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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천공기 방진막’ 특허

    서울시 ‘천공기 방진막’ 특허

    서울시는 대형 공사장에서 땅에 구멍을 뚫을 때 날림먼지의 확산을 방지하고 작업자와 공사장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천공기의 방진막 발명으로 특허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설치와 해체에 2∼3일이 걸렸던 것을 10분 만에 가능하도록 하는 ‘원스위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현재 지하철 9호선 2·3단계 공사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크레인을 투입할 때나 방진막을 20~30m에 설치해 공사장 작업원이 직접 올라가야 하는 기존 시스템의 불안전성과 번거로움을 해소해 공사장 안전관리도 한층 나아지게 됐다. 개발에 참여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김진팔 과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현재 개인 이름으로 된 특허 소유권을 시로 귀속할 예정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내 디자인에 점 하나 찍었다고 자기 거래요

    삼성과 애플이 특허전쟁을 벌였다. 여러 나라에서 주거니 받거니, 승패가 엇갈렸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미국의 한 지방법원에선 삼성이 애플에 1조 20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도 내려졌다. 어지간한 기업이라면 회복불능에 빠질 액수다. 판결의 여러 배경 가운데 핵심은 디자인이다. 둥근 직사각형의 휴대전화 모서리 등 삼성이 아이폰의 외형에 걸려 있는 여러 디자인 특허들을 침해했다는 거다. 이뿐 아니다. 영국의 버버리, 이탈리아 페라가모 등도 각각 한국의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얼핏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의 세밀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제품의 기능보다 디자인이 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 간 디자인 전쟁은 국경을 넘나든다. 관련 법규를 모르면 누구라도 쉬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비교적 최근까지도 디자인 특허 등 지적재산권에 대해 무지했거나, 간과했던 게 사실이다. ‘디자인 전쟁’(김종균 지음, 홍시 펴냄)은 이처럼 디자인과 관련된 각종 지적재산권을 경영에 접목하는 방법과 디자인 관련 법률 지식, 그리고 디자인 특허 관리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현직 특허청 심사관이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수년간의 연구 결과들이 책에 녹아있다.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신지식재산권 등 지적재산권이 포괄하고 있는 종류는 다양하다. 자칫 까다로울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아울러 기업체뿐 아니라, 옷과 신발에서부터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적재산권에 둘러싸인 일반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도 촘촘하게 담았다. 반짝이는 제품이 수백, 수천개가 넘어도 발표하거나, 디자인 특허를 담당하는 공적 기관에 등록하기 전까지는 가치가 생기지 않는다. 가치가 생겨야 디자인 전쟁에 사용할 무기가 된다. 저자가 꼽은 무기는 다섯 가지다. 저작권과 디자인 특허(디자인권), 브랜드(상표), 발명특허, 부정경쟁방지법 등이다. 디자인 전쟁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애플은 우리나라 깻잎 통조림을 닮은 둥근 직사각형 모서리와 만만해 보이는 디자인 몇 개로 ‘특허 왕국’ 삼성에 강력한 잽을 날렸다. 애플에 지식재산권이란 무기가 없었다면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 갤럭시폰을 이만큼 견제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흔히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경영’을 배우자고 하지만, 거기엔 중요한 알맹이가 하나 빠져 있다”며 “그게 바로 ‘지식재산권’”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스티브 잡스에게서 배워야 할 핵심 또한 ‘디자인 지식재산권 경영’이라고 단언한다. 1만 5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약동이와 영팔이, 주먹대장을 아시나요?

    약동이와 영팔이, 주먹대장을 아시나요?

    1960년대를 휩쓸었던 약동이와 영팔이, 주먹대장이 부활했다. 1960년대 초 학원 명랑 만화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고(故) 방영진 작가의 ‘약동이와 영팔이’와 국내 히어로 만화의 선구자 격인 故 김원빈 작가의 ‘주먹대장’이 최근 복간된 것.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발간하고 있는 ‘한국만화 걸작선’ 시리즈 가운데 18번째, 19번째 작품으로 나왔다. ‘약동이와 영팔이’는 탐정만화, 학생 생활 만화 등을 개척한 방영진 작가의 대표작이다. 한국전쟁 당시 작가가 실제 피난 시절을 보낸 충남 온양을 배경으로 각자 독특한 개성을 지닌 네 친구의 우정을 그렸다. 모두 5권으로 복간된 ‘약동이와 영팔이’는 전권을 갖고 있는 소장자가 작품 공개를 원하지 않아 전체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1958년 처음 발표된 ‘주먹 대장’은 1965·1973·1992년 등 네 차례에 걸쳐 다시 만들어진 김원빈 작가의 대표작이다. 국내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1973년 판이 기초가 돼 모두 3권이 나왔다. 태어날 때부터 커다란 오른 손을 가진 주먹이가 악의 무리를 무찌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원빈 작가는 ‘주먹 대장’의 복간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했다. ‘약동이와 영팔이’, ‘주먹 대장’은 지난해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만화계 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여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만화 명작 100선’에 포함된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 2001년부터 1950~80년대 우리 만화 가운데 당대 큰 인기를 누렸으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절판됐거나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잊혀져 가고 있는 걸작들을 발굴해 다시 펴내고 있다. 다음은 그동안 출간된 한국만화걸작선 시리즈 목록이다. 故 김종래 작가의 ‘마음의 왕관’, 故 박광현 작가의 ‘그림자 없는 복수’, 김산호 작가의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 김용환 작가의 ‘코주부 삼국지’, 박기정 작가의 ‘도전자’, 신동우 작가의 ‘신동우 컬렉션’, 오명천 작가의 ‘오명천 컬렉션’, 엄희자 작가의 ‘엄희자 컬렉션’, 故 김종래 작가의 ‘’엄마 찾아 삼만리’, 윤승운 작가의 ‘요철 발명왕’, 김삼 작가의 ‘007 우주에서 온 소년’ 故 고우영 작가의 ‘대야망’, 故 길창덕 작가의 ‘신판보물섬’ 故 임창 작가의 ‘땡이의 사냥기, 방학기 작가의 ‘타임머쉰’, 허영만 작가의 ‘각시탈’를 출간한 바 있다. 지난해 발간된 ‘각시탈’은 만화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TV 드라마로도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의 핵심 기반은 특허제도다/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회장

    [열린세상] 창조경제의 핵심 기반은 특허제도다/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회장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요즘은 어디를 가나 창조경제가 화두다. 혹자는 창조경제의 요체는 인재 양성이라 하고, 이스라엘과 같이 벤처창업을 통한 ‘창업대국’이 되는 것이 핵심이란 주장도 있다. 사실 우리가 지향하는 창조경제 자체가 과거의 경제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창조경제와 관련되지 않은 정부 부처는 하나도 없을 것 같다. 대통령의 선거 공약집에는 ‘창의적 상상력에 과학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기반을 창출하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정의하고 있다. 영국의 경영전략 전문가인 존 호킨스는 2001년 펴낸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라는 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제조업·서비스업·유통업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창조경제라고 설명한다.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두 축으로 삼아 산업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전략적인 개념이다. 산업의 융·복합화 추세에 따라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해 창업으로 연결하는 것은 과거의 행정부에서도 다소간 진행돼 왔던 정책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시장 선도자’(First Mover)가 될 수 있는 혁신적 발명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특허제도와 지식재산 생태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한국경제가 1960년대에 경제 개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의 발전모델은 선진국과 너무 달랐다. 즉, 적은 개발비로 최대 효과를 얻는 ‘모방경제’가 발전전략이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과학자들은 세계 최초의 발명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선진국에서 이미 개발한 기술을 한국에 적합하게 도입하고 개량하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이다. 이는 기존 선진국의 발전 모델과 확연히 다르다. 영국은 증기기관의 발명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의 초기부터 발명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특허제도를 활용했고, 미국은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건국 초기 국무장관과 특허위원장을 겸직할 정도로 혁신국가의 중심에 특허보호제도를 두었다. 그들의 경제발전은 ‘창조경제’와 함께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도 메이지유신 때 신사유람단이 미국을 다녀온 이후 특허제도 도입을 서둘렀고, 독일도 철혈재상인 비스마르크 시대에 특허제도를 통일독일에 적합한 제도로 완성했다. 반면, 우리의 특허제도는 해방 이후 부지불식간에 도입됐지만 경제 발전전략 차원에서 세심히 설계된 제도는 아니었다. 지적 창작물에 대한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유재산권이라는 법적 제도로 확립된 것이 바로 특허 등 지식재산 보호제도이다. 선진국과 달리 해외의 기술 도입을 통해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은 특허의 강력한 보호보다는 미약한 보호체제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전체로 연간 50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1인당 연구개발 규모가 세계 3위에 이르게 된 우리의 경우, 제대로 작동하는 특허제도의 도움 없이 창조경제를 이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뛰어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에 성공한 벤처기업이라도 특허 보호가 전제되지 않으면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과 약육강식의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신기술 창업과 동반성장 그리고 경제민주화도 건강한 특허제도의 기반 아래에서만 가능하고, ‘창조 경제’의 주무 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 전체의 지식재산정책을 하나의 큰 축으로 삼아서 과학기술과 ICT에 씨줄과 날줄로 엮어 넣어야 한다. 중국도 덩샤오핑 집권 이후 특허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면서 세계 5대 특허강국의 하나로 우뚝 섰다는 점과 원자바오 총리가 2009년 3대 국가전략의 하나로 지식재산을 지목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향후 5년 내에 IT와 조선 등 우리의 주력기업 10곳 중 4곳이 중국기업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조사는 충격적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좀 더 빠른 속도로 지식재산 중심의 ‘창조경제 체제’로 이행하지 못한다면 조만간 상당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 포스코 장교 별도 특채

    포스코가 군 전역 장교 출신을 별도로 모집한다. 포스코는 27일 ‘획일적으로 변질된 스펙 위주의 채용을 탈피하려는 포스코형 인재 선발 원칙’에 따라 올해 전역 또는 전역 예정인 대위 이하의 장교를 대상으로 특별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역자는 7월에, 하반기 전역자는 내년 1월에 입사하게 된다. 포스코가 1980년대에 학군사관후보생(ROTC)을 대졸 공채와 별도로 채용한 적이 있지만, ROTC는 물론 학사장교를 포함한 장교 채용은 처음이다. 모집 분야는 기술계와 사무계로, 기술계는 생산기술·품질공정·설비기술·환경·에너지·토건 분야이며, 사무계는 마케팅·재무회계·구매·경영지원 분야다. 여군, 발명·특허 자격 보유 등 창의역량 우수자, 한국사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를 받는다. 채용 서류 마감은 3월 8일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교들은 비교적 장기간 군 생활을 하면서 애국심은 물론 도전정신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체득하고 적응력과 리더십이 우수해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인재”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년간 포스코는 대졸 공채 합격자의 39%를 지방대 졸업생, 20%를 여성으로 선발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모집 정원의 20% 이상을 저소득층(상생), 벤처창업경험자(도전), 외국어 능력자(글로벌), 발명특허보유자(창의)로 선발하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씨줄날줄] 3D프린터 시대/정기홍 논설위원

    일상은 ‘빛의 속도’만큼 빠르다. 첨단과학이 탄생시킨 새로운 물질과 현상을 접하면 마법에 걸린 듯 사고(思考)는 멈춰서 버린다. 우매한 고정 관념에 잡혀 있다간 금세 세상 흐름을 놓치기 일쑤인 세상이 아닌가. 일반 프린터가 진화한 ‘3차원(3D)프린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이를 이용해 형틀에 콜라겐과 조직배양물질을 섞은 액체를 주입해 인간의 귀 구조물을 만들었고, 영국의 한 대학에서는 인간줄기세포로 ‘살아 있는 장기’를 만들겠다는 발칙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과학계는 이들 사례를 아직 실행 단계가 아니라고 하지만 인간 생체의 조직검사용 세포를 3D프린터로 찍어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3D프린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 산업을 ‘제3의 산업혁명’으로 규정하며 관심의 불을 지폈다. 3D프린터는 3차원 설계도에 따라 가루(파우더)나 액체 원료물질, 즉 ‘바이오 잉크’를 사용해 얇게 쌓아올리며 세포 구조물을 찍어내는 것이다. 이처럼 과학의 도전은 경이로움을 가져다 준다. 인류 역사를 바꾼 발명품은 많다. 종이와 인쇄술, 화약과 나침반은 물론 수세식 변기, 피임약, 세탁기가 그들이다. 지금은 인터넷과 PC, 아이폰 등의 첨단기기가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다. 미국의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이란 책을 통해 혁명을 ‘새로운 결합’이라고 정의했듯 혁명은 끝없는 진화를 뜻한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방적기계의 등장이 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지만, 이미 ‘생태계의 종말’을 맞았거나 맞고 있지 않은가. 첨단과학의 역습 또한 무섭기는 매한가지다. 최근 미국에서 총기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성능의 소총이 3D프린터로 제작돼 시험사격까지 했다니 3D프린터 산업을 산업혁명으로 불렀던 오바마는 머쓱하게 됐다. 제품 구조의 데이터와 원료만 있으면 무엇이든 불법복제할 수 있으니 기업들은 소비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3D프린터가 재앙을 부를 수도 있다는 말이다. 3D프린터가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됐다. 미국의 3D프린터 제조업체 메이커봇은 지난해 2199달러(약 239만원)의 ‘보급형’ 3D프린터를 내놓기도 했다. 지금은 인공뼈와 치과 보형물을 만들어 이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 기술 수준은 아직 초보단계다. 3D프린터가 ‘융합시대의 선물’이라면 저들의 앞선 기술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씨줄날줄] 스마트폰 절도/정기홍 논설위원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전화의 변천사는 의외로 짧은 편이다. 마티 쿠퍼란 미국 모토로라사 연구원이 1973년 발명해 1983년 출시한 것을 첫 제품으로 친다. 무게가 771g이나 나갔다니 어깨에 메고 다녔을 법하다. 휴대전화라기보다 선(線)이 없는 군대 무전기를 변형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7월 소형 휴대전화가 처음으로 보급된 이후 서서히 유선전화를 밀어내고 ‘휴대전화 세상’을 구가했다. 이후 2009년 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해 ‘손 안의 인터넷’ 역할을 하면서 생활 패턴을 바꾸는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휴대전화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조금 제도’다. 1997년 도입된 이후 한 개당 5만~30만원대를 보조금으로 지급했지만 시장에는 언제나 ‘공짜폰’이 활개 쳤다. 이동통신업체가 ‘약정요금제’ 등으로 휴대전화 값을 벌충한다는 실상을 알면 땅을 칠 노릇이지만 보조금이 한국산 휴대전화를 세계 1등으로 만든 공신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피처폰을 대신한 스마트폰이 시판되면서 공짜폰은 드물어졌지만 업체를 옮겨다니며 공짜 수준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메뚜기파’들은 지금도 시장에 득실거린다. 우리나라에서 등록된 휴대전화는 5400만개에 이른다. 이 중 스마트폰은 무려 3000만개다. 최근 고가 스마트폰이 이를 노리는 ‘검은 손’ 때문에 엉뚱한 조명을 받고 있다. 100만원대의 분실된 최신 스마트폰이 홍콩이나 중국에 밀반출돼 고가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주로 찜질방에서 훔치거나 택시와 버스에 놓고 내린 것이다. 지난달엔 6만 3000개의 분실 스마트폰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붙잡혔다. 도난당한 이들 스마트폰은 3~5일이면 중국으로 건너가 팔린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절도의 타깃이 된 데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훔칠 수 있기 때문이라니, 도둑질치곤 이보다 쉬운 게 어디 있을까 싶다. 스마트폰이 중국까지 가는 루트가 흥미롭다. 장물아비가 새벽에 서울 홍대역과 강남역 등의 도로변에서 택시를 향해 스마트폰으로 수신호를 하면 곧바로 흥정이 된다. 한 개에 10만~45만원 선에 거래된다고 한다. 택시기사 입장에선 스마트폰을 2~3개만 팔아도 50만~60만원은 거뜬히 손에 넣을 수 있으니,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면도 있겠다. 해외로 밀반출되는 스마트폰의 규모는 한 해에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3의 경우 중국에서 60만원가량에 팔린다. 우리 기술로 만든 스마트폰이 암거래에서 최고의 인기라니 뿌듯하다고 하기엔 너무 찜찜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승객 10명 태우고 달리는 ‘거대 악어 오토바이’

    인도의 한 수리공이 승객 10명을 태울 수 있는 거대한 악어 오토바이를 발명해 화제다. 플라딥 쿠마르 메타라는 이 기술자는 사람들에게 자기 기술을 자랑하려고 이 오토바이를 만들었다. 길이 약 4m, 무게 210kg, 폭 1.5m의 이 악어 오토바이는 그의 친구와 친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있다. 메타는 1년반전에 3000루피에 산 오토바이를 8개월 동안 디자인하고 45,000루피를 들여 거대한 악어 오토바이를 제작했다. 이 오토바이는 길이가 길다보니 단점도 있다. 교차로를 돌때 넘어지지 않으려면 승객들은 회전하는 반대방향으로 몸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는 그의 발명품을 아주 자랑스러워 한다. 그는 “이 악어 오토바이는 언제 어디서건 원하는 곳은 어디든 아무 문제 없이 갈 수 있으며, 리터당 35km의 연비로 최고 시속 50km의 속도로 10명의 승객을 태우고 갈 수 있다”며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인터넷 뉴스팀
  • 우주선인지 사무실인지…이색 ‘버블 책상’ 등장

    “이런 사무실 보셨나요?” 동료의 시끄러운 목소리나 상사의 잔소리에서 조금은 벗어나 안락함과 편안함 속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돕는 ‘공기방울 책상’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발명한 일명 ‘버블 책상’은 플렉시 유리로 만든 돔 형태의 ‘버블’을 자신의 책상 공간에 씌우는 형태다. 공기방울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버블 책상은 현재 파리의 기업체 2곳이 사무실 일부에 설치해 사용 중이다. 이 ‘버블’은 책상 뿐 아니라 다양한 사무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방음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거나 휴식을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를 제작한 회사 측은 “버블 책상은 사무공간 뿐 아니라 도서관 등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장소에서 매우 유용하다.”면서 “도서관처럼 조용한 공간에서도 버블 책상만 있다면 소리 내어 책을 읽어도 주위에 방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무실에서도 옆 동료와 대화를 나눌 때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또한 말이 많은 동료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일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 뿜는 아스팔트 비잔틴 제국 최고의 무기였다

    불 뿜는 아스팔트 비잔틴 제국 최고의 무기였다

    다이아몬드라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켜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1786년 다이아몬드 사기사건이다. 1905년 남아프리카 프리미어 광산에서 채굴된 3106.75캐럿짜리 다이아몬드의 행방도 재밌다. 더 큰 다이아몬드도 있다. “2011년,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대기권 밖에서 발견됐다. 붕괴한 항성의 잔존물로서 뱀자리 성운에서 약 4000광년 떨어진 이 다이아몬드 행성은 그 크기가 무려 지구의 5배에 달한다.” ‘광물, 역사를 바꾸다’(에릭 살린 지음, 서종기 옮김, 예경 펴냄)는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가 지구상의 주요 광물 50가지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광물의 기본 성질에 대한 정보에서부터 그에 얽힌 역사적 비화까지, 광물 하나로 과학과 역사를 전해주니 말 그대로 일석이조다. 매쪽 3~4개씩 들어가 있는 도판, 유명인의 어록, 별도 소박스 등이 읽는 눈을 즐겁게 한다. 귀한 손님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데 알루미늄 그릇에 담아 내놓으면 욕먹기 딱 좋다. 그런데 19세기에는 그게 최고의 대접이었다. 알루미늄은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지만, 가장 추출하기 까다로운 물질이었다. 추출기술이 채 발달하지 못한 19세기까지만 해도 알루미늄은 금보다 비싼 물질이었다. 오늘날 기독교 세계는 아스팔트 덕분이다. 지금이야 도로에 깔리는 시커멓고 냄새나는 물질 정도지만, 옛날에는 화염방사기였다. 쉽게 불이 붙는 성질을 이용해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 세력에 맞서는 무기로 활용한 것이다. 화약 발명 이전에는 ‘그리스의 불’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을 정도로 적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거창한 얘기도 있다. 기원전 483년 아테네는 우연히 동부 해안 라우리온 지방에서 거대한 은광을 발견했다. 19세기까지 은을 캘 수 있었을 정도였다 하니 엄청난 양이었던 듯하다. 은광의 이익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논쟁이 벌어졌다. 다 나눠가지려다 해군제독 테미스토클레스의 웅변으로 군함건조에 투입됐다. 그 덕에 페르시아군을 물리치고 제해권을 장악했고, 이는 민주정에 대한 찬사와 존경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광물이 진짜 역사를 바꾸었냐고? 물론 흥을 돋우기 위한 뻥이다. 광물과 역사를 흥미롭게 버무려뒀지만 저자 역시 자원결정론, 기술결정론을 말하는 건 아니다. 아테네 사례에서 보듯 중요한 건 결국 그 사회의 선택이다. 1만 8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구글 창업자 ‘구글 글라스’ 끼고 뉴욕 지하철 활보

    구글 창업자 ‘구글 글라스’ 끼고 뉴욕 지하철 활보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40)이 ‘입는 컴퓨터’의 일종인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채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21일(현지시간) PC매거진에 따르면 노아 저킨이라는 이름의 한 시민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브린의 사진과 함께 “나는 방금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자와 지하철에서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멋진 사람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2년 최고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 구글 글라스는 구글의 비밀연구소 ‘구글X’가 개발했다. 증강현실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 단말기로 소형 투명 스크린을 통해 목적지 방향, 날씨 정보, 문자 메시지 등을 볼 수 있으며 안경을 쓴 채 사진 및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독일 자브뤼켄 잘란트 주립대 산학 클러스터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독일 자브뤼켄 잘란트 주립대 산학 클러스터

    독일 서부에 위치한 잘란트주는 독일에서 가장 작은 주다. 주 전체 인구가 10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1960~70년대 석탄·철강산업의 전성기에는 호황도 누렸지만, 그 후로는 ‘가난하고 척박한 동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강원랜드조차 없는 강원도의 산골 폐광촌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잘란트는 지식산업을 기반으로 한 부흥에 가슴이 설레는 곳이 됐다. 그 중심에 잘란트의 주도인 자브뤼켄의 잘란트 주립대학이 있다. 한때 프랑스 낭시대학 분교였던 잘란트대는 대학 자체로는 별다른 경쟁력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독일 4대 연구회’와 함께 구성한 ‘산학 클러스터’ 덕분에 훌륭한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헨공대나 에콜 폴리테크니크처럼 우수한 인력을 처음부터 유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 연구중심 대학의 장점을 취할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 잘란트대 일대에는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헬름홀츠, 라이프니치 등 독일 연구회 산하 연구소들과 한국 정부 출연연구소의 유럽진출 교두보인 한국과학기술원(KIST) 유럽연구소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독일 4대 연구회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과학강국을 자부하는 독일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기초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막스플랑크는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정부는)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탓에 연구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 전 세계 과학자들이 선망하는 연구회로 유명하다. 막스플랑크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설립된 후 지금까지 2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1911년 설립된 전신인 카이저빌헬름협회의 16명을 포함하면 미국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손색이 없다. ‘노벨상 사관학교’라는 말이 허언이 아닌 셈이다. 한해 1만 5000여건에 달하는 연구 결과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는 독일 전체 연간 우수 논문의 40%에 해당한다. 막스플랑크는 3개 분야 80여개의 연구소를 독일 전역에 갖고 있다. 자브뤼켄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정보학연구소(MPII) 역시 이 같은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베트람 소미에스키 박사는 “무엇이 될지 생각하지 않고 연구를 시작하고 진행하는 것이 막스플랑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막스플랑크는 최소 20~30년 후를 내다보는 연구를 맡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연구소의 특성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막스플랑크는 각 연구소가 위치한 지역의 대학들과 학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때문에 막스플랑크의 영년직 연구원 중 상당수는 ‘대학교수’ 직함도 갖고 있다. 이 같은 구도는 주변 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이 막스플랑크에서 연구하면서 실력과 아이디어를 키우는 원동력이다.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것이다. 소미에스키 박사는 “연구원은 논문으로만 평가받고, 상당 시간을 학생들의 교육에 할애하는 역할을 동시에 부여받는다”면서 “80여개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간에 중첩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여럿이 연구하면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역시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막스플랑크의 대척점에 프라운호퍼가 위치해 있다. ‘프라운호퍼 라인’을 발견한 과학자이자 발명가, 사업가였던 요제프 폰 프라운호퍼의 이름을 딴 연구소답게 철저하게 실용적인 연구를 중시한다. 1949년 설립된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온 기조다. 60개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각 분야별로 정보기술, 광학, 제품, 방위산업 등 7개 그룹으로 나뉜다. 이 예산 중 프라운호퍼 재단은 평균 30%만 부담한다. 나머지는 산업체나 지역사회 등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소들은 끊임없이 협력 프로그램을 모색한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들은 지역 대학 및 중소기업과의 공동연구에 전체 연구 비중의 40% 이상을 할애한다. 그 결과, 독일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 강소기업들이 1300여개나 된다. 막스플랑크가 논문으로 평가받는다면 프라운호퍼는 ‘특허’가 핵심이다. 얼마나 산업에 기여하는지를 보기 위한 핵심 지표다. 잘란트대 인근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비파괴시험연구소(IzFP) 역시 특허와 기업 서비스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건축물이나 교량, 원자력발전소, 철로 등에 손상을 주지 않고 외부에서 강도와 내구성 등을 측정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중점적으로 제작된다. 1972년에 설립돼 드레스덴 분원을 포함해 모두 377명의 박사급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프라운호퍼 IzFP의 주요 연구원들 역시 잘란트대 교수직을 갖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기초과학을 발전시켜 나가는 기술이 어떻게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실제 연구소 운영을 통해 보여준다. 지그프라이드 크라우스 부소장은 “40년 전 자브뤼켄에 IzFP가 처음 설립된 이후 다른 연구소들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이는 지역 활성화의 중요한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막스플랑크나 프라운호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라이프니치 연구회 역시 독일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다. 라이프니치 연구회의 구조는 거대과학을 담당하는 헬름홀츠를 포함한 나머지 3대 연구회와는 구조가 크게 다르다. 다른 연구회들이 재단본부의 판단에 따라 설립과 폐쇄가 결정되는 데 반해 라이프니치 연구회는 ‘가입된 기관들의 연합’ 형태로 구성된다. 라이프니치 연구회 소속 86개 기관 중에는 연구소뿐 아니라 뮌헨의 ‘독일 박물관’이나 자연사박물관도 포함돼 있다. 나머지 연구소들 중 상당수도 민간이나 주정부에 의해 설립된 것들이 많다. 연구회의 까다로운 가입 심사 평가를 통과하면 개별 연구소들은 라이프니치 연구회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찾는다. 매 5~7년마다 연구회의 중간 평가를 실시해 역량이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연구회 이름을 환수한다. 대신 이름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연간 14억 유로의 예산을 골고루 분배해 사용하게 하는 특전을 누릴 수 있다. 잘란트대 인근 라이프니치 신소재연구소(INM)는 태생적으로 잘란트 주정부가 잘란트대 클러스터를 키우기 위해 25년 전에 유치한 연구소다. 전체 예산의 51%를 잘란트대에서 지원받고, 연구성과 역시 대학과 공유한다. 이에 맞춰 INM은 지역특화적인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롤란드 롤스 소장은 “재단은 기초와 응용 어느 쪽에도 치중하지 않는 구조를 원한다”면서 “두 가지 부분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각 연구소에 부여된 임무”라고 밝혔다. 연구소가 응용을 전담한다면, 기초연구는 주로 잘란트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라이프니치 INM은 100명 규모에 불과하지만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800편 이상의 국제논문을 출간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잘란트대 학생들을 연구에 참여시키면서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INM 연구원인 이주석 박사는 “용액에서 파우더를 만들어내는 기술, 태양전지의 반사를 줄이는 코팅 기술, 자동차를 균일하게 도장하는 기술 등이 이곳 연구소에서 개발돼 상용화로 이어졌고, 지역사회에 기술기반 기업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면서 “아직까지 잘란트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근로자 임금이 10~15% 낮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빈곤하지만, 클러스터 덕분에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 사진 자브뤼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도넛 호황/함혜리 논설위원

    도넛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기름에 튀긴 달팽이 모양의 소형 과자가 등장하고, 미국 남서부에서 유물발굴을 하던 고고학자들은 가운데 구멍이 있는 화석화된 튀김과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오늘날과 같은 도넛은 네덜란드의 전통과자 올리코우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진다. 올리코우크는 돼지기름에 튀겨 먹는 공모양의 달콤한 과자인데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향하던 청교도들이 네덜란드 체류 시 배워 갔다고도 하고, 미국으로 이주 온 네덜란드인들이 전했다고도 한다. 향신료를 추가하거나 견과류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다양화되면서 반죽이라는 뜻의 도(dough)와 견과류의 넛(nut)을 합친 도넛이 탄생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도넛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809년 출간된 워싱턴 어빙의 ‘뉴욕의 역사’에서다.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링 도넛의 기원설도 여러 가지다. 17세기 초 아메리카 인디언이 아내가 만들고 있는 과자반죽을 화살로 쏘아 맞혔는데 그 반죽이 끓는 기름에 떨어지면서 링 모양의 도넛이 탄생했다는 설은 압권이다. 절반의 실화를 담은 탄생설화도 있다. 1847년 엘리자베드 그레고리 부인은 선장인 아들 한슨 크로켓 그레고리가 항해할 때 먹을 수 있도록 도넛을 준비했다. 항해를 하면서 도넛을 들고 먹기가 매우 불편했던 한슨이 조타실의 키에 끼워놓고 먹다가 아예 요리사에게 가운데 구멍을 뚫은 도넛을 만들라고 했다. 한슨이 견과류를 싫어해서 가운데를 파내고 먹은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있다. 도넛은 1920년대에 이미 미국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1934년 시카고 박람회에서는 도넛을 ‘진보의 세기에 가장 히트한 음식’이라고 치하했으며 도넛 기계를 발명한 러시아 출신 과학자 아돌프 레빗은 연간 2500만 달러를 벌어들여 거부가 됐다. 1940~50년대 들어 전문제조사들이 속속 설립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도넛에도 시련은 찾아왔다. 웰빙 붐과 함께 미국 의학계는 도넛을 건강에 유해한 음식으로 규정했다. 도넛 한 개당 최소 300㎉ 이상으로 칼로리가 높고, 지방과 당분이 과다한 반면 섬유소는 부족해서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도넛 전문점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우울함을 잊기 위해 달콤한 맛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란다. 경기가 곤두박질하면 붉은 립스틱이 잘 팔리고 여성의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또 다른 ‘불황지표’가 생긴 셈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포르노 프로그램 즐겨보는 암컷 침팬지 화제

    동물원 우리에서 주로 포르노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보내는 암컷 침팬지가 화제에 올랐다. 최근 스페인의 영장류 동물학자 파블로 에레로스 박사는 수년간 동물원 침팬지의 행동을 조사하며 얻은 연구결과를 현지 일간지 ‘엘문도’에 게재했다. 에레로스 박사가 이같은 연구를 시작한 것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우리가 침팬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이는 각종 인공적인 발명품들로 둘러싸인 인간도 비슷한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추론이다. 박사가 포르노에 중독된 침팬지를 발견한 것은 서블 동물원을 방문하면서다. 이곳에서 그는 지나라는 이름의 암컷 침팬지가 주로 포르노 프로그램을 즐겨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에레로스 박사는 “동물원 측이 홀로 외롭게 지내는 지나를 위해 우리에 TV와 리모컨을 나뒀다.” 면서 “놀랍게도 지나는 며칠만에 리모컨 쓰는 법을 완벽히 터득했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이후 벌어졌다. 지나가 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포르노 채널이었기 때문. 에레로스 박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침팬지도 강렬한 성적 욕망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행동”이라면서 “우리 안에 인공적으로 설치된 각종 장비들이 침팬지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쳐 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인터넷뉴스팀 
  • “편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장애인 자전거 만들었죠”

    “편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장애인 자전거 만들었죠”

    “전공을 살려서 이왕이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읽은 기사에 눈이 번쩍 뜨였죠.” 지난달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장애인용 레저 자전거를 출품해 은상을 받은 동국대 브레인스토밍팀. 기계로봇에너지 공학과(윤정원, 원건희, 이경민, 이승제)와 기계로봇학과(고으뜸) 3~4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해 ‘장애인 비만율이 40%에 달한다’는 기사를 본 뒤 장애인용 레저 자전거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기사는 척추 이상 등으로 허리 아래쪽이 마비된 장애인들은 운동할 방도가 거의 없어 다른 장애인들보다 비만율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자전거가 외국에서 발명된 적은 있지만 가격이 400만원이나 해 국내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브레인스토밍팀은 장애인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더 쉽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휠체어에 의존하는 이과대학 안응호 교수를 떠올렸다. 학생들은 안 교수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안 교수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설계, 제작에 이르기까지 조언자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애초 브레인스토밍팀은 페달이 아닌 로잉(노 젓는 방식)의 자전거를 고안했다. 기존의 장애인 레저용 자전거는 단순히 페달을 손으로 돌리는 식이어서 어깨에 무리가 간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휠체어에서 바로 자전거로 옮겨 탈 수 있는 도킹장치도 만들었다. “자전거에 올라타거나 멈출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안 교수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팀원들은 장애인 레저용 기구가 나오는 인터넷 동영상을 찾아보고 장애인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휠체어를 밀다 지쳐 선 사람들을 보고는 자전거 기어를 7단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이 만든 자전거는 휠체어를 미는 힘의 70~80%만 갖고도 웬만한 언덕은 오를 수 있다. 가격은 80만원 선으로 기존 제품 가격의 5분의1 수준이다. 윤정원씨는 “나의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아 기쁘다”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을 어디든 적용시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명함/임태순 논설위원

    정초가 되면 어른들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에 상급 관원들은 왕에게, 중급 관원들은 상급 관원들에게 신년하례를 했다. 이때 고관대작들은 대문 한편에 옻칠한 쟁반을 내놓았다. 신년하례객이 세배를 빙자해 청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면하는 대신 쟁반에 명함을 두고 가게 한 것이다. 신년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두고 가는 명함을 새해의 명함이라고 해서 ‘세함’(歲銜)이라고 했다. 권세가들은 3일 뒤 신년 하례기간이 지나면 쟁반을 거둬들여 누가 왔다 갔는지를 살폈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기를 소개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나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세함이 우리 고유의 풍속만은 아닐 것이다. 옛날 중국에서도 친구집을 찾았다가 없을 경우 자기 이름을 쓴 종이를 남겨두고 오는 관례가 있었다고 한다. 명함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종이가 중국에서 발명됐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프랑스 루이 14세 때 명함이 생겼다고 전해지며, 현재와 같은 동판 활자로 새긴 명함은 루이 15세 때 나왔다고 한다. 명함은 조그만 종이에 자기의 이름과 직책·직위·연락처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로, 상대방과 처음 인사를 할 때 주고받는다. 그래서 요즘 영업사원들은 특별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명함에 얼굴 또는 캐리커처를 새기기도 하고, 만난 사람의 인상착의를 명함 뒤에 적어 관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남의 매개물이자 사회생활의 필수품인 명함은 종종 사고를 친다. 국회의원 비서관, 정보기관을 사칭한 명함을 돌려 금품을 갈취하는 사기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철통보안’ 등 여러 가지 뒷얘기를 낳고 있는 인수위가 전문위원을 포함한 인수위원들의 명함을 새기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인수위원에게 로비를 하거나 인수위원이랍시고 부처나 유관기관에 위세를 부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명함이 없으니 이번 인수위에서는 인수위원 사칭 명함에 속아 사기당하는 얼간이는 없을 것이다. 부정, 비리를 싫어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깔끔함이 반영된 것이지만 명함이 없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다. 소속이 다른 인수위원 간에는 통성명하기가 쉽지 않고, 인수위원이 외부인사와 만날 때도 불편이 뒤따른다. 실제 한 인수위원은 기자실에 귤을 돌리다 누구냐고 묻자 슬쩍 사라지기도 했다고 한다. 인수위는 외부와도 소통해야 한다. 인수위가 바깥과 단절된 채 청렴을 유지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소통을 통한 청렴’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기고] 융합인재교육(STEAM), 미래를 살아가는 힘/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기고] 융합인재교육(STEAM), 미래를 살아가는 힘/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2013년 최대 화두는 과학기술과 교육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헌정사상 첫 이공계 출신 대통령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을 예고하고 인수위원회에 교육·과학분과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과학과 교육의 융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결국 시대가 원하는 융합적 마인드의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학문을 접목시키고 학생들의 자신감과 흥미를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발표된 TIMSS(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 연구) 2011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은 최상위권인 반면 흥미도는 최하위 수준이다. 수학·과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그동안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여주기 위해 융합인재교육(STEAM)을 추진해 왔다. STEAM 교육은 이론 중심의 과학과 수학에 기술·공학·예술을 접목한 교육으로, 학교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과학’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융합적 사고를 키워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의 보고서는 세계 경제를 이끌 8대 메가트렌드의 첫 번째로 ‘기존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소프트 이노베이션을 꼽았다. 과거의 기술혁신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발명에 가까웠다면, 미래는 기존 기술을 새롭게 해석하고 융합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역시 융합적 사고에 따른 결과물이다. 과학기술 지식과 상상력, 예술적 감성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것이 바로 STEAM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다. 2011년 처음 도입된 STEAM 교육의 성과는 교육 현장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창의재단이 실시한 ‘STEAM 효과성 분석’ 연구에 따르면 STEAM 교육을 받은 초·중학생의 과학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진 데다 이공계에 대한 진로 의향도 향상됐다. 학생들의 표현과 생각도 풍부해졌다.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변화가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의 호기심과 열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래 우리의 경쟁력은 융합적 마인드의 창의적 인재를 얼마나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창의재단은 STEAM 교육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STEAM 교육 실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을 내실 있게 이끌 교사들에 대한 지원이다. 교사들의 다양한 연수, 온라인 정보 제공, 체험형 워크숍 등의 실천적 노력이 강조된다. 비옥한 토양에서 건강한 새싹이 나오듯 미래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관심과 관련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최고의 자산이며, 과학기술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아이들이 STEAM 교육으로 미래를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 [향토기업 특선] (1)한국 전통 두부제조기 생산 업체 ㈜로닉을 만나다

    [향토기업 특선] (1)한국 전통 두부제조기 생산 업체 ㈜로닉을 만나다

    연매출이 30억원에 불과한 국내 가정용 두부·두유·죽 제조기 생산업체가 연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중국 1위 업체 주양(九陽)과의 최근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해 3월에는 주양의 말레이시아 판매총판(Cadware)을 상대로 승소했지만, 이번에는 ‘적진’이라 할 수 있는 중국 베이징 현지 특허법원에서 당당히 승소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 파주 맥금동에 있는 ㈜로닉. 주양은 로닉 김홍배(54) 대표가 갖고 있는 ‘거품감지’와 관련한 중국 내 특허권을 침해했다. 그러나 이번 승소는 행운의 성격이 강했다. “덩치가 작은 로닉 입장으로서는 대기업에 해당하는 주양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엄두를 낼 수 없었으나 주양이 먼저 중국 특허청을 상대로 로닉의 특허권을 무효화시켜 달라고 소송을 냈는데 ‘유지’ 결정이 난 것입니다.” 거품감지 장치는 두부·두유 제조기에서 핵심에 해당한다. 지금 기술로는 로닉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고서는 두부·두유 제조기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때문에 향후 로열티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이번 특허권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로닉은 이제 중국시장에 당당히 진입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세계 최초 가정용 두부·두유·죽 제조기 생산업체로서의 자존심과 위상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로닉의 시작은 1992년쯤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진상사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던 김 대표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두유를 건강식으로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가정용 두부·두유 제조기’를 만들기로 했다. 두부와 두유는 만드는 방법이 같다. 매일 연구했지만 전통의 맛이 나지 않아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했다. 끈기 앞에 안 되는 일은 없는 법. 김 대표는 6년 만인 1998년 콩과 물만 넣어 30분 만에 두부와 두유를 만들 수 있는 ‘소이러브’를 마침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였다. 기계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판매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중소기업이 처음 만든 신제품이라 판로개척이 쉽지 않았죠. 그렇지만 과거 무역업을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의 전통 두부제조기를 표방하며 일본과 미국 수출에 성공했고, 해외시장 성공을 등에 업고 2000년쯤 국내 시장에 입성했다. 때마침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이러브는 생산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끌어 한 해 매출이 100억원대를 넘나들었다. 로닉의 기술력은 세계적이다. 국내 신기술(KT), 유럽규격인증(CE), 미국 안전성 인증(UL), 국내 최초 신기술(NT) 마크 등을 획득한 것은 물론 독일 국제 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특허청이 주관하는 특허기술사업화발표회에서는 은상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최고상인 장영실상도 수상했다. 미국, 중국, 일본, 타이완, 중남미에서도 발명특허를 획득해 국내외 지적재산권만 260여개에 이른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특허권을 지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소이러브가 인기를 끌자 중국 후발업체들이 ‘짝퉁’ 제품을 만들어 절반 이하 값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100억원을 넘던 연매출이 순식간에 30억원대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중국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 주저하는 사이 주양이 무섭게 성장했다. 중국에는 10여개 두부·두유 제조기 생산업체가 난립할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아직 진출을 못하고 있다. 로닉 특허권을 침해해도 대응할 엄두를 못 냈다. 천문학적인 소송비용도 문제였지만 폐쇄적인 중국시장에서 공정한 싸움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승소로 ‘한 번 싸워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됐다. 김 대표는 새해를 제2중흥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국내 H사에만 홈쇼핑 판매용으로 30억~70억원 상당을 납품하기로 했다. 고정 매출을 감안하면 10년 전처럼 다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제품인 ‘다용도 조리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믹서·분쇄·끓이기 기능이 있어서 죽·두부·잼·찜·밥 짓기 등 가정에서 주부가 필요로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만능 요리기기’라 할 수 있다. 이미 2005년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발명특허를 취득했다. 이 신제품 하나로 국내외에서 30여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2년 안에 연간 매출을 2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 5년 안에는 35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4·끝)일본·중국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4·끝)일본·중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권 국가들에 비해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한 후발주자이지만 뛰어난 수학·과학 실력을 바탕으로 다른 학문을 접목시키는 탄탄한 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문리(文理)융합형 산학 연계가 확산되고 있다. 공학 교육과 디자인 교육을 접목시킨 융합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일본 가나자와 공대는 ‘유메코보’(夢考房·꿈의 방)로 불리는 방과후 실습실 교육을 통해 기초학문과 실용적 학문 활용 등 학문 간 융합을 독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박사급 엔지니어 20명이 학생들의 작품활동을 도와줘 전국 단위 공학 기능대회 입상자를 대거 배출하고 있다. 유메코보를 통해 태양광자동차·모바일 서비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용화됐다. 재학생 7000여명에 불과한 소규모 대학인 이곳은 유메코보 도입 이후 아사히 신문이 선정하는 ‘잘 가르치는 대학’ 부문 1위에 7년 연속 선정됐다. 이 밖에 최근에는 중·고등학교에 융합교육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시작돼 일부 교육 비정부기구(NGO) 단체를 중심으로 고등학교에 융합교육 강의를 지원하는 교육 기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에는 ‘미각의 일주일’을 지정, 일주일 동안 전국 72개 초등학교 과학수업 시간에 166명의 일류 요리사가 강사로 참여해 요리와 과학을 접목시킨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여러 가지 맛을 체험하면서 젤리 등을 직접 만들어 보고 젤라틴이 젤리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배우기도 했다. 세계적 수학 강국인 중국에서도 최근 융합교육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 열린 2012년 세계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2010년과 지난해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수학 강국이지만 학생들의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중국의 저명한 교육가인 류다오위 전 우한대 총장은 최근 언론보도에서 “20세기 인류의 20대 발명품 가운데 중국의 발명품은 하나도 없고 노벨상 수상자 역시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최근 중국의 일부 대학에서는 문과와 이과를 통합해 신입생을 뽑아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등 융합교육을 통한 학문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단계인 중국의 ‘고중(高中) 학교’에서도 수학, 과학 교육에 대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각 시마다 한 곳의 중점학교를 정해 고등학교 단계의 과학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시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는 수학·과학에 뛰어난 학생들의 모임인 ‘창신인재반’(創新人才班) 학생들을 위해 172개 종류의 과학기술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이 가운데 중국과학원 과정에서는 과학원 소속 과학자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고교 1학년 학생들에게 최신 과학계 이슈들을 소개하고, 2~3학년 학생들에게는 연구과제를 내줘 수업시간에 배운 과학적 지식을 실험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는 실습과 체험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학업 성취도나 국제 올림피아드 성적 등 수치에만 집중하던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창의력과 융합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삼성-애플, 특허소송 ‘치고받기 혼전’

    삼성-애플, 특허소송 ‘치고받기 혼전’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법원에서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에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식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의 공세가 거세진 반면 애플은 다소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가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추가 제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 아이폰의 페이스타임이 자사의 ‘원격 비디오 전송 시스템’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했다. 페이스타임은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 등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화상으로 통화할 수 있는 애플의 대표적인 ‘킬러 애플리케이션’(시장을 주도하는 응용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는 페이스타임이 디지털화, 압축, 호스트 컴퓨터와의 데이터 교환 방식 등에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아이폰5’와 ‘갤럭시S3’ 등 상대 회사의 최신 제품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캘리포니아 연방지법에 제소했다. 페이스타임의 특허 침해 여부는 최신 제품의 특허 침해 여부를 다투는 2차 소송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2차 소송의 첫 기일은 2014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의 추가 제소 사실은 애플이 지난 19일(현지 시간) 법원에 삼성전자의 관련 특허 구입 시점과 문제제기 시점에 대해 비판하는 문서를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특허와 관련해 제소하기 불과 6개월 전인 2011년 10월 미국의 발명가들에게서 이 특허를 구입했다. 해당 특허는 19년 전 등록된 것이다. 삼성으로선 애플을 공격하기 위해 특허를 구입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애플 역시 미국법원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영구 판매금지해 달라는 신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해 20일(현지시간) 항고했다. 애플은 지난 17일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26종을 미국 시장에서 영구 판매금지해 달라는 자사의 신청을 기각한 것을 취소해 달라며 항고 취지를 밝혔다. 항고심은 연방 제9항소법원에서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1차 소송에서 배심원단은 삼성 스마트폰이 애플의 특허 6건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삼성이 배상금 10억 5000만 달러(약 1조1200억원)를 애플에 지급하라고 지난 8월 판단했다. 이후 애플은 여세를 몰아 특허침해가 인정된 삼성 제품 26종의 영구 판매금지를 신청했으나,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이 삼성의 특허침해로 인한 판매 손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기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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