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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남경협 기대속 「이념파급」걱정(평양 92년 2월:중)

    ◎김인철특파원 「화해의 길목」을 다녀오다/「자립경제」의 한계성 절감/“체제만큼은 「우리식」” 강변/인텔리 계층 ­이런 게 사회주의식 스트레스 해소법인가. ▲사회주의식이 아니라 「우리식」이다. ­지나치게 강렬하고 선명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럴거다.「생일」(북에서 만난 사람중 김정일의 50돌생일을 이렇게 표현한 사람도 그뿐이었다)에 맞춰 준비된 것이라서 더 「찐」해졌구먼. ­남측대표단이 결국 관람했으니 기분좋겠구만. ▲그럼,우리는 이게 「다인데」안보겠다면 되갔어.합의서도 발효됐는데. 19일 하오 북측의 끈질긴 요구로 추가된 「집단체조」를 평양체육관에서 관람하던중 나란히 앉은 북측인사와 나눈 귀엣말이다. 남한사정에 정통한 그는 어린 소년 소녀들의 기계적인 몸동작과 타는듯한 붉은 색,그리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3만여 주민의 박수와 환호소리에 부자연스럽고 우울해하는 기자의 감정을 십분 이해하겠다는 듯 시니컬한 톤으로 대답했다. 3박4일간의 평양체류중 시내 그 어느곳을 지나도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바로 1백5층짜리 건물인 유경호텔이다.밤이 되면 건물 꼭대기 위에 설치한 붉은 색의 로동당기만이 선명히 드러나는 이 건물은 익히 알려졌듯 골조공사는 끝마쳤으나 내부공사가 중단돼 거대한 흉물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본래 89년 완공목표였고 그 다음은 김일성주석의 80회생일에 맞춰 문을 열려고 했다는데.무리한 계획으로 실패한 것 아니냐.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나 능력이 없어 공사를 끝내지 못한건 아니다.지도자동지께서 모든 역량을 살림집건설에 돌리라고 지시해 뒤로 미루고 있을 뿐이다. ­인민경제의 우선 추진이 목표라면 애초 계획이 잘못된 게 아니냐. ▲우리 경제능력에 비춰 무리했다고 할 수 있다.때문에 외국자본을 유치해 완공하려 한다.양각도호텔도 그래서 프랑스와 합작으로 건설중이다. ­당장 시급한 인민경제부문에 모든 경제력을 투입하고 그외 부문에는 외국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말이냐. ▲그렇다.앞으로 외국과의 합작사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럴 경우 북한당국이 가장 염려하는 「사상적 오염」의가능성이 높아질텐데. ▲그런 우려가 적지 않다.그러나 우리는 꾸준히 사상교양을 하기 때문에 괜찮다.물질적 토대가 바뀌면 상부구조(정치)가 바뀐다고 하지만 우리 체제의 토대는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에게 욕심이 없을 수 없다.누구나 더 좋은 것을 원하고 많이 갖기를 원한다.북한사회가 열릴수록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고 그 경우 북한식 사회주의도 위협받지 않을 수 없을텐데…. ▲집단주의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주체적 사회주의체제에선 「사람들의 지향과 욕구」도 당의 영도로 다스려질 수 있다. 평양에서 만난 사람들,스스로를 인텔리계층으로 분류하는 그들과 나눈 대화이다.그들은 이렇듯 북한자립경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고 자본주의의 논리와 경제력의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그 장점을 이해하고 있었다.그리고 북한식 변화를 주도하는 「당과 수령」이 자본주의의 장점을 부분 수용하려한다는 점을 눈치채고 있었으며 그 파급효과에 불안해 하면서도 「우리 인민들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했다.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인 20일 하오 옥류관만찬장에서 만난 북측의 한 중견기자는 『베잠방이를 입더라도 머리를 숙일 수는 없지않느냐』고 했고 『주체를 견지했기에 동구의 여러 사회주의 국가와 달리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강변했다.사회주의로동청년소속이라고 밝힌 40대의 안내원도 19일 낮 청류관에서 있은 점심자리에서 『우리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남한이 잘 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있다.남한은 정치적으로 불안하지 않느냐』고 응수했다. 무소불위의 정책결정권을 갖고 있는 당과 수령,그리고 지시와 결정을 「복음」처럼 따르는 인민대중들,그 중간에 서있는 인텔리계층들.그들은 『지금 「우리식 사회주의」가 무언가 새로운 길을 찾으려 고민하고 있는게 아니냐』라는 질문에 『혁명의 각고성과 복잡성이란게 있다.참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인민이 제각기 먹겠다는 욕구를 조정하는 것이 「머리」다.우리가 최근 어떻게 하면 부강해질까 해서 자본주의와 합작도 하고 두만강유역개발계획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남한과의 경제교류·합작에 긍정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주체주의를 버릴 것이라곤 오판하지 말라』고 낮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이렇듯 자신있다고 말하지만 「공허감」에 몸을 떨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임을 인정하고 있는 북한의 인텔리들.그들이 과도기의 북한사회에서 어떤 주장과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했던 북한방문 3박4일 이었다.
  • 핵사찰 선결 안되면/남북경제교류 어려워/한 기획원 차관

    ◎“대우 남포합작은 시범사업 추진” 남·북한은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대우그룹이 추진중인 남포공업단지의 합작투자사업을 남북경협의 시범사업으로 추진키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그러나 남북간 본격적인 경제협력은 기본적으로 핵문제가 타결된 뒤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우리측대표로 참석했던 한갑수경제기획원차관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그룹이 북한과 합의한 남포합작공장사업은 합의서가 발효되기전에 추진돼온 점을 감안,공식적인 경제협력과 별개차원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키로 김정우 북한대외경제사업부 부부장과 비공식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차관은 『북한은 남포합작공장사업을 위해 총30만평에 달하는 공단의 정지작업에 이미 착수했으며 향후 컨테이너부두와 접안도로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할 뜻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과 투자보장등 제도적인 경협장치가 마련돼있지는 않으나 북한이 남포합작사업을 위해 합영법을 개정하든지 아니면 북한정무원이 이를 공식적으로 보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우리측도 이를 남북간 시범사업으로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남포합작공장사업을 위한 대우측 실무조사단이 내주쯤에 방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차관은 『물자교역의 경우 북한으로부터 농축수산물,원자재를,남한은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쌀등을 청산거래형태로 교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대북사업 창구 정부로 일원화

    ◎“북의 대남정책 공작성격 짙어/민간과 개별합의 자제 북에도 촉구”/정 총리 정부는 남북기본합의서 발효에 따라 활발해질 남북경제 교류및 협력사업과 관련,당분간은 민간기업에 맡기지 않고 정부로 창구를 단일화할 방침이다. 이는 북한의 대남정책이 아직까지 정치공작적 성격이 짙다고 판단,경제협력사업에도 정치·외교안보적인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와관련,정원식국무총리는 22일 국무위원간담회에서 『이번 6차 회담에서 앞으로 전개될 남북경제교류및 협력사업은 정부로 협의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우리측 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했다』고 말하고 『우리 경제인들과 경제교류협력사업에 대한 개별적인 합의를 하지않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총리는 또 『남북합의서가 발효된만큼 각 부처에서는 통일원을 중심으로 각 분과위원회및 공동위원회의 구성,운영방안등 당면 회담의제를 조속히 확정해 후속회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기구와 정부내 조직을 통해 합의서가 구체적으로 실천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앞으로의 남북협력사업은 최근 정부내에 설치된 「남북경제협력조정위」와 「교류협력조정위」의 조정및 심의를 거쳐 민간사업자및 협력사업을 선정,추진하게 됐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전기·통신·도로·철도등 북한의 사회간접시설과 투자보장장치 등을 고려할때 민간기업이 자체적으로 북한과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1∼2년간은 정부 주도아래 협력사업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 “27일 핵통제위 구성 관철”/정부,방침 밝혀

    정부는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핵통제공동위 구성을 위한 2차 남북대표접촉에서 핵통제공동위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채택을 관철시킬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대표접촉에서 합의서 채택에 합의하는대로 별도의 발효절차없이 쌍방 대표간 서명만으로 이를 발효키시고 3월중 녕변·군산에 대한 상호 시범조항도 명문화시킬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는 또 핵통제위 구성 합의서를 채택한뒤 3월말까지 동시상호사찰을 위한 사찰대상 선정및 절차·방법 등에 대해서도 마무리짓고 4월중 남북쌍방간 전면적인 상호사찰을 실시키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 정 총리­깅리성 「단독면담」 공개

    ◎“과거는 묻지 말고 단합합시다”/김일성/“통일의 첫걸음… 실천이 중요”/정 총리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이동복대변인은 21일 상오 평양에서 개성으로 달리는 열차 속에서 20일 주석궁에서 있었던 김일성북한주석과 정원식국무총리간의 비공개 별도 면담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이대변인이 전한 대화요지. ▲정총리=서울을 떠나기전 노태우대통령께서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노대통령께서도 이번 「남북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이 발효된 것을 기뻐하고 계십니다.이는 두분 정상의 지도와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주석=정총리를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돌아가시면 노대통령께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해 주세요.나 역시 이번 「남북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이 발효돼 기쁩니다. ▲정총리=연형묵총리의 노고가 컸습니다. ▲김주석=이번 회담은 성공적인 회담으로 생각합니다.이제부터 합의서들이 효과를 발생하게 됐고 이로써 민주 대단결의 시대로 들어갑니다. ▲정총리=합의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주석=대결의 시대는 이제 끝났고,협력 합작하고 교류하고 불가침하는 시대가 시작됐어요. ▲정총리=그렇습니다.반목과 대결의 시대가 끝나고 화해 협력의 시대가 개막됐습니다. ▲김주석=통일이 되면 우리나라는 큰 나라요.통일만 되면 발전된 나라보다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지. ▲정총리=남북민족이 7천만인데 큰 민족이지요.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은 자랑스러운 문화와 기술을 가지고 있는 민족입니다. ▲김주석=나도 같은 생각이오.문제는 속히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통일합시다. ▲정총리=이제 통일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김주석=이제 합의서를 근거로 더 좋은 결실을 거둬야 하갔지요.자주하고 민족단결합시다. ▲정총리=이번 합의서에도 7·4공동성명 정신에 입각,우리 문제는 외세와 상관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김주석=외세 간섭없이 우리끼리 해야 합니다. ▲정총리=그렇습니다.평화적으로 해결해야지요.바로 그런 관점에서 이제는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김주석=민족은 달라진게 없어요.말도 글도 피도 하나요.신앙도 초월해야 합니다.내가 최근 민족대단결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여하간에 과거는 묻지말아야 합니다.그리고 서로 만나고 단결해야지요. ▲정총리=그러한 원칙에 입각해서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주석=지금은 해방후와 달라서 친미도 친소도 친중도 없어요.한마음 한뜻으로 통일을 해야 합니다.통일을 원치 않는 사람은 극소수요. ▲정총리=분단은 우리의 뜻에 반해 이뤄졌지만 통일은 우리 손으로 이뤄져야 한다는게 우리의 신념입니다. ▲김주석=협력은 단결이 되면 저절로 이뤄집니다. ▲정총리=문제는 쌍방간에 불신을 하루속히 씻는 것이지요. ▲김주석=불신도 단결하면 씻어집니다.불가침문제가 해결됐으니 자주단결하고 자주 통일해야 합니다.천도교 예수교 기독교 유교 마르크스주의에 상관없이 과거는 백지화하고 단결해야 합니다.노대통령께서 어제 합의서 발효에 즈음한 특별담화를 발표했더만.나도 오늘 성명을 발표해야겠습니다. (이어 김주석은 일어나 별도 면담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남북 양측대표단을 만난뒤 성명을 발표했다)
  • 남북총리회담… 각국의 반응/「합의서」발효환형 북에 핵사찰 촉구

    ◎“통일 지향적인 방북정책의 결실/47년 적대종식… 본격 교류시대로” 미국과 중국등 세계 각국은 20일 제6차 남북총리회담에서 양측의 합의서가 공식 발효한데 대해 크게 환영했다.서방 각국과 언론들은 그러나 북한이 핵사찰을 조속히 수락하는 것만이 진정한 남북화해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이의 실천을 촉구했다. ○…미국무부는 20일 끝난 제6차 남북총리회담에서 양측의 합의사항들이 효력을 발생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북한이 핵사찰의 조속한 수락과 함께 핵안전협정에 비준하라고 촉구했다.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이 조속히 핵시설 사찰에 동의하는 것을 비롯,협정을 완전하고 신속히 이행할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이 지체하지말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을 비준,국제적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및 통일을 위한 남북합의서의 공식발효를 환영한다고 외교부 대변인이 20일 말했다.이 대변인은 『이는 중요한 성과이며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남북한간의 화해와 협력에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며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를 기쁘게 생각하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동구 개방의 선두주자였던 헝가리의 언론들이 남북합의서와 비핵화선언 발효에까지 이른 최근의 남북한 관계 진전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의 「우이 마자르오르사그」와 「마자르 넴제트」등 주요 일간 신문들은 20일 각각 해설및 논평기사를 게재,남북한의 극적인 관계 발전을 한국 외교와 북방정책의 성공으로 분석하는 한편 북한의 핵사찰 수용 등 한반도 핵문제 해결이 현재의 최대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마자르오르사그는 「서울의 외교적 성공」이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통해 남북한이 맞고 있는 「역사적 기회」는 북한의 고립주의 포기와 통일을 겨냥한 한국의 「북방정책」에 의해 조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북한은 평양에서 열린 제6차고위급회담에서 상호화해협정및 비핵화협정의 의정서를교환,발효시킴으로써 47년에 걸친 적대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아르헨티나의 신문들이 20일 보도했다. 신문들은 이들 협정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앞으로 모든 분야의 상호협력협정이 체결돼 관계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20일 서울발 기사로 남북고위회담에서 양측이 핵사찰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하면서 사설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핵사찰을 거듭 촉구했다. LA 타임스는 「남북합의서 기대에는 못미쳐」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김일성정권이 핵확산방지조약의 필수조건인 핵사찰을 아직도 기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북대표,27일 모종의 「핵카드」제시 시사

    ◎「총리회담」대표단 돌아오던 날/“합의서·비핵선언 성실 이행”/양 총리 다짐/노 대통령,“역사적인 일 수행” 대표단 치하/판문점서 동계 오륜 「금」소식 듣고 만족 표시/정 총리 ▷평양 출발◁ 지난 3박4일의 평양체류일정을 마치고 21일 상오 평양을 떠나기전 정원식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대표들은 북측수석대표인 연형묵총리로부터 그간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의 활동을 담은 사진첩을 선물로 전달받고 10여분간 환담하며 작별 인사. 연총리는 상오 8시12분 백화원초대소 1호각에 먼저 도착,대응접실에서 우리측대표 7명과 총리특별보좌관 책임연락관에게 전해줄 9권의 사진첩을 들춰보다가 8시20분 정총리가 들어서자 『잘 쉬셨느냐』며 반갑게 악수. 연총리는 정총리에게 사진첩을 건네주면서 『가보로 보관하세요.통일사에 남을 역사적 사진이 많소』라면서 사진첩을 한장씩 넘기며 설명한 후 다른 대표들에게도 일일이 사진첩을 전달. 양측총리는 자리에 앉아 「남북합의서」「비핵화공동선언」과 분과위구성운영안 발효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정총리가 『우리 둘이서 다시한번 다짐합시다』며 그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자 연총리도 『다짐하지요』라며 화답. 정총리는 이어 『과거 판문점에서 있은 군사정전회담이 너무 오래끌어 서양사람들이 판문점이란 말을 우유부단·지지부진이라는 뜻으로 옥스포드사전에도 올려놓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제 우리는 그말을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새로운 뜻으로 정립하자』라고 제의. 정총리는 또 앞으로 있을 판문점에서의 핵통제위원회구성·운영문제 논의등을 들어 『의견이 엇갈리고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나는 우리대표들에게 사소한 일로 지지부진않도록 확실한 지침을 주겠다』며 북측의 상응한 자세를 촉구. ▷판문점◁ 지난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가했던 우리측 대표단 90명은 21일 하오1시10분 판문점을 통해 남측으로 귀환. 대표단은 이날 하오1시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 도착해 정원식총리를 비롯한 회담대표들은 승용차로,수행원과 기자들은 도보로 각각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정총리등 우리 대표단은 평화의 집까지 같이 타고온 최우진,최봉춘북측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마중나온 최호중부총리겸 통일원장관등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를 교환. 정총리등은 환영나온 9명의 아가씨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감사합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말하며 환한 표정. 정총리는 『4차회담이 끝나고 이곳에 왔을 때에는 「긴장과 이질감의 3박4일이었다」는 소감을 말했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합의서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긴장과 중압감의 3박4일이었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소감을 피력. 정총리는 『핵문제에 대해서는(핵통제공동위의) 문안서명은 못했지만 합의서발효 1개월내인 3월18일까지 공동위를 구성하겠다는 북측의 동의를 얻어낸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고 자평. 이와관련,핵관련 접촉의 남측대표인 공로명외교안보연구원장은 『북측 김영철대표가 27일에 있을 핵접촉에서 「얼굴이 붉어질 사람들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27일 접촉에서 모종의 「물건」이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정총리는 마중나온 정부관계자들에게 『서울의 분위기는 어떠했느냐.보도는 많이 됐느냐』며 자신의 평양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에 큰 관심을 표시. 정총리는 또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결과에 대해 『이진삼장관이 동메달 하나라도 따오겠다고 했는데 성적이 좋은가』라고 질문. 정총리는 현재 한국선수단이 금 은 동메달 각 1개씩을 땄다는 설명을 듣고 『그게 큰 뉴스였겠구만.상위권에 들어가겠는데』라며 만족감을 표시. ○…이날 판문점에 나온 북측의 한 관계자는 8차회담장소가 백두산으로 정해진 것에 대해 『백두산은 평양에서 헬기로 40분이면 갈수 있는 거리』라며 『기대할만하지요.멋있는 일 아닙니까』라고 한마디. ▷청와대◁ ○…노태우대통령은 21일 하오 청와대에서 정원식국무총리등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했던 우리측 대표단으로부터 회담결과를 보고받고 노고를 치하. 노대통령은 『이번회담에서 합의·선언문을 교환,발효시킨 것은 평화통일을 위한 민족대장정에 있어 첫걸음을 내디딘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이런뜻에서 나도 지난 19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7천만 국내외 동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고 설명. 노대통령은 『합의에 대해 실천이 뒤따르지 않을 때 오히려 새로운 불신의 골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여러분들이 북한측에 이점을 여러번 강조했기 때문에 북한측도 이제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피력. 노대통령은 『핵문제와 관련해 진전이 있었다면 북한이 3월말 또는 4월초에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핵안전협정을 추인키로 한 것으로 북한이 구체적 날짜를 처음으로 밝힌 것은 하나의 성과』라고 평가. 노대통령은 이산가족문제에 전혀 진전이 없는데 대해 『1천만 이산가족들은 또다시 큰 실망을 하고 있을텐데…』라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노대통령은 대표단의 이동복대변인에게 『우리측 기자들은 대부분 처음 방북한 사람들인데 지난번 방북기자들의 북한에 대한 반응과 차이가 있었느냐』고 관심을 표명. 노대통령은 막후에서 고생한 실무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통일꾼」』등의 표현을 쓰며 일일이 격려한 뒤정총리에게 『이 자리에 참석은 안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리없이 수고하고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를 대신하여 이들을 격려해 달라』고 지시.
  • 6차 남북 고위급회담 기조연설

    ◎정 총리/“70세이상 우선 고향방문 실현하자” 「남북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의 발효에 따라 이제 내외의 관심은 합의사항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남북간의 합의서는 쌍방 당국이 7천만겨레와 세계 앞에 선언하는 엄숙한 약속입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우리측이 남북합의서의 정신을 받들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면서 귀측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신의있고 성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을 기대하는 바입니다.지금은 말을 앞세울 때가 아니라 실천할 때이며 약속한 것을 성실히 행동에 옮겨야 할 때입니다. 이산가족문제가 이처럼 오래도록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어 우리 남녘의 많은 사람들은 남북간의 다른 합의사항도 행여나 이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우리는 분과위원회의 구성·운영 이전이라도 이번 남북합의서의 발효와 함께 70세이상 고령자의 고향방문만이라도 우선 실현시킴으로써 이들의 애절한 한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발효시킨 합의서를 구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가 남아있습니다.바로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귀측이 국제원자력기구와 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하고 비핵화 공동선언이 발효된 오늘에 이르러서도 우리는 아직도 핵공포의 위협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그것은 귀측이 비록 핵무기를 현재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개발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고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입증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나는 귀측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여 남북합의서의 이행에 대한 의혹과 온겨레의 핵공포를 말끔히 씻어줄 것을 촉구합니다. 첫째 귀측은 아직도 미루고 있는 핵안전조치협정의 비준절차를 조속히 완료하고 최단시일안에 전면적인 국제핵사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 일정을 제시해야할 것입니다. 둘째 핵통제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하여 사찰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규정하고 이에따른 남북 상호사찰이 본격 실시되기 전이라도 비핵화 공동선언의이행의지를 보이기 위해 시범 핵사찰을 실시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셋째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는 조속히 구성 운영되어야 하며 남북간 상호 핵사찰의 절차와 방법등에 관한 규정을 하루속히 마련하여 이를 실천에 옮겨나가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남과 북은 이제 불신과 단절의 벽을 허물고 민족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우리는 이제 대결시대의 관행과 냉전적 사고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새로운 사고로 맞이하여야 합니다.자기 주장만이 옳다는 생각이나 그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려는 아집과 독선도 버려야 합니다.
  • 정원식총리­김일성 대화록

    ◎“조선사람 욕망은 흰 쌀밥에 고깃국”/“핵관련 세계의혹 하루빨리 씻어야”/정 총리/“정주영씨 정치가 장사보다 더 나은가”… 김일성/“8차 평양회담땐 백두산에도 가봤으면…”/정 총리 김일성 정원식총리,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담당보좌관은 북측의 안내로 금수산의사당(주석궁)에서 상오 11시5분부터 1시간35분에 걸쳐 김일성주석을 만나 환담.김주석은 정총리 일행을 접견,20분동안 정총리와 단독 면담을 하고 이어 5분간 대표단을 소개받은뒤 기념촬영. 김주석은 기념촬영후 자리에 앉자마자 느닷없이 『성명 하나를 발표하겠다』며 「북과 남이 힘을 합쳐 나라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나가자」란 담화를 꺼냈다. 김주석은 『무슨 성명이냐』고 묻는 정총리에게 『어제 노태우대통령 각하께서 합의서 발효에 즈음한 성명을 발표했으니 나도 발표하겠다』며 낭독. 정총리는 김주석의 낭독이 끝나자 『잘 들었다』며 『앞으로 합의서 이행에서 가장중요한 것이 핵문제로 전세계적인 의혹을 하루 속히 불식해야 한다』고 강조. 이자리에서 정총리는 『핵개발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우리는 시범사찰·동시사찰등을 하자고 논의중』이라며 『불가침문제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군축을 실현시켜 나감으로써 전쟁위협이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총리·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담당 보좌관과 김일성주석간의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총리=(김일성주석을 보며)건강이 좋으시고 정력적이십니다.놀랍습니다. ▲김주석=아 건강합니다.(쏘가리 회요리가 나오자)이것은 외국손님에게 주로 대접하는 쏘가리 회지요.남쪽에도 있나요.얼핏 한강상류에 있다고 들었는데.자 외교형식을 버리고 한식구처럼 화목하게 식사합시다. ▲정총리=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 쏘가리는 어디서 나온건가요. ▲김주석=북한강에서 잡히고 대동강 청천강에도 있는데 일본에는 없다더군. ▲김비서관=남에서는 쏘가리로 매운탕을 많이 끓입니다. ▲김주석=매운탕? 그럼 남쪽에도 있단 얘기군. ▲정총리=(술병을 가리키며)이게 들쭉술이지요. ▲김주석=길금에다가 알코올을 넣지 않고 직접 만든 것이라 도수가 없어요.들쭉은 백두산 구석에서만 나는 모양이야.백두산 중국쪽에는 없고 남쪽에만 있어.중국쪽에는 매덕이라는 열매가 있다더만.(정총리와 연형묵북한총리를 돌아보며)자주 대화하는 것이 좋지.총리끼리는 자주 왔다갔다 하라고. ▲정총리=(떡을 맛보며)옛날 이곳 풍습으로는 떡이 컸는데 왜 이렇게 작아졌지요? ▲김주석=지금도 여기 떡은 커요.손님을 위해 작게 만든 것이지.정총리가 재령이 고향이라는데 재령쌀이 좋아요.이조때도 재령 나무리벌 쌀을 가져다 먹었다지.재령은 우리나라에서 쌀농사가 제일 먼저 시작된 곳이요.조선사람 욕망은 흰쌀밥에 고기국 먹고 기와집에 비단옷을 입으면 다야.그중에서도 흰쌀밥을 제일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지.정총리와 연총리는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연총리=정총리가 내보단 4살 윕니다. ▲정총리=3∼4살 차이면 동년배이지요. ▲연총리=서울은 공기가 나쁩니다. ▲김주석=공장을 많이 건설해서 그런가. ▲정총리=공장도 있고 자동차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김주석=매 개인마다 차를 가지면큰일 나겠군. 내가 연총리에게 가끔 말하는데 전기 밧데리차는 승인할 수 있지만 휘발유차는 폐암에 걸리고 해서 안돼요.밧데리차는 천천히 가기는 하지만 경제적이요.일본친구에게 들으니 동경에서는 3층이상에 사는 사람은 거의 폐에 구멍이 안뚫린 사람이 없다더구만.일산화탄소가 많아서 그렇지.밧데리차는 좋은데 나는 휘발유차는 반대야.그대신 버스나 궤도전차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됩니다.할수 있는데까지 먼길만 휘발유차를 이용하고 시내에서는 밧데리차를 이용하는게 좋아. ▲김주석=(빈대떡이 나오자)서울에서도 녹두지짐을 하나요. ▲정총리=서울에서는 빈대떡이라고 하지요.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다해서 「빈자떡」이라고 하다가 「빈대떡」이 됐다는 설이 많습니다. ▲김주석=제주도에 가면 눈이 있나요. ▲김비서관=한라산에는 있지만 아래에는 야자수같은 상록수가 있습니다. ▲김주석=야자수가 있다면 열대지방인가? ▲김비서관=야자수라 해도 잘 자라진 않습니다. ▲김주석=그러면 아열대인가.백두산 천지에는 온천수가 나와요.청년 돌격대원들이 그곳에 가서 관을 꽂고 빨아 올려 꼭대기에서 마시도록 해 놓았지.온천수가 좋다고 해요. ▲정총리=다음에 평양에 오면 백두산도 가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우리대표단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만. ▲김주석=백두산에 가려면 8월이라야지요.그렇지 않으면 날씨가 변덕이 심해 천지를 못봐요.다음 회담이 어딘가.그 다음번 회담을 백두산에서 하면 어떨까. ▲정총리=7차회담을 5월에 서울에서 하니까 8차를 백두산에서 할 수 있겠습니다. ▲연총리=8차회담은 8월쯤 될 듯 합니다. ▲김주석=서울은 5월에 덥지 않으니 좋고 8월에는 백두산으로 갑시다.거기는 비행기로 가야 해요.백두산에는 95년 동계아시안게임 준비로 한참 건설중이지만 일없어.방해 안될거요.우리가 총리회담을 잘하면 관광사업을 해야 합니다.북에는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구월산등 산이 많고 좋은 산이 모두 있습니다.원래 서산대사가 우리나라의 5대산을 꼽았는데 그중 남에는 지리산만 있고 나머지는 다 북에 있지요.구월산은 아직 개발이 안됐지만 묘향산 금강산은 개발돼 관광객이 많이 가고 있어요.회담이 잘 되니까 남쪽의 돈많은 이들이 서로 와서 투자를 하겠다고들 하더군.김우중회장도 와서 금강산에 투자를 하겠다고 합디다. ▲정총리=관광사업은 큰 외화 수입원이 됩니다. ▲김주석=외국인들은 금강산을 보기만 하면 다시 오겠다고들 해. ▲김비서관=남에서는 백두산을 보기위해 중국쪽으로 많이 갑니다. ▲김주석=전세계에서 몰려 올거요.지금 소련이 8개인가 몇개로 나눠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크리미아반도 문제로 다투고 있는데 원래 러시아 땅이었어요.그런데 후르시초프가 우크라이나에 떼어 준 것을 러시아가 이제 다시 돌려달라고 하고 우크라이나는 안주겠다고 하고 있지.크리미아반도도 금강산이나 원산의 명사십리와는 비교가 안돼요.러시아사람들이 한번 금강산에 왔다 가면 모두 다시 오려고 하지만 이제는 비행기 값이 비싸져 많이 못 온다고 그래.그러나 아시아 사람들은 많이 올 거요.정주영씨는 기업 그만두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합디다. ▲김비서관=예 당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김주석=장사하는 것보다 나은가.해보면 고충이 많다는 걸 곧 알텐데.당수노릇이 장사보다 마음이 편치 않을 텐데….(섭조개가 나오자)많이 드세요.이것은 장수하는 요리요. ▲정총리=양식을 하는 겁니까. ▲김주석=그래요.양식을 잘하면 1정보당 1백t까지 나오는데 우리는 그렇게까지는 못해.다음 회담은 5월5일로 합의했다면서요.가야지.서울 가면 설렁탕이 맛있다던데. ▲정총리=예 맛 있죠.설렁탕은 쇠 뼈다귀에 내포를 넣고 오래 끓여 밥을 말아먹는 것이지요. ▲김주석=황해도 평안도는 장국밥인데 온반이라고 하지. ▲정총리=이북 장국밥은 쇠 살코기를 끓이지 않습니까. ▲김주석=아니 닭고기요.
  • 핵사찰문제등 실질결실 못거둬/평양 6차 총리회담 결산

    ◎「합의서」발효로 평화기반 구축/분과위개최 일정결정은 성과 20일 폐막된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은 총체적으로 볼 때 실질적인 결실은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회담은 「남북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효시켜 통일을 향한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는 역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같다. 이와함께 가시적으로는 6차 이후의 고위급회담의 새로운 임무와 역할을 ▲합의서의 성실한 이행및 준수보장 ▲분과·공동위의 활동지도및 심의·확정·발효 ▲분과·공동위의 의견대립 조정·처리 등으로 설정하고 정치·군사·교류협력분과위 개최일정등 세부사항을 결정했을 뿐이다. 우리측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비중을 둔 것은 역시 북한의 핵문제였다.이 가운데서도 회담기간중 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운영합의서 채택에 모든 전략이 집중되었다고 우리측 정부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정원식총리는 이에따라 기조연설·만찬답사 등의 기회를 통해핵문제해결을 촉구한데 이어 김일성주석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례적으로 북한 핵개발의혹을 씻기 위해 상호사찰 실시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측이 핵문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남북이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쌍방 대표접촉을 갖고 이를 다시 논의키로 함에따라 핵문제는 이번에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한 셈이다.특히 김주석의 「남한내 핵무기 철수에 대한 의문」표명과 녕변및 군산에 대한 우리측의 상호시범사찰 요구에 「녕변에 대응,모든 주한미군시설을 봐야겠다」는 것은 시범및 상호사찰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주석이 정총리 면담이나 연형묵총리기조발언 등을 통해 북측이 주한미군 철수,팀 스피리트훈련 전면중단,보안법철폐,방북구속자 석방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은 북측 자세가 지난 연말 합의서 채택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핵문제 못지않게 우리측이 주력했던 부분은 합의서발효 기념시범사업으로서 70세이상 이산가족의 상호교환 고향방문이었으나 이마저 북측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연총리가 기조 연설에서 군사문제가 해결되어야 교류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합의서 이행 과정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또 연총리가 정신대및 일본의 핵무장화 기도에 남북이 공동대처하고 공동결의문을 채택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대일수교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측 정부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회담자체외에 관심을 끈 대목은 김주석­정총리 면담과정에서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였지만 이번 면담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김주석의 평소 통일방안 논의를 위한 정상회담 발언이나 연총리가 통일문제의 전제조건으로 남북 상호 군축→불가침→평화장치마련 및 신뢰구축을 주장한 것은 정상회담의 전제조건 또는 정상회담의 의제로 군축 등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정상회담은 오는 4월15일 김주석의 80회 생일을 전후한 권력이양완료 등의 이유로 남측보다는 북측이 그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북한의 「핵속셈」과연 무엇인가(사설)

    남북한이 통일되면 인구 6천3백만명,세계 제14위에 총생산규모 12위로서 통일독일을 제칠 정도로 부강해지고 「지역강대국」으로 부상하리라는 예측이 나온 적이 있다.물론 세계적인 한반도문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여기에는 「통일한국」에 대한 기대와 아울러 외경감이 표리를 이루고 있겠지만 우리로서는 희망찬 기대가 아닐수 없다. 현실은 그러나 다르다.한반도는 현재 언제라도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지역으로 지적된다.미국국방부가 작성한 가상시나리오는 앞으로 10년이내로 전쟁이 발발,미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한국·이라크등 7개지역을 꼽고 있다.또 얼마전 미국방보고서를 보면 한반도는 유럽에서의 냉전소멸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면서 핵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으로 되어있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보유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우려는 이러한 한반도 전쟁가능성에 기초하고 있다.더구나 북한은 42년전 전쟁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또 화해와 공존의 남북한 대화속에서도 아직 기본적으로는 대남통일전선구도와 전쟁적 문제해결이라는 전략전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평양의 남북고위급회담을 지켜보면서도 우리는 그러한 인식과 의구심을 아직 버릴 수가 없다.남북한 당국의 최고책임자가 서명 비준함으로써 발효된 합의서와 비핵선언을 전국민과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데도 사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많은 사람들이 그 이행과정에 대해 확신을 갖기를 주저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비핵화선언은 발효후 한달안에 핵통제 공동위원회를 구성 발족시키도록 되어있다.이에따라 우리측은 곧바로 이 핵위원회 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자고 한 것이다.쉽게 얘기해 비핵화선언에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우리측 핵위구성합의서는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시범사찰 방안을 핵공동위의 틀안에 포함시켜 해결하자는 합리적 내용도 담고 있다.여기에는 시범사찰을 거부해온 북한측 입장을 감안한 우리측 배려도 있는 것이다.북한측은 이마저 회피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월말 그들이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바 핵안전협정에 서명했다.그러나 협정을 비준하고 그에 따른 국제핵사찰을 받는 과정과 절차이행을 최대로 늦추면서 무언가 꿍꿍이 속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그만큼 현재로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핵사찰수용,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 자세에는 의문의 여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국제적 전문가의 분석으로는 북한의 이같은 속셈에는 핵사찰을 최대로 늦추면서 그 기간안에 지하핵시설을 완비하겠다는 계획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같은 세계적인 경고에 유의해야 한다.아울러 오늘날 극동에서의 탈냉전상황은 1차대전직전의 유럽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평가분석에 또한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쟁의 발발은 어느 한쪽의 행동만으로 가능하다.북한은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로써 그 평화의지를 검증받아야 할 줄로 안다.
  • 공보처,8백16명 여론조사

    ◎국민 81.6%,“「합의서」발효는 잘된일”/남북간 가장 급한일은 이산가족 상봉 국민 대다수는 남북한 합의서 발효가 잘된 일(81.6%)이며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빠르게 추진되길 원하는(83.2%)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북한간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일로는 52.2%가 이산가족상봉을 꼽았으며 65.8%가 남북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우리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사실은 공보처가 20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전국 20세이상 성인남녀 8백16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중 62.9%가 기본합의서의 발효를 남북관계가 냉전시대를 벗어나 화해협력의 시대로 들어서는 출발점으로 여겼으며 17.7%만이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남북관계가 크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번 남북한간 합의이후 앞으로 북한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비교적 빠르게」가 19.9%,「천천히」가 46.8%,「변하지 않을 것」이 46.8%로 각각 나타나 응답자중 66.7%가 북한사회의 변화를 전망했다. 앞으로 남북한 사이에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사항으로는 「이산가족상봉」(52.2%)을 으뜸으로 꼽았으며 그다음이 「경제교류」(12%),「평화협정체결」(8.4%),「문화교류」(7.5%),「TV·방송교류」(5.1%),「철도·도로·항로연결」(4.6%),「군비축소」(4.3%),「체육교류」(3.2%),「편지교류」(2.1%)순이었다.
  • 북한 핵사찰등 한·미,대책 협의/팔 보좌관 23일 내한

    더글러스 팔 미백악관 아주담당 선임보좌관이 오는 23일 한국을 방문,김종휘대통령외교안보수석등과 만나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 결과 및 향후 북한핵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외무부의 한 당국자가 20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팔 보좌관의 이번 방한은 지난 1월에 있은 부시미대통령의 호주 싱가포르 한국 일본등 아시아 4개국 순방결과에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이라고 전제,『팔 보좌관은 김종휘수석등 한국정부관계자들을 면담,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안전협정비준 발효문제를 비롯,북한핵개발 저지를 위한 한미양국 공동대등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일성,「핵사찰」 조기타결 확답 회피/정총리 면담서 예정없던 성명

    ◎“핵무기 안만든다” 강조/“핵개발 의혹씻게 동시사찰을”/정총리/정상회담문제엔 어느쪽도 거론안해 【평양=김인철특파원】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중인 정원식국무총리등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20일 상오11시5분부터 금수산 의사당으로 김일성북한주석을 예방,1시간35분동안 면담했다. 북한의 김주석은 이날 면담에서 미리 준비한 「북과 남이 힘을 합쳐 나라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 나가자」라는 성명을 낭독,『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에게는 핵무기가 없는것은 물론 그것을 만들지도 않고 만들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남북합의서」와 「비핵공동선언」발효후의 남북관계를 언급한 김주석의 성명은 예정에 없었던 일이었으며 김주석은 『노태우대통령이 남북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발효에 즈음한 성명을 발표했기에 나도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김주석은 이 성명에서 『지금 우리로서는 남조선에 아직 핵무기가 있는지 아니면 다 나갔는지 알수 없다』고 말하고 『우리는 주변의 큰 나라들과 핵대결을 할 생각이 없으며 더욱이 동족을 멸살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정총리는 『핵문제는 남북합의서 이행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하고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씻을 수 있도록 남북한 사찰과 동시사찰을 제의,논의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주석은 우리측이 이번 회담을 통해 강하게 제기해온 시범사찰과 동시사찰 문제를 조기타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그 이상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찬을 겸해 이뤄진 정총리와 김주석의 면담에서는 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문제에 관해 김주석이나 정총리 어느쪽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석은 준비된 성명과 기자들에게 공개된 면담을 통해 자주원칙과 민족대단결을 강조하고 또다시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거론,주목을 끌었다.
  • 3개분과위 새달 첫회의/평양회담서 합의/7차회담 5월5일 서울서

    남북한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제6차 고위급회담 이틀째 회의를 가진뒤 공동발표문을 통해 ▲제7차 고위급회담은 5월5∼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고 ▲3개분과위 명단을 3월6일 상호 통보하며 ▲정치·군사·교류협력분과위는 첫회의를 각각 3월9일 13일 18일 판문점에서 갖고 ▲핵통제 공동위 구성 등과 관련한 대표접촉을 이달 27일 판문점에서 개최할 것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 회의에서 총리의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합의서 발효에 따른 실천방안에 대해 각각의 입장을 밝힌뒤 비공개 토론에서 핵문제 등을 논의했다. 정총리는 이날 『분과위발족 이전이라도 70세이상 고령자의 고향방문을 우선 실현하자』고 제의하고 앞으로 고위급회담 운영과 관련,회담주기를 연 4회의 정기회담과 필요시 수시회담으로 구분해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연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주한미군 철수 ▲팀스피리트훈련 완전 중지 ▲방북인사 석방 등을 거듭 요구하고 합의의 원만한 실천을 위해 「일괄합의·동시실천」이라는 원칙을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총리는 특히 『「정신대 문제」 「일본의 핵개발 문제」가 남북이 시급히 공동보조를 취해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제기하면서 『이른 시일내에 대표접촉을 갖고 이에 대한 공동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의했다. ◎6차회담 공동발표문 ①남북 쌍방은 남북정치분과위원회,남북군사분과위원회,남북교류·협력분과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의 명단을 1992년 3월6일 서로 상대측에 통보하기로 하였다. ②남북 쌍방은 남북정치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를 1992년 3월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③남북 쌍방은 남북군사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를 1992년 3월13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④남북 쌍방은 남북교류·협력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를 1992년 3월18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⑤남북 쌍방은 1992년 2월19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운영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제1차 대표접촉을 가진데 이어 제2차 대표접촉을 1992년 2월27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갖기로 하였다. ⑥남북 쌍방은 제7차 남북고위급 회담을 1992년 5월5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 “군비경쟁 중지…외국 군대·기지있을 필요없어”/김일성 성명

    합의서와 공동선언이 발효됨으로써 북과 남은 불신과 대결로 이어진 과거와결별하고 화해의 새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으며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의 밝은 전망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제6차 북남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우리 겨레는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향하여 참으로 귀중한 첫걸음을 내디디었다.이 걸음은 이제 멈추어서도 안되고 주춤해서도 안되며 반드시 내일의 통일에로 이어져야 한다.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자주적입장을 철저히 견지하여야 한다.외세에 의하여 빚어진 우리나라의 분열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끝장내야 한다.나라가 북과 남으로 갈라져 있는상태에서 어느 일방이 외세의 힘에 의존하여 외세의 간섭을 허용한다면 그것은 대결하려는 자세이며 통일하려는 자세라고 볼 수 없다. 북과 남은 불가침에 합의한 조건에서 군비경쟁을 중지하고 군축을 실현하여야 한다.불가침의 가장 믿음직한 담보도 여기에 있고 북침과 남침의 의구를 완전히 가시는 길도 바로 여기에 있다.이제는 나라안에 외국군대도 있을 필요가 없으며 외국의 군사기지도 있을 조건이 없다.우리는 이 문제에서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조선반도의 핵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지금 우리로서는 남조선에 아직 핵무기가 있는지 없는지,다 나갔는지 알 수 없다.이러한 상태는 30여년동안이나 핵위협을 받아온 우리의 심각한 우려를 오늘날도 가셔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 대하여 말한다면 이미 거듭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에게는 핵무기가 없는것은 물론 그것을 만들지 못하고 만들 필요가 없다. 제6차 북남고위급회담에서 발효된 합의문건들은 북과 남의 책임있는 당국이 민족앞에 다진 서약이다. 우리 공화국정부는 이번에 역사적인 합의문건들을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길에서 이룩한 고귀한 결실로 여기고 그 이행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북과 남이 다같이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튼튼히 서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호상신뢰를 쌓아나간다면 앞으로 우리 인민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줄수 있고 온민족이 바라는 90년대 통일을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6차 남북 고위급회담 기조연설

    ◎연 총리/“정신대문제 남북한이 공동대응을” 이번에 발효된 합의문건들에는 앞으로 북과 남이 공동으로 해야 할 사업방향과내용들이 포괄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쌍방이 재확인한 조국통일 3대원칙에 기초한다면 합의문건들의 구체적 사항을 협의하고 이행해 나가는데서 어떠한 난문제나 견해상 차이도 능히 민족공동의 이익의 견지에서 그리고 조국통일에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제 북남 사이에 합의서가 채택되고 발효된 조건에서 외국군대철수문제를 주저할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우리는 미군철수문제에 대하여 결단을 내릴 때가 왔으며 또한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도 완전히 전면적으로 중지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북남 사이에 평화문제를 해결하는데서 기본이 되는 것은 불가침에 관한 합의이며 불가침에 관한 합의를 가장 믿음직하게 담보하는 것은 군축입니다. 북과 남은 절대로 군비확장으로 나가서는 안되며 합의서에서 확약한대로 불가침에 관한 합의에 따르는 군축조치를 시급히 취해 나가야합니다. 우리는 북남합의서가 발효되여 북과 남이 상대방에 존재하는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민족구성원들의 자유로운 내왕과 접촉을 실현하자고 한 소견에서 화해와 단합에 저촉되는 법률이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 법에 의해 구속된 문익환목사와 임수경학생을 비롯한 방북접촉인사들의 석방문제도 하루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하는 바입니다. 고위급회담사업은 오늘로써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확대된 기구를가지고 실천적이며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더욱 심화되게 되었습니다. 요즘 태평양전쟁시기 일제가 감한한 「정신대」에 관한 자료들이 연이어 폭로되어 온 민족의 격분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고 조선사람의 성과 이름까지 빼앗다 못해 나어린 소녀들까지도 침략전쟁의 「종군위안부」로 강제로 내몰아 온갖 잔악무도한 악행을 감행한 사실은 참으로 격분을 금할 수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때 북과 남의 당국이 7천만 겨레와 목소리를 같이하여 일본에 대하여 공동으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수난과 모욕을 함께 당해온 같은 민족으로서 특히 책임있는 정부당국으로서 응당히 취해야 할 태도라고 인정합니다. 우리 민족은 피해자로서 가해자인 일본에 대하여 민족의 이름으로 북과 남의 당국이 나서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당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나는 정신대문제와 일본의 핵개발문제와 관련하여 쌍방이 시급히 공동대응책을 협의하고 쌍방당국의 공동결의안을 채택하자는 것을 정중히 제의하는 바입니다.
  • 「남북총리회담」이모저모/“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실천강조

    ◎정 총리,평양교예단 대전박람회 참가 권유 ▷주석궁 방문◁ 정 총리 일행이 상오11시5분 주석궁에 도착,엘리베이터를 타고 영접실에 들어서자 곧이어 김주석이 오른쪽 회담장소에서 걸어나와 정총리와 악수하며 『반갑습니다.잘 오셨습니다』라고 환영. 김주석과 남북대표는 이 자리에서 간단히 사진촬영을 한뒤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정총리가 『저희들이 서울을 떠나올때 노태우대통령께서 특별하신 안부를 전하라는 분부의 말씀 계셨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김주석은 『노대통령은 건강하십니까.서울로 돌아가시면 나의 인사를 전해 주십시오』라고 답례. 김주석은 남북 양총리와 약5분간 공개 면담하며 합의서가 발효돼 기쁘다는 말을 주고받고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 이어 김주석은 정총리와 약10분간 단독 면담후 회의장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우리대표들과 악수를 나누고 영접실 중앙무대로 나가 금강산 그림을 배경으로 남북대표단 일행과 사진촬영. ▷2차회의◁ 평양에서 계속된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 이틀째 회의는 당초 예정보다 한시간 앞당긴 상오9시부터 시작. 시간을 앞당긴 이유는 회담을 일찍 끝내고 우리측 대표단이 금수산의사당(일명 주석궁)으로 김일성주석을 예방,오찬을 함께 하는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 정원식총리를 비롯,우리측 대표는 8시46분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에 도착,대표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회담시작 1분전 회담장에 입장. 정총리는 북측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뒤 기조발언에 앞서 지난밤 영화관람과 집단체제를 화제삼아 환담했는데 정총리는 특히 평양교예단(서커스)의 대전박람회 참가를 권유.이날 회의는 기조발언까지 공개로 한뒤 그 이후는 비공개로 진행. 이어 정총리는 전날 평양체육관에서 관람한 집단체조를 화제로 삼으며 『내년 8·9월 대전박람회가 열려 세계 70여개국이 참가,전시와 공연을 갖게 되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측의 평양교예단이 대전박람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시지요』라고 참가를 권유. ○…연총리는 30여분 기조발언을 통해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하나하나씩 거론하면서 이를 「합의서 해석의 기준」이라고 강조하고 방북구속인사의 석방을 요구. 연총리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훌륭한 합의도 이행되지 않으면 쓸모없는 빈 종잇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합의서의 원만한 실천을 촉구. ▷역사박물관 참관◁ 우리측 기자단은 20일 상오 이틀째 회담이 끝난뒤 평양시내 중심부 김일성광장옆에 있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을 참관. 구석기시대부터 1919년 3·1운동때까지의 각종 역사유물 10만여점이 소장된 이박물관에는 4만년전의 「신인」(현대인) 머리뼈 화석,뚜껑돌의 직경이 4.4m나 되는 고인돌,광개토대왕비등이 전시돼 눈길. 안내원 리한옥양(34)은 『고려야말로 우리나라의 첫 통일국가이므로 수령님이 그이름을 따서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제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몇몇 전시실에는 「수령님이 친히 보아주신 방」이라는 현판이 눈에 띄었다. ▷만찬◁ 이날 저녁에 있은 북한의 양형섭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의장 주최 만찬에는 북한의 인민배우 홍영희 김경화 서경섭 김용민등이 참석해 눈길.이들중 김경화씨는 미8군에 들어간 북한여성첩보원을 다룬 20부작 영화 「이름없는 영웅」의 주인공으로,홍영희씨는 「꽃파는 처녀」,서씨는 「이세상 끝까지」,김용민씨는 역시 「이름없는 영웅」의 주인공으로 각각 등장한 배우들. 이와함께 이날 만찬에는 여연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김태희 전남북적십자회담 북측대표단장도 참석해 성황. ▷평양산원·교예관람◁ 정 총리등 우리측 대표단은 20일 하오 평양산원을 방문,병원측이 제공한 흰가운을 입고 입원실 검사실 신생아실등 북한이 자랑하는 최신의료시설을 관람. 대표단은 하오 4시30분 광복거리의 교예극장을 방문,기다리고 있던 연 총리의 영접을 받고 공연장으로 가기위해 승강기를 탔으나 승강기가 고장나 가벼운 차질이 빚어지기도. 두 총리는 약3분간 고장난 승강기안에 갇혀 있다가 나와 계단을 이용해 걸어서 공연장에 입장
  • 남북한 대결 종식/여야 환영 성명

    여야는 19일 남북합의서와 비핵화선언발효에 따른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민자당 박범진부대변인=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역사적문서들이 교환·발효된것을 환영한다.빠른시일안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한의 노력이 구체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민주당 박우섭부대변인=남북간의 평화공존상태가 가능하게 된것을 7천만겨레와 함께 환영한다.그러나 남북합의서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 최소한의 헌법조항을 지킬것을 촉구한다.
  • 북에 핵협정 조속이행 촉구/노 대통령,「발효」 특별담화

    ◎「합의서」성실 실천 선언 노태우대통령은 19일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 발효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여 성실하게 실천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말하고 『북한의 최고책임자도 「남북합의서」와 「비핵선언」의 내용을 성실하게 실천하겠다는 뜻을 국내외에 선언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에서 「남북합의서」와 「비핵선언」의 발효에 즈음해 발표한 특별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제부터 남과 북은 함께 합의한 사항을 성실하게 실천에 옮겨야 하며 실천이 뒤따르지 않을 때 그 약속은 오히려 새로운 불화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혹을 완전히 씻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대한 모든 의무를 조속히 이행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말하고 『북한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어려워짐은 물론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신뢰를 바탕으로 화해와 불가침,교류와 협력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며,나는 이것이 평화를 정착시키고 나아가 통일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우리는 모두가 힘을 합쳐 하루라도 빨리 통일을 달성함으로써 대망의 21세기에는 통일된 나라로 당당히 국제무대에 나서야 한다』면서 『우리 세대는 역사와 민족앞에 책임을 지고 이 중대한 과업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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