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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잊힐 권리’와 ‘기억할 권리’ 사이 접점 찾길

    ‘잊힐 권리’를 법제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잊힐 권리란 네이버 등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어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위는 잊힐 권리를 담은 정보통신망법과 저작권법 개정안 논의에 들어갔다. 잊힐 권리를 맨 먼저 입법화한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이혼·전과 등 반추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디지털 주홍글씨’로 남아 새로운 삶의 시작을 방해하는 것 등은 문제라며 지난해 관련 법안을 확정했다. 내년 발효가 목표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더 중시하는 미국은 반대 분위기가 강하다. 잊힐 권리가 도입되면 페이스북, 구글 등 주로 미국 기업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찬반 논란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국내에서 추진 중인 법제화 작업은 정보 삭제권 발동 주체를 당사자로 국한했다. 자신이 작성한 글이나 동영상 등만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EU에서와 마찬가지로 언론 보도 등은 삭제 대상이 안 된다.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이나 사진 등은 표현의 자유와 상충되기 때문에 일단 ‘자신의 저작물’로 국한했다는 게 개정법안을 발의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측의 설명이다. 현행법상 자신의 저작물이라 하더라도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에 관한 것이 아니면 삭제 권한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있다. 법제화에 반발하는 인터넷 업체들은 지금도 당사자의 요청이 있으면 삭제해 준다고 해명하지만 실제 시정 건수는 많지 않다. 철없던 시절에 생각 없이 쓴 글 때문에 채용시험에서 탈락하고 옛 애인과 찍은 사진이 계속 인터넷에 떠돌아다녀 결혼생활이 파탄 나는 일이 현실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무차별 ‘신상털기’에 악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잊힐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를 법제화하기까지는 신중한 논의가 요구된다. 공인인 경우 잊힐 권리 못지않게 ‘기억할 권리’와 ‘알 권리’가 중요하다는 반론과, 법적인 권리 대상이 되느냐를 둘러싼 법리 논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복사·링크 등을 통해 무한정 복제되는 인터넷 공간의 속성상 기술적으로 잊히는 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인이 선거철에 민심을 현혹하는 글과 공약을 쏟아냈다가 선거 뒤에 슬그머니 삭제를 요구하는 등의 악용 소지도 차단해야 한다. 국회는 충분한 여론 수렴과 전문가 공청회 등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할 것이다.
  • 80조원대 선박평형수 시장 잡는다

    “80조원 규모의 선박평형수(船泊平衡水) 처리설비 시장을 선점하자.” 정부와 업계가 선박평형수 처리 설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해양수산부는 17일 선박평형수 처리시설 기술 개발 지원과 마케팅, 국제표준화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처리 기술업체 13곳과 학계·전문가 등은 이날 한국선박평형수협회를 설립했다. 선박평형수는 배에 화물을 싣고 내릴 때나 배가 정박할 때 배의 빈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선박 안의 평형수 탱크에 채우거나 바다로 빼내는 바닷물이다. 평형수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콜레라·물벼룩·독성 조류 등이 다른 해역으로 이동, 생태계를 교란하기 때문에 평형수 처리기술이 해양산업의 불루오션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04년 평형수 배출 과정에서 나오는 수중생물을 제거하는 협약을 채택했는데,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모든 선박은 이 처리기술을 갖춰야 한다. 이 협약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현재 IMO의 승인을 받은 평형수 처리 기술은 국제적으로 31개다. 우리 기업이 11개의 기술을 보유,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1조 2000억원 시장 가운데 국내 기업이 절반 이상인 6600억원을 수주했다. 협약이 발효되면 세계 선박평형수 처리시장은 2019년까지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해수부는 전망했다. 해수부는 평형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재 개발된 기술보다 수중생물을 1000분의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1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오는 10월 국내에서 국제포럼도 열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예보, 페이퍼컴퍼니 설립 파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금융당국도 모르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공개한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150여명의 한국인 관련 정보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조세피난처인 싱가포르와 조세정보 교환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협약 개정이 오는 28일 발효돼 탈세 추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보와 예보 산하 정리금융공사 출신 임직원 6명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6명은 유근우·진대권·김기돈·조정호·채후영·허용씨로 지금은 모두 퇴직했다. 이들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9월과 12월 페이퍼컴퍼니를 2개 세웠다. 예보는 부실 금융기관으로 퇴출된 삼양종금의 해외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내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페이퍼컴퍼니를 세웠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 2000만 달러 이상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예보가 아닌 직원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점이 문제”라며 “페이퍼컴퍼니 운영 내역을 관리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는 물론 국회에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가 예보에 매각자산 목록과 자금거래 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예보는 관련 자료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비공개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세부 내역 파악에 착수했다. 이날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페이퍼컴퍼니 및 관련자 추적을 일반 대중의 힘을 모아 ‘시민참여’ 방식으로 추진키로 하고 10개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10만여개의 페이퍼컴퍼니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ICIJ의 한국 측 파트너인 뉴스타파가 공개한 정보에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관련 서류에 적힌 영문 이름과 한글로 바꾼 이름, 주소, 신원이 확인된 경우 직업 등의 인적사항이 담겨 있다. 한편 오는 28일 발효되는 ‘한·싱가포르 조세조약 개정협약 의정서’에는 ‘은행, 수탁인 등이 보유한 정보 또는 소유지분과 관련된 정보라는 이유로 상대국에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등 내용이 추가돼 두 나라가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화천 산채밥상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화천 산채밥상

    별빛이 길을 안내하던 산골짜기에도 전기불이 들어오고 휴대전화가 펑펑 터지니 ‘궁벽한 오지’가 사라진 시대다. 하지만 살면서 심산에 숨어들어 사나흘 세상을 잊고 싶을 때가 있다.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면 좋겠다. 걸어온 내 경계를 지울 수 있으니까. 산이 가로막아 한나절은 걸어야 닿는 곳이면 좋겠다. 중간에 맘 바뀌어 돌아서지 못하게. 구들에 장작을 밀어 넣어 주고, 산 쪽 으슥하게 자리 잡은 화장실이 무서워 밤이면 풀숲에 실례를 하는 곳. 허나 아침이면 내 어머니를 닮은 촌부가 조물조물 열두 가지 나물을 무치고 된장찌개 바글바글 끓여 한 상 내오는 곳. 처음 보는 주인집 아저씨와 오래된 식구처럼 한 뚝배기에 숟가락을 담그는 곳. 밥상 물리기도 전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몰려와 서울 사람 참견을 하는 곳. 비 오는 날 계곡 돌 굴러가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와르르와르르 요란한 곳. 들꽃이 흔들릴 때마다 두고 온 일상에 대해 내 뇌가 삭제 버튼을 작동시키는 곳. 그렇게 산과 강이 가로막은 곳을 찾아, 치유의 밥상을 찾아 떠난 곳은 강원 화천 속의 오지 비수구미였다. 오죽하면 호랑이 소동으로 마을이 알려졌을까. 화전 일구고 나물 뜯고 뱀을 잡아 생계를 이어 가던 자연이 전 재산인 동네인데, 트레킹 코스가 생기면서 숲에서 사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마을은 4년 전 내려온 도회지댁 나 홀로 혜자씨만 빼면 나머지 세 가구는 토박이다. 그 덕에 우린 산 여인들이 억척스럽게 따낸 산채 밥상을 받는 호강을 누린다.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해산(日山)의 발목, 비수구미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최북단이면서 가장 길다는 해산터널(1986m)을 지나 구절양장 멀미 나는 곡예 길을 내려가는데 비포장도로로 20여분 갔을까. 길이 끊겼다. 강 건너 빈 배로 보아 강을 건너야 마을로 들어서지 싶다. 어쩌자고 비는 내린다. 차에 옷가지를 놔둔 채 렌즈 배낭만 달랑 메고 산 위쪽으로 열린 이른바 ‘올레길’로 접어들었다. 20여분 걸으니 ‘출렁다리’가 나온다. 다리 건너 첫 집이 이장 댁이다. 간밤 비로 계곡물이 제법 불었다. 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예약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작정 숨어든 것이고, 비가 와서 길이 패어 난장인데 산을 넘어온 여인을 보고 이장 부부는 할 말을 잃은 듯했다. 마루로 올라서며 밥을 주셔야 하고 잠도 자야겠다고 생짜를 놨다. 일순 어이없는 웃음이 터졌다. 난 안방에서 커피를 마신 것으로 하룻밤 허락받았다고 간주했다. 열목어가 노닌다는 계곡을 돌고 오니 둥근 ‘양은 밥상’이 안방으로 들어왔다. 가운데에 된장찌개가 놓이고 찬은 비린 것 한 토막 없는, 모조리 나물이다. 허나 귀한 병풍쌈이 올랐다. 데쳐 놓은 이파리를 집어 손바닥에 펼치니 차고도 넘친다. 병풍쌈을 반 갈라 손에 얹고 밥 한 수저와 집 고추장, 무장아찌를 얹었다. 커서 볼이 미어지겠다. 오물오물 그 큰 잎을 씹느라 머릿속 잡념이 모두 지워졌다. 꿀꺽 넘기니 기분이 묘하게 좋아진다. 은은한 향과 매끄러운 식감이 역시 나물의 여왕이지 싶다. 마치 유년 시절 ‘밥상의 묵언’을 강조하시던 아버지와 겸상한 것처럼, 난 이장 어르신과 수시로 수저를 부딪치며 말없이 한 뚝배기 속 된장을 퍼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나물, 고봉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비워졌다. 텔레비전이야 세상 얘기를 떠들건 말건, 치열하게 집중한 밥상이 얼마 만인가. 나물 찬과 따뜻한 밥 한 그릇의 위로가 참으로 크다. “병풍쌈은 해발 1000m 이상 깊은 곳에서 자생해요. 약간 습하고 그늘진 곳을 좋아해서 여성들은 접근하기 힘듭니다. 각종 비타민과 섬유질이 많아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하죠. 따놓기 무섭게 팔려 나가요. 밥상에 올라온 나물은 다 집 주변에서 채취한 거예요. 갓 딴 나물의 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정말 맛있는 것은 말린 묵나물이에요.” 그러고 보니 환갑이 넘은 이장 김상준씨(62) 얼굴이 장판처럼 팽팽하다. 열 살은 젊어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부부는 “산나물만 먹어서 그렇다”며 활짝 웃는다. 약속 없이 들이닥친 손님이라 찬 걱정을 하더니만 다음 날 아침 밥상은 산채가 더 늘었다. 데쳐서 들기름에 무치고, 볶고, 조물조물한 나물 찬이 12가지다. 집 두부 숭덩숭덩 썰어 넣고 직접 발효시킨 청국장이 올라왔다. 20년간 고집 부리던 아침 단식이 무너졌다. 이 정갈한 나물 밥상을 보고 어찌 식탐이 안 생길까. 아주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우체국 일을 겸하는 김 이장을 따라 강가로 나왔다. 배 건너편에는 ‘이장님 배’를 타고 파로호 다른 언덕배기로 가야 하는 두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밥이란, 밥상이란 이래야 한다. 산이 텃밭인데 더 무엇을 바랄까. 봄 볕 좋은 날 장을 담가 항아리에 다독거려 놓고 깊은 산중 그윽한 산채를 따다 쌈을 싸 먹는 소박한 영혼의 음식. 도시의 독기를 빼기 위해 단 며칠이라도 그 산중 밥상과 마주하기를 당신에게만 귀엣말로 속삭이노니. “떠나세요.” 글 사진 화천 음식평론가 손현주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강원도 화천군 동촌2리. 비수구미 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트레킹을 하거나 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화천에서 해산령터널을 지나자마자 우측에 트레킹 쪽문이 열려있다. 6㎞ 약 2시간 코스. 두 번째는 배편. 평화의 댐 20m 전, 비수구미 이정표를 따라 비포장 길을 내려가면 선착장에 닿는다. 민박에 연락해 배를 타거나 최근 산 쪽으로 난 출렁다리 길로 걸어 들어가는 방법이다. 20분 소요. 해산민박 이장 댁과 만동이네집이 산채 밥상을 내놓는다. 예약 필수. 계절맛집(지역번호 033) 해산민박 이장 댁(김상준, 442-0962, 산채 밥상, 닭도리탕), 만동이네집 민박(김영순, 442-0145, 산채 밥상, 붕어찜 등 민물 생선 요리), 비수구미 산장 펜션(이혜자, 442-0994)
  • 새달부터 이란 수출제재… 철강·車부품 타격

    새달부터 미국 이란제재법(ISA)이 발효됨에 따라 이란과 거래하는 국내 업체들의 수출과 해운 운송이 중단된다. 이란 수출 비중이 큰 중소기업과 자동차 부품, 철강업체 등이 큰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최근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 교역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교역여건 변화에 맞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은 지난 3일 국방수권법 행정명령을 통해 새달부터 ▲이란의 에너지·조선·해운·항만 ▲철강 등 원료·반제품 금속 ▲자동차 생산·조립 관련 거래는 금액과 관계없이 제재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이란의 석유자원 개발이나 정유 제품 생산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물품·용액을 일정 금액 이상 거래할 경우에만 제재를 받았다. 이번 조치로 무역제한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해운선사들이 이란으로 들어가는 화물운송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제재 대상이 아닌 물품들이 이란에 들어가기도 예전보다 힘들게 됐다. 이미 한진해운은 부산 출발 기준 지난 7일까지 운송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현대상선은 오는 14일 이후 잠정 중단한다. 특히 수출처 변경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對)이란 수출 규모는 62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수출 규모는 30억 4437만 달러를 차지한다. 이란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 중소기업은 2300여곳 중 530여개에 이른다. 또 지난해 자동차 부품 수출 규모는 2억 달러, 철강 원료 및 반제품은 14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무역규제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고 원료나 업종 범위만 공개됐다. 이 때문에 당장 새달부터 수출 업체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달 초 미국 당국에 세부 규정을 요청한 상태지만 규제 법안 발효일인 새달 1일까지 세부 지침이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발효일까지 세부 지침이 나오지 않으면 우선 유럽연합(EU) 대이란 제재 조치 세부 지침을 준용해 기업들에 알린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열린세상] 관광공사의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허용하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관광공사의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허용하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나라마다 외래관광객 유치 전쟁이 한창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관광객 수는 이미 10억명을 넘어섰고, 관광 수입은 1000조원을 돌파했다. 2030년에는 국제관광객 수가 18억명에 이르고,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5억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우리나라에 온 외국관광객은 1114만명으로 우리 관광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으며, 관광 수입은 141억 달러를 기록하여 관광수지 적자 폭은 16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그만큼 우리에게도 국제관광이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관광(觀光)은 말 그대로 그 나라의 빛, 곧 문화를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가 크게 높아진 데는 한류를 비롯한 문화의 힘과 실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관광산업은 이처럼 나라의 무형 자산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높은 외화 수입을 창출하는 효자산업이다.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 관광산업을 국가 17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여 지원하려 했고, 또 세계 각 나라가 다양한 관광산업 지원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는 새 정부 들어 관광산업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최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인천공항공사가가 벌이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의 인천공항 면세점 퇴출 작업이다. 지난 2월 26일 면세점 입찰을 공고하면서 공공기관 및 계열사를 신청 대상에서 제외시켜 50년 이상 면세점을 운영해 온 한국관광공사는 신청자격조차 얻지 못했다. 물론 이 같은 방침은 지난 정부의 이른바 공공선진화 정책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현 정부가 이를 시정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지금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가 한국관광공사에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도록 지원해야 할 이유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제대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 등 6대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올해만 7조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전망이다. 관광산업이야말로 고용유발효과가 제조업의 거의 2배, 정보기술(IT) 산업의 5배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 산업이다. 이 같은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는 어차피 국가예산을 써야 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수익으로 국민세금으로 운용되는 국가보조금 일부를 대체하는 것이 국민이나 정부에 더 나은 선택이다. 둘째, 수입의 많은 부분을 관광 관련 산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인천공항은 관광진흥을 위해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 인·아웃바운드 관광객을 합치면 거의 2500만명에 이른다. 이들 없이 인천공항은 존재할 수 없다. 50여 년 전 한국관광공사가 공항 면세점 운영을 맡았던 것도 일찍이 공항과 관광의 직접적 연관성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한국관광공사에 항상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셋째,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이다.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에 공항 관리의 독점운영권을 부여한 것은 수익성 못지않게 공적 기능을 잘 감당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공항 면세점에선 비싼 외국 제품만이 아니라 국산 제품이 많이 판매되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현재 입점 중인 롯데와 신라에 비해 거의 2~4배에 이르는 국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공적 기관으로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은 이 같은 취지에도 부합한다. 넷째, 지난 50여년간 한국관광공사가 수행해온 공항 면세점 운영에 관한 기여도가 존중되어야 한다. 일반 시장에서도 이른바 권리금이라는 게 있다. 현재 인천공항의 면세점 운영은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면세점의 명성은 그간 한국관광공사가 키워온 노하우와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일반 기업에 부여하는 조건과 다른 특별한 임대조건을 제시해 면세점을 운영토록 허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이달 말이면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운영이 끝난다고 한다. 머뭇거릴 시간도 이유도 없다. 관계당국은 당장 한국관광공사가 인천공항 면세점을 계속 운영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잘 운영해서 창조경제에 부응하는 관광 진흥에 기여하도록 더욱 지원해야 할 것이다.
  • 남북 화해모드… 지자체 교류사업 기지개

    남북 화해모드… 지자체 교류사업 기지개

    남북 간 대화 물꼬가 트이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남북교류사업도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 1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중단된 지자체 차원의 경제·문화·스포츠 등의 남북교류사업을 적극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2∼13일 서울에서 남북당국회담이 열리는 등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정지 상태였던 남북교류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는 올해 초 문화·체육분야 교류, 환경분야 협력, 보건·의료 지원, 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 재난재해 구호 등 6개 분야에 걸쳐 남북교류협력사업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특히 경평축구대회와 서울시향 평양 공연이 포함된 문화·체육분야 교류는 박원순 시장이 임기 내 달성하려고 욕심(?)을 내는 중점사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의 협상 추이에 따라 할 역할이 있다면 적극 추진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평양 의학과학원 종양연구소 등 북측의 낙후 의료시설에 대한 의료장비, 의료용 소모품, 의약품 및 기자재 등 지원에 10억원, 경평축구대회와 시향 평양공연 추진비 10억원, 북측의 영유아나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빵, 우유, 옥수수, 밀가루 지원액 15억원, 육묘용 비닐 박막과 농자재 지원 5억원 등 45억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핵 문제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집행엔 엄두도 내지 못했다. 2004년부터 조성한 기금은 189억원이다. 인천시는 개성공단 폐쇄 등 모든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도 중국 단둥(丹東)에 북한 근로자 28명을 고용해 축구화 공장을 운영함으로써 남북협력의 끈을 이어 왔다. 시는 중·장기적으로 강화군 교동도에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산업단지를 조성, 개성공단 문제점을 보완하는 제2개성공단 성격의 경제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인천-개성-해주 3각 클러스터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조성 추진, 서해를 평화와 번영의 바다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과 유사하다. 아울러 임산부·영유아 지원과 산림녹화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도적 사업은 2005년부터 해마다 실시했으나 2011년 5∼7월 말라리아 공동방역을 실시한 게 마지막이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2005년 남북교류협력조례를 제정한 뒤 120억원의 기금을 모아 85억원을 집행했다”며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당장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교류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오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북한 참관단이 참여하는 방안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여를 위해 노력해 왔다. 광주시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도 준비해 온 교류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올해 남북교류협력사업비 67억원을 편성하고도 남북경색 탓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도는 지난해 중단된 말라리아 남북 공동방역, 결핵치료 지원, 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개풍양묘장 지원, 농축산 협력도 재개할 계획이다. 특히 2008년 시작된 말라리아 남북공동 방역 사업의 경우 매년 6~9월이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시기임을 감안, 북측과 협의한 후 빠른 시일 내 추진할 방침이다. 도는 개성 한옥 보존 등 문화교류사업도 재개하기로 했다. 개성 일대 고려시대 유적이 오는 16~27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지속되다가 중단된 ‘감귤 북한 보내기’ 사업을 다시 펴기로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으로 운송비 등을 지원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운송비 지원을 거부해 중단됐다. 전남도도 평양 비닐온실과 콩 발효식품공장 건립 등의 대북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도는 2008년부터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모아 2011년 목표액 10억원을 채우자 50억원으로 늘려잡는 등 대북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종합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전통주/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최근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의 건배주는 ‘복순도가’라는 경남 언양의 시골 막걸리였다. 이 막걸리는 지난해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면서 마셨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천연 탄산가스 때문에 샴페인 같은 상쾌한 느낌이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막걸리를 가장 좋아한 사람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1966년 여름, 박정희는 경기도 고양에 있는 골프장에 다녀오는 길에 목이 컬컬하다며 삼송동 ‘실비옥’이라는 막걸리 주막에 들렀다. 그 집의 막걸리 맛에 반한 그는 사망할 때까지 14년 동안 청와대로 배달시켜 마셨다고 한다. 지금도 ‘배다리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고 ‘배다리 술박물관’에는 막걸리를 마시는 박 전 대통령의 밀랍 인형이 전시돼 있다. 몇 년 전 뜨겁게 불던 막걸리 열풍이 점점 식어가 전통주 업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술은 본래 유행가처럼 시류를 타지만 아직은 우리 술에 대한 애정이 확고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와인이나 사케 같은 외국 술을 선호하고 맥주에 소주를 타서 마시는 폭탄주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통주 전문가’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죽어가는 전통주를 살리겠다고 나선 것은 그래서 반갑다. 우리 전통주는 지역마다 원료와 제조방법, 맛이 다르다. ‘앉은뱅이 술’로 불리는 한산 소곡주, 문배나무의 향이 난다는 문배주, 국화로 빚는 경주 황금주, 송화와 찹쌀로 빚는 완주 송화 백일주, 옥수수로 빚는 강원도 옥로주, 연잎을 재료로 하는 아산 연엽주 등은 모두 귀한 우리 술이다. 또 배와 생강으로 만드는 이강주, 대나무가 원료인 죽력고, 색깔이 붉은 진도 홍주, 술이 곧 안주이고 안주가 곧 술이라는 진양주, 소주의 최고봉 안동소주 등 아직도 수십 종의 전통주들이 명주로 꼽히고 있다. 전해져 오는 전통주는 수백에서 수천 종에 이르겠지만, 상당수는 자가 제조와 소비의 형태이다. 그 다양성이 판매 시장을 좁히는 독이 되었고 명맥이 끊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막걸리를 위시한 전통주는 1970년대에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통주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배상면 국순당 창업자가 별세했다. 고인의 호는 ‘또 누룩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우곡’(又麯)이다. ‘백세주’로 전통주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시장의 침체 속에서 소위 ‘밀어내기’ 파동을 지켜봐야 했다. 전통주 연구와 더불어 주류시장에서 우리 술의 위상을 높인 고인의 업적만은 평가할 만하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부고] 전통주 개척자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

    [부고] 전통주 개척자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

    우리나라 전통주의 시장을 개척한 배상면(裵商冕) 국순당 창업자가 7일 오후 5시 10분 숙환으로 타계했다. 89세. 고인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진 우리 술을 복원하고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우리 술 개발에 평생을 바쳤다. 1924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대 농예화학과 시절 누룩 연구를 시작한 이래 60년간 전통주 외길을 걸었다. 1952년 대구에 기린 주조장을 경영하며 쌀을 원료로 한 ‘기린소주’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뒀다. 고인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내세울 만한 우리 술이 없다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본격적인 전통주 제조에 뛰어들었다. 1982년 옛 문헌에서 찾아낸 ‘생쌀발효법에 의한 전통술 제조특허’를 취득하고 이듬해 국순당의 전신인 배한산업을 창립해 1991년 ‘백세주’를 개발, 출시해 기존 주류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전통주 시장을 열었다. 우리 술 연구를 천명으로 삼았던 고인의 가업을 자녀들도 이어받아 장남 중호씨가 ‘국순당’을, 장녀 혜정씨가 ‘배혜정도가’, 차남 영호씨가 ‘배상면주가’ 등을 각각 경영하고 있다. 유족은 부인 한상은씨와 아들 중호·영호, 딸 혜정씨 등 2남 1녀. 빈소는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 오전 8시. (02) 3010-2000.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이슈&논쟁] 시간제 일자리

    [이슈&논쟁] 시간제 일자리

    정부가 4일 발표한 ‘일자리 로드맵’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로 현재 64% 수준인 고용률을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해 내세운 핵심 방안이 ‘시간제 일자리’ 확대다. 지금까지 노동 현안의 쟁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됐으나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면서 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북유럽형 선진 모델로 고용 안정과 평균 노동시간 감소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양산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른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배규식 한국노동연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 “정규직 전일제와 동등한 지위 부여, 양질의 시간제 고용모델 개발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시간제 일자리 활용’ 발언 이후 시간제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단순히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내놓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먼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시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 혹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잘 만들어 활용하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일·생활 균형, 결혼한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 지속가능한 정년연장, 노동시간의 유연한 활용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혹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고, 기존의 남성 외벌이 모델에서 벗어나 맞벌이 모델로의 전환을 도우며, 고용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적인 제도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업무수요가 하루 중 시간대별로 변화하거나, 요일별로 변화하는 데 맞춰서 노동공급량, 즉 업무를 담당할 근로자수를 변화시켜서 업무수요와 노동공급을 시간대, 요일별로 일치시키는 수단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정규직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제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근로자들의 필요에 부응하며, 사용자들의 업무상 수요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에 널리 존재하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바탕으로 양질의 시간제 고용모델을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질 나쁜 시간제 일자리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기존 정규직 전일제와 거의 같은 지위와 역할을 담은 내용으로 개발해야 한다. 둘째,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일제를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정착시키는 과정을 선행하여 널리 존재하는 잠재적 수요를 일깨우고 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렇게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한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역으로 다시 정규직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부문에서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을 선택할 수 있고 잠재적 수요를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 근로자들에게 여러 가지 필요에 따라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시간제 일자리 적합직종에서만 정규직 전일제를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를 필요한 양만큼 많이 만들 수 없다. 셋째, 시간제 정규직 채용을 통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노력은 신중해야 한다. 시간제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일제 정규직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있다. 일단 시간제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거의 대부분의 젊은 근로자들은 전일제 정규직 자리가 없어 시간제 정규직을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어서 전일제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근로자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정규직 전일제의 정규직 시간제 전환 정책이 우선적으로 추구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무엇인지 이런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정부 정책 가운데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개선될 수 있다. 또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노사 그리고 근로자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 ■ [反] 이태의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본부장 “비정규직 차별 확산되고 고착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물거품”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만에 나온 일자리 정책이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서 취업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올곧은 일자리’,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이름을 붙여 취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희망처럼 보이겠지만, 차별을 당하며 생활하는 비정규직인 우리에게는 차별을 확산하고 고착시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 하반기에 1만명을 채용하고 전문영역부터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다니 학교가 비정규직 고용정책의 실험장이 될 것이란 것을 경험으로 직감하게 된다. 학교에는 비정규직이 80여개 직종에 25만명 정도가 있다. 회계직으로 분류되는 인원만 15만명인데, 비정규직보호법이 발효되고 나서 지난 5년간 오히려 70% 이상이 늘어났다. 학습인턴교사 등 단기간 시범사업은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학교 비정규직 대부분은 근무 일수와 시간을 따져 가며 근로계약을 맺는데 시간제 일자리는 상시업무 종사자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급식실의 경우 150~200명당 1명을 기준으로 조리원을 배치하는데, 급식시간에 맞춰 조리하기에도 바빠서 2~4시간짜리 배식 전담 보조 인력을 채용한다. 노동 강도를 낮춰 건강하고 안정된 근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더 나쁜 일자리로 대체해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도 차등을 두어 개선할 여지마저 막고 있는 것이다. 돌봄 교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해서 돌봄 교실 운영시간을 늘리고 돌봄 교사 1명이 4~8시간 하던 일을 2명이 맡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교육청은 근무시간을 줄여 1주당 15시간 이하로 계약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초단시간 근로 종사자에게는 퇴직금 등을 주지 않아도 되는 등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이 올해 초 경북 전역에서 교육청 지시로 실제로 벌어졌고, 부산에 있는 방과 후 전담 인원들은 형편없이 나빠진 근로조건을 거부해 해고를 당했다. 야간에 학교를 지키는 당직기사들은 근로시간 문제로 인권까지 침해받고 있다. 당직기사들은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30분까지 16시간을 근무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매주 금요일에 출근해 월요일 아침에 퇴근하고, 명절 휴가기간에는 심지어 9일 동안 학교에서 지내기도 한다. 그런데도 월급은 100만원도 안 된다. 학교는 심야 근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부도 학교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무료 노동, 임금 착취를 묵인하고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제 근로는 학생 수업을 지원하는 전문 인력에게는 더 가혹하게 적용된다. 예술 강사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지원을 받으며 10여년을 교육에 이바지해 왔다. 그러나 수업시수를 주당 15시간 이하로 규제하여 근로기본권을 침해하고 고용보장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않고 수업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교육지원 비정규직은 연수나 자기개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방인이고 유령이다. 시간당 단가를 조금 더 늘린다고 좋은 일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시간제로 운영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새로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될 뿐이다. ‘뜨거운 얼음’이 없듯이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 美·中 정상회담 의제로 탈북자 인권 부상

    한국행을 희망하던 탈북자 9명이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추방당해 강제 북송된 가운데 탈북자 인권 문제가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송된 10~20대 탈북자 9명에 대한 국제사회의 안전보장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달에 연쇄적으로 열리는 미·중, 한·중 정상회담의 뜨거운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인권법 등을 통해 탈북자 인권 문제를 중시해온 미국으로선 북한 정권의 조직적인 탈북 저지가 중국을 넘어 주요 인접국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환기할 가능성이 높다. 탈북자 강제북송 자제 및 인도적 처리 희망 등을 담은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가 시 주석에게 전달될지 주목된다. 당장 미 국무부는 이번 라오스 탈북자의 강제 북송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9명의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 국가들이 자국 영토 내에서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데 협력하고, 유엔의 난민지위 관련 규정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안팎에서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은 2004년 탈북자 보호 지원 등을 담은 ‘북한인권법’을 발효시킨 데 이어 미 의회는 올 1월 탈북 아동의 인권 보호 및 가족상봉등을 촉진하는 ‘북한아동복지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서울 외교가에 따르면 탈북자 처리 문제는 미·중 간 의제로, 정기적으로 논의돼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난해 3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는 한국, 중국과 계속 논의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었다. 미 고위급 인사들도 수시로 중국 측에 탈북자 인권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북한아동복지법을 발의한 에드 로이스(공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시 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가 미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 강제 송환의 대안을 찾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까면 깔수록 신통방통한 식품포장의 과학

    [주말 인사이드] 까면 깔수록 신통방통한 식품포장의 과학

    더위가 찾아오면 주부들에겐 음식 관리하는 것도 일이다. 냉장고에 넣어놓는 것을 깜박하거나 국이나 찌개를 보르르 다시 끓여 놓지 않으면 한나절도 못 가 쉰내가 펄펄 난다. 마시다 만 우유는 말할 것도 없다. 이 대목에서 이상한 점이 있다. 마트나 가게 등에서 파는 먹거리는 잘 쉬거나 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몰래 방부제라도 듬뿍 쳐놓은 걸까. 답은 식품 포장 기술에 있다. 식품업계가 포장에 투자하는 비용은 전체 생산비의 4% 정도다. 심지어 콜라나 사이다, 우유 등의 음료 업체는 패키징에만 전체 생산비의 50% 이상을 쏟아붓는다. 맛과 선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식품 포장은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와 주스를 마실 수 있는 것도, 냉장육을 먹을 수 있는 것도, 3분이면 카레밥이 가능한 것도 모두 포장 기술이 발전한 덕이다. 먹는 것을 감싸던 봉지를 넘어 자신의 영역을 무섭게 넓혀 나가는 식품 포장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국내에 즉석밥이 등장한 지 딱 20년이다. 1993년 천일식품에서 내놨던 냉동 볶음밥이 국내 최초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상품이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밥맛이 문제였다. 냉동 과정을 거치면 쌀에 있는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에 밥이 푸석푸석해지기 마련인데 고객은 귀신같이 차이를 짚어냈다. 그 후 3년 뒤인 1996년 CJ제일제당의 햇반이 등장하면서 즉석밥 시장은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일본의 ‘무균 포장’ 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것인데 이 기술은 상온에 밥을 놔둘 수 있는 시간을 무려 6개월로 늘렸다. 밥하는 과정이나 재료도 다르지 않다. 무균 포장 기술의 포인트는 즉석밥 안에 일체의 미생물이 들어갈 수 없도록 포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밥을 짓는 취사부터 포장재에 밥을 넣은 충진, 포장 과정까지 모두 엄격하게 무균시설 안에서만 진행한다. 밥공기 역할을 하는 보관 용기는 산소를 차단하기 위해 3층 구조로, 뚜껑 노릇을 하는 비닐은 4겹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식품 공장과는 달리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 등을 갖춰야 하기에 당시 초기 설비 투자비만 100억원 이상이 들었다. 새 기술은 갓 지은 밥과의 맛 간극을 줄여 놨다. 제품 가격은 1050원(210g 소비자가격 기준). 당시 일반 음식점의 공깃밥 한 그릇 값이 1000원 선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그리 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즉석밥은 지난해 국내에서 1억 3772만 8571개가 팔렸다. 국민 한 사람당 두세개씩 먹은 셈이다. 얼리지 않고 육류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특별한 장치도 있다. ‘가스 치환 포장(MAP: 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방식’ 이 대표이다. 명절 고급 한우 선물세트 등에는 이 포장법이 이용된다. MAP는 포장 속 공기를 모두 없애고 나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다시 넣는 방식이다. 고기 속에서 호흡하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켜 진공포장보다 3일가량 더 선도를 유지해 준다. 덕분에 7일 정도는 부패를 막을 수 있다. 모든 육류는 근육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있다. 이 단백질은 산소와 결합하면 며칠간 선홍색을 띤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붉은빛으로 고기의 식감을 높여 주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기는 점점 암적색을 띠게 된다. 과학 시간에 배운 산화 현상이다. MAP 포장은 이런 산화를 막고 세균과 곰팡이의 생육도 억제한다. 제과점의 신선함과 경쟁해야 하는 제빵업계에서도 MAP 방식을 도입한다. 우리나라에선 샤니와 삼립식품 등이 발 빠르게 이 방식을 적용했다. 꿀호떡, 호빵, 백설기 등 쉬 상할 만한 제품에 이 기술을 도입했는데 일부 제품에선 포장 하나 바뀐 덕에 매출이 1.5배나 뛰었다. 맛 이상으로 향이 중요한 식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커피인데 향을 잃으면 가치의 반을 잃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로스팅 과정을 거친 원두커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차츰 감소된다. 공기 중에 노출되면 원두 향이 이산화탄소와 함께 날아가 버리고, 산소와 습기를 만나면 산화되기 마련이다. 결국 볶은 원두 포장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습기나 빛, 공기를 차단하는 게 관건이다. 밸브포장, 진공포장, 질소포장 등이 주로 사용된다. 밸브포장은 커피 포장지에 밸브를 달아 내부의 기체는 외부로 나올 수 있지만 외부의 공기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하는 방식이다. 스타벅스가 쓰는 ‘향 보존 팩’은 원두의 향은 보존하되 원두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가스는 밖으로 배출한다. 커피 포장에서 쓰이는 질소는 과자 포장에도 쓰인다. 과자는 적고 질소만 많다는 뜻에서 최근 ‘질소 과자’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지만 과자 봉지 속 질소는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이 있다. 과자의 부서짐과 산화를 막는 일이다. 봉지에 담긴 과자는 기름에 튀긴 것이 많은데 기름은 공기를 접하면 쉽게 산화 반응을 일으킨다. 그만큼 맛과 색이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활성기체인 질소는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비교적 오랫동안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보통 과자의 유통기간은 6개월 정도인데 질소 충전을 했을 때 가장 오래 제대로 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면서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질소 충전이 단순히 양을 부풀려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유불급인 법. 환경부는 “소비자를 현혹할 소지가 있다”며 오는 7월부터 과자 봉지 내 빈 공간이 전체 공간의 35%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우유처럼 상하기 쉬운 제품을 지금처럼 종이 팩에 담아 먹을 수 있는 건 1952년 스웨덴에서 개발된 테트라팩 덕이 크다. 폴리에틸렌수지와 종이, 알루미늄 코팅 등을 교대로 겹쳐 만든 테트라팩은 우유부터 주스, 두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자외선과 산소, 수증기 등의 투과를 막아 천연 음료도 7주~6개월가량 상온 보관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분야의 독점적 지위 덕에 지난해 테트라팩이 전 세계에서 번 돈은 111억 6000만 유로(약 16조 5066억원)다. 늘어난 유통기간만큼 수출입도 늘었다. 음료시장에 다국적 기업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포장기술 덕이다. 지금은 너무 흔해져 구닥다리처럼 여기지만 통조림과 알루미늄 캔도 산업혁명 이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위대한 발명품이다. 포장에는 첨단 기술도 도입된다. 일부 포장은 스스로 식품의 신선도나 상태를 나타내는 신호등 역할을 하기도 한다. 포장에 붙은 특수 표시부(인디케이터)가 김치 같은 발효 식품의 숙성도를 나타내거나 고기, 야채의 신선도를 보여주는 식이다. 선진국에선 일부가 실용화 중이다. 일례로 유럽에선 유통기간이 지나면 포장지에 붙은 바코드 표시가 자동적으로 사라지도록 한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유통기간이 지난 물건이니 사지도 팔지도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허도 투자도 연구도 부족해 매년 해외에 로열티만 무는 게 현실이다. 김재능 연세대 패키징학과 교수는 “식품을 포함한 세계 포장산업 시장은 755조원 규모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4%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면서 “선진국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기고] 바다의 날은 새 번영을 꿈꾸는 날/강정극 해양과학기술원장

    [기고] 바다의 날은 새 번영을 꿈꾸는 날/강정극 해양과학기술원장

    해양수산부가 최근 발표한 ‘해양과학기술 국민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양과학기술이 국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92.6%나 됐다. 관련 기술이 해양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91.3%를 차지했다. 또한 해양 영토주권 강화와 해양자원 선점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자는 각각 82.9%와 84.9%로 집계됐다. 자원 고갈, 식량 부족, 지구 온난화 등 급변하는 지구 환경의 대안으로 전 세계가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 국민들도 해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은 더 이상 자연 자원만이 아닌, 인류의 생존과 국가의 번영에 직결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31일 ‘제18회 바다의 날’이 해양의 가치와 국가적 활용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바다의 날은 1994년 11월 유엔 해양법 협약이 발효된 이후 국가 간 해양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자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해양 개척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1996년 제정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왜 바다의 날을 제정하고 해양강국을 외치는 걸까.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기후변화의 최대 조절자이다. 바다에는 전통적인 수산자원부터 희토류, 메탄하이드레이트와 같은 신에너지 자원까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자원이 무궁무진하게 매장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바다에 인공 섬을 건설하거나 바닷속에 거주지를 조성함으로써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해양’은 인류에게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해상 영토가 육상의 4.5배에 달하는 우리에게 해양의 가치는 더욱 높다. 이러한 천혜의 해양조건을 제대로 이용해 ‘2020년 세계 5대 해양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포괄적인 해양 비전이 필요할 때다. 해양과학기술의 발전은 해양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세계해양레저산업의 경우 2010년 기준으로 751억 달러(약 80조원)로 성장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양레저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요트·모터보트 등 유망제품 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우리나라의 뛰어난 선박 제조기술과 정보기술(IT), 전자·자동차 관련 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 해양플랜트 역시 시장 규모가 2030년 5039억 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기자재 국산화율을 높여야 하며, 전 세계 시장규모가 약 80조원으로 추정되는 선박평형수 처리시장 또한 선점해 나가야 한다. 해양생명공학 분야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연간 30억~5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어 미래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해양산업 관련 기업의 영세성과 뒤떨어진 산업화 수준, 낮은 연구개발(R&D) 투자 그리고 부족한 고급 인력 확보 등 현안 해결이 시급하다. 극지 연구, 기후 변화 등 해양영토 경제와 해양기상 분야에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바다의 날이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해 왔다면 18번째 ‘바다의 날’은 바다를 미래 국가 영토의 신개척지로 재정립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 공정위·국세청 ‘막걸리 충돌’ 애꿎은 제조업자들만 골탕

    공정위·국세청 ‘막걸리 충돌’ 애꿎은 제조업자들만 골탕

    존재 이유가 전혀 없는 규제는 없다. 아무리 낡은 규제도 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그러다 보니 규제를 풀려는 사람들과 규제를 존속시키려는 사람들 사이에 이견과 갈등이 빚어진다. 박근혜 정부가 규제 혁신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만큼 앞으로 정부부처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는 규제를 둘러싼 정부기관 사이의 대립에서 애꿎은 국민들만 낭패를 보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일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사이에 벌어졌다. 현재 2ℓ로 묶여 있는 막걸리 용기 크기의 규제를 10ℓ로 푸는 방안을 둘러싸고서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확정됐다고 밝힌 규제 개선 방안 중 하나다. 막걸리 제조 원가를 줄여 판매처를 늘리고 소비자가격을 낮춘다는 게 공정위의 계획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국세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표 한 달 후(지난해 10월) 추진된다는 일정까지 제시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국세청은 여전히 반대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막걸리 용기 규제를 풀기에는 아직 제조사들의 의식이나 시설수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재철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26일 “지난해 공정위의 요청이 들어왔을 뿐이지 우리는 합의한 적이 없다”면서 “용기가 커질 경우 위생 문제에 더해 탈세의 가능성도 한층 커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우리가 국세청과 합의도 안 된 내용을 섣불리 발표부터 했겠느냐”면서 “반드시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간 이견의 틈바구니에서 막걸리 제조·판매업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경기 가평에서 막걸리 제조업을 하는 박모씨는 “정부 발표만 믿고 용기부터 만들었으면 어떻게 될 뻔했느냐”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는 조모씨는 “주전자에 넣어서 막걸리를 팔기 때문에 10ℓ까지는 아니더라도 2.5~3ℓ만 돼도 도움이 될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쯤 수입 와인의 인터넷 판매 허용 방침을 밝혔다. 가격거품을 제거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의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때도 국세청이 국민건강과 세수 확보 등의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CEO칼럼] 창조경제와 농업/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칼럼] 창조경제와 농업/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지난주 공사의 기업지원단을 이끌고 식초를 생산하는 지방의 중소 식품업체를 방문해 현장상담을 했다. 포도식초, 현미식초, 사과식초 등 수많은 식초 제품과 독특한 제조 노하우에 동행한 식품 전문가들이 매우 놀랐다. 특별한 방식으로 제조된 자연발효 식초는 프랑스에서 주문이 쇄도한다고 한다. 식품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35년간을 식초 연구와 제품생산에 매진해 온 70세 넘은 기업가의 열정에도 감탄했다. 그런데 문제는 제품 판매방식이다. 식초에 관한 많은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나 판매는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유통업체 브랜드(PB)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실속은 판매망을 확보한 대규모 식품기업이 차지하는 것이다. 중소 식품기업의 생산과 판매전략, 수출시장 개척, 정부 정책 활용 등에 나름대로 전문적 컨설팅을 하였으나 판매 애로를 해결하는 일은 만만치 않음을 인식했다. 식초는 음식을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약품·식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중국 고대 의학서에도 식초의 신맛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와 간을 보양해 주면서 근육을 강화시키며 뼈를 부드럽게 한다고 했다.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다양한 질병 치료에 식초를 사용했고 사과식초를 꿀에 넣어 기침이나 감기치료에 썼다고 한다. 식초는 군인들의 힘을 기르고 활력을 높이는 음료수로도 많이 사용됐다. 로마 군인들이 많이 마신 ‘포스카’(posca)는 식초의 한 형태이다. 우리나라는 신라시대부터 식초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음식 조리나 약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최근 식초는 약용, 식용, 건강, 미용 등 180여 가지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다이어트나 건강음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가 진주를 식초에 녹여 마셨다고 하였는데, 아마 미용에 좋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음료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상당량이 식초 관련 제품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 농업 분야에는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의 성과물이 즐비하다. 과학적인 고농서(古農書), 최초의 강우량 관측기구인 측우기, 우장춘 박사가 만들어낸 씨 없는 수박, 우리 환경에 맞는 배추, 무 종자 등 수없이 많다. 창조농업의 백미는 통일벼 개발이다. 1개의 자포니카 품종과 2개의 인디카 품종을 교배시킨 3원 교배는 과거 시도되지 않던 창조적 육종방법이었다. 통일벼 개발로 쌀 생산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면서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보릿고개에서 해방됐다. 세계 유례 없이 짧은 기간에 식량 자급을 이룩한 우리 농업은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알려진다. 또 양잠 산물을 이용한 화장품, 치약, 비누는 널리 사용되고 있고 조만간 인공 고막이나 인공뼈 개발도 다가온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공수해온 벌침 봉독(蜂毒)으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한다는 영국 찰스 황태자 부인 카밀라 여사의 이야기도 놀라울 것이 없다. 우리도 이미 봉독으로 젖소 유방염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국음식이 건강식, 기능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 한식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접목돼 세계인의 입맛에 맞도록 창조적 변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 과학기술이 농업 분야에 응용된 지는 오래 전이다. 이제는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도 농업 분야에 활용된다. 농업과 환경, 생태가 융·복합되고 1차, 2차, 3차 산업이 어우러진 6차산업으로 변모된다. 미래 농업 분야는 더 무궁무진하다. 컴퓨터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수직형 빌딩농장, 바닷물로 농사짓는 해수농업,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미세조류 등도 조만간 실용화될 것이다. 인구증대, 식량위기, 물부족, 기후변화 등 지구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제 창조 농업이 필요하다.
  • [미주통신] 美보이스카우트, 마침내 동성애 단원 인정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이 마침내 동성애자도 단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미 언론들이 23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유소년 단체이자 100만 명 이상의 성인 단원도 거느린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는 단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고소해 왔었다. 이에 미국 내 여론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가해 왔으며 UPS 등 굴지의 기업들도 이러한 방침을 수정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압력을 가한 바 있다. 이에 BSA는 23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동성애자 단원 가입 허용에 관한 투표를 실시해 60%가 넘는 지도자들의 찬성으로 동성애자도 단원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하지만 성인 지도자 등 성인 단원에 대해서는 동성애자는 불허한다는 기존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이번 결정에 관해 인권 단체 대표들은 “비록 성인 단원에 대한 불허가 아쉽기는 하지만, 103년 보이스카우트 역사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며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동성애자의 단원 참여를 거부했던 단체의 대표들은 “미국의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보이스카우트의 이러한 결정은 비극”이라며 실망을 표시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이번 결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진주의료원법’ 이견 극심… 처리 난항 예고

    ‘진주의료원’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사실상 폐업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진주의료원법’ 처리도 오리무중이다. 의료원의 폐업을 강행하려는 경남도와 이를 막겠다는 보건의료노조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국회에서도 관련법 처리를 두고 이견이 극심해 난항이 예상된다. 일명 ‘진주의료원 폐지 방지법’이라고도 불리는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보건복지위를 통과했다. 하지만 다른 경제민주화법 등에 밀려 법제사법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채 회기를 마감했다. 이 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료원을 설립하거나 경영상 부실의 이유로 폐업하려는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진영 복지부 장관은 폐업을 만류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소급 적용은 어렵지만 이 법이 발효됐다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명령을 하지 못한다. 즉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를 막겠다는 것이 입법 취지인 셈이다. 앞서 복지위는 협의 시점을 ‘폐업’ 전으로 할지, ‘해산’ 전으로 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현행법상 시장이나 도지사가 지방의료원에 대한 폐업 결정을 내리면 시·도의회에서 해산 조례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폐업 절차가 진행된다. 여야는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도지사의 폐업 명령이 도의회의 해산보다 앞선다는 판단에 따라 협의 시점을 도지사의 ‘폐업 명령’ 앞에 두는 것으로 합의해 가결 처리했다. 그런데 법사위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 파고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법사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방의료원 설립과 폐업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기 때문에 복지부가 개입하는 것은 지방자치권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 촉구 결의안’이 채택된 점을 들어 진주의료원법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경남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처리가 연기된 가운데, 진주의료원법의 6월 국회 처리 여부에 따라 진주의료원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처리 새달로 연기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처리 새달로 연기

    진주의료원 해산을 위한 조례안 의결이 다음 달로 미뤄졌다. 경남도의회는 23일 열린 임시회 본회에서 ‘경상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에서 진주의료원을 제외하는 내용의 ‘경상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상정했지만 심의·처리는 다음 달 임시회(6월 11~18일)로 미뤘다. 김오영 도의회의장은 이날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을 상정한 뒤 “조례안 심의·처리는 집행부가 폐업 결정 발표를 하고 난 뒤 6월 임시회에서 하는 것으로 보류하자”고 제의, 의원들의 동의를 받았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해산조례 개정과 관계없이 할 수 있으나 진주의료원 법인 해산과 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경남도는 이 조례안이 다음 달 처리·발효되면 빠른 시일 안에 진주의료원의 해산 및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홍준표 지사가 폐업을 강행하면 지사 퇴진 및 심판운동을 비롯해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면서 “폐업 방침 철회와 정상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란, 원심분리기 700기 증설…美하원 외교위 추가 제재안 가결

    이란이 기존 원심분리기보다 우라늄 농축 능력이 뛰어난 신형 원심분리기를 대규모 증설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가 나와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IAEA는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 지난 3개월 동안 700기의 우라늄 농축용 신형 IR2m 원심분리기와 구조물을 추가 설치하고 플루토늄 중수로 시설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IR2m 원심분리기는 기존 IR1보다 3~5배 뛰어난 우라늄 농축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앞서 이란은 1만 2500개의 IR1이 설치된 나탄즈 핵시설에 신형 원심분리기 3000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IAEA에 통보한 바 있다. 우라늄을 고농축하면 핵무기로 쓸 수 있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를 수차례 채택했다. 하지만 이란은 핵개발이 평화적 목적에 따른 활동이라며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했다. 한편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해 대이란 제재를 더 강화하는 내용의 ‘이란 핵 방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하원 본회의와 상원 통과에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법안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현행보다 하루 100만 배럴 더 줄이도록 하고, 기존 이란의 유럽 은행 자금 동결 제재조치를 더욱 철저히 시행토록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Addis Ababa 아디스아바바 활기찬 공중도시, 꽃으로 피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여행 목적지로 찾는 이들이 있을까? 지금의 수도는 20세기에 이르러 정치, 외교적인 목적 아래 기획적으로 수도로 지정된 만큼 문화유적이나 볼거리는 많지 않다. 국제공항이 있으니, 여행객들은 지방으로 오가는 길에 하루이틀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꽃’이라는 뜻의 이름과 달리 먼지 많고 어수선한 도시이긴 하지만 ‘수도이기에’ 둘러볼 만한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이유인즉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루시Lucy’의 뼛조각이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까닭이다. 그 흔적을 아디스아바바 국립대학교 내에 있는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에서 찾을 수 있다. 최초의 직립보행 유인원인 루시(학명: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발견 당시 고고학자들이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를 듣고 있었다 하여 이름지어졌다. 이후 ‘슬기로운 사람’을 뜻하는 호모사피엔스 ‘이달투Idaltu’의 화석이 발견된 것도 에티오피아에서였다. 이 두 개의 화석은 에티오피아인들이 인류의 기원지로서 자신들의 영토에 더욱 강한 자부심을 갖게 했음은 물론이다. 전통시장 ‘마르케토Marketo’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엔토토산Mt.Entoto’도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마르케토는 다른 아프리카 도시의 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은 장식품이나 수공예품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활기찬 시장 풍경을 보려면 토요일에 들르는 게 좋지만 소매치기에 유의해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와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6·25 한국전쟁 당시, 약 6,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까닭이다. 물론 미국이 아디스아바바에 공항을 건설해 주는 거래가 있었다지만 100여 명이 목숨을 잃어가며 함께 싸워 준 은공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아디스아바바에 한국전쟁 기념탑을 세웠고 에티오피아의 질병 퇴치와 가난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조하고 있다. Ethiopian Coffee 에티오피아 커피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성스러운 한모금’ 에티오피아에 기원하고 있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라 그들이 매일 못 마시면 손이 떨리도록 중독이 되어 버린 음료, 커피도 있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금의 짐마Jimma 지역, 옛 지명 ‘카파Kaffa’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어쨌든 커피라는 용어 자체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기원후 6~7세기, 어린 목동 칼디Kaldi는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흥분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았고, 이후 며칠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먹는 것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칼디도 그 열매를 따먹어 보고는 신경이 곤두서는 경험을 했고, 이를 수도원에 알린 뒤 각성제로서 커피가 보급됐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커피의 원산지를 따져가며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르 등 에티오피아 커피는 고급종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수백만 개의 커피농장이 운영 중인데, 그 독특한 향과 풍미는 절대적으로 에티오피아의 토질에 기인한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귀중한 손님이나 친구들을 위해 진행하는 ‘커피 세레모니’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다. 세레모니는 약 30분간 진행되는데 느긋하게 커피를 대접받는 매너도 중요하다. 생두를 프라이팬에 올려 숯불에 볶은 뒤에는 프라이팬을 손님들에게 가져가 커피의 향을 맡게 해준다. 이후 볶은 커피를 절구에 넣어 빻고, 주전자에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낸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한잔의 양만큼 유리잔에 담아 건넨 뒤, 팝콘을 간식으로 함께 먹는 게 세레모니의 완성이다. 아디스아바바 외곽,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베델Bethel’이라는 미망인촌에서 처음으로 맛본 커피는 한번도 경험 못한 맛과 향으로 오감을 적셨다. 여정 중 맛본 수십 잔의 커피들은 당연히 그에 못 미쳤는데, 이는 커피 세레모니와 함께 전해진 정성과 호의가 그만큼 따뜻했고 진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travie info 토모카Tomoka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명성 높은 1920년대 이탈리아 카페 분위기의 커피숍으로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해 있다. 하라르, 예가체프, 시다모 등의 종을 섞어서 판매하는데 하라르의 배율이 높은 편이다. 에스프레소 한잔 가격은 약 400원, 원두는 한 봉지(250g)에 약 3,000원 수준이다. 토모카 커피의 대부분은 최대 수입국인 스웨덴을 포함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www.tomocacoffee.com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travel info ethiopia [Ethiopian Food] 인제라Injera 말려 있을 때는 롤케이크, 펼치면 팬케이크와 흡사한 빵으로 그 무난한 겉모습과 달리 지독한 신 맛을 품고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주식으로, 테프라는 에티오피아 토착 작물과 옥수수가루, 밀가루 등을 섞어서 만든 반죽을 사나흘간 발효시킨 뒤, 구워서 먹는다. 보통 접시에 넓게 펼쳐서 와트Wat라 불리는 매콤하게 볶은 양고기, 쇠고기와 야채 스튜를 곁들여 먹는다. 여행객들은 처음 인제라에 거북함을 느끼다가도 며칠 먹다 보면 나중에는 그 맛에 중독된다. 인제라와 함께 에티오피아인들이 즐겨 먹는 덜 익힌 쇠고기에 고추가루, 버터를 버무린 키트포Kitefo는 좀처럼 이방인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은 식당에서는 대부분 고기를 바짝 익혀 준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Restaurant] 요드 아비시냐Yod Abyssinia 아디스아바바의 대표적인 관광식당으로 전통공연과 함께 인제라를 비롯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기반으로 한 에티오피아 전통 음악과 공연을 보면서 전통 술인 테쯔Tej를 맛볼 수도 있다. 테쯔는 꿀이 곁들여진 에티오피아식 와인이다. www.yodethiopia.com 탑뷰Top View 19세기 말부터 수십년간 에티오피아를 넘본 이탈리아의 영향으로 파스타가 널리 전파되어 있다.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탑뷰 레스토랑은 아디스아바바에서도 최고급 이탈리아 식당이다. 파스타 가격은 약 5,000원 수준으로 에티오피아에서는 비싼 편이며, 맛은 다소 밋밋하다. [Hotel] 아디스아바바┃데브레 다모Debre Damo 4성급 호텔 ‘데브레 다모’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공항이나 시내가 모두 가깝고, 최신 시설을 도입해 아디스아바바의 다른 4성급 호텔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체 객실은 102실로, 부엌이 달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8실이며, 옥상에는 라운지 개념의 스카이바도 운영된다. 체크인 시 5분 이상을 기다리면 투숙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www.debredamohotel.com 쉐라톤 아디스Sheraton Addis 에티오피아에 있는 호텔 중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힐튼, 래디슨블루 등의 체인호텔들도 있지만 규모나 시설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널찍한 수영장과 키즈클럽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에 좋다. 실내에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클럽도 있다. 가격은 1박에 약 30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www.sheratonaddis.com 바하르다르┃쿠리프투리조트앤스파Kuriftu resort & spa 휴양지인 타나호수변에 위치한 스파 리조트로,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기 위한 모든 요건이 갖춰져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미술품이 걸려 있는 널찍한 객실, 태닝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산책 코스, 마사지와 네일 캐어 서비스까지 동남아와 지중해의 럭셔리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www.kurifturesortspa.com 곤다르┃고하호텔Goha Hotel 일부 편의시설이 곤다르 ‘최고급’ 호텔이라는 명성에 못 미치지만 전망과 이색적인 객실 디자인이 모든 걸 상쇄한다.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산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객실 내부는 화강암 벽에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을 살린 장식이 인상적이다. www.gohahotel.com 랄리벨라┃탑트웰브호텔Top Twelve Hotel 유럽 여행객이 많은 랄리벨라에는 수준급 호텔이 많다. 최근 개장한 탑트웰브호텔은 얼핏 사막처럼 보이는 랄리벨라 산의 호쾌한 전경이 내려다보이며, 가죽으로 만든 가구들과 천사 얼굴이 새겨진 침구류가 독특하다. 음식도 훌륭하다. 호텔 주인은 첫 손님이 한국인이었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www.toptwelvehotel.com [에티오피아항공Ethiopian airlines] 한국 상륙 앞둔 아프리카의 날개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는 많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에티오피아 여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항공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일부 배낭여행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5배로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에티오피아가 경제적으로 후진국이다 보니, 항공사에 대한 편견도 많지만 에티오피아항공은 1946년에 설립됐으며,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62개의 국제선, 16개 국내선을 운항 중이며, 최신기종인 ‘드림라이너(B787)’ 6기를 포함해 총 59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항공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파일럿, 승무원 및 항공 정비 교육 시스템도 운영 중에 있으며, 2011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입된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의 정식 회원사가 됐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에티오피아항공이 오는 6월부터 한국에 취항한다는 소식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뒤, 서울로 들어오는 새로운 항공 노선을 개설한다.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아프리카 목적지로 가는 여행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올해 수교 50주년으로 에티오피아항공이 양국간 교류 활성화에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언어 공용어는 암하라어이며,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편이다. 전기 전압은 한국과 같은 220V이지만 소켓 모양이 다른 곳도 있어 멀티어댑터를 챙기는 게 좋다. 화폐 비르Birr를 사용하며, 18비르가 약 1US달러에 해당한다. 비자 도착 비자도 있지만, 출발 전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사전 발급을 받는 게 좋다. 비용은 20달러이며, 발급에는 3~4일이 소요된다. 날씨 아디스아바바를 기준으로, 연중 기온이 15~25도 사이로 온화한 편이다. 북회귀선에 속해 있지만 고도가 높은 탓이다. 4~5월이 소우기, 6~9월은 대우기로 비가 집중된다. 예방주사 에티오피아에 입국하려면 반드시 입국 전,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확인증을 여권과 함께 지참해야만 한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예방은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사항이다. 기부 혹은 적선 에티오피아에서는 여행객이 가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스스럼 없이 다가온다. 돈이나 볼펜, 초콜릿 따위를 달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현금 몇 푼 건네는 것은 그들을 돕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차라리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한 자선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법이 낫다. 옷가지나 볼펜, 초콜릿, 사탕 등을 넉넉히 챙겨가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것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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