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경찰이 인정” 영화 ‘비스티보이즈’, ‘터널’ 등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가 자신의 경력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김세의 대표를 고소한 지 1년 4개월 만에 김 대표가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소 작가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반갑고 당연한 소식을 전한다. 제가 고소했던 김세의에 대해 불송치는 단 한 건도 없이 ‘전부 송치’ 결정이 났다”며 “전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진행했고, 단 한 건도 빠짐없이 허위사실로 인정됐다”고 전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김세의 본인 역시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경찰이) 판단해 송치했다”면서 “저는 김세의가 이야기한 모든 것이 거짓말이기에 송치 결정이 날 것을 확신했고, 결과는 제 확신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소 작가는 “더욱 분노스러운 사실은 김세의가 허위라는 것을 뻔히 알고도 방송을 했다는 것”이라며 “김세의와 그를 추종하는 자들에 의해 저희 가족은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 1년 4개월은 지옥 같았고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김세의만큼은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매일 밤 자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맹세했다”고 털어놨다. 소 작가는 김 대표에 대한 민사소송도 예고했다. 그는 “김수현 배우께서 수백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김수현 배우만큼은 아니지만, 작가 수입으로 따지면 상위 5% 안에 들어가는 작가였다. 대충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며 “물론 그 금액이 다 인정되기란 쉽지 않겠지만, 설령 전부 인정되더라도 앞서 피해 보신 분들이 계시기에 실제로 손해배상금을 배상받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반드시 가짜뉴스를 유포한 자들이 다시는 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앞서 소 작가는 지난해 2월 “내가 돈을 쉽게 벌기 위해 화류계에서 일했다는 거짓을 퍼트린 곳 중 한 곳이 가세연”이라면서 “가세연에 대한 1차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가세연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소 작가에 대한 기사 등을 소개하며 그가 과거 화류계에 종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얘는 힘들다고 노숙자를 하거나 호스트바에서 일을 한 게 자랑이냐” 등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소 작가는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원작소설) 집필을 위해 호스트바에 잠입 취재했다는 건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 2022년에도 인간의 욕망을 그린 드라마 제작을 위해 호스트바에 잠입해 취재를 했다”면서 집필을 위한 취재 차원에서 남성 접대원으로 잠입한 경험은 있으나, 실제 화류계 종사자라는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소 작가는 김 대표의 송치 사실을 알린 이튿날인 15일에도 글을 올려 “평범한 사람이라면 김세의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문제는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 끔찍한 가짜뉴스를 퍼트린다는 사실”이라며 자신에 대한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저격했다. 그는 “김세의가 퍼트린 가짜뉴스를 추종하던 이들과 제 이혼에 대한 무례한 추측을 사실로 믿었던 자들에게 묻고 싶다. 부끄럽지 않은가. 미안하지 않나. 얼굴 없는 살인자가 돼 저희 가족에게 행한 잔인하고 끔찍한 일들이 두렵지 않은가”라며 “저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김세의와 그를 추종했던 자들과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 24시간 동안 5069㎞ 버텼다

    24시간 동안 5069㎞ 버텼다

    제네시스 공식 모터스포츠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19번 차량이 14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제94회 ‘르망 24시간’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처음 출전해 최종 13위로 완주에 성공했다. ●데뷔전에 단일 제조사 팀은 ‘이례적’ GMR-001이 24시간 동안 13.626㎞의 트랙을 372랩 돌며 주행한 거리는 약 5069㎞였다. 서울과 부산을 6번 이상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레이스 도중 가장 빠른 랩에서 평균 시속 236.2㎞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퍼카들과 대등한 성능을 뽐냈다. 르망 24시간은 차량이 부서지지 않고 버티는 ‘내구성’이 순위를 가르는 가혹한 레이스다. 연료, 타이어 관리, 전략, 드라이버 운영 능력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3명의 드라이버가 24시간 교대로 주행하는 방식인 만큼 완주 자체가 제조사의 설계 개발 역량과 팀의 운영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번 하이퍼카 클래스 본선에 오른 18대의 차량 중 최종 완주에 성공한 차량은 14대였다. 1·3위는 도요타, 2위는 BMW(각각 381랩)가 차지했다. 완주에 실패한 차량은 4대였다. 페라리와 BMW, 캐딜락이 1대씩 무릎을 꿇었고, 제네시스 GMR-001 17번 차량도 레이스 종료 7시간 반을 남겨두고 서스펜션 이상으로 중도 탈락(리타이어)했다. 제네시스가 섀시부터 파워트레인까지 독자적으로 꾸린 ‘단일 제조사 팀’으로 데뷔전 완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기술적 성공이라는 평가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은 새벽 시간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비 시간을 최소화하고 ‘쿼드러플 스틴트’(4연속 주행)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친 드라이버가 내리고 교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19번 차량의 마튜 자미네 선수 등은 타이어와 연료만 교체할 뿐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4시간 가까이 운전대를 잡고 버텼다. 밤 한때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르망 24시간 완주는 ‘프리미엄차의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 생존과 브랜드 격상을 위한 확실한 무기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104만 2509대를 판매하며 7.9%의 점유율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그룹에 이어 4위에 안착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 소매 판매량은 2455대에 불과했다. 북미 시장과 달리 벤츠·BMW·포르쉐 등 토착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버틴 유럽의 벽은 높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진출해 있는 제네시스는 내년까지 유럽 내 판매 거점을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총 11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행 데이터, 고성능 ‘마그마’에 이식 이번 르망24 레이스에서 얻은 주행 데이터는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로 이식된다. 제네시스는 현장에서 ‘마그마 GT’와 ‘마그마 GT3’ 등 콘셉트카 2종을 공개하며 고성능·스포츠차 시장 진출도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독일 3사(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는 직접적 경쟁자이며, 이에 필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고] 겸재정선미술관에서 피어난 예술혼

    [기고] 겸재정선미술관에서 피어난 예술혼

    겸재 정선은 72세이던 1747년, 노년의 무르익은 필치가 집약된 금강산 그림을 남겼다. 그는 이 그림에 당대 최고의 시인 이병연과 김창흡의 시를 곁들여 산수화 21폭을 비롯한 총 38폭의 ‘해악전신첩’을 제작했다. 예술·학술·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이 화첩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 화첩은 한때 영영 사라질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1933년 고미술상 장형수는 용인 양지면 일대를 둘러보던 중 한 대저택을 발견했다. 수소문 끝에 그 집이 친일파 송병준의 손자 송재구의 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송재구와 경성의 소식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날이 저물자 장형수는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그날 밤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 하인들이 불을 지피기 시작할 무렵, 마침 밖으로 나왔던 장형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불쏘시개로 쓰려던 것이 다름 아닌 초록 비단으로 장정된 오래된 화첩이었기 때문이다. 그림과 글씨가 범상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한 그는 곧장 이 화첩을 간송 전형필에게 가져갔다. 처음에는 자신이 송재구에게 치른 값의 열 배인 200원 정도를 받을 요량이었다. 그러나 화첩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본 간송은 1500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내놨다. 당시 경성 시내의 제법 큰 기와집 한 채 반에 해당하는 거금을 들여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낸 셈이다. 오늘날 서울 강서구는 조선시대에 양천현으로 불렸다. 겸재 정선은 영조의 명을 받아 65세이던 1740년부터 70세인 1745년까지 5년간 양천현 현령으로 재직했다. 그는 지금의 강서구 궁산에 올라 마곡나루 주변의 뛰어난 경관을 그려 보내곤 했는데, 절친인 사천 이병연은 그림을 감상한 뒤 시로 화답했다. 멀리 떨어진 겸재를 그리워하며 이병연이 시 한 수를 지어 보내면, 겸재는 이를 받아 그림으로 옮겼다. 이처럼 한강 변 풍경부터 일상의 소식까지 그림과 시로 교류한 작품들을 후손들이 모아 엮은 것이 바로 ‘경교명승첩’이다. 이 화첩 역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됐다. 강서구에서는 겸재 정선이 ‘경교명승첩’이라는 불멸의 작품을 남긴 것을 기념하고, 겸재의 진경산수화를 중심으로 연구·전시하고자 2009년 겸재정선미술관을 설립했다. ‘해악전신첩’(정선이 금강산을 그린 진경산수화 시화첩)처럼 우리 선조가 지켜낸 겸재의 원화 27점을 순환 전시할 뿐 아니라 겸재의 진경산수화를 알리는 학문적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또한 현대 화가들이 겸재의 정신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매년 ‘겸재미술대전’과 ‘겸재 내일의 작가전’ 등 공모전도 개최한다. 특히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겸재 탄생 350주년을 기념해 4월 14일부터 6월 21일까지 특별 기획전 ‘소나무, 늘 푸르른’을 열고 있다. 겸재의 ‘사직노송도’를 비롯해 김홍도·강세황·이재관·이인문 등 조선 후기 화가들의 작품부터 채용신·김은호·박노수 등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23건 37점의 명작이 모였다. 소나무라는 하나의 상징을 통해 한국 회화 350년의 흐름과 변천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획이다. 겸재가 거닐던 강서구에는 서울 유일의 양천향교, 의성 허준 선생의 자취가 깃든 허가바위, 겸재가 그림에 담았던 궁산과 소악루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그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예술의 인연을 만나는 기회를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갖기를 권한다. 김진호 서울 강서문화원장
  • [천태만컷] 절벽 위에 내려앉은 밤

    [천태만컷] 절벽 위에 내려앉은 밤

    이탈리아 남부 포지타노에 밤이 내려앉습니다. 절벽을 따라 켜진 불빛들이 하나둘 이어지며 마을의 윤곽을 드러냅니다. 서로 기대듯 붙어 선 집들을 따라 불빛이 이어지고, 밤을 수놓은 불빛들은 오래도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 명분도 전략도 없는 트럼프의 전쟁… 106일 내내 “공습” “휴전” 우왕좌왕

    명분도 전략도 없는 트럼프의 전쟁… 106일 내내 “공습” “휴전” 우왕좌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106일간의 전쟁에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전 과정을 돌아보면 뚜렷한 전략적 명분 없이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자신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쟁 초기 트럼프 행정부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하며 수주일 내로 승리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끝날 것”, “원할 때 언제든 끝낼 수 있다”, “이미 승리했다” 등의 말을 반복하며 종전 메시지를 이어왔다. 미국 국민에게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메시지들은 시간이 갈수록 일관성을 잃으며 전략 부재만을 노출했다. 대이란 공습 예고를 번복하는 패턴도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이후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 인프라 공격을 예고했다가 여러 차례 시점을 늦추거나 취소했다. 지난 4월 7일 이란과의 ‘2주 휴전’을 발표한 뒤 당초 21일로 예상됐던 종료 시점을 22일로 하루 늦췄더니, 21일 일방적으로 휴전을 무기한 연장했다. MOU 체결 직전인 지난 11일엔 “오늘 밤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공격했다”고 위협하더니 몇 시간 후 공격을 취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역시 즉흥적이었다. 미국은 지난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민간 상선의 탈출을 돕겠다며 이른바 ‘프리덤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가동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선언 이틀 만에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다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시켰으나, 당시 미국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저지’라는 핵심 목표는 전혀 달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 24시간 동안 5069㎞ 버텼다

    24시간 동안 5069㎞ 버텼다

    제네시스 공식 모터스포츠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19번 차량이 14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제94회 ‘르망 24시간’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처음 출전해 최종 13위로 완주에 성공했다. GMR-001이 24시간 동안 13.626㎞의 트랙을 372랩 돌며 주행한 거리는 약 5069㎞였다. 서울과 부산을 6번 이상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레이스 도중 가장 빠른 랩에서 평균 시속 236.2㎞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퍼카들과 대등한 성능을 뽐냈다. 르망 24시간은 차량이 부서지지 않고 버티는 ‘내구성’이 순위를 가르는 가혹한 레이스다. 연료, 타이어 관리, 전략, 드라이버 운영 능력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3명의 드라이버가 24시간 교대로 주행하는 방식인 만큼 완주 자체가 제조사의 설계 개발 역량과 팀의 운영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번 하이퍼카 클래스 본선에 오른 18대의 차량 중 최종 완주에 성공한 차량은 14대였다. 1·3위는 도요타, 2위는 BMW(각각 381랩)가 차지했다. 완주에 실패한 차량은 4대였다. 페라리와 BMW, 캐딜락이 1대씩 무릎을 꿇었고, 제네시스 GMR-001 17번 차량도 레이스 종료 7시간 반을 남겨두고 서스펜션 이상으로 중도 탈락(리타이어)했다. 제네시스가 섀시부터 파워트레인까지 독자적으로 꾸린 ‘단일 제조사 팀’으로 데뷔전 완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기술적 성공이라는 평가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은 새벽 시간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비 시간을 최소화하고 ‘쿼드러플 스틴트’(4연속 주행)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친 드라이버가 내리고 교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19번 차량의 마튜 자미네 선수 등은 타이어와 연료만 교체할 뿐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4시간 가까이 운전대를 잡고 버텼다. 밤 한때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르망 24시간 완주는 ‘프리미엄차의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 생존과 브랜드 격상을 위한 확실한 무기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104만 2509대를 판매하며 7.9%의 점유율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그룹에 이어 4위에 안착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 소매 판매량은 2455대에 불과했다. 북미 시장과 달리 벤츠·BMW·포르쉐 등 토착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버틴 유럽의 벽은 높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진출해 있는 제네시스는 내년까지 유럽 내 판매 거점을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총 11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르망24 레이스에서 얻은 주행 데이터는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로 이식된다. 제네시스는 현장에서 ‘마그마 GT’와 ‘마그마 GT3’ 등 콘셉트카 2종을 공개하며 고성능·스포츠차 시장 진출도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독일 3사(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는 직접적 경쟁자이며, 이에 필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엄사, 2026 여름밤 ‘화야몽’ 개최···7월 18일, 8월 22일

    화엄사, 2026 여름밤 ‘화야몽’ 개최···7월 18일, 8월 22일

    화엄사가 2026년 여름밤을 맞아 고요한 밤 정취 속에서 차와 문학, 음악과 사유가 어우러지는 소규모 야간 인문 프로그램 ‘화야몽’을 개최한다.‘지리산 바람이 지나고, 별빛 아래 차 한 잔’을 주제로 7월 18일과 8월 22일 두 차례 진행한다.구례향제 줄풍류 식전공연과 덕제스님의 차 이야기, 구례 출신 소설가 정지아 작가와의 만남으로 꾸며진다.신청은 1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다. 참가자들에게는 구례 대표 빵집 목월빵집에서 호밀과 통밀을 활용해 만든 건강빵이 간식으로 제공된다.지역의 건강한 먹거리와 산사 인문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짐으로써 단순한 야간 행사를 넘어 구례 지역 상권과 함께하는 따뜻한 문화 나눔의 의미도 더할 예정이다. 성기홍 화엄사 홍보기획위원장은 “2023년 여름 처음 열려 큰 호응을 얻은 화엄사의 특별 야간 프로그램이다”며 “산사에서 일상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전통문화의 울림 속에서 마음의 고요를 회복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이어 “특히 구례의 품격 있는 전통문화 자산인 ‘구례향제 줄풍류’가 더해져 가야금과 대금의 단아한 선율을 접할 수 있다”며 “지리산 바람, 화엄사의 별빛, 차 한 잔의 정취와 어우러지며 참가자들에게 한층 깊은 산사의 밤을 선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프로그램이 열리는 다음 달 18일은 덕제스님이 진행하는 ‘차의 세계’다.차 문화의 의미를 되짚고, 차의 역사와 정신, 차와 수행, 차를 마시는 마음, 산사에서 차 명상 등을 주제로 진행한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8월 22일 구례 출신 소설가 정지아 작가와의 만남이다.참가 인원은 30명으로 김유정 문학상, 심훈문학대상, 한무숙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영수문학상, 김정한문학상, 만해문학상, 노근리평화문학상, 5·18문학상 등을 수상한 한국 문학의 대표 작가다.그는 이번 화야몽에서 고향 구례, 가족과 역사, 사람과 삶의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풀어내며 참가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화엄사 주지 우석스님은 “화엄사의 여름밤은 낮 동안의 분주함이 가라앉고, 지리산의 바람과 별빛 속에서 마음이 한결 고요해지는 시간이다”며 “화야몽을 찾는 분들이 천년고찰 화엄사의 품 안에서 잠시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보는 평온한 밤을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 트럼프 “이란과 협상 타결”…이란 “오늘밤부터 전쟁 중단”

    트럼프 “이란과 협상 타결”…이란 “오늘밤부터 전쟁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전쟁이 106일 만에 사실상 종식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 해군의 이란 해상 봉쇄도 즉시 해제한다”며 “전 세계 선박들은 엔진을 가동하고 석유가 다시 흐르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파키스탄도 합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엑스(X)를 통해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다”며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 해법을 찾은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양국이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국영매체들도 파키스탄의 발표를 인용해 종전 합의 소식을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오늘 밤부터 여러 전선에서 전쟁이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시작됐다.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국 동맹국들을 상대로 보복 공격에 나섰고,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 다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 등 핵심 쟁점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향후 별도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 미-이란, 전쟁 종식 합의…오는 19일 스위스서 평화협정 서명

    미-이란, 전쟁 종식 합의…오는 19일 스위스서 평화협정 서명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연합공격으로 불붙은 이란전쟁은 106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의 협상이 타결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적인 통행 재개를 전면 허용하고, 미 해군의 봉쇄도 즉시 해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선박들이여, 엔진을 켜라. 석유가 흐르게 하라”는 문구로 합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간 협상 중재를 맡아온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또한 엑스(X)를 통해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다”며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협상 타결에 따라 이번 주부터 중재국 주도 후속 회의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란 외무부 역시 “오늘 밤부터 여러 전선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이번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얼마나 빠르게 전면 개방될지도 불확실하다. 앞서 미국은 해협이 다시 열리는 시점에 맞춰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완화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길을 다시 열어주기 위해 제재 조치를 일부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앙리 루소, B급 화가가 거장이 된 이유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앙리 루소, B급 화가가 거장이 된 이유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취미로 그림 시작했던 세금 징수원“소묘도 못하는 삼류 화가” 조롱받아상상력·직관으로 현대적 예술가로사진기 등장에 회화의 ‘재현’ 빛 잃어초현실주의 내다본 위대한 개척자“원근법도 무시하고 소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삼류 화가.”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화단에서 앙리 루소(1844~1910)에게 내린 평가는 냉혹했다. 당시 미술아카데미 기준에서 볼 때 루소의 그림은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루소는 취미로 그림을 시작해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독학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눈을 감고 발로 그린 그림”이라며 비웃음을 당했던 루소의 작품이 뒤늦게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가 남긴 명언들을 따라가며 B급 화가에서 위대한 예술가로 재평가될 수 있었던 과정을 살펴보겠다. 첫 번째 명언 “나는 미술학교나 거장의 화실에서 배운 적이 없다. 자연만이 나의 유일한 스승이었다.” 이 말은 제도권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독학 화가 루소의 예술 철학을 보여 준다. 당시 파리에서 화가로 인정받으려면 아카데미에서 거장들의 작품을 모사하며 원근법, 해부학, 명암법 등을 익혀야 했다. 루소는 남의 화법을 따르기보다 자연이 주는 영감과 직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루소의 발언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가 어떤 계기로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71년 루소는 파리 외곽 통행료 징수소의 하급 세금 징수원이 되었다. 훗날 사람들은 그를 세관원이라는 별명으로 불렀지만 실제 일과는 마차에 실린 화물의 무게를 정확히 재고 세금을 거두는 반복적인 업무의 연속이었다. 그는 삭막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주말마다 붓을 들었다. 비록 여가시간에만 그림을 그리는 일요일의 화가였지만 마음속에는 위대한 화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류 미술계의 벽은 높았다. 루소는 1885년 공식 살롱전에 두 점의 작품을 출품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참가비 15프랑만 내면 누구나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 독립 예술가 전시회(살롱 데 앵데팡당)에 참여하며 화가로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 전시에서 선보인 ‘카니발의 밤’은 그의 나이브 아트(Naïve Art·소박파) 화풍을 보여 주는 초기 대표작이다. 소박파란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들이 자신만의 순수한 직관과 본능으로 그린 회화 양식을 말한다. 화면에는 어둡고 신비로운 겨울 숲을 배경으로 카니발 복장을 한 남녀가 팔짱을 끼고 서 있다. 두 인물의 밝고 화려한 옷차림은 어둠에 잠긴 숲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낯설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던 루소는 인물의 해부학적 비례나 공간감보다 의상의 단추, 모자, 주름 같은 세부 장식에 집중했다. 기존 회화의 기준에서는 실력 부족으로 보였지만 제도권 미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시선과 시적인 분위기가 살아 있다. 그는 배운 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느낀 대로 그렸던 것이다. 1886년 살롱 데 앵데팡당에 이 작품이 걸렸을 때 원근법의 무시와 인형처럼 뻣뻣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 표현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날은 그의 독창적인 무기교의 미학이 드러난 초기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 명언 “내 마음이 너무 열려 있어서 나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발언은 루소가 왜 순진한 화가로 불렸고 소박파의 선구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 고백은 그가 63세이던 1907년 은행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되었을 때 담당 판사에게 쓴 탄원서에 나온다. 세상 물정에 어두웠던 루소는 자신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지인의 부탁을 도와주다가 체포되었다. 재판에서 루소의 변호인은 그가 사기를 계획할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루소의 그림들을 법정에 가져와 배심원단에게 보여 주었다. 변호인은 “이렇게 유치해 보이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어떻게 은행 사기 시스템을 이해하고 의도적으로 범죄를 저질렀겠는가? 어린아이처럼 순진해서 속은 것뿐”이라고 변론했다. 배심원들은 루소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천진난만함에 웃음을 터뜨렸고 그는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다. 현실에서는 약점이 되었던 루소의 순수한 영혼은 예술에서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점이 되었다. 이를 한 편의 시처럼 보여 주는 작품이 ‘잠자는 집시’다. 한 집시 여인이 황량한 사막 위에서 만돌린과 물항아리를 곁에 둔 채 깊이 잠들어 있다. 차가운 보름달이 사막을 푸르게 물들이는 바로 그때 어둠 속에서 사자 한 마리가 조용히 여인에게 다가온다. 이 장면만 놓고 보면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과 공포가 감돌아야 마땅한데 신기하게도 정적과 평온이 느껴진다. 사자는 먹잇감을 덮치는 맹수가 아니라 낯선 존재 앞에서 멈춰 선 신비로운 방문자처럼 보인다. ‘잠자는 집시’는 현실의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과 자연, 약자와 강자가 조화를 이루는 꿈같은 세계를 그려냈다. 1955년 뉴욕 현대미술관 초대 관장 앨프리드 바는 이 작품을 “19세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세 번째 명언 “피카소, 우리는 당대 가장 위대한 두 명의 화가라네. 자네는 이집트 스타일의 거장이고 나는 현대 스타일의 거장이지.” 루소가 젊은 피카소에게 건넨 이 말은 노화가의 허세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본능적으로 꿰뚫어 본 통찰이며 그의 자존감을 보여 주는 명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말은 1908년 11월 피카소가 몽마르트르 작업실 바토 라부아르에서 루소를 위해 열어 준 전설적인 파티에서 나왔다. 피카소는 벼룩시장에서 단돈 5프랑에 팔리던 루소의 대형 여성 초상화를 발견하고 작품에서 원초적인 힘과 독창성을 보았다. 감동을 받은 피카소는 루소에 대한 존경과 장난기 어린 애정을 담아 그를 주빈으로 초대했다. 이 자리에는 파리 전위예술계를 이끌던 인물들이 함께했다. 파티가 무르익을 때 한껏 들뜬 루소는 피카소에게 자신들이 “당대 가장 위대한 두 명의 화가”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이집트 스타일은 피카소가 몰두했던 초기 입체주의와 원시미술의 경향을 가리킨다. 고대 이집트 벽화가 여러 시점을 한 화면에 조합했듯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통해 전통적인 원근법을 무너뜨리고 여러 시점을 한 화면 안에 결합했다. 루소는 직관적으로 피카소의 실험이 낡은 회화 규범을 깨뜨리는 혁명임을 알아본 것이다. 한편 루소는 자신의 화풍을 현대 스타일이라고 확신했다. 피카소가 시점의 해방을 통해 현대미술의 문을 열었다면 그는 상상력의 해방을 통해 회화가 꿈과 무의식의 세계까지 품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루소가 마흔여섯 살에 그린 ‘나 자신, 초상-풍경’은 그가 일찍부터 스스로를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으로 세워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는 검은 정장과 예술가의 상징인 베레모 차림으로 한 손에는 붓을, 다른 손에는 팔레트를 들고 화면 한가운데 당당히 서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인물의 크기다. 루소는 주변 풍경보다 훨씬 크게 자신을 그렸다. 전통적인 원근법을 무시한 표현이지만 루소는 거리에 따른 실제 크기보다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대상을 크게 그렸다. 마음의 크기대로 그리기는 중세 종교화에서 예수나 성인들을 상징적으로 크게 그렸던 방식과도 닮아 있다. 그의 뒤편에는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세워진 에펠탑과 하늘을 나는 열기구, 센강 위의 최신식 철교와 만국기로 장식된 증기선이 보인다. 이들은 모두 19세기 말 파리가 맞이한 산업화와 기술문명의 상징물이다. 루소는 현대적 풍경 한가운데 자신을 거인처럼 세워 두었다. 세상이 그를 아마추어 화가라고 비웃던 시절에도 그는 자신을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현대적 예술가로 그리고 있었다. 19세기 중반 등장한 사진기는 대상을 똑같이 복사하는 회화의 오랜 재현 기능을 단숨에 빼앗아 갔다. 당대 진보적인 예술가들은 “회화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마주했고 회화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루소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기에 미술계의 고정관념이나 이론적 굴레에 갇히지 않은 가장 자유로운 상태였다. 그는 순수한 상상력과 직관만을 믿고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만들어 냈다. 그 정점이 그의 유작 ‘꿈’이다. 루소는 평생 정글에 가 본 적이 없었지만 자연사박물관과 식물원을 자주 드나들며 이국적인 열대 식물들을 관찰했고 백과사전의 삽화와 상상력을 조합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야생의 정글을 창조했다. 붉은 소파, 잠든 여인, 사자와 코끼리, 피리 부는 인물이 등장하는 이 그림은 훗날 초현실주의자들이 주목하게 될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앞서 열어 보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10년 봄, ‘꿈’의 전시를 앞두고 평생 수많은 조롱과 냉대를 견뎌야 했던 노 화가는 이번만큼은 자신의 작품이 제대로 이해받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는 절친한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기욤 아폴리네르에게 편지를 보내 진심으로 부탁했다. “부디 자네의 빛나는 문학적 재능을 발휘해 내가 평생 받았던 모든 모욕과 상처에 대한 멋진 복수를 해 줄 것이라고 믿네.” 아폴리네르는 루소의 요청에 뜨겁게 응답하며 1910년 전시회 평론에서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이 작품의 아름다움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단언컨대 올해는 아무도 감히 비웃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전시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10년 9월 2일, 루소는 66세로 세상을 떠났다. 미술계에는 기술이 뛰어난 화가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독보적인 개성과 생명력으로 자신만의 우주를 창조해 낸 화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루소는 그 드문 예술가 중 한 사람이었다. 미술사는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던 아카데미 화가들이 아니라 솔직함과 순수함으로 견고한 규칙을 깨부순 독학 화가의 손을 들어 주었다. B급 화가였던 루소는 오늘날 새로운 회화 언어를 창조해 낸 위대한 개척자로 기억되고 있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태화강 국가정원·울산대공원 품은 ‘글로벌 생태도시’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울산대공원 품은 ‘글로벌 생태도시’ 울산

    국가정원 봄꽃축제에 27만명 인파‘자연주의 정원’엔 대자연의 생동감울산대공원 장미축제 14만명 몰려느티나무·메타세쿼이아 길은 휴식태화강 하구 8000여 마리 철새 군무수질 지켜내 생물다양성 보고 부활낮엔 산업, 밤엔 환경… 균형적 결합글로벌 산업 도시들 울산 벤치마킹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이 ‘공해 도시’의 그늘을 완전히 벗고 세계에서 주목하는 ‘생태도시’로 대전환을 맞았다. 거친 기계 소리 대신 태화강의 맑은 물소리와 철새의 날갯짓, 꽃향기가 도심을 채운다. 특히 6월의 울산은 대한민국 제2호 태화강 국가정원과 초록 허파인 울산대공원을 중심으로 초여름의 푸른 생명력과 화려한 꽃바다, 매혹적인 장미 향기로 아름답게 물들고 있다. ●국가정원, 태화강이 피워낸 봄의 왈츠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대공원 중심의 생태계 복원 사업이 방문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봄꽃·장미 축제에 수십만 인파가 몰린 데 이어 청정 철새들까지 해마다 대거 찾으며 울산은 명실상부한 친환경 생태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체계적인 행정과 시민의 보전 노력이 맞물린 성과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울산 생태 예술의 정점이다. 올해 봄에도 꽃양귀비와 작약 등 6000만 송이의 봄꽃이 만개해 유려한 태화강과 조화를 이뤘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달 열린 ‘2026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에는 27만 명의 인파가 다녀가며 대한민국 대표 생태 관광 명소임을 확고히 증명했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정원 디자인의 거장 피트 아우돌프가 아시아 최초로 조성한 ‘자연주의 정원’이다. 식물이 태어나고 시드는 모든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도록 설계돼 초여름의 길목에서 대자연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온전히 전한다. 정원의 백미인 ‘십리대숲’은 은은한 대나무 향과 함께 무더위를 식혀주는 쉼터다. 낮에는 청량한 댓길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밤에는 입체적인 은하수 조명이 불을 밝혀 신비롭고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꽃과 나무, 강물이 인간의 삶과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도심 정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심의 허파,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남구 옥동에 위치한 울산대공원은 총면적 364만㎡에 달하는 도심의 거대한 초록의 허파다. 글로벌 기업 SK의 이윤 사회 환원과 울산시의 미래 비전이 결합해 탄생한 민관 협력의 세계적 모범 사례로 무상 개방 이후 시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울산대공원의 봄과 초여름을 대표하는 주인공은 단연 ‘오월의 여왕’ 장미다.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린 ‘2026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에는 전국에서 14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이번 축제는 축구장 7배가 넘는 5만 6174㎡ 규모 행사장에서 265종 300만 송이의 명품 장미가 일제히 만개해 매혹적인 향기를 선사했다. 흑장미부터 다채로운 장미가 가득한 테마 정원과 장미 터널은 방문객들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말끔히 씻어냈다. 울산대공원의 매력은 장미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공원을 둘러싼 울창한 느티나무 산책로와 메타세쿼이아 길은 싱그러운 초록 그늘을 만들고 탁 트인 호수 위로는 왜가리가 거닐며 평화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생태여행관과 푸른 연못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초여름의 휴식을 제공하면서 회색빛 산업도시의 피로를 잊게 하는 특권으로 자리 잡았다. ●철새들이 증명한 생태계 회복 울산 도심 생태계의 건강성을 가장 확실하게 입증하는 주체는 새들이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철새들이 해마다 대규모로 찾으면서 과거 회색빛 산업도시가 생명의 요람으로 회복됐음을 잘 보여준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하구와 삼호대숲 일대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다. 여름이 되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날아온 7종의 8000여 마리 백로 떼가 대나무 숲에 보금자리를 튼다. 쇠백로, 황로 등이 초록 대숲 위로 하얗게 내려앉는 모습은 장관을 연출한다. 이들은 풍부한 먹이와 청정한 수질 덕분에 안전하게 번식하며 여름을 보낸다. 겨울이 오면 무대는 시베리아에서 온 떼까마귀와 갈가마귀 무리에게 넘어간다. 매년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약 11만 마리가 울산의 하늘을 수놓는다. 해 질 무렵 이들이 펼치는 집단 군무는 현대무용이자 자연이 연출하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같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철새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울산시와 시민들이 수십 년간 펼쳐온 ‘태화강 살리기 운동’의 결실이다. 시는 급속한 도심화로 태화강 바닥을 뒤덮었던 오염물질을 긁어내고 하수처리장을 확충했고 시민들이 감시자가 돼 강을 지켜낸 결과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부활했다. 철새들은 태화강을 잠시 거쳐 가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치열하게 이뤄낸 위대한 화해와 공존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생생한 지표다. ●‘산업’과 ‘생태’의 완벽한 앙상블 울산시가 달성한 생태계 복원은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을 넘어 해외 주요 도시 및 국제 환경기구의 정책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 수십 년간 진행해 온 하천 정화와 도심 녹지 확대 등 구조적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경제 발전과 생태계 보전이 상생할 수 있음을 통계와 구체적 성과로 입증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생산 공장과 석유화학단지, 대형 조선소가 상시 가동되는 제조업 중심지 한복판에서 국가정원과 대규모 철새 서식지가 공존하는 구조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주간에는 산업 생산 활동을 통해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야간에는 청정 하천을 중심으로 생태계 안정성을 유지하는 복합 도시 모델은 지속 가능한 개발의 표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제조업 기반과 자연환경의 균형적 결합은 향후 글로벌 산업 도시들이 지향해야 할 정책적 지표가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태화강의 수질 개선과 국가정원 지정은 환경 복원의 완성 지점이 아니라 첨단 미래 산업과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라며 “울산은 과거 오염 극복 도시라는 단편적 프레임을 넘어 첨단 산업과 청정 자연이 완벽하게 상생하는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생태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꿈 찢은 ‘야생의 발톱’ 토슈즈, 그 발칙한 해방감

    꿈 찢은 ‘야생의 발톱’ 토슈즈, 그 발칙한 해방감

    셰익스피어 원작 서사와 선 그어집단 최면과 초현실 환각 쏟아져토슈즈, 에너지 내뿜고 권위 조롱 막이 오르기 전, 무대 왼쪽 침대에 곤히 잠든 한 남성이 있다. 그는 앞으로 전개될 세계를 단박에 시사한다. 11~14일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서 공연한 스웨덴 출신 천재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42)의 무용작 ‘한여름 밤의 꿈’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원작 서사와는 선을 긋되 ‘꿈’이라는 본질적 설정만큼은 직관적으로 소환한다. 막이 올라 무대 전체를 빽빽하게 뒤덮은 거친 건초 더미가 모습을 드러내면 클래식 발레의 문법을 파괴한, 스웨덴의 ‘하지 축제’를 빌려 억눌린 욕망을 폭발시키는 거대한 총체극이 시작된다. 안무와 라이브 보컬·연주, 그로테스크한 미장센과 역동적인 구성이 완벽하게 맞물린 연출은 마치 ‘태양의 서커스’가 선사하는 종합 예술적 쾌감처럼 무용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유쾌하게 허물어버린다. 무대 상단에 걸린 거대한 시계는 이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관통하는 가장 냉혹하고 탁월한 장치다. 시계는 메트로놈처럼 1분 1초를 무심하게 새기며 ‘문명’과 ‘유한함’을 가리킨다. 그 아래 무용수들의 시간은 술과 축제에 취한 맹렬한 짐승의 속도로 요동친다. 1막의 일사불란한 식탁 시퀀스 속 영화 같은 슬로 모션 기법은 우아한 만찬의 품위가 어떻게 집단적인 최면과 광기로 변모하는지 정교하게 포착한다. 시곗바늘이 밤을 향하는 2막에 이르면,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 기괴한 악몽으로 뒤틀리는 이른바 ‘린치언 미학’(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초현실주의적 세계관)이 펼쳐진다. 허공으로 떠오르는 침대, 어둠 속을 배회하는 머리 없는 양복 차림의 사내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거대한 물고기 등 부조리한 환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며 무대를 기묘한 환각 상태로 몰아넣는다. 진정한 카타르시스는 클래식 발레의 가장 견고한 상징인 ‘토슈즈’를 다루는 방식에서 폭발한다. 토슈즈는 본래 중력을 거스르는 우아함의 도구다. 그러나 에크만은 이를 바닥을 긁고 할퀴는 ‘야생의 발톱’으로 전복한다. 셔츠 차림의 여성 군무는 토슈즈로 집단적 트랜스의 비트를 만들며 최고조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앞치마만 두른 알몸의 요리사가 토슈즈를 신고 무대를 가로지르며 클래식의 권위를 조롱하는 모습 또한 발칙하다. 문명의 통제를 비웃듯 남은 에너지를 모두 태워버린다. 규칙과 형식에 얽매였던 신체들이 완벽한 자유에 도달하는 마지막 해방감은 짜릿하다. 발레라는 언어로 총체극을 빚어내는 최고봉으로 모리스 베자르(1927~2007)를 꼽을 만하다. 2015년에 초연돼 10여년이 흘러도 ‘한여름 밤의 꿈’이 뿜어내는 전위적인 총체적 연출은 시대를 관통하며 그 위대한 거장의 계보를 당당히 잇는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곁에 사람이 있으면 살아진다” [월요인터뷰]

    “곁에 사람이 있으면 살아진다” [월요인터뷰]

    자살, 극단적 선택 아니다개인·질병·경제 등 요인 다양선택 아닌 ‘구조되지 못한 것’끔찍한 경험 견딘 사람들은대개 곁에 누군가 있었던 것재난 트라우마 극복 지원유가족 모이도록 도와야 해피해자 전담 창구·담당 필요美, 사실상 법으로 평생 관리회복은 경험서 의미 찾는 것위원회가 실질 역할 하려면재난 등 ‘막을 수 있는 죽음’산재처럼 정교한 통계 필요日, 국가가 자살시도자 관리사회가 끝까지 책임지는 것“아무리 힘들어도 곁에 사람이 있으면 살아집니다.” 백종우(56)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살을 ‘극단적 선택’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빈곤과 질병, 고립과 가족 해체 속에서 고통받는 이를 사회가 구하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살을 비롯해 재난, 산업재해,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를 모두 “막을 수 있는 죽음”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12년 만에 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를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생명안전정책을 총괄하는 국민생명안전위원회가 지난 5월 출범했다. 백 부위원장은 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공동 부위원장을 맡았다. 백 부위원장은 1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의료원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가장 위험한 사람일수록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며 “사람이 사람에게 안전망이 되어주는 힘이 약해졌다면 이제 사회가 그 역할을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법과 제도만으로 잘 안 되는 일이 실제로 움직이려면 리더의 결심이 중요하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라는 형식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생명안전위원회가 다루는 분야는 모두 ‘막을 수 있는 죽음’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와 맞닿아 있다. 자살, 어린이 안전사고, 재난, 산업재해, 교통사고 모두 사회가 책임지고 노력하면 줄일 수 있는 죽음이다.” -한국은 왜 자살률이 높은가. “자살은 단일한 문제가 아니다. 여러 문제가 겹치고 쌓인 끝에 나타나는 최악의 결과 중 하나다. 한국은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던 1990년대 중반부터 자살이 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때 많이 증가했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 2011년에 정점을 찍었다. 당시에는 노인 자살이 크게 늘었다. 이전보다 잘살게 됐고 수명도 늘었지만, 자식들은 도시로 떠났고 연금이나 돌봄 체계는 충분하지 않았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빈곤과 질병, 가족 구조의 변화, 일자리 문제, 고립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경제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가. “경제적 문제도 적지 않지만 그것만으로 자살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경제 문제가 생기면 지치고 대인관계가 어려워지고 가족관계도 흔들린다. 외로움 끝에 우울증이 생기면 자신이 가진 긍정적인 것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불행이 이어지는 것이다. 정신과 진료를 하다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실과 배신을 겪은 분들을 만난다. 나라도 저 상황에서 버틸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곁에 사람이 있으면 살아진다. 전쟁과 재난 같은 끔찍한 경험 속에서도 끝내 견딘 사람들 곁에는 대개 누군가가 있었다. 과거에는 가족과 이웃, 공동체가 최소한의 연결망이 되어줬다. 그러나 지금은 1인 가구 1000만 시대다. 사람이 사람에게 안전망이 되어주는 힘이 약해졌다면 이제 사회가 그 역할을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 -가족에게만 맡겨선 안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의료·복지·사회서비스의 가장 큰 약점은 두 가지다. 깊은 절망에 빠져 도움조차 청하지 못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그 책임을 온전히 가족에게 미룬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 정신건강 정책은 작동하지 않는다. 자해나 타해 위기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도,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신병을 인계하곤 한다. 정신건강 전문가의 평가를 받기도 전에 가족이 삶과 죽음이 걸린 판단을 떠안게 된다. 가족이 ‘오늘은 우선 밥부터 먹이고 내일 병원에 데려가자’고 결정했는데, 바로 그날 밤 참변이 일어날 수 있다. 왜 그런 치명적인 판단을 가족이 홀로 짊어져야 하나. 지금까지 내 환자 14명을 자살로 잃었는데, 그 비극의 앞단에는 예외 없이 이런 문제가 있었다.” -국가가 더 책임져야 한다는 뜻인가. “일본은 자살시도자나 자·타해 위험이 있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경우 가족이 반대하더라도 국가가 입원시킨다. 사실 우리도 코로나19 때 이미 해본 방식이다. 확진자가 나오면 격리든 입원이든 국가가 판단하고 책임졌지 일일이 가족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 결국 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다. 자살과 정신건강 문제를 오랜 시간 개인과 가족의 영역으로 방치해 왔을 뿐이다. 이제는 위기를 조기에 발견하고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책임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국가가 가장 빨리할 수 있는 일은 ‘자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회’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대통령이 자살 유가족과 자살을 시도한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국가가 경청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국가가 그분들의 어려움을 전부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래도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문제 해결의 시작을 함께할 수는 있다.” -정교한 통계가 필요한 이유는. “우리는 그동안 자살 문제를 두고 각자 코끼리의 꼬리나 다리만 만지며 ‘이게 자살 문제’라고 말해왔다. 데이터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는 업종별 통계가 나온다. 어느 분야에서 사고가 잦은지 알 수 있고 그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다. 자살도 그래야 한다. 직업군, 산업, 지역, 조건별로 봐야 한다. 그래야 지방자치단체별 맞춤 대책도 가능하다.” -경제적 위기는 지원으로 막을 수 있나. “영국에는 빚 때문에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 치료 기간 채무 상환을 유예해주는 제도가 있다. 잠시 유예했을 뿐인데 오히려 빚을 더 잘 갚았다. 살아갈 힘을 얻고 위기를 넘긴 뒤 파산 신청을 하거나 일을 하며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생기면 자기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다.” -재난 유가족도 고립 문제를 겪나.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이들인데도 쉽게 고립된다. 몇 달이 지났는데도 울고 있으면 ‘아직도 우느냐’고 하고, 웃고 있으면 ‘벌써 웃느냐’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가족들이 서로 모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피해자 상태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미국은 9·11 테러 후유증으로 숨진 경찰관의 이름을 딴 ‘자드로가법’에 따라 사실상 평생 트라우마를 관리한다. 우리도 혼자 이겨내라고 놔둬서는 안 된다. 재난을 겪은 사람은 재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회복의 길은 그 경험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게 됐다고 말할 수 있을 때 회복도 시작된다. 그래서 진상규명이 중요하다.” -재난 트라우마 지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재난 피해자 지원에는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단일 창구와 이름 있는 담당자다.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은 혼란 그 자체다. 그런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이건 보건소로 가라’, ‘이건 센터로 가라’고 해서는 안 된다. 한 창구에서 접수하고 분류하고 연결한 뒤 끝까지 따라가야 한다. 피해자 한 명 한 명을 전담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나쁜 소식을 어떻게 전할지, 모일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지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태원 참사 때 유가족에게 사망 소식을 전하며 ‘안녕하세요, 어머니’라고 시작한 사례가 있었다. 재난 대응 감수성이 부족했다. 유가족을 향한 비난도 회복되던 사람을 다시 무너뜨린다.” -왜 ‘극단적 선택’이라고 부르면 안 되나. “자살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극단적 선택’이라고 표현하는 순간 그분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 같은 착시를 준다. 하지만 그분들은 도움을 청할 방법조차 찾지 못해 다른 길을 떠올리지 못했을 뿐이다. 선택했다기보다 구조되지 못한 것에 가깝다. 일본은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를 목표로 삼았다.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자살을 개인의 선택으로 부르는 순간 사회적 책임은 흐려진다. 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죽음’으로 규정할 때 비로소 사회가 해야 할 일이 보이기 시작한다. 국민생명안전의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개인의 불행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 사람 곁에 다시 사람을 세우는 것, 그리고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가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백종우 부위원장은 경희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국내 자살 예방과 트라우마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맡아 자살예방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했다. 2022년에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과 국회자살예방포럼 자문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 하늘도 홍명보호 도왔다… 체코전 끝나자마자 폭우로 ‘물바다’ [박성국 기자의 Vamos! 월드컵]

    하늘도 홍명보호 도왔다… 체코전 끝나자마자 폭우로 ‘물바다’ [박성국 기자의 Vamos! 월드컵]

    우웅~~~~툭. 에어컨이 꺼지며 갑작스러운 암전, 또 정전이다. 하루가 멀다고 전력이 끊긴다. 멕시코의 첫 월드컵 개최 대회였던 1970년 당시 ‘축구 황제’ 펠레가 묵으며 브라질의 우승을 견인한 곳으로 이름난 ‘4성급’ 호텔이지만 밤마다 무섭도록 몰아치는 폭우와 낙뢰엔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침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시내 한 호텔에 투숙한 한국 기자단은 아침부터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기기 충전할 곳을 찾느라 분주히 주변 카페를 배회해야 했다. 전날 한국 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 체코와의 경기가 밤늦게 한국의 2-1 역전승으로 끝나면서 모두 자정을 넘겨 업무를 마친 터였다. 평소처럼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연결해 두고 잠들었지만, 이튿날 아침 눈을 떠보니 배터리 잔량이 10%를 가리키고 있었다. 간밤에 내린 많은 비에 호텔 인근 변압기가 파손되면서 호텔을 포함한 인근 건물 전체에 전력 공급이 막혔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었다. 지역 전력 공사의 긴급 복구로 몇 시간 뒤 정상화하는 듯싶었으나 그날 밤 또 폭우가 시작되자 정전이 반복됐다. 우기에 접어든 6월의 과달라하라는 낮에는 화창하지만 저물녘만 되면 짧은 시간에 많은 비를 쏟아낸다. 낙뢰 또한 잠을 방해할 정도로 요란하다. 지역 배수 시설도 좋지 않아 주요 도로 곳곳은 삽시간에 물바다가 된다. 할리스코주와 과달라하라시 당국은 우기에 월드컵이 열리면서 합동침수대책반을 가동하고 있지만 상습 침수 지역의 교통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런 폭우가 대표팀의 첫 경기 종료 직후 시작됐다는 점이다. 수중전에서는 세밀한 패스 중심의 한국보다는 긴 패스로 고공전을 펼치는 체코에 유리하다는 축구 전문가들의 분석을 고려하면 날씨가 한국을 도왔다는 말이 아깝지 않다. 실제 한국의 후반 13분 이번 대회 첫 실점도 키 191㎝ 장신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머리에서 나왔다. 오는 18일 오후 7시(한국시간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와의 2차전은 수중전이 될 수도 있다. 결전지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이 있는 사포판 지역의 강수 확률은 현재 40%이지만, 예보와 무관하게 수시로 비가 내리는 게 이곳의 밤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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