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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FO출현 소동에 천문대 진땀

    ◎“인공위성 추락 현상” 해명… 목격자에 채증 분주 때아닌 UFO(미확인비행물체)소동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하오 11시10분쯤 밤하늘에 갑자기 밝은 빛이 퍼져 나오는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의 제보전화가 기상청과 천문대에 빗발치고 있는 것. 이를 보았다는 사람들은 『혹시 UFO에 의한 현상이 아니냐』며 문의해 오고 있는데 특히 대전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설 천문대에는 27일 새벽부터 하오 늦게까지 하루 종일 많은 전화가 걸려 와 연구원들이 이를 확인하는 작업마저 벌이고 있다. 천문대측은 일단 『지구주위를 맴도는 수많은 인공위성 가운데 수명을 다한 위성이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공기마찰로 일으킨 현상인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한달에 5∼6차례 정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문대측은 목격했다는 사람이 워낙 많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목격자들로부터 목격 당시의 현상을 채증하는 한편 혹시 조만간 또 한차례 같은 현상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보고 망원장비를 동원하는 등 부산을떨고 있다. 그러나 천문대측은 단순히 학문적인 입장에서만 이를 다룰 뿐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UFO출현과 관련해 관심이 많은 곳은 한국UFO협회나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등 동호인 단체. 이들은 6·25 당시 미군 비행사들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UFO가 사진 채증된 이후 지금까지 10여차례 UFO 출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원로 연극인 장민호(이세기의 인물탐구:78)

    ◎평생을 연극으로 살아온 연기자의 대명사/파우스트 간판배우… 별명은 “파우스트 장”/이순신서 햄릿까지 어떤 배역도 무난히 소화/칠순이 눈앞에… 식을줄 모르는 열정으로 연기생활 『배우가 해야 할 최대 문제는 관객을 계속 끌고 나가는데 있다』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가수로 활약한 샬리아핀은 말한다.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연기에 대한 끝없는 욕심과 집념어린 정열을 불태우는 이가 있다면 국립극단의 원로배우 장민호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그는 평생을 연극으로 일관한 연기자의 대명사다.양심적이고 본질적인 그의 연기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일시적인 경이감이나 전율만은 아니다.연기를 통한 인간정신의 승화를 그는 무대 곳곳에서 증명해 내고 있다.예의 「배우가 해야 할 최대 문제인 관객을 이끌어 나가는데」 한번의 실수나 실책이 있을 수 없다는 주의다. ○솔직하고 직선적 성격 그는 언제나 의욕적이다.성격은 명쾌하고 성급하며 솔직하고 직선적이다.항상 모범생과도 같은 이런 유의 성격이란 한가지 일에 몰두하면 끝장을 봐야만직성이 풀리게 마련이다.또한 철두철미하고 다혈질적인 기질로 인해 곧잘 흥분하거나 저항하거나 마찰을 빚기 십상일 것이다.그러나 「칼날처럼 날카롭고 정의감에 넘치건만」 막상 결단을 내려야할 순간에는 흑백을 가리거나 정면으로 대결하기보다 우회적인 유연성을 지니는 것이 남과 색다르다.이는 아마도 오랜 세월 어지러운 세파에 시달린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터득한 「삶의 지혜」일지도 모른다.또는 이북에서 혼자 월남해온 그로서는 사방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는 당연한 견제일 수도 있다.그래선지 국립극단에서 40년이 넘게 한 솥밥을 먹은 동료들도 『그의 속마음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다만 무대에 서면 「온몸의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기 때문에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면 모든 것은 침묵」일수밖에 없다. 그는 해방직후 황해도 신천에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연극배우가 된 케이스다.20세되던 해 원예술좌가 공연한 성극 「모세」에서 타이틀 롤을 맡으면서 연극에 입문,그로부터 10년후 하유상의 「딸들자유연애를 구가하다」로 「노역」을 완성시키면서 「성공적인 연기자」의 반열에 올라섰다.이후 「대수양」「세종대왕」「성웅 이순신」에서 완곡하며 기질이 장대한 성군,「오델로」「맥베스」「줄리어스 시저」의 다이내믹한 개성,「밤으로의 긴 여로」「안네 프랑크의 일기」「햄릿」에서의 차분하고 섬세한 내면 연기 등 그에게 돌아오는 모든 배역을 「생생한 극중 인물」로 부각시키는데 한치의 허술함을 보이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역을 최후로 완성시키는 것은 디테일이 아니라 전체적인 진실성」이라고 믿는 그가 평자들에게 어필된 것은 단연 괴테의 「파우스트」를 들수 있다. ○66년에 파우스트 초연 66년 서항석 역 이해랑 연출로 초연된 「파우스트」에서 그는 학문과 지식에 실망한 노박사 파우스트가 현세적 향락에 침몰되는 과정을 고뇌에 찬 연기로 그려내었고 두번째는 8년후인 74년,순결한 헬렌과의 사랑에서 미마저 구하지 못한채 이상향을 꾀하는 허탈한 파우스트,또다시 84년 한독 1백주년 기념공연에서 독일의 저명한 기싱이 연출한 세번째「파우스트」에서는 지금까지 축적된 파우스트의 진면목을 함축하여 관객은 감전된 듯 박수갈채를 멈추지 않았었다.그때 이 연극을 연출한 기싱은 『그는 인물을 스스로 움직이되 얼굴 표정이 아닌 눈빛만으로 이미 단숙을 성립하고 있다』고 했다.즉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을 붙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긴박감에서 그는 감정을 절제하거나 적절히 노출하여 역이 가리고 있던 사상의 베일을 한장 한장 벗겨내고야만 것」이다. ­이것이 수많은 배를 띄우고 그리고 끝없이 높은 탑들을 불태운 얼굴이었던가.사랑하는 헬렌이여 단 한번의 키스로 불멸케 해다오.오! 그대는 무수한 별들의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밤하늘보다 더 아름답구나­ 가슴속에 박힌 사랑을 고백하는 이 장면은 「드라마틱한 다이너미즘과 명쾌한 표현적 리듬,응축된 긴장감과 생명의 맥박이 충만」하여 이를 앞서 연출했던 이해랑씨는 『중진 장민호의 연기가 폭풍같은 성공을 거둔 근본 요인은 이러한 관념을 최후까지 지킨 지치지 않은 탐구의 결과』라고 못밖았다.이는 50년대 후반국산 영화붐으로 연극계가 부진하자 전 연극인이 분발하여 만든 「대수양」(김동인 작 박진 연출)을 보고 『그곳에 군계일학이 있었다』고 한 이진순씨의 지적과 맥을 함께하는 찬사이기도 하다.이로써 그는 「파우스트」간판 배우로서 평생동안 영광스러운 「파우스트 장」의 별명을 갖게 되었다. 배우는 무대위에서 기왕에 정해진 다양한 운명을 우리에게 보여준다.따라서 짙은 분장속에 감추어진 배우의 모습은 다시 그 자체가 그의 얼굴일수도 있다. 더구나 그의 묵직한 바리톤의 음색은 푸짐한 볼륨과 풍부한 음조의 변화,감정의 뉘앙스가 격하게 풍겨나와 어느 대목에서도 무기미를 느낄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중후한 음의 압력은 라디오 드라마에서도 특출난 개성을 돋보여 67년부터 그가 해설자로 등장한 대하드라마 「광복20년」은 10년 장기 연속방송으로 장안의 성가를 높인바 있다. ○연출가로도 한때 활동 그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유치진의 「소」,체호프의 「봐냐 아저씨」를 무대에 올린 창조적 상상력이 풍부한 연출가이며연극적 감각과 지성을 겸비한 영화배우·TV탤런트이기도 하다.한때는 경화 프러덕션을 설립,그가 제작한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60년대 초반 전례없는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인생만사 만능은 없다」는 교훈과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절감하고 그는 고향에 돌아오듯 무대로 돌아왔다. 그후 그는 하고싶지 않은 일에 참여한 적이 없다.간혹 주변에서 자서전을 내라거나 대학에서 강의를 부탁해 오거나 방송 대담프로그램등에서 초청하면 일언에 외면한다.「배우는 무대에서 말할 뿐」,연기와 무관한 일은 그에게 모든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가족은 산행 동반자인 부인 이영애(63)씨와 출가한 남매가 있다. 지금도 젊은 후배 연극인들 사이에서 대사를 가장 잘 빨리 외우고 「내가 만약 저 역할을 맡으면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를 간파하여 선명하고 강렬한 생명체를 그때마다 새롭게 탄생시킨다.또 주역에서 차츰 비켜나고 있지만 역이 크든 작든 「연기자는 계급이 없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자부심과 열의로 자신의 위상과 예성을 의식하는 도도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양한 인생편력을 체험하면서 자기의 가능성을 무한히 확대하려는 생의 충동은 그가 맡았던 파우스트의 일면이며 결국 「연극은 눈과 귀를 통해서 영혼까지 도달해야 된다」는 연극예술과 미와 환희를 이 세상에 가져다준,우리 연극사상 그는 투철한 한 존재에 틀림없다. 그리고 더이상 열띤 대사를 읊조리지 않아도 「오델로」의 이야고나 브루터스의 배반의 이미지를 물흐르듯 되살리는 경지에서 오늘도 그는 그만의 적광의 광채를 어두운 객석에 뿌리고 있다. 기 자 입 력 □연보 ▲1927년 황해도 신천 출생 ▲45년 월남,조선배우학교 졸업 ▲46년 서울중앙방송국 제1기 성우 ▲47년 원예술좌 입단,성극「모세」의 타이틀 롤로 데뷔 ▲50년 국립극장산하「신협」입단,유치진 작 연출「원술랑」 조우 작「뇌우」출연 ▲53년 국립극단 입단,오상원 작 「녹슬은 파편」이후 해마다 출연 ▲62년 드라마센터 개관 기념 셰익스피어 작 「햄릿」출연 ▲66년 괴테 원작 서항석 역 이해랑 연출 「파우스트」초연서주역,일본 일생극장 개관기념공연 참가 ▲67∼71년 국립극단 단장 ▲68∼89년 한국 연극협회 이사 ▲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 김의경 작 이진순 연출「북벌」 ▲79∼90년 국립극단 단장 ▲88년 조우 작 이해랑 연출「뇌우」 38년만의 재공연 주역 ▲현재∼예술원 회원,국립극단 원로배우,연극협회 자문위원 제1회 방송문화상(58년) 서울시문화상(63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68·73·78년) 연극평론가 협회상(79년) 대한민국예술상(81년) 목련장(82년) 대한민국 예술원상(88년) 예총예술문화상(89년) 연극­유치진 작 「자명고」(54년)를 비롯,「박쥐」「오델로」「느릅나무 그늘의 욕망」「딸들 자유연애를 구가하다」「인생차압」「시라노드 벨주락」「붉은 장갑」「세자매」「안네프랑크의 일기」「나의 고백은 끝나지 않았다」「뜨거운 양철지붕의 고양이」「빌헤름 텔」「죄와 벌」「결혼중매」「베니스의 상인」「이순신」(신명순 작 66년)「갈매기」「북간도」「수전노」「인종자의 손」「남한산성」「전쟁과 평화」「성웅 이순신」(이재현 작 73년)「세종대왕」「허생전」등 1백70여편과 영화 TV드라마 다수 출연.8월2일부터 「눈꽃」(11일까지 우봉규 작 김석만 연출 국립극장 대극장공연 예정).
  • 러 가스파이프 폭발/불기둥 3㎞… 사상자 없어

    ◎북부 우흐타시/삼림 수㎢ 타… 원인불명 【모스크바 AP AFP 로이터 연합】 가스 파이프라인이 설치된 러시아 북부지방에서 27일 상오 2시쯤(현지시간) 대규모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불덩이가 수천m 높이까지 치솟았으며 인근 산림 수㎦가 불에 탔다. 사고지점이 비주거지인 극지방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화재 및 폭발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화재당시 인근 상공을 날고 있던 일본항공(JAL)의 승무원들은 높이 3천m에 이르는 불기둥을 목격했으며 화재로 인한 연기가 높이 6천m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번 폭발로 사고지점에서 13㎞ 떨어진 인구 15만명의 우흐타시의 창문들이 흔들렸으며 주민들이 놀라 거리로 몰려나왔다. 사고가 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는 세베르가즈프롬사의 당직자는 『큰 폭발이 일어나 모든 것이 흔들렸으며 밤하늘에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사고 지역인 코미공화국 우흐타시 일대는 가스와 석유가 풍부한 곳으로 최근 누출 및 폭발사고가 자주 발생해 옛소련의 노후 에너지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베르가즈포롬사 관계자들은 파이프라인이 설치된지 15년이 넘어 가스운반에 따른 거대한 압력을 이기지 못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유러스타」 종점 영 워털루 역사(걸작건축감상:15)

    ◎아치형 유리지붕… 자연채광의 실내공원/“철도깔린 공항”… 탁트인 개찰구 인상적/최첨단 설계로 역사안팎 시각적 연결/여유롭고 안락한 분위기의 미학적 공간 연출 철도는 1백년 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등장하여 나름대로 한 시대를 풍미하던 상징물이었다.일제 식민지 경제수탈의 수단이기도 했고,대동아전쟁 때 학도병을 싣고 남방으로 떠나는 이별 장면의 무대이기도 했다.또한 우리는 한국전쟁 당시 흰 연기를 내뿜던 기관차와 화물차에 보따리를 이고 진 피란민들이 기를 쓰고 울라타던 그 처절한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다가 1960년대 이후 계속 건설된 고속도로에 밀려 철도는 점차 우리의 관심에서 사라져간다.최근 들어 꽉 막힌 고속도로를 피해 다시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는 있다지만,아직도 철도는 시대에 뒤떨어진 교통수단으로 화물수송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영 자존심 건 걸작평가 그러나 21세기 초반 한반도에서 본격 가동될 고속전철은 철도시대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또한 우리나라 각 도시 중심부에 남아있기는 하되 그동안 그 모습이나 기능이 쇠락한 철도역사 역시 고속전철의 운행에 따라 영광스러운 중흥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 새로 들어서게 될 우리의 고속전철역사,어떻게 지어야 할까? 프랑스보다 한걸음 늦게 고속전철을 도입한 영국 런던의 새로운 역사를 살펴보며 우리네 역사에 대한 궁리를 한번 해보자. 작년 11월,영불해협을 통과하는 해저터널이 개통되었고 파리와 런던을 3시간 내로 연결하는 고속전철이 운행을 시작했다.항공여행의 속도와 철도여행의 안락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이 유로스타(Eurostar)라는 국제고속전철은 런던∼파리∼브뤼셀의 세도시를 연결하고 있는데 유럽 통합의 가장 극적인 상징물로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이 유로스타의 런던 종착역이 바로 워털루 국제고속전철역이다.이 역은 런던의 템스강 남쪽에 위치한 기존의 국내선 철도역 부지의 한쪽 구석에 자투리로 남은 길쭉한 모양의 땅에 새로 지어 넣었다.영원한 앙숙 프랑스가 개발해낸 고속전철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던 영국이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지엇다는 이 우털루역은 부지의 협소함이라는 제약조건을 멋지게 극복해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파리의 북역(GareduNord)기존 역사 한부분을 개조한 승강장에서 출발한 유로스타는 시속 2백㎞로 달려 두시간이 채 못되어 도보해협에 도착,여기에서 바다 밑으로 들어간다.잠수함을 탄듯 차창 밖으로 바닷속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우리 서울의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열차 내 불빛이 가 닿는 곳에는 그저 콘크리트벽만이 보일 뿐이다.약 20분을 달리면 다시 지상으로 나오는데 차창 밖으로 영어간판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제는 영국땅이다.열차의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진다.아직 영국에는 고속전철용 철로를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약 한시간여를 달려 드디어 런던 워털루역에 도착한다. ○안락한 실내 분위기 열차밖으로 내려서면 높고 긴 승강장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철골 아치를 이어 만든 지붕이 약 5층 정도의 높이에서 승강장 전체길이 4백m를 덮고 있다.사실 이 지붕은 지붕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벽체로 그대로 연결된다.아치구조이기 때문에 지붕과 벽체가 하나로 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높고 긴 지붕 밑의 거대한 공간은 19세기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철도역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옛날 증기기관차 시절,흰 증기를 쉽게 흩뜨려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높은 층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물론 비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차의 전체길이 만큼 이어진 승강장 위에 지붕이 필요하기 했었다. 워털루 역의 승강장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다.역을 지어야 하는 터의 크기와 모양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그렇지만 이 역을 설계한 영국인 건축가 니콜러스 그림쇼의 창의력은 이러한 제약조건을 최대한으로 역이용하여 미학적으로 뛰어난 공간을 창출해내고 있다. ○안락한 실내 분위기 승강장의 곡선은 바로 위 아치지붕의 곡선과 잘 어울린다.그뿐이랴,철골 아치구조에 덧붙여진 수천개의 대형 유리패널을 통해 하늘빛이 투과되어 승강장 내부를 환히 비추어진다.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런던 하늘이 맑게 개기라도 하는 날에는 햇빛에 의해 생기는 아치구조의 그림자가 승강장에 드리워져 가뜩이나 기하학적 무늬로 가득한 이 공간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준다.밤이 되면 승강장 곳곳에 조명이 비추어지고 이 빛은 어두운 밤하늘로 뻗어나간다. 투명벽체,투명지붕의 효과는 건물밖에서 더 잘 드러난다.밖에서 워털루역 내부가 잘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밤에는 역사밖이 어두우니 그럴 테지만 런던의 그 많은 흐린 날,안개낀 날 덕택에 역사내부는 항시 조명이 켜져 있기 때문에 낮에도 그렇다. 여행은 어쨌거나 즐거운 것.파리에서 갓 도착한 승객들의 모습이 밖에서 들여다보인다.크고 작은 트렁크를 들고 끌고 밀며 이들이 움직인다.승장장에서 한층을 내려온 대합실의 커피숍도 다 들여다보인다.푸르고 잿빛 주조의 건물내부 색상에 대비되는 빨간 의자에 앉아 있는 승객들의 여유로움이 역사밖 대도시 런던의 번잡한 도시생활에 그대로 전달된다. 워털루 고속전철역은 누군가 말한대로 철도가 깔린 공항이다.국제역사이다보니 탑승수속 카운터에 출입국심사대까지 갖추어 건물내부만 보자면 영락없는 공항건물이다.그렇지만 이 고속전철역은 여느 국제공항과는 다르다. 우선 입지조건이 공항보다 훨씬 좋다.공항은 활주로와 광활한 이착륙공간이 있어야 하고 소음이 크기 때문에 도심에 자리잡을 수가 없다.공항이용객은 별 수 없이 도심에서 공항까지 교통체증에 시달리거나 지하철(결국 철도를 이용한다)를 타야 한다.워털루역사는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그 유명한 트라팔가광장에서 여기까지는 걸어서도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그뿐이랴 택시에서 내리면 바로 15m 앞에 티켓 카운터가 있다. ○모든 역사 장점살려 비행기 탑승수속절차가 수화물을 체크인해야 하고 보안검색도 거쳐야 하는 등 아주 복잡한 것에 비해 워털루역의 탑승절차는 간단하다.도심에서 10분 걸려 역사에 도착,수분내로 모든 수속이 끝나고 승객은 열차 출발시간까지 좀더 자유롭고 한가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결국 워털루역사는 국제도시간 연결마디임과 동시에 도시 한복판의 실내 휴식광장의 역할을 겸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고속전철역사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고속전철은 환경순화적이다.비행기의 소음도,자동차의 매연도 없다.게다가 수천명의 승객을 한꺼번에 실어나를 수 있다.비행기는 고작 3백∼4백명,승용차는 한번에 5명이 아닌가. 워털루역은 이 모든 고속전철역사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고 있다.역사의 여유롭고 안락한 분위기를 살려 도시내 실내 대중공원화하기 위해서 외부의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동시에 역사 안팎을 시각적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고속전철이라는 최첨단기술이 가미된 런던의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 고속전철역을 잠깐 생각해보자.우리의 역도 워털루역과 같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야 하며 시민에게 환하고 쾌적하고도 여유로운 휴식의 공간을 줄 수 있어야 한다.역건물을 지상에 놓고 건물자체는 투명한 재료를 쓰면 그렇게 할 수 있다.그런데 얼마전 대구 시민이 고속전철의 지상통과를 반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첨단기술의 상징이요,풍요롭고 쾌적한 21세기의 생활을 담는 고속전철역은 어둡고 환기가 잘 안되는 도시지하철과는 달라야 한다.이것을 지하에 가두어놓고 그 위로는 돈벌이가 될 만한 고층의 백화점·호텔을 올려놓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 김정일 찬양가,어린이 한글 교재로(북한 이모저모)

    ○“한국 청년들의 작품” 선전 ○…북한에서는 최근 어린이들의 한글공부까지도 철저하게 김정일 우상선전과 결부돼 학습되고 있다. 한글의 자음학습때 사용되는 이른바 「자음가」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자음가」에는 곡이 붙여져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인 「송가」의 하나로도 일컬어지고 있다. 북한은 이 노래가 한국의 청년학생들이 김정일을 「흠모」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조작해 선전하고 있다. ○42년2월 김정일 나던날/백두산 기상자료 공개 ○…북한의 기상과 기후관측을 담당하는 기관인 조선기상수문국과 평양천문대는 이미 53년전인 1942년2월의 백두산을 비롯한 북한지역과 세계 각지의 기상상태와 천문현상을 기록해두었다는 자료를 공개. 중앙방송이 최근 보도한데 따르면 『당시 백두산지역에 천변만화의 자연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이는 이때가 바로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는 시기여서 당시 『백두산천지에서 천둥이 우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 등 악천후가 계속됐으나 15일 밤부터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밤하늘에 별무리가 반짝였다』면서 김의 「신격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
  • 워싱턴 DC(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11)

    ◎국회의사당/링컨기념관/재퍼슨기념관/백악관/워싱턴 기념탑 축으로 동서남북 배치/불 건축가 설계… 1792년이후 계속 건설/워싱턴기념탑­의사당 사이엔 국립미술관·스미소니언박물관 자리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중심부에 위치한 링컨 기념관에 대리석 링컨이 엄숙한 표정으로 동쪽을 향해 앉아 있다.그 뒤로는 그 유명한 게티즈버그의 연설문이 새겨진 석판이 있다.「국민의,국민에 의한,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를 설파하는 링컨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여기서 1㎞쯤 동쪽으로 링컨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높이 1백69m의 워싱턴 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다.백색 대리석 기념비가 낮에는 희게 빛나고,밤에는 조명을 받아 어둔 밤하늘을 배경으로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게 된다.기념비 주위로는 미국 50개주를 상징하는 성조기 50개가 펄럭인다.미국 건국의 확고부동한 표상이다. ○나라사랑… 공간초월 링컨의 시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워싱턴 기념비 너머로는 또 약2㎞ 떨어져 미국 국회의사당이 자리잡고 있다.국민들의 대표인 상하원 의원들이 모여 밤이 깊도록 쉴 틈 없이 국사를 논하는 장소다.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할 때면 워싱턴 기념비의 그림자가 점점 국회의사당 안에서 국사에 골몰하는 상하원 의원들에게 다가간다.물론 링컨의 엄숙하되 자애로운 눈길도 이쪽으로 향해 있다.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두 명의 대통령의 나라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이토록 계속 이어진다. 링컨 기념관,워싱턴 기념비,국회의사당이 이루는 동·서 직선축을 직각으로 교차하는 남·북 직선축의 남쪽 끝에는 미국의 3대 대통령 제퍼슨의 기념관이 있다.제퍼슨은 초창기 미국의 정치제도를 확립한 대통령이다.그는 또한 그가 작성한 미국독립선언문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삶과 자유와 행복추구의 권리를 지님을 주장하기도 했다.미국 대통령의 귀감이 되는 이 제퍼슨의 입상은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데,그의 시선 역시 워싱턴 기념비에 닿게 된다.또 이 워싱턴 기념비 너머 북쪽 끝에는 다름아닌 백악관이 있다.오늘의 미국을 이끌어가는 백악관 안의 클린턴 대통령에게도 워싱턴 기념비의 모습이 보일 것이요,제퍼슨 대통령의 지혜로운 눈길이 와닿을 것이다. 이렇듯 워싱턴 기념비를 중심으로해서 동서남북에 각기 국회의사당,링컨 기념관,제퍼슨 기념관,백악관이 놓여 이루는 광장을 「워싱턴 몰」이라한다.이곳이야 말로 미국의 심장부라는 워싱턴시의 핵심부가 된다. 이 광장 주변,특히 워싱턴 기념비에서 국회의사당에 이르는 지역에는 물론 다른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우리네 상식으로는 이 건물들은 관청건물들이 될만하다.그런데 이들은 모두 미술관 아니면 박물관 건물들이다.국립미술관이 있고,우리 귀에도 그리 낯설지 않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이나 항공­우주 박물관 등이 이 곳에 몰려 있는 것이다. ○V자형 참전기념비 이 워싱턴 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하나 더 있다.미국이 치른 전쟁중 전무후무하게도 패전한 월남전 참전용사비다.이것은 용감무쌍한 군인들의 동상을 나열하게 되는 여느 전쟁기념비와는 다르다.검은 대리석 벽으로 V자를 만들어 놓았는데,이 V자를 우뚝 세운 것이 아니라 땅 위에 뉘어 놓았다.이 대리석 벽에는 월남전에서 전사한모든 군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용산에 있는 우리네 전쟁기념관에도 이것을 흉내내어 놓은 것이 있다).이곳을 찾는 옛 전우들과 유족들은 검은 대리석 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죽은 자의 이름이 겹쳐지는 것을 보며 소리없는 눈물을 흘린다. 워싱턴 몰의 건축·구조물 배치의 공통된 특징은 「시각적 중첩」이다.워싱턴 기념비를 사이에 두고 링컨 기념관은 국회의사당을 건너보고,제퍼슨 기념관은 백악관을 건너보고 있다.초창기 대통령이었던 링컨과 제퍼슨은 미국 국부인 워싱턴을 매개로 해서 나름대로의 애정어린 감시의 눈초리를 오늘의 미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월남전 참전용사비에서는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가 검은 대리석 벽을 매개로해서 서로 겹쳐지며 만나고 있다. 이러한 절묘한 배치기법이 애당초 의도된 바인지 아니면 오랜 시간을 두고 이들 건축·구조물들이 각기 들어서면서 자연히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록이 없다.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워싱턴시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 성장해 온 도시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지 열다섯째 해가 되던 1791년 워싱턴 대통령은 현재의 워싱턴을 미국의 수도로 정하고 도시건설을 시작한다.무릇 새 국가의 시작은 새로운 수도의 건설로 이어지게 마련인가 보다.피에르 랑팡이라는 프랑스인 건축가가 신수도의 설계를 맡았는데 이때 이미 국회의사당,백악관의 위치가 정해졌고 게다가 추후에 기념비를 세울 수 있는 광장을 도시 곳곳에 미리 마련해 놓았다고 한다.워싱턴 기념비는 1888년에,링컨 기념관은 1922년,제퍼슨 기념관은 1942년,월남전 기념비는 1982년에 완성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몇가지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첫째로,미국인들은 자신의 국가의 수도 설계라는 중책을 주저없이 프랑스인 건축가에게 맡겼다는 것이다.잘 할 수만 있으면 누구라도 데려다 쓴다는 미국인의 실용주의는 이미 2백년 전에 「세계화」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둘째로,프랑스인 건축가 랑팡의 마스터플랜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후로 2백년간 이것을 충실히 따라 각종 기념물의 놀라운 시각적 중첩효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미국인들의 신중함과 철두철미함에 놀랄 수밖에 없다.불과 3∼4년만에 신도시들을 뚝딱 건설해 놓고도 이제와 보니 도시계획이 잘못 되었다느니 원래 계획대로 지어지지 못했으니 뜯어고쳐야 한다느니 말도 많은 우리네 현실이 새삼 낯뜨거워진다. 세계의 대도시는 다 미리 계획된 도시가 아니라 자연히 발생하여 성장해 온 것이 대부분인데 워싱턴만큼은 앞서 보았듯 예외가 된다.또 하나의 예외로서 우리의 수도 서울이 있다. 조선왕조를 세운 이성계는 지금부터 6백년 전 개성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기로 하고 정도전을 시켜 신도시를 건설한다.북악의 줄기가 뻗어내려 온 곳에 경복궁을 짓고 그 앞에 광화문을 세우며 이를 지나 남대문으로 향하는 탄탄대로를 세운다.이것이 오늘의 세종로다.서울의 마지막 백년이 지나는 동안 이 세종로에는 청와대에서 시작되어 경복궁,구 중앙청을 지나 이순신장군 동상에 이르는 일종의 선형배치가 이루어진다.얼핏 보면 워싱턴 몰의 선형배치와 비슷하기도 하다. ○타산지석재고할만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링컨 동상과는 다르다.링컨이 오늘의 미국을 움직이는 국회의사당을 향해 앉아 애정어린 감시의 눈길을 주고 있다면 이순신 장군은 몇해전까지도 오늘의 한국을 움직이던 중앙청과 현재의 청와대를 아예 등지고 서 있다.링컨의 엄숙함이 미국의 상하원 국민대표들을 향한다면 이순신 장군의 위용은 그저 평범한 국민들에게만 떨쳐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몰과 세종로의 차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세종로 주변에는 박물관이 없다.단지 세종문화회관이 하나 있을 뿐이다.나머지는 정부종합청사,보험회사 건물,통신회사 건물,그리고 남의 나라 대사관 건물 등이 있다.또 세종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폭이 넓은 길이기는 하되,그 길이 모두 아스팔트가 깔린 차도로 되어있다.국민들은 이 길 양쪽으로 걸으려면 여기저기 워키토키를 들고 서 있는 사복의 전경들에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어디에서고 잔디가 깔린 워싱턴 몰에서 볼 수 있는 평화롭고 밝은 분위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 조선총독부(중앙청)건물이 지어진지 70년만에 헐린다고 한다.이것이 지어지게 된 역사적 배경은 슬프다.그래도 남들은 2백년에 걸쳐 원래의 마스터플랜을 따라 차근차근 예술품에 비견 될 만한 건축·구조물들을 자기 나라의 심장부에 세워오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나라의 심장부에 아무런 마스터플랜이 없이 건물을 짓고 허물고 또 짓는 일을 반복하고 있으니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그것도 기념비적으로 지어져 서로 조화를 이루는 건물들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혼자서 멋진 상업건물들을 짓고 있으니 말이다.
  • 기우제(외언내언)

    백년 전의 우리모습을 정밀하고도 따뜻하게 그린 영국여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여사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에는 한국인의 종교관에 대한 구절이 나온다.『종교에 대한 무관심은 극단적이고 종교적 자질은 부재하며 호소할 만한 종교적 이념도 없고,…아무런 현세의 이익도 제공해 주지 않는 자제와 희생의 종교로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 입장인 것같다』고 쓰고 있다.도처에 십자가가 찬연한 오늘의 서울의 밤하늘을 본다면 그도 달라지겠지만 한국인의 원천적인 종교관을 탁월하게 간파한 점만은 인정할 만 하다. 지난 일요일에는 난데없이 서울 관악산에서 농수산부공무원들과 등산인들이 기우제를 지냈다.돼지머리를 놓고 기원을 하며 넙죽이 절 하며 제사 지내는 모습이 일요일의 시청자를 웃음짓게 했다.웬지 기우제만은 토속신앙 방식으로 지낸다.아마도 이날의 기우제에는 불교도는 물론 기독교도·천주교도도 참례했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유족끼리 지내는 장례가 아닌 공공방식의 장례일 경우 기독교,천주교,불교가 『연고전,고연전』처럼 부르는 순서에 「엄정한」 공정성을 기하며 다 함께 참여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관례로 자리잡은 것에 비하면 이런 「제사」가 독자적인 권능으로 치러지는 일은 신기하다. 비숍여사가 거기까지는 미처 못보았는지는 몰라도 한국인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빌면 이뤄질 것이라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그 심성이 한국인의 영적심리의 바탕인 것 같다.열심히 비는 일의 정성을 위해서 마음을 정하게 갖고 부정한 일을 삼가기도 한다.그러면서 화해도 하고 관용도 베푼다. 그리고 고통을 분담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오죽하면 그런 마음을 먹었겠느냐고 동감하면서 보는 이들도 그 일을 우습게 여기지 않는다.그 효험을 믿는 마음으로 자신의 종교와 상치되는 일도 눈감아 주기도 한다.관악산에서의 기우제도 그런 것이었으리라 짐작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한번 빌어본다.비좀 주소서.
  • 성숙한 시민정신/김광영 수필가(굄돌)

    어두운 밤하늘아래 한강변의 야경을 배경으로 지하철이 달린다.내앞에 매력적인 아가씨가 발을 꼬고 앉아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나는 만약에 이순간 땅이 갈라지고 지하철이 강바닥으로 떨어지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했다.일본 간사이지방 대지진에서 고베시민들은 처참한 극한상황에서도 민주시민의 질서의식과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의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어 인상이 깊었다.왜 고베 시민들은 생활필수품을 사재기 하지않고 또 상인들은 가격을 올려 받는 일이 없을까 궁금했다.미국의 뉴욕에서는 정전사고가 났을때 강도 약탈등으로 무법천지가 된데 비해 고베시민들은 질서를 지키고 공익을 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일본인들은 자본주의적인 민주제도를 받아들인 점에서는 미국과 유사하나 동양의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발전시킨 점에서 미국인들과 구별된다. 천재지변을 당한 동·서양의 시민의식이 천양지차이다.동양은 유교와 불교사상이 지배하는 사회이다.공자의 인 사상은 먼저 자신의 본능적인 욕망과 경제적인 이익이라는 욕심을 억제한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정신이다.불교도 윤회사상을 믿고 있어 현세와 내세에 대한 믿음과 자세가 뚜렷하다.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에서 일본인의 특성을 자가 수양에 의한 극기로 보고있다.고베시민들이 보여준 극기에 의한 질서의식과 사회의 공익을 우선시키는 정신은 조상들이 소중하게 여겨왔던 멸사봉공의 정신일 것이다.우리도 유교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현대민주시민으로 성숙해야 한다.
  • 놀이공원 새해행사 풍성/서울랜드/밤8시부터 화려한 레이저쇼

    ◎용인농원/국악한마당·얼음조각쇼 볼만 서울 인근 놀이공원들은 신정연휴를 맞은 가족및 연인등의 관람객들을 위해 다채롭고 풍성한 특별행사를 선보인다. 과천 서울랜드는 신년 1∼3일 하오9시까지 야간개장한다.하오8시부터 「야그 레이저쇼」가 펼쳐져 웅장한 음악과 함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하오2시부터 펼쳐지는 신정특별행사 「쇼­하얀 데이트」는 고적대와 무용단,동물캐릭터가 관람객과 한데 어우러져 게임·노래자랑·가족대항전등으로 따뜻한 겨울무대를 꾸민다.또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그네타기 연날리기등 「민속놀이 한마당」도 마련된다.이와함께 서울랜드 7주년기념 특별사진전도 개최된다. 용인자연농원은 신정연휴동안 삼고무·화관무등 전통춤과 신명나는 사물놀이 한마당등 「새해맞이 국악한마당」이 하루 2차례씩 펼쳐지며 현대의 가치관으로 새롭게 꾸민 흥부전이 마당극대신 노래극으로 재구성돼 색다른 감동을 관람객들에게 준다. 또한 육면체의 얼음덩어리가 조각상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얼음조각쇼가 거리곳곳에서 열려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학습의 기회가 되고 추억 사진찍기에도 좋다. 롯데월드는 연휴기간 하오 2차례씩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연기자와 캐릭터들이 새해를 맞는 「신년축하 퍼레이드」를 벌인다. 하오3시에는 「신년축하 이벤트쇼」가 펼쳐져 인기그룹「좌회전」과 민속무용단의 부채춤·북춤등이 특별공연되고 롯데월드공연단 전원이 출연,절정의 무대를 꾸민다.
  • 대상에 항공부문 김동기씨/4회 교통봉사상

    ◎수상자 12명·3대간체 선정/서울신문사·교통부 공동 제정 서울신문사가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교통부와 공동으로 제정한 제4회 교통봉사상 수상자가 24일 결정됐다. 철도·해운·공로·항공 등 4개 부문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한 숨은 일꾼들을 대상·본상·장려상·특별상 등으로 나눠 개인 12명과 단체 3개를 선정했다. 영예의 대상은 예천항공무선표지소 기술계장 김동기씨(37)가 차지했으며,본상은 서울지방철도청 신남역 운전원 김기옥씨(42) 등 개인 3명과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이 각각 탔다. 장려상은 순천지방철도청 노안역장 임기재씨(50)등 7명이 받았으며 특별상은 대한상공회의소 민중기 유통이사(52)와 교통방송본부 및 교통문화정착모임이 각각 차지했다.교통방송본부는 교통질서 및 생활개혁 캠페인을 벌여 교통사고를 줄인 공로로,사회각계 인사 77명을 운영회원으로 결성된 교통문화정착모임은 올바른 교통행정 및 시민의 교통질서의식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상에는 3백만원,본상에는 2백만원,장려상과 특별상에는 1백만원씩의 상금이 주어다. 시상식은 다음달 2일 상오11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갖는다. ◇대상▲김동기 ◇본상▲김기옥 ▲박성호(52·강남모범운전자회회장) ▲류승현(46·해운항만청 항로표지기지창 기계장) ▲대한항공 객실승무원=김제중(34·사무장) 백은경(31·부사무장)김영미(23·선임 여승무원)김현이(22)김혜경(22)이종희(21) ◇장려상▲임기재 ▲신완일(53·서울지방철도청 소래역장) ▲황대수(52·부산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노용현(46·전국자동차운송알선사업조합회 지도부장) ▲서병화(59·(주)세모해운사업부 항해사) ▲윤준혁(59·부산지방해운항만청 영도등대장) ▲강용수(59·(주)아시아나항공 선임기장) ◇특별상▲민중기(52) ▲교통방송본부 ▲교통문화정착모임 ▷대상◁ ◎김동기씨 부산항공청 예천무선표지소/산꼭대기서 항공기 길안내… 가족과 생이별 『푸른 하늘을 벗삼아 하늘의 등대지기 역할을 하는 전국 1백여명의 항공무선표지소 동료기술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대상을 받은 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 예천항공무선표지소 기술계장 김동기씨(37)의 소감이다. 14년동안 항공기의 안전운항업무에 헌신한 김씨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속에서도 수백명의 귀중한 인명을 실은 항공기가 항공무선표지소의 인도로 안전한 항로를 잡을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늘의 등대」인 항공무선표지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0년.부산항공통신소에 전송직 기술공무원으로 발을 디딘 이후 줄곧 남들이 기피하는 산간오지의 항공무선표지소에서 항공기의 길잡이역할을 해왔다. 항공무선표지소는 불빛을 발하는 등대와 달리 무선전파를 쏘아올려 항공기의 항로를 안내하는 시설로,비행기의 안전운항을 위해서는 업무에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된다. 지난 92년12월 예천항공무선표지소의 개설과 함께 창설요원으로 자원,미국에서 2개월간 기술연수를 받았다.그 이후 완벽한 기기운용으로 개소후 지금까지 1백%의 기기운용률을 기록,전국 6개 항공무선표지소중 최고실적을 자랑한다. 대부분의 표지소들이 산간오지에 위치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게 가장 힘들다는 김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투철한 사명감과 자기희생 없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하늘의 등대지기』라며 『누구도 알아주지는 않지만 비행기 길잡이는 나의 천직』이라고 말했다. ▷본상◁ ◎철도부문/김기옥씨 서울지방철도청/역내 안전·환경개선 큰 공 역무원으로 15년이상 일하면서 안전사고의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폐품을 판 돈과 자비로 화장실과 사무실을 깨끗이 가꿨으며 침수지를 복토하고 경계석을 쌓는 등 환경개선에도 힘썼다. 매년 유치원생과 국민학생을 초청,안전교육을 실시했으며 박봉으로 가정환경이 어려운 중학생에게 분기마다 1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했다. ◎해운부문/류승현씨 해운항만청/부표정비 새 시스템 개발 해운항만청 여수항로표지기지창에서 28년간 바닷길을 밝혔다.해상교통 표지시설인 등부표의 제작 및 정비·설치업무를 맡아 선박의 안전항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국의 주요항로에 설치된 등부표가 고장나거나 유실될 때 긴급복구하는 정비시스템도 개발했다. 원만한 성격에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직장동료들을 걱정,일터의 근무분위기를 밝게 가꾸는 데 앞장섰다. ◎공로부문/박성호씨 서울강남모범운전자회/명절 귀성객 안내 14년째 지난 76년 모범운전사로 핸들을 잡은 뒤 줄곧 교통안전을 위해 노력했다.86년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등 국제행사가 있을 때마다 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했다. 지난 81년 강남모범운전자회장을 맡은 뒤 설날과 추석·연말 등에 귀성객안내센터를 설치했다.일손이 모자라는 농촌을 위해 모내기와 벼베기를 도왔으며 자율방범대를 운영,지역치안에도 힘썼다. ◎항공부문/김제중씨 대한항공/불난여객기 승객탈출 도와 지난 8월10일 제주공항에서 대한항공 KE 2033편 항공기에 불이 났을 때 침착하게 승객들부터 먼저 대피시켰다. 입사 7년째가 되는 사무장 김제중씨(34)는 승객우선의 투철한 직업의식을 보였으며 결혼한 뒤 재입사한 부사무장 백은경씨는 후배의 모범이 됐다. 선임 여승무원 김영미씨는 입사 1년인 신참임에도 6개월 경력의 후배 김현이·김혜경·이종희씨 등을잘 이끌었다. ▷장려상◁ ◎특별상/민중기씨 대한상공회의소/기업물류비 절감에 노력 기업의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물류공동화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경제행정규제 실무위원회에 참여,물류부문의 규제완화에 노력했다. 물류표준화의 경제적 효과를 알리는 홍보용 팸플릿과 사례집 2만부를 발간했다. ◎항공/강용수씨 아시아나항공/조종사 새 훈련기법 개발 공군조종사를 마친 뒤 제2민항 출범과 동시에 입사,선임기장으로 일해왔다. 항공기사고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인적 과실을 줄이기 위해 조종사끼리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최신 훈련기법(CRM)을 개발하는 등 항공사고방지에 기여했다. ◎철도/임기재씨 순천지방철도청/철길보행자 안전에 힘써 자비로 철도건널목에 「일단정지」 표지판을 세우는 등 철길보행자의 안전에 힘썼다. 열차시각안내표 3천장를 제작,지역 주민에게 나눠줬으며 역주변에 40평의 화단을 조성,이동식화분 1백50개를 설치했다. ◎철도부문/신완일씨 서울지방철도청/장애인용 건널목 만들어 지난 92년 송도∼소래역간 선로가폐쇄되자 소래역장으로 연계버스 운전사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지금까지 단 한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장애인용 건널목을 만들었고 역구내에 배수로를 설치,선로의 침수를 예방했다. ◎해운/서병화씨 (주)세모/30년넘게 섬주민 “발 노릇” 30년이상 선원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경남 충무∼욕지∼노대노선의 프린스호 항해사로 경남 통영군 섬주민의 발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60년대초 낙동강에서 복운호를 운항할 때 강물에 뛰어든 일가족 3명을 구했다. ◎해운/윤준혁씨 부산지방해운항만청/30년간 밤바다 뱃길 안내 지난 92년 부산 오륙도 등대에서 발전기에 충전하다 왼쪽 눈을 잃었지만 실의에 빠지지 않고 성실히 바다를 지킨 불굴의 등대지기. 30년간 등대장비를 체계적으로 정비,해상교통의 안전에 크게 기여했다. ◎공로/황대수씨 부산개인택시조합/개인택시 조합회관 건립 올해초 친절운동추진본부를 구성,개인택시의 친절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90년에는 대규모 조합회관을 건립했으며 92년에는 새마을금고를 설립,조합원의 복지증진에 힘썼다.상조회를 운영하며 지금까지 총 25억1천만원을 지급했다. ◎공로/노용현씨 자동차운송알선련/불법 이사짐센터 정화 전국 2천5백여개 불법이삿짐센터를 지도,합법적인 사업을 하도록 도와줬다. 등록된 업체 9천8백70개에 대한 정기검사를 통해 법규를 어긴 1백43개는 취소하고 3백10개는 과태료를 물게 함으로써 운송알선업체를 자체정화하는 데 기여했다.
  • “93 엑스포장/첫 과학공원으로 대변신

    ◎9개월간 새단장… 새달7일 일반에 첫선/「미래기술의 장」등 18개 상설전시관/갈릴레오공원 등 갖춰 “놀면서 학습”/입장권 2∼3개 전시관 묶어 판매… 예약제 도입 93대전 엑스포의 열기로 가득 찼던 도룡벌 19만평이 국내 최초의 과학테마공원인 「엑스포과학공원」으로 탈바꿈돼 오는 8월7일 일반에 공개된다. 「놀며 배우는 과학공원」의 운영을 맡게된 엑스피아월드측은 약 9개월의 재개장 준비기간을 거쳐 한빛탑·우주탐험관등 18개 상설전시관을 열며 각종 놀이시설을 확충,가족 나들이 명소로 큰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엑스피아월드측은 지난해 엑스포동안 장시간 대기로 짜증스런 관람이 되었던 점을 보완,각 관별로 세분화·차별화된 패키지 입장권(2∼3개의 전시관을 묶음)을 개발하고 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상설전시관=「전통·도약의 장」은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대전관과 공원의 상징으로 대전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빛탑으로 구성된다.또 우리 역사를 길로 표현한 정부관도 있다. 「과학·탐험의 장」은 컴퓨터그래픽영상으로 생생한 우주여행이 펼쳐지는 우주탐험관,과거 이동수단부터 첨단 교통수단을 전시하는 자동차관으로 꾸며져 인류의 꿈과 미래를 보여준다. 「자원·통신의 장」에 마련된 재생조형관에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의 거북선형 비디오아트가 전시되고 재활용온실에는 음식찌꺼기로 유기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자연의 장」은 아이맥스 3차원 입체영화가 있는 인간과 과학관,오감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세계최대의 아이맥스 영상관인 지구관,자연생명관으로 구성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게 된다. 「미래기술의 장」은 미래컴퓨터·로봇사물놀이·우주여행등을 선보이는 테크노피아관,지름 27m의 옴니맥스화면에 자연생명의 아름다움을 펼치는 이미지네이션관,미래의 교통수단 자기부상열차관,소재관,전기에너지관등 5개 전시관이 들어서 관람객을 환상적인 미래세계로 이끈다. □휴식공간=과학교육 기능별로 특화한 갈릴레오·다윈·아르키메데스·아인슈타인등 4개 소공원을 조성,동상을 세우고 관람객의 사고하는 휴식공간으로 「과학자의 거리」를 만들었다. 또 엑스포의 미래항공관을 철거한 자리에 마련된 미래공원은 사각패널·분수·까치집,돌로된 달력이자 해시계인 스톤헨지등이 설치돼 어린이들에게 자연생태계에 대한 흥미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보조시설은 장애인센터를 비롯,미아보호소·유아휴게소·물품대여소·진료소등이 운영되고 1천4백여대규모의 대형주차장이 마련됐다. □이벤트행사=평일에는 각종 퍼레이드·캐릭터쇼·마칭밴드등이 상설 운영되고 주말에는 대형축하쇼·불꽃놀이·열기구축제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또 분수춤·환경안개·연출조명등의 「물의 축제」와 레이저·대형이미지영상·서치라이트등을 이용한 「빛의 축제」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10월말까지는 상오9시30분부터 하오10시,11월부터는 상오10시부터 하오8시까지 개장된다.입장료는 어른 3천원,어린이 1천5백원이며 전시관 관람료는 어른 1인당 1천5백∼2천5백원선이다.
  • 철원 구 북한 노동당사서 열린 「KBS 평화콘서트」

    ◎이산 아픔 노래한 「남과북」에 실향민 통곡/출연진·관객 모두 목멘 90여분/「우리의 소원」·「비목」 등 북녘하늘에 메아리/50여국 외신기자들 취재분위기도 숙연 국토의 허리가 잘리고 민족이 갈라선 지 어언 44년.그 사무치는 아픔을 가슴에 안은 채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절절한 마음이 밤하늘에 굽이굽이 메아리졌다. 23일 하오8시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0여㎞ 남쪽인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구북한 노동당사 앞광장.49년만에 민통선 안에서 처음으로 KBS의 「평화를 위한 열린 음악회」가 열렸다.넓은 광장을 가득 메운 출연진 4백여명과 5천여명의 관객들 모두 목이 메었다. 수많은 젊은 넋이 죽어간 철의 삼각지에 전쟁의 유적으로 남아 있는 앙상한 몰골의 북한 노동당사.주변에는 무성한 풀들과 녹슨 쇳덩이들이 널려 있었다. 휴전 이후에도 전운이 가시지 않고 곳곳에 분단의 쓰라림이 남아 있는 이곳에 노래가 울린 것이 얼마만인가. 평화를 위한 음악회의 시작을 알리는 은은한 에밀레종소리와 함께 의장대가 부는 「평화의 나팔소리」에 실향민과 철원주민들,전국 각지에서 온 관람객들은 감동에 몸을 떨었고 성악가 김원경씨의 「비목」,조영수씨의 「고향생각」이 울려 퍼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어린이합창단이 「우리의 소원」을 부르자 어린이들은 경건하게 두손을 모았다. 『30리 떨어진 바로 저곳이 내 고향인데…』 「그리운 금강산」을 들으며 실향민 장성환씨(63·농업·철원읍 화지리)는 젖은 눈길로 북녘 하늘을 응시하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성악가 강미자씨와 가수 조영남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남과 북」을 함께 부르자 장씨 등 실향민들은 주저앉아 통곡했다. 『이 노래가 북녘 하늘에도 전해져 평화통일이 앞당겨지기를…』 사회자 송지헌과 정은아도 이날은 말을 더듬었다.목이 메인 탓이다. 90분동안 계속된 이 역사적 음악회를 세계 50여개국의 외신기자들도 숙연한 모습으로 지켜보았다.이들은 지난 90년 독일 베를린장벽에서 열린 「장벽음악회」와 비견되는 감동을 받은 그런 모습들이었다.5천여 관객과 출연자들이 함께 부른 음악회의 주제곡 「그 날은,손에 손 잡고」와 「고향의 봄」은 남북으로 퍼져나갔다가 메아리가 되어 다시 이곳에서 염원처럼 합쳐졌다. 음악회를 연출한 이문대PD는 『남북이 정치적으로 어렵고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음악회가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별을 보는 마음/김용한(굄돌)

    오래 전에 읽었던 수필 중의 한 귀절이 항상 내 마음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친구와 술 한잔을 마시고 귀가하는 길에 우연히도 오랜만에 밤하늘을 보았습니다…」라는 내용이다.그 글을 처음 대했을 때 마치 내 자신의 얘기인양 느꼈던 기분은 지금도 마찬가지다.요즘도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다 본 기억은 별로 나질 않는다.더더욱 내 아이와 함께 별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눈 기억은 전혀 없는듯 하다. 어린시절의 기억이 새삼 새로워 진다.여름날,저녁식사를 마친 뒤 아버지는 뒷짐을 지신 채 산보를 하시고,막내인 나는 형님,누나와 함께 툇마루나 장독대에 걸터 앉는다.부모님이 식사 뒤에 곧바로 책상에 앉거나 하는 것을 금하시기 때문이었다.잠시 후 설겆이를 마친 어머니도 자리를 함께 하신다. 아버지는 밤하늘을 보면서 내일의 일기예보를 해 주시고 별똥별이 큰 선을 그리며 떨어지면 어머님은 빨리 소원을 빌라고 채근하신다.그렇게 가족들의 얘기가 영글기 시작하면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며,자연시간에 배운 별자리 얘기,외지에서 공부하고있는 형님에 대한 걱정,장차 무엇이 될래 하는 식의 대화가 이어진다.혹간 참외라도 한쪽 있으면 더욱 좋은 자리였었다. 요즘 도시생활에서는 하늘을 보기가 점점 어려워 진다.높이 솟은 건물들이 시야를 좁게 하고,더욱이 심한 공해로 낮이건 밤이건 맑은 하늘을 접하기 어렵다.별빛도 예전같지 않다. 수필의 글귀처럼 내게도 밤하늘은 한잔의 술과 함께 존재하는 듯하다.왜일까.그 원인은 바깥보다는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무엇엔가 항상 쫓기듯 생활하지만,막상 되돌아 보면 빈 껍데기 뿐인 그 분주함의 실체는 아마도 여유없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젠 어렸을 적 부모님이 내게 가르쳐주신 별을 보는 여유로움을 되찾아 보겠다.그리고 내 아이에게도 그 가르침을 전해주고 싶다.결코 삭막하지 않은,밝고 건강한 인성을 갖도록….
  • 신앙생활 일상화… 평소 교회 썰렁(유세진 귀국리포트:10·끝)

    ◎종교적 가르침 실천에 중점… 부활절땐 북적 단 한번 가보았을 뿐이지만 독일 교회는 넓은 자리에 비해 썰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적었다.본의 한국교회 관계자들은 부활절이라든가 성탄절같은 특별한 때가 아니면 독일 교회에는 별로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독일 교회들은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한국교회를 부러워 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을 놓고 한국인들은 믿음이 강하고 독일인들은 믿음이 약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처음 독일에 도착,아이들을 독일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학교 선생님과 이야기할 때 아이들의 종교가 기독교인지,아니면 카톨릭인지 물어왔다.아이들은 사실 교회에도,성당에도 나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 얘기하고 그것은 왜 묻느냐고 반문하니 수업시간에 종교(1주일에 2시간씩)라는 과목이 있고 기독교를 믿는 학생들은 기독교 시간의 수업을,카톨릭을 믿는 학생들은 카톨릭 시간의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그리고 아이들의 종교시간 수업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되묻는 것이었다.기독교든 카톨릭이든 뭐 큰 차이가 있겠느냐는 생각에 그냥 기독교라고 답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종교」시간이란 것이 우리 국민학교에서 배우는 바른생활 같은 수업이었다.물론 이 시간에 기독교 또는 카톨릭의 교리같은 것도 배우고 한달에 한번은 전교생이 교회 또는 성당에서 합동으로 예배(또는 미사)를 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살아가면서 지켜야할 예절이라든가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기준 등을 배우는게 종교시간의 더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본의 경우 중앙역 부근의 뮌스터 플라츠와 그 바로 옆에 있는 마크트 플라츠가 중심부를 이루고 있다.뮌스터 플라츠는 이곳에 있는 큰 교회(뮌스터는 사원이란 뜻)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마크트 플라츠는 이곳에 시장(마크트)이 서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독일의 어느 도시를 가든 본처럼 도시의 중심부에는 교회와 시장이 자리잡고 있다.처음 도시가 형성돼 사람들이 모여들면 가장 먼저 생기는 것이 교회와 시장이었기 때문이란 것이다.교회는 오래전부터 독일인들의 생활에서 떼어낼수 없는 삶의 한부분이었음을 설명해주는 대목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데서 보듯이 종교는 독일인들의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흡수돼 있다.교회에는 한국사람들 만큼 열심히 나가진 않지만 가정과 학교에서 어려서부터 받아온 종교교육은 이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무의식 속에서 행동을 컨트롤하고 있다. 서울의 밤하늘을 보면 곳곳에서 교회의 붉은 십자가 불빛을 발견할 수 있다.독일에선 이같은 십자가의 불빛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교회는 조금 과시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는 느낌이다.꼭 신도가 많이 모여야만 좋은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것보다는 교회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열심히 실행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종교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어 독일인들과 우리들은 많은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다.
  • 경주 동악미술관에 「구면천정천문도」·「혼상」복원 전시

    ◎“신라의 옛 하늘을 보여 드립니다”/구면…/637년 별모습 1,319개 인조다이아로 새겨/혼상/360도 회전… 계절변화 알리는 하늘의 시계 국내 과학계와 한 독지가가 세계 최초의 구면천정천문도와 혼상을 복원,전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신라 전통과학실험의 장을 마련한 경주시에 위치한 동악미술관 천문지리실이 바로 그것. 경주시 민속공예촌 안에 자리잡고 있는 동악미술관(관장 석우일)은 연세대 나일성교수팀,세종대 강영훈교수팀,그리고 충북대 이용삼교수팀등 국내 천문학계의 무보수 도움을 받아 제작비 2억원을 들여 세계최초의 구면천정천문도와 혼상을 완성했다. 천면천정천문도는 조선시대 천문학자 남병길의 성경(1861년판)을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6년인 서기637년의 별자리 위치로 세차 계산한 것으로 2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된 것이다.미술관 2층 천장에 지름 6m의 반구를 만든뒤 1천3백19개의 별로 이루어진 2백90개의 별자리를 하나하나 새겨 놓았다. 특히 1천3백19개의 별을 6등급으로 나누어 인조 다이아몬드로 모두 장식,신라시대의 밤하늘의 별이 영롱한 모습으로 빛나 관람객의 눈길을 황홀하게 한다. 또한 지름 1m크기로 복원한 혼상은 하늘의 별들을 보이는 위치에 따라 천구면에 표시한 것으로서 평면에 그린 천문도와는 달리 일주운동에 따라 회전하면서 별들이 지평선에 뜨고 지는 것을 보여주어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하늘의 시계 역할을 한 고대의 위대한 천문기기였다. 지난 26일 열린 개관식에 참석한 성신여대 명예교수 전상운박사는 『경주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기술문화 유산의 본고장일 뿐 아니라 신라의 상징적 유물인 첨성대를 인류공유의 세계 고대 천문학의 유산으로 알릴수 있는 실험주의 방법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며 후세의 교육효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 구면천정천문도와 혼상 제작을 총괄 지휘한 나일성교수는 영국·일본·중국등에서 관련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면 천문도와 혼상을 전시할 경주에 그들을 초청,조언을 구하는데 앞장 섰다.이 가운데는 영국 더햄대 스티븐슨교수(과학사학자),중국 북경 고관상대최석죽대장,북경 천문관 최진화관장,서안천문대 리치완박사등 10여명의 외국 학자들이 방문,의견을 내놓았다. 나교수는 『석관장과 천문학자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거의 1년이란 세월을 보냈다』며 『우리나라도 세계인을 향해 내보일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전통과학실험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지 4백평 규모에 연건평 1백50평의 동악미술관 2층에 자리잡고 있는 천문지리실에는 천장에 장치된 구면천정천문도와 바로 아래에 혼상을 설치한 이외에 5분의 1과 10분의 1로 축소한 첨성대 모형 3기가 전시돼 있다.한국과 중국의 고대 천문도 2점과 국립 경주박물관에 소장된 신라시대 해시계 파편을 완전히 복원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그리고 조선시대 앙부일구를 비롯해 중국의 혼천의와 적도의 축소 모형등이 전시돼 있어 한국이 전통과학 기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통과학기술까지도 감상 할 수 있다. 한편 천인감응사상을 부르짖는 석관장은 중앙벽 전면에 천정천문도를 펼쳐놓은 듯한 크기인 가로 6m,세로2.5m크기에 신라의 도읍지 경주를 한눈에볼수 있는 왕경도를 사학계의 도움을 빌려 제작,「하늘에는 천문도,땅에는 왕경도」를 입체 전시하고 있다.
  • 푸른 생명을 가꾸자/이배영(굄돌)

    땅에서는 봄기운이 움트고 생명이 싹트는 노래 소리가 들리는 때이다.지금 우리는 행락철을 맞고 있다.언제부터 생겨 연중행사가 되었을까.불과 20년 또는 30년전부터 생겨났을 것이다.이런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연은 악성 피부병처럼 파괴당하고 있다.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이것을 방치하는 것은 조상들이 대대로 물려준 삶의 방식이 아니다.우리 조상들은 자연과의 조화에서 삶의 지혜를 찾았었다. 하나뿐인 국토,지구를 우리는 자손만대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공단 주변의 매연가스,폐수,산업용 쓰레기는 하루에도 엄청나게 생겨난다.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이기주의가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자연을 통해서 인격을 완성하고자 했다.자연을 개발하면 삶이 풍요로워 진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방식을 찾아야 한다.우리는 소비가 만능이라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 우리 주변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자.어딜가나 쓰레기가 삶의 터전에 뒤덮여 있다.또한 마음 편히 마실 수 있는 물도 찾기가 쉽지 않다.강물이나 땅속의 샘물까지도 썩어가고 있다.농촌의 들녘에는 메뚜기,방개,미꾸라지,지렁이조차 볼수 없다.농약의 살포로 땅속의 미생물도 생명의 위협을 받은지 오래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돌아왔던 철새들은 물론 텃새들의 지저귐 소리도 쉬 들을 수 없다.푸른 나무들은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수천년을 지켜온 산자락도 속세의 문명이 침입하고 있다.지금의 문명이 원시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산속 깊숙이 들어가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계곡의 우람한 바위,이 바위를 휘감아 흐르는 물소리는 맑게 들린다. 신화를 잃어버린 우리 현대인은 밤하늘의 별,떠다니는 구름,푸른 들길에서 들리는 생명의 노래소리를 듣는 여유조차 없다.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산다.녹색을 지키는 일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1회용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 일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 설연휴 놀이공원/가족끼리 민속경연/윷놀이·탈춤 등 풍성

    ◎당산제 등 정초고사·레이저쇼도 볼만/북청사지놀음 등 무형문화재 공연도/서울랜드 야간개장… 불꽃놀이·가면디스코 “축제” 오는 10일은 우리나라 최대의 민속명절인 설날. 예부터 우리조상들은 설무렵이면 대대적인 놀이를 갖고 마을을 위한 고사를 지내며 한해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했다. 우리의 옛놀이들이 점차 사라져 가는속에서 설을 맞아 명절의 멋과 맛을 흠뻑 즐길수 있도록 이런 놀이를 준비하는 곳이 있다. 서울인근 놀이공원과 한국민속촌등에서는 설날연휴기간(9∼11일) 개장시간을 늘려 관람객을 맞고 당산제 동신제등 고사및 전통연희를 펼치며 가면디스코무도회까지 펼쳐 연휴에 갈곳 없는 이들을 맞을 계획이다. ▷한국민속촌◁ 설날인 10일 낮12시 농악공연을 시작으로 설날연휴행사는 13일까지 계속된다. 11일에는 요즘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당산제·동신제등 정초고사를 지낸다.당산제는 마을 수호신인 당산신할아버지와 당산 할머니에게 풍요와 평안을 기원했던 지역공동체적 의례로 현대인들에게 잊혀져 가는 공동체 정신을일깨워준다.또 12일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5호 북청사자놀음을 비롯,송파산대놀이 연희가 펼쳐지고 13일에는 강령탈춤이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서울랜드 하오9시까지 야간개장한다.이를 기념,1백50명의 공연단원이 총출동해 벌이는 오프닝 쇼와 레이저쇼·불꽃놀이축제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이어 관객들과 함께하는 가면디스코대회가 열기를 더하게 된다. 설날인 10일에는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제기차기·윷놀이·그네타기등의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지며 민속농악단「두레패」가 북청사자놀음과 농악놀이를 하오 두차례 공연한다. 퍼레이드행사인 「해피 5」는 퍼레이드카를 앞세우고 공연단과 두레패가 대거 참여,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통나무무대」에서는 젊은 연인과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흥겨운 쇼와 장기자랑등을 벌이고 푸짐한 상품도 나눠 준다. ▷롯데월드◁ 연휴시작에 앞서 6일부터 하오 두차례씩 청사초롱을 든 소년소녀등 2백여명이 펼치는 「설날 퍼레이드」가 11일까지 이어져 설날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연휴기간 매일 하오2시에는 개그맨이 진행하는 사물놀이와 어린이 민속무용단의 꼭두각시춤·부채춤·장구춤·가수초청공연·외국인 장기자랑등이 열리고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연날리기·제기차기·널뛰기·노래자랑대회등의 「전통민속놀이」행사가 다채롭게 꾸며진다. ▷용인자연농원◁ 3만평규모의 눈썰매장에는 연령층에 따라 6개코스가 마련돼 설원속에서 막바지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있다. 이외에 특히 온 가족·친지들이 함께 즐길 수있는 「굴렁쇠 돌리기」「투호놀이」「제기차기」등 「민속놀이판」이 동물원광장에 상설된다. 오는 13일 막을 내리는 베트남 「수중인형극」도 하루 4차례씩 공연된다.
  • 21세기를 여는 사람들/신재인(서울광장)

    1월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낮에는 비교적 포근하다가 어둠이 깔리고 나뭇가지가 조금 울더니 유리창부터 하얗게 입김이 서려있다.건물의 난방마저 퇴근시간 이후에는 끊어져서 갑자기 냉기가 뼈속에 들어오는 것같다.보던 책을 덮고 옷길을 올리고 시계를 쳐다보니 9시에 바늘이 접근하고 있다. 불현듯 멀리 떠나 있는 가족이 생각나고 주섬주섬 챙길 것을 주워 담아 문을 나선다. 갑자기 찬바람이 얼굴을 쓰다듬고 달아나고 열쇠를 꺼내들고 바쁜걸음으로 차를 찾아 걸어간다.그때 문득 2층 맨마지막 방의 창문이 아직도 환히 불이 켜져있는 것이 보인다.이제 얼마 남지않은 머리마저 백발로 변해버린 R박사의 연구실이다.어느 누구처럼 외국에 나가 번듯한 박사학위를 받아오지도 않았고 유명한 외국연구소에서 오랫동안 특별훈련도 받아오지 않은 그다.국내의 그저 떨어지지 않은 대학에서 공부해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그후 우리 연구소에 들어와서 누가 무어라하든 자기 책상만을 열심히 지키고 있다. 가끔 유행성 아침 뜀뛰기도 하고 1주일에 한번쯤은 먼거리를 뛰어갔다 오기도 하기 때문에 나이에 비해서 안색도 좋고 몸도 편안해 보인다.그가 하고 있는 일은 금속재료검사와 분석이다.상당히 큰 실험실을 옆에 가지고 있어서 근 20명되는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있다.그의 일은 매우 단순한 것이어서 남들처럼 연구실적을 앞세워 큰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다.그러나 그는 금속재료를 검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단순화하고 경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도록 해서 가끔 외국에서 우리 연구소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의 설명을 듣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아무튼 그는 우리 연구소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고,제일 늦게 퇴근하는 고참 연구원들 중 한사람이다.그의 방 옆건물에도 몇개의 방에 불이 환히 켜져 있다.그중 한가운데 있는 방이 K연구원의 방이다.그는 첨단재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연구소에 들어온 사람이다.초전도체 개발도 그의 손에 달려있고 가볍고 그러나 튼튼한 금속물질이나 반대로 매우 무겁고 단단한 금속재료를 만들기 위해서 어느 때는 며칠이고 밤을 새워 일을 한다.그는 성격이 매우 적극적이고 사귐성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따른다.노래도 썩 잘 불러서 일을 하다 흥얼거리는 그의 가락은 보통은 넘는 수준이다.금속재료를 생산하는 산업체에서 그의 연구결과를 가져다가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그러나 그의 손에 들어오는 연구보상비는 얼마되지 않은 푼돈이다.그래서 그의 겉모습도 별로 풍족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그는 또한 별로 개의치 않은 눈치이다.이 모두의 연구실에도 난방은 이미 끊겨 있을 것이어서 그들은 아마 이밤도 두툼한 옷을 껴입고 무슨 실험을 하든지 책을 보든지 논문을 쓰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들의 정성어린 노력이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강화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태전에 귀국길에 사본 타임지의 별책부록에는 지금까지의 우리 문명발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을 선정해서 발표했었는데 그중 대부분이 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를 위시해서 미켈란젤로,갈릴레이,아인슈타인,프로이스,포드등 자연과학자,기술자들이었다.이와 반대로 작년말에 발간된 우리나라 유수의 월간 종합지들은 모두 그 별책부록에서 우리나라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선정해서 세계적인 한국인 또는 신한국의 파워엘리트로 이름붙여 설명하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자연과학자,기술자들의 이름은 정치가,사회개혁가,환경운동가,금융인,문화인들의 이름들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신한국을 창조하고 세계화를 해야하는 그래서 막강한 국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미래 21세기를 진실로 열고 있는 사람은 아무말도 없고,빛도 나지 않으며,큰돈을 벌지도 못하지만 오늘도 저녁늦게까지 자기의 연구실에서 긴밤을 지새는 바로 그들이라는 확신 때문에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쳐다보고 맑은 미소를 지어본다.
  • 93 대전에스포가 남긴것/취재기자 방담

    ◎1천7백 자원봉사자 성공개최 도움/도우미 인기최고… 외국언론 긍정보도/새치기·쓰레기엔 “눈살”… 식중독사건·바가지요금 등 흠으로/국민 3명중 1명 관람… 흥미위주 전시많아 교육효과 “반감” 「새로운 도약의 길」을 주제로 한 대전엑스포가 7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지난 8월7일 93일간의 일정으로 화려하게 개막된 엑스포가 숱한 화제를 남긴채 우리 역사의 한장으로 기록되고 있다.간혹 서투른 운영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짧은 준비기간에 비해서는 대과없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른 셈이다.3개월동안 박람회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의 좌담을 통해 엑스포의 하와 실을 하나씩 짚어 본다. ­대전엑스포는 처음부터 질서의식을 강조했죠.88올림픽 때처럼 깨끗하고 질서있는 모습을 외국에 보여주자는 것이죠.「질서 올림픽」이란 말도 이때문에 나왔습니다.그러나 처음에는 잘 지키는 것 같더니 시간이 지날 수록 흐트러 지더군요.은근과 끈기라는 말을 무색케 한 셈입니다. ○특별입장 많아 ­맞아요.어린이들은줄을 서는데 어른들이 새치기를 했어요.특히 50대 이상이 심했죠.낮부터 술을 마시고 한데에서 드러누운 사람들도 있었고요.게다가 우리사회의 병폐인 권위 의식이 엑스포에서도 또 다시 드러났어요.「나 하나쯤이야」하며 뒷문으로 입장하는 이른바 귀빈(VIP) 관람객 얘기죠.엑스포장에서는 바로 옆에있는 남의 눈이나 외국인을 의식해서인지 매일 쓰레기가 줄어드는데 반해 엑스포장을 벗어난 도로변이나 고속도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고 해요. ­이번 엑스포에서 뭐니뭐니 해도 도우미들의 인기가 최고였죠.대전 중심지나 유성에 도우미 간판을 내건 식당이 줄잡아 50여개나 된다고 해요.국내외 언론들도 엑스포보다 도우미들의 취재에 더 열을 올린 느낌도 들고요.도우미들을 관리하는 조직위 관계자는 하루에도 중매를 서달라는 부탁을 여러차례 받아 갑자기 「중매장이」가 된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인기만큼 많은 곤욕도 치렀죠.엑스포 개장때부터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어요.주로 밤늦게까지 집단미팅을 했다든가 하는 얘기들이죠.장난 전화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며칠씩 쫓아다니는 「진드기」형 남자때문에 도우미들이 애를 먹었대요.더욱이 막판에 한 도우미의 간통사건으로 「혹시」가 「역시」로 비춰지지 않을까 도우미들은 상당히 걱정하더군요. ○안전수칙 허술 ­당초 생각과는 달리 큰 사고 없이 대회를 마친 것 같아요.준비 기간이 짧아 부실공사의 우려도 있었고 관람객이 대거 몰릴경우 불의의 대형사고에 대처할 만큼 조직위의 구성이 미덥지 못했기 때문이지요.그러나 사고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에요. ­특히 개장 이틀째인 8월8일 일시적인 폭우로 엑스포장이 물바다가 된 것은 천재로 치부하기엔 조직위의 대응이 너무 허술했어요.집단 식중독 사건도 세계적인 대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드문 일이었죠.튀니지·폴란드 등 국제관에서 잇따라 발생한 도난 사건도 허술한 경비 탓이고 대회 막바지인 지난달말 갑천에서 보트가 뒤집혀 관람객 1명이 사망한 것도 조직위의 안전 수칙이 허술했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엑스포 타운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추억거리죠.조직위 요원·도우미·취재진·국내외 관람객 등이 숙소로 묶는 이곳은 엑스포의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젊음의 장소였죠.타운내에 있는 생맥주집과 통닭집·노래방·슈퍼마켓 등은 날마다 새벽 3∼4시까지 불야성을 이뤘어요.낯익은 얼굴 몇을 보는것은 예삿일이고 외국인들과도 쉽사리 잔을 기울 수 있는 밤의 엑스포장이었죠.그러나 밤늦게까지 노래를 부르며 떠들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 숙소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렸다고 해요. ○상설전시관 운영 ­엑스포 개막 당시 프레스 센터의 시설이 첨단 과학의 집결장이라 할 수 있는 엑스포장에 비해 「원시적」수준에 그쳐 취재단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죠.국내 취재진만 해도 2백여명이 넘는데 50여평도 안되는 곳에서,발디딜 틈이 없었죠.에어컨이 작동되는 조직위 본부와는 달리 선풍기 1대로 더위를 식혔고 식수나 전화기 등 기본 시설도 제대로 안돼 사우나실을 방불케 했죠.대회 중반에 가서야 다소 나아졌지만 그것도 외국 기자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했던 조치였다는 말도 있었고…. ­국내 기업 대부분은 당초 엑스포의 참여를 극구 꺼렸으나 구자경 럭키금성그룹 회장때문에 엑스포에 참가하게 됐다고 하더군요.최소한 2백억원 이상을 투자하고도 3개월 뒤면 전시관을 모두 철거한다는 처음 방침때문에 모두 반대했습니다.그런데 구회장이 오명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상설전시관으로 운영한다면 참가할 생각이 있다고 말해 극적 합의를 봤다더군요. ○관람객들 탄성 ­매일 하오 9시부터 갑천변에서 펼쳐졌던 수상 스크린쇼는 과학과 예술을 신비하게 조화시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어요.이어 벌어지는 불꽃놀이 행사도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지만 엑스포장 맞은편 둔산지구의 아파트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죠.일부 주민들은 조직위를 찾아와 불꽃놀이 행사를 멈추게 할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어요. ­이번 엑스포에 숨은 일꾼들은 단연 자원 봉사자들이죠.하루에 1천7백여명이 경비·청소·심부름 등 갖은 허드렛일을 맡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죠.도우미들에 비해 언론이 소홀히 다뤄 다소 사기가 떨어지기도 했으나 맡은 일을 99% 완수했다고 하더군요.또 관람객의 교통 편의를 위해 차량 홀·짝수 제에 적극 참여한 대전 시민들도 개최지 시민으로서 한 몫을 한 셈입니다. ○“88보다 못하다” ­대전엑스포를 보는 외국의 눈이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대부분 긍정적이더군요.일본 매일신문은 지난 달 7일 관람객 동원에서는 성공적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88올림픽보다 못하다고 보도했으며 영국 로이터 통신도 8월초에 국제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 채 선전행사에 치중한다고 논평했어요.그러나 미국·일본·러시아·중국·아르헨티나 등 선진국과 개도국 대부분의 언론들은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국민의 진가를 보여줬다고 보도했죠. ­엑스포장내의 각종 요금이 한때 뜨거운 감자였죠.음식비가 시중에 비해 최고 3배까지 비싸 관람객들이 식당을 외면하자 식당 업주들은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 탓이라며 정정보도까지 요구하더군요.자기들끼리 요금을 낮춘 데다 10월 들어 관람객이 크게 늘자 다소사정이 나아졌지만 불만은 여전했죠.놀이 시설이 마련된 놀이동산도 입장요금을 받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등 요금 측면에서 이번 엑스포는 낙제점수를 면키는 어렵습니다. ­당초 관람객 목표인 1천만명을 3백50만명 정도 초과할 것으로 보여 인원 동원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인 편이죠.그러나 전시 내용이 지나치게 영화에만 치우쳐 어린이들의 과학 교육에 어느정도 기여했는지는 더 두고 볼일 같아요.즐겁다고 교육적 효과가 높은 것은 아니니까요. □엑스포 특별취재단 ◇단장 우홍제 편집부 국장 ◇취재팀 ▲전국부 김앙섭편집부국장 최홍운차장 최용주기자 이천열기자 ▲경제부 채주인기자 백문일기자 ▲과학부 김규환차장 김규환기자 ▲문화부 노주석기자 ▲생활부 손남원기자 ▲사회부 박상열기자 ▲사진부 남상인기자 최병규기자
  • 유아교육학회 「21세기…」 학술대회 발표내용을 보면

    ◎“조기 영재교육보다 감성교육 중요”/유치원아 92% 특기지도… 동심 멍들어/강제학습에 앞서 자연 일깨워 주도록 요즘 한창 뛰어놀아야할 유아기 어린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똑똑하게 만들려는 부모들의 욕심때문에 각종 학습지에 매달려 강제학습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유아교육학회는 9일 중앙대 대학원관 국제회의실에서 「21세기를 대비한 한국유아교육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이처럼 잘못 흐르고 있는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진단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관심을 모았다. 이자리에서 유아교육협회 회장인 중앙대 이원령교수는 70년대이후 사람들이 유아교육을 조기교육·영재교육·재능교육등으로 잘못 판단,5세된 유아에게 7세된 아이들이 배울 내용을 배우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후 유아교육은 조기교육이 아니라 세살된 어린이는 세살답게,다섯살 된 어린이는 다섯살답게 기르는 적기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이상금교수도 「유아교육과 가정교육」이란 발제를 통해 고학력 시대가 되어 많은 부모들이 교육수준은 높아졌으나 옛날 부모들이 가졌던 올바른 교육관은 상실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또 핵가족화와 도시화로 소수의 가족이 폐쇄된 공간에서 살게 되면서 어린이를 집안에서만 놀게하는 부모들이 많아져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소박한 자연놀이나 소박한 음식은 외면한채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로봇과 컴퓨터에만 매달린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이 자신의 욕심대로 아이를 키우려 하지말고 자연속에서 돋는해와 밤하늘의 별·작은곤충·들풀을 바라보며 마음을 움직일줄 아는 감성적 아이로 자라게 부모들이 먼저 미래지향적 생각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한편 성신여대 이숙재교수는 현재 유치원아의 92.3%가 특기교육을 받고 있다고 과열된 조기 특기교육의 한 통계를 밝힌후 특기교육을 시작하는 최저연령도 수영지도가 생후 1년5개월,영재교육 1년6개월,가정학습지와 미술교육 2년으로 점차 낮아지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이는 부모들에게 어떤 뚜렷한 조기·특기교육의 가치관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조급함과 과다한 욕심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키우려는 부모들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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