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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현장] ‘우영우 판타지’가 현실이 되려면/이하영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우영우 판타지’가 현실이 되려면/이하영 사회2부 기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쏠린 관심이 폭발적이다. 우영우가 잘못된 사회 인식에 따끔한 일침을 날리며 장애 인식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영웅화된 장애인 캐릭터가 부각되면 도리어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장애인의 부담은 가중된다는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사회 한복판에서 적극적으로 노동하며 성장해 가는 우영우와 조금씩 변해 가는 그의 동료들을 보며 감동하지만, 정작 우영우처럼 ‘자신의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장애인이 얼마나 될까.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등록 장애인 257만명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7.3%, 고용률은 34.6%였다. 직업군 1위는 ‘단순노무직’이었다. 여전히 장애인의 일자리는 ‘노동권’으로 인식되기보단 시혜적 복지에 그치는 것이 현주소다. 기존 조직 한편에 할당 자리를 내어 주고 특정 단순 업무를 부여해 주는 식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중증 장애인들의 노동할 권리는 가뜩이나 좁은 장애인 노동 시장에서조차 외면받았다. 다행히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라는 개념으로 장애인의 ‘노동’을 새로이 정의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기존 노동 시장에 장애인을 끼워 넣는 대신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노동 창출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요구받는 것이 아닌 공공 가치 창출, 예컨대 캠페인 활동 등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는 개념이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은희 역을 연기한 발달장애인 정은혜 작가가 소속된 작업실 ‘틈틈’도 이런 취지의 경기도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중 하나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시가 최초로 도입한 이후 경기, 전남, 전북, 경남, 춘천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정책에 한 자릿수 비율의 적은 예산이 배정되는 지자체들이 직접 운영하기엔 한계가 극명하다. 가장 선도적인 서울시만 봐도 서울 거주 중증 장애인이 약 15만명에 이르는 데 반해 해당 일자리는 350개뿐이다. 전담 인력도 15명으로, 인당 23명의 중증장애인을 지원해야 한다. 수탁기관은 매년 공모 방식으로 결정돼 고용안정성도 떨어진다.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장애계에서는 정부에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법제화와 일자리 5000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나의 일’을 하는 우영우 판타지는 장애인들에게 언제쯤 현실이 될까.
  • ‘우영우’ PD “박은빈도 밖에선 자폐 연기 자제…패러디 조심스러워”

    ‘우영우’ PD “박은빈도 밖에선 자폐 연기 자제…패러디 조심스러워”

    “본인이 사랑하는 인물을 보면 한번쯤 흉내내고 싶을 수 있겠죠. 하지만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자폐인 캐릭터를 따라한다는 게 편안하진 않아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26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초반부터 큰 인기몰이를 한 드라마는 방송 8회 만에 시청률이 15%를 돌파하는 등 신드롬급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자폐와 장애를 둘러싼 각종 논쟁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한 유튜버가 우영우의 자폐 증상을 따라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희화화했다는 비난에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PD는 “드라마 안에선 캐릭터가 쌓아온 흐름이 있지만, 극 밖에서 재현하는 건 또 다른 맥락이 생긴다. 그래서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 배우도 인터뷰 때 관련 내용을 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앞으로 시대적 감수성 차원에서 공론화가 이뤄지면서 기준점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극본을 쓴 문지원 작가는 자폐아를 핵심 캐릭터로 앞세운 영화 ‘증인’으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을 휩쓴 인물이다. 이번에 첫 드라마 작품의 주인공으로 또 한번 자폐인을 내세운 데 대해 작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공부를 할수록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정의감, 특정 분야의 해박한 지식 등 수많은 특성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하다’는 단어는 부정적이고 가끔 무섭지만, 결국 이상함에는 우리 사회를 더 좋게 바꾸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PD와 문 작가는 드라마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데 대해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배가본드’ 등을 연출한 유 감독은 “이번 작품은 음식으로 따지면 평양냉면이다. 슴슴한 맛이 대중성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며 “초반부터 이렇게 관심이 클 줄 몰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걸 보니 신기하면서도 사람 사는 게 비슷한가 싶기도 하다”며 웃었다.문 작가는 “3년 전, 제작사 에이스토리에서 ‘증인’을 재미있게 봤다며 찾아왔다”며 “‘증인’ 속 자폐인인 지우가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서 이번 드라마가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관 연결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만들고 나면 평행 우주에서 캐릭터가 계속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우는 지우대로, 우영우는 우영우대로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드라마에는 엄청난 ‘빌런’은 없지만, 장애인 우영우를 대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나온다. 영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송무팀 직원 이준호와 로스쿨 시절부터 챙긴 동기 최수연이 있는가 하면, 영우를 ‘강자’라고 보며 ‘공정하지 않다’고 외치는 권민우가 있다. 문 작가는 “영우에겐 장애 측면에선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약자지만, (학업 능력 등과 관련해선) 아무리 해도 따라갈 수 없는 강자라는 극단적인 속성이 있다”며 “영우를 배려하는 게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권민우 같은 인물도 충분히 현실에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인데, 권민우의 경우 ‘권력에 민감하다’는 뜻에서 이름 붙였다”고 귀띔했다. 우영우를 다정하게 챙기는 모습에 ‘영우 파파’라는 별명까지 얻은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이게 40대의 멋이지’라고 할 수 있는 속성을 많이 넣긴 했다”며 웃었다. 문 작가는 “자칫하면 드라마가 ‘우영우와 들러리들’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분량 안에서도 최대한 캐릭터가 개성적으로 그려지게 노력했다”고 했다.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자폐에 대한 관심이나 장애인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발달장애인들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와 드라마 속 장애인을 비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드라마 속 우영우가 ‘사기캐’(사기 캐릭터) 수준으로 엄청난 기억력과 창의력을 보이는 건, 실제 그런 능력을 갖지 못한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취지의 비판도 일었다. 문 작가는 “드라마를 계기로 각계각층에서 여러 논의가 벌어지는 데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대본을 쓴 사람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대한 모든 이야기를 겸허하게 보고 있다”며 “내 가치관이 있지만 그걸 주입하려 하면 오히려 대중은 더 거부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논의 과정 자체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중의 적극적인 반응에 대한 감사와 함께 남은 회차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유 PD는 “자폐 아이를 키우는 한 부모의 반응 중 ‘내 아이에게서 나만 느끼는 자폐인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박은빈을 보며 느낀다’는 게 있었는데, 정말 울컥했다”며 “누구도 자폐인을 대표할 수는 없고, 우리 드라마도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자폐인 연기자가 실제 자폐인 역할을 맡고, 비장애인은 비장애인을 연기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하나 사서 대검에 걸어 놓으려 했는데…” 대통령실 1층에 발달장애인 작가 작품 전시

    “하나 사서 대검에 걸어 놓으려 했는데…” 대통령실 1층에 발달장애인 작가 작품 전시

    “이 작가 그림을 하나 사서 대검에 걸어 놓으려고 그랬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할 때마다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이 이뤄지는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 15점이 새로 걸렸다. 윤 대통령은 25일 오전 취재진과 문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올라가기 전 이날부터 새로 전시된 이다래, 강선아 작가 등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이다래 작가의 작품을 보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장애인 전시회에 본 그림”이라고 알아보며 검찰 시절 구입하려고 했는데, 작품들이 대부분 이미 판매가 됐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양시영·박성호·금채민·김채성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했고, 대통령 전용 엘리베이터 반대편에 걸린 한 작품들을 보며 “대여를 받았다고 그랬나”라고도 물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김현우 작가의 작품인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을 걸어놓는 등 장애인 예술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보여왔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본격적으로 청와대를 새롭게 조성할 계획을 밝히며 첫 전시행사로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8~9월 개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이날부터 시작한 대정부질문에서 장관들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대정부질문이라는 게 (장관들이) 국회의원에게 답변하는 것도 있지만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잘 납득하실 수 있도록 잘 설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강릉시 보행약자 입는 ‘웨어러블 로봇 실증사업’ 본격화한다

    강릉시 보행약자 입는 ‘웨어러블 로봇 실증사업’ 본격화한다

    강원 강릉시가 보행이 어려운 약자들의 훈련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실증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강릉시는 25일 지체·뇌병변·발달장애 등 보행 약자를 대상으로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해 보행 훈련하는 실증사업을 다음달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업은 지난 5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2022년 로봇 활용 사회적약자 편익지원 공모사업’에 강릉시가 제출한 ‘보행장애인의 재활 및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실증사업’이 최종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 강릉을 비롯한 강원 영동지역의 보행약자들은 재활 인프라 부족으로 그동안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서울 등 수도권을 방문해야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을 통해 보행이 어려운 보행 약자들에게 재활 의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행기관인 강릉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월∼금요일까지 주 5회(4주) 훈련을 통해 신체 기능의 향상 정도를 측정, 재활속도가 높은 맞춤형 매뉴얼을 개발하게 된다. 발달장애인 맞춤형 AI로봇 개발과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소아용 웨어러블 로봇 장비 도입을 위해 다시 공모사업에 도전할 예정이다. 강릉시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과학적이고 안전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개인에 최적화 된 맞춤형 보행훈련이 기대된다”며 “재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행 약자와 발달장애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강릉 뿐만 아니라 영동지역까지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울포토] ‘발달장애 작가 작품’ 전시한 대통령실 청사 도어스테핑

    [서울포토] ‘발달장애 작가 작품’ 전시한 대통령실 청사 도어스테핑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이뤄지는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발달장애 작가들의 미술 작품 15점이 새로 걸렸다. 윤 대통령은 25일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을 마친 뒤 강선아 작가의 ‘해바라기 Ⅱ’, 이다래 작가의 ‘숲속의 어느날 1, 2’ 등 그림들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이다래 작가의 그림을 보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장애인 전시회에 본 그림”이라며 “똑같은 작가네. 이 작가 그림을 하나 사서 대검에 걸어두려고 했는데, 이 작가 작품이 다 팔려가지고…”라고 말했다. ‘해바라기 Ⅱ’ 작품을 가리키며 “이게 접견실에 얼굴이 많이 있는 (그림이) 기억이 난다. 비슷한 것 같지 않아?”라고 했다. 이어 양시영·박성호·금채민·김채성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했다. 윤 대통령은 작품들을 보며 “대여를 받았다고 그랬나?”라고 묻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희망·도약·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기조로 밝은 주제의 작품들”이라며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청소년 아티스트 등 주제를 달리해 그림을 걸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김현우 작가의 작품인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 걸려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마치고 김 작가의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데스크 시각] 정은혜·이승민, 그리고 우영우/이순녀 수석부국장

    [데스크 시각] 정은혜·이승민, 그리고 우영우/이순녀 수석부국장

    ‘예쁜 얼굴을 안 예쁘게 그려 주는 캐리커처 작가.’ 개성 있는 화풍의 정은혜 작가가 주인공인 다큐 영화 ‘니 얼굴’의 유쾌한 홍보 문구다. 발달장애인인 정 작가는 2016년부터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화폭에 담아 온 전업화가다. 그가 대중적인 주목을 받게 된 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그림 솜씨와 더불어 연기력을 발휘한 덕분이다. 극중 한지민의 쌍둥이 동생 ‘영희’가 된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균열을 냈다. 그는 이제 전국 각지에서 전시와 강연을 하고, 타 장르와 협업하는 등 전방위 예술가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스물다섯 살 청년 이승민은 발달장애 골퍼다. 지난 21일 미국골프협회가 주최한 제1회 장애인US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골프 역사를 썼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공을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 2017년 정회원 자격을 얻는 등 프로골퍼 대열에 섰다. 골프를 하면서 사회성도 좋아지고, 언어 구사 능력도 늘어 자폐성 발달장애 2급에서 3급으로 완화됐다. 경기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여섯 번 되뇌었다고 밝힌 그의 우승 소감은 고단한 현실에 지친 모든 이들을 위한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로 들렸다. 그리고 여기 우영우가 있다. 신드롬급 화제몰이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이다. 첫회 시청률 0.9%로 시작해 지난 21일 8회에선 13.1%까지 치솟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IQ 164의 천재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서 뛰어난 기억력과 상상력으로 의뢰인의 사건을 해결하고, 주변 인물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 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는 과도하게 진지하거나, 마냥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감 덕분에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웰메이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현실 인물이든, 허구의 캐릭터든 역경과 장애물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 빛나는 결실을 맺는 스토리는 힘이 세다. 특히 그 인물이 신체적·정신적 장애의 한계를 벗어나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할 때 그 감동은 배가된다. 이들에게 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은혜, 이승민, 우영우 같은 성취는 매우 드물다. 개인의 역량이 최우선이겠지만 그 뒤에는 피눈물 나는 가족의 헌신이 부록처럼 따라다닌다. 정은혜 작가는 만화가인 엄마와 다큐 영화감독인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꿈을 이뤘다. 이승민은 외교관인 아빠를 따라 미국에 가서 골프를 배웠고, 엄마가 언제나 그의 곁을 지켰다. 우영우 또한 서울대 법대를 나오고도 출세를 포기한 채 김밥 장사를 하는 아빠의 헌신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서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과 환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성공한 장애인, 엘리트 장애인의 사례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재능이 특출하지 않거나 가족의 헌신이 쉽지 않은 대다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비장애인들에겐 장애의 고통과 차별을 개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오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은 이를 ‘사회적 참사’라고 부른다. 이들은 지난 12일 국회 앞에서 “우리는 죄가 없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발달장애인이 살기 힘든 사회가 문제”라고 절규했다. 우영우의 사랑스런 캐릭터에 열광하는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 尹, ‘장애인 US오픈 챔피언’ 25살 이승민에 축전…“큰 감동, 부모님께 경의”

    尹, ‘장애인 US오픈 챔피언’ 25살 이승민에 축전…“큰 감동, 부모님께 경의”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오른 자폐성 발달 장애 프로 골프 선수 이승민(25)에게 “끝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대회 첫 번째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긴 이승민 선수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축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축전에서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면서 “무더운 날씨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할 수 있다’고 되뇌며 최선을 다해준 이승민 선수를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17년 프로 데뷔의 꿈을 이룰 때 첫 홀에서 이글을 기록해 감동을 선사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면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 즐거웠다’는 마음가짐이 앞으로 이어질 선수 생활에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우승이 있기까지 이승민 선수를 헌신적으로 지원해준 이승민 선수의 부모님께 경의를 표한다”면서 “앞으로 있을 이승민 선수의 도전을 국민과 함게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자폐성 발달장애 25살 골퍼 이승민연장전 끝에 스웨덴 제치고 우승 자폐성 발달장애를 지니고도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한 이승민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했다. 노르만도 발달장애인이다. 이승민은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3타를 줄인 노르만과 최종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연장전을 벌였다. 17, 18번 홀 2개홀 합산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이승민은 버디-파를 적어내 파-보기를 한 노르만을 2타차로 제쳤다. 78명 중 3라운드 내내 유일 언더파 이승민이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안양 신성고 재학 때 전국체전 단체전 이후 두 번째다. 개인전 우승은 처음이다. 특히 미국골프협회(USGA)가 이번에 창설한 첫 번째 장애인 US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라 의미가 더했다.이승민은 “기쁘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민은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 대비해 최근 집중적으로 드라이버 샷을 잡았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 이승민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3라운드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올해 처음 열린 장애인 US오픈 남자부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장애인 골퍼 78명이 참가했다. 발달장애 3급인 이승민은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지금까지 세 차례 프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 돌봄교실·원격교육 지원… 아동·청소년 교육 격차 해소로 세상 바꾼다

    돌봄교실·원격교육 지원… 아동·청소년 교육 격차 해소로 세상 바꾼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포함해 사회적 책임을 유독 강조하는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기업 목표에 걸맞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KB금융의 사회공헌 활동 중 아동 교육과 관련된 활동이 유독 눈길을 끈다. 미래세대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우선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돌봄교실을 늘리는 데 매년 15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KB금융과 교육부는 2018년 전국의 초등돌봄교실 및 국공립 병설유치원의 신·증설 지원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동·청소년의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KB금융은 5년간 750억원을 돌봄교실 확대에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초등돌봄교실은 1222실, 병설유치원은 568실이 신설 또는 증설됐다. KB금융은 올해 중으로 모두 2500개의 교실을 만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5만여명의 아이들이 돌봄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청소년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7년부터 진행해 온 청소년 교육은 ‘KB Dream Wave 2030’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지난 1월 문을 연 다문화·저소득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원격교육 플랫폼인 ‘KB라스쿨’에서는 유명강사의 온라인 실시간 강의, 대학생 멘토의 일대일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비대면 자습실, 학습일기는 물론 장학금 지급, 진학컨설팅 등도 이뤄지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벌어지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자 이번 KB라스쿨을 기획했다”며 “양질의 온라인 강의와 진로 멘토링을 통해 학습 동기를 부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의 특징을 살린 경제·금융 교육도 이어 가고 있다. 국민은행 본점의 경제금융교육 체험센터에서는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경제·금융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 저소득·글로벌 가정 청소년이나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금융교육인 ‘KB스타 경제교실’, KB금융공익재단의 경제·금융교육 전문 강사단 교육 등도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소외지역 초등학교 분교·지역아동센터 등의 학습환경을 개선하는 KB증권의 ‘무지개교실’, KB손해보험의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도 KB금융의 대표적인 아동·청소년 관련 사회공헌 활동으로 꼽힌다.
  • “할 수 있다” 여섯 번 되뇌고… 필드의 우영우, 해냈다

    “할 수 있다” 여섯 번 되뇌고… 필드의 우영우, 해냈다

    자폐성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25)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승민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전 끝에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승민의 공식 대회 우승은 안양 신성고 재학 당시 전국체전 단체전 이후 두 번째이며, 개인전 우승은 처음이다.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친 이승민은 3타를 줄인 노르만과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연장전을 벌였다. 17~18번홀 2개홀 합산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이승민은 버디-파를 적어내 파-보기를 한 노르만을 2타차로 제쳤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 창설한 첫 번째 장애인 US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이승민은 “기쁘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 대비해 최근 집중적으로 드라이버 샷을 연습했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 장애인 US오픈 남자부에는 세계 각국 장애인 골퍼 78명이 참가했는데 이승민은 이번 대회 유일하게 3라운드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공이 날아가는 것을 좋아해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이승민은 골프를 치면서 사회성이 좋아져 발달장애 2급에서 3급으로 조정됐다. 골프는 이승민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였다. 타인과 눈도 마주치지 않있지만 골프를 하면서 언어 구사와 소통 능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2017년 다섯 차례의 도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 선발전에 합격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그는 지금까지 세 차례 프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승민은 “‘할 수 있다’를 여섯 번이나 되뇌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어머니 박지애(56)씨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에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미국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를 가진 사람들도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3일 귀국하는 이승민은 KPGA 스릭슨투어 예선에 계속 도전하고 허락되면 정규투어 대회에도 출전하겠다는 각오다. 올가을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등 뛸 수 있는 무대는 다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 US오픈은 내년 7월 18일부터 사흘 동안 같은 코스에서 다시 열린다. 이승민은 향후 5년 동안 이 대회 출전을 보장받았다.
  • ‘골프계 우영우’ 이승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골프계 우영우’ 이승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기쁘다. 꿈을 꾸는 것 같다.” 드라마에선 ‘우영우’가 있지만, 현실에서는 ‘우영우’가 없다. 하지만 골프에선 이번에 ‘우영우’가 탄생했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안고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승민(25)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공이 날아가는 것이 좋아 프로 골프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고 선수가 된 지 5년만이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제1회 장애인US오픈의 남벼누 우승자를 공개하며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표현했다. 이승민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승민이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안양 신성고 재학 때 전국체전 단체전 이후 두 번째다. 또 개인전 우승은 처음이다. 이승민과 끝까지 승부를 펼친 노르만도 발달장애인이다. 이승민은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를 기록했다. 3일 연속 1언더파를 기록한 이승민은 최종 합계 3언더파 213타로 펠릭스 노르만과 동타를 이뤘다. 이승민은 첫날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를 만들었다. 2라운드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경기가 다소 안정됐고, 이 기세가 3라운드와 연장까지 이어졌다. 연장전은 17번(파4)과 18번(파4) 홀 합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승민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18번 홀에서는 파를 기록했고, 노르만은 17번 홀에서 파를, 1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이승민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다.이번 대회는 지체 장애와 발달 장애 등을 겪는 10대부터 80대까지 전 세계 11개국의 남녀 선수 96명이 참가해 진행됐다. 한쪽 팔이 없이 경기에 나선 선수도 있었고, 카트에 몸을 기대 공을 치는 선수도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승민은 “기쁘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민은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 대비해 최근 집중적으로 드라이버 샷을 잡았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또 “좋은 선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 즐거웠다”면서 축하 물세례에 “더운 날씨에 물을 뒤집어쓰니 시원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승민은 자폐성 발달장애 3급이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생활했다. 초등학생 때 아이스하키를 했던 이승민은 너무 부상이 잦아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 자격 얻었고, 2017년에는 정회원 자격까지 획득했다. 지금까지 세 차례 프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이승민은 골프를 시면서 세상과 조금씩 가까워졌다. 2급이었던 발달장애 등급도 3급으로 낮아졌다.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잘못했던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어 구사와 소통 능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날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승민은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여섯 번이나 되뇌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승민의 어머니 박지애(56) 씨는 “프로 대회에 여러 차례 초청해줘서 큰 무대에서 날씨, 어려운 코스, 상황들을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큰 대회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초청해주신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자폐성 장애인에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3일 귀국하는 이승민은 KPGA 스릭슨투어 예선에 계속 도전하고 정규투어 대회도 초청이 오면 언제든지 출전하겠다는 각오다. 또 가을에 치르는 KPGA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등 뛸 수 있는 무대는 다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다리 절단 장애를 안고 있는 박우식(64)은 공동31위(32오버파 248타), 발달장애가 있는 이양우(24)는 57위(50오버파 266타)로 대회를 마쳤다. 18명이 출전한 여자부에 출전한 의족 체육교사 한정원(52)은 7위(58오버파 274타)에 올랐다. 여자부에선 킴 무어(미국)가 4오버파 76타를 쳐 합계 16오버파 232타로 우승했다.
  • “청와대, 베르사유 궁전처럼 랜드마크로…국민의 복합 예술공간”

    “청와대, 베르사유 궁전처럼 랜드마크로…국민의 복합 예술공간”

    윤석열 정부가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에 문화·예술·자연·역사를 더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버금가는 상징물(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전 용산 청사 집무실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청와대의 기존 소장 작품뿐 아니라 국내의 좋은 작품을 많이 전시해 국민이 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해달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문체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문화생활 접근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체부와 산하기관이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를 적극 발굴해 이들 작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며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 청소년 아티스트 등의 전시·공연 공간을 많이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과 사저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김현우 작가의 작품을 걸어놓는 등 평소 장애인 작가들에 각별히 관심을 보여왔다. 윤 대통령은 또 “코로나19로 소진된 영화발전기금을 대폭 확충해달라”며 “문화 소비 지출에 대한 소득 공제와 청소년, 취약계층에 대한 문화 상품 바우처를 확대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현재 기획 중인 이건희 컬렉션을 비롯한 국가 보유 미술품의 지방 순회 전시를 활성화해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보장하는 데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고품격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이날 박 장관은 ‘국민과 함께하는 세계 일류 문화 매력 국가’를 만드는 5대 핵심과제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5대 핵심과제는 △살아 숨 쉬는 청와대 △K-콘텐츠가 이끄는 우리경제의 도약 △자유의 가치와 창의가 넘치는 창작환경 조성 △문화의 공정한 접근 기회 보장 △문화가 여는 지역 균형 시대 등이다. ‘살아 숨 쉬는 청와대’는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원형 보존의 원칙 안에서 문화·예술적 면모를 확립해 우리나라의 대표 상징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박 장관은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1단계 작업이었다면 ‘살아 숨 쉬는 청와대’는 이곳을 국가적 상징물(랜드마크)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살아 숨 쉬는 청와대’는 국민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와 비전을 함께하면서 차분하게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부분은 민·관 협력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건축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전시하는 개념”이라며 “박지만, 노재헌, 김현철, 김홍업 등 역대 대통령의 유가족이 청와대 복원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청와대 본관과 관저는 원형을 보존해 관리하되 예술작품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야외공간은 조각공원으로 조성하고, 춘추관 2층 브리핑실은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영빈관은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재구성해 국내외 최고작품을 유치하는 각종 기획전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가을에는 첫 기획전으로 소장품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획전은 허백련, 장우성, 김기창 등 한국화 분야를 조망하고 ‘1948년 이승만 경무대 시절부터 최고의 미술품이 있었다’는 스토리텔링 기초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영빈관에 대한 과거 기자시절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출입기자였다”며 “영빈관 2층에서 문화행사가 열렸는데 참석 예술인이 전시 공간으로 딱 맞는 공간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고도 말했다. 춘추관은 시민 소통공간이며 2층 브리핑실을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첫 전시행사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페스티벌’이 낙점됐다. 이 축제는 발달장애인 김현우, 정은혜 작가 등이 참여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2층의 미술 기획전 이외에도 춘추관 1층에선 고품격 클래식 실내악 콘서트를, 앞마당인 대정원에선 계기별로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종합 공연예술 무대에 마련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정교하게 재구성해 우리나라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고품격 문화예술 상징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1시간 20분 남짓 진행된 업무보고는 윤 대통령과 박 장관 독대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실에서도 김대기 비서실장과 안상훈 사회수석만 배석했다.
  • 발달장애 골프선수 이승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프 눈앞

    발달장애 골프선수 이승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프 눈앞

    발달장애 프로골프 선수 이승민(25)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한발 다가섰다. 이승민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7053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1언더파를 쳐 합계 2언더파 142타로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게 됐다. 발달장애 3급인 이승민은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지금까지 세 차례 프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 처음 개최한 장애인 US오픈은 세계 각국에서 장애인 남녀 골퍼 96명이 참가해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를 가린다. 남자부 78명 가운데 이승민은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3언더파를 친 펠릭스 노르만이 이승민에게 2타 뒤진 2위(이븐파 144타)에 올랐다. 전날 이승민에 1타 앞선 선두에 나섰던 채드 파이퍼는 6타를 잃고 4오버파 148타를 기록하면서 3위로 밀렸다. 이승민은 “리더보드를 보지 않아서 1위라는 걸 몰랐다”면서 “드라이버가 가장 자신 있다”고 말했다. 82타를 친 박우식은 공동38위(24오버파 168타), 98타를 적어낸 이양우는 공동62위(39오버파 183타)에 머물렀다. 18명이 출전한 여자부에 출전한 의족 체육교사 한정원(52)은 7위(45오버파 189타)로 2라운드를 마쳤다. 한정원은 이날 26오버파 98타를 쳤다. 여자부 1위는 이날 8오버파 80타를 쳐 합계 12오버파 156타를 기록한 킴 무어가 선두를 지켰다.
  • 40대 후반에 자폐증 진단…‘석호필’ 고백한 증상은

    40대 후반에 자폐증 진단…‘석호필’ 고백한 증상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지닌 성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얻으며 ASD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ASD를 지닌 성인들이 사랑을 찾으려는 관정을 담은 리얼리티쇼 ‘러브 온 더 스펙트럼(Love on the Spectrum)’이 시즌 2까지 방영 중이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50) 역시 자폐증 진단을 받은 지 2년이 됐다. 밀러는 지난해 자가 진단을 통해 자신이 자폐증 성향이 있는 것을 알았고 이후 공식적으로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으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 같은 상태’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발달장애다. 자폐증은 주로 어린 시절 진단을 받지만, 밀러처럼 성인이 된 후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밀러는 “ 진단에 대한 접근은 많은 이들이 누리지 못하는 특권이라는 인지하게 됐다. 나는 5살이 아니라 중년 남자인데... 충격을 받았지만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라며 “나는 자폐증을 잘 알지 못한다. 50년간의 내 삶을 다른 시선으로 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이번 일로 내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 단지 ‘나도 당신들과 같다’라고 손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자폐 스펙트럼 장애, 원인과 증상은  자폐증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안에 포함되는 증상이다.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레트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전반적 발달장애 등이 모두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불린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는 무지개가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이 장애의 모습이 광범위한 증상과 중증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영우처럼 지적 장애가 없고 특정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고기능 자폐증 환자부터 2~3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환자까지 존재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유전적인 요인, 뇌의 기능 이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특히 유전적 위험요소와 환경적 위험요소가 함께 작용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산전, 산후 합병증이 있으면 자폐 관련 증상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눈 맞추기, 얼굴 표정, 제스처 사용이 적절하지 않거나 빈도가 적으며 발달 수준에 적합한 또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과 즐거움이나 관심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다.의사소통이 어려운 점도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대화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구어 발달이 지연되기도 한다. 한정된 관심사에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몰두하며 손이나 손가락을 흔들고 비꼬는 등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물건의 특정 부분에 지속적으로 집착하기도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 전체를 촉진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 시작하는 것이 최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약물치료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이나 의사소통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이 아닌 불안이나 우울, 강박증,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등의 동반 증상이나 공격성, 심한 상동 행동, 자해 등 과민함과 관련된 행동 문제 등의 완화를 목표로 한다. 정신적 치료로는 자폐 아동의 놀이 활동을 증가시키는 발달적 놀이치료, 언어 치료, 사회적 기술 훈련, 감각통합치료 등을 시행한다. 이외에 정서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심리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도 같이 진행된다. 자폐증 자가진단 항목 타인과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한다. 타인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사회성이 부족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고 주변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지낸다. 관심사는 몇 개로 한정되고 몰입 정도가 아주 강하다. 자신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리, 맛, 접촉과 같은 자극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둔감하다. 손을 퍼덕이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할 때도 있다. 위와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된다. 병원을 찾아 뇌파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기고] 칼을 든 부모의 마음에 서라/강주성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대표활동가

    [기고] 칼을 든 부모의 마음에 서라/강주성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대표활동가

    자식이 장애인 부모를 돌보다가 죽이고, 부모가 발달장애 자식을 죽였다. 돌봄이 막다른 길에 이르자 최후의 수단인 죽음을 택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삶의 절벽으로 걸어가서 한 명씩 한 명씩 죽어가는 것이다. 그간 우리 사회는 돌봄을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 내버려 두었다. 대가족이 분화되고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이 돌봄의 문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초고령사회로의 진입과 만성질환 중심 질병구조 변화로 인해 돌봄의 문제는 병원 내에서만이 아니라 이미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됐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돌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건 그리 녹록하지 않다. 사회적 비용 문제만이 아니라 돌봄인력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간호법이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해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사실 간호법보다는 간호돌봄 기본법이라고 부르는 게 맞지 싶다. 의료기관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간호돌봄에 필요한 국가정책 수립 의무, 간호돌봄의 전달체계, 돌봄을 수행하는 각 직역의 명확한 업무 규정과 병원에 묶여 있던 간호사가 지역사회 돌봄을 수행하기 위한 법적 근거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집에 누워서 병원조차 가기 힘든 환자들을 의료인인 간호사가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와 함께 돌봄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현재 이용률이 0.2%에 불과한 가정간호나 65세 이상의 연령제한이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방문간호의 벽을 넘어 전 국민의 돌봄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법적 틀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눈앞에 간호돌봄이 필요한 환자가 있어도 간호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법과 제도가 이러하니 국민들이 집에서 석션(흡입)을 하거나 식도관을 통해 유동식을 주입하다가 환자의 기도가 막혀서 폐렴이 걸리거나 사망하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각자도생하라는 식이다. 최근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이 출범한 것은 더이상 문제해결을 넋 놓고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단 17일 만에 참여인원이 만명을 돌파했다. 시민행동은 지난 6일부터 의료인 등 정원 위반 의료기관 실태조사와 의료법상 간호사 정원기준 개정에 관한 국회동의청원을 시작했다. 시민행동은 이 외에도 간호와 돌봄 관련 법적, 제도적 문제들을 끄집어내고 법과 제도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자식을 돌보다가 막다른 길에서 칼을 들 수밖에 없었던 그 부모의 심정에 우리가 서야 한다.
  • 주호민 “첫째 아들, 3살 때 발달장애 판정”

    주호민 “첫째 아들, 3살 때 발달장애 판정”

    웹툰 작가 주호민이 발달장애 아들로 인해 겪었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푸하하TV’의 콘텐츠 ‘심야신당’에는 웹툰 작가 주호민이 출연했다. 영상에서 정호근은 주호근에 대해 “가슴 속에 겪어온 일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굉장히 힘든 10년을 살고 있다. 인기 작가 반열에 올라온 건 맞지만 사람들 생각만큼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었다”라고 짚었다. 주호민은 “2005년부터 만화를 그려왔다. 잘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지만 2010년에 그린 ‘신과 함께’가 인기가 많았고, 영화화가 돼서 많은 관객이 사랑해주셨다”라면서도 “개인적인 문제가 생겨서 작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열망이 있는데 현실이 녹록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두 아이를 잃은 경험이 있는 정호근은 “나와 비슷한 처지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자식에게 걱정이 있는 운명이다. 극복하려고 했지만 마음 속 앙금으로 자리잡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주호민은 “첫째 아이가 지금 10살인데 3살 때 발달장애 판정, 자폐가 있다. 그때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신과 함께’ 영화가 너무 잘 돼서 사방에서 축하를 받을 때였다. 근데 집에 가면 감정의 파도가 너무 큰 거다. 그때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첫째에 관한 질문에 주호민은 “첫째는 장난이 굉장히 심하다. 아무래도 저희는 부모니까 받아줄 수 있는데 아이가 학교에 가서 교실에서 수업 중에 배꼽을 보여주거나 바지를 내린다거나 자폐아들의 돌발행동을 선생님에게 전해 듣을 때가 있다. 또 공개 수업에 갔는데 우리 아이만 동떨어진 섬처럼 있는 모습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라고 말했다. 정호근은 “저는 아이 둘을 잃었는데 이렇게 되면 부부 사이에도 금이 가게 된다. 저희도 그런 고비를 겪었다”라고 부부 사이에 대해 질문했다. 주호민은 “저희는 대화로 풀어가는 성격이 아니고 둘 다 참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문제 해결이 어렵고 그런 시간을 오랫동안 보내다가 어느 순간 저희가 각성을 하고 서로 대화의 문을 열고 기꺼이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중 하나가 작년에 아내하고 발달장애와 우리 가족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는 라디오 콘텐츠를 둘이 만들었다. 그걸 하니까 좋든 싫든 어쨌든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정도는 진솔하게 얘기하게 되더라”면서 “예전에는 싸우면 일주일 씩도 말을 안 했는데 지금은 그날을 안 넘기고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어린이집 교사가 물놀이 중 아동 학대” 신고… 경기남부경찰 수사 나서

    경기 김포의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가 물놀이 중인 아동을 물속으로 넘어뜨렸다는 내용의 아동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15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쯤 김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인근 야외 공간에 설치된 간이수영장에서 교사가 아동들의 발을 걸어 물속에 넘어뜨리는 등 학대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근처에 있던 행인이 현장을 촬영한 뒤 신고했는데, 촬영된 영상에는 교사가 간이수영장 안에서 아이들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잡거나 발을 걸어 물속으로 넘어뜨리는 모습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어린이집은 장애인복지관 내에 있는 곳으로서 원생 대부분이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에게 학대당한 원생도 발달장애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제공된 CCTV 화상을 면밀히 분석해 학대 정황 등 의심이 있는지 우선 살핀 다음, 추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계단식 선착장, 장정 셋이 휠체어 옮겨… 장애인 화장실은 쓰레기장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계단식 선착장, 장정 셋이 휠체어 옮겨… 장애인 화장실은 쓰레기장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누구에게나 여행은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수단이다. 그러나 집 밖을 나서 이동하기조차 어려운 장애인에게 여행은 꿈같은 일이 된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5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숙의토론 전문기관 ‘코리아스픽스’, 장애인 협동조합 ‘무의’와 함께 진행한 숙의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장애인 이동권 제한으로 침해받는 권리’로 여행(5위)을 꼽기도 했다. 장애인에게 여행은 불가능한 일일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여행할 수는 없나. 모든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내세운 게스트하우스 제주 ‘삼달다방’에 머무는 이들의 하루를 동행하며, 그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제주 성산읍 삼달리, 낮은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무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 삼달다방이다. 지난 5월 어느 날, 20명 남짓 묵을 수 있는 작은 숙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여러 명이 각자의 제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뇌병변 장애인 이규식(53)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규식씨의 목적지는 마라도다. 언젠가 TV에서 본 ‘마라도 짜장면’은 그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랜 기간 마음에 품고도 선뜻 가지 못했던 건 휠체어로 대중교통과 비행기를 여러 차례 갈아타며 제주도에 가는 것만도 쉽지 않은 여정이어서다.“내일 마라도에 갈 생각”이라는 그의 말에 옆방에 묵는 노경수(48)씨가 되물었다. “마라도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데 어떡하지?” 출발은 순조로웠다. 삼달다방엔 손님용 리프트 승합차가 있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차에는 전동과 반자동 휠체어 두 대를 실었다. 규식씨는 전동 휠체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폭이 넓고 무거워 마라도행 여객선을 타기 전 반자동 휠체어로 갈아타기로 했다. 배 앞에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장애인 표’를 받아 든 직원은 난감해했다. 배와 선착장을 잇는 다리 폭이 좁은 탓이다. 활동지원사 김형진(33)씨와 여행에 동행한 삼달다방 투숙객 김재우(37)씨가 앞뒤로 휠체어를 밀고 당겨 겨우 배에 올랐다. 3m 갑판을 오르는 데 5분이 걸렸다. 뒤따라 탄 승객들의 시선은 규식씨와 휠체어에 꽂혔다. 교통약자석이 배 앞머리 쪽에 있지만 휠체어석은 따로 없다. 배 안에 어정쩡하게 자리한 규식씨에게 또 다른 삼달다방 투숙객 배경내(50)씨가 물었다. “바람 쐬러 나가 볼까?” 휠체어를 다시 들어 문턱을 넘자 제주 바다가 펼쳐졌다. 여행의 자유가 비로소 느껴졌다. 25분 후 규식씨는 다시 난관을 맞닥뜨렸다. 마라도 선착장이 계단이라 또다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동행한 세 사람이 휠체어를 들어 땅에 내려놓은 뒤에는 돌길이 이어진 데다 군데군데 깨져 반자동 휠체어도 수동으로 밀 수밖에 없다.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휠체어가 심하게 덜컹거렸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만에 다다랐다.장애인 편의시설이라는 곳도 ‘편의’를 주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휠체어 사용’ 표시를 보고 찾아간 짜장면 가게 앞에는 턱이 있어 규식씨는 테라스 한켠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마라출장소 옆에 위치한 장애인 화장실엔 각종 쓰레기와 박스가 방치돼 있었다. 급기야 규식씨는 “너무 힘들다. 다신 못 오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 온 단단한 규식씨지만 여행의 끝에 기운이 빠져 버렸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제주시 노형동 대형 영화관에 갔을 때도 장애인 화장실 입구가 휠체어 절반 정도 너비여서 들어갈 수 없었다. 이상엽(56) 삼달다방 대표는 “결국 화장실 칸막이 밖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소변통을 썼다”면서 “생색내기식으로 만든 장애인 편의시설은 이용할 수 없다. 모두가 여행을 말하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다면 여행은 비장애인의 특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삼달다방에는 이 대표의 이러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이 대표는 건설회사에 다니던 시절 장애인이 사는 집을 수리한 적이 있는데, 이미 지어진 건물 구조를 크게 바꿀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 삼달다방은 설계할 때부터 문턱을 없애고, 높이는 휠체어 사용자의 시선에 맞췄다. 화장실의 크기, 경사로 각도, 주방 싱크대, 창문, 손잡이, 콘센트 높이까지 휠체어 이용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삼달다방을 짓는다는 소식을 들은 규식씨는 청약통장을 해지해 500만원을 보탰고, 직접 곳곳을 살피며 아이디어도 냈다. 이곳에는 장애인의 이동을 막는 편견이나 차별적 시선도 없다. 제주에 사는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들도 이곳을 종종 찾는 이유다. 박정경(46)씨가 지난해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자폐성 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책을 떨어뜨리고 문을 열고 닫자 제지하려고 했다. 그때 이 대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탐색해야 하니까 그냥 놔두시라”고 했다. 정경씨는 “발달장애 아동은 감각이 예민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해받는 공간에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숙박비가 저렴하다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다. 경제적 여력이 넉넉하지 않아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커피 원두나 쌀 등을 부쳐 주고 있다. 구비된 커피포트나 세탁기 등에는 기증한 이들의 이름도 적혀 있다. 경수씨는 “지난해 8월부터 활동지원사들과 제주에 오겠다며 같이 저축을 시작했는데, 삼달다방이 없었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규식씨는 “보통 여행을 가려면 활동지원사의 여비도 장애인이 부담해야 해 경제적 이유에서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규율은 비장애인 투숙객에게는 ‘휠체어가 지나가는 통로에 신발을 벗어 두지 말라’ 정도다. 삼달다방에 묵는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경내씨는 “규식씨와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계단 때문에 속상했다가 규식씨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가 하는 순간들이 반복됐다”고 했다. 재우씨는 배에서 내리던 기억을 떠올리며 “휠체어를 들어야 할 때마다 무게보다는 재촉하는 다른 관광객들의 목소리나 시선이 더 힘들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큰 변화를 만드는 건 그저 5~10㎝ 차이다. 싱크대는 5㎝ 높게 만들고 서랍을 없애니 전자동 휠체어 사용자도 혼자 싱크대를 쓸 수 있다. 다른 건물보다 콘센트나 문 손잡이를 15㎝ 정도 낮게 단 것도 그 때문이다. 비가 와도 문을 여닫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건물 앞 처마를 조금 더 길게 내렸다. 문턱이 있는 컨테이너 입구에 작게 자른 나무를 덧대니 휠체어도 다닐 수 있다. 건물 유지보수를 위해 삼달다방을 찾은 최수현(44)씨는 이런 작은 차이가 어떤 변화를 주는지 꼼꼼하게 설명했다. 삼달다방을 둘러본 교사 김영주(42)씨는 “학교 공간도 조금만 바꾸면 장애인 학생들에게 더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규식씨는 제주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내가 마라도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바다 수영도, 노을을 보며 한 캠핑도 행복했다.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장애인이 마라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다.”
  • 휠체어가 마라도에 가기까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제주 여행

    휠체어가 마라도에 가기까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제주 여행

    누구에게나 여행은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수단이다. 그러나 장애인이 집 밖을 나서 이동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에서 여행은 꿈같은 일이 된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5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숙의토론 전문기관 ‘코리아스픽스’, 장애인 협동조합 ‘무의’와 함께 진행한 숙의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장애인 이동권 제한으로 침해받는 권리’ 5위로 여행을 꼽기도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여행은 불가능할까. 모든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내세운 게스트하우스 제주 ‘삼달다방’에 머무는 이들의 하루를 동행하며, 그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제주 성산읍 삼달리, 낮은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무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 삼달다방이다. 지난 5월 어느날 20명 남짓 묵을 수 있는 작은 숙소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여러 명이 각자의 제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뇌병변 장애인 이규식씨(53)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규식씨의 목적지는 마라도다. 언젠가 TV에서 본 ‘마라도 짜장면’은 그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랜 기간 마음에 품고도 선뜻 가지 못했던 건 휠체어로 대중교통과 비행기를 여러 차례 갈아타며 제주도에 가는 것만도 쉽지 않은 여정이어서다. “내일 마라도에 갈 생각”이라는 그의 말에 옆방에 묵는 노경수(48)씨가 되물었다. “마라도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데 어떻게 가게?” 출발은 순조로웠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장애인 콜택시 대신 삼달다방에 있는 손님용 리프트 승합차에 휠체어 두 대를 실었다. 한 대는 전동, 한 대는 반자동이다. 규식씨는 전동 휠체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폭이 넓고 무거워 마라도행 여객선을 타기 전 반자동 휠체어로 갈아타기로 했다. 배 앞에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장애인 표’를 받아 든 직원은 난감해했다. 배와 선착장을 잇는 다리 폭이 좁은 탓이다. 활동지원사 김형진(33)씨와 여행에 동행한 삼달다방 투숙객 김재우(37)씨가 앞뒤로 휠체어를 밀고 당겨 겨우 배에 올랐다. 3m를 건너는 데 5분이 걸렸다.뒤따라 탄 승객들의 시선은 규식씨와 휠체어에 꽂혔다. 교통약자석이 배 앞머리 쪽에 있지만 휠체어석은 따로 없다. 배 안에 어정쩡하게 자리한 규식씨에게 또 다른 삼달다방 투숙객 배경내(50)씨가 물었다. “바람 쐬러 나가 볼까?” 휠체어를 다시 들어 문턱을 넘자 제주 바다가 펼쳐졌다. 여행의 자유가 비로소 느껴졌다.그러나 출발 25분 만에 규식씨의 휠체어는 난관을 맞닥뜨렸다. 마라도 선착장이 계단이라 또다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동행한 세 사람이 휠체어를 들어 땅에 닿은 뒤에는 돌길이 이어진 데다 군데군데 깨져 반자동 휠체어도 수동으로 밀 수밖에 없다.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휠체어가 심하게 덜컹거렸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만에 다다랐다. 장애인 편의시설이라는 곳도 ‘편의’를 주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휠체어 사용’ 표시를 보고 찾아간 짜장면 가게 앞에는 턱이 있어 규식씨는 테라스 한켠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마라출장소 옆에 위치한 장애인 화장실엔 각종 쓰레기와 박스가 방치돼 있었다. 급기야 규식씨는 “너무 힘들다. 다신 못 오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 온 단단한 규식씨지만 여행의 끝에 기운이 빠져 버렸다.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제주시 노형동 대형 영화관에 갔을 때도 장애인 화장실 입구가 휠체어 절반 정도 넓이여서 들어갈 수 없었다. 이상엽(56) 삼달다방 대표는 “결국 화장실 칸막이 밖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소변통을 써야 했다”면서 “생색내기식으로 만든 장애인 편의시설은 이용할 수 없다. 모두가 여행을 말하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다면 여행은 비장애인의 특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삼달다방에는 이 대표의 이러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이 대표는 건설회사에 다니던 시절 장애인이 사는 집을 수리하는 사업을 맡은 적이 있는데, 이미 지어진 건물 구조를 크게 바꾸기는 어렵겠다는 한계를 느꼈다. 삼달다방은 설계할 때부터 문턱을 없애고 높이는 휠체어 사용자의 시선에 맞췄다. 화장실의 크기, 경사로 각도, 주방 싱크대, 창문, 손잡이, 콘센트 높이까지 휠체어 이용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소식을 들은 규식씨는 청약통장을 해지해 500만원을 보냈고, 직접 삼달다방 곳곳을 살피며 아이디어도 냈다. 이곳에는 장애인의 이동을 막는 편견이나 차별적 시선도 없다. 제주에 사는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들도 이곳을 종종 찾는 이유다. 박정경(46)씨가 지난해 처음 삼달다방에 왔을 때 자폐성 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책을 떨어뜨리고 문을 열고 닫자 제지하려고 했다. 그때 이 대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탐색해야 하는데 그냥 놔두시라”고 했다. 박씨는 “발달장애 아동은 감각이 예민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해받는 공간에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숙박비도 저렴하다. 경제적 여력이 넉넉하지 않아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커피 원두나 쌀 등을 부쳐 와 원두를 한 번도 산 적이 없다. 구비된 커피포트나 세탁기 등에는 기증한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경수씨는 “지난해 8월부터 활동지원사들과 제주에 오겠다며 같이 저축을 시작했는데, 삼달다방이 없었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규식씨는 “보통 여행을 가려면 활동지원사의 여비도 장애인이 부담해야 해 경제적 이유에서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특별한 규율이 없는 것도 삼달다방의 특징이다. 비장애인 투숙객에게는 ‘휠체어가 지나가는 통로에 신발을 벗어 두지 말라’ 정도만 안내한다. 그런데도 삼달다방에 묵는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경내씨는 “규식씨와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계단 때문에 속상했다가 규식씨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가 하는 순간들이 반복됐다”고 했다. 재우씨는 “휠체어를 들어야 할 때마다 무게보다 재촉하는 다른 관광객들의 목소리나 시선이 더 힘들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그저 5~10㎝ 차이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든다. 싱크대는 5㎝ 높게 만들고 서랍을 없애니 전자동 휠체어 사용자도 혼자 싱크대를 쓸 수 있다. 다른 건물보다 콘센트나 문 손잡이를 15㎝ 정도 낮게 단 것도 그 때문이다. 비가 와도 문을 여닫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건물 앞 처마를 조금 더 길게 내렸다. 문턱이 있는 컨테이너 입구에 작게 자른 나무를 덧대니 휠체어도 다닐 수 있다. 건물 유지보수를 위해 삼달다방을 찾은 최수현(44)씨는 이런 작은 차이가 어떤 변화를 주는지 꼼꼼하게 설명했다. 삼달다방을 둘러본 교사 김영주(42)씨는 “학교 공간도 조금만 바꾸면 장애인 학생들에게 더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규식씨는 제주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내가 마라도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바다 수영도, 노을을 보며 한 캠핑도 행복했다.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장애인이 마라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다.”
  • 드라마 속 자폐 변호사는 이기지만…현실의 발달장애인은 ‘눈물의 49재’

    드라마 속 자폐 변호사는 이기지만…현실의 발달장애인은 ‘눈물의 49재’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2일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49재를 열고 참사를 끝내고자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가 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해 세상의 편견과 맞서는 등 미디어 안에서 그려지는 장애인의 삶은 ‘해피엔딩’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니 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거리로 나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의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49재를 지냈다. 80여명의 회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스님 12명이 염불을 진행하는 동안 분향소 앞 제사상에 국화꽃을 차례로 헌화했다. 제사가 끝난 뒤 분향소는 철거됐다. 이번 추모제는 지난 5월 서울 성동구와 인천 연수구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각각 아들과 함께 뛰어내리거나 딸을 살해한 사건에서 촉발된 추모 행사의 마지막 일정이다. 회원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전쟁기념관 앞으로 이동해 조계종·원불교·천도교·천주교·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와 함께 ‘5대 종단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집무실 인근에 분향소를 설치했음에도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인사는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에 국가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발달장애인 참사를 끝내기 위해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 앞에서 국회에 발의된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통과를 촉구하는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 장애 다룬 ‘해피엔딩’ 드라마 뜨는데 현실은 ‘비극’.···발달장애인 참사 49재

    장애 다룬 ‘해피엔딩’ 드라마 뜨는데 현실은 ‘비극’.···발달장애인 참사 49재

    ‘장애’ 다룬 드라마 연이어 화제지만현실선 ‘발달장애 자녀 살해’ 비극 이어져장애부모연대, 삼각지역에서 49재 열고“발달장애인에 국가 책임 다하라” 호소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2일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49재를 열고 참사를 끝내고자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가 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해 세상의 편견과 맞서는 등 미디어 안에서 그려지는 장애인의 삶은 ‘해피엔딩’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니 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거리로 나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의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49재를 지냈다. 80여명의 회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스님 12명이 염불을 진행하는 동안 분향소 앞 제사상에 국화꽃을 차례로 헌화했다. 제사가 끝난 뒤 분향소는 철거됐다. 이번 추모제는 지난 5월 서울 성동구와 인천 연수구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각각 아들과 함께 뛰어내리거나 딸을 살해한 사건에서 촉발된 추모 행사의 마지막 일정이다. 회원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전쟁기념관 앞으로 이동해 조계종·원불교·천도교·천주교·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와 함께 ‘5대 종단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집무실 인근에 분향소를 설치했음에도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인사는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에 국가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발달장애인 참사를 끝내기 위해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 앞에서 국회에 발의된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통과를 촉구하는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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