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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조국 법무장관 ‘임명’·‘철회’ 메시지 둘 다 준비…고민 거듭

    문 대통령, 조국 법무장관 ‘임명’·‘철회’ 메시지 둘 다 준비…고민 거듭

    8일 오후 두가지 버전 메시지 초안 작성 지시초안 대부분 직접 수정…9일 오전 결심 알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임명’ 또는 ‘지명 철회’의 경우 모두를 염두에 둔 메시지를 준비했던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6일 오후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곧장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제13호 태풍 ‘링링’ 북상에 따른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시급했던 태풍 대응 점검이 끝나자 조국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회의가 거듭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9시부터 참모들과 함께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약 4시간에 걸쳐 조국 후보자의 임명 또는 지명 철회를 두고 ‘마라톤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는 조국 후보자의 임명에 대한 찬반 의견 및 임명 강행 또는 철회가 가져올 장단점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의견이 오갔다. 문 대통령은 본인의 의사를 드러내기보다는 참모들의 격론을 지켜보며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7일 문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지 않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특히 7일 자정을 넘긴 직후 검찰이 조국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딸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로 기소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던 터였다. 문 대통령은 휴일인 8일에도 청와대 내부는 물론 외부 그룹들로부터 계속 의견을 수렴했다. 이 과정에서 임명 찬성 의견 못지않게 임명 강행시 위험부담을 이유로 임명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각계의 목소리를 들은 뒤 8일 오후 4시쯤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게 ‘대국민 메시지’ 초안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후보자 임명을 두고 진영 간 대립이 워낙 격렬했던 만큼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직접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임명을 단행할 경우’와 ‘지명을 철회할 경우’ 등 두 가지 버전으로 담화문을 각각 작성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까지도 한쪽으로 확실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윤 실장이 작성한 초안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은 8일 밤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했고,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초안 내용 대부분을 새로운 내용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월요일인 9일 오전 9시쯤 청와대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참모들에게 ‘임명 단행’으로 마음을 정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수정 작업을 마친 메시지를 어떤 형식으로 발표할지 참모들과 의견을 교환했고, 임명장 수여식장에서 단상에 선 채로 발표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즉 윤 실장에게 두 가지 버전의 대국민 메시지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8일 오후 4시부터 참모들과 만나 결정을 밝힌 9일 오전 9시 사이, 문 대통령은 밤샘 고민 끝에 최종 결심을 한 것이다. 차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결심을 확인한 강기정 정무수석은 이후 국회를 찾아가 각 당 지도부에게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오전 11시 30분 조국 장관 임명 소식을 브리핑하면서, 문 대통령이 순방 귀국 후 ‘3박 4일’ 동안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직 검사 “조국 검증, 채동욱 총장 떠오르게 한다”

    현직 검사 “조국 검증, 채동욱 총장 떠오르게 한다”

    현직 부장검사 ‘조국 사퇴’ 내부글 우회 비판“조국 자녀 생기부 공개, 채동욱 총장 떠올라”“검사가 정치행위 관여하는 것은 자제해야”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당일 현직 검사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과정을 놓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나아가 조 후보자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린 임무영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글을 놓고선 “검사가 정치행위에 관여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맞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병규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적법절차, 검사의 독립, 의사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며”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1시간 전이다. 앞서 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프로스를 통해 “적어도 수사에 영향을 줄 권한을 가진 자리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앉은 공무원이라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의혹이 제기된 경우 일단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주장했다. 박 부장검사는 이를 언급하며 “2019년 9월 4일자 임 부장검사께서 올리신 글 중 ‘이렇게 아무 언급이 없을 줄은 몰랐네요. 어차피 조국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테니, 장관에게 밉보여서 괜히 손해를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러는 거라면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라는 말을 보고 나서 부족하나마 생각을 정리해서 올린다”고 운을 뗐다. 박 부장검사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언급하며 조 후보자에 대한 지나친 ‘사생활 캐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회의원이 조국 후보자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부도덕성을 질타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채동욱 총장님이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돼 사퇴한 사건이 떠올랐다”면서 “두 사건 모두 공직자(후보) 본인이 아닌 가족의 개인정보를 취득해 공직자의 부도덕성을 부각시켰다는 측면에서 같은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13년 박근혜 정권 초기에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던 채 총장은 혼외자 정보 유출 사건으로 문제가 불거져 자진 사퇴했다. 당시 혼외자로 지목된 초등학생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국정원 관계자 등 3명은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어 “후보자 본인이 억울함을 토로하며 사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그의 의사를 반하여 계속하여 사퇴를 압박하는 언론기사를 보면서 마치 밤샘수사를 하며 계속 자백을 강요하며 추궁하는 오래전 수사기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며 “이런 상황이면 사퇴 의사가 없는 후보자가 아닌 임명권한을 가진 대통령을 설득하여 임명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법절차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부장검사는 검찰, 검사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스스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 스스로 입법, 행정, 정치의 영역에 들어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면서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표방하고 정치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며 “검사가 입법부, 행정부, 정당 등 외부 국가기관과 세력에 대한 정치적 독립을 표방한다면 정치행위에 관여하는 것은 매우 특수한 경우 이외에는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사게시판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상급자에게 불려다니고 감찰도 받아 본 입장에서 앞으로 는 어떠한 글을 올리더라도 누구에게도 그러한 불이익이 가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존슨, 브렉시트 수싸움 3연패 굴욕… 남은 패는 ‘시간끌기·총선 재시도’

    존슨, 브렉시트 수싸움 3연패 굴욕… 남은 패는 ‘시간끌기·총선 재시도’

    새달 15일 조기총선 결의안도 부결 노딜 방지법 수정안 100여개 대기 ‘존슨과 의견 차’ 동생, 의원직 사퇴영국과 유럽연합(EU)의 합의 없는 결별, ‘노딜 브렉시트’를 추진하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의회와의 수싸움에서 거푸 패하며 구석에 몰렸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이른바 ‘노딜 방지법’을 찬성 327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영국이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거나 합의가 안 되면 의회의 승인을 받게 했다. 둘 다 실패하면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 말까지 3개월 연기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노딜 방지법이 하원을 통과하자 다음달 15일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하원 표결에서 찬성 298표, 반대 56표, 기권 288표로 부결됐다. 전날 내각의 의사일정 주도권을 하원으로 가져오는 결의안 투표에서 패배한 것까지 포함하면 존슨은 3연패를 당했다.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5일 다음주 의사일정을 소개하면서 “조기 총선 동의안을 다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브렉시트는 3개월 미뤄질 공산이 좀더 크다. 다만 시간은 그의 편이다. 앞서 그가 여왕의 연설 일정을 이용해 브렉시트 전 의회가 5주간 정회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노딜 방지법은 오는 9일까지 상원을 통과한 뒤 다시 하원을 거쳐 여왕의 형식적인 재가를 받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9~12일 사이에 회기가 끝나고 정회가 된다. 이때까지 법안 처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하원은 다음달 14일 새 회기가 시작된 뒤 처음부터 다시 추진해야 한다. 문제는 시간제한이 없는 상원에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지연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렉시트파 의원들은 노딜 방지법 수정안 100여개를 제출한 상태다. 상원에선 모든 수정안을 병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야당이 절대다수인 상원은 밤샘 토론·투표를 통해 6일까지 모든 수정안을 (부결)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자유민주당 리처드 뉴비 상원의원은 갈아입을 옷과 이불, 면도기 등을 준비해 출근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지연작전마저 먹히지 않는다면 존슨 총리는 또다시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딜 방지법을 주도하는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 법안이 브렉시트 예정일인 10월 31일 전 통과되지 않는 한 총선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존슨 총리의 동생인 조 존슨 기업부 부장관 겸 하원의원이 사퇴 의사를 나타냈다.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며 초강경 전략을 구사하는 형 존슨 총리와의 견해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포토] ‘밤샘 조사 마친’ 양현석

    [포토] ‘밤샘 조사 마친’ 양현석

    원정 도박과 성 접대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30일 오전 밤샘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중랑구 묵동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원정도박·성접대’ 양현석, 23시간 밤샘조사 뒤 “성실히 조사받아”

    ‘원정도박·성접대’ 양현석, 23시간 밤샘조사 뒤 “성실히 조사받아”

    양현석, 혐의 대체로 부인…승리, 일부 시인 해외 원정도박을 하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경찰에서 ‘밤샘 조사’를 받고 30일 귀가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오전 9시 51분쯤 양현석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30일 오전 8시 30분쯤 돌려보냈다. 약 23시간 조사를 마치고 나온 양현석 전 대표는 취재진들에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사실 관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양현석 전 대표는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29일 자정쯤까지 조사를 마친 뒤 곧이어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 조사를 받았다. 성접대 부분 조사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이 지수대로 와서 진행했다. 다소 지친 기색의 양현석 전 대표는 ‘상습도박과 환치기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질문에도 “경찰 조사에서 성실히 말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성매매 알선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 ‘도박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가’, ‘현재 심경은 어떠한가’, ‘국민들께 한 말씀 해달라’ 등 이어지는 질문에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를 타고 빠져나갔다. 경찰은 그동안 압수수색과 외부 기관 협조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양현석 전 대표에게 도박 자금의 출처와 도박 액수 및 경위 등을 추궁했다. 또 성매매 알선의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주변인 진술과 계좌 정보 등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에 관해 조사했다. 양현석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를 드나들며 도박을 하고,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2014년 서울의 한 고급 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 접대를 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양현석 전 대표는 지난 6월 26일 성매매알선 의혹과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이 원정 도박 혐의뿐 아니라 성접대 혐의까지 함께 조사하고, 양 전 대표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면서 조사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도 양 전 대표와 같은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승리는 28일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 20분가량 조사를 받고 오후 10시 20분쯤 귀가했다. 경찰 조사에서 승리는 혐의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 전 대표와 승리가 해외에서 도박 자금으로 쓴 액수는 각각 약 10억원과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택배 없는 삶

    [유정훈의 간 맞추기] 택배 없는 삶

    아마 우리는 택배 없이는 살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 중의 하나가 ‘택배’라는 우스갯소리도 들었다. 요즘 택배의 진화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예전 같으면 인터넷 주문을 주저했을 법한 신선식품도 다들 택배로 받는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새벽배송 덕분에 집에 식재료를 쟁여둘 필요가 없어졌다. 주말에는 보통 집에서 요리를 하는데, 토요일 새벽배송으로 받은 식재료는 주말이 끝날 때쯤 냉장고에서 사라진다. 자동차 공장도 아닌데 ‘저스트 인 타임’으로 냉장고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신선식품 택배의 후폭풍은 엄청난 양의 포장재와 아이스팩이다. 파손 방지와 신선도 유지를 위해, 또 소비자의 불만을 막기 위해 겹겹이 싸인 포장을 해체하다 보면 양심에 충격을 느낄 정도다. 새벽배송은 누군가의 밤샘을 기초로 쌓아올린 성이다. 사람이 보통 자야 할 시간에 택배를 배달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이래도 되나 싶다. 이게 무슨 24시간 내내 돌려야 하는 인프라는 아니지 않은가. 얼마 전 집에 아무도 없는 사이에 택배기사가 아파트 1층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에 물건을 두고 가셨다. 주민도 택배기사도 거의 쓰지 않는 무인택배함, 입주할 때 설정한 비밀번호는 잊은 지 오래다. ‘아니, 이분은 왜 거기 물건을 넣어 일을 어렵게 만드시나.’ 생각하며, 관리사무소를 찾아가서야 보관함을 열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 주재원으로 일했던 프랑스인 친구가 생각났다. 한국의 ‘선진적’ 택배 문화의 매력에 빠져 자기 나라와 너무 대비된다며 해준 얘기다. 프랑스에서 4층에 살았는데, 집배원이 엘리베이터도 없는데 어떻게 거기 올라가느냐며 소포를 받으러 내려오라고 부르더란다. 이 친구는 왜 자기가 1층부터 물건을 올려야 하냐고 맞섰다. 한참 말씨름을 하다 결국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만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는 것이다. 그렇다. 주문한 물건이 현관 앞까지 와 있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 굳이 왜 밤 11시고 새벽 4시고 택배기사가 물건을 배달해야 하는지, 아이스팩으로 그렇게 중무장을 해야 하는 물품이 택배로 오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편리한 것은 분명하고, 때로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는 아니다. 무엇보다 나 같은 택배 소비자는 누군가의 밤샘에 대해, 환경오염에 대해 거의 대가를 치르고 있지 않다. 얼마 전 ‘택배 없는 날’ 캠페인에 관한 뉴스를 보고, 그 주에는 택배 주문을 하지 않았다.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하고, 조용히 나홀로 실천은 할 수 있다 생각했다. 주말에 손님이 오기로 돼 있었는데, 장을 봐서 종이 쇼핑백에 들고 집으로 날랐다. 그런데 아침부터 택배기사의 배송 문자를 받았다. 예? 택배요? 시킨 적이 없는데 웬 택배? 알고 보니 지난달에 예약주문을 했던 음반이 입고돼 하필 그날 배송된 것이다. 이렇게 올해 ‘택배 없는 날’은 실패로 돌아갔다. 어렵다, 정말 어렵다.
  • 홍콩 무력투입 임박?… 트럼프 “병력 이동 중” 中 “10분내 도착”

    홍콩 무력투입 임박?… 트럼프 “병력 이동 중” 中 “10분내 도착”

    환구시보 기자 폭행에 개입 명분 쌓는 듯 중국군도 군용차 집결 사진 공개하며 위협 트럼프 “정보기관이 보고… 모두 진정을” 공항 운영 재개… “이틀간 960억원 손실”홍콩에 중국의 ‘무력 진압’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무력 투입을 경고하고 중국 정부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군병력을 홍콩 접경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북경청년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인 정즈젠(政知見)에 따르면 중국 동부전구 육군은 위챗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홍콩 사태에 무력개입할 수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무장경찰이 아닌 중국군이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강경 진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전구 육군은 앞서 선전만 부근 춘젠 체육관에 군용 차량이 대규모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하고 홍콩 공항에서 5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위협했다. 앞서 홍콩 명보는 선전만 일대에서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특구가 통제할 수 없는 동란에 빠져들 경우 중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경고다. 중국 정부 홍콩주재 연락사무소는 이날 시위대가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집단 폭행과 불법 감금을 저지른 것에 분개하며 이런 일련의 행위는 문명 사회의 마지노선을 완전히 넘은 것으로 “심각한 폭력행위이며 테러리스트 같았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이 무력진압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은 홍콩 반정부 시위에 대한 중국 여론의 분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 점거 이틀째인 13일 밤에는 시위대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기자와 여행객을 에워싸고 폭행을 가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폭행 사건이 중국 당국의 무력개입을 촉발하는 명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홍콩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이미 선전에서 1만 2000여 무장경찰이 폭동 진압 훈련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까지 13일 트위터에 “우리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며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모두 진정하고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정도로 중국의 홍콩 사태 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는다.홍콩 시위대는 최근 시위장소를 도심에서 국제공항으로 바꿔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시위대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직접 전하려고 하면서 공항을 핵심 시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지난 주말 공항에서는 중국어와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작성된 전단지가 홍콩 국제공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달됐다”며 “전단지엔 이번 반정부 시위의 원인과 시위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20만명이 찾는 이 국제공항은 항공 화물량으로는 세계 1위이고 여객수는 세계 3위다. 시위대의 이틀째 밤샘 점거시위가 마무리된 홍콩 국제공항이 다시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공항 대변인은 점거 시위로 인해 취소·지연된 수백편의 항공기 이착륙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틀간 공항 점거시위로 979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6억 2000만 홍콩달러(약 960억원) 이상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는 홍콩 하루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중국 대학 항공정책연구센터장인 로우 충궉 박사가 말했다. 또 시위에 참가한 캐세이퍼시픽항공 조종사 2명이 해고됐다. 한편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온라인에 “항공편 취소와 여행 변경 등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며 사과의 글을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이미자·나훈아·조용필의 아지트였던 마포옥

    [미래유산 톡톡] 이미자·나훈아·조용필의 아지트였던 마포옥

    세계적으로 전차가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는 1920년대였고 이후 자동차가 발달하면서 1953년을 전후로 사라져 갔다. 그러나 서울의 전차는 주요 교통수단으로서의 지위를 이보다 10여년 더 유지하다 1968년이 돼서야 전면 폐지되었다. 왜 그랬을까. 첫째, 조선을 통해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본은 전차의 궤도를 포기할 수 없었다. 궤도를 통해 대륙으로 나가고자 했기 때문이다. 둘째, 철도 사업에 막대한 이권을 갖고 있던 조선총독부로서는 자동차의 발달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셋째, 한국전쟁은 서울을 폐허로 만들었고 교통발달을 지체시켰다. 포구 문화가 번성했던 마포에 전차가 운행된 것은 1907년 초였다. 서대문에서 마포에 이르는 전차 노선이 처음 개통 운행되면서 마포는 한양의 동쪽인 청량리에서 달려온 전차가 머물다 떠나는 전차의 서쪽 종점이 됐다. 마포종점은 약 60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작사가 정두수씨는 당시 마포종점 부근에 살았다. 그곳에서 작곡가 박춘석씨와 밤샘작업을 자주 했다. 둘은 밤샘작업을 하다 통행금지 해제 사이렌이 울리면 마포에 있는 단골 설렁탕집인 마포옥을 찾았다. 마포는 변두리였지만 전차 때문에 교통이 편하니까 서민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마포옥은 당시 내로라하는 작사가, 작곡가, 가수들의 아지트였다고 한다. 이미자, 하춘화, 남진, 나훈아, 조용필에 이르기까지 새벽 4시에 통행금지가 해지되면 밤새 작업을 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 얘기꽃을 피웠다.하루는 설렁탕집 주인이 정씨에게 마포종점에서 실성해 돌아다니는 한 여자 이야기를 들려줬다. 젊은 부부가 있었는데 남자는 큰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올랐고, 여자는 마포에서 바걸 생활을 하며 돈을 벌어 뒷바라지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과로한 나머지 뇌졸중으로 쓰러져 그만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여인은 늦은 밤이면 신혼집이 있었던 마포종점께로 나가 그곳을 미친 듯이 배회하다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고 한다. 정씨는 그날 밤 두 연인의 사랑을 담은 노래시를 쓰게 된다. 얼마 후 박씨와 설렁탕집에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는데, 박씨가 갑자기 “바바바(밤 깊은) 바바바바(마포종점)” 곡조를 떠올렸고 노래는 완성됐다. 박정아 교육학 박사
  • 지하 40m 노동자 삼킨 물벼락… 경보도 안전 장비도 없었다

    지하 40m 노동자 삼킨 물벼락… 경보도 안전 장비도 없었다

    협력업체 직원 2명 폭우 속 수로 작업 수문 열려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 통신 장비도 없어 위급 상황 못 알려 뒤늦게 대피시키러 내려간 직원도 참변 유족 “비오는 날 오히려 일 많아” 울분 당국, 배수펌프로 수위 낮추며 밤샘 수색31일 아침 쏟아진 폭우로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확충 공사장의 지하 40m 깊이 수로에서 공사 관계자 3명이 고립돼 일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점검 작업이 강행된 것으로 알려져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양천소방서는 이날 오전 8시 24분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수로에서 직원 3명의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협력업체 직원 구모(65)씨는 구조 작업 개시 1시간 30분 만에 수로로 내려가는 통로인 유지관리수직구 근처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와 미얀마 국적의 20대 협력업체 직원은 오후 10시 기준 여전히 실종 상태로, 이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안전 헬멧만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고무보트 2대와 잠수부 4명 등 구조대원 84명을 환기수직구 등 3곳을 통해 수로로 내려보내 배수펌프 등을 통해 수위를 낮추며 밤샘 수색 작업을 벌였다. 직원들이 있던 수로는 직경 10m 규모의 터널 형태로 사고 발생 당시 수심 3.5m의 물이 들어차 있었다. 물속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수색에는 초음파 탐지장비(소나)도 동원됐다. 빗물저류배수시설은 도심 저지대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이다. 지상 저류조의 수위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자동으로 지상 수문이 열려 지하로 빗물을 내려보낸다. 2013년 5월 공사가 시작돼 오는 12월 완공 예정인 신월 시설은 3.6㎞의 지하 수로를 통해 안양천으로 빗물을 흘려보낸다. 협력업체 직원 2명은 오전 7시 10분쯤 터널 내 전기 자재 수거 방법 등을 점검하기 위해 수로에 들어갔다가 폭우에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로 수문이 열리는 바람에 고립된 것으로 소방당국 등은 파악하고 있다. 통상 수문 개방은 하수관로 용량의 70%가 찼을 때 이뤄진다. 그러나 시험가동 단계인 신월 시설의 수문 개방 기준은 50~60% 수준으로 평소보다 낮게 설정돼 있었다. 특히 공사 현장에는 지하 터널과 지상을 연결해 주는 통신장비인 ‘중계기’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터널에 내려간 작업자와는 무전기 교신도 불가능해 오전 7시 30분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고 양천구로부터 수문 개방이 통보되자 안씨는 작업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직접 터널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양천구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20분가량 시간당 40㎜에 해당하는 강한 비가 쏟아졌다. 사고가 난 터널에는 튜브 등 안전 장비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작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상청 예보는 매일 확인하고 있다”면서 “상류 쪽과는 강우량이 달라 내려가서 잠깐 보고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터널에 내려간 김에 이상이 없나 확인하려다 폭우가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면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이대 목동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구씨는 최근 건강에 이상이 생겨 잠시 작업을 쉬다가 현장으로 복귀한 지 두 달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구씨의 아내 A씨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회사에서는 남편이 공사 마무리를 지어 줬으면 해서 (쉬고 있던 남편을) 부른 것 같다”며 “나이도 있고 해서 (현장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눈물을 삼켰다. 또 “오늘같이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일을 안 시켰으면 좋겠는데 이런 날 오히려 일이 늘어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2013년 7월 발생한 노량진 수몰 사고의 재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시 노량진 배수지 지하 상수도관 부설 작업 현장 지하 터널에서 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7명이 계속되는 폭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며 터널로 쏟아져 들어온 강물에 휩쓸려 숨졌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쪽파 농사 인력시장 승합차 ‘쾅’…10년 전 판박이 참사

    쪽파 농사 인력시장 승합차 ‘쾅’…10년 전 판박이 참사

    내·외국인 16명 태우고 새벽 1시 출발 밤샘 운전 중 내리막 커브 구간서 사고 사고 운전자 10년 전에도 추돌 16명 사상 당시에도 쪽파 작업 나섰던 노인들 참변충남 홍성에서 근로자들을 모아 경북 봉화 등으로 쪽파 파종 작업을 하러 가던 승합차가 전복돼 내외국인 4명이 숨졌다.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의 현실이 가져온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3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명 ‘석개재’ 인근 지방도의 내리막길을 달리던 그레이스 승합차가 왼쪽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뒤집혔다. 이 사고로 운전자 A(61·여)씨 등 4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태국 국적의 외국인이다. 3명은 크게 다쳤고 나머지 6명은 경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에는 내국인 7명, 외국인 9명 등 총 1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사고 직후 태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3명은 종적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장소는 내리막 경사와 커브가 심한 곳인데 운전자가 커브를 틀지 못하고 반대편 옹벽을 30여m 긁고 내려가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된 것 같다”며 “사고차량이 2002년식으로 확인돼 차량 결함과 운전자의 음주 여부 등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봉화군 석포면으로 확인됐다”며 “길을 잘못 들었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쯤 홍성의 한 인력시장에서 일할 사람들을 승합차에 태운 뒤 작업현장으로 출발했다. 탑승자들은 당시 운전자가 졸지 않을까 해서 자지 않고 잡담을 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성의 한 인력업체 관계자는 “농촌에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 충남에서 전라도, 경기도, 강원도까지 간다”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여성들과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는 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8만 5000원 정도의 일당을 받는다”며 “용돈을 벌기 위해 멀리 일을 갔다가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홍성군 관계자는 “숨진 A씨가 허가를 받아 인력업체를 운영하지는 않았고 영농철 바쁠 때만 인력을 모집해 온 것으로 안다”며 “일하러 가게 된 경위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10년 전에도 승합차를 몰다 마을 주민 16명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09년 1월 20일 오후 6시 10분쯤 홍성군 홍성읍 옥암리 축협 앞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 앞서가던 굴착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이때 사상자들도 쪽파 파종 작업을 위해 A씨가 모집해 간 마을 노인들이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삼척 사고 차량번호만 다를 뿐 10년 전 사고 차량과 차종이 같다”고 설명했다. 홍성·삼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무즙으로 감투도 벗긴다고?/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무즙으로 감투도 벗긴다고?/손성진 논설고문

    1965년 전기 중학교 입학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다. “엿을 만드는 순서에서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디아스타제’였는데 학부모들은 ‘무즙’도 될 수 있다며 들고일어났다. 학부모들은 집단 농성을 벌이며 반발했다. 학부모들의 항의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자연 교과서에 “디아스타제는 엿기름이나 침, 무즙에도 들어 있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정답은 디아스타제 하나라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K교육감은 “무즙으로 엿이 된다면 떨어진 학생들을 구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직접 솥단지에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서울시교육위원회로 몰려가 “무즙엿 좀 먹어 보라”고 외쳤다. 서울시교위는 국립과학연구소에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는지 검증을 의뢰했지만 딱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결국 그해 2월 25일 무즙을 정답으로 써낸 학생 38명이 ‘입학시험 합격자 청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소송이 진행되던 도중 학부모들은 교육감의 개인 집 안방까지 들어가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무즙으로 만들었다는 엿을 교육위원회 담벼락에 붙여 놓기도 했다. 서울고법 특별재판부는 다음달 30일 “무즙도 정답”이라는 판결을 내려 학부모들의 손을 들어 줬다.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은 경기중(30명), 서울중(4명), 경복중(3명), 경기여중(1명)에 정원 외로 추가 입학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에 더 커졌다. ‘무즙 학생’들의 전입학을 틈타 경기중 4명, 경복중 11명 등 특권층 자제 15명이 부정 입학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권층 중에는 청와대 비서관 2명과 한전 사장도 포함돼 있었다. 대통령의 엄단 지시에 따라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공보비서관이 해임되고 문교부 차관, 서울시교육감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관가 주변에서는 “무즙으로 엿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감투도 벗긴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무즙을 정답으로 써내고도 소송하지 않은 학생들이 문제였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그들까지 점수를 조정해 주면 연쇄 이동을 일으켜 학교 행정에 큰 혼란이 따른다며 구제해 주지 않았다. 1967년에는 ‘창칼 파동’이 일어났다. 미술 문제 13번에서 미술 도구 창칼의 용법을 ‘앞으로 당기는 것’만 정답이라고 했다가 경기중에 고위층이 다녀간 뒤 ‘뒤로 당기는 것’도 정답으로 인정, 채점 기준을 바꿨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정답을 둘로 인정하는 바람에 당락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하며 추운 강당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 [동영상] 노숙자들 공공시설에서 몰아내려고 ‘아기상어’ 튼다고?

    [동영상] 노숙자들 공공시설에서 몰아내려고 ‘아기상어’ 튼다고?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시가 수변공원에서 노숙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아기상어’ 노래를 밤새 확성기로 틀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하고 무한 반복돼 아이들이 동작을 따라 하며 즐길 수 있어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아기상어’는 20~30년 전부터 유럽 등에서 많이 불린 노래인데 지난 2016년 국내 핑크퐁이란 업체가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하면서 전 세계에 선풍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웨스트 팜비치 시는 시 소유이며 시민들에게 유료로 대여하는 레이크 파빌리온 수변공원에 많은 노숙자들이 밤샘을 하고 용변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아기상어’ 노래와 함께 ‘레이닝 타코스’ 노래를 틀겠다고 공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키스 제임스 시장은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아기 상어 노래를 택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계속 반복해 들으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라며 “사람들이 돈을 지불했으면 지불한 값만큼 시설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 공간들을 신성하게 지켜내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에만 이곳에서 164회 행사를 개최했는데 올해도 24만 달러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갈 곳이 없는 노숙자들에게 너무 잔인한 처사라고 지적하는 이도 적지 않다. 홈리스와 가난한 이의 법률 구조를 돕는 마리아 포스카리니스는 “이미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이들인데 그들을 훨씬 더 비참하게 만드려는 짓”이라고 개탄했다. 하지만 제임스 시장은 지난해 시에서 집계한 노숙자 숫자가 354명으로 전년에 견줘 24% 줄어든 것에 고무돼 노숙자들을 쉼터나 병원 치료로 인도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고집했다. 플로리다주 전체로는 3만 1030명이 집 없이 떠돌아 미국 전체의 6%를 차지한다. 사실 음악을 홈리스 쫓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 웨스트 팜비치에서 가까운 레이크 워스 해변에서는 마약사범이나 노숙자들을 내쫓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썼는데 일부 노숙자들이 오히려 클래식 음악을 즐겨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판명났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포스카리니스는 진정한 대안을 찾기 위해 시와 시민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탐험’하는 미국, 아직도 끝나지 않은 원주민과의 갈등

    ‘탐험’하는 미국, 아직도 끝나지 않은 원주민과의 갈등

    미국 하와이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우나 케아(해발 4214m) 정상에 지름 30m의 망원경(TMT) 설치 공사 착수가 임박한 가운데 하와이 원주민들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마우나 케아는 원주민들이 신들의 거처로서 신성한 장소로 여기지만 하늘의 비밀을 풀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문대가 설치돼 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짧은 기자회견에서 “(거대 망원경 설치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적법하게 행동하는 한 시위의 권리를 존중했다”고 말한 것으로 AP가 보도했다. 이게 주지사는 주민 수백 명이 공사 현장 근처에서 밤샘한 것에 주목하고 “일단 공사가 시작되면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모두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사장 근로자와 트럭 기사는 망원경 설치 현장에 방해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우나 케아 정상에 이르는 도로는 건설장비를 운반하는 트럭이 지나갈 때까지 폐쇄된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측 장소인 하와이 최정상에 설치하는 거대 망원경이 우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빅뱅 직후 ‘첫빛’의 성질과 우주 진화에서 첫빛의 효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의 법적 분쟁과 시위로 지연된 이 프로젝트는 하와이 원주민을 조상으로 둔 영화 ‘아쿠아맨’ 배우 제이슨 모모아와 같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망원경 설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망원경 설치 장소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신의 거처이자 예배와 기도의 장소로 여기는 곳이다. 원주민들은 체포되는 것을 불사하고 개발 중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 자릿수 인상률’… 최저임금 밤새 진통

    ‘한 자릿수 인상률’… 최저임금 밤새 진통

    민주노총 일단 합류… 밖에선 농성 압박 중재안 요청에 나온 수정안 입장차 커노사 합의 끝내 불발 땐 표결 가능성도내년도 최저임금 ‘한 자릿수 인상률’을 두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마지막까지 좌충우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주장하며 밤샘 노숙농성을 벌이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최임위는 11일 제12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재개했다. 회의에 참석할지 망설이던 민주노총이 오후 9시 20분쯤 참석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이 이날 회의 참석 여부를 뒤늦게 결정한 것은 전날 회의 내용을 두고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날 회의에서는 박준식 최임위원장이 노사 위원들에게 ‘한 자릿수 인상률’을 권고했다. 노동계에는 10% 미만의 인상률을, 경영계에는 동결 이상의 인상률을 제시하라고 한 것이다. 앞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1만원(19.8% 인상), 8000원(4.2% 삭감)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1차 수정안으로 각각 9570원(14.6% 인상), 8185원(2.0% 삭감)을 제출한 상태다. 한 차례 수정안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크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세종시 인근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쟁취하기 위한 1박 2일 노숙농성을 이어 갔다. 행진, 야간문화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벌이며 최임위를 압박했다. 만약 노사가 입장 차를 결국 좁히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일정 범위의 인상률 구간(심의촉진 구간)을 제시하고 이 안에서 논의·표결하는 방식도 최저임금법상 가능하다. 공익위원들이 노사 양측에 한 자릿수 인상률을 권고한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부산지하철 파업 초읽기… 노사협상 난항

    부산지하철 노조가 10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가 9일 막판 타결을 위해 임금·단체교섭을 나섰지만,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지하철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노포차량기지에서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률과 통상임금 증가분을 활용한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두고 3시간 넘게 협상했지만,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4.3%였던 임금인상률을 1.8%로 낮추고 742명이었던 신규 채용 규모를 550명으로 줄인 수정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이 수정안 제시에도 사용자 측은 ‘신규 채용 규모는 논의해볼 수 있지만,임금은 반드시 동결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사용자 측과 오후 7시 30분까지 교섭을 진행한 뒤 타결안을 내지 못하면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어 10일 오전 5시 파업 돌입을 선언할 예정이다. 노사가 10일 새벽까지 밤샘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여 극적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거제 흉기 살해한 40대 옥상에서 밤샘 대치 끝에 투신 사망

    거제 흉기 살해한 40대 옥상에서 밤샘 대치 끝에 투신 사망

    경남 거제시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고층 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났던 박모(45)씨가 경찰과 밤새 대치하다 투신해 숨졌다. 9일 오전 6시쯤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20층 옥상에서 경찰과 밤새 대치하던 박씨가 대치 16시간만에 아래로 뛰어내려 숨졌다.전날 오후 옥상으로 올라갔던 박씨는 자수를 설득하는 경찰과 대화를 하며 밤새 잠을 자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아래에 공기 안전 매트 3개를 설치하고 경찰 특공대를 배치해 박씨의 투신이나 추락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특공대와 함께 위기협상요원 6명을 동원해 박씨와 대화를 이어가며 14시간 40여분에 걸쳐 끈질기게 설득을 했지만 결국 박씨는 투신했다. 박씨는 투신 직후 숨졌다. 경찰은 박씨가 투신한 뒤 아파트 5층 창문과 출입구 지붕 등에 두 차례에 걸쳐 부딪힌 뒤 안전 매트 위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경찰에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시간에 박씨가 투신한 직후 ‘쾅’하는 소리를 들은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놀라 현장 주변으로 나오기도 했다. 박씨는 전날 오후 2시 17분쯤 이 아파트 1층 복도에서 상가 입주업체 사장 A(57)씨를 흉기로 찌른 뒤 20층 옥상으로 달아났다가 “뛰어내리겠다”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지난해 이혼한 전처가 A씨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투신하기 전에 옥상 난간에서 경찰에 “뛰어내리겠다. 전처와 통화를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투신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혼아내 통화하게 해달라” 거제아파트 흉기살해범 투신해 숨져

    “이혼아내 통화하게 해달라” 거제아파트 흉기살해범 투신해 숨져

    경남 거제시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고층 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난 박모(45)씨가 경찰과 16시간여의 밤샘 대치 끝에 결국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9일 오전 6시쯤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에서 밤새 경찰과 대치하던 박모(45)씨가 대치 16시간여만에 투신해 숨졌다고 밝혔다. 박씨는 자수를 설득하는 경찰과 대화를 하며 밤새 전혀 잠을 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경찰에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부터 대화하던 프로파일러에게 건넨 말로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투신 뒤 아파트 5층 복도쪽 창문과 출입구 지붕에 잇따라 부딪혀 충격을 받은 뒤 자살 방지를 위해 1층에 깔아 놓은 매트리스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떨어진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박씨는 9일 오후 2시 17분쯤 거제의 한 아파트 주상복합 건물 1층 복도에서 전처가 다니고 있는 상가 입주업체인 모 건설회사 대표인 A씨(57)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건물 20층 옥상으로 달아났다. 박씨는 이어 옥상 난간에 올라가거나 기댄 채 “뛰어내리겠다”며 경찰을 협박하며 16시간 동안이나 대치했다.박씨는 대치를 하면서 경찰특공대와 위기협상팀에 “이혼한 아내와 통화하게 해 달라. 전처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투신으로 발생한 ‘쾅’ 소리를 듣고 놀란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아파트 주변 바닥에 자살 방지 매트리스를 깔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도 박씨가 요구한 커피, 담배, 라면 등을 전달하며 거듭 자수를 설득했지만, 박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이혼한 전처의 평소 행적을 의심해 온 박씨가 전날 전처가 일하는 사무실까지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정확한 투신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정페이’로 세운 드라마 왕국

    ‘열정페이’로 세운 드라마 왕국

    몇 날 며칠 이어지는 밤샘 촬영, 주 100시간 넘는 근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근로환경, 산재보험 등을 기대할 수 없는 계약 조건…. 수십년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돼온 드라마 제작환경에 최근 괄목할 만한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가 노동시간 단축과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표준인건비기준 마련을 골자로 한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사항’에 합의하면서다. 이 협의체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전국언론노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참여했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변화의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던 악명 높은 드라마 스태프 근로 여건이 개선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이주부터는 표준근로계약서와 인건비기준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다. 방송스태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청사진은 어떻게 그려질까.우리 사회 ‘갑질 문화’에 대한 지적이 수년간 누적되고 해결 논의가 무르익던 2017년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갑질119 스태프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직장갑질119’를 열었다. 이곳에서 ‘을’들은 각자가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를 울분 섞인 목소리로 쏟아냈다. 갑질 고발이 분야에 따라 세분화하던 중 ‘방송갑질119’ 방이 만들어졌고 각 제작현장의 민낯이 가감 없이 공유됐다. 그즈음 드라마 ‘화유기’(tvN) 제작현장에서 스태프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조명 설치 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3m 높이에서 떨어졌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부상을 입었다. 해당 스태프가 조합원이던 언론노조는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청했고,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사고 발생 후에도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촬영을 계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드라마 스태프들의 취약한 근로환경과 장시간 노동 문제 등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방송계 노동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는 방송 스태프와 비정규직을 아우르는 노동조합 출범으로 방향을 잡았다. 6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4일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출범했다. 한편에서는 지상파 4사 사장단과 각사 언론노조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대응방안과 고용구조 개선방안 등을 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300인 이상 방송 사업장의 주당 최대 52시간 노동을 앞둔 시점에서 지상파와 언론노조는 지난해 9월 산별협약을 체결하고, 장시간 제작분야 특별대책과 관련한 특별협의체 구성을 명시하는 성과를 냈다.올 1월 시작된 언론노조와 지상파 3사 드라마운영책임자의 특별협의는 4월 방송스태프지부와 드라마제작사협회가 참여하는 4자 협의로 확대됐다. 방송사, 제작사, 현장 스태프가 함께 모여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할 장이 마련된 것이다. 앞서 정부가 주관하는 드라마노동환경개선TF(태스크포스)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단 한 차례 회의를 끝으로 없어졌다. 열쇠를 쥐고 있는 방송사가 빠진 회의라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4자 협의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외부적으로도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는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을 주요의제로 설정하고 ‘상생 꽃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이해찬 당대표가 참석한 최고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한빛센터는 2016년 방송 제작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삶을 마감한 고 이한빛 PD의 뜻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방송노동자 권익단체다. 아울러 영화 ‘기생충’의 표준근로계약을 전면 적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드라마 제작현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드라마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는 많은 부분 턴키계약에서 비롯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드려면 14개 직군의 각 분야 전문가가 동원된다. 연출, 촬영, 조명, 동시녹음, 의상, 분장, 세트설계 등을 팀 단위로 조직한다. 한 작품이 시작되면 감독이 팀들을 모으고 제작사는 각 팀과 계약을 맺는다. 팀장 아래 조수들의 인건비나 장비 등에 대한 비용 구분 없이 일한 날수로 임금을 지급한다. 밤을 새워 촬영이 진행돼도 추가수당을 기대할 수 없고 다음날 일을 할 수 없게 되지만 하루치 일당만 받게 되는 구조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캐나다의 경우 수십장짜리 드라마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에 노동자 중심의 계약조건이 꼼꼼히 적혀 있다”며 “초과수당이 워낙 세서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도록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4자 협의체는 드라마 현장에 도입할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기준을 오는 9월 말까지 마련해 발표하고 10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방영 2~3개월 전부터 촬영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편성된 드라마부터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논의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이번 협의체를 하면서 방송사, 제작사, 스태프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에서 드라마를 만들수록 적자가 나는 출혈경쟁 상황을 스태프노조도 이해하게 됐고, 스태프들이 단순한 근로환경 개선을 넘어 드라마 산업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드라마 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가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고 언급했다. 지상파 드라마 제작현장에 계획대로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되더라도 한계는 있다. 언론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종합편성채널과 CJ ENM 계열 방송사 등 케이블 채널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이 실질적인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에만 더 많은 부담과 규제가 몰린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상파의 이런 변화가 제작환경 개선의 마중물이 될 거란 기대가 높다. 종편과 케이블 채널은 4차 협의체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부장은 “방송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현장에 젊은 기술 직군 스태프가 없다. 극악의 노동 조건 때문에 20대 신입 스태프는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가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통해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가 확보되면 직군별 교육을 통해 전문인 육성에도 나설 것”이라며 “노동자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예능·시사·교양으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최저임금 1만원 vs 8000원…밤새 결론 못 내리고 수정안 요구

    최저임금 1만원 vs 8000원…밤새 결론 못 내리고 수정안 요구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을 토대로 심의에 착수했지만, 밤샘 협상에도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는 자정까지 이어졌다. 최저임금위는 0시를 기점으로 곧바로 제9차 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의는 새벽 2시쯤 끝났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9일 오후 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노동계는 1만원을, 경영계는 8000원을 제시한 상태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을 기준으로 노동계는 19.8% ‘인상’, 경영계는 4.2% ‘삭감’을 요구한 셈이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한 것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삭감안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도 제시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이 기업의 지불 능력을 초과했고 경제 상황과 취약 업종 일자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유급 주휴시간 효과까지 감안하면 4.2% 감액해 최저임금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노사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최초 제시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다”며 “차기 회의에서 논의 진전을 위해 수정안을 반드시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경영계가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 적용 등 개선 방안에 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밤샘 협상에도 이견 좁히지 못한 최저임금위

    밤샘 협상에도 이견 좁히지 못한 최저임금위

    3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노사 양측에게 받고 본격적인 심의에 나섰지만 밤샘 협상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임위 전원회의는 오는 9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4일 최임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가 자정까지 이어지자 위원들은 그 자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계속했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새벽 2시쯤 회의가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원(월급 209만원)을 요구했고 경영계는 8000원(167만 2000원)을 제시했다. 노사 요구안이 2000원이나 벌어지면서 논의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경영계가 삭감을 요구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초 요구안을 제출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제도 개선도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관련된 내용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업종이나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고 시급과 월급을 병기하지 않는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박준식 최임위원장은 “본 안건인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토론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면서 “제도개선은 노사에서 제출한 안건을 포함해 별도 논의를 검토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노동자 위원들은 “경영계의 삭감안은 IMF때에도 제시하지 않은, 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철회를 요청했다. 경영계는 “이미 현 최저임금이 기업의 지불능력을 초과했고 경제 상황이나 취약업종 일자리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삭감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박 위원장은 “(노사 양측의) 최초 제시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다. 차기 회의에서 논의가 진전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출해달라”고 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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