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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의회, 교육개혁법안 승인

    |파리 연합|프랑스 고교생들이 강력 반발해 온 교육개혁법안이 24일 하원에 이어 25일 새벽 상원에서도 통과돼 올 가을 신학기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프랑수아 피용 장관이 입안한 법안은 외국어 교육 강화, 학습부진 학생 보충수업 실시 등으로 학생들의 저하된 학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피용 장관은 당초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입학자격고사 바칼로레아를 수시 평가 체제로 바뀌는 조항도 법안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전국적인 시위를 벌인 고교생들과 교원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저소득층 지역의 학생들은 연중 수시로 시험을 볼 경우 열악한 교육 여건에 있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돼 전통의 평등 정신이 실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등학생들은 이후 피용 장관의 바칼로레아 개혁 철회 약속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전국적인 반대 시위를 벌였고 최근 며칠 사이에는 일부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교육체계 개혁에 찬성을 보냈고 확실한 과반이 피용 법안에 포함된 구상들을 지지한다고 대답하는 등 교육 개혁 불가피론이 대세로 나타났다. 최근의 고교생 시위는 피용 장관의 구상뿐만 아니라 빈약한 학교 재정, 교원 부족, 열악한 구내 시설, 약물과 무기 검색을 위한 경찰의 교내 진입권 등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톱 셀러] 요구르트 전성시대

    [톱 셀러] 요구르트 전성시대

    ‘요구르트’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디저트 전문점들이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시럽 등 요구르트 응용 메뉴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데다, 식품업체들도 장에서 위·간의 기능까지 활성화시켜 준다는 기능성 요구르트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디저트 전문점에 요구르트 응용 메뉴 속속 등장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 라빈스는 최근 카페형 매장 ‘cafe31’의 시청점에 요구르트를 포함한 런치세트를 선보였다. 요구르트와 딸기·바나나가 크라상 혹은 베이글과 함께 제공돼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또 압구정점, 마로니에점은 주문시 즉석에서 요구르트와 우유로 만드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음료·파르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던킨 도너츠’는 지난 2월 연대점과 역삼점에 빵 속에 블루베리 요구르트·딸기 요구르트를 넣은 녹차머핀 시리즈 메뉴를 내놓았다. 이곳 역시 지난 19일부터 명동점에서도 판매하는 등 요구르트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요구르트 생크림으로 만든 케이크는 제과점에서 인기메뉴로 자리를 잡았다.‘파리바게트’에서 화이트 스폰지를 요거트 생크림과 딸기로 덮은 새콤달콤한 맛의 케이크는 베스트 셀러 메뉴 중 하나. 녹차 스폰지에 후르츠 칵테일과 요구르트 생크림의 맛이 어우러진 ‘녹차 요거트 케이크’와 초코 스폰지에 생바나나와 요구르트 생크림이 조화로운 ‘초코 바나나 요거트 케이크’도 봄맞이 요구르트 메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저지방 디저트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디저트 전문점에서 앞다투어 요구르트 응용 메뉴들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요구르트가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인 덕에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을 1%로 낮춰 ‘저지방 다이어트식 디저트’임을 강조한 빙그레의 ‘스위벨’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최근 국제선 기내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장작용’을 하는 유산균을 가지고 있어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점도 요구르트의 매력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쾌변 요구르트’라는 이름의 신제품을 내놓은 파스퇴르 유업 관계자는 “이름이 다소 노골적이지만 변비 해소에 좋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주는 데 성공, 출시된 지 한달여 만에 하루 평균 7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 직장인·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요구르트의 소비층을 넓히려는 식품업체들은 요구르트의 기능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에 좋은 발효유’라는 컨셉트의 요구르트 ‘윌’를 내놓았던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말 ‘간 활성화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쿠퍼스’를 선보였다. 매일유업도 숙취 해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헛개나무 추출물을 사용한 기능성 발효유 ‘구트HD-1’을 내놓았다. ●기능성 발효유 봇물,“기호품으로 즐겨야” 최근에는 요구르트 전문 체인점에서도 기능성 요구르트 메뉴를 내놓았다. 저지방 과일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레드망고’는 3월 중순 ‘안티 헬리코박터’ 성분을 함유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새로 내놓고 판매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요구르트가 진짜 변비 해소와 간 해독 등에 좋을까. 식후 유산균 발효유를 마시면 장운동을 촉진시켜주는 효과 등이 있지만, 발효유를 질병에 대한 ‘치료제’로 여기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요구르트는 엄연히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라는 점을 소비자들 스스로가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며 “효능을 무조건 믿기보다는 ‘기호품’ 정도로 생각하고 즐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색적 메뉴 개발경쟁 가정용 제조기도 불티 레스토랑에서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컨셉트로 요구르트가 포함된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가정에서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는 ‘요구르트 제조기’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홍대에 2호점을 오픈한 회전식 꼬치구이 레스토랑 ‘샤델리’는 ‘밀키-요거트 탄두리’라는 메뉴를 내놓았다. 인도의 전통음식인 탄투리 소스의 닭고기 꼬치로, 요거트에 재워두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가격도 4500원으로 저렴한 편. 아이스크림에 요거트를 곁들인 ‘요거트 슬러쉬(1만원)’도 디저트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선상 카페 ‘리버시티’의 레스토랑 ‘레또’에서는 ‘요거트 와플’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베스트로 손꼽힌다.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바싹거리게 구운 와플이 각종 과일로 고급스럽게 장식돼 있어,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2만원선.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지점은 31일까지 여는 ‘딸기 페스티벌’에서 ‘플레인 요거트와 벌꿀을 곁들인 딸기’ 메뉴를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간편하게 유산균 요구르트를 만들 수 있는 ‘매직요요 요구르트 제조기(인터파크 판매가 2만 8900원)’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1.5ℓ들이 우유에 유산균 요구르트 1병을 섞어 요구르트 제조용 컵에 부은 다음 스위치를 켜두면 7시간 후 요구르트를 맛볼 수 있다. 기호에 따라 과일·주스·잼 등을 넣어서 먹으면 맛이 더욱 좋으며, 냉장고에서 10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설] 프랑스의 주35시간제 포기

    프랑스 하원이 주 35시간 근로제 완화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상원의 형식적 절차가 남아 있으나 곧 공식 발효될 전망이다.35시간제의 포기는 1998년 사회당 정부가 도입한 이후 7년만으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이 실패로 끝난 것을 의미한다. 당시 사회당 정부는 900만명에 이르는 정규직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10% 줄이면 돈 안 들이고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호언(豪言)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희망은 참담한 결과로 되돌아 왔다. 기업들은 노동시간이 줄어들자 추가 고용을 회피했다. 경쟁력을 위해 임금이 싼 헝가리·체코 등 구(舊)동구권으로 공장들을 옮기는 바람에 일자리 창출은커녕 실업률만 높아졌다. 근로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잠재적 성장동력 상실로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사합의에 의한 35시간제를 채택한 독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짧은 근로시간, 긴 휴가’를 내세웠던 유럽 여러 나라의 근로시간 단축정책은 부작용만 키운 셈이다. 지금은 불황타개와 일자리 확보를 위해 추가 임금인상 없이 노동시간을 다시 늘리는 ‘U턴’ 분위기가 확산되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유럽형 노동정책 모델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온 우리 정부와 노동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금처럼 ‘고용없는 성장’과 생산공장의 해외이전이 줄을 잇는 우리의 현실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창출 등에 매달리는 정부로서는 프랑스 등 유럽식 사회주의의 실패 사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 [토종웰빙을 찾아서] 기장다시마

    [토종웰빙을 찾아서] 기장다시마

    미역과 사촌격인 다시마는 고혈압에 효능이 있는 수용성 섬유질인 알긴산과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칼륨과 요오드·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해조류다. 특히 다시마는 미역보다 소금 성분인나트륨이 적게 포함돼 있어 미역보다 더 몸에 좋다고 한다. 고혈압·당뇨·변비 등 성인병 예방은 물론 항암효과도 입증되면서 최근에는 다시마를 이용한 각종 건강보조식품과 과자제품이 속속 개발되는 등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다시마의 효능과 영양 다시마에 많이 함유돼 있는 알긴산은 콜레스테롤 억제와 혈압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 다시마의 미끈거리는 성분이 알긴산인데 이 성분은 장 속에서 콜레스테롤, 염분 등과 결합해 혈전이 생기거나 간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막는 등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피를 맑게 하고 고혈압·피로회복·변비 예방 효능 등이 뛰어나다. 다시마에 다량 함유된 양질의 알긴산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과 암을 예방해 주는 한편 체내의 중금속 제거와 비만 억제에 도움을 준다. 또 노화를 지연시키고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요오드 성분이 많아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신진대사 증진에 효과가 크다. 또한 칼슘·마그네슘·철분·칼륨과 같은 인체의 필수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영양 밸런스 유지에 그만이다. 지나치게 검은색이거나 황색을 띠고 윤기가 없는 것은 하품이다. 상품은 육질이 두껍고, 태양광선에 골고루 건조돼 윤기가 난다. 잘 건조된 다시마의 표면에는 흰 분이 묻어 있다. 손으로 찍어 먹어 보면 약간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기장 다시마가 좋은 이유 청정해역인 부산 기장군 일광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기장 다시마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시마보다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기장 앞바다는 물살이 세고 수심이 깊으면서 수온이 차고, 일조량이 풍부해 양질의 다시마가 자라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시마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한다. 기장 다시마는 말렸을 때 윤기가 흐르고 광택이 나며 검은색을 띠며 엽체가 두꺼운 게 특징이다. 또 일반 다시마의 경우 짜고 떫은맛이 나지만, 기장 다시마는 단맛과 함께 그윽한 맛을 낸다. 따라서 진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다시마는 가을철인 10월쯤 포자를 뿌린 뒤 이듬해 4월부터 본격 채취에 들어가는데 채취기간은 대략 3개월 정도이다. 기장군은 지난해 5260t의 다시마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비교적 작황이 좋아 채취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장 다시마의 품질이 뛰어난 데는 자연건조가 한몫을 톡톡히 한다. 이곳 어민들은 바다에서 채취한 생다시마를 건조기에 사용하지 않고, 건조발에 규격대로 넌 후 자연상태로 태양 건조하고 있다. 기장군 이동 어촌계장 박주안(48)씨는 “수확한 다시마는 손이 많이 가지만 질 좋은 제품생산을 위해 태양건조를 하는 재래식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마를 이용한 각종 건강식품 개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마를 가공한 과자제품 등 건강식품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마를 이용해 항암효능이 높은 고추장·된장·막장 등 전통 장류의 출현도 앞두고 있는 등 이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강원대 바이오산업 공학부 연구팀은 얼마전 다시마의 항암효능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다시마를 분말상태로 만들어 된장·고추장 등 장류 제조과정에 첨가하는 연구실험을 했다. 그 결과, 다시마가 장류의 발암억제 성분과 합해지면서 상승작용을 발휘, 발암물질의 활성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이는 장류의 기본 원료인 이소플라본,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등과 다시마의 알지네이트, 푸코이단 등이 만나 발효과정에서 각 성분들이 상승작용을 해 항암효과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청호물산(기장읍 시랑리)은 최근 다시마와 미역을 이용한 쿠키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쿠키제품은 다이어트 효능이 높고, 일반 과자제품보다 영양가가 높아 국내는 물론, 일본 등 외국바이어들로부터 수출 상담이 잇따르고 있다. 김상권 청호물산 사장은 “기장 다시마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다시마를 원료로 한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Zoom in 서울] 재건축 단지 ‘도정법 전쟁’

    [Zoom in 서울] 재건축 단지 ‘도정법 전쟁’

    수도권 재건축조합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8일 재건축시 임대주택 의무건설을 골자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공포된 이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재건축 개발이익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법률이 오는 5월 17일을 기준으로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를 받지 못한 단지는 25%, 인가는 받았으되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곳은 10%의 임대아파트 의무건설을 규정하자 사업인가나 분양신청을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 개정법으로 인한 충격을 줄일 수 있고, 분양승인마저 신청하면 규정을 완벽하게 피해갈 수 있기에 ‘사업인가=50점, 분양승인=100점’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관할 지자체에는 사업인가 일정을 앞당겨 달라는 재건축조합의 아우성이 밀려들고 있으며, 이권다툼으로 복마전이었던 조합 구성원들은 갑자기 화해무드로 돌아섰다. 사업인가를 아직 받지 못한 경기도 의왕시 포일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들은 요즘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지난달 시에 사업인가를 신청했지만 보완 요청이 와 보완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한달간의 공람기간 등을 감안하면 5월 초까지 인가받기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엄태원 조합장은 “개정법으로 불이익을 입을까봐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반포1차·세종·삼호아파트도 지난 18일 전후로 사업인가를 신청했으며, 신반포5·6차아파트는 조만간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구단위와 정비 계획수립 등 복잡한 재건축 절차를 이행하지 못한 조합에 5월까지 사업인가는 언감생심이다. 이들은 고스란히 임대아파트 25% 의무건설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승인 신청을 서두르는 재건축 단지들도 많다. 그러나 2003년 7월부터 시행된 도정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법 발효 이후 사업인가를 신청한 조합은 후분양제(공정이 80%가 되어야 분양 가능)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2단지와 잠실시영, 인천 간석주공 등은 2003년 7월 이전에 사업인가를 신청, 후분양 대상이 아니기에 5월 이전 분양신청을 목표로 뛰고 있다. 그러나 서울 반포주공, 인천 범양아파트 등은 후분양 대상이기에 공정이 80%에 이르는 시점까지 꼬박 기다려야 한다. 범양아파트 관계자는 “사업인가 취득과 후분양 여부를 놓고 재건축조합들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안국아파트와 석남주공은 선분양 대상이나 아직까지 사업인가를 받지 못한 드문 케이스. 안국아파트 관계자는 “이달 말쯤 사업인가를 받은 뒤 한달 정도 지나 분양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건축조합들은 정식 추진위와 반대파 등으로 나뉘어 갈등을 겪어 왔다. 조합원들간에 소송이 걸리지 않은 조합이 있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그러나 임대주택 의무건설이라는 ‘파도’를 만난 뒤 단결만이 살길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사업인가 이후 분양신청 전까지 조합원 90% 이상으로부터 이주신탁을 받고 조합원지분을 확정지어 관리처분 총회를 개최해야 하는 등 일정이 만만치 않아 조금만 삐걱거려도 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불화를 겪던 조합들은 타협을 모색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연일 여는 등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분열과 소송으로 날을 지새던 조합원들 사이에 봄바람이 부는 것이 이번 사태로 인한 소득이라면 소득”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조합원들의 이견으로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못하다 최근 서두르고 있는 서울 도곡주공·영동·해청아파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재건축조합들의 이같은 ‘반전’은 개정법에 묶여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도시계획 심의 등 제반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조합원분담금이 상승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수도권 71개 재건축조합으로 구성된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 김철 연구위원은 “5월까지 사업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은 재건축이 2∼3년씩 지연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므로 당국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하위규정인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업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이 다시 거쳐야 하는 절차 가운데 일부를 간소화하는 등 후유증 최소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이두걸기자 kimhj@seoul.co.kr
  • 佛 ‘주 35시간 근로’ 사실상 폐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의회가 22일 주 35시간 근로제 완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하원은 이날 최종 독회를 마친 뒤 표결에 부쳐 찬성 350대 반대 135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미 상원 승인 절차를 거친 이 법은 곧 관보에 게재된 뒤 공식 발효된다. 이로써 1998년 사회당 정부가 도입한 주 35시간 법정 근로제는 7년 만에 사실상 폐지됐다. 의회 다수당인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제안한 새 법에 따르면 주 35시간 근로제 원칙은 유지하되 민간부문에서 노사 합의를 거쳐 주당 13시간까지 초과 근무를 할 수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220시간 추가근무가 가능해졌다. 대신 근로자들은 더 일한 만큼 추가 휴가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주 35시간 근무제는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 등을 목표로 시작됐으나 원래 취지와는 달리 실업 문제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좌파 진영은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저하될 뿐더러 근로자들이 개인적으로 원치 않는데도 일을 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며 반발해 왔다. 노동계는 지난달 전국적으로 35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lotus@seoul.co.kr
  • 吳 해양장관 “한·일 어업협정 현행대로 유지”

    吳 해양장관 “한·일 어업협정 현행대로 유지”

    정부는 한·일 어업협정은 독도의 영유권 문제와 무관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행대로 유지하되, 독도를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시키기 위한 경계획정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거돈 해양수산부장관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업협정은 한·일 양국간 EEZ를 대상으로 해 EEZ에 속하지 않은 독도 및 독도의 12해리 영해는 어업협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면서 “따라서 한·일 어업협정은 독도 영유권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업협정을 파기하면 우리 어선의 일본 EEZ내 조업이 전면 중단돼 근해어업의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면서 “99년 어업협정 발효 이후 6년간 상대방 EEZ수역에서의 어획량도 우리측이 일본보다 1.6배 많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어업협정이 파기되면 가상적인 EEZ 중간선에서 양국의 마찰과 해상 충돌이 우려되고 독도 영유권 문제가 다시 부각돼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부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신 양국간 외교당국이 96년 이후 EEZ 경계획정 과정에서 독도 영유권 다툼으로 중간수역으로 남은 지역에 대해 독도를 우리측 EEZ 수역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오 장관은 또 독도의 민간인 출입 허용에 따라 독도 주변에 해양경찰청의 1000t급 이상 대형함정을 투입하는 등 경비를 강화하고, 오는 9월까지 22억원을 들여 선박접안 및 안전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의 학술조사 결과, 독도의 적정 방문 인원은 1회 47명, 하루 141명, 연간 5600명 수준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문희상 “중간수역 독소조항… 한일漁協 갱신해야”

    문희상 “중간수역 독소조항… 한일漁協 갱신해야”

    “2차 한·일어업협정의 재협상을 검토해볼 만하다.” 한·일의원연맹 문희상 회장은 18일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지난 16일 일본 시마네현에서 ‘독도조례’를 통과시킨 것에 대한 우리측의 대응으로 이같은 해법을 제시했다.1999년 1월에 발효된 2차 한·일어업협정은 협정체결 3년이후에는 파기를 선언할 수 있고, 파기선언 6개월 뒤부터 재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당시 한국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기점을 울릉도로 설정해 독도를 중간수역으로 남겨놓는 등 양보를 한 것이 ‘화근’이라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면서 “당시 불가피한 협상이었더라도 이제 독도의 영토·주권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협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릉도와 독도로 이어지는 넓은 대륙붕을 우리의 영해로 주장할 국제법상의 근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4·2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유력 차기 당의장 후보 중 한 명인 문 회장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역사교과서 왜곡 등 대목에서는 무심결에 목소리 톤을 높이거나,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위안부·원폭피해자 배상 日에 입법 요구 한·일수교 40년을 맞아 ‘한·일 우정의 해’를 주선해온 문 회장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사과 후 배상’ 요구를 한 것에 대해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일·한의원연맹에 ‘위안부·사할린동포문제·원폭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을 입법화하자고 제의하고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 회장은 지난 1월에 일본을 방문, 일·한의원연맹 모리 요시로(森喜郞) 전 일본총리와 만나 사적인 자리에서 ‘과거사에 대한 배상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었고, 모리 전 총리는 “생각해볼 만한 일”이라고 비교적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일본의 도의적 배상’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문 회장은 “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우리 국회와 법원이 먼저 당시 협상에서 제외된 일본의 강점기 동안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해 국가배상을 하는 방안이 있다.”면서 “일제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배상하는 법률 제정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인식이 같다.”고 밝혔다. 한국정부의 선(先) 법적 배상을 지렛대로 삼아 일본정부를 압박, 배상을 종용·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독일총리처럼 무릎 꿇고 사죄해야 그는 “일본은 한국 식민지 통치를 통해 한국이 산업화·선진화하였다고 주장하지 말라.”면서 “독일의 총리나 외교장관은 폴란드 등 나치의 피해국을 방문하면 매번 무릎을 꿇고 피해자가 ‘그만 사과하라.’고 할 때까지 사과한다. 일본도 국제법 관례에 따라서 철저히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회장은 “영토·주권문제에 대해서는 조용한 외교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회장 등 여야 의원 77명은 이날 ‘다케시마의 날’ 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람 살리는 발효음식의 힘

    사람 살리는 발효음식의 힘

    서구화된 밥상 앞에서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 현대인들.20∼22일 방영될 MBC의 3부작 HD다큐멘터리 ‘곰팡이’에서는 이제 현대인들이 생식과 화식이 아닌 발효음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발효음식의 신비로운 힘을 찾기 위해 1년여 동안의 취재와 실험을 거쳤다. 1부 ‘살아있는 음식, 발효’(20일 오후 10시35분)에서는 잘못된 섭생이 몰고 올 위험을 경고하고, 발효음식을 통해 무엇이 우리에게 이로운 음식인지 살펴본다. 신생아들이 중금속에 오염된 이유와 경로를 추적하고, 장수촌으로 잘 알려진 일본 나가노와 순창을 찾아 장수 비결을 알아 본다. 하얗게 곰팡이가 핀 돼지다리,30년 넘게 삭힌 꽁치 등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중·일의 각종 발효음식을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2부 ‘발효가 사람을 살린다’(21일 오후 11시)에서는 발효음식의 신비로운 힘을 경험한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담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발효 음식의 무한한 가능성을 짚어본다. 김치가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아토피까지 고친 임상시험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식중독은 물론 사스까지 물리치는 김치의 효능을 알아본다. 김치 맛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김치 유전체지도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식탁을 뛰어넘어 발효음식의 산업적 가치를 조명한 3부 ‘21세기 미생물 전쟁’(22일 오후 11시)에서는 미생물만으로 IT 이상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각국의 소리없는 미생물 전쟁 현장을 취재했다. 모든 상황을 똑같게 통제한 뒤 음식을 만드는 실험을 통해 음식 맛을 좌우하는 비밀의 열쇠가 무엇인지도 규명해 낸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해남·영암·무안군 일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업도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전남 해남·영암·무안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됐다. 건설교통부는 17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해남·영암·무안군 일대 16개 읍·면의 도시지역 내 녹지지역 및 용도 미지정지역, 도시지역 이외 지역 854.51㎢(약 2억 5850만평)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키로 결정했다. 이들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26일부터 발효돼 2009년 8월20일까지 지속된다. 이번에 새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지역은 해남군 해남읍·계곡·마산·황산·문내·화원·화산면, 영암군 삼호읍·미암·서호·학산면, 무안군 무안읍·청계·망운·운남·현경면 등이다. 해남·영암지역은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무안군은 산업교역형 기업도시가 추진되는 곳으로 최근 땅값이 크게 오르는 등 과열조짐을 보였었다. 한편 건교부는 다음달 7일로 기한이 만료되는 천안·아산 일부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2008년 2월16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묵은 김치처럼 노장은 무르익고

    리처드 기어가 ‘브레드레스’에 나왔을 땐 마가린 같았다. 그가 ‘토요일 밤의 열기’의 존 트라볼타처럼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면 수많은 여심이 ‘미끄러’지듯이 기름진 매력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아메리칸 지골로’에서도 마찬가지. 몸에 달라붙는 정장을 입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확인하는 남창의 모습은 퇴폐적이면서도 섹스어필했다. 그런데 ‘쉘 위 댄스’의 리처드 기어에게선 묵은 김치 맛이 난다. 생의 절임과 매운맛에서 나오는 곰삭은 맛이랄까. 로버트 레드퍼드에게서는 그보다 훨씬 숙성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내일을 향해 쏴라’의 푸르고 강렬한 눈빛은 수십 년 동안 숙성되어 ‘클리어링’에서 노련하고 담백하게 발휘된다. 색깔 있는 연기로 주목받았던 헬렌 미렌 역시 이 영화에서 우아한 중년 여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칼리귤라’,‘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정부’에 출연한 동일 인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김치는 미묘한 소금양의 차이에도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물러버린다. 조미 재료의 혼합비와 숙성 환경도 맞아야 한다. 가끔 원로배우나 중견배우들을 보면 2∼3년 발효된 묵은 김치가 떠오른다. 다른 음식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조리를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훌륭한 주요리가 된다. ●쉘 위 댄스 일본 원작이 간결하고 절제되어 긴 여운을 남긴다면, 할리우드 버전은 디테일을 강조한 매끄러움이 돋보인다.DVD의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할리우드 판이 단연 우세. 우선, 시카고의 풍광은 눈을 사로잡는다. 현대식 빌딩과 지하철 그리고 강과 다리가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은 부드러우면서도 투명한 화질로 담겼다. 중년 남자의 새로운 꿈이자 작은 일탈을 반영하듯 볼룸 댄스 교습소는 컬러로 채색된 옛날 뮤지컬 영화처럼 원색으로 표현되었다. 영화와 매우 다른 분위기로 촬영된 삭제 장면들이 흥미로우며, 감독의 음성해설과 볼룸 댄스에 대한 부가영상들은 충실하다. ●클리어링 어느 날 아침, 집 앞에서 남편이 납치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전복된다. 협상은 며칠에 걸쳐 계속되고 완벽한 줄 알았던 삶에선 균열이 발견된다.DVD는 소박한 모양새지만, 로버트 레드퍼드, 헬렌 미렌, 윌리엄 데포의 연기는 노장들의 공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부가영상으로 수록된 삭제장면은 감독과 각본가 그리고 편집자의 음성해설을 함께 들을 수 있어 이색적이다. 막상 본편에 음성해설이 빠져 있어 아쉽다. 사운드와 화질이 뛰어나진 않아도 섬세한 연출의 묘와 배우들의 미묘한 표정변화를 잡아내기엔 충분하다.
  • 학교폭력 피해 심리상담 4개월새 4158명에 달해

    지난해 8월 법령에 의해 전국 학교에 폭력자치위원회가 설치된 이후 불과 4개월 동안 4158명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심리상담을 권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로 일시보호 111건, 치료요양 조치가 85건에 달했으며, 피해 학생과의 접촉 및 협박금지 명령을 받은 가해학생 조치도 140건에 이르는 등 학교폭력이 심각한 것임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14일 서울신문이 2004년 8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조치 내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폭력자치위는 지난해 7월30일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서 각급학교에 설치됐으며 학교폭력 발생시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심의를 거쳐 가해학생을 선도·징계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학교봉사가 3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회봉사 194건,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183건, 심리치료 66건, 전학 60건에 달했다. 반면 피해자의 경우 심리상담 권고에 이어 전학권고 119건, 일시보호 111건, 치료·요양 권고 85건의 순이었다. 그러나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 피해학생은 많으나 학교에 상주하는 전문상담사는 25명에 불과해 ‘스쿨 카운슬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가해자가 받는 학교봉사 명령도 거부하면 유야무야되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형식에 그쳐 전국 학교의 46.8%인 4952개교만이 6개월에 1회씩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국회 교육위원인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은 “현재의 자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선 학교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학교폭력이 은폐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학교폭력은 지역사회 전체가 협력해 풀어나가야 하며 처벌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악수합시다” 갈등 재건축조합들 화해 분위기 고조

    오는 5월 중순 개발이익환수제를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발효를 앞두고 내분을 겪던 재건축 조합이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사업 추진이 빨라지고 있다. 도정법이 국회를 통과, 개발이익환수제가 발표되는 5월 중순까지 분양신청을 하지 못하면 재건축을 통해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사업승인을 받지 못한 아파트는 10%를 각각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조합원들은 재건축단지에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면 집값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 갈등을 접고 사업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차관(AID)아파트 단지다.1654가구로 구성된 AID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2070가구를 지어 이 가운데 1654가구를 조합원에게 배분하고 41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하지만 22평형 조합원들이 지난해 말 48평형 배정을 요구하며 동호수 추첨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조합측은 이에 반발해 가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중재에 나서 2개 감정평가기관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양측은 감정평가 결과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다음주 중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잠실주공 1단지 재건축조합은 7일 동·호수 추첨을 실시했으며 조만간 관리처분 인가 신청을 구청에 낼 예정이다.4월 동시분양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잠실주공 2단지도 일부 조합원이 관리처분 결의 무효확인 소송과 동·호수 추첨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조합측과 소 취하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동시분양에는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받으면 모두가 손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잠실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5일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 계획안을 70%의 높은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조합측은 이달 말에 동·호수 추첨을 거쳐 다음달 초에는 분양승인 신청에 들어가 5월에 진행되는 서울 4차 동시분양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22시간 15분만에 200㎞ 달렸다

    강풍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개최된 제4회 한·일 제주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40대 소방관이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주최측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과 일본의 가이호로드러닝은 13일 제주소방서 소속 박승찬(40) 소방교가 지난 12일 오전 4시 제주시 탑동에서 출발해 제주도 일주 200㎞를 22시간15분만에 달려 1위로 완주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02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개최 기념 마라톤대회부터 마라톤을 시작,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25차례나 참가했으며 울트라마라톤대회에도 3차례 참가,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박씨에 이어 김광복(45)씨와 김수열(39)씨가 22시간53분만에 동시에 골인,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한라산을 왕복 횡단하는 148㎞ 코스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취소됐다. 이번 대회에는 내국인 138명과 일본인 22명, 대회 관계자 등 210여명이 참가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신용불량 굴레벗고 부르는 ‘희망가’

    신용불량 굴레벗고 부르는 ‘희망가’

    지난 8일 늦은 오후 서울 송파구 오금동 성내천 옆 경로당. 좁은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자 콘크리트의 싸늘한 한기가 두 볼에 닿는다. 4평 남짓한 작업실에서는 정찬명(40·송파구 마천동·장애 2급)씨가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비누를 만들기 위해 발효액과 정제유를 뒤섞는 데 한창이다. “조금만 더 하자고. 납품은 맞추고 퇴근해야 되지 않겠어?” 창고에서 비누의 건조 상태를 조심스레 살피던 박창호(52·마천동)씨가 거들고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씨와 박씨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러나 신용불량자에서 오는 5월 어엿한 말띠 띠동갑 ‘사장님’으로 거듭 태어나는 이들의 손놀림은 한껏 가볍게만 보였다. ●10대때 상경, 공장서 일하다 병 얻어 카드빚 ‘잔뜩’ 박씨의 삶은 70∼80년대 소설의 도시노동자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19살 때 고향인 전남 진도에서 상경한 그는 벨트 공장에서 첫 일터를 잡았다. 이후 대형 슈퍼마켓에서도 일했지만 별다른 기술도 학력도 없던 터라, 본드 냄새가 진동하는 벨트 공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 변변찮은 수입도 술값으로 날려버리기 일쑤였다.90년대 들어서는 가족들과 떨어져 별거에 들어갔다. 더욱이 박씨가 수렁에 빠진 것은 지난 2001년.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그는 카드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했다. 어느덧 ‘신용 불량’이라는 딱지를 얻게 됐다. 박씨는 “카드 연체비를 사채를 끌어다 막다 보니 1000여만원의 빚은 어느새 6000만원까지 불어나 있었다.”고 씁쓸해했다. 정씨의 인생도 곡절이 많기는 박씨 못지않다.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태어난 정씨는 14살 때 왼쪽 신체마비마저 겪었다.18살 때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왼쪽 팔·다리의 마비 증세를 떨쳐내지는 못했다. 20살이 돼 ‘밥벌이라도 하자.’는 심정에서 상경해 자개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이 정씨의 발목을 잡았다.‘적금을 해서 그나마 사정이 낫다.’라는 구실로 공장에서 해고됐다. 성치 않은 몸으로는 재취업이 쉽지 않았다. 결국 “먹고살기 위해” 2000만원의 카드빚을 지게 됐고, 곧 신불자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자활후견기관 도움 받아 보란 듯이 재기 이들이 ‘희망의 근거’를 발견한 것은 지난 2002년. 기초생활보상대상자인 이들은 동사무소로부터 송파자활후견기관을 소개받았다. 자활후견기관은 저소득계층에 적당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적 자활을 도와주는 곳이다. 박씨와 정씨는 오금동 송파자활후견기관에서 ‘EM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효모·유산균 등 80여종의 유용 미생물을 조합해 만든 복합체인 EM(Effective Microoganism)과 폐식용유를 섞어 만든다. 미생물이 주원료라 쉽게 자연분해가 되면서 무좀 치료와 모발 성장 효과도 있는 친환경 상품이다.20개들이 한 박스에 1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주문 방식으로 판매되는 EM비누는 2003년 말부터 효과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지난해에는 한달에 100박스 가까이나 팔렸죠. 일을 하면서도 사람과 자연을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도 큽니다. 결국 3500여만원의 자활 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죠.” 이들이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5월. 당분간 장소나 원재료 등은 자활후견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엄연히 ‘기업’을 운영하는 셈이다. 박씨의 희망은 사업이 제자리를 잡은 뒤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다. 정씨 역시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게 목표다. 이들은 “현실은 소박한 꿈을 이루기에도 각박하지만 ‘아파 본 사람이 아픔을 안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면서 “여유가 생기는 대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나누는 등 받은 것의 곱절 넘게 베풀며 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웰빙된장 맛을 찾아서

    웰빙된장 맛을 찾아서

    ‘장(醬)은 정월장’이라며 매운 겨울날씨에 팔을 동동 걷어붙인 어머니가 큰 항아리에 메주와 붉은 고추, 숯을 넣어 장을 담그던 모습은 아련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장은 음식 간을 맞추는 것이지만 ‘되는 집안은 장맛도 달다.’ ‘말이 달면 장맛이 쓰다.’는 옛말처럼 장이란 음식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장담그는 집안이 드물다고, 편안함을 좇는다고 여성들을 비난할 수만도 없다. 아파트에서 메주를 띄울 수도 없고, 항아리를 놓을 공간도 마땅치 않다. 더욱이 햇볕에 따라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닫아줄 손길도 없어졌다. 된장을 사 먹게 된 시대를 거스를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정성을 담은 장맛마저 포기할 수는 없다면 맛있는 장맛을 찾아 떠나자. ●죽염으로 만든 절 된장 충남 공주시 장기면 장군사 자락 영평사란 절에서 만든 된장을 따라 길을 나섰다. 스님이 만드는 된장이라니 우선 믿음이 간다. 환성 스님은 영평사 부속 영평식품이란 회사를 만들어 6년째 된장을 만들고 있다.“절 재정에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들어 팔고 있는데 매년 손해예요.”스님이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광고 한 번 안 하니 아직은 덜 알려졌고, 제대로 된 된장을 만드느라 아홉번 구운 죽염을 쓰기 때문이다.“자부심없이는 된장 못 만들어요.10㎏에 2만원의 낮은 가격의 된장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그 가격에 우리 콩 쓰면서 1년 숙성시킬 것을 기대하기란 무리예요.” 스님은 된장은 우리 콩을 사용하는 것만큼 어떤 소금을 쓰느냐, 어떤 물을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일염은 바다가 오염되면서 함께 오염됐다. 그래서 스님은 천일염을 대나무에 넣고 800℃에서 구워내기를 8번, 그것도 부족해 아홉번째에는 1500℃로 죽염을 굽는다. 그러면 죽염이 녹아내려 자주색 덩어리가 생긴다. 그것이 유명한 자죽염이다. 물은 영평사 뒤에서 나는 천연 석간수를 사용한다. 그러니 장맛이야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웰빙’이라면서 몸에 좋은 음식들을 골라먹는데 우리가 제일 많이 먹는 것은 물하고 소금인데 어찌 그것은 가려먹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스님은 걱정했다. 절 뒤편에 수백 개의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햇볕이 좋은 날이면 항아리 뚜껑을 모두 열어 하늘의 좋은 기운과 신선한 공기를 받게 한다. 이렇게 하기를 여섯 달, 그래야만 제대로 된 된장이 된다. 된장은 1㎏에 1만 5000원, 고추장은 1㎏ 2만원. 간장과 죽염도 판매한다.www.young pyungsa.org,041-857-1854. ●찬란한 백제의 숨결 백제 문화를 대표하는 곳 무령왕릉이 근처에 있다.1호부터 7호분까지 발굴된 송산리 고분군 중 7호분이 바로 무령왕릉. 그러나 아쉽게도 무령왕릉에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다. 보존관계로 영구 폐쇄됐기 때문. 대신 무령왕릉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형 전시관을 볼 수 있다. 입장료 어른 1500원. 공산성은 백제의 대표적인 성곽으로 해발 110m 언덕에 있다. 산성을 따라 고즈넉한 산책로를 걷노라니 여유가 생긴다. 공산성의 길이는 모두 2.6㎞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족하다. ●다양한 박물관을 찾아 공주에는 무령왕릉에서 나온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국립공주박물관(gongju.museum.go.kr,041-850-6302)부터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들이 많다. 웅진교육박물관(www.wjem.or.kr,041-853-4569)은 조선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옛날 교과서와 어린이 잡지, 우표, 문서 등을 모아놓은 곳으로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인기가 많다. 충남산림박물관은 중부권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산림교육장이다. 산림박물관, 야생동물원, 연못, 팔각정 등이 있어 아이들의 야외학습에 그만이다. ●공주국밥을 찾아 공산성 앞쪽에는 근사한 식당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새이학가든(854-2030)의 ‘따로국밥’은 유명하다. 사골 뼈와 잡뼈 등을 넣고 이틀 동안 고은 국물에 양지 사태 등을 삶아놓고 파,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을 풀면 그 맛이 얼큰하고 담백하다. 공주에 가면 꼭 들러볼 만한 집이다. 국밥 5000원. 아이들과 함께라면 장수고을(856-0208)도 강추. 돌솥에 막 지은 밥과 18가지 반찬이 함께 나오는데 가격은 1인분에 4000원으로 저렴하다. ■ 광양 나종년 농장 가볼까 ●신지식인이 만드는 된장 볕 좋은 전남 광양 백운산 자락에 자리잡은 나종년 농장(061-762-3937)은 고로쇠 된장으로 유명한 집. 집에 들어서니 메주를 한창 닦고 있던 할머니가 달갑지 않은 얼굴로 흘깃 쳐다보더니 고개를 돌렸다.“장 담그는 날은 바빠서 원래 남의 집 방문을 삼가는 것이 예의인 것을…” 어쩔 줄 몰라 머리를 긁적이고 서 있느니, 인상좋은 나종년씨가 인사를 건넸다.“저희 어머니는 장 담그는 날 사람들이 오는 것을 싫어하세요….” 나씨의 모친 정정원 할머니는 손맛뿐 아니라 마음가짐까지 옛날방식 그대로였다. 올해 신지식인에 선정된 나씨는 어머니의 손맛에 과학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우리의 전통음식은 그냥 하던 대로, 관습적인 부분이 많은데 이것을 분석해보면 그렇게 과학적일 수 없습니다.”라며 선조들의 생활속 지혜에 감탄했다. 나씨는 백운산에서 나는 고로쇠 물로 장을 담근다. 나씨 가의 장은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성분검사결과, 뼈에 이로운 칼슘이 다량 함유되었으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이렇게 고로쇠수액으로 만든 된장과 간장 덕에 그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앞으로도 더덕, 도라지 간장, 재첩된장, 쑥된장 등 다양한 기능성 장류에 도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된장 1㎏에 1만원, 고추장 1만 2000원. ●남도의 명산 백운산 광양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남해안 최고봉인 백운산. 해발 1218m로 전남에서는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이며, 주능선이 16㎞에 이르는 큰 산이다. 또한 4월에는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백운산은 ‘신비의 약수’ 고로쇠나무 수액이 한창이다.8개 마을의 민박농가 174농가에서 채취 판매하고 있으며 18ℓ 한 통에 5만원. 광양시청 산림과(061)797-2423. 또 동곡계곡에 만들어진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신발을 두손에 들고 맨발로 황토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황톳길, 등산로, 산책로 등이 좋다. 입장료 성인 1000원. 주차료 2000원. ●천년의 역사를 느끼며 나종년농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옥룡사지가 있다. 옥룡사는 신라 말에 조그만 암자였던 것을 도선국사가 864년부터 35년 간 거처하며 수백 명의 제자들을 키운 곳이다. 하지만 1878년 화재로 소실된 후 폐찰됐다. 지금은 절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지만 천년 세월의 찬란했던 당시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옥룡사지 입구에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었다는 7000여 그루의 동백림은 해마다 이맘때면 붉은색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 밖에 광양읍에는 16세기 광양현감 박세후가 만든 ‘유당공원’이 고을의 깊은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유당공원은 수령 400년의 이팝나무를 비롯, 수백년 묵은 고목 수십 그루와 연못이 조화를 이룬 고유의 정원이다. ●광양의 별미 불고기 광양을 대표하는 음식이 불고기.한국식당(761-9292)은 4대째 가업을 이은 불고기집이다. 고기에 양념이 거의 없는 선홍빛의 고기가 한 접시 나온다. 한우의 등심을 얇게 썰어서인지 고기 군데군데 떡심이 붙어 있다. “불고기의 맛은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과 양념하는 기술이 맛을 좌우합니다. 갓 잡은 한우의 등심에 붙은 힘줄과 비계를 떼어내고 살코기는 결 반대로 얇게 썰어 내어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양념에 묻혀서 냅니다.”라고 주인 박영희(54)씨는 말한다. 우윳빛 누룽지도 별미. 불고기는 1인분에 1만 3000원. 누룽지는 2000원. 광양읍사무소 뒤에 있다. ● 전통된장이란 발효식품인 우리의 전통 된장이 몸에 좋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맛과 향이 사먹는 된장이나 일본 된장과는 구분이 되는데 그것은 바로 바실러스(Bacillus)라는 세균 때문이다. 즉 메주와 된장은 새끼줄이나 짚을 좋아하는 세균, 곰팡이, 효모 등이 작용하여 혈전용해능력, 항암효과 등 각종 효능을 갖는다. 우리 전통된장은 보통 음력 10월에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볏짚에 묶어 약 1개월 동안 두어 미생물을 자연배양한다. 정월 초에 30℃ 내외의 방에서 15일 정도 발효시킨다. 이때 메주의 표면이 갈라지고 그 틈에 각종 세균과 미생물이 자란다. 다음에는 메주를 씻고 잘게 부숴 말린 다음 항아리에 물과 소금을 적당량 섞어 장을 담근다. 그다음 3개월이 지나면 물과 메주를 분리한다. 그 물을 달이면 간장이 되고, 메주는 곱게 갈아 풀과 소금을 넣어 항아리에 담아 6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된장이 맛있게 익는다. 대표적인 슬로 푸드인 셈이다. 개량된장은 곰팡이의 일종인 황국균을 쌀에 미리 길러 콩과 섞어 만드는데 시간도 단축되고 간편하다. 하지만 1년 동안 항아리에서 숨을 쉬며 적당한 햇살과 좋은 공기로 발효시킨 전통된장과 2주일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된장을 비교할 수는 없다. ■ 가볼만한 된장마을 ●안성 서일농원 1991년부터 장을 만들기 시작한 서일농원은 수천 개의 항아리들이 가지런히 있는 놓여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주인 서분례씨가 옛 문헌의 고증을 통해 철저하게 된장을 만들고 있다. 된장 1㎏ 2만 5000원, 고추장 4만원.(031)678-3171. ●양평 수진원 수진원은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된장을 만든다. 물론 농약을 전혀 치지 않으며 황금색의 태광콩만을 고집한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간장, 즉 5년 숙성시킨 조선간장이 유명하다. 된장 900g 1만 2000원, 고추장 500g 2만원. 간장 500㎖ 1만원.(031)773-3747. ●정선 메주와 첼리스트 첼리스트가 만드는 된장으로 익히 알려진 도완녀씨가 강원도 햇콩과 두메산골의 공기와 햇볕, 깨끗한 물을 버무려 예술된장을 탄생시킨다. 청국장환과 된장환까지 제품도 다양하다. 된장 550g 9900원. 고추장 550g 1만 1900원. 청국장환 300g 2만원.(033)562-2710 ●보성 성원식품 보성에서 차밭을 하던 안효성씨가 우연히 된장을 관심을 갖게 되면서 녹차향이 담긴 기능성 된장이 탄생했다. 전통된장보다 녹차의 향 때문인지 된장냄새가 덜하며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녹차된장 1㎏ 1만 5000원, 녹차고추장 2㎏ 2만원.(061)853-3529. 글· 사 진 광양·공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변신된장 쌩뚱맛죠 ● 된장 치킨 샐러드 재료 닭 가슴살 6쪽, 양상추 1/5통, 샐러드용 야채 적당량, 식용유 2컵, 올리브 기름 2큰술,튀김옷(밀가루 1컵, 달걀 1개, 된장물(된장 1큰술, 물 1/2컵), 밀가루 조금),닭양념(양파즙 2큰술, 청주 1큰술, 소금·후춧가루 조금씩),된장소스(된장 2큰술, 마요네즈 3큰술, 머스터드소스 1큰술, 꿀 2큰술) 만드는 법 (1)닭 가슴살은 손가락 굵기로 길쭉하게 썰어 준비한 양념을 넣고 섞은 다음 간이 배도록 잠시 재어 둔다.(2)그릇에 밀가루를 담고 밑간한 닭고기를 넣어 애벌로 밀가루옷을 입힌 후 가볍게 턴다.(3)된장 1큰술을 물 1/2컵에 걸러 풀어 고운 된장물을 만든 다음 밀가루에 붓는다. 여기에 달걀을 깨뜨려 넣고 고루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4)밀가루옷 입힌 닭고기를 튀김옷에 넣었다가 건진 후 180℃로 끓는 기름에 넣어 바삭하게 튀겨 건진다.(5)양상추를 비롯한 샐러드용 야채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턴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올리브 기름으로 가볍게 버무린다.(6)준비한 소스 재료를 한데 넣고 고루 섞어 소스를 만든다.(7)야채와 닭튀김을 서로 어우러지도록 담은 후 소스를 듬뿍 끼얹는다. ● 두부 바지락 된장소스찜 재료 두부 1모, 바지락 300g, 대파 1/2뿌리, 붉은고추 1개, 다진 파슬리 1작은술, 된장·식용유 1큰술씩, 카레가루 2작은술, 소금 조금 만드는 법 (1)두부는 씻어 물기를 닦은 다음 주사위 모양으로 썬다. 썬 두부는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소금을 조금 뿌려 간하면서 볶는다.(2)바지락은 연한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토하게 한 다음 껍데기끼리 마주 비벼가며 깨끗이 씻는다.(3)냄비에 물 2컵을 붓고 깨끗이 손질한 바지락을 안친 후 대파를 넣어 삶는다. 바지락이 익어 입이 벌어지면 불에서 내린다.(4)바지락 삶은 물에 된장, 카레가루를 넣어 고루 푼 다음 중간 불로 끓인다. 조개 삶은 국물 자체가 짭짤하고 된장의 짠맛이 있으므로 간은 따로 하지 않는다.(5)그릇에 볶은 두부를 담고 된장, 카레가루를 풀어 끓인 (4)의 바지락찜을 떠서 얹은 다음 다진 파슬리와 붉은 고추를 뿌리듯 얹어 낸다. ● 된장 돈가스 재료 돼지고기 안심 400g, 양배추 1/4개, 오이·당근 1/2개씩, 붉은 양배춧잎 3장, 치커리 조금, 식용유 2컵, 된장 2큰술, 물엿 1큰술,돼지고기 양념(청주 2큰술, 양파즙 5큰술, 소금·후춧가루 조금씩),튀김옷(달걀 2개, 빵가루 1컵, 밀가루 1/2컵),된장소스(된장 2큰술, 토마토 케첩 5큰술, 설탕 1작은술, 물 1/4컵) 만드는 법 (1)돼지고기는 돈가스용으로 준비해 앞뒤로 잔 칼집을 넣은 후 양파를 갈아 넣고 소금·후춧가루를 뿌려 밑양념을 한다.(2)밑양념한 돼지고기에 된장과 물엿 섞은 것을 고루 발라 잠시 그대로 둔다.(3)된장 바른 돈가스에 밀가루옷을 입힌 후 달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를 묻혀 튀김옷을 입힌다. 마지막에 빵가루가 떨어지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가볍게 누른다.(4)끓는 기름에 튀김옷을 입힌 돈가스를 넣어 바삭하게 튀긴 후 건져 기름기를 뺀다.(5)양배추와 붉은 양배추는 굵은 심을 도려낸 후 곱게 채 썰어 물에 담갔다가 건지고, 오이와 당근도 채 썬다.(6)튀긴 돈가스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고 손질한 야채를 곁들인 후, 준비한 소스 재료를 고루 섞어 듬뿍 끼얹는다. ● 북어포 된장구이 재료 북어포 2마리, 참기름 1큰술, 통깨 1작은술, 식용유 3큰술,된장 양념장(된장·다진 실파 3큰술씩, 다진 붉은고추 2큰술, 청주 1큰술, 참기름·고춧가루 1/2큰술씩, 물엿·설탕 1작은술씩) 만드는 법 (1)북어포는 대가리를 잘라내고 반으로 자른 후 물에 담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불린다. 불린 북어포는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어 물기를 충분히 뺀다.(2)된장양념 재료를 분량대로 넣고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3)물기를 뺀 북어포에 된장 양념장을 고루 바른 후 양념장이 충분히 배어들도록 잠시 그대로 둔다.(4)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념을 바르지 않는 껍질 쪽이 아래로 가게 놓아 한 번 구운 후 다시 뒤집어 다른 면도 익힌다.(5)노르스름하게 구운 북어포를 접시에 담고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맛을 더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으면 편리하다. ■ 사진 도서출판 리스컵 제공 ■ 그때그때 발라~요…된장소스 6가지 ‘된장요리의 달인’ 최승주씨는 여성잡지에서 10여년간 요리를 진행하다 손맛과 적성에 맞아 요리연구가로 방향을 돌렸다. 서울 서초동에서 올리브쿠킹(02-568-8141)이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그는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요리를 많이 소개한다. 집에서 담가 먹던 된장·판매 된장·음식점의 된장에서 맛의 차이를 느끼면서 된장에 관심을 집중, 토속음식에서 퓨전까지 된장요리 65가지를 소개한 ‘몸에 좋은 된장요리’란 책도 냈다. ● 된장, 정말 맛있네 ‘음식 맛은 장맛이다.’,‘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이 있다. 예로부터 장은 우리 음식문화의 근본이자 음식 맛을 내는 데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조미료로 자연히 장에 관련된 속담도 많다. 그런데 우리음식 맛의 근본인 된장은 늘 밥상에 오르지만 의외로 된장요리 전문점을 찾기 어렵다. 대체로 ‘된장요리’ 하면 된장찌개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게다. 하지만 된장 샤부샤부, 된장수육, 된장 칼국수 등 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장맛을 찾아 1년 넘게 전국을 다녔다고 하면,‘어느 집 장맛이 제일이냐?’ ‘된장요리 맛집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는 정말 난감하다. 장맛은 어릴 적부터 먹던 입맛에 따라 기호도가 달라지므로 쉽사리 추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집요하게 된장요리 맛집을 캐묻는 이들에게 된장으로 맛을 낸 음식도 먹고 장맛도 볼 수 있는 곳을 권한다. 경기도의 슬로푸드 마을로 선정된 파주의 통일촌에 가면 장단콩마을식당(031-953-7600)이 있어 장으로 만든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난 1987년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숟가락을 들고 장독까지 따라올 정도로 장맛이 남다른 곳이다. 직접 농사지은 장단콩으로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장떡 맛이 구수하고 깊다. 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낸 장아찌와 나물 등 밑반찬도 감칠맛이 제대로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 질마재 고개 국도변의 호산죽염된장(043-832-1388)은 장을 사가는 사람들에게 손맛과 장맛이 어우러진 밥상을 차려낸다. 된장을 사러 왔다가 공짜로 한끼 대접받는 음식이라 맛에 후한 점수를 매기는 건 결코 아니다. 직접 장을 담그는 이정림씨의 요리솜씨가 쏠쏠해서다. 된장찌개와 장아찌 맛이 토속적이다. 이 집의 된장양념 돼지고기 숯불구이는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고 뒷맛도 느끼함이 덜하다.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의 전통장집 서일농원에 있는 전통음식점 솔리(031-673-3171)도 된장한정식이 유명하다.‘솔리’밥상에는 된장찌개를 중심으로 더덕, 가죽, 감, 미역, 무, 깻잎, 파래 등 장아찌와 쌈을 싸먹을 수 있는 야채가 나온다. 음식 맛을 평하자면 평균 이상이지만, 유명세에 비해 깊은 맛은 떨어지는 편. 된장찌개와 장아찌 등 전체적으로 짠맛이 약간 강하다. 이밖에 특별한 된장요리를 원한다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바로 옆에 있는 깡장집(02-720-6152)도 들 수 있다. 뚝배기에 된장을 넉넉히 깔고 그 위에 돼지고기, 양파, 오징어, 마늘, 청양고추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다. 청양고추와 고추장이 들어가 칼칼한 끝맛이 입맛을 돋우는 깡장에다 밥을 비벼 먹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정말 잘 먹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장동 사거리 골목 안에 있는 장칼국수(02-2276-1715)에서는 된장국물로 끓인 독특한 칼국수와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오로지 된장으로 맛을 내고, 근대나 아욱, 감자와 같이 된장과 잘 어울리는 야채가 듬뿍 들어가 담백하고 뒷맛이 시원하다. 특히 술 마신 다음날 땀 흘리며 한 그릇 비우면 속이 후련해진다. 인천시 구월동 된장요리전문점 해월 토장집(032-467-6221)은 매스컴 보도로 유명해진 집이다. 된장수육, 토장전골, 된장동태찜, 된장비빔밥, 된장야채전 등 특색있는 된장요리를 맛보기에 좋은 곳이다. 된장육수에 새우, 낙지, 조개 등 해물과 야채를 익혀 샤부샤부식으로 소스에 찍어 먹고 시원한 국물로는 소면이나 밥을 넣어 비벼 먹는 토장전골 맛이 이색적이다. 푸드칼럼니스트 이진랑 이진랑씨는 라디오와 주·월간지에서 푸드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음식평론을 쓰고 있다.‘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보약 된장의 달인들’이란 책의 공동 저자인 그는 “단순히 먹을거리 정보 전달에 머물지 않고 음식문화를 읽어내겠다.”고 말했다.
  • 불청객 ‘황사’ 벌써 왔나

    불청객 ‘황사’ 벌써 왔나

    지난 7일에 이어 8일에도 황사가 한반도에 내습했다. 이번 황사는 기상청이 당초 예보한 3월 말보다 무려 3주 정도나 앞선 것이다. 하지만 황사를 놓고 기상청 내부에서조차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응용기상연구실의 황사 전문가 변영진 연구관은 “7일 오후부터 공기 중 미세먼지 비율이 증가하면서 중국에서 날아 온 황사가 공기 중에 섞여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8일 밝혔다. 실제로 7일 오후부터 8일 오전까지 서울 지역에서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섞여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하지만 김승배 공보관은 황사의 내습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내몽골 고원에서 발생한 약한 황사가 7일 만주 부근을 통과했지만 한반도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면서 “야간에 지면 부근에서 수증기가 응결하는 바람에 중부지역에 안개가 짙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황사의 영향이 아닌 오염물질과 먼지 등이 안개와 섞여 시야를 가렸다는 것이다.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은 미세먼지 계측기로 명확한 미세먼지의 정도를 관측할 수 있는데도 ‘황사일’에 대한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변 연구관은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1000㎍/㎥ 이상 관측될 때 황사주의보가 발효되지만 7,8일은 150㎍으로 눈으로는 분간하기 어려웠다.”면서 “해마다 황사일수는 황사가 눈에 보이는 날만 계산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황사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관은 “건강한 사람은 이 정도의 황사로 지장을 받지 않겠지만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 환자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외출 뒤에는 손과 코를 씻는게 좋다.”고 당부했다. 그는 “9일까지 대기가 혼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일 비가 내리면 공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는 깨끗이 씻겨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다롄 등 중국내 5곳에 설치한 한·중 공동 황사관측소의 측정자료를 빠르면 이달 말부터 입수, 분석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황사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오는 2007년까지 중국이 운영하는 30여개 황사관측소 중 6곳에 자금을 지원해 시설을 개선한 뒤 측정 자료를 실시간으로 입수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달 말 양국간 황사정보 공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현재 황사예보는 위성측정 자료에 의존하고 있으나 중국 관측소의 실측자료가 실시간으로 입수되면 예보가 한층 정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황사는 이달 하순 이후부터 발생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는 황사발원지에 내린 전년 누적강수량에 따라 좌우되는데 지난해 황사발원지에 비가 많이 내려 황사일수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국 평균 황사발생일이 3.6일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은호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홍신의 세상보기] 독도,진정 한국 땅이기 위하여

    [김홍신의 세상보기] 독도,진정 한국 땅이기 위하여

    참으로 소중한 추억 가운데 하나는 이틀 동안 독도에서 우리 땅의 냄새를 제대로 맛본 기억이다. 독도를 떠날 때 막사 앞 작은 화단에 꽃씨를 심어 놓고 왔지만 해마다 꽃이 피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우리 일행은 헬기로 수송한 방송장비를 설치하고 독도에서 생방송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며 거침없이 당당하게 한국 땅임을 자랑했다. 바람이 하도 드세어서 헬기장 쇠말뚝에 밧줄을 걸어 내 허리춤에 묶은 채. 굳이 역사를 들추지 않아도 내 조국의 끝자락이 분명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 비밀문서로 분류된 외교문서 속에 그 날의 생방송을 트집잡는 항의문서가 포함돼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3·1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주한 일본대사가 서슴없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억지소리를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영유권을 지배하기 때문에 기존의 무대응 입장을 유지한다.’고 했다. 우리 땅을 굳이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우리 땅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틀’에서나 가능한 것이다.‘비상식과 기획된 음모’ 앞에선 효력이 상실되기 마련이다. 우리말에도 ‘억지가 논 서마지기보다 낫다.’고 하지 않았는가. 목적이 분명한 의도로 치밀하게 덤비는 일본의 집요함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태도에 자존심 상한 국민이 많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유엔 해양법 제121조 3항에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그 자체의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래서 1999년에 발효된 이른바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우리 정부는 독도를 제외함으로써 일본의 야욕에 빌미를 준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은 보란 듯이 일본 영토로 못박고 나섰다. 파도 치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암석인 오키노도리섬(가로 2m×세로 5m)에 300억원을 투입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 남한 반절 크기의 영해를 확보하기도 했다. 유인도는 2가구 이상의 인구가 거주해야 하고 식수와 수목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독도를 국제법상 유인도화하는 것이 정당방위일 것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서도의 벼랑끝 지점에 식수로 부족함 없는 샘이 존재하고 있다. 과거에 거주했던 어부가 개발한 것이다. 오래 전에 토끼를 방목하는 바람에 수목이 피폐해진 점도 국가가 독도 관리를 잘못한 탓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다. 산림 전문가의 소견에 따르면 화산섬에 구덩이를 파고 모진 해풍에 견딜 만한 수종을 개발해 이식하고 관리만 잘해 준다면 독도에 수목이 자랄 수 있다고 한다. 2가구 이상의 거주자 문제는, 독도 인근의 고급 어족자산 때문에 숙박시설과 판로만 확보되면 거주할 어부가 생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성금을 모아 매달 일정액의 지원금을 지급하면 거주자가 분명 생긴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일부에서는 독도에 선박해상관광호텔을 정박시키면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이 일어난다고 한다. 선착장을 증설하고 잡종지 지번을 부여하면 그만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점도 유념했으면 한다. 일본이 50년간 집요하게 주장하고 항의하는 까닭은 언젠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기겠다는 수작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국제사법재판관 한 사람 키워내지 못하고 그럴 각오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은 끊임없이 일본인 재판관을 배출했고 현 재판관도 마사코 왕세자비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의 분명하고 단호한 의지가 국제적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땅이 분명하다면 무엇이 두려워 유인도화하지 못하며 무엇이 겁나서 국민들의 자유로운 입도를 꺼리는 것인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옹색해 보인다. 같은 천연기념물인 마라도와 홍도를 한국인들은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당당하지 않으면 훗날 무서운 재앙이 된다는 사실에 숙연했으면 한다. 우리는 자유롭게 독도 여행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다.
  •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술이 너무 좋으니 마셔서 없애자.’는 등 술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술에 대한 평가가 무엇이든 술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술 소비량은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와 맥주다.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면 ‘화풀이’나 ‘사교용’ 등 각종 만남에서 술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불경기에 술 소비량이 늘어나지만 지갑이 가벼워서인지 소주 증가율이 맥주 증가율을 뛰어넘는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모두 108만 1833㎘(360㎖들이 30억 509만병)로 1년사이 3.8%, 맥주는 173만 4331㎘(34억 6866만병)로 1.2% 늘었다. 불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20세 이상 성인 3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주 86병, 맥주 99병을 마신 셈이다. 양으로만 따지면 맥주가 소주를 앞선다. 여러 동호회 가운데 소주면 소주, 맥주면 맥주만 찾아다니는 별난 마니아들도 있다. 이들의 별난 세계로 살짝 들어가 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 해도 소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술 동아리를 자부한다는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 운영자 최경석(36·서울 송파구 송파동·인터넷마케팅)씨는 큰 부담 없이 진솔한 대화 속에 나눌 수 있는 술이 바로 소주라고 강조한다. ●“왜 술로 뭉쳤나”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술을 매개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쳐 쫓기며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편안한 이웃으로 정(情)을 나누자는 게 동호회의 취지입니다.”. 비슷한 차원에서 볼링으로 심신의 피로를 푸는 ‘망치회’와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나무회’라는 소모임도 거느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회원끼리 결혼한 커플만 해도 12쌍에 이른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술 동호회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소사모’를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던데요.”라고 되물었다. “천만에요. 그냥 술을 마구 마시기만 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예컨대 와인을 즐기는 모임이라면 문화적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이지요. 그런 성격이라면 굳이 동호회까지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다시 물었다.“왜 하필 소주인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나쁘게 비쳐지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소주는 독주인데 마시다 보면 동료들 사이에 더러 실수도 따르잖아요.” 이번엔 옆에 있던 소사모 회원 명현숙(31·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회사원)씨가 곧바로 맞받아쳤다. “명색이 같은 취향으로 뭉친 사람들이어서 주정한다거나 나쁜 모습을 보인 경우, 일부러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에 나타나지 않게 돼요. 또 알코올 중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혼자 즐기는 편이랍니다.” ●“가장 ‘술’스러운 소주” 소주 동아리는 1999년 6월 첫 발을 뗐다. 당시만 해도 그냥 술 동아리는 많은데 한국의 술 하면 내놓을 수 있는 고유의 소주에 대한 모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범한 지 한달 만에 회원 1000명을 돌파해 스스로도 놀랐단다. 현재 정식 회원은 전국적으로 1840여명이다. 나이를 따지면 26∼50세, 직종으로는 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최씨는 “어떤 사이든 ‘쐬주 한잔 어때?’라는 말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여기는 정감의 표시인 데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진솔한 얘기를 나누도록 만드는 게 바로 소주”라며 웃었다. 소주 서너잔이 돌았을까 말까 할 무렵 또 다른 회원 김한수(32·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도 거들었다. “누구든지 만취는 아니고 어느 정도 술 기운이 돌 때면 솔직해집니다. 위스키와 같이 너무 독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에 비해서는 약간 도수가 높은 술이라 적당한 편에 속하잖아요.” 그는 “아직도 일반적으로 직장 등에서 갖는 술자리는 거의 반강요에 의한 게 많은 듯하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반드시 탈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직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갔다가 어색하게 술을 마신 뒤, 편안하게 한잔 하자며 새벽에 회원끼리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맥주를 많이 마시다가 술자리에서 웬만큼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오버’하는 버릇이 있어 소주로 술버릇을 고치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맥주로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주의 경우 주량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매너’도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신바람나는 만남일 경우 소줏잔이 웬만큼 돌아도 걱정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손꼽았다. ●20명이 236병 거뜬히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모였을 때입니다.” 소사모 회원 20명은 낯설지만 경치가 빼어난 바닷가에서 소주 236병을 비웠다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무려 16시간이나 술을 들이켰다는 얘기다. “아니,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티끌 만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다른 술자리에서는 어정쩡하게 놀며 묵묵히 술만 마시는 사람이 꼭 뒤탈을 낸다. 말이 곧 안주인 셈”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편한 술자리일수록 많은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술도 덜 취한다는 근거에 대해 거짓말같은 얘기도 나왔다. 체내 알코올은 1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란다. 음주 뒤 노래를 부르거나 심호흡을 자주 하는 것도 숙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 빨대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다름 아니라 호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은 한 사람의 주량이 평균 3병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잘 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뜻이 뭉쳤다 하면 그런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 몇몇 곳에는 아예 회원들의 아지트도 생겼다고 한다. ●소주 감별에도 자신감 명씨는 “서울시내에 찍어둔 맛집만 30곳은 된다. 그런데 하루는 후배가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길래 웬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동원됐다고 하더라”면서 “특정 방송사의 맛집 지도는 어딘가 짜맞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신문의 송기원의 맛집 코너에 믿음이가 스크랩까지 한다고 거들었다. 안주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최씨는 중요한 게 있다며 끼어들었다. “보통 소주 하면 ‘진 안주’, 다시말해 국물 있는 안주가 좋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주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씹을 것이 나아요. 위장에도 물 종류만 들어가는 건 나쁘다고 하니 소주의 경우에도 들어맞지요.” 이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주선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국 모임도 갖는다. 전국 8개 지역에서 유통되는 소주를 회원들이 각자 갖고 참석하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소사모에는 특유의 퀴즈게임이 있다. 무작위로 술잔에 부어놓고 8개 지역별 소주의 생산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맛이 공장별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맛이 다르다는 점을 진짜로 알 수 있느냐.”고 하자 명씨는 기다렸다는 듯 “이 소주는 경기도 ××시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 같은데….”라더니 병을 들어 확인까지 해줬다. ●“폭탄주, 소주가 아깝다” 이들의 소주 자랑은 계속됐다. 김씨는 “2002년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는데 소주가 수출돼 값이 국내에 비해 훨씬 높더라.”고 했고 명씨는 “일본인들은 소주를 우리들이 양주를 마실 때처럼 술집이나 음식점에 ‘키핑’도 해놓는다.”고 알려줬다. 또 최근에 와서야 업체들에 의해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소주의 역사는 기록상 고려 성종 때인 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게 애국심 때문’이라는 묘한 말도 꺼냈다. 외국이나 다른 주종의 경우 업체에서 홍보에 엄청난 힘을 쏟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데도 소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사모 회원들이 말하는 ‘술 빨리 깨는 방법’이 아주 흥미롭다. ‘속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토한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한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차수를 변경해도 절대 섞어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시기 전에 꼭 식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술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도 한번쯤 짚어 볼 만하다. 두통과 속쓰림에는 식초 생강차를 권한다.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4∼5일 정도 절여 뒀다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이 생강을 2∼3조각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량의 벌꿀을 섞어 마시면 된다. 숙취가 남아 있어 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매실차를 마신다. 매실을 구워 놓았다가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잘 으깬 다음에 마시면 좋단다. 시금치로 만든 주스도 숙취해소에 ‘딱’이라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녹차도 잎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맥주밖엔 난 몰라! ‘소사모’와 달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없어 안타까운 나머지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모임도 있다. 홈 브루어리(Home brewery·자가양조 맥주) 모임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이 그것이다.2002 월드컵축구대회 무렵 발족해 현재 정회원이 전국에 400여명이다. 그러나 실제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따름이지 자가 양조를 즐기는 인구는 1만 4000여명이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우스 맥주’나 집에서 만든 맥주를 돌아가며 맛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맥주집에서 맥만동 회원 6명을 만났다. 회원 최원규(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회사원)씨는 “독일로 출장 갔다가 마신 맥주 맛에 빠졌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수소문 끝에 동호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맥주는 종류를 따지면 100가지도 넘는데 입맛에 맞는 맥주의 세계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고, 시중에서는 가격이 비싸 거품을 빼자니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택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달려온다는 사아랑(34)씨는 “원래 소주파였는데 친구와 우연히 다른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마신 뒤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맥만동에 가입했다.”면서 “회원들은 맥주 만들기에 쓰는 발효통 3∼5개에 원액캔과 영업용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들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식 라이트 맥주는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빼앗아 버린 술이라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맥주 만들기는 기구소독→원액 녹이기→원액 끓이기→1·2차 발효 과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학습용으로 쓸 수 있는 ‘홈 브루어리’ 세트를 판매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맥만동 역시 맥주를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건전한 음주문화 가꾸기에 힘쓰는 것은 소사모와 같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성강옥(44·여)씨는 “지난달 28일 집에서 남편 등 회원 17명이 모임을 가졌는데 맥주 20ℓ를 만들어 오후 7시부터 7시간이나 이어졌다.”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웃처럼 많은 대화을 나누고,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을 섞어 마시면 한꺼번에 두가지 물질을 분해하는 데 부담을 갖는 인체의 특성상 폭탄주는 금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들어 마시다 보니 생강, 인삼, 계피, 심지어 고춧가루를 넣은 맥주 등 다양한 실험까지 가능해져 회원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산에서 물고기를 구한다? 그럴 수도 있다. 일명 ‘더덕북어’로 불리는 황태는 백두대간의 심산유곡에 가야만 구할 수 있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동’에 명태가 있다면,‘영서’인 산간에는 황태가 있다. 눈이 펄펄 내려서 ‘교통두절’ 운운하는 방송이 나올 무렵이면 황태의 황금빛 치장이 짙어 간다. 해마다 2월의 끝,3월이 시작될 무렵이면 봄을 시샘하는 폭설이 내리곤 해 대관령 인근 ‘하늘 아래 첫동네’인 평창군 횡계마을은 눈에 갇혀 봄을 맞는다. 황태의 본고장인 횡계 마을은 생각보다 덜 알려졌다.6·25가 끝난 1954년, 일단의 ‘함경도 아바이’들이 횡계마을로 찾아들었다. 그들은 소나무 말짱을 엮어서 덕장을 세웠고, 인근 송천 개울가에는 속초와 주문진에서 할복한 명태들이 터덜거리는 낡은 트럭에 실려와 부려졌다. 이 명태를 하루쯤 얼음물에 담가 수도승처럼 ‘정화의식’을 거친 후 3단 높이의 높다란 덕장에 내걸었다.2마리씩 코가 꿰인 동태들은 이렇게 변신을 준비했다. 황태란 말은 본디 없었으나 해방 이후 단단한 북어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황태와 북어는 출신 배경이 똑같은 생태이나 훨씬 극심하게 고난의 통과의례를 거치는 황태라서 그 결과는 판이하다. 황태는 모진 풍설을 맞으며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전혀 다른 먹을거리로의 변신에 성공하는 것이다. ‘거래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을 앞을 가로지른다 해서 ‘엇개’로 불리던 횡계는 산간에 둘러싸인 너른 저지대다. 옛 장터인 ‘장선말’에 덕장이 들어서서 ‘덕장모퉁이’란 지명도 얻었다. 그러나 덕장 사정은 예전과 다르다.‘원주민’이던 아바이 1세대들이 거의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주문진의 ‘업자’들이 땅을 임대해 겨울 한철 덕장을 꾸려 나간다.12월부터 3월까지 약 4개월동안 덕장 구경을 할 수 있다.4월부터는 말목을 뜯어내 보관한 다음 그 땅에서 밭농사가 시작된다. 다시 겨울이 오면 경작지에 말목을 세웠다가 봄이면 뜯어내고. 이렇게 횡계의 4계는 덕장과 경작지 사이를 돌고 돈다. ●바닷바람에 그냥 말린 북어와는 다르다 횡계에서 제일 오래된 ‘삼신덕장’을 운영하는 평안도 출신의 유성준(83)옹과 유영선(40)씨 부자는 소문난 ‘황태지킴이’. 원주민으로는 유일하게 지금껏 횡계덕장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원주민이라고는 하지만 월남하여 흘러 들어온지 40여년에 불과하다. 날품팔이로 전전하다 어찌어찌 함경도 아바이들이 진을 친 이곳 산골까지 발길이 닿았다. 그들은 손에 돈이 쥐어지면 모두 땅을 샀다. 평당 30원에 사들인 땅이 지금은 거금의 땅으로 변했다. 그러나 유옹 부자는 모텔과 콘도가 올라가는 금싸라기 땅에서 곁눈질 하지 않고 오로지 황태만 키워낼 뿐이다. 같은 황태라도 명칭도 제각각이다. 너무 추워서 하얗게 질려버린 백태. 이 백태는 겉이 허옇게 변해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창고에 넣어두면 스스로 발효하여 가까스로 상품 구실을 한다. 문제는 일명 먹태, 찐태로 불리는 흑태. 일기가 너무 따뜻해 얼지 않은 채로 마르면 딱딱한 북어가 되고 만다. 횡계 사람들은 황태와 북어를 엄정히 구분한다. 바닷가 세찬 해풍에 그대로 말린 놈을 바닥태, 즉 북어라 하며, 영서의 냇물에 씻어 차가운 서북풍에 말린 놈은 황태라고 부른다. 방망이로 두들겨 패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으니 “북어와 여자는 두드려야 맛이 난다.”는 이해 못할 속담이 예서 나왔음직 하다. 황태야 자신의 몸을 잔혹스러울 정도로 내돌려 이미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그저 손으로 쩍쩍 찢어 입에 넣기만하면 될 일이다. 바람을 못이겨 덕에서 떨어지면 낙태요, 몸통에 흠집이 있거나 일부가 잘려나가면 파태요, 애초부터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말린 뒤 갈갈이 찢어 안주나 반찬거리로 내는 ‘황태채’는 무두태이다. 크기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르다. 큰 놈부터 왕태, 대태, 중태, 소태로 서열화되며, 앵태는 그중 작은 놈(20㎝ 정도)으로 우리가 아는 노가리급이다. 당연히 몸집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요즘 황태덕장엔 베링해 ‘원양태’만 가득 유옹이 입촌할 당시만 해도 이 마을에는 20여 가구만 살았으며, 냇가를 따라 10여 채의 덕장이 있을 뿐이었다. 횡계는 본디 강릉도호부 소속으로 영서에 속하면서도 동해가 지척이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덕장의 최적지를 찾다가 ‘황태명당’으로 이곳을 점찍은 것이리라. 이제 더 이상 동해 명태를 황태덕장에 내거는 일은 없다.‘지방태’는 사라지고 베링해의 ‘원양태’가 시장을 지배한다. 유옹은 “원양태가 횡계에 등장한지도 벌써 38년이나 되었다.”고 귀띔한다.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명태 자원이 격감했다는 말이다. 덕장 1칸에 평균 2500마리가 걸리니,20마리를 1급(한 축)으로 치면 1칸에서 120급 정도가 건조된다. 이런 황태지만 최근에는 중국산 때문에 몸살이다.‘개도 돈을 물고다녔다.’는 얘기는 전설이 된지 오래다.“그러나 이제 맛으로 승부해야죠.” 눈길을 무릅쓰고 기꺼이 현장까지 동행해 준 이영신(평창문화원 사무국장) 시인의 훈수다.‘구름도 쉬어간다.’는 대관령 700고지의 냉랭한 기온과 극심한 일교차, 여름에도 손이 아린 송천,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부터 동해로 가는 통로였던 천혜의 입지 등이 황금빛 황태신화를 창조해 낸 주역들이다. 눈비 몰고 오는 동해의 ‘샛바람’을 피할 수 있는 영서에 자리잡아 춥고 마른 북서풍을 껴안으며 오늘도 황태는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다. 횡계는 더 이상 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의 산간 오지가 아니다. 도암면사무소가 옮겨오면서 인구도 38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산간에 그럴듯 한 저자거리도 생겼다. 용평스키장이 번성하면서 겨울이면 스키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횡계의 황태음식점에서 내는 황태구이, 찜, 탕 등의 맛갈스러운 별미가 빈한한 재정자립도의 촌동네 살림살이를 또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지. ●대관령엔 횡계덕장·진부령엔 용대리 덕장 대관령이 횡계마을에 덕장을 선사했다면, 진부령은 용대리마을에 또 다른 덕장을 선사했다. 말하자면 대관령과 진부령이라는,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대표적인 고갯길이 남한 덕장의 최적지로 부각된 것이다.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고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사람과 물산이 오가고, 문화가 오가던 전통시대의 동맥이었다. 강릉에서 지척인 횡계가 영동고속도로 권역으로 주문진 등의 명태를 소화한 곳이라면, 인제군 용대리는 대체로 속초나 고성같은 강원 북부해안의 명태를 담당했다. 군인이었던 30여년쯤 전의 일이다. 휴가 때 거진에서 서울 마장동 터미널까지 오자면 반드시 용대리를 거쳤다. 반대로 인제에서는 원통을 거쳐 용대리를 통과해야만 진부령을 넘을 수 있었고, 이내 간성에 이르던 기억이 새롭다. 동해 주둔 군인들의 휴가 통로가 바로 명태들의 덕장행 루트이다. 이곳 토박이인 방효정(81) 인제문화원장의 기억으로는 일제시대에도 진부령 관통도로가 존재했다. 좁은 비포장도로가 인제와 간성, 즉 영동·영서를 이었다. 당시만 해도 목탄차가 힘들여 넘어가는 고갯목이었다. 속초와 인제를 연결하는 지금의 미시령은 1970년대에 군 작전도로로 뚫렸다. 도부꾼들이 내설악쪽의 소로를 이용하여 동해의 건어물과 소금을 지고 넘어와 곡식으로 바꿔갔다. 해산물과 농산물의 물물교환이 소박하게 이뤄졌다. 진부령과 미시령 코앞 길목에 자리잡은 용대리가 오늘날과 같이 황태덕장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불과 20여년 전의 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인근 백담사로 귀양(?)오면서 갑자기 뜨기 시작했다는 주민들의 전언이다. 그러더니 땅투기가 빚어질 즈음에는 덩달아 황태덕장도 뜨기 시작했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주축이 된 대관령덕장과 달리 뒤늦게 1980년대에 5∼6가구가 시작한 진부령덕장은 간성과 인제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고, 지금은 모두 인제 사람들이 운영한다. ●99년부터 황태축제 시작… 연간 7억 소득 지금은 옹벽타기 훈련장으로 더 잘 알려진 용머리가 있어 용대리로 불린 이곳은 바람이 워낙 드세어 ‘바람부리’로 악명높다. 밤과 낮을 번갈아 얼었다 녹기를 되풀이함은 대관령과 다를 바 없다. 폭설이 내린지 10여일이 지났건만 덕장에는 눈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엄청난 바람이 ‘영너머’에서 고개를 타고 내려온다. 현지인들은 ‘영너머’란 말을 자주 쓴다. 바람은 물론이고 물산과 사람과 문화교류를 모두 “영너머로 오간다.”고 표현한다. 무려 40여일간 영너머 바람을 견디다 보면 황태 속살이 부풀어 솜처럼 부드러워진다. 1990년 무렵부터 덕장이 불어나기 시작해 지금은 30여개 덕장에서 연간 100만 마리 이상이 생산된다. 아예 지난 99년부터는 황태축제가 시작돼 연간 7억5000만원 상당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축제 기간에만 10만∼15만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든다. 영동에 명태축제가 있다면 영서에는 황태축제가 있는 셈이다. 올해도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황태축제가 벌어졌다. 전국 황태의 7할이 용대리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양평쪽에서 홍천을 거쳐 진부령이나 미시령을 넘고자 하는 이들은 용대리 길가의 무수한 황태식당과 덕장을 거쳐야 한다. 황태의 본적지는 두말 할 것 없이 평창의 횡계리다. 반면에 황태를 새롭게 알린 곳은 인제의 용대리다. 하나는 대관령, 다른 하나는 진부령에 위치해 ‘영너머’로 오가는 바람을 이용하면서 바다동네와 산동네의 인정과 물산까지도 맞교환하는 중이다. 황태의 요긴한 쓰임새를 길게 설명해 무엇하리. 짝짝 찢어서 술안주로, 혹은 도시락반찬이나 찜과 탕, 구이로, 무엇보다 조상님 제상에 듬직하니 올려 ‘절받는 물고기’가 되기도 한다. 또 술꾼들에게는 아침 해장 감으로 황태에 비할 것이 없나니, 황태에 인체의 독을 빼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동의보감을 위시한 각종 처방문은 필경 얼고 녹는 환난의 아픔을 겪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베풂의 징표’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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