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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어쩌다 애물단지 무덤이 되었나 “동티날까 봐(부정 탈까 봐) 맘대로 파지도 못허구…이걸 워치기 헌대유.” 충북 옥천군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74)씨는 밭에 방치된 무연분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씨의 부모님은 30여년 전 약 2100㎡(약 630평)의 임야를 사들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김씨가 이 밭을 관리하기 시작했는데 농사를 지으려다 보니 무덤이 나왔다. 언제부터 있던 것인지, 누구의 묘인지 수소문을 해 봤지만 알 길이 없었다. 하필 묘가 밭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밭일을 할 때마다 걸리적거렸다. 묘가 있으니 땅을 개발할 수도, 팔 수도 없다. 김씨는 “군청에 가서 묘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해도 연고자를 찾을 수 없다는 말만 한다”며 “남의 묘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도 찝찝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약 220만기. 2021년 기준 전국에 분포한 무연고 묘의 추정치다. 죽은 사람이 태어난 사람보다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본격화되면서 죽는 사람의 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반대로 묘를 관리할 후손은 급격히 줄고 있다. 2010년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묘지 실태조사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전국의 총분묘 수는 1434만 9897기로 추산됐다. 그 결과를 토대로 2021년까지 신규 매장 건수를 더하고 개장 건수를 뺀 결과 총분묘 수는 1408만 6943기로 계산됐다. 여기에 시범사업 당시 추산된 15.6% 무연분묘율을 적용하면 현재 전국의 무연고 묘는 219만 7563기로 추정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버려지고 홀로 남겨진 묘들은 산 사람들의 골칫거리가 됐다. 서울신문은 누군가의 자손이자 조상인 묘가 어떻게 무연고 묘가 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장기간 버려진 묘지들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옥천군 김씨 밭에 있던 버려진 묘 주인을 알고 있다는 이모(88)씨를 만났다.“그거 황종구(가명)네 할아버지 묘야. 아무도 안 가서 묵은 지(버려진 지) 꽤 됐어.” 이씨는 30여년 전 친구 황씨의 부탁을 똑똑히 기억했다. 어려서부터 소꿉친구였던 황씨가 환갑쯤에 갑자기 고향을 떠난다며 묘 관리를 대신해 달라고 했다. 이씨는 간절한 부탁에 고개를 끄덕였다. “강원도로 간다고 나더러 할아버지 묘만 벌초해 달라는 거야. 아버지 묘는 자기가 직접 한다고. 친구 사이의 부탁이니 돈은 안 받았지.” 황씨는 마을을 떠나고 나서도 드문드문 고향을 찾았다. 하지만 3년 정도가 흐르자 그의 발길이 갑자기 멈췄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 연락도 끊기고 나도 몸이 아프다 보니까 10년 전부터는 벌초를 그만뒀어.”황씨의 또 다른 친구 유기현(94)씨는 보다 자세한 가족사를 알고 있었다. 황씨 가족은 남의 땅에서 농사를 짓고 품삯을 받아 생활했다. 황씨 가족은 유독 명이 짧았다. 그의 할아버지는 황씨가 어렸을 때 사망했고 아버지도 황씨가 청소년이 되던 무렵 세상을 떠났다. 얼마 뒤 어머니도 죽자 그는 부모님을 합장했다. 그는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은 뒷산에 따로 묻었다. 자기 땅이 없어서였다. “없이 살던 집에 산이 있나, 땅이 있나…동네 뒷산에 그냥 막 묻어 버린 거야. 그때는 이 사람 저 사람 할 것 없이 막 갖다 묻었다고.” 소식이 끊긴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그가 죽었다는 부고장이 마을에 도착했다. 타지에서 그가 죽자 묘를 돌볼 사람도 함께 사라졌다. “종구가 늦장가를 가는 바람에 자식들이 어렸어. 내가 애들을 마지막으로 본 게 12~13살쯤이야. 하도 어렸을 때 떠났고, 여기를 한 번도 데려오지 않았으니 기억이 날 리가 있나. 그러니 지금껏 안 찾아오지.”황씨 일가는 빠르게 잊혔다. 다른 마을 사람들도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갔다. 정착해 살던 사람들도 하나둘 세상을 등졌다. 그후 아무도 황씨 일가가 묻힌 묘지를 찾지 않았다. “나도 20년 전 나무하러 다닐 때나 오다가다 봤지. 지금은 힘들어서 가지도 못해. 가더라도 알아보지도 못할 거야.” 다시 이씨와 함께 황씨 부모님의 묘가 있는 뒷산을 찾았다. 이씨는 수풀이 우거진 곳을 한참을 바라보며 서성였다. 사람 키를 넘는 나무와 수북한 잡초를 보며 생각에 빠진 듯했다. “첩첩산골이라서 이런 게 아냐. 이제 후손들한테 묘를 알려 줘도 관리를 자주 하지는 않잖아. 그러다가 이렇게 풀이 자라 버리면 어디에 묘가 있었는지 잊어버린다고. 그럼 결국 묵은 묘(버려진 묘)가 되는 거여. 참 안됐지….”후손들은 점차 조상 묘를 찾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립묘지 안장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38.8%가 조부모까지 장지를 관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33.4%는 부모까지라고 답했으며, 증조부모까지 관리하겠다는 사람은 16.7%에 불과했다. 아예 관리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11.1%였다. 현재 전국에 방치된 무연고 묘지 수는 정확히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다. 특히 지역 소멸 위기에 봉착한 농촌으로 갈수록 문제는 심각해진다. 실태조사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농촌 지역인 옥천군 안남면은 인구 대비 1인당 분묘 수가 3.57기에 달한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묘가 더 많은 ‘묘지 천국’이다. 죽어서 방치되는 묘가 늘어나는 건 농촌만의 일은 아니다. 도심 주변에 위치한 공동묘지도 묘소가 증조부대 이후로 넘어가면서 잊히고 방치된다. 후손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려 관리가 어려운 경우에도 무연고 묘가 된다. 주민들은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남면 주민 양남귀(70)씨는 “동네 무덤의 절반 이상은 후손들이 찾지 않는 묘”라며 “산마다 주인 모를 무덤이 넘쳐 나지만 자칫 남의 묘를 잘못 팠다가는 문제가 생길까 봐 그대로 방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무덤 31% 관리비 10년 이상 체납2020년 인구 ‘데드크로스’ 시작2040년 사망 수가 출생 수 두 배버려지는 무덤 폭증 우려 커져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귀성길이 붐빌 때면 유독 더 쓸쓸해지는 곳이 있다. 바로 후손의 발길이 끊긴 무연고 묘지다. 무덤에 묻힌 조상의 수는 많지만 묘지를 관리할 자손의 수는 줄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묘지가 버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두 달여간 전국에 있는 무연고 묘지 현장을 취재해 버려지는 묘지의 실태와 이를 막을 해결책을 담아 4회에 걸쳐 보도한다.전국의 사설 묘지공원에 있는 무덤 10기 중 3기는 연고자가 오랫동안 관리비를 내지 않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묘들은 처음 안장될 땐 가족 등 연고가 있었으나, 자손들의 발길이 끊기거나 무덤을 돌볼 사람이 사라지면서 주인 없는 무덤이 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7월부터 두 달여간 전국을 돌며 방치되고 버려진 묘지 현장을 취재하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전국의 무연고 묘지 실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전국에 220만기의 무연고 묘지가 있으며, 그 면적은 여의도의 35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한국토지행정학회가 수도권 사설묘지 8곳과 지방 사설묘지 17곳 등 전국 사설법인 묘지 25곳을 표본조사한 결과 전체 묘(31만 2345기) 가운데 31%(9만 6858기)가 관리비를 최소 10년 이상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 30년 이상 장기 체납 상태인 묘가 66.5%(6만 4374기)를 차지했다.묘지의 공원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사설 묘지공원은 전국 171개로, 약 96만기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전국의 공설 묘지와 산지 곳곳에 흩어진 개인 묘지까지 합하면 이런 무연고 묘는 전국 220만기에 이를 것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추정했다. 면적으로 보면 약 103㎢(신고 묘지는 법적 제한 면적인 30㎡로, 미신고 묘지는 50㎡로 계산)로, 여의도 면적의 35배 규모의 땅이 무연고 무덤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묘지와 봉안당 역시 무연고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용미리·벽제리 등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장사시설의 경우 이날 현재 찾는 가족이나 친인척 등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개장 또는 산골을 기다리는 유해가 4132기에 달한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진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면서 앞으로 무덤을 관리할 사람은 더욱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40년 국내 사망자 수는 출생자 수의 약 2배, 2060년엔 4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묘를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금기 문화와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장사 정책이 별로 인기가 없는 탓에 모두 손을 놓고 있다.지난달 8일 찾아간 경북 포항묘지공원의 입구에는 무연고 묘지 자진 신고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빛바랜 채 걸려 있었다. 신고 기간은 2022년 7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로, 공원 측에서 현수막을 내건 지 1년이 지났지만 신고는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성묘하러 오지 않으니 이 현수막을 봤을 리 만무하다. 축구장 13개 면적의 묘원(9만 5937㎡)에는 6000여기의 무덤이 촘촘하게 들어선 가운데 곳곳에 ‘관리비 장기 체납’을 알리는 현수막이 풀섶 사이로 보였다. 30년째 묘원을 운영하는 김필희 대표는 “3분의1 이상이 아무도 찾지 않는 묘”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연고 묘도 벌초를 해 줬지만 올해부터 벌초를 중단했다. 관리비를 계속 받지 못하니 우리도 재정난이 심해져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관리비를 짧게는 5년, 길게는 40년 가까이 안 내는 장기 체납 묘가 전체 3분의1에 달하는 2000여기로, 밀린 관리비만 5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계약 당시 적힌 연고자를 찾아 전화도 하고 우편물도 보냈지만 연결이 되지 않거나 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 대표는 “장기 체납자에게 전화하려고 보면 번호가 전부 011이고 우편물을 보내면 90%가 반송된다”며 “연고자에게 연락하고 싶어도 먼저 찾아오지 않는 한 알아 낼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방치된 무덤이 늘어나게 된 것은 세대가 바뀌면서 성묘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화장 문화가 확대되면서 산소를 찾는 발길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한 건 2015년 무렵부터”라고 기억했다. 2015년은 우리나라 화장률이 처음으로 80%를 넘어선 해다. 그는 “요즘 세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대부분 화장하니까 그 이전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는 찾아가지 않는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한 번은 장기 미납하고 있는 묘의 손자를 직접 찾아갔더니 ‘난 모른다. 우리 것이 아니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이 묘지는 신고기간이 경과했음에도 신고하지 않은 분묘입니다. 이에 개장 처리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경기 파주에 있는 또 다른 사설 공원묘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팻말이 여기저기 꽂혀 있었다. 빨간 팻말은 최소 20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은 곳, 노란 팻말은 15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은 곳이라고 묘원 관리자는 설명했다. 2000여기 무덤 중 팻말이 붙은 무덤은 400기가 넘었다. 관리비는 1년에 5만원 남짓. 묘지공원 측은 이번 추석까지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차례대로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문제는 수도권은 물론 지방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기 김포에 있는 한 재단법인 공원묘원은 “전체 묘지 중 40%가 관리비 체납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에 있는 공원묘원도 10분의1가량이 버려진 무덤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묘원 관계자는 “장사법상 사설묘지 관리자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연고자가 관리비를 납부할 거라 기대하면서 안내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인 없는 무덤이 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법적 근거가 마땅찮아 묘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묘원 측에서 개장하자니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자칫 개장 후 연고자가 나타나 소송을 하는 등 문제를 삼을 수도 있어 놔두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 김해의 한 사설묘원 관계자는 “공원을 찾는 성묘객이 보면 미관상 좋지 않으니 장기 체납 묘지도 벌초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묘들은 사실상 남들이 내는 관리비에 얹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공설 묘지의 경우 지자체에 따라서 일정 기간 연고자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개장해 화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사설 묘지는 뚜렷한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장사법에 따라 무연고 묘를 개장할 순 있지만, 장기 체납 묘를 무연고 묘로 볼 근거가 부족해 그냥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재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사설 공원묘지 내 계약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연장 계약을 하지 않거나 장기간 관리비를 내지 않는 경우에는 무연분묘 개장 절차에 준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설묘지 체납 실태를 조사한 김태복 한국토지행정학회장은 “우리나라에 장사 시설이 모자란 게 아니라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방치된 무덤이 넘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라며 “분묘를 정리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증진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단독]창고로 간 당신의 조상님을 만나다…무연고 추모의집 르포[2023 파묘 리포트①]

    [단독]창고로 간 당신의 조상님을 만나다…무연고 추모의집 르포[2023 파묘 리포트①]

    42년 만에 빛 본 유골…망자의 마지막 정거장 공공이 관리하는 묘지라고 해도 무연고 묘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328개 공설묘지에도 주인 잃은 무덤은 차고 넘친다. 지난해 12월 기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공설묘지는 총 328개소다. 서울신문은 발길이 끊긴 누군가의 묘지가 어떤 절차를 거쳐 개장되고,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싶었다. 이를 위해 서울시립승화원을 찾았다. 지난 6일 경기 파주 용미리 2묘지에 위치한 무연고 추모의집. 굳게 닫혔던 문을 활짝 열자 빼곡히 들어찬 회색의 철제 보관함이 도심 속 빌딩처럼 시야에 들어왔다. 버려진 망자들이 한시적으로 머무는 정거장. 이곳은 1년에 2번 명절 합동 추모제를 지낼 때, 그리고 뒤늦게 찾아온 유족이 분골함을 인수할 때만 가끔 열린다. 무연고 추모의집은 이날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29.7㎡. 불과 9평이 안 되는 원룸 같은 작은 공간에 2397기의 유해가 머물고 있다. 장기간 연고자를 찾을 수 없는 망자들은 묘지 또는 봉안시설에 있다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선반 같은 공간에 가로 23㎝, 세로 16㎝의 목재분골함이 층층이 쌓여 있다. 함 속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지만 지금은 까맣게 잊힌 유골들이 담겨있다. “대부분 땅에 묻힌 지 최소 30년이 지난 유골이예요. 아무도 찾지 않는…. 2011년과 2019년에 각각 일제 조사를 진행했는데 조사할 때마다 수백에서 천여개까지 무연고 묘가 나오더군요. 그렇게 후손에게 잊힌 분들입니다.” 추모의집으로 안내하던 서울시립승화원 직원이 말했다.무연고 묘가 늘어나면서 유골들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고 있다. 2021년 이전까지만 해도 10년을 안치하도록 했지만, 그 후 개장된 유골은 최대 5년간 이곳이 머물 수 있다. ‘김○○, 19XX년, … 보관 기간 2027.2.5’. 분골함에 붙은 작은 종이엔 고인의 이름, 생년월일, 사망날짜와 함께 보관기간이 적혀 있었다. 찾는 이가 없어 지난해 이곳으로 옮겨진 온 김씨에게 남은 시간은 1230일 남짓이다. 이른바 보관기간이 지나면 가루가 돼 산골장(화장한 유골을 뿌리거나 시설물 없이 매장)하게 된다. 처음에는 후손이 자주 찾으며 술도 따르고 절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인을 찾는 사람의 발길도 끊겼다. 이후 이 좁은 공간에서 늦게나마 찾아올지도 모를 후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분골함에 ‘미상’이라고 적힌 유골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비석 등 묘지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 고인이나 연고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신원 미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망자가 유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드물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유골이 가족에게 돌아간 경우는 153기뿐이다. 한 달에 한 기 정도만이 극적으로 가족을 만나는 셈이다. 이들이 죽고 난 뒤 ‘무연고’ 유해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얼마일까. 서울신문은 서울시립승화원을 비롯해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용미리·벽제리·내곡리 묘지를 대상으로 개장된 묘의 사망연도와 개장연도를 정보공개 청구했다. 그 결과, 유골이 무덤에 묻힌 뒤 연고가 끊기고, 다시 개장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1.9년이었다. 자료가 없어 사망 연도를 아예 파악할 수 없는 묘는 제외했다. 가장 긴 시간은 1944년에 사망해 76년 만에 개장된 유골이었다. 누군가가 무연고화 되는 시간이다.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사용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면 사용이 취소된다. 취소 결정이 나면 1년 이내에 묘를 옮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개장 절차가 진행한다. 서울시가 일제 조사에 나섰던 것은 쌓여만 가는 무연고 묘를 더는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33년 개설된 망우리 묘지는 1973년 일찌감치 만장됐으며, 용미리 제1묘지와 벽제리 묘지는 1991년, 내곡리는 1982년, 용미리 2묘지는 1993년 모두 가득찼다. 현재는 합장하거나 미리 분양받은 경우가 아니면 추가로 매장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시설공단은 5년마다 재사용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분묘 재사용료 납부 비율은 약 65% 수준이다. 서울시설공단은 “개장 후 추모의집으로 갈 날을 기다리는 무연분묘 1735기로 추정된다”며 “향후 개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사법 있어도 개장 엄두 못내는 공설묘지 무연고 묘는 전국 모든 공설묘지가 안고 있는 문제다. 대구시도 2021년 공설묘지 일제조사에 착수했다. 2002년 대구 달서구에서 한 차례 진행한 뒤 19년 만에 재조사다. 현재까지 성서공동묘지에 있는 602기를 무연고 묘로 파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성서공동묘지는 해방 전인 1937년 조성됐기 때문에 대부분 자손과 연락이 끊기고 고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관리가 되지 않은 무덤이 공동묘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정리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지자체가 조사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사설 공원묘원과 달리 지자체는 장사법에 따라 무연고 묘를 처리할 수 있는 규정이 있음에도 각 지자체에서는 여전히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세종시 장사 업무 담당자는 “오랫동안 찾는 사람이 없으면 무연고 묘로 볼 수도 있지만, 유족들이 뒤늦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개장 절차를 밟기 어렵다”고 말했다.일제시대 등 오래전 조성된 공설묘지가 적지 않고 묘의 위치와 정보가 부정확해 개장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대전추모공원 관계자는 “대전추모공원은 자연 발생한 묘지이기 때문에 묘의 위치와 정보들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며 “혹시라도 연고가 있는데 없는 것으로 오인해 개장하면 안 되므로 실제 개장을 추진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도 “파묘에 부정적인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하면 묘를 쉽게 팔 수 없다”며 “또 묘지가 방대하기 때문에 연고자가 묘지에 왔다 가더라도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묘를 만들지 않고 유해만 모셔둔 봉안당도 공설묘지와 상황이 비슷하다. 사용기한이 지났지만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연락이 끊긴 사례가 넘친다. 전국 광역시의 공설 봉안당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울시 4347기, 부산시 4089기, 인천시 1526기, 광주시 700기, 대전시 521기, 대구 350기가 무연고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만 놓고 보면 전체 8만 3799기 가운데 약 5%인 4347기가 무연고 유골인 셈이다. 울산시 공설 봉안당은 2013년 3월 개소한 이후 사용기간(15년)이 지나지 않아 무연고 여부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공설 묘지의 무덤은 장사법에 사용기한을 30년으로 규정하고, 연장 횟수와 향후 처리 방식에 관한 세부 규정이 있다. 하지만 공설 봉안당은 지자체별로 운용 방식이 제각각이다. 예컨대 대구시는 공설 봉안당의 사용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 10년 단위로 두 번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시는 봉안당 사용기간을 15년으로 하고, 두 번 연장해 총 45년까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전추모공원 관계자는 “상위법인 장사법에 봉안당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에 시 조례는 공설묘지에 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봉안당도 구체적인 지침을 상위법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단독]여의도 35배가 ‘버려진 무덤’…무연고 묘지를 파헤치다[2023 파묘 리포트①]

    [단독]여의도 35배가 ‘버려진 무덤’…무연고 묘지를 파헤치다[2023 파묘 리포트①]

    관리비 장기체납 30%…연락해도 “난 모른다”무연고 묘 전국 220만기…해결책 없어 ‘난감’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길이 붐빌 때면 유독 더 쓸쓸해지는 곳이 있다. 바로 후손의 발길이 끊긴 무연고 묘지다. 무덤에 묻힌 조상의 수는 많지만 묘지를 관리할 자손의 수는 줄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묘지가 버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두 달여간 전국에 있는 무연고 묘지 현장을 두루 취재해 버려지는 묘지의 실태와 이를 막을 해결책을 담아 4회에 걸쳐 보도한다.전국의 사설 묘지공원에 있는 무덤 10기 중 3기는 연고자가 오랫동안 관리비를 내지 않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묘들은 처음 안장될 땐 가족 등 연고가 있었으나, 자손들의 발길이 끊기거나 무덤을 돌볼 사람이 사라지면서 주인 없는 무덤이 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7월부터 두 달여간 전국을 돌며 방치되고 버려진 묘지 현장을 취재하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전국의 무연고 묘지 실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전국에 220만기의 무연고 묘지가 있으며, 그 면적은 여의도의 35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한국토지행정학회가 수도권 사설묘지 8곳과 지방 사설묘지 17곳 등 전국 사설법인 묘지 25곳을 표본조사한 결과 전체 묘(31만 2345기) 가운데 31%(9만 6858기)가 관리비를 최소 10년 이상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 30년 이상 장기 체납 상태인 묘가 66.5%(6만 4374기)를 차지했다.묘지의 공원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사설 묘지공원은 전국 171개로, 약 96만기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전국의 공설 묘지와 산지 곳곳에 흩어진 개인 묘지까지 합하면 이런 무연고 묘는 전국 220만기에 이를 것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추정했다. 면적으로 보면 약 103㎢(신고 묘지는 법적 제한 면적인 30㎡로, 미신고 묘지는 50㎡로 계산)로, 여의도 면적의 35배 규모의 땅이 무연고 무덤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묘지와 봉안당 역시 무연고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용미리·벽제리 등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장사시설의 경우 이날 현재 찾는 가족이나 친인척 등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개장 또는 산골을 기다리는 유해가 4132기에 달한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진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면서 앞으로 무덤을 관리할 사람은 더욱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40년 국내 사망자 수는 출생자 수의 약 2배, 2060년엔 4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묘를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금기 문화와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장사 정책이 별로 인기가 없는 탓에 모두 손을 놓고 있다.지난달 8일 찾아간 경북 포항묘지공원의 입구에는 무연고 묘지 자진 신고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빛바랜 채 걸려 있었다. 신고 기간은 2022년 7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로, 공원 측에서 현수막을 내건 지 1년이 지났지만 신고는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성묘하러 오지 않으니 이 현수막을 봤을 리 만무하다. 축구장 13개 면적의 묘원(9만 5937㎡)에는 6000여기의 무덤이 촘촘하게 들어선 가운데 곳곳에 ‘관리비 장기 체납’을 알리는 현수막이 풀섶 사이로 보였다. 30년째 묘원을 운영하는 김필희 대표는 “3분의1 이상이 아무도 찾지 않는 묘”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연고 묘도 벌초를 해 줬지만 올해부터 벌초를 중단했다. 관리비를 계속 받지 못하니 우리도 재정난이 심해져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관리비를 짧게는 5년, 길게는 40년 가까이 안 내는 장기 체납 묘가 전체 3분의1에 달하는 2000여기로, 밀린 관리비만 5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계약 당시 적힌 연고자를 찾아 전화도 하고 우편물도 보냈지만 연결이 되지 않거나 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 대표는 “장기 체납자에게 전화하려고 보면 번호가 전부 011이고 우편물을 보내면 90%가 반송된다”며 “연고자에게 연락하고 싶어도 먼저 찾아오지 않는 한 알아 낼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방치된 무덤이 늘어나게 된 것은 세대가 바뀌면서 성묘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화장 문화가 확대되면서 산소를 찾는 발길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한 건 2015년 무렵부터”라고 기억했다. 2015년은 우리나라 화장률이 처음으로 80%를 넘어선 해다. 그는 “요즘 세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대부분 화장하니까 그 이전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는 찾아가지 않는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한 번은 장기 미납하고 있는 묘의 손자를 직접 찾아갔더니 ‘난 모른다. 우리 것이 아니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이 묘지는 신고기간이 경과했음에도 신고하지 않은 분묘입니다. 이에 개장 처리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경기 파주에 있는 또 다른 사설 공원묘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팻말이 여기저기 꽂혀 있었다. 빨간 팻말은 최소 20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은 곳, 노란 팻말은 15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은 곳이라고 묘원 관리자는 설명했다. 2000여기 무덤 중 팻말이 붙은 무덤은 400기가 넘었다. 관리비는 1년에 5만원 남짓. 묘지공원 측은 이번 추석까지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차례대로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문제는 수도권은 물론 지방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기 김포에 있는 한 재단법인 공원묘원은 “전체 묘지 중 40%가 관리비 체납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에 있는 공원묘원도 10분의1가량이 버려진 무덤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묘원 관계자는 “장사법상 사설묘지 관리자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연고자가 관리비를 납부할 거라 기대하면서 안내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인 없는 무덤이 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법적 근거가 마땅찮아 묘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묘원 측에서 개장하자니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자칫 개장 후 연고자가 나타나 소송을 하는 등 문제를 삼을 수도 있어 놔두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 김해의 한 사설묘원 관계자는 “공원을 찾는 성묘객이 보면 미관상 좋지 않으니 장기 체납 묘지도 벌초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묘들은 사실상 남들이 내는 관리비에 얹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공설 묘지의 경우 지자체에 따라서 일정 기간 연고자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개장해 화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사설 묘지는 뚜렷한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장사법에 따라 무연고 묘를 개장할 순 있지만, 장기 체납 묘를 무연고 묘로 볼 근거가 부족해 그냥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재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사설 공원묘지 내 계약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연장 계약을 하지 않거나 장기간 관리비를 내지 않는 경우에는 무연분묘 개장 절차에 준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설묘지 체납 실태를 조사한 김태복 한국토지행정학회장은 “우리나라에 장사 시설이 모자란 게 아니라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방치된 무덤이 넘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라며 “분묘를 정리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증진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단독]무연고 묘는 어떻게 동네 애물단지가 됐나…버려진 묘주인 추적기[2023 파묘 리포트①]

    [단독]무연고 묘는 어떻게 동네 애물단지가 됐나…버려진 묘주인 추적기[2023 파묘 리포트①]

    어쩌다 애물단지 무덤이 되었나 “동티날까 봐(부정 탈까 봐) 맘대로 파지도 못허구…이걸 워치기 헌대유.” 충북 옥천군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74)씨는 밭에 방치된 무연분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씨의 부모님은 30여년 전 약 2100㎡(약 630평)의 임야를 사들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김씨가 이 밭을 관리하기 시작했는데 농사를 지으려다 보니 무덤이 나왔다. 언제부터 있던 것인지, 누구의 묘인지 수소문을 해 봤지만 알 길이 없었다. 하필 묘가 밭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밭일을 할 때마다 걸리적거렸다. 묘가 있으니 땅을 개발할 수도, 팔 수도 없다. 김씨는 “군청에 가서 묘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해도 연고자를 찾을 수 없다는 말만 한다”며 “남의 묘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도 찝찝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약 220만기. 2021년 기준 전국에 분포한 무연고 묘의 추정치다. 죽은 사람이 태어난 사람보다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본격화되면서 죽는 사람의 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반대로 묘를 관리할 후손은 급격히 줄고 있다. 2010년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묘지 실태조사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전국의 총분묘 수는 1434만 9897기로 추산됐다. 그 결과를 토대로 2021년까지 신규 매장 건수를 더하고 개장 건수를 뺀 결과 총분묘 수는 1408만 6943기로 계산됐다. 여기에 시범사업 당시 추산된 15.6% 무연분묘율을 적용하면 현재 전국의 무연고 묘는 219만 7563기로 추정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버려지고 홀로 남겨진 묘들은 산 사람들의 골칫거리가 됐다. 서울신문은 누군가의 자손이자 조상인 묘가 어떻게 무연고 묘가 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장기간 버려진 묘지들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옥천군 김씨 밭에 있던 버려진 묘 주인을 알고 있다는 이모(88)씨를 만났다.“그거 황종구(가명)네 할아버지 묘야. 아무도 안 가서 묵은 지(버려진 지) 꽤 됐어.” 이씨는 30여년 전 친구 황씨의 부탁을 똑똑히 기억했다. 어려서부터 소꿉친구였던 황씨가 환갑쯤에 갑자기 고향을 떠난다며 묘 관리를 대신해 달라고 했다. 이씨는 간절한 부탁에 고개를 끄덕였다. “강원도로 간다고 나더러 할아버지 묘만 벌초해 달라는 거야. 아버지 묘는 자기가 직접 한다고. 친구 사이의 부탁이니 돈은 안 받았지.” 황씨는 마을을 떠나고 나서도 드문드문 고향을 찾았다. 하지만 3년 정도가 흐르자 그의 발길이 갑자기 멈췄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 연락도 끊기고 나도 몸이 아프다 보니까 10년 전부터는 벌초를 그만뒀어.”황씨의 또 다른 친구 유기현(94)씨는 보다 자세한 가족사를 알고 있었다. 황씨 가족은 남의 땅에서 농사를 짓고 품삯을 받아 생활했다. 황씨 가족은 유독 명이 짧았다. 그의 할아버지는 황씨가 어렸을 때 사망했고 아버지도 황씨가 청소년이 되던 무렵 세상을 떠났다. 얼마 뒤 어머니도 죽자 그는 부모님을 합장했다. 그는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은 뒷산에 따로 묻었다. 자기 땅이 없어서였다. “없이 살던 집에 산이 있나, 땅이 있나…동네 뒷산에 그냥 막 묻어 버린 거야. 그때는 이 사람 저 사람 할 것 없이 막 갖다 묻었다고.” 소식이 끊긴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그가 죽었다는 부고장이 마을에 도착했다. 타지에서 그가 죽자 묘를 돌볼 사람도 함께 사라졌다. “종구가 늦장가를 가는 바람에 자식들이 어렸어. 내가 애들을 마지막으로 본 게 12~13살쯤이야. 하도 어렸을 때 떠났고, 여기를 한 번도 데려오지 않았으니 기억이 날 리가 있나. 그러니 지금껏 안 찾아오지.”황씨 일가는 빠르게 잊혔다. 다른 마을 사람들도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갔다. 정착해 살던 사람들도 하나둘 세상을 등졌다. 그후 아무도 황씨 일가가 묻힌 묘지를 찾지 않았다. “나도 20년 전 나무하러 다닐 때나 오다가다 봤지. 지금은 힘들어서 가지도 못해. 가더라도 알아보지도 못할 거야.” 다시 이씨와 함께 황씨 부모님의 묘가 있는 뒷산을 찾았다. 이씨는 수풀이 우거진 곳을 한참을 바라보며 서성였다. 사람 키를 넘는 나무와 수북한 잡초를 보며 생각에 빠진 듯했다. “첩첩산골이라서 이런 게 아냐. 이제 후손들한테 묘를 알려 줘도 관리를 자주 하지는 않잖아. 그러다가 이렇게 풀이 자라 버리면 어디에 묘가 있었는지 잊어버린다고. 그럼 결국 묵은 묘(버려진 묘)가 되는 거여. 참 안됐지….”후손들은 점차 조상 묘를 찾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립묘지 안장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38.8%가 조부모까지 장지를 관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33.4%는 부모까지라고 답했으며, 증조부모까지 관리하겠다는 사람은 16.7%에 불과했다. 아예 관리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11.1%였다. 현재 전국에 방치된 무연고 묘지 수는 정확히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다. 특히 지역 소멸 위기에 봉착한 농촌으로 갈수록 문제는 심각해진다. 실태조사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농촌 지역인 옥천군 안남면은 인구 대비 1인당 분묘 수가 3.57기에 달한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묘가 더 많은 ‘묘지 천국’이다. 죽어서 방치되는 묘가 늘어나는 건 농촌만의 일은 아니다. 도심 주변에 위치한 공동묘지도 묘소가 증조부대 이후로 넘어가면서 잊히고 방치된다. 후손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려 관리가 어려운 경우에도 무연고 묘가 된다. ​주민들은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남면 주민 양남귀(70)씨는 “동네 무덤의 절반 이상은 후손들이 찾지 않는 묘”라며 “산마다 주인 모를 무덤이 넘쳐 나지만 자칫 남의 묘를 잘못 팠다가는 문제가 생길까 봐 그대로 방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주말여행은 미뤘지만, 그리운 가족도 보러 가기 어려워…철도파업 이틀째 불편 가중

    주말여행은 미뤘지만, 그리운 가족도 보러 가기 어려워…철도파업 이틀째 불편 가중

    “이번 주는 가족들 보러 내려가기 어려울 것 같네요.” 주말 부부인 직장인 최모(37)씨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으로 예매했던 열차가 운행하지 않게 되자 이번 주는 서울의 원룸에서 홀로 지내기로 했다. 최씨는 “다른 시간대는 모두 매진이고, 내일 아침 기차도 대부분 매진이라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철도노조 파업 이틀째인 15일 열차 감축 운행으로 주말 동안 타지에 떨어져 사는 가족들을 방문하는 것을 미루거나 예정된 주말여행을 취소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등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 승차권 창구 앞은 취소된 표를 교환하거나 열차 취소 이후 새로운 표를 사려는 승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금요일인 터라 이른 오후부터 고향을 방문하거나 가족들에게 가려는 이들로 역 안은 붐볐다. 역 안에서는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취소된 표가 많으니 홈페이지를 확인해달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왔고, 전광판에는 ‘매진’ 문구가 빼곡했다.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발길을 돌려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하는 여행객과 시민들도 꽤 있었다. 가족들이 있는 경북 구미로 가기 위해 표를 구하던 윤모(33)씨는 “철도노조 파업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표가 없을 줄은 몰랐다”며 “오늘 오후부터 내일 아침까지 모든 표가 매진이라 혹시 입석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해서 일찍 나왔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예매해뒀던 강릉행 KTX가 취소되면서 아예 강원도 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다시 표를 예매하려니 남아 있는 표는 강릉에 도착하는 시간이 너무 늦어 여행 기간이 너무 짧아진다”며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될 때 다시 가려고 숙소를 포함해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 도입과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촉구하며 전날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국 열차 운행률은 평소의 79.6% 수준이다. 금요일인 이날을 포함해 여행이나 고향 방문 등 이동이 많은 주말에도 파업이 지속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 난지서 피어난 ‘애틋한 사랑’… 이제 꽃길만 걸을 마포

    난지서 피어난 ‘애틋한 사랑’… 이제 꽃길만 걸을 마포

    늦더위를 식혀 줄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 8일 오후, 시원스레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 사이로 핀 붉은색의 탐스러운 꽃들이 시민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 난지 테마관광 숲길에서는 이곳에 처음 만개한 상사화와 꽃무릇을 즐기기 위한 축제인 ‘난지별곡,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 열렸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비롯한 시민, 관광객 등 450여명이 참석해 구민들의 참여로 만든 상사화 삼행시 동영상을 시청하고 1000개의 상사화 등불을 뜻하는 천상의 점등식으로 초가을 낭만을 만끽했다. 축제 이름은 박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난지별곡은 ‘청산에 살어리랏다’라는 시구로 알려진 고려가요 청산별곡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때 98m의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에 ‘애틋한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상사화와 꽃무릇을 심어 청산처럼 아름다운 명소로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를 담았다. 난지도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서울의 개발과 풍요의 찌꺼기를 받아낸 거대한 쓰레기 무덤이었다. 소설가 정연희는 1984년에 쓴 ‘난지도’에서 “인간의 삶에서 부스러기가 되어 나온 주검들의 산이다. 그 산에 살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맹렬하게 살아있는 것이 있다면 썩어가는 일과 썩어가는 냄새뿐이다”라고 묘사했다.30년이 흐른 지금 난지도는 실개천에 맑은 물이 흐르고 꽃과 풀, 나무가 자라는 난지 테마관광 숲길로 거듭났다. 박 구청장과 구민들은 지난 4월부터 메타세쿼이아길 1㎞ 구간에 마포구민 인구수와 같은 화초류 37만 포기를 심었다. 박 구청장은 “오랜 기간 희생을 강요당한 37만 마포 구민의 눈물과 인내를 꽃송이 하나하나에 오롯이 담아 새기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상사화와 꽃무릇을 비롯해 보랏빛 맥문동 등 개화 시기가 서로 다른 11종류의 꽃을 심어 난지도를 사시사철 꽃이 피는 곳으로 만들었다. 메타세쿼이아와 꽃이 한데 어우러진 길에는 지역 시인들의 대표작인 시 50편을 내걸어 ‘시인의 거리’로 꾸몄다. 한강 변과 가장 가까운 쪽에는 맨발 걷기가 가능한 야자 매트를 시공해 ‘소곤소곤 길’을 조성했다. 번잡한 도시를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취지다. 난지도를 되살리기 위해 애써 온 마포구는 하루 1000t의 쓰레기를 태울 수 있는 신규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을 상암동에 짓기로 한 서울시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일 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기존 750t 규모 소각장 옆에 새 소각장을 더 짓겠다는 정책 발상은 합리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입지 결정 고시를 철회하지 않으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선전 포고를 했다. 이날 이후 박 구청장은 매일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소각장 신설 저지는 전시 상황과 다름없다는 각오 때문이다.박 구청장은 “쓰레기가 늘어나는 만큼 소각장 수를 늘리면 된다는 일차원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기존 소각장 설비의 성능 개선을 통해 가동률을 현재 78%에서 100% 이상으로 늘리고 재활용률을 높일 소각제로 가게와 획기적인 폐기물 감량이 가능한 전처리 시설의 전국 설치를 강력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피시설 전담반(TF)을 운영 중인 구는 구민 다수의 동의서를 받아 기존 소각시설 운영 문제점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구는 소각장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에 1일 소각량과 가동시간, 소각 방식, 성상 형태, 인력 운용 상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박 구청장은 “환경보호가 더이상 표어 속 공허한 외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소각이라는 일차원적 해법보다 지금 당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개월 아이 남겨두고 ‘쓸쓸한 마지막’… 찾았지만 막지 못한 비극은 여전했다[이것이 우리의 위기다-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20개월 아이 남겨두고 ‘쓸쓸한 마지막’… 찾았지만 막지 못한 비극은 여전했다[이것이 우리의 위기다-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13일 전북 전주 한 추모공원 봉안당에는 지난 8일 사망한 A(41)씨의 유골함이 쓸쓸히 놓여 있었다. 애써 찾으려 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유골함에는 사진은 물론 꽃 한 송이조차 놓여 있지 않았다. 추석을 앞두고 평일임에도 많은 이들이 추모공원을 찾았지만 A씨를 찾는 이는 없었다. 14일 경찰과 전주시 등에 따르면 건강보험료(56개월), 가스비(3개월) 등을 내지 못해 ‘위기의심가구’로 분류됐던 A씨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수급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한 채 홀로 아이를 키워 왔다.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 발굴은 물론 각종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송파 세 모녀’, ‘수원 세 모녀’ 때처럼 비수급 빈곤층의 비극이 반복된 것이다. 8년 전쯤 남편과 이혼한 A씨는 지난해 11월 전주의 한 빌라 원룸으로 이사했다. 지난 8일 오전 “세입자가 보이지 않고 개 짖는 소리만 난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원은 사망한 A씨와 20개월 전후로 추정되는 남자아이를 발견했다.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동맥경화’로 추정되고, 몸속에서 담석도 발견됐다. 음식물을 먹지 못해 발견 당시 의식이 희미했던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A씨가 살던 지역은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사장은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30만원이면 원룸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A씨는 이곳에 자리를 잡고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은 물론 빌라 1층에 있는 식당, 편의점과 부동산 공인중개소 등 동네에서 A씨를 기억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 가족과의 관계를 단절한 채 살았던 A씨는 사망 이후 시신을 아무도 찾아가지 않으려 해 무연고 장례식을 치를 뻔했다. 다행히 가족 중 한 명이 시신을 인수해 갔지만 별도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곧바로 화장했다. A씨가 위기의심가구라는 징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A씨는 건강보험료 외에도 가스비, 관리비, 통신비를 모두 내지 못했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 행복e음 시스템상 A씨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위기 정보를 바탕으로 A씨를 찾으려 한 담당 공무원의 노력에도 시스템의 미비점과 현장 인력의 부족으로 A씨는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4일 A씨의 주소지를 방문한 담당 직원은 거주지에 동과 호수 등 상세 주소가 적혀 있지 않아 A씨를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지난 12일 열린 ‘사각지대 대책 점검회의’에서 다가구주택의 동·호수 기입 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받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아울러 위기의심가구로 선별되고도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하는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또다시 발굴된 사례는 35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발굴 때 제대로 지원했으면 다시 위기가구로 선별될 일이 없었을 텐데 지원받지 못하니 거듭 위기가구 발굴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복지 사각지대 중복 발굴 대상자 현황’을 보면 2015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위기가구 대상자로 선정된 595만 3182명 가운데 2회 이상 반복 발굴된 이들은 358만 2499명(60%)이다. 10회 이상 반복해 위기가구로 선별된 사례도 4800여건이나 된다. 19번이나 위기가구로 발굴된 사례도 있었다.
  • 성룡도 애국소비?…中 스마트폰 사려다 발길 돌린 사연

    성룡도 애국소비?…中 스마트폰 사려다 발길 돌린 사연

    중화권 유명 배우인 성룡이 중국 내에서 강하게 불고 있는 ‘애국소비’ 열풍에 가세했다. 12일 중국 매체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최근 ‘성룡도 사려고 했으나 없어서 못 산 그 스마트폰이 무엇이냐’라는 제목의 기사와 사진이 수차례 보도, 공유되면서 화제가 된 최신형 휴대전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화제가 된 사건은 지난 10일 성룡이 중화권 유명 가수인 저우제룬의 콘서트에 초청받아 참석한 직후 쓰촨성 충저우의 한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해 최신형 휴대전화를 구매하려는 시도를 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SNS에 공유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SNS와 현지 매체에 공개된 사진 속 성룡은 ‘화웨이’라는 문구가 선명한 매장에서 휴대전화 구매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는데, 당시 그를 목격했다는 한 네티즌은 “성룡이 사려던 것은 최근 화웨이가 선보인 최신형 ‘메이트60프로’였다”면서 “하지만 당일 물량이 부족해 성룡 조차 결국 구매하지 못한 채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매장 사장은 서둘러 제품 제고를 확보해야 한다고 한숨을 쉴 정도로 물량이 부족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네티즌은 “성룡 형이 무료로 광고해준 셈이다”고 덧붙였다.해당 매장에서 휴대전화를 구매하지 못한 성룡은 대기 번호를 받은 뒤 향후 빠른 시일 내에 물량이 확보 되는대로 동일한 스마트폰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네티즌들은 해당 제품에 대해 ‘성룡도 못 산 휴대폰’이라는 별칭을 붙여 부르며 “성룡이 살 수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광고가 됐다. 이전에는 청소년을 위한 보급형 휴대전화인 줄 알았는데, 성룡 덕분에 관심이 생겼다”는 등의 반응을 이어갔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지에 거주하는 성룡 팬을 자처하는 일부 네티즌들은 “각 지점 화웨이 상점을 돌아다니면서 성룡을 위해 해당 제품을 반드시 구해 전달해주겠다”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룡이 국산 휴대전화를 구매하려 한 행동에 대해서도 칭찬 일색의 반응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성룡을 가리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면서 “그는 특권의식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가 무려 7년 전부터 국산 화웨이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을 목격해왔다. 2022년 개봉한 영화에서도 성룡은 화웨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했다. 한편, 해당 제품은 현재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쑤닝에서 8299위안(약 150만 원)에 판매 중이다. 
  • 학교 넘어 문화예술교육 확장… “모든 영역 예술적 감성 필요” [공공기관 다시 뛴다]

    학교 넘어 문화예술교육 확장… “모든 영역 예술적 감성 필요” [공공기관 다시 뛴다]

    예술 강사·문화 취약층 지원올 예산 1349억… 사업 다채동남아 공적개발원조 입소문박은실 원장 1년 ‘혁신’ 성과“생활밀착 문화예술교육 실현”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도 예술적인 해법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모든 영역에서 예술적 감성이 필요합니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예술교육을 왜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질문을 바꿔 앞으로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 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은 명문화된 지식이 아닌, 창의력과 유연한 사고 그리고 통찰력”이라 설명하고 “예술교육이 여기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교육진흥원)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설립 및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따라 2005년 설립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모든 국민이 학교뿐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기관의 임무다. 올해 예산 규모는 1349억원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 문화예술교육, 사회문화예술교육, 국제교류 등 여러 사업을 펼친다. 여기에 전문 인력을 키우거나 연수를 진행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예술 강사 지원사업은 2005년부터 시작해 학교 현장의 교육을 탄탄히 받쳐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예술가로서의 전문성과 교육가로서의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을 가리킨다. 국가 자격제도로 운영하며, 지난해 기준 자격 취득자는 누적 2만 8737명 수준이다. 이 밖에 최대 4년 6개월 동안 학교의 전반적인 지원에 나서는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도 지방 학교들의 호응이 크다.특히 2021년부터는 학교 문화예술교육 다각화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박 원장은 “정책 수립 시기인 2000년대 초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이 처한 환경, 필요한 역량, 일상의 고민은 전혀 다르다”면서 “장르 구분 없이 미래세대 아이들의 일상 속 고민과 문제의식에 기반한 융복합 교육을 펼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교사와 예술가가 한 팀을 이뤄 융복합예술 수업을 진행하는 ‘예술로 탐구생활’, 지역사회와 연계해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확장한 ‘예술로 링크’ 등이 이런 사례다. 학교를 넘어 사회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지역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취약계층, 혹은 문화가 닿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들도 많다.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 마음치유 봄처럼’을 비롯해 ‘문화예술교육 예술누림’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박 원장은 사업의 효과에 대해 점차 심화하고 있는 사회계층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점을 꼽는다. 문화예술을 통한 치유의 힘을 국민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사업 대상을 일반 국민으로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학교 부적응자, 정신건강 상담수요자, 경도인지장애·치매 위험자 등 특정 대상군 외에도 일상적 힐링이 필요한 일반 시민 대상 ‘도시숲 예술치유’를 국립세종수목원과 협력해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은 음악, 드라마, 게임, 웹툰 등 콘텐츠 강국으로 꼽힌다. 박 원장은 “이제 콘텐츠뿐 아니라 예술로도 이런 영향력이 넘어오고 있다”면서 “거의 모든 외국이 한국과 문화예술 분야에서 협업하고 싶어 한다. 그동안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이 지금은 한국으로 왔다고 보면 될 정도”라고 소개했다. 특히 2010년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발의한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 목표’가 유네스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는 교육진흥원의 공이 컸다. 이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으로 선포하고 2012년부터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초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서 발의될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를 개발 협력 중이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해 “교육진흥원이 20년간 사업을 추진하며 얻은 역량, 예컨대 대표 문화예술교육 사업인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와 예술꽃씨앗학교, 꿈의 오케스트라 등을 모델로 구축하고 외국과 연계한 ‘K문화예술교육’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2018년 인도네시아까지 확장해 동남아 국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문화예술교육 공적개발원조(ODA) 역시 현지 만족도가 높고 효과도 좋다고 평가받는다. 교육진흥원은 올해 몽골, 필리핀 등에서 신규 사업에 착수한다. 오는 1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박 원장은 지난 한 해 성과로 그동안 관성적으로 이뤄진 사업 추진과 기관 운영방식을 탈피하려고 노력한 점을 꼽았다. 올해 초에는 문화예술교육 전문기관으로서 ‘국민 일상에서 더 가까이 문화예술교육을 누리도록 한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다. 남은 임기 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미처 발길이 닿지 못한 곳들을 더 발굴하고, 우리 주변 이웃 모두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생활권 단위 문화예술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미래 사회 개인의 행복과 창의성, 자율적 역량 강화 모두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 맞는 토대를 다지기 위해 문화예술교육 각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사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실 원장은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예술대 대학원 미술학 석사, 서울대 공과대학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추계예술대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가르쳤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 전문위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이사 및 조직·집행위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대통령실 문화비서관실 정책자문위원, 제2기 대통령 직속 지역 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 “통일, 과거 회귀 아닌 새로운 미래 여는 일”… ‘책임’질 줄 아는 남자 [임형주의 임의 동행]

    “통일, 과거 회귀 아닌 새로운 미래 여는 일”… ‘책임’질 줄 아는 남자 [임형주의 임의 동행]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방향 설정에 핵심 역할을 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서울 중구 장충동의 고즈넉한 남산 자락에 놓여 있다. 건물 주변은 사람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한적한데 건물 안 사무실은 분주하게 돌아갔다. 사무처장실 중앙에 있는 커다란 원형 탁자 위에는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21기 운영·상임 위원을 위촉하는 막바지 작업 때문인지 두꺼운 자료가 꽤 많았다.(최근 이들에 대한 위촉식을 마쳤다) 석동현(63) 사무처장은 피로감이 느껴지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장착하더니 “요즘 보고받을 일도 많고 일정도 정신없이 많아 사무처장실이 좀 지저분하다”면서 서류를 정리하며 양해를 구했다.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부임하기 전 그의 직업은 한결같이 ‘법조인’이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25회 사법시험에 단번에 합격한 뒤 검사로 임용(연수원 15기)됐다. 25년간 법복을 입었고, 이후에도 오랜 시간을 변호사로 지내 왔다. 한없이 부드럽게 말하다가도 순간 카랑카랑한 톤으로 목소리가 바뀔 때는 그의 입에서 ‘책임’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다.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의 자세를 위한 탈북민의 책임, 공조직 최고관리자로서의 책임까지 ‘책임’은 그의 말 곳곳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어다. 최근 고위공직자에게서 보기 힘든 자세 중 하나로 꼽히다 보니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책임이나 사과에 인색한 사회가 된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법복을 벗게 된 사연에 관심이 갔습니다. “동부지검장으로 부임한 지 넉 달쯤 지났을 때예요. 수습 기간 중인 초임 검사가 자신이 담당한 절도 사건의 여성 피의자와 상상도 할 수 없는 성 접촉을 한 일이 드러났습니다. 관리 책임을 지고 바로 사표를 냈죠. 내부에서 검사장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중평이 있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장이 되면서 두 가지 다짐을 했는데 내 잘못으로 자신이나 검찰이 오명을 쓰는 일이 없게 하자, 또 내가 관리하는 조직 탓에 검찰 전체에 오점이 생긴다면 주저하지 말고 책임을 지자는 것이었어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을 방관하다가 등 떠밀려 한직으로 가거나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나만큼은 그러지 말자고 했어요.” -책임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조직에서 최고관리자에게 차도 주고 비서도 주는 이유가 있어요. 기관 운영에 대한 권한과 함께 그만큼 헌신도 하고 관리자로서 책임도 지라는 뜻입니다. 우리 사회, 특히 공직자들 세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솔직하게 사과하기보다는 변명하거나 에둘러 유감을 표시하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권한과 권리만 있고 책임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온전히 존재할 수도,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도 없습니다. 최고관리자 역시 가장 큰 권한을 가졌기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 또한 가장 크지 않겠습니까.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자신이 하는 일에 지금껏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죠.” -사무처장이 되신 지 1년이 다가옵니다. 검사 시절 ‘통일 전 북한 주민의 국내법적 지위 및 관련 입법의 방향’(2000)에 관한 논문도 쓰셨어요. 그때와 지금 탈북민의 국내 지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과거 논문까지 살펴봤다니 세심하게 준비했네요. 대학원에서 헌법을 전공했고, 1995년 법무부 파견 근무 시절에 국적과 재외동포 문제에 관한 법제도 정비와 행정을 담당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지금까지 30년 이상 그 주제에 관해 관심을 쏟으면서 책도 두세 권 썼어요. 내외국인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국적을 볼 때 가장 특이한 그룹이 바로 북한 주민이죠. 그중에서도 탈북한 주민들은 외국인인지 내국인인지가 현실 문제였고 논문을 쓰게 된 배경이 됐습니다. 헌법의 영토 조항에 근거하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는 법적 지위가 있지만, 탈북민의 국내 유입 추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처우나 혜택, 시민사회 태도 등의 측면에서 탈북민 당사자들이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일상에서 모두 동등하게 대우받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출발점이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겁니다. 초기에 비하면 탈북민의 법적 지위와 이들에 대한 지원이 많이 안정됐지만 여전히 남북 관계와 정치 상황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라 안타까울 따름이죠. 탈북민 지위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으며 북한 변화와 통일의 주체로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해 왔고, 생각의 방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실 때 악플러를 기소하신 일도 눈에 띕니다. “오랫동안 이유도 없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악성 댓글이 난무하고 그로 인해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일반인들까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실정이었죠. 그런 풍조가 시작된 것이 제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로 일하던 2005년 무렵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인터넷 범죄 처벌 특별법이 없어 악플 다는 사람을 처벌하려고 해도 적용할 법이 딱히 없었어요. 일반 형법의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처벌하려면 피해 당사자들의 고소가 필요한데, 아무도 고소하지 않는 거예요. 그때 한 유명 인사가 아들의 죽음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했습니다. 경찰에 사건을 내려보내지 않고 소속 검사들을 시켜 행위자들을 직접 조사했어요. 피해자에게 고소하도록 설득해 기소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인권과 자유, 법치를 벗어난 댓글 문화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분명히 있었던 거죠.”-인권, 자유, 법치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통일 이념이기도 합니다. 통일에 관한 사무처장님의 철학과 비전을 말씀해 주신다면. “지난 7월 27일 북한 열병식을 보면서 저렇게 사상적, 문화적으로 많이 달라진 사람들과 통일해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통일하려면 정말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고민이 너무나 깊어졌어요. 지금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하나의 한반도에서 살아 보지 못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죠. 통일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입니다. 동북아시아를 넘어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측면에서도 이뤄져야 하죠. 70년 넘게 당위적으로 반복해 온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여는 통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통일’ 등으로 통일 논의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미래를 살 청년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제21기 자문위원에는 청년 자문위원을 대거 위촉하려고 합니다(인터뷰 이후 위촉한 신임 위원 가운데 45세 이하 ‘청년’은 전체의 27.5%인 4871명).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국민과 해외 동포들이 주축이 돼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와 연대를 높이는 통일 공공외교 활동을 수행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 신세계백화점 ‘MZ 정조준’…강남점에 스트리트전문관 열어

    신세계백화점 ‘MZ 정조준’…강남점에 스트리트전문관 열어

    전국 백화점 매출 1위점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을 열고 한층 더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는 강남점 본관 8층이 두달여 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8일 ‘뉴 스트리트’로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에 M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던 브랜드와 새롭고 젊은 감각의 브랜드로 채워 2030세대 소비자를 유인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내 백화점에서 선보인 적 없는 스트리트 브랜드 ‘벌스데이수트’와 ‘우알롱’ 매장을 유치했다. 또 ‘에이트디비전(8 Division)’과 ‘프로젝트(PROJECT)’ 등 젊은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브랜드를 한데 모은 편집 매장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입점한다. 프로젝트 매장에선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 ‘스투시’도 판매한다. 아울러 지난 2월 부산 센텀시티점 ‘하이퍼그라운드’에서 먼저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이미스’, ‘포터리’, ‘인스턴트펑크’, ‘아웃스탠딩’ 등도 입점했다. 강남점보다 먼저 MZ 전문관으로 재개장한 하이퍼그라운드는 지난 6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20대와 30대 고객이 각각 101%, 87% 늘고, 부산 외 지역 고객 수가 6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이 외에도 2030 여성들 사이에 인기있는 ‘마르디 메크르디’를 비롯해 ‘아디다스 BCC’, ‘푸마 비스포크’ 등 차별화한 스포츠 브랜드들도 드러선다. 8층의 본관과 신관을 이어주는 팝업 공간 ‘더 스테이지’에서는 미국 스포츠 브랜드 ‘윌슨’의 팝업스토어가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팝업 공간은 전문 플로리스트와 협업해 꽃으로 가득찬 테니스 코트를 연출했다. 향후에는 MZ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다양한 신규 브랜드 팝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단장 오픈을 맞아 브랜드별 사은품과 강남점 단독 상품도 마련했다. 이미스, 우알롱, 벌스데이수트는 이미 품절된 베스트 상품 중 일부를 재생산해 강남점에서만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MZ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브랜드와 윌슨의 테니스 테마 팝업스토어를 한데 모은 뉴 스트리트를 새롭게 선보인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발길을 이끄는 공간 혁신과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 한섬도 MZ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 위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MZ 특화 플래그십스토어 ‘EQL 그로브’를 열었다. 성수동 패션 편집숍 중 가장 큰 규모인 1653㎡(약 500평)로, 공간과 상품 구성 모두 MZ 취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도 지하 1층에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워파스’와 ‘써저리’ 팝업 매장을 운영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몰렸다.
  • 양천구 제1회 Y교육박람회, 3일간 3만 2000명 발길

    양천구 제1회 Y교육박람회, 3일간 3만 2000명 발길

    기초자치단체가 개최한 최초의 전국 단위 교육 행사인 서울 양천구 ‘Y교육박람회 2023’이 폐막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5개 분야 16개 주제로 치러진 박람회에는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3만 2000여명이 방문했다고 구는 10일 밝혔다. ‘교육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라는 구호를 내건 Y교육박람회는 미래 교육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방향성을 정하는 공론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BS와 공동 주최한 교육포럼에는 200여명이 참석해 폴 윤 교수의 온라인 기조연설과 국내외 석학들의 미래 교육에 관한 토론을 들었고, 진로락 토크콘서트와 스타멘토 강연에는 학생과 학부모 등 1500여명이 참여했다. 맞춤형 입시 상담을 제공하는 진로진학박람회 등에는 6000여명이 다녀갔다고 구는 전했다.이번 박람회의 핵심 주제였던 미래교육박람회에는 1만 5000여명의 관람객이 가상현실(VR)과 드론축구,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체험했다. 청소년들의 인공지능(AI) 기술 활용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기획된 ‘챗GPT 영어스피치 경진대회’ 본선에서는 219명의 참가자 가운데 20명이 즉석에서 작성한 원고로 대결을 벌였다. 숙명여중 장시안 학생과 한영외고 권수연 학생이 대상을 받았다. 전국 18개 유소년팀이 출전한 드론축구 경진대회도 큰 주목을 받았다.평생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평생학습 축제에는 3일간 8000여명이 참여해 특별무대와 체험부스, 작품 전시회 등을 즐겼다.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의 ‘반려견과 더불어 사는 법’ 강의도 흥행 성과를 거뒀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기초지자체로는 최초로 개최한 전국 규모 교육 박람회인 만큼 미래 교육을 선도한다는 큰 포부로 야심 차게 준비했다”라며 “내년에는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대한민국 대표 교육박람회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비상하는 코끼리’ 인도는 정말 기회의 땅일까 [외통(外統) 비하인드]

    ‘비상하는 코끼리’ 인도는 정말 기회의 땅일까 [외통(外統) 비하인드]

    서울신문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 한 주간 가장 중요한 뉴스의 포인트를 짚는 [외통(外統) 비하인드]를 격주 금요일 선보입니다. 국익과 국익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외교·통일·안보 정책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담겠습니다. 9일부터 이틀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립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불참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국가 주요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8일 인도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미중 간 긴장이 높아진 데다 지난달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로 한미일 공조가 강화된 상황, 뉴델리를 무대로 펼쳐질 외교전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그야말로 매우 ‘핫’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산업, 거기다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도 성공하며 우주강국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줬죠. 14억명 인구는 중국과 1·2위를 앞다투는데, 산아제한 정책 등으로 고령화에 접어든 중국과 달리 인도는 35세 이하 연령대가 전체 인구의 65%를 차지합니다. 노동력과 소비력을 모두 갖춘 젊고 역동적인 경제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구글), 아르빈드 크리슈나(IBM)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로도 인도 출신 엘리트들이 다수 오를 만큼 높은 교육수준도 갖췄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2031년까지 인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7%에 달할 것이라며 곧 ‘인도의 시간(India’s Moment)‘이 온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인구·첨단 산업 등 ‘거대한 시장’ 인도와의 교류, 선택 아닌 필수 ‘中 견제’ 서방 국가들, 잇따라 인도에 구애…모디 총리 철저한 ‘실리외교’ 인도와의 교류를 넓히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입니다. 서방 국가들도 인도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미국은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 힌두교도의 이슬람교도 학살을 방관했다는 이유로 2005년 그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매우 극진하게 대우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섰는데,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을 두 번 이상 한 외국 정상은 과거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뿐이었다고 합니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모디 총리를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았다”고도 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프랑스가 모디 총리를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주빈으로 초대해 환대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미국에 군사 협력은 물론 반도체 투자 유치, 우주 및 광물산업 협력까지 약속을 받고 프랑스에서는 해상 전투기와 군용 잠수함을 통크게 구매하며 군사 협력을 도모하는 등 ‘실리’를 제대로 챙긴 것으로 평가됩니다. 우리 정부도 인도와의 교류 폭을 더욱 넓히기 위해 부쩍 노력하는 모양새입니다. G20 참석을 앞두고 대통령실은 “인도는 세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최상목 경제수석)라고 강조했고,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도 방문을 계기로 앞으로 한국과 인도 간 관계를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목표로 삼겠다고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가 한국과 인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라 양국 관계를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시기로도 여겨집니다. <서울신문 9월 5일자 기사 참고>몸값 뛰는 ‘14억 인도’… 지금이 베팅 골든타임인구·성장률·우주까지 ‘거대 시장’ 尹, 수교 50주년 계기 G20서 협력 “미중 갈등 속 방산 등 실리 챙겨야”, 지난달 23일 찬드라얀 3호의 인류 최초 달 남극 안착은 세계인의 뇌리에서 카스트 제도와 관료주의, 종교갈등 등 인도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기에 충분했다. 35세 이하가 ...www.seoul.co.krG3 도약 ‘인도의 시간’ 온다… 제조업 이어 콘텐츠 등 신산업 개척해야尹, 8일 G20 위해 인도 방문 지난해 대인도 수출 189억 달러 전체 수출의 2.7%… 잠재력 풍부 삼성·현대차 등 534개 기업 진출 크래프톤 인도 모바일게임 장악 “상호호혜적 전략 없인 진출 난항”, 한국과 인도가 수교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오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이 2박 3일...www.seoul.co.kr그런데 과연 인도와의 관계가 ‘장밋빛’이기만 할까요? ‘기회의 땅’이지만 인도는 사실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나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인도를 오랫동안 연구했거나 인도와 활발하게 교류해 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인도를 너무 모른다”며 우선 인도에 대한 인식부터 완전히 새롭게 하고, 매우 정교하게 인도와 소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찬완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아직 한국에서는 과거의 인도를 떠올리며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갖는데, 현재 인도의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1991년 경제 개혁·개방화 이후 태어난 세대”라며 “과거와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고, 이것이 바로 인도가 가진 가장 큰 저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역적으로도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김 교수는 “‘하나의 인도’란 없다”며 “헌법이 정한 언어만 22개인 데다 28개 주(州)마다 문화나 정책이 다 달라 각각의 지역별로 정확하게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세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조원득 국립외교원 교수도 “우리가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과 협력하는 맥락에서 인도와의 협력을 이해하면 오히려 어렵기만 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조 교수는 “우리가 일본이나 프랑스 등 인도의 중점 전략 파트너 국가들에 비해 아직 인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우선 인도의 까다로운 외교를 감내하면서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생각해 보고 필요성이 있는 분야에서 서로 충족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하며 줄 것은 주는 방향으로 협력의 토대를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미래’에 비해 현재의 인도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넥스트 차이나’의 대안으로 꾸준히 거론되지만 여전히 인도 국민들의 소득수준은 낮은 편이고, 빈부격차도 심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GDP는 18조 3200억 달러, 1인당 1만 2970달러였지만 인도는 전체 GDP 3조 4700억 달러, 1인당 2466달러로 아직 차이가 큽니다. 지난해 세계불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가 인도 전체 소득의 57%를 차지합니다. 아직 낙후된 인프라도 많고 여러 민족·종교 간 갈등도 있으며 문맹률도 22%나 됩니다. 김 교수는 “열악하고 개발이 안 됐기 때문에 더욱 기회가 많은 것”이라고 강조하는데, 결국은 인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역할을 해내느냐도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 “우리는 인도를 너무 몰라…정교한 접근 필요” 지역·세대·종교 등 다양한 이해관계 정확하게 파악해야 인도 대사를 지낸 신봉길 한국외교협회장은 “근무하는 동안 인도 측 고위 인사들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한국은 너무 바쁜 나라였다’며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돌아봤습니다.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 이후부터 거듭 “한국이 경제개발의 롤 모델”이라고 외치며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지만 우리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문제에 우선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인도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 신남방정책을 펼치며 남아시아에 관심을 돌리기도 했지만 인도가 우리에게 보낸 관심에는 못 미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년 사이 미중갈등이 고조되면서 서방 국가들은 더욱 인도에 집중했고 모디 총리의 실리 위주 ‘줄타기 외교’로 인도의 ‘몸값’은 점점 커져갔으니, 우리로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전문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옵니다. 인도에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을 넓히기 위한 속도를 내야 한다는 필요성도 이어집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이 이뤄지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습니다. 2016년부터 개선 협상이 시작돼 지난해 9차 협상을 마친 CEPA 개선은 우리 정부가 조속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주요 과제이기도 합니다. 김 교수는 서비스업이나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상호 호혜’ 교역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시장을 더욱 넓혀야 하는 만큼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신 전 대사도 “짧은 시간에도 인도는 계속 떠오르고 있고, 국민들에게 70% 이상 지지를 받는 모디는 내년에 연임해 더욱 영향력을 넓힐 것”이라 전망하며 속도를 주문했습니다.
  • [마감 후] 노잼 도시, 꿀잼 도시/장진복 전국부 기자

    [마감 후] 노잼 도시, 꿀잼 도시/장진복 전국부 기자

    “대전을 왜 가요?” 지난달 여름휴가를 대전으로 떠난다는 계획을 주변에 알리자 대부분 “왜”라며 이유를 물었다. 심지어 대전역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렌터카 회사 직원조차 초면에 진심 어린 걱정을 건넸다. “여행 오셨나 봐요. 근데 대전엔 볼 게 없는데….” 대전은 30년 전 세계박람회를 치른 과학기술의 도시다. ‘88’ 하면 서울올림픽과 마스코트 호돌이가 떠오르듯 ‘93’ 하면 대전 엑스포와 꿈돌이가 우리에게 익숙하다. 대전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역사적 의미와 풍부한 인프라, 편리한 교통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고도 대전은 여행객의 발길을 끌지 못하는 ‘노잼 도시’가 됐다.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다르게 대전에서의 2박 3일은 알차고도 흥미진진했다. 원뿔 모양의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과 국립중앙과학관은 ‘과알못’도 빠져들게 하는 명소였다. 마침 대전에 머무는 중 열린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경기 직관과 ‘보살’로 불리는 한화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 역시 인상 깊었던 장면이다. 사실 알고 보니 대전은 볼 게 많고 매력 넘치는 ‘꿀잼 도시’였다. 과학, 문화, 스포츠, 먹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충분히 활용하고 알리지 못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코로나19 엔데믹과 잼버리 사태, 중국 단체관광 재개 등을 계기로 K관광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관광산업은 우리 경제의 돌파구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는다. BTS,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이 바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적기다. 관광 총력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울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390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장밋빛이다. 이를 위해 야심찬 관광 콘텐츠들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언젠가는 한강변 대관람차(서울링)와 곤돌라, 리버버스, 서울항, 제2세종문화회관 등이 관광객을 맞이할 전망이다. 하지만 모든 대책이 그렇듯 큼직한 계획보다는 촘촘한 실행이 성패를 가른다. 실적과 숫자에 연연하면 놓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남산, 개방된 청와대, 경복궁,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은 이미 랜드마크들로 가득하다. 여기에 단순히 ‘핫플’을 하나 더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무늬만 꿀잼 도시가 될 뿐 의미가 없다. 줄 서서 들어가 사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끝인 피곤한 관광지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은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도시를 넘어 한 번 더 머무르고 싶은 도시가 돼야 한다. 물론 볼 게 많아지고 관광객이 늘면 환영이지만, 너무 많이 몰려 거주민의 삶의질이 망가지는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은 대비해야 할 대목이다. 대한민국 곳곳의 숨은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수도 서울과 다른 지역을 연계하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오 시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서울 관광은 양보다 질을 추구할 때”라고 밝혔다. 노잼 도시가 될지, 꿀잼 도시가 될지 서울과 대한민국의 미래는 관광의 질에 달렸다.
  • 없어서 못 팔아… 美 강타한 김밥

    없어서 못 팔아… 美 강타한 김밥

    “다섯 살 때 어머니가 학교 점심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 주셨는데 놀림을 받았어요. 지금 미국에서 김밥이 매진됐다고 하니 미친 변화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인 음식 블로거 세라 안(27)이 어머니와 함께 냉동 김밥을 데워 먹는 동영상을 지난달 16일 틱톡에 올렸는데, 지금까지 조회 수가 1100만회를 넘겼다. 그는 자신의 놀림받던 김밥 도시락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 문화가 다른 사람에게 수용되고 소비되는 데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었는지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미 NBC방송은 6일(현지시간) ‘트레이더 조스의 김밥이 틱톡 영상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동이 났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미국에서 한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현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NBC는 냉동 김밥의 블록버스터급 인기에 트레이더 조스 직원들도 놀랐다고 보도했다. 두부가 포함된 비건(채식주의자) 김밥이 3.99달러밖에 안 한다. 일간 USA투데이는 미국 전역에 500여개 매장을 둔 식료품점 체인 트레이더 조스가 지난달 초 출시한 냉동 김밥이 한 달도 되지 않아 모두 팔려 나가 오는 11월에야 추가로 입고된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 조스의 한 매니저는 “K팝과 넷플릭스가 K드라마 붐을 띄웠다. 이런 문화적 노출의 영향은 엄청나다. K드라마에서 떡볶이를 봤는데 맛있어 보여 개인적으로 맛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김밥 품절’ 대란 때문에 매장에서 김밥을 구할 수 없게 된 미국인들이 H마트 등 한인 마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한국계 미국인 미셸 조너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쓴 2021년작 ‘H마트에서 울다’는 뉴욕타임스 인기 도서에 오르기도 했다. 아시아 식품 유통업체 리 브러더스의 사장 로빈 리는 김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라 냉동 김밥을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는 “트레이더 조스가 거둔 김밥의 성공을 모두가 누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 피카소·쿤스·김환기까지… 해외 큰손·BTS도 사로잡은 ‘예술의 수도’

    피카소·쿤스·김환기까지… 해외 큰손·BTS도 사로잡은 ‘예술의 수도’

    6일 서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미술 시장이 됐다.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세계 2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가 동시에 막을 올리면서다. 개막 첫날 VIP 사전관람으로 행사의 문을 연 코엑스 전시장은 세계적 거장과 신진 작가의 작품을 한눈에 꿰려는 해외 미술계 거물급 인사와 컬렉터들이 대거 집결하며 ‘북새통’을 이뤘다.두 행사에 참여한 갤러리만 330개로 지난해보다 56개 더 늘어난 가운데 제2회 프리즈 서울에는 지난해보다 10개 더 많은 120개 갤러리가 부스를 차렸다. 지난해와 달리 압도적인 ‘대작’은 없는 가운데 고미술부터 20세기 후반 작품까지 한자리에 모은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은 가장 인기를 끌었다. 파블로 피카소, 폴 세잔,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에곤 실레 등 세계 미술사의 명작들을 직접 만나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몰리면서다. 특히 30억~50억원대 작품들을 두루 포진시킨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 부스에는 50억원에 이르는 제프 쿤스의 가로 3m 크기 ‘게이징 볼’ 조각과 수백개의 실제 나비 날개로 만든 데이미언 허스트의 ‘생명의 나무’를 보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갤러리 관계자는 “BTS의 RM, 지민 등은 물론 유명 컬렉터들이 다수 전시장에 들러 작품에 관심을 나타내고 갔다”고 귀띔했다.올해 미술 시장은 지난해보다 침체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프리즈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내한하지 못했던 중국 큰손 컬렉터들의 방문이 이뤄지며 흥행 기대감이 적지 않다. 전시장에서는 실제로 여기저기 중국어가 들리며 중국 컬렉터들이 확실히 대거 방문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타데우스 로팍의 사라 러스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지난해 1회 행사는 팬데믹 도중 열렸으나 올해는 중국 여러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왔고 대만, 싱가포르 등의 고객들도 다녀갔다. 오픈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이미 여러 점 팔렸는데 한국, 중국 고객들이 골고루 사갔다”고 말했다. 이날 팔린 작품 가운데 최고가는 데이비드 즈워너가 가져온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신의 호박’으로 580만 달러(약 77억원)에 팔렸다. 핑크 팬더를 그린 캐서린 번하트의 작품은 220만 달러(약 30억원)에 팔렸다.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뚜렷한 화제작이 도드라졌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30~40대 젊은 컬렉터들을 겨냥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고루 나왔다는 감상을 전했다. 해외 아트페어를 여러 차례 다녀왔다는 김남(32)씨는 “지금 시장에서 핫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왔고, 국내 갤러리 작품들도 해외 저명 갤러리 전시에 비해 부족하거나 이질적이지 않았다”며 “여느 국제 아트페어와 견줘서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안수경(50)씨는 “지난봄 뉴욕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둘러보고 왔는데 김환기, 유영국 등 국내 작가는 물론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 해외 미술관 투어를 다녀온 듯 풍성하다”고 말했다. 홍콩, 도쿄, 싱가포르 등 주요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미술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여한 갤러리 사이에서는 “서울이 가장 흥미롭고 이목이 쏠리는 미술 시장으로 거듭났다”는 반응도 이어졌다.한 저명 해외 갤러리 관계자는 “한국은 작가군이 탄탄하며 컬렉터들도 매우 세련되고 섬세한 취향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다. 다른 아시아 시장과 비교해 젊은 컬렉터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라 공들일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는 뉴욕 ACA 갤러리의 도리안 버겐 대표는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라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다양한 컬렉터들을 만나 흡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리즈의 압승으로 올해 ‘설욕전’을 예고한 키아프에도 20개국 210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국내외 저명 화가뿐 아니라 신진 작가의 가능성을 새로 발견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위성 장터’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나온 지난해처럼 프리즈에 쏠린 관심을 분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작가 20인을 소개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등 기획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경찰·소방관 때려”…침대 묶여 이송된 만취男, 민주당 의원 비서관이었다

    “경찰·소방관 때려”…침대 묶여 이송된 만취男, 민주당 의원 비서관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국회의원 비서관이 술에 취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소방관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국회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보좌직원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4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남의 집 현관문을 열려다가 “만취한 사람이 문을 열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소방관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셨다고 판단한 경찰이 119에 공동대응을 요청해 구급대원도 출동했다. A씨가 소리를 지르며 발길질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자 경찰은 그를 이동식 침대에 묶어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A씨가 침대에 묶여 이송되는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오피스텔 앞에 119구급차가 도착하고, 잠시 뒤 A씨가 이동식 침대에 묶인 채 이송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구급대원과 경찰관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원실은 SBS를 통해 “A씨가 술에 취해 남의 집에 잘못 찾아갔고 본의 아니게 문제를 일으킨 것 같다”며 “수사기관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뒤 석방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길섶에서] 포인트 적립/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포인트 적립/이순녀 논설위원

    집 앞 반찬가게에서 밑반찬 몇 가지를 골라 계산대로 갔더니 “포인트 적립금을 사용하겠냐”고 묻는다. 첫 방문 때 회원 가입이 귀찮기도 하고, 그래 봐야 얼마나 모이랴 싶어 망설였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반색하며 금액을 되물으니 3000원 조금 넘는단다. 기대보다 적은 액수에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그야말로 소소한 행복이다. 요즘은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포인트 적립이 기본이다. 동네 마트도, 카페도, 미용실도 포인트 혜택으로 고객의 발길을 붙들려고 한다.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차별성은 사라지고, 계산할 때 으레 거치는 통과 의례쯤으로 여기게 됐다. 그러던 차에 이런 경험을 하고 보니 무심코 넘겼던 ‘축적의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인간관계에서도 포인트 적립이 있다면 어떨까, 엉뚱한 곳으로 생각이 튄다. 사소한 호의가 쌓이고 쌓여 마침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일. 예기치 않은 순간에 그런 뜻밖의 보상이 주어진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
  • [최보기의 책보기] 인생을 알아버린 11인의 청년 승부사들

    [최보기의 책보기] 인생을 알아버린 11인의 청년 승부사들

    “궁극적으로 저희가 꿈 꾸는 건 반농반X(엑스)에요. 농사로 기본소득을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각자가 정말 하고 싶은 일 X를 하는 거죠. 각자의 X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 X도 각자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유기적으로 맞물려요… 자립과 재미, 이 두 가지를 우리가 함께라서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노마드를 꿈꾸는 농부 비나, 솔- 제주도 평대리에는 ‘프로젝트그룹 짓다’가 있다. 비나와 솔은 30대 후반 부부이고 연다는 20대 후반 여성인데 이 셋이 짓다의 공동대표다. 셋은 몇천 평이나 되는 밭에 유기농법으로 당근, 감자 농사를 짓는다. 흙투성이 티셔츠에 장화 신고, 호미를 들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은 농부가 아니라고 한다. 농사가 목적이 아니라 농사를 통해 셋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확보하면 나머지 시간과 힘은 각자가 하고 싶은 또 다른 일을 하고 사는 공동체를 꾸리는 것이 그들의 진짜 목표다. 아직은 기본소득이 넉넉치 않지만 ‘소농로드’라는 농경문화, 농산물 유통 브랜드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풀어쓰면 ‘小農(소농)의 길(road)’이다. 농경문화 유통? 이들은 뒷면에 ‘무언가를 길러내는 마음, 누구에게나 농부의 기질이 있습니다’는 짓다의 캐치프레이즈를 새긴 티셔츠를 굿즈로 만들어 팔고, 매년 ‘수확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1년 농사지은 밭을 수확철이면 도시 청(소)년들에게 개방해 함께 수확하는 재미를 체험하게 하는 이벤트인데 20~30여 명이 비행기 타고 와 노임도 없이 밭일을 하지만 모두 재미있기만 하다. 농부가 수확을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비경제적이지만 그것은 짓다의 방향이 아니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 도시에서 온 청(소)년들은 이렇게 말했다. “흙을 만지는 일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요. 흙을 만지면 뭔가 착해질 것 같아요.” 짓다와 소농로드는 청년이 아니면, 남들과 비슷한 관습대로의 삶에 갇혀서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도전이자 자유다. ‘흔히 없는 데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자유, 정의’라는 말이 있다. 발길 가는 대로 여행하는 자유는 돈이 있어야 가능하듯 어떤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조건(굴레)을 먼저 확보해야 하므로 진정한 자유는 없다는 뜻인데 이제는 기각해야 할 것 같다. ‘프로젝트 짓다’라면 아마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여행지는 사람입니다』에는 젊은이들의 이런 이야기 11개가 담겨있다. 10개는 저자 김소담이 인터뷰한 내용이고, 1개는 외국계 기업 마케터라는 커리어우먼에서 ‘사람 여행가’로 방향을 바꾼 저자 스스로의 삶 이야기다.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청춘아! 남쪽바다 외딴섬의 구순 할머니 최점분 여사께서 하신 말씀에 인생의 답이요, 길이 있다. “두 팔 두 다리 성하믄 성공한 거여. 사는 거 별 거 있간디? 그냥 내키는 대로 살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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