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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 분석] 김정은 ‘40일 경제시찰’ 비핵화·민생발전 의지

    [집중 분석] 김정은 ‘40일 경제시찰’ 비핵화·민생발전 의지

    평안북도→함경북도→강원도→황해남도 6월말부터 北 전역 시계방향으로 훑어 사업장 22곳 방문… 작년 1년치보다 많아 “비핵화 전제로 경제 올인 의지 보여준 것”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 분야 현장 지도를 위해 지난 6월 30일부터 40일간 북한 전역을 방문하고 있다. 평안북도를 시작으로 양강도, 함경북도, 강원도, 황해남도 등을 시계 방향으로 훑는 ‘국토 순회’ 동선으로 이례적으로 장기간 이뤄지는 현장 지도다. 대외적으로는 비핵화 의지를 보여 주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으로 전쟁의 위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민생 발전에 매진하자는 뜻을 알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김 위원장이 서북쪽 중국 접경 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 갈(갈대)종합공장, 신의주 화장품공장·화학섬유공장·방직공장 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달 10일에는 북동쪽 중국 접경 지역인 양강도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에 들렀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김 위원장은 함경북도 락산바다연어 양어 사업소를 시작으로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면서 함경북도 청진가방공장, 경성 온포휴양소, 염분진호텔건설장, 중평리 남새공장, 어랑천발전소 건설장 등을 방문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4~26일에는 김 위원장이 강원도 122호 양묘장·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송도원종합식료공장 등을 들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6일과 8일에는 서남 지역인 황해남도 삼천메기공장과 금산포젓갈 가공공장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40일간 방문한 사업소만 22개로 지난해 1년 내내 방문한 20곳보다 더 많다. 함경북도를 방문했을 때는 “정말 너절하다”, “말이 안 나온다”, “돼먹지 않았다”, “뻔뻔스러운 행태” 등의 격한 표현으로 내각, 당 경제 부문 책임자, 함북도당 간부들을 질책한 것이 그대로 보도됐다. 그만큼 경제발전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또 김 위원장은 매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던 김일성 주석의 사망일(7월 8일)에도 현장 지도에 나서는 등 경제 시찰을 최우선으로 삼는 행보를 보였다. 현장 지도는 김일성 주석 때부터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던 수단이다. 이번에도 경제문제를 직접 챙기면서 북한 주민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4월 핵·병진 노선의 종료가 대미 홍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발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였음을 보여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정이 경제 분야에 주로 포진한 ‘40·50대 유학파 신진 세력’의 작품이며 따라서 경제 분야에서 인재의 세대교체가 서서히 이뤄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지방 경제 현장을 뛰어다니는 자신감을 보면서 북 주민들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대미 전쟁 위협이 줄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안보 불안감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포천 화력발전소 폭발사고…5명 사상

    포천 화력발전소 폭발사고…5명 사상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경기 포천의 한 화력발전소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8분쯤 포천시 신북면 장자산업단지 내 화력발전소에서 점검작업 중 분진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나 협력업체 직원 김모(45)씨가 숨졌다. 또 정모(56)씨가 1도 화상을 입는 등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사망자 김씨와 부상자 2명은 지하 1층에서 무연탄 이송 컨베이어를 점검하던중이었고, 나머지 부상자 2명은 지상에 있었다. 발전사업자는 GS포천그린에너지로, 장자산단 염색공장에 온수 공급 등을 위해 2015년 10월 발전소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2월 착공했다. 이날 사고는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앞두고 지난 4월부터 시험가동을 하다가 시설별 점검 작업중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심하면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한다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심하면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한다

    ‘비상저감조치’로 차량 2부제도 시행 정부 5년마다 ‘미세먼지 종합계획’ 국무총리 소속 특별대책위원회 설치 내년 2월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비상저감조치로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고 차량 2부제 등이 실시된다. 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범위를 넓혀 ‘구제계정운용위원회’ 심의를 받은 사람도 피해자로 인정한다. 환경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법안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 그간 수도권에서만 발령했던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앞으로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비상저감조치 발령이 가능하다. 발령 조건은 당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고, 다음날도 ‘나쁨’ 이상으로 예보될 때다. 환경부가 당일 오후 5시에 제출하는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이다. 전국 시·도지사는 조례로 대기오염의 주범인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차량 2부제를 시행할 수 있다. 석탄 발전소처럼 대기오염 물질 배출 시설의 운영 시간도 조정 가능하다. 일각에선 이러한 비상저감조치로 영업용 차량의 운행을 막는 게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노후 경유차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많고 여기서 비롯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공공 복리에 따른 자유 제한’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간 혼란스럽게 쓰였던 미세먼지(PM10, PM2.5)의 명칭도 확정했다. ‘부유먼지’, ‘호흡성 먼지’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지만 이미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가 널리 쓰이고 있어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입자 지름이 2.5㎛ 초과~10㎛ 이하 먼지는 미세먼지, 2.5㎛ 이하면 초미세먼지다. 정부는 5년마다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시·도지사는 이에 맞춰 시행 계획을 만든다. 추진 실적도 반드시 환경부에 보고해야 한다. 종합계획을 심의하는 기관인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와 이를 지원하는 ‘미세먼지 개선기획단’을 국무총리 소속으로 둔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한 지역 가운데 어린이나 노인이 이용하는 시설이 많은 곳은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범위가 확대되고 피해 구제 지원도 강환된다. 기존엔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피해 인정을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구제계정운용위원회’가 심의해 지원이 필요한 사람도 피해자로 인정받는다. 또 피해 구제 신청자 중에서 가습기 살균제 노출이 확인됐지만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사람도 앞으로는 관련 단체를 꾸려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건강 피해 인정을 위한 정보를 청구할 수 있다. 피해 발생일로부터 20년으로 규정된 가습기 살균제 건강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시효도 30년으로 연장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지구를 불태우는’ 폭염과 인류세/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지구를 불태우는’ 폭염과 인류세/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기록적인 무더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홍천은 기상관측 111년 역사에서 최고 기온인 41도를 기록했고, 같은 시간대 서울은 39도를 넘었다. 연일 최고 온도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야말로 전국이 불타고 있다. 불볕더위, 폭염 등 한여름 무더위를 가리켰던 그 어떤 말로도 이번 경험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이를 표현할 새 용어를 찾아봤는데, 허무하게도 그 용어는 그냥 ‘여름’이 될 것 같다. 기록적인 더위를 지칭할 용어가 만들어지기보다는 우리가 쓰던 ‘여름’의 의미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상 고온의 무더위가 곧 평범하고 일상적인 여름 날씨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기후변화 혹은 지구온난화가 있다. 기후과학자들은 다른 원인도 기여했지만 기후에 대한 인간의 영향이 이번 폭염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대량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 온도를 계속 올리면서 폭염, 혹한, 홍수, 가뭄 등 극단적 사건들을 더 자주 일으키는 것이다.함께 여름을 나는 다른 북반구 국가를 살펴보면 이런 분석이 수긍할 만하다. 일본은 41도를 넘는 폭염으로 65명이 사망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북극권인데도 30도를 넘어서면서 산불이 줄을 잇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47도를 넘어섰고 40도를 넘어선 프랑스는 냉각수 상승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서부에서는 이상 고온으로 산불이 확산됐고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폭염으로 89명이 사망했다. 알제리 사하라 지역은 아프리카 대륙 역사상 최고 기온인 51.3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불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불타고 있다”는 말은 영국의 우파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 선’의 최근 기사 제목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를 공개적으로 부인해 온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이 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기후변화가 전 세계 폭염의 원인이라는 과학자의 말도 인용했다. 좀 믿고 싶은 대로 말하자면 이 전례 없는 폭염은 그동안 기후변화를 부인해 온 우파의 입장에도 균열을 낼 정도인 듯하다. 이 폭염을 가리킬 새 용어를 찾기는 어렵더라도 폭염과 기후변화의 관련성을 공유할 새 용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폭염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대책을 낸다고 했지만, 재난은 사회의 공론장에서 폭염을 정의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지만 재난 그 자체는 불시에 들이닥치는 자연현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재난은 우리와 무관하게 발생하며 재난 자체에는 우리의 책임이 없다. 우리는 변덕스런 자연의 무고한 희생자일 뿐이다. 하지만 만약 폭염이 기후변화의 결과라면 우리에게 책임이 없을 수 없다. 인간이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이 폭염을 일으킨다면 말이다. 오히려 이번 폭염은 우리에게, 원인 제공자로서 ‘인간 종’에게 무겁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새 용어들이 여럿 출현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등 기술이 선도하는 미래상과 결부된 새 용어들은 안타깝게도 폭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떠올리지 못하게 한다. 산업혁명을 다시 맞이한다는 인식 속에는 산업혁명이 지구에 끼친 영향에 대한 성찰이 자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심대한 충격을 함축하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가 있지만, 우리 사회와 학계에서는 아직 큰 반향이 없다. 인류세는 현재의 지질학적 시대를 정의하기 위해 도입된 용어이지만 지질학을 넘어 지구 행성의 위태로운 운명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플라스틱, 방사능 동위원소, 가축들이 온 지구를 뒤덮고 있고 숲과 야생종이 급감하고 있는 것도 인류세의 풍경이다. 인류세는 무엇보다 인간이 지구 행성이라는 하나뿐인 생명 유지 시스템에서 살고 있으며 우리의 존재와 활동이 이 행성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상기시킨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산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인류세 시대에 산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이번 폭염은 훗날 평범한 여름 중 하나로 기억되거나 아니면 이상기후로 기록될 듯하다.
  • 이번주 전력공급 안정적이었던 까닭은…휴가철 산업용 전력수요 줄어

    이번 주 내내 114년 만에 한반도를 강타한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전력공급은 안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전력공급 능력이 충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주 최대전력수요는 줄곧 8200만~8300만kW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최대전력수요는 9068만kW, 예비율은 각각 9.3%와 9.5%를 기록했지만, 이번주초인 지난달 30일 최대전력수요는 8288만kW, 예비율은 15.5%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올라간 뒤 이번 주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4일 역대 최대전력수요인 9248만kW, 예비율 7.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1000kW 정도 내려간 수치다. 업계에서는 예비율이 10%를 넘어서면 전력공급이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월말 조업이 마감되는 지난달 31일 이후 산업용 전력수요가 더욱 줄어든 것도 전력공급 안정에 한몫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온은 지난 금요일과 비슷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로 인해 산업용 전력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주 전력공급이 안정적이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산업부는 8월 둘째주 또는 셋째주에 다시 한번 전력공급과 관련한 고비가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현재와 같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여름철 피크는 대부분 기업이 조업에 복귀하는 8월 2주차로 예상한다”면서도 “이 때는 최소 100kW 규모의 추가 공급능력이 확충돼 피크시에도 수급관리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8월 첫째주에는 호남발전기 1호기와 부산 복합발전 3호기, 8월 둘째주에는 인천복합 4호기 등 3기의 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총 100kW의 전력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최대전력수요가 다시한번 정점을 찍을 가능성에 대비해 한시적인 전기요금 인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가정용에만 적용하는 전기요금 누진제는 개편한지 2년여 밖에 되지 않아 전면 개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오늘은 어디서 누가 얼마” 운전기사 12년 일기 때문에 아르헨 발칵

    “오늘은 어디서 누가 얼마” 운전기사 12년 일기 때문에 아르헨 발칵

    꼼꼼한 운전기사가 12년 동안 작성한 일기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발칵 뒤집혔다. 세상을 떠난 네스토르 키르쳐네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며 이 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재임했던 2003년부터 2015년까지 경제기획원 운전기사로 일했던 오스카르 센테노가 관료들이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뒷돈 가방을 챙기는지를 여덟 권의 일기에 꼼꼼하게 적어뒀다. 2015년 12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전임 정부의 고위 관료 수십 명이 다양한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2년 반 넘게 이들을 옭아맬 결정적 증거가 없었는데 센테노의 일기가 그 역할을 해 수십 명이 체포됐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센테노는 기획원 고위직이었던 로베르토 바라타가 언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느 지역에서, 얼마의 현금을, 가방 무게는 어느 정도였는지, 바라타가 얼마나 자주 피트니스센터에 들르는지까지 기록했다. 바라타는 훌리오 드비도 기획원 장관이 수족처럼 부리던 인물이었다. 연초에 일간 라 나치오가 여덟 권이 일기를 입수해 기자들이 보충 취재를 한 뒤 사법 당국에 넘겼다. 이 신문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특종 보도를 터뜨리며 전체 뇌물 액수가 56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고 체포 행렬이 이어졌다. 클라우디오 보나디오 판사는 부패 네트워크가 실체를 드러내면 전체 액수가 1억 6000만 달러로 늘 수도 있다고 봤다. 센테노 역시 체포돼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데 여러 기업의 유력 인사 등은 관련 의혹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뇌물로 의심할 만한 자금 수수가 있었는지 진술하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앞서 그녀는 경제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려고 현 정부가 전직 정부를 박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인 중에는 건설 회사 Iecsa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하비에르 산체스 카발레로, 파타고니아 지역의 수력발전소 허가를 따낸 Electroingeniera의 게라르도 페레이라와 호르헤 기예르모 네이라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또 아르헨티나 건설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카를로스 바그너도 2일 체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라오스 정부 “댐 사고, 부실 따른 人災… 특별보상 이뤄져야”

    라오스 정부가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가 자연재해가 아닌 댐 부실에 따른 인재라면서 특별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시공사 SK건설은 자연재해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보상 규모를 놓고 양측의 다툼이 예상된다. 2일 라오스 일간 비엔티안타임스에 따르면 손사이 시판돈 라오스 경제부총리는 “홍수는 댐에 생긴 균열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면서 “자연재해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 보상도 일반적인 자연재해의 경우와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라오스 당국이 밝힌 공식 인명피해는 사망자 13명, 실종자 118명이다. SK건설은 사고 원인에 대해 일단 폭우에 따른 자연재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고가 나기 전 열흘간 무려 1000㎜가 넘는 비가 내리고, 특히 댐 유실이 본격 시작되기 전에는 하루 강수량이 450㎜에 이를 정도로 폭우가 쏟아져 사고를 키웠다는 견해이다. 한편 댐 발주처인 PMPC(SK건설, 한국서부발전, 태국 RATCH, 라오스 LHSE 컨소시엄)는 6억 8000만 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건설공사보험에 가입해 보험으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라오스 외교장관 “한국의 가장 빠른 도움 고맙다”

    라오스 외교장관 “한국의 가장 빠른 도움 고맙다”

    강경화 장관, 1일 라오스 등 아세안 6개국과 양자회담 미얀마 장관 “한류로 청년들 ‘대디’ 대신 ‘아버지’라 한다”강경화 외교장관이 1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 만나 라오스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회의를 위해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거듭 위로의 뜻을 전하며 “우리 기업이 관련된 사안인 만큼 라오스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려 한다. 라오스 정부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는 향후 피해 지역의 초기 복구나 재건 과정도 지원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살름싸이 장관은 “역사상 처음 겪은 이번 재난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비극적 상황을 돕겠다고 나선 나라”라며 “어려운 시기에 도와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로와 적극적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추진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전해달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댐 사고로 인한 실종자가 12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날 한·라오스 외교장관 회담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한국 정부는 라오스 현지에 20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했고, 미화 100만 달러 규모의 현금·현물 지원을 결정했다. 앞서 열린 말레이시아 및 미얀마와 갖은 양자 외교장관 회담은 상대국이 한류를 거론하며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초 틴 미얀마 국제협력장관이 미얀마 내 한류 열풍을 소개하며, 젊은이들이 ‘대디’(DADDY) 대신 ‘아버지’라는 단어를 쓸 정도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도 “K팝이 말레이시아에서 굉장히 유행”이라며 “내가 (신임 장관이어서) ‘뉴 키즈 온 더 블럭’이 된 듯한 기분인데, K팝 아이돌처럼 잘생기지는 않았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브루나이·라오스 등 6개국 장관과 양자회담을 마쳤고, 이튿날인 2일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는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시험 없는 한 해, 단편영화 찍으며 인생을 배워요

    시험 없는 한 해, 단편영화 찍으며 인생을 배워요

    7명 한 조로 ‘내 인생의 영화’ 직접 제작 국어 시간 대본·미술 시간 포스터 작업 방향제· 게임 만들기 등 실용 동아리도 학부모 학력 걱정에 “미래는 협업 기반”“중학교 1학년들이 친구끼리 매년 영화를 20편씩 만들어요. 협업을 어려워하지만 극복해 내면서 성장하죠.” 경기 남부 중소도시인 군포의 부곡중앙중학교 이경은(39·여) 교사는 31일 “지역 도시에는 외부 강사진이나 체험 교육 인프라가 적어 자유학년제를 잘 운영하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2015년 자유학기제를 도입해 알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이름났던 이 학교는 올해 자유학년제로 확대했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동안 지필 고사를 치르지 않고 학생들이 직업 체험이나 예술, 과학 실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돕는 제도다. 올해 서울·경기 등 전국 중학교 1503곳이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부곡중앙중은 교육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1일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선정한 제3회 자유학기제 실천사례연구대회에서 1등급상을 수상한다. 이 학교의 가장 특색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영화 만들기다. 1학년생들은 1년 동안 ‘나 바로 보기’를 중점 목표로 삼아 여러 교육을 받는데, 이 가운데 하나로 ‘내 인생의 영화’를 3~5분 분량으로 직접 제작한다. 140여명이 7명씩 팀을 이뤄 영화 20편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영화 제작을 위해 각 교과 수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진행된다. 국어 시간에는 시나리오를 쓰고, 기술가정 수업 때는 편집 프로그램을 배우고, 미술 시간에는 영화 포스터를 그린다. 이 교사는 “‘나’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협업과 소통 능력, 창의력 등을 배우고 삶과 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영화는 인근 복합상영관에서 시사회를 하고 최우수작품상·연기상·감독상·대본상 등도 시상한다. 다른 주제를 두고도 교과 통합 수업을 해 학생들이 특정 사안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예컨대 ‘지구 온난화’라는 주제를 두고 국어 시간에는 원자력 발전소 폐지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고, 과학 수업 때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공부하며 미술 시간에는 전통회화 기법으로 부채를 만들어 보는 식이다.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동아리 활동도 특색 있다. 학생들이 살아가는 데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인 활동을 한다. 이를테면 창업동아리 학생들은 매년 세계인권의날(12월 10일)이면 디퓨저(방향제)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 뒤 저개발국가의 또래들을 위해 기부한다. 스마트폰 게임 등을 좋아하는 학생이 단순히 게임하는 것을 넘어 직접 제작해 보는 아두이노(마이크로 컨트롤러를 내장한 기기 제어용 기판) 코딩반 활동도 이색적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교사들의 꼼꼼한 준비가 필수다. 교사들은 자율적으로 연구 모임 등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비법을 공유한다. 베테랑인 수석교사가 중심이 돼 수업·평가혁신 방법에 대해 알려 주는 ‘수업친구 동아리’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진보·보수를 떠나 모든 정권이 필요성을 인정한 자유학년제지만 학부모 중 일부는 “1년간 시험 없이 자유롭게 지내면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한다. 이 교사는 “단순히 많은 지식을 외우는 걸 학력의 기준으로 본다면 암기식 수업보다는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가올 미래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재능에 맞춰 직업을 구하고, 협업능력이나 창의력에 기반해 일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자유학년제를 통한 교육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무더위, 기후변화와 농업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무더위, 기후변화와 농업

    전례가 없던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닭, 돼지 등 가축 폐사가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폭염이 지속되면 누적된 더위 스트레스에 폐사 마릿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가축만의 문제는 아니다. 원예작물, 과실 등 거의 모든 농축산물이 폭염의 사정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한편에서는 폭염 걱정을 하고 있지만, 사과 농가들은 올가을 수확이 걱정이다. 초봄까지 이어진 강추위로 사과나무는 꽃망울도 제대로 맺지 못했고, 사과 농가는 올가을 수확을 기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머지않아 폭염의 피해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진행형인 이상 기후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은 단기적으로는 재해보험 등을 활용한 피해 보상,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팜 확산, 냉방시설 지원 등 자본 집약적이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시설 투자로 요약되는 듯하다. 무더운 여름 대규모 냉방기를 설치한 축산 농가는 냉방기를 가동하여 폭염으로부터 가축을 지켜 낼지 모르겠다. 하지만 냉방기 가동에 들어간 전기를 공급하는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지금 겪고 있는 이상 기후가 일회적인 천재지변이 아님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이상 기후는 앞으로 더 심각하게 빈발할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결국 시설 농가는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그만큼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될 것이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책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반면 대규모 시설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중소 농가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대규모 시설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집약적 농가와 그렇지 못한 중소 농가, 무더위로 농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된다. 그렇다고 큰돈을 들인 시설 투자로 이상 기후의 피해를 넘어설 수 있을까? 미래에는 더 극심한 폭염이 예정돼 있고, 시설에 투자한 농가들도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이 농가들은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침몰하는 배의 선수에 매달려 마지막까지 생존을 기약하는 승객과 같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활동의 위축, 빈익빈 부익부 심화와 공동체 붕괴, 현재진행형인 농촌의 피해를 우리는 농촌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농업과 농촌의 경제활동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을 뿐이다. 결국 기후변화의 거대한 쓰나미는 농촌사회를 넘어 우리나라 전반을 덮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앞으로 닥칠 재앙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다. 공장, 주택 할 것 없이 사회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농업만큼 이러한 노력의 성과를 거둘 분야도 없다. 첨단의 반도체 제조 공장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고 회사의 수익이 크게 늘지 않는다. 하지만 농축산업은 다르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서 무더위와 추위에도 효과적으로 가축을 키우고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면, 이는 농가의 수익으로 직결된다. 그리고 장바구니 물가도 안정될 것이다. 기후변화의 피해가 가장 크지만,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 기후변화 대처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가 농업이다. 범정부 차원, 농업을 넘어선 각계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농업에서 우리가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농업보다 기대 효과가 미비한 다른 산업 분야에서의 성공은 더더욱 기약하기 힘들다. 침수하는 배에 올라탄 우리는 먼저 선수에 가려고 발버둥치기보다 함께 침수를 막아야 한다.
  • [라오스 댐 붕괴] 정부 긴급구호대 도착… 라오스 당국은 피해 축소

    [라오스 댐 붕괴] 정부 긴급구호대 도착… 라오스 당국은 피해 축소

    일각 “수력발전소 수출 타격 받을까 쉬쉬”라오스 정부가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 사고 피해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한국 정부에서 파견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29일 사고가 발생한 아타프주와 가장 가까운 참파사크주 팍세공항에 도착했다. 의료인력 15명, 지원인력 5명으로 구성된 구호대는 30일부터 열흘 동안 수재민 치료와 감염병 예방 등 본격적인 구호 활동에 나선다. 앞서 정부는 사고 발생 5일 만인 지난 28일 담요 1200여장과 대한적십자사의 위생 키트 20여점, 댐 시공사인 SK건설의 의류 등 구호품 보내 현지 재난 당국에 전달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 수를 놓고 라오스 당국의 발표가 오락가락하면서 당국이 의도적으로 피해자 수를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영 라오스통신(KPL)은 지난 26일 사망자 27명, 실종자 131명, 이재민 3060명이라고 보도했다. 비엔티안타임스는 28일 라오스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1명 늘어 전체 사망자가 5명이 됐다”고 보도했다.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는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해외 주요 매체가 사망자와 실종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 보도 내용의 진위를 따져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의 공식 매체는 모두 정부 소유다. 현지 주민, 수몰 지역 생존자들은 당국의 발표를 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지역 주민들이 사망자가 300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라오스 정부가 수력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수출하는 사업에 타격을 입을까 봐 우려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막대한 인명 피해에 따른 반정부 기류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라오스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외신 기자의 취재를 공식적으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라오스 댐 붕괴] 국토부 자체 조사없이 “댐 유실·범람”

    [라오스 댐 붕괴] 국토부 자체 조사없이 “댐 유실·범람”

    “직접 조사권 없어… 구호 활동에 초점” 라오스 정부 “폭우 견디게 설계했어야” 자연재해 무게속 부실 등 人災 따질 듯 라오스 댐 사고 원인을 놓고 일주일째 혼선이 빚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유실·범람’에, 라오스 정부는 ‘자연재해’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29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에게 제출한 ‘라오스 수력발전 보조댐 사고 보고’ 자료를 통해 “2주간 집중호우로 7개 댐 중 보조댐 일부가 유실·범람해 하류에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사고 원인에 대한 입장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국토부의 자체 조사가 아닌 SK건설 측의 상황 보고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토부는 라오스 현지에 베트남 주재 국토교통관을 파견했지만 사고 원인 조사보다는 정부 차원의 구조·구호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직접적인 조사권이 우리 정부에 있는 게 아니어서 현재 시점에서 (국토부의 판단은)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신성순 주라오스대사는 이날 라오스 재해비상대책위원장인 손사이 시판돈 경제부총리 등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난 뒤 “라오스 정부는 자연재해에 비중을 두지만 시공에 문제는 없었는지, (사고 전) 제대로 전파가 됐는지 등 2가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라오스 정부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댐이) 버틸 수 있게 설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연재해에 비중을 두지만 부실시공 등 인재 여부도 따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앞서 지난 24일 사고 발생 이후 라오스 현지 일부 언론은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댐이 “붕괴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공사인 SK건설은 흙 댐의 일부가 “유실됐다”는 상충된 입장을 내놓았다. 발전소 운영을 맡은 한국서부발전도 “보조댐 붕괴”라며 SK건설과 온도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고 원인이 소홀한 대처냐, 자연재해냐에 따라 시공사와 운영사 등 처벌 대상과 보상 범위 등이 달라진다. 만약 SK건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해외건설촉진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해외건설촉진법 37조는 ‘해외 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준공 전에 공사가 중단된 해외건설업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댐이 사라졌는데 붕괴는 아니라는 SK건설…처참한 라오스 사고현장

    댐이 사라졌는데 붕괴는 아니라는 SK건설…처참한 라오스 사고현장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남부 아타프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 사고현장이 5일만에 공개됐다. 붕괴냐 유실이냐 논란이 무색할 만큼 사고 현장은 처참했다. 해발 900~1000m 높이에 있는 보조댐을 구성하던 길이 770m, 높이 25m, 폭 5m 가량의 거대한 둑은 사실상 사라졌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사고 직후 붕괴가 아니라 보조댐 상부 가운데 200m가량이 일부 유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댐 윗부분을 포장했던 아스팔트조차 상당부분 쓸려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댐이 있었던 자리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흔적조차 사라진 것이다.SK건설 관계자는 “처음에는 댐 상부 200m 구간이 일부 유실됐지만, 이 댐은 돌과 흙으로 쌓은 둑과 같은 사력댐이기 때문에 한번 유실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쓸려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면 붕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지 않으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SK건설 관계자는 “붕괴는 구조물이 내려앉은 것이고, 유실은 물에 쓸려 내려갔다는 의미”라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라오스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 캄마니 인티라스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지난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규격에 미달한 공사와 예상치 못한 규모의 폭우가 원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아마도 보조댐에 금이 가 있었을 것이다. 이 틈새로 물이 새어 댐을 붕괴시킬 만큼 큰 구멍이 생겼을 것으로 본다”고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역대 최고급 폭우로 보조댐이 유실됐다는 입장이다. 사고 전 열흘간 무려 1000㎜가 넘는 비가 내렸고, 사고 하루 전에도 438㎜의 ‘물폭탄’이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사고 희생자와 관련, 라오스통신(KPL)은 26일 사망자 27명, 실종자 131명, 이재민 3천6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숫자를 놓고는 현지 정부 당국과 언론의 발표가 혼선을 빚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의 태양광 발전소가 가져 올 재앙...2030년이면 태양광 전지 쓰레기 대란온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소가 가져 올 재앙...2030년이면 태양광 전지 쓰레기 대란온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소는 만리장성과 함께 달에서 더 잘 보이는 인공 건축물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지만 친환경에너지 투자와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독보적으로, 지난해만 태양광 발전량은 53기가와트(GW)나 늘었다. 1기가와트는 원자력 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이다.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소 대신 태양광 발전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태양광 전지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칭하이의 롱양샤 댐 태양광 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400만개의 패널이 27㎢ 규모로 펼쳐져 있다. 전체 태양광 발전소의 크기만 모나코 면적의 13배에 이른다. 여기서 생산하는 전력량은 20만 가구에 충분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칭하이의 태양광 발전소와 호수 위에 건립된 안후이 성의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 발전소는 중국이 세계 최악의 오염국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환경오염과의 전쟁에 임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수명이 30년밖에 되지 않는 태양광 전지는 또 다른 심각한 환경오염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태양광 전지 재활용에 대한 규제가 없어서 2050년이면 2000만t의 태양광 전지 쓰레기가 쌓일 전망이다. 칭화대 연구에 따르면 이미 2015년부터 중국에서 태양광 전지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태양광 전지가 황산, 포스핀 가스 등과 같은 유해물질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납, 크롬, 카드뮴과 같은 인체에 해로운 독성 물질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태양광에 투자하는 많은 국가들이 아직 수명이 다한 전지의 유해성에 대해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는 건 더 큰 문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태양광 전지는 실리콘에 기반을 둔 것으로 사용물질의 90%는 무독성이나 10%의 독성물질 때문에 재활용 문제가 생긴다. 지난달 프랑스에서는 태양광 전지 재활용 공장이 처음 운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에는 태양광 전지 재활용 시설이 없다. 중국의 태양광 전지 생산 회사인 ‘트리나 솔라’는 카드뮴과 납의 함유량이 전체 전지의 0.1%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칭화대 연구 결과인 카드뮴과 납 함유량 1%보다 훨씬 적은 것이다.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태양광을 판매할 때 생산자가 재활용 의무까지 지도록 했지만 중국과 인도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비슷한 정책이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중국의 태양광 전지 쓰레기가 2030년이면 본격적으로 위기 상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 워싱턴의 비정부기구(NGO)인 에너지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메리 허츨러는 “어떤 에너지도 완벽하게 깨끗하지 않다”며 “정책 당국은 미래 환경문제가 될 태양광 전지 쓰레기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라오스댐 사고 이재민 1만명으로 증가…사망 27명·실종 131명

    라오스댐 사고 이재민 1만명으로 증가…사망 27명·실종 131명

    지난 24일 발생한 라오스 아타프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로 이재민 규모가 1만명으로 늘어났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아타프 주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댐 사고에 따른 홍수로 사망한 주민이 모두 27명이며, 실종자는 131명에 이른다. 홍수 여파가 하류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총 13개 마을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타프주와 참파삭주에서 확인된 이재민은 1만 명에 이른다. 분홈 폼마산 아타프 주지사는 비엔티안 타임스에 “댐 사고 당시 쏟아진 물이 하류 지역으로 퍼져가면서 홍수 영향을 받는 마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피해지역보다 남쪽에 있는 3∼4개 마을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가 집중됐던 댐 인근 상류지역 마을 일부에는 물이 빠지면서 주민들이 돌아오고 차량 접근도 가능해졌다며 여러 기관과 국제사회 협조로 구조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장비 등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에 공급되는 음식과 식수, 생필품 양이 충분치 않아 일부 쉼터에서는 3∼4명이 한 장의 담요를 나눠쓰는 일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밖에도 사고 당시 댐에서 쏟아져 내린 물이 국경을 넘으면서 캄보디아 북부 스퉁트렝 주에서도 5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부 “8월 둘째 주까지 최소 100만㎾ 전력 추가 확보”

    건설현장 1000여곳 일사병 특별점검 무더위 쉼터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8월 둘째 주까지 최소 100만㎾ 규모의 전력 공급 능력을 추가로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염 관련 추가 대책회의를 열고 전력수급대책 점검과 무더위 쉼터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음달 초까지 33도 이상의 폭염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전력수급 대책을 재점검한다. 최소 100만㎾ 전력 공급 능력을 추가로 확충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화력발전소 출력을 늘리는 방식 등으로 680만㎾까지 활용활 수 있도록 했다. 폭염으로 인한 정전 사고를 줄이기 위해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취약지구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사고 발생 때 신속한 복구를 위한 비상 대응체계도 가동한다. 고용노동부는 1시간 노동 후 10~15분 휴식 등 열사병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건설현장 1000여곳에 대한 자체 점검과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야외 노동자들에게는 아이스 조끼나 아이스 팩 등 보냉장구를 산업안전관리비로 구입해 지급하도록 했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무더위 쉼터 4만 5000곳의 운영 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오후 9시로 3시간 늘리고, 주말에도 개방한다. 보건복지부는 기존에 진행하던 독거노인 안전 수시 확인, 경로당 냉방비 지원, 노숙인·쪽방주민 집중보호 방안을 추진하면서 대구 북구 등 폭염 빈도가 높은 10개 지자체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시행한다. 아울러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가 지난 25일 기준으로 234만 마리에 달하는 만큼 피해 발생 때 재해보험금 지급 소요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0일로 단축한다. 수산 분야에서는 어업인들의 양식수산물 조기 출하를 유도하면서 액화산소공급기 등 대응장비 구입을 위한 긴급예산 10억원을 지자체에 추가 지원한다. 폭염으로 레일 온도가 오르면서 열차가 느려져 지연되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레일 온도 측정 인원을 투입해 서행 구간을 단축하고 레일 온도가 63.5도 이상이면 ‘살수트로리’를 상·하선에 동시 투입한다. 행안부는 폭염대책 지원 명목의 특별교부세 100억원이 조기 집행되도록 유도하고 폭염도 자연재난에 포함되도록 ‘재난안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백운규 “전력 DR 통해 420만㎾ 줄일 수 있어… 수급 차질 없다”

    백운규 “전력 DR 통해 420만㎾ 줄일 수 있어… 수급 차질 없다”

    “25일 630만㎾ 예비력 전망치 관리 가능…화력발전 3기 추가로 최소 100만㎾ 확충” “수급 때문에 원전 재가동 아니다” 반박 누진제 완화는 분석한 뒤 필요시 검토 김부겸 “폭염, 재난에 포함되게 법 개정”25일 폭염이 전날보다 다소 누그러지면서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던 최대전력 수요도 진정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7일부터 전력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여름철 전력수급을 차질 없이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오후 4∼5시 순간전력수요 평균) 전력수요는 9040만㎾를 기록했다. 여유 전력을 뜻하는 예비력은 890만㎾, 전력예비율은 9.8%로 집계됐다. 당초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전력수요를 9300만㎾, 예비력은 630만㎾, 예비율 6.8%로 전망했다. 최대전력 수요가 전력거래소 전망보다 260만㎾, 역대 최고치인 전날(9248만㎾)보다 208만㎾ 각각 낮게 나온 것이다. 기업들의 조업이 주초에 집중되는 만큼 이번 주의 전력수급 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예비력이 5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가정과 기업에 절전 참여를 호소하게 된다. 산업부는 이날 전력수급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기업들에 수요감축요청(DR)을 하지 않았다. 기업들이 휴가철을 앞두고 생산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 정부도 DR에 신중한 입장이다. 백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25일) 전망된 630만㎾ 예비력은 전력난이 매우 심각했던 2012년 여름의 279만㎾보다 2배 이상 수준으로 충분히 (전력수요를) 관리 가능한 예비력”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력 공급이 1억㎾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다만 정부는 휴가철이 지나고 기업이 조업에 복귀하는 8월 2주차에 전력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장관은 “피크 시에도 DR을 통해 420만㎾의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화력발전기 3기가 추가로 들어오면서 최소 100만㎾ 규모의 추가 공급 능력이 확충돼 수급 관리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전기료 누진제 완화 계획과 관련해 “누진제 개편을 시행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정밀 분석한 뒤에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또 탈(脫)원전 정책 때문에 전력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서둘러서 원전을 재가동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원전을 포함한 모든 발전소의 정비 일정은 하절기에 맞춰 지난 4월부터 이미 확정돼 있었다”며 “에너지전환 정책이 현재의 전력수급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는 일부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폭염도 자연재난에 포함되도록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여러 기상전문가 등의 판단을 종합해보면 (폭염은) 이제 지구온난화 때문에 계속될 재난 유형”이라며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라오스댐 붕괴 사고] 인재냐 재해냐 ‘원인 공방’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의 원인을 놓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와 부실 시공 및 소홀한 대처 등 인재일 가능성이 모두 제기되는 가운데 라오스 정부와 SK건설 간 원인 공방으로 확산될 여지도 있다. 25일 외신과 SK건설 등에 따르면 보조댐이 무너진 것에 대해 라오스 당국 및 현지에서는 ‘붕괴’(collapse)라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SK건설은 ‘유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외신은 라오스 당국을 인용해 ‘붕괴’라고 보도하고 있으며 댐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한 태국 전력업체 라차부리 일렉트리시티 제너레이팅 홀딩도 “보조댐 D가 붕괴했다(has collapsed)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붕괴’는 부실 시공으로 인한 인재에, ‘유실’은 불가항력적인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에 무게를 싣는 입장이다. 여기에 SK건설과 서부발전이 사고 경위를 놓고 서로 다른 발표를 한 것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SK건설은 사고 초기 ‘범람’이라고 설명하다가 이후 공식 입장자료에서 ‘유실’이라고 밝혔지만, 서부발전은 ‘댐의 침하’와 ‘붕괴’라고 설명했다. 애초 위험성이 높았던 댐 공사를 강행한 데서부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까지 아타프주 당국과 SK건설의 대처에 의문점이 남는 부분이 많다. 라오스 정부는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인접국에 팔아 ‘아시아의 배터리’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에 기반해 메콩강 유역에 댐 건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제환경단체들은 토양 침식과 생물 다양성 파괴 등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폭우가 잦은 지역에 댐 건설을 하면서 폭우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점, SK건설이 위험성을 인지하고 주 당국에 통보해 주민 대피 작업을 벌였음에도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점 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라오스댐 붕괴, 유감표명 없는 정부·사고 축소하는 SK건설

    라오스댐 붕괴, 유감표명 없는 정부·사고 축소하는 SK건설

    정부 긴급구호대 파견·의료품 대책만 SK건설, 범람 주장하다 “일부 유실”한국 공적개발원조(ODA)로 SK건설이 짓고 있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 붕괴 사고로 라오스 국민 1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음에도 우리 정부가 사고 발생 사흘째인 25일에도 유감이나 애도의 뜻을 밝히지 않아 인간 존엄과 인권에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형적인 인재(人災)임에도 사고 축소에만 급급한 SK건설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에 따라 천문학적인 피해 보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라오스 피해 국민의 슬픔을 보듬어주는 ‘인권 정부’로서의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긴급구호대 파견, 의료품과 구호물품 지원 대책을 내놨다. 이번 사업은 정부와 무관치 않다. ODA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개발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금이다. 참여연대는 이날 “댐 건설은 ODA 기금으로 지원된 만큼 정부가 사고 수습을 책임지고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박근혜 정부는 민관협력사업에 정부가 최초로 지원한 사례라고 거창하게 홍보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정부는 더욱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유감이나 애도 표명 없이 “우리 국민은 모두 사전에 대피했고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대처했다. 해외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지만 역시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라오스 아타프 주 관계자는 “현재 1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실종자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최소 수백명으로 판단한다”고 AFP통신 등에 밝혔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틀 전 댐의 안전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았고, 유실이 시작된 이후에도 비상 방류를 6시간이나 지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을 놓고 사업자 간 엇박자를 내는 꼴불견도 드러냈다. 서부발전은 사고 원인을 “지반 침하에 따른 붕괴”라고 규정해 댐 운영 과정의 실수를 감추려는 듯했다. 반면 SK건설은 “자연적인 무너짐 과정에서 사력댐(흙과 자갈을 섞어 둑을 만든 댐) 일부가 떠내려간 유실”이라며 애써 사고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댐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상황이지만 우리 기업이 댐 건설에 참여하는 만큼 정부도 지체 없이 현지 구호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당진발전소 43개 규모 온실가스 줄여야

    당진발전소 43개 규모 온실가스 줄여야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이상기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청사진이 확정됐다. 그러나 실효성이 떨어져 정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향후 기후와 에너지 정책의 이정표가 될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과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의결했다. ●기존 로드맵상 국외 감축 비용 9조~18조원 2015년 발표한 기본 로드맵과 비교해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8억 5080만t) 대비 37%(3억 1480만t)를 줄이는 감축 목표를 유지했다. 다만 감축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과 감축 수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불확실한 국외 감축분(11.3%·9600만t)을 4.5%(3830만t) 줄이는 대신 국내 감축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2030년 국내 감축분이 기존 로드맵(2억 1910만t) 대비 26.1% 증가한 2억 7630만t으로 늘었다. 이는 1000㎿급 당진 화력발전소(연평균 가동률 77% 때 640만t 배출) 43개의 연간 배출량을 줄이는 것과 같은 규모다. 전기차 300만대 보급과 자동차 연비 기준 강화 등으로 감축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외 감축은 산림흡수원을 활용하고 개도국과 양자협력을 통해 추진한다. 온실가스 감축기술 연구 개발과 남북협력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감축 잠재량을 발굴해 국외 감축에 나선다. 국내 산림 경영 강화를 통한 산림흡수원 활용으로 2030년까지 2210만t을 줄이고 국외 감축은 연말로 예정된 국제사회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대표인 김주진 변호사는 “수정안은 발전부문 감축을 되레 축소했고 국외 감축의 주요 수단으로 제시한 산림흡수원은 국제 사회의 인정 여부가 불확실해 ‘눈 가리고 아웅식’의 대책”이라며 “최대 배출원인 석탄발전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변화를 느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이고 효과가 높은 노후 발전소의 조기 폐쇄와 신설 중단 등과 같은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국외 감축분을 축소해 국내로 전환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외 감축은 해외 탄소배출권 구매 방식과 해외 프로젝트 사업 추진을 통해 국제 사회로부터 감축 실적을 인정받는 방식이다. 기존 로드맵상 국외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1년부터 10년간 9조~18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분담하게 돼 장기적으로 국제 배출권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해외 프로젝트는 비용 상승과 높은 리스크, 국제 사회의 인정 여부 등이 맞물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국외 감축분의 국내 이전으로 부담이 증가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화석연료 사용 감축에 따른 사회적·환경적 편익과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관련 산업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1t 줄이면 EU 산정방식 최고 9만 7692원 효과 미세먼지 감축 편익과 관련해 1t을 줄일 때 국제통화기금(IMF)은 5382~1만 6118원, 인구 밀도 등을 고려한 유럽연합(EU) 산정 방식으로는 3만 2621~9만 7692원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감축은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비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총론엔 동의하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탄소 전략은 지구적 핵심 어젠다로 ‘선택이 아닌 의무’로서 실천만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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