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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법 시행령 문답풀이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비정규직법 시행령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기간제 근로자는 언제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되나. -비정규보호법이 오는 7월1일 발효되지만 기간제 근로자가 곧바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정규직 전환의 전제 조건인 근로계약기간 기산일은 7월1일인 만큼 이전 근로기간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계약직이 정규직으로 자동 전환되는 사례는 2009년 7월 이후에나 나올 수 있다. ▶박사학위 소지자가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 사용기간 제한을 예외로 한 이유는. -박사학위 소지자는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했다. 일본은 해당분야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 전문적 지식을 갖는 경우로 보아 사용기간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어떤 직종이 주로 파견대상 업무에 추가됐고 어떤 직종이 파견 대상에서 제외되었나. -새로 파견이 허용되는 업무는 기존 허용업무에서 앞뒤로 유사한 업무를 소분류 단위로 묶는 과정에서 추가됐다. 광학 및 전자장비 기술 종사자의 업무, 창작 및 공연 예술가의 업무, 영화·연극 및 방송관련 전문가의 업무 등을 들 수 있다. 사무지원 종사자 업무도 파견이 허용됐다. 파견대상에서 제외된 업무는 언어학자의 업무와 우편물 집배원의 업무 등 2가지다. 실제 파견근로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 ▶직접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용사업주에 대한 과태료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등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직접 고용하지 않은 근로자 수별로 1인당 1000만∼3000만원의 과태료를 차등 부과한다. 이는 직접 고용의무 불이행을 근로자에 대한 해고와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엄중하게 제재를 해 파견근로자 남용을 줄이는 파견법의 취지를 살린 것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인천 2014 AG 확정] 유치 파급효과 얼마나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로 도시인프라 구축과 브랜드가치 상승 등 다양한 ‘아시안게임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이 대회 유치에 사활을 건 것도 서울이 1986년, 부산이 2002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뒤 획기적인 도시발전을 이룩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인천아시안게임의 경제적 이득은 전국적인 생산유발 효과 13조원(인천 10조 6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5조 6000억원(인천 4조 5000억원), 고용유발 효과가 27만명(인천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가 벌어들일 중계권료와 광고 수입, 티켓 수입, 특허권사업 등 직접적인 수익은 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지정할 대행사 수수료 18%와 OCA측에 지불할 수익분담금 33%를 제외해도 순수익은 1000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인천시는 눈앞의 이익보다는 도시발전이라는 거시적인 측면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대회 유치로 국회에서 특별지원법이 제정되면 도로나 지하철 등 도시기반시설은 물론 스포츠 인프라 구축 등에 국고 지원이 가능해진다. 특별법은 통상적으로 도시기반시설은 50%, 체육시설은 30%의 국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안게임을 통해 아시아 각국들에게 인천이 주력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킴으로써 외국자본의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도시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은 대대적인 도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도시인프라 구축은 기존의 도시개발 계획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 광역시마다 지어진 월드컵경기장이 경기가 끝난 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을 들어 ‘과잉 시설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인천시는 기존 문학종합경기장을 메인스타디움으로 활용하고 5개 종목별 종합시설을 짓기로 했다. 문학경기장에 인접한 15만평에는 아시아 45개국 선수들이 묵을 아파트 2300가구 등 선수촌을 건립한다. 경기장과 선수촌, 기반시설 등을 마련하는 데 4조 9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를 국비 시비 민간투자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일반분양이 예정된 선수촌을 제외하고는 투자비 회수가 불확실하다.2002년 월드컵을 위해 지었던 문학경기장마저 활용도가 떨어져 매년 2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체육시설만 건립하고 나머지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부천, 수원, 안양, 고양, 안산 등의 경기장을 적절히 활용하면 과다한 시설투자를 방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법률시장 빅뱅온다] 외국 로펌 이미 안방 진입

    [법률시장 빅뱅온다] 외국 로펌 이미 안방 진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이행되기 전에 미국 로펌을 비롯한 외국 로펌들은 이미 국내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홍콩사무소를 거점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영·미계 로펌들은 10여개다. 17일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계 로펌이 우리나라 기업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벌어들인 금액은 지난 2005년 한해 동안 1억 200만 달러(약 949억 3140만원)다. ●영·미계 10여개 국내 활동중 미국계 로펌인 ‘심슨 대처 앤 바틀렛’의 홍콩사무소 파트너 변호사인 손영진(43)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에 자문을 하는 외국 로펌들은 홍콩사무소를 본부로 하고 있으며, 변호사들이 수시로 서울을 오가며 고객을 만난다.”고 전했다. 미국 로펌의 홍콩사무소에 근무하는 한국계 변호사들은 한 달에 두세 차례 서울을 방문, 신라호텔이나 웨스틴 조선호텔 등에 머물면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1단계 개방이 시작되면 미국로펌들은 국내사무소(외국법자문사무소)를 둘 수 있다. 손영진 변호사는 “한국 기업의 국제거래 등이 늘어나면서 1990년을 전후로 외국 로펌이 한국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외환위기 이후 진출 폭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FTA 협정이 발효되면 새로운 로펌보다는 국내에서 기득권을 확보하고 있는 로펌들이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세계1위 英로펌 “한국시장 관심” 총 매출액 등에서 세계 1위인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 챈스’의 짐 베어드(아시아 경영담당) 파트너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법률시장 개방을 기다리고 있으며, 차근차근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면서 “세밀하고 진전된 계획은 한국 정부가 합의한 규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계 로펌인 ‘폴 헤이스팅스 재노프스키 앤 워커’나 ‘시들리 오스틴’ 등은 한국 법률시장의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30대 그룹 법무팀의 한 관계자는 “외국 로펌들이 세미나를 열어 본인들의 전문성을 강조하거나 국제 법률 시장의 동향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계 로펌인 ‘셔먼 앤 스털링은 매년 여름 서울에서 열리는 기업변호사 대상 법률설명회인 ‘인하우스 콩그레스’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한다. 변협 국제이사를 지낸 법무법인 태평양 황보영 변호사는 “시장개방 뒤 영국계 로펌들이 엄청난 공격를 펼 테고 당분간은 영·미 로펌 사이의 경쟁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갑유 변호사도 “월스트리트에 기반을 둔 미국 로펌들도 규모 등에 있어 한국 시장에 별 매력을 못 느끼지만, 개방되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관련기사 17면
  •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멕시코시티·몬테레이·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12일 오전 멕시코 몬테레이공항에서 30분을 달려 찾아간 몬테레이 광역지구내 아포다카 산업공단. 주택과 상점이 차츰 뜸해지더니 광활한 녹색 벌판에 대형 공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수백m 길이의 1층짜리 직사각형 건물들. 미주시장 공략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전진기지다.LG전자를 비롯해 월풀, 덴소, 바스프, 메탈사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닦았다. 미국을 200㎞ 지척에 둔 지리적 위치, 안정된 노사관계 등이 이곳을 멕시코 최고의 다국적 산업단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그 덕에 몬테레이가 속한 누에보 레온주(州)는 멕시코 제조업 생산의 10%가량을 차지하며 전국 평균의 두 배 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직원 후안 페레스는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는 등 생활이 풍요로워졌다. 얼마 전부터 아이들을 학비는 비싸지만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멕시코시티 서부의 신도시 산타페. 왕복 6차선 도로 한 편으로 2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이 200m가량 줄지어 마천루를 형성했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IBM, 휼렛패커드(HP) 등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심중앙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센트로 코메르시알이 위용을 자랑한다. 팔라시오 데 이에로, 시어스 등 유명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품들이 부유층의 소비능력을 대변한다. 사회 양극화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1996년부터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기 위해 쏟은 노력의 산물임도 부인할 수 없다. 멕시코 경제가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된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드디어 ‘성장’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국민들이 ‘트리콜로스(녹·백·적 삼색 국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성장 고속도로를 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증권거래소(BMV) 종합주가지수(IPC)가 3만포인트를 돌파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결국 2만 9762포인트로 마감됐지만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것이다. ●국토와 자원… 마야문명의 축복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은 땅과 바다, 사람에 있다. 그들이 숭상하는 마야, 아스텍 문명의 햇발처럼 이렇게 복받은 나라도 없을 정도다. 광활한 국토가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좌우로 품는다. 해안선의 길이가 미주대륙에서 두번째로 긴 9219㎞에 이르고 미국과는 3300㎞에 이르는 국경을 나눠갖고 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면서 풍부한 가스전이 널려 있고 금·은·동·우라늄·텅스텐 등 안 나오는 광물이 없을 정도다. 1억 750만명 인구는 중남미에서 브라질(1억 9000만명) 다음이고 80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소득은 외국인에게 미주 진출의 거점 외에 광대한 내수시장의 매력을 안긴다. 올 1월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멕시코가 2050년 중국, 미국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빛나는 경제지표… 높아진 소비성향 멕시코는 지난해 4.8%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각각 4.1%와 3.6%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고유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GM,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내수 및 수출시장을 겨냥해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2위 부호(531억달러) 카를로스 슬림의 통신회사 아메리카모빌과 텔멕스는 중남미 각국에 진출했다. 시멘트, 철강, 맥주산업도 강세다. 푸에블라 POSCO-MPC(철강가공센터) 심경휘 법인장의 말.“10여년 만에 멕시코를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멕시코시티의 공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맑아졌다는 것이었다. 금방 멈춰버릴 것만 같던 자동차들이 사라지고 현대식 차들로 대체된 것이다.” 그만큼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매년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린다. ●약이 되고 독이 되는 대미 의존도 지난해 멕시코 수출의 85%가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내 멕시코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25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멕시코에는 태풍이 되는 구조다. 최근 주식인 토르티야(옥수수빵)의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도 미국에서 비롯됐다. 미국내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미국이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의 대멕시코 수출량을 줄인 탓이었다. 지난 11일 멕시코시티 중심부 독립기념탑 부근의 미국대사관 앞에는 꼭두새벽부터 줄잡아 1000명 이상의 멕시코인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4중,5중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30대 중반 근로자는 “미국에 가면 지금의 월 500달러보다 3∼4배 많은 임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는 1000만명의 합법 근로자 외에 1000만명의 불법 입국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에블라 공단내 기계부품업체의 구매과장 리카르도 코토는 “대미 경제의존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현재 멕시코의 관심은 미국경기의 하강세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빈부격차와 치안부재… 정부의 과제 빈부격차와 치안 불안은 멕시코의 과제다. 못사는 치아파스, 게레로 등 남부지역의 1인당 소득은 잘사는 잘리스코, 누에보 레온 등 북부지역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10여년 새 심해진 마약과 납치·강도는 어느덧 ‘멕시코 디스카운트’의 상징이 됐다. 우르타도 상의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제1과제는 빈부격차의 완화”라면서 “1억 인구에 국민소득 8000달러 수준이면 나쁜 것이 아닌데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국부의 생산적인 투자가 저해되고 있다.”고 했다.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칼데론 정부는 물론 멕시코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windsea@seoul.co.kr ■ ‘멕시칸’ 그들의 특징은 |멕시코시티·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 지난 10일 저녁 멕시코시티의 관문인 베니토 후아레스 공항. 다른 나라 입국심사대 앞에 서면 늘 다소간의 긴장이 일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리로 오기 전 미국에서 빡빡한 입국심사를 거친 터. 하지만 멕시코 관리는 콧수염을 만지며 익살스럽게 “오, 소, 오, 세, 요.(어서 오세요)”라고 한국말을 건네온다. 이게 말로만 들은 멕시칸(멕시코인)의 여유인가. 반면에 자부심과 오기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푸에블라에 있는 POSCO-MPC 임승룡 이사의 말.“한국사람에게 우호적이긴 하지만 내면에는 자기들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마야, 톨텍, 아스텍 등 찬란한 아메리칸 인디오 문명의 원조이고 이미 1968년과 70년에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나라다.‘한국이 경제적으로야 우리보다 나을지 몰라도 지도에 거의 보일락 말락 하는 작은 나라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멕시코인들의 낙천성은 중남미에서도 알아준다.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이 자기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세계 2위를 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치안도 불안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에게 생활을 즐기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처음 주재원으로 오면 십중팔구 현지인들과 갈등을 겪는 이유다. 한 주재원의 말.“공장라인 직원은 매주 금요일 1주일 단위로 주급을 받는데 다음 1주일치 먹을 것을 사두고 남는 돈으로 토∼일요일에 밤샘파티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이면 결근율이 높다. 여전히 이해는 안 되지만 이 문화를 존중하려고 애는 쓰고 있다.”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의식에 적잖은 변화가 오고 있다. 특히 자녀교육에 공들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다니는 고급 인터내셔널 스쿨의 경우 등록금만 우리 돈으로 월 60만원이 되지만 허리띠 졸라매고 절약하며 자녀들을 이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편이지만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식민지시대의 전통에서 생겨난 인종·계층 차별의 유습도 남아 있다. 백인(전 인구의 9%)-메스티소(60%·원주민과 백인 혼혈)-원주민(30%)으로 이어지는 신분질서는 강하게 때로는 가혹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에 들어온 외국기업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푸에블라공단에서 만난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이나 미국의 기업이 멕시코에 왜 들어왔겠느냐. 우리나라를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수출 13년새 5배↑… 빈부 양극화 |멕시코시티 김태균특파원|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3년이 지난 멕시코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NAFTA의 공과(功過)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한국도 그렇게 될까. NAFTA의 성과는 외형적으로는 눈부시다. 지난해 수출(2502억달러)은 NAFTA 직전인 1993년(519억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같은 기간 49억달러에서 189억달러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벗어나 전자, 생명공학,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NAFTA로 인해 중소 제조업, 서비스업 및 농업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미국자본과 대기업이 경제를 독점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델라크루스 몬테레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NAFTA의 명암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94∼95년 경제공황이 왔을 때 두 얼굴의 NAFTA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기업이 NAFTA로 인해 도산했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기업들이 NAFTA로 인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기틀을 다진 것은 그 덕이었는데 결국 NAFTA가 병도 주고 약도 준 셈이었지요.” 델라크루스 교수는 “미국과 닿은 북쪽은 NAFTA의 혜택을 보지만 남쪽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의 이윤도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에게 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 남북·빈부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NAFTA 시스템에 걸맞은 산업구조로 변모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세계 5위 산유국이지만 원유 정제시설을 갖추지 못해 미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 등 가공제품을 수입해 오히려 미국인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과 FTA를 하기로 한 만큼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FTA의 사회 시스템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을 잘만 하면 빈부격차와 부의 세습을 완화할 수 있지요. 그래야만 멕시코 경제가 지금과 달리 스스로 가진 경쟁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답은 정부가 찾아 주어야 하며 이런 사정은 한국도 멕시코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의 경제개방은 대외채무 이행연기(모라토리엄)를 했던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 수출입공단)’를 확대하는 등 개방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정판이 1994년 발효된 NAFTA였다. 현재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FTA를 맺고 있다. windsea@seoul.co.kr
  • 영화계 첫 노사협상 타결

    영화계 노사협상이 드디어 타결됐다. 영화사상 최초로 2005년 12월 노조를 결성, 사측과 지난해 6월 교섭을 시작한 이래 9개월만이다. 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은 16일 지난달 28일 제19차 교섭을 끝으로 임금과 노동조건, 복지 등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영화노조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94.5%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노사 양측은 격주 임금지급, 계약기간 내에 촬영이 없어도 일정액의 주급 지급 등의 임금조건과 주 66시간 노동에 1일 근로시간 12시간,15시간까지는 노사합의 없이 연장할 수 있다는 등의 근로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4대 보험 적용과 여성 스태프에 생리휴가, 유급휴일 의무화 등도 포함됐다. 이로써 노사합의안이 발효되는 오는 7월부터 영화 제작·투자·배급 관행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노조는 “(이번 타결은)노사관계 수립과 단체협약을 통해 합리적인 제작공정 변화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기고] 한·미 FTA와 글로벌 경제 강국/석연호 미한국상공회의소 회장 (효성 아메리카 사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로 한국이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대미 수출의 첨병 구실을 하는 한국 대미수출업체들의 대표기관인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는 이번 결과를 환영하면서 협상에 애써온 한국 협상단에 찬사를 보낸다. 한·미 FTA가 한국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에서 30년간 수출 일선에 있어온 필자로서는 한·미 FTA가 해외 수출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대미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71억달러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미 수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수출업체들은 FTA가 발효되면 대미 수출을 크게 확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둘째로,FTA가 발효되면 치열한 경쟁시대에 글로벌 스탠더드인 미국의 선진 경제시스템을 습득해 세계시장에서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교역의 양뿐만 아니라 시스템 또한 업그레이드되면서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발판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한·미 FTA 타결 직후 특히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이 내심 불안한 기색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FTA를 단순한 한·미관계가 아닌,5대양 6대주의 글로벌시장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로, 한·미 양국간의 안보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과 일본의 압박을 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쟁억지력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째, 한국은 그동안 동북아의 허브로서 자리매김을 시도해 왔으나, 고품질로 승부하는 일본과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며 대규모 수출공세로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자칫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인데 FTA가 발효되면 한국이 명실상부하게 동북아 중심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FTA는 양국 국회의 비준 등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 다행히 한국내 지지율이 50%가 넘어서는 등 점차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지만, 미국은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어 찬반 양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에 쇠고기 등의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관련 업계의 반발에 민감한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내 반대 입장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상원의 맥스 바커스 재무위원장과 하원 콜린 피터슨 농무위원장은 쇠고기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개방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앞으로 코참은 워싱턴의 의회 등을 상대로 한·미 FTA가 빠른 시일에 비준될 수 있도록 미 연방상공회의소는 물론 한국의 무역협회 등 5개 경제 단체들과 협력해, 각종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또한 코참은 미국내 유권자로서 정치력이 커지고 있는 한인 동포들에게도 협상안에 지지표를 던져 FTA가 빠른 시일내에 비준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미국 수출시장의 일선에 있는 한국 업체들은 FTA의 이점을 발판으로 대미 수출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며,FTA가 빠른 시일내에 발효돼 양국간에 경제 증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석연호 미한국상공회의소 회장 (효성 아메리카 사장)
  • [강유정의 영화in] ‘천년학 애절함’의 비밀

    분분히 떨어져 내리는 꽃잎 아래 눈 먼 여자가 시조창을 부르고 있다. 고즈넉이 눈을 감고 있는 한 남자는 이 흐드러진 풍경화속 한점으로 찍혀 있다. 섬진강변을 온통 하얗게 물들이는 매화 꽃속에서 이제 이 남자는 죽음을 맞이하려는 중이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안타까움과 어긋남에 관한 작품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안타까움, 어긋나기만 하는 진심의 안타까움. 그렇게 세월의 아픔으로 창연하다. 감독의 말처럼 ‘천년학’은 사랑에 관한 영화, 멜로 영화다. 중요한 것은 그 방식이 기존 사랑영화의 정반대편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대개 젊은이들은 불가능한 사랑의 영원성을 보존하기 위해 장애물을 찾는다. 불치병, 집안의 반대, 신분의 격차와 같은, 보이는 장애물로 고난을 겪는다.‘너는 내 운명’의 그 남자처럼,‘약속’의 그 여자처럼 말이다. 그런데 임권택 감독이 선택한 장애물은 마음속 깊은 곳에 갇혀 있다. 보이지 않는 장애물 속에서 진심은 발효되고 인연은 깊어진다. 동호와 송화는 만나지만 서로를 지나쳐갈 뿐이다. 만남을 인연으로 매듭짓기엔 동호 곁에 있는 가족이, 송화 곁에 있는 다른 남자가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없어 그들은 자신의 마음속 상처에 덧을 낸다. 무상한 세월 앞에 이들의 사랑은 이렇게 맴돌고 그렇게 짙어진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는 그들의 인연은,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 믿는 젊은이들의 안달을 충족시켜 주진 못한다. 사랑에 조급한 어린 연인들은 함께하는 것이 곧 사랑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에 임권택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기에 순결한 사랑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결코 닿아본 적 없기에 그 사랑이 영원해지는 아이러니, 사랑은 그런 아이러니 속에서 융숭 깊어진다. 그리워만 할 뿐, 만질 수 없는 안타까움의 서사 속에서 매화꽃 분분한 이 장면은 영화속 응어리진 감정을 단 한번에 폭발시킨다. 폭발된 감정은 지금껏 참아온 진심에 대한 안타까움을 달래는 한 방울 눈물로 응축된다. 떨어지는 한 방울의 눈물 속에 아직은 다 알지 못할 사랑과 인연의 비애가 녹아든다. 서른 셋, 여전히 열정과 격정이 사랑으로 떠오르는 나이, 나는 아직 이 눈물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이루어지지 않아 고결한 사랑의 아이러니, 그것이야말로 노감독이 보여준 사랑의 미래이자 과거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봉인은 70년을 살아도 쉽게 열리지 않나 보다.영화평론가
  • [웬디 커틀러 한·미FTA 美측 수석대표 인터뷰] “노동등 일부 조건 추가로 협의할 것”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측 수석대표는 “현재 미 행정부와 미 의회가 협의 중인 노동과 기타 조건들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한국측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협상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커틀러 대표는 ‘재협상’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한국 정부와 노동 등 기타 조건에 대해 추가 협의가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해 우리 정부의 대응과 결과가 주목된다. 커틀러 대표는 12일(현지시간) 한국언론재단과 미 동서센터가 공동 주관한 한·미 언론교류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또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협정문이 공개되면 이를 둘러싼 오해들이 불식될 것”이라면서 “역외가공위원회를 통해 양국은 개성공단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측이 한국에 FTA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재협상하라는 요구는 없다. 현재 미 행정부와 의회간에 노동과 FTA 관련 기타 조항들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니고, 보다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 협의 결과가 나오면 한국 협상단과 최선의 진전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양국이 합의한 역외가공위원회 설치에 대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개성공단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텄다고 밝혔고, 미국은 개성공단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해석상 차이는 양국 공히 대내 협상용으로 이해해도 되나. -협정 발효 후 1년 내에 역외가공위원회(OPZ)를 열고 이후 매년 만나기로 합의했다. 위원회는 노동·환경조건, 한반도 비핵화 진전이 있는지 검토하며, 특정지역이 합의된 조건에 부합되면 FTA를 개정하기 위한 권고안을 양국 국회와 의회에 제출하게 된다.OPZ를 통해 (개성공단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차를 좁혔다. ▶개성공단과 쇠고기 수입 전면재개 등을 놓고 양국 해석이 다른 이유는. -협정문 전문이 공개되면 OPZ 등에 대한 오해가 불식될 것이다. ▶협정문이 공개되면 두 사람 중 한 명의 말이 틀린 게 밝혀진다는 건가, 아니면 둘 다 맞다는 얘기인가. -(웃으면서) 둘 다 맞다. 김현종 본부장이 OPZ에 대해 틀리게 말한 것은 없다. 협상 과정에서 양국은 개성공단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려 노력했고,OPZ가 절충안이다.(개성공단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 FTA를 경제적 고려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것 아닌가. -미국은 FTA 협상을 성사 가능성이 높을 때만 시작한다. 성사시키려는 상대국의 정치적 의지가 강한지, 기업·근로자·농민들에게 잠재적으로 이익이 있는지 따진다. 미국은 동북아시아 국가들과는 한 건도 FTA를 체결하지 않았는데 한국의 협상 의지가 강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중국과의 FTA도 고려 중인가. -한국과 협상이 막 끝났다. 현재의 신속협상권(TPA)은 만료됐고, 언제 새 TPA가 만들어질지 모른다. 따라서 한국이 미국시장 접근에 있어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kmkim@seoul.co.kr
  • [사설] 美, FTA 재협상 거론 말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쪽 협상대표인 웬디 커틀러가 타결된 협정 내용 가운데 일부는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그제 밝혔다. 커틀러 대표뿐만 아니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직후부터 미국 쪽에서는 의회와 무역대표부(USTR) 인사는 물론 협상 테이블에 직접 앉았던 인물들마저도 공공연히 재협상 가능성을 흘린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FTA 협상을 타결하고자 양국은 마감 시한을 거듭 연장하면서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 한국도 미국도, 부문별 희생을 상당 부분 감수하면서 큰 틀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노동을 비롯한 일부 분야를 두고 재협상을 하게 되면 미국 측만 새 요구를 들고나올 리는 없다. 당연히 우리 쪽에도 미국에 수정을 요구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다. 결국 재협상에 들어가면 합의된 큰 틀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게다가 한·미 FTA가 발효하려면 앞으로 꼭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 양국 정부가 국민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해 의회에서 비준동의를 받아내는 일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는 세력이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울러 협상 타결에 찬성하는 국민이라고 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 이런 마당에 미국 측이 재협상을 요구하며 압박하는 행태를 보이면 국민정서를 자극하게 되고 반대론자들에게 빌미를 줄 위험성이 적지 않다. 미국이 진정 한·미 FTA 체결을 원한다면 섣부르게 재협상을 운위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한국이건 미국이건 어느 한쪽에서 거부해도 FTA는 물 건너 간다. 미국이 작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 [씨줄날줄] 여수의 감동/이목희 논설위원

    독일의 한 과학자가 사람들이 감동하는 원인을 연구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외에도 그날의 온도·습도에 따라 감동의 정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특히 귀에는 들리지 않는 초고주파가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열광·도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일종의 진심이라고 본다. 진정어린 관심, 간절한 소망이 깔려 있으면 감동의 뇌파를 일으키는 초고주파가 상대를 향해 발산되는 것이다. 2012년 세계박람회 실사단이 방문한 어제와 그제, 여수는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이었다.30만 여수 시민들의 집단 초고주파가 실사단의 뇌를 자극했다. 카르맹 실뱅 단장은 “지구상 어디에서도 이렇게 감동적이고 열렬한 환영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빈 말이 아닌 듯싶다. 실뱅 단장의 표정에서 여수의 승리를 이미 읽을 수 있었다. 아픔을 겪어야 성숙해진다고 했다. 여수는 5년전 네차례 투표 끝에 2010년 박람회 개최권을 중국 상하이에 넘겨줬다. 당시 실사단이 왔을 때는 관에서 할당하는 방식으로 시민 환영단을 모았다고 한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여수공항에서 시청에 이르는 10㎞의 길가에는 자발적인 인파 7만여명이 구름처럼 모였다. 여수만 떼어놓고 보면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대회 등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열기였다고 한다. 인근 지역 사람들은 “참 대단한 여수 사람들”이라고 놀라고 있다. 여수에서도 “참 잘한 여수 사람들”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다. 세계박람회 개최 효과는 굉장하다. 예상관람객 795만명, 생산유발효과 10조 300억원, 고용창출 9만명…. 여수가 중심이 되어 남해안 개발의 큰 그림을 그려갈 수 있다. 유형의 이익보다 더 큰 것은 여수시민을 한 마음으로 뭉치게 하는 점이다. 박람회 개최지 최종결정은 오는 11월에 이뤄진다.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전시장과 교통·숙소 등 최고의 박람회를 개최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끈기의 동백꽃과 화려한 벚꽃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 주자.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부와 기업인들의 지원은 고무적이다. 그에 더해 전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여수 파이팅!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금융공기업 ‘정부 감시권’에

    금융공기업 ‘정부 감시권’에

    ‘신이 내린 직장’이라 불리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의 감시권에 들게 됐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은행 등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공기업’은 조직·인력을 확대할 때 정부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기관장을 뽑을 때 반드시 공모절차를 밟아야 하며 직원 채용에서 학력·나이 등의 제한을 둘 수 없다. 정부는 11일 ‘제2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기타공공기관 196곳을 확정하고, 이미 선정한 공기업·준정부기관에 대해서는 경영·인사운영 지침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일 발효된 ‘공공기관 운영법’ 적용 대상 기관은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24곳,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준정부기관 78곳과 이날 확정된 196곳 등 모두 298곳이다. 기타공공기관에는 금융기관은 물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기관, 한국언론재단 등 언론유관단체,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 부속병원 등이 포함됐다. 기타공공기관은 직원 1인당 인건비, 기관장 인건비·업무추진비, 이사회 회의록, 감사 보고서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다만 공기업·준정부기관과 달리 기관장 등 임원을 선임할 때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한국은행, 증권선물거래소 등은 독립성 등을 이유로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KBS측의 지정 제외 주장에 대해 ‘자사 이기주의와 전파 남용의 사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KBS와 한국은행의 경우 방송법이나 한국은행법 등 근거 법령이 별도로 있는 데다, 이들 기관이 공공기관에 준하는 경영 정보를 공시하겠다고 밝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운영위원회에서 매년 공공기관 운영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을 지정하는 만큼 영원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확정된 지침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이사회 개최 일주일 전까지 주무부처와 기획처에 안건을 미리 보내야 하고, 기획처 장관은 비상임이사에 자료 제공 등을 통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다. 공기업이 조직과 인력을 확대할 경우에도 주무부처 또는 기획처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은 반드시 공개 모집하고, 직원 채용도 공개 경쟁을 원칙으로 나이·용모·학력·성별 등의 제한은 금지된다. 퇴직 공무원의 경우 퇴직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다만 공개모집 등 경쟁 방식에 의해 선임될 경우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은행 마감시간 단축’ 거센 역풍

    “일이 많으면 사람을 더 채용해 청년실업도 구제하고 일을 나누면 되지, 고작 생각해낸 것이 창구 마감시간 단축이냐.” “요즘도 은행업무를 보려면 창구 앞에서 10분은 기본이고, 점심시간 때는 30분씩도 기다린다. 영업시간을 1시간이나 앞당기면 대체 앞으로 얼마를 더 기다리라는 거냐.” 은행 창구 영업 마감시간을 지금보다 1시간 앞당긴 오후 3시30분으로 조정하려는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9일 공식성명을 내고 “은행 창구 마감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올해 공동 임금단체협상(공단협)에서 추진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금융노조 관계자는 10일 “아직 공단협 정식 안건이 아니다. 조기 과열됐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측은 들끓고 있는 여론을 의식한 듯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임금협상을 위한 카드로 인식하면서도, 난감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액연봉자인 은행원들이 그런 발상을 하면 안 된다. 현재도 창구 고객들이 많아서 대기표를 받아 30분씩 기다리는데,1시간이나 업무시간을 당기면 고객의 불만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극심한 노동강도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일본, 캐나다는 오후 3시, 영국은 오후 3시30분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창구마감 단축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융강국 미국의 은행들은 대부분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일부 은행은 토요일에도 영업을 한다. 스웨덴은 오후 5시30분까지 영업한다. 호주·홍콩·프랑스 등도 오후 4시∼4시30분까지 은행 문을 연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이제 연봉을 많이 받으니 일은 좀 적게 하겠다는 발상”이라면서 “한·미 FTA가 발효되면 경쟁이 치열해질 텐데 근시안적으로 업무시간을 짧게 가져가겠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은행이 이윤이 많이 났다면 고질적인 저생산성이 개선된 것인데, 이를 선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인력을 보강하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BOA는 고객들이 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업무 프로세스를 줄여갈 수 있는지를 실제 조사하고 개선한다.”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은행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Local] 대구 자기부상열차추진위 발족

    대구시는 10일 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유치위원회를 발족, 가동에 들어갔다. 시는 이날 대구엑스코에서 자기부상열차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김범일 대구시장과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 등 공동위원장 3명을 포함한 유치위원 37명을 선정했다. 유치위는 앞으로 시범노선 유치를 위한 전략 수립과 타당성 발굴, 시민 홍보 등을 협의한다. 또 다음 달 초 유치 설명회와 서명식을 열고,6월 중순에는 시범노선 유치건의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이 밖에 이달 중 시범노선을 확정한 뒤 6월 초까지 사업제안서를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선정사업은 4500억원이 투입되며, 연간 2700억원의 매출과 9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 미국산 중고차도 ‘FTA 바람’ 탈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중고차가 밀려온다?’ 10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의 자동차 관세 철폐조항은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중고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3000㏄ 이하는 수입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건설교통부가 파악한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는 4만 5000여대. 같은기간 수입차협회가 밝힌 등록대수는 약 3만 7000대로 8000대가량 차이가 난다. 정부는 이 물량이 비공식 수입업체(그레이 임포터)나 개인 이삿짐에 실려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FTA 발효로 관세 부담이 없어지면 그레이 임포터에 의한 수입 중고차 물량이 1만대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중에는 명의만 몇 차례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신차가 많아 국내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들린다. ‘기우’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고객들은 신차를 선호하고 가격에 민감하지 않아 중고차 수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다만, 현지 주재원이나 상사직원들이 미국에서 쓰던 차(한국차·수입차 포함)를 귀국할 때 갖고 들어오는 사례는 늘 것으로 전망했다. 비슷한 차종이라도 미국 판매가가 한국보다 훨씬 싸고 수입관세 폐지로 운송비 부담도 줄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중고차는 거의 없다. 대부분 이라크 등 중동으로 나간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외국자본의 블랙홀 터키

    [이젠 포스트 BRICs] 외국자본의 블랙홀 터키

    |이스탄불 안미현특파원|터키 경제가 최근 몇년새 급성장한 데는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정의발전당)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터키 기업에 대한 국가 장려금을 없애는 내용의 ‘외국인 투자법’ 개정을 단행했다. 내·외국인 차별을 없앤 것이다.‘거스름돈이 한 수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던 터키 리라를 전격 개혁(화폐 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 새 터키리라(YTL)를 만들고 행정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외국인, 은행·땅 집중 사들여 무스타파 알페르 ‘터키외국인투자자협회’ 사무총장은 “올해는 대선과 총선이라는 두 가지 큰 선거가 있어 경제가 좀 어렵겠지만 현 정부의 재집권 가능성이 매우 높아 내년과 내후년 경제는 훨씬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자본이 돈(은행)과 땅(부동산)을 계속 사들이는 것도 이같은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터키의 부동산값은 최근 몇년새 2∼10배 급등했다. GE캐피털은 터키의 대형은행 가란티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알리 사르칸 에큐테킨 가란티은행 지점장은 “터키 전체 은행의 자본금이 도이체방크 하나 정도밖에 안되는 데다 은행업의 수익성이 좋아 외국자본의 금융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상공회의소는 ‘라이벌’ 두바이나 카자흐스탄이 아닌, 터키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크게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중동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지만 터키처럼 송전 역할은 하지 않는다는 것, 둘째 중동은 터키만큼 유럽이나 서방국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셋째 부유층이 중동보다 많다는 것이다. 메수트 타시킨 홍보 담당 임원은 “카스피해의 유전이 터지면 송유관은 반드시 터키로 지나가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가입이 이뤄지면 터키 몸값은 더 급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2005년 10월 EU 가입 협상이 시작된 것만으로도 터키의 국가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세금 과다…지하경제 만연 그렇다고 터키의 경제가 온통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율이 18%나 된다. 의료보험료 등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 비용은 임금의 70%나 된다. 실질 인건비가 싸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분식 회계와 지하 경제가 만연한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더딘 행정처리와 관료주의도 심각한 병폐로 꼽힌다. 참다못한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의 터키법인 대표가 ‘나는 불법노동자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언론에 기고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CJ터키 지석우 법인장은 “터키정부가 자국 기술자를 보호한다며 이공계 인력에는 취업비자를 잘 내주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출신인 그도 취업비자를 받는 데 2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외환시장의 불안감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20%나 되는 높은 이자율 탓에 단기 투기성 자본(핫머니)이 대거 들어와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환율이 25%나 급등해 ‘국가 부도설’(모라토리엄)까지 나돌았었다.EU 가입도 영국과 프랑스의 ‘제동’으로 불투명한 실정이다. 박은우 코트라 이스탄불 무역관장은 “터키가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나라임에는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hyun@seoul.co.kr ■ 터키 어떤나라 |이스탄불 안미현특파원|터키 이스탄불의 중심가인 탁심거리.‘터키의 명동’답게 멋쟁이 젊은 여성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슬람 여성들의 외출 필수품인 ‘히잡’이나 검은색 ‘차도르’는 보기가 어려웠다. 어쩌다 눈에 띄는 여성도 우리식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을 따름이다. 터키는 인구의 99%가 이슬람(수니파)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차림이 가능할까. 터키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 초대 대통령의 세속화 정책 덕분이다. 정치나 경제가 종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 정책은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채용을 금지시켰다. 직장 근무시간 중의 기도도 금지했다. ‘라이언 밀크’(Lion Milk)라는 술도 마신다. 포도를 발효시킨 일종의 곡주다. 알코올 도수(45도)가 높아 물을 타서 마신다. 물을 부으면 우리나라의 밀키스처럼 우윳빛으로 변해 ‘라이언 밀크’라는 애칭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터키어로 에페 라크다. 터키 젊은이들은 맥주바도 곧잘 간다. 금·토요일이 휴일인 다른 이슬람권과 달리 터키는 두바이처럼 토·일요일에 쉰다. 서방국가와의 비즈니스를 고려해서다. 이는 터키를 ‘유라시아의 용’ ‘이슬람권의 개혁총아’로 올려놓았지만 ‘무늬만 이슬람’라는 비난도 동시에 초래했다. 그럴 때면 터키인들은 이렇게 말한다.“We’re Muslims but not strict”(우리는 이슬람이다. 다만 엄격하지 않을 뿐) 한때 유럽·아프리카·아시아 3대륙을 호령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후예답게 자긍심도 대단하다. 터키 곳곳에 유난히 월성기(빨간색 바탕에 달과 별을 그려넣은 터키 국기)가 많이 펄럭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우리와 달리 아직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hyun@seoul.co.kr ■ “현대車공장 체코에 뺏긴게 최대 실책” “현대자동차의 두번째 유럽공장을 체코에 빼앗겼을 때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른다.” ‘장관급’인 터키 이스탄불 상공회의소 무라트 얄츤타시 회장은 아직도 분이 삭지 않은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얄츤타시 회장은 “유럽 자동차 기지로서의 터키 위상을 굳히기 위해서라도 현대차 공장은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 때문에 (공장 유치를 위해)현대차에도 열심히 로비했고 우리 정부에도 땅과 세금 혜택을 촉구하는 콘야지역 사업가 공동 명의의 서신까지 보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막판에 터키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현대차 2공장이 ‘더 좋은 조건’의 체코로 가버렸다는 것이다. 터키 이즈미트에 유럽 1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오는 25일 체코에서 2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터키의 최근 3년간 성장이 그 이전 53년간의 성장과 맞먹는다.”는 얄츤타시 회장은 “터키의 저가 생산력과 한국의 높은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더 가공할 만한 폭발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한국의 기업들은 터키의 불안한 정치 상황과 널뛰기 외환시장, 높은 물가에 아직도 불안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그는 “옛날 얘기”라고 무질렀다. 물가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고 10년 주기설로 터지던 쿠데타도 잠잠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과다한 세금과 높은 간접세 비중(70%)이 투자 저해요인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에 꾸준히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얄츤타시 회장은 “최근 들어 터키 경제인들이 중국으로 많이 가고 있다.”면서 “마음으로 따지면 중국보다 한국이 훨씬 더 가까운 만큼 (한국이)산업박람회나 전시회 등을 더 활발히 개최해 터키 돈과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터키 기업의 한국 투자는 현재 단 한 건도 없다. 자신의 요리사도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얄츤타시 회장은 “춤은 두 명이 추는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경제교류 확대를 위해 한국과 터키 서로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비유였다. 그가 꼽은 터키내 유망 투자업종은 자동차, 소매유통, 에너지, 건축,IT(정보기술)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 시리즈는 화·금요일자에 게재됩니다.
  • 韓 ‘제조업’ 美 ‘전분야 포괄’ 유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무역수지는 어느 나라가 더 유리할까. 제조업만 떼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농업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면 미국이 ‘더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산업연구원(KIET)은 9일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산업전략 보고대회’에서 관세 인하 및 폐지 효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대미 수출이 연평균 10억 8000만달러, 수입이 6억달러 늘어 대미 무역수지가 연평균 4억 8000만달러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생산성 향상 효과까지 가미되면 대미 무역흑자는 연평균 7억 5000만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다. 주요 산업별 무역흑자 확대 폭은 ▲자동차 7억 4100만달러 ▲섬유 1억 6000만달러 ▲전기·전자 2200만달러로 추정했다. 수치를 산정한 김도훈 연구위원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목적이 수출 증가만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무역수지에 이로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농업 등 다른 분야의 영향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미 FTA 효과를 꾸준히 분석해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농업까지 포함하면 미국에 더 유리할 것으로 본다. 미국으로 나가는 수출 증가세보다 미국에서 들어오는 수입 증가세가 2배 이상 가파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렇게 되면 대미 무역수지는 단기적으로 42억달러, 중장기적으로 51억달러 줄어들게 된다. KIEP측은 “우리나라의 관세율이 미국의 관세율보다 높기 때문에 FTA가 발효되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미국내에서도 대한(對韓) 수출이 연간 190억달러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NYT “한·미 FTA 중단 힘들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양국에서 반대 의견들이 있지만 한·미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를 중단시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보도했다. 신문은 한·미 FTA가 13년 전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 이후 미국 무역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일 수 있다는 미키 캔터 전 상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캔터 전 장관은 “한·미 FTA를 체결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한반도 주변의 민감한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우려스러운 것”이라며 “협정문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이를 추진하고,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타당한 압력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한국의 수출 규모가 인도의 3배에 달하고 하위 118개 국가의 총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한·미 교역이 강화되고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FTA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개발센터 및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킴벌리 엘리엇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가 의회를 통과할 경우 일본도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과의 FTA는 다른 협상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한·미 FTA 시대] 수입약 8% 싸졌지만 20% 싼 복제약 사라져

    한·미 FTA 발효 직후인 2010년 어느 화창한 봄날, 샐러리맨 한서울(45·가상의 인물)씨는 본격적인 비뇨기과 치료를 결심한다. 부장 진급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FTA 발효와 함께 업무량이 폭증,‘심인성 발기부전’이란 진단을 받았기 때문. 의사는 한씨에게 다국적 제약회사의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했다. 제품 가격은 협정 발효 전 1정(100㎎)에 1만 5000원이었지만 8% 안팎의 관세가 철폐돼 1만 3800원에 살 수 있었다. 한 달 10정 기준으로 1만 2000원의 비용이 절감된 셈이다. 한씨의 장남 대전(12)군도 가벼운 감기로 약국을 찾았다가 마찬가지 혜택을 봤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일반 감기약을 8% 싸게 구입했다. 하지만 한씨의 여동생과 아버지는 반대로 약값 부담이 늘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를 받는 여동생 대구(42)씨는 미국계 제약사의 W항암제(5㎖)를 한 병에 20만원 넘는 가격에 구입한다. 항암제의 경우 전이나 재발 여부, 투여 횟수에 따라 한정적으로 보험처리가 되고, 나머지는 본인 부담이다. 이전에는 20%가량 싼 복제약(제네릭)이나 개량약을 구할 수 있었지만 특허권 강화로 사정이 달라졌다. 대구씨는 다른 미국계 회사의 암 전이 예방제를 맞으려 하지만 망설이고 있다. 한 병에 1000만원 가까이 하지만 아직 보험처리가 안 되는 신약인 만큼 가계부담이 만만치 않다. 아버지 한성(77)씨도 혈압약 복용을 놓고 고민한다. 미국계 제약사의 N제품(5㎎)은 1정에 524원.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개량약은 80% 가격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새로 나온 미국계 Q약은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혈압을 낮추는 것은 물론 다른 심혈관질환까지 예방하는 특허 기능이 첨가된 탓이다. 약사인 남동생 부산(39)씨는 최근 가족 모임에서 “관세가 철폐되고 미국산은 물론 중국산 복제약이 대량 수입돼 일시적으로 약값이 떨어졌다.”면서도 “앞으로는 비싼 신약이 시장을 더 오랫동안 지배할 것이므로 약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FTA 대선지도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FTA 대선지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올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의 대선 판도를 바꿀 만한 폭발력은 갖고 있을까. 양론이 있다. 우선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주장이다.FTA 타결로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失政)이 상당 부분 만회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노 대통령 지지율은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여세를 몰아 노 대통령이 개헌과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 ‘막판 몰아치기’를 할 경우 반미(反美) 세력이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뭉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범여권도 지금의 지리멸렬한 상태를 벗어나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고, 결과적으로 대선 정국에선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가 복원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일방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나 범 우파 진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이석연 공동대표가 이런 주장을 편다. 이 대표는 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뉴스의 한복판에서 국민적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 노 대통령이 대형 이슈를 선점하는 탓에 대선주자들이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 대통령이 대선정국의 핵심 변수란 얘기다. ‘트로이의 목마’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다. 노 대통령이 FTA 타결로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남북정상회담으로 진보층의 지지까지 얻어 자기가 지원하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을 말한다. 그 경우 보수진영, 다시 말해 한나라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노 대통령의 추동력이 대선 막판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세력은 지금의 지지율 상승도 ‘반짝 반등’으로 치부한다. 무엇보다 범여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분오열돼 있는 범여권의 상황도 덧붙인다. 여러 갈래의 세력들은 주도권 경쟁과 각개 약진으로 이미 한 식구가 되기는 힘든 형국이다. 유일한 방안은 대선을 목전에 두고 후보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인데, 지금 분위기로는 이것 역시 쉽지 않다. FTA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도 걸림돌이다. 친노 진영의 유력 대선 주자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김근태·천정배 의원을 겨냥해 용도폐기된 낡은 대원군표 안경을 쓰고 있다고 강력 비난한 데서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FTA 타결로 통합신당은 오히려 실현 불가능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대선 정국의 영향력을 배가하려 할 경우 또다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노 대통령이 대선주자가 아닌 까닭에 FTA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도 비슷한 생각이다.FTA 반대론이 폭발력을 가지려면 감성적 투표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번 협상이 미국 주도의 일방적 행태로 이뤄지지 않아 2002년의 반미·민족 코드를 다시 이끌어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의 ‘반미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한·미 FTA가 아직 발효되지 않은 탓에 기대심리가 주류를 이루고 역효과 등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회적 효과보다는 경제적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결국 올 정기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의 처리 여부가 주요 포인트다.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FTA 영향력은 급격히 사라질 수 있다.FTA가 대선 지도에 어떤 궤적을 그릴지 지켜볼 일이다. jthan@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불포화 지방산의 보고 홍어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불포화 지방산의 보고 홍어

    삭힌 홍어를 먹어본 적이 있을 터이다. 처음 먹을 때는 역하고 매운 냄새에 약간 꺼리게 되지만 일단 맛을 들이면 그 독특한 맛의 중독성에 빠진다. 한 점 입에 넣고 숨을 들이쉬면 알싸하게 매운 맛과 지릿한 냄새가 입과 코 안을 자극하며 숨이 탁 막히는 듯 하다가 금방 코가 뻥 뚫리며 개운해진다. 이는 홍어에 들어있는 암모니아 냄새 때문이다. 홍어는 홍어목 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이다.‘본초강목’에는 태양어(邰陽魚)라 하였고, 모양이 연잎을 닮았다 하여 하어(荷魚), 생식이 괴이하다 하여 해음어(海淫魚)라고도 하였다.‘자산어보’에는 분어, 또 속명을 홍어(洪魚)라 하여 형태와 생태 및 음식으로서 나주(羅州)지방의 홍어에 대한 기호를 소개하고 있다. 가오리와 홍어는 매우 흡사한 모양이다. 하지만 가오리는 주둥이 부분이 둥글거나, 약간 모가 나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홍어는 주둥이가 뾰족하며, 굵은 꼬리 윗부분에 2개의 지느러미와 가시가 2∼4줄 늘어서 있다. 홍어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상업적 가치가 높은 어종이다. 톡 쏘는 맛이 나도록 삭혀서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홍탁(洪濁)이 가장 유명하며, 삭힌 홍어와 묵은 김치,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여 먹는 것을 삼합이라 한다. 전남 서남해안 지방에서는 잔치 음식에 삭힌 홍어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른 봄에 나는 보리싹과 홍어 내장을 넣어 ‘홍어앳국’을 끓이기도 하며 회, 구이, 찜, 포 등으로 먹기도 한다. 진짜 홍어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진한 암모니아 냄새를 물씬 풍기는 ‘홍탁’이나 찜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홍어의 맛은 코, 날개, 꼬리 순으로 매긴다. 날개 지느러미 부분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 회로 먹는다. ‘웰빙’이라는 코드에 꼭 맞는 홍어는 그 효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슬로푸드 발효식품으로 pH(수소이온농도)9.5의 강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꾸어줄 뿐 아니라, 단백질이 많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관절에 좋은 황산콘드로이친도 풍부하다. 처음부터 홍어를 좋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괴로움을 견디고 먹다 보면 어느새 그 자극이 쾌감으로 바뀐다. 제대로 삭힌 홍어로 만든 찜이나 탕을 먹다가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기도 하지만, 그 고통이 싫지 않을 만큼 짜릿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남도향기’는 여러 가지 남도 음식 중에서도 홍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흑산도 홍어와 칠레산 홍어를 모두 취급하는데, 어획량이 적은 흑산도 홍어는 당연히 가격이 비싸다. 칠레산 홍어라도 숙성이 잘 된 것을 취급하므로 맛이 흑산도산에 비해 과히 떨어지지 않는다. 이 곳은 홍어탕이 특히 유명한데, 잘 삭힌 홍어와 내장(애), 시래기나물 등을 넣고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으로 칼칼하게 끓여낸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직접 담근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개운한 국물의 비결이다. 녹아 내릴 듯 부드러운 살과 오돌오돌한 뼈도 맛있고, 진한 국물은 한 입 떠서 먹는 순간 코를 찡하게 만든다. 막걸리를 넣어 쪄낸 홍탁찜이나 홍어전, 홍어삼합 등도 모두 수준급이다. 식사를 시키면 딸려 나오는 나물과 젓갈도 하나같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전화 (02)567-4470. 흑산도 홍어탕 12만원, 홍어탕 5만원, 홍어삼합 5만원, 홍어전 3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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