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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과거사 문제 · 군사 정보 교류 등 외교적 성과 무산될까 고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9일 국회를 통과하자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나 군사 정보 교류 등에서 그간 거둔 외교적 성과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탄핵안 체결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향후 한국 정세를 예측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양국간 외교 현안으로는 ▲ 작년 12월 도출된 한일(위안부) 합의의 후속 조치 ▲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 ▲ 지난달 23일 체결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의 가동 ▲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등이 꼽힌다. 일본측은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한일 합의의 후속조치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이 다른 곳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작년 2월 종결된 한국과 일본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다시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한국 국내 상황이 영향을 미쳐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GSOMIA의 경우 이미 발효를 했지만 본격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한국측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와 함께 19~20일 도쿄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탄핵안 국회 의결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자 사실상 한동안은 개최가 힘든 상황이 됐다. 탄핵안 통과에 대한 일본의 우려에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일본이 한국과의 외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의 향방과 관계없이 정권이 야당으로 교체되는 경우 이 같은 성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지난해 한일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백지화·재협상 등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GSOMIA에 대해서도 “국정운영 자격도 없는 대통령에 의한 졸속·매국 협상”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대일 외교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현실적인 판단이 가능한 지도자’라고 칭하며 “박 대통령이 한일(위안부) 합의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의 개선을 추진했고 양국이 방위기밀을 공유하기 위한 GSOMIA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앞으로의 한일 간 안보협력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합의 이행 여부가 (향후 정치 상황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소녀상의 이전 문제를 포함한 한일합의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가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어 차기 정권에서 철회될 우려가 있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소개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의 대중 관계 개선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등으로 인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중 관계를 놓고 은근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한국의 차기 정권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한국 차기 정권은 좌파가 잡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던 적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이 그동안 중국측의 무성의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추진해왔던 한일중 정상회의는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로 연내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 연합뉴스  
  • [오늘날씨] 오늘은 대설…전국 곳곳 오전까지 눈·비

    [오늘날씨] 오늘은 대설…전국 곳곳 오전까지 눈·비

    대설인 7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눈이나 비가 오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 전북에는 오전까지 눈이나 비(강수확률 60∼70%)가 오는 곳이 있겠다. 낮에도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거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도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 전북, 울릉도·독도 5㎜ 내외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충북 북부, 경북 북부 1∼3㎝다. 오전 5시 현재 전국 주요 지역의 수은주는 서울 -1.2도, 인천 0.9도, 수원 -1.1도, 춘천 -4.2도, 강릉 1.8도, 청주 -3.3도, 대전 -3.7도, 전주 -0.9도, 광주 -1.4도, 제주 5.2도, 대구 -4.4도, 부산 2.1도, 울산 0.3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4∼12도의 분포로 전날보다 조금 높겠다. 강원 영동, 경북 북동 산간과 경상 동해안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바다물결은 전 해상에서 0.5∼3.0m로 일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대부분 ‘보통’ 수준이다. 그러나 서풍을 타고 유입되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늦은 오후부터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농도가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실가스 2억t 줄이기… 또다른 ‘기업 옥죄기’ 우려

    산업 5640만t… 두 번째로 많아업계 “목표치 과대… 경쟁력 저하” 지난달 발효된 파리협정(유엔 신기후변화 체제)에 따라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에서 발전, 산업, 건물 등 8개 부문에서 2억 190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했다.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과 발전 부문의 감축량이 1억 2000t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이에 대해 친환경 제품의 관세를 철폐해 주는 세계무역기구(WTO) 환경상품협정(EGA)의 연내 타결이 불발되고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공언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만 과도하게 옥죄는 결과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제1차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을 확정했다. 한국은 앞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감축 목표치를 37%(3억 1500만t)로 제시했으며, 국내에서 25.7%(2억 1900만t)를 줄이고 해외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등을 사들여 11.3%(9600만t)를 감축하기로 했다. 국내 발전 부문에서 가장 많은 6450만t(감축률 19.4%)을 줄인다. 건물 부문은 3580만t, 수송 부문은 2590만t이다. 산업계(5640만t·감축률 11.7%)는 22개 업종에서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공정가스 개발 등 과제가 주어졌다. 업종별로 철강 1700만t, 석유화학 700만t, 전기전자 480만t, 반도체 410만t, 자동차 340만t, 시멘트 240만t, 정유 220만t, 농림어업 150만t, 섬유 110만t 등 감축량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신산업 감축분(2820만t)을 포함하면 산업계의 감축 비중은 68%까지 올라간다. 산업계는 정부의 목표치 설정에 반발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해 와 현재 연간 1% 감축도 쉽지 않다”며 “연간 배출량 5200만t(지난해 기준)에서 700만t을 줄이라는 건 10% 이상 줄이라는 것인데 감축 부담으로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려면 앞으로 4년이란 시간이 필요하고 온실가스 감축의 방향성은 큰 틀에서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설비 효율 개선 등 시행착오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이 더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新전원일기] 혹독한 겨울 · 꽃피는 봄 · 영그는 여름 · 달콤한 가을

    [新전원일기] 혹독한 겨울 · 꽃피는 봄 · 영그는 여름 · 달콤한 가을

    다른 계절은 모르겠지만, 가을은 분명 그 절정이 있다. 곧 떨어질 잎들이 가장 선명하게 물든 날, 그런 날이 가을의 절정이 아닐까. 충북 괴산의 사과 농장인 ‘가을농원’으로 내려가던 날, 거리의 은행잎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동차로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괴산 설운산은 이미 겨울이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로 산은 황량했다. 아직까지 마른 잎을 달고 있는 낙엽송 군락만 황토빛으로 보였다. 사과향이 밀려 나온다. 사과 농원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한 것은 창고 안에 가득한 사과 향기였다. 나무에 아직 사과가 매달려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며칠 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기상 예보에 모두 따 버렸다고 한다. 창고 앞 비탈진 땅에 사과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그 가지에 사과가 매달려 있는 풍경은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 서울서 전파상하다가 귀농… 첫해 매출 2400만원 손홍철(57)·박종임(54) 부부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설운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것은 1997년 4월이다. 괴산에 내려오기 전에는 서울에서 전자 제품을 수리하거나 에어컨을 설치해 주는 전파상을 운영했다. 부부가 함께 가게에 매달려야 했다. 아직 어렸던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유치원에 하루 종일 맡겨야 했다. 시골에 내려가서 살면 애들에게 더 신경을 쓸 수 있고,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귀농을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3년 동안 너무 힘들어서 몇 번이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려고 했어요. 과수원 땅이 운동장처럼 딱딱해서 큰비가 오면 빗물에 나무들이 쓰러졌어요. 그 무거운 나무들을 둘이서 세웠어요. 그땐 주위에 사람들이 없어서 오로지 둘이서 그 일을 해야 했어요. 어느 날 비를 맞으며 나무를 세우는데 나무가 무거워 잘 세워지지 않는 거예요. 나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남편이 좀더 힘을 써 보라고 소리치더군요. 그때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차라리 나를 사과나무 밑에 묻으라고.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그때 정말 힘들었죠.” 사과 농사가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1년쯤 지나자 서울에서 가지고 왔던 돈도 떨어졌고, 첫해 매출은 2400만원에 불과했다. 할 수 없이 남편 손씨는 여름 동안 서울로 전자대리점 일을 하러 다녔다. 3년간 그렇게 살았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이상에 불과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쉴 틈이 없었다. 오로지 농사일에만 매달려야 했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는 것도 꿈이었다. 아침밥만 겨우 먹여서 학교에 보내 놓으면 언제 돌아왔는지도 몰랐고, 간식 한번 제때 챙겨 준 적도 없을 만큼 바빴다. 서울에 살 때는 그나마 일요일이면 약수터라도 같이 가곤 했는데, 그야말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너무 컸다. 수확한 사과를 파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첫해엔 예전에 살았던 서울 대치동에 가지고 가서 아는 사람들에게 팔았다. 그것도 부담스러워 이듬해에는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갔다. 품질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받은 것은 농사꾼으로서 큰 보람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눈 내리는 고속도로에서 위험천만한 일을 겪은 후로 가까운 충북 청주로 판로를 바꿨다. 그때 포기하고 다시 서울로 갔다면 오늘의 ‘가을농원’은 없었을 것이다. 힘들면 힘들수록 포기할 수 없는 힘이 생겼다고 한다. # 사과나무에 미친 남편 “어느 날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이대로 못 떠나겠다고. 떠나더라도 사과 농사를 성공해 놓고 떠나야겠다고. 그때부터 남편은 사과나무에 미쳤어요. 농촌진흥청으로, 농업기술센터로 교육을 받으러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오로지 사과나무에만 신경 썼어요. 그래서 제가 나무꾼이라고 별명을 붙여 줬어요. 사과나무에 미친 사람이라고. 선녀와 나무꾼이 된 거죠.” 1999년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전국의 109개 농가를 선정해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사업에 뽑혔다.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에서 농가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고 관리·교육시켜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아내 박씨는 수원으로 컴퓨터 교육을 받으러 다녔다. 농업인은 홈페이지가 뭔지도 모를 때였는데 홈페이지를 구축해 주고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 덕분에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가능해졌다. 부부가 사과 농사에 몰두하는 동안 두 아들이 가장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큰아들은 도시로 가고 싶다고 해서 서울로 중학교를 보냈다. 어린 나이에 혼자 자취를 하며 학교를 다닌 것이다. 농사일을 하면서 떨어져 사는 큰아들까지 신경 써야 했다. 아내 박씨는 버스를 네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먼 길을 오르내리며 뒷바라지를 했다. 그야말로 눈물로 보낸 세월이었다. “EBS 한국기행 촬영을 할 때, 둘째 아들에게 피디님이 물었어요. 엄마 아빠를 사과에 비유하면 어떤 사과라고 하고 싶냐고. 아들이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우리 엄마 아빠는 감히 사과에 비유할 수 없다고. 그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가을농원’은 초생재배를 한다. 풀을 뽑지 않고 가꾸는 초생재배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제초 노력을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토양 침식을 방지하고, 지력을 증진시키는 농법이다. 극처방에만 소량의 비료를 사용하고, 퇴비를 만들어 쓴다. 쌀겨나 전지목을 파쇄해 발효시킨 것을 퇴비로 사용한다. 부부가 친환경 농사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었다. “초등학생이었던 둘째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물고기가 다 죽어 있는 것을 봤나 봐요. 누가 쓰고 남은 농약을 개울에 버려서 물고기가 죽은 거죠. 아들에게 그 광경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는지 아들이 울먹거리더라구요. 아들의 말이 심각하게 들렸어요. 그때부터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풀을 기르고,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해 자연농업학교에 가서 교육도 받았어요.” # 하얀 미생물꽃이 피어나는 가을농원 땅을 다시 살리려는 농부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해가 갈수록 땅이 달라졌다. 빗물이 스며들 틈도 없었던 딱딱하던 땅이 푹신해졌다. 비가 오면 흙이 씻겨 내려가 나무들이 쓰러졌는데 이제 땅이 빗물을 흡수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생물이 살아 있는 땅은 하얀 ‘미생물꽃’으로 뒤덮였다. 나무들도 젊어졌다. 베어 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았던 나무들이 점점 싱싱해져 탐스러운 사과가 열렸다. 사과 농사는 일 년 내내 손이 간다. 가을 수확이 끝나면 퇴비를 준다. 퇴비의 양분은 겨울 동안 눈과 함께 땅으로 스며든다. 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본격적으로 가지치기에 들어간다. 가지치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과가 얼마나 달릴지 결정이 되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가 없다고 한다. 가지치기는 3월까지 계속된다. 4월엔 꽃눈 따기, 5월엔 액화 따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정화가 꽃을 피우면 열매 솎기, 다음엔 중심화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꽃을 다 따내는 2차 적과(열매솎기)를 한다. 여름 내내 풀베기와 방제 작업. 그러다 가을이 되면 잎 따기, 반사필름 깔기, 알 돌리기. 그 모든 과정을 거쳐야 사과를 수확할 수 있다. 수확이 끝나면 판매하는 일과 다시 퇴비 주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사과 하나에 일 년의 수고로움이 담겨 있다. # 소비자 모두가 가을농원 가족 가을농원의 연간 매출은 1억 5000만~2억원 정도다. 판매의 90%는 인터넷 직거래로 이뤄지고, 나머지는 친환경 매장으로 나간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택배를 통한 직거래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다. 소비자는 싱싱한 농산물을 좀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판로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아내 박씨는 가을농원의 소비자들을 ‘가을농원 가족’이라고 불렀다. “우리 가족이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농사를 지어요. 돈만 생각하면 농사는 힘들어요. 먹거리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니까 중요하죠. 농업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로만 따질 수 없어요. 이제 사과가 참 예뻐요. 봄에 뾰족하게 꽃눈이 나오고, 그 꽃눈이 커서 꽃이 되고, 가을이면 영글어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걸 보면 꽃보다 예뻐요. 그걸 가을농원 가족들과 나눠 먹는다고 생각하면 보람 있고 기쁘죠.” 가을농원에서는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때로는 실습의 기회도 주고 있다. 사과가 영글면 사과 따기 체험을 하러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직장인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혹은 친구들 친목 모임에서 참가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체험 학습을 올 때는 감회가 남다르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는 지혜를 배울 수 있어요. 저도 어릴 때 아버지가 농사짓는 걸 보면서 은연 중 감성을 키우고 삶의 지혜를 배웠던 것 같아요. 논둑길을 걷고, 소꼴 베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사람을 키우는 일은 그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귀한 일이죠. 마당에서 보물찾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농원에 올라가서 사과 따기 체험도 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끔 우리 애들 생각이 나요. 정작 우리 애들에게는 못해 줬는데 싶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죠.”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내 박씨는 서울에 살 때도 아이를 업고 꽃꽂이를 배우러 다녔다고 한다. 괴산에 내려와서는 밤에 청주대까지 오가며 꽃차 만드는 법을 배웠다. 분꽃, 맨드라미, 국화, 산동백 등을 손질해 닦고 말려서 꽃차를 만든다. 가톨릭농민회 회원으로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리포터로서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살아야 할 세상이기에 그들에게 좀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뭔가 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어둑했다. 일기예보대로 이슬비가 내렸다. 비 때문에 흐려진 도로 위 뿌옇고 흐릿한 불빛 때문인지 긴 이야기의 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온 것 같았다. 사과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사과 농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과가 너무 예쁘다던 농부의 말이 생각났다. 우연히 만났다가 뭔지 모르고 시작된, 그러나 주어진 고난을 참고 보듬을 줄 알았던 한 편의 사랑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그 사랑 이야기가 창고에 가득했던 사과 향기처럼 달콤했다. 그리고 왠지 좀 아련했다. ■글쓴이 소설가 강진 2007년 ‘현대문학’을 통해 단편소설 ‘건조주의보’로 등단. 소설집 ‘너는, 나의 꽃’, ‘피크’(공저), ‘캣캣캣’(공저) 등.
  • 오늘 밤부터 다시 초겨울…서울 내일 아침 영하 5도

    주말 내내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포근했던 날씨가 5일 밤부터 다시 초겨울 날씨로 바뀐다. 기상청은 “5일 낮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지만 오후부터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하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화요일 아침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고 4일 예보했다. 특히 5일 오후부터는 한반도 상공에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해 6일 서울의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10도가량 낮은 영하 5도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도 3도에 머무는 등 차가운 초겨울 날씨를 보인다. 전국적으로도 6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3~11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이 같은 쌀쌀한 날씨가 다음주 중반인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5일 공기질은 전국적으로 ‘나쁨’ 또는 ‘한때 나쁨’ 단계로 예상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대기가 안정되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양이 늘어나 쌓이기 때문이다.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환기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 영동, 경북 북동 산간, 북부 동해안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대기가 건조한 만큼 산불을 비롯한 각종 화재 예방에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돈, 풀어도 안 돈다

    돈, 풀어도 안 돈다

    불확실성·국정농단 파문에 지갑 닫아 경제활동에서 ‘통화’는 사람 몸의 ‘혈액’과 같다. 인체에 혈액 순환이 중요한 것처럼 돈이 적정한 수준에서 활발히 움직여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는데, 요즘은 영 그렇지가 않다. 경기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통화의 흐름이 둔화된 상황에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지갑을 꼭꼭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수치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9월 19.6회로, 8월(20.7회)에 비해 1.1회 떨어졌다. 이는 2005년 2월(18.1회) 이후 1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20회 밑으로 떨어진 것 자체가 1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고 그냥 재놓았다는 의미다. 경기 부진과 불확실성 증대, 노후자금 부담 등의 요인 때문에 가계나 기업이 소비와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자금을 은행에 넣어 두고만 있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에도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24.3회로 2006년(23.6회)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2010년 34.8회였던 회전율은 2011년 34.2회, 2012년 32.7회, 2013년 28.9회, 2014년 26.7회 등 5년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시중의 자금이 돌지 않으면서 한국은행이 돈을 풀고 기준금리를 내려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통화의 유통속도, 본원 통화의 통화량 창출 효과를 보여 주는 통화승수 등도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부정청탁금지법 발효,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에 더해 국정 농단 파문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제 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성격의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오래 지속되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제주 관광객 및 인구 증가, 잇따르는 개발호재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 관심↑

    제주 관광객 및 인구 증가, 잇따르는 개발호재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 관심↑

    제주도의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및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다가 각종 개발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현재(10월)까지 제주도 아파트가격은 약 6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3%대에 그쳤다. 제주도 아파트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아파트 거래로 인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거래 위주로 움직였던 제주도의 부동산 시장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 국제영어교육도시는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역중 하나다.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국제영어교육도시는 4개의 국제학교가 입주해 있는 상황으로 2021년까지 총 7개학교(학생수 9000명)가 설립될 예정이다. 영어교육도시에는 학교뿐만 아니라 영어교육센터, 외국교육기관, 주거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2021년까지 2만여명의 인구가 상주할 예정이다. 영어교육도시의 이 같은 인구 유입은 서귀포시의 인구 수는 물론 집값까지 견인하고 있다. 서귀포시의 올해 인구는 9월 기준 17만6294명. 2014년 말에서 지난해 말까지 7000명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전년 말(17만577명)부터 10개월 동안 6000명에 가까운 인구가 더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달 국제영어교육도시에 스트리트 테라스몰 ‘이노에듀파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제주 국제영어교육도시 O-5블록에 위치한 ‘이노에듀파크’는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근린생활기설과 전용면적 25㎡ 소형 오피스텔로 이루어져 있다. ‘이노에듀파크’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스트리트몰 형태의 상업시설로 앞서 분양한 ‘이노에듀타운’, ‘남영에듀클래스’과 함께 약 272m에 이르는 스트리트 테라스몰을 완성하는 단지이다. 송도의 커넬위크, 판교 아브뉴프랑등으로 대표되는 스트리트몰은 수요자들의 쇼핑 동선에 방해를 주지 않고 개방감 있는 쇼핑환경을 제공해 최근 수요자들에 각광을 받고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도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려 매출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노에듀파크’는 스트리트몰 설계뿐만 아니라 1층에 위치한 상업시설에 테라스를 설계하여 넓은 서비스 면적과 가시성을 제공하는 만큼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노에듀파크’는 수익형 소형 오피스텔로도 설계가 되어 있어 소형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제주국제 영어교육도시에서 희소성을 갖추고 있다. 영어교육도시 특성상 자녀교육을 위해 타지에서 전입온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수요자들은 소형 주거시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근의 풍부한 개발호재들로 배후수요도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먼저 제주국제 영어교육도시 인근으로 특급호텔, 컨센션센터, 휴양리조트, 테마파크, 워터파크, 카지노 등의 시설이 들어서는 한국형 복합리조트 사업인 신화역사공원이 오는 2017년 부분개장을 통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며 2019년에는 완전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예산 2조9천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완공시 상시 직접고용인구 7600여명 고용유발효과 41만 8529명이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풍부한 배후수요를 자랑한다. 한편 ‘이노에듀파크’의 견본주택은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11월 중 개관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편향된 안보/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편향된 안보/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백만 개의 촛불이 타오르는 이 와중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에 분노심마저 느끼는 국민들이 있다. 피의자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반해 군사작전하듯 ‘안보 폭주’를 감행했다. 협상 개시 27일 만이고 하루 만에 국무회의 의결, 총리 서명, 대통령 재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리고 양국 대표는 사진기자도 못 들어오게 하고 서명하는 부끄러운 장면을 연출했지만 어쨌든 협정은 발효되었다. 그래서 통치의 정당성을 상실한 권력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문제를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이 ‘제도의 함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안이 ‘협정’에 불과하기에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는 건 말장난에 불과할 수 있다. 국가이익의 으뜸은 안보이익일진대, 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한반도에 미칠 수 있는 이 엄중한 사안을 어찌 행정부 독단으로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 국가 안전보장에 관한 사안은 ‘조약’으로 체결돼야 한다. ‘조약’과 ‘협정’을 판단하는 기준은 행정부의 이름 붙이기가 아니라, 사안의 경중에 있다. 그 최종 결정은 국민의 몫이다. 그런데도 협정문 조항 한 줄조차 공개를 거부한 대통령의 오만과 그것을 막지 못한 무기력한 국회 기능도 문제가 많다. 하야 정국에 몰린 대통령에게 협정체결을 압박하는 외세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미국은 박근혜 정권이 불안해지자 권력이 교체되기 전에 이번 협정을 서둘렀다. 아무리 미국의 압박이 심했다 하더라도, 트럼프의 외교라인이 구축되지 않은 이 시기는 우리의 외교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기회였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외교안보를 국내 정치 전환카드로 써버렸다. ‘이게 나라냐’는 분노의 함성이 울릴 때, 박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다’라고 오기로 재가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계(MD)로 들어가면서도 아니라고 강변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결국 MD 편입과 한·중·일 군사동맹 구축 과정이 명백함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 그래서 편향된 안보전략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에게 안보가 맡겨진 이 현실이 자못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동북아 세력전이가 일어나고 있는 이 시기에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는 이 정권의 외눈박이 외교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하고 싶다. 그 사이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그들의 동맹 하위체계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다. 한·미·일 3국은 지난 6월 하와이 주변 해역에서 ‘퍼시픽 드래곤’ 합동훈련을 실시한 이후 이를 정례화했다. 또한 올 3월 일본은 안보관련법을 정비하고 미국한테만 허용하던 후방지원을 ‘미국 등 타국군’에까지 확장했다. 이것은 한반도에 상황이 발생하면 후방지원이라는 명분으로 군사개입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제 일본은 한·일 양국 군이 군수물자를 주고받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요구할 수도 있다. 아니 미국이 이를 종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다. 그래서 이번 협정이 한·일 군사협력의 시작이라고 본다.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뒤흔들 이 중대 사안을 논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결정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많다. 국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던 정부는 그 흔한 공청회도 한 번 열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에서 이 사안을 논의했다지만, 이 회의에는 외교부 장관도 국방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장관도 없었다. 장관들의 무소신과 보신주의 행태의 절정이다. 하긴 탄핵 대통령과 경질 총리도 아닌 후임자까지 내정된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으랴! 참 딱한 게 있다. 위안부 합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3개월의 시간을 더 달라고 했던 외교부 장관은 자기 손으로 거기에 사인했고,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국방부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는 악역을 담당했다. 그런데 이들을 움직이게 한 힘은 무엇인가? 그 자신의 무소신과 대통령 그리고 외세일 것이다.
  • ‘캔맥’에 육포~ 아껴 씹는 재미 혼술족 입호강

    ‘캔맥’에 육포~ 아껴 씹는 재미 혼술족 입호강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마시는 맥주 한 캔은 이제 너무도 친숙한 일상이 됐다. 맥주에 육포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최고급 안주 중 하나다. 마른 오징어나 쥐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조금씩 아껴 먹는 재미(?)가 있는 육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육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내가 먹는 육포가 소고기가 맞긴 한 걸까?’, ‘제조 과정에서 다른 식품이 첨가되는 건 아닐까?’, ‘위생은?’ 그래서 직접 확인해 봤다. 국내 간장시장 1위 업체 샘표가 2010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육포 공장을 찾았다. 공장을 찾은 지난 24일 차가운 초겨울의 칼바람이 불었지만 육포를 말리는 건조실에서는 뜨거운 훈풍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샘표의 육포 공장 생산라인 작업자들은 공장에 들어가기 전에 꼭 들르는 곳이 있다. 화장실이다. 육포 공장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육포 공장에 근무하는 오현우 샘표 영동생산2팀장은 “육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위생인데 작업 중간에 화장실에 다녀오게 되면 위생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혹시 작업 중에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작업복을 다시 갈아입고 나가 밖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한 뒤 다시 처음부터 작업복을 갈아입고 에어샤워를 마친 뒤에야 라인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육포는 제조 과정 중 특히 건조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통해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처음에 공장을 설계할 때부터 화장실을 내부에 넣지 않았다고 오 팀장은 덧붙였다. ●“미생물도 들어갈 수 없는 생산공정” 샘표의 육포 공장에는 2단계의 위생 구역이 있다. 1단계 위생구역은 처음 들어온 원료육을 우리가 먹는 육포 모양으로 건조시키는 과정까지다. 밖에서 입었던 옷을 모두 벗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뒤 에어샤워를 하고 소독된 장화로 갈아 신어야 들어갈 수 있다. 2단계 위생구역은 마지막 포장 단계다. 포장 과정에서 조그만 이물질이라도 들어가면 수분이 들어 있는 육포의 특성상 포장재질 내에서 제품이 변질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더 엄격한 조건이 요구된다. 1단계의 위생 복장을 입은 상태에서 방진복을 덧입고 에어샤워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이생재 샘표 영동 공장장(상무)은 “장류와 달리 육포는 미생물 최소화가 관건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공장 출입을 위해 2~3번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직원들도 불편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는 제품을 손수 폐기처분한다”고 말했다. ●8단계 과정 중 기계가 하는 일은 건조뿐 육포는 시작부터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거의 모든 공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는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공장장은 “처음에는 기계로 하는 자동화 작업도 시도해 봤지만 원료육의 특성이 모두 제각각이고 이를 일정한 크기로 나눠 제품화하는 것은 기계가 사람을 따라갈 수 없어 결국 수작업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영동 공장에서 육포를 만드는 과정은 총 여덟 단계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단계로 원료육이 들어오면 2단계로 엑스레이를 통해 육류 내부에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은지 검사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산 소고기를 수입해 사용하는 샘표는 소의 엉덩이와 뒷다리 부분인 홍두깨 부위만 사용한다. 오 팀장은 “홍두깨 부위가 육질의 결이나 질감이 일정해 육포로 사용하는 데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3단계는 원료육의 지방을 제거하는 ‘정선’ 과정과 우리가 먹는 육포 모양으로 고기를 자르는 ‘슬라이스’ 작업이다. 모두 작업자가 일일이 손으로 지방을 제거하고 일정한 두께로 고기를 자른다. 잘라진 고기는 핏물을 빼내는 ‘제혈’과 간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에 담그는 ‘염지’ 과정인 4단계를 거친다. 오 팀장은 “일반적으로 다른 육포 공정에서는 핏물을 제거하지 않고 바로 염지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핏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고기의 중량이 조금 늘어나고 육향이 더 배인다는 장점도 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잡내가 없는 깨끗한 맛을 더 선호한다는 판단 아래 중량이 줄고 추가 공정으로 비용이 더 들어도 제혈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양념에 담가진 고기는 육류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섭씨 4도 이하에서 제품에 따라 12~72시간의 숙성 기간을 거친다. 이 과정이 5단계다. 일정 시간 숙성된 고기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제품으로 만나는 모양인 넓적하고 긴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 주는 ‘성형’과 건조 과정(6단계)을 거친다. 여기서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성형 과정을 직접 체험해 봤다. 숙성을 거친 고기를 잘 마를 수 있도록 펴서 길다란 건조대에 하나씩 손으로 거는 작업이었다.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고기를 건조대에 걸었지만 옆의 작업자가 네 조각을 걸 동안 겨우 한 조각을 걸었다. 오 팀장은 “하루에 작업자 1명당 30~33kg의 고기를 성형하는 작업을 하니 하루에 400개 이상의 고기를 하나하나 건조대에 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건조 과정서 육질·양념 뱀 등 최적의 맛 결정 마지막 제조단계는 양념에 숙성된 고기를 우리가 먹는 ‘육포’로 만드는 건조 과정이다. 건조기에 들어간 고기는 60도에서 최고 85도까지 3시간에 걸쳐 건조된다. 건조 과정에서 육포의 육질과 양념이 배이는 정도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오 팀장은 “3시간 동안 분 단위로 온도를 달리해 최적의 맛과 육질을 잡기 위한 건조 작업을 택하고 있다”면서 “뜨거운 공기를 통해 고기를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살균 과정도 함께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이후 제품이 포장되기 전 다시 한 번 엑스레이를 통해 금속 이물질을 점검(7단계)하고 산소를 제거해 진공효과를 가져오는 탈산소제가 포장재 내부에 제대로 들어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8단계 검사 작업을 거치면 완제품이 나오게 된다. ●성장하는 시장…아이들 간식으로도 인기 국내 육포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육포 시장은 2014년 750억원에서 지난해 790억원, 올해 9월 누적 기준 86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혼자 집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집술족(族)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육포를 찾는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술안주뿐 아니라 100% 고기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용 간식으로 육포를 찾는 수요도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육포 시장이 28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에 달한다.이 공장장은 “소금이나 후추 등으로 밑간을 하는 미국식 육포와 달리 우리나라 육포는 간장을 기본 양념으로 하기 때문에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 음식인 간장을 통해 맛을 낸 육포는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특히 일본 사람들이 우리 육포를 맛본 뒤 박스째 사 갈 정도로 좋아한다”면서 “일본으로 육포가 수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육포 시장은 샘표의 ‘질러’와 코주부비엔에프의 ‘코주부’가 가장 높은 점유율(지난 9월 기준 질러 25%, 코주부 육포 24%)을 보이고 있다. 이어 동원F&B가 뒤를 쫒고 있으며 기타 중소 업체들이 나머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영동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④맥주가 음식을 만났을 때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④맥주가 음식을 만났을 때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물론 사람의 입맛이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므로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을테지만, 10명 중 8명은 ‘치킨’이라고 답할 겁니다. ‘치맥(치킨+맥주)’은 한국인의 소울푸드(Soul food) 같은 것이니까요. 실제로 시원한 라거맥주는 청량감이 뛰어나고 깔끔해 후라이드 치킨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슷한 이치로 치즈를 듬뿍 얹은 피자와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도 라거맥주의 훌륭한 짝궁이죠. 그러나 단지 튀긴 음식이나 느끼한 요리만이 맥주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맥주가 ‘라거 맥주’는 아니니까요. 맥주도 음식처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의 향과 맛을 내뿜기 때문에 각각의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도 제각각입니다. 특히 최근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면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음식 또한 기존의 ‘치맥’, ‘피맥(피자+맥주)’ 등을 벗어나 다양한 페어링(pairing)이 시도가 되고, 떠오르고 있는데요. 맥주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의외의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순맥, 순대에 페일에일(Pale ale)맥주 대표적인 것이 ‘순대’입니다. 돼지 창자 속에 고기나 각종 채소, 당면 등을 넣어 삶아 만드는 순대는 묵직하고 영양가 높은 훌륭한 음식이지만 계속 먹다보면 고기 냄새와 기름진 맛에 질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순대에 특히 잘 어울리는 맥주가 바로 미국식 페일 에일입니다. 페일 에일은 에일 맥주의 일반적인 스타일로, 볶거나 열을 가하지 않은 맥아를 에일 방식(높은 온도에서 활동하는 효모를 넣어 만드는 방식)으로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그 중 미국식 페일 에일은 맥주의 쓴맛과 향에 관여하는 홉(hop)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홉의 쌉쌀함과 향미가 순대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그렇다고 순대가 맥주 맛의 개성을 헤치는 것도 아니고요. 순대는 페일 에일보다 홉이 더 많이 들어간 인디안페일에일(IPA)과 먹어도 맛있습니다.  홍맥, 홍어와 사워에일(Sour ale)맥주 푹 삭힌 홍어와 사워에일 맥주는 예상치 못한 맛을 선사합니다. 홍어는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시큼하고 쿰쿰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죠. 그러나 홍어를 좋아한다면 ‘홍어+사워에일’ 조합을 강력추천합니다. 사워에일은 현재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씬에서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인데 야생효모나 젖산을 넣고 맥주를 만든 뒤 일정 시간의 숙성 기간을 거치기때문에 시큼한 맛이 납니다. 사워에일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묵은지 김치 같은 것이죠. 신기한 건 시큼한 홍어와 시큼한 사워에일을 함께 먹으면 단 맛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맥주전문지 비어포스트의 장명재 에디터는 “홍어+사워에일 페어링의 매력은 각각의 음식에서는 날 수 없는 맛이 입 안에서 합쳐지면서 새로운 맛을 낸다는 점”이라며 “다만 사워에일 맥주와 홍어를 먹을 때는 홍어만 단독으로 즐기는 것이 좋다. 사워가 강해서 삼합으로 먹으면 돼지고기 맛이 죽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맥주디저트, 브라우니+스타우트 맥주 순대와 홍어로 배부르게 식사하셨다고요? 디저트로 브라우니와 스타우트 맥주 어떠십니까. 볶아서 어두운 색이 된 맥아를 에일 방식으로 양조하는 스타우트 맥주는 주로 다크초콜릿과 커피 맛이 나는데요. 진한 초콜릿 맛이 일품인 브라우니와 함께 먹으면 초콜릿 맛이 증폭돼 궁극의 ‘카카오 세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게스트로 펍 ‘파이루스’의 이인호 대표는 “스타우트와 브라우니는 초콜릿 과 맥주의 커피 뉘앙스, 쌉쌀함이 조화를 이뤄 디저트로 딱”이라며 “펍에서 가끔 페어링 행사를 하는데 스타우트와 브라우니를 디저트로 내면 반응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 그는 “스타우트는 브라우니 뿐만 아니라 떡갈비, 산적 등 한국의 간장양념 베이스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려 식사할 때 곁들여도 좋은 맥주”라고 조언합니다.  맥주가 음식을 만났을때 ‘치맥’만이 진리가 아니듯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일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페어링 원칙을 기억한다면 맥주 뿐만 아니라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찾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첫번째, 서로의 맛을 잡아 줄 수 있는 조합입니다. 순대와 페일 에일 맥주, 치킨과 라거 맥주는 각각 느끼함과 쌉쌀함, 느끼함과 청량감으로 반대되는 특징을 지닙니다. 이런 페어링은 맥주와 음식이 물리지 않도록 도와주죠. 두번째, 서로의 맛을 증폭시킬 수 있는 조합입니다. 홍어 혹은 블루치즈와 사워맥주, 스타우트와 브라우니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요. 비슷한 맛이 입 안에서 합쳐져 해당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맥주와 어울리는 나만의 ‘소울푸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정책 제언] 미래를 대비한 ‘재정안정화기금’

    [정책 제언] 미래를 대비한 ‘재정안정화기금’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어려운 삶을 대비해 지혜를 발휘한 슬기로운 분들이었다. 그 지혜 중 하나가 지금도 매년 이맘때 가정에서 연례행사처럼 이뤄지는 김장이다. 채소 재배가 어려운 겨울철에 발효식품인 김치는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이다. 김치처럼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식품인 각종 장(醬)이나 젓갈 등도 저장성이 뛰어나 반찬이 풍성하지 않은 때에 요긴했다. 조상들의 지혜는 생활을 넘어 각종 제도에서도 엿보인다. 저장해 둔 곡식을 흉년이나 춘궁기에 백성들에게 나눠줘 굶주림에서 구제하고 수확기에 거둬들이는 고구려 시대의 진대법, 고려와 조선 시대의 의창도 좋은 본보기다. 과거보다 불확실성이 큰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간다. 질병과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 두거나 저축을 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국민 생활을 책임지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미래를 대비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복지나 생활서비스 등 주민의 일상과 밀접한 행정서비스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재원의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살펴가며 살림살이를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자치단체의 행정서비스 전반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이에 비례해 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도 커지는 추세다. 수입이 일정하게 안정적이지 않으면 가계를 꾸려 나가기 힘들다.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자치단체의 세입이 지역 여건과 경제상황 등에 따라 변동이 적지 않아 좋을 때도 있지만 나쁠 때도 있다. 그동안 자치단체는 나름대로 건전하고 알뜰한 재정운영을 위해 줄곧 애썼고, 세입 감소 등으로 재정여건이 어려울 땐 씀씀이를 줄이며 나름대로 슬기롭게 이겨냈다. 하지만 미리 재원을 모아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다면 주민들에게 보다 더 안정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정부는 자치단체가 미래를 대비해 미리 재원을 모아두는 제도를 시행하려 한다. 2016년 ‘지방재정개혁’의 여러 제도적 개선 중 하나로서, 자치단체가 사전에 세입 감소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재정안정화기금’이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지방재정법 개정안에 대한 개정절차를 마치면 내년부터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세입이 현저히 증가할 때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했다가 세입이 감소하거나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등 어려울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재정안정화기금’(Rainy day fund) 형태로 비축해 급격한 세입 감소 등 미래 재정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재정이 부족한데 저축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수 있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 두고 싶다. 정부가 적립근거 및 재원 등 기본 사항은 지방재정법령에 규정하지만, 적립요건과 비율, 사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자치단체가 조례로 사정에 맞게 정하도록 했다. 저축통장 개설이나 저축 여부, 저축 규모 등은 자치단체의 자율에 따르면 된다. 최근 경남도는 내년에 기금을 설치하고 5년간 1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적립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건전성을 높이고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올해 재정자립도가 2011년 이후 최고치인 52.5%를 기록했고 2013년 53조 8000억원 규모의 지방세가 불과 2년 만인 2015년 71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지방재정의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재정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특히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기조 등 미래의 불확실성 증가로 이제 지방재정도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옛말에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생각을 하면 대비를 하고, 대비를 하면 걱정이 없다’(居安思危 有備無患)고 했다. ‘재정안정화기금’이 당장 자치단체의 작은 통장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선조들의 지혜에서 보듯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오늘날 저성장과 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비 급증의 시대에 지방자치의 발전을 더욱 키우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 세계 아이들, 어떤 급식 먹을까? 사진을 모아봤다

    세계 아이들, 어떤 급식 먹을까? 사진을 모아봤다

    초·중·고 학교는 물론 유치원, 어린이집까지 교육 기관에서는 점심으로 급식을 도입하고 있는 곳이 많다. 물론 엄마의 정성 어린 도시락이 더 좋은 경우도 있지만, 요즘 같은 바쁜 세상에서 급식은 꽤 괜찮은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 전문 영양사와 조리사의 도입으로 균형 잡힌 식단과 평균 이상의 맛을 함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본 베이스가 한식인 급식을 먹다 보면 좀 더 색다른 것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가끔 이색 메뉴가 나오긴 하겠지만, 그 패턴은 그리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급식을 먹고 있는 것일까. 최근 미국의 소셜매체 브라이트사이드(Bright Side)는 세계 각 나라의 일반적인 급식을 사진으로 소개했다. 사진 외에도 메뉴에 대한 설명이 있으니 상상으로나마 그 맛을 한 번 떠올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 이란 이란에서는 법적으로 14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점심 급식으로 우유 한 잔과 피스타치오, 신선한 과일, 비스킷을 제공하게 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아직 급식이 많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대부분 도시락을 가지고 다닌다. 사진 속 메뉴는 밥과 토마토, 그리고 양고기 케밥이다. ■ 한국 현재 우리나라의 급식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급식에는 보통 밥과 국을 담을 수 있는 식판이 쓰인다. 다른 반찬을 담는 좀 더 작은 공간에는 샐러드나 해산물, 채소, 과일을 담는다. 사진 속 메뉴는 밥, 연포탕, 주꾸미 볶음, 연근 조림, 김치다. ■ 일본 일본의 급식 메뉴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밥과 국을 기반으로 닭고기나 생선, 샐러드, 우유 등을 제공한다. 또한 일본은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만 급식을 배급한다. 우리나라는 두 가지 시스템이 모두 혼재돼 있다. ■ 영국 감자튀김, 샐러드, 포리지(죽의 일종), 당근, 초콜릿 소스를 곁들인 벨기에식 와플, 그리고 과일 등이 주메뉴다. 또한 영국에서는 학교 급식비 예산이 적다는 이유로 패스트푸드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 미국 사진 속 급식은 유타주(州)에 있는 학교들이 주로 제공하는 메뉴다. 닭고기와 수프, 옥수수, 복숭아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도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치킨 너깃이나 피자, 감자튀김과 같은 패스트푸드가 일반적으로 제공되며 도시락을 싸야 하는 학교도 아직 많다. ■ 터키 사진 속 메뉴는 호밀빵, 호두, 포도, 사과, 석류, 그리고 케피어(우유 발효음료)로 이뤄져 있다. 이는 급식이 아닌 도시락으로, 이 나라 역시 급식이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고 한다. ■ 태국 사진 속 급식 메뉴는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와 쌀밥, 그리고 바나나잎으로 싼 푸딩이다. 급식 식판은 직사각형이 아닌 원형으로 돼 있어 이색적이다. ■ 프랑스 사진 속 급식은 프랑스 서부 지방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메뉴는 생선과 시금치, 감자, 치즈, 빵으로 구성돼 있다. 참고로 프랑스의 점심시간은 1~2시간 정도로 꽤 길며 집에서 먹고 와도 된다. ■ 핀란드 핀란드의 급식 체계는 매우 엄격하다. 모든 학생에게는 점심만이 아니라 아침이나 저녁에 간식도 제공된다. 메뉴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 원한다면 매점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도 있다. 또한 모든 학교는 건강이나 종교적 문제로 특별한 식이요법이 있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맞춤 급식을 제공한다. 사진 속 메뉴는 미트볼, 감자, 샐러드, 뮤즐리(통곡물)로 구성돼 있다. ■ 러시아 러시아에서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조식을 별도로 제공한다. 사진 속 메뉴는 소시지와 메밀 포리지, 차(茶)로 구성돼 있다. ■ 헝가리 헝가리의 점심은 꽤 푸짐하게 제공된다. 사진 속 메뉴는 국수, 구운 콩을 곁들인 닭고기, 그리고 디저트로 견과류로 구성된다. ■ 이스라엘 기본적으로 샌드위치와 과일을 제공한다. 사진 속 메뉴는 샌드위치, 신선한 과일, 그래놀라 바, 단 것(사탕 및 초콜릿류)로 구성돼 있다. 사진=ⓒ WavebreakmediaMicro / Fotolia(맨위), 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新국토기행] 바다처럼 드넓은 인심 노을처럼 빛나는 영광

    [新국토기행] 바다처럼 드넓은 인심 노을처럼 빛나는 영광

    전남 영광군은 동쪽은 장성군, 남쪽은 함평·무안군, 북쪽은 전북 고창군과 접하고 서쪽으로 황해와 연결된다. 국토의 서남해안에 있는 영광은 광활한 평야와 황금어장이 있어 자원이 풍부해 인심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와 조선 때 지금의 법성포를 거쳐 중국을 오가는 국내외 사신들의 왕래가 빈번했고, 남녘에서 거둔 조세를 모아 보관하고 실어 나르는 등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예악문물’이 찬연한 이 고장에서 임기를 마친 원님은 당상관(堂上官)으로 영전했기에 ‘옥당(玉堂)고을’이라고도 했다. 사람 많고, 물산도 풍부해 흥선대원군이 “호수(戶數)는 영광만 한 데가 없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볼거리 영광은 한자로 ‘신령스러운 빛’의 의미처럼 지명에서부터 신비로움을 준다. 그래서인지 정신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종교사적으로 의미가 큰 우리나라의 4대 종교 유적지가 모두 있다. 1894년 동학운동의 중심지였고, 인도승 마라난타가 백제 침류왕(384년) 때 중국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탄생한 지역이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교회탄압에 항거해 신앙을 지키려다 194명의 신자들이 순교하는 등 세계교회 역사에 기록될 정도인 세계적인 순교지로, 조선 신유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영광성당도 있다. 해상교량 길이 590m, 폭 16.8m 규모로 지난 3월 개통한 영광대교는 백수해안도로에서 백제불교최초도래지와 바로 연결돼 관광객이 찾기 편리해졌고 서해 낙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4년 뒤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을 연결하는 칠산대교가 준공되면 영광 해안선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품 관광지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도권 지역에서 290㎞여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대에 도달한다. ●천연기념물 품은 백제 최초의 절 ‘불갑사’ 불갑산(해발 516m) 기슭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384년) 때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졌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만큼 많은 전설과 얘기가 전해진다. 보물 제830호 대웅전, 보물 제1377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보물 제1470호 불복장전적 등을 비롯해 팔상전, 칠성각, 만세루, 범종루, 천왕문 등 귀중한 문화재들을 품고 있다. 템플스테이가 가능해 외국인들을 포함한 체험객들이 많이 찾는다. 절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12호 참식나무 자생 북한대가 있다. 봄이면 벚꽃, 8월이면 백일홍, 9월에는 전국 최대 군락을 이루는 상사화가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바로 인근에는 있는 불갑저수지수변공원도 발길을 잡는다. 광주·전남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불갑저수지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한 수변공원이다. 철 따라 잘 가꿔진 화단과 시원한 물줄기가 일품인 인공폭포 등이 있다. 연인들에겐 드라이브 코스로, 가족들에겐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상스키장이 마련돼 색다른 느낌도 받는다. 또한 저수지 상류에서 불갑사 가는 길 입구에 조성된 불갑농촌테마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천년방아(16m)와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돼 새로운 관광지로 부각하고 있다. 법성포 좌우두는 인도승 마라난타가 AD 384년에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우리나라에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은 불교를, ‘성’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부용루, 탑원, 간다라 유물전시관 등이 건립됐다. 특히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관음세지보살을 좌우 보처로 모시고, 마라난타존자가 부처님을 받드는 모습을 다른 한 면에 배치한 사면불로 약식 석굴사원형식을 띤 독특한 형태의 높이 23.7m의 간다라 양식 사면대불이 세워져 있다. 부용루의 벽면에 석가모니의 출생에서 고행까지의 전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돼 있는 등 관광명소로 각광받는다. ●16.8㎞ 백수해안도로, 자연경관 대상 받은 비경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에 달하는 해안도로다. 기암괴석·광활한 갯벌·불타는 석양이 만나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산과 절벽에서 바로 해안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지형은 수많은 기암괴석을 만들었다. 거북이가 산으로 올라가는 형상의 거북바위, 어머니가 아이를 품은 모자바위, 우암 송시열의 이야기가 담긴 응암바위 등이 있다. 특히 해안도로 아래 목재 데크 산책로로 조성된 2.3㎞의 해안 노을길은 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걸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길을 가다 아무 곳이나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그곳이 바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2006년 국토해양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1년 국토해양부의 제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국내 유일의 노을전시관을 비롯해 해수온천랜드, 다양한 펜션과 음식점 등이 있다. 노을전시관에서 노을이 생기는 원리와 현상을 배우고 난 후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를 감상하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전남 최고 높이’ 칠산타워 전망대, 노을도 최고 서해 앞바다의 비경과 낙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남 최고높이 111m 바다전망대다. 지난달 수산물 소비 확대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립됐다. 111m는 영광군의 11개 읍·면이 하나로 화합하자는 의미다. 영광칠산타워는 부지 4432㎡, 연면적 2196㎡, 높이 111m,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1~2층에는 활어·선어 등 특산물 판매장과 향토음식점이 있다. 3층에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영광 칠산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과 일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백수해안도로와 함께 영광 관광의 백미로 자리잡았다. 인근의 설도젓갈타운에서는 다양한 젓갈을 만날 수 있다. 영광의 맛과 멋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해양관광복합공간이다. ●사진가들 몰리는 천일염전… 체험도 가능 영광의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로 미네랄 성분이 많은 서해안 갯벌, 풍부한 일조량과 하늬바람이 만들어낸다. 천일염은 보통 4월부터 10월까지 만들어지는데 품질의 우수성만큼이나 염전 풍경도 아름답다. 붉은 석양과 함께 작업하는 염부의 모습은 마치 밀레의 만종을 연상케 해 전국의 많은 사진가들이 찾기도 한다. 염전은 염산면 송암리, 야월리, 두우리와 백수읍 하사리에 주로 분포돼 있다. 염산면에서는 소금모으기, 운반하기, 수차돌리기 등 염전체험도 가능하다. 영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법성포 굴비 왕처럼 먹어볼까 ●영광굴비 영광굴비의 유래는 고려 16대 예종 때 이자겸이 난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1126년 영광 법성포에 유배돼 귀양살이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자겸이 당시 소금에 절여 바위에 말린 조기를 먹어본 결과 그 맛이 너무 좋아 임금님께 진상하게 됐는데 ‘결코 자신의 죄를 면하기 위한 아부가 아니고 임금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과 함께 그의 옳은 뜻을 비굴하게 굴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라고 이름을 지어 올렸다. 영광굴비를 먹어보고 맛이 너무 좋아 매년 진상토록 해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게 되면서 영광굴비가 유명해졌다. 영광굴비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잡히는 참조기를 원료로 만든다. 영광굴비 원산지인 법성포는 기후 조건이 좋아 남다른 맛을 자랑한다. 이곳의 갯바람은 돔배섬에서 S자형으로 굽이돌아 불어오는 지리적 기상요인으로 낮에는 습도가 45% 이하, 밤에는 96% 이상에서 5~6시간 지속된다. 일조량도 조기가 급하게 마르거나 마르던 조기의 부패를 방지하는 데 적합한 기후 조건을 가졌다. 영광굴비는 465개 업체에서 연간 1만 9520t을 생산해 3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다. 우리나라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대표 특산품이다. ●영광모싯잎송편 연매출 300억원을 자랑하는 지역 농특산물의 대표 상품이다. 영광모싯잎송편은 모싯잎 송편의 원료 중 쌀이 55% 이상 차지해 식생활 변화로 감소하는 쌀 소비량을 연간 1910t으로 늘리는 역할도 한다. 관광지 및 식당에서 송편을 간식으로 판매·제공함으로써 관광객의 먹거리 해결뿐만 아니라 유휴 노령인구 일자리로 연인원 19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둔다. 또 생산량의 95%가 택배 등으로 판매 유통돼 택배종사자 및 포장재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효자상품이다. 모시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의 연동운동을 돕고, 변비 예방과 여성의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 또 항산화 성분은 쑥의 6배 정도 많이 들어 있다. 칼슘, 칼륨, 철,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을 많이 함유해 골다공증, 관절염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로부터 토사, 신경통, 감기, 식욕부진, 간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군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영광모싯잎송편 지리적 표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찰보리 정부의 보리 수매 폐지로 재배면적이 급감한 보리가 영광의 역발상 정책으로 새롭게 블루오션으로 재탄생했다. 정부가 2012년 수매를 전면 중단함에 따라 대부분 지자체가 보리 재배를 포기했다. 반면 영광군은 보리 재배를 장려하고 보리를 웰빙산업 대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지역산업특구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전국 166곳과 겨뤄 당당히 대상을 받으며 보리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게 됐다. 찰보리빵, 보리초코파이 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납품, 판매되며 보리로 제조한 ‘대마할머니막걸리’는 전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청보리 발효사료를 이용한 청보리 한우 브랜드 육성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년 5월 열리는 찰보리문화축제에는 4만여명이 찾아 흥겨움을 나눈다. ●영광 천일염 영광군은 백수읍과 염산면에 위치한 570㏊ 염전에서 매년 4만 5000t의 천일염을 생산한다. 국내 유일의 소금지명을 가진 염산에서 알 수 있듯이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천일염은 바다에서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로 차례차례 옮겨가며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증발시켜 만든다. 영광 갯벌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서해 청정해역 칠산바다 바닷물과 오뉴월의 따듯한 햇볕과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 하늬바람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명품 소금이다. 본초강목에서는 천일염을 달고 짜며, 찬 것으로 독이 없으며, 위와 명치 아픈데 좋고, 담과 위장의 열을 내리며, 체한 것을 토하게 하고 해독, 살균 지혈효과가 있어 민간요법으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영광 칠산 갯벌 천일염은 다른 곳에 비해 미네랄 함량은 높고,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은 알칼리성 소금으로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 영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샘표 수원서 ‘찾아가는 된장학교’

    샘표는 지난 22일 경기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를 대상으로 전통 발효 음식인 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된장학교’를 개최했다. 250여명의 어린이집 원장 및 조리사 등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샘표는 된장이 건강에 좋은 이유와 좋은 된장 고르는 법, 올바른 장 보관법 등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이날 강연은 36년 동안 샘표에서 발효와 장을 연구한 김정수 샘표 된장학교 교장이 진행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70년만에… 한·일 군사정보협정 공식 발효

    군사대국 추구 日과 협력 논란… 일각 “여론 수렴 못한 일방 협정” 한국과 일본은 23일 2급 이하의 군사비밀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했다. 한·일 GSOMIA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 간에 체결한 첫 군사협정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을 대표해 GSOMIA에 최종 서명했다. 정부는 국내 반대여론 속에서도 군사적 필요성을 이유로 지난달 27일 논의 재개를 발표한 지 28일 만에 속전속결로 협정을 마무리 지었다. 향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군사대국화를 표방하고 있는 일본 아베 정권과의 군사협력을 확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정은 양국 간의 서면 통보절차를 거쳐 곧바로 발효됐다. 국방부는 그간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을 통해 미국을 매개로 정보를 공유해 왔지만, 이번 협정을 계기로 일본이 획득한 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어 북핵·미사일 위협 정보에 대한 신속성·정확성·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북 감시능력이 향상됨으로써 북핵·미사일 위협 활동을 위축시키고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간 GSOMIA의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대일 감정 등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협정 강행을 두고 논란이 있어 왔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사전에 여론 수렴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는 측면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카드뉴스] 어떤 칼이 될 것인가…역대 12번째, ‘최순실 특검’

    [카드뉴스] 어떤 칼이 될 것인가…역대 12번째, ‘최순실 특검’

    지난 22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로 ‘최순실 특검법’이 발효됐습니다. 사상 12번째 특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05명으로 꾸려지는데요. 하지만 11번의 특검 결과가 기대에 비해 미미했다는 점에서 ‘특검 무용론’도 일고 있습니다.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한 국정농단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요?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대학가를 품에 안은 지역주택조합아파트 ‘현진에버빌’, 오는 11월 25일 공개

    대학가를 품에 안은 지역주택조합아파트 ‘현진에버빌’, 오는 11월 25일 공개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에 시공예정인 지역주택조합아파트 '강릉관동현진에버빌'이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 곳은 강원도 최초로 일반 아파트에서는 보기드문 특화된 설계시공으로 차별화를 두어, 서울에 직장을 둔 젊은 직장인과, 지역주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홍보관 개관 이전이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매우 뜨겁다. 지난 11일 제2영동 고속도로 개통 및 내년 12월 원주~강릉 철도구간이 개통되면 1시간 12분대로 수도권 진입이 가능하며 철도 건설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유발효과가 8조원대로 추산하고 있으며 동계올림픽 후광과 맞물려 최근 지방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는 있는 것과는 큰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18년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각종 국책사업의 진행으로 인한 인프라 개선과 생활 편의성 개선으로 주거 선호도가 상승하면서 집값 또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상승세에 맞추어 선보이는 ‘강릉관동현진에버빌’은 혁신설계 소형아파트로 지어질 예정이며 요즘 분양가 상승세에도 600만원대의 합리적인 모집가로 지역주민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릉 내곡동 현진에버빌’은 전용면적 49㎡A형, 59㎡A형, 59㎡B형의 소형 총 240가구로 지어진다. 특히 일부세대는 2016년 9월 주택법시행령에 따라 선호도 높은 특화설계 아파트로 지어질 예정으로 강릉 최초의 혁신평면 구성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23일 "'현진에버빌'은 최근 공급된 다른 지역의 조합아파트에서는 보기드문 특화설계 실속형평면 아파트로, 투자자는 전세·월세로 인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 대출시 이자상환이 수월할 전망이고, 초기 주택자금이 부담되는 신혼부부 및 임대주택 거주자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사업주체가 되기 때문에 보통 일반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조합원분담금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주택홍보관은 강릉시 회산동에 위치해 있고 현재 선착순 동호수지정 진행중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카드뉴스] 어떤 칼이 될 것인가…역대 12번째, ‘최순실 특검’

    [카드뉴스] 어떤 칼이 될 것인가…역대 12번째, ‘최순실 특검’

    지난 22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로 ‘최순실 특검법’이 발효됐습니다. 사상 12번째 특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05명으로 꾸려지는데요. 하지만 11번의 특검 결과가 기대에 비해 미미했다는 점에서 ‘특검 무용론’도 일고 있습니다.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한 국정농단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요?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골프 단신]

    [골프 단신]

    배상문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프로골퍼 배상문(30)이 22일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됐다. 군복무 중인 배상문은 이날 정기휴가에 맞춰 서울 중구 사랑의 열매 회관을 찾아 가입증서를 받았다. 2011년 SK텔레콤 골프대회 상금을 기부하면서 공동모금회와 인연을 맺은 배상문은 지금까지 1억 3800여만원을 기부했다. 한국골프문화포럼, 청탁금지법 간담회 한국골프문화포럼(회장 최문휴)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클럽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과 골프산업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골프계, 법조계, 언론계 인사들이 참석해 지난 9월 28일 발효된 청탁금지법과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와 대안을 찾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新전원일기] 물려받은 ‘손맛’ 청정 계룡산 ‘물맛’ 3년 숙성 ‘장맛’

    [新전원일기] 물려받은 ‘손맛’ 청정 계룡산 ‘물맛’ 3년 숙성 ‘장맛’

    사회적 기업 ‘소망’ 연매출 5억 ‘희망’ 해외 진출 ‘야망’ 처음에는 귀농도 귀촌도 아니었다. 사 남매 중 셋을 잘 키워 시집 장가 보내고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근무하던 남편도 은퇴했으니, 이제 남은 여생 우리 둘째딸 효진(42)이 곁에 가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처음엔 뇌성마비 둘째딸 곁에 살려고 내려왔죠” “저 산 너머에 성모마을이라는 중증 장애인 시설이 있어요. 우리 효진이 집이죠. 뇌성마비 1급이거든요. 대전 살 때도 주말마다 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귀농 귀촌이라는 개념도 없이 이제 됐다. 가자, 우리 효진이랑 놀아 주고 봉사도 하며 살자.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 위치한 ‘궁골식품영농조합’의 최명선(67) 대표가 오랜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계룡산 자락의 한 작은 마을로 이주해 오게 된 이유였다. 2005년 8월 마을의 농가 주택을 구입해 들어와서는 그저 매일 행복했다. 아침마다 성모 마을로 가서 효진이와 나란히 앉아 미사를 보고, 효진이 친구들과도 놀아 주고, 하루종일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런데 밤에는 좀 무섭더라고요. 천지가 온통 다 캄캄해서 아예 밖을 내다볼 수도 없었죠. 한동안은 밤마다 미쳤어, 미쳤어, 여길 왜 왔어, 맨날 그랬어요. 새벽이면 이상한 새소리, 산짐승 소리까지 들려서 거의 잠을 잘 수도 없었고요.” 그러다가도 창밖이 부옇게 밝아오면 다시 다른 세상이 되더란다. 거실 창으로 황금 들판이 내다보였다. 초록이 우거진 산등성이에 드리운 구름 그림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이름도 알 수 없는 갖가지 야생화, 온몸을 정화시키듯 폐부 깊숙이 들어왔다 나가는 맑디맑은 공기, 천지가 다 내 것인 듯 흐뭇해지더란다. “사람이 아무리 많이 가져도 손에 쥘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쳐다보며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부자가 된 듯 행복했어요.” 차츰 이 마을에 뜨는 달이 얼마나 예쁜지도 알게 되었다. 상월면, 대명리, 항월리, 사월리 인근의 마을 이름이 모두 달과 관련된 것들이다. 달이 얼마나 예쁜 동네이면 그런 이름들이 붙었을까. 다시 국문학 공부라도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마당 한편에 장독대 놓고 이집 저집 ‘장’ 담가 줘 당시만 해도 10여 가구뿐이었다는 마을에서 외지인으로서 갈등은 없었는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전통장 법인까지 설립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이사 와서 보니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의 저 나무 밑이 마을 어르신들의 놀이터더라고요. 제가 원체 성격이 좋아서 친구들이 많이 드나들어 먹을거리가 풍족한 편이었죠. 그래서 늘 간식거리도 내다 드리고 시간 날 때는 부침개도 부쳐다 드렸죠. 농작물이 나오면 도시 친구들에게 가져다 팔아드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콩 한 말 팔아봐야 1만 8000원인데 메주로 띄워 팔면 6만원이었다.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좋은 콩을 어찌 이리도 싸게 파느냐. 메주를 한 번 담가 보시라. 제가 팔아드릴게”라고 권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긴 하지만 어차피 집집마다 1년 먹을 장을 담그기 위해 직접 메주를 띄웠다. 이왕 하는 김에 양만 조금 늘리면 되는 것이었다. #‘장맛 좋다’ 입소문에 지인의 지인까지 찾아와 그런데 이번엔 도시의 지인들이 아파트에서 장을 담그면 맛이 없다고 푸념들을 했다. “우리 집 마당 넓잖아. 우리 집에다 담가 놓으면 되지”라고 했다. 그래서 하루종일 짱짱하게 햇볕 드는 마당 한쪽이 지인들의 장독대가 되었다. “그래 놓고 보니 더 많은 사람이 수시로 저희 집을 드나들게 된 거죠. 제가 담가 놓은 장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지인의 지인들까지 찾아와서 좀 팔면 안 되냐고 하기도 하고.” 그러기를 2년. 이걸로 아예 사업을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해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소일거리 삼아 시작했다. 2008년 허가를 내고 지역 농산물에 대해 알아가며 좀더 전문화하기 위해 발효 식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9년 법인으로 등록하고 소상공인 대출로 5000만원을 받아 시설을 갖추고 유통과 마케팅, 비즈니스 등까지 시간만 맞으면 모두 배우러 다녔다. 장맛은 절반이 물맛이란다. 청정지역인 계룡산 자락이니 물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에 마을 어른들의 조언까지 더했다. 인근 지역에서 수매한 콩으로 띄운 메주와 고추로 담근 장맛에 대한 자신감은 그래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시행착오도 참 많이 겪었어요. 사실 이렇게 많은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일 자체도 너무 힘들고. 도시에서 전업주부가 일을 해 봐야 얼마나 해 봤겠어요. 거기에 장은 또 숙성기간이 필요하잖아요. 보통 공장에서는 6개월 정도 숙성시키는데 전통 기법은 3년은 숙성을 시켜야 제대로 된 맛이 나거든요. 일단 시작은 해 놓았는데 돈은 끝도 없이 들어가고 눈만 뜨면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정말 내가 이걸 왜 벌였을까 후회도 많이 했죠.” 더욱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홍보와 유통이었다. 지인들을 통해 입소문만으로 판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궁리 끝에 논산시청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담당 직원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해 안내해주었다. “전국에 축제가 얼마나 많아요. 거길 장돌뱅이처럼 죄다 돌아다녔어요. 전단지 만들어서 일일이 돌려가며 맛보라고 장 끓여가며 고생도 엄청 했죠. 그런데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아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면서 어떤 연결고리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조금씩 매출이 올라가던 중에….”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 기사를 계기로 TV 방송에도 나가게 되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순식간에 홈페이지가 마비되었다. 전화 두 대가 마비되고 작업장 일대 교통까지 모두 마비되었다. “15일 만에 1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그동안 담가 놓은 장을 다 팔고 인근의 맛있는 장이란 장은 다 가져다 팔아드렸죠. 시청으로도 문의가 엄청나게 갔던 모양이에요. 한창 바쁜데 시청에서도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여기서 일을 하고 있으니 자기들도 놀란 거죠.” #사회적기업·농가 체험·농가 맛집으로 선정도 “우리는 그때만 해도 사회적기업이 뭔지도 몰랐어요. 시에서 먼저 인증을 내준다며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고요.” 사회적기업이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생산과 판매 등의 영업 활동을 한다.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으면 직원 임금이 보조되고 각종 지원 사업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신 1000원을 벌면 200원은 사회에 환원해야 해요. 우리 같은 경우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여러 형태의 후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6차 산업 인증도 수월하게 받았다. 전부터도 지인들이며 고객들이 항아리를 가져와 직접 장을 담가 두거나 가져가기도 했으니 6차 산업 인증 제도가 생기기 전부터 이미 제반 조건들이 갖춰져 있었던 셈이다. 사업이 커지며 3년 전부터는 대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막내아들 이경환(37)씨가 들어와 마케팅을 돕고 있다. 남편 이종일(72)씨는 농사 담당이다. 그동안 마을 어르신 10명 중 5명이 돌아가셨다. 남은 어르신들도 연로해 함께 일하지는 못하지만 늘 곁에서 장맛을 봐 주신다. 그리고 10가구가 이 산자락 마을로 새로 집을 지어 들어왔다. 모두 최 대표의 지인이거나 지인의 지인들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변 농가의 소득을 올려 주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그러는 가운데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해 해마다 전국 단위의 발효식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메주와 장을 비롯해 딸기 고추장, 천연 소스 등 여러 특허도 보유하게 되었다. 특히 논산의 특산물 중 하나인 단무지 무는 바로 밭에서 손질해 공장으로 보내지고 무청은 그대로 밭에 버려지는데, 이를 아깝게 여겨 활용할 방안을 모색한 끝에 ‘시래기 된장국’과 ‘시래기 된장무침’ 등의 즉석요리로 개발해 매출 상승의 큰 요인이 되었다. #“연매출 4억~5억… 해외 진출이 최종 목표” 현재 연매출 4억~5억원을 올리고 있는 궁골식품의 장에는 여전히 방부제나 색소 등 화학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절반 정도는 수작업, 절반 정도는 기계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토종 콩을 가마솥에 삶아 맥반석 황토방에서 띄우고 태안에서 채취해 3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에 재워 500여개의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는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콩을 비롯해 고추, 소금, 시래기 등 철저하게 지역 농산물만으로 원재료만 1억 5000만원어치 이상을 수매하고 있다. 한 해 다녀가는 체험객만 해도 3000명이 넘는다. 지난해는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는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국비 50%·지방비 50%)으로 가공 시설과 체험 시설을 확충했다. 또 방문객들에게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친환경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농가 맛집도 개장하게 되었다. 단지 장을 생산하는 사업장을 넘어 마을 전체가 누구나 이용 가능한 테마 파크로까지 기능하게 된 것이다. 최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지역과 같이 걸어가는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으로까지 진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반평생을 전업 주부로 살다가 불과 11년 전 소박한 꿈을 안고 이 작은 마을로 들어온 최 대표의 소망은 이제 마을의 소망을 넘어 지역의 소망으로, 나아가 한국의 소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최 대표의 푸근한 마음이 담긴 우리의 구수한 전통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그날을 생각하며 길 위로 나서자, 예쁜 초저녁달이 마주 보이는 산자락에 걸려 있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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