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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칼럼] 간질환자들의 소망

    최근 미국의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자우편을 받았다.9살 난 아들의 간질 발작에 대한 문의였다.오죽 답답했으면 의학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내게 그런 문의를 했을까. 온갖 재롱을 떨던 자식이 어느날 갑자기 괴성을 지르고 온몸이 뻣뻣하게 굳는가 하면 경련과 함께 거품을 물고 넘어지는 광경을 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떠했겠는가.최선을 다해 치료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발작을 되풀이하는 자식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을 의사인 나는 감히 글로 다 적을 수 없다. 간질은 대뇌의 비정상적인 전기적 방전으로 발작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정상인도 평생 최소 한번 이상 발작을 경험할 확률이 8∼9%나 된다.이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전체의 0.5∼1%.우리나라에만 20만∼40만명 정도가 간질의 고통 속에 있다.유명한 카이사르와 알렉산더대왕,베드로,나폴레옹 등도 간질을 앓았다. 간질 중에서도 증후성 간질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되지만 원발성 간질은 치료가 쉽지 않다.많은 약제가 개발됐지만 여전히 난치성 간질이 전체 환자의 15∼25%나 된다.이들을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지만 아직은 속시원한 답이 못된다. 하루는 간질환자 가족들이 꾸민 인터넷 홈페이지를 들여다 보다 환자 가족들의 애절한 사연에 그만 콧잔등이 시큰해졌다.그런가 하면 어제는 병원에서 이런 일도 있었다.간질 발작으로 입원중인 환자의 아버지가 굿이라도 해보겠다며 한사코 환자를 외출시켜 달라고 조르는 것이었다.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 저럴까 싶어 더는 말릴 수 없었다. 물론 현대의학이 마냥 뒷짐만 지고 있는 건 아니다.간질 정복을 위해 분자생물학 및 유전학적 연구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베타-1 유전자 결핍으로 간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하기도 했다.하루 빨리 간질 치료의 방법이 제시돼 많은 사람들의 참담한 가슴을 어루만졌으면 하는 것이 의사인 나의 소망이다. 박상근 상계백병원 부원장
  • 불황 일수록 “적과의 동침”

    ‘공동 마케팅에서 합작 사업으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신규시장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작사업을 늘리고 있다.특히 내수뿐 아니라 수출 증대를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최근 단발성 행사에 그치는 공동 마케팅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합작 사업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는 소비 위축에 따른 위험 회피와 비용 절감을 최우선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K·LG, 소니와 게임방사업 참여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 16일 미국의 방산업체인 ‘엘스리 아이에스(L-3IS)’사와 P-3 해상 초계기 성능개량 사업을 공동 수주하기 위해 협력키로 했다.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제휴로 현재 추진중인 해군의 해상초계기 2차 사업 수주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이를 토대로 환태평양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1조원 이상의 수출물량 확보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와 LG상사도 소니와 손잡고 멀티미디어 게임방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소니의 비디오 게임 콘솔 PS2(플레이스테이션2)와 PS2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이용,현재의 온라인 PC 게임방과 비슷한 ‘플스방’을 전국에 구축한다. ●자원공유·비용절감·시장조기 진입 효과 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LG화재와 함께 온라인 자동차보험사(가칭 다이렉트 라인)를 설립키로 했다.이를 위해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자본금은 200억원으로 지분 구조는 다음이 90.1%,LG화재가 9.9%다.양측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이 앞으로 5년내 전체 자동차보험의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합작사업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서로 부족한 부문을 메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과 신규시장 진입을 빨리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해타산 맞물려 쉽게 깨질수도 그러나 합작사업은 파트너간 합의 도출이 늦고 성과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쉽게 깨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전자,이통업체들이 참여한 PLC(전력선통신) 표준화 작업이 2년간 표류하고 있는 것도 각 사의 이해타산이 맞물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이승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간 자원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합작 사업은 불황기일수록 더 효과적”이라며 “그러나 기업간 만족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커녕 분란만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조관우 ‘파페라 콘서트’ 성황 / 본사 주최… 2600여 객석 메워

    대한매일이 주최한 조관우의 ‘2003 파페라 콘서트’(사진)가 2600여명의 관람객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따가운 초여름 햇살이 채 가시지 않은 오후 4시에 시작된 콘서트에는 연인과 가족 관람객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무대가 열리자마자 객석은 조관우 특유의 고운 목소리와 최선용이 지휘하는 100인조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호쾌한 스케일이 빚어내는 조화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검은 정장차림에 오케스트라를 병풍처럼 등에 업은 조관우는 ‘비원’과 ‘사랑했으므로’ 등 8집 신곡으로 1부를 시작했다.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대표곡인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파페라 가수 데뷔’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짓는 하이라이트.팝비트가 강한 연주와 안무에 맞춰 그는 대중음악적 발성의 파페라 가수로서 독특한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프라임필하모닉의 ‘조관우 메들리’로 막을 연 2부는 TV쇼프로그램 녹화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무대와 객석이 가깝게 호흡했다.‘꽃밭에서’‘늪’등히트곡을 부를 때는 점잔을 빼던 중년 관람객까지 거리낌 없이 환성을 터뜨렸다. 2부 막바지 무렵,대니 정이 신곡 ‘Dreams of Heaven’을 연주할 즈음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서태지와 아이들’출신의 이주노가 일본의 행위예술가 고리와 스프레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펼쳐 2부는 볼거리까지 풍성했다. 황수정기자 sjh@
  • [씨줄날줄] 빨간 우체통

    길거리에서 빨간 우체통을 보기가 힘들어졌다.얼마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있었는데,다시 보면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없다.이제는 우체국 말고 어디에서 우표를 파는지도 통 모르겠다.또 국경일을 맞거나 국가적 행사가 열리면 기념 우표까지 발행되어 우표수집이 취미인 사람들을 기대에 부풀게 만들었는데,이제는 남의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실제 동네 문방구 앞이나 길모퉁이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빨간 우체통이 빠른 속도로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는 소식이다.전국적으로 2000년 말 3만 9400여개에 달하던 우체통이 해마다 대략 800여개씩 줄어 지난해 말 현재 3만 76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빠르고 편리한 인터넷 e메일이 보편화되면서 하얀 종이 위에 애절한 사연을 담아보내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른 현상이다. 하긴 예전에는 답장을 받는 데 달포는 족히 걸렸던 국제편지도 이젠 ‘눈 깜박할 새’이다.수신확인으로 상대방이 읽어보았는지까지를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함의 극치이다. 이러다 보니 빨간 우체통은 추억속으로 밀려나고 있는데,오히려우체통을 거치지 않는 편지 전성시대다.시대의 변화가 가져다준 아이러니다.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비롯해 구구절절한 청취자들의 사연을 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e메일 편지로 차고 넘친다고 한다.e메일의 속성인 동시다발성의 선물인 셈이다. 그러나 e메일에는 속도와 편리함은 있지만,기다림과 애틋함은 찾아볼 수 없다.빨간 우체통 앞에서 밤을 새워가며 어렵게 쓴 편지를 들고 ‘보낼까’ ‘말까’를 수없이 망설였던 기억을 가진 ‘올드 세대’들에게 빨간 우체통은 추억 이상이다.젊은 날의 낭만이고,정서적인 풍요이다. 예전에 ‘어니언스’라는 남성 듀엣이 불러 유행시켰던 ‘편지’를 저절로 흥얼거리게 만들고,황동규 시인이 쓴 ‘즐거운 편지’를 문득 떠올리게 한다.‘…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우체통이 빨간색인 것은 눈에 잘 띄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세계적으로 빨간색 우체통이 보편적이지만,스페인 같은 나라는 노란색이다.눈에 잘 뜨인다고 해서 언제까지 그 자리에 머물지는 못할 것 같다.우리내 일상의 삶이 늘 그러하듯이, 이별이 서러운 빨간 우체통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 [CEO 칼럼] 제3의 자원 ‘기업문화’

    “우리 기업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을 지향합니다.” 기업의 비전과 경영목표에 들어있는 흔한 문구이다. 과거에는 세계적 초우량 기업의 조건으로 기업의 자산,매출액,순이익,근로자수,근로복지시설 등 외형적인 면을 주로 따졌다.하지만 요즘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뿐만 아니라,기업 내부 조직원의 일에 대한 열정과 윤리 시스템 등 ‘제 3의 자원’으로 불리는 기업문화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기업문화는 기업활동의 기본을 잘 지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최근 전 세계 기업들은 ‘정도경영’ ‘윤리경영’에 전례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가 ‘신뢰경영’이었으며,최근 전경련은 윤리경영 및 정도경영 확산을 위한 액션 플랜까지 발표하고 나섰다. 국내의 한 원로 기업인은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의리’와 ‘정도’ 중에서 의리를 택하는 기업활동을 펼쳐왔다.하지만 이제부터는 의리보다는 정도를 걸으며 기업활동을 펼쳐야 하는 시대가도래했다.”고 말했다.기업인 모두가 되새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올바른 기업문화는 특별히 거창한 것이 아니다.공(公)과 사(私)를 구분하고,법과 규범을 잘 지키며 기업활동을 펼치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기업문화다.자체 윤리강령을 만들고,윤리경영을 펼친다고 발표한 기업은 많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다음은 도전정신을 조직 문화로 키우는 것이다.조직 구성원의 도전정신과 자발성,창의성이야말로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에 꼭 필요한 조건이다.필자는 이를 ‘열정(Passion)’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가정을 포기하고 조직에만 모든 인생을 걸었던 ‘일벌레’의 의미와는 다르다. 조직에 열정을 갖고 일의 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가야 할 방향,추구하는 목표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의 53.0%,일본의 74.3% 수준이라고 한다.많은 노동 시간에도 불구하고 생산시스템이 제대로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도전정신과 함께 항상 효율성과 성과를 생각하며 창의적으로 활동하는 기업문화를 만듦으로써 기업 활동을 위한 시행착오와 기회비용을 줄이고 최고의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선진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탄력성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경우,가장 적응하기 힘든 부분은 음식이나 언어적인 것이 아니라 수직적인 기업문화라고 한다.비탄력적인 기업문화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창의력 있는 아이디어를 수용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렵다. 기업 경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선진 시스템 도입이 필연적이다.선진 시스템을 제대로 도입하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조직 구성원 상호간의 동의에 의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탄력성 있는 기업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IBM의 루 거스너 전 최고경영자도 “문화는 승부를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가 아니다.문화 그 자체가 승부”라며 기업문화를 강조했다.우리 기업들이 기업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때이다. 김 종 훈 한미파슨스(주) 사장
  • 음반리뷰 / ‘드라켄스버그합창단 베스트’

    한국합창단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드라켄스버그 소년합창단이 조금은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드라켄스버그(Drakensberg)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산악지역에 있다.백인들에게 끝까지 저항했던 줄루족의 근거지 콰줄루-나탈주(州)다. ‘드라켄스버그합창단 베스트’(사진·시샵뮤직)는 지난 15년 동안 이 합창단의 주요 공연 내용을 한데 모은 음반이다.이 합창단 학교엔 12∼17살 남자만 들어갈 수 있다.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의 흑·백인 비율은 4대 6쯤이라고 한다. 학교 홈페이지에 내건 ‘바흐에서 프레디 머큐리(그룹 퀸의 보컬)까지’라는 구호가 과장이 아닐 만큼 레퍼토리는 폭이 넓다.이 음반에도 보이스 소프라노가 부르는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에서부터,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어린이재단을 후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에 이르기까지,시대를 초월한 다양한 노래가 담겼다. 이 음반에서 남다른 가치가 느껴진다면 아프리카의 역사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음반에 실린 케냐 노래 ‘미사 루바’는 백인들의 식민지 선교 활동의 결과이고,나미비아의 ‘부루사’는 토속언어와 서양음악이 혼합된 평화의 기도다.소토족의 ‘차바 차바 로나(우리는 책보를 끼고 언덕 너머 학교로 간다네)’는 아프리카인들이 교육에 눈을 떠가는 상황을 보여준다.남아공에서 ‘제2의 국가(國歌)’로 불려진다는 ‘쇼숄로자’는 아파르트헤이드(백인정권의 흑인차별정책) 아래 요하네스버그의 흑인 금광 노동자들이 기차를 타고 일하러 가는 모습을 담았다. 전체 26곡 가운데 아프리카 민요가 12곡이다.기독교를 이념으로 하는 학교인 만큼 서양음악을 연주할 때의 발성은 정통적이다.그러나 민요를 노래할 때는 아프리카의 전통적 방식으로 소리를 꾸며주는 ‘시김새’가 살아있다.1992년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 소년 합창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들이 빈소년합창단을 외면하고,이 합창단에 우승컵을 건네준 이유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난 데다,뛰어난 기교까지 터득했다지만 우리 합창단에 가장 부족한 것은 역사와 전통을 담아내는 것은 아닐까.이 음반에 실린 남아공의 짤막한 자장가‘툴라 툴라(조용히 조용히)’ 한 곡만 들어보아도 필(feel)이 온다. 서동철 기자 dcsuh@
  • [사설]美 소형 핵무기 개발 안된다

    미국의 소형 핵무기 개발 움직임은 국제사회를 핵 공포로 몰아넣을 위험한 일이다.미국은 다른 나라의 대량살상무기는 억제하면서 스스로는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오만한 일방주의를 서슴지 않고 있다.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그제 소형 핵무기 연구개발을 금지한 ‘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의 폐기안을 가결했다.‘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은 TNT 5000t 미만에 해당하는 소형 핵무기의 연구개발을 금지하고 있다.폐기안의 상원 군사위 가결이 당장 소형 핵무기 개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상원과 하원 전체회의에서 통과돼야 가능하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의지다.부시 미국 대통령의 ‘스프래트-퍼스 수정안’ 폐기안 요청은 소형 핵무기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미국의 이러한 시도는 타깃이 우선 북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북·미는 북핵문제로 협상중이다.노무현 대통령은 방미 출발성명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소형 핵무기 개발 움직임은 북핵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북한은 어제 핵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비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북핵 문제를 떠나서도 미국의 소형 핵무기 개발은 위험하다.미국은 전략 핵무기는 파멸적 피해 때문에 사실상 사용할 수 없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것은 지나친 미국 중심의 논리적 모순이며 세계적인 핵확산을 자극할 위험성이 높다.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실제 사용 가능성이다.지난해 1월 미국 의회에 제출된 한 보고서는 ‘미국의 핵 선제 공격 금지’의 사실상 폐기를 시사하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한 적이 있다.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나라다.소형 핵무기라도 실제 사용되면 파멸적 피해를 입는다.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은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입증됐다.미국은 반문명적 발상이며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소형 핵무기 개발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 정부서 대형버스 한대만 지원해주면 아이들 민속체험 맘껏 시켜줄텐데…/ ‘찾박’ 발동동

    요즘 국립민속박물관의 ‘찾아가는 민속박물관(찾박)’팀은 입만 열면 ‘버스타령’이다.‘움직이는 민속박물관’으로 쓸 버스 한 대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것이다.차라리 유랑극단이 부러울 지경이라고 푸념한다. 그러나 문화관광부를 포함한 정부의 어떤 부처에서도 이런 하소연에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우선 대형버스 구입비를 예산에 반영하는 것부터가 하늘의 별따기다.여기에 운전기사를 확보하는 것은 ‘작은 정부’를 내세워,가장 기초적인 대(對)국민 서비스 인력의 증원조차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문화부등 ‘작은 정부' 내세워 외면 어쩔 수 없이 민속박물관 직원들은 직접 움직이는 박물관으로 활용할 버스를 기증해 줄 기업이 있는지를 물색하고 나섰다.‘문화를 실어 나르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부각시켜 ‘본전’보다 훨씬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노력하겠다고 읍소 겸 설득을 하고 있다. 박물관 교육은 박물관 안에서의 서비스(service in the museum)와 박물관 밖에서의 서비스(outreach)가 두 축이다.‘찾박’이 대표적인 박물관 밖 서비스다. 어떤 기초적인 문화정책 교과서에도 가장 먼저 나오는 내용이니,문화부도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다.그런데 찾아가려 해도 교육인력과 기자재를 싣고 갈 교통수단은 없는 것이 우리 문화정책의 현주소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상황 안달라져 ‘찾박’은 올해도 문화소외도가 높은 지역을 우선하여 대상을 선정해야 할 만큼 호응이 높다.소외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문화적 오지라는 뜻.그런데 화려한 단발성 공연에는 몇억원,몇천만원씩 선뜻 돈을 내주는 정부가 이런 곳에 문화를 전하는 활동에는 눈을 감고 있다.‘참여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찾박’은 오는 28∼29일 충북 단양의 초등학교 2곳에서 올해 활동을 시작한다.어김없이 팀원들은 자신들의 소형 승용차에 기자재를 가득 싣고,좁은 좌석에 구겨앉은 채 서너시간 이상을 달려가야 할 것이다. ‘찾박’ 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일반인 등으로 구분하여 모두 28개.간단한 공예품 만들기나 전통예술배우기,문화강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덩치가 큰 교육·전시용 기자재를 실어나를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움직이는 박물관’없는 ‘찾아가는 박물관’은 처음부터 엄두를 내지 말았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그럼에도 1990년 경기도 파주군 통일로 청소년자연학습원으로 소년소녀가장 120명을 찾아간 뒤 지난해까지 1만 6000여명에게 박물관을 경험케 했다. 강산이 한차례 바뀌고 다시 3년이 지났음에도 ‘찾박’팀의 염원은 이루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부위별 통증으로 본 질환/무릎통증은 근육·관절이상이 주원인

    ●두통 두통은 90% 이상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대표적인 통증이다.수년간 지속된 두통이라면 편두통 같은 혈관성 두통이나 만성긴장성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갑자기 심한 통증과 함께 의식을 잃거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두통은 뇌출혈이나 뇌막염 등의 질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편두통은 수개월 혹은 수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발생하며 특별한 원인없이 주당 1회 이상 발생했다가 휴식을 취하면 없어지기도 한다. 병증으로서의 두통은 수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되나 대개 다음 두통이 나타날 때까지 통증이 없는 기간이 뒤따른다.군발성 두통은 주기성을 갖고 있다.이를테면 2주에서 3개월간 지속되다가 이어지는 3개월에서부터 몇년동안은 통증이 없을 수도 있다.군발기 동안 두통은 하루에 한두번 이상 발생하며,10여분에서 수시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은 발작성과 주기성이 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바쁜 날 주로 발생하며 심한 경우 하루 종일 두통을 겪기도 한다.이런 경우 전문의를 통해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깨 통증 어깨는 다른 부위에 비해 근육과 인대의 작업량이 많다.그런 만큼 나이가 들면 조직 손상이 심해지면서 염증과 통증으로 운동 범위가 줄어든다.오십세 전후에 흔히 나타나므로 ‘오십견’이라고도 한다.치료는 조직 손상 부위와 손상 및 통증 정도,운동 제약 상태에 따라 달라지나 대개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나 진통소염제,운동 등으로 낫는 경우가 많다.이런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주사제를 이용한 소염치료를 비롯,근육·신경치료를 병행한다. 목디스크나 감염,악성종양(암),근육 및 인대파열 등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병증 완화에 결정적이므로 방치하거나 자가진단을 삼가야 한다. ●허리 통증 성인의 80% 가량이 한번 이상 겪을 만큼 흔한 통증이 요통이다.만성 요통은 허리근육통(요부염좌),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척추관협착증,추간관절증,척추뼈 압박골절,디스크 수술후유증 등이 주요 원인이다. 치료방법으로는 수술을 배제한 보존적 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다.최근에는 가능한 보존적 치료를 우선하고,여기에 휴식과물리치료,진통소염제와 근육이완제 등 약물요법을 보조적으로 활용해 자연치유를 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신경·근육·인대치료를 통해 상태를 개선하기도 한다.신경압박으로 대·소변을 못보거나 하체가 마비되는 허리디스크의 경우에는 주로 수술을 통해 원인을 제거한다. 그러나 이 경우 보통 30% 정도는 수술후 통증이 재발하므로 수술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디스크 수술 후 통증이 생겼다면 썩 좋은 예후라고 볼 수 없다.이때는 신경유착 박리술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무릎 통증 근육,인대,관절 이상에 의한 무릎 통증도 의외로 많다.보통 노인들의 신경통이나 무릎 관절염이라고 부르는 퇴행성 관절염 등이 여기에 속한다.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은 무릎 염증이 원인이므로,물리치료나 진통소염제 등으로 효과가 없을 때는 관절강 내 주사요법을 이용한다.주사를 이용해 스테로이드 등 염증치료제나 관절면을 미끄럽게 해주는 연골성분을 주사한다.흔히 ‘뼈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최근들어 부작용이 부각돼 선호도가 떨어지나 적절히사용하면 부작용을 줄이면서 병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심재억기자
  • 메디칼 라운지

    ●서울아산병원 14돌 슬로건 공모 개원 14주년을 맞는 서울아산병원(병원장 박건춘)이 슬로건을 공모한다.내용은 ‘우리 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설립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 의료 수준을 갖춘 국내 최고 병원의 위상과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내용으로 10자 내외여야 한다.응모방법은 병원 홈페이지(www.amc.seoul.kr)에서 신청 양식을 다운받아 우편이나 이메일(slogan@amc.seoul.kr)로 접수를 하면 된다.당선작은 5월28일 병원 홈페이지에 발표하며 심사를 거쳐 당선작 1편에 300만원,우수작 1편에 100만원을 시상한다.(02)3010-3053∼5. ●최신 질병진단장비 ‘PET-CT' 도입 삼성서울병원(원장 이종철)이 병의 유무와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최신 진단장비인 ‘PET-CT’를 도입했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제작한 이 장비는 자기공명촬영장치(MRI)나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에 비해 진단능력이 뛰어나 질병의 조기진단과 암세포가 신체의 어느 부위까지 퍼졌는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02)3410-2620. ●해외파견 선교사 건강관리 협약 체결 연세의료원은 해외에 파견되는 한국인 선교사들의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사랑의 교회,남서울은혜 교회,온누리 교회 등 17개 교회와 협약을 체결했다.이에 따라 해외에 파견되는 17개 교회 소속 선교사와 가족 등 910명은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영동세브란스·치과대학·용인세브란스·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등에서 우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02)361-5037,6741,5780. ●고려대 안산병원장에 선임 고려대병원 소화기내과 류호상(사진) 교수가 고려대 안산병원장에 선임됐다.신임 류 원장은 소화기내과 과장과 고대 여주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해소·천식·알레르기질환 무료검사 순천향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29일 오후 2시 병원 임상교육관 지하 강의실에서 해소·천식 및 알레르기질환을 주제로 무료 검사 및 강좌를 실시한다.검사 항목은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와 폐기능검사이며 검사후 해소·천식의 원인과 진단,치료,검사결과 판정,흡입제 사용법 등에 대한 강좌를 실시한다.(02)709-9220,9287. ●11회 중외박애상 수상자로 고대 구로병원 이석현(사진) 원장이 병원협회와 중외제약이 공동제정한 제11회 중외박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시상식은 다음달 2일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열린다. ●인공디스크 치환술 완치율 90% 척추질환 전문병원인 동서병원 정형외과 척추팀(팀장 배중한)이 재발성 및 만성 디스크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시행한 결과 신경 손상의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 등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 수화·자막방송 확대 ‘소걸음’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관계당국도 장애인들이 TV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서두르고 있지만, 장애인의 편의를 높이려는 방송사들의 노력은 아직도 소걸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1TV에 한정되었던 자막방송을 2TV로 확대하기로 해 그래도 공영방송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자막이 들어가는 프로그램도 ‘월·화드라마’‘주말 연속극’‘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개그 콘서트’ 등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들이다. 또 1TV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는 24일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방송(DVS)을 KBS에선 처음 실시한다.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변화들이다. 그러나 K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4사의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아직도 미약한 편이다. 전체 프로그램의 20% 정도만 자막을 넣고,수화는 4사를 모두 합쳐 1주일 동안 200여분에 불과하다.DVS 서비스도 MBC의 ‘6㎜의 세상속으로’가 유일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그동안 장애인복지법에 규정된 대로 오후 7시에서 10시 사이의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방송과 수화방송을 해달라고 당국과 방송위원회,방송사에 끊임없이 요청해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방송을 대폭 확대할 것을 최근 방송위에 건의했고,결국 17일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 및 위성TV도 장애인 방송에 참여해야 하고,자막·수화방송과 DVS를 크게 늘려야 한다. DVS를 본격화하는 데 따른 문제점도 있다.음성다중 수신이 가능한 TV나,음성채널이 부가된 전용 수신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한국시각장애인협회 등은 “방송위원회가 후원하여 DVS수신기를 보급하고 있지만 아직은 갖고 있는 장애인이 많지 않다.”며 각계의 지원과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방송4사는 장애인의 날 특집방송을 내보내지만, 모두 단발성 이벤트다.KBS와 MBC,SBS,EBS 각각 2∼3개의 특집을 마련하고 SBS는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ARS모금 캠페인도 벌인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숨은실력 펼쳐낸 국제수준 앙상블 / 로린 마젤 지휘 서울시향·장한나 협연을 보고

    로린 마젤이 지휘한 서울시향의 13일 특별연주회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합창석까지 가득 메운 청중에게 서울시향의 이름을 다시 평가하게 만들었다.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이날 연주회의 ‘특별’한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세계 최정상의 지휘자’ 로린 마젤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가 명성에 걸맞은 호연을 보여준 것이 성공에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협연한 장한나는 스무살 나이에 걸맞지 않은 균형감각이 돋보였고,선율을 만들어가는 능력은 전해듣던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악보를 한번 보기만 하면 사진으로 찍은 듯 기억(photographic memory)한다는 마젤은 아예 보면대 없이 연주회를 이끌어갔다.그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 끝난 뒤 끝없이 이어지는 환호에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와 요한 슈트라우스의 ‘천둥과 번개’폴카,비제의 ‘파란도르’ 등 3곡의 앙코르를 선사하고 나서야 무대를떠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그동안 표출하지 못했던 서울시향의 능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마젤은 연주회가 끝난 뒤 “부분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내가 원하는 대로 즉각 고쳐갔을 만큼 매우 반응이 빠른 교향악단”이라면서 “어떤 파트는 이미 국제적인 수준에 올라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몇몇 파트가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주는 동안 일부 파트는 약점이 두드러지기도 했는데,이런 문제점이 부각된 것도 단원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마젤의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대목이었다. 서울시향에서도 연주 결과를 만족스러워했다.오병권 기획실장은 “교향악단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려면 단원들이 그런 수준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그것을 경험하고자 많은 투자가 필요했지만,높은 수준의 앙상블을 경험한 만큼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성공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으려면,단원들의 노력 못지않게 서울시와 시민들의 한 단계 높은 지원과 성원이필요하다.당장 오는 28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정기연주회부터 이날 밤의 열기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지휘 에두아르도 마투렛,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02)399-1629. 서동철기자 dcsuh@
  • 질투는 나의 힘 / 두번씩이나 애인 빼앗긴 남자가 당신이라면?

    국내 개봉에 앞서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뜬’ 국산영화에겐 말 못할 고충이 있다.‘영화제가 선호하는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 때문이다. 18일 개봉하는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제작 청년필름)은 장담컨대 ‘재미’있다.‘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문성근과 배종옥,거기에 신인 박해일이 가세해 3인 구도를 이루는 이 영화는 장르상 멜로다.한 여자와 두 남자가 삼각관계를 이룬 극의 모양새도 영락없는 멜로 틀거리.감독의 역량을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묘미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빤한 구도로 관객을 해이하게 풀어놓나 싶은 순간 허를 찌르는 돌발성.밀고 당기다 어느 한쪽으로 짝을 맞춰주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란 얘기다. 잡지사 편집장인 윤식(문성근)에게 애매한 잔소리를 듣고도 꾹 참는 원상(박해일)은 첫눈에도 적극형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그렇지만 윤식은,여자친구를 그에게 뺏긴 원상이 의도적으로 접근한 ‘목표물’.이제 원상의 복수극을 보여주겠구나 싶던 영화는 계속 딴전만 피운다. 원상은 새로 취직한 잡지사에서 만나 좋아하게 된 연상의 사진작가 성연(배종옥)까지도 윤식에게 뺏긴다.그러나 복수의 일격을 가하기는커녕 별 거부감 없이 온갖 심부름에,윤식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한다. 난감한 딴전 피우기는 끝까지 이어진다.흥미로운 것은,원상의 엉뚱한 대응자세가 어중간한 반전장치보다 드라마를 한결 더 맛깔나게 살려낸다는 점이다.복수도 못하고 그렇다고 깨끗이 용서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원상의 모습은,‘사랑만이 구원’이라고 매달리는 세상의 로맨스를 값싼 낭만이라며 오히려 코웃음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진다.영화가 주목한 것은 질투라는 감정의 본질이 아니라,서로 다른 저마다의 ‘삶의 방식’이다.윤식을 힐금힐금 훔쳐보는 원상의 불안한 시선을 통해 질투가 묘사되는데,그것은 허약한 한 인간을 움직이는 삶의 작은 동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나 절대선이 없다고 세상을 위로하고 싶은 걸까.주인공들이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묘사하는 데도 영화는 무척 관용적이다.예컨대 바람둥이 유부남 윤식.상대방을 배려하는 대사를 지나가듯 툭툭 던지는 가운데 그의 속물근성은 봄눈 녹듯 용서가 되곤 한다. 주인공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가진 자를 선망하며 현실에 승복하다가도 문득문득 싸늘한 경계의 눈을 치뜨는 박해일의 내면연기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
  • 통영국제음악제 절반의 성공?

    통영 시민문화회관 대극장은 지난 2일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통영국제음악제 피날레 공연 이후 굳게 잠겨 있다.이달에 예정된 행사라고는 25일 명사초청 시민강연회와 30일 통일안보정세보고회뿐이다. 실내악 위주의 ‘나이트 스튜디오’가 열렸던 소극장도 마찬가지다.음악제 이후 4월의 유일한 ‘문화행사’는 12일 동네 무용학원의 정기발표회뿐이다.나머지는 민방위교육과 바르게살기운동 회원 결의대회 등으로 채워진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린 9일 동안 이 남해안의 작은 도시는 대한민국의 모든 문화애호가가 한번쯤 찾고픈 꿈의 도시로 탈바꿈했던 것이 사실이다.지난 2000년 ‘윤이상음악제’로 출발한 지 불과 4년 만에 국제음악제가 뿌리를 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려도 성급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중앙’에서 보면 그렇다.중앙의 문화애호가들은 중앙음악인들이 만든 음악제가 주는 의미가 컸을 것이다.그렇지만 통영 주민과 지역 문화의 시각으로도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다.중앙의 음악인들은 통영시가 예산의 1%에 해당하는 10억원을 국제음악제에 지원한 데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통영을 세계적인 음악도시로 만드는 데 시가 팔을 걷어붙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보자면 통영시가 한 해 문화예산의 대부분을 단발성 행사에 쏟아부은 것뿐이다.외지인들은 9일 동안의 화려한 행사에 만족했겠지만,나머지 356일 동안 통영시민들은 ‘문화없는 도시’에 살게되는 것을 뜻한다.음악제 이후 시민문화회관의 프로그램은 이런 걱정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통영국제음악제측은 시민문화회관과 별도의 ‘윤이상 기념 콘서트홀’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건설비 전액을 국비에서 부담할 것을 요구한 데서 물러나,상당 부분을 후원회에서 충당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그러나 아직도 150억원 정도는 경남도에서 부담해주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 6일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문화예술인 100여명이 모임을 만들어 “오페라 극장을 짓지 말라.”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한 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고양시 문화인들은 현재 완공단계에 있는 1500석과 500석짜리 문예회관의 프로그램을 채울 수 있는 계획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주민들과는 전혀 상의하지 않고 또 다른 오페라 극장과 대·소극장이 포함된 문화센터를 새로 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통영은 관광도시인 만큼 고양시와 다르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번 국제음악제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주민후원회 ‘황금파도’ 회원 1500여명의 상당수가 통영의 중소상인들이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이들은 며칠에 불과한 음악제 기간 동안의 ‘대박’보다는 꾸준한 호황을 바란다.불과 9일 동안 공연하는 ‘윤이상 기념 콘서트홀'을 짓는 데 들어갈 7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면 일년 내내 전국의 문화애호가를 불러들일 문화적 기반과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종자돈이 될 수 있다. 통영국제음악제가 당장 내년부터라도 지역 문화의 시각을 반영하지 않는다면,머지않은 장래에 지역 주민이 외면하는 중앙음악인만의 축제가 될 수도 있음을알아야 한다. 서동철기자 dcsuh@
  • 봄꽃의 시샘 화분증/ 살랑 살랑 봄바람 꽃가루病 조심하세요

    꽃가루병으로 불리는 화분증(pollenosis)은 봄꽃의 시샘 같은 것이다.꽃에서 퍼져 나온 꽃가루가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꽃가루는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에게 콧물과 재채기,피로감 등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일으키는가 하면 결막염과 천식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화분증의 정체와 치료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화분증이란 기관지를 통해 흡입된 꽃가루는 체내에서 ‘특이면역 글로블린-E’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런 상태에서 다시 같은 종류의 꽃가루를 흡입할 경우 이 꽃가루가 면역세포에 붙어 있던 ‘특이면역 글로블린-E’와 결합,히스타민을 비롯한 여러 화학성 매개물질들을 분비한다.바로 이 화학성 매개물질들이 코의 점막이나 눈,기관지를 자극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천식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오염토양서 자란 잡초류에 원인균 해로운 꽃가루는 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충매화보다는 바람에 의해 수정하는 풍매화에 많다.그러나 이런 꽃가루는 우리가 생각하는 꽃가루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실제로 봄철에솜털 같은 꽃씨를 날리는 ‘이태리포플러’는 알레르기 항원성이 거의 없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은 이보다 훨씬 미세한 꽃가루를 날려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대개의 알레르기 발생 식물들은 주택가나 도로변,하천가 등지에 분포돼 있어 사람들이 원인 꽃가루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특히 이 식물들은 개발 등으로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오염된 토양에 많이 서식하는 잡초류로,매우 강한 알레르기 유발성이 있다.우리에게 환경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3~5월, 8~9월 꽃가루 가장 많다 대기중의 꽃가루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분포가 다르다.우리 나라의 경우 봄에는 나무 꽃가루,초여름∼초가을 사이에는 나무와 풀 꽃가루,늦여름∼가을 사이에는 잡초 꽃가루가 많다.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 화분역학조사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서는 3∼5월,8∼9월이 가장 꽃가루가 많은 시기로 조사됐다. 수종별로는 오리나무가 가장 먼저 꽃가루를 날린다.2월 말에 시작돼 3월 말까지가 절정이다.서울의 북한산,우면산,청계산 인근에 많이 서식한다. 소나무는 화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나 항원성이 낮아 거의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이밖에 봄에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자작나무,포플러,버드나무,참나무 등이다.남부지방에서는 삼나무 꽃가루도 많다.가을에는 돼지풀,쑥,환삼덩굴 등의 잡초가 주로 꽃가루를 날리는데, 이런 식물들은 한강변에 많다. ●피부에 시약 떨어뜨려 쉽게 진단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말간 콧물을 흘리거나 재채기,가려움증,눈병,천식 증상을 보이면 화분증을 의심한다.특히 공중 화분은 오전 9시를 전후해 많이 날려 주로 아침에 증상이 심하다. 화분증은 혈액이나 분비물에서 ‘특이면역 글로블린-E’를 측정하거나,피부에 시약을 떨어뜨린 뒤 바늘로 자극을 줘 반응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쉽게 진단한다.드물게는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흡입시켜 증상을 살피기도 한다. ●치료 및 예방 가장 바람직한 예방법은 꽃가루를 피하는 것이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따라서 개인별 알레르기 특성을 파악해 해당 꽃가루가 많을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옷을 턴 뒤 집안으로 들어온다.특히 바람이 강한 맑은 날에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말고 침구류도 밖에 널어 말리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이용해 환기를 시키거나 전자침전기가 장착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면 꽃가루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를 받기도 한다.치료약으로는 세티리진,로라타딘 등이 사용되며 때로는 국소용 항히스타민제나 크로몰린제,스테로이드 같은 항알레르기 약제를 이용하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원인이 되는 꽃가루 항원을 단계적으로 주사해 면역성을 길러 주는 면역주사 요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도움말 강동성심병원 소아과 이혜란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 MBC드라마 ‘위풍당당‘로 2년만에 컴백한 배두나

    깡마른 팔다리,퉁방울 눈에 조그만 얼굴,말하는 순간순간 바뀌는 얼굴 표정.12일부터 방영된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연출 김진만,극본 배유미)로 2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두나(24)는 만화 속 캐릭터처럼 깜찍했다. “음…,친구들도 그런 말들을 해요.영화 등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어딘가 비현실적이라고요.그것은 어떻게 보면 장점 아닐까요.연기생활 4년 만에 자기 색깔을 만들었다는 얘기잖아요.” 이번에 맡은 은희 역도 기획단계에서부터 배두나를 염두에 둔 만화 같은 캐릭터.첫 장면부터 컴퓨터 그래픽으로 바람에 콧물을 휘날리며 등장하는가 하면,달리는 버스를 따라잡고 공중제비를 하기도 한다.중졸의 미혼모 은희는 아기를 포대기에 업고 다니며 억척스럽게 일과 사랑을 모두 노린다. “영화 ‘굳세어라,금순아’와 좀 비슷하죠? 사실 이미지가 고정될까봐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어요.” 그러나 배두나는 “은희가 금순이보다 훨씬 단순·무식·과격한 캐릭터”라면서 “감독님께 너무 망가뜨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고 귀띔한다. 재벌가 사생아인 은희는 경상도 시골 가정에서 자란다.언니 금희(김유미)는 출생을 숨겨 재벌가 손녀 자리를 가로채고,은희는 서울로 올라와 요구르트 아줌마,회사 경리 등으로 전전하며 사장 서인우(신성우)와 티격태격 사랑을 만들어간다. 배두나는 ‘공인 커플’인 배우 신하균과의 관계를 묻자 한참을 고민하다 말을 꺼낸다.“생각만큼 좋지는 않아요.‘배두나’하면 일단 ‘신하균’이 떠오르는 식으로 상대방의 이미지를 규정해 버리잖아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래도 신하균은 연기에 관한 한 완벽주의자”라고 연인 자랑을 잊지 않는다. 올 상반기에 지하철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 ‘튜브’와 로맨스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를 통해 스크린에서도 배두나를 만날 수 있다.드라마가 끝나면 연출가 박근형이 준비하는 연극무대에도 도전한다. “어머니(연극배우 김화영)의 연기를 항상 동경해왔습니다.대사와 발성을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각오로 임하겠어요.” 배두나는 “서른 살까지는 지금의 색깔을 바꾸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미지를가꿔나갈 생각”이라면서 “그동안 쌓아온 매력을 총결산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술상무’도 산재 보상...간질환 7종 업무상재해 인정

    이른바 ‘술상무’ 역할을 하는 등 업무상 과다한 음주를 해 알코올성 간질환에 걸린 근로자도 산재보험 처리를 받는다.또 근로복지공단이 인정한 전문교육과정을 이수한 간병인은 간병료에 있어서 우대를 받는다. 노동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산재보험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올 하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그동안 발병 원인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힘들어 사실상 산재보상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간질환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게 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신설된 간질환은 독성간염,급성간염,전격성간염,간농양,만성간염,간경변증,원발성간암 등 7종이다. 이에 따라 작업환경에서 유해물질에 노출 또는 중독돼 발생한 간질환은 물론 바이러스,세균 등 병원체에 감염돼 생긴 간질환 등이 직업병으로 인정된다.업무상 사고나 질병의 치료과정에서 기존 간질환이 자연경과 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경우와 바이러스성 간질환을 지닌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해 다른 간염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회사 업무상 술을 많이 마셔 발생한 알코올성 간질환도 업무상 질병에 포함된다.그러나 개인적 사유로 인한 상습적 과음에 따른 알코올성 간질환은 업무상 질병에서 제외된다.노동부 이상진 산재보험과장은 “그동안 간질환에 대한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 없어 근로자들이 일일이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서 “지난 99년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간질환과 관련된 행정소송에서의 패소율이 64%에 이르는 등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생겨났다.”고 말했다.개정안은 또 화상,한진,피부염 등 직업성 피부질환과 염화비닐,타르,망간,수은 등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질병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진폐증 합병증의 범위에 미코박테리아 감염을 추가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시험대 오른 서울시향...세계적 음악감독 마젤 초청 새달13일 특별연주회

    “엄청난 성공도 좋고,비참한 실패도 좋다.그러나 실패도 성공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가 나온다면 서울시향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로린 마젤을 초청하여 새달 갖는 서울시교향악단의 특별연주회를 기다리는 음악계의 목소리다. 이명박 시장의 ‘특별지시’로 기획된 연주회인 만큼 성공한다면 과감한 투자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이 시장은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키우라.”면서 올해 10억원을 특별지원했다.연주회가 성공하면 시향이 염원하는 음악성과 교향악단 트레이닝 능력을 동시에 갖춘 세계 수준의 상임지휘자를 초청할 수 있는 여건이 제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연주회가 실패한다면 서울시향의 개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세계 최정상의 지휘자에,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첼리스트 장한나를 협연자로 내세웠는데도 실패했다면,원인을 내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따라서 개혁이 이루어진다면,단원들의 세대교체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번 연주회는 화려한 외형만큼이나 논란도 적지않았다.세계적인 지휘자의 단발성 음악회가 얼마나 서울시향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었다. 특별지원금의 절반 가까이나 연주회에 쏟아부었지만,티켓 값도 최고 15만원이나 한다.음악팬들은 “서울시향이 로린 마젤을 불러 장사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하지만,전석이 매진돼도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한다. 이 시장도 “초대권을 뿌리지 말라.내가 갈 티켓은 내가 구입하겠다.”고 선언했다.적재적소에 지원하느냐는 문제일 수 있지만,시장의 ‘지원의지’만큼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음악계 인사는 “서울시가 지원할 뜻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런 의지를 실질적인 지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젤의 특별연주회는 4월13일 오후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마젤은 10일 입국하여 11·12일 각각 오전·오후에 걸쳐 리허설을 갖는다.이에 앞서 마젤이 지정하는 트레이닝 지휘자가 8∼9일 3일 동안 서울시향의 연습을 이끈다. 레퍼토리는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환상서곡과 장한나가 협연하는 같은 작곡가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다.(02)399-1630. 서동철기자 dcsuh@
  • SD램 퇴장 - 플래시메모리 판매급증, 반도체시장 ‘비주류’ 득세

    영원한 주류(主流)는 없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류’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얼마전까지 ‘비주류’ 취급받던 품목들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주류로 득세하는 형국이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컨버전스(융합)의 확산으로 다양한 디지털 복합기기가 잇따라 선보이고,반면 PC 시장은 정체 상태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올 100억달러 규모로 커질듯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품목은 플래시메모리다.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없어도 기억시킨 내용을 그대로 보관할 수 있는 ‘불휘발성’을 특징으로 하는 반도체로 크기가 작고,소비전력도 적어 기억매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주로 휴대전화와 캠코더,디지털카메라,셋톱박스,게임기 등과 디지털기기의 휴대용 기억매체로 사용된다. 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플래시메모리는 지난해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273억달러)의 28% 규모인 77억달러가 거래됐다.올해는 10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시장점유율은 인텔,삼성전자,도시바,AMD 등의 순이다. 이처럼 플래시메모리가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각 업체가 사업의 ‘활로’를 여기서 찾고 있다.플래시메모리 생산 비중이 전체 메모리반도체의 20%대인 삼성전자는 올해 생산라인을 한개 더 증설해 3개 라인을 가동하고,강점을 갖고 있는 데이터저장형(NAND) 제품을 무기로 시장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반면 생산비중이 낮은 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은 플래시메모리 비중이 4∼5%에 불과,최근 D램값의 폭락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SD램 30%대 하락 전망 PC의 범용 메모리제품의 ‘상징’이었던 SD램은 급속히 퇴조하는 추세다.속도가 두배나 빠른 DDR(더블데이터레이트) D램의 등장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분석된다.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0%대에서 올해는 30%대로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DDR D램은 낮은 가격대를 무기로 PC와 게임기,서버,워크스테이션 등의 범용 메모리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열린세상] 개혁, 그 짝사랑

    요즘 나는 새로운 증상이 생겼다.개혁의 ‘개’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이상박동하는 게 그것이다.소위 보수정서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개혁대상으로 몰리는 것 같아 어리둥절할 뿐이다.혹시 인터넷이라도 뒤져보면 이런 기분은 더하다.여기서는 아예 미국의 주구로,수구꼴통으로 낙인찍혀져 있다. 우리나라의 보수진보의 이분법은 단순하여,대략 어떤 정치세력을 지지하느냐의 여부로 판가름되는 경향이 있지만,그러나 나는 보수라 해서 반드시 반개혁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오해라고 생각한다.우리사회의 갈 길은 아직 멀다.현실에 눈을 감지 않은 이상 개혁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개혁의 당위론이 등장하는 소이이다.문제는 개혁의 방법과 방향이다. 조광조의 실험은 실패와 성공의 이중적 의미에서 반면교사가 될 만하다.제아무리 훌륭한 뜻과 왕이라는 막강한 정치세력의 후원을 업고 있었어도 현량과를 통해 결집된 좁은 인재군들의 지나치게 편협하고 성급한 개혁드라이브가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점은 잘 연구되어 있다.이런 면에서 개혁의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일단 조광조의 꿈인 도학정치의 이상이 그의 사후 제자들에 의해 화려하게 꽃피었다는 점에서는 완연히 성공한 개혁이라 할 수 있다.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 대목이다.조선후기에 만개했던 도학정치의 이상이 과연 지고지선의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이 얼마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바람직하게 부합되었으며 후손에게 긍정적인 유산으로 작용하였을까.나는 여기에 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오히려 공리공론에 빠져 사회의 역동성을 억압하고,유례없는 성·신분차별은 물론이고,후에 멸망에까지 이르는 모순과 질곡의 원인이 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성공한 개혁도 역사의 눈으로 보면 완벽한 실패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이런 면에서 개혁의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정부는 개혁을 외치기에 앞서 최소한의 밑그림이라도 보여줄 의무가 있다.자신들이 말하는 개혁에 대하여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그런 이유로 떨떠름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바로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 것이 아니라,그들을 안심시키고,동반자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간간이 드러난 사실에 의하면 새정부는 어느 정권보다도 분배에 신경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잘 알아서 하리라고 생각되지만,자유와 평등간의 이념대립은 어느 정도 결말을 본 문제이다.굳이 로버트 노직의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평등이라는 일시적 균형상태는 성실,태만 등 개인적 성향의 차이나 제도의 불완전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별로 흐르게 되어 있고,결국 평균적 정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국가의 무한한 간섭이 무한한 독재를 낳는다는 것은 20세기 공산주의 실험이 여실히 보여준 바와 같다.그러므로 하이에크나 프리드먼은 최소정부가 최선의 정부라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였던 것이다. 현대국가의 요체는 ‘…로부터의 자유’로 표현되는 소극적 자유에 있거니와,평등을 강조하면서 부지불식간에 빠져들지 모르는 간섭주의적 경향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국가의 간섭도 조심해야 하지만 정권에 영향력이 있는사람들의 간섭도 경계해야 한다.최근 새정부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일부 사람들이 특정신문을 보라,보지마라 하고 나선 행동은 우려되는 현상이다.자신의 생각이나 취향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문제다.어떤 이념도 자유에 기초하지 않는 것은 사회의 활력과 창의,자발성에 질곡으로 작용할 뿐이다. 김 형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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