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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최고령 응시생 “죽으려 마포대교 가던 발길, 대학으로”

    수능 최고령 응시생 “죽으려 마포대교 가던 발길, 대학으로”

    “하루는 TV를 보는데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가 아침부터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더라고요. 리포터가 ‘할머니, 며느리네 가세요?’라고 물으니 ‘학교에 공부하러 가’ 하더라고요. 바로 114에 전화해 노인들 공부하는 학교가 어디냐고 수소문했지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도전하는 서울 일성여고 3학년 박춘자(68)씨는 감기라도 걸리면 응급실로 달려가야 하는 패혈증 환자다. 학교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산소마스크가 필요할 정도지만 박씨는 “어려서 못 배운 게 한이었다”면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었던 박씨의 꿈에 불을 댕긴 건 3년 전 우연히 TV에서 본 한 만학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친척집에 얹혀살면서도 평생 교복 입기를 소망했다는 박씨는 그날로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만학도 전문 교육 기관인 일성여중에 입학 원서를 냈다. 공부 욕심에 집도 학교 근처로 옮겼다. 수능을 엿새 앞둔 1일 막바지 영어 단어 점검이 한창이던 박씨는 “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워 베란다에 중등 검정고시 책을 숨겨놓고 공부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능을 보게 된다니 떨린다”면서 “손주에게 당당한 할머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성여고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이선례(77)씨는 이날 호서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학과에 수시 합격했다. 이씨도 초등학교 졸업 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중학교 공부를 이어 가지 못했다고 했다. 성악가의 꿈도 자연스럽게 접었다. 결혼을 한 뒤에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일찍 남편을 잃고 1남 3녀를 홀로 키워야 했던 그는 수년간 우울증과 실어증에 시달렸다. 이씨는 매일 마포대교에 올라 자살 기도를 했던 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울고 있는 아픈 아들을 보며 번뜩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택시 운전으로 생업을 이어 갈 때도 공부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격증을 손에 꼭 쥔 채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이씨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필기를 잘해 뒀던 게 나의 공부 비법이었던 것 같다”면서 “여대생이 된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며 뿌듯해했다. 이어 “수시에 합격했지만 수능은 꼭 볼 생각”이라면서 “자서전을 쓰겠다는 내 꿈을 향해 앞으로도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패혈증에 숨이 턱까지… 공부하니 행복” “죽으려 마포대교 가던 발길, 대학으로”

    “패혈증에 숨이 턱까지… 공부하니 행복” “죽으려 마포대교 가던 발길, 대학으로”

    “하루는 TV를 보는데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가 아침부터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더라고요. 리포터가 ‘할머니, 며느리네 가세요?’라고 물으니 ‘학교에 공부하러 가’ 하더라고요. 바로 114에 전화해 노인들 공부하는 학교가 어디냐고 수소문했지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도전하는 서울 일성여고 3학년 박춘자(68)씨는 감기라도 걸리면 응급실로 달려가야 하는 패혈증 환자다. 학교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산소마스크가 필요할 정도지만 박씨는 “어려서 못 배운 게 한이었다”면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었던 박씨의 꿈에 불을 댕긴 건 3년 전 우연히 TV에서 본 한 만학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친척집에 얹혀살면서도 평생 교복 입기를 소망했다는 박씨는 그날로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만학도 전문 교육 기관인 일성여중에 입학 원서를 냈다. 공부 욕심에 집도 학교 근처로 옮겼다. 수능을 엿새 앞둔 1일 막바지 영어 단어 점검이 한창이던 박씨는 “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워 베란다에 중등 검정고시 책을 숨겨놓고 공부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능을 보게 된다니 떨린다”면서 “손주에게 당당한 할머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성여고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이선례(77)씨는 이날 호서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학과에 수시 합격했다. 이씨도 초등학교 졸업 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중학교 공부를 이어 가지 못했다고 했다. 성악가의 꿈도 자연스럽게 접었다. 결혼을 한 뒤에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일찍 남편을 잃고 1남 3녀를 홀로 키워야 했던 그는 수년간 우울증과 실어증에 시달렸다. 이씨는 매일 마포대교에 올라 자살 기도를 했던 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울고 있는 아픈 아들을 보며 번뜩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택시 운전으로 생업을 이어 갈 때도 공부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격증을 손에 꼭 쥔 채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이씨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필기를 잘해 뒀던 게 나의 공부 비법이었던 것 같다”면서 “여대생이 된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며 뿌듯해했다. 이어 “수시에 합격했지만 수능은 꼭 볼 생각”이라면서 “자서전을 쓰겠다는 내 꿈을 향해 앞으로도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녹색성장과 창조경제, 그리고 새마을운동/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성장과 창조경제, 그리고 새마을운동/정기홍 논설위원

    사망선고를 받았겠거니 했던 녹색성장위원회가 살아났다. 지난달 말 총리실 산하기구로 새로 출범했다. MB정부 때의 대통령 소속보다 격(格)이 한 단계 낮아졌지만 녹색성장기획단도 함께 만들었다. 정부의 고민이 적지않았던 것 같다. 반면에 녹색위 재출범 이틀 전엔 서울 광화문의 KT사옥에 있는 녹색성장체험관에 문을 닫는다는 글이 고지됐다. 그 자리에는 청년 창업가들이 정보를 나누게 될 ‘창조경제 청년마당’이 들어오게 된다. 지구 살리기의 ‘녹색’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의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녹색성장의 엇갈린 명암이 권력의 힘과 무상함을 다시금 곱씹게 한다. 이 공간은 정권이 바뀌면 그 용도가 달라졌다. 정책 홍보공간으로 바뀐 것은 참여정부 때였다.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곳을 ‘IT839’(미래 먹거리정책)의 상징 공간으로 정하고, 2004년 3월 ‘유비쿼터스 드림관’(U드림관)을 개관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의 정보기술(IT) 인사들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도 활용됐다. 다소 외져 일반인 발길이 뜸했지만 그해 중반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으로 입소문이 빨라졌다. 노 대통령은 “잘한다 잘한다 했는데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의 지극한 찬사에 정통부 직원들은 그날 저녁 술을 꽤 마셨다는 지난 얘기도 있다. 이 공간은 ‘U드림관’을 포함해 세 번의 변신을 한다. ‘U드림관’은 MB정부 시절인 2009년에 녹색성장체험관으로 그 명칭이 바뀐다. 전직 대통령의 예찬은 온데간데없고 급기야 정통부도 해체되면서 IT분야는 MB정부 내내 홀대를 받게 된다. 로봇이 떠난 자리에는 그린 카가 차고앉았다. 새로운 권력의 공격은 그 이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녹색성장’도 똑같은 방식에 의해 ‘창조경제’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곳은 ‘산 정권’이 ‘죽은 정권’의 영혼까지 빼앗는 매정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노 대통령 때의 IT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으로, 뒤이어 현 정부의 창조경제로 순차적으로 얼굴을 바꾸어 왔다. 각 정부의 핵심정책 수난사를 보듯 해 마음이 영 개운찮다. 이처럼 부산스럽던 지난달 말, 전남 순천에서 새마을운동을 재점화 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의 축사를 통해 “새마을운동은 우리의 현대사를 바꿔놓은 정신 혁명이었고 국민 의식을 변화시켜 나라를 새롭게 일으켰다”며 사실상 제2새마을운동의 시작을 언급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은 논란의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진보단체 등은 “지금이 1970년대의 농촌부흥시대도 아니요, ‘잘 살아보세’를 외치던 질곡의 시대도 아니다”라며 계획을 거둘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내년 4월 한국에서 세계새마을지도자대회가 계획돼 있어 새마을운동의 부활을 예고한 것과 진배없어 보인다. 새마을운동의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국가가 20개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원조(援助)모델로 연구하자는 제안도 받아 놓은 상태다. 정부로서는 ‘빈곤퇴치 모델’을 만들어 ‘새마을운동의 한류화’를 만들고픈 욕심을 낼 만도 한 사례들이다. 이를 막무가내로 폄훼할 일은 아니다. 새마을운동은 일부의 논란 속에서도 1970~1980년대 농촌 삶의 질을 보다 높인 공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제2새마을운동은 ‘못살던 시대’에서나 먹힐 정신개조 논리나 정부 주도의 관료적 발상으로 접근해선 그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요령부득의 밀어붙이기식은 더더욱 아닐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그 내용물이 지금의 시대정신을 관통하지 못하고 그냥 덧씌워져선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때만 되면 ‘지우기와 만들기’로 점철된 KT 사옥 전시공간의 영혼 없는 변신을 보면서 혹여 제2새마을운동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다. ‘박근혜표’ 새마을운동의 성공은 무엇을 담고서 국민에게 접근하고 동질감을 갖게 하는가에 달렸다. hong@seoul.co.kr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역사·문화 보고’ 성북동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역사·문화 보고’ 성북동

    만해 한용운(1879~1944)은 일제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기 싫어 북향으로 집을 지었다는 일화를 남겼다. 말년을 보낸 심우장 이야기다. 1933년 지인들의 힘으로 지었는데 80년 세월이 흐른 지금도 비탈길에 꼿꼿이 서 있다. 낡고 낡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야 해 지나치기 일쑤였는데 최근 성북구에서 큰길가에 조그만 공원을 들여놨다. ‘님의 침묵’ 시비와 함께 돌 의자에 앉은 만해 동상이 발길을 붙든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북악산 아래, 한양도성 위에 자리한 성북동엔 전통의 숨결이 가득하다. 곳곳이 역사이고 곳곳이 문화다. 수려한 자연 환경은 덤. 심우장 아래쪽엔 마포에서 젓갈 장사로 시작해 거상에 오른 이종석 별장이 있다. 1900년쯤 지었다는 한옥이다. 한때 소설가 이재준이 살아 이재준 가옥으로도 불린다. 길 건너 수연산방은 소설가 이태준의 옛집을 외종손녀가 전통 찻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태준이 작품을 집필했던 공간에서 북악산을 바라보며 운치 있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수연산방에서 성북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간송미술관과 만난다. 일제 수탈에 맞서 우리 문화재를 지키려고 애썼던 전형필이 세웠다. 1년에 딱 두 번, 5월과 10월에 각각 2주 동안만 소장품 가운데 주제를 정해 전시회를 열 때면 관람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미술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우리 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미술사학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가 살았던 전통 한옥이 나온다. 재개발로 헐릴 위기였는데 시민들이 모금 운동을 벌여 사들이고 복원해 ‘시민문화유산 1호’라 불린다. 다시 천주교 성당 방향으로 계속 올라가면 길상사가 나온다. 1980년대 말까지 삼청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으로 꼽히던 대원각이었다. 이곳을 운영하던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감명을 받아 시주하며 사찰로 바뀌었다. 시인 백석과 김영한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깃든 곳이자 법정이 마지막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최근 이 같은 숨결을 널리 알릴 바탕이 마련됐다. 시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이다. 대규모 건축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난개발 우려도 따르는데 역사·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메카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소풍 보내 달라 조른다고… 발길질한 새엄마

    학교 소풍을 보내 달라는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비정한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29일 초등학교 2학년생인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 박모(40·여)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20분쯤 울주군 범서읍 자신의 집에서 의붓딸 A(8)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은 A양이 학교에서 부산 아쿠아리움으로 소풍을 가는 날이었다. 그러나 박씨는 당초 “딸이 목욕탕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이 A양의 양 옆구리에 심하게 멍이 든 것을 발견하고 추궁하자 박씨는 “인공호흡 과정에서 가슴을 누르다 생긴 멍 자국”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사인이 다발성 늑골 골절이라는 소견이 나와 박씨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2009년 결혼한 이후 박씨는 의붓딸의 잘못된 버릇을 바로잡는다며 자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A양 아버지는 딸의 잘못을 꾸짖는 정도로만 알았지 이렇게 폭행한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토종 커피의 힘… ‘이디야’ 1000호점

    토종 커피의 힘… ‘이디야’ 1000호점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가 업계 최초로 1000호점을 돌파했다. 2001년 중앙대에 1호점을 낸 지 13년 만이다. 문창기 대표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좋은 가격으로 품질 좋은 커피를 제공하고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경영철학이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디야는 매장 크기 50㎡ 기준 점포 개설 비용이 9500만원이고, 매월 25만원 정액의 수수료를 본사가 가져간다. 점포 하나 내는 데 2억~3억원 이상 들고 월 수수료를 100만원 가까이 떼가는 다른 업체에 비해 저렴하다고 이디야 측은 설명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2500원으로 4000원대의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것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디야는 2010년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매년 7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올해 예상 매출은 850억원으로 지난해(420억원)의 2배에 이를 전망이다. 앞으로는 지방을 중심으로 한 국내 매장 확대와 중국 등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 대표는 “내년부터 매년 3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어 2017년 2000호를 개점하고, 스틱형 원두커피로 중국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커피시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버거운 목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문 대표는 “다른 커피전문점의 절반도 안 되는 65㎡ 크기의 작은 매장이기 때문에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추가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올해 매출이 500억원을 넘어 가맹점 출점제한 대상에 포함되겠지만 규정을 지키면서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외 진출은 신중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스틱커피를 연말까지 200만개 생산해 극장, 소매점 중심으로 판매한 뒤 동남아 44개국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디야는 내년에 사회공헌 재단인 이디야 드림로스팅재단(가칭)을 설립해 5년 안에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황금 ‘역세권’ 강남역 상가 ‘와이즈 플레이즈’ 뜬다

    황금 ‘역세권’ 강남역 상가 ‘와이즈 플레이즈’ 뜬다

    은행의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매달 높은 임대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그 중에서도 상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상가투자가 주목 받는 이유는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이른바 5대 상권이라 불리는 강남, 명동, 홍대, 강남, 신촌, 건대 입구의 경우, 연일 늘어나는 수요에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상권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에 위치하고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상가투자에서 역세권의 입지는 부동산 투자 성공 공식 불문율 중 하나에 속한다. 하지만 역세권이라고 해서 다 같은 역세권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순히 유동인구가 흘러가는 역세권이 있는 반면 유동인구를 흡수 할 수 있는 역세권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역세권 인근에는 기업체, 학원가, 상업, 문화 시설 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곳은 특정 수요층을 타깃으로 형성되는 상가와는 달리 다양한 수요층의 확보로 1년 365일 내내 배후 수요를 창출해낸다. 이러한 가운데 5대 상권 중에서도 유동인구 21만 명이 몰리는 대한민국 최고 상권인 강남대로 일대에서 분양중인 ‘강남역와이즈플레이스’ 상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신세계 건설이 시공하고 AM 플러스자산개발이 시행하는 이 상가는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3호선 양재역을 누릴 수 있는 트리플역세권 상가로 365일 유동인구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인근에 삼성타운, 강남 파이낸스센터, 교보타워 등 국내 대기업 및 외국계기업•금융•컨설팅•IT기업이 밀집해 있어 고정 고객확보에도 용이하다. 분양가의 경우, 1층 상가 기준 타사대비 3.3㎡당 약 3000만원 낮게 분양된다. 이처럼 ‘강남역와이즈플레이스’ 상가는 상가성공의 필수 요소를 두루 확보한 데다 저렴한 분양가까지 내세워 현재 조기 마감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가와 더불어 잔여 세대 오피스텔도 분양 중에 있다. ‘강남역와이즈플레이스’ 오피스텔은 지하 5층 ~ 지상 14층,총 264세대로 A타입(49.7㎡•구15평), B타입(56.2㎡•구17평) 등 임대가 가장 잘 되는 소형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을 누릴 수 있는 데다 50여 개의 시내버스, 광역버스 정류장이 가까이 있고, 강남대로, 남부순환로, 반포IC, 서초IC 등 주요 간선도로에 접근하기 쉬운 사통팔달 교통망을 자랑한다. 이 밖에 가전제품이 모두 풀옵션 빌트인으로 시공되고 화장실에서 세면대를 분리해 타 오피스텔과 차별점을 두어 이용하기 편리하며 실내 인테리어를 최고급 자재로 사용하였다. 대기전력 차단스위치, 원격검침시스템, 시스템창호 등으로 에너지 절감도 추구했다. 입주는 2014년 1월 예정으로 빠른 임대수익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 파격적인 조건으로 회사보유분 마지막 물량을 분양 중으로 오피스텔과 상가 모두 계약금 10%, 중도금대출 40% 무이자로 입주 시까지 비용부담이 없다. 또한 현장 샘플하우스 운영으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야생동물·지뢰밭 피해서… ‘황제’ 상황버섯 찾는 험난한 여정

    야생동물·지뢰밭 피해서… ‘황제’ 상황버섯 찾는 험난한 여정

    악산(惡山)이라 불리는 곳에서 맨몸으로 부딪혀 자연과 싸우는 이들이 있다. 바로 상황버섯 채취꾼들이다. 1000m가 넘는 고지대, 그중에서도 서늘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상황버섯은 산삼보다도 더 발견하기가 어렵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가야만 겨우 만날 수 있는 야생 상황버섯. 그러다 보면 산 곳곳에서 뱀과 마주치기도 하고 깊숙한 산을 헤매다 지뢰밭을 만나기도 한다. 이들은 오로지 밧줄 하나에 의지해 수십m 높이의 나무에 오르기도 하고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해야 한다. 그래도 7일간의 여정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온 몸이 탈진 상태에 이른 이들 앞에 드디어 버섯의 황제라 불리는 상황버섯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30일과 31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에서는 하늘이 허락한 자연의 선물이라 불리는 야생 상황버섯 채취를 위한 험난한 여정을 따라가 본다. 해발 1400m 인적이 드문 곳을 향해 출발하는 버섯 채취꾼들. 이들에게 하루 평균 10시간의 산행은 기본이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상황버섯은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상황버섯을 채취하던 이들은 습도가 높은 북쪽을 찾아갔다가 뜻하지 않게 독사를 만난다. 그러나 시련을 뚫고 이들은 기회를 거머쥔다. 마침내 상황버섯을 발견하게 된 것. 천신만고 끝에 큰 수확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첫날밤, 멧돼지의 흔적을 발견하고 또다시 위험에 휩싸인 이들은 야생동물을 피해 겨우 쉴 자리를 만든다. 그제야 두 다리를 뻗고 볶은 쌀로 끼니를 때운다.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상황버섯 채취에 나선 사람들은 점점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다 또다시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이들이 들어선 곳에는 지뢰 위험 지역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자연과의 싸움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처 가득한 몸으로 산행하던 도중 그들은 또 하나의 상황버섯을 발견한다. 이처럼 자연이란 때로는 시련을, 때로는 기쁨을 안겨주는 존재다. 산을 헤매다 1000m 절벽 위에 도달한 이들은 습기를 머금고 자란 야생 석이버섯을 발견한다. 석이버섯 채취를 위한 외줄타기가 시작되고, 고생한 이들 앞에는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산삼과 15년생 상황버섯이다. 자연과의 길고 긴 숨바꼭질 속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끈질긴 삶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바지락과 재첩이 넘쳐 났던 풍요의 상징 ‘울산 태화강’. 1970년대부터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로 공단과 도심에서 쏟아낸 오폐수가 여과 없이 흘러들었다. 태화강은 중금속 물질로 뒤범벅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모했다. 풍요의 상징인 바지락과 재첩도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13년 여름 1급수로 회복된 태화강에서는 평일 수십명, 주말·휴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돌아온 바지락과 재첩을 캤다. 28일 울산 남구 여천동 태화강 하구. 1년 전까지 제방을 따라 길게 늘어섰던 무허가 판자촌(41개)이 사라진 곳에는 40여척의 어선을 정박할 수 있는 물양장(선착장)이 건설됐다. 남구는 길이 120m, 너비 7.5~14m의 물양장에 선박 계류시설과 바지락 경매장(165㎡)을 설치했다. 이로써 26년 만에 다시 식탁에 오를 태화강 바지락을 채취할 준비가 모두 끝났다. 내수면어업 허가권을 위임받은 울산수협이 오는 12월 본격적인 조개 잡이에 앞서 어민(33명)들과 시설 운영 및 판매 등에 대한 협의만 완료하면 된다. 수협 측은 다음 달까지 어민과 협의를 완료하고 바지락 캐기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태화강 바지락이 채취 금지조치 이후 다시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1970년대까지 태화강 바지락은 이름이 나면서 전국 바지락 종패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태화강의 풍요도 잠시. 1960~1970년대 산업화로 들어선 각종 공장이 365일 끊임없이 뿜어낸 산업폐수와 팽창한 도심의 오수가 여과 없이 태화강으로 쏟아졌다. 수질오염으로 신음하던 태화강은 생명력을 잃어 갔다. 1급수 하천이 죽음의 강으로 변모한 것이다. 중금속 물질 등 각종 오염물로 뒤덮인 강은 수생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겼다. 자연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태화강 바지락도 치명타를 입었다. ‘중금속 바지락’의 위험성 때문에 1987년부터는 바지락 채취가 금지됐다. 일부 어민이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해 잡은 바지락을 산지 표시 없이 몰래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태화강 바지락은 옛 명성을 완전히 잃었고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울산시는 신음하는 태화강을 살리려고 2001년부터 오폐수 차단에 나섰다. 공단과 도심의 주요 지점에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변에는 빗물에 쓸려오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우수토실까지 설치했다. 여기에다 물의 흐름을 막았던 방사보(길이 600m)를 철거하고, 수년간 강바닥의 퇴적오니(오염물질)를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벌였다. 생명을 잃었던 강에 산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1996년에 ℓ당 11.3㎎까지 치솟았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바닥 오니 등을 걷어내자 2001년부터 ℓ당 5.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에 2.9㎎, 2010년에 2.0㎎, 2012년에 1.9㎎, 올 들어 1.4㎎로 좋아졌다. 윤영찬 울산시 태화강관리단장은 “우리 식탁에 태화강 바지락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수질관리와 수생생태계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국의 하천 가운데 유일하게 태화강에 바닷조개인 바지락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질개선 효과에 힘입어 바지락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바지락 증가가 알려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캐자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시는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6년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바지락의 ‘인체 유해성’(중금속 함유량) 조사를 벌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2009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자원평가 및 이용방안 연구조사’에 들어가 1450t가량의 바지락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남구는 이 조사를 토대로 연간 400t씩(번식기 6~8월 제외)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할 예정이다. 어자원 보호 차원에서 채취량을 줄인 것이다. 앞으로 2년마다 바지락 자원량 재조사를 통해 조업량을 점차 늘려 갈 계획이다. 어민 김세근(69)씨는 “태화강 하구에서는 바지락과 재첩 등 다양한 조개가 많이 잡혀 당시 중구 염포·성내·내황은 물론 남구 여천·삼산 등 100가구 이상이 조개 잡이로 생계를 이었다”면서 “어릴 때 강에 들어가 발가락으로 모래를 몇 번 차면 조개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개 잡이가 금지된 이후 처음에는 단속을 피해 밤에 조개를 잡는 어민들도 많았다”면서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 조업도 사라지고 조개도 잊혀져 갔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부터 조개 잡이가 공식 재개되면 어민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바지락 잡는 방법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졌다. 과거에는 호미로 강바닥을 긁어서 잡았지만, 요즘에는 배 위에서 기계를 내려 긁어 모은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어서 일손도 줄었다. 남구는 연간 400t의 바지락을 채취하면 12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 1인당(33명) 3000만원의 소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바지락이 본격 개발되면 국내 바지락 종패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일본 등 해외에 성패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예전에 태화강 하구는 조개섬으로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조개가 아주 유명했다”면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명물인 바지락을 지역 특산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지락과 함께 돌아온 재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태화강 재첩은 기수재첩(일본재첩), 공주재첩, 재첩 등 3종류다. 이 가운데 기수재첩이 전체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수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해 염분이 적은 기수 지역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 패류도감에는 일본재첩으로 표기돼 있다. 태화강 재첩은 1960~1970년대 많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조개섬(노벨리스 코리아 울산공장 앞)을 중심으로 재첩 잡이가 성행했다. 60년대만 해도 조개섬 일대는 재첩을 사려는 장사꾼들로 붐볐다. 그런 재첩은 수질오염으로 70년대 초부터 자취를 감췄다. 40여년 만인 올여름 명촌교 아래 태화강 하구에서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 재첩을 잡았다. 수심 1m 안팎에서 재첩을 잡는 인파가 낯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복순(71·여·울산 북구)씨는 “어릴 때 강에서 놀며 재첩을 많이 잡았는데 이렇게 다시 잡을 수 있게 돼서 좋다”며 “맛있는 재첩을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양지근(67·울산 동구)씨는 “태화강 재첩으로 국을 끓였더니 쫄깃한 맛이 뛰어나 지난여름 태화강에서 살았다”면서 “더위도 식히고 재첩을 잡는 재미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11년 동해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태화강 하구 4.8㎞ 구간(태화교~명촌교)에는 38t가량의 재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1㎝ 크기였던 재첩이 2년여 세월이 흐르면 3~4㎝ 크기로 자랐다. 조사 당시보다 매장량도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재첩으로 유명한 섬진강의 자원량(580t)보다는 아주 적다. 하지만 사라졌던 재첩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족하다며 시민들은 기뻐하고 있다. 한편 생명을 되찾은 태화강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 가지 보물(三寶)’을 간직하고 있다. 삼보는 ‘백로 서식지’, ‘까마귀 월동지’, ‘바지락 종패공급지’이다. 여기에다 연어, 수달, 황어 등이 돌아와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화보] 서울패션위크 찾은 송지효·유아인·손담비…‘베스트 드레서는?’

    [화보] 서울패션위크 찾은 송지효·유아인·손담비…‘베스트 드레서는?’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었던 2014 S/S 서울패션위크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 뿐 아니라 국외 디자이너들도 대거 참여한 다양하고 화려한 컬렉션을 선보여 진행기간 동안 패셔니스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2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2014 S/S 럭키슈에뜨’ 컬렉션,‘2014 S/S 쟈뎅 드 슈에뜨’와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 라움에서 열린 디자이너 맥앤로건의 14 S/S 컬렉션에 참석한 스타들이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줄을 서시오, 제주서 예술 하려거든

    줄을 서시오, 제주서 예술 하려거든

    지난 21일 낮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제주에서도 산간 오지로 꼽히는 이곳의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요즘 예술인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곤 한다. 코발트빛 하늘을 배경으로 야자수가 우거진 마을은 바다 건너 외국의 예술인촌을 연상케 한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과 현무암 돌담을 따라 마을 입구를 지나면 산책로를 만난다. 이때부터 방문객의 눈은 휘둥그레진다. 궁궐 같은 전통 한옥부터 유럽의 어느 골목길에서나 마주칠 법한 모던한 작업실까지 형형색색의 집들이 여유롭게 둥지를 틀고 있다. 얕은 담 너머마다 짙푸른 연못이 자리하며 초록색 잔디밭에선 한가로이 새들이 노닌다. 마을은 한라산 서쪽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 지대에 자리한다. 화산이 분출할 때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로 쪼개져 형성된 곳이다. 지금은 원로 서양화가인 김흥수·박서보 화백을 비롯해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서예가 조수호, 한글 궁체의 대가인 조종숙과 현병찬, 문인화가 민이식, 조각가 박석원, 인간문화재 자수 공예가 한상수, 시사만화가 김경수 등 30여명이 개인 작업실을 꾸리고 있다. 이곳에 예술향이 스며든 것은 2003년이다. 당시 제주도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러브콜’을 받은 전국의 문화 예술인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마을은 야생화, 서예, 석공예, 서양화 등 특색 있는 전시 공간으로 채워졌다. 멋 부린 건축물이 하나둘 들어서자 관람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2007년에는 도립 현대미술관까지 개관해 마을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마을은 ‘문화 불모지’로 불리던 제주가 단박에 ‘문화의 섬’으로 변모한 숨은 원동력인 셈이다. 도립 현대미술관은 제주도가 34억원을 들여 연면적 1700여㎡, 지상 2층 규모로 지었다. 김흥수 화백은 이곳에 500호짜리 대작 ‘사랑을 온 세상에’를 비롯해 ‘백일’ ‘지희의 나상’ 등 20여점의 그림을 기증했다. 추상과 구상이 어우러진 하모니즘 작품들은 시가로만 100억원 규모다. 미술관에는 김흥수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다. 덕분에 김 화백은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 사진가 박광배의 집 아래쪽에 자리한 ‘김흥수아뜨리에’(1300여㎡)는 개인 미술관이자 작업실이다. 함흥 출신으로 제주와는 연고가 없었지만 지금은 터줏대감 못지않게 탄탄히 뿌리를 내렸다. 1940년대 일본 도쿄예술학교 유학 시절,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서 제주 해녀를 목격한 뒤 제주를 동경해 왔다는 김 화백이다. 예술인들의 줄 이은 ‘제주행’은 알음알음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김 화백은 2005년쯤 예술인마을 입주 작가인 서양화가 박광진의 권유로 제주로 작업실을 옮겼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은 이곳에 ‘선장헌’을 지은 양의숙 예나르 갤러리 대표의 소개로 제주행을 택했다. 김창열 화백은 현재 개인 미술관 건립을 위해 설계를 공모하고 있다. 마을 초입에 갤러리 노리를 운영 중인 화가 이명복도 우여곡절 끝에 정착한 경우다.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 당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희화화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제주에서도 독특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갤러리 겸 카페인 갤러리 노리를 열어 서울 홍대 앞의 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판을 벌이거나 인근 초등학생들과 말(馬)을 주제로 협업을 하는 등 대상에 구애받지 않는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행정 통합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기 이전인 1999년 옛 북제주군이 도민과 관광객에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했다. 옛 북제주군은 2003년까지 유휴 공휴지 9만 9000㎡의 택지를 개발해 도내외 문화 예술인들에게 대부분 분양했다. 2004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됐고 마을도 제 모습을 갖춰 갔다. 이후 한경면이 제주시에 편입됐으나 예술인마을은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제주도도 유명 예술인 유치를 위해 부동산 취·등록세를 감면하는 등 동분서주하는 상황이다. 요즘에는 이곳 입주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어졌다. 한 마을 주민은 “이름깨나 날리는 예술인이 아니고서는 도에서 땅을 내주지 않는 데다 비어 있는 부지의 대부분이 서울의 대형 갤러리에 이미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엔 이름난 외국 작가들까지 가세해 ‘눈독’을 들인다. 중국 인기 작가 펑정지에가 이달 어렵게 둥지를 틀자 천페이, 로지에, 쉬저 등 중국인 화가 3명도 제주에 ‘원정 작업실’을 만들기 위해 땅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 작가 10여명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작업실을 마련하려고 계획 중이라는 후문이다. 제주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중고 자동차 시세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은?

    중고 자동차 시세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은?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만큼은 예외의 모습을 보인다.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320만대로 22조 원대까지 늘어났다. 가계상황이 여의치 않아 경차나 중소형차를 구입해야하는 서민들과 돈이 있어도 안 쓰는 상류층 모두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중고 자동차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할부닷컴(대표 길현)’은 전액 할부 지원과 자세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는 고가이기 때문에 일시불보다 할부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고차를 개인끼리 사고 팔 경우 할부가 적용되지 않아 신용자동차 할부 구매보다 비용적인 부담을 크게 받을 수 있다. 할부닷컴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고차를 할부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만 20세 이상이면차량대금, 이전비, 보험료, 부대 비용까지 전액할부를 지원한다. 최장 48개월까지 할부와 타사 할부 불가능자, 신용등급이 낮은 자는 물론 외국인, 대학생, 방위산업체, 주부, 무직자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컨설팅 해주고 있다. 또한 한 번의 방문으로 자동차 선정, 당일 출고, 할부, 사후처리까지 가능해 쉽고 간편하다. 서울, 시흥,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울산, 수원 등 주요 대도시의 중고자동차 시세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풍부한 정보와 업계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할부닷컴의 중고차 컨설팅은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할부 승인이 나지 않는 소비자 중에도 몇 가지 요소를 추가하면 어렵지 않게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할부닷컴의 중고차 상담 전문가들은 24시간 고객 상담에 대기하고 있어 중고차 구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 등 정보는 할부닷컴 홈페이지(www.hallbu.com)에서 또는 길현대표(010-5133-233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을의 절정 10월! 200% 가을 즐기는 방법

    가을의 절정 10월! 200% 가을 즐기는 방법

    10월은 풍성한 먹거리가 넘치고 나들이 하기 좋은 선선한 날씨와 오색찬란하게 물든 탐스런 단풍들로 가을의 아름다움이 오감으로 전해지는 때다. 그저 시간을 흘려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찬란한 가을날의 절정인 10월, 가을을 200% 즐길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전국 명산에서 즐기는 단풍놀이 산새가 수려한 명산에서 타오를 듯 물든 화려한 단풍을 감상하는 것은 사계절을 지닌 우리 강산이 사람들에게 주는 큰 축복 중 하나다. 설악산은 10.18~21일, 오대산과 치악산은 이달 20일을 전후로, 주왕산은 10,18~10.30일, 속리산은 10.27일경, 지리산은 10.20~11초순, 내장산은 10,22~11.6일 사이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가을이 다 가기 전, 한층 성숙하고 아름다워진 자태로 등산객들을 불러들일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단풍놀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의 정취를 더하는 지역축제 가을을 맞아 더욱 풍성해진 전국의 수많은 축제들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인 국화 향기 가득한 창원의 ‘가고파 국화 축제(10.25~11.3)’ 및 하늘거리는 억새와 조명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서울 억세 축제(10.18~ 10.27)’, 흙과 물과 불이 만나 고혹적인 예술로 탄생한 동서양 도자기들의 향연’경기세계도자기비엔날레(9.28~11.17)’ 등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지역문화축제의 현장을 찾아가 보는 것도 가을을 즐기는 방법이다. ●고궁의 낮과 밤을 거닐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가을날 고궁을 거닐며 맵시 있는 기아 지붕 사이로 비치는 파란 하늘과 돌담 위를 수놓은 단풍의 조화를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경복궁 향원정의 고요한 물 위로 비친 단풍들도 아름답고, 창덕궁 후원은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단풍 명소로 이미 유명하다. 낮 동안의 고궁 산책으로 단풍에 흠뻑 취했다면, 달빛과 불빛과 어우러진 고궁의 야경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잊지 못할 가을 밤의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10월에 진행하는 창덕궁 달빛 기행은 예약제라 이미 끝이 났지만 경북궁은 10.28일까지, 창경궁은 10.13일까지 야간 개장을 열고 있다. ●향수를 자극하는 곳에서 즐기는 술 한잔의 운치 깊어진 가을 밤, 지난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복고풍 공간에서 술 한잔을 기울이며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도 운치를 더하지 않을까? 7080년대 골목길의 한 구석을 차지하던 추억의 공간인 포차를 내부 인테리어로 꾸며 눈길을 끄는 석쇠구이 전문점 구(舊) 노(路) 포차는 지난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삽자루나 도마 위에 올려져 나오는 푸짐한 안주들로 술맛을 더 해줘 지인들과 가을날의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곳이다. 이렇듯 조금만 더 눈길을 돌리고 발길을 옮겨 부지런을 떤다면, 곁으로 성큼 다가온 올 가을을 200% 즐기면서 후회 없이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깔깔깔]

    ●장난감 다섯 살 난 꼬마가 엄마를 따라 산부인과에 갔다. 대기실에 나란히 앉아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배를 움켜 쥐면서 신음 소리를 냈다. “엄마 왜 그래? 어디 아파?” 엄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뱃속에 있는 네 동생이 심심한가봐. 요녀석이 자꾸 발길질을 하네.” 그러자 꼬마가 엄마에게 말했다. “그럼 가지고 놀게 장난감을 삼켜 봐.” ●높낮이 여자 동창 둘이서 다른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얘. 영희는 남편하고 강아지한테 ‘허니~’란 애칭을 같이 사용한다더라. 남편이랑 강아지가 함께 있을 땐 혼동되지 않을까?” 그러자 코웃음을 치며 친구가 말했다. “천만에…. 강아지를 부를 땐 억양이 더 상냥해.”
  • [씨줄날줄] 입도세/오승호 논설위원

    시카고는 여행객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초에는 호텔세를 3.5%에서 4.5%로 올려 총 호텔세는 16.4%로 높아졌다. 시카고 인기 여행지의 경우 하루 여행에 지출되는 세금이 40달러 31센트라는 조사도 있다. 세금은 소비자 행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US여행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높은 여행세 때문에 더 저렴한 호텔에 머무는 등 여행 계획을 바꾼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49%나 됐다. 응답자의 10%는 세금 때문에 여행지를 바꿨다고 했다. 호놀룰루나 올랜도 등 여행객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도시들이 여행세를 너무 많이 부과하지 않으려는 이유일 것이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2010년 시위세(稅) 도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크고 작은 시위로 로마가 몸살을 앓는 것이 계기였다. 당시 지아니 알레마노 로마 시장은 “노조원 등 수천명이 로마에 몰려올 때는 세금을 내야 한다”면서 “청소와 경찰병력 동원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시에서만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라고 시위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해 로마는 호텔에 머무는 여행객에게 최고 10유로의 여행세 징수 방안을 내놓았다가 관광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에게 사실상 입도세(入島稅)인 ‘환경기여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환경수도 조성 지원특별법 제정안’ 에 따르면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환경기여금으로 항공 또는 선박 이용료의 2%를 내도록 되어 있다. 용역을 맡은 한국법제연구원은 2%를 상한선으로, 초기에는 1% 선으로 시작해 저항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경기여금은 생물 다양성 증진, 온실가스 배출 저감, 훼손된 환경 복원 등 제주를 ‘세계환경수도’로 조성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3관왕인 제주도는 2020년까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인증하는 사상 첫 세계환경수도가 되는 것을 목표로 연말까지 특별법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올 들어 그저께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1980년 연 2만명의 100배 수준으로, 눈부신 성장세다. 환경기여금은 항공료나 선박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항공사나 여행사는 유류할증료와 각종 세금을 모두 포함한 항공요금의 총액을 광고에 표기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환경기여금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한번 발길을 돌린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나/심재억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나/심재억 전문기자

    복지는 안정의 다른 이름이다. 복지정책의 요체를 사회안전망 구축에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존립 이유는 바로 이 안정에 있다. 그간 국민연금은 임의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노후복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55~60세에 정년퇴직으로 일손을 놔야 하는 ‘정직한 사람들’이 평균 수명 80세의 세상을 어려움 없이 살아낼 ‘용빼는’ 재주가 없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거라도’하는 심정으로 국민연금을 ‘비빌 언덕’으로 삼은 것이다. 퇴직 후 수령액 규모를 생각하면 사회안전망이랄 것도 없지만 ‘나라가 부강하면 국민도 덩달아 잘살게 된다’는 성장론의 도그마에 취해 뭐가 뭔지 따질 염의도 내지 못하고 뼈빠지게 일만 해댄 베이비부머들은 그것조차도 ‘은전’이나 ‘시혜’라고 믿었다. 그런 국민연금이 휘청대고 있다. 기초연금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는 월 20만원을, 가입자의 경우 20만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 채워주겠다는 국민연금 연계방식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가입기간이 짧아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은 가입자들은 기초연금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서 촉발된 국민연금 엑소더스가 확대되어 탈퇴자가 줄을 잇는다는 뉴스가 베이비부머들의 오금에 생가시처럼 꽂힌다. 물론 국민연금에 대한 실체적 위협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사태가 엑소더스의 단초가 된 건 맞지만 보다 본질적인 위협은 그전부터 있었다. 연금 고갈 우려가 그것이다. 급기야 정부까지 나서 지급 보장을 외쳐댄 끝에 겨우 무마됐지만 가입자들은 불안해했고, 가입을 고민하던 사람들은 발길을 되돌렸다. 여기에다 이전 정권에서 개혁의 ‘개’자도 못 꺼낸 공무원연금, 교원연금, 군인연금과의 비교도 국민연금 가입자들을 박탈감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특정 직종의 연금을 ‘넉넉하게’ 보장하는 정부가 ‘개 대가리 등겨 털어먹듯’ 가뜩이나 속을 끓이는 국민연금 가입자들을 설건드려 놨으니, 그 엑소더스 행렬의 뒤통수에 대고 이번에는 뭐라고 강변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으로 존재하는 국민연금의 보장성을 훼손하는 일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은 언제든 수정·폐지될 수 있는 기초연금과 달라야 한다. 그런데 생각 없이 국민연금의 틀을 흔들어댔고, 국민연금에서 이탈한 수많은 저소득층의 노후가 심각한 불안정에 노출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까지 덤으로 떠안게 됐다. 불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이럴 바에야 기초연금 정책자금을 국민연금에 투입해 소득분위별로 연금 보장성을 차등화하는 게 낫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지금의 연금 보장방식에 트랙 하나만 더 얹으면 기초연금의 취지도 살리고 국민연금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방식이든 정책이 노후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며, 그러려면 국민연금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정책적 오류를 빨리 시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느냐’며 책임 소재를 가리는 분란을 안 겪는다. jeshim@seoul.co.kr
  • 인삼, 강화의 힘 · 갯벌, 강화의 삶 · 항쟁, 강화의 넋

    인삼, 강화의 힘 · 갯벌, 강화의 삶 · 항쟁, 강화의 넋

    서울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반 남짓이면 닿는 섬 ‘강화’(江華). 경기만의 한강 하구에 자리한, 우리나라에서 다섯째로 손꼽히는 큰 섬이다. 293㎢ 크기의 이 섬은 한강, 예성강, 임진강이 만나는 서해 갯벌을 품고 있다. 가을이면 앞바다에서 새우잡이 배들이 장관을 이루고 어민들은 풍성한 수확을 거둔다. EBS ‘한국기행’은 14~18일 밤 9시 30분 5부작 ‘강화’를 잇달아 방영한다. 강화도의 역사와 지리, 특산물, 주민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1부 ‘가을 진객, 추젓과 망둥이’에선 새우와 함께 시작되는 강화의 가을을 담았다. 9~11월 중순까지 새우잡이 배들은 강화 앞바다에 수를 놓는다. 30년째 추젓 새우잡이를 해 온 김칠성 선장은 하루 네 번 물때에 맞춰 추젓 새우를 잡느라 바쁘다. 이맘때 바다에 나오면 배에서 먹고 자는 일이 다반사다. 가을과 함께 찾아온 또 하나의 진객은 망둥이다. 살도 통통하게 오르고 고소한 맛이 더해져 가을철 별미 중의 별미다. 2부 ‘가을 들녘 따라’에선 강화 나들이길에서 처음 만나는 가을걷이를 소개한다. 주민들은 강화의 특산물인 6년산 인삼을 수확하느라 바쁘다. 발길이 닿은 곳은 농촌의 한 작은 마을. 이 마을 사람들은 모여서 밤 따기에 한창이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약식도 만들어 먹는다. 3부 ‘갯벌 마을 사람들’은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서해 갯벌을 다룬다. 강화의 섬 중 하나인 볼음도의 가장 큰 자랑은 청정 갯벌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갯벌에서 백합을 잡아 살아간다. 강화가 품은 또 하나의 갯벌, 남단 갯벌에선 아낙들이 모시조개를 잡는다. 아낙들은 동이 트자마자 갯벌로 향한다. 이른 물때에 나오느라 아침 식사는 늘 배에서 먹기 일쑤다. 4부 ‘섬 중의 섬, 아차도’에선 강화의 28개 섬 가운데 주문도, 볼음도 사이에 위치한 아차도를 소개한다. 강화의 섬 중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이곳에는 특별한 가게가 있다. 24시간 무인가게다. 뭍에 한번 나가기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이만큼 반가운 곳도 없다. 섬에 가을이 오기 시작하면 마을 사람들은 땅콩을 거두고 갯벌에 나가 바지락을 캐기 시작한다. 5부 ‘역사를 품은 땅’은 고려 항쟁의 역사를 품은 5진 7보 53돈대를 둘러본다. 한 장 만드는 데 들어가는 손길만 60만번이란 화문석도 살펴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운주산 고산사/서동철 논설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서북쪽의 운주산(雲住山)에는 고산사(高山寺)라는 작은 절이 있다. 운주산은 ‘구름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뜻이다. 해발고도가 460m 정도이니 다른 고을에 있었다면 이렇게 번듯한 이름이 붙지는 못했을 듯하다. 하지만 산 정상에 오르면 천안과 공주, 조치원과 청주를 비롯한 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삼국시대에 벌써 이곳에 산성을 쌓은 것도 그만큼 군사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외성 3210m, 내성 1230m의 운주산성은 3개의 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포곡식 석성(石城)이다. 고산사는 운주산 등산로 초입에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백제루(百濟樓)다. 절집 누각으로는 독특한 이름이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백제국 의자대왕 위혼비’(百濟國 義慈大王 慰魂碑)가 눈에 들어온다. 백제가 멸망하고 당나라로 끌려간 의자왕, 나당연합군과 마지막까지 싸우다 비명에 숨진 백제 부흥군의 원혼을 달래는 원찰(願刹)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큰 법당인 극락전에서는 의자왕과 백제 부흥군, 원병으로 백촌강 전투에 참전한 왜군의 위패도 한편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성격의 절이 운주산에 세워진 것은 부흥군이 최후를 맞았다는 주류성이 이 주변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주류성의 위치를 두고 역사학계의 견해는 충남 홍성의 학성산성, 충남 서천 한산의 건지산성, 전북 부안의 위금암산성, 고산사가 있는 세종시 전의면으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전의설(說)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이곳이 ‘농사 짓는 땅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돌이 많고 척박해서 농사를 지을 수도 없다’는 ‘일본서기’의 묘사와 가장 근접하다고 본다. 고산사는 1966년 창건됐으니 역사랄 것도 없다. 부흥군 원찰로 성격을 굳힌 것은 훨씬 이후의 일이다.그럼에도 고산사는 이미 세종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백제의 옛땅에서 백제 유민의 원혼을 달래는 절이라는 상징성이 답사객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데다, 절집은 갈수록 모양새를 갖추어 가고 있다. 운주산성도 복원작업으로 상당 부분 옛 모습을 되찾았다. 12일 고산사에서는 스무 돌을 맞은 ‘백제 고산대제’가 열린다. ‘백제 부흥군을 위한 천도제’는 흔치 않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 오늘날 백제의 흔적은 삼국 가운데 승자인 신라는 물론 백제와 같은 처지였던 고구려와 비교해도 너무나 적다고들 푸념한다. 하지만 고산사는 꼭 옛것을 그대로 물려받아야 역사 유산이고, 문화 유산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역사를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방법의 하나를 고산사는 가르쳐 준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들어봐, 우리 마음의 화음을… 함께해, 베네수엘라 친구들 소외계층 학생들

    들어봐, 우리 마음의 화음을… 함께해, 베네수엘라 친구들 소외계층 학생들

    “73번째 마디부터 다시 연주해 보자.” 지난 4일 경기 군포문화예술회관. 10세 안팎의 아이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은 최진아(27) 교사가 지휘봉을 들었다. 순간 옆 친구와 장난을 치던 아이들의 두 눈이 지휘봉에 가서 꽂혔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악기를 다시 매만졌다. 왁자지껄하던 분위기가 일순간 조용해졌다.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된 오케스트라 합주는 첼로, 클라리넷 등과 어울리며 웅장한 소리를 냈다. 이탈리아 가곡 ‘물망초’ 연주가 회관 내를 가득 메웠다. 김민재(9)양은 연주를 마친 뒤 플루트를 손질하며 “플루트 안에 수증기가 들어가거나 침이 고이면 소리가 예쁘게 나지 않는다”면서 “연습 때마다 숨이 차지만 너무 재밌다”며 웃어 보였다. 한국형 ‘엘 시스테마’로 불리는 ‘꿈의 오케스트라’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일 서울 중구 덕수궁 중화전에서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대표 오케스트라인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 처음으로 협연한다.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 초·중등학생 1600여명 가운데 100명이 선발돼 연습 중이다. 군포시에서는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김예주(11)양, 바이올린 김주원(11)군, 첼로 이채영(13)양 등 3명이 참가한다. 이양은 “군포시 내 프로그램에서 연습 중인 곡 외에 공연을 위해 6곡을 더 익혀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라 걱정”이라면서도 “주말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은 “얼마 전 강원도에서 100여명이 함께한 캠프에 참여했는데 실력 차이가 많이 나서 걱정”이라면서 “학교 가 끝나는 대로 집에서 연습을 하고 있지만 긴장되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원하는 꿈의 오케스트라는 1975년 베네수엘라에서 창설돼 빈곤층 청소년 교화사업에 공을 세운 엘 시스테마가 모델이 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0년 8개 시범 거점기관에서 시작됐으며, 현재는 초·중등학생 1600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국 30개 기관에서 악기를 배우고 있다. 군포시는 지난해 5월부터 학생 43명을 대상으로 1년 반 가까이 수업을 진행 중이다. 공연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신동호 군포문화예술회관 사무국장은 “아이들 가운데 70% 정도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 아이들”이라면서 “아이들이 악기를 다루는 실력이 늘고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 여학생은 처음 오케스트라에 합류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욕을 하고 조울증 약을 복용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했다. 주위 학생들도 그런 친구를 멀리했다. 하지만 연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갈수록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최근에는 가장 일찍 와서 연습할 정도라고 신 사무국장은 전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찾은 학생도 있다. 이번 엘 시스테마와의 협연에 참가하는 김군은 “축구도 좋아하지만 지금은 예술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중”이라면서 “꼭 합격해 좋은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모두 9명으로, 다른 악단 연주자나 음악 교사들이 대부분이다. 경기 용인시교향악단에서 첼로를 맡고 있는 김단비(25) 교사는 “악기 교육이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게 일반 사람들의 생각”이라면서 “악기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휘를 맡고 있는 최 교사 역시 경기 안양시의 한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지만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만이 가진 특별한 매력과 감동 때문에 발길을 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교육을 총괄하는 라성욱 프라임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은 매달 20만원을 모아 악기를 기부할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신 사무국장은 프로그램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생활권 내에서 진행되는 문화예술 교육의 긍정적인 힘과 영향을 지난 2년간 봐 왔다”면서 “재정이 허락하는 한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갈등 용광로 밀양’ 컨트롤타워 두 수장의 다른 행보

    ‘갈등 용광로 밀양’ 컨트롤타워 두 수장의 다른 행보

    ‘용광로’ 밀양에 조환익(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있었고 윤상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없었다. 송전선로 공사 재개로 밀양이 한전 측과 공사 반대 주민의 극한 대치로 ‘갈등의 용광로’가 된 가운데 이번 공사 컨트롤 타워의 두 수장이 대비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조 한전 사장은 수시로 밀양을 찾아 현장 상황을 챙기고 있는 반면 주무부처 수장인 윤 장관은 지난 8월 3일 방문을 끝으로 발길을 끊었다. 공사 재개 이후 이를 막기 위해 밀양 시의원이 자살을 기도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산업부가 모든 책임을 한전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4일 한전과 산업부에 따르면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 지난 2일 이후 조 사장은 이날까지 밀양을 2번 찾았고 윤 장관은 부처와 정부 일정 소화를 이유로 계속 서울에 머물렀다. 우선 조 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히며 밀양 주민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이튿날 오후 밀양에 마련된 ‘특별대책본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현지 안전 요원들에게 “공사 반대 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지역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 방문을 마친 조 사장은 오는 13일 세계에너지총회가 개최되는 대구를 찾아 총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조 사장은 이번 세계에너지총회의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조 사장은 3일 또다시 밀양을 방문, 공사 현황을 보고받고 한전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자치 119구조대’를 격려했다. 조 사장은 “주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끝까지 지극정성을 다하겠지만 공사는 원칙대로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간 윤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와 여의도 국회 일정을 소화했고 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주재 비공개회의와 서울 강남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제30회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에 참석했다. 윤 장관은 이어 이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합동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떠났고 13일 돌아올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관님도 밀양 상황을 챙기고 있지만 현재 국정감사 준비와 APEC 합동각료회의 준비 등 현안이 빡빡해 당분간은 밀양 방문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공사 강행 결정을 했더라도 현장에서 이렇게 극렬하게 대치한다면 주무부처 장관은 현장을 직접 찾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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