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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즈처럼 녹는 감자 개발…이름은 ‘채이토’

    치즈처럼 녹는 감자 개발…이름은 ‘채이토’

    호주의 한 발명가가 치즈처럼 녹는 감자를 개발했다. 13일 뉴질랜드 매체인 NZ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포테이토매직'이라는 회사의 앤드루 다이힌은 감자를 액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채이토'(chato)라고 이름 붙여진 이 감자는 무염, 무지방 감자칩으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한 재난 지역 혹은 군대 전투식량으로도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개발자인 다이힌은 "찬 물에 제품의 3%만 담그면 우유 대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면서 "커스타드 소스나 디핑소스를 만드는 데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Z헤럴드는 다이힌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가지급금으로 줄줄 새는 법인자금, 그 문제점과 해결 실마리는?

    제조업을 영위하는 A회사 김모 대표는 최근 “대표가 거액의 가지급금을 이자나 변제기 등의 별도 약정 없이 무단 인출해 장기간 상환하지 않거나 임의로 대손 처리한 경우에는 업무상 횡령, 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기사를 읽고 회사에 늘어나고 있는 가지급금에 대해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가지급금이란 회계상의 의미로 용도나 액수를 확정하지 않은 채로 지급한 돈을 확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설정하는 계정과목으로서 세무상으로는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게 지급한 당해 법인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자금의 대여액을 의미한다. 가지급금은 거래관행이나 접대비 등 영업목적상 불가피하게 증빙 없이 자금을 인출하거나 대표이사가 소득세 신고 없이 개인적으로 법인자금을 사용하는 경우 또는 회사설립 및 유상증자 시 납입한 자본금을 회수(일명 가장납입)하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과세당국 입장에서는 이것이 업무와 관련된 자산이 아닌 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대여해 준 대여금으로 보기 때문에 세무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가지급금이 발생하게 되면 법인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자본금이 증가한 것이 없음에도 특수관계자에게 빌려준 대여금액에 대해 연4.6%의 가지급금 인정 이자율만큼 이자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법인세가 증가함은 물론, 이 대여금을 상환하지 않는 대표 입장에서는 상여로 처분돼 소득세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법인의 정상 차입금 중 가지급금 상당액에 대한 이자비용도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가지급금에 대한 대손상각비가 손금처리 되지 못해 법인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가업승계 시 가지급금은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와 관련해 사업무관자산으로 간주돼 상속세 및 증여세 부담을 증가시키고 기업신용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고액일 경우 배임이나 횡령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법인과 대표에게 손해를 가져오게 된다. 가지급금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지급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갚아나가는 것이다. 그 예로 대표의 급여와 상여, 배당, 퇴직금을 이용해 변제하거나 대표 개인 자산을 처분해 가지급금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특허권을 활용한 직무발명보상금이나 대표 개인 보유 특허권을 법인에 매각하거나 자기주식 처분대금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가지급금 해결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상법상, 세법상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둘째, 법인과 대표 입장에서 법인세, 소득세, 4대 보험료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 업체에 맞춘 절세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매경경영지원본부 자문 세무법인인 세종 TSI의 이승연 세무사는 13일 “가지급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 두 가지 조건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가지급금을 없애려다가 오히려 더 큰 세 부담 및 세무조사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제대로 된 상담을 통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현대건설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 업계 최초 개발

     현대건설은 11일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현관문을 여는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건설이 선보인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은 블루투스 방식으로, 별도의 키를 작동하거나 터치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아파트 공동 현관과 세대내 현관에 3m 이내로 접근할 경우 블루투스 리더기를 통해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린다. 또 아파트 입구를 통과하면 곧바로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앱과 연동돼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며 거주하는 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블루투스 방식의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에 대해 발명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새 시스템은 경기도 화성시 힐스테이트 동탄, 경기도 광주시 태전 2차 단지와 강남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스 등 최근 공급한 신규 공급 아파트부터 차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월드피플+] 상처 상태 알려주는 ‘스마트 붕대’ 발명한 소녀

    [월드피플+] 상처 상태 알려주는 ‘스마트 붕대’ 발명한 소녀

    의료진에게 환자 상처의 드레싱을 교체할 적정 시기를 알려주는 ‘스마트 붕대’를 13세 소녀가 발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레건주(州) 포틀랜드에 사는 중학생 아누슈카 나이크나와레(13)가 위와 같은 아이디어로, ‘구글 사이언스 페어’(GSF) 행사에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글은 2011년부터 매년 세계의 10대 청소년(만 13~18세)을 대상으로 이 같은 과학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서 아누슈카의 아이디어는 후원사가 주는 7개 상 중의 하나인 ‘레고 에듀케이션 빌더 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을 감동하게 만든 아누슈카의 아이디어는 흔히 지나치기 쉬운 의료 문제인 만성 창상 치료에 관한 해결책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억6500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며 이 중 많은 환자가 더 복잡한 치료가 필요한 만성 창상으로 고통받는다. 최근 과학에 따르면, 심각한 상처가 치료되려면 촉촉한 환경이 필요한데 드레싱을 너무 자주 교환하면 이런 상처 치료는 몆 주에서 몇 달까지도 걸릴 수 있다. 이에 아누슈카 나이크나와레는 의료진이 드레싱을 제거하지 않고 상처의 상태를 분석하는 것을 도와주는 붕대를 발명하게 된 것이다. 아누슈카는 수차례 반복된 실험으로 제작비가 저렴하고 생체에 적합한 이상적인 센서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그래핀 나노입자를 함유한 잉크로 상처의 상태를 ‘프랙털 패턴’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가능하게 됐다. 여기서 그래핀 나노입자는 수분 수치가 떨어졌을 때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프랙털은 ‘fracture(파열)’와 ‘fraction(파편)’을 합성한 단어인데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 현상을 간단한 패턴으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아누슈카는 20명의 결선 진출자 중 1명으로 선정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마운틴 뷰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그리고 거기서 14명의 수상자 중 1명으로 꼽혔다. 비록 최우수상은 아니었지만 가장 어린 수상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아누슈카는 지역 매체 오리거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온 호기심 많은 다른 10대 청소년 과학자 19명과 대화를 나누고 논쟁하며 함께 즐겁게 지냈던 시간은 살면서 가장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아누슈카는 보호자와 함께 덴마크에 있는 레고 본사를 무료로 견학한다. 또한 그녀는 6개월간 자신의 멘토가 되는 레고 에듀케이션의 담당자에게 창업과 기업 운영 방법 등을 배우게 될 예정이다. 사진=구글 사이언스 페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에어백 결함/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에어백 결함/서동철 논설위원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다카타가 에어백 대량 리콜로 미국에서 파산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리콜 대상 에어백은 6880만개에 이른다. 여기에 자동차 업체들은 3500만~4000만개를 추가 리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도 다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차량의 리콜 계획을 밝혔다. 2011년 이전 팔린 22만 1870만대가 대상이다. 벤츠, BMW, 아우디, 도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스바루, 재규어 랜드로버, 포드 등 유명 업체가 망라되다시피 했다. 다카타 에어백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2%이다. 에어백은 독일 엔지니어 발터 린더러와 미국 해군 출신 존 헤트릭이 고안한 것이다. 린더러는 1951년 독일에서, 헤트릭은 1953년 미국에서 각각 특허 신청을 했는데 같은 안전 장비의 두 대륙 동시 발명은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에어백은 하지만 엄청나게 비싼 장착 비용 때문에 일반화되지 못하다가 1970년대 소비자보호운동이 활발하던 미국에서부터 의무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한다. 초기 에어백은 안전벨트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승용차용 안전벨트도 버스의 그것처럼 허리에 매는 2점식이어서 머리와 가슴이 핸들이나 계기판에 부딪히는 피해는 막을 수 없었다. 따라서 당시 에어백은 ‘보조 구속 장치’(Supplemental Restraint System)라는 개념이 강했다. 지금도 1세대 에어백이라고 할 수 있는 SRS 에어백을 장착한 차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을 때 탑승객의 생명을 지켜 달라는 취지의 에어백이지만 오히려 더 큰 흉기가 될 때도 있다. SRS 에어백은 팽창 속도가 너무 빨라 2차 충격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팽창력을 20~30% 줄인 2세대 저압형 에어백(Depowered airbag)이 개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운전자의 위치와 충격 강도에 따라 팽창력이 조절되는 3세대 스마트 에어백도 등장했다. 진보한 방식인지를 떠나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 과정의 구조적 결함이다. 다카타 것은 에어백이 팽창하면서 금속 파편이 튀어 탑승객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게 큰 반발을 불렀다.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14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어제는 국토부가 현대자동차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지난해 6월 만든 싼타페 2360대의 조수석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결함을 알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는 것이다. 특히 66대가 문제가 됐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펴지지 않는 에어백 논란’으로 소비자 불만을 샀던 현대차다.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다카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문제가 작을수록 완벽하게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검찰 수사도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약’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숙명여대 ‘제5회 창의교육 현장포럼’ 10월 22일 개최

    숙명여대 ‘제5회 창의교육 현장포럼’ 10월 22일 개최

    아동 및 청소년 교육에서 ‘창의성 계발’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창의교육 전문가들이 창의력 육성을 위한 교육 방법을 공유하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0월 22일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창의교육비즈니스전공이 제5회 창의교육현장포럼을 개최한다. 창의교육현장포럼은 1부 창의교육 주제 강연 한 개와 2부의 창의교육을 위한 워크숍 세 개 중 한 개를 선택해 들을 수 있으며, 1부는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2부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고교 교사들이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창의성 교육과 인지 교육의 차이를 이해하는 동시에 창의성 교육의 각 국면을 워크숍을 통해 체험하는 데 중점을 뒀다. 1부에서는 유택상 교수가 ‘인지적 두뇌와 창의적 두뇌, 어디에 교육의 초점을 둘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친다. 이 강연은 심리학과 뇌신경학적 관점에서 창의적 사례를 분석하고, 미개발된 창의성을 관할하는 두뇌부위를 자극하고 육성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지 중심적 교육 체계와는 다른 창의성 육성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부의 제 1 워크숍에서는 ‘마음의 지도 만들기를 통해 행하는 통찰적 탐구와 미래 가치의 발견’을 다룬다. 이 워크숍은 마음속에 구성하고 있는 인식, 해석, 감지의 내용을 지도로 만드는 방법과 이를 통해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험 및 방법을 알려준다. 이어 제2워크숍에서는 ‘마구잡이로 표현하는 낙서 작업을 통해 발굴하는 내면의 직관적 통찰과 구성’을 다룬다. 일상적인 낙서가 어떻게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직접 체험하고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자리다. 제 3 워크숍에서는 ‘연상, 유추와 스토리텔링으로 개발하는 발명, 서비스 개발 및 창작의 능력’ 을 주제로 진행한다. 이 워크숍은 창의적 능력의 핵심이 되는 연상과 유추를 연습하고, 이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작업을 실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포럼 참가 신청 및 안내는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창의교육비즈니스전공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이메일,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소네트 77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소네트 77

    소네트 77 -윌리엄 셰익스피어 거울은 그대의 아름다움이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고, 해시계는 그대의 소중한 시간이 어떻게 낭비되는지를 보여 주고; 종이의 여백은 그대 마음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니, 이 책에서, 그대는 이러한 교훈을 얻으리라. 그대의 거울이 낱낱이 보여 줄 그대의 주름살들은 그대에게 입을 벌린 무덤을 기억하게 할 것이며; 그대 해시계의 남몰래 살금살금 돌아가는 그림자는 영원을 향한 시간의 도둑 같은 전진을 알게 하리라. 그대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빈 종이에 적어 두면, 그대는 발견하리니 그대의 머리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아이들이 그대의 마음을 새롭게 알게 만든다는 것을. 이러한 일들은, 그대가 자주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대에게 이로우며 그대의 책을 아주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Thy glass will show thee how thy beauties wear, Thy dial how thy precious minutes waste; The vacant leaves thy mind‘s imprint will bear, And of this book, this learning mayst thou taste. The wrinkles which thy glass will truly show Of mouthed graves will give thee memory; Thou by thy dial’s shady stealth mayst know Time‘s thievish progress to eternity. Look what thy memory cannot contain, Commit to these waste blanks, and thou shalt find Those children nursed, delivered from thy brain, To take a new acquaintance of thy mind. These offices, so oft as thou wilt look, Shall profit thee and much enrich thy book. * 셰익스피어(1564~1616)의 소네트 중에서 드물게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글쓰기를 장려하는 교훈이 담긴 시다. 셰익스피어는 모두 154편의 소네트를 남겼는데, 시간의 덧없음과 사랑 그리고 (연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이 대부분이다. 시인이 연모하던 미남 청년에게 바쳐진 소네트가 126편이고 ‘dark lady’로 알려진 검은 피부의 젊은 여자를 노래한 시가 28편이다. 1609년에 런던에서 처음 출판된 뒤로 판을 거듭하며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지만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오늘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사람들은 즐겨 셰익스피어를 인용한다.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이었던 2016년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풍성했다. 얼마 전에 (9월 초였다) BBC 방송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좋아하는 중국의 여성작가를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금지되었던 셰익스피어는 보수적인 중국대륙의 동성애 예술가들에게 자유와 해방의 다른 이름이었다. 소네트 15의 인상적인 한 줄, “And all in war with Time for love of you, (그리고 너를 사랑하며 모든 것이 시간과 전쟁 중이니,)”를 외우는 그녀를 보며,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새롭게 읽히는 걸작의 힘을 확인했다. 작은 노래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sonetto’에서 유래한 소네트(Sonnet)는 르네상스 시기에 유럽에서 유행한 14줄의 정형시를 말한다. 약간의 예외는 있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99는 14줄이 아니라 15줄로 구성되었다. 소네트의 운율은 시대에 따라, 시인에 따라 변화했는데 셰익스피어가 소네트의 각운을 매기는 방식은 ‘abab cdcd efef gg’이다. 소네트 77은 처음 4행의 각운을 ‘wear-bear’ ‘waste-taste’로 맞추기 위해 세 번째와 네 번째 행의 문장을 도치시켰다. 그냥 읽어서 의미가 잘 다가오지 않으면 앞뒤의 단어들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게다가 고어가 섞여 단어장을 찾느라 바쁘다. 1행에 처음 나오는 ‘thy’는 2인칭 대명사의 소유격(=your)이다. 3행의 ‘The vacant leaves’는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필사본 책의 낱장들을 의미한다. 앞뒤 2페이지가 1 ‘leaf’이다. 4행의 ‘thou’는 2인칭 대명사의 주격(=you)이고 ‘mayst’는 동사 ‘may’의 직설법 2인칭 단수형이다. ‘mayst thou=may you ’이다. 6행의 ‘thee’는 2인칭 대명사의 목적격(=you)이다. 11행의 ‘아이들’은 머리에서 태어나 자란 ‘문학적 자식들’을 말한다. 젊은이들에게 시간의 효과를 들려주며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라고 가르치는 소네트 77의 내용으로 짐작컨대, 시인이 사랑했던 남자는 그의 후배 작가가 아닐까. 거울에 비치는 주름은 죽음이 다가온 징조라니. 과장이 심하지 않나! 시간을 도둑에 비유해, 해시계 둘레를 (주인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살금살금 돌아가는 그림자를 ‘시간의 도둑 같은 전진’으로 표현한 것도 참 맛깔스럽다. 망각에 대비해 글로 기록하라는 시인의 충고를 영국은 외면하지 않았다. 서양문명은 기록의 역사였다. 기록하는 자가 이긴다. 컴퓨터가 발명된 이후 인류의 중요한 기록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담당해 왔다. 손톱만 한 usb에 나의 모든 쓸모 있는 생각들이 저장되어 있다.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으로 분분초초 뇌리를 스치는 생각과 느낌의 덩어리를 이메일로 문자메시지로 카톡으로 올리는 요즘, 기록의 욕망이 지나쳐 때로 성가신 SNS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나, 잉크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신의 소네트를 손끝으로 순식간에 전파시키는 나를 보고 셰익스피어가 뭐라고 말할지….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국가대표 홈메뉴 - 된장찌개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국가대표 홈메뉴 - 된장찌개

    된장은 예로부터 우리의 식생활과 건강을 지켜 온 한민족 대표 식품이다. 만주 지역의 부여가 콩의 명산지였고, 삼국시대 이후 우리나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콩을 재배하게 되면서 콩을 발효시켜 된장이라는 위대한 식품을 발명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된장은 우리 밥상을 지켜 왔고, 예전에는 한국 가정 어디나 설날이 지나면 장과 된장을 담그는 것이 연중 큰 행사였다. 먼저 콩으로 메주를 쑤어 말린 후 장독에 소금물을 붓고 메주를 담가 1~2개월 발효시킨 다음 국물로는 간장을, 남은 건더기에는 소금을 넣어 된장을 만든다. 된장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된장찌개’다. 주부는 물론이고 등산, 캠핑, 낚시 등 밖에 나가 끼니를 장만해 본 사람은 누구나 된장찌개 정도는 끓여 봤을 것이고, 또 어느 정도 조리에 자신이 있다고 뽐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된장, 애호박, 감자, 두부, 양파, 풋고추 등을 기본 재료로 하고 계절과 입맛에 따라 각종 채소, 해산물, 육류를 다양하게 넣는다. 조리 방법은 뚝배기에 물을 붓고 준비된 재료를 넣은 후 된장을 풀어 끓이기만 하면 끝이다. 물론 맛을 더하는 레시피도 있지만 된장만 있으면 집집마다 개성 있게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국민 메뉴다. 된장찌개는 가정의 대표 식사 메뉴인 만큼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된장찌개를 내어 놓는 식당 또한 즐비하다. 종로2가 탑골공원 건너편 골목 안에 ‘뚝배기집’이란 곳이 있다. 테이블 몇 개 되지 않는 오래되고 작은 집이지만, 작은 유리창 너머 가게 안 입구에서 치솟는 푸른 가스 불에 여러 개의 뚝배기 찌개가 펄펄 끓고 있는 다이내믹한 분위기가 퍽이나 인상적이다. ‘우렁된장’을 시키면 뚝배기에 우렁을 푸짐하게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으며 나온다. 양푼에 밥과 콩나물을 담아 주는데, 된장찌개와 함께 나오는 나물과 열무김치 등을 넣고 밥상에 준비된 고추장 양념과 참기름을 섞어 비벼 먹으면 환상적이다. 점심때는 줄이 꽤 길지만 워낙 회전이 빨라 참고 기다릴 만하다. 된장찌개 4500원, 우렁된장 5000원의 착한 가격이 돋보인다. 그나마 최근에 500원 올린 가격이다. 양평동에는 1980년에 문을 연 ‘너도나도 식당’이 있다. 충남 예산과 홍천 출신인 주인 부부가 직접 담근 된장으로 우렁된장찌개를 끓여 낸다. 양푼에 담아 주는 흑미밥에 상추절임, 콩나물, 김치 등을 된장과 함께 비벼 먹는 맛이 특별하다. 직접 장을 담가서 된장은 찌개용으로 모두 사용하고 조선간장은 따로 판다. 구수한 시골풍의 된장찌개 맛 때문에 점심시간 끝날 때 가도 줄이 길다. 조선간장은 병에 넣어 팔고 있다. 삼각지에 차돌박이 전문점 ‘봉산집’이 있다. 이 집은 황해도 봉산 출신 사장 부부가 50년 이상 경영해 왔는데 이제 손주까지 일하고 아들과 사위는 분점도 열었다. 풋고추와 파로 무장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차돌구이가 일품이지만 식사로 먹는 ‘차돌막장찌개’가 이 집의 자랑이자 전통이다. 주인 할머니가 비법으로 담가 건물 옥상에 보관한 막장이다. 아쉬운 것은 찌개만은 따로 팔지 않는다. 차돌박이를 먹으면 차돌찌개는 2인분 8000원에 제공한다. 손님 만날 때 가서 막장찌개를 한 번 맛보기 권한다. 맛과 영양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메뉴인 된장찌개, 한국인이 일생 동안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아닐까 한다.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소네트 77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소네트 77

    소네트 77 -윌리엄 셰익스피어 거울은 그대의 아름다움이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고, 해시계는 그대의 소중한 시간이 어떻게 낭비되는지를 보여 주고; 종이의 여백은 그대 마음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니, 이 책에서, 그대는 이러한 교훈을 얻으리라. 그대의 거울이 낱낱이 보여 줄 그대의 주름살들은 그대에게 입을 벌린 무덤을 기억하게 할 것이며; 그대 해시계의 남몰래 살금살금 돌아가는 그림자는 영원을 향한 시간의 도둑 같은 전진을 알게 하리라. 그대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빈 종이에 적어 두면, 그대는 발견하리니 그대의 머리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아이들이 그대의 마음을 새롭게 알게 만든다는 것을. 이러한 일들은, 그대가 자주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대에게 이로우며 그대의 책을 아주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Thy glass will show thee how thy beauties wear, Thy dial how thy precious minutes waste; The vacant leaves thy mind‘s imprint will bear, And of this book, this learning mayst thou taste. The wrinkles which thy glass will truly show Of mouthed graves will give thee memory; Thou by thy dial’s shady stealth mayst know Time‘s thievish progress to eternity. Look what thy memory cannot contain, Commit to these waste blanks, and thou shalt find Those children nursed, delivered from thy brain, To take a new acquaintance of thy mind. These offices, so oft as thou wilt look, Shall profit thee and much enrich thy book. * 셰익스피어(1564~1616)의 소네트 중에서 드물게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글쓰기를 장려하는 교훈이 담긴 시다. 셰익스피어는 모두 154편의 소네트를 남겼는데, 시간의 덧없음과 사랑 그리고 (연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이 대부분이다. 시인이 연모하던 미남 청년에게 바쳐진 소네트가 126편이고 ‘dark lady’로 알려진 검은 피부의 젊은 여자를 노래한 시가 28편이다. 1609년에 런던에서 처음 출판된 뒤로 판을 거듭하며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지만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오늘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사람들은 즐겨 셰익스피어를 인용한다.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이었던 2016년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풍성했다. 얼마 전에 (9월 초였다) BBC 방송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좋아하는 중국의 여성작가를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금지되었던 셰익스피어는 보수적인 중국대륙의 동성애 예술가들에게 자유와 해방의 다른 이름이었다. 소네트 15의 인상적인 한 줄, “And all in war with Time for love of you, (그리고 너를 사랑하며 모든 것이 시간과 전쟁 중이니,)”를 외우는 그녀를 보며,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새롭게 읽히는 걸작의 힘을 확인했다. 작은 노래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sonetto’에서 유래한 소네트(Sonnet)는 르네상스 시기에 유럽에서 유행한 14줄의 정형시를 말한다. 약간의 예외는 있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99는 14줄이 아니라 15줄로 구성되었다. 소네트의 운율은 시대에 따라, 시인에 따라 변화했는데 셰익스피어가 소네트의 각운을 매기는 방식은 ‘abab cdcd efef gg’이다. 소네트 77은 처음 4행의 각운을 ‘wear-bear’ ‘waste-taste’로 맞추기 위해 세 번째와 네 번째 행의 문장을 도치시켰다. 그냥 읽어서 의미가 잘 다가오지 않으면 앞뒤의 단어들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게다가 고어가 섞여 단어장을 찾느라 바쁘다. 1행에 처음 나오는 ‘thy’는 2인칭 대명사의 소유격(=your)이다. 3행의 ‘The vacant leaves’는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필사본 책의 낱장들을 의미한다. 앞뒤 2페이지가 1 ‘leaf’이다. 4행의 ‘thou’는 2인칭 대명사의 주격(=you)이고 ‘mayst’는 동사 ‘may’의 직설법 2인칭 단수형이다. ‘mayst thou=may you ’이다. 6행의 ‘thee’는 2인칭 대명사의 목적격(=you)이다. 11행의 ‘아이들’은 머리에서 태어나 자란 ‘문학적 자식들’을 말한다. 젊은이들에게 시간의 효과를 들려주며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라고 가르치는 소네트 77의 내용으로 짐작컨대, 시인이 사랑했던 남자는 그의 후배 작가가 아닐까. 거울에 비치는 주름은 죽음이 다가온 징조라니. 과장이 심하지 않나! 시간을 도둑에 비유해, 해시계 둘레를 (주인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살금살금 돌아가는 그림자를 ‘시간의 도둑 같은 전진’으로 표현한 것도 참 맛깔스럽다. 망각에 대비해 글로 기록하라는 시인의 충고를 영국은 외면하지 않았다. 서양문명은 기록의 역사였다. 기록하는 자가 이긴다. 컴퓨터가 발명된 이후 인류의 중요한 기록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담당해 왔다. 손톱만 한 usb에 나의 모든 쓸모 있는 생각들이 저장되어 있다.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으로 분분초초 뇌리를 스치는 생각과 느낌의 덩어리를 이메일로 문자메시지로 카톡으로 올리는 요즘, 기록의 욕망이 지나쳐 때로 성가신 SNS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나, 잉크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신의 소네트를 손끝으로 순식간에 전파시키는 나를 보고 셰익스피어가 뭐라고 말할지….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국가대표 홈메뉴 - 된장찌개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국가대표 홈메뉴 - 된장찌개

    된장은 예로부터 우리의 식생활과 건강을 지켜 온 한민족 대표 식품이다. 만주 지역의 부여가 콩의 명산지였고, 삼국시대 이후 우리나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콩을 재배하게 되면서 콩을 발효시켜 된장이라는 위대한 식품을 발명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된장은 우리 밥상을 지켜 왔고, 예전에는 한국 가정 어디나 설날이 지나면 장과 된장을 담그는 것이 연중 큰 행사였다. 먼저 콩으로 메주를 쑤어 말린 후 장독에 소금물을 붓고 메주를 담가 1~2개월 발효시킨 다음 국물로는 간장을, 남은 건더기에는 소금을 넣어 된장을 만든다. 된장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된장찌개’다. 주부는 물론이고 등산, 캠핑, 낚시 등 밖에 나가 끼니를 장만해 본 사람은 누구나 된장찌개 정도는 끓여 봤을 것이고, 또 어느 정도 조리에 자신이 있다고 뽐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된장, 애호박, 감자, 두부, 양파, 풋고추 등을 기본 재료로 하고 계절과 입맛에 따라 각종 채소, 해산물, 육류를 다양하게 넣는다. 조리 방법은 뚝배기에 물을 붓고 준비된 재료를 넣은 후 된장을 풀어 끓이기만 하면 끝이다. 물론 맛을 더하는 레시피도 있지만 된장만 있으면 집집마다 개성 있게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국민 메뉴다. 된장찌개는 가정의 대표 식사 메뉴인 만큼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된장찌개를 내어 놓는 식당 또한 즐비하다. 종로2가 탑골공원 건너편 골목 안에 ‘뚝배기집’이란 곳이 있다. 테이블 몇 개 되지 않는 오래되고 작은 집이지만, 작은 유리창 너머 가게 안 입구에서 치솟는 푸른 가스 불에 여러 개의 뚝배기 찌개가 펄펄 끓고 있는 다이내믹한 분위기가 퍽이나 인상적이다. ‘우렁된장’을 시키면 뚝배기에 우렁을 푸짐하게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으며 나온다. 양푼에 밥과 콩나물을 담아 주는데, 된장찌개와 함께 나오는 나물과 열무김치 등을 넣고 밥상에 준비된 고추장 양념과 참기름을 섞어 비벼 먹으면 환상적이다. 점심때는 줄이 꽤 길지만 워낙 회전이 빨라 참고 기다릴 만하다. 된장찌개 4500원, 우렁된장 5000원의 착한 가격이 돋보인다. 그나마 최근에 500원 올린 가격이다. 양평동에는 1980년에 문을 연 ‘너도나도 식당’이 있다. 충남 예산과 홍천 출신인 주인 부부가 직접 담근 된장으로 우렁된장찌개를 끓여 낸다. 양푼에 담아 주는 흑미밥에 상추절임, 콩나물, 김치 등을 된장과 함께 비벼 먹는 맛이 특별하다. 직접 장을 담가서 된장은 찌개용으로 모두 사용하고 조선간장은 따로 판다. 구수한 시골풍의 된장찌개 맛 때문에 점심시간 끝날 때 가도 줄이 길다. 조선간장은 병에 넣어 팔고 있다. 삼각지에 차돌박이 전문점 ‘봉산집’이 있다. 이 집은 황해도 봉산 출신 사장 부부가 50년 이상 경영해 왔는데 이제 손주까지 일하고 아들과 사위는 분점도 열었다. 풋고추와 파로 무장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차돌구이가 일품이지만 식사로 먹는 ‘차돌막장찌개’가 이 집의 자랑이자 전통이다. 주인 할머니가 비법으로 담가 건물 옥상에 보관한 막장이다. 아쉬운 것은 찌개만은 따로 팔지 않는다. 차돌박이를 먹으면 차돌찌개는 2인분 8000원에 제공한다. 손님 만날 때 가서 막장찌개를 한 번 맛보기 권한다. 맛과 영양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메뉴인 된장찌개, 한국인이 일생 동안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아닐까 한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회주의 재발명(악셀 호네트 지음, 문성훈 옮김, 사월의책 펴냄) ‘3세대 프랑크푸르트학파’인 저자가 사회주의의 실험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한다. 경제적 평등이나 대안적 생산양식은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과거 사회주의 기획은 이런 근본이념 대신 자본주의라는 상대를 설정해 경제영역을 투쟁의 중심에 두고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승리한다는 역사관에 따라 행동했다. 저자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주체,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등 ‘산업주의 정신’을 제거하고 21세기의 사회주의를 재구성한다. 새로운 사회주의에서는 민주적 의사 형성, 상호애착을 통한 남녀 간 배려 같은 가치들도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이념에 포함된다. 192쪽. 1만 8000원. 2차 세계대전사(전 3권)(제러드 L 와인버그 지음, 홍희범 옮김, 길찾기 펴냄) 미국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세계 각국에서 공개된 사료를 모아 1939년 9월 독일의 폴란드 침공부터 1945년 8월 일본의 항복선언까지 2차 세계대전의 전말을 정리했다. 주요 국면에서 참전국의 선택과 결정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과도한 전쟁 배상금으로 나치가 독일인의 지지를 얻었다는 통설을 반박한다. 유럽 최강의 육군 전력을 보유한 프랑스가 전쟁에 왜 소극적이었는지, 독일과 일본의 동맹관계는 왜 패전으로 귀결됐는지도 다룬다. 저자는 “전면 핵전쟁만이 2차 대전보다 더 거대한 전쟁이 되겠지만 그 경우에는 기록할 역사가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각권 384~456쪽. 1만 7000원. 10월항쟁(김상숙 지음, 돌베개 펴냄) 1946년 10월 1일 정오 대구역 광장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동자 두 사람이 총에 맞아 쓰러졌고 이튿날 시신을 싣고 학생과 시민들이 대구 도심에서 “배고파 못 살겠다”, “해방된 새 나라를 건설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또다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눴다. 이른바 10·1폭동으로 알려진 10월 항쟁의 서막이었다. 저자는 제주 4·3항쟁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이뤄진 데 비해 10월 항쟁은 학계에서도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10월 항쟁이 좌익 엘리트가 선도한 소요나 반란이 아니라 기층 민중이 전면에 나선 시민 항쟁이었다는 점을 미군 문서와 참여자 등의 증언 구술을 통해 새롭게 입증하고 있다. 336쪽. 1만 7000원. 빵을 위한 경제학(원용찬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이 책은 빵이 얼마만큼 효용과 만족을 줄 수 있는지만 살피는 현대의 주류 경제학을 비판한다. 1998년 아시아 처음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은 “빵과 식량이 아무리 많아도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자는 ‘빵’으로 상징되는 생명을 화두로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역사와 문학, 사상과 철학, 과학까지 아우르며 인류가 거쳐온 경제사상의 다양한 측면을 살핀다. 이 모색을 통해 과거의 경제사상을 살피고 오늘날 취해야 할 핵심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소셜 픽션을 통해 미래 경제사상의 모습을 그리는 데까지 나아간다. 304쪽. 1만 4000원. 요즘 엄마들(이고은 글, 백두리 그림, 알마 펴냄) 일간지 기자 출신인 작가가 육아의 일상을 위트 있는 문장으로 기록한 생생한 분투기. 엄마가 되면 누구나 겪을 법한 작고 사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삶의 ‘웃픈’ 아이러니를 드러내고 때로는 상실감이나 분노를 표현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는 요즘의 육아 풍속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같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한국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느낌이다. “엄마들을 그렇게 궁지에 몰아넣고 ‘버틸래? 낙오될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무자비함에 대해 말이다. 왜 우리 사회는 두 가지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일까.” 작가는 책 곳곳에서 삶과 일, 육아가 좀더 평화롭길 바란다. 332쪽. 1만 3800원.
  • 중기·특허청 산하기관 인사채용 제 맘대로

    중소기업청과 특허청 산하기관들의 채용부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중기청과 특허청에서 제출받은 채용비리 실태점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기청 산하기관 3곳, 특허청 산하기관 5곳이 적발됐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채용기준을 ‘제멋대로’ 운용하고 있었다. 평가위원 구성에 이해관계자 제척절차가 없었고 1순위 합격자 포기시 2순위자 선정 또는 재공고 등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전형별 평가항목·점수·선정기준이 채용 때마다 달라지는 등 채용에 대한 일관성과 투명성이 미흡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종합성적 순위가 아닌 최종 면접평가 점수 순위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했고 점수 합계표도 미작성했다. 최종 면접만 잘보면 채용이 가능해 소수의 임원이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벤처투자는 청년인턴을 채용할 때 자기소개서 평가와 경력점수로 선발해야 함에도 근거가 없는 보훈 가점 부여로 탈락해야할 1명이 1년간 청년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한국발명진흥회·한국지식재산연구원·한국특허정보원·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한국지식재산전략원 등 특허청 산하기관도 법령 위반, 부적절한 업무처리 등이 심각했다. 발명진흥회는 전문위원 공개채용 시 응시자 대학 동문인 직원을 1차와 2차 평가위원에 참여시켰고 1차 서류전형 평가위원들이 상의를 거쳐 서류전형 합격자를 미리 정해놓고 점수를 사후 부여했다. 특허정보원은 영문번역 채용 등에서 응시자가 필기테스트 답안을 공란으로 제출했지만 점수를 부여하는 등 배점기준을 불합리하게 운영했다. 지식재산전략원은 직원채용세칙을 개정하면서 정량평가(학점, 어학, 우대 가점 등) 항목을 평가위원의 판단에 따른 정성평가로 변경해 동일한 전공 및 경력점수가 면접관에 따라 상이하는 등 평가의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됐다. 담당자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쳤다. 중기청은 13명에 대해 경고(2명), 주의(10명), 참여제한(1명) 조치했고 특허청은 처분요구서조차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학살자에 평화상을?…노벨상에 드리웠던 그림자들

    학살자에 평화상을?…노벨상에 드리웠던 그림자들

    인문과학, 자연과학, 정치, 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을 선별해 주는 노벨상은 각계 전문가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영예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거대한 만큼 세계 열강의 입김과 국제적으로 얽힌 이해관계의 그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항상 따른다.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노벨상 수상 사례를 알아봤다. 1. 버락 오바마 - 노벨 평화상(2009)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양한 외교적 성과와 국제 화합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이 결정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당혹케 했는데 오바마가 평화상 후보에 오른 시점이 고작 임기 12일째였기 때문이다. 노벨 위원회는 오바마가 국제 협력 분야에서 ‘추후 기울일 노력’을 사전에 응원하는 차원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해명했으나 정치적 의도가 존재한다는 국제적 의혹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2. 코델 헐 - 노벨 평화상(1945) 1945년, 미국 정치인 코델 헐은 UN 설립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수상 6년 전 발생한 ‘S.S. 세인트루이스 사태’에서 보여준 헐의 행적이 그의 평화상 수상 자격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S.S. 세인트루이스 사태’는 헐이 미국 루즈벨트 정권에서 국무장관을 지내던 1939년 나치로부터 도망친 유대인 난민 950명이 미국에 망명을 시도했던 사건이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난민들을 수용하려 했으나 헐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남부 민주당원들과 합세해 차기 선거의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같은 해 7월 4일 루즈벨트는 난민 수송선 입항을 거부했으며, 유럽으로 회항한 이들 난민의 4분의 1 이상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됐다. 3. 야세르 아라파트 - 노벨 평화상(1994) 지난 1994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의장은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과 함께 오슬로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벨 위원회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오슬로협정이 “중동에서의 화합을 향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라파트의 반대 세력은 그가 “장기간 폭력을 조장해 온 몰염치한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며 비난했고 심사위원 코레 크리스티안센은 그의 수상에 반대하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4. 존 포브스 내시 - 노벨 경제학상(1994)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잘 알려진 수학자 존 내시 또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노벨상 수상자다. 1994년 내시는 당시로부터 40여 년 전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생이었던 시절 이룩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게임이론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인정받았음에도 그가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 그리고 더 나아가 반유대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수상 적합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해당 논란은 노벨 운영위원회의 제도 개편으로까지 이어져 원래 무기한이었던 위원회 멤버들의 임기가 3년으로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 5. 알렉산더 플레밍 - 노벨 의학상(1945)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최초 발견자’의 명예를 알렉산더 플레밍이 오롯이 가져도 좋은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로 인해 1945년에 플레밍이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을 때에도 반대의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반대론자들은 1870년대에도 페니실린의 원천인 푸른곰팡이 ‘페니킬리움 노타툼’이 항균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었다는 점을 들어 그의 공로를 저평가했으며 심지어 플레밍 본인조차 페니실린 발견이 완전한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고 시인했던 바 있다. 그러나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추출, 생산했던 최초의 인물이며 해당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무수한 사람을 구해낸 시초가 됐던 만큼 그의 노벨상 수상은 정당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6. 하랄트 추어 하우젠 - 노벨 생리의학상(2008) 독일 의학자 하랄트 추어 하우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두 종류의 HPV 백신 제품에 대해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위원회 멤버 중 두 명의 인사와 강력한 유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이 하우젠의 노벨상 수상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불거졌다. 이 의심은 결국 노벨기구 전반에 대한 비리 의혹의 발단이 돼 스웨덴 경찰의 조사로 이어졌고, 반부패 수사팀은 위원회에 대한 고소를 고려했으나 끝내 고소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7. 헨리 키신저 - 노벨 평화상(1973) 독일 출신의 미국 정치학자 겸 정치인 헨리 키신저는 북베트남 정치인 레둑토와 함께 ‘1968년 베트남 화평교섭을 위한 파리회담’에서 성공적 교섭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 그러나 미 정부 국무장관을 지내며 비인도적 해외 정치공작과 전쟁행위를 주도했던 키신저의 평화상 수상은 곧 전 세계의 반발과 조롱, 그리고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키신저는 베트남전 당시 선전포고 없이 중립국이었던 캄보디아와 라오스 국경에 대해 대규모 폭격작전을 강행해 확전을 촉발한 인물이다. 베트남군 보급로인 ‘호치민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법과 교전수칙을 어겨가며 미국 내에서도 극비리에 이루어진 이 폭격은 캄보디아 및 라오스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켰으며 이후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정권 수립 및 킬링필드 학살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키신저는 또한 남미 국가들의 국민압제 정책인 ‘콘도르 작전’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등 정부가 각자 정보기관을 동원해 자행했던 대대적 국민압제 정책인 ‘콘도르 작전’은 노조, 좌익인사, 성직자, 학생, 지식인 등을 대상으로 했으며 비밀리에 진행돼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소 6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키신저의 수상에 반대한 두 명의 노르웨이 노벨 위원은 사의를 표명했으며, 정치풍자 코미디언 톰 레러는 “헨리 키신저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시점에서 정치풍자는 한물간 것이 돼버렸다”고 촌평하며 풍자극보다도 모순적인 현실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노벨과학상, 공동 수상이 대세… 中·日 5명 후보 명단에

    노벨과학상, 공동 수상이 대세… 中·日 5명 후보 명단에

    한층 차가워진 공기로 가을이 깊어지는 10월이 되면 전 세계인의 이목은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과 노르웨이로 쏠린다.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벨상 때문이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3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문학상(일자 미정)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된다. 8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0억 3100만원)의 상금, 금메달과 상장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석학’이라는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주목되고 있다. ●2001년 이후 과학상 단독 수상 4건 그쳐 노벨상 수상자 발표 한 달 전부터 ‘예비 노벨 생리의학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와 세계적인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 톰슨 로이터의 예상 노벨상 후보자 명단이 발표된다. 여기에 노벨상을 패러디해 기발한 연구 성과에 상을 주는 ‘이그 노벨상’ 시상도 9월 셋째 주에 시행되면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른다. 노벨상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이 기부한 유산 3100만 스웨덴 크로나를 기금으로 삼아 설립된 노벨재단이 수여한다. 1901년부터 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의학, 평화 5개 분야에 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 창립 300주년을 맞아 만든 상으로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리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다. 상금을 노벨재단에 기탁하는 조건으로 노벨상에 포함되긴 했지만 여전히 ‘태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물리, 화학, 경제학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생리의학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문학은 스웨덴 학술원,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 노벨위원회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노벨이 사망한 12월 10일 열리는 시상식도 달리 열린다. 생리의학, 물리, 화학, 문학, 경제학 분야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각각 개최된다. 이는 노벨재단이 설립된 1900년 당시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한 나라였다가 1905년 분리된 데 따른 것으로 노르웨이가 평화상을 가져갔다. 노벨상은 수상자 발표 당일 “노벨재단입니다. 당신이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라는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당사자마저도 수상 여부를 알지 못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심사위원도 비밀이다. 이 때문에 노벨과학상(생리의학, 물리학, 화학)을 누가 받을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관전 포인트는 몇 가지 있다. 우선 노벨과학상 중 단독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일단 올해 래스커상 수상자나 톰슨로이터 예상 후보자 명단을 보더라도 단독 수상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없다. 실제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노벨과학상 45건 중 41건을 2명 이상 과학자들이 함께 수상했고, 연구자 1명이 단독으로 수상한 경우는 4건에 불과하다. 1901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노벨과학상 322건 중 174건(54%)이 2명 이상 공동 수상했다. 1950년대를 기점으로 공동 수상 비율이 전체 수상 건수의 50%를 상회하기 시작해 최근 30년간은 노벨과학상 공동 수상 비율이 80%를 웃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노벨과학상 공동 수상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첨단과학의 대형화와 융복합화에 따른 한계와 연구 실패 부담을 최소화하고 연구자들이 보유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집단 연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日, 100년 전부터 해외 공동 연구로 결실 일본이 3년 연속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것인지와 지난해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중국이 2연속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에 이어 2위 수상 국가이자 비서구 국가 중에서는 최고의 과학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언론들도 노벨과학상 부문에서 수상이 유력시되는 후보군을 소개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톰슨 로이터가 발표한 노벨상 후보자 명단에도 일본인 3명, 중국인 2명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차 연구위원은 “일본은 1920년대부터 해외 공동 연구와 유명 과학자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과학기술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그 결실을 21세기에 거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단기적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적극 투자하는 것은 우리나라도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류의 기억 디지털에 맡겨도 되나

    인류의 기억 디지털에 맡겨도 되나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애비 스미스 럼지 지음/곽성혜 옮김/유노북스/348쪽/1만 5500원 인류의 정보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인플레이션’되고 있다. 전 세계 웹 데이터는 2012년 27억 테라바이트(TB·1TB=1024GB)에서 지난해 80억TB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반면 기억의 유통기한, 즉 ‘데이터 수명’은 찰나적이다. 인터넷이 전 세계로 확산되던 1997년 당시 웹 페이지가 존재한 시간은 평균 44일이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 시간은 불과 100일에 그친다. 현 인류의 속도감 있는 디지털 기억들은 사유를 위한 최소한의 ‘마찰 저항’조차 없이 우리의 기억을 기계화된 입력과 출력의 문제로 환원시킬 뿐이다. 신간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는 급속히 증가하는 인류의 기억을 디지털에 위탁해도 되는지를 묻는다. 저자는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부터 수메르인 필경사들이 창조해 낸 설형문자와 중세 인쇄술의 발명이 불러온 문자혁명 그리고 2010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트윗을 보관하기로 한 결정까지 주요 역사적 지점마다 기억과 지식을 다뤄 온 인류의 방식을 ‘외주화’로 정의한다. 중세 이후 서구 사회는 지식 보급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값싼 목재 펄프 종이에 책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술이 개발됐고 사진 촬영과 음향 녹음 기술은 인류로 하여금 훨씬 빠르게 정보를 기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같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보존하는 기능은 인간의 두뇌가 아닌 별도의 장치에 외주화되면서 첨단화·고도화되어 왔다. 디지털 세례로 인해 인류는 컴퓨터와 구동 프로그램(OS), 파일, 심지어 전기까지 없게 되면 모든 일상이 마비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인류가 축적해 온 기억은 인간의 유전자(DNA)에는 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일찍이 문자의 발명을 탐탁잖게 생각했다. 그는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인간의 생각과 경험을 쓰는 행위를 지식과 기억의 외주화로 여겼고, 인간은 지혜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물론 소크라테스의 경고는 틀린 예측에 그쳤다. 인류는 그리스 로마 시대 이래 탁월한 문화적 성취를 문자로 기록했지만 지혜를 잃지는 않았다. 기억의 외주화는 인류의 원초적 욕망과 연관돼 있다. 4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남긴 벽화들도 따지고 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하고 싶은 기억을 이미지로 남겨 놓은 흔적이다.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의 이미지들을 “존재를 증언하고 싶은 욕망, 시공간이 멀리 떨어진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은 인류의 욕망”으로 묘사한다. 이 같은 욕망에 불을 지른 첫 기억 혁명이 바로 문자의 발명이다. 문자는 기록 문화를 만들어 냈으며, 지식을 조직화했고, 근대의 유물론은 과학 기술 혁신의 분기점이 됐다. 이 책의 부제인 ‘디지털 기억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질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안다. 개인정보 침해와 우발적 삭제와 해킹, USB와 외장하드 같은 저장 기술의 취약점 등 역설적으로 디지털 시대 들어 인류의 기억이 더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말이다. 특히 저자는 “개인적 기억과 정체성을 컴퓨터에 더 많이 위탁할수록 우리는 자율성을 잃는 데 대한 두려움인 ‘데이터 소외’가 더욱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기억을 유일하게 읽어내는 존재는 이제 디지털 기계뿐이며 ‘구글이 무엇을 아는지 알기 위해 항상 접속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오늘날의 금언처럼, 인류의 통제력을 기계에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안이 있을까. 저자는 인류의 집단적 기억을 저장·보존하고 개방하는 주체로 공공성을 제시한다. 구글 같은 사기업들이 이윤 추구 이상의 인류적 가치를 실행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의 인식이다. 대신 세계 각지의 공공 도서관과 기록 보관소, 박물관, 인터넷 아카이브 등 공공 및 비영리 기관들을 통해 인류의 기억을 보존하자고 외친다. 그는 “지식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결정하는 일은 공익사업이 돼야 한다”며 “구글 같은 회사가 지식을 조작하게 내버려둔다면 인류는 집단 기억상실증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내 손 안의 콜택시 ‘자율주행’ 꿈 질주

    [글로벌 인사이트] 내 손 안의 콜택시 ‘자율주행’ 꿈 질주

    제록스(Xerox)라는 단어는 단순히 회사 이름만이 아니라 ‘복사하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1906년 설립된 제록스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현재 복사기와 프린터, 디지털복합기 등을 판매하는 종합문서관리 회사다. 이렇듯 아주 극소수의 기업만이 자신이 생산한 제품이 인기를 얻어 동사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최근 레츠 우버(Let’s Uber)라는 표현이 젊은이들 사이에 자주 사용된다. 서로 필요할 때 연락해서 사용하자는 의미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우버가 1000억 달러(약 110조 5500억원)에 달하는 택시업계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10조 달러(약 1경 1050조원)에 달하는 개인용 운송수단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교통혁명을 꿈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2009년 창업한 우버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승객을 모집하는 유사 콜택시 서비스로 빠르고 저렴한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으며 사세를 확장했다. 현재 가치만도 무려 700억 달러(약 77조 3640억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 중 하나다. 우버를 통해 전 세계 425개 도시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택시 운전기사들은 우버로 인해 택시업이 사라질 것이라며 택시에 검은 리본을 달기도 하고 ‘우버는 불법’ ‘우버는 범죄’ 등의 스티커를 택시에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 등에서는 이를 합법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사실 우버의 야심은 단순히 택시업을 장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다. 우버는 한 해 1000억 달러인 택시시장에만 만족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인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해 개인이 이동하기 위해 사용하는 운송비를 줄이고 결국에는 아예 차량 소유가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한 해 10조 달러에 달하는 개인용 교통수단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엄청난 시장이 있다 보니 당연히 우버만 이 시장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크고 작은 기업이 교통혁명의 시작인 전기자율주행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체인 애플이나 구글, 텔사뿐만 아니라 포드와 볼보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도 이 시장을 노리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IT 업체가 자동차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전기차나 주행보조 장치, 자율주행차의 형태로 IT 전장 부품이 자동차의 모습을 바꿔 가고 있다는 점과 만성과잉, 리콜 손실, 법적 비용 등에 시달리고 있는 기존 자동차산업에 침투하기가 쉬워 보인다는 점이다. 지금도 전자부품이 자동차의 70%를 구성할 정도인 만큼 혁신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IT 기업이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20세기에 차량이 발명되면서 인간의 이동권 및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꿨던 것처럼 우리의 일상생활은 교통사고와 환경오염은 줄어들고 교통수단 및 도시환경이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이들 간의 영역 없는 전쟁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교통혁명의 순간에서 우버는 단기적으로 개혁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는 우버가 차량공유 서비스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기 때문이다. 전체 운수 부문 중 차량공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지만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30년까지 차량공유서비스 부문이 운수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버를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이 저렴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우버풀(Uber pool)의 경우 목적지 구간이 같을 경우 승객 한두 명이 함께 탈 수 있는 제도로 경제적인 택시이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시내까지 혼자 택시를 이용할 경우 50달러가 들지만 우버풀을 이용해 같은 방향의 승객이 나눠서 요금을 부담하면 25달러에도 도달할 수 있다. 이렇듯 우버풀은 사적 영역과 공공 영역의 교통 구분 체계가 불분명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핀란드 헬싱키를 비롯한 몇몇 도시는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이용자가 기차와 버스 등을 조합해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8월부터는 ‘운전기사 없는 버스’가 세계 최초로 도심 도로에서 시험운전에 들어갔다. 이런 자율주행차량은 교통수단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 전조가 이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구글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트뷰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인 누토노미는 아예 자율주행택시를 선보였다. 우버 역시 지난 14일부터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실시했다. 이 차량은 운전자가 타긴 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만 운전을 한다. 일부에서는 피츠버그에서 무인주행차량과 관련된 법률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인주행택시를 허용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의회가 법을 통과시킬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기술적 진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옹호의 목소리도 크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자율주행차는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을 더욱 확대해 가격을 낮추고 접근성을 개선하게 될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장애인이나 노약자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더욱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많은 사람이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차량공유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실시한 실험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량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도시에서 차량 수요가 80~9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차량을 소유하지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주차공간이 필요없어 이 부분을 공원이나 주택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경우 도시에서 주차 면적이 4분의1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애플, 우버 등 자율주행차량을 연구하는 회사 중에 누가 이 분야에서 최종 승자가 될지 아직 불분명하다. 또 이들이 어떤 수익을 창출할지도 의문이다. 인간이 운전대를 잡는 한 자율주행차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기술발전이 계속되면서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버는 강력한 브랜드의 힘과 거대한 고객수요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량업계에서 교통혁명을 꿈꾸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식료품 배달이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장거리 화물수송 분야에 대한 진출도 노리고 있다. 우버의 강점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소비자의 욕구나 수요를 읽어내는 서비스 마인드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다만 새로운 기술적 유행을 이끄는 기업이 반드시 1등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분야의 예를 봐도 노키아나 블랙베리, 디지털카메라 분야의 코닥,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마이스페이스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회사가 최고가 될지는 규제 당국에 달려 있다. IT업체 대부분은 먼저 신기술을 시도해 보고 그다음에 허가를 요청하는 그런 관행이 있다. 우버가 성공한 것도 이런 전철에 따른 것이었다. 자율주행차량의 경우 규제는 모호하고 기술 역시 완벽하지 않아 최악의 결과를 양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버가 최후의 승자가 되더라도 얼마나 이익을 얻을지도 확실치 않다. 차량공유서비스에 많은 기업이 참여하면 생각보다 이 사업에서 이익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우버는 현재 단 한 대의 차량도 소유하지 않은 채 차량 이용자와 운전자를 연결해 수익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우버의 서비스가 도시의 한 교통수단으로 완전하게 통합된다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우버는 미래에 개인의 이동수단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런 회사다. 애플이나 구글과 달리 우버는 이동수단에만 집중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처럼 반드시 보호해야 할 공장도 없다. 최근 우버는 우버차이나 지분을 모두 경쟁사인 디디추싱에 매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마련한 자금 9억 달러(약 1조원)를 기술개발에 투자키로 했다. 우버의 미래 비전은 전도유망하지만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름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우버가 성공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모두 우버 세계에 있다고 잡지는 마무리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中교수, 학생 학업흥미도 측정하는 ‘안면인식 시스템’ 개발

    중국 쓰촨대학(四川大学) 컴퓨터사이언스 학과 웨이샤오용(魏骁勇) 교수가 수업 중 학생들의 학업 흥미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개발해 화제에 올랐다. 화서도시보(华西都市报)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기록된 안면인식 시스템 화면에는 학생들 얼굴 부분에 테두리가 그려져 있고, 웃음과 침묵 등의 표정변화에 따라 개개인의 머리 위에 ‘행복'(Happy)과 ‘일반'(Neutral)이라는 표시가 뜬다. 웨이 교수는 "학생 개개인의 얼굴표정을 포착해 분류, 기록한다”면서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수업 중인 학생들의 학업이해도와 집중도 등을 측정함으로써 강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학생들의 얼굴표정을 근거로 어느 시간에 학생들의 적극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참여도가 낮아지는지 등을 통계로 산출할 수 있다. 그는 “이 데이터를 근거로 강의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3년 전 안면인식기를 통한 출석 체크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처음에는 출석체크에 안면인식기를 사용했지만, 차츰 학생들의 학습태도 및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면인식 시스템이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라 ‘행복’과 ‘일반’의 두 가지 표정만을 포착하지만 차츰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웨이 교수가 발명한 안면인식시스템은 향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가령 광고판에 이 시스템을 장착해 행인들의 표정을 통한 광고 효과를 도출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미국의 공상과학영화인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표정, 행동 분석 및 빅데이터를 통해 범죄증거를 분석, 추적해 범죄 예방에 활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웨이 교수는 이처럼 다방면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사진=화서도시보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수소 생산 태양전지 개발…인공 광합성이 현실로?

    수소 생산 태양전지 개발…인공 광합성이 현실로?

    화석 연료는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근간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온실가스 문제는 물론이고 자원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태양 에너지와 풍력은 이미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지만, 역시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기술 발전과 태양광 패널의 가격 하락으로 경제성은 어느 정도 갖췄으나 날이 흘릴 때나 밤에는 발전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선보였지만, 이 역시 비용 상승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새로운 대안을 생각하고 있는데,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전기를 바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원료가 될 수 있는 수소나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독일 국가 핵융합 연구소(Forschungszentrum Jülich)의 과학자들이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광전기화학 물 분해(photoelectrochemical water splitting) 방식이 그중 하나로 이는 두 개의 소재를 이용해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우선 박막 태양전지 소재가 태양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면 이 전기를 다른 소재로 된 음극과 양극이 수용액에서 수용액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한다. 이를 분리해서 채취하면 하나의 광화학(photochemical) 전지에서 수소를 바로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64㎠ 크기의 전지를 실제로 수용액에 담근 후 야외에서 태양광만으로 수소를 만들게 하는 데 성공했다. 육안으로도 작은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이와 같은 기술은 식물의 광합성과는 다르지만, 결국 태양광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꾼다는 점에서 인공 광합성(artificial photosynthesis)이라고 부른다. 전기 대신 수소를 생산하는 이점은 낮에 생산한 수소를 저장해서 필요할 때마다 발전기를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의 경우 변환 없이 바로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문제는 태양광 – 수소 변환 효율이 3.9%에 불과해 기존의 태양전지 대비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앞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10% 이상의 에너지의 효율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수소를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면 에너지 부분은 물론 산업적으로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하다. 동시에 원료인 태양 빛과 물은 한 지역에 편중되어 있지 않고 우리 나라를 포함해 지구 어디서든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인 만큼 앞으로 태양 에너지를 더 현명하게 이용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서울광장] 폼만 잡는 재난행정, ICT 먹통도 대비해야/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폼만 잡는 재난행정, ICT 먹통도 대비해야/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지진이 나면 재빨리 책상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대나무밭으로 가야 안전하단다.” ‘왜정’ 때 배웠다며 아버지가 내게 전한 밥상머리 교육이다. 학교에서도 역시 가장 안전한 곳은 책상 밑이라고 담임 선생님은 가르치셨다. 다른 대비 요령도 많이 말씀하셨겠지만, 기억나는 것은 책상 밑과 대숲이었다. 당시엔 삐걱대는 책상이 무너지는 천장을 막아 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땅이 갈라진다는 데 대나무밭에서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 책상과 대나무는 지진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처음에는 몇 명만 느꼈다. 그러면서 느낀 사람이 화제가 됐다. “나는 괜찮은데 정말로 흔들렸어. 너무 예민한 것 아니야?” 두 번째 지진에는 모두 놀랐다. 책상이 흔들리더니 나중엔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과 함께 멀미 증상도 나타났다. 이곳저곳에서 “지진이다” 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도 들렸다. 시간을 봤다. 8시 30분이 조금 지났다. 카카오톡이 안 되고, 인터넷도 불안정했다. 재난문자가 발송됐다는데 지방만, 그것도 9분쯤 늦게 이뤄졌다. 서울에는 아예 문자도 없었다. 재난안전처 홈페이지는 다운이 돼 3시간 가까이 접속이 지연됐고, 기상청은 진도가 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을 뿐 화급을 다투는 시간에 신속한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 9월 12일 경주 지진 때 필자의 사무실 이야기다. 폭염과 홍수 등에 다발성 재난문자로 존재 가치를 과시(?)했던 국민안전처가 이번엔 뒷북을 시원하게 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예보는커녕 지진 대비 대국민 매뉴얼도 없었다고 정부 당국을 성토 중이다. “국가 재난에 매뉴얼도 없고, 예측 분석도 없습니다. 그냥 이번 지진은 5.8이었습니다. (정부 당국이) 채점을 하고 있네요.” 지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극복을 염원하는 천재 가운데 하나였다. 이기화 전 서울대 교수가 삼국사기, 고려사,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등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2600여 차례 지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지진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가 머리를 싸맸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세네카도 지진 책을 내는 등 지진을 연구했다. 중국도 지진으로 수많은 생명과 재산을 잃었다. 1976년 허베이(河北) 탕산(唐山)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공식적으로 24만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다. 중국의 과학자 장형(78~139)이 세계 최초의 지진계를 발명한 것도 중국의 잦은 지진 때문이다. 지진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근대적인 장치는 미국 캘리포니아기술연구소의 찰스 F 리히터(1900~1985)가 개발했다. 그럼에도 인류는 지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진 시 대응은 인간의 몫이다.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알고 있었던 국민에게는 12일의 지진은 충격이었다. 서울의 지진 규모가 2 수준이었는데도 그것은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 부처는 제 기능을 못 했다. 통화량 폭주가 원인이란다. 지역적으로도 일부 지역에 국한됐다. 물론 국민안전처는 매뉴얼에 따라 진앙에서 120㎞ 이내 지역에만 발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경우를 본다면 그 밖의 지역 주민에게도 안심할 수 있는 문자는 보내는 매뉴얼이 있었어야 맞다. 뿐만 아니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을 때의 매뉴얼도 필요하다. 더 큰 재난으로 9분이 아니라 90분 동안 통신이 두절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전국이 흔들릴 때 행정망을 통해 아파트 단지 내 방송이나 동네 주민방송으로 재난방송을 대체하는 수단도 동시에 가동돼야 한다. 급한 경우 사이렌과 함께 가두 방송 등 ‘2차원’ 대비책도 준비해야 한다. 재난 안전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안전뿐 아니라 국민을 불안으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최첨단이라고 폼만 잡는 허세로는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나머지는 집안에서 이뤄지는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의 재난 교육의 몫이다. sunggone@seoul.co.kr
  • PC 사용 줄었지만 마우스는 여전히 진화 중

    최근 모바일 환경 전환으로 PC 사용이 감소했지만 컴퓨터 마우스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나 스트레스를 체크하고 신체에 착용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장착되고 있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근 6년간 컴퓨터 마우스 관련 특허출원은 281건으로 연평균 50건 정도로 출원됐다. 기술별로는 사용자 건강관리가 26%(72건)를 차지했고 사용 편의성(55건), 웨어러블(45건), 복합기능(42건), IT기기 결합(34건) 등의 순이다. 건강관리 기술로는 마우스를 오래 사용할 때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 예방과 관련한 출원이 38건으로 가장 많고, 마우스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와 스트레스를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 11건 출원됐다. 마우스의 손가락이나 손바닥 접촉면에 심전도·맥박·혈류 등의 생체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 건강 상태를 점검,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알람을 통해 경고를 해주는 방식이다. 사용 편의성 관련 기술에는 마우스 본체를 납작한 판 형태로 만들어 휴대가 간편하고, 마우스 휠을 돌리거나 버튼을 클릭하는 등 이동시 움직임 등을 통해 자동으로 충전하는 기능 등이 출원됐다. 마우스는 책상 위와 같이 평평한 곳에서만 사용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신체에 부착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마우스도 개발됐다. 사용자의 손목이나 손가락에 착용해 손의 움직임에 따라 커서를 이동하고 원하는 항목을 실행시키는 기술과 머리나 발을 사용하는 기술, 입안의 혀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마우스의 기능을 구현하는 아이디어도 출원됐다. 마우스에 스캐너의 기능을 부가해 문서·사진을 스캔할 수 있게 하는 기술과 스마트폰 문자 입력을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과 PC를 연결하는 중계 수단으로 활용한 기술 등도 있다. 한편 마우스 관련 발명은 전체 출원의 61%가 개인 출원으로 집계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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