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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민낯의 위인’을 만나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에 대한 전기를 쓰기 위해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이렇게 적었다.  “명성을 얻기 전 로댕은 고독했다. 그리고 나서 찾아온 명성은 아마도 그를 더 고독하게 했을 것이다. 명성이란 결국 하나의 새로운 이름 주위로 몰려드는 모든 오해들의 총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로댕에 대한 많은 오해들, 그것들을 해명하는 것은 길고도 힘든 과제이리라.”(‘릴케의 로댕’, 미술문화 펴냄)  릴케의 말처럼 이른바 ‘위인’들의 삶은 신화적으로 포장되기 마련이다. 시간이 쌓일수록 인물의 양면성은 퇴색되고 공적만 부각되는 게 다반사다.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위대해진다는 것은 곧 오해를 받는다는 뜻이다”라고 비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에 완간된 돌베개의 만화 인물 평전 ‘세상을 바꾼 큰 걸음’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 보기 위한 시도다. 인물의 업적과 성취만을 찬탄하는 대신 잘못과 실패를 공평하게 설명한다. 2011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넬슨 만델라, 에이브러햄 링컨, 지난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루쉰을 소개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찰리 채플린(임창호 지음)과 찰스 다윈(전미화·권용찬 지음), 레이첼 카슨(김성훈 지음), 윈스턴 처칠(김성재 지음)을 내놓았다.  이중 처칠 편은 인물의 공과를 균형감 있게 드러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뛰어난 정치적 통찰력으로 1,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영국을 구한 그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한편 여성 투표권 부여와 노동자 세력화에 적대적이었던 과오를 설명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인도의 독립에 반대했던 제국주의자의 면모와 터키와의 전쟁 중 무리한 군사 작전으로 대패한 수장의 모습도 담았다.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충분히 곁들이는 것도 장점이다. DDT 살충제의 발명 과정을 통해 카슨이 ‘침묵의 봄’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거나 맬서스의 인구론이 어떻게 다윈의 진화론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식이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다윈 편)와 오창길 한국환경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장(카슨 편) 등 전문가가 감수에 참여했다. 중간 중간 ‘돋보기’ 코너를 통해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사진의 발명과 뤼미에르 형제의 첫 영화, 무성영화의 전성기, 경제 대공황 등을 설명한 채플린 편이 좋은 예다. 만화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글자가 많다. 아동보다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에게 알맞다. 1만 2000원.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특허는 기술발전에 약인가 독인가

    리처드 스톨먼이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이 청년은 1982년 ‘소스코드 공유’라는 생각에 불씨를 지폈다. 1970년대 대학가에서 무료로 배포되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유닉스’를 대기업인 AT&T가 상용화하려 할 무렵이었다. 유닉스는 MIT와 AT&T 벨연구소의 합작품이었다. 스톨먼은 1983년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독점 추세에 반발,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을 설립한다. 카피레프트운동의 출발점이다. 이어 핀란드 청년인 리누스 토발즈가 합세했다. 1991년 ‘리눅스’를 개발한 뒤 3년 만에 누구나 무료로 사용하도록 개방했다. 1998년 11월, 독점금지 소송에 휘말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역설적이게도 ‘앙숙’인 리눅스를 언급해 변론에 나선다. 자사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우’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 않다는 증거로 말이다. 신간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에코리브르 펴냄)는 최근 산업계 전반에 부는 특허권과 저작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애플과 삼성이 특허권을 둘러싼 소모적 소송전을 이어가며 기술시장이 시끌벅적한 탓에 관심이 더 간다. 저자인 미셸 볼드린과 데이비드 K 러바인은 “지적 재산권이 발명과 창의성이란 열매를 맛보기 위한 필요악이냐”는 질문에 단호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들은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의 신화까지 들먹인다.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다. 1712년 토머스 뉴커먼이 만든 증기기관을 참고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수리하던 와트는 분리된 용기에서 스팀을 응축해 확장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1769년 1월 특허권을 획득한 와트는 이후 자신의 증기기관에 대한 특허권 연장과 강화에 몰두한다. 1790년대 성능이 한층 강화된 증기기관이 등장했지만 개량자인 혼블로워는 와트에 의해 고발당해 감옥에 갔다. 와트도 더 나은 성능의 증기기관을 만들려다가 특허권 제도의 방해를 받았다. 제임스 피커드의 크랭크와 플라이휠을 조합해 효율적인 회전축을 만들려 했으나, 이 같은 노력은 피커드의 특허가 만료된 1794년 이후에나 가능했다. 와트의 특허가 만료된 1800년 이후 30년동안 영국의 증기기관 수요는 5배 이상 늘어나며 봇물을 이뤘다. 저자들은 “와트가 더 나은 기술 개혁이 아닌 법률 제도를 악용해 선두를 지켰다”고 비판했다. 특허의 독점권을 없애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혁신과 창조가 가능하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한다. 예컨대 음악 저작권은 음악가들의 생계유지와 관련해 순기능이 더 강하지만, 에이즈 치료제의 특허 독점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에이즈 치료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역기능이 더 클 수도 있다. 저자들의 논리를 차분히 좇아가다 보면 ‘양날의 칼’로 알려진 지식 독점에 대해 다양성 시각을 꿰차게 될 것이다. 2만 30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꿈나무들이 쏘아올린 우주 풍선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 10일 이색 행사가 열렸다. 특허청은 이날 초등학교 발명 꿈나무들의 꿈과 상상력, 아이디어 등 소망을 담은 ‘창의발명 우주선’ 4기를 발사, 성공했다. 우주선은 지상에서 발사 후 30분 이내 우주(성층권 30㎞)에 도착, 1시간 이상 비행한 후 낙하하는 우주 풍선이다. 창의발명 우주선에는 낙하산, 위치추적기(GPS), 영상촬영 관측 상자 등이 탑재됐다. 그동안 광고나 기업 및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우주 풍선을 쏘아 올린 사례는 있지만 중앙 부처가 시도한 것은 처음이다. 우주선 설계는 우주 풍선을 활용해 국내에서 처음 성층권 촬영에 성공한 김기수 충남대 교수와 제자들이 재능기부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 제작에는 30여명의 발명 꿈나무와 김영민 특허청장 등 특허 공무원들이 직접 참여했다. 창의발명 우주선은 성층권에서 지구를 배경으로 꿈나무들의 발명 메시지와 특허청 마스코트(키키와 포포)를 동영상 촬영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특허청은 우주선 회수가 끝나는 대로 제작 및 발사 전 과정과 성층권 촬영 영상을 유튜브 등에 공개하고, 창의발명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선 시험 발사에서 낙하한 우주 풍선은 경북 상주에서 회수했다. 김 특허청장은 “발명 꿈나무들의 상상력을 실현해 꿈과 희망을 주자는 취지”라며 “풍선과 스티로폼을 이용한 우주선 제작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익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고향극장(KBS1 밤 10시 50분) 경남 의령군 칠곡면 중촌마을에 아주 특별한 동거가 시작됐다. 올해 1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정을 나누며 살던 5총사 할머니들이 한 지붕 아래 뭉친 것이다. 외로움과 생활비를 아끼는 건 좋지만, 입맛부터 성격까지 모두 제각각인데…. 게다가 큰 형님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사고뭉치 할머니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사유리는 은행 영업이 끝난 시간에 현금 서비스를 신청하는 도중 고장 난 현금 지급기 때문에 돈을 찾지 못한다. 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 다시 오기로 하고 자리를 뜬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현금 지급기에 ‘한도 초과’라는 문구가 떠 문의했지만 은행 기록에 현금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나온다며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구암 허준(MBC 밤 8시 55분) 허준을 도와 함께 병자를 돌보던 우공보 또한 더는 지체할 수 없어 한양으로 떠난다. 한양에 도착하여 시권을 교부 받은 도지는 내의원 의원인 김응탁과 송학규를 만난다. 한편 서둘러 한양으로 떠나야 하는 허준에게 지름길을 알려주겠다고 나선 돌쇠. 하지만 돌쇠를 따라 도착한 곳은 쓰러져가는 한 움막 앞이었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용암이 흘러 넓은 평야가 형성되었다는 철원 용암대지. 높은 산도 없이 평야만 펼쳐진 곳에서 어떻게 화산이 분출했다는 걸까. 다양한 화산 분출 유형과 함께 철원은 어떤 화산에 속하는지 알아본다. 또한 다양한 모자를 착용했던 우리 조상의 모자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알아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고성과 기계톱 소리로 뒤덮인 강릉의 한 작업현장.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단원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자신의 위치뿐 아니라 서로의 상태까지 파악해야 하는 위험목 제거반. 2t이 넘는 나무는 좀처럼 꿈쩍하질 않고, 지켜보는 아들은 입이 바싹 마르며 아버지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더 워(OBS 밤 9시 50분) 강철 방어선을 뚫고 노르망디를 점령하기 위한 연합군의 기상천외한 발명품을 공개한다. ‘악어 장갑차’, ‘실패 장갑차’ 등,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독일군의 방어진을 공략하고자 개발한 특수 병기들의 별명이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거행된 상륙작전에서 연합군에 승리를 안겨준 기발한 무기들과 함께한다.
  • 얘들아~ 공연 보고 즐기자 엄마·아빠~ 신나게 놀아요

    얘들아~ 공연 보고 즐기자 엄마·아빠~ 신나게 놀아요

    어린이날에는 주변 곳곳이 가족 놀이터로 변신한다.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집 가까운 곳 공연장을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는 5일 야외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가족 문화 이벤트를 펼친다. 오후 1시 아프리카 공연단체 ‘아닌카’의 민속춤과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매 시간 안애순무용단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동화의 나라’, 스윙댄스 ‘딴따라 땐스홀’, 저글링과 마임쇼 ‘붐헤드’가 이어진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에어바운스(공기를 넣은 놀이기구) 놀이터, 벽에 색칠하며 즐기는 드로잉월, 얼굴을 장식하는 페이스페인팅 등을 준비했다. 오후 4시에는 대극장에서 일반인 댄스 경연대회인 ‘누구나 댄스’ 결선 무대를 연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02)440-0500. 경기 고양시 성사동 고양어울림누리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의 꿈’을 주제로 한 공연과 야외체험장을 마련했다. 별모래극장에서는 5일까지 관객 참여극 ‘달려라 달려 달달달’을 공연한다. 할머니 댁에 놀러온 어린이들이 함께 수수께끼를 풀어 가는 이야기로, 아이들이 무대소품과 배경음향을 만들고 연기를 하면서 공연을 채운다. 5일 어울림광장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고누놀이(전통말판놀이), 유객주놀이, 죽방울놀이, 버나놀이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우리 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마림바와 교육용 악기인 붐웨커를 이용해 유쾌한 타악 연주를 하는 ‘잼스틱’ 공연, 팝핀현준 크루의 ‘팝핀댄스’, 장애인 연희단 땀띠의 ‘삼도농악가락’, 전통판소리극 ‘흥보야 대박나라’ 등 야외 공연이 풍성하다. 1577-7766.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어린이날을 가족 공연으로 알차게 꾸몄다. 4~5일 행복한대극장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올린다. 발레 무용수들이 동물 인형옷을 입고 선보이는 인형 발레다. 이 기간에 아늑한소극장에서는 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를 공연한다. 할아버지의 거실, 침실, 현관을 돌며 에디슨의 발명 원리를 알려 준다. 5일에는 경기 용인시 보라동 경기도국악당 흥겨운극장에서 국악뮤지컬 ‘콩쥐 킥! 팥쥐 쇼크!’를 연다. 지혜로운 콩쥐와 코믹한 팥쥐가 꾸미는 신명 나는 마당극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5일 ‘어린이날 도서관 큰잔치’를 연다. 도서관이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 지식도 얻고 상상력도 키우는 ‘동화구연’과 ‘영어그림책 스토리 타임’, 가상현실에서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동화구연’, 영화 ‘안녕 자두야’ 상영, 어린이 뮤지컬 ‘리치마우스’와 클래식 연주회 ‘작은 음악회’ 공연 등을 준비했다. (02)3413-483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CEO칼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CEO칼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미국 하버드대에는 ‘실패 101’이라는 강의가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세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해 실패를 의무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과정이다. 실패한 이유를 분석해 이를 성공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게 하려는 취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자 빌 게이츠는 일부러 실패한 기업에 몸담은 경력을 가진 직원들을 회사에 채용하곤 했다. 실패 경험이야말로 사람이 어려움에 처할 때 극복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실패를 줄이려면 역설적으로 많은 실패를 통해 성공의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바둑에서의 복기(復碁)나 시험 뒤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것 역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실패의 이면에는 성공으로 가는 지혜가 담겨 있어 실패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가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프러포즈했다 거절당하면 최소한 자신의 속마음을 상대에게 털어놓은 만큼 후일을 기약할 수 있지만, 프러포즈조차 하지 않으면 영원히 짝사랑으로 머물고 만다. 실패를 감수할 용기를 가진 자만이 사랑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베이브 루스가 홈런왕인 동시에 삼진왕이기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현역시절 통산 열두 번 홈런왕에 올랐지만, 동시에 다섯 번의 삼진왕도 차지했다. 연평균 삼진 수는 홈런의 두 배였다. 삼진을 두려워하는 스윙으로는 홈런도 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도전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규정해 버리는 것과 같다. 우리 몸은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다. 역기를 열 번 들면 몸은 딱 그 수준에 맞는 근육만 만들어낸다. 도저히 못 들 것 같이 힘들어도 열 번을 넘겨 열한 번째를 들게 되면 몸은 그제서야 새 근육을 생산한다. 역기를 열 번 드는 건 열한 번째를 들기 위해서다. 마지막 한 번을 더 들지 않으면 그전의 열 번은 아무 의미가 없다. 도전하지 않는 것은 역기를 열 번만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은 신념을 만들고 그 신념은 성공을 이끈다. 북미 인디언 라코타족은 기우제를 지내면 100% 비가 오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해 더욱 간절하게 하늘에 제를 올렸다. 성공의 사례를 알려주는 ‘성공학개론’은 도처에 널려 있다. 하지만 진짜 성공의 비결은 실패사례에 있을 가능성이 많다. 성공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실패가 있었겠지만 성공에 가려 있을 뿐이다. 때로는 실패에서 경험하는 반면교사가 가장 좋은 스승이다. 도전하지 않는 기업 역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기업의 미래가 달린 연구·개발(R&D) 분야는 실패를 감수해야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 지속적인 R&D를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더욱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구를 만들기 위해 700번의 실패를 한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은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700가지 방법이 효과가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도 그의 절절한 경험에서 나왔다. 필자도 어린 시절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왜 나만 이런 일을 겪을까’라는 생각에 괴로워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입학시험에서만 몇 번의 고배를 마셨다. 지금은 편하게 말할 수 있지만 당시 주위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던 그 시간을 견뎌내기가 죽기보다 힘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실패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강한 인내심과 도전정신을 얻게 됐다. 역전의 기쁨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활력소가 아닐까?
  • [지금 대전청사에선] 특허청 ‘맞춤형 소통’ 눈길

    정부 부처들이 온라인을 활용해 국민과 직접 소통을 강화하는 가운데 특허청의 행보가 유독 눈에 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의 가치와 역할을 적극 알려 숨겨진 젊은 층의 ‘발명 DNA’를 이끌어 낸다는 취지로 행아웃과 팟캐스트, 현장콘서트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정책에 무관심한 젊은 층을 ‘포섭’하려는 특화전략이다. 첫 사업으로 24일 구글플러스를 활용한 인터넷 영상대담 ‘김영민 행쇼(행아웃쇼)’가 선을 보였다. 오세일 변리사의 사회로 김영민 특허청장과 청년 창업가, 대기업 임원, 돈버는 학생 발명가, 발명교사 등 5명이 참가해 ‘창조경제의 핵심은 지식재산’이란 주제로 30분간 진행됐다. 이날 영상대담은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특허청은 정기적으로 특정 주제를 정해 행쇼를 진행키로 했다. 구글플러스 영상대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특허개혁을 설명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유명해졌다. 5월 초에는 여성 발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방송인 ‘e발소’(e색적인 발명을 소개합니다)를 시작한다. 여성 특허심사관 세 명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색 발명가 및 발명에 관련된 뒷얘기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어지는 현장 콘서트 ‘청바지’(청년들이 바라보는 지식재산)에서는 청년들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특허행정의 개선방향을 모색한다. 또 유튜브(당신의 아이디어는 Money)에 지식재산과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도 제공키로 했다. 김용선 특허청 대변인은 “언론을 활용한 정책 소개와는 별개로 타깃층을 겨냥한 맞춤형 홍보를 도입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정책 스킨십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특허행정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지재권 온라인 교육 한국이 주도

    한국이 세계 지식재산 분야 이러닝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특허청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러시아 특허청과 공동으로 ‘러시아판 지식재산권(IP) 파노라마’를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IP 파노라마는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지식재산 활용전략을 다룬 이러닝 콘텐츠로, 특허청과 WIPO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론 위주의 기존 이러닝 프로그램과 달리 특허정보 활용과 전자상거래 등 실무에 유용한 지식재산 활용 전략을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개해 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 상표와 디자인, 발명과 특허 등 익숙한 분야부터 영업비밀·기술 라이선싱·지식재산 가치평가 등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13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IP 파노라마는 2007년 영문판이 첫 개발된 후 아랍어판(2009년), 프랑스어·스페인어판(2011년), 중국어판(2012년)에 이어 러시아어판까지 6개 유엔 공용어를 포함해 폴란드어와 베트남어 등 총 20개 언어로 제작됐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자국어판 개발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웹사이트(global.ipacademy.net)를 통해 무료로 제공,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이제 2년을 맞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구글과 애플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시작한 소송은 이제 삼성과 애플이라는 두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각국 법원, 특허청, 무역기구들의 각축전으로 번져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특허전쟁은 2011년 4월 15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법원에 “삼성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곧바로 한국과 독일, 일본 등에 소송을 내며 역공에 나섰다. ‘애플과의 부품 공급 관계를 감안해 조용히 처리할 것’이라던 당시 업계의 예상을 깬 것이었다. 앞서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으로 비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다, 당시 전 세계 주요 IT 업체들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소송을 진행하던 애플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삼성이 통신특허로 ‘맞불’을 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소송 초반에는 특허침해 대상이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수준에 머물렀지만 두 회사의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서비스 관련 특허로 전선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삼성은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추가 제소했다. 소송 국가도 9개국(한국, 미국, 일본, 호주,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으로 늘었다. 업계 일부에서는 두 회사의 소송이 특허 제도의 취지와 달리 ‘변호사 놀음’으로 혁신을 방해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두 회사의 법정 다툼은 최종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양사 간 글로벌 특허전쟁 판세를 백중세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우위를 점했지만 삼성도 한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이 애플에 약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지만 판사의 최종 판결에서 5억 9950만 달러(약 6500억원)로 낮아졌다. 애플의 숙원이던 삼성 제품의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면서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반전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가 현재 삼성이 3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된 표준특허권을 남용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어 삼성으로선 안심하기 이르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를 무기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빌미가 됐다. 만약 삼성이 표준 특허를 남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관련 연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소송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공룡기업을 비롯해 EU 집행위원회, 미국 상무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등 이해관계가 상반된 여러 기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점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병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마다 관심사나 문화가 다른 데다 특허법에는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어 특허분쟁에 대한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볼 때 이번 특허전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전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애플이 삼성에 디자인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던 2011년만 해도 애플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본안 소송이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경쟁자로 각인됐고 점유율도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합해 4억 700만대를 판매, 노키아(3억 3560만대)를 큰 폭으로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2억 1580만대를 판매해 애플(1억 3680만대)을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애플과의 특허전에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이 더해져 삼성전자는 이제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선두 업체의 제품을 모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내놓는 ‘캐치업 전략’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번 특허소송을 계기로 세계 최고 IT 업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장 선도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독일의 유명 로펌 ‘뵈메르트&뵈메르트’의 하인츠 고다 변리사는 “자동차와 항공기 등 중요한 발명이 등장할 때마다 기업 간 특허 분쟁이 뒤따르곤 했다”면서 “두 회사의 분쟁도 신제품의 정의를 둘러싼 영역 싸움에 해당되는 만큼 (역설적으로) 갈등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DB를 열다] 1986년 차량에 카폰 설치하는 한국이동통신 직원

    [DB를 열다] 1986년 차량에 카폰 설치하는 한국이동통신 직원

    국내에서 차량전화(카폰)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1961년 8월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가입자가 겨우 80명뿐인 매우 특별한 전화였다. 1984년 3월,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의 자회사로 설립되어 본격적으로 카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카폰의 가격은 샐러리맨의 연봉을 넘고 포니 승용차 값의 두 배나 되는 400만 원을 넘는 고가였다. 차 값보다 카폰 값이 더 높았으니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었다. 사진은 1986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차량에 카폰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이동통신의 역사는 1946년 시작됐다. 미국의 벨연구소는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한 모바일 텔레폰 서비스를 처음 발명, 세인트루이스에서 차량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1956년 스웨덴에서 나온 차량전화는 무게가 40kg이나 됐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이동 중에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경찰이나 소방 차량 등에서 요긴하게 쓰였다. 휴대전화는 차량전화에서 진화했다. “조엘, 나 마틴이야. 지금 휴대전화로 전화 걸고 있어.” 1973년 4월 3일, 모토로라의 엔지니어였던 휴대전화 발명가 마틴 쿠퍼가 역사적인 통화를 했다. 조엘은 벨 연구소 소장이며 쿠퍼의 라이벌이었다. 지난 3일로 휴대전화가 발명된 지 40년이 되었다. ‘휴대전화의 아버지’ 쿠퍼도 이제 85세가 됐다. 쿠퍼의 단말기를 상용화하는 데는 10년이 더 걸렸다. 1983년 상품명 ‘다이나택8000X’로 출시된 쿠퍼의 휴대전화는 크기가 세로 33㎝에 무게는 1kg대에 이르러 ‘벽돌폰’이라 불렸다. 가격도 약 4000달러나 됐다. 국내에서 휴대전화 서비스가 개시된 때는 1988년 7월, 서울올림픽이 개최되기 직전이었다. 1993년 말에는 전국 74개 시·읍 지역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1996년 4월 신세기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이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이루었다가 이듬해 10월부터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3개사도 PCS로 이동전화 시장에 참가했다. 이들 5개사는 모두 미국 퀄컴의 CDMA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동일했다. 1999년 말에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합병하고, 다음 해 6월 한국통신프리텔이 한솔PCS를 인수해 통신시장은 3강 구도가 되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삼성 vs 애플’ 학습효과…국내 기업들 체질 바꿨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은 특허를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놨다.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로 방어 전략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소송 대비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학습 효과’다. ‘사후약방문’ 격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최근 국제적 특허침해소송 등이 잇따르면서 지식재산 보호 담당 조직 보유 비율을 크게 높였다. 특허청이 지난해 특허, 상표 등 산업재산권을 출원했거나 등록한 경험이 있는 전국 1만 8656개 기업과 대학, 공공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기업 및 대학 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지식재산 담당 조직 보유 비율은 2011년 38.6%에서 지난해 55.4%로 급증했다. 또 해외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특허권을 해외 출원한 기업도 21.1%에서 22.7%,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은 44.9%에서 48.3%로 증가했다. 특허 소송을 경험했던 기업들의 대응은 더욱 적극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9월 미국 듀폰사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미국 법원으로부터 20년간 아라미드 섬유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1조원이 넘는 손해 배상을 듀폰에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업계는 코오롱이 소송 초기 미국 법원의 눈치를 살피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전략의 실수였다고 분석했다. 그 뒤 코오롱은 확 바뀌었다. 지난 연말 코오롱은 특허 소송에 대응할 변리사와 변호사를 추가 채용하고, 매체 광고를 통해 소송의 억울함과 자사 특허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반격 태세를 취했다. 첨단 섬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효성은 그룹 내 연구관리특허팀을 중심으로 아라미드 섬유 등 관련 특허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독일 오스람으로부터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소송을 당했던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허 개발과 특허 소송을 전담할 경력사원 등 인재를 대거 채용할 예정이다. 지원자가 있으면 수시로 면접하고 LG그룹 내 계열사들과 ‘특허 협의체’를 결성해 주도적인 특허 분쟁 전략을 펼친다는 각오다.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200여명의 특허 전문 인력을 3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1월 신입 특허 변호사 모집 기한을 열흘 연장하면서까지 지원자를 받았다. LG 관계자는 “국제특허 분쟁이 느는 데 따라 특허전담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소송도 공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명·특허 자격 보유자와 다언어 구사자는 ‘모시기’ 수준이다. SK그룹도 신규 채용의 15% 이상을, 대우건설도 특허보유자 등을 우대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해 특허 소송에 대비해 변리사 경력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포스코는 올해 모집 정원의 20% 이상을 발명·특허 자격 보유자 등으로 우대해 채용하기로 했다. 역공을 펼치기도 한다. 국내 특허 전문기업 비즈모델라인은 지난 2월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심판원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확인심판을 청구해 눈길을 끌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란 과학자 “미래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개발”

    이란 과학자 “미래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개발”

    이란의 한 과학자가 타임머신을 발명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이란 전략 발명 센터 소속의 과학자 알리 라제히(27)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5~8년 정도의 미래를 알 수 있는 타임머신을 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라제히가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타임머신은 그러나 영화처럼 사람을 미래로 데려가는 기계는 아니다. 향후 5~8년 정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계로 정확도가 98%에 이른다는 것. 라제히는 “이 발명품은 개인 용도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면서 “다른 나라와의 군사적 충돌, 외환, 유가 등을 미리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제히는 10년 전 부터 이 타임머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제외하고 기계의 모습, 작동 방식 등 세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의구심을 남겼다. 이에대해 라제히는 “타임머신의 ‘프로토타입’(prototype·원형)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중국이 아이디어를 훔쳐 하룻밤새 수백 만 개는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은 신의 대한 도전이라고 날 비난했다.” 면서도 “미국인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도 개발하지 못했지만 난 돈 몇 푼 안쓰고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사진=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틸컷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특허청, 지자체와 지식재산 분야 협력

    특허청과 지방자치단체 간 지식재산 분야 협력이 본격화된다. 특허청은 1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17개 시도와 공동으로 ‘제1차 지역 지식재산정책협의회’를 갖는다. 정책협의회는 지역의 지식재산 정책 발굴 및 지식재산 정책의 지방정부 확산 방안을 마련하고, 중앙·지방 간의 지식재산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허청은 연구·개발(R&D) 사업의 실효성 방안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 R&D 사업은 연구과제 기획 단계부터 기술동향 및 연구 중복성 등을 검증하는 특허동향조사사업이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R&D는 의무가 아닌 자율 사항이어서 효율성 문제가 지적됐다. 실례로 특허청이 지난해 경기도가 선정한 R&D 과제의 선행기술을 조사한 결과 220건 중 40%가 넘는 89건이 동일·유사 특허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선정 과제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예산 25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 특허청은 또 지자체에 위조상품 단속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현재 위조상품 단속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을 도입한 지자체는 전국에 5곳(기초단체 포함)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발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발명교실 활성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기고] 창조경제와 특허권의 보호/이재훈 특허심판원장

    [기고] 창조경제와 특허권의 보호/이재훈 특허심판원장

    새 정부의 최대 화두는 창조경제다. 과학기술의 혁신과 함께 창조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에 성장동력을 불어넣어 경제를 한 단계 성숙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창조경제의 근간은 특허와 디자인 같은 지식재산이다. 창조경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성과를 안정적으로 보호해주는 역할이다. 국정과제로 ‘지식재산의 창출·보호·활용체계 선진화’를 채택한 점은 박수 받을 만하다. 미국, 일본 등은 과감한 지식재산정책을 통해 침체된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해 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창조경제의 심장부에 지식재산이 둥지를 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무역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은 창출된 지식재산을 강력하게 보호하는 정책을 펼쳤다. 1982년 특허사건 항소심을 전속관할하는 법원을 설립했고, 미생물에 대해 특허를 인정했으며, 영업방법에도 특허를 주었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 경제를 회생시킨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식재산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했다.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할 지적재산전략본부가 설치되고, 특허사건을 전담하는 지적재산고등재판소를 설립하는 등 지적재산입국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나 일본의 지식재산 정책은 특허에서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 1위이던 일본의 특허출원건수는 미국·중국에 추월당하는 등 감소 추세를 이어간 반면 특허무효율은 60%대로 치솟았다. 지식재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한 특허전문법원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2008년 11월 이무라 도시아키 당시 지적재산고등재판소 부장판사는 특허 무효의 주된 이유인 진보성에 대해 발명자가 예측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맡은 재판부는 법원에 없었던 새로운 특허진보성 판단기준을 제시하며 특허를 쉽게 무효로 하던 관행을 뒤집었다. 그의 판결은 법원 전체로 확산됐고 특허청의 무효심판에도 영향을 미쳐 60%대던 특허무효율이 2011년 3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지적재산고등재판소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본인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의 판결이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 강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우리나라도 2011년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한 이래 기반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60%에 달하는 특허무효율과 낮은 손해배상액으로 인해 특허 무용론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특허가 무효로 되지 않기 위해서는 훌륭한 발명이 필요하고 심사를 통해 무결점 특허로 만들어야 하는 전제가 필요하다. 등록받은 특허가 사후 쉽게 무효가 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높은 특허무효율은 기업의 리스크를 가중시켜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게 만든다. 구글과 같은 기업은 지식재산이 기업자산의 대부분이라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훌륭한 발명도 그 원리를 알게 되면 간단해 보인다. 특허 무효 판단에 있어 편견을 배제할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의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높은 무효율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 영재학교 전형… 답보다 논리·창의적 풀이 과정 중시

    영재학교 전형… 답보다 논리·창의적 풀이 과정 중시

    다음 달 1일 경기과학고의 신입생 원서 접수와 함께 국내 과학영재학교 입시가 시작된다. 내년부터 광주과학고와 대전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됨에 따라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의 기대가 한층 커졌다. 중복 지원이 제한되는 과학고 등 일반 특수목적고와 달리 영재학교는 지원했다 떨어지더라도 다른 과학고 등에 지원할 수 있어 수학·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학생들은 주저 없이 입학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모든 영재학교가 최소 3단계 이상의 절차를 거쳐 학생을 선발하고 뒤 단계로 갈수록 전형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서류 통과 이후에는 각 학교의 특성에 맞춰 한 곳을 골라 집중하는 것이 좋다. 25일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광주과학고와 대전과학고를 비롯해 서울과학고,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수원 경기과학고, 대구과학고 등 6곳의 영재학교에서는 2014학년도 입시에서 모두 654명의 신입생을 뽑는다. 지난해보다 약 36% 늘어난 수치다. 6개 학교 모두 지역 제한 없이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구체적인 전형 방법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1단계 서류전형, 2단계 영재성 검사 및 창의력 평가, 3단계 영재캠프 등 3단계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경기과학고가 유일하게 영재성 검사와 개별 면접을 나눠 전체 4단계로 전형을 치른다. 입시의 첫 단계인 서류 평가에서는 내신을 보기 위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추천서, 자기소개서를 본다. 내신 성적은 주로 중학교 시절의 수학·과학 교과를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서 조금 성적이 떨어진다고 해서 진작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다.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는 영재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이유와 자신의 학문적 열정을 잘 드러내야 하며 특히 수학·과학 과목과 연관된 연구 활동이나 동아리, 수상 실적 등을 포함시켜 작성하는 것이 좋다. 또 대부분의 영재학교가 면접과 영재성 검사 등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교과 성적 이외에 탐구 및 체험 활동, 창의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발명이나 창작물 활동이 훌륭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단계 창의력 평가와 영재성 검사는 개별 면접을 통한 문제 풀이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영재학교에서도 중학교 교육과정 수준의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어 과도한 선행학습보다는 교과 내용에 바탕을 둔 심화문제를 중심으로 풀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면접관 앞에서 문제를 받아 들고 풀이 과정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답을 맞히는지보다 답을 도출해 내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영재학교 입학의 당락은 창의력 평가에서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단계인 과학영재캠프에서는 수학·과학 분야의 구술면접이나 집단토론 등을 통해 지원자의 논리력을 평가하고 인성면접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다. 6곳의 영재학교가 모두 비슷한 전형을 실시하고 있지만 희망하는 학교가 뚜렷한 학생은 각 학교의 특징에 맞게 입시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장 많은 신입생을 뽑는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는 1단계 서류 평가에서 1000명을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우선선발 30명을 포함한 230명의 지원자를 거른다. 필요할 경우 입학담당관이 직접 지원자에게 전화를 걸어 면접을 하거나 해당 중학교를 찾아가 방문 면접을 하기도 한다. 올해 첫 신입생을 뽑는 광주과학고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지만 전체 정원 90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45명을 지역인재선발전형으로 뽑아 광주에 사는 학생들은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갈릴레이가 그린 ‘태양 흑점 지도’… 400년째 기록중

    갈릴레이가 그린 ‘태양 흑점 지도’… 400년째 기록중

    “과학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과학저널 네이처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발간한 최신호에서 던진 화두다. 네이처의 질문은 과학의 근본을 묻는다. 원래 과학은 느리다. 지난한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네이처는 현재의 과학계가 이런 기본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봤다. 과학자들이 연구비를 받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와 성과를 제시해야 하고, 결국 스스로를 옭아매고 단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빠른 과학’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네이처가 과학이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5가지 ‘느린 연구’를 소개한다. 과학자들이 태양의 흑점을 처음으로 세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400년 전인 1613년이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신의 망원경으로 최초의 흑점 지도를 그렸다. 이후 200년 이상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태양 흑점을 세고 이를 기록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없었다. 1848년 스위스 천문학자 루돌프 울프는 태양 흑점이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간격이 9.5~12년이라는 ‘울프 숫자’ 공식을 만들어냈다. 2011년 벨기에 왕립관측소는 1700년 이후 500명의 과학자들이 기록한 흑점 지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백년의 기록을 통해 태양 활동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흑점 활동은 인공위성의 활동이나 각종 통신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벨기에 센터에는 매월 90여명의 관측자들이 각자 관측한 태양 흑점 자료를 보내오고 있다. 대부분 아마추어 천문가인 이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은 2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갈릴레이 방식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것은 서기 79년이었다. 화산재와 용암은 폼페이라는 도시국가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연구소인 베수비오 관측소가 이곳에 자리잡은 것이 우연이 아닌 셈이다. 1841년 과학자들은 화산이 가장 잘 보이면서도 화산의 영향에서 안전한 600m 높이의 산 중턱에 관측소를 지었다. 당초 관측소의 목적은 24시간 화산활동을 감시해 화산 폭발 시점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관측소의 과학자들은 화산의 진실에 대해 점차 가까이 다가갔다. 첫 번째 관측소장이었던 마케도니오 멜로니는 용암이 지구 자기장에 어떻게 반응하지는지를 화산암에서 읽는 방법을 찾아내 ‘고자기학’을 창시했다. 루이지 팔미에리는 전자기 지진계를 발명해 지진파 감지의 신기원을 열었다. 20세기 초 연구소에서 일하던 주세페 메르칼리는 오늘날 사용되는 ‘진도’(震度)의 개념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최초의 베수비오 관측소는 1970년대 그 역할을 다하고 박물관으로 모습을 바꿨다. 지표면에 센서를 설치하고 위성을 띄운 뒤 연구소에 앉아서 모니터로 실시간 감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그 역할은 나폴리에 있는 국립지구물리학 연구소가 맡고 있다. 영국 로삼스테드연구소는 1843년 영국의 ‘비료왕’으로 불렸던 존 로스가 비료가 작물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든 거대한 농장이었다. 로스는 질소, 인, 칼륨, 나트륨 등 화학물질들을 보리, 콩 등의 농사에 사용해 실제 생산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살폈다. 연구소장 앤디 맥도널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소는 수많은 비료들의 작용과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들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소는 농업과 관련된 과학적 궁금증을 해소하는 모든 종류의 연구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1968년에는 육종을 통해 얻어진 신품종 작물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2003년에는 연구소에서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한 연구도 시작됐다. 모든 것이 시시각각 변했지만 ‘농작물에 관해 장기간의 연구를 한다’는 원칙은 유지됐다. 현재 연구소에는 19세기 이후 실험에 사용되거나 실험에서 얻어진 30만종의 식물과 토양 샘플이 보관돼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1921년부터 ‘천재’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IQ 테스트를 거쳐 1900년부터 1925년 사이에 태어난 1500명의 어린이들이 선발됐다. 인간 발달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였다. 터먼이 연구를 시작한 목적은 ‘천재는 약하고 사회성이 결여돼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는 특별한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1980년대 하버드대의 조지 바이런트는 터먼의 조사대상들이 생애 마지막까지 어떻게 살았는지를 추적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의 하워드 프리드먼은 이를 기반으로 현대 심리학의 근간인 ‘사람의 인격이나 심성은 어린 시절뿐 아니라 어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을 완성했다. 터먼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그의 연구는 9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961년 호주 퀸즐랜드대 물리학과에 부임한 존 메인스톤은 학교에서 이상한 장치를 발견했다. 종 모양의 유리병 속에는 모래시계와 같은 형태의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위쪽의 타르 덩어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쪽으로 흘러 떨어지도록 하는 구조였다. 이 장치는 34년 전 이 학과의 첫 교수였던 토머스 패널이 원유를 증류한 뒤 남은 타르 찌꺼기가 고체이자 유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메인스톤은 이후 이 장치를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한 방울이 흘러내리는 데 6~12년이 걸린다는 것을 밝혀냈다. 1984년 메인스톤은 타르 찌꺼기의 점성이 물보다 2300억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5년의 관찰에서 얻어진 단 한 편의 논문이었다.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타르 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은 없다. 때문에 타르 방울이 떨어질 때 어떤 모습인지, 어떤 방향인지 등을 밝혀내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떨어진 타르 방울은 2000년 11월이었다. 2005년 이 실험은 황당한 연구이지만 의미 있는 연구에 주어지는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아침형 인간vs올빼미족, 누가 더 돈 많이 벌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는다.’라는 옛말을 굳게 믿는 아침형 인간, 또는 아침형 인간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번 조사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스페인 마드리드대학 연구팀이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밤에 주로 활동하는 ‘올빼미형’ 학생이 아침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아침형’ 학생보다 귀납추리능력 및 문제해결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귀납추리란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명제 및 법칙을 유도해 내는 추리개념을 뜻한다. 연구팀은 “귀납추리능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권위가 높은 전문직과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나 직업은 곧 고소득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올빼미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더 높은 수입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면 아침형 인간이 올빼미형 인간보다 시험성적은 더 높은데, 이는 대부분의 시험이 아침형 인간의 주요 활동시간에 치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익히 알려진 올빼미형 인간으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히틀러, 윈스턴 처칠, 엘비스 프리슬리 등이 있다. 짐 혼 영국 러프버러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올빼미형 인간은 시인, 발명가, 예술가 등 창의적인 면이 강한 반면 아침형 인간은 공무원이나 회계사 등 논리적인 면이 강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써로게이트(KBS1 밤 12시 20분) 대리, 대행자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진 ‘써로게이트’. 한 과학자가 인간의 존엄성과 기계의 무한한 능력을 결합하여 발명한 대리 로봇 즉, 써로게이트를 통해 100%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던 중 써로게이트가 공격을 받아 그 사용자가 죽음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레아와 다리아(EBS 밤 11시 15분) 열세 살 소녀 레아는 크로아티아 국립극장에 소속된 어린이극단 ‘어린이 천국’의 스타다. 1938년 유럽에는 전쟁의 기운이 감돌지만 레아는 극단에 새로 들어온 다리아와 공연을 다니기에 바쁘다. 어른들은 유대인 소녀 레아와 독일계 다리아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녀들은 그저 함께 즐길 뿐이다.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MBC 오전 7시 50분) 윤진과 재헌은 아이들을 위해 일을 더 서두르기로 한다. 선정(김보경)은 재헌에게 예나를 욕심부리지 말라며 경고한다. 선정은 세 사람이 같이 있었던 이유를 알기 위해 윤진을 찾아간다. 한편 비자금 문제를 명철에게 보고하는 재헌과 현도는 명철의 결정에 깜짝 놀란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윤수일, 문은정 부부는 같은 병원의 보호사와 간호사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아이 갖기가 쉽지 않았고 결국, 인공수정을 통해 네 명의 아들을 얻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아이들의 장난기에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부부. 태어나 처음 동물원을 찾은 네 쌍둥이는 동물원 이곳저곳을 힘차게 누빈다. ■명의(EBS 밤 9시 50분) 수부외과 세부전문의는 외과계의 3D 분야라고 할 만큼 어려운 환경 속에 있다. 특히 수지접합은 고난도의 기술과 오랜 훈련기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수술 난이도와 소요되는 시간에 비해 보수가 낮기 때문에 의료 환경은 안 좋을 수밖에 없다. 남들이 선뜻 가려고 하지 않는 험난한 길을 걷고 있는 우상현 원장을 만나본다. ■뱅크잡(OBS 밤 12시 5분) 영국에 살고 있는 카 딜러 테리는 옛 애인 마틴으로부터 경보장치가 24시간 동안 해제되는 로이드 은행을 털자는 제안을 받는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던 7인의 아마추어 일당이 의기투합한다. 이들은 지하 터널을 뚫고 수백 개의 금고에 보관 중인 돈과 보석을 챙겨 400억원의 짜릿한 한탕에 성공한다.
  • ‘20세기의 페스트’ AIDS 정복 보인다

    미국 하버드 의대 신입생 환영식. 긴장한 신입생들 앞으로 걸어나온 학장은 칠판에 ‘26’이라는 숫자를 적는다. 학생들은 궁금증으로 술렁거린다. 학장은 “제군, 이 숫자를 기억해 두라. 지구 상에는 수천 가지의 질병이 있지만 인류가 의학적으로 치료법을 개발한 것은 스물여섯 가지뿐이다. 나머지는 여러분의 과제다. 감기를 포함해서.” 에릭 시걸의 베스트셀러 소설 ‘닥터스’의 첫 장면이다. 이 소설이 나온 1988년 이후 의학과 생물학은 급격히 발전했다. 인간 유전체 지도를 완성한 게놈 프로젝트와 단백질학의 등장, 각종 의료기기의 발명 등으로 인해 인류가 정복한 질병의 숫자는 급속히 늘었다. 하지만 환경오염, 항생제 내성, 약물 오남용 등으로 인류가 맞서야 할 질병의 숫자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다.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사라진 질병이 있는가 하면 결핵처럼 예방과 완치가 가능해진 질병이 다시 창궐하거나 말라리아처럼 제3세계에 퍼지면서 의료적 혜택을 받지 못해 수많은 사망자를 양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의사와 과학자들은 단 하나의 질병이라도 더 지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인류는 현대에 들어 가장 두려워했던 질병의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20세기의 페스트’라는 공포스러운 별명으로 불리며 수억명의 감염자와 사망자를 낳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다. 현재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 수는 3400만명에 이른다. 2011년 한 해에만 250만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170만명이 숨졌다. 사실 에이즈는 ‘불치병’이라기보다는 ‘난치병’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다. 여러 가지 약을 복합적으로 써서 면역 체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칵테일 요법’이 등장하면서 감염된 상태에서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의 수명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제는 칵테일 요법은 의료 체계가 발달한 지역에서 비용을 지불할 능력을 갖춘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은 예방과 완전한 치료법만이 해결책이라는 뜻이다. 이달 초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료진은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로 태어난 여자 아기를 18개월 만에 완치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치료법처럼 잠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에이즈 바이러스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것이다. 아이가 선천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만큼 생후 30시간부터 치료를 시작한 결과였다. 의료진은 아이 몸속의 바이러스가 잠복할 장소를 찾기 전에 노출된 상태에서 파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에 감염된 아이는 전 세계적으로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14일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연구진은 성인 에이즈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아지에 사에 시리옹 박사 연구팀은 에이즈에 걸린 지 10주 이내의 환자들에게 평균 3년간 항(抗)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한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이 멈췄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후 7년 이상 치료를 받지 않고도 바이러스가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아 사실상 완치됐음을 입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에이즈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 조기 치료만 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진단 기술이 세밀해지고 더 발달한다면 에이즈가 완전히 정복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시 ‘천공기 방진막’ 특허

    서울시 ‘천공기 방진막’ 특허

    서울시는 대형 공사장에서 땅에 구멍을 뚫을 때 날림먼지의 확산을 방지하고 작업자와 공사장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천공기의 방진막 발명으로 특허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설치와 해체에 2∼3일이 걸렸던 것을 10분 만에 가능하도록 하는 ‘원스위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현재 지하철 9호선 2·3단계 공사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크레인을 투입할 때나 방진막을 20~30m에 설치해 공사장 작업원이 직접 올라가야 하는 기존 시스템의 불안전성과 번거로움을 해소해 공사장 안전관리도 한층 나아지게 됐다. 개발에 참여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김진팔 과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현재 개인 이름으로 된 특허 소유권을 시로 귀속할 예정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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