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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중국이 5년간 벌인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1차 고지를 점령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지난 1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평균 ㎥당 34㎍을 기록해 처음으로 국제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2012년 만들어진 국제 기준은 초미세먼지 농도 35㎍ 이하다. 1월 한 달 베이징의 공기 지수도 31일 가운데 25일이 ‘좋음’ 또는 ‘아주 좋음’을 기록했다고 환경보호국은 소개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베이징 공기 지수가 ‘좋음’이었던 날은 226일로 2013년보다 50일 더 많았다. 공기 지수가 ‘심각’했던 일수는 58일에서 35일로 떨어졌다. ●공기 지수 ‘심각’ 일수 58→35일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평균 33.1%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16만명에 이르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숫자가 줄어들었다. 황웨이 그린피스 동아시아 기후에너지 운동가는 “중국 정부의 대기 오염 행동 계획은 공기오염과 건강문제를 획기적으로 감축했다”고 말했다.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74개 도시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33% 떨어졌는데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가장 획기적인 미세먼지 감소율을 기록했다. 석탄 소비와 석탄 사용 공장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석탄, 시멘트, 철강 등에 대해 재도약을 추진한 경제 정책 탓에 대기 오염 개선 속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5년 전인 2013년 9월 중국의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35개 항목으로 이뤄진 이 계획은 기업, 지방정부, 경제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광범위한 대기 청정화 계획으로 도심 식당의 고효율 공기청정기 설치를 강제할 정도로 꼼꼼했다. 가정에서는 환풍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보유 대수 통제, 자전거 보급 확대 등을 의무화했다. 석탄 사용량을 통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제했다. 공기질이 최악인 10개 도시와 최고 10개 도시의 명단을 발표하도록 해 각 지방정부가 공기 질 개선 경쟁을 벌이도록 했다. 중국 각 성(省)과 시는 현지 주요 언론에 공기질 측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배포했다. 중점 지역의 미세먼지 개선 지표를 경제 사회 발전의 지수로 삼아 공기질 개선을 중국 정부의 핵심 목표로 삼은 것이다. 각 지방 공산당 지도부의 종합 심사 평가에 공기질 개선이 중요 근거가 됐음은 물론이다. 업무 태만 등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 효과가 미흡하고 단속과 감시, 자료 처리와 연간 목표 임무 완수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지역과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지방정부 간 공기질 개선 경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기후 변화의 지도자를 자처하면서 스모그 전쟁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자 “중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협력의 운전자석에 앉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푸른 하늘의 무법자로 여겨진 석탄 산지에는 스모그와의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 산지인 산시성에서는 석탄을 때거나 팔면 체포되기도 한다. 지난해는 산시성 성도인 타이위안에서 27개의 탄광이 문을 닫았다. 천연가스 보일러가 설치되기도 전에 석탄 보일러를 제거해서 수많은 주민 이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유지 비용도 훨씬 비싸다. 중국에서 낙후 지역 가운데 하나인 산시성 한 달 평균 월급은 650달러에 불과하지만, 가스 보일러로 바꾼 뒤에는 난방비만 한 달에 400달러가 든다. 올해는 지방정부에서 보일러 교체비용과 난방비를 보조해 주지만 만약 정부 보조가 끊기면 가스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는 주민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에서는 석탄을 때지 못해 난방이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년 11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 15일까지 중앙난방을 하지만, 보일러 교체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아이들은 추운 교실을 피해 운동장에서 햇볕을 쬐면서 수업을 들었다. 교사는 학생들과 같이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데웠다. 난방이 이뤄지지 않아 최저 기온이 계속 0도 아래로 떨어진 취양현의 많은 어린이가 동상을 입었다. 이런 아이들의 사진이 돌면서 “어린아이들은 차가운 바닥에서 숙제하는데 관리들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장관의 아들딸이 이 학교로 전학하라”, “전체 공무원은 학교 난방이 될 때까지 실외에서 근무하라”는 등 비난 댓글이 폭주했다. 우리나라 감사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취양현 기율검사위원회는 이 사건 조사와 책임 규명 작업을 벌였고, 취양현 교육국은 보일러 교체 공사를 빨리하겠다고 밝혔다. ●“집에서도 패딩 입고 살아요” 베이징 퉁저우구에 사는 주민들은 중앙난방 기간에도 실내온도가 겨우 10도밖에 되지 않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최근 인민망이 보도했다. 대부분의 베이징 주택은 개별 보일러가 없고 정부가 정한 기간에만 중앙난방이 이뤄진다. 온돌이 아닌 라디에이터로 난방이 되는데 특히 오후 10시 이후에는 실내 온도가 떨어져서 집안이 얼음골이 된다고 주민들은 불평했다. 낮에도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어야만 그나마 집에서 버틸 수 있는 지경이다. 이런 부작용에도 중국 정부가 석탄 사용 감축 정책을 후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가정용 또는 상업적인 용도로 석탄을 사용하는 비율은 6%에 지나지 않는다. 이 비율도 주로 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의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전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지난해 전국적인 천연가스 사용량은 16%나 증가했다. 베이징시는 대기 오염 정책의 주안점을 석탄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단속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측은 최근 “아황산가스 농도는 2012년 ㎥당 28g에서 지난해 8g으로 떨어졌다”며 “지난 5년간 석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오염 배출 공장은 1만 1000곳이 폐쇄됐다. 중국의 수도는 올해 새로운 3년짜리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는데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더 밀접한 내용이다. 베이징의 6환(環) 순환도로 내에서만 금지됐던 배기가스 과다 배출 차량 통행이 베이징시 전체로 확산된다. ●작년부터 설 폭죽놀이도 금지 심지어 중국 설의 상징과도 같았던 폭죽놀이도 스모그 때문에 지난해부터 금지됐다. 지난해 베이징시에서는 폭죽놀이 때문에 4시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75에서 647로 치솟았다고 환경보호부는 설명했다. 폭죽이 절정에 이르는 설 전날인 지난 15일 베이징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을 기록해 전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3만 2000명의 경찰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단속에 나선 결과다. 세계 최초로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들에게 설날 폭죽놀이는 잡귀를 쫓아내는 특별한 의식이다. 중국 도심 반경 10㎞ 이내인 5환 순환도로 내에서는 폭죽이 금지되는 바람에 올해 설에는 화려한 불꽃을 목격하는 것이 어려웠다. 시 주석의 반부패 강경책으로 예산 사용이 줄어 직원들에게 폭죽을 나눠 주는 풍습이 거의 사라진 것도 깨끗하고 조용한 설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2022베이징’ 본보기 평창… 中, 성공 노하우 꼼꼼히 숙지

    종합 16위 성적 초라… 출전 종목 확대 모색 옌칭 등 3곳서 분산 개최… “이동시간 단축” ‘금 1, 은 6, 동 2…종합 16위’. 4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이 평창에서 거둔 성적은 초라하다. 2014년 소치올림픽 때 땄던 메달 9개(금 3, 은 4, 동 2)나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의 메달 11개(금 5, 은 2, 동 4)와도 확연히 비교된다. 쇼트트랙에만 집중한 결과다. 중국은 이번의 저조한 성적을 거울 삼아 출전 종목의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하계·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나라로서 위세를 대내외에 떨쳐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보다 성공적인 2022년 동계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중국 동계올림픽 운영진이 한국에서 경기장을 견학하고 관련 노하우를 익히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창올림픽 경기장 좌석부터 시작해 프레스센터 운영, 경기 및 선수 동선 등 세부 사항을 샅샅이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한국이 평창, 강릉, 정선에서 경기를 개최한 것처럼 베이징과 근교의 옌칭, 허베이성 장자커우(長家口) 등 3개 지역에서 분산 개최한다. 중국은 자국의 ‘신4대 발명품’으로 불리는 고속철을 베이징~장자커우 180㎞ 구간에 깔아 이동 시간을 현재의 3시간에서 50분으로 대폭 단축할 예정이다. ●판정 탓 여전… “스포츠 외교 확대 ” 중국은 ‘3억명이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나라’라는 개최 공약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베이징시는 52개 초·중학교에서 14만여명의 학생에게 스케이트와 스키를 가르쳤다. 올림픽에 대비해 새로 짓는 경기장은 1곳밖에 없지만, 2025년까지 전국의 스케이트장을 800곳, 스키장을 10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엘리트 체육에 집중해 왔지만, 4년 후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겨울스포츠를 국민들에게 생활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동계 종목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메달밭이었던 쇼트트랙에서 우다징(武大靖·24)이 겨우 체면치레만 한 것에 대해 “실력이 아닌 판정 탓”으로 돌리며 스포츠 외교의 확대를 외치고 있다. 리옌(李琰) 쇼트트랙 코치는 자국 중앙(CC)TV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규칙은 선수와 관중들이 다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해야 한다”며 “국제 조직이 각계의 의견을 들어주고 규칙을 혁신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첫 출전 종목 많아… 젊은 선수 경험 중국은 평창대회에서 처음으로 전 종목 출전을 했다. 특히 봅슬레이, 스켈레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등에 처음 출전했다. 이번에 경험을 쌓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선수들이 4년 뒤 기량을 한층 키워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전자공학은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전자공학은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제품전시회(CES)를 다녀왔다. 가전제품이라는 단어는 냉장고나 세탁기, 텔레비전, 비디오 등 제품을 연상시키며 실제로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행사에서는 그런 몇몇 제품들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신제품으로 전시되던 행사였다. 그러나 요즘 CES에는 자동차에서 스마트 칫솔에 이르는 일상의 거의 모든 제품이 전시된다. 전시회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오르게 된다.“전자공학은 세상을 어떻게 이처럼 정복할 수 있었을까.” 물론 간단한 질문은 아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왜 어떤 대륙은 다른 대륙보다 발전 속도가 느렸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며 ‘총, 균, 쇠’ 같은 두꺼운 책을 써낸 것 못지않은 분량의 책을 누군가는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란 단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술을 하나의 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으로 정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엔진은 연료가 가진 화학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에너지의 종류에는 빛, 열, 소리, 운동, 화학에너지 등이 있으며 인간도 음식물이 가진 화학에너지를 체온 유지를 위한 열에너지와 이동을 위한 운동에너지, 의사소통을 위한 소리에너지 등으로 바꾸는 기계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전기에너지가 이런 에너지들 중에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전기에너지는 전선으로 연결 가능한 어느 곳에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에너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전기의 발명 이전까지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집을 덥히기 위해 산에서 땔감을 가져와야 했고 수력에너지를 이용하는 물레방아는 물이 떨어지는 곳에서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전기는 언제 어디서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전기에너지의 또 다른 특징은 전기에너지와 다른 에너지 사이의 변환이 매우 쉽다는 점이다. 에디슨의 전구는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꾸는 기술로 인류를 어둠에서 해방시켰다. 전동기(모터)는 전기를 동력이라는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발전기는 다른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쉽게 바꿀 수 있게 해 준다. 화학, 수력, 원자력 발전소는 모두 물질이 가진 화학에너지, 위치에너지, 원자력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꾼 후 다시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도시로 전송한다. 물론 전기에도 단점은 있다. 자동차나 배, 항공기처럼 전선을 연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를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운송수단이나 장치들은 화학에너지가 담긴 석유를 곧바로 운동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엔진을 사용했다.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품들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배터리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바로 쓸 수 있는 전기자동차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전기의 장점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가전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더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전자공학이라는, 전기를 정보의 처리에 사용하는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를 넘어 집적회로가 등장했고, 전자의 이동을 통해 계산, 곧 정보를 가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또 미묘한 전기나 전파의 변화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기술의 발달은 정보가 담긴 신호를 공간적 한계 없이 빛의 속도로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세상의 변화 속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무선통신이 등장했으며 드디어 스마트폰이 나타나 모든 인간은 연결됐다. 그리고 사물인터넷(IoT)으로 모든 사물과도 연결되고 있다. 이런 전기에너지의 특수성, 그리고 전기를 이용한 정보처리 기술의 발달이 바로 전자공학이 세상을 정복하게 된 비밀이다.
  • 워너원 ‘아미고 시즌2’ 첫 게스트 “아이돌 전용 예능..여과 없는 리얼리티”

    워너원 ‘아미고 시즌2’ 첫 게스트 “아이돌 전용 예능..여과 없는 리얼리티”

    지난 1월 올레 tv 모바일에서 선공개 돼 큰 화제를 일으켰던 ‘아이돌에 미치고(이하 아미고TV)’ 시즌2가 2월 14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7시 JTBC2에서 방송된다.‘아미고TV’ 시즌2의 라인업은 1회 워너원 편을 시작으로 EXID, 뉴이스트W, 세븐틴, 비투비, 몬스타엑스가 순차적으로 출격한다. 팬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본격 짤 생성 아이돌 혜자 방송’으로 불리는 ‘아미고TV’는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스타들의 무대 밖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매회 다른 컨셉트의 먹방과 게임, 쉬는 시간 등을 엿볼 수 있는 팬들을 위한 아이돌 리얼리티 예능이다. 지난 2016년 겨울에 공개된 첫 시즌에서는 엑소CBX, 트와이스, I.O.I, 등 쟁쟁한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해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 등 온라인 플랫폼 통합 1,600만 조회수를 넘게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아미고TV’는 진행자 없이 오로지 아이돌 가수들 1팀씩 매 회 출연해 제일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면서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소원풀이 방송이다. 이번 시즌의 워너원은 먹방, EXID는 VR체험, 뉴이스트W는 힐링타임, 세븐틴은 족구, 비투비는 신년 운세, 몬스타엑스는 팬들을 위한초콜릿 만들기에 도전한다. 여기에 고깔을 앞으로 쓰고 단체 군무에 도전하는 ‘아미고깔댄스’와 데시벨 측정기 앞에서 최대한 조용히 과자집을 만드는 ‘데드벨 전당’, 발로쓰는 ‘발명록’ 및 팬들의 질문에 댓글 달기 형식으로 진행되는 ‘팬 서비스 리퀘스트 타임 코너’ 등 ‘아미고TV’만의 공식 코너들 역시 시청자들의 입가 미소를 책임진다. 워너워 편에서는 팬들이 워너원이 제일 출연을 희망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JTBC ‘아는 형님’을 골랐는데 이후 출연이 확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아미고TV’를 기획한 JTBC Plus 관계자는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달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형식의 아이돌 전용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기대해도 좋다. 특히 더욱 업그레이드된 시즌2이니 더더욱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첫 게스트인 대세 아이돌 워너원 편은 14일 오후 7시 JTBC2에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난 2030년에서 온 시간여행자”…황당 주장 화제

    “난 2030년에서 온 시간여행자”…황당 주장 화제

    거짓말탐지기를 통과했다는 한 시간여행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재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최근 유튜브 채널 에이펙스 TV에 출연한 한 시간여행자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에이펙스 TV는 2014년 말부터 유튜브에 시간여행자 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콘텐츠를 공개하며, 구독자 34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신원 보호를 위해 얼굴을 모자이크로 가리고 목소리를 변조한 한 젊은 남성이 등장하는 데 그의 팔에는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할 때 팔에 착용하는 기구 같은 것이 부착돼 있다. 영상에서 그는 “내 임무는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세상의 일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예언 중에는 구글 글래스처럼 생긴 로봇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는 주장부터 기술은 집 하나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정도로 발전한다는 얘기까지 있다. 또한 “비트코인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지만, 페니와 센트가 여전히 쓰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그가 살던 2030년도의 미국 대통령은 “일라나 레미키(Ilana Remikee)라는 신비한 인물”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또 그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미 지역의 기온은 오르지만 유럽은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인류는 2028년 화성에 도착하며 같은 해부터 시간 여행 기술이 발명된다”면서 “전기자동차는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만큼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암이 정복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전 또 다른 유튜브 채널 파라노말 엘리트(Paranormal Elite)와의 인터뷰에서 “내 이름은 노아이고 식욕 부진을 겪고 있으며, 실제 나이는 50세지만, 다시 젊어지게 해주는 약을 먹어 25세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의 주장은 터무늬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에 따라 에이펙스 TV는 그에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제안했고 그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에이펙스 TV의 영상에서 그는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서 그는 자신은 미래의 주요 사건 중 일부를 알려주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질문자는 “당신은 2030년도에서 온 진짜 시간여행자가 맞느냐?”고 질문한다. 이어 그가 “그렇다”고 답하자 삐 소리가 들린다. 이때 화면에는 거짓말탐지기에서 ‘진실’이라고 나왔다는 녹색 글자가 자막으로 나온다. 하지만 해당 영상만 봐서는 거짓말탐지기 본체나 모니터가 나오지 않아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게 맞는지 알 수 없다. 이와 함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다”,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장악한다” 등 앞으로 12년 안에 일어날 사건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영상을 접한 일부 네티즌는 호평을 보이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충분히 속일 수 있다”, “영상 속 거짓말탐지기가 진짜라는 증거는 없다” 등 혹평을 보이기도 했다. 에이펙스 TV는 “우리는 시간여행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가감없이 보여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에이펙스 TV/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욕조 드론’ 타고 하늘로…세계 최초 비행 성공

    ‘욕조 드론’ 타고 하늘로…세계 최초 비행 성공

    인류 최초 비행기 제작자인 라이트 형제의 뒤를 이을 남다른 형제가 독일에서 탄생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3일(현지시간) 헤르츠베르그에 거주하는 필립과 조안 미켄베커 형제의 최신 발명품인 ‘유인 욕조 드론’를 소개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더 리얼 라이프 가이즈’(The Real Life Guys) 채널을 운영중인 필립과 조안 형제는 지난해 12월 말, 지방의 한 체육관에서 자신들의 창작물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필립은 프로펠러 동력의 욕조를 타고 인근 빵집 주차장으로의 첫 비행을 공개했다. 독특한 발명품 속에 자신의 몸을 묶은 필립은 원격조정기로 프로펠러를 움직여 욕조를 이륙시켰다. 힘을 얻은 욕조는 독일 시골 마을을 날아올라 목적지인 콥스 베이커리 밖 주차장에 깔끔하게 착륙했다. 필립이 가게로 들어가 빵을 사는 사이, 놀란 마을 사람들은 기묘한 발명품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다. 볼일을 보고 나온 그는 아무렇지 않게 욕조를 타고 그곳을 떠났다. 형제의 발명품은 6분 동안 공중에 떠있을 수 있지만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데 욕조에 충분한 전력이 필요해 아직 해야 할 작업이 남았다. 조안은 “욕조가 실제로 날 수 있을거라 믿지 않던 사람들도 욕조가 날자 자신들의 눈을 믿지 못했다”며 “우리 역시 정말 하늘을 날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이는 세계 최초 ‘유인 비행 욕조’라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사진=유튜브(더리얼라이프가이즈)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와우! 과학] 차세대 항생제? 개미에게 물어봐

    [와우! 과학] 차세대 항생제? 개미에게 물어봐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는 20세기의 가장 큰 의학적 발명이었다. 항생제의 개발로 전쟁 중에는 수많은 병사가 생명을 구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더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건졌다. 주요 감염성 질환들은 심혈관 질환이나 암에 주요 사망 원인 자리를 내줬다. 비록 아직 모든 감염병이 정복된 건 아니지만, 백신과 항생제의 개발로 우리는 무서운 감염병의 공포에서 상당히 안전해졌다. 하지만 세상일이 항상 그렇듯 항생제나 백신 모두 완벽한 것은 아니다. 특히 항생제의 경우 내성균 등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항생제가 없던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순 없으므로 과학자들은 내성균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세균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인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연계의 많은 생물이 세균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면역 기전은 물론 항생 물질을 진화시켰다. 따라서 이전부터 과학자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항생물질을 연구해왔다. 항생제의 대명사인 페니실린 역시 곰팡이에서 얻어졌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연구팀은 개미가 만드는 항생물질에 대해서 연구했다. 개미 한 마리는 작아도 대부분 거대한 군집을 이루기 때문에 세균에게는 이상적인 숙주 가운데 하나다. 한 마리만 감염돼도 다른 개체에 쉽게 퍼질 수 있으며 개미굴 자체가 환경 변화가 적은 매우 안정적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감염병으로 죽는 개미가 많지 않다는 사실은 개미가 자신만의 방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일부 개미가 몸 표면에 항생물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0종의 개미를 수집해 몸 표면에 있는 물질을 추출한 후 얼마나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60%에 달하는 개미에서 항생물질의 증거가 발견됐다. 상당수 개미가 아예 세균이 들러붙지 못하게 천연 항생물질로 몸을 보호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는 도둑 개미 (thief ant·학명 Solenopsis molesta)처럼 과거에는 항생물질이 있는지가 알려지지 않았던 종도 포함되어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래도 40%는 항생물질이 없다는 것인데, 연구팀은 이들이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방어 기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개미가 지닌 항생물질을 바로 항생제로 개발하기는 어렵다. 개미가 사는 환경에서 위협적인 세균을 방어할 용도라 인간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하는지 알 수 없고 인간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는 매우 유용한 항생물질이 숨어있을 수 있다. 이를 찾기 위해 앞으로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데스크 시각] 침묵하면 ‘돌’들이 일어나 외친다/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침묵하면 ‘돌’들이 일어나 외친다/안동환 문화부 차장

    2010년 10월 법무부 장관이 동석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의 성추행. 여검사의 삶은 그 장례식장에서 멈췄다. 밝은 옷과 치마를 즐겨 입던 그녀는 상복 같은 검은색 바지만 고집했다. 보이지 않는 ‘원심력’에 떠밀린 그녀는 15년차 검사의 정상적인 궤도에서 이탈해 점점 먼 곳으로 유배됐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에는 ‘참고 침묵하기만 했던 내 잘못이라는 건가’라고 자문하는 대목이 있다. 서 검사가 여러 경로로 제기한 성추행 문제는 묵살됐고 인사 보복이 뒤따랐다. 서 검사가 자유 의지로 침묵을 깬 건 자의반 타의반 8년 동안 침묵한 대가(“내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검사라는 사실을 잊은 채 검찰 내부의 힘없고 작은 부품인 존재가 되어 있었다”)를 깨달은 후다. 독일 사상가 한나 아렌트가 홀로코스트 전범 재판에서 목격한 것처럼 ‘악’(惡)은 평범한 이들의 침묵에서 시작됐다. 부패와 독직을 방조한 건 다수의 침묵이다. 약자의 목소리가 억압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악에 무감각해진다. 침묵은 원심력보다 구심력이 더 크다.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일어나 소리 지르리라.’ 성경 구절처럼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일어나면서 ‘침묵의 카르텔’이 깨지고 있다. ‘#미투’(나도 피해자다)는 성폭력 고발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침묵해 온 부조리로 확대된다. 아이디 ‘인니’라는 방송작가가 지난달 24일 KBS 구성작가협의회 게시판에 올린 ‘내가 겪은 쓰레기 같은 방송국, 피디들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목격자들’ 등 유명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일했던 작가는 “밖에서는 정의로운 척, 적폐를 고발하겠다는 피디들이 내부의 문제엔 입을 ‘조개처럼 꾹’ 닫았다”고 비판했다. 인니의 글에 다른 작가들의 ‘미투’가 잇따랐고, 한 무더기 글에 비친 방송계는 ‘갑질 천국’이었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급여로 작가들을 착취하고, 폭언과 모욕적 언사로 순응하게 했다. 회식 자리에 신인 가수를 불러 노래하게 하고, 여성 작가의 무릎 위에 앉아 술을 마신 피디를 증언한 대목은 엽기적이고 기이할 정도다. 서지현 검사,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 문단 권력을 저격한 최영미 시인, 인니 등 침묵의 성채에 ‘짱돌’을 던지고 있는 건 여성이다. 미국 여성 사회운동가 리베카 솔닛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창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솔닛은 여성을 침묵시켜 온 체제의 원인으로 ‘언어의 부재’를 꼽는다. 성희롱·성추행 같은 표현은 1970년대에 발명된 신조어다. 대중적으로 쓰인 건 1990년대 들어서다. ‘데이트 강간’이나 ‘여성 혐오’는 여전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개념이다. 현상은 존재했지만 말은 부재했던 시대의 목소리는 제한되거나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솔닛은 “새로운 인식에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건 ‘침묵을 거부하고 말하기 시작한 여자들’이 아니라 침묵을 거부하고 외치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미투’의 본질은 성 대결이 아니라 강자의 억압과 횡포의 고발이다. 주의 사항도 덧붙인다. 하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함부로 가르치려 들지 말라. 둘, 그 목소리를 내 것인 양 가로채 이용하지도 말라. 셋, 누군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면 경청하라.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더이상 침묵하지 않을 테니까. ipsofacto@seoul.co.kr
  • 폭발물 처리 이동 로봇

    폭발물 처리 이동 로봇

    박경민(오른쪽부터) 해양경찰청장과 이철성 경찰청장, 조종묵 소방청장, 성윤모 특허청장 등이 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안전 기술발전 및 지식재산 업무협력을 위한 경찰청·소방청·특허청·해양경찰청 업무협약식’에서 해경 발명대전 수상작인 ‘이동 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폭발물 처리 등을 위한 이동 로봇을 비롯해 미량의 혈흔 탐지가 가능한 루미놀 시약(경찰), 음성지원 소화기(소방청) 등이 선보였다. 연합뉴스
  • 지식재산능력시험 국가 공인

    지식재산 활용능력을 측정해 등급별로 자격을 부여하는 지식재산능력시험(IPAT)이 국가공인을 획득했다. 5일 한국발명진흥회에 따르면 IPAT가 지난달 정부의 3단계 검증을 통과해 명실상부한 지식재산(IP) 역량평가 시험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민간자격 6100여개 중 국가공인자격은 100개에 불과하다. IPAT는 2010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총 15회에 걸쳐 3만 4000여명이 응시하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특허정보원·지역지식재산센터 등 총 46개 기관에서 채용·역량평가·직무교육·학점 등에 반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AI 시대’ 밥벌이 아닌 창의적 일 찾아라

    ‘AI 시대’ 밥벌이 아닌 창의적 일 찾아라

    고용은 끝났다, 일이여 오라!/베르나르 스티글레르·아리엘 키루 지음/권오룡 옮김/문학과지성/140쪽/1만 2000원인공지능(AI)이 가져올 중대 변화 중 하나로 일자리의 종말을 점친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긴 인류의 상당수는 지금과 같은 고용 체제에서 소외된 채 잉여 존재로 주변부에 머무는 미래를 떠올린다. 프랑스 기술철학자인 베르나르 스티글레르가 쓴 이 책의 흥미로운 사유에 주목하는 건 어쩌면 다른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용’과 ‘일’의 개념을 선명히 대비하는 데서 새로운 관점을 이끌어 낸다. 그에 따르면 고용은 노동자가 봉급을 받는 활동일 뿐이다. 진짜 일은 돈을 버는 여부와 상관없이 ‘앎’으로 번역된 일종의 창의적 계발 활동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표준화되고 기계적인 반복 양태의 고용은 인간이 가진 창의적 사유를 억제하는, 그의 표현대로라면 ‘일의 해체’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건 고용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일자리의 몰락은 일 자체를 재발명하고, 새로운 경제 모델을 수립할 기회를 제시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 제안도 내놓는다. 현 시스템을 떠받치고 체제 추종자만 양성하는 기초교육의 전면적 재편과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인공지능 시대에서 인간이 할 일은 자동화와 비자동화 간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예컨대 오랜 연습을 통해 경지에 오른 바이올린 연주자가 새로운 연주법을 창안하는 것과 같다. 대담에 나선 프랑스 저널리스트 아리엘 키루는 스티글레르의 사유를 ‘고용을 죽여 일을 살리기’로 압축한다. 로봇이 기여하는 자동화는 수용하되 인간이 향해야 할 곳은 ‘비자동화’의 세계다. 140쪽에 불과한 이 얇은 책은 그 세계 너머의 미래를 응시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돌아온 ‘조선명탐정’…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의 힘

    돌아온 ‘조선명탐정’…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의 힘

    국내 영화계에선 유독 ‘프랜차이즈 영화’(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시리즈로 기획되는 영화)의 힘이 약하다. 1990년대 ‘투캅스’와 ‘장군의 아들’이 3편까지, 2000년대 ‘여고괴담’과 ‘가문의 영광’이 5편, ‘조폭마누라’가 3편까지 속편을 내며 명멸해갔지만 최근 들어 한국 영화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프랜차이즈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가운데 설 극장가를 겨냥해 오는 8일 개봉하는 코믹 추리 사극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은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가족 오락영화의 진수설 관객 타깃… 한바탕 웃으세요 2011년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 ‘조선명탐정’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478만명의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230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며 대표적인 ‘중박’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나란히 개봉했던 ‘천만 영화 감독’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과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의 관객 수를 보란 듯이 제쳤다. 2015년 다시 설 극장가를 찾은 2편 ‘사라진 놉의 딸’은 387만명(손익분기점 300만명)으로 전편과 비슷한 얼개의 줄거리로 흥행에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외려 이 점이 3편 ‘흡혈괴마의 비밀’의 이야기 구조를 진화시키는 기반이 됐다는 게 제작진의 얘기다. 매번 설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조선명탐정’의 지향점은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다. 전체 관람가나 12세 이상 관람가를 받아 남녀노소 상관없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를 자처한다는 것. 최근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현실을 진중하게 비판하는 영화들이 다수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런 지향점은 현실을 내려놓고 부담 없이 웃고 나올 수 있는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소구할 수 있다.2편 부진이 ‘진화’의 원동력새로운 소재·사건 등 색다른 활력 하지만 할리우드나 가까운 일본과 달리 국내 영화계에서 시리즈 영화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조선명탐정’이 3편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첫손에 꼽히는 건 연기력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가 높고 스타성도 갖춘 김명민(탐정 김민 역)과 ‘천만 요정’ 오달수(개장수 서필 역)의 오랜 기간 다져진 차진 호흡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문화계는 ‘원소스멀티유즈’가 잘되지 않는 환경으로 관객들도 전편과의 기시감, 느슨한 시나리오 등 때문에 시리즈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그걸 제작자들이 알고 있다 보니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드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커 안 만든다. 하지만 ‘조선명탐정’은 김명민과 오달수라는 콤비의 시너지가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 되면서 새로운 편이 만들어질 때마다 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선택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편까지 제작 비결은김명민·오달수 콤비의 시너지 김명민-오달수 두 주연배우를 중심으로 여주인공을 매번 바꾸면서(1편엔 한지민, 2편엔 이연희, 3편엔 김지원) 새로운 소재와 사건, 기발한 발명품 등을 더하는 것도 극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연출자인 김석윤 감독이 드라마·예능 PD출신이라 사극 영화 톤과 다른 현대 코미디 호흡을 영화에 옮겨온 것도 특징이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지금까지 속편이 만들어진 한국 영화들은 편을 거듭할수록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뭐가 하나 흥행하면 우려먹는 식으로 날림으로 만들어 ‘다운그레이드’되는 경향이 강해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짚으며 “‘조선명탐정’은 코미디, 액션, 추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사극이란 테두리에 결합하고, 편마다 현재에도 울림이 있는 사회적 모순을 담아 시리즈 영화로 성취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만 비슷한 형식과 개그 톤이 계속 관객들에게 통할지는 관건이다. 할리우드는 늘 흥행이 입증된 프랜차이즈 대작들로 관객들을 기다리게 한다. 올해만 해도 마블의 올해 첫 작품인 ‘블랙팬서’(이달 14일 개봉)를 비롯해 4월에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엑스맨: 뉴 뮤턴트’, 7월에는 ‘미션 임파서블6’, 11월에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개봉 외화 흥행 20위권에 오른 프랜차이즈물만 13편(65%)에 이른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영화산업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질 높은 스토리로 엮인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더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에서는 매년 흥행 톱10을 뽑으면 7~8편이 프랜차이즈일 정도로 계속 흑자를 내면서 영화산업이 굴러간다”며 “국내에서도 한 해에 4~5개의 시리즈 영화가 나오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1400만 관객을 모은 ‘신과 함께’ 속편이 올여름 개봉할 예정이고, 권상우·성동일 주연의 영화 ‘탐정:더 비기닝’의 속편인 ‘탐정2’도 올해 개봉한다. 조선 시대 악동 도사 이야기로 2009년 600만 관객을 모은 강동원 주연의 ‘전우치’도 속편 제작을 추진 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특허심사관 5년간 1000명 증원…지식재산 일자리 1만2000개 제공

    특허청이 지식재산 정책을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추진키로 했다. 심사 품질 향상을 위해 2022년까지 심사관 1000명을 증원하고 지식재산 서비스업 육성으로 1만 2000개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허청이 1일 발표한 2018년 업무계획에서 눈에 띄는 분야는 심사관 확충이다. 그동안 증원이 심사처리기간 단축을 위해 추진된 반면 올해부터 선진국 수준의 심사 투입시간을 확보해 심사 품질을 높이기로 했다. 국내 심사 처리기간은 10개월로 세계적인 수준이나 심사 1건당 투입시간은 2016년 기준 11시간으로 미국(26시간), 중국(29.4시간), 유럽(34.5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허청은 현재 심사 처리기간을 유지하면서 2022년까지 심사 투입 20시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1000명의 심사관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 199개 발명교육센터에서 창의·융합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발명교육 전담교사 채용도 추진한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지식재산 서비스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선행기술조사와 교육, 번역 등 공공기관이 주도하던 지식재산 서비스를 민간에 대폭 개방하고 공공은 조사업체 평가·관리·교육 등을 전담하게 된다. ?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사람은 책을 만든다 - 춘천 책과 인쇄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사람은 책을 만든다 - 춘천 책과 인쇄 박물관

    “독서란 자기의 머리가 남의 머리로 생각하는 일이다.” <쇼펜하우어. 독일철학자. 1788-1860> 뜻밖의 발견이다. 춘천 여행이 각별해지는 지점이 분명하다. 책과 인쇄 박물관은 카리스마 가득한, 어깨 들썩이는 여느 박물관과는 달리 조곤조곤한 재미가 있다. 이곳은 30여 년이 넘도록 신문사 윤전기를 돌리고, 충무로 인쇄소에서 납활자를 조판하던 전용태 관장(66)이 사재를 털어 만든 곳이다. 그는 1980년대 컴퓨터 옵셋 인쇄기가 본격적으로 인쇄업계에 등장하면서 잊혀지고, 버려지며 고물로 전락하던 옛 인쇄기와 활자 조판 등을 전국 곳곳 다니면서 하나둘씩 모았다. 그리고 다시금 고철 덩어리에 인쇄공의 영혼을 불어 넣기로 한다. 춘천 김유정 문학촌에 있는 책과 인쇄 박물관으로 가 보자. 책(Book;Livre)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바로 나무의 속껍질을 일컫는 리베르(Livre)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실 초기의 인류가 만든 책의 형태는 파피루스나 양의 가죽을 두루마리로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현재 책의 개념과는 다른 것이었다. 이후 현대의 책과 같은 모양의 인쇄 기술의 발전은 기원전 2세기, 중국 후한(後漢)의 채륜(蔡倫)이 종이 기술을 발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기술이 13세기경에 이르러 유럽에 본격적으로 전파가 되고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1445년경 주조 활자에 의한 활판 인쇄에 성공하면서 지금의 인쇄 문화와 같은 서구 인쇄역사가 본격화되었다. 그런데 사실 인쇄 역사에 관해서 만큼은 우리나라도 유럽에 뒤지지 않는다. 통일 신라 시대 때 만들어진 ‘무구 정광 대다라니경’(751년경 제작 추정)은 현존하는 목판 인쇄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또한 팔만대장경의 위대함 역시 알아줄만 하다. 여기에 더해 우리 조상들은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78여 년 빠른 14세기에 이미 금속 활자로 ‘직지심체요절’을 찍어 내기도 하였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세계가 공인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사용국가로 일찌감치 인정받고 있다. 바로 이러한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쇄문화의 역사를 알리는 것이 책과 인쇄 박물관의 설립 목적이다. 박물관 1층에는 활자와 인쇄기계들이 가득하다. 이 공간은 1884년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인쇄소인 ‘광인사인쇄공소’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수십 만 자가 넘는 활자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발명된 등사기와 복사기, 칼라 인쇄를 하는 초창기 수동 옵셋 인쇄기들도 볼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사서삼경’, ‘오륜행실도’와 같은 고서들 뿐만 아니라 ‘동의보감’ 25권 전질, 이이의 ‘격몽요결’ 등 다양한 조선시대의 고서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이외에 개화기 서적인 유길준의 ‘서유견문’을 비롯해 ‘천로역정’, ‘월남망국사’등과 같은 근대 초기 인쇄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딱지본 서적도 진열되어 있다. 또한 책과 인쇄 박물관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활자로 자신이 원하는 글도 찍어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는 흥미있는 체험도 할 수 있게 하였다. <책과 인쇄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춘천에 간다면 제 1순위로 방문을 한다고 해도 아쉽지 않은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연인끼리 달달하게 3. 가는 방법은? -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풍류1길 156 4. 감탄하는 점은? - 한 개인이 쌓아올린 열정. 존경심. 인쇄에 관한 새로운 체험.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최근 인기 TV 여행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문전성시. 6. 꼭 봐야할 장소는? - 2층 체험관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원조숯불닭갈비’, ‘우성닭갈비’, ‘항아리닭갈비막국수’, 중국식 냉면 ‘회영루’, 볶음밥 ‘복성원’.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mobapkorea.com/default/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김유정 문학촌, 막국수 체험관, 에니메이션박물관, 청평사, 옥광산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개인이 만든 박물관 규모를 뛰어넘은 우리나라 인쇄 역사의 기록. 흡족한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방방곡곡 ‘이야기보따리’

    방방곡곡 ‘이야기보따리’

    박물관은 이야기보따리다. 뭉툭한 돌멩이 하나가 수백만 년 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1500여 년 전에 홀연히 사라진 대가야로 이끌기도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가볼 만한 곳들을 선정했다. ‘미술관 및 박물관 여행’이 테마다. 추운 계절에 자녀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은 곳들을 골랐다.① 서울 서대문, 빅뱅부터 ‘빅 히스토리’를 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다. 우주 탄생의 기원이 된 ‘빅뱅’부터 인간의 역사에 이르는 ‘빅 히스토리’와 만날 수 있다. 서울이라는 지리적 이점에 더해 생생한 디오라마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덕에 해마다 수십만 명이 찾는다. 3㎞ 남짓 떨어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1908년 일제가 세운 경성감옥이 시초다. 유관순 열사 등 독립운동가의 유품과 일제의 고문 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이웃한 종로 서촌(세종마을)은 ‘핫 플레이스’로 뜨는 곳이다. 수도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서울역사박물관, 아픈 역사가 남은 경희궁 등도 들러 볼 만하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02)330-8899, 서대문형무소역사관 (02)360-8590.② 경기 과천, 현대미술·과학·말 ‘종합선물세트’ 과천은 박물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건물 자체가 볼거리다.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서 영감을 얻어 지어졌다. 전시실은 모두 8개다. 20세기 건축,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아우른다. 고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은 과천관의 상징이다. 1003대에 달하는 TV가 탑처럼 쌓였다. 국립과천과학관도 멀지 않다. 국내 최대, 아시아에서 두 번째 규모다. 렛츠런파크 서울(옛 서울경마공원)은 가족 여행지로 발돋움한 곳이다. 말과 관련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서울대공원도 지나치기 아쉽다. 667만 ㎡ 대지에서 살아가는 동식물과 교감하는 힐링 공간이다. 과천시청 문화체육과 (02)3677-2068.③ 강원 강릉·평창, 올림픽만큼 풍성한 볼거리 평창동계올림픽의 주 무대인 강원 강릉, 평창 일대에 개성 넘치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여럿이다. 강릉 왕산면의 강릉커피박물관은 세계 각국 커피의 역사와 커피농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에선 60여 개국에서 수집한 명품 축음기, 오르골, 영사기 등과 에디슨의 발명품 수천 점이 전시된다. 평창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에서는 동계올림픽 종목 모형과 메달 등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강릉시립미술관, 사대부가의 유물이 전시된 선교장 등도 눈을 즐겁게 한다. 평창에서는 무이예술관이 정겹다. 이효석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효석문학관, 봉평장터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강릉시청 관광과 (033)640-5125, 평창군청 관광과 (033)330-2742.④ 강원 고성, 국토 최북단서 마주한 분단의 현실 강원 고성은 분단 현실과 여실히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통일전망대에 서면 휴전선과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강산의 신비로운 봉우리들이 아스라하다. 전망대 내부에서는 북한 주민의 생활용품과 각종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인근의 DMZ박물관은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곳이다. 전쟁·군사 유물을 비롯해 자연, 생태, 민속 등 한국전쟁과 비무장지대(DMZ)에 관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화진포 해변에는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화진포의성이 있다. 이웃한 이승만·이기붕 별장과 함께 화진포역사안보전시관으로 단장돼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거진항은 고성을 대표하는 항구다. 다양한 맛집이 몰려 있다. 고성군청 관광과 033)680-3047⑤ 충남 논산… 백제, 어디까지 알고 있니? 논산 연산면 일대는 백제 계백 장군의 5000결사대가 김유신의 5만 신라군에 맞선 황산벌 전투의 현장이다. 계백 장군이 전사한 곳으로 알려진 부적면 충곡로에 계백장군유적지가 있다. 장군의 묘와 사당, 백제군사박물관 등으로 구성됐다. 금강 하류에 터를 잡은 강경은 근대에 포구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고장이다. 북한 원산항과 함께 조선 2대 포구로 꼽힐 만큼 영화를 누렸다. 그 흔적을 근대역사문화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구 연수당 건재 약방(등록문화재 10호) 등 10여 곳의 근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논산에선 고려 초기 사찰인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과 논산명재고택(옛 윤증고택, 국가민속문화재 190호) 등의 역사 유적과 만날 수 있다. 논산시청 관광과 (041)746-5403.⑥ 경북 고령, 사라진 왕국 대가야를 만나다 가야(42~562년)는 삼국시대에 존재했던 소국 연맹체다. 경북 고령에선 1500여 년 전 홀연히 사라진 대가야를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찾을 곳은 대가야박물관이다. 대가야역사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 등으로 구성됐다. 대가야역사관은 대가야의 역사 관련 자료와 유물을 전시한다. 대가야왕릉전시관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 44호분의 내부를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우륵박물관은 악성 우륵과 가야금을 테마로 꾸몄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대가야의 토기와 철기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대가야 기마 무사의 기상을 엿볼 수 있는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 차 한 잔으로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대가야다례원 등도 멀지 않다. 개실마을은 농촌 체험과 한옥 숙박 명소다. 고령군청 관광진흥과 (054)950-6655.⑦ 전남 광주, 남도의 예술이 꽃피다 광주는 예술이 꽃핀 예향이다. 광주의 예술 여행 1번지는 광주시립미술관이다. 허백련, 오지호, 강용운 등 남도가 낳은 대표 작가와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젊은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줄 어린이미술관과 놀이기구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인 와글와글어린이놀이터도 인상적이다. 무등산으로 가는 길목에는 운림동 미술관거리가 있다. 국윤미술관, 우제길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의재미술관 등 미술관이 여럿 자리했다. 전통 한옥, 선교사 유적 등 볼거리가 다양한 양림동역사문화마을과 펭귄마을 등은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진 예술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구도심 조망이 근사한 사직공원전망타워, 동명동카페거리, 전통시장을 현대적으로 꾸민 1913송정역시장 등도 둘러볼 만하다. 광주시립미술관 (062)613-7100.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수지야 어디 있니?

    [남순건의 과학의 눈] 수지야 어디 있니?

    고백할 것이 있다. 필자를 포함해 우주 기원을 연구하는 입자물리학자들은 수지를 만나고 싶어 한다. 수지를 만나기만 하면 많은 일들이 풀릴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우주의 기원을 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요리’를 생각하면 쉽다. 요리에는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 우주에는 비어 있는 시공간뿐만 아니라 온갖 물질과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들이 있다. 지난 100년 동안 물리학자들은 전자, 중성미자를 포함한 렙톤들, 핵을 구성하는 쿼크들을 발견했다. 이런 물질과 입자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은 우주의 거대한 구조에서부터 생명현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상을 만들어 낸다.이런 상호작용들도 모두 발견됐다. 더군다나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긴 여정이 일단락된 상태다. 이런 입자들의 역할을 알기 위해서는 빅뱅 초기처럼 매우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거대강입자충돌장치’(LHC)가 이 환경을 재현하고 있다. 이런 재료만으로 우주를 설명하기는 부자연스럽다. 특히 이론물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힉스 입자의 질량이 지나치게 작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정신없이 뛰놀고 있는 아이들이 가득한 방에 비싸고 깨지기 쉬운 꽃병을 방바닥 한가운데 놓아두었다고 하자. 한 시간 뒤 방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은 여전히 뛰어놀고 있는데 꽃병이 원래 자리에 그대로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가능성은 있지만 그런 일이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힉스 입자의 질량과 상호작용력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작다. 수지만 있으면 이런 부자연스러움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우주에는 기본입자들 외에 암흑물질이라는 것도 있다. 관측을 통해 간접적으로 존재가 알려져 있지만 직접 발견하지는 못했다. 우주에는 일반물질보다 암흑물질이 더 많은데도 말이다. 암흑물질의 정체도 수지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물리법칙의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복잡해 보이는 여러 입자들과 상호작용이 통일된 하나의 법칙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다른 힘들을 통일하는 데도 수지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통일하는 대통일이론에 수지만 있으면 힘의 크기가 우주 초기와 같아져서 통일할 수 있고, 중력까지 통일할 수 있는 끈이론에도 수지가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LHC에서 실험을 했지만 수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연스러움’이라는 물리학의 기본 철학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물리학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들어가기 직전의 상태라는 징조일 수 있다. 19세기 말 거의 완성된 듯한 물리학에서 몇 가지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물리학은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면 전자기파를 방출해 원자들이 불안정해진다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양자역학이라는 혁명적인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양자역학은 세계관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고 반도체, 레이저 등의 발명을 통해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또다시 물리학에서 새로운 전환이 필요할 때다. 수년간 공을 들였지만 수지를 만나지 못할 경우에는 당혹감과 함께 이전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물리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끈기를 가지고 추구할 때만 온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수지(SUSY)는 ‘초대칭성’(supersymmetry)의 준말이다. 모든 기본입자에 짝이 있다는 이론이다. 짝 입자 중 일부는 암흑물질로 우주에 남아 있고 대다수는 질량이 더 낮은 것으로 붕괴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초대칭성이 있으면 짝입자의 역할로 힉스 입자의 질량이 자연스레 낮게 유지될 수 있다. 초대칭성이 없는 끈이론은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으나 초대칭성이 있는 초끈이론은 이 불안정성이 없어진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수지를 간절히 찾고 있는 것이다.
  • 中초등학생 3인, 3D 프린트 기술로 특허받아

    중국 초등학생 3인이 제조한 3D 프린트 기술이 국가가 발급하는 특허권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베이징 차오양취에 소재한 실험소학교 측은 최근 양쟈린(杨家林), 치요허쟈(邱禾佳), 커신(可欣) 등 4학년생 3인이 직접 제작한 3D 입체 프린트에 내장 기술에 대해 중국 정부가 특허권을 인정했다고 최근 이 같이 밝혔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특허권을 취득한 해당 3D 프린트는 기존 상용화 된 3D 프린터를 개조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특허를 받은 기술은 기존 3D 프린터가 가진 복잡한 구조와 내부 기기를 보다 간소화하는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해당 3D 프린터기는 총 9개의 나사와 6개의 내부 기기의 연결로만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학생들은 해당 프린터 기기를 통해 장난감, 시험지, 분필, 지우개 등 교내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용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프린터 기기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완성된 디자인 입력 후 총 3분이 소요된다. 반면, 해당 프린터 기기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개발부터 제작까지 총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재학생들과 지도 교사는 끊임없는 상담과 기술 발명 유도 등을 통해 학생들의 발명 열정을 키우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초등학생에 대한 3D 과학 기술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현재 중국 전역에 소재한 총 40여 곳의 초·중등학교서는 정규 교육 과정으로 3D 프린터 수업을 포함시켜오고 있다. 수업 시간 중에 교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G코드 변환 기법, STL(파일 포맷), 3D 프린터 명령어 습득, 3D 프린터 작동 원리, 동아리 모임 후원 등을 실시한다. 특히 이번에 특허권을 취득한 베이징 차오양취 소재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3D 프린터 사용 및 제작 관련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3D 프린터 기술 수업’으로 불리는 과목은 주 1~2회 실시되며, 학년에 따라 상이한 교육 시간이 배분된다. 해당 수업에서 학생들은 교사와 함께 3D 프린터를 이용해 중국 전통 장난감을 제작, 다양한 제품을 구상해 직접 만드는데 치중하게 된다. 수업에 참여해오고 있는 재학생 양쟈린 군은 “3D 수업을 통해 기존의 거리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목조 건물, 철재 건축물 대신 3D 프린터가 집을 짓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라면서 “창의적인 과학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다”고 평가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편의가 위협하는 안전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편의가 위협하는 안전

    몸의 고단함을 줄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늘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이 소요 시간을 단축하려는 것도 본능에 가깝다. 그러니 몸이 편하고 시간이 절약되는 상태, 곧 편의를 추구하는 것은 하나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본능이 그렇듯이 편의도 절제되지 않으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편의를 과도하게 추구하다 보면 안일함, 게으름, 그리고 욕심이라는 샛길로 빠지기 쉽다. 그 샛길은 대개 타락이나 파멸이라는 문패를 단 대문간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예부터 좀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수양을 하는 사람들은 편의 대신 불편을 자청했다.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편의 증진을 위해 기계들을 무수히 발명했는데 그 가운데 최고봉은 아마 자동차일 것이다. 걸어서 종일 걸렸던 거리를 한 시간 안에 힘 안 들이고 데려다주니 과연 편의의 혁명이 일어났다. 자동차로 건물 현관 앞까지 감으로써 마지막 한 걸음까지 아끼려는 사람들에게 걷기란 차를 장만할 돈이 없던 가난한 시절의 추억일 뿐이었다. 2016년 자동차 등록 대수는 2180만 4000대로, 20세 이상 내국인 1.8명당 한 대꼴이다. 이렇게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나타난 문제가 주차 문제다. 사람들은 주차장이 조금만 멀리 있어도 잘 이용하지 않는다. 현관 앞까지 차로 가는 편의의 절정을 경험한 그들은 걷기라는 과거의 고단한 활동을 다시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큰 도로로 구획된 도시 블록 내부의 길, 법률 용어로 소로라 불리는 폭 12m 미만의 도로는 본래 주로 사람들이 다니는 공간이었다. 차가 주는 편의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그 길로 차를 몰고 들어와 길 한쪽에 차를 세워 두기 시작했고 점점 차가 늘어나면서 길 양쪽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게 됐다. 양방향으로 차가 다니던 길이 한 방향으로만 겨우 갈 수 있는 좁은 길이 됐다. 소방차같이 큰 차량은 아예 지나갈 수 없게 됐다. ‘제천의 어느 건물에 불이 났는데 그 앞길에 차들이 주차돼 있어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고 주차된 차들을 치우느라 허둥대는 사이에 건물 안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죽어 갔다.’ 이것은 미개한 시대의 슬픈 전설이 아니다. 지난해 말 우리가 가장 많이 보고 들은 뉴스다. 건물에서 불이 나면 소방차가 얼마나 빨리 오느냐가 아니라 건물 가까이 소방차가 갈 수 있는지가 화재 진압의 관건이라는 사실을 국민소득 3만 달러 운운하는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이 믿기지 않는 문제의 해법은 허탈하리만큼 쉽고 간단하다. 그것은 블록 내부로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필요한 소방차나 응급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진입을 금지하는 것이다. 주차장을 블록의 외곽에 설치하면 블록 내부를 보행 전용으로 만들어도 별 문제가 없다. 대개 도시 블록의 한 변은 100m 이내이니 차에서 내려 건물 현관까지 걷는 거리는 길어야 50m 정도다. 성인의 보폭을 75㎝로 볼 때 67걸음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에 만 보를 걸어야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면 그것을 걷는다고 하기조차 민망하다. 블록 안으로 들어오는 차를 제한하면 화재 진압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감소하고 도시 경관이 개선되며, 다양한 도시 활동이 조장된다. 지금처럼 블록 안에 있는 건물의 현관 바로 앞까지 차를 가져가는 것은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니 정말이지 백해무익하다. 도시 공간을 차에게 빼앗기고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과 경험을 상실하면 결국 우리는 자기가 사는 공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황당한 시민이 되고 만다. 그것만이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받게 되니 그보다 더 해로운 일이 있을까. 이제 선택해야 한다. 차를 현관 앞까지 끌고 다니며 부상과 죽음을 무릅쓸 것인가, 차를 블록 바깥쪽에 세워 두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것인가. 요즘 인기 있는 영화 ‘신과 함께’를 보면 사람이 죽어서 재판을 받는 7개 지옥 가운데 첫째가 살인 지옥이다. 살인 지옥에서는 이승에서 살인을 저지른 자는 물론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다른 이를 간접적으로 죽게 만든 사람도 유죄 판결을 받는다. 모든 시민들이 이승에서 안전하고 저승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아 다음 생을 기약하려면 자동차가 주는 편의를 과감하게 뿌리쳐야 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올인’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올인’하는 중국

    중국 베이징시 외국전문가국(外國專家局)은 지난 2일 사주 조지(Saju George)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 인사 담당 임원에게 ‘해외 우수인재 확인증’을 발급했다. 이어 총구(Chong Gu) 미 퍼듀대학의 교수와 루치오 소이벨만(Lucio Soibelman) 미 남가주대 교수가 우수인재 확인증을 받았고, 조 케저(Joe Kaeser) 독일 지멘스그룹 회장 등 여러 명의 다국적기업 임원들도 우수인재 확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중국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5일 보도했다. 해외 우수인재 확인증을 받은 외국인 전문가는 5년 또는 10년짜리 복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들은 비자 만료 시까지 자유롭게 중국을 드나들 수 있고 한 번에 최장 180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수 있다. 기존 체류기간(90일)보다 두 배로 늘려준 것이다. 비자는 최단 하루 만에 발급되며, 발급 비용은 무료다. 이들 우수인재 전문가의 배우자 및 자녀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발급 대상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 일류 대학의 교수나 박사학위 취득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국가대표팀 혹은 성(省)급 팀에서 활약하는 코치 및 선수, 중국 국영 매체의 편집인, 중국 평균 임금의 6배 이상을 받는 외국인 등이다. 지난해 베이징 시민들의 연평균 수입은 9만 2477 위안(약 1520만원) 안팎이다.중국 정부가 외국의 우수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해외 우수인재 수요가 많은 첨단과학 육성을 제시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업인 등을 영입하기 위해 비자의 장기 발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외국전문가국과 외교부, 공안부는 공동으로 1일부터 이런 내용의 ‘외국 우수인재 비자제도 시행방법’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은 것은 과학과 기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외국인 우수인재를 끌어들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중국 출신 우수인재를 불러들이는 데 주력해오던 중국이 앞으로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해외 우수인력을 대거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새로 도입한 비자정책은 본국과 중국을 자주 오가는 외국인 우수 인력이 편하게 일하고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보다 앞서 2004년부터 미국과 유럽 선진을 따라잡는다는 전략에서 과학자와 발명가, 기업 경영인 등 국가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외국인에게 영구거류증(그린카드)을 발급해 주고 있다. 2016년 2월 국가기관과 연구소에서 일하는 외국인에게만 주던 그린카드 발급 대상을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그린카드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격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지난해 유럽 출신 노벨상 수상자 2명에게 영주권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베리나르트 페링하(네덜란드)와 2002년 수상자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가 그 주인공이다. 페링하는 분자기계를 설계·제작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상하이 화동(華東)이공대학의 자가치료 물질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분자 질량과 3차원 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해 노벨상을 수상한 뷔트리히는 상하이과기대학에서 인간 세포 수용체를 연구하는 팀을 지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인 우수인재를 정부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러시아의 장비제조 전문가, 쿠바의 생물학 전문가 등 외국인 인재가 대거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우수인재들과는 달리 일반 외국인에 대해서는 중국의 비자 발급과 이민 제도가 매우 엄격한 편이다. 취업비자 발급에 제한이 많고, 이미 발급한 비자에도 수시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통제한다. 취업비자를 받아도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 갱신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성향의 인사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 비자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용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협회(CFR)의 아시아 연구 주임은 “중국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인사에게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면서 “이들 인사에게 비자가 발급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일쑤다”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인재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해외에 있는 자국 출신 우수인재를 본토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왔다. 2008년부터 시작한 ‘천인(千人)계획’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세계 일류 대학교수와 다국적 기업의 기술 전문가 등 최우수 인재 1000명을 유치하는 계획이다. 이들에 대한 대우는 각별하다. 영입이 확정된 인재에겐 100만 위안이 넘는 보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영주권을 발급한다. 각종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정부가 직접 나서 자녀 취학도 도와준다. 이 덕분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중국계 미국인 양전닝(楊振寧·96) 박사와 컴퓨터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야오치즈((姚期智·72) 박사가 미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두 박사는 모두 중국에 거주하면서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안후이(安徽)성 출신인 양 박사는 1945년 미국에 유학했다. 시카고대에서 엔리코 페르미에게 수학하고 1966년 뉴욕주립대 교수가 됐다. 1957년 ‘약한 상호작용에 의한 패리티(parity) 비보존(非保存)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야오 박사는 국공 내전 기간에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이주한 뒤 1972년 미 하버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컴퓨터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탁월한 연구성과로 튜링상을 수상했다. 닝촨강(寧傳剛)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는 “다른 중국계 과학자들이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과학연구 자금 지원을 받기 쉬워지면서 젊은 중국계 과학자 사이에선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에는 ‘천인계획’을 2012년 ‘만인(萬人)계획’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향후 10년 동안 자연과학과 철학, 사회과학 분야 등의 우수인재 1만 명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세계적인 과학자 100명을 배출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들에게는 연구과제 선정부터 처우까지 특별 대우해준다. 연구과제는 스스로 정하게 하고 번잡스러운 보고는 면제 해준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廣東)성 선전 등은 해외 유학을 갔다가 현지에 정착한 중국인 인재를 귀국시키기 위해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에게 최고 50만 위안의 창업 자금과 임대아파트 등을 제공한다. 중국의 재외공관도 귀국을 원하는 유학생에게 창업경진대회 참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귀환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공부한 중국인 유학생 중 82%인 43만 2500명이 귀국했다. 2012년(72%)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외선, 전염병 퇴치 한줄기 빛?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외선, 전염병 퇴치 한줄기 빛?

    물리학자들이 흔히 하는 농담 중에 만약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태초에 “빛이 있으라”는 말 대신 ‘맥스웰 방정식’을 말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은 그 이전까지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알려진 전기와 자기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며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장(場)의 움직임인 전자기파가 바로 ‘빛’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간단한 수식으로 만든 것이 맥스웰 방정식이구요. 맥스웰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만 빛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빨간색 가시광선 바깥 쪽에 있는 적외선과 보라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 짧은 X선도 빛이라고 보고 있습니다.특히 자외선은 살균효과가 뛰어나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하나 정도는 갖고 있는 자외선 살균기는 물론 휴대용 칫솔 살균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병원이나 실험실 같은 곳에서도 자외선 램프를 이용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 쓰고 있지요. 그렇지만 자외선이 사람에게 직접 닿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자동차나 건물 유리창에 자외선을 차단하는 필름을 붙이는 것도 그래서지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방사선학 연구팀은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생물학 분야 오픈데이터베이스인 ‘바이오 아카이브’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살균용 자외선 램프의 파장은 254나노미터(㎚)인데 이는 피부와 안구를 관통해 암이나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이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이 눈이나 피부 바깥쪽을 통과할 수 있는지 시험해 왔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222㎚ 파장의 자외선은 피부 표면의 세균들은 제거하지만 피부를 뚫고 들어오지는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학교나 극장, 붐비는 비행기, 식품가공 공장 등 다양한 곳의 조명으로 단파장 자외선 램프를 설치한다면 ?각종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열린 공공장소에서 공기를 통해 옮겨지는 각종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통제된 공간에서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살포한 다음 222㎚의 자외선 램프에 노출시킨 것입니다. 그다음에 개에게 단파장 자외선에 노출된 인플루엔자균과 그렇지 않은 균을 주입한 뒤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단파장 자외선에 노출된 인플루엔자가 개의 몸속에 들어가서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데이빗 브레너 교수가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 연구에 돌입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고 합니다. 5년 전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비교적 가벼운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입원했다가 약물내성 세균에 감염돼 세상을 떠난 뒤부터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에 뛰어든 것입니다. 물론 의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반론들을 내놓고 있기는 합니다만 기대감이 더 큰 분위기입니다. 의과학의 역사는 사람과 병균 간의 끊임없는 전쟁으로 쓰여져 왔습니다. 20세기 초·중반 페니실린의 발명으로 세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듯 싶었지만 과도한 항생제의 사용으로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나면서 최근 인간이 밀리는 듯한 분위기가 됐지요. 이번 단파장 자외선의 효과를 발견함에 따라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듯 싶습니다. 세균과의 전쟁, 과연 이번에는 인간의 완전한 승리로 끝날 수 있을까요.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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