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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이상우, ‘발달장애’ 아들 공개..‘부성애↑’

    가수 이상우, ‘발달장애’ 아들 공개..‘부성애↑’

    90년대 인기가수 이상우가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아들 승훈 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우는 6일 방송된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아직 혼자 신발끈도 잘 매지 못한다.”라며 생후 38개월 때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던 아들 승훈 군을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는 지적발달 장애라는 역경을 딛고 중학 수영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승훈군과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 이상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이상우는 대회에 출전한 승훈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승훈이가 협응력(여러 신체부위를 동시에 움직이기 위한 능력)이 필요한 수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감격했다. 이에 승훈군의 수영 코치는 “발달장애라는 약점 때문에 승훈이가 스타트가 늦다. 하지만 지금 실력으로는 장애인 서울 체전에 나가면 1위를 기록한다.”고 밝혔다. 또 이상우는 수영대회가 끝난 후 “금메달은 큰 의미가 없다. 당장 승훈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혼자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대단한 아버지다. 그 밝은 기운이 너무 대단하고 감동적이었다.”, “승훈이가 하루하루 더 나아지는 모습으로 발전해 나아가길 소망한다.”, “승훈이는 축복받은 아이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한편 이상우는 방송 말미에 “길에서 승훈이를 만난다면 그래서 이상우의 아들임을 알아본다면, 잘 돌봐 달라”고 부탁하며 애틋한 부성애를 드러냈다. 사진 = SBS ‘좋은 아침’ 화면캡처 서울신문NTN 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서울광장] 성년 지방자치 갈 길 아직 멀다/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성년 지방자치 갈 길 아직 멀다/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지방선거 투표일을 앞둔 지난 주말 아침. 우면산 약수터는 유난히 붐볐다. 등산객과 후보·선거운동원들로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었다. 그러나 후보들과 운동원들의 큰절과 악수공세에 등산객들은 심드렁했다. 더러 건네주는 홍보물을 벌레보듯 외면하며 종종걸음을 치는 이들도 있었다. “유세차량의 확성기 볼륨을 낮춰 주세요.” 얼마 전 중앙선관위가 후보들에게 공식 요청한 사항이다. 시도 때도 없는 확성기 소음에 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대단히 실례되는 표현이지만, 시골 논에서 악머구리 끓듯 하는 확성기 소리에 유권자들도 어지간히 질렸을 것 같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무관심한 가운데 후보들만 몸이 후끈 달아오른 선거판이 또 있었을까.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전철역 네거리마다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 위에서는 걸그룹 뺨치는 율동이 펼쳐졌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소 닭보듯이 지나치는 게 다반사였다. 지방선거가 유권자에게 희망을 주는 축제의 마당이긴커녕 시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무대로 전락한 꼴이다. 1991년 부활한 지방선거는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무살 성년이다. 그러나 나이만큼 튼실해야 할 지방자치제는 여전히 미성숙 상태다. 아니, 병든 모습이다. 4기 민선 기초단체장 234명 가운데 거의 절반이 각종 비리와 위법행위로 기소될 지경이 아닌가. 일리노이 주 등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기초단체장도 무보수 명예직이다. 휴일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버스 기사를 하는 시장도 있지만, 시정을 잘못 꾸려간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기초의원·단체장 할 것 없이 모두 유급제지만, 많은 지자체들이 그것도 모자라 예산을 마구 써댄다. 초호화 성남시청사는 그런 ‘고비용 저효율’ 자치제의 상징일 게다. 이처럼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착근하지 못한 채 발달장애 징후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방은 없고 중앙이 판치는 ‘유사 지방자치’가 일차적 요인일 듯싶다. 내 고장과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 데 전국적 이슈가 과도하게 범람하는 현상이 이를 말해준다. 천안함 사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가 선거판도를 좌우하고 있다는 게 그 징표다.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갖가지 진풍경을 보라. 여야 공히 시민공천배심원제니 국민공천배심원제니 하며 공천 개혁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허울만 그럴싸했지 중앙당이 공천과 선거 캠페인을 좌지우지하는 관행은 여전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성희롱이나 금품 관련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을 제주지사 후보로 공천하려 했다가 포기하거나, 공천을 취소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방은 실종되고 중앙만 남은 사례가 어디 그뿐이랴. 전남지사 후보가 영산강 개발을 지역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마당에 정작 민주당은 4대강 사업 반대를 중앙당 공약으로 채택한 것도 역설적 사례의 하나다. 그러잖아도 구청장·시장 등 단체장들은 인·허가권을 갖고 있어 업자들과의 유착 소지가 크다. 국회의원보다 두세 배 넓은 선거구라 선거 비용도 훨씬 많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영·호남 등 일부 지역에선 당선의 보증수표인 정당공천을 받기 위해 거액의 공천헌금도 마다하지 않는 게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선악 이분법에 따른 타협 없는 무한 정쟁과 고비용, 그리고 지역주의가 한국정치의 고질이다. 그런 중앙정치의 폐해가 지방정치에 고스란히 이월되는데 유권자인들 달갑겠는가. 까닭에 한국사회에서 지방자치제의 진화는 중앙 정당의 개입을 줄이는 데서 찾아야 할 듯싶다. 지방정치가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의원을 통해 결과적으로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한국적 풍토에서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제의 정착은 요원한 일이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어느 당과 특정후보의 승패를 떠나 우리 지방자치제의 근본적 개혁을 고민할 때다. 선거전에서 들인 비용만큼 자치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리가 야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kby7@seoul.co.kr
  • 엄마 몸에서 아이에게로 화학물질의 대물림

    비스페놀 A는 인간의 생식기능 저하, 기형, 성장장애, 암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 추정되는 화학 물질이다. 폴리카보네이트 수지나 에폭시 수지의 원료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식기나 젖병 등에, 에폭시 수지는 통조림 용기 내부 코팅제 등에 사용된다. 그런데 비스페놀 A는 높은 온도에서 녹아 나오는 성질이 있다. 식기나 젖병, 통조림, 캔 음료 등을 통해 몸 속으로 흡수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약 180배나 강한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다. 몸 속으로 흡수되면 아스파라긴산, 페닐알라닌, 메탄올로 분해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 발달장애 질환이 있는 사람은 페닐알라닌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스파탐을 섭취하면 안 된다. 임산부가 아스파탐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아기에게 발달장애 질환이 나타날 위험도 있다. 지구상에 수많은 화학 물질이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화학 물질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런데 화학물질 가운데에는 사람에게 유해한 것들도 많다. 대표적인 게 다이옥신 등 환경 호르몬이다. 그런데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진 화학물질도 흡수 경로나 흡수량, 노출 시기, 건강 상태, 기후 등에 따라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약리학자 이나즈 노리히사는 ‘내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엄마의 독성’(윤혜림 옮김, 전나무숲 펴냄)을 통해 편리함 속에 감춰진 화학물질의 무시무시한 실상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엄마 몸 속에서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왔고, 태어난 뒤에도 화학 물질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미 몸 속에 화학물질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을 계속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유해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은 아기가 대물림으로 태어난다. 이른바 세대 전달 독성의 악순환이다. 저자는 “세대 전달 독성이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비단 엄마들만의 몫은 아니다.”라면서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기 쉬운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하는 것은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1만 3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일자리 UP 희망 UP] 안동 ‘유은복지재단’

    [일자리 UP 희망 UP] 안동 ‘유은복지재단’

    장애인들의 희망과 용기가 새싹과 함께 자라고 있다. 20일 경북 안동 남선면 현내리의 장애인 일터 나눔 공동체인 유은복지재단. 깊은 산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옆 대형 비닐 하우스(1000㎡)에는 아마란스·경수채·청경재·적겨자 등 어린잎 채소들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옆 작업장에선 위생모와 마스크, 위생복을 입은 20~60대 여성 40여명이 갓 수확한 새싹 채소를 씻고 포장하느라 바빴다. ●직원 60%가 뇌병변 등 장애 지녀 이곳은 장애인들이 새싹을 키워 내다 파는 장애인 전문 직업재활 사업장이다. 전체 직원 74명 중 45명이 장애인이다. 청각장애, 지적장애, 정신장애, 발달장애,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언어장애, 지체장애 등 갖가지 장애를 지녔다. 새터민과 고령자, 장기 미취업자도 있다. 이들이 일터를 갖기까지는 재단 대표인 이종만(54) 목사의 헌신적인 장애인 사랑이 있었다. 이 목사와 부인 김현숙(51)씨는 장애인들과 오순도순 살기 위해 자녀를 두지 않았단다. 행여 친자식 사랑이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줄까봐서다. 이런 그가 2004년 6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안겨주기 위해 이 작업장을 세웠다.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의 동정과 시혜의 대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해서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다. 이전 10년간도 장애인 자립 공장인 봉제공장을 운영하며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던 그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고전했다. 장애인들의 새싹 채소 재배기술과 경험 부족 때문이었다. 30여명의 장애인들이 구슬땀을 쏟았지만 연간 매출액은 6000만원이 고작이었다. 그러다 장애인들이 무농약으로 정성껏 재배한 무공해 새싹 채소가 웰빙 열풍을 타고 전국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매출도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무려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6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증가는 곧바로 장애인들의 복지로 이어졌다. 모든 장애인들이 최저 임금 이상을 받고, 매년 해외여행까지 다녀올 정도다. 장애인 새 식구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직률은 거의 없다. ●“모두가 평생 직장으로 여겨” 11년째 일하고 있는 정미곤(37·뇌병변 3급) 포장실 주임은 “일하며 사는 즐거움이 비장애인에 비해 몇 배나 된다.”면서 “모두가 평생 직장으로 여긴다.”고 자랑했다. 3년6개월째인 김말순(49·지체장애 5급)씨는 “출근 때면 좋아서 웃고, 출근하면 가족 같은 동료들을 만나서 좋다.”며 “이만한 직장이 또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 목사는 “정부가 시설 투자비를 조금만 지원해 주면 더 많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아쉬워했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하프마라톤] 나이·장애 잊고 웃음꽃…1만여명 하나되어 뛰었다

    [하프마라톤] 나이·장애 잊고 웃음꽃…1만여명 하나되어 뛰었다

    출발을 10분 앞둔 오전 8시50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사회자인 개그맨 배동성씨의 우렁찬 목소리가 퍼져 나갔다. “참가자 분들은 모두 스타트 라인으로 이동해 주세요.” 1만여명의 ‘2010 서울신문 하프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의 표정엔 들뜬 긴장감이 역력했다. 서로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외치는 단체부터 가족들과 웃으며 정겨운 인사를 하는 가장까지 모두의 얼굴에 설렘과 흥분이 가득했다. 공직자 2500여명과 외국인 100여명도 소속 기관과 자국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짐했다.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날씨에 참가자 대다수는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었다. “탕!” 하는 출발 총성이 울리자 참가자들은 신선한 5월의 공기를 가르며 거침없이 달려나갔다. ●“월드컵 16강 기원하며 달려요”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3주 남짓 앞두고 열린 대회에는 태극전사들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참가자들의 열띤 응원이 눈에 띄었다. 동덕여대 체육학과 새내기 13명은 아예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회장에 나왔다. 자칭 ‘마라톤을 사랑하는 열혈소녀’인 이들은 학교에서 육상수업을 같이 듣는다. 정다예(23·여)씨는 “우리가 완주를 하면 축구 국가대표선수들이 16강에 진출하는 데 힘을 북돋워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반민송(23·여)씨는 “태극전사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개사곡을 부르며 16강 진출을 기원했다. 월드컵대회 관련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마라톤동호회 회원 40여명도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며 달렸다. 이들은 ‘2022월드컵 코리아’라는 문구가 새겨진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하프코스와 10㎞ 코스를 완주했다. 엄현희(57) 동호회 회장은 “이국땅에서 땀흘릴 선수들을 생각하며 결승선을 향했다.”면서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물론이고 2022년에 월드컵을 유치하길 바란다.”며 미소지었다. 23명이 참가한 ‘월드컵 마라톤클럽’ 회원들도 이름만큼 월드컵과 인연이 깊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을 2주 앞둔 5월18일 창단됐다. 회원 이효진(30·여)씨는 “2006년 월드컵 때 응원 안무로 유행했던 ‘꼭짓점 댄스’를 연습하며 마라톤 훈련을 했다.”며 미소지었다. ●공무원들, ‘사랑과 친목의 질주’ 청와대 마라톤 동호회(청마회) 회원 13명은 하프코스에 참가했다. 지난해 3월 정식 출범한 청마회는 매주 토요일 아침 양재천을 따라 과천 광무체육관까지 왕복 15㎞를 꾸준히 달릴 만큼 왕성한 체력을 자랑한다. 회장인 김정기(55) 교육비서관은 “대회 참가를 계기로 친목도모는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28명의 직원이 함께 뛴 서울본부세관은 선수로 참가하는 것 외에도 일반시민 참가자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마라톤과 함께하는 청렴확산운동’을 주제로 시민들에게 ‘청렴 꽃씨’와 마약탐지견 모형 인형을 나눠줬다. 10㎞를 완주한 우종완 서울본부세관장은 “사회적 청렴 활동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마라톤에 참가했다.”면서 “철저한 관세 국경 관리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안전 개최 지원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애 넘어 ‘한발짝 한발짝’ 마라톤 코스에 용기를 내 참가한 장애인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 부평의 특수체육전문센터 ‘킴스짐’에서 온 6명의 발달장애·지적장애 학생들은 5㎞ 코스에 참가했다. 이들을 인솔한 정재화(33) 특수체육교사는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아이들이 기뻐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활짝 웃었다. 최진무(14)·백종원(15)군은 “파이팅”을 외치며 “완주 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꼈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시각장애 참가자들은 시각장애 마라톤 도우미 모임인 ‘해피레그’ 회원들과 팔뚝에 ‘사랑의 끈’을 묶고 아름다운 동행을 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온 김명희(63)씨는 딸 혜정(31)씨와 아들(29), 사위 등 온 가족이 함께 달려 눈길을 모았다. 서울 오금동에서 온 정완균(51)·이희숙(49)씨 부부도 서로 지칠 때마다 손을 잡아주며 끝까지 완주했다. 정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걸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내의 볼에 입을 맞췄다. 백민경 김양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발달장애 청소년 관악단에 에쓰오일 5000만원 후원

    에쓰오일은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윈드오케스트라’ 관악단에 5000만원을 후원했다고 9일 밝혔다. 에쓰오일은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야외 무대에서 열린 ‘희망나눔 콘서트’에서 후원금을 전달했다. 후원금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연주 활동을 지원하고 저소득 장애 청소년들의 교육비 등으로 사용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이 관악단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10명중 3명 아토피… 부처·시설간 정책연계 절실

    10명중 3명 아토피… 부처·시설간 정책연계 절실

    현정부 들어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환경성 질환 예방·퇴치’ 정책시행에도 불구하고 아토피와 천식, 비염 등 어린이 환경질환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국민의료보험공단에 따르면 서울에 살고 있는 어린이 10명당 2~3명이 아토피 피부염 진단을 받고, 아토피와 천식, 비염 치료비로 연간 9385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 30년간 아토피 피부염은 3배, 천식은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어린이 환경성 질환이 늘어난 것은 각종 유해물질 배출 등 환경오염 때문이다. 4월27일~5월5일 환경부가 지정한 ‘어린이 환경보건주간’을 맞아 어린이 환경성 질환 대책과 현황 등을 취재했다. ●환경보건법 시행 불구 줄지 않아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소아발달장애, 뇌혈관 질환 등 환경성 질환은 환자의 고통은 물론이고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으로 환경성 질환의 적정관리가 미흡하고 재발과 증상악화로 사회적 비용도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아·청소년들의 질병부담은 천식이 1위, 아토피 등 피부질환이 3위를 차지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아토피 퇴치를 국정과제로 삼을 만큼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건강영향조사와 건강영향평가제 도입, 환경보건센터 등을 통해 원인규명과 치유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어린이의 환경성 질환 증가는 의료비 부담은 물론 학습과 사회활동 장애 등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환경보건 분야에 대해 2006년 10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지난해 3월에는 ‘환경보건법’을 제정해 환경 유해인자로부터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건강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종합계획에는 환경 위해성에 노출돼 있는 인구를 최소화하고 환경보건 분야 세계 10위권내 진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환경성 질환에 대한 기초 연구조사와 기술개발 과제 중심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었다.”면서 “올해는 환경보건법 시행 2년째를 맞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건강도우미 가정방문 실시 환경부는 가정의 달인 5월 아토피·천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어린이 건강 보호대책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 의료기관과 산사, 국립공원을 연계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지난주 한국환경공단과 기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건강도우미 방문 서비스 발대식’을 가졌다. 5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친환경 건강도우미들이 수도권 가정을 직접 방문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새집증후군 등 환경성 질환 유발요인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지난해 450가구에서 올해에는 1200가구로 늘렸다. 이중 700가구는 취약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하게 된다. 아토피 케어센터도 2015년까지 전국에 6곳을 설립한다. 건립 비용의 50%를 국고 지원하는 ‘에코케어센터’는 수도권(강원도 포함) 2곳, 중부·호남·영남·제주 등에 각각 1곳씩 세워진다. 이미 전북 진안에는 아토피 에코케어센터가 건립 중이고 내년에 문을 연다. 환경성 질환 사전조사와 예방체계도 강화된다.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를 실시한다. 생체시료 채취와 혈액 등에 대한 유해물질 16종의 농도를 분석해 국민건강 지표를 산출하게 된다. 아울러 민감·취약 계층에 대한 환경오염 건강영향조사도 지속사업으로 벌인다. ●체계적인 국민공감 정책수립 시급 하지만 환경보건정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초·중·고교 시설에 대한 관련법이 제각각이어서 실내 공기질 개선이나 시설개선 사업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시설은 환경보건법, 중·고등학교는 학교보건법, 보육시설은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사안을 놓고 환경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입장에 따라 정책시행 우선 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환경보건법 시행과 관련, 짧은 기간에 성과도 있었지만 앞으로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처·시설 간 연계해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1차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질병의 발생에 즉각 대응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검진과 치료를 포함한 2차 예방책과 재활과 보상으로 이어지는 3차 예방체계까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하은희 예방의학과 교수는 “3차 예방에서 언급되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보상 문제는 외국사례에서 보듯 심각한 사회비용을 초래한다.”면서 “예방의학 관점에서 모든 것을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자폐아 형·동생에 가려 박탈감·중압감 정서장애… ‘중원이’ 아픔 아시나요

    자폐아 형·동생에 가려 박탈감·중압감 정서장애… ‘중원이’ 아픔 아시나요

    “어쩌다 말이라도 더듬으면 친구들이 놀려요. 너도 형처럼 자폐아냐고. 그때마다 속이 많이 상하지만 아직 엄마에게 그런 걸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서울 가락동 S초등학교 4학년 고성주(11·가명)군에게는 발달장애인인 중학생 형(13)이 있다. 이를테면 영화 ‘말아톤’의 자폐아 주인공 ‘초원이’의 동생인 ‘중원이’인 셈이다. 형은 틈만 나면 성주의 학용품이나 욕실용품 등을 망가뜨리거나 고장내 놓는다. 그런가 하면 성주를 꼬집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주는 그런 형과 늘 한 방에서 자며 생활한다. 혹시라도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형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형이 수면장애를 가져 성주는 늘 밤 11시가 훨씬 넘어서야 눈을 붙인다. 두 달 전에는 학원에 다녀와 보니 형이 없어져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다행히 지하주차장에서 형을 찾았지만, 그때 형을 끌어안고 펑펑 울던 엄마의 모습을 성주는 잊을 수 없다. ●손위·터울 많을수록 더 부정적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실 속 ‘중원이’들의 정신 문제에도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발달장애인 형제가 또래 아이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박탈감과 부담감을 느끼기 쉽다고 지적한다. ‘자폐아동의 형제관계 및 형제·자매들의 심리적 기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폐아를 동생으로 두었을 때, 터울이 3살 이상일 때 정상인 형제가 자신의 형제관계를 더 부정적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자폐아 형제가 다양한 우울 현상 중에서도 ▲쾌감 결여 ▲자아 존중감 저하 ▲대인 문제 등에서 정상인 형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책임감 등에서 조숙함을 보이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성주도 “함께 축구도 못하는 형이 싫지만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어떻게 살지 걱정이 앞서 안타깝기만 하다.”면서 “나는 내 가족과 함께 형까지 책임져야 하는 운명”이라고 11살답지 않은 조숙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조숙함도 심리적 스트레스가 만든 일종의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성주의 이런 모습과 태도가 또래에 맞는 건강한 정신 발달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가족단위 통합지원 절실 이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인과 정상인 형제를 아우르는 통합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현기 단국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발달장애 형제의 특수교육 현장에 함께 데려가 자신과 같은 가족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자폐아 형제의 앞날을 위해 부모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가족이 함께 책임지고 있음을 알게 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명실 한국제나가족지원센터 소장은 “자폐아 문제는 자폐아 본인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해당 가정 전체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만들고 지원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특히 장애인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의 정서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내심 있는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현장행정] 송파 장애청소년 방과후교실

    [현장행정] 송파 장애청소년 방과후교실

    “아이한테 항상 매여 있기 때문에 쇼핑은 고사하고 집 앞 슈퍼마켓에 가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큰 아이가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게 되면 형 때문에 소홀했던 둘째에게 신경을 더 많이 써주고 싶어요. 아르바이트 자리도 찾아볼 생각입니다.” 미숙아로 태어나 시력장애 1급, 발달장애 1급인 김민재(11)군의 어머니 박은정(38·여)씨는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이다. 엄마의 도움 없이는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큰 아들 때문에 가족끼리 외식 한 번 해 본 적 없고, 친구를 만나거나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박씨에게 최근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송파구가 3월부터 문을 여는 ‘장애청소년 방과후 교실’에 민재를 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자체중 처음… 월 10만원 안팎 구는 3월부터 저소득가정의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한다. 유럽 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공공기관이 사설교육기관에 장애아동 위탁 운영을 맡기는 일이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 공공기관이 나선 것은 송파구가 처음이다. 구는 지상 4층, 지하 1층의 오금동 국제청소년 문화교류연맹에 장애청소년 방과후 교실을 위탁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연맹 교육센터는 지체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체육, 음악 등의 예체능 교육과 인지·언어 치료 및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합 교육하는 장애아동 전문 교육기관이다.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는 장애청소년들은 이곳에서 각종 스포츠 활동을 비롯해 학습, 음악, 미술, 요리교실 등 기존에 마련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장애아부모들이 장애청소년 방과후 교실을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사설교육기관 수업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이용료 때문이다. 종일반을 기준으로 한 일반 사설교육기관의 월 수업료는 85만원선이고, 여기에 재료비나 식사비를 포함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방과후교실의 경우 이용자는 월 10만원 안팎의 간식비만 부담하면 되고, 저소득층의 경우는 이마저도 무료로 제공된다. ●음악·미술·체육 병행 방과후 교실은 지적, 자폐성, 뇌병변 장애아동 등 만 19세 미만의 장애청소년이 참여 대상이며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층 가정이 우선적으로 선정된다. 사회복지사를 포함한 3명의 특수교사들이 평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토요일은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함께한다. 방과후 교실에서는 장애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족구성원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독립생활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게 된다. 강사진은 특수체육과 사회복지를 전공한 실력파 강사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현재 주 2회씩 관내 초등학교 특수반을 방문해 현장경험을 쌓고 있다.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일반 또래친구들에 비해 활동욕구가 풍부한 장애아동들을 위해 다양한 신체활동 강화에 역점을 뒀다. 줄넘기, 공놀이, 축구, 농구 등의 학교게임, 감각운동 등 놀이체육, 티볼, 라켓볼, 프리테니스 등 신개념 스포츠를 개별 학생의 특성에 맞춰 지도할 예정이다. 노상준 구 사회복지과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발달 장애 청소년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초석을 닦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최신 교육시스템을 보강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올 겨울방학엔 이웃돕기 탐구생활

    올 겨울방학엔 이웃돕기 탐구생활

    강북구가 겨울철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칫 풀어지기 쉬운 방학기간을 활용해 이웃돕기의 참맛을 체험토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강북구는 내년 1월29일까지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겨울방학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봉사활동은 ▲구 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기관 ▲구청사 ▲동 주민센터 등에서 진행된다. 우선 청소년과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평화의 집 가족봉사’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내년 1월20일까지 진행되는 평화의 집 가족봉사 프로그램은 경기도 양평의 중증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장애인 식사를 보조하거나 말동무 되기, 청소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지역 복지관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지적·발달장애 청소년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민들레 교실’(번동2단지 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과 비장애인 청소년 간의 거리를 좁히는 ‘친구야 놀자’(강북장애인 종합복지관), ‘장애일터 체험’(번동 장애인보호작업장) 등이 준비됐다. 이 밖에 장난감 도서관 및 아동·가족 상담센터 내 업무보조(번동 3단지 종합사회복지관), 헌혈 캠페인(수유 헌혈의 집), 사서업무(문화정보센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 주민센터에선 홀몸노인 말벗 해드리기(삼양동), 효봉사단(번1동), 홀몸노인 도시락배달(삼각산동, 수유2·3동, 인수동) 등의 활동도 체험할 수 있다. 구 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www.gbvol.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가족에게 받은 사랑 어려운 이웃에 돌려줄래요”

    “가족에게 받은 사랑 어려운 이웃에 돌려줄래요”

    자폐증 청년이 어머니의 사랑으로 절망의 나락에서 벗어나 당당히 대학에 합격했다. 힘겨운 성취를 격려하는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까지 받아 기쁨이 더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자폐증을 앓는 발달장애 1급의 이승준(19)군. 이군은 자신의 병 때문에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켜 지금까지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6살 때까지 어머니 품에 안겨 살았으며, 이후에도 좀처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집밖으로 나가면 울며 보채거나 까무러치기 일쑤였다. ●등산하며 마음 열어… 백두산도 올라 그의 삶을 바꾼 것은 모정(母情)이었다. 어머니 김은숙(50)씨는 걸핏하면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승준이를 데리고 박물관과 영화관, 도서관 등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곳을 닥치는 대로 찾아다녔다. 아이가 떼를 쓰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얻어맞고 오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김씨는 새까맣게 가슴이 타들어 갔다. 그래도 김씨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방에 가둬 두면 병만 키운다.”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매사에 웃음으로 대응하는 법을 가르쳤다. 또래 애들에게 맞설 수 없는 승준이가 가질 수 있는 무기는 웃음뿐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승준이가 중학생이 되자 손을 끌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김씨는 “산 꼭대기에 올라 성취감을 맛보면 세상과 더 쉽게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처음 오른 산이 마을 인근인 전북 익산의 회문산이었다. 놀란 승준이는 “119를 불러달라.”며 손을 뿌리치고 거부했지만 김씨는 자신과 아이의 몸을 끈으로 묶고 눈물을 삼키며 산을 올랐다. 횟수가 거듭되자 승준이도 차차 산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모자는 이렇게 내장산·덕유산·지리산·소백산은 물론 백두산까지 올랐다. ●노인 수발 들며 봉사… 당당히 대학 합격 산의 도움이었을까. 한사코 자신만의 세계에 담을 쌓던 승준이가 변하기 시작했다. 노인요양원에서 6개월간 노인들의 수발을 들며 즐거워하는 승준이는 어느 새 자폐를 이긴 건강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지난 10월에는 그렇게 바라던 한일장신대 신학부 수시1차 전형에 사회봉사 및 리더십 우수자로 합격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이군은 “참을성을 기르려 산을 올랐고, 이젠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내 안에 생겼다.”면서 “가족과 함께 등산하고, 사랑으로 껴안으면서 비로소 세상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체청소년성취포상제 시상식에서 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군은 “가족에게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글 사진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연말 자선공연 롱런 비결은?

    연말 자선공연 롱런 비결은?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는 자선 공연들이 잇달아 열린다. 자선공연은 1회성 공연이 대부분이지만 ‘롱런’(장기공연) 작품도 여럿 있어 주목된다. ‘뜻’도 살리면서 관객의 ‘예술성’ 눈높이를 맞춘 것이 장수비결로 꼽힌다. 30일 문화계에 따르면 성인발달장애인의 자활 기금 마련을 위한 조이콘서트가 오는 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았다. ‘기쁨터’가 주관한다. 장애아를 키우는 가족들이 사회에서 아이와 더불어 행복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어머니들의 모임이 모태다. 공연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해마다 2000만~3000만원의 기금을 모아 장애인 보호센터 등에 기부하고 있다. 가수 유열이 10년째 사회를 맡고 있고, 기타리스트 이병우·김의철, 피아니스트 이루마, 가수 김광진·서영은·윤선애, 까리따스 중창단, 기쁨터 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김미경 기쁨터 부모회 대표는 “순수한 목적을 가진 자원 봉사자들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 같다.”면서 “신종 플루 때문에 걱정이 크지만 항상 안될 것이라는 걱정 속에서도 기금을 모아 기부하게 되는 기적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에도 그럴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1만~3만원. (031)977-9055. 복권위원회 기금의 지원을 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예술과 함께하는 희망나눔 콘서트’도 12월 한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가 희망을 나누는 이 콘서트는 최근 6년 동안 매년 1000회 이상의 자선 공연을 일년 내내 꾸려왔다. 경기가 좋지 않은 올해에는 특별히 연말에 대대적인 자선 공연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노동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난치병환자와 가족, 노인 등 문화 향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을 직접 찾아가 무료로 진행하는 콘서트다. 전유성, 정은아, 정관용씨가 사회를 맡고 가수 강산에, 마임계를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 고재경, 일본의 비눗방울 아저씨 오쿠다 마사시, 성악으로 코믹한 동요와 가곡을 선보이는 클래식 중창단 ‘얌모얌모 콘서트앙상블’, 트로트를 부르는 성악가밴드 ‘씨플러스’ 등 한·일 예술가들이 교차 출연한다. 6일 서울 구로 아트밸리를 시작으로, 13일 전남 해남 문화예술회관, 19일 천안 시민문화회관, 20일 경북 청도 모계고등학교, 23일 경기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27일 춘천 한림대학교 등에서 차례로 열린다. (02)3141-4751. 클래식도 예외는 아니다. ‘사랑의 음악회-러브 바이러스Ⅱ’는 5년째 해마다 소아암어린이와 불우이웃을 돕는 음악회를 해 오고 있는 소프라노 고진영과 지휘자 서희태 부부의 자선 공연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수익금은 전액 소아암 환아, 희귀병 환아, 재활원생을 위해 사용된다. 3만원. (02)591-0308. 1992년 시작된 ‘사랑의 플루트 콘서트’도 장수 자선공연이다. 르노삼성자동차 후원을 받아 배재영 동국대 교수의 ‘사랑의 플루트 콰이어’가 해마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초청해 공연한다. 29일 이뤄진 올해 공연은 세계적인 거장 막상스 라뤼 등이 출연했으며, 수익금은 중증 장애인 복지기관인 ‘신망애 복지타운’에 전달했다. 배 교수는 “자선공연이지만 출연진 등 수준높은 작품성에 각별히 신경쓴 것이 성년(18년) 공연을 맞게 된 힘”이라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받지 못해 죽어가는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지원하기 위한 색다른 자선공연도 열린다. 국제백신연구소가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자경 지휘로 여는 콘서트다. 올해 처음 열리지만 앞으로 꾸준히 같은 내용의 콘서트를 열겠다는 게 백신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3만 3000~11만원. (02)3487-0678. 홍지민 이은주 이경원기자 icarus@seoul.co.kr
  • 제대로 슬퍼하고 제대로 이별하기

    한용운 시인은 님을 떠나보내며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님의 침묵’ 중)라고 새로운 희망을 노래했다. 모두 말하길 이별은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는데, 정말 그저 이별만으로 우리는 성숙해질 수 있는 걸까. 심리 에세이 ‘좋은 이별’(푸른숲 펴냄)을 펴낸 소설가 김형경은 “이별로 성숙해지려면 이별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답한다. 슬플 때는 슬퍼해야지 ‘찌질’해지지 않으려고 ‘쿨’하게 이별을 넘기다가는 ‘마음의 병’이 난다는 얘기다. 김형경은 지인들과 문학 작품 속 인물의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잘 이별하고 잘 슬퍼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잘 슬퍼하지 못해 ‘마음의 병’이 생긴 대표적인 예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그는 여섯 살에 여동생을 잃은 이후 평생 발달장애와 분리불안을 겪었다고 한다. 이상할 정도로 무심한 부모들 때문에 그는 여동생과의 이별을 제대로 슬퍼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여동생이 죽은 다음날 골프를 치러갔고 장례식도 열지 않았으며, 심지어 장지에도 가지 않았다고 하니 그 충격은 적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김형경은 “상실의 슬픔은 피할 게 아니라 ‘애도’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슬퍼할 자신이 없어 상실을 외면하지 않던가. 이렇게 말하는 작가도 마찬가지. 그는 아버지가 죽었을 때 장례에 참석할 자신이 없어 담배, 독서, 자기파괴적 행위로 불안을 표현했던 경험을 전하기도 한다. 그는 이런 경험에서 우려 나온 해결책을 책 곳곳에 제시하고 있다. 책은 네 장으로 구성해 첫 장에서는 ‘애도’라는 개념의 탄생과 관련 이론을 소개한다. 2~4장은 충격, 부정, 분노, 공포, 그리움, 미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이별 단계의 감정을 지나 슬픔이 무르익고 결국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까지의 실천법을 소개한다. ‘사람 풍경’, ‘천 개의 공감’에 이은 작가의 세 번째 심리 에세이. 본업인 소설쓰기보다 심리 관련 청탁, 강연으로 바쁘다는 그는 “책을 읽은 분들이 자기도 모르게 내 손을 덥석 잡을 때 가슴으로 전해지던 뜨겁고 뭉클한 기운 덕분에 이번 책을 쓸 동기와 용기를 얻게 됐다.”고 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좋은 이별’, ‘성에’ 등 작가의 소설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모닝 브리핑] 저소득 발달장애 영·유아 정밀진단비 지원

    내년부터 발달장애를 앓는 저소득층 영·유아들은 국가로부터 40여만원의 정밀진단비를 지원받아 장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의료급여에 따른 국가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자 중에서 발달장애 정밀평가 판정을 받은 영·유아에게 정밀진단비를 새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발달장애는 정신이나 신체적인 발달이 나이에 맞게 이뤄지지 못해 청력이상, 시각장애, 간질, 언어장애, 발달지연, 뇌성마비, 학습장애, 정서 및 행동장애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질환을 말한다.지난해 복지부가 실시한 만 5세 미만 영·유아 건강검진사업 효과분석 결과 1만 2000명의 조사대상 어린이 가운데 남아 2000여명, 여아 1000여명 등 3000여명이 발달지연 의심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확진판정비가 40만원에 달해 상당수 저소득 가정이 발달장애 판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반갑습니다 선배님(KBS2 오전 9시30분) 발달장애 아들 승훈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베푸는 삶에 대해 깨우치기 시작했다는 이상우.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더 큰 행복을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선배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90년대를 풍미한 발라드 가수 이상우가 모교 부산동고등학교를 찾아간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서울 중구 충무로 대한극장 건너편, 경쟁하듯 키를 높여가는 빌딩 숲 사이 낮게 몸을 웅크린 채 긴 세월을 버텨내고 있는 작은 골목이 있다. 충무로에서 을지로로 이어지는 200m 남짓한 골목 사이사이에 들어선 출판, 인쇄, 종이와 관련된 각종 업체들. 세월을 찍는 인생골목, ‘인쇄골목’의 3일을 따라가 본다. ●수상한 삼형제(KBS2 오후 7시55분) 재수는 어영이를 만나 놓치기 싫다고 얘기하면서 다시 돌아와 달라고 부탁하고, 어영은 옛날 생각을 하면서 잠시 흔들린다. 전과자는 현찰에게 건강이 아파트 하나 사주면 어떻겠냐라고 하지만 현찰은 머뭇거린다. 한편 전과자는 우미와 함께 건강이 모르게 고시원에 있는 물품들을 싸서 집으로 옮긴다. ●인연만들기(MBC 오후 7시55분) 상은네 가족들이 갑자기 와서 놀란 여준과 상은은 자신들 모르게 결혼식이 진행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에 심각해진다. 결혼 얘기에 놀라 상은을 찾아간 혜림은 다짜고짜 상은의 뺨을 때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준은 자신에게 무뚝뚝한 상은이 이상하기만 하고, 상은은 학원에 첫 출근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신종말론이 지목하는 대재앙의 날짜는 2012년 12월21일. 2012년 12월 21일을 지구 대재앙으로 예견하는 주장의 근거들을 하나씩 추적해 본다. 2012년 지구 대재앙의 근거가 되는 마야력의 예언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구에 벌어질 일들을 예견하는 여러 과학 이론들은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효도우미0700(EBS 오후 5시10분) 3년 전, 막내아들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한달음에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루게릭병,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결국에는 온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 아들은 현재 성대에 삽입한 튜브로 숨을 쉬고, 위장에 삽입된 급식관을 통해 영양식을 공급받으며 의학의 힘으로 삶을 유지하고 있다. ●OBS 스페셜(OBS 오후 8시50분) 경남 합천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원경고등학교. 10년 전 이곳의 학생들은 일반 고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극심한 성장통을 겪은 이들은 나름의 열정을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이들은 졸업 후 1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신종플루 완치 고교생 폐렴·폐출혈 합병 중태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에 걸렸다 완치된 10대 남자 고등학생이 합병증으로 중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대전의 한 거점병원 중환자실에서 A군(17)이 폐렴·폐출혈 합병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A군은 발열 증세가 있어 지난 3일 동네 의원을 찾았다가 감기 진단을 받았다. 상태가 계속 이어져 4일 대전의 한 거점병원을 찾았지만 신종플루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어 6일에 다른 거점병원에서 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결국 6일 폐렴 환자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7일 확진판정을 받고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실시했다. 8일 증세가 심해져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14일 신종플루 음성으로 확인됐다.A군은 10대 고등학생으로 고위험군이 아니라는 점이 다른 중증환자와 구분된다. 다만 신경발달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뇌성마비 등 신경발달 장애인과 정신지체 장애인을 신종플루 고위험군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정책진단] 환경보건법 시행 6개월 짚어 보니

    [정책진단] 환경보건법 시행 6개월 짚어 보니

    정부는 환경성 질환(석면에 의한 폐질환, 아토피, 천식, 소아암, 선천성 기형, 소아발달장애 등)의 심각성을 인식, ‘환경보건법’을 제정하고 올해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환경보건정책관(局)을 신설하고 산업화 후유증에 따른 대비와 각종 환경성 질환에 대한 예방책도 세웠다. 환경성 질환은 환경오염과 유해화학물질 등 유해인자와 상관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질환이다. 정책시행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환경보건정책의 가장 큰 이슈와 현안을 짚어보고 발전방향을 진단해 본다. 환경보건법 주요골자는 유해물질 위해성평가, 환경성 질환 조사, 피해 보상·기금 확보 근거 마련, 어린이 활동 공간·이용품에 대한 관리기준 강화 등이다. ‘환경 관련 건강피해의 예방·관리’도 신설하여 3년마다 전국민 환경보건 기초조사를 하고, 국민의 건강피해에 대해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특히 사업활동 등에서 생긴 환경성질환에 대해서는 원인 제공자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명시했다. ●환경성 질환 인식제고 토대 마련 법 시행과 함께 환경 유해인자의 위해성 관리, 유해물질 규제, 실내공기질 관리강화 등의 시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전국 11곳의 환경보건센터를 환경성 질환 전문기관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각종 질환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 정부가 문제해결에 나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법 제정으로 어린이와 노인 등 민감계층에 대한 보호막이 생겼다는 점은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환경보건법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타부처와 보다 활발한 유기적 협조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경 오염원의 원인은 다양하고 이에 따른 환경보건 문제는 타부처 정책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처럼 민감계층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고려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성 질환 판단기준과 피해구제를 위한 재원마련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정책의 기본 방향은 환경성 질환의 원인규명과 예방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수요자들은 보상 쪽에 관심이 더 높아 어려움이 있다.”면서 “보상을 위한 후속조치와 재원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2032년 악성중피종 환자 최고조 예상 환경성 질환은 수질·실내외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및 알레르기(아토피) 질환, 석면으로 인한 폐질환, 환경오염 사고로 인한 건강장해, 유해화학물질 중독증 등 영역이 광범위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질병과 환경 연관성을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환경부는 환경보건법 시행 후 지난 6월 충남 홍성·보령의 석면광산 주변 5개 마을 주민 215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는 110명이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20~30년 전에 채광작업이 끝난 광산이라는 점과 무엇보다 광산에서 일한 적이 없는 주민들에게 폐질환이 발견됐다는 것은 사회적 충격을 줬다. 석면으로 인한 질환은 광산뿐만 아니라 공장지대, 재개발 현장, 지하철 등 생활과 밀접한 공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준다. 석면으로 인한 ‘악성중피종’ 사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국내 석면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악성중피종이란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원인은 석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악성중피종 환자 발생은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성균관대 성동일 산업의학교실 교수는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와 슬레이트 수입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2년을 정점으로 추정해 보면 2032년쯤 국내 악성중피종 환자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경부도 “국내 석면 총사용량을 200만t으로 계산했을 때 향후 30년 동안 악성중피종 환자는 매년 400여명씩 발생, 총 11만 7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가·지자체·기업 함께 책임져야 석면은 악성중피종이나 폐암, 석면폐처럼 인체에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는 1급발암 물질이다. 하지만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기 때문에 피해에 대한 책임 규명과 보상에 어려움이 있다. 환경성 질환으로 판정되더라도 어느 시기에 어떤 경로를 통해 걸렸는지, 또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비록 안다고 하더라도 소송을 거쳐야 하고 보상 소멸시효도 짧아 사실상 피해구제가 불가능하다. 민법 제766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손해나 가해자를 밝혀낸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선진국은 정부가 나서서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있다. 환경부 오종극 환경보건정책관은 “환경과 건강 상관관계 규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석면질환을 비롯한 환경성 질환자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책임지는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양천구, 정서장애아 수호천사로

    양천구, 정서장애아 수호천사로

    서울 양천구가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가정해체, 방임, 학대 등으로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저소득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서비스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 1일부터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상담실, 청소년지원센터 등과 함께 심리치료가 필요한 저소득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정서발달장애아동 무료 지원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심리·상담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신정동 신정종합복지관을 서비스 거점으로 지정했다. 이번 서비스는 심리검사를 통한 아동발달 및 정서발달행동 평가, 맞춤형 상담 및 놀이·언어·인지 치료, 전화상담 및 가정방문 등으로 이뤄진다. 추재엽 구청장은 “무료 정서치료 서비스는 치료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가정이나 언어습득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의 심리적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구는 모든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양천구가 지난해 7월 아동복지시설 어린이에 대한 현황 조사결과 424명 중 42.4%인 180명이 정서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6명이 경제적 곤란(35명), 부모 방임(9명), 부모 미인지(42명) 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 지난 4월 양천구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신원중, 양서중 재학생 1596명을 대상으로 정서장애를 검사한 결과 20.6%인 329명이 고위험군으로 조사되는 등 많은 학생이 정서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어린이나 학생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학업 중단, 약물 중독, 폭력, 자살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방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구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한부모나 조손가정 어린이들은 정부의 지원서비스가 있어도 직장, 장사 등 생계유지 활동으로 서비스 이용에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치료 동행서비스’도 제공한다. 즉 사회복지사가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이나 보호 시설을 방문, 안전하게 치료받고 귀가할 수 있도록 동행하는 것이다. 양천구는 서울 꿈나무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번 서비스와 함께 저소득층 아동학습지 무료지원사업을 동시에 시행함으로써 저소득층 자녀에게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는 공간과 인력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는 새로운 센터 설립 대신, 어린이 상담과 치료를 위한 공간과 인력이 확보돼 있는 복지관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으로 서비스의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한미정 여성복지과장은 “6곳의 상담·치료실과 10명의 상담치료사가 상주하는 신정종합복지관을 첫 번째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나선다.”면서 “꼭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들이 사회적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아동복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中 산시성 어린이 138명 단체 ‘납중독’

    중국 산시성에 사는 어린이 100여명이 단체로 납에 중독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공위생관리부는 산시성 펑상현 어린이 다수가 반사속도가 느려지고 기력이 없는 등 평소와 다른 상태를 보인다는 부모들의 신고를 받고 집단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이들 138명의 혈액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납이 검출됐다. 138명에게서 검출된 납의 평균치는 혈액 1ℓ당 250㎎. 일반적으로 혈액 1ℓ당 0~100㎎까지를 기준으로 보며, 100㎎ 이상의 납이 어린이의 체내에 쌓이면 뇌 발달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펑상현 주민들은 아이들이 납에 중독된 원인으로 인근에 있는 제련공장을 지목하며 공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공업단지에서 나온 공해와 폐기물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 한 시민은 “문제의 공장들은 우리 마을에서 400~5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밤마다 폐기물을 마구 쏟아낸다.”고 분노했다. 이에 공장의 한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정부가 허가하는 범위 안에서만 폐기물을 버렸을 뿐, 어떤 잘못도 없다.”고 발뺌했지만, 지난 3월에도 이 지역에 사는 6세 소녀가 납으로 인한 위염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당국이 펑상현 인근에 거주하는 어린이 860여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며, 환경관리부서가 이곳의 흙과 물 등을 샘플로 수집해 정밀검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편 납중독은 구토와 두통, 식욕부진 등을 유발하며, 심각해지면 뇌 손상 및 발달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눔 바이러스 2009] 발달장애 청소년관악단에 5000만원

    [나눔 바이러스 2009] 발달장애 청소년관악단에 5000만원

    에쓰오일이 장애청소년 관악단에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에쓰오일은 23일 발달장애 청소년 관악단 ‘하트하트윈드 오케스트라’에 5000만원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하트하트재단은 이 후원금을 다음달 제주에서 열리는 ‘2009 제주 국제관악제’의 참가 비용과 음악적 재능을 지닌 저소득 장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박봉수 에쓰오일 수석부사장은 “하트하트윈드 오케스트라가 제주 국제관악제에 참가해 그동안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침으로써 음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트하트윈드 오케스트라는 2006년 3월에 창단한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관악단으로 26명으로 이뤄졌다. 지난해는 미국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일곱 차례 공연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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