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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림동 이젠 ‘중구 복지 랜드마크’

    중림동 이젠 ‘중구 복지 랜드마크’

    복지시설 사각지대였던 서울역 뒤편 중림동에 종합복지센터가 들어선다. 중구는 20일 오후 2시 중림종합복지센터 광장에서 복지센터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중림종합복지센터는 대지 3259㎡, 연면적 1만 1282㎡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2009년 259억원의 예산을 들여 착공해 최근 완공됐다. 지상 1~3층은 중구보건분소가 입주하는데 1층에는 통합건강관리센터와 모자건강실 등이 들어선다. 2층에는 한방실과 재활치료실·구강보건실·방문보건실, 3층에는 식생활교육정보센터와 정신보건센터 등이 들어선다. 4층에는 만리2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중림동주민센터가 들어서고, 이와 함께 가족지원센터가 들어서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발달장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7층은 중림종합사회복지관이 들어선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취임 2년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취임 2년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29일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현장’이라는 단어를 수십 차례 강조했다. “주민을 직접 바라보고 현장에서 즉시 민원을 해결하는 ‘현장행정’과 ‘소통행정’에 방점을 두다 보니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연이은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밤낮없이 주민과 수해 방지시설을 돌보느라 노란 재난안전대책본부 근무복을 벗을 새도 없었지만 조 구청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서울지역에 내린 엄청난 폭우에도 어떤 피해도 없이 무사히 지나간 것은 현장행정의 결과”라면서 “임기 후반기에도 ‘현장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는다.’는 소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의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민선 5기를 시작하면서 영등포구를 교육과 복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새 영등포로 만들겠다고 구민들과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소통행정과 현장행정을 꾸준히 펼쳤다. 주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을 쉽게 얻을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소통이고 주민을 위한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이 공감하는 교육·복지정책이란 -나눔도 중요하지만 자립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복지 행정을 하는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발달장애인을 위한 제과·제빵학교를 열고 노숙인을 위한 자활프로그램을 개설한 것이 그것이다. 더불어 자원봉사자를 많이 발굴해 예산을 절감하면서 한편으로는 수혜를 받는 주민이 만족하는 복지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4월에는 전국 최초로 고등학교에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설해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앞으로는 중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불경기로 세 수입은 줄고 지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낭비성 사업 없이 효율적으로 예산을 배분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 →중요 숙원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신안산선 광역전철망’을 내년에 착공한다. 완공되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대림동과 신길동, 도림동의 교통 편의성이 높아지고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도 타임스퀘어와 함께 지역 명소로 쇼핑과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다음 달에는 신길동에 여성 전용 복지시설인 ‘여성복지센터’가 들어선다. 지역 여성의 능력을 개발하고 복합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어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구를 두 지역으로 양분하고 있는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도 우리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6개 지자체와 공동협약을 맺고 추진하고 있다. →임기 후반기 목표는 -주민과 약속한 공약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약속을 잘 지키는 구청장’으로 기억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친환경 물놀이장 같은 7개 사업은 이미 실천했고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포함한 13개 공약사업은 올해 말까지 완료된다. 마을기업을 육성하고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을 확대해 주민이 희망을 잃지 않고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주말농장 같이 주민과 가족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마련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특별기획 다섯손가락(SBS 일요일 밤 9시 50분) 손목 깁스를 하게 된 인하(지창욱)는 콩쿠르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지호(주지훈·오른쪽)를 원망한다. 죄책감에 휩싸진 지호는 유만세(조민기)에게 자신도 콩쿠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편, 민반월은 자신의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자식에게 지극히 잘해주는 영랑(채시라)을 의심한다. ●2012 글로벌 대기획 슈퍼피쉬 제1편(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10만년 전, 인류는 강가에서 물고기 사냥을 시작했고, 그곳에서 문명을 꽃피웠다. 강과 호수에서 대양의 세계로, 작살에서 대형 어망으로, 이렇게 인간과 물고기가 벌이는 대결의 장은 끊임없이 확장돼 갔다. 그리고 사냥 기술 또한 놀라운 방법으로 진화해 나갔는데….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청애는 양실이 귀남을 잃어버린 장본인이라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 더구나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일숙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보자 기분이 묘해지고, 이숙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더없이 감사해주는 재용에게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는다. ●OBS 스페셜-살아 숨쉬는 한국의 섬 1,2부(OBS 토·일요일 밤 9시 25분) 1부에서는 제주의 자연생태를 집중 조명하며, 한라산의 생성과정과 생태지도를 되짚어본다. 아울러 세계 자연유산 등재 배경과 효과적인 앞으로 보호 방향 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이 가진 천혜의 경관은 물론 자연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광복절 기획 KBS 스페셜 - 독점발굴 독도의 증언(KBS1 일요일 밤 8시) 2012년 8월 11일, 런던 올림픽 축구에서 한국대표팀의 동메달이 결정됐다. 심장이 터질 듯한 기쁨도 잠시 온 국민의 환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모니와 이에 따른 동메달 보류가 결정 난 것. 과연 60년이 넘게 이어진 일본의 독도 도발을 막는 해법은 무엇일까. ●최강연승 퀴즈쇼 큐(MBC 일요일 오전 9시 15분) 지식과 상식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형식의 퀴즈가 시작된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브레인 100인이 10인씩 팀을 이뤄 예선전에 참여한다. 그리고 본선에 오른 한 팀, 총 10명이 대결을 펼쳐 최종 1인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내로라하는 브레인 집단 10팀이 모여 열띤 대결을 벌인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동물일기(EBS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다섯 살 때 소아정신과에서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수연에게 여러 번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했다. 하지만, 매번 친구들에게서 수연은 두 발쯤 더 멀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런 수연에게 지난 4월 드디어 친구가 생겼다. 프로그램에서는 수연과 유기견 흰둥이가 전하는 특별한 우정 이야기를 담았다.
  • 남다른 아이들의 엄마 남모를 행복을 말하다

    세상에 나온 아이를 만나는 행복감에 젖어야 할 순간,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소식을 먼저 접하게 되면 엄마는 오만 가지 상념에 사로잡힌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았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엄마였다면 내 아픔을 대물림한 것인가라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장애 아이를 가진 불쌍한 엄마’라고 불릴 나 자신을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무지, 무시가 가득한 이 세상이 그리 독하다. 독한 세상, 팍팍한 현실을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김효진 지음, 부키 펴냄)는 그 생생한 이야기다. 마흔아홉 해를 소아마비 후유증을 안고 산 저자는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 엄마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했을까. 그래서 저자는 장애 아이의 엄마 12명을 만나고 엄마들이 겪은 남모를 아픔과 고충, 삶 속에서 찾아낸 기쁨과 행복을 고스란히 담았다. “나비였어요. 처음엔 까만 나비인지 몰랐어요. …그 나비가 반쪽으로 딱 갈라져 한쪽이 없는 상태에서 날아가는 거예요. 너무 좋지 않은 꿈이라 그게 태몽인지도 몰랐어요.” 불길한 꿈에 엄마는 낙태를 고민했다가 결국 4대 독자 진석이를 낳았다. 발육이 많이 늦기에 병원에 갔더니 두 곳 모두 척추근이양증(근육병)이라고 진단했다. 치과 치료를 하면서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이의 입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 진학했는데, 교사나 학생들은 장애 아이들이 없는 존재처럼 조용히 있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근육병을 고치려고 백방으로 뛰었는데, 심지어 뒤늦게 진석이가 발달장애임을 알게 됐다. 진석 엄마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아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많이 힘들 텐데, 굳세게 잘 기르세요.” 다운증후군 지영이를 키우는 서경주씨는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다운증후군 같습니다. 이런 애는 버려도 데려가는 사람이 없어요. 열세 살까지 살려나.” 은혜가 태어난 지 겨우 이틀째 된 날, 장차현실씨가 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무례하고 잔혹하다. 세상의 인식은 부정적이지만 가족들은 지혜롭다. 180㎝ 키에 얼굴이 하얀 요섭이가 자폐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참 잘생겼는데, 안됐다.”고 한다. “장애가 있다고 못생기고 성격이 모나야 하나.”라고 반문하는 요섭 엄마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섭이 덕에 하루하루가 시트콤처럼 재미있다. 다운증후군 승민이의 형과 누나들은 승민이가 귀엽다면서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준다. 자신들과 조금 다른 승민이에게서 배려와 양보를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승민 엄마는 고맙고 든든하다. 온몸으로 희망을 찾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안쓰럽게, 또는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힘이 있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학교폭력·인터넷중독도 국립정신병원에서 치료

    서울, 춘천, 공주, 나주, 부곡 등 전국 5개 국립정신병원이 학교 폭력 피해자, 인터넷 중독 청소년, 자살 시도자 치료 등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건강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전국 5곳 권역별 거점기관으로 보건복지부는 18일 국립정신병원 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앞으로 국립정신병원은 다양한 신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의 정신건강 관련 자원을 연계, 지원하는 거점 기관의 역할을 맡는다. 우선 아동, 청소년 대상 서비스를 확대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피해자 치료센터와 청소년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를 두기로 했다. 또 정서·행동 장애 등으로 3개월 이상 결석이 불가피한 학생들에게 치료와 배움의 기회를 주는 병원학교 기능도 갖출 계획이다. 현재 국립서울·공주·나주병원 등 3곳에만 병원학교가 있다. 국립서울병원 이외에 4개 병원에서도 자폐증 등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치료·재활 서비스를 하고 발달장애에 대한 연구 조사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입원 병실을 줄여 직업재활시설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 3050개인 5개 병원의 입원 병상 수를 오는 2014년까지 1330개로 감축하고 130여명의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를 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대신 수공업 위주의 민간 기업을 유치해 입원 환자와 지역 내 정신건강 장애인을 위한 직업 재활의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근로자 정신건강 증진 사업도 추진한다. 중소기업, 취약 근로자를 위한 심리 안정, 스트레스 관리, 상담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특히 군인, 경찰, 소방관 등 특수직 종사자들에게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자살 시도자를 위한 단기 입원 병상을 운영해 자살 시도자의 자살 위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입원 치료 서비스도 맡는다. 복지부 측은 “이미 국립춘천병원은 강원도 내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원 병실 줄여 직업재활시설로 줄어든 병상은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꺼리는 결핵 등 감염성 질환 또는 청각장애 등 중복장애를 가진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치료에 사용한다. 법무부 치료감호소와 연계해 치료감호가 종결된 사람 가운데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입원 치료, 사회 적응 훈련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임종규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9월 말까지 병원별 기능 개편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후속 조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기, 발달장애인 직업교육 아이디어 공모

    경기도는 발달장애인의 직업교육과 일자리 발굴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 최고의 아이디어에 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고 12일 밝혔다.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자립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직업교육 및 일자리 발굴 방안을 주제로, 13일부터 27일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도는 창의성, 능률성, 계속성, 적용범위, 노력도 등을 평가해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할 예정이다. 접수는 도 홈페이지(www.gg.go.kr),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 네이버 카페(cafe.naver.com/gideain), SNS(www.facebook.com/ggholic), 이메일(ggidea@gg.go.kr) 등으로 하면 된다. 도는 정보소외계층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우편(경기도청 비전담당관실 제안 담당자)을 통해서도 아이디어를 접수받는다. 외국인 참여를 위해 영어로도 접수한다. 도 관계자는 “발달장애는 주로 아동기에 발현해 성인기에도 지속되기 때문에 본인과 가족의 부담이 큰 장애유형”이라며 “이번 공모 제안을 통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질적으로 도움될 좋은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하) 우리도 홀로 설 수 있어요 -교남어유지동산 찾아가보니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하) 우리도 홀로 설 수 있어요 -교남어유지동산 찾아가보니

    11일 오후 4시, 경기 파주시 적성면 어유지리에 위치한 교남어유지동산 내 토마토 비닐하우스에서는 지적장애인 홍모(29)씨와 이모(33)씨가 토마토 줄기를 하나씩 잡아 지지대에 집게로 고정시키고 있었다. 토마토 줄기가 휘어지지 않고 곧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다. 홍씨는 “공기가 맑은 곳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교남어유지동산은 지적장애인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월급을 받아 자립하도록 하는 곳이다. 사회복지법인 교남재단이 운영하는 직업재활시설이자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 기업이다. 교남재단이 1994년 부지를 매입해 자립 농장을 연 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세워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같은 시간 본관 내 포장 작업실에서는 장애인 5~6명이 갓 수확한 오이와 부추를 포장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오이를 3개씩 투명 비닐봉투에 담고 부추도 가지런히 포장지에 담아 상자에 차곡차곡 쌓았다. 박모(40)씨가 오이 꼭지를 아래로 가도록 봉투에 담자 김모(34)씨가 “거꾸로 넣었잖아.”라며 핀잔을 줬다. 박씨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김씨가 오이를 포장하는 것을 보고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교남어유지동산에는 사회복지사와 사무원 등 14명의 직원과 39명의 지적장애인이 함께한다. 3만 9600㎡(약 1만 2000평)의 밭과 비닐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 오이, 감자, 배추 등을 농약 없이 재배하고 된장, 고춧가루, 수세미화장수 등 가공품도 만들어 판매한다.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지적장애인들 월급으로 돌아간다. 지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보호작업장에서의 조립이나 포장, 사무보조, 청소 등이 꼽힌다. 이곳에서는 지적장애인에게 맞는 일을 고민하다가 농업을 선택했다. 손인식(41) 사무국장은 “농업은 자연과 함께하면서 정서적 안정과 건강에 도움을 준다.”면서 “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농번기에 바쁜 대신 농한기에 쉴 수 있어 일을 계속 이어가기 힘든 지적장애인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어유지동산은 농산물 재배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운영, 농촌체험 등으로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지금은 연 매출 4억원, 방문객이 1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친환경 농산물 구입과 농촌체험,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라는 입소문이 각 기업체와 학교 등에 퍼지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의 표정은 더없이 밝다. 찾아오는 이용객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흔들고 휴식시간에는 휴대전화로 음악을 함께 들으며 드라마나 스포츠에 대해 한바탕 수다도 떤다. 2005년 어유지동산 내 숙소생활을 접고 동두천시에 아파트를 얻어 출퇴근하기 시작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손 사무국장은 “자신들의 월급으로 방을 얻고 살림을 꾸리면서 직업의식을 높이고자 했다.”면서 “그 이후 일에 대한 보람도 커지고 이웃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노화가 빠른 편이라 여기서 일하는 장애인들도 오래 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하는 동안만큼은 비장애인과 같은 ‘평범한 삶’을 꿈꿀 수 있다. 손 사무국장은 “단순히 급여만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자립해 생활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장점을 살려 수익을 높이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적장애인의 자립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부모품 떠날 수 있게… 취업·소득·주거 지원해야

    발달장애인 부모들을 짓누르는 가장 큰 걱정은 ‘내가 죽은 뒤 우리 아이는 누가 돌보나.’라는 것이다. 부모의 품을 떠나 자립에 성공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지원 방안의 핵심이다. 김기룡 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취업·소득·주거 세 가지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취업을 늘리는 한편 취업이 불가능한 장애인에게 충분한 소득을 보장해 주고 주거를 지원하면 자립과 지역사회 적응 등은 자연스레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발달장애인 보호고용 확대, 자립생활훈련 체계화, 소득보장체계 구축 등을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에 담았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특히 취업 자체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발달장애인의 취업대책으로 보건복지부는 보호고용 작업장을 늘리고 직종을 다양화하며, 종사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 등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노석원 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보호고용 작업장은 그나마 경증인 장애인들이 일하는 곳”이라면서 “장애인 중 취업이 가장 어려운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취업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평생에 걸친 소득지원 역시 과제다. 정부는 부모가 가입해 준비하는 발달장애인 연금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는 장애인의 소득을 부모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장애인 자녀를 돌보느라 맞벌이를 포기하고 엄청난 비용을 들이는 부모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김 사무처장은 “장애인 연금제도를 개편하거나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혼자 살아가기에 충분한 소득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중) 부모의 눈물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중) 부모의 눈물

    이유현(50·여)씨의 딸 지연(17)양은 자폐성장애 1급이다. 말을 전혀 하지 못한다. 화장실에 가고 밥을 떠먹는 것이 고작이다.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교회에 가는 길에도 이상행동을 반복한다. 학교와 복지관에서 생활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를 빼고 이씨가 항상 지연이의 곁에 머물며 돌봐야 한다. 언제부턴가 집안 대소사에서도 지연이네 가족은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씨는 “지금은 학교에서 돌봐 주니 다행이지만 졸업하고 나면 집 말고는 달리 있을 곳도 없다.”고 말했다. 모든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다 힘들게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가 구심점이 돼 가족이 똘똘 뭉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삶 전반에 걸친 지원체계가 미비한 가운데 발달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고 있는 가족들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루 24시간 장애를 가진 자녀를 돌봐야 하는 가운데 사회관계의 단절, 사회적 편견 등을 경험해야 하는 부모들 중에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부모의 부담은 발달장애인의 형제 자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서모(38·여)씨의 아들 정훈(14·가명)군은 지적장애 1급과 지체장애 4급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대화가 전혀 되지 않을뿐더러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마비된 탓에 걷는 것도 쉽지 않다. 서씨는 정훈이를 돌보느라 둘째아들 영훈(8·가명)이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 있는 장난감은 정훈이에게 모두 양보하게 했고 지금도 정훈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느라 영훈이는 혼자서 등교하고 있다. 영훈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서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정훈이에게 장애가 있는 것을 안 영훈이네 반 친구들이 “네 형 장애인이라며?”라고 놀려댔던 것이다. 서씨는 “첫째를 돌보는 것도 버거운데 둘째까지 챙겨야 해 너무 힘들다.”면서 “우울한 마음이 극에 달해 화병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을 주로 돌보는 사람의 68.8%는 부모였다. 발달장애인의 보호자는 장애인을 두고 혼자 외출하는 경우가 주 1회 미만(48.9%)이고 41.8%는 여가생활을 포기하며 42.2%는 꼭 가야 할 집안 모임에 가지 못하는 등 여가생활과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자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기는 등 직장생활에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44.6%에 달했다. 자연스레 보호자의 삶의 질이 떨어져 52%는 우울증이 의심됐고 이혼이나 별거를 경험한 비율도 7.1%나 됐다. 우울감에 좌절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신이 직접 장애인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 부모도 있다. 조택형(46)씨는 지적장애 1급인 아들 성준(18)군을 돌보며 장애아 부모로서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밤마다 울고 소리를 질러대 이웃집에서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고, 비장애아와의 통합교육을 위해 일반학교에 다닐 때는 아내가 성준군과 함께 수업을 들어야 했다. 결국 조씨는 사업을 접고 4년 전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라는 복지법인을 설립,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운영을 비롯한 장애인 복지사업에 투신했다. 조씨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크지만 정부에서 해주는 것이 없으니 직접 나선 것”이라면서 “시설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가족이 해체된 채 오갈 곳이 없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외부활동 많은 3급도 지원 대책 절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은 주로 사회적 돌봄 및 보호체계 부족,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등에 기인한다. 정부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돌봄서비스 확충, 경제적 지원 강화, 심리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에 따르면 저소득층만 이용할 수 있었던 중증 장애아동 돌봄서비스를 모든 소득계층으로 확대하고, 장애아동에 대한 활동지원 서비스 제공 시간도 확대된다. 그러나 부모들은 학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아동·청소년기보다 학교를 졸업한 성인기에 돌봄 및 보호 서비스가 더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장애1급만 신청할 수 있었던 활동지원제도를 2급으로 확대하는 등의 성인 대책도 내놨다. 이에 대해 김기룡 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발달장애인은 1·2급보다 3급이 외부활동이 잦은데도 3급은 활동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장애인거주시설을 단기보호가 가능하도록 개편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조택형 장애복지법인 대표는 “장애인 시설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도시에는 거의 없다. 보호시설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 등을 겪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지원과 관련, 노석원 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정작 우울감이 심한 부모들은 지원 정보를 얻고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것마저 버거워한다.”면서 “심리 지원이 절실한 부모들을 발굴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극복돼야 한다. 이유현(50·여)씨는 “장애인 가족이 보통의 가족보다 더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렵고 불행할 것이라는 시선이 더 견디기 힘들다.”면서 “장애인 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실천은 독자만의 몫 아니다/이소영 서울대 4년·전 대학신문 편집장

    [옴부즈맨 칼럼] 실천은 독자만의 몫 아니다/이소영 서울대 4년·전 대학신문 편집장

    나의 좌우명은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수고하라.’이다. 옳음을 판단하는 것은 앎의 영역이지만 이를 ‘믿는’ 것은 신념의 영역이며, 나아가 이를 위해 ‘수고하는’ 것은 실천의 영역이다. 이 짧은 문장 속에 담겨 있는 어려운 목표는 언론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주 서울신문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는 7월 7일 자 커버스토리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였다. 전체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는 장애인 지원현황 중에서도 지체장애인과 비교하면 사각지대에 있는 발달장애인 문제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 참신했으며, 장애인의 경제 활동에 집중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소수자 문제를 다뤘다는 점, 발달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기사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는 점 등은 지난 옴부즈맨 칼럼에서 지적한 ‘정치·국제문제에 치중해 사회 약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며 기사에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적절히 해소해낸 듯하다. 물론 해당 기사에는 아쉬운 점도 있다. 각각의 기사들은 유기적인 동시에 중복적이며, 제목에는 발달장애인의 ‘인권’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기사에서는 그에 관한 내용이 없는 등 2개 면을 할애했지만 관련 사항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담아내지는 못했다. 또한 최근 서울신문이 ‘위기의 베이비부머’(7월 6일 자) 등 참신한 레이아웃과 세련된 그래픽을 보여줬음에 비해 발달장애인 기사는 면 구성이 단조롭고 빡빡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이 기사를 평가하고 싶다. 그 이유는 정치인의 옷차림 하나, 명사의 트위터 발언 하나가 뉴스가 되는 이 시대에, 현재 사회적 이슈로 발돋움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해 일간지의 2개 면을 할애했다는 점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관련법은 지난 총선에서 여야 모두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이며, 장애단체에서는 최대의 이슈이다. 이에 부응해 정부는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을 발표했고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이 19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발의됐지만, 해당 이슈는 대중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못한 상황이다. 기사에서 언급했듯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로 말미암아 그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특집기사는 발달장애인 문제를 이슈화하고, 제출된 법률안의 존재를 알릴 수 있다. 기사를 통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미흡한 지원과 자립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 알려진다면, 이는 법안 제정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며 설사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해당 문제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발달장애인 관련 기사를 평가하는 이유다. 단순히 지면 안에서 그 생명이 다하는 기사보다, 막연한 이미지와 단편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기사보다 실천을 유도하고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사가 좋은 기사다. 이것이 사회가 언론에 기대하는 역할이며, 언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수고하는’ 방법이다. 언론이 ‘제4부’라고 불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단순히 입법·사법·행정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혹은 필적하는 사회적 권력을 갖기 때문만은 아니다. 3부가 법과 정책을 제정·적용·집행한다면, 제4부인 언론은 자신의 판단이나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방향을 제시하고 각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해내야 한다. 단순한 관찰자나 견제자가 아닌, 자신의 역할을 갖는 행위자로서 사회적 실천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기사는 실천을 향한 괜찮은 한 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사 하나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코너를 마련해 정기적으로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어본다거나 각 분야의 알려지지 않은 쟁점 사안을 소개하는 등의 제안을 해 본다. 계류 중인 중요한 법안을 알리는 코너도 좋겠다. 어떤 방법이든, 언론의 활동은 실천과 맞닿아야 한다. 실천은 결코 독자만의 몫이 아니다.
  • [씨줄날줄] 부모 역할/주병철 논설위원

    우리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부모는 자식이 못나도 끊임없이 사랑하지만, 자식은 그러지 않을 때가 많다. 물론 치사랑이 없는 건 아니다. 어느 노()배우가 종교 방송에 나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낼 때 정말 냄새가 구수했다.”며 울면서 말했다. 그러고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어머니가 저를 낳아 대소변을 받아낼 때 너무 구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떠올랐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잘하는 걸까. 한도 끝도 없는 얘기지만 1962년 미국 심리학자 토머스 고든이 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7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부모를 위한 훈련프로그램인 ‘효과적인 부모 역할 훈련’이 해답의 출구가 될지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은 책으로도 나왔는데, 고든은 ‘부모 역할 대화법’이라는 주제를 통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하나가 되기보다 ‘함께’하라. 적극적인 듣기로 말문을 열어라.” 등을 제시했다. 옛 성현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황은 ‘퇴계집’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대개 집안의 자식은 부모가 미리 가르치고 억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방자하게 되고, 이어 끝없이 방자하다가 혹 어미를 꾸짖는 데까지 이르나, 이것은 자식도 물론 자식의 도리를 못한 것이지만 자식을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한 부모 또한 잘못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철학’에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주로 그것이 다른 어떤 애정보다도 믿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한테 부모가 가장 의지가 되는 것은 불행한 때이다. 이를테면 병에 걸렸 때 같은. 만일 올바른 부모라면 자식이 죄에 빠졌을 때도 그러하다.” 얼마 전 정부가 지적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퇴직교사, 사회복지사, 법무사, 변호사 등을 이들의 성년후견인으로 위촉해 ‘부모 역할’을 대신해 주는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발달장애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가 보호해 주겠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은 전국적으로 18만 3000명가량인데, 10명 중 9명은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후견인들이 정말 친(親)부모처럼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 정부는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이들의 자립에 필요한 대책 등을 더 챙기고, 후견인제 악용 사례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상)부족한 아동치료 인프라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상)부족한 아동치료 인프라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증을 가진 주인공 초원이는 42.195㎞의 마라톤 코스를 끝까지 완주해 낸다. 영화는 해피 엔딩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초원이의 삶은 어땠을까. 또 발달장애를 앓는 18만명의 또 다른 ‘초원이’들의 삶 역시 초원이처럼 행복할까. 불행히도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발달장애인을 위한 종합지원계획을 만들었다. 이 땅의 수많은 ‘초원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긴 마라톤 여정의 첫발인 셈이다. 이에 맞춰 서울신문은 발달장애인들의 현실과 문제, 대안 등을 엮은 기획시리즈를 상·중·하로 나눠 싣는다. <편집자주> “여러분, 이번 시간에는 그룹 활동을 할 거예요.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 지난 5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 6층 행동치료실에서 ABA(응용행동분석)유아교실이 열렸다. ABA유아교실은 자폐성 장애로 갓 판정받았거나 자폐 증세를 보이는 만 2~6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기초 학습과 문제 행동 수정 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장기치료 프로그램 많지 않아 이날은 남아 3명과 여아 2명 등 5명의 아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활동이 진행됐다. 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은 둥그런 테이블에 빙 둘러앉았다. “선호(가명)야, 여기 보자. 이번엔 무슨 시간이지?” 아이들 사이에 함께 앉은 치료사가 같은 말을 서너번 반복하고 손을 아이의 눈앞에까지 가져가 딱 소리를 내는 시늉을 하자 그제서야 선호는 치료사와 눈을 마주쳤다. 그렇게 한명 한명의 시선을 집중시킨 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는 빨간색, 파란색 등 색깔이 제각각인 링 모양의 나뭇조각 네댓 개가 쥐어졌다. “색깔이 다 다르죠? 같은 색깔끼리 맞춰서 막대기에 꽂아 넣을 거예요. 예지(가명)부터 시작해 보세요.” 예지는 일렬로 세워진 막대 5개를 한참 쳐다보다 가지고 있던 나뭇조각을 색깔별로 각기 다른 막대에 꽂아 넣었다. 한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다른 한 아이는 나뭇조각만 계속 만지작거리는 등 5명의 아이들은 활동에 쉽게 집중하지 못했다. 물론 판단도 더뎠다. 하지만 “잘했어요. 대단하네요!” 하는 치료사들의 칭찬에 아이들은 싱글벙글했다. 이 모습을 치료실 옆 부모대기실에서 지켜보던 한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들이 참 귀엽죠.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어린이병원과 같은 대형 병원에서 행동치료를 받고 있는 이 아이들은 발달장애아 중에서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발달장애아들에게 신속한 조기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와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가입된 전문의는 370여명이나 이들 전문의가 모두 유아기 발달장애 조기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소아정신과 병원 중에서도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발달장애 조기 치료 프로그램을 갖춘 병원은 많지 않다. 종합병원은 국립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10곳 내외에 그치며 이마저도 서울에 집중돼 있다. 치료실이 있다 해도 언어치료, 미술치료, 작업치료 등이 중심이며 발달장애아들이 보이는 자해나 공격 등 문제 행동 치료실을 갖춘 병원은 거의 없다. 결국 부족한 의료기관의 역할을 사설 치료실과 장애인복지관이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모들은 지역과 시간대, 입소문 등을 고려해 괜찮다 싶은 치료실을 찾아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자리가 나는 치료실을 되는 대로 전전하고 있다. ●신청·등록 통합관리 시스템 필요 자폐 증세를 보이는 아들을 둔 안모(36·여)씨는 “위치와 가격, 시간이 적절한 치료실이나 복지관을 찾아 문의하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대기해야 한다.”면서 “비용은 조금 비싼 듯해도 입소문이 나지 않아 대기 시간이 짧은 치료실을 일단 다녀 보지만 정말 좋은 치료를 받아도 바로 효과를 보기 힘든 상황에서 치료실을 계속 다녀야 하나 싶어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남민 어린이병원장은 “발달 지연이 장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개입이 중요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꼭 받아야 하는 치료를 제때 받기 어렵다.”면서 “인프라를 확충하고 동시에 치료실 신청과 등록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검증 안된 정보 홍수… ‘의료쇼핑’ 내몰려

    인프라는 부족하고 소요 비용은 막대한 상황에서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에게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다. 그러나 부모들은 ‘정보는 많은데 정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어느 치료실이 좋다더라.’, ‘어느 선생님이 잘하신다더라.’ 하는 말들이 소문을 타고 홍수처럼 쏟아지지만 믿을 수 있는, 검증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폐성장애 2급 딸을 둔 김모(34·여)씨는 “아이의 장애를 진단한 병원에서도 어느 병원의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에 대해 뭉뚱그려 이야기해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에게 맞는 치료실을 찾아가는 것은 대체로 부모의 판단에 따른다.”고 말했다. ●치료비 많게는 한달 100만원 넘어 이 때문에 부모들은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발달장애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온갖 치료법과 치료 서비스가 등장하는 가운데 다른 부모들이 효과를 봤다는 치료법에 이끌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료쇼핑’에 내몰린다. 치료 비용도 한달에 많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긴다. 발달장애아 부모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각종 치료법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면서 “넘치는 치료법의 홍수 속에서 익사하지 마세요.”, “무리하게 치료하지 말고 마음 편히 먹으세요.”라며 부모들의 마음을 다잡는 글들도 있다. 자폐장애 아들을 둔 송모(36·여)씨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만 해 봐도 별의별 치료를 다 해 준다는 곳이 넘쳐난다.”면서 “‘이걸 믿어야 하나’ 싶으면서도 흘려들었다간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부모들로서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차원 치료법 질 관리 나서야 부모들은 검증되고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정보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안모(36·여)씨는 “병원에서 발달장애 진단을 받으면 구체적인 치료 계획과 치료실 안내까지 신속하게 이어 주는 등 체계적인 정보가 제공된다면 부모의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법에 대한 질 관리도 필요하다. 곽영숙 제주대 의과대학 소아정신과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치료사 자격 기준도 제각각”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치료법에 대한 질 관리에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발달장애인 지원’ 정부 팔 걷는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돌봄 및 진료, 권리 보호를 위한 지원이 한층 강화된다. 또 내년 7월부터 ‘성년후견인제’를 도입, 발달장애인의 금전관리·의료행위·거주지 결정 등 중요한 사안을 돕도록 했다.<서울신문 7월 7일 자 1·8·9면 참조> 보건복지부는 8일 ‘발달장애인 지원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발달장애는 지적인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장애로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일컫는다. 현재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지난해 말 현재 18만 3000명이다. 복지부 측은 “전체 장애인을 위한 고용촉진, 특수교육, 차별 금지 및 장애인연금, 활동지원제도 도입 등의 정책을 제도화한 데 이어 발달장애 유형별로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발달장애인을 위한 보호체계나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성년후견인제는 말 그대로 성인 발달장애인 법적 돌보미다. 정부는 성년후견인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양성교육과정을 마련하는 한편 활동비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발달장애 발견 및 치료를 위한 진료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현재 전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유아건강검진(K-ASQ) 결과, 발달장애 의심 대상에 대해 정밀진단도구를 개발하고, 진단비 지원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국 가구평균소득 100% 이하(4인 가구 월 438만 7000원)인 가구에게만 지원하는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의 대상도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장애인활동 지원서비스도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활동지원서비스는 1급 장애인만 신청가능하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 “발달장애인은 가장 취약한 처지의 사람들로 국가가 특별히 보살피고 지원해야 할 대상”이라면서 “종합계획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변호사 등이 후견인 맡아 ‘부모 역할’

    정부가 확정한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은 발달장애인의 장애 특성에 맞췄다. 발달장애인은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장애인의 91.5%는 혼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발달장애인은 68.4%에 불과하다. 세수·머리빗기·양치질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지적장애인은 74.1%, 자폐성장애인은 54.1% 정도다. ●후견인 양성 교육과정도 개발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은 학대나 성폭력, 인신매매 등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발달장애인의 47.3%, 자폐성 장애의 65.9%가 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상황이다.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성년후견인제는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법적 후견인을 두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한 부모는 “성년후견인제가 제대로 운영되면 부모가 없어도 아이가 소외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성년후견인제의 정착 여부는 재원에 달렸다. 발달장애인의 54%는 장애인연금이나 장애수당을 받는 등 형편이 열악하다. 성년후견인제가 생겨도 비용 탓에 활용할 장애인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정부는 취약 계층에 대해 성년후견인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성년후견인의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실비 수준의 비용을 줄 방침이다. 성년후견인인 퇴직교사, 사회복지사, 법무사, 변호사 등이 위촉될 가능성이 크다. 발달장애인들의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관리 대상을 기존 아동 중심에서 성인까지 확대한다. 발달장애인의 신체적 특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다 무연고 발달장애인 보호센터도 늘리기로 했다. 현재 17곳뿐인 전국의 장애인 일시보호센터를 내년까지 시도별로 2곳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경찰청, 해양경찰청, 복지부가 함께 1년에 두 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도서·염전·선박 등을 수색·점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약취 및 인신매매를 근절하기로 했다. ●의심 영유아에 진단비 지원 검토 발달장애에 대한 정부의 ‘조기 개입’도 강화된다. 영유아의 발달장애를 판정할 정밀 진단도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발달장애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언어능력이나 문제행동 등이 크게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조기에 발달장애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립서울병원이 발달장애 관련 연구를 담당하도록 하고 치료실을 설치토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인천·부산·강원·광주·대전·제주 등 6곳의 권역별 재활병원을 발달장애아동 재활치료 거점병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중증 장애아동 돌봄 서비스와 관련, 본인 부담금을 차등화하는 한편 현재 일일 2시간, 월 최대 62시간인 돌봄 서비스 시간을 성인 수준인 월 최대 103시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의 자립에 필수적인 취업 대책이 포함되지 않아 ‘반쪽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선안은 고용 유지를 위해 현재 3~7주인 직무지도원을 3개월까지 배치, 보충적인 소득보장을 위한 연금 및 신탁상품 출시 유인, 보호고용 확대 등 포괄적인 내용만 적시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발달장애란

    발달장애는 인지 처리 혹은 정서 처리 과정 등 뇌의 특정 기능에 결함이 있는 중증 만성장애를 말한다. 지적장애(정신지체), 자폐성 장애(발달장애), 뇌병변장애, 중도중복 장애 등이 모두 발달장애에 속한다. 그러나 국내 장애인복지법에는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만을 발달장애로 규정하고 있다. 원인은 다양하다.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염색체 이상 등에 의한 선천성 대뇌 발달이상이나 미숙아, 주산기 이상, 출생 후의 각종 대사 이상, 감염, 출혈, 저산소증 등이 꼽힌다. 사회경제적 요인에는 부모의 과잉 관심이나 격리, 약물중독, 산모의 음주 등 부모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경제적 환경 등이 포함되며 뇌성마비, 말초신경 및 신경근 질환, 정신지체, 근육 질환 등도 신체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흔한 사례로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으로 청력을 상실한 사람이 말을 배우지 못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발달장애인 취업 늘리려면

    발달장애인의 취업을 늘리려면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지원과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학교에서 일터로 바뀌는 이른바 전환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으로 장애인의 취업준비를 지원하고 구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적지 않지만 발달장애인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은 크게 부족하다. 지난달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장애인복지학회 학술대회에서 이효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팀장은 “장애인고용공단에는 직업준비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를 특수교육 현장에서도 전환교육이나 직업준비 프로그램으로 활용해 고용에 더 잘 준비된 발달장애인력의 저변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달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지원고용 시스템의 정비도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의 주요 취업 경로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서보조로 일하는 김기섭씨와 임채무씨의 경우처럼 지원고용이다. 문제는 지원고용에는 제약이 많아 고용 가능성이 큰 발달장애인만이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조건을 보다 확대해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지원고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 지원고용의 기간을 늘리고 직무지도원의 역량과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직무지도 방식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폐성 장애인과 관련한 적합직종은 2007년에서야 개발에 들어가는 등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기 위한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 발달장애인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직종이 개발되고 성공적인 취업사례가 나와야만 사업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임경원 공주대 특수교육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일에 대한 흥미와 적성이 취업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따라서 발달장애인의 흥미와 적성에 맞춘 직무의 개발과 배치는 필수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고용 유지를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은 취업 뒤에도 직무 변경 등을 위해 밀착형 직무지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는 일단 취업하면 지원제도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발달장애인이 취직을 하더라도 직무 변경 등이 쉽지 않으면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거나 고용 자체를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직무 변경의 문제를 고용 유지를 위한 지원과 투자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단순 일자리보다 평생 복지체계 절실”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단순 일자리보다 평생 복지체계 절실”

    노석원 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지체장애인을 중심으로 짜여진 기존의 장애인복지체계가 발달장애인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에게는 지원법 등 법령을 통해 일자리 위주가 아니라 생애에 걸쳐 지원되는 복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부회장은 “지금까지의 장애인복지는 장애인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과 사회통합을 이룬다는 단순한 이념에 따라 운영됐지만, 이런 정책 구도 속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일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꿈”이라고 말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탓에 취업 자체가 어렵고 취업을 한다 해도 저임금 단순노동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복지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제도 역시 “신체의 일부가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인 것은 맞지만 신체는 자유로워도 지능이나 정신적 문제를 가진 발달장애인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노 부회장이 주장하는 발달장애인 복지는 생애 전반에 걸친 체계적 지원이다. 청소년기까지는 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오갈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증인 경우 직업훈련 등을 통해 취업을 준비할 수 있지만 중증인 경우는 직업훈련 자체가 ‘그림의 떡’이다. 노 부회장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자신이 죽고 나면 아이는 어떻게 살지가 걱정”이라면서 “결국 발달장애인에게는 죽을 때까지 충분한 소득보장을 해주는 등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국회에 제출되고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노 부회장은 “하루 종일 집 안이나 시설에 머물러야 하는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국가의 책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지체장애인보다 인권·노동 더 열악… 사회적 지원 전무”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지체장애인보다 인권·노동 더 열악… 사회적 지원 전무”

    “발달장애인은 다양한 장애 분야 중에서도 한층 더 소외되고 멸시받는 소외계층입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인 김정록 의원이 지난 5월 30일 19대 국회 ‘1호 발의 법안’을 따내기 위해 보좌진에게 꼬박 68시간을 국회 의안과 사무실 앞 복도를 지키도록 한 데에는 그만큼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김 의원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열차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쓰는 지체장애 4급이다. 그는 “나도 몸이 불편하지만 발달장애인은 지체장애인에 비해 인권과 교육, 노동, 문화 등 모든 사회적 영역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사회적 지원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부모들 24시간·평생 보살피는 이중고 특히 발달장애아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고달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체장애인은 교육, 취업 등 자립이 본인 노력, 사회적 지원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발달장애인은 부모가 하루 24시간, 평생을 보살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00년 1회용 주사기 제조업체를 세워 전체 직원 60여명 중 40여명을 발달·지체장애인으로 고용해 사회적 나눔 일터로 키워냈다. 그는 “공정별로 장애분야를 나눠 배치하는데 포장하는 일은 지적장애인들이 훨씬 더 잘한다.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지원만 해 주면 얼마든지 제 역할을 해 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자녀를 저희 회사에 취업시킨 부부가 아이를 출근시키고 나서 ‘14년 만에 첫 외식을 했다’며 감사 전화를 걸어왔는데 코끝이 찡하더라.”고 귀띔했다. ●일할수 있는 분야 지원해 주면 제역할 김 의원은 “미국은 1963년 일찌감치 ‘발달장애지원 및 권리장전법’이 제정돼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인 독립생활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발달장애인은 물론 그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장애를 가진 의원이 18대 국회 7명에서 19대 4명으로 줄어 아쉽다는 김 의원은 “그럴수록 내 어깨에 지워진 짐의 무거움을 느낀다.”고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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