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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주 어떻게 만드나

    전통의 양조 방법을 반영한 술로 우리의 풍토와 생활방식, 문화가 담긴 술이다. 주세법상 발효주와 증류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발효주는 쌀, 과실 등 다양한 농산물을 원료로 발효해 만든 술을 말한다. 막걸리(탁주), 약주, 청주, 과실주가 있다. 증류주는 발효주를 증류 과정을 거쳐 알코올을 농축해 만든 술이다. 안동 소주 같은 증류식 소주, 진도 홍주 같은 일반증류주, 매실 담금주인 리큐어 등이 있다. 문화적으로는 각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제조 방법에 따라 만드는 술로 정의된다.
  • 96% 무관세 ‘역대급 개방’… 수출 확장엔 기회, 농수산업은 위기

    96% 무관세 ‘역대급 개방’… 수출 확장엔 기회, 농수산업은 위기

    한중일 얽힌 이해관계에 8년 동안 머뭇중국·대만 가입 신청·RCEP 발효 임박홍남기 “아·태 경제판 다변화, 더 못 미뤄”‘FTA 미체결’ 일본·멕시코와 사실상 협정피해 우려 품목 개방 최소화·보완책 필요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한 건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CPTPP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시절부터 가입 여부를 저울질했으나 국내 산업 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데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등을 우려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CPTPP 가입을 신청하는 등 통상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제 CPTPP 가입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것이라 실제 가입 여부와 시점은 아직 미지수다. 가입이 현실화하면 수출시장이 다변화되는 등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전망이지만, 국내 농수산업은 타격이 우려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 발표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CPTPP 가입 신청, 내년 초 세계 최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 등 아태지역 경제질서가 활발히 변화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8년 출범한 CPTPP는 미국이 주도하던 TPP의 후속기구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출범과 함께 TPP에서 탈퇴하자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11개 국가가 출범시켰다. TPP는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했지만 미국이 나간 CPTPP에는 중국도 관심을 보였고 지난 9월 가입 신청을 했다. 대만도 곧바로 같은 절차를 밟았으며, 미국도 조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합류를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외교적 부담을 던 채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정부가 그간 CPTPP 가입을 꺼린 또 다른 이유는 외교관계가 악화된 일본이 의장국이라는 것이다. 가입을 신청하더라도 일본이 협조적일지 알 수 없고,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철폐 같은 민감한 사안과 가입조건을 연계시킬 수도 있다. CPTPP 가입은 회원국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년 1월 의장국이 싱가포르로 교체되기 때문에 정부도 정치적 부담을 덜고 가입 추진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CPTPP는 회원국에 최고 96%의 관세를 철폐하도록 요구하는 등 시장 개방도가 다른 메가 FTA에 비해 높다. 또 아직 FTA를 맺지 않은 일본·멕시코 등과도 사실상 협정을 체결하는 셈이라 효과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이 미국·중국과 함께 CPTPP에 가입할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6.39% 증가하고, 320억 달러(약 37조 8000억원)의 소비자 후생효과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GVC)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PTPP 가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CPTPP 회원국 대다수가 한국보다 농어업 경쟁력이 뛰어난 국가들이라 국내 농축수산물 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그간 여러 국가와 FTA를 체결하면서 협상 전략과 경험을 키웠다”며 “이번에도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의 개방은 최소화하고 적절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세계 GDP 13%’ CPTPP 가입 추진

    ‘전세계 GDP 13%’ CPTPP 가입 추진

    정부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무역 규모가 큰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가입이 현실화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아태 지역 내 경제질서 변화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CPTPP 가입을 더이상 정부부처 간에만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등과 사회적 논의를 펼치는 등 관련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11개 국가가 2018년 출범시킨 다자 간 FTA다. 2019년 기준 무역 규모가 2조 9000억 달러(약 3425조원)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들 국가의 GDP는 11조 3000억 달러로 전 세계의 12.9%를 차지하며 RCEP,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처음으로 언급하며 공론화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의가 지지부진했는데 이날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입 추진을 선언한 것이다. CPTPP 가입 시 타격이 우려되는 농업인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저지 투쟁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농산물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농산물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국내 농업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지난 2일 국회 비준동의안이 통과된 RCEP은 내년 2월 1일 발효된다.
  • [김양희의 국제경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대비할 때다/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김양희의 국제경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대비할 때다/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올해 초 취임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십 회복과 동맹 복원을 기치로 특히 반도체를 위시한 첨단 신흥·기반 기술의 공급망 재편, 수출통제, 투자심사 등에서 중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빠져나간 아시아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에 전력투구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이 참가한 세계 최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중국 주도 경제권으로, 바로 그 점 때문에 난항을 겪다 마침내 내년 1월 발효된다. 나아가 중국은 미국이 영국, 호주와 반중 군사동맹체 오커스(AUKUS)를 창설한 날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으로 미국의 허를 찔렀다. CPTPP는 일본, 호주, 캐나다 등 11개국이 2018년 출범시킨 메가 FTA로, 트럼프가 취임 첫날 그 전신인 TPP를 탈퇴한 뒤 일본이 주도해 살려낸 사실상 반중연대 협정이다. 다급해진 미국이 미중 전략경쟁의 최격전지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주지 않기 위해 11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첫선을 보인 반격 카드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ㆍ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다. 내년 출범을 목표로 하는 IPEF의 핵심 의제는 공급망, 디지털 경제, 기후변화다. 미국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만의 참여를 촉구하고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에도 문을 열어 두었다. 이로써 몇 주 후 다가올 2022년에는 아시아에 중국 주도의 RCEP와 반중연대라 할 CPTPP라는 양대 메가 FTA에 IPEF라는 생소한 것까지 더해져 이질적인 지역 질서가 혼재하는 새로운 환경이 전개된다. IPEF는 이제 막 출발점에 섰으나 내년에 지역 질서의 분절화·파편화·진영화가 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적지 않은 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첫째, IPEF는 사실상 RCEP 무력화 전략이다. 미국이 손 내미는 나라가 대만 빼고는 모두 RCEP 회원국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둘째, IPEF는 인태전략의 경제 버전이자 CPTPP의 대체재로, CPTPP의 형해화마저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IPEF가 CPTPP보다 강력한 21세기 표준이라며, 그 예로 IPEF의 ‘디지털 경제’는 CPTPP의 ‘디지털 무역’과 달리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수출 시장 접근성 제고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친노동 규범임을 강조한다. 미국이 CPTPP 가입에 선을 긋는 이유는 행정부가 신속한 통상협상을 위해 의회에서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무역촉진권한(TPA)이 6월에 만료됐다거나, ‘노동자 중심 정책’을 내건 민주당이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미 하원에서 TPA 갱신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는데도 미국 정부가 CPTPP에서 IPEF로 돌아선 것은 CPTPP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CPTPP의 노동, 환경, 디지털 무역 등의 조항은 효과적인 대중 견제에 역부족이며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반중 공급망 재편, 반도체, 수출통제, 인프라 관련 규범은 아예 없다. 셋째, TPA가 만료된 상황에서 출범할 IPEF는 의회 승인이 불필요한 행정협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측이 협정이란 용어를 꺼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국내법적 지위도, 국제법적 구속력도 불확실한 IPEF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도 조만간 CPTPP 가입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상과 같은 변화 기류를 감지할 때 CPTPP 협상에만 정책 자원을 집중하기보다 IPEF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RCEP, CPTPP와의 관계 정립 및 향후 전망에 기초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CPTPP와 IPEF의 관계에 대한 정밀한 계산이 중요하다. 미국의 아시아 전략 중심축이 아세안과 인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누가 되든 이 지역과의 긴밀한 관계 강화는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 경제와 안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환경 변화에 맞춰 국내 통상 거버넌스도 현재의 FTA 협상 중심에서 공급망 재편, 핵심 기술·산업 육성과 보호, 수출통제 등으로 태세 전환이 시급하다. 단 안보를 가장한 경제적 민족주의를 분별하고 강대국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으로 우리의 전략적 자율 공간을 이중 삼중으로 확보해야 한다. 엄중한 대외 환경의 전환기에 하필 한국은 대선 정국 한복판이다. 그로 인해 정책적 실기(失機)가 없도록 지금부터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 펀드 불건전 영업 등 신한금융투자 과태료 41억원 부과

    펀드 불건전 영업 등 신한금융투자 과태료 41억원 부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를 포함해 펀드 부당권유,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관리 부실 등으로 4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종합·부문 검사를 벌여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일부 업무 정지 6개월, 과태료 40억 8800만원을 부과했다. 전현직 임직원 24명에게는 최고 ‘정직 3개월’의 제재를 내렸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외에도 독일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판매 과정에서도 부당권유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트레이딩시스템·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관리 부실에 따른 손실 초래, 특정금전신탁 불법 홍보, 설명서 교부 의무 위반, 임직원 금융투자상품 매매 제한 위반 사실도 확인됐다. 부과된 과태료 가운데 18억원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액이다. KB증권과 대신증권에 대한 라임펀드 제재도 지난 2일과 3일에 발효됐다. KB증권은 사모펀드 신규 판매를 6개월간 할 수 없게 됐다. 또 불건전 영업 행위로 과태료 5억 5000만원이 부과됐고, 임직원 9명이 최고 ‘정직 3개월’의 제재를 받았다. 대신증권은 반포 WM센터 영업점이 폐쇄당했고, 전·현직 직원 13명에게는 최고 ‘면직’ 제재가 내려졌다.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는 우리은행과 금융감독원 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소송 이후에야 최종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라임펀드 사태는 2019년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수익률을 관리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대규모 환매 중단이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날린 사건이다.
  • 굴과 매생이와 삼합… 바다를 상에 올리다

    굴과 매생이와 삼합… 바다를 상에 올리다

    늘 미시(微視)를 앞세웠지만 이번엔 미식(美食)이다. 물론 미시(missy)는 더욱 아니다. 산과 들, 바다에 든 풍년을 마지막으로 신축년(辛丑年)을 마무리하는 연말, 풍요의 고장 전남 장흥으로 맛 좋은 여행을 떠나 보려 한다. 문림의향(文林義鄕)의 정남진 장흥(長興) 땅은 ‘길게 흥하라’는 이름 뜻 그대로 모든 것이 풍요로운 고장이다. 기름진 득량만 바다를 끼고 호남 명산 천관산을 등에 이고 선 장흥은 탐진강이 그대로 관통하는 천혜의 지세를 자랑한다. 특히 맛난 먹거리에는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장’(腸)이 흥(興)한 장흥이다. 물안개 구름을 허리춤에 찬 산에는 구수한 표고버섯이 이미 지천이며, 한우도 속살에 기름을 찌우는 시기다. 차가운 겨울 바닷물이 득량만에 흐르니 ‘꿀’ 같은 굴도, 매생이도 나고 전국 생산량 선두를 지키는 낙지도 여덟 다리로 춤을 춘다. 청정수역에서 자라 산(酸)처리를 할 필요 없다는 무산(無酸)김도 제철을 맞는다. 바야흐로 겨울 풍년가가 지금 장흥 땅에 메아리치고 있다. ●기름진 득량만과 명산 천관산 등에 진 곳 산과 숲, 강, 바다, 호수 그리고 시장. 이 모든 것이 식탁에 오르는 곳이 장흥이다. 키조개와 바지락 산지로 유명한 수문 해변은 유리투성이 도시에서 온 이들을 반긴다. 기름진 갯벌과 은빛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부잣집 주방 찬장처럼 먹거리로 넘쳐나니 과연 흐뭇한 생김새다.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에게 경기 양주 장흥유원지로 귀에 익은 장흥군은 익숙한 지명이 꽤 많아 친근하다. 우선 안양시민이 좋아할 ‘안양면’이 있다. 용산구민이라면 ‘용산면’을 찾는 것이 좋겠다. 부산시민에겐 ‘부산면’이 있고 대전시민을 위한 ‘대덕읍’도 있다. 의사와 간호사는 ‘회진면’, 수험생은 ‘노력항’을 각각 돌아보면 뭔가 뿌듯해질 테다. 최근 입사한 인턴사원에겐 ‘대리’(회진면)를 추천한다. 은행에 지원할 생각이라면 ‘행원리’(장흥읍), 좀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유치면’에 다녀오면 좋을 일이다. 살을 빼고 싶다면? ‘축내리’(장흥읍)가 있다. 먹거리에 앞서 지명부터 열거한 이유는 이를 기억하면 미식 여행을 다니기에 좋은 까닭이다. 사철 다양한 제철 먹거리를 내는 여다지회마을은 키조개로 유명한 안양면 수문 인근 바닷가에 있다. 득량만 바다를 그대로 ‘떠서’ 상에 차린다. 싱싱한 생선회와 곁들인 해물 반찬은 기본, 물이 좀더 차가워지면 새조개 샤부샤부, 곰장어 구이 등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바다 먹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경기 안양도 해물탕으로 유명하다. 바지락도 있다. 이른 봄이 제철이라지만 요즘도 맛볼 수 있다. 안양면 수문해변 가는 길에 바다하우스가 있다. 튼실한 바지락살을 수북이 무쳐 접시에 받쳐 내온다. 막걸리 초무침이라 살짝 새콤하면서도 달달하고 또 매콤하다. 집어먹다 밥을 비벼 바지락 비빔밥으로 맛보면 ‘끝’이다. 중간중간 뽀얀 바지락 국물을 떠마시면 아무리 급히 밥술을 떠넘겨도 잘 넘어간다. 간혹 바지에 흘린대도 그조차 바지의 낙(樂)이다. 사실 양이 많으니 서두를 것도 없다.●산더미처럼 석화 쌓아 놓고 꿀맛 굴맛 호강 안양역과 용산역이 1호선으로 이어지듯 안양면 옆은 용산면이다. 소등섬이 바라보이는 용산면 남포마을은 굴구이 마을로 통한다. 이곳에선 장작불을 때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석화를 구워 먹는다. 양동이에 석화를 산더미처럼 담아 놓고 불을 피워 주면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처럼 한 손에만 장갑을 끼고 바로 굴구이를 맛보면 된다. 드럼통에 장작을 넣고 석화를 굽는 집도 있고 아예 화덕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건져 놓은 석화를 불에 올리고 기다린다. 껍데기가 슬쩍슬쩍 벌어지면 익은 것이다. 하나씩 까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굴을 집어다 입에 넣는데 자연산 굴맛이 가히 꿀맛이다. 마을에서 채취한 것이라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어쨌든 부지런 떨면 굴로 금세 배를 채울 수 있다. 굴이 비싼 유럽에서 온 이들이라면 정말 깜짝 놀랄 일이다. 장흥엔 굴구이 마을이 하나 더 있다. 관산읍 고마리~죽청리다. 남포마을에서 그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이곳에도 바닷가를 따라 굴구이 집이 도열해 있다. 양식 굴을 쓰는 것과 직화 대신 잘라낸 드럼통 모양의 전용 번철을 쓰는 것이 남포마을과 다르다. 가스불로 가열하니 조절이 쉽다. 이 중 사계절 굴구이는 석화를 푸짐히 구워 먹고 난 후 의외의 메뉴로 마무리할 수 있다. 바로 짜장면이다. 원래 중국집을 운영하던 이곳 사장이 짜장면 메뉴를 준비해 놓았다. 신의 한 수다. 원래 굴이란 것이 기름기가 전혀 없는 탓에 배불리 먹는데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이때 옛날식 짜장면을 한 그릇 먹고 나면 궁합이 딱 맞는다. 남은 석화 몇 개를 까서 짜장면에 넣으면 감칠맛을 보강한 굴짜장면이 된다. 맛이며 양이며 완벽한 식사와 술자리가 된다. ●매생이를 넘기면 고소한 바다 향이 꿀꺽 겨울 제철 매생이는 회진면 내저마을이 유명하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생이를 양식한 곳이다. “국내 최초로 매생이 양식에 성공한 곳은?”이란 질문에 “네! 저요”라고 외우면 까먹지 않는다. 까먹는 것은 굴과 키조개에만 한정될 일이다. 장흥에선. 내저마을은 청정해역이라 양식장만 있고 식당은 별로 없다. 대신 매생이는 장흥 토요시장에서 사거나 여느 식당에서 떡국 등으로 취급하고 있으니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굴을 넣은 뽀얀 국물에 보드라운 가발 같은 매생이가 가득이다.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올 리도 없겠지만 나온대도 못 찾는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면 술술 풀어진다. 처음부터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무척 뜨거우니 국수처럼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편이 낫다. 김이 나지 않아 뜨거운지도 모른다. 매생이 양식장에도 ‘김’이 나지 않는다. 김과 매생이는 이래저래 상극이다. 고소한 바다 향이 뜨겁고도 시원한 국물과 어우러지며 식도를 타 넘는다. 목넘김도 좋고 비강으로 다시 튀어나오는 청정 바다의 향기가 놀랍다. 이것이야말로 식도락(食道樂)이다. 해마다 겨울에 매생이국을 떠넘기면 매생(每生)이 즐거워진다. 청태전차와 트레킹과 리버뷰… 강 따라 흥이 오른다장흥 읍내에는 탐진강이 흐르고 있어 관수하기 좋다. 읍내 한복판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청정 강물이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국사봉(613m)에서 발원해 장흥, 강진 등 남도 들녘을 두루 적시며 남해로 흘러드는 51.5㎞ 길이의 탐진강은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공원으로도 손색없다. ●남해로 가는 탐진강 51㎞ 산책에 제격 강변 토요시장에도 맛있는 음식이 천지다. 꼬막이며 표고, 매생이, 황칠에 김부각까지 요것조것 살 것에다 만두집과 꽈배기를 파는 분식집, 드라마에 등장한 삼대곰탕, 몸에 좋은 소라낙지국밥을 파는 토정황손두꺼비국밥, 갖은 버섯에 해물과 닭고기를 넣어 끓이는 불금탕집 등이 토요시장을 토요일 하루만이 아닌 월화수목금토일 먹거리로 꽉꽉 채우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해장국과 소머리국밥을 잘 끓이는 한라네 소머리국밥, 갖은 찬에 백반이 맛있는 시골식당이 있어 아침부터 찾아도 좋다. 낮이라면 중국음식점에 들러 보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짜장면 하나를 시켜도 반찬이 여럿이다. 김치만 서너 종류를 내는 경성식당이 인심 좋은 ‘남도 장흥식 중국집’이다. 짜장면 하나에 한 상 가득 반찬이라니, 짜장을 남겨 밥을 아니 비빌 수 없다. ●낮엔 짜장면에 한상 가득 반찬 먹고 든든 중간중간 차를 마셔야 소화가 된다. 전통차라면 청태전차를 마시고, 커피와 디저트라면 곳곳에 근사한 카페가 있다. 보림사 뒷산에도 야생차가 날 정도로 장흥의 차 역사는 오래됐다. 1200여년 전 삼국시대부터 남해안을 중심으로 발달한 청태전(靑苔錢)은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다. 야생 찻잎을 따서 가마솥에 덖고 절구에 빻은 다음 엽전 모양으로 빚어 발효시킨다. 맛이 순하고 향이 좋다. 안양면 수문 해변 가는 길에는 카페 팡야가 있다. 바다를 조망하는 2층 건물에서 단호박식빵, 브라우니 등 달달이 빵과 케이크, 쿠키 등을 커피와 함께 판다. 아무래도 전망이 좋으니 2층이 호젓하고 아늑하다. 읍내에서 우드랜드 가는 길에 있는 카페 팜파스는 전원적인 분위기 속 맑은 공기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쉬어 가기에 좋은 곳이다. ●자연 조망한 카페에서 차·빵 디저트 읍내에는 카페 원앤식스가 있다. 탐진강을 바라보며 갓 내린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문을 열면 벌써 향긋한 커피 향이 코를 찌른다. 무엇을 먹었대도 뒷맛이 고급스러워진다. 풍광이 좋아 나른하게 머리를 기대고 장흥읍을 관망하기에 딱이다. 저녁이라면 단연 ‘장흥삼합’ 집이다. 이젠 전 국민이 다 아는 것이 장흥삼합이다. 읍내 토요시장 일대와 곳곳에 삼합을 내건 식육식당이 많다. 만나숯불갈비는 ‘칼 솜씨’가 좋은 사장이 직접 고기를 끊어 주는 식육식당이다. 한 차례 ‘칼바람’이 불더니 정남진 장흥 천관산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 등 ‘감칠맛 삼총사’가 불판 앞으로 모여들었다. 삼합(三合)이란 세 가지가 서로 어울리는 것을 이른다. 뒤마의 삼총사나 삼국지의 도원결의를 생각하면 쉽다. 한우가 아토스라면 표고는 포르토스, 키조개 관자는 아라미스 격이다. 고소한 맛, 진한 향, 쫄깃한 느낌 등 각각 맡은 역할을 하는데 여기 마지막으로 달타냥이 등장한다. 삼합에 빠질 수 없는 소주다. 이로써 사합이 된다. 원래 천연조미료인 셋, 아니 넷이 육즙을 일제히 터뜨리며 외친다.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샤부샤부·주꾸미·메기탕… 끝없는 미식여행 감칠맛 나는 따끈한 샤부샤부 국물의 삭금주꾸미,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윽한 청태전차, 불향 품은 볶음밥이 맛좋은 영춘원, 구수한 된장 국물에 투실한 메기 살점이 든 탐진강 메기탕, 환상적인 비주얼의 조개찜 등 안줏거리를 잘하는 사계절포장마차, 부들한 보쌈과 시원한 멸치국수가 자랑거리인 강의리국수, 이 계절만 한정해도 장흥 미식여행은 끝도 없다. 하루 종일 몇 끼나 실컷 먹어댄대도 ‘정 남진’ 않겠다. 연말 정남진 전망대로 임인년 신년 해를 맞으러 가는 걸 빙자해 ‘먹을 계획’을 미리 세워 두는 것이 좋겠다. 앗! 구경거리를 빠뜨렸다. 장흥군 문화관광과(www.jangheung.go.kr/tour)에 문의하면 친절히 잘 알려 준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볼거리 정남진은 광화문 기준 정확하게 남쪽 끝 지점을 뜻한다. 경도 126도58분35초다. 그대로 북쪽으로 선을 그으면 중강진이 나온다. 관산읍 신동리에 추파춥스 사탕처럼 생긴 정남진 전망대(사진)가 있다. ‘사원’들이 갈망하는 ‘대리’에 위치한 해양낚시공원은 득량만 앞바다에 낚시 전용 수상 콘도와 부잔교식 낚시데크 등을 갖춰 놓은 곳이다. 억불산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숲속 숙박시설과 목재문화체험관, 목공건축체험장, 편백 톱밥 산책로 등 부대시설이 있는 곳이다. 겨울에도 늘 푸른 편백나무 숲에서 쉬어 갈 수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쉬는데 읍내와 가까워 편의성도 그만이다.가지산(510m) 보림사는 인도 가지산 보림사, 중국 가지산 보림사와 함께 ‘동양의 3보림’으로 불리는 선종 명찰이다. 경내 3층 석탑과 석등(국보 44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17호)을 비롯해 동부도, 서부도, 보조선사 창성탑 등 보물이 수두룩하다. 절집 뒤에는 수령 400년이 넘은 비자나무 군락이 있다. 맛집 장흥삼합=만나숯불갈비 곰탕=3대곰탕 생선회&해산물=여다지회마을 샤부샤부=용두동삭금주꾸미 소머리국밥=한라네 소머리국밥 보양식=불금탕 보쌈=강의리국수 조개찜=사계절포장마차 중국음식점=영춘원, 경성식당 매생이굴국밥=토정황손두꺼비국밥 굴구이=사계절굴구이 백반=시골집 바지락초무침=바다하우스 청태전=다예원 빵&디저트=카페팡야, 카페 팜파스, 원앤식스
  • 잊혀진 쪽빛, 40년 만에 되살린 색의 마법사

    잊혀진 쪽빛, 40년 만에 되살린 색의 마법사

    80년대부터 쪽풀 씨앗 찾아 심고 길러전통방식 통해 10여년 만에 재현 성공첫 전시 극찬받아… 문화 자부심 느껴고려 감지 복원·옻칠 달항아리도 연구혼 다해 정진할 때 저절로 평가 따라와‘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이다. 중국 전국시대 고사성어에서 유래했다. 학문에 열중하면 제자가 스승을 능가한다는 비유로 쓰인다. 이처럼 ‘쪽(藍) 풀’은 고대 인도나 중국 등지의 각종 문헌에 자주 나타난다. 화학염료가 발명된 근세 이전까지 염색재료로 활용된 흔적이다. 당시엔 초록 계통(靑)과 푸른색(藍)에 대한 구분이 애매했다. 지금은 한여름 무성한 식물 색깔을 통칭하는 ‘초록색’과 하늘이나 코발트빛 바다를 지칭하는 ‘푸른색’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쪽색은 초록보다는 하늘색(푸른색)에 가깝다. 우리나라 전통색조인 ‘오방색’에서 쪽색을 포함한 청은 음양오행 사상을 기초로 보면 목(木, 나무)에 해당한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 또는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색으로 쓰였다. 이런 쪽색을 복원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이 있다. 한광석(64·전남 보성군 벌교읍)씨는 40여년간 쪽빛 복원에 매달려 왔다. 지난달 25일 주암호 상류인 보성군 문덕면 용암마을 입구의 한적한 산속에 자리한 ‘갤러리 re’를 찾았다. 그가 10여년 전 폐교된 분교장을 구입해 공방과 전시실로 꾸민 곳이다.때마침 ‘무명 감색전’이 열리고 있었다. 교실을 전시장으로 만든 2층에 올라서자 형형색색의 무명천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천연염색 특유의 편안하고 은은한 자연 색감이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가 최근 복원에 성공한 ‘고려 감지’도 눈에 띈다. 기성품이 흉내 낼 수 없는 품격이 배어난다. 전시품들은 쪽색, 감색, 노랑, 자색 등 모두 나무의 잎이나 뿌리로부터 얻은 천연염료를 사용해 물들인 것들이다. 1층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는 조선백자의 백미로 꼽히는 달항아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곳에 보관된 달항아리는 전통적 흰색 계통이 아니다. 역시 식물성 염료인 옻칠을 통해 감색, 노랑, 검정, 자색 등으로 변신한 파격적 색상을 자랑한다. 궁중에나 있을 법한 고급스런 색채가 빛을 발했다. 한씨의 손을 거치면 어떤 물건이든지 채도가 선명한 전통색 예술품으로 변한다. ‘색깔의 마술사’나 다름없다. 한씨는 천연염색에 뛰어든 이유를 묻는 말에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그러나 금세 ‘우연’일 수 없는 사정이 드러났다. 한씨는 보성군 벌교읍 출신으로 1970~80년대 종합 월간잡지 ‘뿌리깊은나무’와 여성 종합 문화지 ‘샘이깊은물’을 창간한 한창기(1936~1997년) 선생의 조카이다. 1993년 전국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천연염색 전시회’를 열었다. 이는 전국적으로 천연염색 붐을 일으킨 계기가 됐다. 다음은 한씨와의 일문일답.-왜 천연염색에 관심을 뒀나. “돌이켜 보니 한창기 선생의 영향을 받았다. 고교 졸업 후인 1979년부터 3년 남짓 한 선생의 잔심부름 일을 도맡았다. 한 선생은 그해 몇 년 전 ‘뿌리깊은나무’를 창간해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으로 상징되는 근대화 물결에 정신적으로 저항했다. 서양 것이면 최고란 인식에 우리 전통문화는 찬밥 신세였다. 한 선생의 심부름으로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도자기공, 옹기장, 목수, 부채 만드는 사람, 전통식물 씨앗 보존가 등을 자주 만났다. 전통 천연염색도 그 당시 처음 접했다. 한 선생은 무심코 지나가듯 ‘이런 일이 뭔 줄 아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질문의 해답은 한참 나중에야 깨달았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곱씹고 되새기는 기회였다. 선생의 ‘깊은 생각’을 헤아린 뒤 쪽염색에 뛰어들었다.”-쪽 재배는 언제 시작했고, 염료는 어떻게 만드나. “20대 중반인 1982~83년 고향 마을 3300여㎡의 논에 쪽 씨앗을 심었다. 쪽은 인도가 원산지로 알려졌지만 인도와 같은 위도의 여러 나라에 자생한다. 처음엔 일본에서 씨앗을 구입해 심었다. 봄에 씨앗을 뿌리면 7~8월에 무성하게 자란다. 꽃대가 올라오기 직전 쪽풀을 베다가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부은 뒤 돌멩이로 눌러 놓으면 썩는다. 25도 이상의 한여름인 터라 썩는 냄새가 보통 고약하지 않다. 썩은 잎과 줄기를 걷어내면 푸른색 계통의 물만 남는다. 여기에 석회를 첨가해 잘 젓는다. 한참 놔두면 석회와 색소는 바닥에 가라앉는다. 윗물은 버리고 남은 물에 콩대, 메밀대, 찰볏짚 등을 태워 재를 만든 뒤 4~5배 희석해 섞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주일에서 한 달가량 실온에 보관하면 진한 쪽빛깔로 변한다. 이후부터는 흰색 무명베를 수차례 담갔다 말리기를 반복한다. 베에 침착된 잿물은 뜨거운 물에 담가 빼낸다. 원하는 색깔을 얻기 위해서는 수없는 반복이 필수적이다. 실패를 거듭한 지 10여년 만인 1993년 은은하고 찬란한 ‘쪽빛깔’을 만들어 냈다. 이어 학고재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다.”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첫 천연염색에 대한 전시회 평가는.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전시회 직후 일본 주재 독일 언론인이 찾아와 쪽물을 입힌 옷감 2필을 구입해 갔다. 한 필(폭 40㎝, 길이 10m)당 30만엔(약 300만원)을 받았다. 한 선생이 왜 전통문화에 집착했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고유한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 문화상품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이후부터 천연염색에 더욱 매달렸다. 한여름 밤 친구들과 대폿잔을 기울이다가도 살며시 사라지기 일쑤였다. 친구들이 처음엔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친구들은 시간을 꼭 지켜서 해야만 하는 쪽물 발효과정을 알고 난 뒤 고개를 끄덕였을 정도다. ‘돈벌이’가 안 된다는 주변의 핀잔도 견뎌야 했다.”-고려 감지 복원과 옻칠 달항아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최근 고려 감지를 복원해 냈다. 감지는 갈색계통의 종이 같은 ‘무명 베’이다. 쪽물을 반복적으로 들이다 보면 원하는 색깔이 나온다. 감색 무명천의 배면에 한지를 덧붙인 형태다. 쪽물이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터라 땅속에 묻히더라도 반영구적으로 보존된다. 고려 때 감지에 불화와 불경을 필사한 것도 천연 염색의 과학적 원리를 터득한 덕택으로 본다. 천연염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는 쪽풀 염색에만 국한하지 않고 옻칠까지 손을 댔다. 조선조 백자 달항아리가 옻칠을 만나 무한 변신 중이다. 옻칠은 우주선에서도 쓸 만큼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도료다. 언젠가 옻칠 달항아리도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뜰 것으로 본다. 치자·잇꽃·울금 등 전통 염료는 얼마든지 있다. 실험을 거듭하다 보면 최상의 것을 찾을 것으로 본다.” -천연염료의 산업화에 대한 견해는. “생활인으로서 돈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전통 공예나 문화상품의 보편화·산업화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문화상품에 그럴싸한 프로젝트 이름을 붙여 정부예산을 허비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상품은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높아진다. 이는 기본적인 경제의 원리다. 문화상품을 산업화한답시고 기계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것은 스스로를 ‘싸구려’로 만드는 일이다. 지금 내가 만드는 천연염색 섬유류도 일반인들이 소비하기에는 가격 면에서 버겁다. 패션 업계나 한국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등이 소량 구입해 가는 정도이다. 모든 ‘쟁이’들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돈이 될 것인지 아닌지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문화 분야에서는 자기만의 고집을 지키는 것이 나중에 큰돈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혼을 다해 정진할 때 세상으로부터 평가는 절로 따라오지 않겠는가.” 
  • 큰 눈 대신 ‘미세먼지’… 주말까지 따뜻한 겨울

    큰 눈 대신 ‘미세먼지’… 주말까지 따뜻한 겨울

    대설인 7일 낮부터 맑고 온화해진 날씨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강원도 중북부 산지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대설주의부가 발효됐다. 24절기 중 21번째인 대설을 한자 그대로 풀면 큰 눈이 온다는 뜻이지만 이는 중국 베이징 주변 화북 지역의 옛기후에 맞춘 역법이어서 평년에도 대설을 전후해 한반도에 꼭 많은 눈이 내리진 않았다. 기상청은 8일에도 대체로 맑은 가운데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역이 대체로 흐리겠다고 예보했다. 강원 남부·경북 북부 동해안 지역에 새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8일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영하 1도, 서울·전주·청주 1도, 인천·광주 2도, 강릉 5도, 부산 7도 등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영상권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같은 날 낮 최고기온 역시 서울·청주 12도, 춘천 10도, 강릉·광주 14도, 부산 15도 등으로 두자릿수로 오른 수은주가 관측되겠다. 추위가 주춤하는 동안 대기가 정체되며 미세먼지가 쌓이고 있다. 8일 수도권·세종·충북·충남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그 밖의 권역에선 ‘좋음’ 또는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번 주 후반까지 대체로 맑고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며 미세먼지 또한 계속 기승을 부리겠다고 내다봤다.
  • [요즘 과학 따라잡기] 바이오 소재 활용되는 독성 플랑크톤/신현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외국 자원을 이용할 때 자원 제공국에 사전 승인을 받고 이용으로 인한 발생이익도 공유할 것을 규정한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된 뒤 해양천연물 연구가 활발해지고 생명자원으로서 가치 있는 신종 발굴이 중요해졌다. 천연물이란 동식물, 미생물이 생성하는 유기물로 의약품, 신소재,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바다에는 지구 전체의 80%에 달하는 수십만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연구에 활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제주도 해역에서 해양바이오 소재로 활용 가능한 신종 유독 플랑크톤(와편모조류) ‘후쿠요아 코리안시스’가 발견됐다. 와편모조류는 2개의 편모가 있어 유영이 가능한 식물플랑크톤으로 한반도 연안에서 적조와 마비성 패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한국 국명을 따서 명명된 ‘후쿠요아 코리안시스’는 착생 와편모조류로 신경독의 한 종류인 시구아톡신을 만들어 낸다. 시구아톡신을 갖고 있는 어류를 섭취하면 구토, 설사, 메스꺼움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의약품 소재 개발에 독을 생산하는 해양생물이 이용되면서, 시구아톡신을 생산하는 ‘후쿠요아 코리안시스’는 중요한 생명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단세포인 플랑크톤은 배양이 쉽기 때문에, 대량 배양을 통해 독소를 분리·정제한다면 천연 진통제 개발에 중요한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친형 앤드루 성추문 수습에 개입한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 “해고”

    친형 앤드루 성추문 수습에 개입한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 “해고”

    미국 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51)가 해고됐다.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64) 전 뉴욕주 지사의 성추문 수습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CNN은 4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 쿠오모는 해고됐다”며 “(해고 효력은) 즉시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CNN은 지난달 30일 크리스에 대한 무기 정직 처분을 내리고, 그의 행위가 부적절했는지에 대한 외부 로펌의 검토 결과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렇게 로펌의 검토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크리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CNN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함께 해온 ‘쿠오모 프라임 타임’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친형의 성추문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달 공개된 뉴욕주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크리스는 형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 상황을 꾸준히 확인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형의 최측근에게 “결혼식장 여성에 대한 단서가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식장 여성’은 앤드루로부터 결혼식 피로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공개한 애나 러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는 형의 참모진에게 자신을 비롯한 외부 인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는 등 성추행 대책에 적극적인 관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CNN은 당초 크리스를 옹호하는 입장이었지만, 검찰 수사 자료가 공개되며 그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결국 퇴출을 결정했다. 검찰이 공개한 수사 자료에 따르면 크리스는 형을 변호하는 데 자신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해달라고 형의 참모들에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했다. 그는 지난 3월 형의 비서인 멜리사 드로사에게 문자를 보내 “당신은 날 믿어야 한다. 우리가 해낼 수 없으면 우리는 실수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다른 매체들에게 접촉해 앞으로 나올 성추문 주장들을 미리 파악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크리스는 2013년 CNN에 합류해 이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했다. 그는 형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시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쿠오모 형제는 누가 어머니에게 더 사랑받는 자식인지 등을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훈훈한 형제애를 연출하기도 했다. 쿠오모 가문은 워낙 뉴욕에서 명문가 집안이다. 형제의 아버지 마리오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주 지사를 역임했고, 앤드루는 무려 3연임했다. 지난 10월에 물러났는데 자신을 위해 일했던 11명의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자신이 임명한 주 법무장관이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였다.
  • 한국, 내년 2월초 세계 최대 FTA에 동참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 동의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15일 RCEP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종 서명한 지 1년여 만이다. 비준 동의안은 본회의 통과 시점으로부터 60일 이후인 내년 2월 초에 발효될 전망이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과 비아세안 5개국(호주·중국·일본·한국·뉴질랜드) 등 모두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무역협정이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인구, 교역 규모의 3분의1을 차지한다. RCEP 발효 시 한국은 일본과 처음으로 FTA를 맺는 효과도 생긴다. 한국의 RCEP 수출액은 약 269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우리보다 앞서 비준 절차를 마친 중국과 일본 등 10개국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가 늦어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 5개 서명국은 내년 1월 1일 발효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른 가입국보다 관세 혜택을 늦게 누리게 되면서 ‘늑장 비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 한미, 북핵 고도화 대응 작계 최신화… ‘대만해협 안정’ 첫 명시

    한미, 북핵 고도화 대응 작계 최신화… ‘대만해협 안정’ 첫 명시

    한미 양국이 11년 만에 ‘작전계획’(작계)을 최신화하기로 2일 합의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에서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연 뒤 공동성명에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으며 한미동맹에 대한 북한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을 위한 군사작전계획에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새 SPG를 승인한 것은 작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본격 준비에 착수했다는 의미다. 작계를 보완하려면 먼저 가이드라인 격인 SPG에 합의해야 하는데 마지막 수정이 이뤄진 때가 작계 5015(2015년 발효)가 제안된 2010년이다. 현재 작계는 ‘작계 5027’(1974년)과 ‘작계 5015’(2015년)가 있다. 전면전에 대응하는 방어적 성격의 작계 5027을 보완한 작계 5015에는 유사시 북 핵심시설을 선제타격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최종안까지 최대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새 작계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관건이다. 한미는 새 SPG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함구했다. 기존 작계를 보완할지 새로 만들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새 작계에는 북한의 비대칭전력 개발 상황에 따른 단계별 대응계획이 업데이트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측이 작계 보완을 압박했다는 점에서 인도·태평양지역으로 군사력을 확장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까지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명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문구를 인용한 수준이지만,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종전선언 추진 국면에서 작계 보완을 공식화함으로써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 서 장관은 “종전선언은 정치·선언적 의미이기 때문에 SPG와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 2022년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시행을 못박았다. 문재인 정부 공약인 전작권 전환은 차기 정부로 넘어갔지만, 전작권 전환을 위한 동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서울 용산에 남아 있는 연합사 본부를 내년까지 주한미군 평택기지로 이전, ‘평택 연합사 시대’를 열기로 했다. 본격적인 이사는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 용산기지 반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오스틴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차기 정부에 북미·남북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을 물려 주기 위해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한미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 한미, 북핵 고도화 대응 작전계획 최신화

    한미 양국이 11년 만에 ‘작전계획’(작계)을 최신화하기로 2일 합의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연 뒤 공동성명을 통해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으며 전략환경 변화를 반영한 이 지침은 한미동맹에 대한 북한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을 위한 군사작전계획에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계를 보완하려면 먼저 양국이 가이드라인 격인 SPG에 합의해야 하는데 마지막 수정이 이뤄진 때가 현행 작계 5015(2015년 발효)가 제안된 2010년 SCM이다. 서 장관은 “종전선언은 정치적·선언적 의미이기 때문에 SPG와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SCM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대만’이 명시된 점도 주목된다. 양측은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영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2022년에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원초적 풍미, 아찔한 훈제 음식의 매력/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원초적 풍미, 아찔한 훈제 음식의 매력/셰프 겸 칼럼니스트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늘 천재라고 불리는 이들이 등장한다. 주로 수학과 철학, 과학, 예술 등의 분야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음식 분야에서는 왜 천재가 있다는 이야기를 별로 들어보지 못했을까란 엉뚱한 의문을 가끔 품는다. 음식을 먹다 보면 “이걸 처음 만든 사람은 천재인데?”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기록되진 않았지만 음식의 역사에도 천재적인 인물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가깝게는 냉장고의 발명부터 멀게는 불의 발견까지 갈 수 있지만 가장 천재적이면서 유용한 발상을 해 낸 사람은 아마도 음식의 보존법을 처음 깨우친 이가 아닐까. 잉여 음식을 보존 처리할 줄 아는 지혜가 있다는 데서 인간과 동물의 위상은 분명하게 갈린다.냉장냉동고의 등장 이전까지 수천년을 살아온 인류의 식품 보존법은 다섯 가지에 불과했다. 소금을 뿌리는 염장과 바람에 말리는 건조, 미생물의 작용으로 인한 발효와 초산을 이용한 초절임, 그리고 표면에 연기를 쏘이는 훈연이다. 누가 가장 먼저 보존 방법을 생각해 냈는지, 어떻게 깨우쳤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의 어느 발견과 발명보다 훨씬 오랜 시간 인류의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으리라. 소금을 이용하는 염장법은 소금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이전까지는 누구나 할 수 없는 사치스러운 방식이었다. 초산을 이용하는 초절임도 식초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술을 발효시켜야 했다는 점에서 바람에 말리는 건조보다는 고급 보존 방식이었다. 건조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 가장 단순하지만 기후의 영향을 고려해야 했다.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고 오로지 바람에만 말리기 위해선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여야 했다.훈연은 불을 피워야 하고 연기를 지속적으로 쐬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기후를 딱히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수백만 가지 화합물이 들어 있는 연기가 재료의 표면에 있는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죽임으로써 부패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낸다. 거기에 더해 훈연 향이라고 하는 독특한 풍미를 식재료에 부여하는데 이 원초적이면서 자극적인 오묘한 맛 때문에 특정 문화권에선 다른 보존 방식보다 특히 선호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식 베이컨은 원래 삼겹살 부위를 통째로 염장한 후 장시간 훈연해 만드는 훈제고기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베이컨 제품들은 덜 짜고 훈제 풍미가 약하지만 정통방식으로 만든 베이컨은 아찔할 정도로 짜고 훈연 향이 강하게 배어 있다. 염장과 훈연 두 방식을 사용해 고기의 보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인류 지혜의 산물이다. 보통 ‘훈제’ 하면 곧이어 연어가 연상되는 것처럼 훈제연어는 대표적인 훈연 해산물이다. 어망을 이용하면 항상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의 해산물이 잡히기 마련이다. 조업이 규모화되고 효율적으로 변모하자 북유럽인들은 남는 해산물을 보존 처리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훈연 방식을 즐겨 사용해 왔다. 이런 전통 때문에 영국이나 독일, 스칸디나비아 3국의 마트 해산물 매대에 가보면 어김없이 훈연 해산물이 눈에 띈다. 흔한 연어부터 대구, 장어, 청어, 고등어, 철갑상어 등 생선류와 홍합, 조개 등 어패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훈제 음식들이 즐비해 있다. 신선식품 위주의 남유럽의 해산물 매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연기는 해산물의 비린내를 덮어 없애 주고 먹음직스러운 향을 더해 준다. 열을 가해 훈연하는 온훈법을 거치면 속살은 단단하게 익고 겉은 마치 금가루를 뿌린 것처럼 황금빛으로 변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훈제 생연어는 연기는 쏘이되 열은 가하지 않은 냉훈법으로 만든 음식이다. 차가운 물에 사는 연어는 지방 함량이 다른 생선에 비해 유난히 높은데 그만큼 산패가 빠르고 조금만 상해도 심한 악취가 나기 쉽다. 이를 막고자 북유럽 사람들은 연어를 훈연 처리해 보존식품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요즘은 북해에서 잡힌 연어가 하루이틀이면 우리 식탁에 당도할 만큼 냉장냉동 유통 기술이 발달해 있다. 보존을 위해 어떤 처리를 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내려온 식문화는 여전히 현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 옛날 누군가가 음식에 연기를 쐬어 훈연법을 발명해 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일부는 훈연 음식을 즐기고 있다. 기술적인 필요보다도 정서적인 필요 때문에 훈연법을 비롯한 각종 보존법을 통한 음식들이 아직도 인류의 밥상에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태초의 선구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을까.
  • “이재명을 공부해 달라, 독후감 부탁”…송영길이 제안한 캠페인

    “이재명을 공부해 달라, 독후감 부탁”…송영길이 제안한 캠페인

    송영길, 캠페인 공개 제안도서 ‘인간 이재명’ 3명에 추천“독후감·릴레이 추천 부탁”진중권 “이재명 공부하는 ‘재명학’”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100일 남겨둔 상황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해 공부하자는 취지의 ‘릴레이 이재명 바로알기 캠페인’을 공개 제안했다. 송 대표는 당원들에게 “당의 공식 대통령후보에 대해 더 공부하고 분석해보아야 국민들을 홍보 설득해 갈 수 있다”고 강조하며 “100일 동안 이재명 후보가 잘 발효되도록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는 “회사 대표를 뽑을 때 주주와 이사들이 얼마나 공부하고 검증하겠는가”라며 “국민이 대표 일꾼을 뽑을 때도 후보자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특히 당원들은 후보에 대해 더 공부하고 분석해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가 국회의원 직을 맡은 적이 없고 여의도 밖에서 활동, 민주당 의원·당원들이 이 후보에 대해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 만큼 먼저 이 후보에 대해 공부하고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독후감도 올려 주시고 또 세 분씩 릴레이로 추천 부탁드린다” 송 대표는 “아내가 이 후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고, 아내가 ‘릴레이 이재명 바로 알기 캠페인’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인간 이재명’(김현정 저, 도서출판 아시아)이라는 책을 세 분께 추천한다. 읽고 독후감도 올려 주시고 또 세 분씩 릴레이로 추천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태권도 김유하 선수, 오영환 의원까지 3명에 릴레이 캠페인 참여를 권유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인간 이재명’ 도서를 읽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이재명을 공부해 달라, 아는 만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알리기’ 캠페인은 이 후보 경선캠프 후원회장을 맡았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독을 권하며 시작됐다.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소속 의원들이 직접 ‘인간 이재명’을 읽고 독후감을 남기는 등 ‘이재명 알리기’가 계속되고 있다.진중권 “이재명 공부하는 ‘재명학’…유망한 신흥 학문이라던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민주당 내에서 불고 있다는 ‘이재명 후보 공부하기’ 열풍을 두고 ‘재명학’이라고 지칭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를 위해서라도 유권자들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똑바로 알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양명학·성리학·주자학… 최근 핫한 학문으로 떠오른 재명학. 이 신흥 학문에 관심이 생겼다”라면서 “형수 욕설, 살인 변호, 조폭연루 의혹, 대장동 사업비리, 변호사비 대납 의혹, 비선 조직을 이용한 시정·도정 운영 방식 등 무수히 많은 연구 주제를 포함하는 매우 유망한 신흥 학문”이라고 비꼬았다. 또 그는 “시간 나는 대로 연재를 하면서 한국 재명학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나로서는 더 바랄 게 없겠다”며 “재명학의 근본 문제는 ‘이재명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인데, 나라를 위해 유권자들이 이재명을 바로 알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손혜원, 부동산실명법 위반 ‘벌금 1천만원’ 2심 판결에 불복 상고

    손혜원, 부동산실명법 위반 ‘벌금 1천만원’ 2심 판결에 불복 상고

    전남 목포의 ‘도시재생사업계획’을 미리 알고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를 받는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66)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손 전 의원 측은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변성환)에 상고장을 냈다. 재판부는 25일 손 전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손 전 의원은 2017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목포시 관계자로부터 도시재생사업계획이 담긴 비공개 자료를 받고 그해 6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조카와 지인, 남편이 이사장인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명의로 도시재생사업 구역에 포함된 토지 26필지, 건물 21채 등 총 1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해 8월 1심은 손 전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손 전 의원 측이 목포시로부터 받은 도시재생사업 자료의 상당 부분은 ‘비밀성’을 상실하지 않았고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발효 이전 부동산을 매입한 행위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으로 봤다. 1심 판결에 손 전 의원과 검찰 모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에서는 형량이 크게 줄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목포시가 제공한 도시재생사업 자료가 기밀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손 전 의원의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부동산 매수 전후로 국토부와 면담하긴 했지만 국토부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며 “자료를 취득하긴 했지만 기밀을 통해 매수하거나 제3자에게 매수하게 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부패방지법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조카 손모씨의 이름을 빌려 목포시의 게스트하우스 창성장과 관련한 7200만원 상당의 토지 3필지와 건물 2채를 보유했다는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 [제27회 서울광고대상_심사평] “수상 기업 높이 평가… 기업 매력·존재 가치 전달하는 ‘광고의 힘’에 주목”

    [제27회 서울광고대상_심사평] “수상 기업 높이 평가… 기업 매력·존재 가치 전달하는 ‘광고의 힘’에 주목”

    코로나19의 대유행(팬데믹)이 2년째 계속되면서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광고 활동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서울광고대상은 출품작의 감소는 물론, 광고의 질적 수준에서도 크게 주목할 만한 발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무엇보다도 예년에 주요 대기업들이 공들여 전개했던 대형 캠페인 시리즈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고,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역시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표현기법의 작품이 많지 않은 아쉬운 한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매체의 공신력과 영향력을 신뢰하고, 신문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히 광고를 집행해온 수상 기업들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올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SK텔레콤의 ‘T우주’ 브랜드 론칭광고는 T우주라는 브랜드의 론칭광고답게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끄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유명 파트너 기업들의 로고가 T우주의 무중력 공간 안에서 유영하는 듯한 비주얼의 시각적 주목도와 함께 T우주라는 브랜드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 유발효과가 돋보이는 광고였다. 마케팅대상의 기아 브랜드 광고는 K8이라는 새로운 준대형 세단이 놓인 시간과 장소, 모델, 상황이 감성적으로 표현되어 제품의 존재감과 매력을 잘 전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최우수상의 KB금융그룹 광고와 고객만족상의 신한카드 광고는 모델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우수상의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라는 새로운 캠페인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 기업PR상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발자국’ 광고는 세상의 기록, 세상의 역사를 향한 도전 의지를 닐 암스트롱의 우주 발자국과 비유되는 시각적 은유로 잘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광고는 양면으로 구성된 차별화된 레이아웃과 광고의 완성도가 돋보였고, 수입차 부문의 벤츠는 완성도 높은 크리에이티브와 고급 이미지가, 대상의 청정원은 브랜드의 의인화와 모델 효과가, 설화수는 광고 표현과 모델의 일관성이 각각 돋보였다. 한양사이버대학 광고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내용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광고였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기업에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고 또 요구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고객만족(CS)을 넘어 고객경험(CX)에 주목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시대를 이끌어가야 한다. 고객과 사회가 기대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강력한 정서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기술, 상품, 인재, 마케팅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기업의 존재가치와 매력을 전달하는 기업메시지, 즉 ‘광고의 힘’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광고에는, 힘이 있다.’ 지난 11일 제48회 광고의 날 게재된 신문광고 헤드라인이다. 상품 정보, 기업의 철학·비전과 사회적 역할을 담은 기업 메시지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대하며 서울광고대상에 응모한 모든 광고주와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심사위원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종락 서울신문 상무 이지운 서울신문 광고국장
  • 유럽, 벌써 ‘오미크론’ 확산 기로…이스라엘은 입국 전면 금지

    유럽, 벌써 ‘오미크론’ 확산 기로…이스라엘은 입국 전면 금지

    유럽 곳곳에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서 전 유럽이 오미크론 확산 기로에 놓였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을 종합하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체코, 덴마크 등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보고 됐다. 이날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첼름스퍼드와 노팅엄 지역에서 각각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으며, 두 사람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영국은 이들 두 명을 자가 격리하고 있으며,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가 2건 확인됐고, 이탈리아도 사업차 모잠비크를 다녀온 사람에게서 첫 감염 사례가 나왔고 밝혔다. 체코 보건당국은 나미비아에서 건너온 한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조사 중이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전날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남아공발 여객기 두 대에서 61명의 승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 중 일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결과는 28일쯤 나올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벨기에 당국은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하고 이달 11일 돌아온 여성이 지난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 여성에게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말라위에서 돌아온 여행객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으며, 최근 남아공에서 돌아온 여행객 800여 명의 건강상태와 동선 등을 추적 중이다.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까지 속속 확인되자 전세계가 방역 강화와 입국 규제 조치 등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당장 이스라엘은 14일 동안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대테러 전화 추적 기술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 발견 이후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령을 내린 나라는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영국은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틀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또 오미크론 감염 의심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10일간 자가격리 하고, 대중교통과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남아공과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의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올렸으며, 미국 국무부도 오는 29일부터 이들 8개국에 대한 여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뉴욕주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음달 3일부터 발효되는 이번 비상사태에 따라 남은 병상이 10% 미만이거나 주정부가 따로 지정한 병원들은 비응급, 비필수 환자들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크리스마스 휴가철을 앞두고 국경 개방에 나섰던 아시아 국가들도 오미크론 등장에 맞춰 남아공 등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입국을 차단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는 27일 밤 11시 59분부터 지난 2주간 남아공과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이들의 입국과 환승을 금지했다. 일본은 지난 27일부터 남아공과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에서 오는 입국자는 10일간 격리하도록 했으며 이날부터는 모잠비크와 말라위, 잠비아발 입국자에게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은 지금도 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에게 열흘 혹은 2주 동안 자택 혹은 자신이 정한 숙박시설에 자가 격리할 것을 요구하는데, 남아공 등 9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정부 지정 시설에서 격리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전날 긴급 긴급해외유입상황평가 회의를 열고,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국 및 인접국인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 시작했다. 다만 내국인 입국자는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시설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이 밖에도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요르단, 모로코 등 다른 아시아·중동 국가들도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통제할 계획이다. 이처럼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에 출연,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을 포함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 모임 자제 등 기본적인 생활 방역을 잘 지키고 무엇보다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을 완료해야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 “재감염 위험 높다” 우려변이 지정 ‘오미크론’…미·캐나다, 여행 제한

    “재감염 위험 높다” 우려변이 지정 ‘오미크론’…미·캐나다, 여행 제한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남부에서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를 우려 변이로 분류하고 이름을 ‘오미크론’이라고 지정했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B.1.1.529로 불리던 새 변이에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를 붙여 ‘오미크론’(Omicron)이라고 명명했다. 또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분류하면서 “예비 증거에 따르면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재감염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HO는 이 변이를 지난 9일 수집된 표본에서 처음으로 확인했으며, 지난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 변이를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한 남아프리카 지역 8개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으로부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우리가 추가 정보를 갖기까지 예방 조치로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해 8개국에 대한 추가적 비행 여행 제한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해당 국가는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이다. 이번 조치는 비행 금지는 포함하지 않으며 미국인을 포함해 합법적인 영구 체류자에 대해서는 예외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일 남아공에 대한 여행 제한을 해제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조치는 29일부터 발효된다”며 “상황이 진전됨에 따라 과학과 의료팀의 추가적 권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의 경우 남아공을 포함한 7개국에 대해 국경을 폐쇄하고, 이들 나라로부터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자국민들을 대상으로도 이 나라를 여행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렸다. 캐나다가 여행 제한을 내린 나라는 남아공, 모잠비크 보츠와나, 레소토, 짐바브웨, 나미비아, 에스와티니다. 지난 14일간 이들 나라에 머물렀던 외국인은 캐나다에 입국할 수 없다. 지난 2주간 이 지역을 여행한 캐나다 국적자들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며, 14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캐나다는 아직 자국 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목포투기 의혹’ 손혜원 2심서 벌금형...“부동산실명법 위반만 유죄”

    ‘목포투기 의혹’ 손혜원 2심서 벌금형...“부동산실명법 위반만 유죄”

    재판부 “목포시 자료 활용했다고 보기 어려워”징역 1년 6개월 1심 깨고 벌금 1000만원 선고손혜원, 선고 후 “진실 밝혀지는 데 3년 걸렸다”전남 목포시의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입수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혜원 전 의원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변성환)는 25일 부패방지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손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하고, 부동산실명법에 대해서만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2017년 5월 손 전 의원이 입수한 목포시 도시재생 사업 계획 자료에 기밀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손 전 의원이 그 자료를 활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료를 받기 전,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볼 때 이미 ‘창성장’(목포시 게스트하우스)에 관심이 있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면서 “자료를 보기 전인 2017년 3월부터 한 달간 부동산 세 곳을 매수하도록 하게 했다”고 밝혔다. 손 전 의원이 지인에게 사업 계획을 알려 매입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지인들에게 매수를 권유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했다”며 “부동산 매수를 어렵게 할 수 있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점은 피고인이 (부동산을) 인수하거나 매수를 권유할 당시 기밀을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게 하는 사정”이라고 판단했다.다만 조카의 이름을 빌려 창성장과 관련한 7200만원 상당의 토지 3필지와 건물 2채를 보유했다는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했다. 손 전 의원과 함께 자료를 입수한 후 딸의 명의로 창성장을 매입하고 지인에게 부동산을 매입하게 한 혐의를 받는 보좌관 A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손 전 의원 측이 목포시로부터 받은 도시재생사업 자료의 상당 부분은 ‘비밀성’을 상실하지 않았고,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발효 이전 부동산을 매입한 행위를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봤다. 손 전 의원은 항소심 선고 후 “진실이 밝혀지는 데 3년이 걸렸다. 일부 언론 공작으로 시작된 투기꾼 누명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일부 유죄 벌금 판결을 받은 그 누명조차도 벗어나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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