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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람선」 허가경위 조사/대검/전 서울부시장등 6명 소환조사

    ◎「오대양」 수사 【대전=박국평·진경호·최용규기자】 「오대양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지검 특수부(이기배부장검사)는 16일 오대양측이 사채를 컴퓨터로 관리해왔다는 사채권자들의 주장에 따라 이에대한 확인조사에 나서는 한편 마지막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용인농장장 이경수씨(당시 45세)의 사인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박순자씨의 동생 박용주씨와 이순희씨(32·여)를 소환,컴퓨터사채관리를 추궁했으며 박씨로부터는 사건직전 「삼우도 고통받고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썼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자백을 받아냈다. 검찰은 이에따라 충남도경에 사건현장압수품 가운데 컴퓨터사채관리디스켓이 있는지의 여부를 집중조사했으나 사채권자들의 말과는 달리 이를 찾지 못했다. 검찰은 또 집단변사자 가운데 외부인개입설의 발단이 되고 있는 이경수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씨가 목맨 끈의 묶음 방식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한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신건검사장)는 이날 김진원 전서울시 부시장등 지난 85년당시 서울시 간부들과 한일은행관계자등 7명을 서울 삼청동 검찰청별관으로 불러 주식회사 세모측에 특혜를 주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항간에 나돌고 있는 5공화국의 세모 특혜설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대전지검과 공조수사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서울시가 지난 85년 세모측에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허가해 주는 과정에서 특혜를 주었는지와 한일은행측이 삼우트레이딩에 20억원을 대출해준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전부시장등은 검찰조사에서 『세모측이 경영상태가 좋아 운영권을 주었으며 자금대출과정에서도 특혜를 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검중앙수사부는 오대양사건과 관련,지난 85년 서울시 부시장이던 김진원씨(57)와 상하수국장 이기창씨(56)등 당시 서울시 관계자및 당시 한일은행장 이석주씨(64)씨 비롯한 한일은행 관계자등 모두 6명을 지난 15일 삼청동 검찰청사별관으로 소환,참고인조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오대양사건 수사를맡고있는 대전지검의 공조수사요청에 따른 진상규명 차원의 수사』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서울시가 지난 85년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주)세모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 ▲84년 삼우트레이딩에 20억원을 대출해준 경위등을 집중조사했다. 김전부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세모 유람선 허가당시 서류상으로는 하자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나 구체적인 결정과정은 최종 결재자인 염보현 당시시장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당시 한일은행장이던 이씨는 『84년 삼우트레이딩에 20억원을 대출할 당시 담보를 충분히 잡았다』면서 『고위층의 지시나 특혜에 의한 대출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 신민,오늘 당무회의/조 부의장 제명 매듭

    신민당은 5일상오 당무회의를 열고 당기위로부터 지난달 29일 제명결의되어 당무회의에 제소된 조윤형국회부의장 징계문제를 매듭짓는다. 신민당은 조의원 제명파동의 발단이 된 「13대 공천때 남원지역 공천과 관련해 김대중총재 측근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발설자인 조의원을 당무회의에 참석토록 요구했으나 조의원이 『더이상 해명할 것이 없다』며 불참의사를 밝혀 제명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 “제명파동”… 신민호가 흔들린다/조윤형의원 징계결정 안팎

    ◎「금품수수 발설」이 감정싸움 비화/정발연의 반발 강도가 주목거리/김 총재 추인과정 남아 타협 가능성도 신민당의 주류측과 정치발전연구회(정발연)간에 「공천관련 금품수수설」을 둘러싸고 증폭되어온 내분은 급기야 주류측이 발설자인 조윤형국회부의장을 제명결의함으로써 당이 균열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 아직 당기위 제명결의에 대한 당무회의와 의원총회의 최종결정절차가 남아있지만 조의원에 대한 가장 가혹한 처벌인 제명조치에 대해 정발연측이 『철회하지 않으면 공천비리를 부득이 밝히지 않을 수 없으며 제명이 확정될 경우 공동대응하겠다』고 즉각 반발하고 있어 제명확정여부에 따라 집단탈당사태까지 예견되고 있다. 주류측의 이같은 조의원제명결의 배경은 사안이 김대중총재주변에 대한 추잡한 잡음과 관련되어있다는 점과 이를 방치할 경우 14대총선전 또다시 당내 분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하고 있다. 또 그간 정발연소속의원을 접촉한 결과 전원이 행동통일을 할것 같지 않다는 판단에따라 단호한 조처를 통해정발연해체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볼수있다. 그러나 당기위의 제명결의가 곧 조의원의 출당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며 김총재의 재가및 당무회의추인과정과 조의원의 태도표명 여부에따라 징계의 강도가 수그러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이같은 시각은 주류측이 조의원에 대해서는 서슬푸른 단죄의 칼을 휘둘렀으나 같은내용의 발언을 하고도 김총재와 당에 두차례 사과한 이형배의원에 대해서는 징계조치를 유보한데서도 짐작할수 있다. 또 제명결의추인을 위한 당무회의가 위원들의 지역구활동및 하기휴가등으로 2주일후에나 열릴수 있다는 점과 정발연측이 겉으로는 공동대응하겠다고 나섰지만 일단 징계취소를 요구하고 징계가 확정될 경우 집단탈당등 대응방안을 밝히겠다고 일보후퇴함으로써 정치적타협의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는 셈이다. 특히 조의원제명결의가 나오기하루전 주류측의 김원기의원과 정발연의 정대철의원이 비공식접촉,양측의 이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기위의 결의이전에 조의원은 이미 제명결정을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돼 「당기위의 제명결의→조의원의 해명사과→당무회의의 경감조치」등 일련의 정치적 절충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제명조치로까지 비화된 조·이의원의 「김총재측근 금품수수발언」은 지난21일 서교호텔에서 열린 김총재와 정발연회원들과의 대화모임에서 발단됐다. 이모임에서 조의원이 김총재에게 「측근들의 전횡」을 지적하면서 그증거로 ▲남원지역 공천잡음 ▲수서사건 ▲롯데상가 분양사건 ▲이철용·이해찬의원 탈당사태를 거론했다.당시모임에서는 『한 집안식구들끼리 못할 얘기가 없겠지만 언론등 외부에는 발설하지 말자』는 선에서 마무리 됐었다. 그러나 다음날 「남원공천과 관련해 김총재측근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고 발설자가 이형배의원(전국구·13대공천당시 남원지역공천탈락자)으로 알려지자 당지도부는 즉각 이의원을 당기위에 회부,진상을 조사토록하는 등 분란이 확대됐다.이과정에서 또 조의원이 공천대가로 조찬형씨가 건네준 수표(1천만원권 30장) 사본이 있다고 발설함으로써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내분사태로 번져 정발연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의원총회(26일)와 당기위(29일)에서 조의원 제명논의가 진행된 것이다. 조의원과 이의원 및 정발연관계자들이 밝히고 있는 공천잡음의 전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3대총선을 앞두고 남원지역에는 이지역 11대의원인 이형배씨와 검사출신인 조찬형씨가 공천경합을 벌였다.이씨는 김총재를 보좌해왔던 경력을 앞세우며 공천을 요구했고,조씨는 조윤형(당시 총재비서실장) 조승형씨(현 총재비서실장) 등 조씨 문중과 이들과의 친분을 지원삼아 공천경합을 했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대통령선거지원 헌금을 포함,김총재측근에게 모두 4억원이 넘는 돈을 건네주었다.그러나 조씨는 공천이 안될 조짐이 보이자 미리 준비했던 수표복사본과 고발장을 들고다니며 조윤형씨와 김총재주변인사들에게 압력을 가했다.이 때문에 최종공천발표 하루전날 열린 공천심사위에서 공천자가 이씨에서 조씨로 바뀌었고 그대신 이씨는 전국구(9번)로 옮겨앉았다. 이때 조씨가 3억원을 별도로 지원키로 하고 현찰대신 땅을 내놓았고 88년당시에는 수천만원에 불과하던 땅값이 올라 지난 광역의원선거때 3억원에 매각했다」 간헐적으로 흘러나왔던 이같은 공천잡음에 대해 김총재등 주류측은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이라고 발끈했다. 이같은 공방을 배경으로 진행됐던 당내파문은 조의원제명이라는 최악의 대치상태로 진행됐으며 정발연의 대응과 주류측의 제명절차진행에 따라 앞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 “소모성 헐뜯기”… 신민내분/김경홍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신민당의 주류측과 정발연간의 감정싸움은 한마디로 「이전투구」로 비춰지고 있으며 시간을 더할수록 추악해져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유는 당초 야권통합방안과 당내개혁문제에서 비롯된 양측의 갈등이 본질적인 문제는 뒤로 제쳐두고 급기야 「누가 돈을 먹었네,안먹었네」「증거가 있네,없네」등 시정잡배들이나 거론함직한 사안에 매달리고 있기때문이다.그것도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 몇년이나 지난 케케묵은 일을 두고서 말이다. 문제의 발단은 광역선거패배 이후 『야권의 통합을 위해서는 김대중총재가 2선으로 물러나야한다』는 통합서명파들이 정발연이라는 계보를 결성했고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주류측의 탄압(?)에서 비롯됐다.그러나 이같은 노선대치상황에서 정발연측이 『김총재측근이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설을 흘림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내분사태에 휘말려버린 것이다. 야당내의 야당을 자처하며 1인체제의 독선적인 당운영을 견제하겠다는 정발연측의 명분도 빛을 잃어버린것처럼 보여진다. 주류측은 즉각 정발연해체와 발설자로 지목된 조윤형국회부의장의 징계요구를 결의했고 정발연은 계속 밀어붙일 경우 금품으로 제공된 수표사본을 공개할 수도 있다며 맞대응했다.또 양측의 의원들은 서로의 불미스런 사생활을 공개하겠다고까지 뒷전에서 수군거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 야당의 최대관심은 하루빨리 광역선거패배의 아픔을 씻고 14대총선에서 당당히 재기하는 것임에 틀림없다.따라서 재기를 위한 갈등은 당연한 의무일 수도 있지만 지역말단적인 인신공격성 싸움은 한낱 소모성 헐뜯기에 불과할 뿐일 것이다. 주류니 비주류니 할 것 없이 신민당 구성원 모두가 단합과 개혁과 통합을 통해 국민정서에 맞는 정당의 모습을 갖추어나가겠다고 입을 모으지만 이 시점의 당 내분은 오히려 국민정서와는 한참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갈등의 와중에서 이상수의원은 정발연의 위상을 「노조가 없던 회사에 노조가 생긴격」으로 비유하고 있다.이 표현을 빌리자면 현재 회사인 주류측은 노조핵심 간부를 해고시키려 하고 있고 노조인 정발연은 골리앗항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비유된다.신민당도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회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노사화합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 소­북한열차 1주 운휴/북 외교관 화물검사 거부… 집단 난투극

    【모스크바 연합】 소련­북한 국경지역 두만강 건너편 핫산 철도역에서 지난달 22일 북한 외교관의 세관검사를 둘러싸고 소련세관원들과 북한인들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모스크바∼평양간 특급열차운행이 1주일간 중단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련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의 지난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문제의 특급열차가 모스크바를 출발,북한으로 들어가기 직전 국경도시 핫산에서 소련세관원들이 승객에대한 화물검사를 하던중 북한승객이 외교관여권을 제시하면서 검사에 불응한데서 일어난 것으로 전했다. 소련세관은 이 북한 외교관에 대해 개인신분 증명서 제시를 계속 요구하자 함께있던 북한인 승객 32명이 이에 항의,열차내에서 농성을 벌였으며 뒤이어 소련관리들이 북한인들의 화물을 끌어내리자 사태가 격화되기 시작,이 지역 문화회관건설작업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무자들이 술에 취한채 몰려와 세관원을 폭행하는 등 집단난투극을 벌였다.
  • 은행은 사금고가 아니다/최택만 논설위원(서울칼럼)

    각종 성금과 의연금이 한 달이 멀다하고 모금되던 과거 정권 때의 일이다. 어느 재벌에 몇 억 원의 성금이 할당되자 그룹기획조정실장이 총수에게 자금조달방법을 문의했다. 이 재벌총수의 말은 간단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갖다주지…』 이 총수는 은행돈이 마치 자신의 호주머니 돈인 양 가볍게 여기더라는 것이다. 관치금융이 풍미하던 시절,정경유착이 잘된 재벌기업들은 은행을 사금고처럼 여기는 풍조가 있었고 정경유착을 다지려면 성금과 정치자금 등 준조세를 잘 내야 했다. 그래서인지 재벌 총수들은 성금액을 경쟁적으로 높였고 그러다 보니 액수가 커졌다. 액수가 커지다 보니 은행돈으로 성금을 내는 것이 통념화되었던 것 같다. 하기야 정부 최고위층이 자금은 염려 말고 대규모 중공업 공장을 지으라고 당부하던 때도 있었다. 은행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최근에는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요즘에는 굴지의 대재벌그룹 회장이 주거래은행을 직접 찾아가는 일까지 생겼다. 성금을 내기 위해 은행돈을 빌리는 게 아니고 부도를 막기 위해서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금담당 상무가 출입하던 은행에 재벌총수가 직접 갔으나 은행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재벌총수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안 은행장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대출담당 임원만 만나고 돌아갔다고 한다. 옛날 같으면 재벌그룹 기획조정실장이 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할 정도의 일이다. 시중의 자금사정이 이처럼 급박한 상태에 있고 은행 거래기업 중 자구노력이 현저히 부족한 한두 개 기업에 대해서는 부도를 낼 것이라는 풍문마저 나돌고 있다. 어느 기업인은 『은행돈 무서운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며 하루 하루를 급전으로 간신히 넘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기업인은 그 전에도 정부의 긴축정책이 실시되면 은행창구가 막히긴 했지만 지금과 같지는 않았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 기업인의 말대로 긴축정책이 실시되면 경제계가 경기침체나 업계 부도위기를 이유로 긴축완화를 정부에 건의했고 이를 받아들여 긴축을 푸는 것이 과거의 관행이었다. 통화공급량이 적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적정하다거나를 놓고 이른바 통화논쟁이 벌어지면 정부가 슬그머니 통화고삐를 늦추곤 했다. 우리 재벌기업들은 지금까지 그러한 통화신용정책에 익숙해져 있고 자금운용계획도 그런 관례에 입각해서 수립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통화긴축을 해봤자 얼마가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거나 아예 은행돈은 언제나 쓸 수 있다는 생각 아래 기업경영을 해온 게 재벌기업들의 행동양식이다. 이번에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간의 통화논쟁이 발단이 되어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기업들 사이에 있었던 것 같다. 재무부가 총통화 공급목표를 조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보면 통화를 늘리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다. 물론 시중의 자금사정이 급박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두 가지의 시험대 위에 서 있다. 그 하나는 과거 고도성장시대의 관행대로 시중자금난이 심화되면 정부가 금융긴축을 풀고 통화를 확대할 것인가이다. 정부부처간에 이견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통화공급을 확대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경제계의 압력을 얼마나 견디어낼지가 의문스럽다. 다른 하나는 우리 기업들이 언제까지 공장용지·각종 기계설비·운영자금은 물론이고 비업무용 부동산 구입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자금을 은행돈으로 충당하려는 사고와 자세를 갖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번 통화신용정책의 결과 여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체질,더 나가서는 우리 경제의 구조가 달라진다. 이번에도 정부가 긴축을 완화한다면 기업들의 은행의존 체질을 영구해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의 관행대로 자금난을 소리 높이 외치면 긴축기조가 말끔히 사라진다는 것을 기업들에 재확인해주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이번만은 기업체질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하여 통화긴축과 확대라는 스톱(stop)과 고(go)식의 통화신용정책을 기필코 배격해야 한다. 통화신용정책이 시험대에 올라 있을 뿐 아니라 재벌기업의 은행돈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시정하느냐의 여부가 시험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재 자금난을 감안하여 따뜻한 마음으로 긴축을 푸는 일은 기업으로 하여금 향후더 무서운 자금난을 겪게 하는 차가운 행동임을 정책당국자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재벌기업들이 자구노력에 의해 어려움을 견디고 나면 앞으로는 시설자금도,부동산매입자금도,각종 성금도 은행창구에서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재벌총수들도 『은행돈 무섭다』는 말을 실감할 줄 알아야 한다. 은행돈을 빌려 백화점식 경영을 할 때는 지났다. 최소한 자금의 회임기간이 긴 시설부문 투자와 부동산 취득 등은 자체자금으로 충당하려는 방향으로 일대 사고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재벌들은 일본과 대만의 기업보다 은행의존도가 높다. 하루 빨리 은행의존 체질에서 벗어나야 외국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은행이 재벌그룹의 사금고인 시대는 지났다.
  • 안보리,이라크 핵사찰명령/“우라늄 36㎏ 생산” 미 정보기관 확인

    【워싱턴 AFP 연합】 미국의 정보기관은 이라크가 이라크 북부지역의 한 지하시설물에서 비밀핵무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한 망명 이라크 핵과학자의 주장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4일 보도했다. 미 정부기관은 이라크가 무기제조에 이용할 수 있는 최소치인 36㎏ 이상의 우라늄을 여타 국가들이 전혀 알지 못하게 이미 생산했다는 이 과학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13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로이터 연합 특약】 유엔 안보리는 자체 전문가들에게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이라크 북부 모술시 인근의 핵개발시설에 대한 사찰을 명령했다고 뉴욕 타임스지가 15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망명한 이라크 핵과학자가 이라크내에 8곳의 핵연구 및 개발단지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하고 그 가운데 3곳은 걸프전 기간중 폭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 폭력시위 「일본의 양식」이 잠재웠다/60년대 학생소요 수습의 교훈

    ◎「전학연」 국회난입에 질타여론 비등/언론사서 「구국선언」… 극렬투쟁 퇴조 1960년 6월17일은 일본신문사와 반체제운동사에 길이 남는 일이다. 이날 도쿄(동경)에서 발행되는 7대 신문은 조간1면 중앙에 5단 크기의 박스로 「폭력을 배제하고 의회주의를 지키라」는 공동선언을 일제히 게재,폭력을 규탄했다. 『6월15일 밤 국회 내외에서의 유혈사건은 그 사태를 야기한 이유를 별도로 하고,의회주의를 위기에 몰아넣는 통한사였다. 우리는 일본의 장래에 대해 오늘날 만큼 깊은 우려를 가진 때는 없다고 시작되는 이 공동선언은 폭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은 결단코 허용될 수 없다고 밝히고 『일단 폭력을 시인하는 것 같은 사회적 풍조가 일반화된다면 민주주의는 사멸하고,일본의 국가적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사태로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폭력사태를 철저히 비판했다. 반면 정부에 대해서도 『국민의 양식에 부응하는 결의를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사회·민사 양당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쟁점을 잠시 덮어두고 솔선해 국회에 돌아와 국회기능을 정상화시킴으로써 사태수습에 협력하는 것이 국민 다수가 바라는 바』라고 피력했다. 이 공동선언의 말미에는 이 선언에 참여한 일본경제·동경타임스·동경신문·독매·매일·조일·산경신문사의 이름이 가나다 순으로 적혀 있었다. 미일 안보조약의 개정을 둘러싸고 빚어진 당시 일본의 사회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해 6월4일 안보조약 개정저지를 위한 제1차 스트라이크에는 전국에서 5백60만명이 참가했다. 10일에는 미국 대통령의 비서가 하네다(익전) 공항에서 포위되는 곤욕을 겪었다. 15일에는 안보조약 개정저지 제2차 투쟁이 벌어졌다. 전국에서는 5백80만명이 통일행동에 참가했으며 국회주변에는 11만명의 데모대가 둘러쌌다. 「전일본 학생자치회총연합」이라는 명칭의 「전학연」은 국회구내에서 집회를 갖기로 방침을 정하고 1만7천명의 멤버가 국회주변에 집결했다. 이 가운데 1천5백명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국회구내에 돌입했다. 최루가스·소방호수·경찰봉으로 저지하는 경찰에 데모대는 보도블록을 깨뜨려 던졌다. 15일과 16일에 걸친 국회 주변에서의 격돌에서 학생측 1백82명이 검거됐으며 구급차 48대가 44차례에 걸쳐 출동,부상자 5백89명을 실어 날랐다. 이 와중에서 동대문학부 3년생 간바 미치코(화미지자)양이 사망했다. 6월16일부터 17일에 걸쳐 일본 열도는 「성명」 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정부를 비롯,각 정당·노동조합·대학·신문사·재계 등 일본의 유력한 기관은 모두가 어떤 형태로든 성명을 발표했다. 그만큼 전학연 주류파에 의한 국회난입사건은 일본의 중추를 진동시켰다. 더구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더욱 국민적 분노를 사게 되어 어느 단체든 조직이든 이 같은 사태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밝혀 둠으로써 국민을 무시하고,혹은 진정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때문이다. 정부는 전학연의 행동에 대해 『사회질서를 전복시키려는 국제 공산주의의 기도에 함께 춤추는 계획적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가야 세이지(모성사) 동대학장은 『사망자를 낸 난투사건은 학생측의 행동에도 책임 있다. 그러나 경찰에 다소의 과잉이 있었던 것은 명백하다』며 결론적으로 의회정치의 룰을 깨뜨린측의 책임도 크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일본에 있어서의 소위 「학생운동」은 전전·전후를 통해 일관하여 좌익운동 또는 정치운동의 대명사가 되어왔다. 사회적으로 하나의 층을 형성하고 있는 학생들의 집단·조직적 행동이 반체제·반권력 투쟁의 선봉역을 맡아 왔다는 사실은 일본 역사의 큰 교훈으로 남는다. 일본에 있어서 반사회적 극렬 학생운동은 60년대와 70년대 초반에 걸친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계속 벌어졌다. 7대 신문의 공동선언이 있고도 일본의 학생운동은 10여 년 동안 계속되다 69년 「야스다(안전)강당사건」으로 막을 내린다. 동대 야스다강당 점거농성사건은 「전공투」(전학적투쟁조직)에 의해 발생했다. 당시 과격파 학생들은 아카몽(적문)과 더불어 동대의 상징인 야스다강당을 점거,학사행정 일체를 마비시켜 놓았다. 학교당국은 경찰에 캠퍼스내 진입을 요청한 상태였다. 경찰은 69년 1월19일 8천5백명의 경찰관,3백45대의 방석차,4대의 헬리콥터를 동원,몇달째 강당을 점거하고 있던 과격파 학생들에 대해 대공세를 펼쳤다. 돌과 화염병,1만발의 최루탄이 난무하는 가운데 격전은 상오 7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하오 5시47분 야스다강당이 불타는 가운데 경찰이 7백67명의 농성학생 전원을 체포함으로써 격전은 막을 내렸다. 수련의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던 의학부학생 12명이 68년 1월 무더기 징계조치를 받음에 따라 발단이 된 이 사건은 전체학생의 「1년간 유급」이라는 전대미문의 결과를 낳았다. 지난 56년 제9차 전학연대회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됐던 학습원대 고야마 겐이치(향산건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과격이 휩쓴 자리에 남는 것은 소모 뿐이었다. 그래도 면학에 열중한 대다수 학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일본이 가능했던 것이다』 과거 학생운동에 정열을 불태웠었다는 한 중견언론인도 『무정부 상태에서 파괴가 계속되면 그 회복에 30년은 걸린다. 일본이 70년대초를 끝으로 학생운동에 종막을 고한 것은 여론의 냉혹한 비판과 경제력의 축적 때문이었다. 총리를 구타하는 것 같은 반인륜적 행위가 자행되는 오늘의 한국은 매우 우려해야만 할 상황이다. 사회의 각계각층은 누구의 눈치를 볼 것 없이 자신의 입장을 뚜렷이 밝혀야 한다. 오늘의 한국은 이런 점에서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외언내언

    한때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고 한 발언이 큰 파문을 빚은 적이 있었다. 총을 함부로 발사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지도 않다는 발언의 무책임성이 말썽을 빚은 이유였다. 결국은 총기사용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었다. ◆요즘 주변의 잇단 총기사고에서 우려되는 것이 적지 않다. 특히 경찰관들에게서 보게 된다. 도시번화가에서 소매치기 용의자가 총에 맞아 숨지는가 하면 단순도주범이나 무방비상태의 술집 만취손님이 중상을 입는 사고에서 오·남용의 경우를 알 수 있게 된다. 대민접촉의 기회가 많은 경찰관들이어서 특히 총기사고는 없어야 하는 것인 데도 잇따르고 있어 걱정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총기사용의 기본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는 데에 있다. 어느 경우에 총을 빼야 하는가를 제대로 판단하고 가능한 한 위협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찰의 총시 사용지침에도 「주변의 안전·위해여부를 판단,오·남용이 없도록 하라」고 명시돼 있고 발사 때는 처음 2발은 공포로,또 대퇴부 이하를겨냥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지난 30일 밤 인천의 총상사건도 시민을 절도범으로 오인하고 총부터 쏴버린 전형적인 과잉대응이 빚은 결과이다. ◆그러나 경찰의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지 않다. 범인들은 점점 잔혹해지고 있는데 언제 확인하고 위협부터 할 여유가 없다고 하는 주장이다. 생선회칼·가스총·도끼 등 각종 무기로 무장한 강력범들의 대응에는 총기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경찰관들은 이런 범인들이 두려울 수밖에 없고 실제로 피해가 적지 않다. 경찰관들의 행위에 수긍이 가고 총기사용의 적정선이 늘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여러 경우에서 총기사용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또 발사 때에는 보다 전문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격훈련이 강화되어야 하고 못지 않게 행동지침이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 과잉대처가 문제의 발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 「장례시위」… 시민은 괴롭고 착잡하다/노제 극한대치… 각계의 소리

    ◎「망자가 되돌아 간것」은 반인륜적 행위/“시청앞 고집은 시신볼모 정치투쟁”/“시국 조기 수습차원서 허용 했어야”/양측 모두 “국민을 무시한 처사” 양비론도 강경대군의 장례가 무기 연기되자 이 장례를 주관하고 있는 재야 쪽 「대책회의」와 정부당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국민들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망자가 한번 지나간 길을 되돌아 가게 한 것은 우리의 전통윤리에 비추어 볼 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대책회의」측을 비난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시청앞 노제를 허용하면 무슨 큰 일이 나느냐』고 정부 쪽을 겨냥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노제」 공방이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사태로 번지자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는 「대책회의」측 뿐 아니라 폭력시위의 위험성을 들어 강경방침을 세웠던 당국도 매우 난처한 입장이 됐다. 이번 사태를 돌아보면 사태의 발단은 「대책회의」측이 강군의 장례절차로 시청앞에서 노제를 가지려한 데 있는 셈이다. 당국은 그러나 「대책회의」측에 「시청앞 노제」는 허용할 수 없음을 누누이 밝혔었다. 「대책회의」측은 이에 대해 『시청앞 노제가 저지당할 경우 장례행렬을 돌려 장례를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다시 맞섰다. 「대책회의」측은 당국의 거듭된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끝내 「시청앞 노제」를 강행하려다 저지당하자 결국 장기전에 들어가고 말았다. 경찰은 「시청앞 노제」가 주최측이 내세운 「민자당 분쇄」 「현정권 퇴진」 등의 구호에서 보여주듯 우리의 전통 관혼상제에 따른 일반적인 장례행사가 아니라 폭력시위로 번질 가능성이 큰 점을 들어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또 한편 「시청」이라는 곳이 수도 서울의 상징인데다 교통의 요지여서 이곳에서 반정부집회를 가질 경우 현정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불의의 사고로 숨진 강군에게 하루빨리 편안한 안식처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게 국민 대부분의 바람임은 물론일 것이다. 따라서 강경 일변도의 방침으로 시청앞 노제를 저지한 정부 당국의 유연하지 못한 태도도 좋은 것은 아니다. 망자를 놓고 반정부 투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는 「대책회의」측의 행위도 비판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손봉호 교수(사회교육학과)는 『시청앞 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대책회의측이나 정부측 어느쪽도 자신들의 입장을 일반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설득 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곧 양측 모두가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다시 말해 국민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현석 변호사는 『공공장소에서의 노제는 교통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을 고려할 때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강군의 경우는 사망의 원인이 공권력에 있는 만큼 평화적인 노제를 허용해야 한다』면서 『이번의 경우 경찰책임자가 주최측으로부터 평화적인 노제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받고 허용해준 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책임문제를 따지는 방식을 택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구의동 로터리근처에서 5년 동안 「동아슈퍼」를 경영해온 양희선씨(38·성동구 구의동 254)는 『생업에 바빠 이번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장례대책회의」나 정부 가운데 어느 한 쪽만 두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권력으로 인해 사망한 강군의 장례식을 의미있게 치르려는 「장례대책회의」나 공공질서를 유지해야만 하는 정부의 입장이 서로 상반돼 노제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므로 조금씩 양보해 원만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영제씨(42·개인택시 운전사·강동구 상일동)는 『「대책회의」측에서 시청앞 노제를 강행하려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말하고 『유동인구 1천5백만명이 넘는 시내 중심가에서 노제를 연다면 시민의 불편은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승객들을 상대로 나름대로 물어봤더니 찬성과 반대가 각각 4 대 6의 비율로 나타났으므로 신촌에서 행사를 가진 뒤 광주로 떠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주부 김복선씨(59·서울 양천구 목동)는 『강군의 장례식이 제대로 치러지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다. 당국이 당초 시청앞 「노제」를 허용했더라면 강군 사건으로 비롯된 시국불안이 오히려 장례식을 고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범군(20·연세대 경영학과 2년)은 『시청앞 노제는 피해자인 유족들이 원하기 때문에 이뤄져야 하며 정부나 대책회의측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강군의 죽음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시청앞 노제를 통해 강군의 죽음을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받아들여 강군이 고이 잠들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명환씨(33·H자동차 인사부 대리)는 『공권력 남용으로 희생된 강군의 죽음에 항의하고 정권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장례식을 범국민적으로 치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규탄방법으로 반드시 시청앞에서 노제를 치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염광여고 교사 김성실씨(35)는 『강군의 사망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공권력의 폭력에 의한 희생이기 때문에 죽음의 의미를 보다 깊이 새겨보아야 한다』면서 『따라서 당국은 비록 가두시위와 교통체증이 우려되더라도 시청앞이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장소인 만큼 노제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 교수의 소신과 사표(사설)

    연세대학교에 36년 동안 몸담아 온 김동길 교수가 8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사표 제출은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 후의 시국과 관련되어 있다. 어떻게 결과 지어질지는 모르지만 강의실에서의 시국에 관한 소신 피력이 사표 제출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각별히 주목을 끌게 한다. 두루 알려져 있듯이 김 교수는 강군의 죽음에 대해 그의 죽음을 애달파하고 있는 학생들이 얼핏 듣기에는 섭섭할 수 있는 말을 그의 서양문화사 강의 시간에 했다. 그는 『입학한 지 두 달밖에 안 되는 학생이 사회를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면서 배후 조종한 사람들이 그를 민주열사로 만듦으로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발단이 되어 대자보가 붙는 등 학생들 사이에 심한 반발을 그 동안 일으켜 왔다. 김 교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대상이 정권 쪽이라면 목숨을 걸고라도 싸우겠으나 제자들이라는 점에서 심한 배신감 속에 물러나는 길을 택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설사 재단측에서 사표를 반려한다 해도 그는 강단에 안설 것인지모른다. 적어도 지금의 심경은 그러할 것이다. 또 그의 그 동안의 처신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여러 가지 사견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어느 쪽의 눈치를 보거나 무엇엔가 연연하여 좌고우면하지는 않는 확고한 소신을 가진 지식인이었다는 점이다. 3공과 5공을 거쳐 오는 동안 정권으로서는 눈에 가시가 되는 언행으로 숱한 고초를 겪었던 사람이 김 교수이다. 따라서 오늘의 이 시국에 대해서도 그 나름대로의 판단과 진단은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을 예상 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는 떳떳이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그의 소신에서는 학생들이 매도하듯이 강군의 죽음을 폄하함으로써 또 다른 죽음을 부르는 부추김에 대한 경계의 뜻이 더 강했던 것임을 그후의 잇따른 분신자살이 증명해 주고도 있다. 우리가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이 발언은 강군이 죽은 3일 후인 29일에 있었다는 점이다. 조금만 사려가 있는 사람이라면 김 교수 같은 생각을 안 해봤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한다는 일 자체가 자칫 억울하게 죽은 강군이나 그 가족에게 누가 될까봐,혹은 울분이 끊어오른 학생들의 공격표적이 될까봐 삼가거나 몸사리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영웅시 말라,열사 운운 말라고 하는 말이 보다 일반화하게 된 것은 분신자살한 김영균군의 아버지 김원태씨의 5월3일 발언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겠다. 김원태씨의 경우 분신자살한 학생의 아버지였기에 거림낌없이 양식을 토로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김동길 교수는 학생들에게 뿐 아니라 어디에 대고든 그의 지성이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공격의 화살을 퍼붓는 것을 우리는 보아온다. 때로는 야당지도자에게도,때로는 최고통치권자에게도 한다. 그 같은 소신을 남보다 먼저 피력함으로 해서,자기들 뜻에 거슬리는 것은 모두 비민주며 독재로 치는 흑백논리에 의해 매도 당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세상 흐름의 눈치를 보면서 뒤질세라 시국성명이나 내고 체면치레 하려드는 일부 지식인들과는 다른 지식인임을 우리는알고 있다. 그러한 김 교수가 「용납 안 되는 소신」으로 해서 물러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번에는 『죽음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고 한 서강대 박홍 총장에게 흑백논리의 화살이 날아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행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김 교수와 같이 사심없이 시국을 우려한 끝에 한 발언임을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용기있는 양심들의 바른 시국진단과 그에 따른 처방만이 이 혼돈의 늪에서 우리를 구출해 내게 될 것이다.
  • 3부장관­33개대 총장 시국간담 5시간

    ◎“학원사태 부추기는 외부세력 차단”/“과감한 내정 개혁으로 불만요인 제거해야/잇단 분신 우려… 더이상 불행한 사태 없어야/시국 혼란은 정치인·대학·학생 모두의 책임” 최근의 시국사건 관련부처인 내무·법무·교육부 장관이 8일 하오 전국 33개대 총장과 긴급간담회를 갖고 명지대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 및 연쇄적인 분신자살사건의 방지대책을 논의한 것은 정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했다는 데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이들 장관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학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학장들의 건의사항을 모두 듣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격의없이 논의해 정부의 개선책을 마련한 뒤 그 내용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서울지역 26개대 총장과 지역별 총학장협의회 소속 회장단 7개대 총장이 참석한 간담회는 하오 6시에 시작,11시까지 장장 5시간 동안 계속돼 최근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하며 그 해결책을 찾는 데 무척 어려웠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날 간담회와 관련,연세대 박영식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 총학장회의나 간담회에 내무·법무장관이 참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간담회에서는 총장들이 먼저 최근의 사태와 관련된 학내 상황과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이어 관계장관들이 정부의 대책을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회의분위기가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장을병 총장과 서강대 박홍 총장도 『관계장관과 총장들이 모여 현 시국을 함께 걱정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뜻을 같이한 것은 건국 이후 처음』이라면서 모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장관과 총장들은 우선 명지대 강경대군의 치사사건과 안동대 김영균,경원대 천세용,「전민련」 회원 김기설씨의 분신자살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더 이상의 분신자살은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보다 앞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시내 17개대 총장들은 지난 2일 간담회를 열어 『화염병과 최루탄이 교전하는 전투적인 시위나 진압방식은 국민들로부터 이미 지지를 잃고 있다』면서 『서로 불신을 씻고 하루빨리 사회와 학원의 안정을 되찾기를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들 총장들의 호소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분신자살을 자제할 것을 거듭거듭 촉구했지만 분신자살은 도미노현상처럼 번져갔고 아직도 사회 일각에서는 또 다른 분신행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련의 분신자살행위에 대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배후세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고 갔다. 총장들은 이에 대해 『오늘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근저에는 학원사태를 부추겨 이를 특정목적에 이용하려는 외부세력의 영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근원적으로 발본색원하지 못한 채 학생들의 외형적인 시위만을 막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박홍 총장은 「전민련」 회원 김씨의 죽음과 관련,『김씨가 4∼5일 전부터 동료들에게 투진자살하겠다고 밝혔으며 특히 지난 7일에는 연세대에서 투신하기 위해 그곳에 들른 적이 있다』는 말을 그의 동료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정구영 검찰총장이8일 일정한 사이를 두고 잇따르고 있는 분신자살에 대해 배후세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날 총장들의 우려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날 총장들은 외부로부터의 학생을 선동하는 행위와 대학시설을 무단사용하는 사례는 물리적인 「힘」이 없는 학교만의 교육적 지도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학교보호차원에서도 정부가 마땅히 이를 막아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학원폭력시위가 격화된 데에는 지난날의 권위주의적인 정치현상과 강경진압에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하고 만일 정부가 가시적인 민주화 조치를 취한다면 학원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가 많이 나와 정부가 후속조치를 시급히 취해주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은 비단 과격시위나 과잉진압에 있었다는 측면보다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정치인·교수·재야인사·학부형 등이 모두 나서 학생들을 선도해야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총학장들은 또 『시위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사회·경제적 불만요인을 제거하려는 과감한 내정개혁이 선결되어야만 이를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개각까지도 포함될 수 있을 정도의 정부의 단안을 촉구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과격시위가 먼저냐,과잉진압이 먼저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어른스럽게 공권력을 자제하고 평화적인 시위는 최대한 보장해주는 게 정부의 할 일이라면서 이를 위해 「평화시위구역」을 설정해주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볼 때 평화적 시위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며 폭력시위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중한 대처도 요망된다는 것이 총장들의 지배적인 의견이기도 했다. 이들 총장들의 건의사항을 끝까지 들은 세 장관은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앞으로 정부가 취할 조치 등을 설명,총장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연 내무장관은 『평화적 시위는 보호하되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공공질서 확립차원에서 단호히 조치하고 학내로의 경찰진입은 가능한 한 자제하겠다』면서 학내질서가 대학 스스로 확립되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또 일련의 분신자살에 대한 배후세력 여부도 철저히 캘 것이며 급진폭력세력에 의해 학원이 유린되고 사회가 불안해지는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정부의 법질서 유지를 위한 단호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종남 법무부 장관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수립된 정부를 타도하여야 한다는 것은 가장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정권의 퇴진은 폭력시위에서가 아니라 선거의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정권퇴진운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밖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명지대 강군사건이 등록금 인상문제에서 발단됐던 점을 감안,재정지원 등 사학지원방안도 논의됐으며 윤형섭 교육부 장관은 오는 96년까지 1천1백50억원을 대학에 지원하는 한편 「대학발전기금법」(가칭)을 제정하겠다는 등의 새로운 사학재정지원 방안을 설명,등록금 인상을 놓고 벌어지는 학내시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하기도했다.
  • 선정주의 열병 앓는 미언론계

    ◎증거없이 의원 성추문 폭로에 비난 빗발/NBC방송/강간피해자 실명 공개… 항의받고 사과도/NYT지 미국 언론계가 최근 갑자기 불어닥친 황색 선정주의 바람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스캔들이나 가십을 중심으로 대중들의 기호에 영합하는 기사발굴로 재미를 본 과거 미국 언론의 선정주의는 이제는 이른바 타블로이드 신문이나 그 분야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들 속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이해돼 왔다. 그러나 최근 고급신문이나 전국망을 가진 텔레비전이 일련의 사건을 다루면서 선정주의에 입각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미국 언론의 본류에 선정주의 얼굴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비난의 발단은 지난 부활절 휴가기간중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네디가 별장지역에서 발생한 강간사건에서 비롯된다. 케네디 상원의원의 조카가 용의자로 지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NBC방송은 강간피해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 관례를 깨고 그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충격을 던졌다. 물론 NBC방송에 앞서 크고 작은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연일 플로리다일대에 진을 치고 피해자 주변을 비롯,온갖 「소문사냥」을 이미 시작한 뒤였다. NBC방송은 강간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피해자에게 강간사건은 일단 「불명예」라는 오랜 관념 때문인데 이를 언제까지 계속할 경우 피해자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고 케네디 상원의원 자신이 사건발생 전날밤 술자리를 같이하는 등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유명인사 연루사건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공개 이유를 제시했다. NBC의 뉴스담당 사장인 마이클 가트너는 『내가 어렸을 때는 신문이 사망원인이 암이라는 얘기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더 확대된 것은 다음날 뉴욕 타임스가 NBC방송을 통해 수백만 시청자가 피해자의 신원을 알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신원을 활자화하는 한편,한술 더 떠 피해자 어머니의 재혼경력 등 사건과 관계가 없지만 가십거리가 될 만한 내용을 흥미본위로 다룬 뒤였다. 인콰이어러 잡지 등 이런 유형의 사건을 다루어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잡지들이 오히려 피해자 이름을 끝내 발설하지 않음으로써 뉴욕 타임스의 방침은 더 두드러져 보였다. 이 때문에 뉴욕 타임스는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편집간부들과는 더이상 일을 같이할 수 없다는 많은 기자들의 항의가 제기돼 전체회의를 소집해 간부진의 해명을 듣고 부분적으로 신원공개를 사과하는 글을 싣는 등 법석을 피웠다. 이 문제가 잠잠해지려는 순간,이번에는 낸시 레이건의 전기를 놓고 미 언론계는 또 한 차례 공방을 벌이게 됐다. 프랭크 시내트라·엘리자베스테일러 등 유명인사에 대한 「승인받지 않은」 전기를 써온 키티 켈리가 낸시와 시내트라가 백악관에서 어쨌다는 등의 얘기를 담은 책을 발간했으며 뉴욕 타임스는 책 출간을 앞두고 1면에 내용과 함께 이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또 한 번의 논란을 야기했다. 작가 키티 켈리가 여러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책 내용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점잖은 사람들이면 입에 담기도 어색한 내용의 책을 대서특필해 장사를 도와주는 것이 일류신문이 할 짓이냐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똑같은 방식으로 켈리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 발간될 것이라는 보도가 논란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지난 일요일 NBC방송은 다시 한 번 황색 저널리즘의 논란을 확대하는 일을 일으켰다. 골든 타임에 방영된 「폭로」프로에서 이 방송은 버지니아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찰스 로브의 과거 행적을 추적했다. 그 주 내용은 마약이 사용됐을지도 모르는 개인파티에 로브 의원이 참석한 적이 있다는 것과 대학에서 미의 여왕으로 뽑힌 적이 있는 젊은 여성과의 관계엾다. 이같은 폭로내용이 새로운 것도 또 폭로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사실이 별로 추가되지 않은 상태에서 왜 재상영이 됐는가 하는 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걸프전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보독점을 비난했던 미국 언론계가 수십 년 전에 불붙었던 선정주의 논란에 다시 휩싸이고 있는 것은 상업주의 저널리즘의 화려함 뒤의 어두운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알리는 것 같다.
  • 정치권,시국처방 찾기에 부심/“공멸 위기감”… 여·야 대응 언저리

    ◎외부기류 자극 우려,야와 공동보조/여/“재야바람”­제도권 사이서 엉거주춤/야 강경대군 치사사건이 대학생들의 잇단 분신과 시위사태로 증폭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파문확산을 막기 위해 처방에 부심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더이상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도 사태의 흐름을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묘책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원론적인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중되고 정치권 전체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여야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기성 정치권 질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사태수습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여권은 4일 당정회의와 고위당직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사복체포조의 정규경찰로의 대체」 등 긴급 처방을 내놓는가 하면 신민당 등 여권의 제도권내에서의 입지를 최대한 확보해 주기 위해 당초 이번 회기에서 강행처리 불사방침을 천명했던 경찰법 처리문제에서도 유연한 자세를 견지할 뜻을 비추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권은 안응모 전 내무장관의 인책경질에 이어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이 된 시위진압방식을 개선하고 야권의 입지를 강화시켜 줌으로써 제도권과 재야권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제도권에서의 논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관련,여권의 한 고위당직자는 『사태악화를 최소화시키려면 1차적으로 정치권내에서는 이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는 일이 없도록 여야가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며 야권과의 충돌방지를 우선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재야운동권의 목소리가 여론의 움직임을 좌우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 같은 묘수풀이 방식에 대해 신민당도 김대중 총재가 이날 재야운동권의 정권퇴진운동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듯이 이번 사태를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한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기본적인 궤도를같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민당은 이번 사태의 제도권내 해결을 위해 내각 총사퇴 등 5개 항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차량경적 시위 등을 통해 재야권의 장외시위에도 한발을 걸치고 있다. 여권은 야권의 이같은 요구를 정략적인 공세로 간주,일축하고 있다. 특히 여권은 사태해결을 위해선 제도정치권의 합의보다는 분신행위와 종교계·학계 등 각계로 이어지는 시국선언문 발표 및 농성 등 동조움직임을 차단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강구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왜냐하면 여권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시위진압 현장에서의 우연한 돌발사건이 엄청난 파문으로 확산된 것이며 그 이면에는 그동안 누적된 정치권 불신과 맞물려 정치권 자체가 여론에 대한 제어력을 상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까지 재야권의 잇단 제도권 진입과 방향상실로 극도로 위축됐던 재야운동권이 이번 사태를 세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치권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 제한된 범위 이상의 약효를 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민당이 광역의회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절호의 호재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시종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재야운동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극히 제한된 데다 자칫 재야운동권의 흐름에 편승,위기국면을 고조시켰을 경우 누구도 예측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앞으로의 정치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입장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문제 자체가 복합적인 요인을 안고 있어 더욱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야 정치권은 정치권 전체가 공멸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우선 외부기류를 자극하는 여야의 충돌을 자제하면서 파문의 강도가 수그러질 때까지 시간을 벌어나가자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기류가 정치권의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의 소장파 의원 중 일부는 사태의 보다 극적인 반전을 위해선 야권의 내각 총사퇴 주장 중 일부를 수용,인물교체를 통한 국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집권여당이 단순한 돌발사건으로 벼랑끝으로 몰린 이유는 최소한의 지지기반마저 상실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당차원에서도 전면적인 개편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심어주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끔 차기대권 후보에 대한 가시화조치도 서둘러 단행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는 정치권이 제도권내에서의 사태 해결이라는 구심력으로 정권퇴진운동으로 비화되고 있는 재야운동권의 요구와 압력에 버티어 나가고 있으나 정치권의 바람처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태가 진정될지는 불확실하다. 또 강군 사건의 확산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의 시국이 87년 6월 당시의 정치체제가 맞물린 상황과는 다르다 할지라도 분신자살,교수들의 농성 등 「사건」이 지속될 경우 5월 시국과 맞물려 전혀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측면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암운으로 작용하고 있다.
  • 교수들은 책임부터 느껴야(사설)

    시위 대학생의 치사와 그에 이은 분신­사망으로 해서 규탄시위와 항의 농성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의 사과로써 이 불행한 사태가 수습의 길로 들어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한 터이지만,이 와중에서 대학교수들까지 항의 농성하면서 「노 정권 퇴진」 등의 성명서를 내고 있는 사단에 대해서는 각별히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농성교수들은 「사랑하는 제자들」이 「정권의 희생」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그러나 교수들의 경우 시국문제의 단골 고객인 재야인사나,사망한 학생의 장례문제까지 가족의 뜻을 거스르며 판을 키우려드는 일부 성직자·학생들과는 입장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교수는 제자를 가르치고 선도해야 하는 입장의 사람들이다. 따라서 정치권 못지 않게 불행한 사태에 이른 책임부터 먼저 통감해야 한다. 치사의 발단이 무엇이었던가. 학내문제가 아니었던가. 그같은 학내문제 하나 제대로 수습해 내지 못함으로 해서 교문 밖으로 분통을 몰고 나오게 한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이와 유사한 학내문제를 안고 있는 여타 대학을 포함하여 농성하는 교수들이 과연 얼마만큼 자율권 등 대학이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방향으로 구실했는지를 묻고자 한다. 치사사건 그 자체는 입이 열개가 있어도 변명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학의 교수들이라면 이런 불행한 사태가 어떤 정권 차원의 시점에서 돌출했다고만 볼 수 없는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치관·도덕성의 붕괴와 그에 따르는 생명경시현상은 국민 모두의 입장에서 성찰해봐야 할 사항이겠기 때문이다. 그런 근원적인 문제를 두고 평소에 「사랑하는」 제자들과 얼마나 가슴을 열고 대화를 나누었던가. 눈물어린 애정을 교환했던가. 그런 터에 불행한 사건이 나자 일부 정치세력과 다를 바 없이 「정권 퇴진」이나 외치며 농성하는 것은 결코 지식인답다 하기 어려운 시류에의 영합이라는 인상을 줄 뿐이다. 산업화와 부의 축적과정에서 잃게된 도덕성이나 허물어진 가치관이 어느 정권의 퇴진으로서 갑자기 요순시대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함은 오산이다. 또 선거로써 이룩한 정권을 두고 큰 사건이 날때마다 물러나라 하기로 든다면 어찌 되겠는가에 대해서도 지식인이라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마치 어느 쪽의 눈치라도 보는 듯이 항의 농성을 벌이는 일은 사태의 바람직스러운 수습방향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제자들」의 가슴에 기름과 불을 함께 붓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올바른 해결·대처방안과 올바른 선후책을 위한 지식인의 자세가 어떤 것이어야 하겠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소리를 높이고 분통을 터뜨리는 일보다 더 중요한 근원문제에 대한 접근이 요청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2일에 있었던 서울 시내 17개 종합대학 총장 회의에 주목하게 된다. 그들은 교육자로서의 뼈아픈 자성을 선언했다. 자해행위의 중지를 촉구한 그들은 대학사회의 시위문화가 평화로운 것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것이다. 이번 일련의 사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성찰하면서 한 단계 성숙한 시위문화를 찾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책임이 막중한 것은 틀림없지만 정치권이나 대학,그리고 국민 모두가 불행한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는 교훈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교수들은 사후약방문으로 농성이나 하면서 남 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참다운 지식인의 길과 제자 사랑의 길을 평소에 진실과 애정과 실천으로 걸어줄 것을 당부한다.
  • 「강군치사」 추궁… 상위 중계

    ◎“부검해야 죄목 적용할 것 아니냐”/여/“공격조 운영 경찰수뇌진 수사를”/야 상임위활동 이틀째인 30일 국회는 명지대생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을 놓고 내무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여야간 정치적 공방이 계속됐다. 특히 신민당측이 이날 갑자기 여론을 의식,장외투쟁을 포함한 강경투쟁 노선으로 전환할 조짐을 보임으로써 각 상임위는 긴장감이 더했다. ▷법사위◁ 여야 의원들이 이날 ▲수서사건 ▲상공위 뇌물외유사건 ▲기초의회선거 선가사범 처리문제 등을 백화점식으로 따지는 가운데 특히 야당측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명지대 강경대군사건을 중점 추궁. 정부측은 이번 사건이 전경의 극렬학생시위 진압과정에서 빚어진 우발적 상해치사사건임을 강조한 반면 신민당 의원들은 이른바 「공안통치」에 의한 필연적 사건임을 부각시키려 안간힘. 박상천 의원(신민)은 『이번 사건과 같은 경찰관들의 불법폭력행위는 내무부장관과 경찰수뇌진에 의해 사실상 묵인돼 관행화』됐다고 주장하고 『사복체포·공격 경찰조를 운영해 「권한을 넘은 폭력행사」를 독려해온 내무부장관과 경찰수뇌진을 「직권남용죄」로 수사하라』고 요구. 오탄 의원(신민)은 『경찰관계법령에 규격 경찰봉 등 이외에 시위진압 전투경찰 사복체포조가 사용한 쇠파이프 등을 휴대·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라고 힐난하고 『사건현장 지휘 책임자와 관할경찰서장,서울시경국장,치안본부장 등을 직무유기죄,살인교사 방조죄로 구속수사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공세. 반면 유수호·홍세기 의원(이상 민자) 등 여당 의원들은 『사체부검을 해야 정확한 사인이 밝혀져 무슨 죄목이든 적용될 것이 아니냐』며 『강군의 사체도 부검하지 못한다면 법의 정의는 어디서 찾아야 하느냐』고 개탄. 이종남 법무장관은 현황보고에서 향후 수사방침과 관련,『사체부검과 목격자 등 기타 참고인에 대한 다각적인 정밀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인과 범행내용을 규명하겠다』면서 『현장지휘 소대장 등 상급자들의 법행관련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범법사실이 드러나면 엄중 의법조치하겠으며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다짐. ▷문교체육위◁ 명지대생 상해치사사건의 발단이 등록금 인상과 관련,학생과 학교재단측간의 마찰이었던 만큼 교육부에 대한 질의를 벌인 이날 상임위는 이 부분에 관해 집요한 추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막상 회의가 시작되자 여야 의원들은 원론적인 질문으로 일관. 이상옥 의원(신민)은 회의시작 전 강군 추모묵념을 제의하면서 『명지대사태는 반정부데모가 아니라 학내문제에 대한 항의시위가 기본성격』이라고 규정짓고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고 더 이상 학생들의 생명을 경찰에 맡기지 말고 교육부가 앞장설 대안을 밝힐 것』을 요구. 박석무 의원(신민)은 『명지대가 타대학에 비해 훨씬 학생들의 등록금투쟁이 치열했는 데도 주무부서인 교육부는 지도감독을 소홀,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추궁하고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복안이 있는가』라고 질문. 김일동 의원(민자)은 약간 어조를 달리해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는 학교재단의 비리도 큰 문제지만 학생들의 과격시위에도 커다란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현재의 학원상황을 볼 때 데모이슈도 달라지고 학내비리도 점차 심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학원대책도 이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 ▷보사위◁ 낙동강 페놀오염사태 및 대기오염 위기 등으로 정치권 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두산전자의 1·2차 페놀누출사고와 수질개선 대책 등을 중점의제로 등장시켜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 및 환경보전대응방안을 강도높게 비판. 이철용 의원(신민)은 『낙동강 페놀오염사태와 관련,국민적인 환경개선요구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두산전자에 대해 일시적인 조업정지 처분으로 사건을 매듭하려는 과정에서 2차 페놀 누출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정부의 조업정지해제 내막 등을 밝힐 것을 촉구. 송두호·신영순 의원(이상 민자) 등도 『두산전자의 조업재개는 독점품목을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 적당히 폐수를 쏟아도 된다는 악선례를 남긴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다시는 이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환경처가구상중인 보완대책강구 방안은 무엇이냐』 힐난. 송 의원 등은 또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주요하천의 수질개선종합대책 등과 관련,『강물에 유입되는 오염원에 대한 종합적인 예방대책 없이 수질측정과 단속강화만으로 수질개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수질개선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전담할 수 있는 4대강 수질관리청의 신설이 시급하다』고 촉구.
  • 이 슬프고 아픈 자기소모(사설)

    생때 같은 우리의 젊은이가 또 불행하게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26일 명지대 앞길에서 이 학교 학생 강경대군이 동료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하다가 절명한 것이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 봐야 안다고 하지만 시신에 나타난 정황이나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할 때 전투경찰들에게 얻어맞고 죽은 것만은 분명하다. 또 검찰에서도 폭행에 가담한 4명을 구속하고 관련 책임자들을 직위 해제함으로써 과잉진압 탓임을 시인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해서 그 동안 공해산업 문제로 소연하던 시국이 공안정국 회오리 속에 휘말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들고 나오고 있고 대학가 또한 규탄 집회를 가지면서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수습되어 갈 것인지 커다란 사건이 계기하고 있는 시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슴에는 암운이 드리운다. 오늘날의 우리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화염병·투석 시위와 이에 대응하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구타 진압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갑다. 그 잘잘못을 가리기에앞서 이제는 이같은 불행한 자기소모가 없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다. 60년대나 70년대와도 다르다. 한번 어느 대학가가 술렁인다 하면 교통부터 마비되기 시작하면서 선의의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나 불이익은 큰 것이다. 젊은이들끼리의 대결임으로 해서 혈기가 폭력을 에스컬레이트시켜 가는 것이 시위 현장의 상호 심리상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경찰이어야 한다. 따라서 과잉 진압으로 과격화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그로 인한 인명 희생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잘못을 떠나 불행한 사태로 하여 외아들을 잃은 부모와 그 지친들의 아픔과 슬픈 마음은 헤아리고도 남는다. 위안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이같이 슬프고 불행한 일을 당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젊음과 젊음끼리의 대결이 이 이상 언제까지 더 계속되어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4·19 의거를 비롯하여 대학생들의 시위가 모든 국민의 공분을 대변해준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오늘날의 대학가 시위는 대체로 작게는 학내문제에서부터 지엽적 시국문제에 이르기까지 용훼하는 것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번 사건도 등록금인상 거부투쟁 등을 벌이다가 구속된 그 학교 총학생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벌인 시위가 발단인 것으로 알려진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전투경찰도 학생들과 똑같은 우리의 젊은이들이다. 그러므로 시위를 하던 학생이 어느날 전투경찰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그 같은 젊음끼리 끝도 없는 양 대결해 오는 자기소모의 역정이다. 그 시간 그 정열을 학업에 쏟고 그 시간 그 정열을 산업현장에라도 쏟는다면 얼마나 바람직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민족의 적도 이념의 적도 아닌 우리의 젊음끼리 대치한 끝에 벌어진 불행한 사태를 생각할 때 가슴은 더 미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물론 응분의 책임도 따라야겠지만 이를 계기로 하여 규탄에 머무르지 않는 시위문화의 새로운 길도 모색되었으면 한다. 그를 위해서는 평화로운 의사표시와 그것을 올바로 수용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요청되는 것이다.
  • 「교도소제품」 싸고 미­중 통상마찰/미「아시아워치」 보고서로 발단

    ◎죄수들이 만든 제품 헐값에 서방수출/중/“노동력 착취다”… “최혜국대우 취소” 경고/미 중국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전국 교도소 죄수들의 노동력을 이용,값싼 상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뉴욕에 있는 아시아워치(Asia Watch)에서 얼마 전 발간한 「중국 교도소 노동력」 조사보고서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국제시장에서 다른 나라 상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헐값이면서도 품질이 비교적 우수한 각종 섬유제품·완구류 등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교도소 안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모두 1백33개의 교도소와 사상 재교육 캠프가 있는 광동성에서 출하된 청바지가 방직공업부장(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이들 제품이 대부분 미국·캐나다·독일·일본 등 서방 선진국에 수출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죄수 노동력 착취사실이 알려지자 미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일 『올해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Most Favoured Nation) 적용여부를 결정할 때 이러한 문제들을 반영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89년 6·4천안문사태 발생 이후 중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대중 경제제재를 강조해온 일부 미 의원들은 죄수들의 수출상품 제조 소식에 분노를 나타내고 『미국은 당장 이들 상품수입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관세법은 지난 30년부터 외국에서 죄수들이 만든 상품은 수입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거래에서 지난해에 1백4억달러의 엄청난 적자를 보았기 때문에 이번의 죄수 노동력 혹사문제를 확대시켜 중국 상품의 수입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미측 태도에 강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으며 대외무역부는 워싱턴이 최혜국대우 문제를 들먹인 20일 즉각 반박성명을 내어 『만약 미국이 중국 상품 수입을 규제한다면 양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경측은 『우리가 죄수들의 노동력을 이용해서 수출증대를 꾀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못박고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도 미측 발표처럼 1백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자를 나타냈다』며 맞서고 있다. 성도일보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주장하는 90년도 대미 무역수지는 직접무역 방식에 의한 수출 52억달러,수입 66억달러로 오히려 중국이 14억달러의 적자를 보았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대중 무역적자 1백억달러는 홍콩 등 다른 지역에서 미측이 중국산을 수입했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중개무역을 통한 적자를 놓고 왈가왈부할 수 없는 것이고 직접무역에 의한 무역수지 통계만이 정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미측은 중국의 죄수 노동력 착취 여부를 다각적으로 조사,입증사례들을 수집할 계획이며 부시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오는 6월3일까지 중국에 최혜국대우조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이 조치가 철폐될 경우 미국시장에 수출되는 중국 상품의 관세는 현행 평균 3%에서 30%로 10배 이상 뛰게 돼 중국의 수출전략은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미국이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중국의 죄수 노동력 착취문제를 조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너무 많다. 미 의회의 인권조사반은 6·4사태 이후 여러 차례 북경을 찾았으나 중국당국의 비협조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정치범들이 적잖이 수용돼 있는 중국의 교도소는 외부인사의 접근이 엄중히 규제되고 있는 터여서 미측이 확실한 증거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
  • 봉명그룹,성대서 과연 손 뗄 것인가

    ◎이승무 재단이사,“재단포기” 발표의 안팎/학생회서 “3백억 담보물 요구”에 발끈/장 총장등 “자제” 설득… 사태전망 불투명 교수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성균관대에서 이번에는 학교법인을 장악하고 있는 봉명그룹측이 학교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혀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재단측과 학교 당국에서는 일단 『학생들의 모임에 참석한 재단측의 한 대표가 학생들의 지나친 요구에 흥분한 나머지 홧김에 일과성 발언을 한 것 뿐』이라고 이를 축소시키려 나서고 있다. 재단측의 퇴진여부는 앞으로 2주일 안에 열릴 재단 이사회에서 분명히 가름날것이지만 퇴진의사를 밝힌 이승무 재단상임이사가 붕명그룹의 부회장이자 이동영 명예회장의 3남으로 실세인 만큼 실행가능성이 크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사태의 발단은 12일 이 부회장이 학교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석,학생들과 의견충돌을 빚은 데서 비롯됐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 동안 총학생회에서 요구해온 ▲3년 동안 3백억원의 순수투자 ▲재단기본자산의 공개 등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재단측의 투자의사를 믿지 못하므로 투자액만큼의 담보물을 내놓고 약속을 보장하라』고까지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학교운영을 맡을 수 없다』는 재단퇴진 의사를 밝히게 됐던 것이다. 이와 관련,학생들은 지난 79년 봉명그룹이 삼성그룹의 학교운영 포기에 이은 관선이사의 위기관리체제를 넘겨 받은 이후 1백30억원의 전입금을 내놨을 뿐 학교발전에 무성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1년 예산 2백50억∼3백억원의 1.9%로 우리나라 사립대의 재단전입금 평균비율인 5%의 3분의1 수준에 머문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단측은 지난 79년 인수당시 토지·유가증권 등 법인 소유의 수익용자산이 8억여원 어치에 그쳤던 점으로 미루어 84년의 자연과학캠퍼스 준공과 87년의 중앙도서관건립 등은 최선을 다해온 결과라고 맞서고 있다. 재단측은 지난 89년 9백억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마스터플랜을 확정 발표했었으며 이는 개교 6백주년인 오는 98년까지 마무리짓게돼있다. 재단측은 학교당국과 2년 동안의 협의를 거쳐 학교법인소유의 토지 등을 매각해 3백억원을 마련하고 동창생들의 모금 등으로 학교 당국에서 같은 액수를 조달하는 한편 나머지는 재단의 순수자산으로 충당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재단측은 그 동안 총장을 비롯,학교관계자들이 자주 바뀌면서 학교측에서 충당할 6백억원의 재원이 흐지부지돼 가고 있는 반면 순수투자액 5백억원에 대해서는 학교측과 학생들로부터 집요하게 추궁을 당해 내심 불만이 컸던 게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복학생협의회」 소속 학생 20여 명이 지난 1일부터 재단상무이사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며 연일 대자보로 재단측을 성토,재단측으로 하여금 학교운영에 대한 의욕을 잃게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장을병 총장은 오는 15일 교무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우발적인 상황으로 돌려 학생들의 자제를 요구하는 한편 재단측을 설득해 사태를 원만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태의 전망은 아직 속단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 사제윤리는 유물일 수 없다/장석영 사회부장(데스크시각)

    『지금 우리의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지고,교육이 무너지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권을 확립하고 존중하는 일은 비단 교육계만의 일이 아니고 국가 전체의 일인 것입니다』 ○교권 없이는 교육 없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 학생이 교수를 폭행하고 갖은 폭언과 위협으로 교수에게 사표를 쓰게 하는가 하면 총장의 얼굴사진을 학교건물 계단에 붙이고 「총장얼굴 밟기운동」을 벌이는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싫은 일들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를 힐책하는 독자들의 전화가 데스크로 빗발치고 있다. 『사제간의 윤리가 붕괴되는 오늘의 현상을 제발 언론에서 막아주셔야겠습니다. 도덕과 양심의 마지막 보루인 대학사회에서 더 이상 이같은 비윤리적이고 반지성적인 행위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기에 눈물로 호소합니다』 자신도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이라고 밝힌 이 독자는 사건의 발단이나 경위가 어찌되었든간에 학생이 교수를 폭행하고 총장과 교수의 권위를 모독한 일을 보고는 충격과 함께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우리나라의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 캠퍼스에서 자기학교 학생에게 얻어 맞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학생들은 어제도 오늘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가지 일방적인 요구를 수없이 해대면서 이를 폭력과 강압으로 실현시키려고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이같은 작태는 방치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스승과 제자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관계마저 짓밟는다면 우리 교수들이 앞장서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제 기자가 만난 한 교수는 자조와 개탄으로 일관하다가 『어떤 경우라도 스승의 권위는 교수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렇다. 스승의 권위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대학생들에 의한 교수폭행·사표강요와 같은 행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절대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옛말에 「군사부일체」라고도 했고 「스승의 그림자는 석자 물러나서 밟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도 있다. 이 말을 파기되어야 할 구시대의 유물로 단정한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시대와 사회가 달라짐에 따라 달라져야 할 것도 있지만 시대와 사회의 변천과 관련없이 영원히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것 또한 있다는 것을 학생들은 명심해야 한다. ○납치·감금·폭행 예사로 교권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민주화의 거센 바람이 불면서부터였다. 대학 자체가 일부이긴 하지만 도덕성을 잃으면서 교권은 더욱 심하게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 지난 88년 11월 대전 목원대에선 학생들이 학내문제로 이 대학 학장대리와 학생처장을 도서관으로 납치,감금하고는 삭발한 뒤 풀어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었다. 90년 2월 전주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민주총장 선출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신임 총장의 멱살을 잡고 흔든 일도 있었다. 건국대에선 농과대학장이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농성을 만류하지 못한 것을 비관해 자살까지 했었다. 그리고는 이번에 또 그와 같은 반지성적 행위가 재현된 것이다. 어찌 대학인 스스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면서 그와 같은 비윤리적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할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공동체여야 할 대학에서 어떻게 그러한 일이 한 번도 아니고 한 곳에서도 아니고 여러 번 여러 곳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을까. 과연 전통적 사제논리는 이제 정녕 고전이 되어버린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기자는 일련의 사건 가운데 부산대의 「총장사진 밟기운동」에 대한 대학생들의 사과문을 읽고 우리 대학사회의 위기가 목 전에 와 있음을 더욱 깊게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사과문에서 학생들은 『저희들은 학교를 너무나 사랑합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번 사태는 학교당국·교수·학생 3자간의 오해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며 기성관제언론이 총장 사진만을 크게 보도해 학생들을 패륜아로 몰아간 것은 학생회를 와해하고자 하는 현 정권의 의도에 부합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학생들은 뉘우치기는커녕 항변을 위한 항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옛 성현의 말에 수악지심은 의지단이라고 했다. 잘못했을 때는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의의 핵심인 것이다.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핵가족시대에 자라났기 때문에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고 책임과 절제를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눈치작전 속에 대학생이 된 그들이어서 의심도 많을 법하다. 그러나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다 해도 비민주적이고 비윤리적인 수단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도덕교육에 힘모을 때 그들이 그렇게 되기에는 주지주의에 빠진 현대의 교육방식에도 큰 책임이 있다. 지식만 강조하는 교육. 일찍이 송대의 석학 사마광이 지적했듯이 경사는 만나기 쉬워도 인사는 만나기가 어렵다. 교과서로 지식만 가르쳤지 학생들에게 인격적 감화를 주는 도덕교육은 도외시해오지 않았던가. 이제 한 달여 뒤면 「스승의 날」이다. 그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자조와 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사제간의 윤리재건을 위해 우리모두 뜻과 힘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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