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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런던 테이트 모던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런던 테이트 모던

    모처럼 해가 쨍 비치는 날이면 영국 런던 사람들은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밀레니엄브리지를 건너 템스 강변으로 내려간다. 거리 음악가들의 연주에 어깨를 들썩이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던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미술관의 벽이 높다는 말을 런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평화롭고 자유로운 광경은 2000년 5월 12일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문을 열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21세기 시작과 함께 가동한 테이트 모던은 14년의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연간 5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런던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현대미술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확고부동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템스 강 남쪽 기슭에 위치한 뱅크사이드 발전소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런던 중심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진 화력발전소다. 영국의 빨간 공중전화 박스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자일스 길버트 스코트(1880~1960) 경이 설계했다. 발전소는 수십년 동안 런던을 상징하는 사회 기간시설이었지만 공해 문제가 대두되면서 1981년 문을 닫았다. 벽돌조의 화력발전소 건물은 20여년 동안 방치돼 도시의 흉물이 됐고, 발전소 주변은 우범 지역으로 전락했다. 한편 영국의 대표적 예술재단인 테이트에서는 1992년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할 새로운 미술관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부지 물색에 들어갔다. 하지만 엄청나게 비싼 런던 땅값 때문에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던 중 템스 강의 수상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던 직원의 제안으로 뱅크사이드 발전소 건물에 눈길을 돌린다. 발전소를 방문한 큐레이터 겸 관장 니컬러스 세로타는 조금의 미련도 없이 발전소를 분관 부지로 낙점하고 이듬해 국제설계공모전 실시계획을 발표했다.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재생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수많은 건축가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스위스 바젤 출신의 두 젊은 건축가 자크 헤어초크와 피에르 드 뫼롱의 안이 채택됐다. 이들은 영국의 상징인 세인트폴 대성당과 짝을 이룰 수 있도록 발전소 굴뚝을 그대로 두면서 기존 건물 상부에 박스 형태의 건물을 증축해 공간을 확장하는 심플한 디자인을 제안했다. 1996년 구체적 설계안이 확정됐고, 1200만 파운드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 부지 매입 및 공사에 들어갔다. 분관 설립계획 발표 8년 만에 완공된 건물은 순식간에 세계적 화제가 됐다. 거대한 굴뚝과 세로로 긴 선을 만들어 내는 창문, 적벽돌로 만든 기념비적인 건물 외벽과 내부는 발전기를 제거한 것 외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예전의 모습을 간직했다. 오랜 시간 근대 런던의 발전을 이끌었던 공간에 깃들어 있는 묵직한 기억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이어 가야 한다는 건축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었다. 내부는 테이트가 추구하는 미술관의 기능에 맞춰 개조됐다. 지난달 초 런던에서 기자의 테이트 모던 취재에 동행해 준 김정후 박사(런던대·도시건축 전공)는 “세로타는 화려하거나 권위적인 공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쉽게 즐기고, 참여하고, 삶의 일부로 여길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이 강조된 공공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을 염두에 뒀다”며 “헤어초크와 드 뫼롱의 디자인은 단순했지만 테이트 모던이 원하는 ‘열린 미술관’의 콘셉트를 완벽하게 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테이트 모던의 열린 미술관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은 터빈홀이다. 테이트 모던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헤어초크와 드 뫼롱은 미술관의 주출입구를 강변과 정면으로 마주한 북쪽이 아니라 건물의 측면에 뒀다. 텅 빈 터빈홀의 서쪽으로 입구 로비를 만들어 사람들이 템스 강변의 산책로에서 자연스럽게 실내로 걸어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템스 강변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넓은 입구 로비는 ‘모두를 위한 현관’에 들어선 것 같다. 새롭게 만든 천창을 통해 햇빛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안으로 들어와도 여전히 바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입구 로비 쪽 바닥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경사지게 만들어 마치 무대를 내려다보는 구조의 거대한 극장과 같은 효과를 냈다. 발전기가 있던 7층 높이, 바닥 면적 3400㎡의 텅 빈 터빈홀은 입구 로비의 역할뿐 아니라 현대미술가들의 설치미술 전시 장소 기능도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 폴 클레, 앤디 워홀 등 현대미술 소장품을 상설 전시하는 갤러리와 교육 공간은 건물의 측면 3개층에 배치했다. 강 건너에서 테이트 모던으로 연결해 주는 밀레니엄브리지는 영국 박물관 ‘대정원’을 설계한 노먼 포스터 경이 설계했다. 강 건너편의 세인트폴 성당에서 금융가를 지나 테이트 모던으로 건너오다 보면 마치 이어진 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김 박사는 “템스 강변의 테이트 모던을 중심으로 미술관, 공연장들이 한 시간 도보권으로 연결되면서 예술을 중심으로 한 런던의 새로운 공공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테이트의 의도는 완벽하게 성공했다”며 “런던시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되긴 했지만 민간 예술재단의 기획으로 이런 공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9년 테이트는 테이트 모던의 신관 신축계획을 수립했다. 세로타 관장은 “연간 입장객 200만명을 기준으로 조성된 까닭에 지금처럼 연간 500만명의 관람객을 수용하기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부족한 갤러리 공간과 교육 공간, 편의 공간을 확충함으로써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완벽하게 반영하고 지역사회와 도시를 연결하는 21세기형 미술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술관의 남쪽 사이드에서는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헤어초크와 드 뫼롱은 새로운 파트너 헤이스 데이비슨과 손잡고 혁신적 디자인의 신관 건축에도 참여해 예술적 콘셉트를 이어 가고 있다. 개관 이래 테이트 모던을 찾은 관람객은 4000만명이 넘는다. 테이트 모던이 창출하는 경제 효과가 연간 1억 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테이트 모던 측은 분석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보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관람객의 65%가 런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발전소가 전기를 공급했듯이 이제 테이트 모던은 런던 시민들에게 예술을 공급하는 매력적인 장소가 됐다. 우범 지역의 흔적은 사라진 지 오래다. 몇 해 전부터는 강 건너편에서 이전해 오는 금융회사들도 생겼다. 미술관 하나가 도시의 풍경을 바꾼 셈이다. lotus@seoul.co.kr
  • [안전정책 걸림돌 없애자] (3·끝) 매뉴얼·훈련

    [안전정책 걸림돌 없애자] (3·끝) 매뉴얼·훈련

    국가안전처 설립과 별개로 재난상황에 대비하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정비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하지만 기껏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거나 현장 상황에 맞지 않는다면 없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반복훈련을 통해 매뉴얼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는 ‘책상 위에서 만들고 훈련을 통해 현실성을 점검하지도 않는 매뉴얼’이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교훈을 여실히 보여줬다. 재난 상황에서는 초동대응(골든타임)이 생사를 가른다. 초동대응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 역량, 그중에서도 현장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재난담당 공무원들의 판단과 능력에 달렸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혁신 노력은 고위급 지휘체계에만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지자체의 재난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논의는 뒷전이다. 순환근무로 전문성 없는 인력으로 구색만 갖춰놓은 게 전부인데다 실질적인 훈련과 점검을 위한 중앙정부 예산지원도 한참 부족하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재난관리 역량 진단을 통한 교육훈련 개선방안’에 따르면 지자체 재난담당 공무원 중 32.6%만이 전문성이 있다고 자체평가됐다. 3년 이상 전문 분야에서 일한 사람은 19%뿐이고 자신들이 이수한 재난 관련 교육훈련에 대해 72.9%가 실무와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대답했다. 2012년 11월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이후 여러 화학물질 시설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위험작업 인력을 외주업체에 맡기고 작업인원은 비정규직으로 하면서 사고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구미 사고 당시 매뉴얼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환경부는 매뉴얼을 수정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실제 적용 훈련은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경각심이 높아진 원자력발전소 위기대응도 매뉴얼과 훈련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훈련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일부에서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실시한 가상 화재 발생 훈련 역시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방문객 혼란을 우려해 비상경보음도 켜지 않았고, 지하 코엑스몰은 훈련에서 제외시켰다. 상주인원 가운데 75%가량이 훈련에 참여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현재 2800여종이나 되는 매뉴얼 정비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표준매뉴얼 33종, 실무매뉴얼 276종, 행동매뉴얼 2400여종 등에다 매뉴얼에 없는 사고를 위한 매뉴얼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개정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기존에 사안별로 제각각 나눠져 있는 매뉴얼에 대해 미국의 방식을 벤치마킹해 13개 공통분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7개 사항에 대해서만 초안을 작성했을 뿐이다. 소관 부처인 소방방재청 역시 조직개편 소용돌이에 빠지는 바람에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전문가 의견] “대형 재난 땐 학습과 훈련 따른 판단력이 더 중요” 재난관리 전문가들은 ‘매뉴얼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이들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매뉴얼을 그때그때 만들다 보니 정작 사고가 터졌을 때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훈련을 강화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는 “일반적인 원칙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것만이라도 열심히 훈련해서 준수하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재난은 매뉴얼이 아니라 학습과 교육훈련, 경험에 따른 판단력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재난관리 전문가는 “모든 사안을 아우르는, ‘만기친람’형 매뉴얼을 만드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면서 “정부 스스로 무슨 일만 있으면 매뉴얼을 만들어라, 매뉴얼을 점검해라 하는 매뉴얼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지금처럼 ‘땜방’으로 매뉴얼 만드는 방식으로는 사람들이 숙지하기 힘들고, 급박한 현장 상황에 적용하기도 어렵다”면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형태로 단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때그때 매뉴얼을 만든 뒤 미리 정해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훈련하는 행태를 되풀이하면 위기 상황에서 예상이 빗나가고 매뉴얼은 무용지물이 되며, 결국 위기로 치닫게 된다”고 경고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日후쿠시마 원전 주변 식물 먹인 나비 애벌레, 조기사망”

    “日후쿠시마 원전 주변 식물 먹인 나비 애벌레, 조기사망”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서 채취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식물시료를 정상인 나비 애벌레가 먹도록 한 결과, 이상과 조기 사망을 일으키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1년 3월 원전 사고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유출된 이후,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이런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남방부전나비(Zizeeria maha)가 생리적 및 유전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일본 류큐대 오타키 조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후쿠시마현 오염지역에 있는 방사성물질이 남방부전나비의 일생에 어떤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고 방사성핵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조사했다. 이전 연구에서 후쿠시마현에 서식하는 나비에서 기형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식물시료를 후쿠시마현 여러 지점에서 채취해 오키나와현에 서식하는 남방부전나비 유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오키나와현은 후쿠시마현에서 약 1000마일(약 1600km) 남쪽에 있다. 그 결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인공 세슘을 비교적 소량 포함한 잎을 섭취한 남방부전나비 애벌레의 생존과 성장, 발달에 측정 가능한 영향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다른 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확정하는 것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 15일 자로 공개됐다. 사진=남방부전나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생존의 한계(케빈 퐁 지음, 이충호 옮김, 어크로스 펴냄) 극한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화염, 기계적 지원이 없이는 생존 불가능한 우주 등 적대적 조건에서 인체가 어떤 영향을 받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버텨내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인류가 어떻게 확장했는지 추적하는 교양과학서다. 마취와 집중치료 전문의사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의학연구원으로 장기 우주여행이 인체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케빈 퐁 런던대 생리학 교수가 썼다. 수련의 시절 처음 목격한 가슴절개 시술 장면, 얼음물에 빠져 2시간 동안 심장이 멈췄던 환자를 살린 의료진의 경험이 저체온 기술 심장수술의 토대가 된 이야기 등을 박진감 넘치게 전한다. 후반부는 항공우주의학에 할애된다.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정밀한 공학의 위력과 취약성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생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생생하고 긴박감 넘치게 소개한다. 344쪽. 1만 6000원. 한국독립운동사(박찬승 지음,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역사비평사 펴냄) 일본의 한국병합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동학농민군, 의병 등으로 결집해 치열한 저항운동을 펼쳤다. 병합 이후에는 만세운동, 무장투쟁, 외교운동, 의열투쟁, 노동쟁의와 소작쟁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한양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일제 강점기를 시기별로 구분해 독립운동 양상과 그 배경이 된 일제의 지배 정책을 정리했다. 1910년대 국내외 독립운동의 출발, 3·1 운동과 임시정부 출범, 1920년대 국내 독립운동의 좌우 분화와 상호 연대, 1930년대 독립운동 진영 재편, 중일전쟁·태평양전쟁 시기 독립운동 세력의 결집 등 5개 시기로 구분했다. 1980년대 이후 학계 안팎에서 대두한 민족주의 세력 중심론, 민족협동전선(민족통일전선) 세력 중심론, 사회주의 세력 중심론처럼 특정 세력을 독립운동의 주류로 설정하는 태도를 피하고 여러 진영의 독립운동사를 균형 있게 서술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역사비평사가 2007년부터 출간해 온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 9번째 책이다. 408쪽. 1만 6000원. 사회를 바꾸려면(오구마 에이지 지음, 전형배 옮김, 동아시아 펴냄) 세월호 참사로 촛불집회가 곳곳에서 이어지는 이즈음, 제목부터 절로 시선을 잡아끄는 책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말을 인용한 책의 부제는 ‘세상은 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행동하라!’ 일본 게이오대 역사사회학 교수인 저자는 사회를 바꾸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찰하고, 사회를 바꾸는 작업을 역사·사회구조적으로 성찰한다. 오늘날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데모, 사회운동, 공개, 대화 등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근대 정치·경제는 주체가 객체를 지배하고 민중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려면 반드시 직접적인 사회운동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일본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일본 정부의 불투명한 정보 제공과 대응 방식, 사고 이후의 사회운동 과정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440쪽. 1만 9000원. 뮤지컬 사회학(최민우 지음, 이콘 펴냄) 현대 문화산업을 이야기할 때 뮤지컬은 빼놓을 수 없는 예술장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은 외국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티켓 값이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고, 주인공이 여러 명 번갈아 무대에 오르고, 세계적으로 대박을 친 작품이 유독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무대에 오르는 신작 뮤지컬은 150여편. 한국 뮤지컬 시장의 독특한 생리를 현장 기자의 시각으로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과정, 유통과 소비가 이뤄지는 행태, 국내 시장의 특수성 등을 두루 짚는다. 소소한 의문들도 풀어준다. 객석을 메우는 주 관객이 여성들인 이유, 유럽 뮤지컬이 한국시장에 강한 이유 등이 흥미롭다. 319쪽. 1만 4000원.
  • “日후쿠시마 식물 먹인 나비 애벌레, 이상·조기사망”

    “日후쿠시마 식물 먹인 나비 애벌레, 이상·조기사망”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서 채취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식물시료를 정상인 나비 애벌레가 먹도록 한 결과, 이상과 조기 사망을 일으키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1년 3월 원전 사고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유출된 이후,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이런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남방부전나비(Zizeeria maha)가 생리적 및 유전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일본 류큐대 오타키 조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후쿠시마현 오염지역에 있는 방사성물질이 남방부전나비의 일생에 어떤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고 방사성핵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조사했다. 이전 연구에서 후쿠시마현에 서식하는 나비에서 기형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식물시료를 후쿠시마현 여러 지점에서 채취해 오키나와현에 서식하는 남방부전나비 유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오키나와현은 후쿠시마현에서 약 1000마일(약 1600km) 남쪽에 있다. 그 결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인공 세슘을 비교적 소량 포함한 잎을 섭취한 남방부전나비 애벌레의 생존과 성장, 발달에 측정 가능한 영향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다른 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확정하는 것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 15일 자로 공개됐다. 사진=남방부전나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대형병원, 또 하나의 세월호/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대형병원, 또 하나의 세월호/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며 시내 곳곳에 붙어 있는 글귀다. 과거에도 많은 인명을 앗아간 비슷한 대형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사고 관련자들이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을 비난하고, 정부는 처벌을 강화하는 규정이나 새로운 조직을 더 만들었다. 그리고 곧 잊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이 본인과 관련된 조직이나 시설들이 구조화된 부조리가 겹쳐져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아무도 나서서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곳, 죽음의 위험에 처해도 구조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던 세월호와 다를 바 없음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며 필자는 우리나라의 대형병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법적 규제가 많아질수록 불법과 비윤리적 행위가 더 늘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건도 무책임한 선원과 선주, 초동대처에 실패한 공조직에서 원인과 대책을 찾고 있으나 이런 참사가 발생한 배경에는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 정책이 있다.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정부가 연안여객선 운임을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탓에 여객선 사업자들이 불법 증축, 화물 과적과 승선인원 초과를 하지 않고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형병원들은 원가의 75% 수준으로 통제된 건강보험 수가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의료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진료의 양만 증가시켜 왔고, 영안실과 같은 부대사업 운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의료의 공공성을 명분으로 국가가 원가 이하로 통제하고 있는 건강보험 수가는 의료현장에 많은 비정상적인 의료 관행을 만들어 왔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병상 수와 비급여 진료행위를 늘리는 데만 주력하고 있을 뿐, 안전한 진료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야간이나 휴일 당직은 수련과정의 젊은 의사 즉, 전공의들이 주당 100시간 이상을 근무하면서 전담하고 있으니, 운항 경험이 적은 3등 항해사가 밤을 지새워 운전하는 대형 여객선과 다름없다. 병원에 상주해 당직하는 전문의가 없고, 전공의들의 과다한 업무로 환자의 안전사고가 빈번해지자, 정부와 국회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12년부터 응급실 전문의 당직제를 도입했으나, 논란 끝에 비현실적인 정책으로 판정돼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해 버렸다. 최근에는 환자안전법,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방안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현 의료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환자 안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충원해야 할 당직전문의를 더 고용할 만큼 수익을 낼 수 없기에 이러한 법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병원의 불법 관행을 더 늘려 가는 데 기여할 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노후화된 배를 불법증축하고 과적을 하지 않고서는 수익낼 수 없는 연안 여객선 운임제도를 정상화시키는 논의는 거의 없고, 정부는 국가안전처, 행정혁신처를 신설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행정자치부를 안전행정부로 명칭을 바꾸며 출발했으나 실패하니 15개월 만에 또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규제가 많아서 문제라고 하면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고 안전이 문제라고 하면 국가안전처를 만들어, 대형 사고를 정부의 규제영역을 넓히는 기회로 삼고 있는 국정 운영의 틀이 바뀌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대형병원, 지하철, 원자력 발전소, … 모든 곳이 세월호다. 현장의 근본적 문제를 없애려 노력하는 진정성은 보이지 않고 안전법, 안전위원회, 안전처가 국민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 정부가 있는 한 우리 국민은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다. 300명이 넘는 귀한 생명을 잃었다. 이번에도 우리가 각자 타고 있는 세월호의 부조리한 관행을 바꾸지 못하고 잊는다면 다음에는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 허창수 회장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시켜야”

    허창수 회장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시켜야”

    허창수 GS회장은 21일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려면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에서 “최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을 돌이켜 보면 사고 전후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면서 “사고 발생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등 안전에 대한 기본원칙을 철저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소한 위험 요소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등 주도면밀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허 회장은 현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어쩔 수 없는 사고라면 발생 후 위기대응시스템을 가동해 철저히 사실에 기반한 상황 파악과 현장 중심의 신속한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안전은 일부 담당자와 책임자만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안전에 대한 변화와 혁신은 가장 먼저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은 GS 계열사의 경영혁신과 성공사례, 성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2010년 이후 올해가 5회째인 이날 행사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허 회장은 포럼 참석 후 곧바로 강원 동해시에 건설 중인 GS동해전력(옛 STX전력) 석탄 화력발전소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재차 안전을 당부했다. GS동해전력은 GS가 지난 2월 말 인수한 GS E&R(옛 STX에너지)의 자회사로 201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약 2조원을 투자해 1190㎿급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시민 자치로 ‘살고 싶은 당진’ 건설”

    [후보자 인터뷰] “시민 자치로 ‘살고 싶은 당진’ 건설”

    “개발과 산업화가 아닌 사람이 살고 싶은 당진을 만들겠습니다.” 김홍장(52) 새정치민주연합 당진시장 후보는 “충남에서 당진이 가장 역동적으로 개발 중이지만 시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은 뒤 “난개발과 함께 화력발전소의 증설 등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30대 초반 당진에서 지역신문을 창간하고 당진청년회의소(JC) 등에서 활동했다. 2006년부터 두 차례 충남도의원을 지냈다. 시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는 젊은 데다 정치력이 좋다고 자평한다. 그는 “시민이 참여하는 자치위원회와 분야별 자문위원을 구성해 지역발전 방향과 개발사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옛 군청사와 구 터미널 일대 원도심과 인근 전통시장에 대한 장기 개발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대호간척지에 농산물집중육성단지를 조성한 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잔여 열로 채소 등을 길러 수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노인·여성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김 후보는 “당진은 철강도시를 뛰어넘어 항만물류도시로 나아가야 하고 농업과 관광도 중요한 미래의 먹을거리”라면서 “경제와 복지까지 모두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성지순례 관광벨트화, 이동시장실 운영 등의 공약도 내놓았다. 아울러 김 후보는 “철강도시로 발전하면서 외지인이 크게 늘어나 원주민과 이질감이 커지거나 급속한 개발로 주민과 행정기관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 부분을 해결해 지역발전의 힘으로 승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섬세한 돋보기로 사회안전망 점검하는 신문 되길/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옴부즈맨 칼럼] 섬세한 돋보기로 사회안전망 점검하는 신문 되길/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을 이름, 세월호! 이 세 글자의 이름이 대한민국의 가슴을 아프고 먹먹하게 만들었다.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반성, 그리고 뼈아픈 교훈을 깊이 아로새기며 이 시대의 기성세대로서 고개를 숙이고 또 숙인다. 이번에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다양한 언론 매체들이 대한민국의 안전 그물망에 대해 점검하고 재조명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발맞춰 서울신문도 ‘안전 업그레이드’ 메뉴를 구성하여 ‘지하철(5월 3일), 내수면 선박(5월 7일), 대형 건물(5월 9일), KTX(5월 12일), 항공기(5월 13일), 원자력발전소(5월 14일), 사회간접자본시설(5월 15일), 교량(5월 16일), 학교시설(5월 19일)’ 등에 대한 보도를 9회에 걸쳐 마쳤다. 안전이 걱정되는 현안과 문제 상황을 파악해 연재 형식의 취재로 다루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에 3가지의 조언을 덧붙이고 싶다. 첫째, 짧은 기간에 여러 가지 사안을 다루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심층적인 내용을 다뤘으면 한다. 즉 특정 주제에 대해 수년간 발생했던 문제 상황이나 사건을 도표로 정리하고 발생 원인과 대책, 그리고 대책의 효율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면 한다. 또한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외국의 우수 사례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 의견, 그리고 무게감 있는 제언을 덧붙여서 실제 정책에 반영돼 구체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둘째, 사회 안전망에 틈새 문제가 될 수 있는 미시적인 주제들도 다뤘으면 한다. 선박, 건물, 교통처럼 거시적인 주제들 외에도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작지만 중요한 주제들도 지속적으로 다뤄야 한다. 필자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생활 속에서 위험이나 위기감을 느낀 경험을 물어보면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듣곤 한다. 길거리를 가다가 걸려 넘어졌던 입간판들, 비온 뒤 육교에 축 처져서 위태롭게 걸려 있던 현수막, 골목길을 지날 때 머리 위로 흔들거리던 전선들, 타자마자 출발해 넘어질 뻔했던 버스들, 유리 보호막이 없어 불안함을 느낀 지하철 승하차장, 학교 주변 안전구역에서 안전속도를 무시하는 운전자들. 이처럼 사소하지만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안전 관련 내용도 지속적으로 심층 취재를 해야 한다. 셋째, 시설, 설비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 외에도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의식 부분도 다뤘으면 한다. 인재(人災)는 사람들의 안일하고 나태한 마음, 책임감과 주인 의식의 부재에서 발생한다. 안전사고를 막고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안전인식도가 높아져야 하며, 위험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대처하는 민주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안전 불감증을 막고 안전의식을 고양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취재도 시도해 보았으면 한다. 사건이 터진 후에 크게 다루는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적극적인 취재가 더욱 필요한 시기다.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안요소에 대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전방위적 진단과 보도를 염두에 두고 끈기 있는 취재가 지속되기를 희망해 본다.
  • 후쿠시마 사고때도 세월호 선원들처럼…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당시 현장 근무자 대부분이 책임자의 명령을 어기고 탈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20일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으로 사고 대응의 책임자였던 요시다 마사오(2013년 사망)가 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 조사에 답변한 내용을 담은 청취결과서(일명 요시다 조서)를 단독 입수,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발생 4일 후인 2011년 3월 15일 원전에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현장에 있던 직원의 90%에 해당하는 650여명이 현장에 머무르라는 요시다 소장의 지시를 위반하고 약 10㎞ 떨어진 후쿠시마 제2원전으로 이동했다는 내용이 조서에 담겨 있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시 사고 수습을 해야 할 중간 관리자와 현장 직원이 소장의 지휘를 무시했고 이 때문에 원전 사고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달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이를 3년 이상 은폐해온 점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당일 오전 6시 15분쯤 제1원전 2호기에서 충격음이 났고 원자로 압력제어실의 압력이 ‘제로’가 됐다는 보고가 현장의 대책회의실에 전달됐다. 요시다 소장은 회의실의 방사선량이 거의 상승하지 않아 2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되지 않았다고 판단, 오전 6시 42분쯤 제1원전 구내에 대기하라고 사내 TV 방송으로 지시했다. 그러나 발전소원 누군가가 면진중요동(원전 통제시설) 앞에 준비된 버스에서 운전사에게 제2발전소로 가라고 지시해 7시쯤 버스가 출발했고, 자가용을 이용해 탈출한 이들도 있었다고 요시다 소장은 진술했다. 당시 지진으로 도로가 훼손됐고 제2원전에 출입할 때는 방호복이나 마스크를 입고 벗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제1원전에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제1원전에 남은 인원은 요시다 소장을 비롯해 69명뿐이었으며, 이탈했던 근무자들이 돌아오기 시작할 무렵 제1원전 2호기에서 흰 증기 형태의 물질이 분출했고 4호기에서 화염이 발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영화 리뷰] 2014 고질라

    [영화 리뷰] 2014 고질라

    괴수 영화의 원조 ‘고질라’가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았다. 2차 세계대전 때 원자 폭탄이 투하된 뒤 9년밖에 되지 않은 1954년, 일본 이시로 혼다 감독의 연출로 탄생한 ‘고질라’는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고질라’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2014년판 ‘고질라’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원자력 시대의 공포와 두려움, 무서운 자연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괴수 영화보다는 재난 영화에 무게 중심이 더 쏠렸다. 독립 영화 ‘괴물들’(2010)로 주목받은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은 극 중반까지 베일에 싸인 고질라의 존재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1999년 발생한 필리핀 쓰나미와 일본 대지진이 모두 고질라와 연관성이 있다는 설정은 꽤 흥미롭다. 1999년 일본 원전에서 근무하는 조 브로디(브라이언 크랜스턴)는 이상한 파동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위기를 직감하지만 원전 사고로 인해 그의 아내 산드라(쥘리에트 비노슈)를 잃고 만다. 15년 뒤인 2014년, 조는 여전히 일본에서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의 비밀과 고질라의 존재를 찾아 헤맨다. 미국에 살고 있던 조의 아들 포드(에런 테일러 존슨)는 아버지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고 달려간 일본 발전소 원자로에서 방사성 물질을 먹고 자라난 괴물을 마주한다. 고질라가 등장하는 이때부터 괴수 영화의 본색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28편의 ‘고질라’ 프랜차이즈 영화를 연구해 결정판을 만들었다는 감독은 기존의 모습은 유지하되 디지털로 형상화해 티라노사우르스를 담은 사실적인 고질라를 만들었다. 100m가 넘는 거대한 몸집의 고질라와 박쥐를 닮은 변형된 고질라인 무토의 대결은 단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인간은 배제된 채 스크린을 가득 채운 괴수들 간의 싸움은 시각적인 쾌감을 자극한다. 고질라가 내는 굉음은 원작의 소리를 최대로 키워서 뽑아냈다. 자연의 균형을 찾고 지구를 지키려는 고질라와 핵폭탄을 먹으며 강해지는 새롭게 등장한 괴수 무토. 영화는 “인간은 거만하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는 극중 세리자와 박사의 대사를 통해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과 그로 인한 재앙이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환갑이 되어 돌아온 괴수 고질라는 영화사적으로 분명 의미는 있다. 하지만 화려한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복고 괴수의 컴백이 크게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괴수 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면 오히려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유다. 12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당인리 발전소 폭발, 어떻게 일어났나

    당인리 발전소 폭발, 어떻게 일어났나

    당인리 발전소 폭발, 어떻게 일어났나 서울 마포구 합정동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 30여 분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발전소 내 6만kw짜리 변압기인 4호기 내부에서 시작됐으며 33분만인 오후 5시 3분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소 측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전력 수요에 따라 4·5호기를 번갈아 가동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형 변압기 과열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중국군 5명 해킹 혐의로 첫 기소

    미국 정부가 해킹을 통해 미국 기업의 기밀 자료를 빼낸 혐의로 중국군 관계자 5명을 기소했다고 AP통신 등이 19일 보도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중국군 관계자들은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정보, 태양광 발전업체의 가격 정보, 철강 업체 등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민해방군 소속 상하이 61398부대에 소속돼 있다. 홀더 장관은 “US스틸, 알코아, 앨러게니 테크놀로지 등 6개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정부의 도움을 얻어 기업의 비밀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 능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중국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미국 정부가 스파이 목적의 해킹 혐의를 내세워 외국인을 정식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소는 미국과 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펜실베이니아주 서부 지역 연방지방법원에 기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미국은 자국 기업, 정부, 언론사에 대해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미국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2013 중국의 군사·안보 활동’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와 인민해방군이 사이버 첩보 활동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국가 컴퓨터망을 이용해 미국의 국방 프로그램과 경제 분야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해킹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당인리 발전소 폭발, 대형 발전기 과열 추정…인명피해 없어

    당인리 발전소 폭발, 대형 발전기 과열 추정…인명피해 없어

    당인리 발전소 폭발, 대형 발전기 과열 추정…인명피해 없어 서울 마포구 합정동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 30여 분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발전소 내 6만kw짜리 변압기인 4호기 내부에서 시작됐으며 33분만인 오후 5시 3분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발전소 측은 이날 오전 6시께부터 전력 수요에 따라 4·5호기를 번갈아 가동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형 변압기 과열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구 고교·서울 당인리 발전소에도 불… 불안에 떤 월요일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불이 났지만 교사들의 신속한 조치로 학생들이 무사히 대피했다. 19일 오후 7시 3분쯤 대구 중구 경북대 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서관 5층 2학년 6반 공용교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교실 내 청소도구함에서 시작해 창문 블라인드와 교실 벽 일부를 태우고 11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발생 당시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준비하기 위해 교실을 비웠으며, 해당 교실은 야간자율학습 공간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교사들이 교내 스피커를 통해 즉시 자체 대피 방송을 했다. 동시에 119에 신고했다. 배모(44) 부장교사와 김모(26) 교생 등 5명은 소화기와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껐다. 교생 김씨는 불을 끄다 연기를 흡입해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자율학습을 위해 학교에 남았던 1∼2학년 학생 350여명과 3학년 학생 240명 등 590여명은 대피 방송에 따라 계단과 복도를 이용해 운동장으로 신속히 빠져나왔다. 소방서 상황실에는 학교 전화번호로 걸려온 최초 신고에 이어 10여통의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서 관계자는 “출동해 보니 학생 500여명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왔다”며 “놀라 당황하는 학생들도 보였지만 대체로 차분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운동장에서 학생 인원을 파악하고 인명피해가 없음을 확인한 뒤 모두 귀가시켰다.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로 학생들을 귀가시켰다는 문자도 빼놓지 않았다. 운동장으로 대피한 한 학생은 “신관 5층 공용교실에서 불이 났는데 선생님들이 달려가 소화기로 불을 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구 중부소방서 지휘조사계 관계자는 “선생님들의 초동대처 덕택에 화재 확산을 막았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당인리 서울화력발전소에서 대형 변압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33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발전소 내부 변압기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 “변압기 원인…인명피해 없는 듯”(속보)

    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 “변압기 원인…인명피해 없는 듯”(속보)

    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 “변압기 원인…인명피해 없는 듯”(속보) 서울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19일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장비와 인력이 긴급 출동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쯤 서울 합정동 당인리 화력발전소에 불이 났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변압기 폭발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화재는 25분만에 진압됐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은 잡은 상태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 당인리 화력 발전소는 국내 최초의 발전소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인리 화력발전소 폭발, 2번 폭발음 들린 후 불길 ‘진화 작업 중’

    당인리 화력발전소 폭발, 2번 폭발음 들린 후 불길 ‘진화 작업 중’

    ‘당인리 화력발전소 폭발’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발전소)에 폭발이 일었다는 불이 신고가 접수돼 소방 장비와 인력이 긴급 출동했다. 당인리발전소 화재를 목격한 시민들은 SNS를 통해 당인리발전소에서 두 번 가량 폭발음이 들린 후 연기가 치솟았으며 현재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당인리발전소 폭발사고 현장에는 소방차 수십 대와 소방인력이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인리발전소 화재는 변압기 폭발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은 잡은 상태라고 전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포토]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 사고

    [포토]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 사고

    [포토]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 사고 19일 서울시 마포구 당인동의 당인리 화력 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서울 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사고 “인명 피해 없어”

    [속보]서울 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사고 “인명 피해 없어”

    [속보]서울 당인리 화력 발전소 폭발사고 “인명 피해 없어” 서울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19일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장비와 인력이 긴급 출동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쯤 서울 합정동 당인리 화력발전소에 불이 났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화재는 변압기 폭발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은 잡은 상태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당인리 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속보]당인리 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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