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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같은 휴양지, 사이판 뒤집어보기

    영화같은 휴양지, 사이판 뒤집어보기

    “이놈들아, 나는 이렇게 살아 있어.!”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대사로 기억된다. 빠삐용(스티브 매퀸)이 높은 절벽에서 떨어진 후 일엽편주 코코넛꾸러미 위에서 외친 외마디 절규는 여전히 생생하다. 그만큼 감동 깊었던 영화이기 때문이다. 여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낭만과 멋진 추억이 남겨진 곳이라면 몇번이고 가고 싶어진다. 요즘에는 이래저래 국내외 여행객들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허니문과 수학여행이 늘어나고 각종 축제와 이벤트가 벌어지는 까닭이다. 어쨌든 여행은 늘 들뜨고 마냥 즐겁기만 하다. 한번쯤 가봤던 곳이라도 어느 계절에, 누구와 같이 갔느냐에 따라 새록새록 달라지게 마련이다.‘빠삐용´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로도 유명한 휴양지, 꿈과 낭만의 사이판을 다녀왔다. 호국의 달을 맞아 한국인 위령탑을 둘러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하다. 글 사진 사이판 이호정특파원 hojeong@seoul.co.kr 세계 여러 휴양지 가운데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대입시켜 본다면 단연 사이판을 꼽고 싶다. 허니문 여행은 물론 가족단위 휴양지로 언제나 인기가 높다. 기후가 연중 온화하고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 특히 푸르다 못해 에메랄드그린의 아름다운 색조를 띤 바다색깔은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호초(珊瑚礁)가 있어 거친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산호초 주변에는 온갖 빛깔의 수많은 열대어들이 군락을 이루며 산다. 얕은 바다 산호 사이를 헤엄치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과 함께 즐기는 스노클링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푹 빠져드는 이곳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다. 해안 주변에서의 제트스키나 패러세일링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천연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골프라운딩도 인기를 끈다.‘골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라우라우베이 골프리조트는 세계적인 프로골퍼 그렉 노먼이 디자인했다. 총 36홀로 동쪽 코스 5·6·7번 홀은 코발트색의 바다가 눈앞에 보이는 해안절벽 코스로 공이 바다위로 날아가는 듯한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마나가하 섬 애칭 ‘사이판의 보물’. 사이판 여행시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으로 걸어서 20여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지만 눈부신 백사장과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바다가 일품이다. 아울러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섬 입장시에는 환경세 5달러를 내는 것이 특이하다. ●한국인 평화 위령탑 사이판 북부 마피산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징용으로 남태평양에 끌려가 죽은 한국인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만세절벽 영화 빠삐용의 탈출 장면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패전의 기색이 짙어가는 1944년, 일본군 수천명이 최후의 공격을 가했지만 전세를 역전시키지 못하자 ‘천황 만세’를 외치며 절벽아래로 대부분 투신, ‘만세절벽´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해안 절벽이 장관이다. ●자살절벽 해발 249m의 마피산 정상의 서쪽 절벽으로 1944년 미 해병대가 상륙작전을 감행하자 마지막까지 쫓기던 수백명의 일본군 병사와 시민들이 항복을 거부하며 이곳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 지금도 가끔 유골이 발견된다. ●새(Bird) 섬 바다 표면에 무수히 구멍이 나 있는 석회암 섬으로 새들의 낙원이다. 해질무렵이면 하늘을 새까맣게 덮으며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새들과 환상적인 푸른색의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여행정보 아시아나항공이 주 7회 운항한다. 매일 오후 8시10분(일요일은 오후 7시4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 새벽 1시10분(현지시각)에 사이판 공항에 도착한다. 지난달 28일부터는 매주 화, 목, 토, 일 오전 8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후 1시30분에 도착하는 낮 시간 운항을 증편했다.
  • 白雪의 후지산, 검은 모래를 토해내다

    白雪의 후지산, 검은 모래를 토해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도쿠가와를 위한, 도쿠가와의 도시란 느낌이 들었다.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의 시즈오카시 얘기다. 도쿠가와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뒤를 이어 에도막부(江戶幕府)시대를 연 초대 ‘쇼군’. 도쿠가와가 말년을 보낸 슨푸성(駿府城), 그의 묘가 있는 구노산(九能山) 등 도시 곳곳에 그의 흔적이 진하게 배어 있다. 올해는 12차례 일본을 방문하면서 조선의 선진문물을 전해 일본 속 한류의 원류(源流)로 인식되고 있는 조선통신사 400주년이 되는 해. 조선통신사는 1607∼1811년 12차례 일본을 방문하면서, 총 10회 시즈오카를 방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인의 성지 후지산 그늘 아래 일본의 3대 명차 생산지다운 차밭과 검은 모래의 해변 등을 그림처럼 펼쳐놓은 곳, 시즈오카시를 다녀왔다. #시즈오카시 최고의 전망대 니혼다이라(日本平) 시즈오카시는 시즈오카현의 현청 소재지. 축구스타 조재진이 활약했던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 팀의 연고지 시미즈(淸水)시와 합쳐 광역시를 형성한다. 시즈오카 시와 스루가만(敦賀灣), 그리고 남알프스 연봉 너머 우뚝 선 후지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니혼다이라에 올랐다. 한때 일본 관광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던 곳. 우거진 숲 사이로 난 이차선 길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오토바이와 스포츠카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길게 누운 시즈오카시를 아래 두고 우뚝 솟아오른 후지산의 모습이 절경이다. 계절은 초여름을 향하고 있지만, 아직도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후지산 오른쪽으로는 태평양 바다. 옛날 조선통신사 일행들이 이용했던 바닷길이다.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전망대도 좋지만, 니혼다이라 호텔 앞에서 보는 절경을 놓쳐서는 안 된다. 호텔에서 조성해 놓은 잔디밭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다소 눈치가 보여도, 예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는 노릇. 잔디밭 끝자락에 서면 널따란 차밭이 펼쳐진다. 일본 최고의 차 생산지다운 모습이다. 특히 해질녘 은은한 붉은 색을 띤 후지산의 모습은 쉬 잊혀지지 않는 절경이다. 시즈오카역에서 니혼다이라 행 버스.35분 소요. #구노산(久能山) 도쇼궁(東照宮) 도쿠가와의 묘와 진자(神社)가 조성된 곳이다. 스루가만에 연해 있는 천혜의 요새 구노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서기 600년 진씨 성을 가진 백제인이 창건한 절이었다. 자신을 이곳에 묻어달라는 도쿠가와의 유언에 따라 신사로 변모했다. 예전엔 1159개에 달하는 계단을 이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케이블카로 연결돼 한층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벽과 기와 등의 검은 색과 황금빛 장식이 어우러져 근엄하고 화려하다. 신사 뒤쪽엔 도쿠가와가 자신의 애마(愛馬)와 함께 묻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가며 보는 스루가 만과 우거진 원시림은 또다른 볼거리다. 케이블카 요금 어른 1000엔, 어린이 500엔. 도쇼궁 입장료는 어른 350엔, 어린이 150엔. 니혼다이라 아래쪽에 케이블카 입구가 마련돼 있다. #화산(火山)이 만든 검은 모래 미호(三保)해변 미호해변은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검은 모래와 코발트빛 바다, 그리고 솔밭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해안가 초입에는 미호노 마쓰바라(三保の松原)가 있다.7㎞의 해안선에 우거진 5만 4000여그루의 소나무 군락지는 일본 3대 솔밭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적송(赤松)과 달리 흑송(黑松)이라는 것도 인상적이다.‘신의 길’로 불리는 소나무 참배길 끝에는 하고로모노 마쓰(羽衣の松)가 있다. 일본판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전해져 오는 소나무. 남자의 직업(?)이 어부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JR시미즈 역에서 미호랜드행 버스.25분 소요. 글 시즈오카 손원천특파원 angler@seoul.co.kr #가볼 만한 곳 ▶세이켄지(淸見寺) 서기 679년 창건된 절. 조선통신사 일행들이 묵었던 숙소이기도 하다. 곳곳에 조선통신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찰 뒤편의 정원은 에도 시대의 대표적인 정원. 일본 명승으로 지정돼 있다. 정원 가운데의 ‘구곡천(九曲泉)’은 아홉가지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JR오키쓰(興津)역에서 도보로 10분. 어른 300엔, 어린이 150엔. ▶슨푸공원(駿府公園) 도쿠가와가 축성해 전성기와 말년을 보낸 성터다. 옛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녹음 가득한 공원으로 변했다. 일본 전통 기법에 따른 망루와 히가시고몬(東御門) 대문 등이 재건돼 있다. 망루는 3층식 2층 구조. 내부에는 도쿠가와의 밀랍 인형과 성 복원 공사 당시 출토된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시즈오카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 [시인과 고향]향수는 시인을 놓아주지 않는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금부터 오늘의 강연 주제인 ‘시인과 고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에 앞서 저가 생각하는 시에 대해 나름대로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 시와 눈 저는 시는 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말할 것도 없이 눈이 보배입니다. 그 보배는 반짝이는 보배입니다. 보석과 같은 눈이 바로 시인의 빛나는 눈입니다. 시인은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그것. 눈을 뜨고 눈 속 깊이 감춰 둔 그것, 그것이 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 시의 눈도 하나의 풍경입니다. 시인의 눈은 풍경을 창조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는 시가 풍경이요 나아가서는 시인 자신도 풍경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보는 것을 배우고 익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또 “시는 내면의 뒤집기”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내면의 뒤집기’는 시의 또 다른 하나의 눈입니다. 참으로 오묘한 눈이 아니겠습니까. 다시 한번 시는 눈이라고 강조합니다. 저는 한자어의 관음(觀音), 문향(聞香)이란 말에서 시를 보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볼 觀, 소리 音, 소리를 본다는 것. 그리고 들을 聞, 향기 香, 향기를 듣는다는 것. 이것이 바로 시의 경지가 아니겠습니까.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시가 없는 곳에 시가 있습니다. 시인은 한 줌의 햇빛을 사냥하기 위해 언어 하나하나를 낚아챕니다. 그리고 말을 갈고 닦습니다. 그래야만 말의 빛을 더하게 되지요 .말의 빛은 바로 시의 빛입니다. 반짝입니다. 靑馬와 大餘 시 속에는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는 고향이 있습니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고향은 그리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예술가에게는 고향이 예술입니다. 시입니다. 미술입니다. 음악입니다. 새삼스레 말할 것도 없지만 청마 유치환 선생과 대여 김춘수 선생은 경남 통영이 고향입니다. 청마 선생은 1908년, 대여 선생은 1922년에 태어났습니다. 두 분의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대여 선생의 시에 청마 선생이 종종 등장합니다.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 우리 고향의 선창 가는 길보다도 사람이 많았소 /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을 끼고 /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기빨처럼 다정하고 /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 내가 크던 돌다리와 집들이 /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 그 길을 찾아가면 / 우리 집은 유 약국 / 행이 불언하시던 아버지께서 어느 덧 /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 헌 책력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 나는 끼고 온 신간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이 시는 청마 선생의 <歸故>라는 작품 전문입니다. 고향 통영을 소재로 한 초기시입니다. 통영의 냄새가 물씬 나지 않습니까. 이 밖에도 <향수> 등 고향을 노래한 작품이 있습니다. ‘깃발’을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시인의 향수는 영원한 것입니다. 향수에는 시가 깃들어 있습니다. 시와 사투리 우리 현대시의 큰 획을 그은 김춘수 선생의 시는 고차원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상 풍경입니다. 어떤 이는 고급 장식품이라고도 했습니다. 선생의 풍경 속에는 고향이 보입니다. 대여 선생은 언어의 예술가입니다. ‘긴장된 말놀이’를 즐기는 고수의 테크니션이기도 합니다. 선생의 시는 그림이 있는 지적인 기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트릭도 지척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대여 선생은 고향을 소재로 한 시를 만년에 많이 남겼습니다. <통영> <귀> <앵오리> <귀향> <명정리> <고향으로 가는 길> <나의 생가> <방풍>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 밖에 초기시와 대표작인 <처용 단장>에도 고향이 전면에 선명하게, 혹은 배경에 보일 듯 말 듯 아득하게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의 기억들이 시속에 배어 있습니다. 기억은 소중한 것입니다. 시인은 기억을 시로 승화시킵니다. 우리 고향 통영에서는 / 잠자리를 앵오리라고 한다. /부채를 부치라고 하고 고추를/고치라고 한다. / 우리 고향 통영에서는 / 통영을 토영이라고 한다. / 팔을 폴이라고 하고 팥을 / 폴이라고 한다. / 코를 케라고 한다. / 우리 고향 통영에서는 / 멍게를 우렁싱이라고 하고 똥구멍을 / 미자발이라고 한다. /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통영을 퇴영이라고 하셨고 동경을 / 딩경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 까치는 까치라고 하셨고 까치는 / 깩깩 운다고 하셨다. 그러나 / 남망산은 / 난방산이라고 하셨다. / 우리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 내 또래의 외삼촌이 / 오매 오매 하고 우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 시는 <앵오리>의 전문입니다. 시에서 보다시피 통영의 사투리가 많이 나옵니다. 사투리는 바로 향수입니다. 향수는 시인을 그냥 놓아주지 않습니다. 선생의 시에는 사투리뿐만이 아니라 통영의 산과 바다와 섬이 자주 나옵니다. 고향은 햇빛도 바람도 생선맛도 다르다고 했습니다. 또 갯바람은 어머니의 젓내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대여 선생은 전혁림 화백과 윤이상 음악가와도 친교가 깊었습니다. 세 분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동향인이기도 하지만 같은 빛깔을 갖고 있는데 그 빛깔이 바로 코발트 블루이지요. 통영의 바다 빛깔입니다. 작곡가는 가락에, 화가는 색채에, 시인은 언어에 그 빛깔이 숨쉬고 따라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입니다. 언어가, 색채가, 가락이 쪽빛 파도를 친다고 할까요. 기막힌 해후 대여 선생은 80년대 초 서베를린에서 죽마 고우 윤이상 작곡가를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얼싸안았다고 합니다. 한동안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 기막힌 해후. 그때 윤 선생은 “춘수야, 나 고향 좀 데려가 줘…” 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눈물범벅이 되었다는 후일담입니다. 그때 눈물은 얼마나 진하고 뜨거웠을까요. 향수는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그날 그때의 눈물이 통영 앞바다의 얼룩진 코발트 불루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윤이상의 조국 대한민국은 그때 윤이상의 일시 귀국조차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안타깝다고 해야 합니까. 아니 슬프다고 해야 합니까. 대여 선생은 ‘서베를린서의 만남’을 그 뒤에 <귀>라는 시에다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1982년 / 서백림(西伯林) 윤이상의 집이다. / 앉았단 섰다 또 앉다가 / 막 피어나는 앵초꽃 너머로 / 본다. / 귓속에 귀가 있다. / 누군들 이름을 부르지 말아요. / 테레사 할머니, / 우리들의 고향은 통영입니다. / 앵초꽃 피는 / 그때가 4월 초순 / 귓속에서 물새가 운다 쉬었다가 울고 /쉬었다가 또 운다. / 귓속에 귀가 있다. / 한려수도 아득히 트인 / 귀가 귓속에도 귀가 있는, 귓속에도 눈물이 고이는, 눈물도 울림이 뜨거운 ‘귓속의 귀’가 찡하지 않습니까. 두 분의 귓속의 귀에서 고향 통영이 보이고 물새가 우는 소리와 한려수도가 물결치지요. 시인에게도 고향은 다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의 고향은 지구상의 한정된 한 지역이 아니고 전 우주가 고향입니다. 시인은 한 방울의 이슬에서도 우주를 보고, 그리고 대화를 나눕니다. 햇빛 속에서 우주의 빛을 보고, 바람 속에서 우주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특히 청마 선생의 시에서 우주를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의 오묘한 사유의 깊이는 물론 그 넓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청마 선생과 대여 선생을 기리며 쓴 저의 졸시 <靑馬, 그리고 大餘>를 낭독하겠습니다. 이는 통영 시민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안합니다 / 통영 시민 여러분/ 간밤에 바다를 훔쳤습니다 / 머리맡에 두고 꿈도 꾸었습니다/ 발치에 섬들이 보채곤 했습니다 / VOU, 수평선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 청마의 깃발이 하늘 깊게 나부꼈습니다/ 전혁림 화백의 빛부신 코발트 블루 위로/ 대여의 꽁지 하얀 새가 날아올랐습니다 / VOU, 수평선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 바다를 택배로 다시 보냈습니다 / 파도 소리만 가슴 깊이 감추고 / 바람은 더 푸르게 물결쳤습니다/ 통영 시민 여러분, / 감사합니다/ 유치환 선생과 김춘수 선생은 가셨지만 시는 살아 있습니다. 시 속의 고향도 살아 있습니다. 시의 행간행간에 통영 앞바다가 파도칩니다. 아! 눈부신 코발트 블루, 지금 이 시간에도 한려수도에서 바람이 부네요. 꽁지 하이얀 새가 쪽빛 바다를 물고 날아갑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원고는 통영문인협회 초청으로 강연한 내용을 간추린 것입니다. 일부는 계간 시지 《다층》에 발표한 것과도 중복됩니다.
  • 차세대 반도체 개발 길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자성 반도체 개발의 초석이 될 ‘강자성 코발트 실리콘 나노선’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봉수 교수 연구팀은 23일 자성을 띠지 않는 코발트실리콘(CoSi)도 극미세 나노선으로 만들면 강한 자성을 띤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자성 반도체는 자성체이면서 반도체인 물질을 의미한다.연구팀은 실리콘 기판과 할로겐화 코발트 화합물을 반응시켜 코발트 실리콘 나노선을 합성했다. 기존 방법보다 훨씬 간단한 합성 공정이다. 연구를 지원한 과학기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 서상희 단장은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의 하나인 자성반도체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면 3차원 메모리 소자 개발이 가능해져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서 “이런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 성공하면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의 학술지 ‘나노 레터스’ 4월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91년 쿠데타 탱크저지 영웅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은 러시아 현대사의 가장 극적이고, 역동적인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었다. 때문에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찬사와 비난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옐친 전 대통령은 1991년 러시아 초대 대통령 당선 직후 발생한 보수 세력의 쿠데타에 맞서 쿠데타군의 탱크위에 직접 뛰어올라가 온몸으로 체제 전복 시도를 저지함으로써 러시아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국유산업을 헐값에 민영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외적으로도 체첸 전쟁의 실패 등으로 러시아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옐친은 1930년 2월1일 우랄산맥 부근 부트카 지역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공업도시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성장했다. 청년 시절 그의 첫 직업은 건축기사였으나, 정치에 뜻을 품고 1961년 공산당에 입당했다. 1981년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 시절 고르바초프와 인연을 맺은 옐친은 85년 고르바초프가 공산당 서기장이 되면서 일약 중앙 정계로 부상했다. 그러나 87년 당 중앙위원회에서 당의 개혁의지 부족을 비판하고 급진적인 개혁을 요구하다 당내 보수세력에 의해 정치국으로 밀려났다. 이후 옐친은 한층 급진적인 개혁논리를 주창했고, 이로 인해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90년 5월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옐친은 91년 8월 보수 강경파가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으려고 쿠데타를 일으키자 즉각 맞섰다. 연방의사당 건물 앞에 진입한 쿠데타군 탱크위에 올라가 소련 국민에게 저항할 것을 호소했고, 이에 힘입어 쿠데타는 결국 ‘3일 천하’에 그쳤다. 이후 옐친은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했으며, 그해 12월8일 소련의 해체를 선언했다. 발트 3국과 그루지야를 제외한 11개 공화국을 참여시켜 독립국가연합(CIS)을 결성하고 실질적인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공화국과의 CIS주도권 싸움과 경제개혁의 실패, 군부의 반발 등으로 정권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93년 의사당을 점거한 반대파의 무장봉기를 탱크를 앞세워 무력진압하고 1994년에는 체첸전쟁을 시작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국내외 비난을 초래했다. 러시아는 그의 재임시절 시장경제로의 체제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이 75%나 하락하고 영양상태 부족으로 인구가 200만명이나 줄어드는 등 무능과 실정을 지적받아 왔다. 옐친은 과도한 음주로 재임기간에도 심장질환을 앓는 등 건강 악화와 개혁 작업의 부진, 체첸공화국과의 전쟁 패배,98년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른 국채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위기로 통솔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외치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팽창에 맞서는 한편 이란, 이라크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93년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의 개혁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99년 12월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 등을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지명하고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부인 라이나 여사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옛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옐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이기도 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국의 위대한 공과를 함께 한 옐친 전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조의를 나타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루마니아 대통령 권한 정지

    거침없는 발언과 부패 청산을 내걸며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루마니아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의 권한이 전격 정지됐다. 의회는 30일 이내에 탄핵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바세스쿠 대통령은 즉각 사임을 선언하는 등 루마니아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 전문가들은 발트해 연안 국가로 올해 1월 유럽연합(EU)의 새 회원국이 된 루마니아가 정치적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AP통신,CNN,BBC방송 등은 19일 루마니아 의회가 찬성 322표, 반대 108표로 바세스쿠 대통령의 권한을 30일 동안 중지시키는 결의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칼린 포페스쿠 타리체아누 현 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한다. 중도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해 온 민주당의 바세스쿠 대통령과 자유당의 타리체아누 총리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등 오랜 내홍 끝에 최근 결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생중계된 TV 토론에서도 서로를 격렬히 비난해 화제에 올랐었다.타리체아누 총리는 지난 1일 바세스쿠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과의 연정 해체를 선언했었다. 루마니아 의회는 바세스쿠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 헌법을 위반하는 등 국가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난하고 헌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탄핵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바세스쿠 대통령의 직무 정지 발의안은 야당인 사회민주당(PSD)이 주도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공산당의 후신인 PSD가 거액의 에너지 계약건과 관련한 바세스쿠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을 이용, 본격적으로 재집권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PSD는 이날 바세스쿠 대통령이 자신을 기소하려던 헌법재판소 판사들도 협박했다고 비난했다. 정치적 불안정 기류가 확산되면서 향후 EU가 요구하고 있는 부패 청산 계획 등 법률·경제 개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의 EU 회원국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2월 대선에서 승리, 올해 EU 가입에 성공했다. 해양학교를 졸업한 그는 악명높던 독재자 차우셰스쿠 치하에서 교통부 관리로 특채된 후 정치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친서방 성향을 보이며 ‘탈 러시아’ 움직임을 주도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울숲은 ‘문화숲’

    서울숲은 ‘문화숲’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면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문화의 선율이 흐른다. 서울시는 18일 시민들이 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이달부터 10월까지 둘째주 토요일에 ‘자연과 함께하는 문화공연, 서울숲 정기공연’을 무료로 연다고 밝혔다. 첫 정기공연인 4월 음악회는 밤공기가 쌀쌀한 날씨를 감안해 셋째주인 21일에 마련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봄의 교향곡’을 주제로 한 고전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과 ‘봄의 소리’ 왈츠 연주, 테너 김영환과 소프라노 박정원이 함께하는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의 향연 등을 준비했다. 시 관계자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콘서트나 베를린의 발트뷔네 콘서트처럼 자연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 현장실사 “땅속에 묻힌 진실 밝혀낼것”

    과거사 정리를 위한 정부의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학살지인 경북 경산 코발트광산 등 전국 4개 지역의 유해발굴 작업을 앞두고 10일부터 유족들을 대상으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자에 대한 민간 차원의 소규모 유해발굴 작업은 있었지만 국가가 대규모 발굴 작업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입을 모았다. ●경산 코발트광산 유족 증언 청취 진실화해위는 이날 경산시 민주평통사무실에서 한국전쟁 전후 발생한 대표적 집단 민간인 학살사건인 경산 코발트광산 사건 피해 신청인 14명을 대상으로 의견 청취를 했다. 조사는 주로 사건발생 일시 및 장소, 가해조직 등에 대한 증언정취로 진행됐다. 이날 증언에 나선 박일홍(67·경산시 남천면 산전리)씨는 “한국전쟁 직후 직장에 다니던 아버지가 경산경찰서로 출두하라는 연락을 받고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이후 이웃들로부터 코발트 광산으로 끌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장선(67·여·〃)씨는 “전쟁 발발 전에 군인들이 집으로와 시아버지와 시누이를 강제로 끌고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는 것을 시어머니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국과수서 DNA 유전자 정보분석 진실화해위는 또 코발트광산(평산동 백자산) 현지를 방문해 유해 발굴작업을 위한 기술적인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11,12일에는 청도경찰서 문서고에 보관된 집단 학살 관련 자료 확인과 사건 당시 경산·청도지역 경찰·군 관련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어 11일에는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을,12∼14일엔 청주 청원 분터골을 방문해 유해 발굴작업에 앞선 사전실무 조사에 착수한다. 다음주에는 전남 구례 봉성산을 찾아 사전 조사를 벌이는 등 4개 지역에 대한 사전 조사를 끝낸 뒤 30일까지 발굴작업에 참여할 사업자 선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진실화해위는 발굴작업으로 확인된 유해들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유전자 정보분석을 의뢰해 정확한 희생자 수를 확인하는 한편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임시안치소에 유해를 보관할 예정이다. 청주청원유족회 박남순 회장은 “이번 발굴을 통해 억울하게 숨진 양민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위령탑 건립과 위령제가 정례화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령탑 세워 편히 잠들게 해야” 대전 산내 희생자유족회 김종현 회장은 “희생자의 명예 회복은 물론 배·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순사건유족협의회 박찬근(72·전남 구례군 간전면 효곡리) 구례지회장은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발굴팀이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에 나서 다행”이라고 반겼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이번 조사와 발굴을 통해 땅속에 감춰진 진실을 반드시 밝혀 내겠다.”고 다짐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민간인학살 유해 5000구 새달 발굴

    정부가 처음으로 6·25전쟁 전후 군·경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매장지 유해 발굴에 나선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최소 5000여구의 유해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전 산내 학살지와 경북 경산 코발트광산, 전남 구례 봉성산, 청원 고은리 분터골 등 4곳에서 다음달 중순 발굴 작업에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이달 중순 조달청에 의뢰해 전문성이 있는 대학·연구기관을 선정한 뒤 9억 6000만원 규모의 유해발굴 사업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이어 다음달 22일 대전 산내 학살지를 시작으로 차례로 발굴 작업에 착수해 8월30일까지 현장 조사를 마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 김동춘 상임위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민간인 집단학살에 대한 진실 규명은 물론 국가 권력에 희생당한 넋을 위로하고자 한다.”면서 “지금까지 민간인 차원의 소규모 유해 발굴 작업은 있었지만 국가기관이 나서서 대규모 발굴 작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매장 가능성, 유해 발굴의 시급성 등을 따져 전국 150여곳으로 추정되는 집단 매장지 중 4곳을 발굴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후 예산 상황에 따라 발굴 지역을 늘릴 방침이다. 진실화해위는 8월 말 현장발굴 작업이 끝나면 1년간 유해의 DNA 유전자정보를 검사해 정확히 몇 명이 희생됐는지 확인하고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유해를 임시 안치소에 보관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해와 유족간 DNA 검사는 진실화해위 기본법을 벗어난 범위이기 때문에 추후 보상·심의에 관한 특별법 등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 증언과 사료에 따르면 ▲대전 산내 학살지에는 1950년 7월 초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학살된 보도연맹과 정치범 재소자 시신 3000∼7000구 ▲경산 코발트 광산에는 1950년 6월 말에서 9월 초 대구·경북지역 보도연맹과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학살된 재소자 시신 2000∼3000구 ▲구례 봉성산 매장지에는 1948년 10월19일 여순사건 연루자로 지목돼 학살된 민간인 시신 70여구 ▲충북 분터골에는 1950년 7월4∼11일 청주경찰서와 교도소에 소집·구금됐다가 학살된 보도연맹원 시신 100여구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꽃의 향기가 가득한 봄의 들녘을 상상해본다. 혹 눈이라도 감을세라 온갖 꽃들이 코끝에 달려와 간지럽힌다. 가족과 연인을 부른다. 문득 낭만의 기차를 떠올린다. 봄길,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한 꽃동산 그림처럼 펼쳐진다. 춘정을 부추기는 이 봄날, 어찌 몸과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추억을 쌓는, 즐거운 봄꽃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매화의 광양, 벚꽃의 진해, 그리고 산수유의 구례 등이 대표적인 봄꽃 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거제도의 외도 역시 봄꽃 테마여행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자리잡은 덕에, 섬에서 평생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파라다이스(천국)’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조그마한 섬을 왜 환상의 섬이라 부르는 걸까? 비록 작은 섬이지만, 눈으로 84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조각공원, 지중해풍 양식의 정원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코로는 섬에 가득한 꽃향기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귀로 섬안에 가득한 감미로운 음악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하다 배를 놓치기도 한다. 게다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까지 덤으로 구경 할 수 있는 기차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 외도 박준규 철도여행가 ■ 환상의 섬 외도 무박2일 기차여행 외도까지 가는 일정은 무박 2일이다. 매주 금·토요일에 출발한다. 지난 금요일, 저녁밥을 일찍 먹고 가족과 함께 열차 시각에 맞춰 서울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 팔짱을 낀 연인들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 첫째날 22:10 서울 영등포역 2층 구내약국 앞에서 여행가이드를 소개를 받은 뒤, 일정표와 좌석표, 배지 등을 받았다. 좌석표에는 이름과 함께 버스와 열차의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다. 22:37 개찰구를 나와 부전행 무궁화호 열차를 확인한 다음 탑승. 외도가 경남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열차는 3시간30분, 다시 버스로 3시간 정도 타야 하는 다소 피곤한 일정이다. 하지만 천국을 구경을 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지루함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22:47 열차가 영등포역을 출발하면서, 무박 2일간의 외도 기차여행이 시작됐다. 열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집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곳. 따뜻한 커피와 함께 휴대한 MP3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다, 입이 출출하면 오가는 한국철도유통 아저씨에게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사서 시장함을 잊는다. 오랜만에 만난 옆 좌석의 친구와 추억을 떠올리며 소곤소곤 수다를 떨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구역이다. ■ 둘째날 02:17 대구역에 도착하면 무궁화호 열차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버스로 바꾸어 타야 한다. 첫번째 목적지 거제시 학동몽돌해수욕장까지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역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마산, 통영을 거쳐 학동몽돌해수욕장에 도착했다. 05:20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해변이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졌다. 학(鶴)과 비슷한 모양을 해 학동, 흑진주처럼 검은 몽돌이 합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이라 불린다. 환경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지정할 만큼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이 된 인근 동백림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으니, 보면 볼수록 눈이 즐거워진다. 06:30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란 묘한 모습의 신선대 바위(일명 잠수함 바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상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진달래꽃이 피어 있으니, 조심조심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보자. 진달래꽃 냄새에 취해 잠시 꽃밭의 공주와 왕자로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07:00 신선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도장포유람선터미널. 유람선 출항에 앞서 MBC 드라마 ‘회전목마’ 등의 촬영지였던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았다. 예전 마을 아낙네들이 뱃길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곳.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황톳빛 들판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바닷바람은 마치 음료수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전 7시에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 선회관광을 한 뒤, 외도로 향했다.10분쯤 달렸을까. 바다의 금강산, 아니 세계 최고의 조각가라도 만들 수 없는 기암괴석군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해금강이었다. 07:20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칡뿌리가 뻗어 내렸다는 갈도(갈곶도). 지금은 명승 제2호로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을 가진 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유람선 선장의 감칠맛 나는 설명을 듣고 있자니 두꺼비바위, 선녀바위 등 각각의 절벽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선장의 뛰어난 운항기술을 요하는 곳이 해금강 선회관광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십자동굴.‘해금강 선회관광을 하면서 십자동굴을 못 가봤다면, 용을 그린 다음 눈을 그리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처럼 신비로움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09:30 외도는 해금강과 달리 상륙관광이다. 섬 보호를 위해 주류, 담배 등은 반입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회 촬영지이며,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인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일대 약 4만 4000평에 야자수 등 840여 종의 아열대 식물과 3000여종의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지중해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을 바라보면, 자연과 예술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공간, 마치 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낀다. 사막식물이 모여 있는 선인장 동산, 지중해식 정원 비너스 가든,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 등 관람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행의 즐거움 등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11:20 외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여분. 너무 짧은 편이라 아쉽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노력과 후대에 좋은 관광지를 남겨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외도관광을 마친 다음 마산시 호성온천으로 향했다.27℃ 청정알칼리수로 유명한 곳. 뜨끈뜨끈한 온천물로 씻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일순간 사라지는 듯하다. 12:30 마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시장과 아귀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싱싱하고 푸짐한 회와 해산물로 점심식사를 한 다음, 조선 영·정조 때부터 이어져 온 마산어시장을 둘러보았다. 17:10 마산어시장에서 대구광역시 망우공원까지는 2시간쯤 소요된다. 망우공원은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공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진 곳. 말위에서 장검을 곧추세운 곽재우 장군의 동상과 하얀 성벽위에 지어진 ‘영남제일관’이란 누각이 인상적이다. 18:15 동대구역을 출발했다. 갈 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 30분여를 달려야 했지만, 돌아올 때는 KTX다. 시속 300㎞로 달려 1시간50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한다. 20:06 아쉬움을 안은 채 서울역에 도착. 무박 2일 동안 함께한 여행동료, 가이드와 석별의 정을 나눈 다음 곧바로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 여행수첩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는 왕복열차요금과 연계버스요금, 유람선료, 입장료 등이 포함된 외도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외도와 해금강 외에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어른 8만 9000원, 어린이 7만 5000원.(032)343-7788,(080)343-7788.
  • 해저 1100m서 ‘기적의 물’을 캔다

    해저 1100m서 ‘기적의 물’을 캔다

    인류 역사에서 물과 관련된 기적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최근에도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물과 관련된 수많은 기적의 치유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홀리웰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의 잠잠 우물은 종교적 성지로, 일본의 벳푸 온천과 프랑스의 엑스 레뱅, 영국의 바스, 독일의 비스바덴 온천은 수치료, 즉 대체의학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물과 관련된 기적의 체험사례라는 게 대부분 과장이거나 거짓이었지만 그렇다고 현대 과학이 경이롭게 여기는 ‘물의 기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강릉시 심곡·금진 해저온천수가 답이 될 듯하다. 해저 1100m에서 용출되는 이 온천수는 프랑스의 루르드처럼 질병의 치유력에 대해 상당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언론 보도나 입소문을 통해 꽤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여러 궁금증을 안고 지난주 그 현장을 다녀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영동고속도로에서 동해고속도로로 진입해 옥계IC를 벗어나자 일망무제의 동해가 가슴을 열고 맞는다.IC를 빠져나와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곧장 금진 포구에 닿는다. 지척에 정동진이 있는 자그마한 이 포구를 굽어보는 산자락에서 최근 입소문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른바 ‘기적의 물’ 해저 온천수가 솟구쳤다. 강원도와 강릉시가 이곳 온천원 보호지구의 진입로를 잘 닦아놨다. 개발이 한창인 현장에 들어서자 ‘큐어하우스(KURE HOUSE)’란 명패를 내건 말끔한 신축 건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알려진 금진 해저온천이다. 김정득 큐어하우스 대표는 “특별한 치료체계 없이 이 물을 1일 수차례씩 한 달가량 마시는 것만으로도 암의 진행이 억제되고, 치솟은 혈압과 혈당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며, 심장병 증상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아토피 피부염과 탈모, 무좀까지 낫는다는 체험사례가 수집된 것만 수천 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 각종 실험결과 효능 뛰어나 물론 이런 단순 체험사례만으로 이 온천수의 위력(?)을 믿으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찮다. 그래서 각계 전문가들이 이 물의 비밀을 풀겠다고 나섰다.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물박사’. 그는 심곡·금진 온천수의 생리활성효과 연구를 통해 “이 물이 각종 난치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분석 결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여타 ‘기적의 물’들보다 빼어나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또 생리활성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 온천수와 해수, 해양심층수로 배추를 재배한 결과 해수와 해양심층수를 준 배추는 이내 시들었으나 이 물을 준 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왕성한 생육 실태를 보였다. 이 온천수가 가진 짠맛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짠맛을 내는 나트륨과 쓴맛을 내는 마그네슘은 해수에 비해 적은 반면 단맛을 내는 칼슘은 해수보다 5배나 많아 소금과는 전혀 다른 이온화된 짠맛을 보인다.”며 “사람이 마셔도 갈증 등 이상 증세를 거의 나타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 동해권 새 건강아이콘 탄생 김 대표도 이 온천수의 성분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 FDA 산하 검사기관인 ANRESCO와 일본 식품분석센터, 중국 칭화대학과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에 의뢰, 이런 연구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름대로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강릉 동인병원은 이 온천수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앞서 강릉시와 강릉대학,KIST 강릉분원과 동인병원이 참여한 산업화 협약도 체결됐다. 또 강원도는 온천수가 용출된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92의1 일대 87만평을 온천원보호지구로 지정했다. 이른바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벨트인 동해권에 새로운 건강 아이콘이 탄생한 셈이다. ■ 해저심층 온천수란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 해저 온천수는 이미 알려진 해양심층수, 즉 깊은 곳의 바닷물을 걸러 음용하는 해양심층수와는 달리 해저 1100m의 암반층에서 용출된다. 따라서 생성과정은 물론 성분 또한 전혀 다르다. 이 온천수는 발견 후 구전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처음에는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가톨릭 성직자들이 음용을 시작해 특정 질병 치유효과가 확인되면서 전국에서 물을 구하려는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개신교와 불교 쪽은 물론 최근에는 운동선수들까지 이 물을 음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에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육상선수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코오롱·한국체대 마라톤팀 등 수많은 단체들도 앞다퉈 이 물을 마시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오고 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동물실험 결과 이 온천수는 음용수로서의 적합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온천수로는 드물게 빼어난 활성산소 제거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온천수의 질병 치유력 역시 이 연장선에서 이해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온천수는 고생대 암반 지층에서 형성된 물로 용출 온도는 33.7도를 보이고 있으며, 지하 1100m에서 용출된다는 것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성분과 효과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는 심곡·금진의 온천수를 이렇게 요약했다.‘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치유능력을 갖는 물들이 여럿 있는데, 특히 심곡·금진의 물은 미네랄 농도와 다양성에 있어서 비교할 만한 물을 찾기 힘들며, 그 성분이나 효과 면에서 세계적인 희소성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온천수는 일반 광천수에 비해서 칼슘과 마그네슘의 농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그 함유비가 체내 흡수에 매우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 “실제로 이 온천수에서는 항암 및 항산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셀레늄이 500ppb(ppb는 10억분의1) 정도 관찰되는데, 광천수에서 농도 100ppb를 넘는 셀레늄이 발견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의학적으로 셀레늄은 다양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온천수에는 셀레늄이 완전히 이온화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셀레늄뿐만 아니라 게르마늄, 스트론튬, 망간, 아연, 구리, 코발트, 바나듐 등 희귀 미네랄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온천수가 드러낸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및 예방효과. 김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항암 및 간 보호효과, 혈당강하 효과를 보였다.”며 “특이하게도 이 온천수가 짠맛을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혈압을 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 물을 마신 많은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이 정상으로 환원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당뇨를 비롯한 다양한 성인병 환자들이 이 물을 마시고 치유되었음을 증언하는 사례도 많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미네랄 농도가 매우 높아 현재의 먹는 물 관리법 상 음용수로 인정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하고 “외국의 경우 미네랄 농도가 높은 물을 의료용 광천수로 분류해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런 전향적인 기준 정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2007 월드 포커스] (9) 재앙 키우는 지구 온난화

    [2007 월드 포커스] (9) 재앙 키우는 지구 온난화

    올해 지구촌은 온난화 현상에 그간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 따른 값어치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 같다. 유사 이래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고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과 이로 인한 기아·질병 확산 등 ‘온난화 재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한 교토의정서에조차 참여하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동안 재앙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국가별로 나누는 교토 의정서의 후속조치를 놓고 지구촌 ‘남·북갈등’과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교토 의정서 이행과 후속 조치 싸고 힘겨루기 선진국들은 한국 등 아시아국가와 개도국에 더 많은 의무를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별 환경 분담량이 현안이다.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12차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상·비율을 놓고 유럽 선진국과 개도·후진국간에 책임을 미루는 장소가 됐다.2008년까지 확정할 예정이던,‘2013년부터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 비율과 범위’를 둘러싼 진통이 향후 기후협약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5년 동안 선진국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나라는 독일(17%)과 영국(14%), 프랑스(1%)뿐이다. ●온실가스 사상 최대규모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의 미셸 자로 사무총장은 지난해 말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농도가 2005년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계속 증가 추세”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식량대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신시아 로젠츠바이크는 “농작물 수확 감소 등 지구온난화 재앙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보고서에서 “2050년쯤 아시아에서 10억명 이상이 물부족에 처하는 등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위험은 수자원 부족이며 남아시아에선 금세기 말에 농작물 생산량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수호 고갈과 사막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염병 확산도 비상 질병의 확산도 온난화가 불러온 불청객이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해 여름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덴마크 등 발트해까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독일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이 병원균은 멕시코만 해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지난 여름 북유럽에선 소 청설병(靑舌病)이 처음 보고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폴 엡스타인 박사는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 열대성 질병이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선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는 금세기 말까지 아프리카 서부 사하라지역에서 1억 8000만명의 사람들이 말라리아로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사회단체인 세계발전운동(WDM) 베네딕트 사우스워스 대표도 “해마다 16만명이 기후 변화와 관련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온난화에 따른 해안 범람과 식수 부족으로 2억명의 환경 난민이 발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그렇지만 대안 마련에는 게으르다.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미국의 에너지 개발 연방예산은 지난해 30억달러로 1979년의 77억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생물학자 카밀 파미슨 교수 연구팀은 70종의 개구리가 멸종했으며 펭귄, 북극곰 등 추운지역 서식동물 200여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10년쯤 뒤로 잡았던 현상들이 앞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린란드 빙상(氷床)은 지난 2003∼2005년 사이에 해마다 1000억t씩 녹아내렸고 남극과 북극 빙하, 유럽의 알프스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 그 사이에도 중국과 인도의 화석연료 사용량은 계속 늘어 중국은 2009년 미국에 앞서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될 전망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대선 D-365 ‘한나라 빅2’ 움직임] 박근혜 ‘정책 맞대결’ 시동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열차 페리’ 국내 정책 탐사에 시동을 걸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맞서 정책대결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박 전 대표는 18일 인천 항만공사와 인천항 제3부두를 방문, 열차 페리 현실화 가능성을 직접 살펴봤다. 열차 페리 사업과 관련해 인천시가 갖고 있는 관심과 계획 등도 청취했다. 박 전 대표의 인천항 방문은 지난달 중국 방문시 공개했던 ‘열차 페리’ 구상 실현을 타진하기 위한 자리다.열차 페리는 갑판에 선로를 갖춰 화물열차가 지상과 선박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대형선박을 일컫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방문에서 10여년 동안 열차 페리 사업을 집중 연구해 온 인하대 이재욱 교수로부터 ‘열차 페리 사업화 전망 및 중국 횡단철도와의 연계전략’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 교수는 “독일, 핀란드, 덴마크 등 유럽 발트해 주변국들과 한·중의 지리적 여건이 흡사해 한·중열차 페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가 열차 페리 구상과 관련해 국내 항구를 찾은 것은 지난 5일 포항,12일 군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앞으로도 항구 도시들을 방문해 자신의 ‘U자형 국토개발’ 구상과 더불어 ‘국토 리노베이션(혁신)’ 공약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인천 남동공단을 찾았다.박 전 대표측은 현장 방문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내년 1월부터 본격 발표할 경제정책 구상에 반영해 이 전 시장과의 정책대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러 “EU 육류 수입금지” 통보

    |파리 이종수특파원|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모든 육류 제품 수입금지 가능성을 통보하면서 양측의 통상 분쟁이 확산되고 있다.필리 토드 EU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EU에 가입하는 불가리아·루마니아의 동물 검역 수준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내년 1월1일부터 EU 소속 25개국의 육류제품 수입을 금지할 의향이 있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러시아의 이같은 통보는 최근 EU 회원국인 폴란드 농산품에 대한 러시아의 금수조치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24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릴 EU-러시아 정상회의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폴란드는 현재 러시아의 금수조치가 2004년 우크라이나의 민주개혁을 지지한 데 대한 보복조치라고 반발하면서 EU가 폴란드 금수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주시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친서방정책을 펴고 있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개 국가들에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vielee@seoul.co.kr
  • 바이킹족 은화 ‘횡재’

    어느날 집 뒷마당을 팠더니 금은보화가 쏟아진다? 전래동화 속 얘기가 아니다. 스웨덴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다. 스웨덴 고틀란드섬에 살고 있는 아르비드(17)와 에드빈(20) 스반보르 형제는 최근 이웃집의 정원 일을 돕다 10세기경 바이킹족 시대의 은화 1000닢을 발견해 돈방석에 앉게 됐다고 AFP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형제는 처음에 우연히 1100년 된 아라비아 은화 하나를 발견했다. 역사학을 공부하는 에드빈은 그것이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적이 있는 아랍 동전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흥분에 휩싸였다. 계속 더 파들어간 결과 이번엔 은화 100여개가 무더기로 나왔다. 이어 박물관에 신고, 현지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발굴에 들어가 모두 1000여개를 찾아냈다. 고고학자들은 이 보물들이 10세기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은화뿐 아니라 무게 3㎏짜리 은팔찌도 나왔다고 밝혔다. 박물관 관계자는 정부가 유물 발견자에게 주는 소정의 보상금을 형제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으나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몇 년 전 한 농부가 수억원을 받은 전례가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고틀란드섬은 발트해에 있는 가장 큰 섬으로, 바이킹족들이 무역항으로 이용하던 곳이다. 지금까지 수십곳에서 매장된 은화가 발견됐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출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지상낙원’ 조디 포스터도 쉬고갔어요

    ‘지상낙원’ 조디 포스터도 쉬고갔어요

    ´동양의 진주’.‘인도양의 에메랄드’. 보석의 이름을 별명으로 할 만큼 아름다운 도시 말레이시아 페낭. 열대우림 기후의 우거진 밀림과 남지나해의 푸른 바다를 안고 있는 신비의 도시. 이 도시해변의 든든한 기도역할을 하는 페낭 야자수 군(君)이 초록빛 바닷물의 지상낙원을 그리워 하는 한국의 가족들에게 코발트빛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글 사진 조두천기자 cdc@seoul.co.kr # Selamat Datang!!!(살라맛 다땅:환영합니다.) 말레시아반도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페낭(Penang)은 말레이 반도와 폭 4.4㎞의 좁은 해협을 경계로 인도양 위에 떠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죠.1786년 영국이 지배한 극동지역의 무역거점으로 출발하면서 페낭은 동서양의 모습을 함께 한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해군 상륙 당시 덤불로 가득 찬 섬에 특히 베텔 넛 야자나무가 많았던 데서 이 섬의 이름인 풀라우 피낭(베텔 넛 섬)이 유래됐다는군요. 일찍이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가 인도 여행 후 쉬어가며 몸을 추스린 곳으로 유명하답니다. 폭풍이나 지진, 화산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어 특히 작년 쓰나미도 비켜갈(?) 정도로 말레이시아 사람들 스스로 ‘신의 은총을 받은 땅’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말레이시아 독립과 함께 ‘풀라우 피낭(Pulau Pinang)’으로 불려진 페낭에는 식민지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페낭의 중심지인 조지타운엔 여전히 고풍스런 유럽식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남아 있구요. 이슬람 불교 힌두 등 여러 종파의 사원들과 영국 식민지 시대의 오랜 건축물들로 이루어진 신시가지의 모습이 기묘하게 섞여 말레이시아 특유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답니다. 해발 830m의 페낭힐에 올라서면 페낭 신시가지는 물론 해안선과 바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본토 전경이 한 눈에 쏘∼옥 들어오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말레이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길이 13.5㎞의 페낭교는 여러분들 나라의 현대건설에서 만드셨죠. 뿌듯하시죠? 여기서 잠깐 대∼한민국 ㅋㅋ. 특히 페낭힐에 오르기 위해선 가파른 산등성이에 연결되어 있는 ‘후니쿨라’라는 궤도열차를 타게 되는데요, 탑승 시간은 짧지만 마치 스위스의 산악 열차를 타는 듯한 짜릿함이 그만이랍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 중 하나인 극락사도 페낭의 놓칠 수 없는 명소 중 하나죠. 지금도 사찰 곳곳에 확장 공사로 약간은 소란스럽지만 보다 훌륭한 볼거리를 위해 참아주는 센스, 필요하겠죠? 웅장한 사원 내부는 정교하고 섬세한 조각품들이 가득하답니다. 천장은 화려한 불교 색채의 그림들로 장식돼 있구요. 사원 내의 7층 석탑 내부 벽면은 층마다 각기 다른 색으로 칠해진 1만개의 부처상이 부조되어 있고, 석탑 8각의 밑부분은 중국, 가운데 부분은 태국, 꼭대기의 나선형 돔은 미얀마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네요. 이뿐이면 약간 섭섭하죠? 길이 33m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금박 와불상을 볼 수 있는 미얀마식 태불사(太佛寺)와 말라카 해협에 자주 출몰하던 해적과 다른 열강의 침입을 대비해 만들었다는 콘월리스 요새(Fort- Cornwallis)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전역의 역사, 문화, 자연을 소개하고 있는 페낭 박물관 등등 볼거리가 가득가득 하답니다. 피곤하시죠? 그렇다면 오늘날의 ‘해변 리조트 휴양지’ 페낭을 만든 바투 페링기(Batu Ferringhi) 해안으로 가서 몸 좀 푸서야죠. 바투 페링기 해안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리조트들은 전용 해변과 수영장은 물론이고 어린이들을 위한 부대시설 또한 다양하답니다. 샹그릴라 라사 사양 리조트, 샹그릴라 골드 샌드 리조트, 무띠아라 비치 리조트, 노보텔 페낭 등 해변의 궁전같은 리조트들은 저마다 전용 해변을 가지고 있죠. 놀랍죠? 아이들에게 리조트 바로 앞에서 초록색 바다와 함께 드넓은 백사장을 선물할 수도 있답니다. 또 페낭의 모든 해변에선 바다를 테마로 한 거의 모든 레포츠를 즐길 수 있죠. 수영은 기본으로 하고 제트스키에 올라 바다를 가르고 페러슈트로 하늘도 갈라 보시죠. 기분 짱이예요. 스노클링과 스킨스쿠버 다이빙도 할 수 있답니다. 부두에서 배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 파야섬 인근은 한마디로 ‘물 반 고기 반’이랍니다. 형형색색의 열대어 뒤를 좇아 비취빛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이죠. 그럼 조만간 편안한 시간에 페낭비치에서 뵙죠. 저 늘씬한 야자수 꼭 아는척 하셔야 해요.Jumpa Langi!!!(쭘빠 랑기: 또 뵙겠습니다.) # 여행정보 페낭은 한국보다 한 시간가량 시간이 빠르답니다. 페낭의 우기는 7∼8월에 걸쳐 한 달뿐이죠. 그래서 비 때문에 여행을 축축히 망칠 걱정은 없는 편이구요. 기온은 높지만 습도는 동남아치곤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 한낮이라도 쉬엄쉬엄 구경하기엔 안성마춤이죠. 화폐는 링기트를 쓰는데요 1링기트(MYR)는 276.49원이고 1달러(USD)는 3.6링기트랍니다. 비행기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 떠나는 대한항공(1588-2001) 직항편이 편리하구요.6시간정도면 바로 지상의 천국인 페낭에 닿는 답니다. 샹그릴라 말레이시아 리조트 한국사무소(02-756-4488)를 이용하면 숙박은 물론 다양한 페낭 정보를 얻을 수 있죠. 다른 여행 정보는 말레이시아 관광청(www.mtpb.co.kr)홈페이지 등을 살펴 보시면 됩니다.
  • [씨줄날줄] 그린시티/육철수 논설위원

    자연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베풀지만 신상필벌만은 분명하다. 고마움을 아는 이에게는 변함없이 혜택을 주고, 훼손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린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울창한 숲이 늘 우리 곁에 있어 줄 것 같지만 그 은혜를 잊는 순간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 재앙을 겪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것은 인간의 천성이자 한계일 것이다. 미국 뉴욕시의 수돗물은 정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자연수로 유명하다. 물론 맑은 물을 거저 얻은 건 아니다. 뉴욕은 1600년대 초 네덜란드 이주자들이 세운 도시. 이주자들은 주변의 강물과 샘물을 애용했다. 그런데 인구 급증과 산업화로 방심했다가 200년만에 식수원은 온통 하수로 오염됐다.1832년에는 이 물을 마신 시민 수천명이 콜레라로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은 부랴부랴 맑은 물을 찾아 나섰고, 마침내 캐츠킬·델라웨어 강 인근에서 거대한 수맥을 찾아냈다. 뉴욕시와 시민이 이후 150년동안 여기에 쏟은 정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슈바르츠 발트(흑림·黑林) 지대의 중소도시다. 이곳은 1970년대말 대기오염과 산성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주민과 당국이 환경보전에 적극 나선 결과 세계적 생태도시 반열에 올랐다. 기타큐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광화학스모그 경보가 발령됐던 공해도시였다. 하지만 1972년부터 20년간 오염복구에 힘써 환경도시로 재탄생했다. 브라질의 쿠리치바도 1970년대 초 인구급증으로 환경파괴 위기를 겪은 뒤 지금은 자전거와 보행자의 천국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친환경도시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 ‘그린시티’(Green City) 바람이 한창이다. 그제 환경부·서울신문 주관 ‘제2회 환경 우수 지자체 선정’ 행사가 열렸다. 연안습지를 되살리고 도심의 동천을 1급수로 만든 순천시가 최우수상을 받는 등 8개 시·군이 그린시티로 뽑혔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맑고, 푸른 도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 보기 좋다.‘가지 않은 길’로 유명한 시인 프로스트가 “자연에서 가장 푸른 것이 황금”이라고 읊었듯, 아름다운 자연은 존재만으로 소중하다.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에겐 반드시 축복을 내리는 게 우리의 자연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유럽의 오랜 숙적 러시아와 독일이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역사적 앙금도, 정치적 명분도 힘을 잃게 만드는 돈의 위력이다. 12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두 나라의 밀착은 에너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미 독일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1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주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나라가 발트해 남쪽에 건설 중인 북유럽 가스관 사업을 설명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독일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했다. 가스관 사업이 독일을 “단순한 가스 소비국을 넘어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중요한 ‘분배자’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란 얘기였다. 양국의 교역규모도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상반기 두 나라의 무역 총액은 3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년 무역량과 맞먹는 규모다. 두 나라의 협력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자본투자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1000여개의 독일 기업이 러시아에 사무실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단연 최대규모다. 역설적인 사실은 독일에 앙겔라 메르켈의 우파정부가 들어선 뒤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 독일이 같은 사업 원칙 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생한 러시아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푸틴 정부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던 시점이었지만 메르켈 총리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평소 러시아의 취약한 법치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게르노트 엘러 독일 외무차관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는 내년 1월부터 러시아와 EU 25개 회원국을 묶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협력과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엘러 차관은 “상호 의존에 기반한 윈·윈 상황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차기업 프로그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냉전 시절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조너선 스턴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장은 “고유가로 돈방석에 올라선 러시아로선 부를 에너지 의존경제를 다변화하고 현대화하려는 데 쏟아부으려고 한다.”면서 “여기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1970년대부터 러시아에 투자를 해온 독일이 핵심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초소형 영구자석 제작 길 열었다

    국내 연구진이 나노크기(10억분의1m)의 초소형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초소형 영구자석은 인체의 종양 부위에 투입돼 암을 치료하거나 우주선, 초소형 컴퓨터 제작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려대 물리학과 이철의 교수 연구팀은 10일 흑연(탄소)에 양성자 빔을 쪼이면 평상시 온도에서 영구자석으로 변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동안 양성자 빔을 쪼인 흑연이 영구자석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5MeV(메가볼트)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해 흑연에 양성자 빔을 쪼인 결과 빔을 쪼인 부분만 자성을 띠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흑연을 영구자석으로 만드는 힘은 양성자 빔을 쪼여서 만들어진 원자 크기의 자석들 간에 이뤄지는 직접적인 상호작용임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자유 전하들은 영구자석의 형성을 돕지 않으며 양성자 빔을 쪼인 부분만 영구자석이 된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기존의 영구자석은 철, 코발트 등으로 이뤄져 무거운 데다 충격과 열에 약하고 극저온에서만 자석이 되지만, 흑연 영구자석은 가볍고 단단하며 자기장을 사용해 전기전도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팀은 “인체의 종양 부위에 투입해 종양 제거에 필요한 열을 발생시킴으로써 암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미리보는 추석연휴 국제뉴스

    한가위 연휴에도 지구촌은 쉴 틈 없이 돌아간다. 미국 중간선거를 한달 앞둔 시점에 25곳의 상·하원 주요 선거구의 민심을 열어 보이는 중요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세계적인 복지 모범 국가 스웨덴에선 신임 총리가 조각안을 공표, 복지모델의 노선 보정 방향이 주목된다. 연휴기간 국제 뉴스를 미리 살펴본다.●美 상·하원 주요 선거구 여론조사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435곳의 하원 선거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15곳에 대한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하원 장악을 위해 민주당은 15석이 더 필요한데 15개 선거구의 판세 분석은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장악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날에는 상원의 33개 선거구 가운데 10곳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다.6석만 더 확보하면 상원을 장악하게 되는 민주당의 분전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뉴욕,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서 친환경, 친민주 노선을 걷고 있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재선 여부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스웨덴 새 총리 조각안 발표 스웨덴의 9·17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의 프레드릭 라인펠트 당수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새 조각안을 발표한다. 국내 언론에서도 ‘복지 모델 폐기다, 뭐다’ 해서 논란이 많았던 복지 노선의 개조 방안이 주목된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부터 터키 방문에 나선다. 예로부터 터키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고 터키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진 참사 1주기 1981년 안와르 사다트가 암살된 이후 권력을 승계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6일 집권 25주년을 맞는다.7일은 2004년 유럽연합과 나토에 가입한 이후 발트해 소국 라트비아에서 첫 총선이 실시된다. 이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공의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의 75회 생일 잔치가 열린다. 8일은 7만 3000여명이 희생된 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진 참사 1주기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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