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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소수 품귀에 물류 멈출 판”…정부, 산업용→차량용 전환 검토

    “요소수 품귀에 물류 멈출 판”…정부, 산업용→차량용 전환 검토

    화물차 등 경유(디젤) 차량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수의 국내 수급이 중국의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로 악화하자 정부가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2일 국내 요소 수급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요소수는 화물트럭과 같은 디젤엔진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트럭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그런데 국내 요소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국내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사실상의 수출 제한 조치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했는데 호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고, 석탄 가격이 급등하자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소 품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에서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는 SCR이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하다. 정부는 수요기업별 요청 물량의 수출검사 진행 상황 등 상세 현황을 파악하고 중국 측에 신속한 검사 진행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중국의 수출 의무화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 등 다른 국가로부터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도 업계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 또는 대체 수입국가로부터 요소 물량이 들어오면 통관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뿐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 환경부가 오는 3일 매점매석을 비롯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등 업계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 쓰레기산이 된 해변… 섬은 병들어가고 주민들은 떠나간다

    쓰레기산이 된 해변… 섬은 병들어가고 주민들은 떠나간다

    전남 진도군에서 약 26㎞ 떨어진 서거차도. 이세진(12)군의 집 앞에 있는 모래미 해변은 바다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해변의 모래를 뒤덮고 있다. 2년 전 서거차도로 이사 온 세진이는 가족을 품어 준 바닷가가 더럽혀지는 게 못내 속상하다. “스티로폼, 플라스틱병, 유리병…. 쓰레기 종류가 너무 많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외국어가 적힌 것도 잔뜩이에요.” 세진이 가족은 2019년부터 자연산 돌미역과 톳을 채집하고 말리는 일로 생계를 꾸려왔다. 최근 육지와 해외에서 밀려든 각종 해양쓰레기로 수확량이 2년 전보다 5분의1로 줄어들어 근심이 크다.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드는 수확량에 섬을 떠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태풍이나 풍랑주의보가 내린 후에는 육지의 쓰레기까지 밀려와 깨끗했던 해변이 온통 쓰레기 천지가 된다. 해조류보다 쓰레기 줍는 게 더 쉬울 정도다. 서거차도 아이들에게 바다는 심심함을 달래 주는 친구였다. 모래놀이, 물놀이, 조개잡이, 맨발 산책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하지만 해변쓰레기 때문에 바다에 잘 나가지도 못한다. 쓰레기 더미를 뒤적이며 놀잇감을 찾는 아이들도 생겼다. 어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걱정인데 아이들이 더러운 쓰레기를 만지며 놀다 병균에 감염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지난해 맨발로 해변을 뛰어다니던 세진이가 깨진 유리병에 발이 찔려 다친 적도 있었다. 주민들은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감당하기 버겁다고 호소한다. 고령화된 어촌계 특성상 노인 주민들이 많아 육체적으로 힘든 정화 활동에 나서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평소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쓰레기 수거를 도왔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외부인 출입이 줄면서 그마저도 힘들어졌다. 해변이 병들어 가자 세진이는 친구들과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세진이를 포함해 조도초등학교 거차분교 전교생 9명이 힘을 모아 ‘SOS 지구 지킴이’를 만들고 해변에 나가 쓰레기를 줍는다. 지난 한 해 동안 여섯 번 해변을 청소했는데 200ℓ의 쓰레기가 모였다. 세진이의 꿈은 에너지 과학자다. “바다가 아프지 않게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를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해양쓰레기, 생태계파괴로 온난화 가속시켜 세진이 어머니 나순화(45)씨는 아이들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의 놀이터까지 뺏은 것 같아서 속상하죠. 도시에 살면서 현관 앞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은 없잖아요. 바다는 저희 아이들 집 마당이고 대문이에요. 다 같이 플라스틱을 덜 쓰고, 쓰레기를 그만 버렸으면 좋겠어요.”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늘어나면 어촌계는 피해가 막심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집중호우와 태풍 등 자연재난으로 인해 발생한 해양쓰레기는 총 8만 4000t이다. 미세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은 미역, 김과 같은 해조류와 뒤엉켜 생태계를 파괴한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생선이 식탁에 올라오면 먹이사슬 최상단에 있는 인류의 몸에 그대로 누적돼 건강을 위협한다. 김연하 그린피스 오션캠페이너는 “바다는 대기 중의 열과 탄소를 바닷속으로 저장하며 열순환 작용을 돕지만 쓰레기로 황폐화된 해양생태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선진국이 버린 쓰레기들의 종착지, 아프리카 가나 북부의 대도시 타말레 근교에 있는 칸빌리. 나지파 아나스(16)가 사는 이 마을 한가운데에는 산이 하나 있다. 마을 아이들은 놀이터인 양 산을 오르내리며 뛰어놀고 주민들이 기르는 소, 양, 닭들도 이곳에서 먹이를 찾는다. 산은 싱그러운 풀 향기 대신 고약한 악취를 뿜어낸다. “5년 전부터 어른들이 갖다 버린 쓰레기가 저렇게 쌓였어요. 고기 썩는 냄새가 나서 참을 수 없이 역겨워요. 동네에 저런 산이 2개나 더 있어요.” 나지파가 말했다. 나무와 꽃 대신 폐타이어, 플라스틱, 금속, 동물 사체, 헌옷, 전자제품이 한가득 쌓인 이 산은 거대한 쓰레기 더미다. 농부인 아빠, 시장에 생선을 내다 파는 엄마, 동생들과 함께 사는 나지파는 언젠가 쓰레기산이 집을 집어삼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떤다. 날마다 새로운 쓰레기가 실려오는 통에 쓰레기산은 점점 더 덩치가 커졌고 나지파의 집 문 앞까지 가로막을 지경이 됐다. “바람이 불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집 안까지 날아 들어와요. 비가 오면 쓰레기 파도가 들이치고요. 날파리떼, 모기가 수도 없이 많아서 음식을 내놓고 먹을 수도 없어요.” 몇 년 전 말라리아에 걸려 심하게 앓았던 나지파는 쓰레기산 때문에 창궐한 모기를 탓했다. 나지파의 엄마 아니사 시라즈(41)는 집 앞에 나뒹구는 쓰레기를 치우다가 깨진 병을 밟고 발바닥을 심하게 다치기도 했다. “나지파의 어린 동생들은 쓰레기산이 위험한 줄도 모르고 노는데 아무리 말려도 그때뿐이에요. 쓰레기산에서 놀고 와서 잘 씻지 않으면 병균 때문인지 아플 때도 있어서 걱정이 많아요.” 가나를 비롯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나라들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버린 쓰레기의 최종 목적지다. 블룸버그와 와이어드 보도에 따르면 가나는 연간 15만~21만t의 중고 전자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 중 85% 이상이 유럽연합(EU)에서 온다. 구리, 금, 알루미늄 등 35%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버려져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환경단체 바젤행동네트워크가 가나 수도 아크라의 전자 쓰레기 처리장인 아그보그블로시에 방목된 닭의 계란을 분석해 보니 유럽식품안전청 기준치를 220배 초과하는 발암물질 염소화 다이옥신, 4배 초과하는 폴리염소화비페닐이 검출됐다. 시라즈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는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 수입된 것들이 많아요. 가나로 쓰레기를 보내는 나라들은 그만 멈춰 주세요. 불법으로 쓰레기를 수입하는 사람들도 처벌해야 해요.” 가나 어린이재단 활동가인 이브라힘 무민은 가나의 도시화가 폐기물 처리시설과 정책 없이 너무 급속히 진행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가나 인구가 3000만명인데 인구당 일일 발생 폐기물은 0.47㎏ 정도예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쓰레기가 훨씬 더 많죠. 관리가 어려운 헌옷, 타이어 수입이 쓰레기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어요. 정부가 폐기물 처리에 손을 놓으니 민간업체나 주민들이 전자 폐기물, 플라스틱을 태웁니다.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기후변화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요.”
  • “학교 급식 노동자 폐암 발병률, 일반인의 24배…환경 개선 필요”

    “학교 급식 노동자 폐암 발병률, 일반인의 24배…환경 개선 필요”

    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폐암 발병률이 일반인의 폐암 발병률보다 24배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학비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 노동자(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배식 보조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급식실 산업안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급식실 노동자 5365명(이 중 여성이 5342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직업성 암 관련 설문에 응답한 5362명(이 중 여성이 5339명) 중 ‘급식실 근무 이후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노동자는 189명(3.5%)다. 모두 여성 노동자다. 이를 국가 암 등록 통계에서 암 발생률을 집계할 때 기준이 되는 ‘인구 10만명당 암 환자 발생 수’로 환산하면 급식실 노동자 10만명당 폐암 환자 수는 약 3540명이다. 이는 2018년 일반 국민 10만명당 여성 폐암 환자 수(약 143명)보다 24.8배 높은 수치다. 근속 연수별로 보면, 폐암 진단을 받은 급식실 노동자 189명 중 15년 이상 일한 급식실 노동자가 71명(37.6%)으로 가장 많았다. 근속 연수가 9년 이상~15년 미만인 노동자가 64명(33.9%)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에서는 초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 그리고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와 같은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조리 후에도 오염물질이 실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충분한 환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학비노조 설문에 응한 급식실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인 55.8%(2991명)가 ‘급식실 내 공기순환장치가 충분히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교육청에서의 환기시설 정기검사 실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실시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78.7%(4224명)에 달했다. 이런 급식실 환경에서 60.5%(3244명)가 ‘공기질 문제로 어지럼증, 구토, 가슴 통증 등을 경험했다’고 했다.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올해로 16년째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박화자 학비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급식실 공기조화기(공기를 순환시키는 장치)가 고장나서 학교에 고쳐달라고 요구했지만 학교는 1년 넘도록 방치했다”면서 “관할 교육청에도 학교 급식실 공기순환장치 작동 실태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과 피부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급식실 노동자는 대체인력 부족으로 아파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연차나 병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재진 학비노조 정책국장은 “학교와 교육청이 대체인력을 구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노동자 개인이 알아서 대체인력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조리실무자 1인당 담당하는 급식 인원이 130~150명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에서 시차 배식(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음식을 배식)을 2~4회 하고 있고, 급식실과 식당 소독·방역 업무도 더해지는 등 노동강도가 전보다 더욱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비노조는 △급식실 노동자(퇴직자 포함)를 대상으로 한 직업성 암 전수조사 실시 △급식실 환기시설 전면 교체 △급식실 내 조리실무자 1인당 급식 인원 70명 담당 정도의 적정한 인력 배치기준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 다이옥신 90배 초과… 소각시설 관리 ‘구멍’

    관리 부재로 기준치의 90배를 초과한 다이옥신을 배출한 소각시설이 적발되는 등 환경부의 ‘허가 따로 관리 따로’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기준치(5.0ng-TEQ/Sm3)를 초과한 시설이 18곳에 달했다. 전남 완도군의 한 소각시설은 90배나 많은 다이옥신을 배출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전국 다이옥신 물질 배출 시설 1092개 가운데 140곳을 점검한 결과다. 환경부는 매년 표본추출방식으로 140곳을 점검하는데 시설당 8년에 한 번 확인하는 셈이다. 표본추출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서울 양천구의 한 소각시설은 2007년 이후 1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이옥신 배출 시설은 시간당 처리 용량에 따라 6개월~2년 주기로 자체 측정하고 측정 기관은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와 지방환경청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에 보고된 초과 배출 시설은 충남 2곳·경남 2곳·제주 1곳에 불과했다. 솜방망이 처벌이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4년간 배출 기준을 초과해 적발된 45곳 중 과징금이나 사용금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은 시설은 3곳뿐이다. 42곳은 개선명령만 이뤄졌다. 장 의원은 “유해물질 배출 시설에 대한 환경부의 허술한 관리로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함께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의 부실 문제도 지적됐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6월) 협의된 태양광 사업 환경영향평가(소규모 포함) 6482건 중 사후관리건은 646건에 불과했다. 97%가 조건부 동의 처리되는 것을 감안할 때 책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이행 사안에는 사면붕괴 방지 미흡과 원형보전지역 훼손, 산림·지형 훼손 등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사안 등이 있었다. 김 의원은 “협의 동의만 많고 사후관리가 안 되는 엉터리 협의”라고 지적했다.
  • 방광염 4명 중 1명 ‘재발’…제발, 꽉 조이는 옷 피하세요

    방광염 4명 중 1명 ‘재발’…제발, 꽉 조이는 옷 피하세요

    20대 회사원 A씨는 최근 소변을 볼 때마다 어딘가 불편하다. 평소보다 소변이 잦고 참기도 어려워 곤란을 겪기도 한다. 오랜 시간 앉아서 업무를 집중하는 게 걱정스러울 정도다. 결국 비뇨기과를 방문한 A씨는 소변검사를 통해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방광염이란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에 세균이 침투하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방광은 신장에 모인 소변을 방광까지 운반하는 가늘고 긴 요관, 그리고 소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요도 사이를 연결하는 주머니 같은 기관인데, 이곳에 세균이 들어오면서 감염이 발생한다.방광염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느냐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에 침입하면서 발생하고 만성 방광염은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방광에 세균이 번식할 때 생기는 것으로 통상 1년에 세 차례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이 잦거나 소변을 볼 때 가렵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스스로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경우를 비롯해 소변을 덜 본 듯한 잔뇨감, 갑자기 소변을 보고 싶어지며 참을 수 없는 절박뇨, 허리 아래쪽 등의 통증, 혈뇨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주용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방광염은 하루 8차례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와 갑작스런 요의를 참기 어려운 과민성 요절박 증상을 일으킨다”면서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소변을 본 후 잔뇨감이 나타나고 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냄새가 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방광염은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생긴다.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고 전체 여성의 30% 정도가 일생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은 방광염을 겪는다고 한다. 여성이 방광염에 취약한 이유는 신체 해부학적 특징을 꼽을 수 있다.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아 장내 세균이 침범하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김슬기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방광염은 여성에게는 감기만큼 흔하게 찾아오는 질병”이라면서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세균 감염이 신장으로 퍼져 신우신염이나 요로감염, 요로결석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광염 진단은 소변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인 혈뇨가 생기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방광경 검사를 받는다. 별다른 통증을 느낄 수 없는데도 눈으로 혈뇨가 확인될 때는 방광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빈뇨와 배뇨 시 통증,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소변이 흘러나오는 급박성 요실금 등이 방광암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방광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때는 체중 감소와 골 전이로 인한 뼈의 통증 등 전이 부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랫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옆구리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방광염이 지속적으로 재발되고 초음파 검사나 방사선 촬영에서 요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방광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흡연이 꼽힌다. 흡연자의 경우에는 비흡연자에 비해 방광암 발생 확률이 4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방광암 환자는 남성과 여성 모두 절반가량이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발암물질에 노출된 작업장에서 일하거나 고무, 화학약품, 가죽 등을 취급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방광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홍범식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방광암 환자의 80~90%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혈뇨가 나타나고 정상보다 더 자주 소변이 마렵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보인다”면서 “60~70대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젊은층에서도 생길 수 있고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 위험이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방광내시경 검사 결과 방광에서 종양이 발견되면 전신마취를 한 뒤 요도를 통한 내시경 수술로 종양을 절제하게 된다. 홍 교수는 “암세포가 방광 근육까지 침범하지 않은 경우에는 내시경 수술과 항암면역치료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방광염을 치료할 때는 주로 항생제를 사용한다.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 늦지 않게 병원을 방문해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항생제를 바로 끊지 말고 병원에서 처방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은 1~3일간의 단기적인 항생제 요법으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남성은 상대적으로 치유 효과가 늦다. 항생제 투여와 함께 추가적인 치료법으로 온수 좌욕이나 진정제 처방이 이뤄진다. 그럼에도 증세가 완화되지 않거나 재발한다면 병원을 방문해 추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정기 한양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만성 방광염은 남녀 모두에게서 비뇨기 결핵 등 다른 염증성 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면서 “이들 질환은 만성 방광염과 함께 발생하거나 원인 질환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감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가장 중요한 치료는 일반적인 항생제가 듣지 않는 만성 방광염의 정확한 이유를 찾아내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교정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상생활에서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습관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방광염은 환자 4명 가운데 1명꼴로 재발하는 질환인 만큼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꽉 조이는 옷은 가능한 한 피하고 면으로 만든 속옷을 착용함으로써 세균 번식을 막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균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교수는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고 소변을 볼 때는 완전히 방광을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커피나 탄산음료, 술 등 방광에 자극을 주는 음료도 줄이는 게 좋다.
  • 구강암 환자 10명 중 9명이 씹은 ‘죽음의 열매’…中 “광고 규제”

    구강암 환자 10명 중 9명이 씹은 ‘죽음의 열매’…中 “광고 규제”

    중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오랜 세월 씹는 용도로 사랑을 받아온 열매에 대해 중국 당국이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전통적으로 위와 치아에 좋다고 알려진 이 열매가 사실은 구강암을 유발하는 ‘죽음의 열매’였기 때문이다. 中당국 “빈랑나무 열매 광고 전면 규제” 9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중앙TV(CCTV)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현지 언론 감독기관인 광전총국은 빈랑나무 열매를 라디오와 텔레비전은 물론 인터넷 등에서도 광고하는 것을 규제한다고 밝혔다. 빈랑나무 열매는 중국의 전통 한약재로서, 냉증을 앓거나 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에 중국과 대만, 인도와 태국, 인도네시아와 태평양 제도 등에서 씹는 열매로 오랜 세월 사랑을 받았다. 말레이시아의 페낭 섬의 이름은 이 열매에서 이름을 따왔다. 구강암 주범…WHO, 2004년 발암물질 등록그러나 현대 의학이 발달한 이후 빈랑나무 열매는 이들 지역에서 구강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 연구소는 이미 2004년 빈랑 열매를 발암물질로 등록했다. 또 2017년엔 중국 당국 역시 빈랑 열매의 성분인 아레콜린을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의학 전문지 랜싯은 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몇 년 전 빈랑나무 열매에 대한 광고를 전면 규제하려고 시도했으나 관련 업계의 압박에 좌절됐다고 전했다. 당시 랜싯 보고서가 인용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의 구강암 환자 8222명 중 90%가 빈랑 열매를 씹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난성은 허난성에서 재배된 빈랑 열매가 가공되는 지역으로, 빈랑 열매 소비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중국 연구기관인 CNKI의 연구에 따르면 2009~2015년 후난성의 구강암 발병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30% 높았다. 장기간 씹으면 치아 검어지고 뺨 부풀어올라2015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의 니코틴 중독을 유발하는 뇌의 수용체를 빈랑 열매의 아레콜린 성분 역시 동일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랑 열매를 몇 년간 사용한 사람들은 뺨이 부풀어오르고 아래턱이 돌출되며 치아가 검어지는 증상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한의 한 음악학교 1학년 학생은 빈랑 열매를 씹은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입을 벌리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광고 규제만으로 빈랑 사용 줄어들까…회의적 시각도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랑 열매를 즐기는 풍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방영 중인 중국 내 드라마에서는 경찰관 역을 맡은 아이돌 출신 배우가 정신을 맑게 한다면서 빈랑 열매를 씹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 빈랑 열매를 홍보하는 짧은 스케치가 나오기도 했다. 후난성의 빈랑 산업 협회는 여전히 공식 홈페이지에서 빈랑 열매의 이점을 옹호하는 내용을 게시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후난성 현지에서는 빈랑 광고 규제가 주민들의 빈랑 섭취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후난성의 한 주민은 상하이데일리에 “담배 광고가 없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대만 보건부가 전국적인 빈랑 금지 캠페인을 벌인 결과 빈랑 사용자가 2007년 17.2%에서 2018년 7% 미만으로 줄어들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 [여기는 중국] 10명 중 9명이 ‘이 열매’로 구강암…中당국 광고 금지

    [여기는 중국] 10명 중 9명이 ‘이 열매’로 구강암…中당국 광고 금지

    씹으면 환각작용을 일으키고 구강암을 유발할 수 있는 빈랑나무 열매의 광고가 중국 전역에서 금지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언론 감독기관인 중국 광전총국은 빈랑 열매를 라디오와 텔레비전, 인터넷 등에 광고하는 것을 규제한다고 밝혔다. 태평양 연안과 동남아시아, 동아프리카 등지에서 폭넓게 자라는 빈랑나무는 종려나무의 일종으로, 특히 인도와 중국, 태국, 대만에서는 식후나 평소에 이를 씹어 졸음을 퇴치하는데 쓰기도 한다. 대체로 열매인 빈랑을 건조된 형태로 판매하며, 일부 지역에는 술이나 담배를 권하듯 상대방에게 나무의 열매인 빈랑을 권하는 풍습이 남아있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암 연구소, 2017년에는 중국 당국이 빈랑의 성분인 아레콜린을 발암물질로 규정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빈랑 나무 열매 사랑’이 좀처럼 식지 않았다.아레콜린은 동물의 구충제 제조에도 사용되는 유독성 물질이다. 특히 빈랑나무를 많이 재배하는 후난성에서는 구강 점막이 만성적으로 헐어서 점차 딱딱해지는 질병인 구강 점막하 섬유증 발병 빈도가 높다. 실제로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후난성에서 구강암을 앓는 8222명의 사람들을 조사했는데 이들 가운데 90%가 빈랑을 씹어먹었다. 중국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후난성의 구강암 발생 비율은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중국 다른 지역보다 30%나 높았다.BBC에 따르면 역시 빈랑 열매를 즐겨 먹던 대만에서는 2015년 구강암 환자의 80~90%가 이 열매를 씹어먹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SCMP는 “2019년 3월 후난성이 빈랑 열매와 관련한 모든 형태의 광고를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관련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후난성의 빈랑 열매 관련 상품 제조사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이 견과류가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다 준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 구강암 환자 90%가 섭취한 충격의 열매, 중국 광고금지

    구강암 환자 90%가 섭취한 충격의 열매, 중국 광고금지

    중국에서 씹으면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빈랑나무 열매 광고를 구강암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금지하기로 했다. 인디펜던트지는 7일 씹으면 입이 온통 빨갛게 되는 것으로 유명한 빈랑에 대한 광고가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언론 감독 기관인 중국 광전총국은 빈랑열매를 라디오, 텔레비젼, 인터넷 등에 광고하는 것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빈랑씹기는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카페인, 담배, 술 등과 비교해 빈랑 열매의 중독성은 비교적 약하고 단기적이란 평가를 받지만, 중독성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빈랑에 중독되면 니코틴 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을 일으키는 빈랑 열매의 주 성분은 아레콜린으로 알칼로이드라 불리기도 한다. 2015년 의학 학술지 ‘PLOS On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빈랑 열매의 화학 성분은 뇌가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에 중독됐을 때와 똑같은 세포를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4년 빈랑 열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암 연구 연구소에 의해 발암물질로 등록됐다. 2019년 3월 후난성 지역의 빈랑 식품 산업 협회는 모든 종류의 광고를 금지했다. 하지만 온라인 뉴스 사이트 ‘식스 톤’은 2021년에도 여전히 후난성에서 빈랑 열매 광고를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빈랑 열매는 주로 중국 허난성에서 재배되어 후난성에서 가공된다고 2019년 의학 전문지 랜싯에 실린 논문은 설명했다. 당시 이 논문은 지역 정부의 방임주의와 빈랑 산업의 후원으로 텔레비젼 광고가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후난성의 빈랑 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여전히 빈랑 씹기가 낳는 여러 건강 효과를 홍보하고 있다. 빈랑은 원래 중국의 전통적인 한약재 가운데 하나로 냉증을 앓거나 장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빈랑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로, 빈랑 씹기에 따른 암 발생 통계는 충격적이다.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후난성에서 구강암을 앓는 8222명의 사람들을 조사했는데 이들 가운데 90%가 빈랑을 씹어먹었다. 중국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후난성의 구강암 발생 비율은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중국 다른 지역보다 30%나 높았다. 대만 역시 빈랑을 씹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건 당국은 빈랑 금지 캠페인을 벌여 2007년 인구의 17.2%에 이르던 빈랑 중독비율을 2018년 7% 아래로 떨어뜨렸다. 랜싯에 실린 논문은 중국 당국이 광고 금지에 이어 빈랑 열매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며, 빈랑은 기적의 약재가 아니라 암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증거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 WHO, 초미세먼지 기준 2배 높였다

    WHO, 초미세먼지 기준 2배 높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대기오염으로 매년 수백만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초미세먼지 권고 수준을 강화했다. 2005년 발표 이후 15년 만에 조치를 강화한 것이다. WHO는 22일(현지시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 6종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AQG)을 발표했다. 특히 이 중에서 2013년 발암물질로 규정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WHO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으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류로 들어가 심혈관 및 호흡기는 물론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미세먼지 권장 한도는 연간 평균 15㎍/㎥ 이하로, 24시간 기준 45㎍/㎥다. 초미세먼지는 연간 5㎍/㎥ 아래로, 24시간 기준 15㎍/㎥ 이하로 유지할 것이 권장된다. 이는 이전보다 2배 강화한 수치다. 권고 수준 이상의 농도에 노출되면 인체에 해롭다는 설명이다. WHO는 대기오염의 위험성이 크다며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나 흡연 등과 비슷한 수준의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성인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아동은 폐 기능 감소 및 호흡기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인구는 매년 700만명으로 추산된다. 또 WHO는 도시화와 경제 발전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저소득층, 중산층 인구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대기오염도가 개정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으로 낮아지면 전 세계에서 초미세먼지 관련 사망자의 약 80%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기본권이자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회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 폐석산 폐기물 침출수 미생물로 처리 시연회

    톱밥을 이용해 배양한 특수 미생물로 중금속이 포함된 불법 폐기물 침출수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시연회가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환경업체 플랫폼 더 클린(Platform The Clean)은 14일 미생물 바이오기업 미래에코텍의 복합 미생물을 이용해 전북 익산시 낭산면 폐석산에서 폐기물 침출수 처리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연회가 열리는 폐석산은 2012년부터 4년 간 맹독성 발암물질인 비소를 포함한 폐기물 150만t이 불법 매립된 곳이다. 이 곳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땅속에 스며들거나 하천과 농수로로 흘러들어 현재까지도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플랫폼 더 클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3차례에 걸쳐 미생물을 활용한 침출수 내 오염물질 처리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처리 전 108.7㎎에 달했던 비소(기준치 45㎎이하/㎏당)는 불검출 됐고, 11.71%였던 염분(기준치 2% 이하)도 0.33%로 낮아졌다. 기준치를 넘는 카드뮴과 수은, 납, 크롬, 구리 등 중금속도 처리 이후 검출되지 않거나 정상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플랫폼 더 클린은 시험 결과를 토대로 오는 16일까지 불법 폐기물 매립 부지에서 오염물질 처리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시연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폐석산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했다. 학계에서도 미생물을 이용해 중금속 등 침출수를 안정화 시키는 방법은 꾸준히 연구되고 있어 가능성을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박재겸 플랫폼 더 클린 관리이사는 “미생물을 활용한 오염물질 소멸 기술은 침출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연을 계기로 관련 기술 발전과 타 산업 응용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9·11 때 그라운드제로 달려간 스티브 부세미 “지금도 PTSD”

    9·11 때 그라운드제로 달려간 스티브 부세미 “지금도 PTSD”

    미국 야후의 검색어 순위 상위에 할리우드 배우 스티브 부세미(64)가 올라와 웬일인가 싶었는데 그가 20년 전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전직 뉴욕시 소방관으로서 그라운드 제로에 달려가 땀을 흘렸으며 그 때 보고 들은 일 때문에 지금도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린다는 얘기였다.  영화 ‘파고’와 ‘저수지의 개들’, 드라마 ‘소프라노스’와 ‘엠파이어 보드워크’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중견 배우인 그는 1980년부터 1984년까지 뉴욕 소방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시사주간 타임에 기고한 에세이를 통해 세계무역센터 잔해에 묻힌 소방관들을 구해내기 위해 달려갔던 경험을 돌아봤다.  그는 그라운드 제로에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에서 쏟아져내린 먼지가 나중에야 독성 화학물질로 여겼지만 당시는 우선 성가신 것에 불과했다고 털어놓았다. “콘크리트가 부서져 날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마스크에 잔뜩 들러붙었다. 마스크가 없으면 빨리 작업할 수 있어 그렇게 했다. 누군가가 ‘그래서 20년 안에 우리를 (서서히)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세미는 “그래, 20년이 걸리지도 않았다”면서 “9·11 날 죽은 숫자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오늘날 독성 노출의 후유증으로 만성 질환을 앓다 죽는다”고 말했다. “물론 발암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소방관들이 진실을 공유하고 있었더라면 난 그들이 훨씬 더 바람직한 작업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세계무역센터란 최전선에 있었던 일은 “좋은 느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난 그곳에 일주일도 안된 기간 머물렀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진동을 느낄 정도로 사로잡혔다. 일찍이 상담의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일어난 일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누군가와 마주 앉아 느낌을 털어놓는 일만으로도 위안이 됐다”고 고백했다. “스스로의 유약함을 털어놓는 일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특히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에 매달리는 사람에게는 그렇다.”  그의 글을 좀 더 들여다보자. “모두가 절대로 잊지 말자고 얘기한다. 몇몇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놀라운 것은 누가 그 일을 상기시켜야 하는가다. 테러 직후 의회는 현장에 곧바로 달려간 응급요원들을 돕기 위한 희생자 보상 기금을 만들었다. 돈이 바닥나기 시작하자 생존자들이 기금을 영구히 확보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어야 한다고 로비 작업에 나서야 했는데 2019년에야 결실을 거뒀다.”  9·11 희생자 기금에 전직 소방관들을 포함시키는 법안이 그 해 7월에야 상원을 통과한 것을 말한다. 지금도 대부분의 전직 소방관들은 훌쩍이지 않고는 웃지도 못한다.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는 위 법 개정 작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앞장섰는데 20주년 다음날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전직 소방관들을 위로하는 코미디 축제를 연다. 물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다는 증명이 있어야만 참석할 수 있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당신의 부모라면/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당신의 부모라면/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우리나라의 연간 암 발생자 수는 1999년 10만명에서 2018년 24만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인구수는 지난 20년간 4500만명에서 5100만명으로 10% 정도 증가했다. 이렇게 암환자가 많아진 것은 우리 환경에 발암물질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고령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암은 어린이와 청년에게도 닥치는 비극이지만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연령군은 60세 이상의 노인층이다. 과거보다 항암제의 효과나 부작용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이제는 젊은 환자들처럼 항암치료를 받는 노인 암환자들이 많다. 그런데 노인 환자의 자녀나 지인에게서 자주 맞닥뜨리는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저희 부모님이 항암치료를 견딜 수 있을까요?”, “선생님의 부모님이라면 어떻게 결정하시겠어요?” 자녀들로서는 치료를 하자니 부작용이 걱정되고, 치료를 안 하자니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것 같으니 어떻게 결정하더라도 불효인 것만 같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불행히도 심사숙고해 이런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고, 병원의 스케줄에 맞춰 어영부영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호전되는 경우도 많지만, 노인 암환자의 병세는 예기치 않게 악화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항암제의 부작용 외에도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넘어져 골절로 앓아눕는 일이 흔하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의료진을 원망하기도 한다. 노인 암환자에게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다면 어떤 치료를 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노인 환자의 건강상태를 상세히 평가하는 ‘노인포괄평가’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검사는 대단한 장비나 시약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약 한 시간 정도 진찰과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인이 혼자 옷을 잘 챙겨 입고 씻을 수 있는지, 식사를 잘할 수 있는지, 넘어지거나 휘청거리지 않고 잘 걸을 수 있는지,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치매나 우울이 의심되지 않는지, 사회적 유대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담당 의사라면 당연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한 사람의 다양한 기능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을 복합적으로 파악하려면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당연하고 진료 시간이 보통 3~5분인 외래 진료실에서는 파악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찌 보면 별것이 없어 보이는 이 검사 결과는 다른 어떤 비싸고 복잡한 검사보다도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잘 예측한다고 알려져 있다.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 노인도 약간의 치매기가 있을 수 있고, 식사를 종종 거르거나 위생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는데, 항암치료를 할 때는 이런 것들이 모여서 큰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숨어 있는 문제들을 항암치료 이전에 미리 파악해 놓는 것은 치료 결정에도, 치료 이후의 돌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노인포괄평가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돼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대학병원급 기관에서 주로 연구 목적으로 제공되며 흔히 시행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인포괄평가는 암환자라면 대부분 한 번씩은 찍는 MRI나 양전자단층촬영 못지않게 환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무엇보다 전자 차트 위의 숫자와 글자로 존재하는 환자를 살아 있는 입체적인 존재로 구성하고, 그를 위한 최선의 치료가 어떤 방향인지 좀더 선명하게 보여 준다. 부모님의 암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선생님의 부모님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환자 상태와 암 종류에 따라 다르니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라”는 뻔한 답. 그러나 여기에 더해서 가능하다면 노인포괄평가를 받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꼭 암 같은 위중한 병을 진단받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노년의 몸과 마음을 관리하기 위한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내가 왜 암에 걸려야 했습니까”… 국가는 아직 대답이 없다

    “내가 왜 암에 걸려야 했습니까”… 국가는 아직 대답이 없다

    국내 암 투병 소방관들의 공무상 질병 여부를 검증하는 역학조사보고서 상당수는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돼 있지 않다. 국내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중 호흡하는 유해물질 노출량 등 의학적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의 질병과 업무 연관성을 밝혀 줄 개인별 출동 기록은 2015년부터 전산화돼 자료가 소실된 경우도 적지 않다.지난달 7일 인천 자택에서 만난 김영국(41) 소방장은 희귀병인 혈관육종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 인터뷰 당시보다 그의 상태가 나날이 악화돼 지금은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다. 김 소방장은 누군가 날카로운 물체로 그의 얼굴 피부를 긁어내는 듯한 극심한 고통으로 하루에 몇 번씩 혼절한다. 그가 2년 전 진단받은 혈관육종암은 혈관내피세포에 생긴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전이되는 희귀암이다. 2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김 소방장 역학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혈관육종암 발병은 화재 현장과 관련이 있다. 김 소방장은 지난 10년간 2528회의 구조 활동과 983회 화재 출동을 했다. 그의 발병 원인으로 염화비닐(VC)이 지목되는 이유다. VC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지만 국내 대부분 주택에서 발견된다. 건축 자재인 플라스틱 배관이나 창틀 소재인 PVC가 탈 경우 발생한다. 정경숙 원주세브란스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서 어떤 물질이 타는지 그 성분을 알기 어렵다”면서도 “염화비닐과 혈관육종암은 의학적으론 상관관계가 크다”고 말했다.미국에서 PVC 제조 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코호트연구(장기 추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간 VC 누적노출량이 865ppm이 되면 혈관육종암 발병률이 일반인 대비 36.3배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ppm은 1㎥ 공기 중 100만분의1을 뜻한다. 하지만 국내 소방관의 연간 VC노출량은 공식적으로 산출된 수치가 아예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방관의 경우 연간 VC 노출량이 865ppm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20~49세 남성 소방관의 경우 동일 연령대 일반인 대비 발병률이 7.2배나 된다. 김 소방장은 “폭발 등 위험물질의 경우 화재조사관이 사전 경고를 하지만 PVC가 타는 현장은 별다른 주의 조치가 없다”며 “특히 잔업 개념인 잔불 정리 단계에서는 빠른 진압을 위해 산소통을 착용하지 않고 방진·방독 마스크만 쓴다”고 말했다. 국내 소방관들이 쓰는 방진·방독 마스크로는 VC뿐 아니라 화재 현장에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석면, 벤젠 등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의학계는 이런 유독물질의 경우 사람의 내부 장기와 골수, 혈액까지 거의 모든 암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본다. 김 소방장은 2017년 1월 얼굴 피부 안쪽 부위에 이물감을 느꼈지만 암인 줄 모른 채 화재진압 출동을 했다. 정 교수는 “김 소방장의 진단과 치료가 조기에 이뤄지고 추가적인 VC 노출 상황이 차단됐다면 지금보단 나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희귀암 투병 소방관들의 공상 인정 범주는 여전히 좁고 인색하다. 김 소방장은 국내 혈관육종암 투병 소방관 가운데 생존 중 공상이 승인된 1호 소방관이다. 올 들어 처음으로 신장암 투병 소방관 3명도 공상 인정을 받았다. 최상현(34·가명) 소방교는 지난해 5월 뇌종양 제거를 위한 ‘개두술’(머리를 여는 수술)과 항암치료를 끝내고 지난 2일 복직했다. 그의 역학조사보고서에는 “과거 병력이나 직계가족의 암 가족력이 전혀 없다. 직업적 요인 외의 뇌종양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장태원 한양대 작업환경의학과 교수의 소견이 붙어 있다. 세계 의학 연구에도 소방관의 뇌종양 발병률이 일반인 대비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최 소방관이 지난해 7월 인사혁신처에 낸 공상 신청은 불승인됐다. 정부는 그에게 “재직 기간이 짧고 국내 소방업무와 뇌종양 발병의 의학적 상관관계가 확립돼 있지 않다”고 통보했다. 올해 열린 재심에서도 똑같은 이유로 불승인됐다. 최 소방관은 지난 5년간 구조 330차례, 화재 80차례 출동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한국화재소방학회 논문지에 발표된 ‘화재조사현장 호흡가스 유해물질 분석 기초연구’ 보고서를 보면 국내 화재 현장 51곳에서 7종의 유해물질이 측정됐다. 이 가운데 포름알데히드 공기 중 농도가 2ppm 이상 15분간 지속된 현장도 존재했다. 포름알데히드 농도는 0.5ppm만 넘어도 치명적이다. 이소연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많은 소방관들이 어떤 유해물질이 나오는지 모르는 현장에서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한다”면서 “소방관 개개인이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확인할 집계 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화상·피부질환 많고 20㎏ 넘는 장비 착용 부담 관절 등 신체에 무리, 질병으로”

    “화상·피부질환 많고 20㎏ 넘는 장비 착용 부담 관절 등 신체에 무리, 질병으로”

    “암 같은 만성질환은 (발암물질에) 처음 노출되고 나서 질병으로 진단받는 기간이 짧게는 5년, 길게는 몇십년까지 가요. 근데 이게 노출됐다는 증명 자료가 없으면 공상(업무상 상해) 인정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정경숙 원주세브란스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22일 “병세를 모른 채 계속 출동 업무에 투입되다 보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출동 기록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으면 즉시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질환에 비해 공상 인정도 쉽지 않다”고 했다. -소방관들이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업무상 질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가. “전체 공무원 중 소방관의 질병 발생 비율이 유독 높다. 특히 호흡기 질환, 연기에 의한 화상, 피부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이 많이 나타난다. 화재나 재난상황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이지만 다른 공무원 직군에 비해 일상 업무 자체가 신체에 무리를 주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화재진압 소방관은 몸에 입는 장비 무게만 20㎏이 넘는다. 구급대원의 경우도 매일 들것에 실린 환자를 들어야 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나 산악구조 같은 경우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신체적 부담이 결국 질병으로 나타난다.” -소방관들의 공상 승인을 위한 역학조사 실상은. “소방관이 공상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자료를 모아 업무적으로 연관성이 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당사자가 언제 어디에 출동해 어떤 유해물질에 노출됐는지 확인할 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당 데이터가 전산화되기 이전인 2014년 이전의 기록은 사실상 확인이 쉽지 않다.” -국가가 업무관련성 입증 책임을 지는 ‘공상추정법’이 정부 반대로 국회에 2년째 계류 중이다. “공무원 직군은 소방관과 경찰을 제외하면 대부분 행정·사무직이다. 외근을 많이 하는 소방관과 경찰들은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소방관의 공상 입증 전체 책임을 정부가 지는 것이 어렵다면 정부가 일부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민간기업 노동자가 당하는 산업재해도 대부분의 업무 연관 입증자료를 노동자가 아닌 고용주가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 “한국 거라서 믿었는데”…중국 ‘발칵’, 韓라면 발암물질 주의보

    “한국 거라서 믿었는데”…중국 ‘발칵’, 韓라면 발암물질 주의보

    한국 브랜드 라면에서 기준치 148배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중국 유력언론 신문방(新闻坊), 펑파이신원, 광명왕 등 다수의 매체는 지난 13일 한국 다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된 기사를 인용, ‘발암물질 기준치 최대 148배 초과! 유명한 한국 라면 업체가 일을 벌였다’는 제목으로 15일 해당 뉴스를 전했다. 보도된 기사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럽 수출용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농심 라면의 한국 내 제조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한국 국내 판매용 제품으로는 유통된 적이 없으나 한국인들은 해당 보도에 대한 내용을 접하고도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주로 독일 등 유럽으로 유통되는 수출용 모듬해물탕면과 라볶이 두 제품에서 독성물질인 ‘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된 것”이라면서 “현재 한국 정부는 해당 업체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하고 문제 된 제품을 모두 수거 조치했다. 또 이미 팔려나간 유럽 각 국가에 판매 및 유통 중단 통지가 된 상태다”고 후속 조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전했다.해당 뉴스는 보도 직후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상위 뉴스에 게재, 현지 SNS 등을 통해 수천 건 공유되는 등 논란은 급속도로 확대됐다. 특히 중국은 한국산 라면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중국 라면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4위가 농심 신라면, 8위가 삼양식품의 불닭 볶음면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농심은 중국 현지에서 총 3곳의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또, 매년 중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라면의 물량은 매년 20% 이상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발병 사태 이후 인스턴트 식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중국 내 한국산 라면에 대한 매출은 향후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평소 믿었던 한국 먹거리 브랜드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 라면은 5개 한 묶음에 10위안대로 구매할 수 있고, 비싸더라도 20위안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먹는다는 점에서 조금 더 비싸더라도 매번 한국산 라면만 주문해서 먹었다. 더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월수익이 줄어든 상태에서도 꼭 한국 것만 챙겨 주문했는데 실망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향후 중국 내 한국산 라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화동 지역 일대에 한국 식품을 유통하는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산업과 시장이 큰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도 지금껏 한국산 라면에 대한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현지에서는 한국산 라면에 대한 안전성과 한국 먹거리 브랜드에 대한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으로 제2의 한류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이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가와 관련 근로자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편, 중국산업정보사이트(中国产业信息网)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미 중국의 인스턴트 식품 시장 규모는 4500억 위안(약 76조5000억 원)을 초과, 전 세계 최대 라면 소비국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라면을 대표로 한국 가공식품도 매년 20% 이상의 연평균 증가율로 유자차 등 전통적인 제품을 추월한 상태다.
  • 농심 ‘해물탕면’ 수출 제품서 기준치 148배 발암물질 검출

    농심 ‘해물탕면’ 수출 제품서 기준치 148배 발암물질 검출

    농심이 생산하는 라면인 ‘해물탕면’의 유럽 수출용 제품에서 기준치를 최대 148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회수 조치됐다. 12일 유럽연합(EU) 식품·사료 신속경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에 수출된 농심 ‘해물탕면’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 검출량은 각각 7.4ppm(1월 수출분)과 5.0ppm(3월 수출분)이다. 이 물질의 허용 기준치는 0.05ppm인데 기준치의 최대 148배가 나온 것이다. RASFF는 이 제품의 1월과 3월 수출분을 현지 유통채널에서 회수 조치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판매 제품은 수출 제품과 생산 라인 자체가 다르다”면서 “국내 제품에서는 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유럽 일부 수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초과 검출된 원인에 대해선 현재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 [단독] 재개발 현장 ‘1급 발암’ 오염토… 수도권에 불법 반출·매립 의혹

    [단독] 재개발 현장 ‘1급 발암’ 오염토… 수도권에 불법 반출·매립 의혹

    산업화 초기 연탄재·중금속 퇴적 부지비소·카드뮴 등 정화 목표 수십배 초과조합, 포천·연천에 오염토 몰래 옮겨회수 명령 7개월 지났지만 해결 안 돼 재개발 부지 흙 부실정화 의혹도 제기“오염토 나온 깊이보다 2배는 더 파야”서울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시설 재개발 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이 섞여 오염된 흙이 불법으로 반출되고 수도권 등지에 매립된 정황이 확인됐다. 8일 서울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A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한 달간 경기 포천시 영송리와 연천시 두일리·백령리 세 곳에 오염토를 불법 매립하다 주민의 신고로 시·군청의 회수 명령을 받았다. 조합은 회수 명령을 받고 오염토를 되가져 오고 있지만, 회수 명령을 내린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매립 현장에서 오염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해 11월 9일 주민신고로 처음 오염토 불법 매립 현장을 점검했다. 이후 12월 31일 A조합 측에 오염토 정화 명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검사 결과 여전히 주변 땅의 오염이 심각해 20번에 걸쳐 반출을 명령했다”면서 “지난주에도 조합 측에 오염토를 깨끗이 처리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연천군 역시 지난해 11월 17일 신고를 받고 매립 현장을 점검한 후 올해 3월 23일 A조합에 정화 명령을 내렸다. 시·군청의 수사의뢰를 받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은 오염토 운반자와 조합 관계자 등 6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기도 특사경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들을 조사하는 단계로 다음달 초 수사를 마무리하고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지난해 12월 환경보건기술연구원이 한 환경영향평가 토지정밀보고서에 따르면 성동구 재개발 부지는 비소, 카드뮴, 벤조A피렌 등 1급 발알물질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제시된 정화 목표의 수십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인근에 있는 뚝섬이 산업화 초창기인 1960년대 청계천을 통해 떠내려온 연탄재와 중금속이 퇴적된 서울의 대표적인 매립지여서 부지 오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불법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도 조합이 오염된 흙을 불법 반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B(68)씨는 조합 측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소 3만 600㎥ 분량의 오염토를 경기·인천·충청 등 건축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 8곳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오염토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화 시설을 갖춘 토양정화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조합 측은 오염토 관련 시정 명령을 받고 처리가 끝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조합 측은 “오염 수치가 특정 수치 이하면 중간 폐기물 업체로 보내도 되고, 그 이상인 경우에만 토양정화업체로 보내는 것”이라면서 “임의로 반출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시공사 현장 소장은 “오염토를 반출한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과거 매립지였던 만큼 토양 정화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과거 성동구 일대는 산업지역으로 지금도 오염토가 그냥 땅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일대는 퇴적지이기 때문에 실제 오염토가 나온 깊이보다 1.5~2배는 더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특수 시멘트를 써서 시멘트가 오염물질에 부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칫하면 콘크리트 내 철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건물이 주저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단독]서울 재개발 현장서 나온 1급 발암물질 오염토…수도권 불법 반출·매립 의혹

    [단독]서울 재개발 현장서 나온 1급 발암물질 오염토…수도권 불법 반출·매립 의혹

    서울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시설 재개발 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이 섞여 오염된 흙이 불법으로 반출되고 수도권 등지에 매립된 정황이 확인됐다. 8일 서울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A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한 달간 경기 포천시 영송리와 연천시 두일리·백령리 세 곳에 오염토를 불법 매립하다 주민의 신고로 시·군청의 회수 명령을 받았다. 조합은 회수 명령을 받고 오염토를 되가져 오고 있지만, 회수 명령을 내린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매립 현장에서 오염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해 11월 9일 주민신고로 처음 오염토 불법 매립 현장을 점검했다. 이후 12월 31일 A조합 측에 오염토 정화 명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검사 결과 여전히 주변 땅의 오염이 심각해 20번에 걸쳐 반출을 명령했다”면서 “지난주에도 조합 측에 오염토를 깨끗이 처리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연천군 역시 지난해 11월 17일 신고를 받고 매립 현장을 점검한 후 올해 3월 23일 A조합에 정화 명령을 내렸다. 시·군청의 수사의뢰를 받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은 오염토 운반자 등 조합 관계자 6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기도 특사경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들을 조사하는 단계”라며 “이 사건에 운반자, 배출자, 처리자 등 많은 사람이 엮여 있어 수사 결과가 금방 나오긴 어렵다. 다음달 초쯤 수사를 마무리하고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환경보건기술연구원이 한 환경영향평가 토지정밀보고서에 따르면 성동구 재개발 부지는 비소, 카드뮴, 벤조A피렌 등 1급 발알물질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제시된 정화 목표의 수십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인근에 있는 뚝섬이 산업화 초창기인 1960년대 청계천을 통해 떠내려온 연탄재와 중금속이 퇴적된 서울의 대표적인 매립지여서 부지 오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불법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도 조합이 오염된 흙을 불법 반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B(68)씨는 조합 측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소 3만 600㎥ 분량의 오염토를 경기·인천·충청 등 건축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 8곳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오염토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화 시설을 갖춘 토양정화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조합 측은 오염토 관련 시정 명령을 받고 처리가 끝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조합 측은 “오염 수치가 특정 수치 이하면 중간 폐기물 업체로 보내도 되고, 그 이상인 경우에만 토양정화업체로 보내는 것”이라면서 “임의로 반출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시공사 현장 소장은 “오염토를 반출한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과거 매립지였던 만큼 토양 정화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과거 성동구 일대는 산업지역으로 지금도 오염토가 그냥 땅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일대는 퇴적지이기 때문에 실제 오염토가 나온 깊이보다 1.5~2배는 더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특수 시멘트를 써서 시멘트가 오염물질에 부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칫하면 콘크리트 내 철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건물이 주저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용연 서울시의원 발의 ‘석면안전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본회의 통과

    김용연 서울시의원 발의 ‘석면안전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본회의 통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4)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석면안전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일 서울시의회 제301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번 개정을 통해 석면에 노출될 경우 건강피해 우려가 큰 취약계층인 어린이와 노인 등이 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석면실태조사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어린이집, 경로당 등 비규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석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본 조례안을 통해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석면의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 조치인 석면실태조사의 지원 근거 조항이 서울시 조례에 마련됨에 따라, 시민이 안전한 서울시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도 약자 보호와 법적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내보였다. 본회의에서 의결된 조례는 서울특별시장에게 이송된 후 공포 절차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 3D 프린트 작업하다 육종암… 당신의 암은 산재입니다

    3D 프린트 작업하다 육종암… 당신의 암은 산재입니다

    유연탄 파쇄·급식실 조리원 각종 암 신규 암환자 24만명 중 4% ‘직업성’ 산재 사망자 13.7%만 직업성 암 인정 복잡한 산재 인정 절차에 대개 포기인과관계 노동자가 입증하란 구조 진료기록부에 직업 기재 의무화하고병원서 정부 통보 시스템 만들어야분진, 방사능, 야간 근무, 각종 화학물질…. 발암물질은 일터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위험한지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보호 장비, 환풍 설비 등 병을 예방하는 조치도 충분치 않다. 결국 무수한 노동자들은 직업성 암에 스러진다. 암을 진단받은 노동자들은 질병과 업무 연관성을 인정받고자 또 다른 사투를 벌인다. 복잡한 절차에 산재 신청 자체를 단념하거나 산재 판정 결과를 기다리다 숨지는 이들도 있다. 서울신문은 4일 ‘직업성·환경성암환자찾기119’와 함께 직업성 암과 투병 중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김성호(61·가명)씨는 1983년부터 2016년까지 포스코에서 유연탄을 가공해 고체연료인 코크스를 만드는 일을 했다. 유연탄을 작게 부셔 배합해 건조하는 과정에서 분진이 많이 발생했다. 1980년대에는 별도의 방진 마스크가 아닌 스펀지가 들어 있는 엉성한 마스크가 지급됐다. 입사 후 10여년간 목에선 시커먼 가래가 끓고 콧속에선 까만 이물질이 나왔다. 그는 “방진 설비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진을 다 잡아 낼 순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2016년 8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전조 증상은 없었다. 판정 당시 암은 이미 폐에서 기관지로 전이된 상황이었다. 기관지에 있는 암 덩어리는 너무 커서 당장 수술을 할 수도 없었다. 김씨는 올해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지만 그는 여전히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폐에서 발견된 암은 현재 임파선을 타고 전이가 됐다. ●초중고 40%에 3D 프린터 교구로 보급 김씨처럼 많은 노동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묵묵히 일하다”가 직업성 암이 발병한다. 박정훈(28·가명)씨는 열여덟 이른 나이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그후 10년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휴대전화를 생산했다. 올해 1월 그는 두통과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병원의 진단 결과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었다. 그가 일하는 과정에는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전자파, 방사선 등 물리적 위험 인자도 있었지만, 무엇이 구체적으로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씨는 제대로 조사와 연구가 시행되길 바라는 마음에 산재 신청을 결심했다. 혈액암, 뇌종양, 내분비암 등 박씨를 비롯한 총 11명의 노동자가 반올림을 통해 산재 신청을 했다. 직업성 암은 공장이 아닌 곳에서도 일어난다. 고등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가르치던 교사 이정길(43·가명)씨는 2015년 4월 3D 프린터를 구매해 그를 활용한 교재 연구에 몰두했다. 이씨는 바지를 입다 오른쪽 허벅지가 유독 두꺼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무릎이 아파 방문한 병원에서 의사는 두꺼운 한쪽 허벅지를 유심히 보고 꾹꾹 눌러 본 뒤 ‘큰 병원에 가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그는 한 대학병원에서 희귀암 중 하나인 육종암 판정을 받았다. 26㎝가량의 단단한 암 덩어리가 이씨의 허벅지 뼈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씨는 “주변에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교사들이 꼬리뼈 통증 등을 호소하다가 하나 둘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교사들의 암 발병 사례가 늘어나고, 전국 약 40%의 초중고에 3D 프린터가 교구로 보급된 2020년에서야 교육부는 관련 안전 안내 책자를 배포했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시켜 주고자 3D 프린터를 썼다. 무엇보다 아픈 아이들이 나올까봐 두렵다”고 했다. 그는 “예방은 하지 못했지만, 3D 프린터로 인한 피해를 정부가 조사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산재 신청을 했다.●당장 생계 어려워 휴직· 산재 신청 못해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24만명이 새로 암에 걸린다. 그러나 이 가운데 몇 명이 직업성 암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신규 발생 암환자의 4%를 직업성 암 환자로 추정한다”면서 “이를 참고할 때 우리나라에서 약 9600명이 직업성 암 환자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암 환자 중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이는 극소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137명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았다. 2017년 171명, 2018년 214명, 2019년 238명, 2020년 301명으로 조금씩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체 신규 암 환자의 0.01%에 불과하다. 전체 산재 사망자 중 직업성 암 환자의 비율도 낮은 편이다. 2017년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산재 사망자의 26%가 직업성 암으로 숨졌지만,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산재 사망자 중 13.7%(162명)만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배경에는 복잡한 산재 인정 절차가 자리한다. 현재순 직업성·환경성암환자찾기119 기획국장은 “근로복지공단은 현행 산업재해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질병만을 행정적 차원에서 인정하는 경향이 많아서 새롭게 나타나는 업무에 의한 질병은 인정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직업병 심의가 길어지면서 개인 연차를 쓰더라도 해결이 안 돼 아픈 몸을 이끌고 현장에서 일을 하거나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백혈병 승무원 사망 후에야 산재 인정 실제로 노동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산재 신청을 결심했다가 복잡한 행정 처리 문턱에 포기하기도 한다. 급식실에서 일한 지 7년째이던 2016년 박모(56)씨에게 유방암과 폐암이 동시에 찾아왔다. 원인을 찾던 중 주변에서 다른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박씨는 튀김 요리를 하며 끓는 기름 솥 앞에서 몇 시간이고 서 있던 일도 건강을 해친다는 걸 알게 됐다. 박씨는 올해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산재 신청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산재 신청을 하려 했지만,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않은 몸으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박씨는 “떼야 할 서류도 많고 복잡한 데다 병원에서는 산업재해 신청용 소견서를 안 적어 줬다”면서 “수술한 지도 오래됐고, 곧 퇴직이니까 하는 생각에 그냥 신청 자체를 포기해 버렸다”고 말했다. 병상에서 산재 판정을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는 이들도 적지 않다. 6년간 우주 방사선이 강한 북극항로를 비행하다 2015년 백혈병에 걸린 항공기 승무원 조정은(가명)씨는 2018년 산재 신청을 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던 그가 숨진 지 1년이 지난 올해 5월이었다. 김승현 노무법인 시선 노무사는 “아프면 사회가 우선 치료를 해주는 게 아니라 질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노동자가 입증해야 하는 구조”라며 “의사, 과학자를 모아 쟁점을 짜내고 데이터를 모으는 일을 노동자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김 노무사는 “산재 신청은 노동자로서는 일종의 베팅”이라고 했다. 그는 “산재 인정을 받기까지 몇 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휴직을 했다가 직장도 잃고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당장 생계가 어려운 이들은 선뜻 휴직을 하고 산재 신청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직업병 인정받아야 재발돼도 혜택 정부는 어떤 직업군이 어떤 병에 걸리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전문가들은 병원을 통해 자동으로 직업성 암 피해자를 찾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소장은 “일반 사보험에 가입할 때도 직업을 확인하지만, 정작 병원에서는 직업을 묻지 않는다”면서 “진료기록부에 직업을 의무적으로 적도록 하면 직업성 암을 포함한 직업병을 감시하고 의심자도 조기에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영국 맨체스터대학병원에서는 환자가 걸린 병이 직업병이 의심되면 정부 관련 기관에 통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직업성 암 환자들에게 이 소장은 “산재 인정은 노동자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는 “직업병으로 인정받으면 과거 치료비까지 소급해 받을 수 있고 휴업급여도 나온다. 재발이 됐을 때에도 요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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