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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장혼이 한평생 설계했던 행복한 집 이이엄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장혼이 한평생 설계했던 행복한 집 이이엄

    중인들이 인왕산 언저리에 모여 살자, 아들들도 어려서부터 서당에서 같이 글공부를 하며 친구가 되었고, 장성해서 전문직을 얻은 뒤에도 함께 모여 시를 짓거나 인생을 이야기했다. 그 가운데 많은 친구들은 집도 이웃에 지어 한평생을 같이 살았다. 인왕산에서 중인 자제들을 가르쳤던 장혼은 오랫동안 집터를 물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위치에 헌집이 나오자 일단 구입해 놓았다. 그리고나서 다시 오랫동안 비용을 마련해 집을 지었다. 크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은 집, 마음맞는 친구들이 함께 있으면 초가 삼간도 넓은 집이었다. 면앙정 송순도 “십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라고 시조를 읊었는데, 집터를 장만해 놓고 아침 저녁 마음 속으로 설계하는 동안 그는 너무나 행복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헌 집을 사다 인왕산에는 골짜기가 많아 무계동에는 안평대군이 무계정사를 지어 왕자와 사대부들이 모여 시와 그림을 즐겼고, 청풍계에는 김상용이 태고정을 지어 그의 후손인 노론 학자와 문인들이 모여 나라를 걱정했으며, 옥류동에는 중인 천수경이 송석원을 지어 위항시인들이 모여들었다. 천수경의 친구 장혼도 친구 따라 인왕산 자락에 집을 지으려고 대지를 물색하다가, 옥류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버려진 헌집을 찾아냈다. 그는 인왕산 옥류동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등 뒤로는 푸른 절벽의 늙은 소나무가 멀리 바라보이고, 앞쪽으로는 도성의 즐비한 집들이 빼곡하게 내려다보인다. 그 가운데로 맑은 시내물이 흘러가는데, 꼬리는 큰 시내에 서려 있고, 머리는 산골짜기에 닿아 있다. 졸졸졸 맑게 흐르는 물소리가 옥구슬이 울리고 거문고와 축(?)을 울리는 듯하다가, 비라도 올라치면 백 갈래로 물길이 나뉘어 내달려서 제법 볼 만하다. 물줄기가 모인 곳을 젖히고 들어가면 좌우의 숲이 빽빽하게 모여 있고, 그 위에 개와 닭이 숨어 살며, 그 사이에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았다. 옥류동은 넓지만 수레가 지나다닐 정도는 아니고, 깊숙하지만 낮거나 습하지 않았다. 고요하면서 상쾌하였다. 그런데 그 땅이 성곽 사이에 끼여 있고 시장바닥에 섞여 있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아끼지는 않았다.” 그가 말한 옥류동은 명승지이면서도 시장바닥에 가까워,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동네이다. 경복궁 옆에 있어 장안을 굽어보면서도 숲으로 가리워진 동네, 옥류동(玉流洞)이라는 이름 그대로 물 흐르는 소리가 옥구슬 구르는 소리같이 들리는 골짜기지만 개와 닭 소리가 들리는 동네이다. 낮거나 습하지 않아 사람이 집 짓고 살기에 알맞았지만, 일부러 대지를 구입해 집을 지을 정도로 애착을 가지지는 않았던 동네이다. 지금은 옥류천이 복개되어 옛모습을 찾을 수 없지만, 옥인동 자락의 형세는 그대로이다. “옥류동의 길이 끝나가는 산발치에 오래 전부터 버려진 아무개의 집이 있었다. 집은 비좁고 누추했지만, 옥류동의 아름다움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잡초를 뽑아내고 막힌 곳을 없애자, 집터가 10무(畝·300여평) 남짓 되었다. 집 앞에는 지름이 한 자 반 되는 우물이 있는데, 깊이도 한 자 반이고, 둘레는 그의 세 갑절쯤 되었다. 바위를 갈라 샘을 뚫자, 갈라진 틈으로 샘물이 솟아났다. 물맛은 달고도 차가웠으며,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았다. 우물에서 너댓 걸음 떨어진 곳에 평평한 너럭바위가 있어, 여러 사람이 앉을 만했다.” 중인들은 전문직을 지녔기에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살 수 없었다. 도심에 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바위 사이로 시냇물이 흐르는 옥류동은 시인이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곳이었다. 그곳에는 영의정 김수항이 지은 청휘각을 비롯한 여러 누각들이 세워져 있었지만, 한쪽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헌 집도 있었다. 집터는 10무 밖에 안되었지만 주변의 경치를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곳인데다, 열댓 명이 앉을 만한 너럭바위까지 있어 시 짓는 친구들이 모여 놀기에도 좋았다. ●여러 해 동안 마음 속으로 설계하고 꽃과 나무를 심다 “집값을 물으니 겨우 50관(貫)이라 그 땅부터 사 놓고는, 지형을 따라 몇 개의 담을 두른 집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기와와 백토 장식을 하지 않고, 기둥과 용마루를 크게 하지 않는다. 푸른 홰나무 한 그루를 문 앞에 심어 그늘을 드리우게 하고, 벽오동 한 그루를 사랑채에 심어 서쪽으로 달빛을 받아들이며, 포도넝쿨이 사랑채의 옆을 덮어 햇볕을 가리게 한다.(줄임) 앵두나무는 안채의 서남쪽 모퉁이를 빙 둘러 심으며, 그 너머에 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를 심는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사과나무와 능금나무, 잣나무, 밤나무를 차례로 심고, 옥수수는 마른 땅에 심는다. 오이 한 뙈기, 동과 한 뙈기, 파 한 고랑을 동쪽 담장의 동편에 섞어 가꾸고, 아욱과 갓, 차조기는 집 남쪽에 구획을 지어 가로 세로로 심는다. 무와 배추는 집의 서쪽에 심되, 두둑을 만들어 양쪽을 갈라 놓는다. 가지는 채마밭 곁에 모종을 내어 심는데 자줏빛이다. 참외와 호박은 사방 울타리에 뻗어, 여러 나무들을 타고 오르게 한다.” 그가 그린 집은 호화주택이 아니라 작은 집이다. 기와도 얹지 않고, 백토도 바르지 않았다. 그 대신에 자기가 좋아하는 꽃과 채소를 심었으며, 햇볕과 달빛, 비와 바람이 차례로 그의 집을 찾아들게 하였다. 그가 짓는 집은 남에게 팔려고 짓는 집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살려고 짓는 집이다. 그는 집을 짓기 전부터 마음속으로는 이미 그 집에 들어가 살았다.“꽃이 피면 그 꽃을 보고, 나무가 무성해지면 그 아래서 쉬었으며, 열매가 달리면 따 먹고, 채소가 익으면 삶아 먹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집을 다 짓고 나자, 그 집에서 즐길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세웠다. ●책 읽고 노래 부르며 천명을 따르면 그만인 것을 “손님이 오면 술상을 차리게 하고 시를 읊으면 그만이다. 흥이 도도해지면 휘파람 불고 노래를 부르면 그만이다. 배가 고프면 내 밥을 먹으면 그만이고, 목이 마르면 내 우물의 물을 마시면 그만이다. 추위와 더위에 따라 내 옷을 입으면 그만이고, 해가 지면 내 집에서 쉬면 그만이다. 비오는 아침과 눈 내리는 낮, 저녁의 석양과 새벽의 달빛, 이같이 그윽한 삶의 신선 같은 정취를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말해주기 어렵고, 말해주어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그는 계속 “그만(而已)”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더니,“나의 천명을 따르면 그만이다. 그래서 내 집 편액을 이이엄(而已)이라 했다(聽吾天而已,故扁吾以而已)”고 설명했다. 그의 집 이름이 ‘이이엄’이 된 것은 당나라 시인 한퇴지의 시에서 “허물어진 집 세 칸이면 그만(破屋三間而已)”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그는 꿈속의 집을 짓는 비용으로 300관을 계산했는데,“자나깨나 고심한 지 십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평생지(平生志)´라는 제목의 이 글을 쓸 때까지 그는 이 집을 짓지 못했지만, 그 집에서 살 계획은 여러 차례 밝혔다. 오래 된 거문고에서 옥도장과 인주에 이르기까지 “맑은 소용품 80종(淸供八十種)”을 선정해 놓았고, 사서삼경, 역사서, 이야기책, 시집, 의서, 연애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맑은 책 100부(淸寶一百部)”를 선정해 놓았다. ●인왕산을 백배로 즐기다 인왕산은 하나이고, 그가 사들인 땅은 10무 밖에 안되었지만, 그는 인왕산을 백배로 즐겼다. 그가 꼽은 “맑은 경치 열가지(淸景十段)”는 지난주에 소개한 옥계십경(玉溪十景)과 대부분 겹치니, 자신이 인왕산에서 찾아낸 열 가지 아름다움을 옥계사 동인들과 공유한 셈이다.“작은 언덕의 닭과 개” “골짜기 안의 채마밭”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찾아냈고,“밤낮 쉬지 않고 흐르는 샘물” “흐렸다 맑았다 하는 산기운”에서 자연의 움직임을 찾아냈다.“벼랑에 어린 가벼운 이내”에서 아침의 아름다움을,“푸른 봉우리에 비치는 저녁노을”에서 저녁의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우리나라 어느 마을에서나 눈에 띄는 모습이지만, 그 가운데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며 즐겁게 살았다. 30세 이전에 ‘평생지´를 써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집을 설계했던 그는 자기 뜻대로 삼간 집에 만족하며 살았다.“그의 집이 비바람을 가리지 못했으므로 남들은 그가 가진 것 없음을 비웃었지만” 그 자신은 69세 되던 해 입춘절에 “굶주림과 배부름, 추위와 더위, 죽음과 삶, 재앙과 복은 운명을 따르면 그만이다(聽之命而已)”라고 자부한 뒤, 이듬해에 세상을 떠났다.‘오양생(悟養生)´이라는 글 마지막 줄에 “이이엄주인이 스스로 짓다.”고 끝맺었으니, 서른이 되기 전에 인생계획을 세운 그대로, 인왕산 자락에서 늘 만족하며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중인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인간 채플린’ 그를 말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에는 도록에서만 보아 오던 그의 대표작이 줄지어 걸려 있다. 하지만 뉴욕이나 파리, 도쿄에서 대규모 반 고흐 전시회가 열릴 때면 상황은 달라진다.‘해바라기’ 같은 대표작이 빠져 나간 전시실에는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그림이 대신 걸리기 마련인데, 그의 생애를 구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가 이루어지곤 한다. ‘감자먹는 사람들’처럼 ‘민중미술가’에 가까웠던 네덜란드 시절의 그림부터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작품을 훑어보다 보면 그의 광기(狂氣)란 결코 천재성의 발로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 현실에서 느끼는 지독한 괴리의 결과였음을 깨닫게 된다. 대표작이 줄지어 걸려 있을 때의 반 고흐 미술관보다 감동은 오히려 깊다. ‘찰리 채플린-나의 자서전’(이현 옮김, 김영사 펴냄)도 그렇다.‘황금광시대(Gold Rush)’와 ‘시티라이츠(City Lights)’,‘모던 타임스(Modern Times)’,‘위대한 독재자(The Great Dictator)’ 같은 걸작이 ‘해바라기’라면 채플린의 자서전은 ‘해바라기’를 낳을 수 있었던 그의 ‘감자먹는 사람들’시절의 이야기이다.‘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통찰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찰리 채플린(1889∼1977)은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다재다능한 배우였지만 술 때문에 세상을 일찍 떴고, 채플린을 낳은 이듬해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 또한 유능한 가수였지만 후두염을 앓으면서 목소리를 잃었다. 채플린이 다섯 살에 처음 무대에 섰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당시 런던의 햄프셔주에 있는 육군훈련기지의 병영극장에 나가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갈라지자 극장안은 야유로 가득찼고 채플린은 감독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나가 노래를 불렀다.‘잭이 옛 친구들을 대하는 것 좀 보세요. 정나미가 뚝 떨어져요.’라는 가사의 노래였는데 중간쯤 불렀을 때 동전이 빗발치듯 무대 위로 날아들었다. 이날의 무대는 채플린 인생의 첫번째 무대였지만 어머니에게는 마지막 무대였다. 이후 어머니와 형 시드니, 그리고 채플린은 런던의 한 빈민구호소에 들어간다. 출소 이후 채플린 처지는 누군가의 표현대로 궁지에 몰린 눈먼 쥐가 맞아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 신문팔이, 인쇄소 일, 장난감 만드는 일, 유리 부는 일, 병원 잡부, 장작 패는 일 등 온갖 일을 다했지만,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시도 마음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노력과 꺼지지 않는 열정의 배후에는 ‘머리를 숙이고 땅바닥만 쳐다 봐야 건질 것은 하나도 없다.’는 어머니의 인생관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채플린은 각본·감독·주연·음악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영화인으로 코미디에 머물지 않는 인간의 보편적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 산업화와 대공황의 시기에 인간성 상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휴머니스트로 우리에게 인상지워져 있다. 그가 “세상은 내게 최상의 것과 최악의 것을 동시에 선사했다.”고 술회한 것도 이처럼 극단의 인생을 살아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플린이 반 고흐처럼 인생을 끝내지 않고 행복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말미에서 밝혔듯 “살아 오는 동안 좋지 않은 일도 많이 겪었지만, 나는 행운과 불운은 떠다니는 구름처럼 종잡을 수 없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인생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머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고양하고, 우리가 제정신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유머 덕분에 우리는 인생의 부침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채플린이 말하는 ‘살아야 할 이유’이다.3만 2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6) GS 칼텍스

    [한국의 대표기업] (6) GS 칼텍스

    인천 영종도공항에서 서울 시내로 향하다 보면 맨먼저 마주치는 주유소가 있다. 초록색이 선명한 GS칼텍스다. 간판도, 규모도 큼지막하다. 입찰 전쟁이 붙었을 때, 허동수 회장이 “첫 인상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따내라.”고 지시해 ‘쟁취한’ 길목 주유소다. 공항 안의 주유소 세 곳도 전부 GS칼텍스다.GS맨들이 말하는 이른바 ‘공항 접수사건’이다. 자리값의 비싸고 쌈을 떠나 상징적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게 회사측의 자부심 찬 설명이다. 2004년 구씨 집안(LG)과 허씨 집안(GS)이 홀로서기했을 때, 생소했던 ‘GS’ 브랜드를 국민들의 뇌리에 빠르게 착근(着根)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전국 주유소 숫자는 3400여개.1등(SK에너지·3800여개)과 큰 차이가 없다. ●탄생부터 극적 반전 드라마 1966년 정부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핵심 사업으로 제2정유공장 추진을 본격화한다. 그해 5월8일, 정부의 ‘사업자 공모’ 입찰안이 나붙었다. 마감시한은 6월10일 오후 6시. 운명의 ‘D데이’가 밝았지만 그날 오후 5시까지 단 한 건의 신청서도 들어오지 않았다.“접수시키라.” 초조하게 명(命)을 기다리던 럭키(현 LG화학)의 실무자에게 떨어진 지시였다. 그의 손에는 하루 5만 5000배럴 규모의 정유공장을 짓겠다는 두툼한 사업계획서가 들려있었다. 그 시각, 동양석유(한화 계열)·동방석유(롯데 계열) 등 다른 회사의 실무자들도 속속 모여들었다. 마감 한 시간을 남겨두고 무려 여섯 건의 신청서가 한꺼번에 접수됐다. 지독한 눈치작전이었다. 그만큼 사운을 걸고 달려든 입찰전이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사는 사업주체를 호남정유라고 쓴 럭키에 돌아갔다.GS칼텍스의 출발이다. 하루 6만배럴에 불과했던 생산량은 40년새 72만배럴로 늘었다. ●오일쇼크 때 빛난 셰브론과 40년 합작 우정 호남정유는 1996년 LG칼텍스정유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5년 지금의 GS칼텍스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은 바뀌었어도 합작 관계는 창립 때부터 40년간 변함이 없다.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50%, 미국 셰브론(훗날 칼텍스 흡수합병)이 50% 지분을 갖고 있다. 이같은 합작관계는 오일 쇼크때 크게 빛을 냈다.1973년 1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국내에서는 원유 확보 전쟁이 벌어졌다. 원유를 못 구해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60∼70%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호남정유 여수공장은 94%의 가동률을 보였다. 합작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1986년 9월 셰브론은 중대 결정을 내린다.50%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되, 경영권은 LG에 넘기겠다는 내용이었다. 공동 경영에서 단독 경영 체제로의 전환이었다. 절대적인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2004년 가동 중단 시련 딛고 노사화합 모범 파죽지세로 커나가던 회사는 2004년 최대 시련을 겪는다. 노조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선 것이었다. 전 세계 정유회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듬 해에는 여수 앞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이는 회사로 하여금 노사관계와 환경시설을 다지게 하는 동인(動因)이 됐다. 노사 모두 지독한 상처를 안고 양쪽은 2005년 화합을 선언했다. 이후 지금까지 무분규다. 올해는 노조가 앞장서 임금을 동결하기까지 했다. 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1등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말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은 29.4%.SK에너지(32.6%)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SK에너지가 내년에 SK인천정유와 합병하게 되면 덩치에서 크게 밀린다. 유력한 대응 카드로 거론됐던 현대오일뱅크(19.1%) 인수는 가격차이 때문에 일단 벽에 부딪친 상태다. ‘땅 위의 유전’이라 불리는 고도화 설비(질 낮은 벙커C유를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시설)도 더 늘려야 한다.1·2설비의 고도화 생산량(하루 14만 5000배럴)만 따지면 국내 최대 규모이다. 하지만 전체 정제시설에서 고도화 시설이 차지하는 비율(20.8%)은 업계 평균치(22.1%)에 못 미친다. 여수에 세번째 설비를 추진 중이기는 하다. 공장이 있는 지역사회(여수)와의 다소 불편한 감정도 해소해야 한다. 최용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GS칼텍스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재 추진 중인)제3중질유 분해시설을 차질없이 완공해야 한다.”면서 “SK에너지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내수 기반이 있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中 베이징·칭다오 등 해외진출 가속도 명영식 사장은 “미래목표는 배럴당 수익성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그러자면 단순 정제회사가 아닌 종합에너지회사가 돼야 한다.”며 명 사장은 회사 이름에서 ‘정유’를 뗐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 대신 해외시장에도 적극 눈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베이징 인근의 복합 폴리프로필렌(PP, 자동차부품 등의 원료) 생산업체를 인수했다. 연내에 칭다오시에 직영 주유소 두 곳도 문을 연다. 국내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신촌에 수소 충전소를 열었다. 내년에는 충남 보령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의 첫삽을 뜬다. 이렇게 되면 LNG 직도입 시대가 열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GS 칼텍스의 산증인 허동수 회장 허동수(사진 왼쪽·64) GS칼텍스 회장은 흔히 말하는 ‘오너’다.LG그룹 공동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씨의 손자다. 그러나 ‘오너’로만 간단히 규정하기에는 GS칼텍스 임직원들의 표현대로 “억울한” 면이 있다. 그는 호남정유 시절부터 회사에 몸담았다.1973년 과장급(사장 특별보좌관)으로 입사,34년을 근속했다. 그 사이, 여수공장 부공장장으로 8년간 ‘공장 밥’을 먹었다. 전공도 화학이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 셰브론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도 일했다.“회사 안에서 논리나 사사(社史)로 회장을 이길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한 임원의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국제사회도 그의 전문성과 영향력을 인정,‘미스터 오일’(Mr.Oil)이라는 애칭으로 즐겨 부른다. 환갑을 훌쩍 넘긴 지금도 허 회장은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지난해 출장비행 시간은 370시간. 하루에 한시간 이상을 비행기에서 보낸 셈이다. ‘석유 수출’이라는 역발상을 맨처음 실천에 옮긴 이도 그다.73년 1차 오일 쇼크를 겪은 뒤 업계 최초로 임가공 수출을 시도한 것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석유화학 산업에도 뛰어들었다.90년대 초반의 일이다. 그 결과,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방향족(벤젠·톨루엔 등 향이 나는 탄소화합물) 공장을 여수에서 가동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이 220만t이다. 허 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다.“지금의 에너지는 유한하다.”는 것이다.“그러니 미래 에너지를 개발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말을 빠뜨리는 법이 없다. 씀씀이가 짠 편인 그가 수소연료·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사업에는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이유다. 건강관리 비결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처럼 ‘걷기’다. 하루에 만보를 채우려 최대한 노력한다.‘마사이 신발’을 즐겨신는 것도 사촌동생(허창수 회장)과 같다.“신을 때는 무겁고 불편하지만 벗으면 날아갈 것” 같단다. 지난 9월 몇 년만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 얘기가 알려져 마사이 신발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인터뷰에서 허 회장은 “아들이라고 무조건 경영을 맡길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해 말 경영에 합류한 허세홍(38) 상무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허 상무는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부법인장으로 근무 중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이다. 직전까지 셰브론에서 일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원유찾아 세계 누비는 ‘별동대’ 자원개발팀 요즘 정유사들의 최대 화두는 해외 자원개발이다.GS칼텍스는 출발이 다소 늦었다.2003년 뛰어들었다. 그러나 늦은 출발치고는 중반 스퍼트가 매섭다. 현재 참여 중인 광구는 캄보디아 블록A광구, 태국 육상광구, 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 등 총 4개. 모두 탐사광구이다. 캄보디아 해상광구와 태국 육상광구에서는 탐사과정에서 양질의 원유가 발견돼 개발성공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있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 주요 전략지에서도 추가 탐사사업을 추진 중이다.2015년까지 회사 원유 도입량의 10%(하루 생산량 7만배럴)를 자체 조달한다는 목표다. 선봉장은 자원개발팀이다.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자원개발 신규사업팀’과 기존 사업을 관리하는 ‘자원개발사업 운영팀’으로 나뉘어있다. 탐사지역의 지질 분석에서부터 유망성 계산, 매장량 추산, 경제성 평가 등이 모두 이들 손에서 이뤄진다. 광구가 속한 나라의 세제와 법제 시스템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그래서 구성원들도 지질학, 자원공학, 경영학, 법학 전공자들이다. 사내 별동대라 불린다. 천영호 자원개발사업운영팀장은 “회사의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곧 국가의 에너지 독립을 높이는 길이라 자부심들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여수 율촌산단 개발 탄력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가 여수 율촌지방산업단지 개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3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이번 세계박람회 유치로 율촌 1지방산단에 이어 2·3산단 조성도 힘이 실리고 있다. 1산단은 내년 초까지 분양이 마무리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2산단은 해양수산부에서 광양만에 가호안(둑)을 막고 인근 광양항에서 파낸 준설토를 이용해 바다를 메우고 있다. 면적은 818만㎡이다. 3산단은 당초 개발계획을 바꿔 규모를 495만㎡에서 1007만㎡로 두 배 이상 늘린다. 송동석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단지조성과 직원은 “여수 세계박람회가 개최되기 전에 여수 주변 사회간접자본 시설 확충이 앞당겨지면서 물류비 절감을 노린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며칠 전 정부는 2011년까지 전라선 철도 복선화와 전철화, 전주∼광양 고속도로 신설, 여수공항 확장, 순천∼여수 자동차전용도로 신설, 여수 석유화학국가산단∼광양 컨테이너부두 연결도로 신설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또 율촌 산단에는 일반 부두가 있어 해상물류 수송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투자 요인으로 분석됐다. 여기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속한 여수 화양지구는 박람회를 겨냥, 오션리조트 등 대규모 레저휴양 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2산단은 내년부터 개발계획 용역에 들어가 환경·교통 영향평가가 나오는 대로 사업이 시작된다. 현재 율촌 1지방산단은 분양대상 634만㎡ 가운데 305만㎡가 분양돼 분양률이 48.7%이다. 그러나 15개 기업이 280만㎡를 요구해 내년 초까지 분양이 모두 끝난다. 율촌 1,2,3산단은 순천시 해룡면, 광양시 광양읍, 여수시 율촌면 등 3개 시의 해상경계에 자리한다.1산단은 현대자동차 등 현대 4개 기업이 입주하기 위해 대행개발을 하다가 자금부족으로 포기하면서 전남도가 2005년부터 직접 개발에 나서 분양을 하고 있다. 1산단 입주기업은 현대하이스코, 현대스틸산업 등 27개이고 근로자 1200여명이 연말까지 매출 1조 5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한나라·신당 난타전 2題] 李·鄭 맞고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30일 서로 검찰 고발을 불사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통합신당은 이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후보등록 서류에 ‘전과 경력 없음’으로 기록한 것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 내용을 담은 선거홍보물에 대해 배포중지가처분도 신청하기로 했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가 1964년 6·3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주도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6개월간 복역했는데도 금고이상의 실형을 신고하도록 한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1964년 실형을 선고받은 기록이 확인돼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후보의 범죄경력란을 수정 공고했다. 한나라당도 선거홍보물을 수정해서 배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전과기록 누락 부분을 별도 공지를 통해 유권자에게 알릴 계획이다. 한나라당 선거홍보물에는 이 후보가 6·3한일회담 반대운동을 주도해 징역형을 받은 사실이 누락되어 있다. 한나라당도 이명박 후보 ‘비방광고’와 관련, 통합신당 정 후보와 김교흥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통합신당의 신문광고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신당이 연일 흑색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죽하면 통합신당 광고에 이명박 사진만 있고 정동영 사진은 없느냐는 항의가 빗발치겠느냐.”고 말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당국 팔짱에 학생만 골탕

    ‘특목고 열풍’에 따른 사설학원의 상혼과 교사의 개입, 입시문제 보안 등 허술한 관리가 맞물리면서 외국어고 입시 문제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김포외고 전체 합격자 184명 중 문제를 사전에 알고 들어간 서울 목동 J학원 학생 47명(26%)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돼 경기도교육청 등에 재시험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또 경기지역 외고의 공동출제 관리 및 보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험 하루전 학교 측에서 문제 유출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9개 외국어교 교사를 차출해 지난달 21일부터 29일 낮 12시까지 경기 화성의 모처에서 합숙을 하며 입시 문제를 출제했다. ‘문제은행’을 만들어 놓은 뒤 9개 외고에서 필요한 문제를 80문항씩 선택해 각각 입시를 치르는 형식이다. 김포외고도 교감 L씨가 29일 낮 USB메모리와 CD에 80문제를 담아 학교로 온 뒤 이날 오후 6시쯤 교장 J씨와 L교감, 입학홍보부장인 이모(52) 교사가 모인 가운데 이씨의 노트북을 통해 문제를 프린트했다. 이씨는 앞서 지난 9월 서울 양천구 목동 J학원에서 열린 외고 입시설명회에서 J학원 원장 곽모(42)씨로부터 “(2006년 개교한) 김포외고에 많이 지원하도록 밀어주겠다. 시험 문제를 건네주면 후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씨는 이날 자정쯤 자신의 노트북에 임시 저장된 문제 가운데 38문제를 뽑아 이메일로 곽 원장에게 보냈다. 곽 원장 등은 38문제 중 13문항을 A4용지 1장에 앞뒤로 인쇄한 뒤 30일 고사장으로 가는 학원버스 3대에 나눠 탄 학생 120여명에게 ‘마지막 핵심 총정리’라며 배포하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곽 원장 등이 확보한 문제를 모두 학생들에게 나눠줄 경우 점수가 높아져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부만 배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학생들이 시험 당일 아침에 전달받은 A4용지에는 창의·사고력(수학) 8문제와 외국어(영어) 4문제, 언어(국어) 1문제 등 실제 문제와 완전히 같거나 비슷한 13개 문항이 담겨있었다.J학원에서는 김포외고 일반전형에 154명이 응시해 47명(31%)이 합격, 일반전형 합격자 184명 가운데 26%를 휩쓸었다. 김포외고 일반전형의 전체 경쟁률이 13대1(2400명 응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J학원 학생들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전체 평균의 4배 이상이다. ●특목고 입시 보안 재검토 시급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 통로로 알려지면서 입시 과열을 불렀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6개 외고 특별전형 경쟁률은 평균 9.20대1로 지난해 8.38대1보다 크게 높아지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편승해 학원가에는 특목고 대비반뿐만 아니라 전문학원이 생겨 성업 중이다. 그러나 입시 문제에 대한 보안은 크게 허술한 실정이다. 경찰은 김포외고와 함께 입시를 치른 경기도내 다른 8개 외국어고나 전국 특수 목적고도 비슷한 방식의 부정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문제를 유출한 김포외고 이 교사가 다른 외국어고에 재직했던 점을 중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마다 6개 외고 가운데 한 곳을 주관 학교로 정해 문제 출제와 관리를 모두 책임지게 하고 있다.”면서 “김포외고 사태를 계기로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서울에서도 교육청이 직접 감독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미숙(49) 상임대표는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만 선의의 피해를 보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공동 출제는 교육청이 철저히 감독 관리해야 하는데 이에 소홀히 해서 발생한 문제이므로 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포외고와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이 학교 불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기 위해 재시험을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도내 9개 전체 외고의 일반 전형 시험문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공동 출제한 뒤 각 학교별로 시험문제를 추려냈다. 재시험을 볼 경우 합격 통보를 받은 응시생들의 거센 반발이, 재시험을 실시하지 않으면 불합격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이번 사건의 파장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12월11일로 예정된 일반고교의 전형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각 외고에는 “이미 외고에 합격했는데 12일부터 시작되는 일반고교 전형 원서를 접수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외고 1학년 김모(16)양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랐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43·여)씨도 “시험문제 유출에 교사가 개입했다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동요하지 말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건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일영 서재희·수원 김병철기자 argus@seoul.co.kr
  • 美 브로드웨이 노조 파업… 27개 공연 취소

    세계 공연계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어둠에 잠겼다. 브로드웨이 무대담당자들의 노동조합인 ‘로컬원’ 소속 조합원들이 노사협상 결렬을 이유로 10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27개 공연이 취소됐다.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파업은 2003년 음악가들이 벌인 4일간의 파업 이후 4년 만이다. 로컬원은 그동안 임금 인상폭과 제작자의 고용 재량권에 대한 범위를 놓고 극장·제작자연맹(LATP)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파업으로 공연이 중단된 작품에는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 킹’ ‘시카고’ 등 브로드웨이 인기작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LATP측은 파업으로 취소된 공연의 표를 구입한 고객에게 환불 또는 티켓 교환을 해주고 있지만 극장마다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손님이 끊긴 인근 식당가와 상점 주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의정비 너무 많이 올렸나”

    무리한 의정비 인상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일부 지방의회가 여론의 질타에 굴복해 재조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의회는 지난 8일 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의정비를 자진 인하키로 결정했다. 군의회는 당초 3190만원이던 의정비를 4038만원으로 26.6% 인상했다가 128만원을 내려 3910만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앞서 무주군의회도 지난 2일 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의정비를 주민 여론과 전국 평균 인상률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금액으로 재조정키로 의원들 간에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군의회 의원들은 의정비심의위가 지난달 29일 현행 1인당 2120만원(연간)의 의정비를 내년에는 전국 최고 수준인 98%나 증액한 4200만원으로 올리기로 확정한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혹독한 질타를 받아 궁지에 몰렸다. 의원들은 ‘무주군의 재정자립도가 10%를 겨우 넘어서고 있고 농민들이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의정비만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이 빗발치고 사회단체들이 항의 집회를 준비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군의회 이해연 의장은 “무주군 의원들의 의정비가 그동안 전국 최저 수준이어서 좀 더 진취적인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의정비 인상이 필요했다.”면서도 “자유무역협정(FTA)과 유가인상 등으로 군민의 대부분인 농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비판 여론을 외면하기 힘들었다.”고 의정비 인하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진안군 등 의정비 인상률이 높았던 일부 지방의회도 무주, 완주의 영향을 받아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염경형 정책실장은 “의정비 자진 인하는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했다는 차원에서 환영하지만 인하액이 낮아 구색맞추기라는 비난도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카펫 선택 이렇게

    ▶아파트 크기를 기준으로 100㎡ 이하일 경우 통상 160×230㎝의 크기를,100㎡ 이상이라면 200×300㎝의 크기를,120㎡ 이상이라면 240×340㎝ 크기를 선택하세요. 주상 복합이나 새로 지은 아파트의 경우는 거실이 넓게 설계되는 추세로 한 사이즈 큰 것을 선택하세요. ▶▶카펫이 부담스러워 러그를 여러 장 구입하는 경우, 같은 공간에 3개 이상은 깔지 마세요. 침대 발치, 화장대, 콘솔 밑 등에 깔아 포인트를 줄 경우 약간 작은 듯하게 깔아주는 센스도 잊지 마세요. ▶▶▶거실용 카펫을 선택할 때는 벽지, 소파,TV 등의 가구 색깔 및 문양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선택하세요. 보편적으로 카펫의 컬러와 문양은 벽지나 커튼, 가구와 일체감을 주는 것이 무난합니다. 색상 선택이 어렵다면 자연스러운 베이지, 그레이, 브라운, 골드, 와인 등 톤다운 된 차분한 색을 선택하세요.
  • 이런곳에도 깔아봐요

    이런곳에도 깔아봐요

    최근 몇 년 사이 원목이나 대리석 재질의 바닥재 수요가 늘어나고 서양식의 욕실, 주방이 일반화되면서 카펫의 활용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카펫은 거실에만 깐다는 인식이 깨지고 있으며 집안 어느 곳이든 포인트를 주는 고급스러운 소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어떤 공간에 어떻게 깔아야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확장 공사한 발코니 외부와 바로 연결된 공간이면서 바닥에 난방 공사를 하기 어려운 발코니에는 카펫의 매력을 200% 발산할 수 있는 공간. 확장 공사를 한 경우 거실 카펫을 큰 사이즈로 선택해 공간의 연결되는 느낌을 극대화한다. 발코니는 창문을 자주 열게 돼 먼지가 쉽게 들어오기 때문에 부분 세탁이 쉬운 폴리프로필렌 소재나 자체 방오 기능이 있고 포근한 느낌이 강한 울 소재가 적합하다. ●주방·식탁 아래 식탁 밑에 까는 카펫은 분위기 조성용이다. 식욕을 돋우고 가족이 함께 모이는 주방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가급적 밝고 화사한 색깔에 너무 과도하지 않는 문양을 선택한다. 털이 긴 카펫은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식탁 밑에 깔면 부드러운 공간을 연출한다. ●침실·침대 발치 자고 일어났을 때 딱딱한 나무나 대리석보다는 폭신하고 따뜻한 감촉을 느끼는 것이 건강에도 훨씬 좋다. 침대 발치에는 100×140㎝ 정도의 작은 사이즈의 카펫을 깔아준다. 따뜻한 울이나 털이 긴 고급 나일론 소재의 러그는 침실 공간에 방점을 찍는 역할을 한다.
  • [23일 TV 하이라이트]

    ●아현동 마님(MBC 밤 7시45분)미숙과 연지는 성종의 결혼준비에 벌써부터 마음이 바쁘다. 시향네 집에 다녀오겠다던 성종이 예상보다 일찍 돌아오자 미숙은 의아해한다. 한편 시향은 집에 들어가고 있다는 길라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지만 통화를 끝낸 후 그동안 걱정했던 마음이 풀어지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일본의 한 음악치료사가 자폐증이나 다운증후군 환자에게 음악치료 수업을 한다. 하지만 음악치료는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폭넓게 인정되는 것도 아니어서 병원에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음악치료사와 환자 가족들은 음악치료가 공식 의학치료로 인정받도록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다큐-인(人)(EBS 밤 7시45분)커피 믹스도 그가 타면 라테아트가 된다! 연 1억원을 벌어들이는 바리스타계의 슈퍼스타, 임종명(31)씨. 아르바이트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한 그는 이제 바리스타 드라마의 선생님으로 통할 만큼 유명인사다. 커피를 알리고, 모든 사람들이 좋은 커피를 접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는 그의 커피 사랑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대의 풍경(KBS1 오전 7시50분)종구는 자신을 놓아주겠다는 수련의 말에 충격을 받고 괴로워한다. 지청에 동혁의 사생활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동혁은 부장검사에게 추궁을 당하게 된다. 상철은 공장을 그만둔 현옥이 종구에게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놀란다. 종구는 혜린에게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고 말하고….   ●미워도 좋아(SBS 오전 8시30분)동희와 윤진은 찬이 얘기를 나누며 목적지로 향하고, 준혁은 동희의 찬방을 먼발치에서 보다 돌아선다. 동희는 윤진과 얘기를 나누다 아직 아이가 없는 것을 알고,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편 순옥은 동우를 찾아 서울행을 결심하고, 집을 비운 사이 순옥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는 얘기에 동우는 난감해진다.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대중이 참여하는 엔터테인먼트가 예술의 주요 기능이라고 주장했던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 지난 11일과 18일에 열린 ‘백남준展과 함께하는’ (빛과 소리 그리고 움직임)의 공연 중 몇 곡을 감상한다.‘예술은 사기다’라고 말했던 어록과 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본다.
  • [신당 대선후보 정동영] 정동영 그는 누구

    [신당 대선후보 정동영] 정동영 그는 누구

    평화시장을 오가는 언덕길은 가파랐다. 숨이 턱에 차고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어머니가 만든 아동복 바지를 팔러다니던 시절. 그래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산다는 데 감사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이었다. 그 가난이 싫어 ‘본격적으로 옷장사를 할까.’마음먹기도 했다. 이대로 잘하면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도 같았다. 바느질한 천을 메고 청계천을 걸으며 청년은 상념에 빠지곤 했다. 옷장사가 천직이 될 뻔한 청년이 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어렵고 고단하던 시절이 머릿속을 스쳤다. 환한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홀어머니와 세명의 동생 정동영 후보는 1953년 7월27일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정진철(1969년 타계)씨와 어머니 이형옥(2005년 타계)씨 사이의 다섯째 아들. 형만 넷이었다. 그러나 얼굴도 보지 못한 형들이다. 모두 정 후보가 나기도 전 세상을 떠났다. 당시는 누구에게나 가혹했던 시절이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일 무렵. 고단한 병치레를 계속했던 아버지가 조용히 세상을 등졌다. 충격이었다. 우상으로 여겨왔던 아버지다. 아프고 또 아픈 마음을 달래기 힘들었다. 정 후보는 지금도 인생에서 가장 아팠던 기억을 그때로 꼽는다. 방황도 많이 했다. 뒤에 남겨진 건 홀어머니와 세 명의 동생, 그리고 가난이었다. 혹독한 현실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고등학생에겐 무거운 짐이다. 계속 방황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었다. 그때부터 정 후보는 가장으로서 삶을 살았다. ●서울대 재학중 시위·투옥·징집 ‘10월 유신’이 선포된 1972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했다. 가난한 시골 청년은 굴곡많은 현대사와 마주보게 됐다.72학번 동기들의 징역형을 합하면 100년이 넘는다는 말이 나오던 시절이다. 투옥과 수배가 반복됐다. 정 후보도 1973년 시위에 참가했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됐다. 최초의 유신반대 학생시위로 기록된 서울대 문리대생들의 시위다. 당연한 듯 구치소에 구금됐다. 다음해에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됐다. 또다시 3개월간의 구치소 생활. 이번에는 출감하자마자 강제 징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향의 어머니가 눈에 선했지만 선택의 여지는 주어지지 않았다. ●18년 기자 생활… 80년 광주 취재 우여곡절 끝에 대학을 졸업한 정 후보는 문화방송(MBC)보도국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그러고는 1996년까지 18년을 기자로 지냈다. 아직 신참티가 남아 있던 1980년 5월 그는 광주 도청 앞에 서있었다. 봉쇄된 광주에서 흘러 나오는 소식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도보로 직접 광주 시내로 들어갔다. 눈으로 지켜본 광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총알이 빗발치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래도 취재를 해야만 했다. 목숨을 내놓고 현장을 뛰어다녔다. 그러나 그의 리포트는 보도되지 못했다. 당시 리포트는 올 5월 우연히 발견돼 27년 만에 세상에 알려졌다. 1995년 정 후보는 정치인으로 변신을 결심한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정 후보는 1996년 4월 전주 덕진구에서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2000년에는 재선에 성공했다. ●우리당 탈당 ‘배신자´ 비난 듣기도 그리고 그해 12월 김 전 대통령 면전에서 당시 권력 최고실세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퇴진을 요구했다. 이른바 ‘정풍운동’이다. 결국 10일 후 권력의 정점에 있던 권 최고위원은 자진 사퇴한다. 정치인 ‘정동영’을 국민 뇌리에 각인시킨 사건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자 정치 실험에 돌입했다. 민주당을 나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모험이었다. 민주당 분당의 원흉으로 몰렸다. 그러나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을 다시 탈당했다. 비난이 쏟아졌다.‘배신자’라는 이야기도 공공연히 들었다. 이제는 다시 민주당에 손 내미는 상황에 처했다. 아이러니다. 2002년 정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꼴찌를 밥먹듯했다.1승 15패. 참담했다. 고통이 극심했다. 그래도 끝까지 버텼다. 그러고는 승자 노무현 후보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마치 자기 선거인 것처럼. 그런 정 후보가 이제 5년 만에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나선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선거다.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열린세상] 공룡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하여/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공룡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하여/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지난여름 무더위를 훌훌 털어 방학에 실려보낸 아이들이 엊그제 다시 학교로 갔다. 이 녀석들은 짧은 여름밤 잠자리에서 무서운 꿈 몇 자루씩을 꾸느라, 키가 한 치는 자랐으리라. 제법 살 만한 세상에 태어난 이 아이들이 꾼 꿈은 윤택했을지도 모른다. 머리맡에 두고 잔 그림책이나, 텔레비전에 떴던 온갖 동물을 다 꿈결로 끌어들였을 것이다. 아이들은, 본래가 흑백이라는 꿈 색깔을 까맣게 모를 터이지만, 모두가 꿈을 먹고 자란다. 올여름 들어 마침 서울 노원구가 마련한 공룡화석전이 개장 한 주일 새 2만여 관객이 다녀가는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이 일찍 신문에 실렸다. 옛날 어른들이 그 또래에 기껏 생각한 귀신 따위는 얼씬도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요즘 아이들의 꿈은 공룡처럼 덩치가 크게 진화하는 모양이다. 총기(聰氣)가 좋은 아이들은 유치원만 들어가도, 학명을 얻은 공룡 몇 마리 이름쯤은 술술 외운다. 공룡이라는 말을 입에 올린 지가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다.19세기 일이니까, 두어 세기가 지났다. 이 무렵부터 쌓아올린 공룡 연구는 오늘의 지질학자나 고생물학자들이 파충류에 가까이 다가서는 발판을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3년 경남 하동 수문리 해안 지층서 공룡알 껍데기 화석이 처음 확인되었다. 이는 뒷날 몽골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서식했던 조각류(鳥脚類) 공룡알로 밝혀졌다. 이어 경상도와 전남 해안 일대에 자리한 이른바 경상누층군(慶尙累層群)에서 수각류(獸脚類) 공룡뼈 화석과 더불어 바위에 찍힌 조각류 공룡 발자국을 찾아냈다. 그래서 새발자국이 나온 경남 함안 땅 이름이 들어간 ‘함안넨시스’와 전남 해남 우항리에서 비롯한 ‘해남이크누스 우항리엔시스’ 따위의 새로운 종명(種名)을 세계 학계로부터 부여받았다. 경기도 화성 시화호 간척지와 전남 보성 선소해안에서 발견한 대규모 공룡알 둥지는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선소리에서는 설치류가 공룡알을 훔쳐먹기 위해 둥지 아래를 파놓은 땅굴 흔적이 드러났다. 그래서 공룡 멸종 원인으로 추정한 학설 하나를 입증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약 1억년을 뒷걸음질쳐야 겨우 셈이 되는 중생대 백악기와 쥐라기 때를 누빈 태고의 폭군이 공룡이다. 세상에 아무리 빨리 나온 어떤 고인류도 공룡을 못 보았지만, 오늘을 사는 현생인류는 뼈화석을 근거로 포악스러운 공룡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이 놀라운 파충류 그림이나 모형을 바라본 아이들은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펴 열광할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카네기박물관이 복제한 ‘디플로도쿠스’가 대서양을 건너와 1908년 프랑스 국립파리자연사박물관에서 조립을 마쳤을 때 어른들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몸통 27m, 목 8m, 꼬리 14m에 이르는 거대한 복제공룡 발치에서 ‘고생물의 밤’ 행사를 열어 즐길 정도였으니까…. 어느해 겨울 자연사박물관 관장이었던 세계적인 프랑스 고고학자 앙리 드 룸리 교수의 안내로 전시장 구석구석을 구경한 적이 있다. 오늘날 지구상에 사는 희귀종 동물은 물론 멸종한 동물까지를 입체적으로 질서정연하게 복원한 전시물은 그야말로 스펙터클한 것이었다. 그 감동을 여태 지우지 못했지만, 사실상 부러워한 것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차분하게 관람에 몰두하는 전시장 속의 동적인 풍광이었다.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모두가 행복해 보였던 파리 사람들의 얼굴 또한 잊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아이들의 꿈을 키울 국립 자연사박물관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언젠가 짓겠다고 말잔치를 벌인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러나 어디 땅 한 뙈기를 미리 준비했다는 소식조차 들리지 않는다. 세계 상위권 경제를 자랑하는 이 나라 국위가 요란한 빈수레가 아니기를 바란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내가 바로 공무원] 성동구청 공원녹지과 박순직씨

    [내가 바로 공무원] 성동구청 공원녹지과 박순직씨

    자전거를 타고 중랑천변 둔치 성동구 구간을 지나다보면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화려한 꽃길과 만난다. 먼발치의 들풀과 어우러진 꽃길을 보노라면 누군가 정성을 많이 들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성동구청 공원녹지과에 근무 중인 박순직(기능직 9급·56)씨가 주인공이다. 청계천과 중랑천 합류지점인 장안철교 아래에서 군자교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과 나란한 2㎞의 꽃길 어디에나 그의 손길이 닿아 있다. ●직접 꽃씨 얻어다 심어 이 곳은 2003년까지는 가시덤불로 우거진 황무지였다. 반면, 다른 구청이 관리하는 곳은 이미 꽃길이 조성돼 있었다. 성동구도 뒤늦게 꽃길 조성에 나섰고 박씨에게 임무가 맡겨졌다. “처음엔 막막했어요. 잡초만 무성한데 어떻게 꽃길을 내나 고민하다가 당시 박영민(남산관리사업소 근무)계장과 우선 칸나를 심었어요.” 일단 칸나를 심어서 꽃길의 흉내를 냈지만 너무 단순한 모습이 못마땅했다. 지방에 가서 ‘붉은 코스모스’의 씨를 받아와 심었다. 같은 코스모스라도 붉은 코스모스는 개화 기간이 길고, 잘 자라기 때문이다. 재미(?)를 본 그는 칸나, 코스모스에 이어 해바라기와 맨드라미까지 가져다 심어 꽃길을 완성했다. 박씨는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장 앞섰다.”고 자랑했다. 전주농고를 졸업,1978년 임시직으로 성동구청과 인연을 맺었다. 기능직 9급으로 정식 채용된 것은 20년이 흐른 1997년이다. 농고를 나온 그에게 꽃길 조성은 적성에 맞았다. 게다가 학교(농과) 다닐 때 어깨너머로 원예과 공부를 한 것이 보탬이 됐다. ●해바라기 이모작도 성공 하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화훼업자들에게 매달렸다. 과거의 지식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새로운 지식이 쌓이면서 그만의 노하우도 쌓여갔다. 대표적인 것이 해바라기. 처음 중랑천에 해바라기를 심을 때는 1000원에 한 포기씩 구입했다. 궁리 끝에 직접 해바라기의 씨를 받아서 파종한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4월과 8월 해바라기를 두 번 파종하는 이모작으로 1년에 두 차례씩 해바라기 꽃을 피우는 방법을 체득했다. 맨드라미는 처음엔 50판을 사서 심었다가 꽃이 피자 직접 씨를 받아서 무려 1만개의 포트를 만들어서 꽃길에 심어 예산을 절감했다. 박씨는 또 장안철교 밑에 억새군락을 만들었다. 이 곳은 자생 버드나무가 물길을 막아 침수되던 곳이었다. 그는 치수과의 협조를 얻어 버드나무를 베어내고 억새를 심었다. 홍수도 사라지고 억새밭이 조성돼 지금은 명소가 됐다.1억 47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들었다. 박씨는 지난 2000년에는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제를 도입한 공로로,2004년엔 꽃길 조성 등으로 성동구청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돈 주고 몸도 준 자매의 살인 계획

    돈 주고 몸도 준 자매의 살인 계획

    가정 주부인 미모의 자매가 살인을 기도했다.『우릴 못살게 구는 저 빚장이 여자를 죽여 달라』고 자객을 샀다. 그러나 자객의 칼질이 빗나가 실패로 돌아가자 처음 약속했던 10만원 사례(?)에 웃전으로 몸까지 주어가며 두번째는 엽총으로 쏴죽이려 했으니…. 화장품 장사를 하던 어느「어글리·시스터즈」의 청부살인(미수) 사건의 끔찍한 행각기-. 지난 10월20일 밤8시30분쯤 대구시 봉덕동 734의 15 아담한 한식집 마루를 막 내려 서려던 이집 안주인 장윤자(張潤子·27)여인은 괴한으로 돌변한 방문객의「재크·나이프」에 가슴을 맞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괴한은 심장으로 짐작된 곳에 또 한번, 그리고 배를 또 한번 이렇게 연거푸 세번을 찌르고 대문밖에서 망보던 또 한명의 자객과 함께 후닥닥 도망쳤다. 눈깜작할 사이였다. 곧 이웃 사람들이 놀라 뛰어왔으나 남은 것이라고는 선혈이 낭자한 현장뿐…. 이로부터 2시간쯤 지났을까. 시내 동구 상동에 있는 신명자(申明子)여인집 안방에서는 저주받을 남녀 일당의 축배(?)가 벌어졌다. 장여인에게 1백10만원을 빚진 신명희(申明姬·27·대구시 대명동), 신명자(24) 자매와 살인을 청부맡았던 주국명(朱國明·23·하수인), 정훈재(鄭勳在·22·망보기)등 4명이었다. 10만원의 사례에서 일부 잔금은 이튿날 거사결과가 확인되고 나서 주고 받기로 하고 이들은 헤어졌다. 그런데 악인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장여인은 죽지 않았다. 한달 치료가량의 상처만 입은 것이다. 『!』-. 자매는 당황했다. 주·정 하수인을 곧 호출했다. 장담과는 달리 낭패가 된 결과에 주·정은 동성로일대의 D다방 S다방으로 사흘동안이나 신자매에게 불려다니면서 호된 꾸중을 들었다. 이미 공모자가 된 그들 처지로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던 10월24일 밤8시쯤 N다방에서 신명희의 똑같은 성화를 또한번 당하고 있던 주는 문득『큰누부요, 이번엔 틀림 없을테니 총만 얻어주이소』하고 엉뚱한 제의를 했다. 뜻밖의 살인실패에 당황…이번엔 엽총 훔쳐줬으나 주의 속셈은 구하기 힘든 총을 핑계삼아 적당한 시기에 손을 뗄 심산이었다. 그러나 한동안 궁리에 잠겨만 있던 신은 주의 속셈과는 달리 새로운 조건을 선뜻 받아주었다. 그녀의 머리에는 시숙이 가지고 있는 엽총이 떠올랐던 것이다. 두자매가 장여인을 죽이기로 모의한 것은 하수인의 첫 범행이 있기 4일전인 10월16일의 일. D백화점에서 화장품상 2년만에 다털어먹고 빚만 1백10만원을 걸머지고 갚을 수 없게 되자 하수인을 사서 돈준 사람을 없애기로 합의한 것-. 이때 공동투자를 한 언니와 동생이 진 빚은 본전만해도 6백만원. 이 돈을 도저히 갚을 수 없게 된 언니 신명희는 그중 장여인의 돈을 떼어먹기 위한 수단으로 장여인의 남편 남모씨(31)에게『사랑한다』는 편지를 여러번 부치기도 하고 다방으로 불러내어 은근히 동침하기를 비쳐 유혹하곤 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 오히려 남편에게 이 말을 전해들은 장여인의 빚독촉은 질투까지 곁들여 더욱 빗발치게 만든 결과만 냈다. 줄 돈은 없는데 유독 재촉이 불같은 장여인이 겁나 자매는 집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여인숙으로만 피해다닐만큼 궁지에 빠졌다. 그러다가 짜낸 것이 장여인만 없으면 친척들에게 진 빚 5백만원도 무난히 떼어먹고 배짱을 내밀 수 있다는 그녀들 나름의 살인하청 계산서-. 망설이는 하수인 못믿어 몸으로 마음잡아 두려고 하수인으로는 장사를 할 때 자연 얼굴을 익혔던 교동시장의 불량배 주와 정이 지목됐다. 그날(10월16일 하오2시)로 동생 신명자는 주등 2명을 대구역전 N다과「홀」에 불러 일금 10만원에 해치우기로 살인협상이 이뤄졌다. 국민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주등은 일찍 소년원 신세를 지기도 했던 뜨내기 건달들. 감쪽같을 완전범죄의 기회만을 노렸다. 드디어 며칠 안가 장여인의 남편 남씨가 서울에 일보러간「찬스」가 왔다. D「데이」인 10월20일, 사건이 나기 바로 1시간전 두여인은 장여인집 근처 봉덕동 O약국 골목 어두운 길에서 선금3만원과 함께「재크·나이프」와 과도를 하수인에게 쥐어주었다. 그러나 일은 상처만내고 실패했다.악착같은 두자매는 그래도 집념을 못버렸다. N다방에서 주에게 약속한 엽총을 4일만인 10월28일 시내 서변동에 있는 그녀의 시숙집 어린애를 꾀어 빌어냈다. 그런데 엽총을 받아쥔 주의 표정은 어쩐지 굳어만 있었다. 『첫번째 일이 안되자 정(공범)이 장여인에게 귀뜀한 것같다』는 주의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그의 말이 진짠지 가짠지를 가려내기 앞서 우선 주의 마음이라도 붙잡아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밤으로 그녀는 주를 수성유원지 뒷산까지 유인해 자기를「큰누나」로 불렀던 연하의 공범자에게 몸을 주면서 또하나의 살인까지 명령했다. 즉『정이 배신할 것같으니 일이 끝나는대로 그마저 없애면 돈을 더주겠다』고. 몸으로 하수인의 마음을 다짐하는 수차의 간통까지 해가며 끈질기게 기도해온 이 살인 음모가 약 50일만에 들통난 것은 문제의 엽총 때문이었다. 엽총 잡히던 하수인걸려 처음엔 입을 다물었으나 (장여인의 피해를 경찰은 엉뚱한 강도살인 미수로보고 수사를 폈기때문에 이 음모는 묻힐 수밖에 없었던 것-) 받았던 선금이 떨어져 용돈이 아쉬웠던 주·정은 지난 12월초 맡아둔 엽총을 시내 북성로1가 모총포사에 잡히고 1만1천원을 빈 것이 덜미를 잡히는 계기가 됐다. 주인은 엽총에 비해 어울리지 않는 두 젊은이를 경찰에 고발했다. 바로 주·정은 절도혐의로 구속됐으나 며칠동안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의 누님(모여관종업원)이 면회를 왔다. 이 자리에서 정은 신자매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는가를 물었다. 뒷일은 보아줄 것으로 믿었던 정은 배신의 분노를 느끼자 모든 전말을 털어놓고 말았다. 그때까지 시내 태평로 일대의 여인숙을 전전해 숨어다니던 미모의 악녀 자매의 손목에 마침내 쇠고랑은 채워졌다. 『남편을 도와 살림을 꾸리려던 것이 이 꼴이 됐다』고 두여인은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있는대로 털어먹고 호사를 했는지 몰라도 6백만원의 빚을 진 가정치고는 두집 모두 해놓은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수사관들의 뒷이야기. 가정주부인 두자매가 꾸민 이 엄청난 음모를 뒤늦게나마 눈치챘던 남편들은 그들이 붙잡히기 얼마전 먼저 이혼을 해버렸다. [선데이서울 70년 12월 27일호 제3권 52호 통권 제 117호]
  • 황금돼지 해, 임산부 치아 건강

    황금돼지 해, 임산부 치아 건강

    ‘황금돼지 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 운을 타고난다’는 속설 때문인지 올해에는 신생아 출생률이 높아질 전망이다.따라서 유례없을 만큼 뜨거운 임신 열풍에 편승한 ‘황금돼지 해 마케팅’이 본격화되는 한편,임산부들의 건강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그 중에서도 특히 임산부의 치아 건강에 관한 조언을 서울미래 치과 허수복 원장에게 들어보았다. 임신을 한 여성의 몸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태아에 영양분을 공급하느라 모체의 면역력이 저하되어 충치와 잇몸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입덧 역시 치아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속이 불편해 조금씩 자주 먹지만 그때마다 양치질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며 구역질이 심한 편이라면 양치질 자체가 고역이 된다. 서울미래 치과 허수복 원장은 임산부들의 치아 건강을 위해 임신을 하기 전에 치과 검진을 받으라고 충고한다.스케일링과 충치를 치료하고,특히 사랑니에 염증이 있다면 발치를 해야 한다고.사랑니 주위의 잇몸에 염증이 생겨 고통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변화 및 스트레스 등으로 잇몸 질환이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그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임신성 치은염’인데,잇몸이 붓고 피가 나고 심한 경우 통증까지 느끼게 됩니다.이처럼 잇몸이 약해져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지 못하면 태아의 영양 상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따라서 임신 전에 염증의 원인인 프라그와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비롯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임신 기간 중에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며,국소 마취나 X-ray 촬영이 아이에게 해를 미칠까 두려워 충치와 사랑니 때문에 아픈데도 불구하고 참는 임산부들도 있다.치근단 X-ray 촬영이나 치과용 국소마취제는 임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무래도 미리 예방하여 사용하게 되는 상황을 미연에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그러나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무조건 참기보다 치과의사 및 산부인과의사와 상의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기의 치아 역시 임신 중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치아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임산부와 아기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 “임신 중 엄마의 건강은 아기의 건강과 직결됩니다.아기의 치아는 태아 때부터 형성이 시작되므로 이 시기에는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고 특히 잇몸 질환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영양 섭취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서울미래 치과 허수복 원장은 충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 음식이나 청량음료 등은 섭취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또한 몸이 무거워 힘들더라도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양치질을 하고,출산 후 수유 기간에도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움말 서울미래치과 허수복 원장
  • 우리 아이 여름철 치아 관리

    우리 아이 여름철 치아 관리

    조금 이른 무더위 속에서 초등학교가 일제히 여름방학을 시작했다.누구나 방학계획은 세우지만 공부와 놀이에 대한 생각만 가득하다.이럴 때일수록 부모의 현명한 통제가 필요하다. 방학은 뒤떨어진 학과 공부를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평소 챙겨주지 못했던 건강을 살필 수 있는 찬스다.부모도 아이도 바빠서 소홀히 했던,하지만 평생 같이 지내야 하는 치아의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써줘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치아의 건강에 대한 ‘치아 건강 테이블’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등학생은 치아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좋다.하지만 평소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어렵다면 방학 동안에 집중적인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치과의사와 상의하여 치아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방학을 이용하여 시행하여야 학기 중에 곤혹스런 일이 없을 것이다. 이미 충치치료를 받고 있는 아동의 경우 충치의 통증이 사라졌다고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였다가는 이차충치,치수(치아신경)손상,치근단 감염 확대,치아파절 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를 완료하여야 한다. 서울미래치과의 허수복 원장은 “충치가 생겼다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늦어질수록 치료가 힘들고 치료의 범위도 커지며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충치가 깊어지기 전에는 통증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에 초기에 치과를 찾는 환자가 많지 않습니다.대개 통증을 느낄 때 내원하게 되고,치수를 침범한 경우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가 하면 극단적인 경우 발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고 말한다. 학기 중에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구강위생관리 및 충치치료를 받는 게 좋다. “6세 무렵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어금니는 평생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중요한 치아이므로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영구치가 났을 때 치과를 찾아 썩기 쉬운 이 표면의 오목한 부분을 실란트로 메우고 치아 표면을 불소로 코팅해주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치열이 고르지 않으면 아이가 소극적이 되기 쉽다.이가 삐뚤어졌거나 윗니와 아랫니가 닿지 않는 부정교합은 보기 흉할 뿐 아니라 발음이 나빠지고 음식물도 제대로 씹지 못해 위장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이런 부정교합에 대한 적절한 교정시기는 교정과 의사의 견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성장중에 시행할 수도 있고 성장완료 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도 있다.교정과 의사와 상담후 진단 및 치료계획을 정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식습관 조절,꼼꼼한 양치,정기적 스케일링 및 관리,그리고 조기 치료 외에 치아 관리의 왕도는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서울미래치과 허수복 원장
  • ‘쇼크’ 이번주가 절정?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시작된 뉴욕 증시의 충격이 이번 주 발표되는 각종 주요 경제 지표의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요동 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0일 380억달러(약 35조 4000억원)를 세차례에 걸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원했다고 전했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규모다.FRB는 이미 지난 9일에도 뉴욕 증시 중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387포인트 급락하자 240억달러(약 22조 4000억원)의 긴급유동자금을 공급한 바 있다.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뉴욕 증시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여파로 급속히 경직되고 있는 개인·기업 신용도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개인·기업 신용도에 악영향… 변동성 클 것” 폴 멘델슨 윈덤 파이낸셜 서비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다.”라면서 “현재 수면 아래에 있는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한지 예측하기도 힘들다.”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을 전망했다.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도 뉴욕 증시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내 7월 소매판매 실적(13일),7월 생산자물가지수(14일),7월 소비자물가지수와 6월 산업생산(15일),7월 신규주택 착공실적(16일) 등 지표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또 월마트와 홈디포, 휼렛패커드 등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개인 신용경색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美 금리인하 압력 빗발… 버냉키 행보 주목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입히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규명 움직임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에 대해 ‘서브프라임 평가’와 관련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신용평가기관을 믿고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사들인 대형 헤지펀드와 개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태는 벤 버냉키 FRB 의장에게도 취임 18개월 만에 첫 위기를 가져다 주고 있다.NYT는 11일 아직도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최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버냉키 의장에게 강력한 금리인하 압력이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JP모건도 “FRB가 금융시장이 더 악화되면 다음달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 정례 모임 이전에라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버냉키 의장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씨줄날줄] 덕수초등학교/함혜리 논설위원

    덕수초등학교 5학년인 상윤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방과 후 친구들과 학교 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다. 놀다 보면 다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그런 건 문제가 아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나게 달리고, 공을 차는 것은 정말 재미나다. 그런데 2일 학교에서 만난 상윤이는 풀이 잔뜩 죽어 있다.8월의 뙤약볕 때문이 아니었다. 앞으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얘기를 엄마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누가 우리 운동장을 빼앗아 간대요. 운동장에 민주화, 뭐라던가? 하여간에 무슨 건물을 지어야 한대요. 그러면 안되는데….” 서울 중구 정동의 덕수초등학교가 개교한 것은 1912년 4월1일이다. 경성여자공립보통학교에서 1952년 10월 서울덕수국민학교로 교명을 바꿨다. 옆에 있던 경기여고가 강남으로 이사가고, 도심이 재개발되면서 고층빌딩들이 빽빽이 들어섰지만 교목(校木)인 느티나무처럼 꿋꿋하게 이 자리를 지켰다.5년 뒤면 개교 100주년을 맞는 이 학교가 요즘 유독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교 운동장 때문이다. 사단법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덕수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운동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땅에 2009년 완공 예정으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운동장은 옛 덕수궁의 의효전(懿孝殿)이 있던 자리다. 현재는 행정자치부 소유인 이 땅을 학교가 2004년부터 무상임대해 사용해 왔다. 운동장에서는 운동회, 바자회, 수업시간 체육활동, 축구학교 등이 이루어진다. 도심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학교측은 무너질 것 같은 담장도 다시 쌓고, 바닥의 굵은 흙과 돌도 골라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올 여름방학 중 공사를 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3600만원도 지원받았는데 행자부가 기념관 건립을 이유로 공사허가를 보류한 것이다. 학부모들이 탄원을 내고, 교원단체가 반대성명을 내는 등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 학교 6학년인 이경은 어린이가 동창회 카페에 올린 글은 절절하다.“어린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씩씩하게 자라야 한다면서 왜 우리가 뛰어 놀 운동장에다 민주화 기념관을 짓는다고 하세요? 제발 우리 운동장을 빼앗지 말아 주세요.”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경제자유구역 우선공급비율 축소 갈등…인천 “투기 심화” 재경부 “법대로”

    경제자유구역 우선공급비율 축소 갈등…인천 “투기 심화” 재경부 “법대로”

    인천경제자유구역 공동주택 우선공급 자격을 서울, 경기로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 부처와 인천시 및 경제자유구역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1일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기존 제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시 및 청과 달리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는 지난달 경제자유구역에 공급되는 공동주택의 지역우선공급비율을 현행 100%에서 30%로 하향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천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저해” 경제자유구역 기반시설에 국비가 투입되었고,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를 촉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인천시청 홈페이지에는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글이 빗발치는 등 시민은 물론 사회단체들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지역우선공급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인천시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역우선공급비율 축소는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투기를 심화시켜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아파트 투기는 투자유치와 전혀 다른 것으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경제자유구역 공동주택 지역우선공급비율을 30%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택지개발 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66만㎡ 이상 공공택지는 30%만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돼 있는데 경제자유구역만 이를 피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자유구역이 그동안 법적용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역우선공급비율 조정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차원”이라면서 “인천시민도 서울과 경기의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비율축소에 신중 태도 건설교통부의 태도는 어정쩡하다. 경제자유구역 공동주택 지역우선공급비율을 축소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축소비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지역우선공급 물량을 100%에서 30%로 줄인다고 못 박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건교부 관계자는 “축소비율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축소비율에 따라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조심성이 깃들어 있다. 건교부는 당초 재경부의 지역우선공급비율 조정 방침에 투기 심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건교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 전에 인천시 및 인천경제청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하향 비율을 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현행 제도 고수 입장을 천명하고 있어 진통이 일 전망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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