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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나도 특성화고 출신… 고졸 일자리 많이 생겨야”

    MB “나도 특성화고 출신… 고졸 일자리 많이 생겨야”

    “나도 특성화고 출신이다. 우리 사회가 독일 등 선진국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도록 많은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사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은행권의 고졸자 채용이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최근 기업은행이 공개채용한 특성화고 출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10~20년을 일하다 보면 학력이 문제가 되겠느냐.”면서 “자기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분) 선배 중에는 행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행에서 특성화고생들을 뽑아 반가웠다. 신문 보니까 다른 데도 많이 뽑더라. 좋은 현상”이라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학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 전에 중앙대학을 가봤는데 이제는 야간대학이 아니라 야간에 수업을 하고 졸업은 똑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선배들 숫자가 많지 않으니까 여러분들이 모범적으로 잘해야 다른 은행이나 대기업들도 (특성화고 출신을) 더 많이 뽑을 것”이라면서 “들어올 때 생각을 끝까지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특성화고와 기업을 연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금년부터 특성화고를 나와서 직장 갈 학생들의 등록금을 면제하고 있다.”면서 “학교 커리큘럼이나 시설을 바꿔주고 여러 지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상고 출신으로 일당 노동자로 일했던 경험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상고 출신으로 당시 내 소원은 월급의 많고 적고는 생각도 안 하고 월급이 제대로 나오고 눈 뜨면 일하러 갈 수 있는 것이었다.”면서 “말로만 나라 사랑을 하는 게 아니고 이 시대의 애국자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주무시기 전에는 뭐 하시냐.”는 한 신입행원의 돌발성 질문에 이 대통령은 “나는 늦게 자는 편이다. 낮에 바쁘니까 밤에는 보고 싶은 책 보고 음악 듣고…나는 클래식(classic)파”라면서 “편안히 잔다. 그 외에는 사생활 비밀”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광고 모델들의 ‘두 얼굴’

    광고 모델들의 ‘두 얼굴’

    광고주와 연예기획사 간의 갑을 관계 역전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광고물량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은 패션업계에서는 특히 ‘슈퍼 갑’으로 통하는 게 연예기획사이다. 얼마 전 한 액세서리 업체와 화보 촬영을 진행한 걸그룹의 인기 멤버는 촬영장에서 “못하겠다.”며 심하게 까탈을 부렸다. 가을·겨울을 겨냥해 내놓은 가방, 팔찌, 모자, 목도리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예쁜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컨셉트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짜증을 부렸던 것. 광고대행사는 아이돌 모델이 중도작파하고 촬영장을 떠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정작 사달은 촬영이 끝난 뒤에 벌어졌다. 촬영장에서는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 소지를 금지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보정 전 사진이 언론에 유출된 것이다. 기획사 측에서는 “소송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광고대행사는 이 사진을 인터넷에서 없애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스타마케팅 의존도가 높은 패션업계는 인기 아이돌 모델을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써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해외 사업을 하는 패션이나 화장품 브랜드는 한류 모델 기용이 필수다. 기존의 지명도 있는 배우 등은 너무 이미지가 소모되어 화제를 낳으려면 아이돌 모델이 제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연예기획사는 “사진을 뽀샤시하게(뽀얗고 예쁘게) 보정해라.” “단발성 촬영은 안 되고 최소 6개월 이상 전속 모델로 해야 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 모두를 모델로 써야 한다.” 등 온갖 조건을 내건다. 제품 발표회 장에서 거액의 몸값을 주고 기용한 아이돌이 제대로 인사말을 못 하거나 제품의 특징을 전혀 파악하지 못해 광고주를 울리는 일도 다반사다. 이에 비해 최근 한 청바지 브랜드의 광고 모델을 맡은 배우 한채영은 화보 촬영 날짜를 조정해 신제품 발표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밝혀와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촬영장에서도 깔끔한 매너로 광고 사진을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패션계의 유명인 또는 스타 마케팅은 가장 효과 높은 광고기법이자 유서 깊은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아이돌이 스캔들 하나에 소리없이 사라지듯 애써 만든 브랜드 하나가 잘못된 광고 모델 기용으로 망가질 수도 있다. 문화마케팅업체 위드컬처의 백연주 팀장은 “화장품, 패션, 액세서리 등의 모델이 여배우에서 아이돌로 교체되면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이 있다.”면서 “아이돌도 인생 경험이 짧다 보니 브랜드 철학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소속사 입김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도 아이돌 모델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가직 9급 면접 D-47… 합격 노하우는

    국가직 9급 면접 D-47… 합격 노하우는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등 공무원 선발 시험 중 선발 규모가 가장 큰 9급 공채 전형이 지난 6월 서울시를 마지막으로 필기시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시험별 필기 합격자도 모두 발표 나면서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일찌감치 2012년 공채 준비에 들어갔고, 필기 합격자들은 합격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2차 면접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cafe.daum.net/9glade) 등에는 면접 스터디를 찾는 글과 면접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단연 면접의 공정성이다. 면접 점수와 관계없이 결국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합격자가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 주된 관심사다. 이에 대해 채용 시험 주관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100% 블라인드 면접”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면접 위원은 중앙 부처 공무원 중 신임 주무관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복수의 실무자를 추천받아 선정한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수험생 정보는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사진과 이름, 수험번호뿐이다. 나이와 학력, 필기시험 성적 등 신원 확인과 관계없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행안부 관계자는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다 보면 수험생의 나이조차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많이 성숙해 보이는 일부 수험생들은 고령자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나이를 말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기 생각 논리적으로 말하기 관건” 일부 수험생들이 걱정하는 과태료, 벌금 등의 납부 내역 역시 면접 위원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행안부 채용 관계자는 “면접에서는 공직 적합성 및 조직 융화 가능성 등을 평가할 뿐 범죄 사실 등 임용 결격사유는 최종합격자 결정 이후 임용 단계에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따라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으로 정하고 있다. 벌금형과 구류, 기소유예, 신용불량, 군 복무 중 영창 등은 임용 결격사유가 아니며 채용과 임용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은 조회하지 않는다. 국가직 9급 면접시험(8월 30일~9월 3일 시행)까지는 47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 서형준 남부행정고시학원 면접 전임 강사는 “무턱대고 시사 상식 등 면접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공부하기보다는 출제 경향을 분석해 제대로 된 공부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강사는 “지난해 국가직 9급 면접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공직관 검정을 봉사와 헌신 경험 등을 비롯해 폭넓은 질문을 통해 평가하고 있다.”면서 “갈등 상황 속에서 문제 해결 능력과 윤리·준법의식 등의 검증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관 검정은 면접 평정요소 중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공익에 대한 봉사·헌신, 윤리·준법의식, 역사의식, 헌법 정신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봉사·헌신에 관해서는 봉사활동이나 남을 도운 경험의 질을 중요시한다. 서 강사는 “공직관 검정에서는 진정성과 자발성, 지속성 여부가 관건이며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되 겸손의 미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인당 약 25분 정도로 진행되는 면접 전형은 질문의 70~80%가 사전조사서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사전조사서 작성이 중요하다. 지난 4년간 사전조사서는 ▲자발적으로 남을 돕거나 사회 또는 집단을 위해 헌신한 경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를 냈거나, 남과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 ▲단체 내에서 구성원의 의사를 수용했거나, 상대방의 의사를 수용해 과제를 수행한 경험 등을 물었다. ●출제경향 분석해 방향 먼저 잡아야 사전조사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 외에 개별 면접은 면접위원의 돌발 질문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개별 면접을 가장 힘들어한다. 정형화된 틀이 없고, 면접위원에 따라 다양한 질문이 쏟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면접에서는 사회적으로 판단의 논란이 있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국정 철학과 주요 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공직 이해도와 직무 적합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시행하는 면접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인재상이 아니다.”며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홍준표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 회의장 뛰쳐나가

    홍준표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 회의장 뛰쳐나가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번에는 공천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홍준표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공천이 정책보다 앞서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이고 국민 신뢰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기득권 포기’ 선언이 이어지자 공천이 갖는 휘발성을 의식해 ‘언급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100% 공감한다.”면서 “공천 이야기가 나오면 블랙홀이 돼 (정치 현안이) 다 빨려들어 간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나경원 최고위원은 “완전국민경선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법안을 다룰) 8월 국회를 감안하면 7월 말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경필 최고위원 역시 “공천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7~8월에는 공천 기준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일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당직 인선 문제로 고성이 오고 갔다.  홍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정권 의원 카드를 재차 제시했고,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은 “캠프 출신 인사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홍 대표는 표결 처리를 강행하려 했으나, 최고위원들의 침묵에 12일 다시 논의하기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무총장에 중립 성향의 권영세·김성조 의원을, 제1사무부총장에 김 의원을 임명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홍 대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져 “당 대표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는 홍 대표의 목소리가 회의장 밖에까지 흘러나왔다. 급기야 홍 대표는 회의 도중 얼굴을 붉히며 회의장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WHO&WHAT] 인류 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 승자는?

    [WHO&WHAT] 인류 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 승자는?

    “당신이 상상하는 최고의 행운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면 상당수가 ‘로또 당첨’을 얘기할 것이다. 1등 대박을 꿈꾸며 그렸던 수많은 ‘불가능’이 실제 눈앞에서 현실화하는 것. 그걸 보는 기분은 정말이지 어떤 것일까. 여기 로또보다 더 기막힌 행운의 주인공들이 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불운이 겹치는 ‘머피의 법칙’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경험한 우연과 행운은 ‘돈’뿐 아니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명예’까지 함께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역사는 이들을 행운아로 기록하지 않는다.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가’ 또는 ‘과학자’, ‘고고학자’로만 기억할 뿐이다. 이번 주 서울신문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행운아를 뽑는 오디션을 개최했다. 심사위원은 샐리 앨브라이트가 맡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에게는 유리한 일만 생긴다고 자신하는 그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멕 라이언 분)이자 ‘샐리의 법칙’을 탄생시킨 룰세터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은 자기들이 경험한,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 믿기 힘들었던 행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세렌디피티’(우연한 행운)의 대명사가 된 그들의 얘기와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먼 코엘이나 ‘위대한 탄생’의 방시혁에 버금가는 샐리의 독설이 이어졌다. 샐리 : 무려 22년 만에(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1989년에 개봉), 그것도 이렇게 화려한 무대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돼 정말 영광입니다. 도대체 어떤 행운을 경험한 분들이 등장하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첫번째 참가자 모시겠습니다.  (객석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샐리 : 으악! 할아버지. 이렇게 발가벗고 나오시면 어떡해요. 아르키메데스 : 허허. 설정이 좀 과했나. 나름대로 그 시절 분위기를 살려본 건데…. 난 인류 최초의 스트리킹 기록 보유자. 아니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자 화학자이자… 뭐 암튼 과학자이자 철학가인 아르키메데스라고 하네만. ‘유레카’(Eureka)라는 신조어도 내가 만들었는데. 샐리 : 아. 역사책인지 과학책인지 들은 것 같긴 하네요. 근데 설마 스트리킹이 할아버지의 행운은 아니겠죠? 아르키메데스 : 뭐, 다들 아는 얘기라고 생각해서 스트리킹을 콘셉트로 잡아봤는데 아가씨 좀 무식한 거 아닌가. 실망인걸. 입 아픈 얘기를 또 하자면, 난 기원전 3세기 시라큐스의 목욕탕에서 인류사를 바꿀 발견을 했지. 친구이자 친척인 히에로 왕이 순금 왕관을 만들도록 세공사한테 시켰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딴 걸 섞었을 것 같았단 말이지. 그래서 나한테 그걸 조사해 달라고 하는데, 무게가 같으니까 알아낼 방법이 없었거든. 나라고 별 수 있나. 머리만 싸매고 있다가 목욕탕에 갔는데, 욕조에 몸을 담그는 만큼 물이 넘치는 걸 발견했지. 그 순간 난 벌거벗은 채로 미친 듯이 집으로 뛰어가면서 ‘유레카’를 외쳤지. 어라. 그게 무슨 발견인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금, 은, 동은 밀도가 다 다르잖아? 그럼 같은 무게가 됐을 경우에 부피가 달라지거든. 결국 금에 다른 걸 섞으면 무게가 같아도 넘치는 물의 부피는 달라지지. 이게 바로 ‘아르키메데스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위대한 인류의 성과야. 샐리 : 아. 말씀하시는 동안 뒷조사를 좀 했는데요. 이 오디션의 가장 큰 평가요소가 ‘행운’과 ‘우연’인 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할아버지는 모래 위에 기하학 문제를 풀다가 로마 병사가 그걸 밟았다고 화내다가 세상을 뜨셨다면서요? 죄송하지만, ‘가장 어이없는 죽음’ 오디션에 나가시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것 같네요. 다음 참가자 나오세요. 단체 참가자군요. 양취위안 : 저희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온 농부들입니다. 이름은 양씨인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니고. 음…. 샐리 : 오디션 무대가 낯설다는 건 이해합니다. 그래도 뒷 참가자들을 위해서 좀 더 간략하고, 빠르게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취위안 : 예. 1974년의 일인데요, 우리는 시안의 리산(驪山)에서 우물을 파고 있었습니다. 아주 가뭄이 심한 해였거든요. 알다시피 농사꾼이 제일 무서운 게 가뭄이잖아요. 그래서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관리까지 와서 우리더러 우물을 파라고 막노동을 시키고 있었어요. 밑으로 4m쯤까지 바닥을 팠는데 갑자기 흙으로 만든 사람이 나오더라고요. 솔직히 벌 받을까봐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감독관이 계속 파라 그래서 파다보니 사람이 자꾸 나오고 길도 나오고 그랬죠. 샐리 : 그게 뭐였죠? 양취위안 : 그게 진시황제의 병마용이었어요. 한 2000년쯤 됐다고 하대요. 아직도 다 못 팠어요. 어림짐작으로 넓이가 55㎢쯤 된다더라고요. 샐리 : (짝짝짝) 참 대단한 발견들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돈은 좀 버셨나요? 양취위안 : 아뇨.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국가이다보니 별다른 보상은 받지 못했어요. 다시 농부로 돌아갔죠. 다만 시안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후손들이 지금은 덕을 좀 보고 있어요. 샐리 : 아, 안타깝습니다. 돈과 명예를 얻고 끝이 좋아야한다는 오디션의 취지에는 적합하지 않네요. 그리고 사실 고고학적인 발견에서 ‘농부’나 ‘우물파기’는 너무 식상한 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도 농부가 우물을 파다가 나왔고, 성경해석의 열쇠였던 ‘사해(死海)문서’도 양치기 소년들이 동굴찾기를 하다 발견했거든요. 조심해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다음 참가자는… 커플, 아니 파트너시군요. 아르노 펜지어스 : 안녕하세요. 전 아르노 펜지어스이고 이 친구는 로버트 윌슨입니다. 저희는 과학자이긴 한데, 사실 하는 일은 거의 안테나 개발자에 가까웠죠. 통신위성을 쏘고 나면 거기에서 나오는 전파를 잡는 전파 안테나를 만들었거든요. 1964년에 미국 뉴저지의 벨연구소에 있을 때 자꾸 잡음이 잡히더라구요. 그래서 안테나 위에 비둘기도 쫓아내고, 새똥도 치우고 별짓을 다했는데도 해결이 안 됐어요. 둘이서 계속 머리를 맞댄 끝에 그게 뭔지 알아냈습니다. 샐리 : 뭐였는데요? 펜지어스 : 그게 바로 150억년 전에 우주대폭발 ‘빅뱅’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였습니다. 안테나를 고치다가 우주 탄생의 증거를 찾은 거죠. 그 덕에 노벨상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인생이 활짝 핀 거죠. 그 일이 없었으면 아직까지 어느 동네에서 안테나나 만들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샐리 : 흥미롭긴 한데, 개념이 너무 어려워서 솔직히 마음에 와 닿지는 않네요. 거기다 빅뱅은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잖아요. 오늘 참가자 중 유일하게 두 분만 생존해 계신 분들이니, 다음 기회에 다시 오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분 나오세요. 알프레드 노벨 : 난 앞에 나온 친구들이 받은 그 상을 만든 사람이오. 그 상 받는 게 평생의 소원인 사람들이 전 세계에 몇 억명은 될 걸. 샐리 : 아. 폭탄 제조의 1인자시군요. 근데 ‘우연’이나 ‘행운’과 어떤 관계가. 노벨 : 먼저 1800년대 중반에 제일 많이 연구됐던 폭탄이 니트로글리세린이었다는 사실부터 말해야겠군. 근데 이게 너무 불안정해서 활용이 쉽지 않았지. 맨날 터지고 사고 나고. 한번은 내 공장이 폭발하면서 동생도 죽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도 돌아가셨어. 그래서 난 결심했지. 원활한 철도공사를 위해 더 안전하고 강력한 폭탄을 만들겠다고. 그러던 중에 실험실에서 유리조각에 손가락을 베였고, 당시 치료약으로 쓰이던 콜로디온을 발랐어. 근데 그 끈적끈적한 콜로디온을 활용하면 폭약 제조가 좀 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 그 결과 ‘폭발성 젤라틴’을 만들어냈지. 또 니트로글리세린 용기가 부식돼 새어나와 흙에 스며든 것을 보고는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지. 샐리 : 둘 다 우연이자 행운이다, 이 얘기이신 것 같은데요. 살아계실 땐 항상 발명품들이 ‘우연’이라는 것을 부인하셨죠? 오디션 욕심은 알겠지만, 좀 모순이네요. 노벨상을 만들어서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신 점은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평생 고독하게 사셨고 수학자를 싫어해서 노벨상에 수학을 빼셨다는 얘기도 있던데. 노벨 : (묵묵부답) 샐리 : 암튼 만나봬서 영광이었습니다. 다음 분 나오시죠. 찰스 굿이어 : 전 미국의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굿이어입니다. 저 때만 해도 고무는 계륵이었어요. 매력적인 재료이기는 한데 모양 변형이 쉽지 않았고 온도가 높아지면 굳어버리거나 부서져 버렸죠. 전 평생 이 일에 매달리면서 여러가지 물질을 섞어봤어요. 그러다가. 샐리 : 잠깐만요, 굿이어씨. 혹시 어디에 실수로 뭘 떨어뜨렸는데 그게 고무를 유용하게 만들어줬다. 뭐 그런 류의 얘기는 아니겠죠? 그러면 좀 전에 노벨씨 얘기와 너무 비슷해서 실망할 것 같은데요. 굿이어 : 그… 그게, 실은 유황을 실수로 고무랑 섞었는데, 녹지 않는 성질을 발견해서. 샐리 : 아. 됐습니다. 별로 창의적인 얘기는 아니군요.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들어가는 굿이어 뒤에 대고) 근데 방금 그 굿이어씨 이름이 ‘굿이어 타이어’의 굿이어랑 같은 건가요? 흠~ 자 그럼 마지막 참가자 나오세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왜 내가 여기 나왔는지 잘 모르겠데. 난 평생 철저한 철학 속에서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내가 우연을 논하는 자리에 서다니 영문을 알 수 없군. 샐리 : 아. 특별초대 손님 괴테님이시군요. 물론 파우스트 같은 문학적 성과나 철학적 성과를 우연이나 행운으로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저희가 오늘 모신 것은 비교해부학의 선구자로서인데요. 괴테 : 아. 그거? 그렇지, 거기엔 좀 우연이 있지. 난 포유류와 사람이 같은 계보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과학자이기도 했거든. 당시 학자들은 포유류 위턱의 앞부분에 있는 ‘간악골’이 사람에겐 없다는 이유로 포유류와 사람이 다르다고 주장했어. 그런데 내가 베니스의 한 공동묘지에서 태아의 유골을 보고, 사람의 간악골은 자라면서 점차 유착이 돼서 사라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지. 뭐 내가 직접 해부를 하지 않고도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류에겐 큰 축복이자 행운이지. 샐리 : 잠깐만요. 그 공동묘지에서 간악골을 찾아낸 게 사실은 괴테 당신이 아니라 하인이고, 당신은 그 공을 빼았았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전후 사정을 설명하기가 애매하니까, ‘우연’으로 포장한 거 아닌가요? 괴테 : 아니 아니, 그럴 리가 있나. 다 나를 음해하는 주변 사람들과 말 옮기기 좋아하는 후세인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난 불쾌해서 더 이상 이 자리에 못 있겠구만. 들어가겠네. 샐리 : 자~ 그럼 오늘 오디션을 정리하도록 하죠. 시대와 분야에 상관없이 내로라하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지만, 그 누구도 온전한 ‘행운’과 ‘우연’만으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네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우연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그들의 노력에 의한 필연적 산물이라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우승자는 없다고 해야겠죠?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우연과 행운의 과학적 발견 이야기(로이스톤 로버츠·안병태/도서出판국제)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패트릭 헌트·김형근/오늘의책) 우연한 발견을 위대한 발명으로(최달수/김영사) 우연의 법칙(슈테판 클라인·유영미/웅진지식하우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들(헬레인 베커·하정임/다른)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구드룬 슈리·김미선/다산초당)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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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아, 그래요? 이게 뭐냐며 다들 걱정인데…. 하하. 하여튼 고맙습니다.” 대본 보자마자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했더니 반색한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다루는데 정작 김홍도는 없다. 김홍도는 없는데 김홍도는 다 들어 있다. 손진책 연출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 영리하게 썼다.” 오는 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가무악극 ‘화선(畵仙) 김홍도’ 얘기다. 극본을 쓴 배삼식(41) 동덕여대 문 예창작과 교수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국립극장이 하는 ‘국가브랜드’ 공연인데 영웅적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국가브랜드 공연은 자칫 위인전이나 민족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홍도는 비워두고 작품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김홍도가 떡 하니 무대에 살아나오는 순간, 공연을 위한 작품(의 재미는)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작품 배경은 김홍도가 죽은 지 50년 뒤다. 주인공은 김홍도의 그림에 홀딱 반한 50대 영감 ‘김동지’와 ‘손수재’다. ‘동지’는 고어(古語)로 먹고살 만한 중늙은이를, ‘수재’는 노총각을 뜻한다. 두 늙은이가 아옹다옹하며 김홍도의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것이 극의 중심 얼개다. →이색 접근법이라 말들이 많았겠다. -야단 많이 맞았다. 하하. 예술가 하면 고뇌와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내가 본 김홍도는 평생 보고 들은 것을 붓 안에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작품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으로만 잠깐 등장시켰다. 김홍도가 왜 없냐고들 하시지만, 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김홍도의 직접 출연이 아니라, 김홍도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들이 그림 속을 여행한다는 점에서, 영화 ‘전우치’가 떠올랐다. -그런가. 영화는 못봤다.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龄)이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쓴 ‘요재지의’(聊斋志异)라는 책에 보면 그림 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와 달리 무대 위에서 그림 속 여행을 표현해야 한다.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 할 것 같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나 짐승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사할 계획이다.) -하하. 맞다. 기본적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무대를 구상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드 공연이란게 단발성이 아니라 몇년간 이어지면서 완성도를 차차 높여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그렇게 발전해가길 바란다. →작품에도 잘 녹아들었지만, 김홍도에 대한 비판은 대개 두가지다. 문기(文氣)가 약하다는 것, 그가 그린 민속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고 있는 것은 김홍도가 정조의 관제어용화가라서 그렇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실세계의 결핍을 보상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김홍도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그런 면에 반한게 아닐까. 그리고 김홍도는 어릴 적부터 이름난 화가였기 때문에 평생을 주문제작에 매달렸다. 오늘날까지 전하는 것은 300점이지만, 실제로는 1만 2000여점 이상 그렸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으로 김홍도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년에 선화(仙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참고했다. →두 늙은이가 여행하는 그림으로 ‘서당’, ‘씨름’, ‘무동’처럼 대중적 작품을 골랐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모든 그림을 다 보여줄 수는 없고 좋은 그림은 많고 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말년 선화 한폭을 정해서 착상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국가브랜드 공연이고 하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배치했다. →공연계에서 독보적 작가로 꼽힌다. 그런 작가를 손진책 예술감독 때문에 국립극장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난 작품 ‘3월의 눈’도 국립극장과 함께 했다. -나로서는 고마운 분이다. 10여년간 연출과 작가로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단 한번도 가르쳐야 할 후배로 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일을 하는 동반자로 여겨줬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만보’(2007년작) 때가 최대 위기였다. 그 전엔 내 작품이 서사적 힘이 딸린다는 자괴감 때문에 내 공연도 내가 부끄러워서 끝까지 못봤다. 이것마저 안되면 작가 생활 접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쓴게 그 작품이었다. 그 때 손진책 연출이 이걸 어떻게 무대에 올리냐며 한달간 고민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인이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하하. →올해 또 어떤 작품을 쓰나.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다. ‘3월의 눈’ 같은 경우 1주일만에 썼다고 바깥에다 대고 말하기는 했지만, 삼청동에서 6~7년 직접 살았던 경험과 언젠가 이런거 한번쯤은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왔던 오랜 구상이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에 1주일만에 쓸 수 있었던 거다. 빨리 괜찮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궁지에 몰리니까 그렇게 써지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 삭히고 묵혀야 좋은 놈이 하나 나오는 건데, 지금은 묵힐 시간이 없다. →그건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고민이고(웃음). 잔인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 -하하하. 안 그래도 하반기에 김동현 연출과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 벌을 소재로 쓸 생각이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난리였는데, 그만큼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토종벌의 95%가 사라졌단다. 그걸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고 싶다. 이번에 종강도 했으니 정말 정말 열심히 써야한다. →이러다 극본 청탁 피하려 절에라도 가는거 아니냐. -지난해 2학기 때부터 대학강의까지 맡았다. 강의하면서 쓰려니까 정말 힘들다. 진짜 그렇게라도 해볼까. 하하하. →극작가로서 10여년 살았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위기도 넘어섰고 위치도 단단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극작가가 되고 싶은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편견의 각축장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옳거나 단정적으로 틀리지 않다. 작가 역시 매한가지다. 내가 세상을 안다, 그래서 무대를 통해 이런 세상을 보여주겠다 하는 순간 작가로서는 끝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주장을 하나의 편견으로, 동시에 나의 주장 역시 편견의 하나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거기에 걸맞는 적당한 표현 형식도 구축하고 싶다. 아,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낯부끄러운 얘기다. 이거 쓰지 말아달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신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신증후군

    주변에 걸핏하면 몸이 붓는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콩팥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의사가 콩팥이 안 좋대.”라고 말하는 사람이면 그래도 낫다. 더러는 엉뚱하게 민간요법에 매달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라면 한번쯤 면역질환인 신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의료팀 조사 결과, 몸이 붓는 부종이 대표적 증상인 신증후군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노령화와 맞물린 현상이다. 신증후군은 소변으로 요단백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몸이 붓는 질환으로, 이 때문에 콩팥이 쉽게 망가지는 등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이런 신증후군에 대해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로부터 듣는다. ●신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 소변으로 요단백(주로 알부민)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몸이 붓는 콩팥질환을 포괄적으로 신증후군이라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요단백이 하루에 3.5g 이상(정상은 0.15g 이하)이고, 혈중 알부민 수치가 3.0g 이하이면서(정상은 3.5g 이상) 전신 부종을 동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알부민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로 간에서 만들어지며, 혈액의 순환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런 알부민이 정상적으로 생산되지 못한다면 간경화, 지나치게 많은 양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신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혈중 알부민 수치가 감소하면 혈관 속 수분이 혈관 밖의 간질조직으로 빠져나가 체류하는데, 이 때문에 몸이 붓는 부종이 생긴다. ●신증후군 발생 경위를 설명해 달라 면역질환의 일종인 신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1차성(원발성)과 원인이 확인된 2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1차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차성, 즉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신증후군을 유발하는 질병으로는 B·C형 간염, 당뇨와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또는 특정 약제가 주로 꼽힌다. 여기에다 암의 초기 증상이 신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60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신증후군이 생겼다면 종양에 의한 2차성 신증후군의 가능성을 감안, 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이성은 아직까지 신증후군의 전국적인 유병률을 집계한 자료는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장질환이 신증후군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신증후군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소아에게서 자주 발생해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신증후군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빠르게 노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 신증후군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인 신증후군의 경우 이뇨제와 식이요법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했으나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로 방향이 바뀌었다. 실제로 그런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임상보고가 나오는 등 노인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신증후군의 원인과 함께 이상 단백뇨가 생성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 단백뇨는 소변을 만들어 내는 콩팥의 사구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알부민은 정상 콩팥이라면 사구체를 통해 빠져나오지 못하지만 신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는 단백을 걸러내는 사구체의 틈새가 넓어져서 알부민과 같은 큰 분자의 단백질이 쉽게 빠져나오게 된다. 이 경우 단백질 중 알부민만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중요한 물질, 예컨대 비타민·호르몬 등도 함께 빠져 나오기 때문에 쉽게 전신적인 영양실조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사구체에서 단백이 빠져나오는 것은 인체의 면역학적 기능 조절장애로 생각된다. 실제로 신장 조직검사를 해보면 소변을 만드는 사구체에 면역복합체가 다량 침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가장 흔한 증세는 몸이 붓는 부종이다. 특히 다리부터 붓기 시작하며, 아침에 나타난 얼굴의 부기가 오후가 되어도 빠지지 않는다. 초기 단계를 지나면 복수가 차기 시작하고, 폐에도 물이 차게 된다. 흔히 오줌을 눌 때 거품이 많이 생기면 요단백이 있는 것으로 여기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검사 및 진단법은 무엇인가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일단 신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신장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신장 조직검사를 통한 조직학적 진단에 따라 치료 약물을 선택하게 되고, 또 약제에 대한 반응도 조직학적 진단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치료법 및 예후, 예상 질환의 후유증은 신증후군으로 생기는 전신 부종을 해결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소변으로 나오는 요단백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대증적인 요법으로는 부종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에 사용하는 기본적인 약제는 스테로이드이며, 이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등 2차 약제를 투여한다. 중요한 점은 신증후군을 완치하려면 환자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신증후군은 성인의 경우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약제를 서서히 줄이고,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일단 면역억제제를 끊은 뒤 최소 1년 안에 재발하지 않아야 재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약제를 끊은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아야 완치에 도달했다고 본다. 신증후군의 치료에 있어 재발은 약제를 줄이는 과정 또는 약제를 끊은 뒤 6개월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이 기간에는 주의해서 환자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신증후군이 신부전 등과 상관성이 있나 신증후군은 만성 신부전의 중요한 원인이다. 신증후군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부종이 지속되고, 아울러 신장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면서 결국 만성 신부전으로 이행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투석이나 콩팥을 이식하는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교통사고 대성 책임” 대성 불구속 기소

    “교통사고 대성 책임” 대성 불구속 기소

    교통사고 논란을 일으킨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22·본명 강대성)이 불구속 기소된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4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갖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경찰 조사 등을 종합해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피해자 현모씨가 대성이 운전하는 차량에 치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불구속 기소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피해자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온 만큼 대성에 대한 형사처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통사고 사망사고나 속도위반사고의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3조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경찰은 피해자 현씨가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86%에 이르는 만취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가로등 지주에 부딪혀 도로에 굴러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택시 운전자인 김모씨가 현씨를 발견하고 정차한 상황에서 대성이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현씨와 택시를 잇따라 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현씨가 ‘다발성 손상’을 입었고 이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다만 현씨의 몸에 나타난 상처들이 워낙 많아 대성 차량과의 사고와 가로등 충돌 사고의 흔적을 명확히 구분하지는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측은 “대성 이전에 현씨를 친 차량이 있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했지만,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성은 지난 5월31일 새벽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서울 양화대교 남단에서 도로에 이미 쓰러져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 현씨 및 앞에 정차 중이던 택시와 잇달아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캠프캐럴서 ‘발암’ 다이옥신 극소량 검출

    2004년 삼성물산이 주한 미8군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오염물질 조사에서 극소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중금속, 살충제 등의 경우에는 국내 먹는 물 환경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미8군이 공개한 삼성물산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41구역’과 ‘D구역’에서 각각 채취한 토양 샘플에서 다이옥신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반휘발성유기화합물(SVOCs), 살충제,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41구역은 미군 측이 1978년까지 화학물질을 저장하던 곳이며, 1979년에는 살충제와 제초제, 솔벤트 등 화학물질과 오염 토양을 D구역으로 옮겼다. 이후 미군 측이 D구역의 물질을 어떤 곳으로 반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토양의 경우 41구역에서는 2.04ppt(1조분의1)의 다이옥신이, D구역에서는 0.753ppt의 다이옥신이 각각 검출됐다. 지하수의 경우 41구역은 3.36ppq(1000조분의1), D구역은 0.97ppq의 다이옥신이 각각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구역의 토양과 지하수에서 검출된 다이옥신 농도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VOCs, SVOCs 등의 오염물질은 기준치 이상이 검출됐다. 특히 삼성물산의 보고서에 담긴 다이옥신 검출 농도가 미군 측이 이미 밝힌 수치와 차이가 있는 데다 VOCs와 중금속 등은 국내 환경 기준을 초과해 논란이 예상된다. 미8군 관계자는 “캠프 캐럴 내 토양 등에서 극소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으나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라면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해서 고엽제 성분이 매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칠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대성 교통사고 부검결과 “피해자 사망 직접 원인”

    대성 교통사고 부검결과 “피해자 사망 직접 원인”

    대성 교통사고 부검결과 경찰은 대성이 몰던 차가 피해자 사망의 직접 원인인 것으로 결론냈다.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은 불구속 기소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대성 교통사고 부검결과와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피해자 현모씨가 대성이 운전하는 차량에 치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불구속 기소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현씨가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86%에 이르는 만취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가로등 지주에 부딪혀 도로에 굴러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택시 운전자인 김모씨가 현씨를 발견하고 정차한 상황에서 대성이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현씨와 택시를 잇따라 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현씨가 ‘다발성 손상’을 입었고 이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 경찰측은 “대성 이전에 현씨를 친 차량이 있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했지만,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씨의 몸에 나타난 상처들에 대해서는 상처들이 워낙 많아 대성 차량과의 사고 때문인지 가로등 충돌 사고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눈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성(22,본명 강대성)은 지난 5월31일 새벽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서울 양화대교 남단에서 도로에 쓰러져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 현씨를 치고, 앞에 정차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수성탐사선 메신저 리포트] 메신저호 ‘수성 르네상스’… 40억년 가설 뒤집었다

    [수성탐사선 메신저 리포트] 메신저호 ‘수성 르네상스’… 40억년 가설 뒤집었다

    미항공우주국(나사)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호가 큰일을 해내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수성 궤도에 진입한 뒤 최근 수성 궤도를 한 바퀴 돈 메신저호는 그간 수만장의 사진을 전송, 수성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해 냈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40여억년 동안 수성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간의 가설을 뒤집었다.”면서 ‘수성 르네상스’라고 흥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사이언스 데일리 등 외신을 참고, 수성에 대한 그간의 가설을 반박하는 식으로 ‘메신저 리포트’를 정리한다. ●가설1 : 수성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워 뜨겁고 밀도가 높기 때문에 가벼운 물질이 거의 없을 것이다. 아니다. 메신저호의 자료에 따르면 수성을 형성하는 데는 화산이 큰 역할을 했다. 화산 폭발로 새로운 물질이 수성의 크레이터(접시 모양으로 움푹 파인 구덩이)를 채웠고, 대기에 황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결국 메신저호의 탐사로 수성에 황처럼 가벼운 물질이 없을 것이라는 학설이 뒤집혀진 셈이다. 이는 수성이 금성이나 지구, 화성과는 다른 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것, 또 산소가 훨씬 부족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나사는 “우리는 여전히 그 기원에 대해 토론하고 있지만 수성의 지각에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휘발성 물질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가설2 : 수성과 달 표면의 성분은 비슷하다. 크레이터의 기원도 달처럼 소행성의 충돌로 비롯됐다. 아니다. 메신저호가 밝혀낸 새로운 사실은 수성 표면이 달 표면과는 달리 장석(알루미늄·규산염 광물) 성분이 풍부한 암석으로 덮여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달의 크레이터는 화산 활동보다 주로 소행성과의 충돌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성의 크레이터는 화산활동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메신저호는 고대 용암 평원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규모도 상당하다. 그만큼 화산활동이 활발히 이뤄졌다는 방증이다. 메신저호의 사진은 크레이터 구멍이 수백미터에서 수킬로미터에 이르는 바퀴모양의 물질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설3 : 수성은 지구 외에 자기장을 가진 유일한 암석형 행성이지만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하는지 증명되지 않았다. 이번에 증명됐다. 1974년 최초로 수성에 갔던 마리너 10호는 최초의 궤도 비행을 통해 수성에 지구와 같은 자기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2008년과 2009년 메신저호의 수성 탐사에서는 자기장이 발견되지 않아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 탐사로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자기장이 북쪽은 강하고 남쪽은 약한 ‘비대칭형’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이제 과제는 자기장의 생성 원리다. 과학자들은 수성의 핵도 지구 핵과 마찬가지로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메신저호는 이 밖에도 수성의 자기장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전자 방출을 관찰하고 있다. 이제 메신저호의 탐사 목표 가운데 하나는 거대한 철 성분의 핵을 갖고 있는 수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또 수성에 물이 있는지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이것을 밝히는 것도 메신저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만일 수성에 물이 있다면 크레이터 수가 많고 면적이 넓은 것으로 미뤄 그 양도 달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수성을 자세히 관찰하면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들이 각기 다른 환경에서 형성되고 발달한 과정을 알 수 있을 것이며 태양계의 생성 과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나사는 “이번 메신저호의 사진으로 그간 아이디어 수준이었던 수성의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우리의 연구는 향후 3년간 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캠프캐럴 주변 하천서 다이옥신 극미량 검출

    경북 칠곡군 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럴 주변 하천수에서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나왔지만 지하수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16일 칠곡군청에서 기지주변 오염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주변 지하수 관정 10곳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는 고엽제 주성분이자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나 ‘2, 4-D’,‘2, 4, 5-T’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료를 채취한 관정은 캠프캐럴 주변 지역 반경 2㎞ 이내의 음용 관정 3곳과 비음용 관정 7곳을 대상으로 했으며, 먹는물 수질기준(58개)을 포함해 154개 항목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또 하천수 조사에서는 6개 지점 중 3개 지점에서 극미량(0.001~0.010 pg-TEQ/L)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검출량은 미국 환경보호국(EPA) 먹는물 기준(2, 3, 7, 8-TCDD 30pg/L)의 3000분의1에서 3만분의1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최근 왜관 지역 기존 조사 결과 평균(0.070 pg-TEQ/L)과 비교해도 7분의1에서 70분의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이호중 토양지하수 과장은 “하천수에서 나온 극미량의 다이옥신은 대기 이동이나 기존 토양에 축적돼 있다가 검출됐을 수도 있다.“면서 ”캠프캐럴 기지 내 오염으로 인한 것인지는 추가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개 지하수 관정에서는 다이옥신 이외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먹는물 수질 기준을 초과한 관정 지역을 중심으로 오염원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건축재 지아마루·벽지 아토피 개선 입증 받아”

    건축장식자재기업인 LG하우시스는 16일 옥수수를 주원료로 한 자사의 바닥재와 벽지가 아토피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받았다고 밝혔다. LG하우시스의 ‘지아마루’와 ‘지아벽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 연구한 ‘청정주택 적용성 조사’에 실험 제품으로 사용됐다. 지아마루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원료인 PLA를 비롯해 구연산과 황토, 목분 등 10여 가지 천연 재료로 만들어지고, 지아벽지는 옥수수 등 식물성 소재와 천연 종이로 생산된다. 이들 제품은 휘발성유기화합물, 폼알데하이드 등 유해 물질 분해·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LG하우시스는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은사 故 차범석 선생 ‘산불’로 5년 만에 연극무대 돌아온 조민기

    은사 故 차범석 선생 ‘산불’로 5년 만에 연극무대 돌아온 조민기

    배우 조민기(46)가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 ‘산불’을 통해서다. ‘산불’은 그의 대학(청주대) 은사인 고(故) 차범석 선생의 대표작으로 사실주의 연극의 백미로 꼽힌다. 배경은 6·25 전쟁. 탈영한 빨치산 규복(조민기)을 점례(서은경)가 대밭에 숨겨주는데 사월(장영남)이 규복을 공유하려 들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스승의 작품에 배우로 도전하는 조민기를 서울 남산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배우로 서는 건데, 새롭다기보단 늘 무대에서 받는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극의 하이라이트인) 산불이 나는 장면에서 크게 호응해 주는 관객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나요.” 지난 6일은 차범석 선생 5주기였다. “선생님 수업을 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배우가 되고 나서 연기를 하다 보니 정말 선생님이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선생님이 첫 수업 때 해 주셨던, ‘연극은 약속이다’라는 말씀을 지금도 종종 떠올려요. 연극은 정말 관객과의 약속이고 동료 배우와의 약속입니다.” 조민기는 우리에게 탤런트, 영화배우로 더 익숙한 배우다. 하지만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82년 극단 신협 단원으로 연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연극 무대야말로 그의 연기 인생의 고향인 셈이다. “어릴 때부터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무대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올 초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 재작년에 ‘연산’ 등을 관객 입장에서 봤는데, ‘아,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이 컸죠.” ‘산불’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1500석 대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만한 규모의 연극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대극장이라 배우에겐 부담이 커요. 연극만의 발성이나 호흡을 좋아하는 분들은 다소 마뜩잖아할 요소(예컨대 마이크)들이 개입되지만 배우 처지에서는 편안하게 소리가 전달돼 감정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대극장 연극, 나름 매력 있습니다.” 동그란 안경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수척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 출연했을 때보다 살이 더 빠진 듯했다. 그는 전쟁 통에 산으로 내려온 ‘규복’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체중 감량에 나섰다고 했다. 그가 분석한 규복의 캐릭터는 어떨까.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그랬다면 규복은 조민기가 아니라 독고진(배우 차승원이 맡은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주인공 이름)이 했겠죠. 하하. 남자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한 마을에 남자 기능을 상실한 김 노인이 살아요. 그런 곳에 갑자기 규복이 나타나는 겁니다. 김 노인과 대칭되지만, 생식기능만 남자이지 이도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인물이에요. 오히려 큰소리치는 김 노인이 더 남자답죠. 규복은 전쟁 당시의 무기력한 남자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대중에게 얼굴이 꽤 알려진 유명 배우이지만 강부자 등 선후배와 함께하는 ‘산불’에서는 동료 배우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라며 너스레를 떠는 조민기. “극 중 성비가 압도적으로 여자들이 높아요. 저는 다섯 번 등장하는데 그나마 한 번은 죽는 장면이에요. 무대에서 만나는 사람이 점례 한 명뿐인데, 점례가 아낙들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많아요. 점례 역의 서은경씨에게 나랑도 좀 맞춰 보자고 조심스레 눈치 보며 말하죠. 워낙 점례가 상대하는 배우들이 많아 줄 서서 기다린다니까요. 하하.” 1남 1녀를 둔 아버지로서의 조민기는 어떨까. 시쳇말로 ‘딸 바보’ 그 자체였다. 최근 그가 방송에서 공개해 화제가 된 고등학생 딸 사진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꿈이 아나운서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찍은 사진이 잡지 화보처럼 아주 예쁘게 나와 방송에서 공개했다니까요.” 그는 스스로 “화면에 보이는 것과 다르게 참 재밌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정의했다. “지루한 걸 정말 싫어해요. 같이 다니는 매니저나 팀원들과도 늘 즐겁게 일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매니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코미디언이 따로 없다.”며 거들었다. 한때 트위터를 즐겨 했으나 몇 번의 마음고생을 겪은 뒤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조민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와 관련해 할 말이 매우 많은 듯했으나 그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장난스럽게 말을 쏟아 내는 조민기는 “분장 안 하고 무대에서 노인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낼 때까지 오랫동안 무대에 서는 게 꿈”이라고 했다. 26일까지. 1만~7만원. (02)2280-4115~6.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與 당권주자 인터뷰] (2) 권영세 의원 “당대표 ‘어니스트 브로커’가 돼야”

    [與 당권주자 인터뷰] (2) 권영세 의원 “당대표 ‘어니스트 브로커’가 돼야”

    “한나라당의 새로운 길잡이(당 대표)는 ‘어니스트 브로커’(Honest Broker·성실한 조정자)가 돼야 한다.” 당 소장·쇄신파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인 3선의 권영세 의원은 “당 대표가 메시아(구세주)가 돼 당을 구원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나그네’론을 통해 당이 처한 위기의 원인과 해법 등을 제시했다. →반값 등록금, 감세 철회 등 ‘좌클릭 정책’은 당의 또 다른 위기 요인인가. -아니다. 보수·진보를 나그네에 비유할 때 어떻게든 빨리 가자는 게 진보라면, 어떤 방향이 옳은지 확인하고 가자는 게 보수다. 발밑이 무너져 내리는 위기 상황에서 무작정 가지 말자는 것도 진정한 보수의 모습이 아니다. 움직임이 필요할 때다. →그동안 당이 스스로 외면당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현실을 도외시했다. 국민들은 길을 재촉하는데, 제자리걸음을 한 꼴이다. 오만하기까지 했다. 앞에 서서 뒤에 있는 서민·젊은층을 가르치려 들었다. →길을 잘못 이끈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4·27 재·보궐 선거 패배라는 단발성 사건에 국한할 게 아니다. 정부 잘못이 크다고 항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당이 정부에 끌려다닌 것도 잘못이다. 정권 출범 후 3년여 동안 그릇된 길로 이끈 분들은 모두 앞줄에서 뒷줄로 옮겨 가는 게 맞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을 뜻하나. -앞줄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고, 나서려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골방으로 들어가라는 뜻은 아니다. 쇄신의 길을 가는데 발언권도 주고, 조정 역할도 맡겨야 한다. →새로운 길잡이(당 대표)가 갖춰야 할 덕목은. -첫째, 쇄신을 이끌 개혁적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둘째,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기를 보여 줘야 한다. 청와대에 노(No)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도 (3가지 조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조정자로서 제대로 역할하려면 힘이 있어야 하지 않나. -정권 초기만 해도 주류가 힘을 바탕으로 당을 이끌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정권 후반기에는 더더욱 힘으로 끌고 갈 상황이 아니다. 조정의 수단이 대화와 타협 등으로 바뀌어야 한다. →소장·쇄신파의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2006년 전당대회 때 소장파 단일 후보로 나갔지만 졌다. 당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역설적으로 소장·쇄신파의 입지가 넓어졌다. 합종연횡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소장·쇄신파가 경계해야 할 점은.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누구를 쳐내면 쇄신을 이룰 수 없다. 계파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달리 스스로 계파로 인식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친이·친박 등 기존 계파를 무시할 수 없는 것도 현실 아닌가. -당 대표 경선도 결국 숫자 싸움인데, 계파의 배타성·폐쇄성을 유지하면 어떻게 이기겠나. 친이든 친박이든 열린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 당이 제대로 길을 가려면 전당대회에서 계파 투표가 아닌 안티 계파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표 등 예비 대선주자(잠룡)들의 역할은. -당과 잠룡의 관계는 상호적이다. 당은 잠룡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해 줘야 한다. 잠룡들은 변화하려는 당에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취사선택은 당의 몫이다. →황우여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 한달에 대한 평가는. -정부보다 민심을 더 잘 아는 당이 적극적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청와대를 설득해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정책을 집행하는 데 정부와 당이 완전히 따로 놀 수는 없다. 안정감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국회 정보위원장으로서 남북 비밀접촉 공개 논란에 대한 입장은. -정부가 서툴렀다. 이명박 정부의 남은 1년 반 동안 남북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원칙 지키되 인도적 지원이나 대화 노력은 유지돼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현장에서] 막 내린 ‘3월의 눈’

    [현장에서] 막 내린 ‘3월의 눈’

    서울역 뒤에 새로 생긴 야트막한 붉은색 건물이 있다. 백성희장민호극장이다. 지난 5일 특별한 연극 한 편이 이곳에서 막을 내렸다. ‘3월의 눈(雪)’이다. 연극이 특별한 첫째 이유는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인 백성희(86), 장민호(87) 선생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배우가 1시간 넘는 정극 무대에, 그것도 대사량이 만만치 않은 주연으로 나오는 것은 세계 공연계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공연 때마다 터져 나온 기립박수 이유를 단순히 원로배우의 존재감에서 찾아서는 곤란하다. 두 사람은 재작년 말 국립극단의 ‘둥둥 낙랑 둥’에도 출연했다. 당시에는 대사가 거의 없는 ‘병풍’이었다. 그때 쏟아졌던 박수와 지금의 박수는 달랐다. ●무대 위에서 더 빛난 국내 최고령 현역배우 주위의 우려와 달리 한 달간의 앙코르 공연까지 ‘짱짱하게’ 소화해낸 장 선생은 정확한 발성과 감정 표현으로 사실주의 연극의 묘미를 일깨워 줬다. 그가 노기(怒氣)를 띨 때는 객석조차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정작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갈 때는 동료 배우들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꼿꼿하게 툇마루를 오가던 ‘민호 영감’이 맞나 싶다. 순간, 우리 공연계가 ‘귀하게 모셔야 할 자산’이라는 생각이 새삼 머리를 스쳤다. 그럴수록 백성희 선생의 ‘부재’도 크게 느껴졌다. 백 선생은 연습 도중 가벼운 뇌졸중으로 쓰러져 앙코르 공연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손진책(64) 연출가의 ‘뚝심’에도 박수를 보낸다. 그는 법인으로 바뀐 국립극단의 초대 예술감독을 맡아 ‘백성희 장민호 헌정 연극’을 첫 작품으로 밀어붙였다. 서울대가 그러하듯, 국립극단도 법인 전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헌정도 좋지만 (흥행 보장이 안 돼) 위험하다.”는 주위의 우려에도 손 감독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제대로 된 작품에는 손님이 들기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 줬다. 손 감독의 오랜 지기(知己)인 도올 김용옥은 ‘막공’(마지막 공연) 나흘 전 공연장을 찾아 “내 친구 손진책이 대단한 작품을 만들었다.”며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천천히 공들여 빚어낸 웰빙 작품 도올 말처럼 때로는 주문형 작품이 더 까다로운데도 배삼식(41) 작가는 노()배우들에게 딱 들어맞는 노부부의 삶에 메시지를 얹었고, 손 감독은 이를 넘치지 않게 무대로 옮겨냈다. 요즘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3월의 눈’은 답답할 만큼 천천히, 공들여 빚어낸 슬로(Slow) 음식이자 웰빙 음식이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노배우들의 모습 또한 ‘있음과 없음’, ‘사라짐에 대하여’라는 극의 주제와 묘하게 맞닿는다. 브라보 장민호! 브라보 백성희! 안미현 문화부장 hyun@seoul.co.kr
  • [메디컬 팁]

    유학생 검진프로그램 운영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달부터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건강검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에서 처음 도입된 ‘유학생 검진프로그램’은 수면내시경과 정밀 혈액검사 등 기본검사 외에 오랜 유학생활과 학업 부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발생하기 쉬운 우울증 등을 조기에 판별할 수 있는 정신건강 검사와 치과검사 등을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또 각종 예방접종 확인서를 포함한 건강검진 결과를 영문증명서로 발급, 번역의 번거로움을 없앴한다. 검진 비용은 69만원. 문의 및 예약:(02)2019-2800·2900. 화이자의학상 후보 공모 대한민국의학한림원(회장 조승열)은 7월 29일까지 ‘제9회 화이자의학상’ 후보자를 공모한다. 의학학림원이 주관하고 한국화이자제약이 후원하는 ‘화이자의학상’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분야에서 2명의 의학자를 선정, 각각 30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응모서류는 의학한림원이나 한국화이자제약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작성한 뒤 한림원에 우편 또는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시상식은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중증외상센터 문 열어 서울대병원(원장 정희원)은 교통사고·추락사고·총상 등으로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중증외상센터(센터장 서길준)를 최근 개소했다. 센터에는 센터장 외에 외과 2명과 흉부·신경·정형외과 각 1명 등 6명으로 꾸려졌다. 소아를 포함한 모든 다발성 중증 외상환자를 관리할 이 센터는 내원 2시간 이내에 응급수술이 필요하거나 해당과 전문의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경우 직접 수술을 할 방침이다.
  • ‘메트’ 홀린 목소리 작은 거인 만난다

    ‘메트’ 홀린 목소리 작은 거인 만난다

    “덩치는 작지만, 거인처럼 노래하는 강한 존재감”(2011년 2월 17일 미국 뉴욕타임스) 오페라 가수의 중요한 덕목은 목소리일 테지만, 체격과 외모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위엄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역할인데 키가 170㎝ 안팎이라면 ‘그림’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아시아 출신이 미국·유럽 오페라극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까닭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바그너(1813~1883)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의 음악축제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매혹시킨 베이스 연광철(46) 서울대 음대 교수가 그렇다. 171㎝의 작은 키이지만, 깊이 있는 해석과 정확한 발성, 카리스마를 앞세워 신과 왕, 악마 등 배역의 폭을 넓혀왔다. 클래식계에서 보기 드문 이력이라 그의 성공은 더 놀랍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충북 청주의 농촌 출신으로 공고(충주공고)와 지방대(청주대)를 졸업했다. 개인 레슨은 언감생신, 독학으로 재능을 키워나간 셈. 학창시절 불가리아의 베이스 보리스 크리스토프의 음반을 듣고 단박에 반했다. 마침 동구권에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시대가 열리면서 불가리아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대체 출전자로 나선 제1회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성공의 기회를 잡았다. 1994년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 극장과 계약을 맺었고, 이때 만난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는 뉴욕에서 인연을 이어갔다. 바렌보임의 지원 사격과 더불어 뉴욕을 사로잡은 연광철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2014년까지 계약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교수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연 교수가 2년 만에 국내 팬들과 만난다. 오는 26·28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 것. 26일에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 외에 김순애의 ‘사월의 노래’, 윤이상의 ‘달무리’ 등 한국가곡을 부른다. 28일에는 베르디의 ‘돈 카를로’ 가운데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네’ 등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에 집중한다. 유럽과 미국의 일정이 빡빡한 탓에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는 좀처럼 그를 만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5만원. (02)751-9607.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중견탤런트 박주아 암수술 회복 중 별세…의료사고 논란 끝 장례 치르기로

    중견탤런트 박주아 암수술 회복 중 별세…의료사고 논란 끝 장례 치르기로

    암 수술 후 회복 중이던 중견 탤런트 박주아씨가 16일 오전 3시 55분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69세. 고인은 신우암 초기 판정을 받고 지난달 17일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중환자실에서 회복 치료 중이었다. 유족은 고인의 사망 직후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며 병원 측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중환자실에서 시신을 옮기지 않았으나 사망 16시간여 만에 병원 측과 협의 끝에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홍보실은 “유족들이 병원 측 설명을 듣고 장례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오후 8시 40분쯤 시신을 중환자실에서 영안실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인의 조카인 박모씨는 “이모가 14일 새벽 갑자기 뇌사상태에 빠졌다.”며 의료 사고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환자 상태가 처음부터 안 좋았기 때문에 수술 위험성이 있었고 그에 대해서는 본인과 가족에게 충분히 알렸다.”면서 “의료진은 사인을 수술 후유증인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진단했다.”고 해명했다. 상명여고를 졸업하고 1962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고인은 수술 전 MBC 일일극 ‘남자를 믿었네’에 출연하는 등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그동안 ‘여로’(1972), ‘세자매’(1982), ‘하나뿐인 당신’(1999), ‘태조왕건’(2000) 등에서 인자하고 푸근한 어머니상과 카리스마 있는 여장부 역할을 소화해 냈다. 고인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며,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0년 넘게 부모를 병수발한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원인불명 폐렴’ 5년간 472명 숨져

    ‘원인불명 폐렴’ 5년간 472명 숨져

    최근 미확인 폐렴에 의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원인불명(특발성) 간질성 폐렴’으로 최근 5년 동안 사망한 환자가 4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사망한 산모의 사망원인으로 지목된 ‘급성 간질성 폐렴’의 사망률은 42%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학술위원회에 따르면 2003~2007년 전국 병원에서 원인불명의 간질성 폐렴으로 진단받은 환자 2186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한 결과 21.5%인 47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간질성 폐질환의 실태를 밝히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관련 논문은 2009년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지에 발표됐다. 환자는 11~94세로 연령대가 광범위했고, 평균 나이는 65세였다. 남성 환자가 여성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한편 김영삼(84)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맏며느리 황경미씨를 병문안하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황씨는 지난 1일 폐렴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원인불명 폐렴’이 아닌 일반 폐렴 증상을 호소해 항생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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