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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g Mama 4집 타이틀곡 ‘배반’으로 컴백

    Big Mama 4집 타이틀곡 ‘배반’으로 컴백

    4집 타이틀곡 ‘배반’으로 컴백한 여성 4인조 그룹 빅마마가 앨범을 내기 무섭게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앨범을 발매한 다음날인 지난 4일에는 각종 온-오프라인 판매 순위 1위에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까지 점령했다. 처음엔 이들의 달라진 외모에 쏟아지던 관심이, 이젠 음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 온·오프 판매 1위 “지난해 3집 활동때 살이 많이 빠졌었고, 이번엔 머리모양과 화장법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예뻐졌다고들 하시니 좀 얼떨떨하네요.”(리더 신연아) “검색어 1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좋기는 한데, 오히려 더 불안해요. 처음엔 우리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이젠 노래로 더 많은 걸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박민혜) 사실 빅마마에 대한 음악적 관심은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4년간 둥지를 틀었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작업한 첫번째 앨범인데다,SG워너비를 스타덤에 올리며 국내 가요계에 미디엄 템포 발라드 붐을 일으킨 스타 작곡가 조영수가 프로듀서를 맡았기 때문이다. “음악적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소속사를 옮겼어요. 음악도 홍보도 늘 하던 대로 하다 보니 어떤 전환점이 필요했죠. 이번엔 대중성을 돌파구로 삼고 기존의 음악들 보다 훨씬 쉽고 가벼워 졌어요.”(이지영) “대중성을 살리자는 데 뜻이 모아지면서 네곡의 제작을 조영수씨께 맡겼어요. 하지만, 시작할 때부터 일명 ‘소몰이 창법’ 등 인위적인 창법은 자제하겠다는 부탁 겸 선전포고를 했죠. 덕분에 ‘천국’,‘안부’ 등 그동안 해보지 못한 색다른 시도들을 해보게 됐어요.”(신연아) 지난 2003년 1집 ‘브레이크 어웨이’로 데뷔해 ‘거부’,‘체념’,‘여자’ 등 히트곡으로 한국 여성 보컬 그룹의 자존심을 지켜온 이들이지만, 요즘 가요계를 보면 걱정도 만만찮다. “예전엔 음악 감동과 가수 인기도가 비례했던 것 같은데, 요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요즘은 국민가요가 사라졌다는데, 가수인 저마저도 공감 가는 노래를 찾기 힘드니까요. 무엇보다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1회용 음악이 넘쳐난다는게 안타까워요.”(이영현) “그래서 짧은 시간에 알리려다 보니 음악에 더 맵고 짠 조미료를 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새 가요계는 음악 자체보다 어떤 시스템이 지배하는 구조인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죠.”(신연아) ●쉽고 가볍게 대중성 그대로 데뷔초 외모보다 가창력으로 승부했던 그들이지만, 요즘 인터넷상에서 ‘살빠진 빅마마’ 등 또다시 외모로 먼저 주목받는 현실이 꽤 아이러니할 법도 하다. “최근 검색을 하다가 저희를 ‘어글리 그룹’이라고 지칭하는 표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모든 여가수가 젊고 예쁘고 섹시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희 이후 여가수를 보는 시각이 좀더 음악적으로 옮겨진 것 같아 가끔 뿌듯하기도 해요.”(이지영) “사실 평소엔 다이어트를 좀 할까 하다가도 음반 녹음과 공연이 다가오면, 그냥 잘 먹어요.‘너무 살빼면 노래가 안 된다’는 그럴싸한 명분하에. 여러분도 너무 ‘날씬한 빅마마’를 생각하면 왠지 모를 배반감이 느껴지시지 않나요?(웃음).”(이영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가수 ‘팀’ 1년반 만에 4집으로 컴백

    히트곡 ‘사랑합니다’로 유명한 가수 팀(26)이 4집으로 컴백한다. 팀은 지난해 4월 3집을 낸 데 이어 1년반 만인 23일 새 음반을 선보인다. 이번엔 미국에서 활동하는 재미교포 작곡가 집단과 호흡을 맞췄다. 타이틀곡은 ‘사랑한 만큼’. 기존 팀의 발라드 스타일을 유지하되 세련미를 더했다. 소속사 루브엔터테인먼트는 “김태성씨 등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집단과 손을 잡았다.”며 “국내에서 녹음한 후 미국에서 믹싱을 했다.”고 밝혔다.
  • 10·11월 비욘세·메가데스 등 줄줄이 내한공연

    10·11월 비욘세·메가데스 등 줄줄이 내한공연

    10∼11월 늦가을 해외 팝 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줄을 잇는다.‘팝의 디바’ 비욘세와 시아라 두 여가수의 공연은 10∼20대 팬들에게 단연 화제다. 지난해 10월 남자친구 제이 지의 내한 공연에 동행했던 비욘세는 11월9·10일 서울에서 자신의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비욘세의 공연은 그가 직접 선발한 댄스팀과 코러스 등 80여명의 월드 투어 팀과 첨단무대장비를 동원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8만∼16만원.(02)515-2449. ‘Goodies’로 2004년 빌보드 1위를 차지해 단숨에 팝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시아라는 10월19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앨범 전곡을 작곡하는 실력까지 갖춘 그의 리듬감각과 목소리를 직접 마주할 기회다.3만 3000∼7만 7000원.(02)3445-4354. 메탈밴드 메가데스와 린킨파크의 공연도 국내 록팬들을 설레게 한다.2000년에 이어 세번째로 한국을 찾는 메가데스는 10월28일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 무대에 선다.2002년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데이브 머스테인의 왼팔 신경 마비 이후 팀을 해체했던 이들은 2004년 활동을 재개했다. 메가데스의 이번 공연은 새로 발표한 곡들을 선보이는 자리인 데다 데이브 머스테인의 재활 후 처음 갖는 공연이어서 한층 관심을 모은다.6만 6000∼8만 8000원.1544-1555. 4년만에 내한한 린킨파크의 무대는 11월30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한국계 멤버 조셉한으로 국내에도 친근한 밴드 린킨파크는 최근 영화 ‘트랜스포머’에 수록된 ‘What I’ve Done’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8만8000∼9만9000원.(02)3141-3488. 중년 음악팬은 스콜피언스의 공연에 구미가 당길 듯. 스콜피언스는 10월26·2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과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콘서트를 갖는다.1972년 결성된 이들의 서정적인 하드록·메탈, 발라드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3만 5000∼13만 5000원.(02)575-2121.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5년만에 앨범 낸 이은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5년만에 앨범 낸 이은하

    많은 경우 큰 감동은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서 생성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운드’가 그것이다. 영화의 명장면에도 음악이 잔잔히 깔려야 가슴 찡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아련하게 기억에 남는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못생겨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고운 목소리로 심금을 울리면 사람들은 그냥 소리에 취해 ‘뿅’간다. 그래서 가수는 가도 그 소리는 영원히 남는다. 고 김정구 선생의 ‘눈물 젖은 두만강’이나 1965년에 작고한 이난영 선생의 ‘목포의 눈물’이 여전히 애창되는 이유의 한 가닥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멀리 기적이 우네 나를 두고 멀리 간다네,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 헤어졌다 또 만난다네∼’로 시작되는 ‘밤차’의 가수 이은하(46)씨.1970년대 동료 가수 혜은이씨와 함께 방송무대를 주름잡았던 스타 가수였다. 당시 ‘디스코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이씨는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봄비’,‘아리송해’,‘돌이키지마’ 등 연이어 히트곡을 내놓으면서 10대 가수상을 10년 가까이 휩쓸 정도였다. 목소리는 흐느끼듯 허스키했고, 특유의 율동은 답답했던 대중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트로트 아닌 ‘트랜스´ 음악으로 승부 그랬던 그가 1992년 어느날, 그 추억의 목소리만 남긴 채 훌쩍 사라졌다.‘언젠가는 또 만나겠지∼’라는 그의 노랫말처럼. 그로부터 꼭 15년 세월이 지난 최근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이라며 올드팬들 앞에 반갑게 모습을 드러냈다.‘컴백’이라는 새 앨범을 내고 다시 가요무대에 컴백한 것. 그 중 신곡 ‘사랑도 추억만큼 기억될 수 있다면 우린 아마도’라는 긴 제목의 노래가 눈길을 끈다.‘등 뒤로 찬바람이 불면/지난 세월을 되새겨보죠∼/사랑하고 이별연습 하면서/내 인생의 많은 걸 생각해요∼’ 팬들은 ‘왕년의 이은하’와 함께했던 지난날들을 되새길 기회를 갖게 됐다며 벌써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타이틀곡 ‘컴백’을 비롯해 ‘드라마’,‘기억상실’,‘돈 스탑(Don’t Stop)’ 등 12곡의 노래에 재즈 하우스, 트랜스(전자음악의 한 종류),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렸다. 중견가수 이은하의 ‘컴백’은 나름대로 각별한 의미가 있다.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도 그렇고 이번 앨범에서 ‘재즈 하우스’를 시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 만큼 신선하다. 중견가수들이 ‘안전하게’ 선택하는 트로트 대신 새로운 음악을 꺼낸 것도 새삼 그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는 “나이 들어도 새로운 가수, 뭔가 열심히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컴백 일성을 내놓았다. 이번 앨범을 위해 3년 동안 비지땀을 흘렸다. 작사·작곡에도 직접 참여했다.3년 전 유럽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중견가수들이 트랜스·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신나는 리듬에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게 트랜스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씨를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코를 매만지며 “보형물 뺐더니 약간 내려앉은 것 같다.”며 소녀처럼 말갛게 웃는다. 잘나가던 시절 성형수술로 콧대를 높였는데 최근 가요계에 컴백하면서 그걸 쏙 빼냈더니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것. 또 세살 높여 살았던 자신의 과거를 커밍아웃한 것도 비슷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컴백한 소감에 대해 “개그우먼 이영자가 그러더군요.‘늦둥이 하나 낳은 기분이 어떠냐.’라고요.”라고 전했다. 그동안 가요계 뒷전에서 조용히 살다가 ‘컴백’이라는 앨범(늦둥이)으로 불쑥 나타난 그를 격려하는 말이다. 팬들이 그동안 뭐하면서 지냈는지 궁금해한다는 질문에 “사실 방송무대와는 멀리 있었지만 매년 연말 디너쇼 등으로 틈틈이 가요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IMF’ 외환위기 때 일본 진출을 시도했으나 준비가 매끄럽지 못해 실패했으며,‘ZZ엔터테인먼트’회사를 차려 제작자의 길을 가려고도 했지만 몇억 빚만 짊어지고는 중도하차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다시 제작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버리지 않고 있으며, 열아홉살 남자를 소프트록 가수로 키우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싱글 아닌 싱글… “노래와 결혼했어요” 이씨는 아직 싱글이다. 여의도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 아무리 싱글이라지만 그 흔한 사랑 얘기 한 토막 얻어들을 게 없을까 싶었다. 슬쩍 ‘러브스토리’도 좀 소개해 달라고 눙을 쳤다.“좋다고 생각한 남자 친구가 있어 자주 만났다.”는 그는 “그렇지만 같이 살기엔 성격이 서로 잘 맞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와 지금은 편한 친구 관계로 가끔 통화를 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녀 관계라는 게 원래 감당할 수 없이 뜨겁다가도 식어지면 덤덤해지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굳이 결혼을 안 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은 노래와 결혼했다고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부연했다. 그가 문득 원래의 나이를 되찾기 위해 법원에 소를 제기한 얘기를 꺼냈다. “제가 1961년 3월29일 생입니다.1973년 데뷔하면서 17세 미만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가수증도 내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음반회사나 주위 선배들이 그렇게(3살 나이 올리는 호적) 해야 된다고 나서 본의 아니게 나이를 속이게 된 셈이지요.” 고민하던 중 그는 3년 전부터 가족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나이 정정에 대한 법원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어릴 때 다니던 서울 홍릉초등학교의 생활기록부, 그리고 77년 졸업했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의 경남여상 학적부 등을 어렵게 찾아내 법원에 ‘내 나이 돌려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그는 워낙 어린 나이에 음악을 시작했기에 시키는 대로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혼나지 않기 위해 우울한 블루스를 불렀고,20대 중반쯤에야 록음악을 접하고는 무척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평소부터 ‘밝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많았다. ●다섯살 데뷔 때부터 ‘허스키 보이스´ 눈길 그는 서울 왕십리 토박이. 아버지는 아코디언 등 악기연주에 탁월해 지방연주 때마다 자주 초청을 받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어린 딸 은하를 항상 데리고 다녔다. 가수 하춘화처럼 다섯살 때 무대에 처음 서게 된 계기도 아버지 덕분이다. 그러던 중 주위에서 “딴따라 하면 배고프다.”며 딸 이은하를 공부시켜야 한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계속 딸의 음악적 재능에 관심을 가졌다.‘황포돛대’,‘섬마을 선생’ 등을 기타반주와 함께 부르게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버지 손에 이끌려 작곡가 김준규씨를 찾아갔더니 “어쩌면 그렇게 허스키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고 반색하면서 선뜻 곡을 만들어주면서 음반 취입을 주선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임마중’(1973년)이었다. “당시 아버지는 왕십리 출신으로 돌아가신 서영춘, 이기동 아저씨 등 코미디언분들과 무척 친했어요. 판이 나오면서 십시일반으로 그분들한테 도움도 받았지요. 방송에 노래가 나오면 그분들이 우리 집에 와서 훌륭한 가수라고 저한테 격려를 많이 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는 남동생을 밑으로 둔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69)와 어머니(73)도 여전히 건강하다. 서울 약수동에 사는 아버지는 자전거로 온동네를 돌아다니며 소일하신다. 생활비는 딸 은하가 매달 거르지 않고 드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효녀라는 칭송도 자자하단다. “저는 노래와 결혼했어요. 정말이지 늦둥이 ‘컴백’이라는 아이도 순산했고요. 보란 듯이 아름답고 새로운 인생을 살 겁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tpgod@seoul.co.kr
  • [내 인생의 한 사람] 침묵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으라시던 법정 스님

    [내 인생의 한 사람] 침묵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으라시던 법정 스님

    조계산 자락이나 쳐다보다 가거라 오늘은 불가의 스승이신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꺼내려고 한다.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다. 나는 스님의 책을 만드는 일로 불일암에 가끔 내려가곤 했다. 그런데 불일암에 도착하면 스님께서는 일부러 사무적인 얘기를 짧게 끝내시고서는 내게 자연과 접할 휴식의 시간을 많이 주셨다. 내가 스님의 제자라고 하니, 스님 문하에 들어가 고된 수행이나 어떤 가르침의 단계를 거쳤다고 오해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건 아니다. 스님께서는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고 말씀하시기보다 당신의 삶을 구름에 달 가듯이 언뜻언뜻 보여주셨을 뿐이다. 불가에 이런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 젊은이가 고명한 선사를 찾아가 제자가 되었다. 제자는 선사에게 많은 가르침을 기대하고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선사는 그 젊은이에게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젊은이는 3년을 넘기면서 화가 나 “큰스님, 왜 저에게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까?” 하고 항의했다. 그러자 선사가 “너는 3년 동안 물 긷고 나무 하고 도량 청소를 하지 않았느냐. 그게 나의 가르침이다’고 깨우침을 주었다는 얘기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스님을 가끔 뵙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불일암 뜰에는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 세워둔 간판이 있는데, 나는 그 간판을 떠올리며 ‘인생길’을 선택하는 데 내가 가야 할 길인지, 아닌지를 늘 자문하고 답을 얻어왔던 것이다. 스님께서는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 가능한 뒤로 미루시는 법이 없었다. 급하신 스님의 성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을 잘 사는 것이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언젠가 여름에 내려갔을 때, 불일암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이 하나 사라지고 없었다. 스님께 풍경이 어디로 갔냐고 여쭈었더니, 며칠 전 태풍이 지나갈 때 너무 시끄러워 비바람이 몰아치는 한밤중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떼어버렸다고 얘기하셨다. 나 같으면 귀를 막고 잤을 텐데 스님의 행동방식은 그랬다. 나는 서울로 올라와 인사동으로 나가 망치로 두들겨 만든 방짜유기 풍경을 주문했다. 청아한 불일암 풍경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훗날 불일암에 가보니 그 풍경은 미풍에 꿈쩍도 안 했고, 스님은 ‘태풍의 대변인’이라고 웃으셨다. 한편, 스님께서는 무엇을 장황하게 말하거나 아는 체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다. 이따금 젊은 스님들이 찾아와 스님께 설법을 들으려 하면 호두알만 한 사탕을 주어 입 안에 넣게 하고는 “조계산 자락이나 쳐다보다 가라”고 하셨다. 남의 말에서 지혜를 찾기보다는 침묵 속에서 스스로 체험하라는 뜻인 것 같았다. 내가 직장 생활이 답답하여 스님을 뵙고 퇴직을 상의하자 스님께서 “다니고 싶은 마음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어떤가” 하고 물으셨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다니고 싶은 마음이 49퍼센트,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51퍼센트입니다”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그만두라”시며 1퍼센트의 마음이 좌절했을 때 극복의지가 될 거라고 하시던 스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산중에 들어와 용케 7년을 잘 버티고 살고 있다. 스님께서 가정방문을 오겠다며 전화를 하고 다녀가시기도 했다. 다행히 스님께서는 스님의 책 <홀로 사는 즐거움>에서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촌평을 하셨다. 10여 년 전이었을 것이다. 나는 스님 정수리에 난 상처에 연고를 발라드린 적이 있다. 스님이 사시는 강원도 산중의 오두막은 문설주가 낮아 키가 큰 스님께서 방 안에 들어가시다 그 부분을 다치신 것이다. 그때 스님께서 ‘예전 같으면 당장 문을 뜯어 고쳤겠지만 지금은 내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다’고 하시던 말씀이 귓가에 선하다. 정찬주_ 법정 스님으로부터 ‘무염’이라는 법명을 받은 소설가로, 늘 마음속에 그리던 남도 산중에 집을 지어 초보 농사꾼으로 들어앉은 지 올해로 7년입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 <만행>, 산문집 <암자로 가는 길>, 어른을 위한 동화 <눈부처> 등이 있으며, 최근 자신의 참모습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소박한 삶의 이야기 <왜 산중에서 사냐고 묻거든>을 냈습니다.
  • 이은하 타이틀곡 ‘컴백’으로 15년만에 컴백

    가수 이은하(45)가 15년 만에 컴백한다.1973년 ‘임마중’으로 데뷔해 76년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을 시작으로 ‘밤차’ ‘봄비’ ‘아리송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은 그가 92년 ‘탈출’ 이후 새 음반 ‘컴백(Come Back)’을 선보인다.2005년 유럽 여행에서 접한 트랜스ㆍ하우스,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등 새 장르도 소화했다. 타이틀곡 ‘컴백’은 재즈 느낌으로 시작해 펑키하면서도 신나는 곡으로 완성됐다.
  • “공연에 목마른 지방에 단비” ‘만원의 행복’ 전반기 투어 마친 ‘나무 자전거’

    지난 1월 15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시작된 나무자전거의 전국 투어 콘서트 ‘만원의 행복’이 전반기 대장정을 마쳤다.6개월 남짓한 기간 전국 12개 지역을 도는 빡빡한 일정이었다.‘만원의 행복’은 입장료가 1만원인 데서 붙여진 이름.45회 공연을 펼치는 동안 4만여명의 관객들이 단돈 만원에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행복을 찾아갔다. 나무자전거는 강인봉(42), 김형섭(40) 등으로 이루어진 남성 포크 듀오. 감미로운 발라드 ‘너에게 난’,KBS개그콘서트 ‘마빡이 송’으로 사용된 ‘보물’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자탄풍(자전거를 탄 풍경)’에서 송봉주가 솔로로 독립하면서 ‘나무자전거’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직업 가수가 됐지만 인기와 돈 등에 집착하다 보니 무대에 서는 것이 즐겁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 자신의 행복은 잃어온 셈이죠. 사람들에게 밥 한끼값으로 공연을 보며 행복을 느끼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콘서트를 시작했는데 공연이 이어질수록 행복은 서로 주고 받는 것, 만들어 가는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관객과의 교감을 통해 노래를 하면서 얻는 행복을 되찾게 된거죠.(인봉)” 애초에는 1회 공연으로 기획됐다. 자신들의 공연브랜드 ‘나이테+’의 7번째 콘서트 이름. 서울 공연이 매진될 만큼 인기를 얻자 지방에서도 공연요청이 줄을 이었다. “사실 큰 모험이었어요. 관람료가 1만원인데도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으니까요. 공연을 하려면 최소 4만∼5만원의 입장료를 받아야 해요. 그래야 가까스로 수지를 맞출 수 있죠. 그런데 서울 공연이 매진되고 보니 우리가 허리띠 바짝 죄고 제반 비용을 아끼면 공연을 이어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형섭)” 1주일에 한 번씩 지방에서 공연을 벌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공연이 거듭될수록 심신에 피로가 쌓여 갔다. 특히 공연을 앞두고 밀려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무대가 무섭게 보일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공연에 목말라 하는 지방 주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지금이 중세도 아니고, 지방에서는 공연문화에 접할 수 있는 창구가 거의 없어요.TV나 라디오를 통해 노래를 듣는다지만, 사실 죽어 있는 음악이죠. 반면 공연은 생생하게 살아 있잖아요.(형섭)” 적은 공연장 수도 문제였지만, 더 큰 걸림돌은 대관료였다. “터무니없다고 할 만큼 비쌌어요. 입장료의 절반 이상이 대관료로 들어갔으니까요. 공연 홍보도 문제였죠. 요즘엔 현수막 등 홍보물을 일체 붙일 수 없어요. 관에서 허가한 홍보게시판은 유난히(?) 안보이는 곳에 설치돼 있고요. 일반 시민들이 그나마 있는 공연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죠.” 대장정을 마친 후 모처럼 얻은 휴식 시간이지만, 그리 달콤할 것 같지는 않다. 정규 2집 녹음과 ‘나이테+8’공연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태산이기 때문이다.‘만원의 행복’ 공연은 9∼10월 쯤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아랍에미리트 두바이〉(KBS1 오전 10시) 7개 아랍 토후국이 연합해 이뤄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국왕 모하메드 셰이크는 사랑하는 도시 두바이를 한 편의 시(詩)로 예찬했다. 문학적이고 엔터테인먼트적인 소양, 그리고 놀라운 역발상이 이루어 놓은 21세기의 아라비안 나이트, 두바이의 끝나지 않은 천일야화 속으로 들어가 본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태섭은 차에 치일 뻔한 은지를 구하고 대신 위험에 빠진다. 응급실로 실려간 태섭은 곧바로 수술을 받고, 은지는 다리에 금이 가는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태섭의 부모님은 병원으로 급히 달려오고, 지연을 원망한다. 수술을 한 태섭은 심한 장파열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연은 그런 태섭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에어시티(MBC 오후 9시40분) 선우는 국정원의 보호를 벗어나 자신을 공격했던 일당을 찾아가 싸움을 벌인다. 재빠르게 선우의 위치를 파악한 지성은 선우를 말리지만 그 순간 폭력을 가하려는 다른 일당과 마주친다. 지성과 연락이 닿지 않는 도경은 불안해하고, 곧 공항을 떠난다는 명우는 지성을 사랑한 만큼 도경이 감당해야 할 고통이 클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5분) 지난 5월14일 새벽 수원에서 10대 소녀가 노숙자들에게 폭행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가출했거나 실종된 아이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 소녀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과연 이 소녀는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 소녀의 비밀스러운 삶을 추적하면서 가출 청소년의 위기와 대안을 모색해본다. ●스페이스 공감(EBS 오후 10시) 건반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지나(Gina). 간호학을 전공한 그녀는 무언가에 홀린 듯 무작정 짐을 싸 미국의 버클리 음악대학과 뉴욕대학으로 떠났다. 이후 맨해튼의 ‘블루노트’ 등에서 공연하며 실력을 쌓았다. 지나는 재즈 펑크와 솔이 결합된 음악들을 선보이고,1970년대 히트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들려준다. ●월드 투데이(YTN 오후 5시30분) 호화 호텔의 특급 서비스를 살펴본다. 치프리아니는 작은 식당에서 출발해 고급레스토랑과 술집, 특급 아파트 사업까지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 이 레스토랑의 음식 맛은 똑같다. 초보요리사를 고용해 교육시켰기 때문이다.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음식과 시설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퍼센트%(KBS1 오후 11시40분) 결혼 4년 만에 셋째아이를 가진 김지선이 육아와 방송 활동을 병행하며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녀 역시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고마워한다. 반면 딸의 아이를 봐 줄 것이냐는 질문에 선우용녀의 대답은 노. 때로는 가까운 친구 같지만 묘한 경쟁 관계가 되기도 하는 엄마와 딸의 속마음을 알아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장애인들의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2007 전국 장애인 가요제’가 지난 6월21일 문을 열었다. 예선을 통과한 12개팀이 나서는 본선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기는 화합의 무대가 펼쳐졌다.7인조 혼성밴드와 발라드를 선보인 듀엣의 무대는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2집 앨범 낸 정통헤비메탈그룹 미르(MIR)

    2집 앨범 낸 정통헤비메탈그룹 미르(MIR)

    두 대의 기타가 불을 뿜는다. 현란한 리프와 광속(光速)으로 내달리는 바로크풍의 속주가 숨쉴 틈 없이 몰아친다. 아이언 메이든, 헬로윈 등 헤비메탈 거장들의 트윈 기타 시스템을 보는 듯하다. 완벽한 손놀림을 구사하는 베이스,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정확한 리듬을 뒷받침하는 드럼은 사운드의 핵. 그리고 마지막 악기, 음역을 가늠키 어려운 보컬이 합쳐지며 한 장의 앨범이 완성된다. 헤비메탈 밴드 ‘미르(‘용’의 순우리말)’의 2집 앨범 ‘왈츠 오브 루너틱 프린지 (Waltz Of Lunatic Fringe)’다. 시나위와 블랙신드롬 이후 맥이 끊기다시피 한 국내 헤비메탈계의 새로운 별. 리더 겸 보컬 김시유(34)와 이대원(34·베이스), 박진환(30·드럼), 오정인(31·기타), 이재욱(22·기타)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수록곡은 인트로 포함, 모두 11곡. 인트로라기보다 정규 연주곡에 가까운 1번트랙 ‘아프리카’를 지나면 타이틀곡 ‘왈츠 오브 루너틱 프린지’를 만난다. 미르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정통 헤비메탈 곡이다. 잔잔한 전반부에 이어 폭풍처럼 몰아치는 후반부의 리드미컬한 곡 전개가 일품이다. 3번트랙 ‘가슴 시린 날’은 록 발라드에 가깝다.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을 준다.5번트랙 ‘하늘이시여’는 김시유가 세상을 떠난 친구를 그리며 만들었다. 특유의 애절한 보컬이 가슴을 적신다. 유러피안 메탈풍의 ‘라이어(Liar)’와 속도감 있는 곡 전개가 돋보이는 ‘에브리바디(Everybody)’, 그리고 6분 16초짜리 발라드 곡 ‘레인(Rain)’ 등도 놓쳐서는 안될 곡들이다. 대다수 곡에서 영어가사를 사용한 것이 이채롭다. 일본과 유럽 등을 겨냥해 제작한 앨범이라고는 하나, 이면을 들춰보면 편식이 심한 국내 음악계에 대한 좌절감이 깊게 배어 있다. “발라드나 댄스가 아닌 장르의 노래들이 설 자리가 있나요? 더구나 헤비메탈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쓰고 보잖아요. 우리는 다가서고 싶지만, 다양성이 실종된 국내 음악계가 거부하잖아요.” 김시유의 항변이다. 그는 또 “헤비메탈은 대중음악이 될 수 없다고요? 천만에요. 2000년 여름부터 무려 5년동안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에서 공연을 벌였어요. 우리 음악이 싫었으면 공연 도중 자리를 뜨는 사람이 많았겠죠. 하지만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줬어요. 할머니 다섯분과 함께 헤드뱅잉을 한 적도 있어요. 대중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그렇게 오랜 기간 공연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헤비메탈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은 오히려 방송 등 대중매체들이 만든 벽이란 생각이에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트로 ‘아프리카’의 원래 제목은 ‘바다의 노숙자’였다고 한다. 넓은 세상에 자신들만 버려진 듯한 고독감을 표현한 것. “헤비메탈은 시끄럽고 파괴적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죠.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파워넘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박진환의 하소연이다. 이제 미르의 두번째 질주가 시작됐다. 제 살던 곳, 미리내를 찾아가는 미르의 울부짖음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모범답안 있어 더 힘들죠

    모범답안 있어 더 힘들죠

    “리메이크 앨범 만드는 것이 더 쉽다고요? 신곡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요.” 부드러운 록발라드 계열의 노래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뱅크가 리메이크 앨범인 7.5집 ‘from vitalsign’으로 가요계에 복귀했다.7집앨범을 낸 지 1년반만이다. 김장훈의 ‘슬픈 선물’을 비롯해 다섯손가락의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이연실의 ‘목로주점’ 등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명곡들을 리더 정시로 특유의 목소리로 새롭게 해석했다. 8집 앨범을 내기 전, 쉬어가는 앨범 아니냐는 질문에 정시로는 손사래를 치며 펄쩍 뛴다. “정말 진지하게 재해석 작업을 했어요. 리메이크 앨범을 두고 ‘노래방 노래’라며 평가절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원곡보다 좋은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편곡 등도 생각보다는 훨씬 어려워요. 음악팬들에게 곡에 대한 모범답안은 이미 있잖아요. 그걸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리메이크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외국에서는 제대로 재해석한 노래를 명곡의 반열에 올려 놓기도 하잖아요.” 머리곡은 김장훈의 ‘슬픈 선물’. 하지만 모든 곡들이 타이틀 곡이나 다름없다. 이미 음악성과 대중적 인기를 검증받은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모두 저와 친한 작곡가나 가수들의 노래중에서 골랐어요. 그 중 ‘슬픈 선물’ 편곡작업이 가장 까다로웠죠. 차분한 저음부와 폭발적인 고음부의 극명한 대비에서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목로주점’도 비슷했어요. 가사에 나오는 ‘30촉 백열등’이란 표현처럼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많은 노래예요. 가사를 바꾸지 않은 채 리듬과 멜로디만으로 곡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발라드의 가객(歌客)’이란 별명에 걸맞게 가슴을 적시는 ‘정시로표’ 음색이 앨범 전체를 아우른다. 그 위에 그룹 ‘피노키오’에서 활동하던 객원연주자 조한영의 깔끔하고 세련된 기타연주가 덧씌워졌다. 수록곡은 총 10곡. 대부분의 곡들이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다. 리듬 부분 역시 다양한 변환을 모색했다. 처음 들으면 어느 가수의 어떤 노래인지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올 가을쯤엔 록 발라드 계열의 8집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 싱글이 음반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정규앨범만을 고집한다. “뮤지션들은 좋은 음질의 음반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데, 정작 팬들의 귀에 들리는 것은 노래를 세번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음질이 여기저기 깎여진 MP3죠. 음원판매 수익의 분배 과정도 여전히 불공평하고요.2년후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면 새로운 음반시장이 형성될 거라 생각해요. 고집스럽다는 지적도 받지만,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질좋은 음반을 계속낼 거예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Seoul In] 새달부터 10월까지 ‘토요한마당’ 개최

    광진구(구청장 정송학) 다음달 2일부터 10월7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아차산공원에서 ‘토요한마당’을 연다. 공연시간은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6월2일에는 비보이 퍼포먼스와 힙합·퓨전 국악을 공연한다.9일에는 발라드와 재즈, 어린이 합창단을 만날 수 있다.16일에는 전자바이올린과 아카펠라, 실로암만돌린 등이 연주된다.23일에는 팝 밴드의 연주를 감상한다. 문화체육과 450-1320.
  • 1집 ‘브랜드 뉴 라이머’낸 라이머

    1집 ‘브랜드 뉴 라이머’낸 라이머

    음악계 동료들은 그를 ‘미스터 빅 대디(Mr.Big Daddy)’라고 부른다. 장르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뮤지션들과 어우러지는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그를 정신적 지주로 여기는 선후배가 적지 않다.150여장에 달하는 앨범을 프로듀싱하거나 직접 참여해 가요계의 마당발로도 통한다. ‘운율(Rhyme)을 읊조리는 사람’이란 뜻의 라이머(Rhymer·본명 김세환·31)가 바로 그다. 라이머가 11년 만에 낸 솔로 1집앨범 ‘브랜드 뉴 라이머’가 대중음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앨범 자체의 완성도는 물론이려니와, 수록곡 전부를 내로라하는 당대의 뮤지션들과 피처링했기 때문이다.MC 스나이퍼, 타이거 JK, 리쌍, 조 PD 등 국내 힙합신의 대표주자들은 물론 바이브의 윤민수, 김진표, 크래쉬 등 발라드와 R&B, 헤비메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늦깎이 2집을 벌써 기대하게 만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1 이제야 솔로 앨범을 낸 이유 하고 싶은 얘기가 뭔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던 겁니다. 명색이 프로듀서인데(그는 독립 음반레이블을 소유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었죠. 앨범에 담을 노래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무려 11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기술과 감성이 뛰어난 뮤지션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다 보니, 문득 그들이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2 솔로앨범에서 하고 싶었던 말 힙합을 기본으로 장르와 스타일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을 집약시켜 현재 대중음악의 척도가 되는 앨범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피처링을 한 것이고요. 내가 아니면 모일 수 없는 멤버들이라고 자부합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20∼30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들로 채웠습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었던 부분이지요.10대들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을 겁니다. #3 일기장 같은 앨범 실제 경험했던 일들을 그대로 노래에 담았어요. 타이틀 곡 ‘그녀가 없다.’는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랑했던 만큼 깊었던 증오심과 복수심을 표현했죠.10번 트랙 ‘스틸(Still)’은 마지막 만난 여자에 관한 노래입니다. 술 한잔 마시고 자주 만났던 그녀의 집 앞에서 가사를 썼어요. 커플링과 함께 마음도 그곳에 묻어 두고 왔지요. 어느 날 거울을 보니 내 얼굴 앞뒤로 부모님의 모습이 비춰지더군요. 그때의 심경을 6번 트랙 ‘두분이 거기 있네’에 담았습니다. #4 솔로 앨범에 솔로곡이 없다 함께 피처링을 하긴 했지만, 내가 만든 공간에 다른 뮤지션들이 들어온 겁니다. 그리고 노래마다 내가 색깔을 입혔고요. 혼자 부르지 않았다 해서 내 노래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앨범 자체가 내 색깔을 가졌다면, 결국 모든 것이 내 노래인 셈이죠.
  • 자존심 강한 로커가 웬 트로트냐고?

    자존심 강한 로커가 웬 트로트냐고?

    영화 ‘복면달호’의 타이틀곡 ‘이차선 다리’를 작곡한 남성 듀오 투가이스(Two Guys)가 요즘 화제다. 주인공 달호(차태현)의 영화속 인생역정과 꼭 닮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 ‘복면달호’는 한때 록 가수였던 달호가 먹고 살기 위해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면서 겪게 되는 애환을 그려낸 영화. 이성훈(34)과 김민진(33) 두 전직(?)로커들로 구성된 투가이스도 ‘입에 풀칠 하기 위해’ 로커 생활을 접고 트로트 가수로 변신, 마침내 1집 앨범 ‘미치도록’을 내놨다. 신나는 댄스와 애절한 발라드, 그리고 코믹 네오 트로트가 적절히 뒤섞인 ‘종합선물세트’다. 둘 다 출발은 로커였다. 고등학교 시절 성훈은 ‘미스터리’라는 록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민진은 교내 밴드에서 기타와 베이스를 각각 담당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들은 구두닦기, 남대문 새벽시장 짐꾼, 신문배달원 등 통틀어 25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로커의 꿈을 키운다. 그들의 마지막 직업은 건축자재 총판업. “쫄딱 망했어요. 은행에는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혔고요. 틈틈이 만들었던 노래들을 음반으로 만들어 아무 사무실이나 들어가 팔았죠.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좀 도와주십쇼’하면서요.(성훈)”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정식 앨범을 만들어 보고픈 욕심이 생긴 건 당연지사. 그동안 모아놨던 돈을 훌훌 털어 만든 데모 테이프를 기획사에 보냈다. 일이 잘되려는지 대뜸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의기양양하게 약속장소로 가던 도중 이번엔 기획사가 도산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는다. “경부고속도로 판교나들목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하염없이 서있었어요. 둘의 지갑을 털어보니 달랑 3000원 남았더군요.2500원짜리 담배 한갑,500원짜리 컵라면을 사서는 광릉수목원 인근의 산으로 들어갔어요. 불이 나 폐허가 된 카페건물 옆 컨테이너를 숙소삼아 지냈죠.(민진)” 그때가 지난해 여름. 지인들이 오가며 ‘던져주는’ 라면 등 먹거리와 숙소 인근 라이브 카페에서 공연을 하며 받은 돈으로 근근이 산속 생활을 이어갔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살에 몸을 감은 채 일광욕 하는 뱀을 보고 기겁을 하곤 했어요. 벌레가 손바닥 만하고, 나방은 거의 새만큼 컸던 것 같아요. 주변에 벌집이 있어서 한여름인 데도 문을 열 수 없었죠.(성훈)” “로커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굶어 죽어도 트로트는 안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원래 ‘뽕끼’가 있는 데도 그걸 인정하기 싫었던 거예요.(민진)”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불렀던 ‘니가 뭘 알아’란 곡이 인기를 얻자 한 음반기획사가 앨범 발매를 제의한 것. 세상을 향해 재도전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앨범에는 ‘니가 뭘 알아’를 비롯 ‘미치도록’,80년대 히트곡 ‘황홀한 고백’ 등 11곡이 수록됐다. 앨범이 호평을 받으면서 형편도 제법 좋아졌다. 장윤정, 박현빈, 슈퍼주니어T 등으로 이어지는 네오 트로트 열기도 큰 힘이 됐다. “기존 트로트와는 차별화된 노래를 만들 거예요. 리듬은 스카, 테마는 펀(fun)이고요. 시대가 요구하는 만큼 트로트도 젊어져야죠.(성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일요 TV]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힘찬 기백이 느껴지는 호렵도가 공개된다. 한민족의 당당한 기상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 그림. 과연 이 그림 속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 성재 이시영. 평생 민족의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앞장선 그의 업적을 짚어보고, 독립운동가로서의 온갖 인고가 진하게 배어 있는 그의 글씨를 감상해 본다.●최강! 울엄마(KBS2 오전 8시55분) 태어나 아빠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은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채정우’라는 이름의 정신병원. 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정신과 전문의는 혈액형과 알레르기 반응 등 은기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빠라고 굳게 확신하는 은기. 하지만 그는 친딸인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데….●케 세라세라(MBC 오후 9시40분) 준혁은 은수에게 클럽 일을 계속 하면 정직원 심사 때 영향을 미칠 거라고 한다. 은수가 돈이 필요한 걸 눈치챈 준혁은 그곳 일을 하는 대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도와달라고 한다. 은수가 준혁의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사실을 알게 된 혜린은 준혁에게 왜 여자를 집에 들이냐며 당장 남자로 바꾸라고 말한다.●도전! 1000곡(SBS 오전 8시30분) 허스키 보이스 발라드의 황태자 테이.‘도전! 1000곡’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 땡벌보이 김경록. 두 남자의 거침없는 승부가 시작된다. 테이와 김경록의 전공분야인 발라드부터 구성진 트로트까지 모든 누님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신 두 훈남의 흐뭇한 대결. 과연 승자는 누가 될 지 지켜본다.●코리아 코리아(EBS 낮 12시50분) 새터민들의 남쪽 생활 적응기 ‘토크 열전’이 펼쳐진다. 미니스커트부터 배꼽티셔츠, 밀리터리 룩, 망사, 반바지까지. 새터민들의 시선처리, 표정관리가 어려운 남쪽 여성들의 옷. 하지만 이것은 약과에 불과했다. 남쪽 여성들의 옷을 보고, 새터민들의 입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특별기획 진실(YTN 오후 11시5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가 내놓은 민주발전지수 조사결과를 통해 민주화 20년을 돌아본다. 민주적 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체감도 사이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본다. 세대와 계파를 초월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출연하여 대한민국의 현재를 신랄하게 진단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밝힌다.
  • ‘포스트 김종욱… ‘ 누가 될까?

    ‘포스트 김종욱… ‘ 누가 될까?

    ‘제2의 김종욱 찾기’는 누가 될 것인가? 8일 막을 내리는 ‘김종욱 찾기’는 241석의 소극장에서 지난해 2만명, 올해 3만 2000명의 관객과 객석점유율 94%를 기록한 창작뮤지컬 최고의 히트작이다. 지난 3월 개막한 창작뮤지컬 3편 ‘위대한 캣츠비’ ‘컨츄리보이 스캣’ ‘첫사랑’을 비교·분석해 ‘김종욱 찾기’의 성공신화를 이어갈 작품을 찾아봤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감동을 주는 노래를 자랑하는 ‘첫사랑’이 가장 뛰어난 작품성으로 유력하게 꼽혔다. 창작뮤지컬 3편의 장단점을 알아 보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위대한 캣츠비 ●‘청춘의 혼란´ 세밀한 묘사 돋보여 지난 3월9일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개막해 폐막 기한없이 10달 이상 장기 공연중이다. 청춘의 혼란에 복선을 깔고,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낸 강도하의 만화가 원작.2004∼2005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원작 만화는 동물을 의인화해 그림은 예쁘지만 주인공들이 독설을 내뿜고, 청춘의 현실은 신산하다. 캣츠비, 하운두, 페르수는 대학시절 친구로 하운두의 조건을 건 양보로 페르수와 캣츠비는 연인이 된다. 청년백수가 된 캣츠비는 하운두에 빌붙고, 페르수는 돈 많고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해 버린다. # 장점 ‘대학로의 미래’로 불리는 박근형 연출가의 손맛으로 인해 소극장 공연에서 맛볼 수 있는 자잘한 재미가 쏠쏠하다. 드라마 음악을 했던 아트모스피어의 노래도 사랑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며 귀에 착 감긴다. 영상을 활용해 소극장 무대의 단점을 극복하려 한 시도 역시 돋보인다. # 단점 하운두의 비밀이 드러난 이후 급반전되는 극의 분위기는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몰입하기 힘들다. 일부 배우들의 가창력은 음악의 수준을 갉아 먹는다. 뮤지컬의 매력을 살렸다기보다는 소극장 연극과 발라드 가요가 조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다. ■ 컨츄리보이 스캣 ●‘뮤지컬 관람이 잠수함 여행´ 설정 신선 한국 공연계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기획사 CJ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최초로 시작한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통해 처음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지난 3월13일 개막해서 오는 5월5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즉흥적으로 뜻없는 가사를 지어서 부르는 스캣이란 특이한 소재와 해군홍보단 출신인 양만춘 밴드의 열정적 공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신선함에 비해 완성도는 덜 익었다는 게 중평. # 장점 관객을 바다마을로 가는 잠수함 승객으로 모시는, 뮤지컬 관람을 여행으로 상정한 설정이 신선하다.‘뚜∼루비루비루바레’란 가사만으로 자유본능을 전달한다. 드라마 ‘간난이’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농익은 김수용의 땀과 열정이 인상적이다.‘몸이 되는’ 여주인공의 안무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 단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알기 힘들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자 역할을 하는 배우가 있지만 역부족. 무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양만춘 밴드와 뮤지컬 공연이 어우러지지 못한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환상과 모험의 뮤지컬인지, 아니면 양만춘 밴드의 록 콘서트인지 헷갈린다. ■ 첫사랑 ●중년 배우 연기력에 탄탄한 줄거리 압권 2년간의 사전 제작기간이 빛을 본다. 초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지난 3월28일 개막해서 오는 6월17일까지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에서 공연된다.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중견 배우들을 끌어들여 유행을 타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났다. 즐겁고 신나는 게 뮤지컬의 전부인 줄 알았다면 진한 눈물 한방울쯤은 준비해야 할 것 같다.20대부터 60대의 배우가 한 무대에 서서 남녀간 사랑뿐 아니라 부자간의 정, 모녀간의 애증에 대해 노래한다. 유명세를 따지지 않는다면, 홍광호-해이-김성기가 최고 가창력의 앙상블을 자랑한다. # 장점 프랑스 극작가 마르셀 파뇰의 ‘화니 삼부작’에서 모티브를 딴 줄거리가 배우들의 연륜으로 더욱 탄탄하게 살아난다. 영상과 조명, 세트를 다양하게 활용한 무대 연출도 눈에 띈다. 완성된 대본이 나오기 전 워크숍에서부터 참여한 배우들의 연기 몰입은 감동 그 자체다. # 단점 첫사랑은 진부하고 신파적인 소재다. 자칫 선입견만으로 닳고 닳은,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첫사랑’이란 제목을 단 여러 문화 장르 가운데 뮤지컬로는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는 단연 으뜸이다.
  • EBS스페이스 개관3돌 기념 ‘언플러그드 콘서트’

    EBS스페이스 개관3돌 기념 ‘언플러그드 콘서트’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2004년 4월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700여 회에 달하는 라이브 공연을 펼쳐온 EBS스페이스가 개관 3주년을 맞았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주류와 비주류 뮤지션을 구분하지 않은 채 고급 음악의 대중화와 대중 음악의 고급화를 이루어낼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간 펼쳐진 공연 내용을 보면 크로스오버·퓨전(30%), 재즈(30%), 기획 공연(20%), 포크·록·팝·국악(20%) 등으로 편성돼 지상파 방송에서 소외됐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데 앞장섰다. 발라드와 댄스 일색인 대중음악 공연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의 다양한 음악적 욕구를 만족시킨 것이다. 김준성(44) 담당PD는 “대중성보다 음악성을 중시하다보니 상업적 논리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이해타산이 강요되는 대중 콘서트와 달리 관객들의 가슴에 직접적으로 가 닿는 소형화된 공연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그들을 거장이라 부르는 이유’,‘꽃보다 아름다운 노래’,‘포크 페스티벌’,‘라틴음악 페스티벌’ 등 장기 기획 시리즈물은 스페이스가 거둔 최고의 수확. 국내외 대중음악의 흐름과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진 ‘2007 그들을 주목한다’ 시리즈는 록밴드 몽구스와 더 문 등 대중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신인들을 발굴,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이용자제작 콘텐츠(UCC)를 활용한 신인 공개 오디션 ‘헬로 루키’를 통해 역량있는 신인들을 계속해서 발굴할 예정이다. 스페이스가 3주년 기념공연으로 ‘전기 플러그를 뽑은’ 언플러그드(Unplugged) 콘서트를 마련했다. 기계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증폭된 소리를 배제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겠다는 의도다. 김 PD는 “예를들어 크라잉 넛의 노래들을 보면 ‘말달리자’류의 두드려 부수는 음악들 사이사이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갖춘 곡들이 있다.”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여러 색깔을 가진 뮤지션들의 음악이 서정성 짙은 어쿠스틱 사운드로 재탄생되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록 밴드 자우림의 공연에 이어 신해철(4월3일)과 모던록 밴드 크라잉넛(4월2일), 팝 음악계의 신성 아요(Ayo·4월9일), 박선주(4월10,11일), 조규찬(4월16,17일), 그리고 이번 언플러그드 공연을 위해 특별히 구성된 팀 ‘프로젝트 3·3·4’(4월17∼19일) 등이 차례로 ‘Unplugged 공감’의 무대를 채운다. EBS스페이스홀은 어느 자리에서나 뮤지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151개의 객석이 무대를 감싸안은 반원 형태로 꾸며졌다.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이 기존의 일렉트릭 사운드로 들려주던 곡들을 재해석해 또다른 색깔의 음악을 선보이는 매력 넘치는 ‘공간’이 될 듯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봄만난 여풍…가요계 ‘거침없이 하이킥’

    봄만난 여풍…가요계 ‘거침없이 하이킥’

    여자의 계절 봄, 가요계에도 거센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SG워너비·동방신기 등 굵직한 남자 가수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여가수들이 일제히 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외모와 가창력을 두루 갖춘 아이비를 필두로 ‘섹시 스타’ 이효리와 서인영·장나라·서지영·황보·자두·채은정 등이 새 앨범을 냈고, 채연과 양파 등도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음악전문사이트 벅스뮤직에 따르면 벅스 가요차트에서 지난주까지 3위에 머물렀던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가 이기찬의 ‘미인’과 포지션의 ‘하루’ 등을 누르고 당당히 1위에 올라섰다. 지난 2월,2집앨범 ‘스위트 모멘트(A Sweet Moment)’를 선보인 지 약 한달만에 가요차트를 석권한 것. ‘유혹의 소나타’는 귀에 익은 클래식 멜로디를 삽입해 금세 친근감을 갖게 하는 스위트박스(Sweetbox)의 기법을 채용, 음악팬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비뿐만이 아니다. 린은 지난 7일 4집 앨범 ‘더 프라이드 오브 더 모닝(The Pride Of The Moring)’을 발표하자마자, 타이틀곡 ‘이별살이’를 2위에 안착시켰다. 앨범을 선보인 지 약 보름만의 경사다. 아이비를 제치고 곧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비와 린의 선전은 다른 여가수들의 분발로 이어지고 있다. 여전한 ‘섹시미’를 과시하고 있는 이효리는 ‘톡톡톡(Toc Toc Toc)’을 47계단 상승한 6위에 올려놨고, 서인영 역시 ‘너를 원해’로 7위 자리를 꿰찼다. 발라드 가수로 변신한 황보는 ‘눈물도 미안해서’를 8위,T(윤미래)는 ‘잊었니’를 10위에 올려놓았다.10위권 내 여자 가수 점유율이 60%를 넘어서면서 남자 가수를 중심으로 불었던 발라드 열풍을 완전히 날려버린 것이다. 이기찬의 ‘미인’과 테이의 ‘같은 베개’가 각각 3위와 5위에 랭크되면서 그나마 남자가수들의 체면을 근근이 지키고 있다. 엠넷닷컴 음악차트도 비슷한 상황.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가 6주연속 1위를 차지했던 이기찬의 ‘미인´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엠넷닷컴에서 가장 선전한 여가수는 서인영. 인기 그룹 쥬얼리에서 솔로로 변신한 그녀의 타이틀곡 ‘너를 원해’는 무려 36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르며 16위를 차지했다. 새롭게 음원을 공개한 곡들 중에서도 유독 여성 가수들의 노래가 도드라진 인기를 모으고 있다.‘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큰 인기를 얻었었던 BMK는 ‘하루살이’로 30위에,1년만에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한 린은 타이틀곡 ‘이별살이’로 40위에 각각 랭크됐다. 화려한 춤과 노래를 겸비한 여가수 바람덕분에 올봄 음악 팬들의 눈과 귀가 한결 즐거워질 듯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버블시스터즈 가볍게 뜬다

    버블시스터즈 가볍게 뜬다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적 감수성을 지닌 여성 보컬그룹’ 버블시스터즈에 대한 표현은 이미 진부하다. 이들이 2003년 ‘예쁜 것들은 다 죽었어!’란 겁나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데뷔했을 당시, 여가수들이 지나치게 외모에만 매달린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던 가요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외모가 처지기 때문에)전혀 귀추가 주목되지 않는 그룹”이라는 일부 음악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그들의 1집 음반은 ‘명반’의 반열에 올랐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 당연한 명제다.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발라드와 차별성이 없는 가짜 알앤비&솔이 판치는” 게 음악계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가 오는 3월6일 열리는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솔 싱글부문에 버블시스터즈의 ‘맘 아픈 척하지마’를 후보곡으로 올린 것도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이처럼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상큼발랄한 아가씨 셋(서승희, 김민진, 최아롬)과 새색시 한명(강현정)으로 구성된 버블시스터즈가 1년여 만에 음악팬 곁으로 돌아왔다. 사랑에 대한 여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3집 앨범 ‘드라마틱 에피소드’는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보답이다. 멤버들은 새앨범을 위해 몸무게도 줄였다. 김민진은 30㎏, 최아롬과 서승희는 각각 15㎏,12㎏을 감량했다. 이처럼 앨범에서도 무게를 확 덜어낸 것이 특징이다. 리더 서승희는 “2집때 힙합에서 발라드까지 여러 장르를 시도하다 보니 무려 17곡이나 한 앨범에 담았다.”며 “이번 앨범에는 2집에서 시도했던 장르들 가운데 발라드에 주목해 정리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인 ‘바보처럼’은 솔(soul) 느낌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발라드. 하지만 이들이 진짜 부르고 싶은 노래는 3번 트랙 ‘아무도 모르게’다.“우리의 음색이 가장 잘 녹아있기(강현정)” 때문이란다. 4번 트랙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웃었습니다’는 서승희가 19세때 오빠 친구와 엮어낸 첫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전 자신의 일기장에 써놓은 내용을 그대로 옮긴 가사가 애절하다. 당시 그녀가 느꼈던 ‘잔인한 그리움도 선물로 남는 사랑’을 과연 몇명의 남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강현정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담은 보사노바 풍의 ‘이츠 유’와 블루스 향기 가득한 ‘깊고 푸른 밤’도 빼놓을 수 없는 곡이다. 무게를 덜어낸 것이 주효한 걸까. 타이틀곡 ‘바보처럼’은 각종 온라인 음악차트에서 가볍게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각 멤버의 솔로 음반도 출시할 예정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술을 마셔봐도…

    알코올의 기운을 빌려 하루의 시름을 턴다. 댄디즘을 앓는 아는 누이 한 분은 해운대 바닷가로 난 아파트 창가로 깊은 담배연기를 뿜으며 손 내밀면 잡힐 곳에서 단 몇 분의 여유로움으로 고단한 일상을 다독인다며 담배예찬론을 늘어놓고, 정갈한 발라드를 노래하는 가수 친구는 클럽의 일렉트로닉한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신바람 춤사위로 스스로의 이미지에 갇힌 자아를 발산한다. 술이 달고 쓰고는 그날의 기분에 따른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서의 토론은 매캐하되 진짜 ‘일’하는 기분이 들고, 음악의 기운에 몸을 싣는 건 행복하거나 무언가를 잊기 위함이다. 저마다의 이유와 기준이 다른 만큼, 저마다의 이유와 기준이 있는 음주가무에 관한 영화이야기.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1995년)’에서의 ‘벤’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이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보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온다. 그는 거리의 여자 ‘세라’를 만나게 되고 연민의 정을 느낀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동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 온 후 처음으로 행복을 느끼지만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서 처음의 약속을 어기게 된다. 귀걸이를 선물하면서도 모욕을 주고 집안에 창녀를 불러들이는 벤의 모습에 세라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결국 벤은 집을 나가고 세라는 대학생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다. 상처가 아물기 전에 벤의 연락을 받은 세라는 그와 마지막 사랑을 나눈다. 짙은 담배 연기와 눅눅한 감정의 상태로 기억되는 영화지만, 그들이 나눈 진짜사랑과 술기운을 빌려 토해낸 현학적 인생론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텝 업(Step Up,2006년)’은 현재 가장 핫이슈가 되고 있는 ‘비보잉’과 ‘힙합’을 영화에 차용하고 있지만 기존 로맨스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변주 이상의 의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다.‘폭발할 듯 열정적인 젊은이들의 사랑을 에너지 넘치는 춤과 음악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떨쳐낸 색다른 방식으로 사랑과 청춘을 담아보려 애쓰지만 비약이 심한 스토리와 스테레오타입의 캐릭터는 애써 집중하려는 춤과 음악적 재미마저 반감시켜버리고 만다. 하지만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만나는 음악과 춤만으로도 태생적 제몫은 하고 있다. 술도, 담배도, 춤도 아프고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마음과 상황을 잠시나마 덜어내고 잊게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수단과 구실이 되거나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즐겁고 행복해서 마시는 술은 약이 되고, 고단함에 털어 넣는 술 한 잔은 독으로 쌓인다. 시름이나 고민이든 아니면 습관적이든 피워 무는 담배 역시 넘치면 병이 된다. 춤도 좋지만 클럽에 ‘습관성출입중독증’도 넘치면 곤란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담배를 태우는 행위가 범죄로 몰리고, 대한민국의 음주문화는 노상 국내외 언론에 된서리를 맞는다. 클럽은 집중단속대상이며 누구는 언론에서의 유난한 흡연결사반대를 음모론이라고도 했다. 소주 당기는 말이군. 오늘은 한 잔 술이다. 세상을 안주삼고 한숨을 대신해 담배연기. 그리고 춤을 추며 다시 웃을 여유를 찾겠다. 이것을 막는 자들은 이것이 주는 여유와 필요를 모른다. 시나리오 작가
  • 10년 무명생활 끝내고 데뷔앨범 낸 지하드

    유행은 돌고 돈다. 음악도 돌고 돈다. 클래시컬한 메탈로 무장한 이들의 음악은 20년 이상 늦게 한국에 등장했는지 모른다. 음악적 편식이 질병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 한국 음악계를 고려하면 가장 적절한 시기일 수도 있다. 지하드(Zihard)의 데뷔 앨범 ‘라이프 오브 패션(Life of Passion)’.‘지하드(성전·聖戰)’라는 밴드 이름부터 녹록지 않은 분위기가 묻어난다. 지하드의 올바른 영문표기는 ‘Jihad´. ‘하드록(hard rock)´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Zihard´로 바꿔 썼다. 한국 클래식 메탈의 본격적인 출항을 선언하는 이들의 진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 “1997년 결성된 이래 10년 가까이 무명생활을 겪으면서 ‘지하드’를 벌여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록을 둘러싼 척박한 현실과 맞서 싸우겠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는 것이 리더 겸 기타를 맡고 있는 박영수의 설명이다. 한국 음악계는 1980년대 잉베이 맘스틴의 바로크 메탈이나 독일 멜로딕스피드 메탈을 접하며 연주 실력을 키워왔지만,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기에 지하드의 등장은 더없는 반가움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10년 만에 데뷔앨범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지하드의 음악은 현란한 속주와 연주 실력만이 전부가 아니다. 송라이터 박영수(기타)의 탁월한 설계를 바탕으로, 김성훈의 깔끔한 보컬과 장종권의 절제된 베이스, 심동린의 묵직한 드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내뿜고 있다. 특히 박영수의 기타는 클래식 메탈 선구자들의 내공을 한데 묶어 자신만의 것으로 녹여내고 있으며, 김성훈 또한 핼러윈의 미하일 키스케나 잉베이 맘스틴 밴드의 제프 소토 등에 못지않은 음역(音域)을 넘나든다. 수록곡은 인트로를 포함, 총 9곡. 한곡한곡 10년의 정수가 녹아있다. 인스트루멘탈 ‘프리루드(Prelude)’를 에피타이저로 두번째 곡 ‘크라잉 인 더 미드나이트(Crying in the Midnight)’부터 마지막 곡 ‘화이어 인 더 스카이(Fire in the Sky)’에 이르기까지 듣는 이의 귀가 잠시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질주한다. 유일한 발라드인 4번째 트랙 ‘너 없는 낯선 시간’은 짙은 호소력으로 마음을 애잔하게 흔들어 놓는 넘버. 5번트랙 ‘애드버시티 오브 마이 라이프(Adversity of My Life)’의 기타 연주도 주목거리. 음악에 모든 것을 건 이들의 열정이 화려한 기타 리프속에 불꽃처럼 부서져 간다. 지하드 밴드에 이번 앨범은 세상으로 향한 비상(飛上)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함께 데뷔를 준비하다가 2004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베이시스트 고 박지호에게 바치는 연서이기 때문이다. 곁에 없지만 밴드 멤버의 가슴속에서 함께 숨을 쉬고 있는 옛 동료의 존재감은 지하드가 초심을 잃지 않고 그들의 음악 세계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고사직전에 이른 국내 음악시장. 하지만 음악인들의 열정만은 아직도 우리 땅 곳곳에서 불타오르고 있음을 이 앨범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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