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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정치 논하기보다 블루오션 찾아야”

    한국은 80년대와 90년대의 미국을 주목해야 한다. 극심한 불황을 겪던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뒤에는 블루오션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영계에서 일고 있는 ‘블루오션’ 신드롬의 주인공인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의 김위찬(사진 왼쪽) 교수와 르네 마보안(오른쪽) 교수는 25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블루오션 전략 창시자들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가 아닌 블루오션을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80년대 사양산업을 모두 한국과 필리핀 등으로 넘기면서 지독한 실업과 불황을 겪고 일본에 추월당했으나, 월마트·스타벅스·애플·필립스·포드 등 많은 기업이 블루오션 전략을 앞세워 일본을 초토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출간 후 25개 언어권,100개국에서 번역계약을 체결하며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블루오션전략’의 공동저자다. 블루오션(Blue Ocean)은 경쟁이 없는 거대 신시장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치열한 유혈경쟁의 격전장인 ‘레드오션’(Red Ocean)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이들은 200여명의 국내 CEO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행사에서 빗발치는 질문에 차분하게 답변했다. 한 여성 기업인이 “연구개발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블루오션 창출이 어렵다.”고 하자 김 교수는 “알을 깐 사람하고 알을 낳은 사람은 다르게 마련”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을 깐 사람만을 기억한다고 답변했다.즉 많은 사람들은 애플이 PC를 처음 만든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은 작은 중소기업이 만든 것을 사들인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스나 윈도 프로그램도 중소기업에서 산 것이라는 것. 중요한 것은 개발 능력보다는 시장에 착상시키는 능력이며, 이것이 바로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수산물 가공업을 하는 한 기업인이 “중소기업이 새 사업을 창출하면 대기업이 마케팅 파워를 이용해 빼앗아간다.”고 하자 마보안 교수는 “무조건 내세우고 홍보하려고 하지 말고 최대한 숨기고 충분한 힘을 길러야 한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업과 제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호주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와인시장을 석권한 예를 들었다. 까다로운 와인 애호가가 아닌 맥주 소비자를 대상으로 맥주처럼 간편하면서도 무드 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승부했음을 상기하라고 강조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노·정 갈등으로 국제망신

    오는 10월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총회가 노·정 갈등으로 연기가 확실시되고 있다. 외부 요인이 아닌 국내 문제로 국제 행사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될 전망이다. 지역회의 연기는 ILO 86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ILO가 부산 아·태총회 연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26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이기권 노동부 홍보관리관도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회의 연기는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병석 노동부 차관이 전날 ILO 본부를 방문해 회의개최를 위해 말미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ILO는 노동계의 상황변화가 없어 이번 총회는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회의가 연기되면 오는 11월 ILO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며 개최지 변경이 유력하다. 이번 ILO 아·태총회는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며 아시아·태평양지역 43개국에서 국가원수 및 노동장관, 노동단체,NGO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키로 돼 있었다. 정부는 양 노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막판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 이외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부산 아·태총회 연기의 직접 원인이 노동계의 불참 선언이었고 이로 인해 ILO로부터의 질책을 받는 등 국제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ILO 아·태총회의 정상적인 개최를 논의하기 위해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지난 24일 제의한 노·사·정 대화에는 응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스포츠 X파일’은 필요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유도회 관계자로부터 일본 유도협회가 한국 고교 유망주들의 특기와 약점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놀란 적이 있다. 한국 대표팀이 국제경기에서 패할 때마다 주요 원인으로 늘 꼽히는 것이 해외 정보 부족이다. 매번 지적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 물론 정보를 수집하기는 한다. 그러나 다급할 때 잠깐 사용되고 담당자가 바뀌면 모두 사라진다. 정보자료는 분석되고 분류돼 축적되지 않으면 매번 다시 만들어야 한다. 결국 비용은 비용대로 지출하면서 정보의 활용가치는 떨어진다. 축구와 야구는 내년에 모두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축구는 2002년의 4강이 홈그라운드의 텃세와 운 덕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야구는 올림픽에서 퇴출된 우물안 종목이라는 불명예를 벗어야 한다. 따라서 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축구대표팀 감독을 교체하자면 전세계 주요 지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에 필요한 자질을 갖춘 감독과 현재의 계약 내용이 검색될 수 있어야 한다. 야구도 국내 선수나 감독이 월드컵 무대에서 다른 나라와 맞서려면 상대 타자가 직구를 잘 치는지 변화구에 강한지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스포츠 단체들은 이런 데이터베이스의 필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인력도 경험도 부족하다. 1990년쯤 필자는 주한 미 대사관의 경제담당 참사관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공개된 정보만을 기초로 설명해 주었고 그는 보고서를 제출해 상관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고 했다. 그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 스포츠 산업에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거나 미국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참고 자료로 이용됐을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눈길이 국정원의 도청 파동에 쏠려 있다.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정원은 정치 사찰이 아니라 경제 발전에 필요한 정보 수집에 치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국정원의 정보 덕분에 산업에 도움을 받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있었어도 비밀이라서 몰랐기를 바란다. 국정원이 비록 과거의 도덕적·법적인 잘못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정보를 다루는 실력은 국내 어느 조직보다 탁월하다. 이들 인력과 경험이 짧게는 승리를 위해, 길게는 스포츠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준다면 지금처럼 빗발치는 돌팔매질 가운데 한두 개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생각나눔뉴스] 잠 못드는 이웃 잠을 잊은 이웃

    “운동기구 설치해 주세요.”“잠 좀 잡시다.”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떨치는 가운데 한밤중까지 주택가 인근에서 운동을하는 주민들이 늘어 서대문구가 골치를 앓고 있다. 운동기구를 설치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는가 하면 운동 소음에 밤잠을 설친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동명여중 담벼락 인도에 최신 운동기구 설치 12일 서울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5일 서울 천연동 동명여자중학교 담벼락 옆 인도에 ‘밤 10시 이후에는 운동 기구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이곳에 설치된 5대의 운동기구에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주민들이 몰려 인근 주택가 주민들이 ‘잠을 잘 수 없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된 것은 지난해 10월. 서대문구는 2003년부터 구민들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신기종 운동기구 설치 작업을 시작,33곳에 모두 167개의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대부분 홍제천변, 안산 등 강가나 산에 놓았지만 자연 녹지와 거리가 상당히 먼 천연동의 경우 ‘쉽게 들를 수 있는 곳에 놓아 달라.’는 주민들이 많아 동명여중 담벼락 옆 인도에 운동기구를 설치했다.이에 따라 2차선 도로변 폭 4.2m의 인도에 ‘크로스컨트리’‘롤링 웨이스트’ 등 운동기구 5대가 놓였고, 운동 기구가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용자 수는 점점 불어났다. 인근에 동명여중이 있는 것도 사람이 몰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그런데 겨울에는 밤에 운동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다 창문도 닫아둬 큰 문제가 없었으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민원이 불거졌다. 열대야를 피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심야이용 늘어 소음에 인근주민 큰 불편 천연동 141 주택가에 사는 김모(52)씨는 “운동하려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구청이 주택가 옆 인도에 운동기구를 놓을 수 있느냐.”면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편의보다는 주민들의 수면권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주일에 세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는 주민 정모(36)씨는 “퇴근을 하고 돌아와 운동을 하다 보면 보통 11시를 넘기게 된다.”면서 “운동 소리보다 차 소리가 더 시끄러운데 운동만 막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서대문 관내에 ‘운동 소음’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홍은3동 백년근린공원, 홍제4동 무궁화 동산에도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이곳에도 ‘밤 운동을 자제해 달라.’는 팻말을 붙였다.또 공원의 경우 밤 10시 이후에는 보안등을 제외한 가로등을 모두 꺼 운동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야밤 운동열풍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서대문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운동기구가 유용하다며 좋아하고 한쪽에서는 시끄럽다고 항의해 난감하다.”면서 “강제로 운동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주민들이 스스로 야밤 운동을 자제하고, 운동을 하더라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호랑이똥 없어 못줘요”

    호랑이 똥이 멧돼지 등 야생동물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를 구하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서울신문 8월11일자 10면 참조) 12일 전주동물원에 따르면 호랑이, 사자 등 맹수 똥이 농작물을 훼손하는 멧돼지와 고라니 등을 퇴치하는 데 특효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주민들이 잇따라 찾아오고 있다. 남원에서 약초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밤마다 출몰하는 멧돼지를 퇴치하기 위해 전주동물원에 호랑이 똥 구입을 문의했다. 무주, 진안, 장수 등 산간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맹수 똥 구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주동물원은 맹수가 적고 똥도 많지 않아 이를 모았다가 농가에 공급할 시설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주동물원 맹수 똥은 매일 수거돼 퇴비처리되고 있다. 전주동물원에서는 호랑이 4마리, 사자 2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광주 우치동물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호랑이 사육사는 “각 농가에서 멧돼지 퇴치용으로 호랑이 똥 구입 문의가 오지만 양이 적어 고민”이라며 “일단 처음 아이디어를 낸 장흥 박종천씨가 더 달라고 해서 그 분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동물원에는 호랑이 8마리가 있으며 하루 300g 가량 대변을 본다. 서울대공원 엄기용(52) 사육사는 “호랑이는 사람과 달리 용변을 자주 보지 않고 2∼3일마다 한 차례 정도 본다.”면서 “달걀 크기만한 대변 덩어리 4∼5개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양도 아주 적다.”고 말했다.한편 가정에서 방충·방취제로 사용되고 있는 ‘나프탈렌’도 멧돼지 퇴치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지난해 주먹크기만한 나프탈렌 400개를 구입, 멧돼지 피해 농가에게 나누어 주고, 이를 멧돼지가 출몰하는 길목에 달아놓도록 했다. 그 결과 멧돼지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2003년 25건에 6000여평이 멧돼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신고됐으나, 나프탈렌을 설치한 후 지난해에는 8건에 1000여평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신고됐다. 달성군은 올해도 나프탈렌 300개를 구입, 농가에 나누어 주었고 지금까지 10여건에 700여평의 피해 신고만 접수됐다. 달성군 환경관리계 김점종(52)씨는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은 아니지만 후각이 발달된 멧돼지가 나프탈렌에서 나오는 독특한 냄새를 싫어하는 것 같다.”면서 “매년 농가에 나프탈렌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전주 임송학·대구 황경근기자 shlim@seoul.co.kr
  • [09일 TV 하이라이트]

    ●똘레랑스(EBS 오후 11시50분) 비행 중인 항공기 안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최종결정권을 행사하는 이가 바로 기장이다. 많은 연봉과 사회적 대우를 받고, 명예와 자부심 또한 드높은 항공기 조종사들. 왜 그들은 온갖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제복을 벗고 조종실을 떠나야 했을까. 파업 중인 조종사들의 감춰진 모습을 파헤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돼지와 괴물 ‘고질라’가 합해진 ‘호그질라’가 사냥꾼들에게 잡혔다. 야생돼지가 1000파운드까지는 나갈 수도 없고, 꼬리가 잘린 점으로 미뤄 사육 중인 돼지가 우리를 탈출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7년 전, 물고기 양식장에서 개발한 특수사료를 훔쳐 먹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주희는 일찍 나오라는 정호의 말에 급히 출근을 했다가 커피를 따르고 있는 정호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자신의 방에서 얘기하기는 곤란하니 로비에서 보자는 정호의 말에 주희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석기는 정호에게 도청 차단용 만년필을 주며 홍인기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주겠다고 한다.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SBS 오전 9시30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안성댁으로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는 박희진과 함께한다. 박희진은 하루하루 바쁘게 활동 중인 자신의 24시를 소개하고 셀프 카메라로 잡은 집과 가족을 처음 공개한다. 또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신나는 트로트를 연주하며 피아노 실력을 뽐낸다.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기준의 아이를 가진 인영은 레스토랑에서 기준을 보는 순간 당황해하고 어쩔줄 몰라한다. 태몽만 생각하며 잔뜩 꿈에 부풀어 있는 기준 엄마는 희주가 임신이 아닌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한다. 한편 기준은 문 코치 부인의 출산 때문에 산부인과에 갔다가 먼 발치에서 인영을 보고 멈칫 놀라는데….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사라가 아라의 기억을 되돌리는 데 꼭 필요할 거라는 판단 때문에 미르네 가족은 마법세계에서 보내온 마법고글을 갖고 사라와 함께 아라를 구하러 암흑세계로 떠난다. 최고의 암흑전사가 된 아라를 만난 미르와 가온, 사라는 마법전사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아라에게 들려준다.
  • 음주운전 벌점만 면제 벌금은 내야

    음주운전 벌점만 면제 벌금은 내야

    “사면되면 음주운전 벌금도 안 내는 건가요.” 지난 5월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경찰에 적발돼 면허가 정지된 박모(40·경기 수원)씨는 벌금 100만원을 아직 납부하지 않았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들이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다는 소식에 벌금까지도 면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처럼 단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된 사람들이 올해 광복절 특사로 구제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절반만 예스(Yes)’다. 사면대상에 포함되면 벌점이 삭제돼 운전면허시험 응시기회는 얻을 수 있지만 이미 부과된 벌금은 반드시 내야 한다. 지금까지 사면에서 벌금까지 면제된 적은 없었다. 열린우리당이 광복절을 맞아 특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이 해당되는 도로교통법 위반자들이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사면을 믿고 아예 벌금 납부를 미루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고 벌써부터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 도교법 위반 사면대상자는 현재 366만명으로 추산된다. 특사 추진사실이 알려진 뒤 일선 검찰청과 경찰서에는 벌금·벌점 면제, 운전 재개, 시험응시 회복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과 동부지검 민원실에는 최근 음주운전 벌금을 안내도 되느냐는 전화가 하루 평균 10여통씩 걸려 오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음주운전뿐 아니라 약식기소된 모든 사건에 대해 사면되면 벌금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벌금을 내러 오는 사람도 줄었다.”면서 “하지만 아무런 지침도 내려오지 않아 정확한 답변을 못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외에 신호위반이나 과속 등 다른 도로교통법 위반자들도 벌써부터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 지난 5월 불법 U턴으로 7만원짜리 ‘딱지’를 떼인 김모(27·여)씨는 사면 소식을 듣고서 범칙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가 며칠 전 “계속 안내면 면허가 정지된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급히 경찰서를 찾았다. 김씨는 “음주운전도 사면해 주는데 U턴 정도야 당연히 범칙금을 면제해줄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사면이 된다는 건지 명확히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주 등 도로교통법 위반사범이 많이 적발되는 강남경찰서 교통민원실에도 하루에 10여건의 범칙금 납부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면허가 정지된다는데도 뭘 믿고 그러는지 범칙금 3만원을 못내겠다고 버티는 사람들을 하루에도 몇 명씩 본다.”면서 “도로교통법 위반 사안이 행정처분상으로는 사면되더더라도 벌금이나 범칙금은 절대 면제되지 않는 만큼 기일에 맞춰 납부하지 않으면 본인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여당은 청와대에 사면건의안을 전달한 상태로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대체로 그대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락고재’ 인기 폭발

    ‘락고재’ 인기 폭발

    예스러움이 고즈넉이 묻어나오는 한옥. 헨리(다니엘 헤니)가 자신의 숙소에 놀러온 희진(정려원)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준다. 대청마루에 앉아 날렵한 처마 곡선을 보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 그는 희진이 떠난 뒤 은은한 달빛 아래 새어나오는 풍경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빠진다. 지난 21일 시청률 50%를 넘기며 막내린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헨리가 머문 숙소의 모습이다. 드라마의 인기 만큼이나 인터넷 포털에서 숙소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예스러움을 즐기는 한옥민박 드라마의 배경이 된 곳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락고재(樂古齋)’라는 전통 한옥민박집이다. 예약을 통해 사람을 받는 만큼 평소 개방을 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공사로 인해 문을 잠시 열어둔 사이 50여명이 몰려오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03년 헐릴 위기에 처한 진단학회의 건물을 개조해 꾸며진 ‘락고재’는 ‘예스러움을 즐기는 집’이라는 뜻대로 풍류체험 공간으로 불리고 있다. 대지 130평·건평 45평으로 아담한 규모지만 오밀조밀한 구경 거리가 많다. 기와가 얹혀진 솟을대문, 작은 연못과 낙락장송이 서있는 정원, 뒤뜰 대나무 숲 사이의 장독대와 굴뚝,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 등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헨리는 굉장한 부자? ‘락고재’ 주인인 안영환씨는 뜻밖에도 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이다. 디지털시대가 다가올수록 애널로그적인 것을 그리게 된다는 것이 안씨의 생각이다. 안씨는 “미국에서 10년 동안 일한 뒤 한국에 들어와 사업하는 친구들의 외국인 바이어 접대를 도와주면서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관광코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락고재’는 고급 한옥을 표방하는 만큼 숙박비용이 1인당 15만원(6명부터는 1인당 7만원)으로 웬만한 호텔비용과 맞먹는다. 집 한 채를 한 팀에게 빌려주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서너팀이 다녀가는 정도다. 호젓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9명 이상 받지 않는다. 극중에서 당초 예정대로 헨리가 6개월 동안 머물렀다면 2700여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셈이다. 하지만 MBC는 촬영할 때마다 2∼3시간 동안 4번 빌리면서 회당 40만원의 촬영비를 냈다.(02)742-3410. ●저가 한옥 민박집도 있어 북촌에는 비교적 나이가 든 외국인 인사들이 찾는 ‘락고재’와 달리 외국인 배낭여행객들이 찾는 저렴한 민박집도 있다. 서울 게스트하우스(745-0057), 북촌 게스트하우스(743-8530), 안국 게스트하우스(736-8304), 우리집 게스트하우스(744-0536) 등이다. 숙박료는 3만∼7만원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세계청소년요트’ 국제 망신

    제35회 ‘볼보세계청소년요트선수권대회’가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 레저용 제트스키와 모터보트가 경기를 방해하고 있으나 아무도 제지하지 않아 외국선수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17일 대회조직위에 따르면 대회가 펼쳐지고 있는 수영만요트경기장 등에 관광객이나 일반인들의 모터보트와 제트스키가 들어와 경기 진행에 차질을 주는 것은 물론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제트스키와 모터보트는 빠른 속도를 뽐내며 경기 중인 요트의 앞을 가로지르거나 옆으로 질주, 경기를 방해하기 일쑤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 첫날인 16일부터 모터보트와 제트스키가 요트 옆을 지나다녀 겁에 질린 선수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며 “심지어 요트 계류장까지 들어오고 있어 경기진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대회 전 부산시를 통해 해경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충분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훈 장편소설 ‘개’

    뜻밖이다.‘칼의 노래’‘현의 노래’에서 역사속에 박제된 인물들에게 부드러운 살과 더운 피를 부여해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으로 되살려냈던 선 굵은 작가 김훈(57)이 말랑말랑한 성장소설이라니. 그것도 사람이 아닌 ‘개’가 주인공인 우화소설이다.‘현의 노래’이후 1년여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개’(푸른숲)는 작가가 자전거를 타고 강토 곳곳을 돌아다니다 마주친 주인없는 개들에게서 모티프를 얻었다. 더 정확히는 굳은 살이 박힌 개의 발바닥이다. 작가는 그들의 새까맣게 굳은 살에서 ‘제 몸의 무게를 이끌고 이 세상을 싸돌아다닌 만큼의 고통과 기쁨과 꿈이 축적되어 있음’을 들여다봤고, 세상의 개들을 대신해 인간사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진돗개 숫놈인 보리는 수몰을 앞둔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보리는 다섯형제 틈바구니에서 엄마 젖을 차지하기 위한 생존의 본능을 체득하고, 앞다리가 부러진 맏형의 죽음을 통해 존재의 비애를 직감한다. 하지만 어린 보리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아직 찬란한 빛이 가득한 경이로움 그 자체다. 마을이 물에 잠긴 뒤 주인 할머니의 아들을 따라 바닷가 마을로 옮긴 보리는 생의 이면들과 하나씩 마주친다. 짝사랑하는 암캐 흰둥이를 그저 먼발치서 바라만 보고, 자신보다 몸집이 크고 사나운 ‘악발이’와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작가가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따듯한 연민의 시선은 곳곳에 아름다운 장면들을 숨겨두고 있다. 고깃배에 몰래 올라 탄 보리가 혼찌검 대신 주인의 밥을 나눠먹는 장면, 주인집 딸 영희가 다니는 학교의 정다운 풍경, 보리가 죽은 주인의 정을 잊지 못해 무덤에 코를 박는 대목 등은 애잔한 슬픔을 자아낸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서울대에 누가 들어가야 하는가/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대에 누가 들어가야 하는가/이용원 논설위원

    지난주 월요일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한 뒤 교육계 안팎이 들끓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40여 단체는 곧바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교육혁신위원회와 교육부를 상대로 서울대 입시안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농성·시위에 들어갔다. 아울러 서울대의 이기주의를 맹비난하는 교수·교사·학부모들의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대는 정말 시대적 정의(正義)에 배치되는 이기적인 정책을 세운 걸까. 서울대 입시안의 골자는 지역균형 선발, 특기자 전형, 정시모집 등 세가지 방식으로 신입생을 30%정도씩 균등하게 뽑는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지방 인재와 특기생, 그리고 내신성적이 떨어지고 별다른 특기도 없는 일반학생에게 두루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이다. 이와 함께 변별력이 부족한 수능시험 점수를 자격기준으로 삼는 대신 논술고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은 두가지로 집약된다. 전교조가 발표한 7월1일자 성명을 보면 첫째 지역균형 선발이건 특기자 전형이건 정시모집의 논술 강화건, 모두 인재를 독점하려는 시도이며 따라서 “서울대의 입학전형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둘째는 논술고사 형태가 ‘통합교과형’이라는, 학교가 준비할 수 없는 내용을 평가하므로 대학 본고사이며 이를 준비하려면 “학부모와 교사는 학원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주장에는 합리성을 결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먼저 인재를 독점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말하자면, 서울대가 인재를 독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전교조 성명의 문구대로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서울대를 선망하는 상황”에서 성적이 최상위급인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실이 그런데도 서울대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억지로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전교조가 바라는 바인가. 두번째 주장에서 ‘논술이 본고사’라는 대목에는 동의한다. 수능이 자격고사화하고 내신비중이 낮아진다면 합격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논술고사가 될 터이기 때문이다. 다만 논술고사 형태가 ‘통합교과형’이고 이를 학교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으므로 반대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오는 10월이후에 논술고사 형태를 결정하고 예시도 공개할 예정이다. 지레짐작만으로 학교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것은 교사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서울대 논술 형태가 정말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정도라면 비판은 그때 가서 하면 된다. 이 문제의 본질은 기실 딴 데 있다고 본다. 서울대가 ‘통합형 교과’라는 어려운 개념을 써가며 논술고사를 설명하는 이유는 교육부가 엄금하는 본고사의 대체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본고사를 허용해서, 기존 교과목으로 서울대 수준에 맞는 본고사를 치르면 별도의 준비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본고사 금지’가 국민적 합의라는 어거지는 더이상 쓰지 말자. 지난 5월말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학부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본고사 부활에 찬성했다. 그밖의 조사에서도 지금은 본고사 지지자가 더 많이 나온다.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서울대에는 어떤 학생이 입학해야 하는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응시생 가운데 서울대가 제시한 기준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이 입학하면 된다. 우수학생을 받아들이는 일은 대학당국의 권리요, 성적이 우수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건 학생의 권리이다. 서울대가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그 실행에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는 한 제3자가 나서서 서울대 전형방식에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이는 다른 대학에도 적용되는 일반원칙이기도 하다. 지당한 말이지만 신입생 선발은 대학의 몫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당신, 이야기(베트콩 습격으로 한진직원 5명 사망) 들었소? 내 두말도 안하겠소! 우리 운전수들 군인 출신이오. 방어용으로만 할 테니 M16을 지급해 주시오.”(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너 미쳤냐? 어떻게 민간인에게 군대 소총을 나눠주라는 거야.”(찰스 마이어 꾸이년지구 사령관) “돈 벌러 와서 죽을 수는 없지, 우리도 방어는 해야 할 거 아냐.”(조 전 부회장) “미스터 조, 이건 사이공 사령부도 모르는 일이오. 당신과 나만 아는 일이오, 알겠소?그리고 절대 먼저 쏘지 마시오.”(마이어 사령관)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이 자서전에서 밝힌 이 대화는 한진이 사지인 베트남 정글에서 어떻게 달러를 벌었는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해방둥이’ 한진이 ‘수송보국’의 길을 걸은 지 60년. 이런 피와 땀들이 모여 오늘날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상의 길’을 개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라잡이’에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서있었다. 길이 있는 곳에 ‘한(韓)민족의 전진(進)’, 한진이 있다며 전장으로, 바다로, 하늘로, 수송 외길을 걸어온 고 조 회장. 이 때문에 한진그룹의 23개 계열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5대양 6대주에서 한민족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고 있다. ●전장에서 성장한 한진 “형님이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에 갈 때입니다. 돈 될 만한 사업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던 중훈 형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베트남 꾸이년지역의 풍경에서 바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냈습니다. 항만을 보니, 화물이 꽉 찬 배가 50척이 몰려 있더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것만 본 것이 아니라 배들이 짐을 실은 채 마냥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죠.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형님은 갑자기 창문에서 휙 돌아앉아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고 합디다. 다른 사장들이 쳐다볼까 싶어 큰 일이라고 생각한 거죠.”조 전 부회장은 한진의 베트남사업 첫발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의 화물수송사업은 전후방이 없었던 베트남에서 당연히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빗발치는 전장을 오가며, 뚝심과 오기로 밀어붙였다. 베트콩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직원들이 공포에 떨 때는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직접 수송 차량의 선두에 서기도 했다. 그런 고생끝에 주어진 과실은 너무나 달콤했다. 한진이 1966년부터 5년간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무려 1억 5000만달러. 당시 한국은행이 보유한 가용외화가 5000만달러 남짓이었으니, 한진이 베트남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진은 베트남 특수로 당당히 재벌 반열에 들어선다. 고 조 회장은 67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대진해운을 설립했고, 그해 9월에는 삼성물산으로부터 동양화재를 5억 7000만원에 인수했다. 또 68년 2월에는 한국공항,8월에는 건설회사인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을 세웠다. 이어 인하대학교도 인수했다. ●부실기업 대한항공공사 인수 고 조 회장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위기이자 도전을 맞이한다. 다름아닌 항공사업이었다. “청와대로부터 호출이 왔었습니다. 어느 정도 짐작가는 내용이었죠.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과 이후락 비서실장, 김성곤 공화당 의원 등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만년 적자 공기업인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독촉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형한테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도 불안해서 저도 형님과 같이 청와대에 따라 갔었습니다. 그러나 그뿐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 나들이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 소망이라는데 형님이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조 전 부회장) 고 조 회장은 결국 69년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항공공사는 당시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보유했지만, 전체 좌석수는 점보기 1대보다 적었다. 또 27억원의 부채는 감당키 어려운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임원들은 ‘베트남에서 목숨 걸고 번 돈을 부실 항공사에 모두 쏟아붓게 됐다.’며 크게 우려했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국제선 개척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그리고 36년 후 대한항공은 화물수송 세계 1위, 보유 항공기 113대, 매출 7조 2000억원(지난해)이라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주에겐 은퇴란 없다” 트럭 한 대로 국내 최대의 운수그룹을 일군 고 조 회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지 않고, 현장을 챙길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던 정열적인 경영자였다. 그가 모언론 인터뷰에서 “창업주에게 은퇴란 없다.”고 한 말은 그의 성격과 일 욕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 조 회장은 또 ‘남이 닦아놓은 길을 뒤쫓으며 훼방하는 얌체사업’을 싫어했다. 모르는 사업에 뛰어들어 ‘문어발식’ 확장도 자제했다.‘낚싯대를 열개, 스무개 걸쳐 놓는다고 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게 아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모르는 사업을 하기보다 수송 전문화에 더 집중했다. 주변에서 ‘돈 버는’ 무역회사를 만들자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고 조 회장은 그때마다 “우리가 무역회사를 하면 많은 무역회사들이 우리의 경쟁자가 될 텐데 그들이 우리 비행기를 타고 우리에게 화물을 맡기겠느냐.”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1920년 부친 조명희옹과 모친 태천즙 여사의 4남4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집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뚝딱거리고 어질러 놓기를 좋아했던 둘째아들에게 ‘동(動)과 정(靜)이 조화를 이룬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정석(靜石)’이란 아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고 조 회장은 45년 광복 직후 인천에서 한진상사를 설립, 수송 외길의 첫발을 내디뎠다. 고만 고만하던 한진상사가 두각을 낸 것은 56년 미군부대 화물 수송을 맡으면서다. 이때 맺은 미군과의 인연은 한진 성장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찰리 조, 보따리 좀 싸봐” 조중건(영어명 찰리)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의 동생이라기보다 사업 동반자이자, 유능한 참모였다. 조 전 부회장은 통역과 포병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한 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수송학을 전공했다. 59년에 귀국한 그는 바로 한진에 합류했다. 조 전 부회장의 본격적인 활약은 베트남 전쟁에서 발휘됐다. 고 조 회장이 1965년 베트남을 시찰한 뒤, 조 전 부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니가 가서 보따리 좀 싸봐.”이 말은 한번 기획을 잘 해서 사업으로 만들어 보라는 ‘조 브러더스(중훈·중건 형제)’의 은어였다. 조 전 부회장은 미군 인맥을 활용해 중장비 조달 등의 악조건을 뚫고 베트남 꾸이년항의 미군 용역과 수송작업을 따냈다. 계약금액은 790만달러. 조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베트남 수송사업을 돌아볼 때 그것은 참으로 10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사업이었다.” 조 전 부회장은 또 고 조 회장을 도와 70∼80년대 대한항공의 성장사를 주도했다. 국제노선 개척을 위해 당시 소련과 중국 등 적국까지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하늘을 넓혀 놓았다. 항공노선과 관련된 에피소드 한토막. 그는 88년 서울올림픽 선수단 수송을 위한 부정기 항공 노선을 뚫기 위해 혈혈단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구소련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사장과 항공청 장관, 체육부 장관을 만나 설득에 들어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하루는 그들이 조 전 부회장을 한 궁전의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사우나탕과 보드카로 조 전 부회장의 진을 빼기 시작했다. 수십번 반복된 행동으로 조 전 부회장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정신력으로 계속 버티며, 협상을 주도해 나갔다. 동이 틀 무렵 조 전 부회장은 그들의 수장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고 조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중식(70) 전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미국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한진에 입사했다. 당시 새로운 건축공법인 H-빔 공법으로 서울 소공동 KAL빌딩 설계 및 시공을 했으며, 중동 특수 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많은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조씨가, 명망가로 사통팔달 한진 조씨가의 혼맥은 명망가 집안이 두루 포함돼 있다. 관·재·학·법조계 등으로 폭넓게 뻗어있다. 또 연애 결혼보다 유난히 중매 결혼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은 1944년 집안 어른의 중매로 평범한 집안의 김정일(82) 여사와 결혼했지만, 그의 동생들과 자녀들은 당대의 유력 인사의 자녀를 배필로 맞았다. 고 조 회장과 김 여사는 슬하에 4남 1녀(현숙·양호·남호·수호·정호)를 뒀다. 장녀인 조현숙(60)씨는 68년 숙부인 조 전 부회장의 중매로 당시 엘리트 법조인인 이태희(65·현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 변호사는 흥아타이어 감사를 지냈던 이상묵씨의 장남으로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이다.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73년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인 명희(56)씨를 부인으로 맞이했다. 이씨는 서울대 미대 출신. 고 조 회장과 이 전 차관이 한 모임에서 아들·딸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가 인연이 돼 사돈간이 됐다. 조 회장 얘기다.“양가에서 혼담이 오가던 중에 장모님이 예비 사위 얼굴을 보기 위해 집을 찾아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사진을 보고 흡족하셨던 모양입니다. 군제대 후에 바로 결혼하게 됐습니다.” 당시 양가의 통혼은 운수기업과 주무부처인 교통부의 고위층 집안이 맺어졌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조 회장의 장인인 이 전 차관은 76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인하대와 국민대, 중앙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인사로 활약했다.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김원규 전 교육감의 차녀인 영혜(54)씨와 우연히 테니스코트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케이스.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조양호 회장은 “다른 형제는 해외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안에서 혼사를 챙겼지만 둘째는 국내에서 대학을 나오다 보니,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연애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수호(51) 한진해운 회장은 조씨가가 국내 재벌가와 혈연으로 얽혀지는 첫번째 다리를 놨다. 조 회장의 처가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집안이기 때문이다. 부인인 최은영(43)씨의 모친이 신 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여사다. 신 여사의 남편은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이다.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은 87년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인 명진(41)씨와 혼인했다. 이 결혼으로 한진 조씨가는 재계 혼맥의 주류로 편입된다. 장인인 구 회장이 LG 구씨가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 이씨가와도 바로 연결된다. 구 회장의 부인인 이숙희 여사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차녀다. ●방계 혼맥도 장관 사돈 많아 고 조 회장의 형제자매 혼맥도 전직 장관 가문부터 평범한 집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상실 전 상공은행장의 3녀인 영학(68)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뒀다. 장남인 진호(43)씨는 이종남 전 감사원장의 장녀인 경아(3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장녀인 윤정(41)씨는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의 장남 정훈(4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쌍둥이인 주은(38)씨는 미혼, 주연(38)씨는 김태효(38) 성균관대 교수와 결혼했다. 조씨 가문의 장자인 고 조중렬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최학희(80) 여사와 결혼,2남 1녀를 뒀다. 장손인 조지호(57) 한양대 교수는 이병호 전 상공부 장관의 장녀 숙희(56)씨와 혼례를 올렸다. 차남 건호(53)씨는 재미동포인 윤주덕 내과의사의 딸 영태(51)씨를 아내로 맞았으며, 장녀인 인숙(59)씨는 문영호(66) 전 동부제일병원 내과과장과 혼인했다. 영호씨의 부친은 제일은행 이사를 지낸 문재관씨다. 고 조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조정옥(82) 여사는 전윤진(89) 전 동양화재 감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둘째 여동생 조정원(80) 여사는 박두진(78)씨와 혼례를 치렀다. 셋째인 조도원(77) 여사는 박태원(79) 전 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과 결혼했으며, 막내인 조경숙(75) 여사는 재미교포 외과의사인 박소회(78)씨에게 시집갔다. 고 조 회장의 막내 남동생인 조중식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교육자 집안 출신인 김복수(68)씨를 아내로 맞았다. golders@seoul.co.kr ■ “떠날때는 ‘쿨’ 하게” ‘2인자’ 조중건, 조카 경영권승계 앞두고 야인으로 역사적으로 2인자의 삶은 불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1인자를 향한 욕심이 화(禍)를 불러들인 탓이었다. 반면 드물게 성공한 2인자는 맺고 끊음이 명확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런 점에서 성공한 2인자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1996년 조카들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될 시점에 미련없이 대한항공을 나와 야인으로 돌아갔다. 오너가(家)의 일원이기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행동했으며,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았던 것이다. 1인자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조 전 부회장이 한때 하와이에 머무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형제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또 조 전 부회장이 일정 기간 대한항공의 ‘수장’을 맡다가 장조카인 조양호 대한항공 사장(현 회장)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의 일부 계열사를 받을 것으로 판단한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세간의 예측과 달리 조 전 부회장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하와이로 떠났다. 조 전 부회장은 훗날 이같이 전했다.“형제간이라도 언젠가 헤어질 거면 기분좋게 헤어지고 싶었다. 조카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보기가 안 좋았다. 또 한국에 있으면 언론 인터뷰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형(고 조중훈 회장)에게 누를 끼칠까봐 신경이 쓰였다.”시쳇말로 어차피 헤어질 거면 ‘쿨하게’ 떠나고 싶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96년 초 작은아버지께서 물러나시기를 원하셨다.”면서 “선친도 그동안 숙부께서 고생하셨던 것을 잘 아셨던 만큼 섭섭지 않게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럼 조 전 부회장이 생각한 2인자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혔다.“형이 대한항공의 ‘선장’이었다면, 나는 ‘일등항해사’였다. 선장은 모름지기 새로운 곳을 향한 모험심과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일등항해사다.2인자는 항상 해결사 역할을 해야만 했다. 성공확률은 거의 50% 이하였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예스맨’이 2인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회장은 고 조 회장이 정부로부터 부실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형에게 수없이 대들었다.“형, 하지 마시오. 밑빠진 독에 물붓기요.”그러나 조 전 부회장도 끝내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최단 기간에 부실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고 조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언제나 조 전 부회장의 몫이었다. 그는 그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전면에 나선 총수가 그저 ‘이러 저러하니, 알아서 만들어봐.’라고 화두만 획 던질 뿐일 경우가 많다. 물론 1인자에게는 1인자의 고뇌가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작은 일 하나 때문에 며칠을 헤매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는 그럼에도 2인자의 삶이 만족스러웠다고 회고했다.“2인자들은 1인자가 꾸는 꿈에 덩달아 취해 열정을 다해 일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은 육·해·공의 종합물류 기업이라는 꿈을 내게 보여줬다.” golders@seoul.co.kr ■ 역대 정권과의 인연 1999년 4월20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고강도 제재 의사를 내비쳤다. 민간기업에 대한 청와대의 이같은 조치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한항공. 대한항공기의 잇단 사고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더구나 국적항공사의 항공 사고는 국가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 조씨가(家)로서는 처음으로 맞는 정권과의 갈등이었다. 한진 조씨가와 역대 정권과의 인연은 ‘극과 극’을 달린다는 점에서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가 우호적 관계였다면, 김대중 정권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고 조 회장은 국적항공사 대표라는 신분과 특유의 사교성, 부지런함 덕분에 역대 정권의 핵심 인사와 적지 않은 친분을 쌓았다. 이 때문에 사업상 ‘손해본 장사’도 많았다. 고 조 회장은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도 정권이 요청한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대한항공공사(현 대한항공)를 비롯해 대한선주(현 한진해운과 합병),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를 떠안았다. 동시에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인맥을 활용, 민간 차원의 외교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30여년간 한진그룹의 ‘2인자’였던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도 과거 군경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인맥을 활용해 특혜를 누린 것은 아니었다. 그가 자서전에서 밝힌 대목이다. “1953년부터 2년간 미국 포병학교 교관 생활로 400여명의 기간 장교들과 많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중략)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매우 친근한 관계였고 나를 친아우처럼 아껴주셨고, 가끔 당시 혁명 주체들이 내 형(조중훈 회장) 집에서 모여 회의를 했다. 만약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이권과 청탁으로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나 형은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신기루와 같다고 여겼다.” 그러나 98년 DJ정권이 들어서면서 조씨가는 서서히 ‘쓴맛’을 보기 시작한다. 대통령 전세기의 경쟁 입찰제 도입은 그 신호탄이었다. 이어 국세청 조사인력 240여명이 동원된 3개월간의 한진그룹 세무조사는 조씨가를 무척 당혹스럽게 했다. 이처럼 DJ정권이 대한항공에 대해 강하게 ‘칼자루’를 휘두른 이유는 뭘까.1차적으로 DJ정권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대한항공측의 사고 탓이었다. 대한항공의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훼손이라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었다. 여기에 과거 조씨가가 보인 ‘반DJ 행보’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무조사 이후 대한항공은 노선권 배분 차별 등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법보다 감정을 앞세운 정부의 무리수도 적지 않았다. 사법부는 대한항공이 잇따라 제기한 노선 배분 소송에서 정부 결정을 뒤엎는 판결을 속속 내렸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구로공단2단지 발전 막는 국가산업단지 해제해주오”

    “구로공단2단지 발전 막는 국가산업단지 해제해주오”

    서울 금천구의회 의원들이 이 지역에 있는 서울 디지털산업 2단지를 국가공단에서 해제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특히 안영식(53·가산동) 구의원은 지난달 20일과 22일 각각 여의도 국회 정문앞과 과천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패션타운이 96% 차지해 기능 상실 서울 최대 패션타운으로 부상한 금천구 가산동 일대(서울 디지털산업 2단지)는 아직도 국가산업단지로 묶여 있다. 이곳은 지난 1964년부터 73년까지 10년 남짓 조성된 이후 국가산업단지(구로공단)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특히 2단지 11만 9000여평에는 이미 의류할인매장 및 생산시설 306개가 입주하는 등 패션타운 점유율이 96%에 달해 산업단지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패션타운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가산업단지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구의회 의원들도 지난해 9월 ‘서울디지털산업2단지 해제추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위는 구성 직후 ‘해제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이를 청와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등을 비롯한 33개 관련기관에 송부하기도 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금천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으며, 결국 구의원들이 직접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 ●산자부 “첨단 정보기술 단지로 육성하겠다” 금천구 관계자들과 구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산자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공장부지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산업단지 해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 디지털·IT 등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인시위를 펼친 안영식 의원은 “2단지의 경우 국가공단을 해제시켜 지방공단으로 전환시키면 된다.”면서 “이 경우 지역의 실정에 맞게 지자체가 공단을 운영할 수 있고 세수입도 늘기 때문에 낙후된 금천구의 생활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금천구의회는 특위 활동기한을 이미 6개월 연장해 놓은 상태다. 안영식 의원도 국가공단 해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안 의원은 “구의 의견이 계속 무시당할 경우 주민을 동원한 집회·시위를 벌이는 것을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스포츠라운지] 코치로 거듭나는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

    [스포츠라운지] 코치로 거듭나는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

    말끔하게 수트를 차려입고 서울의 한 호텔 로비에 들어선 그를 본 순간 야구장에서 땀과 흙먼지로 뒤범벅된 유니폼 차림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어색한 순간은 잠시였다. 넉넉한 웃음으로 악수를 건넨 뒤 말문이 트이자 홈런포를 뿜어내며 팬들을 들었다 놨다하던 ‘살아있는 신화’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연습생 신화, 기록제조기 지난 15일 은퇴한 장종훈(37·한화)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너무나 많다.24년 프로야구사에 그가 남긴 족적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것. 1949경기에 나서 6290타수 1771안타(22일 현재 양준혁과 공동1위).340홈런에 1145타점 1043득점, 덤으로 3172루타와 997사사구까지…. 타격 8개부문에서 1위기록을 보유한 사나이.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구기록은 숨가쁘게 고쳐졌고, 팬들의 박동은 급격하게 치솟았다. 숱한 기록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2∼3년전엔 홈런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라며 “올시즌 엔트리에 오르는 것 자체가 힘들다보니 출장 기록이 가장 소중하더라고요.”라고 멋쩍게 털어놨다.“잘 나갈땐 2000경기,2000안타,400홈런은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죠.”라며 화려했던 시절을 더듬었다. 지난 86년 세광고를 졸업한 장종훈을 원하는 팀은 한 곳도 없었다. 결국 신생팀 빙그레(현 한화)를 찾아가 연봉 480만원짜리 ‘연습생’으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진흙 속에서도 진주는 빛나는 법.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배성서 감독은 87년 장종훈을 1군에 세웠고, 데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쏘아올리며 ‘신화’는 시작됐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었다.2003년 16년 만에 한 자릿수 홈런(6개)을 기록하며 하향곡선을 그렸고, 올해엔 6경기에 나선뒤 2군으로 내려갔다. “지금도 체력은 자신있어요. 그런데 실력으로 내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뒤엔 더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한 세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다운 은퇴의 변이다. 항간에 나도는 구단의 ‘외압설’도 슬쩍 물어봤다.“등을 떠밀었다면 제 성격에 오기를 부렸겠죠.”라며 부인했다. ●지도자로 신화를 만들겠다 은퇴를 즈음해 스트레스로 5㎏이나 불었다는 장종훈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자들의 빗발치는 전화도 팬들의 성화도 아니었다. 아내와 어린 두 아들에게 설명하는 게 가장 힘들었단다. 이튿날 들춰본 아홉살난 큰아들의 일기장엔 ‘아빠가 야구를 끊은 것 같다.’고 쓰여 있었다. 아침엔 꼬깃꼬깃 모아놓은 천원짜리 10장을 챙겨 건네며 “아빠, 이제 돈 못벌잖아.”라고 말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했다. 남은 시즌 2군 보조코치로 활약한 뒤 내년 정식 코치로 뛸 계획인 장종훈은 “저같은 연습생 출신도 눈여겨 볼테고, 최고와 최악을 두루 겪어봤으니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보듬어 줄 것”이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최근 네티즌 사이에 7월17일 올스타전때 장종훈을 출전시켜 의미있는 은퇴경기를 열어주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긍정적이어서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만 21년을 뛴 ‘닮은꼴 스타’ 칼 립켄 주니어처럼 은퇴하던 해(2001년)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감동적인 장면을 볼지도 모르겠다. “다시 태어나도 당연히 야구를 할 테지만 왼손타자가 되고 싶다.”며 끝없는 야구사랑을 쏟아놓고 떠나는 이 사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지도자로서 또 다른 신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독자의 소리] 원자력발전 활성화해야/박희철

    원유 값이 오를 때마다 정유회사들은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와 경유 값을 올려 받고 있으며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만약 원유 값이 오를 때마다 전기요금을 올려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정책당국자들은 빗발치는 수용가의 비난에 큰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전은 ‘2015년 중장기전략경영계획’에서 원가연동 요금체제를 도입하여 유연탄·석유 등 발전연료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요금을 따라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는 지난해 유연탄 수입비용이 전년대비 약 66%나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매장량이 유한한 화석연료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며,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의 부담도 경시할 수 없다. 따라서 그간 막연한 불안감과 혐오의 대상이 돼 온 저비용·친환경 원자력발전의 가치가 뒤늦게나마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1997년에 합의한 이후 7년 만에 교토의정서가 발효된다. 교토의정서는 폭서, 가뭄, 태풍, 홍수 등 기후 재앙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협약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로서 주로 화석연료의 연소시 배출된다. 우리나라는 2013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8년 전(1995년)의 95%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2013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배출량의 70% 수준이 되도록 맞춰야 하고 이 경우 한전은 우리나라 6대 도시가 한 해 동안 소비하는 만큼의 화력 발전을 줄여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산자부와 전력회사들은 신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풍력, 조력, 태양력 등 대체에너지들은 아직 전기 생산원가 면에서 실용적이지 못하다.2004년 말 기준으로 풍력은 원자력발전 원가의 3배, 태양광은 21배에 달한다. 이것은 장래에 화석연료를 대신하여 신 재생에너지를 쓸 경우 훨씬 많은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정을 볼 때 사실상 택할 수 있는 대안은 원자력발전의 활성화가 아닌가 한다. 원자력발전은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에도 유리한 준 국산에너지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2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으나 필수시설인 수거물 관리센터 건립에 있어서는 소모적인 논란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원유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환경규제는 우리의 목을 옥죄고 있는데 국내의 몇 안 되는 환경론자들은 원자력발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안타깝다. 다행히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수거물 관리센터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는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 에너지 현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반가운 생각이 든다. 부디 지역적, 국민적 합의를 거쳐 지역과 국가가 공생,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박희철
  • [공연리뷰] 투란도트

    [공연리뷰] 투란도트

    “수수께끼는 세 개, 죽음은 하나.”(투란도트 공주) “수수께끼는 세 개, 삶은 하나.”(칼라프 왕자) 투란도트 공주가 낸 수수께끼 세 개를 풀어야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이국의 왕자 칼라프는 아름다운 중국 공주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지난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연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죽음과 복수를 뛰어넘는 사랑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는 장대한 드라마였다.2년전 상암경기장에서의 야외공연을 실내공연장으로 옮겨 기획한 무대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화려하고 거대한 중국 궁궐로 개조해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제작비 15억원에 15일간 공연은 한국 오페라사를 새로 쓸 기록들이다. 어느 날 투란도트 공주를 먼발치에서 바라본 칼라프 왕자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가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수수께끼에 도전할 의사를 밝히자 세명의 중국관리 핑, 퐁, 팡이 나타나 “목숨이 아까우면 빨리 돌아가라.”며 칼라프의 무모함을 조롱한다. 이들 3명은 광대 얼굴로 분장,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몸짓과 익살스러운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약방의 감초’역할을 해 내는데 성공했다. 온통 빨간색과 금색으로 뒤덮인 북경 왕궁앞 광장과 누각 등의 화려한 무대, 군중역을 맡은 수백병의 합창단과 무용단의 일사불란한 군무는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역동적인 무대로 만들었다. 거대한 무대설치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으로 마치 움직이는 거대한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였다. 특히 고전과 현대 스타일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 화려한 의상은 눈을 즐겁게 했다. 드디어 나팔이 울리고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거대한 용이 휘감은 궁궐 기둥이 무대 양쪽을 둘러싼 가운데 마치 하늘에서 하강하듯 무대 위에서 내려온 투란도트 공주는 옛날 궁궐에 쳐들어온 외국 군대가 자신의 할머니를 능욕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무도 자신을 차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단호하고 장내를 압도하는 공주역 소프라노 올라 주라벨의 노래가 반원형으로 둘러싼 수백명의 군중들의 나지막하면서도 힘있는 합창과 어우러졌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인 칼라프 왕자역을 맡은 테너 세르지오 파나이아의 노래는 화려한 무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19일 열린 무대에서 가장 감동적인 무대는 칼라프 왕자를 남몰래 사랑한 하녀 류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미향.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류의 행동은 그동안 복수심에 사로잡혀 수많은 왕자들을 죽인 투란도트 공주의 마음을 사랑으로 뒤바꿔놓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 객석의 환호를 받았다. 흔히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고 알려진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의 감미로운 노래가 시작되자 관중들은 ‘브라보’를 연발했다. 공연은 28일까지 계속된다.(02)587-7771.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바다위 사투 14시간…죽어가며 “여보, 미안해”

    지난 15일 경기도 화성시 입파도 근해에서 발생한 레저용 보트 침몰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구자희(30·여)씨는 남편과 6살 난 딸,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이 죽어 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구씨의 이야기는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실은 구씨가 병원에서 친척에게 구술한 A4용지 2장 분량의 사고 당시 메모에서 18일 확인됐다. 15일 오후 4시10분 경기도 화성시 입파도. 야유회를 마친 구자훈(39)씨 가족과 매제 김심환(33)씨 가족 등 2가족 14명 중 1차로 8명이 구씨 소유의 1t급 레저용 보트에 몸을 싣고 대부도 전곡항으로 향했다. 운항 시작 10여분 뒤 보트가 그물에 걸렸는지 앞부분이 들리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 ●“살려달라” 외쳤으나 보트 지나쳐 보트 주인 구자훈씨는 사태를 수습하려고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보트를 세워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모든 가족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바다도 잔잔했기 때문에 “구조될 수 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먼발치에서 보트가 지나는 것이 보여 가족들은 ‘살려달라.’고 소리쳤으나 무심한 보트는 이들을 지나쳤다. 이후 밤이 찾아왔고, 물 위에 떠 있던 식구들은 지쳐 갔다. 구자희씨가 있는 힘을 다해 “도연아, 자면 안돼.”라고 외치며 딸의 구명조끼를 흔들어 잠을 깨웠으나 딸은 깊은 잠속으로 빨려들어가며 대답이 없었다. 가까이에 있던 남편 김씨에게 “여보, 도연이가 정신을 잃어요.”라고 소리쳤지만 김씨 역시 “여보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의식을 잃었다. 구씨는 남편과 딸이 눈 앞에서 숨져가는 것을 보면서도 그들을 위해 아무런 일을 할 수 없었다. 칠흑 같은 바다에서 부표를 잡고 버티기를 14시간.16일 오전 6시20분 자욱한 안개 사이로 해경 경비정이 나타났을 땐 이미 가족 7명이 숨진 뒤였다. ●유족 늑장출동항의 영구차 인천해경 방문 한편 보트사고 유가족 50여명은 이날 안산시화병원에서 발인식을 가진 뒤 “늑장 출동으로 인명피해가 커졌다.”며 영구차를 앞세우고 인천해양경찰서를 항의방문했다. 유족들은 이원일 인천해양경찰서장과의 면담에서 “사고 당일 오후 6시30분에서 7시 사이에 해경 전곡출장소에 신고를 했는데 그날 자정이 지나서야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면서 “해경의 구조작업이 조금만 빨랐더라면 희생이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신고 접수 시각을 오후 7시55분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유족들의 주장과 달라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공직자도 자녀국적포기 대열에 서면

    개정된 국적법이 다음달 시행되기에 앞서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현상이다. 게다가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의 자료에 따르면 국적포기자 380여명 가운데 고위 공직자 자녀가 7명, 교수 자녀가 159명이나 된다. 고위공직자·교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사회의 지도층 인사인 만큼 국민이 분노하고 비난이 빗발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특히 고위 공직자라면, 그들이 해외에서 출산한 자녀가 이중국적을 갖게 된 과정 자체가 대부분 국가업무와 연관되었으리라 짐작된다. 따라서 그들은 공직에서 얻은 ‘혜택’은 누리고 국민으로서의 의무는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한국 국적 포기를 무조건 비난만 할 생각은 없다. 원정출산 등의 편법으로 얻은 이중국적을 병역 기피에 악용하지 않도록 봉쇄하는 것이 법 개정의 취지이므로, 이번에 대상자를 솎아냈다고 여기면 그만이다. 국적포기 신청을 한 경우도 법적으로 주어진 선택권을 행사한 것이기에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재외동포를 포용해 더불어 발전을 꾀한다는 큰 틀에서 판단한다면, 감정적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국적포기자에게 모국과 상생하는 통로를 폭넓게 마련해 주는 일이 도리어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고위 공직자가 자녀 국적을 포기토록 한 행위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사람에게 어찌 국정의 큰 일을 맡기겠는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예컨대 자녀를 모두 특정국 국민으로 만든 사람이 그 국가와 외교·통상 교섭을 벌일 때 그가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이끈다는 보장은 없다. 명단 공개는 힘들겠지만 관련부서에 통보해 적어도 인사에 반영하는 등의 조처는 취해야 할 것이다.
  • 누가 ‘미스터 김’ 모르시나요

    “54년 전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나를 구해줬던 소년병 ‘김씨’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6·25 전쟁 때 유엔군 소속으로 참전했던 그리스의 예비역 대령이 전쟁터에서 부상한 자신을 구해준 당시의 한국인 청년을 애타게 찾고 있다. 주인공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 29일 그리스군 육군 중위로 강원도 철원 인근 ‘스코치 313’ 고지에서 중공군과 대치했던 알렉산더 카라차스(84). 그해 10월 카라차스는 ‘스코치 313’ 고지에서 중화기부대 부지휘관으로 전투를 벌이다 복부에 큰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러나 두달가량 함께 막사생활을 했던 당시 18세 가량의 한국군 군무원에게 구조돼 다행히 목숨을 건지게 됐다. 하지만 자신을 도와줬던 이 청년에 대해 그가 지금 기억하는 것은 그의 성이 김씨였다는 게 유일하다. 카라차스는 지난 3월에도 그리스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김씨’의 소재를 파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지금도 당시만 생각하면 그때의 ‘김씨’가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스코치 313’ 고지는 강원도 철원 서쪽 6∼7㎞(당시 지명으로 갈곡과 독산리 사이)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당시 전투에서 그리스군 49명이 전사하고 120여명이 부상하는 등 그리스군이 6·25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를 치른 것이다. 카라차스는 최근 한국에 입국해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에 마련된 그리스군 참전기념비 단장공사를 직접 맡았으며, 지난 10일엔 보수공사가 완료된 기념비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김씨의 소재에 대해서는 주한 그리스대사관(02-729-1400)이나 수원보훈지청(031-259-1705)으로 연락하면 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신종 적립신탁 ‘애물단지’ 전락

    신종 적립신탁 ‘애물단지’ 전락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 최고의 상품이었던 신종적립신탁의 수익률이 수직하락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수익률 반전을 고대하며 해지를 미뤄온 고객들의 불만도 높아만 간다.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신종적립신탁 수익률은 지난 1월 연 6.27%에서 2월 2.60%,3월 1.42%,4월 1.12%로 급락했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의 경우는 연 2.38%, 하나은행도 연 1.94%를 기록해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997년 처음 도입된 신종적립신탁은 상하반기에 한번씩 배당금을 지급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고금리 회사채 등을 편입해 1998년까지 연 17% 안팎의 수익을 내면서 금융권 최고의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신탁액에 제한이 없어 일부 기관들은 수백억원을 투자했고, 개인들도 수천만원씩 쏟아부었다.2000년 7월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상당수 고객들이 해지하지 않아 아직 2조∼3조원이 운용되고 있다. 고객들이 만기를 훌쩍 넘기면서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최근까지도 수익률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 상품의 수익률은 연 5.3%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는 6월 중순으로 예정된 올 상반기 배당 때 수익률은 연 2.8% 안팎으로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률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은행의 신탁자산 운용부서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항의 내용은 주로 “은행들이 이 상품을 청산하기 위해 고의로 적극적인 운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1%대의 수익률을 내면서 신탁보수는 2%를 챙기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아직 해지하지 않은 고객들은 대부분 연 7∼8%대의 고수익률 혜택을 누려온 사람들”이라면서 “만기가 끝난 상품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리스크(위험)가 작은 국공채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고금리 시절 편입됐던 고수익 채권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높은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데다 은행들도 고객의 점진적인 계약 해지 등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수익률 반영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은행들은 특히 신종적립신탁이 은행권의 거의 유일한 장부가 평가상품으로 언젠가는 청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해지가 이뤄질 경우 자산의 일시 현금화로 수익률이 더 크게 떨어져 전체 고객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적극적인 해지는 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장 최근에 신종적립신탁에 가입한 고객의 계약도 이미 만기가 3∼4년이나 지났다.”면서 “은행으로서는 더이상 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할 수 없는 만큼 고객들이 서서히 빠져 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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