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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 한 벌 입고 나왔는데”…구룡마을 덮친 화마, 한겨울 이재민들의 한숨[취중생]

    “옷 한 벌 입고 나왔는데”…구룡마을 덮친 화마, 한겨울 이재민들의 한숨[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옷 한 번만 입고 나왔으니 어떡하면 좋아… 어떡하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현장. 집이 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주민 하춘(74)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6지구,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는 집 한 채를 제외하고 잿더미만 남았습니다. 6지구에서 40여 년을 살았다는 하씨는 텅 빈터가 된 마을을 한참 바라보다가 연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세탁기며 전자레인지, 40년의 세간살이를 한순간의 화마가 집어삼켰습니다. 하씨는 “이웃 한 사람은 아들 결혼시킨다고 가진 패물을 전부 집에 놔뒀다”며 “몸만 빠져나왔는데 패물이 남아 있겠느냐”고 혀를 찼습니다. 서울 강남에 남은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 지난 16일 큰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80여명의 주민들이 추운 겨울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되었습니다. 1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5시쯤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해 인접한 6지구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빈집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4·5·6지구 주민 258명을 대피시켰습니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소방은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소방서 인력을 총동원하기도 했습니다. 화재가 초진된 지 약 3시간이 흐른 오후 3시쯤. 기자가 찾은 구룡마을은 여전히 마을 입구부터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한 차례 사투를 벌인 소방대원들은 길에 앉아 물을 마시며 잠시 한숨을 돌리고, 남은 불씨를 잡기 위해 곳곳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불에 탄 합판과 비닐 잔해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80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이 마을에 남았습니다. 구룡마을은 떡솜과 비닐, 합판 등 불에 취약한 자재로 지어진 판잣집이 밀집해 있고, 골목이 좁아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은 탓입니다. 동네 마을회관에 내려가 보니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이 모여 ‘임시 대책회의’를 열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당장 닥칠 겨울 추위가 걱정입니다. “다음 주에 영하 10도, 13도까지 내려간다는데 텐트 치고 버틸 수 있겠나”, “사우나, 모텔이라도 잘 곳이 필요하다”는 근심이 곳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강남구청은 이재민들을 위해 인근 호텔과 사우나를 임시 숙소로 제공했지만, 지원 기간은 열흘 남짓에 그칩니다. 이재민들뿐 아니라 피해를 보지 않은 인접 지구 주민들도 겨울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로 마을 전체의 전기와 수도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2지구에 산다는 80대 주민 A씨는 “전기가 나가 보일러도 안 된다”며 “휴대전화라도 충전하려고 잠시 대피소로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한전에서도 언제 전기가 복구될지 모른다고 하니 속이 탄다”며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컨테이너로 지어진 마을회관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집을 잃은 것도 서러운데, 주민들 사이에는 ‘살 곳을 아예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었습니다. 현재 구룡마을은 내년 상반기 재개발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수십년간 이곳에 터전을 잡은 주민들은 ‘최소한의 살 곳을 보장해달라’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22세부터 구룡마을에 살았다는 이모(59)씨는 “서울시가 준다는 임대아파트는 여기 노인분들이 매달 월세도 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토로했습니다. 37년 동안 살았던 집을 잃은 이씨는 직장 근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서둘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 “전문직 남편이 가학적 성행위 강요” 폭로…‘노예 각서’ 효력 있나

    “전문직 남편이 가학적 성행위 강요” 폭로…‘노예 각서’ 효력 있나

    상습 폭행에 가학적 성행위를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노예 각서’까지 쓰게 한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지인 소개로 만난 남편과 3년 전 결혼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밖에서는 유능하고 예의 바른 전문직 종사자였지만, 단둘이 있을 땐 돌변했다. A씨의 남편은 신혼 초 사소한 말다툼 중 A씨의 뺨을 때린 것을 시작으로 걸핏하면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또한 A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으며, 전화를 조금이라도 늦게 받거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먹을 휘둘렀다. A씨는 “저는 맞지 않기 위해 비위를 맞추고 숨죽여 지내야만 했다. 가장 큰 고통은 침실 안에서 벌어졌다. 남편은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했다”며 “제가 수치심에 울면서 거부하면 ‘부부간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서 폭행했다. 저는 살기 위해 그가 시키는 대로 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남편은 ‘어떠한 성적 요구에도 무조건 응하며 이 모든 것은 나의 자발적인 의사다’라는 각서까지 쓰게 했다. 거기에는 인격을 완전히 말살하는 기괴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저는 각서를 쓰기 싫었지만, 폭행과 협박 때문에 공포에 떨면서 제 손으로 서명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버티다 못해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그저 부부 사이의 은밀한 일이었을 뿐이었다고 주장하며 앞서 작성한 각서를 증거로 내밀며 “네가 동의한 성생활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런 남편과 이혼하고 이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겠나”라며 조언을 구했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재현 변호사는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뿐만 아니라, 변태적 성행위 강요 및 인격 모독적인 각서 작성 강요는 혼인 관계의 본질적인 상호 존중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으로, 더 이상 혼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객관적 사유가 된다”며 “민법 제840조 제3호와 제6호에 해당하는 명백한 이혼 사유”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상습 폭행, 협박, 강요죄로 고소가 가능해 보인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각서를 작성하게 한 것은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법원은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본다”며 “만약 남편이 폭행과 협박을 수단으로 원치 않은 성행위를 강요했다면 유사 강간 또는 강간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영구히 포기하게 하는 내용의 각서는 선량한 풍속 및 사회 질서에 반해 그 자체로 무효”라며 “폭행과 공포 분위기 속에서 강제로 작성된 각서는 민법 110조에 따라 취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세계가 반한 77개의 시선’…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관람 열기 뜨거워

    ‘세계가 반한 77개의 시선’…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관람 열기 뜨거워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도서 축제 ‘볼로냐 아동도서전’의 정수를 담은 가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1967년 시작해 올해로 59회째를 맞이한 이번 전시는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아, 그림책 예술의 깊이와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역대 최고 경쟁률이 증명한 예술성… 관람객 발길 끊이지 않아전시장 현장은 일상의 행복을 담은 작가들의 시선을 확인하려는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예술 전공자들까지 몰리며 연일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2025년 전시는 전 세계 89개국에서 4374명의 작가가 참여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개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관람객들이 마주하는 작품들은 국제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단 2%, 즉 77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낸 385여 점의 원화다. 치열한 공모 과정을 거친 만큼, 작품 하나하나가 지닌 독창성과 완성도가 압도적이라는 평이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다문화, 환경, 젠더 감수성 등 교육적이고 철학적인 담론이 담긴 77가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높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전시를 관람한 이들은 SNS 등을 통해 “그림을 따라 걷다 보니 한 편의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 “선과 색이 주는 위로가 상당하다”는 후기를 남기며 입소문을 더하고 있다. 77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일상의 찰나들이 관객들에게 깊은 공명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시 기획을 맡은 씨씨오씨 강욱 대표는 “2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전시에 보여주시는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순수한 작품들을 통해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3월 28일까지 이어지는 그림책의 향연전 세계를 매료시킨 이번 전시는 오는 3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주요 판매처를 통해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 전시 관계자는 “폐막이 다가올수록 관람객이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최신 일러스트 트렌드를 만끽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내 붕붕이 타이어 바꿀 때 된 거 같은데?… 제미나이, 메일·포토 찾아서 답변 뚝딱!

    내 붕붕이 타이어 바꿀 때 된 거 같은데?… 제미나이, 메일·포토 찾아서 답변 뚝딱!

    “내 차 번호판이 뭐였지?” 차량 정비소 접수창구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당황하며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리던 풍경이 사라진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구글 포토에 저장된 사진 속 번호판을 판독해 알려주고, 지메일에서 차량 구매 내역을 찾아 접수에 필요한 상세 모델 정보까지 한 번에 해결해준다. 타이어를 바꿀 때도 과거 가족 여행 사진을 토대로 주행 환경을 추론해 최적의 사계절용 제품을 가격대별로 추천한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간) 이용자의 이메일과 사진 속 개인적 맥락을 읽어내 답변하는 ‘퍼스널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단순히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를 요약해 전달하던 기존의 생성형 AI에서 개인의 삶을 깊숙이 파고드는 ‘진정한 개인 비서’ 시대로 진입했음을 뜻한다. 범용적인 지식을 뽐내던 AI가 이제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보조하는 강력한 개인 맞춤형 도구로 진화한 것이다. 업계는 해당 서비스로 일상의 풍경도 바뀔 것으로 봤다. 봄 방학 여행을 계획할 때 제미나이는 지메일과 사진에 기록된 가족의 취향을 분석해 우리 가족만을 위한 열차 여행과 이동 중 즐길 보드게임을 제안한다.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오해해 좋아하지 않는 골프 여행을 제안하더라도, “나는 골프를 즐기지 않아”라고 한마디면 즉시 제안을 교정한다. 구글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 체계를 철저하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조쉬 우드워드 구글 부사장은 “앱 연동은 이용자가 직접 승인해야 시작되며, 해당 정보는 답변을 위한 참고 자료로만 쓰일 뿐 AI 모델 학습에는 활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되지 않고 구글 서비스 내에서 안전하게 처리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건강 정보와 같은 예민한 주제도 AI가 선제적으로 언급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메일·사진·검색·유튜브·기기권한 등 개인 정보 접근 범위가 광범위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번 기능은 미국 내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향후 국가와 대상을 확대한다.
  • “와우, 50평 같은 30평”… 감탄사 쏟아진 ‘사우역 지엔하임’

    “와우, 50평 같은 30평”… 감탄사 쏟아진 ‘사우역 지엔하임’

    “눈속임 없는 진짜 넓은 공간감 핵심”팬트리 공간을 ‘온전한 방’으로 활용주방 6인용 식탁 놓아도 동선 넉넉‘편안·여유로운 일상’ 건설철학 실현 “와우, 30평형이 40~50평형처럼 넓어요.” 김포 ‘사우역 지엔하임’ 견본주택을 찾은 고객 사이에서 이같은 감탄사가 연신 쏟아지고 있다. 문장건설이 30평형임에도 40~50평형에서나 볼 수 있는 압도적인 주방과 거실 크기를 구현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문장건설은 지난 9일 문을 연 김포 사우역 지엔하임 견본주택(사우동 383)에 주말 사이 2만 5000여명이 다녀간 이후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문장건설이 시공을 맡은 사우역 지엔하임은 김포 사우동 사우4구역 공동 1블록에 지하 3층~지상 20층, 9개 동 총 38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일반형 84~101㎡, 펜트하우스 124~151㎡로 다양하다. 사우역 지엔하임의 ‘와우’(WOW, Wide of Wide) 평면은 설계 하나에도 많은 고민과 개선을 반복해 고객의 일상이 더 편안하고 여유로워지길 바라는 문장건설의 철학이 담겼다. 주력 평형인 84㎡ 타입은 화이트 톤의 세련된 인테리어에 4베이 설계를 적용했다. 기존 아파트들이 팬트리로 사용하던 공간을 온전한 방으로 변모시키는 등 실용적인 구조를 실현,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대형 평형인 101㎡ 타입은 하이엔드 주거 문화를 지향하는 수요자들을 위해 펜트하우스 수준의 개방감을 선사한다. 광폭 거실과 주방 설계, 각 침실 크기를 여유 있게 구성한 ‘와이드 평면’을 적용해 대가족이 거주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문장건설 관계자는 “단순히 넓어 보이게 만드는 눈속임이 아니라, 문장건설만의 설계 철학과 고집으로 완성한 ‘진짜 넓은’ 공간감이 핵심”이라며 “특히 주방은 6인용 식탁을 놓아도 동선이 넉넉해 주부들로부터 ‘이런 넓은 주방은 처음 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역 지엔하임은 입주민들의 생활 편의와 안전,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실현한 것은 물론, 교육 특화 아파트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단지 내 ‘무선 AP’(무선 신호를 받아 유선 네트워크로 전달하는 시스템)를 설치해 원활한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고, 초미세먼지까지 줄이는 공기청정 환기 시스템도 각 가구에 적용한다. 단지 내에는 대한민국 대표 서점 교보문고와 협업한 북 큐레이션 서비스가 적용된 키즈 북카페가 들어서고, 초등학생 자녀들을 위한 통학버스도 운행할 계획이다. 역세권·학세권·숲세권을 모두 품은 입지는 사우역 지엔하임의 최대 장점이다.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 사우역과 인접하고, 풍무역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또 지역 대표 명문 학교 및 유명 학원 밀집 지역과 가깝고,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장릉 숲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탁 트인 녹지 환경과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다. 사우역 지엔하임은 오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순위, 21일 2순위 청약 순으로 접수한다. 당첨자 발표는 27일, 정당계약은 2월 9~11일 각각 진행된다.
  • 경찰 폭행하고 여경 손가락 물어뜯어 절단…만취 20대 유학생 구속

    경찰 폭행하고 여경 손가락 물어뜯어 절단…만취 20대 유학생 구속

    술에 취한 20대 유학생(영미권 대학생)이 출동한 여경을 폭행하고 약지 손가락까지 물어뜯어 절단시켜 구속됐다. 15일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20대 대학생 A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구속 사유는 도주 우려 등이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2시 4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내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출동한 경찰관들을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다. 영업이 종료됐음에도 귀가하지 않는다는 업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A씨는 경찰관 한 명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고 특히 이를 말리던 여자 경찰관의 손가락 약지를 물어뜯어 약 1.5㎝를 절단시켰다. 손가락이 절단된 경찰관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전치 4개월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 대통령도 극찬한 강진 반값여행···19일부터 신청·접수

    대통령도 극찬한 강진 반값여행···19일부터 신청·접수

    “올해도 반값 여행하죠? 언제 시작해요?” “작년엔 신청 못 했는데, 이번엔 꼭 가고 싶어요.” 지난해 연말부터 강진군청 문화관광과에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여행 판을 뜨겁게 달구며 대통령의 공개 언급까지 이끌어낸 ‘강진 반값여행’을 기다리는 목소리다. 이 같은 관심 속에 ‘강진군 반값여행’이 올해도 다시 출발한다. 오는 19일부터 강진반값여행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반값여행 사전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강진 반값여행은 관광객이 강진을 여행하며 사용한 비용의 절반을 돌려주는 전국 최초의 관광정책이다. 개인 신청자는 최대 10만원, 2인 이상 팀 신청자는 최대 20만원까지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관광객은 여행 하루 전까지 신분증을 지참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하면 된다. 신청 후 1일 이내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심사 결과와 회원번호가 발송된다. 승인된 신청자는 안내된 기간 내 강진 여행을 즐기면 된다. 여행을 마친 뒤에는 7일 이내 강진 관광지 2곳 이상 방문 사진과 강진에서 사용한 소비 영수증을 첨부해 정산 신청을 하면 된다. 정산이 승인되면 3일 이내 여행 경비의 절반이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2024년 전국 최초로 시행된 ‘강진 반값여행’은 시행 첫해부터 뚜렷한 성과를 냈다. 총 1만 5291팀이 참여해 47억원을 강진에서 소비했다. 반값여행 지원금으로 22억원이 지급됐다. 이 가운데 19억원이 다시 지역에서 재소비되며 최종적으로 66억원이 지역 내에서 순환되는 효과를 거뒀다. 두 번째로 시행된 2025년에는 반응이 더욱 폭발적이었다. 예산이 조기 소진될 정도로 참여 열기가 이어지며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3만 9066팀이 찾았다. 이들은 강진에서 106억원을 소비했고, 반값여행 지원금 49억원이 지급됐다. 지급된 지원금 중 42억원이 다시 지역에서 소비되며 최종적으로 148억원이 강진에서 사용됐다. 이는 2024년보다 2.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강진 반값여행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 같은 관광정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강진군의 반값여행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언급하며 극찬했다. 올해 ‘지역사랑휴가제’라는 이름의 국가정책으로 확대 시행된다. 아울러 해당 정책은 ‘한국관광의 별’을 수상하며 관광 분야에서도 혁신성과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강진 반값여행 시행 이후 강진 방문인구는 2024년 577만명, 2025년 602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강진군은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방문인구 700만명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강진역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반값여행 정책과의 시너지를 통해 관광객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날씨보다 마음이 더 따뜻한 고장 강진에서 반값여행으로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며 “반값여행을 신청해 올겨울 강진에서 비용 부담은 줄이고 따뜻한 남도 여행의 매력을 마음껏 즐기고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반값여행을 통해 관광객이 늘고 소비가 지역 곳곳으로 이어지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강진역 개통과 반값여행 정책을 확실한 전환점으로 삼아 올해 방문인구 700만명 시대를 반드시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겨울 바다와 먹거리 즐기세요”…경북 포항시, 관광객 유치 나서

    “겨울 바다와 먹거리 즐기세요”…경북 포항시, 관광객 유치 나서

    경북 포항시가 겨울 바다와 먹거리로 관광객 맞이에 나선다. 14일 포항시는 겨울 시즌을 맞아 ‘겨울 바다의 낭만과 겨울 먹거리’를 테마로 본격적인 겨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겨울철 대표 먹거리인 과메기는 포항 여행의 상징으로 꼽힌다. 지난 9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는 출연진이 과메기를 활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스프링 피버’는 포항 전역을 배경으로 한 ‘올로케이션’ 촬영 작품으로, 도시 곳곳의 겨울 풍경과 일상을 감성적으로 담아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룡포와 죽도시장, 호미곶, 철길숲 등 포항을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가 배경이다. 이 외에도 ‘동백꽃 필 무렵’의 구룡포, ‘갯마을 차차차’의 청하공진시장 등 기존 드라마 촬영지에도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적인 랜드마크인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와 영일대해수욕장, 호미곶 해맞이광장, 포항운하 크루즈 등도 포항 대표 관광 콘텐츠로 꼽힌다. 시는 관광 콘텐츠 확산과 관광객 체류를 유도하기 위해 단체 관광객 유치 여행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조기운영하고,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협업한 관내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등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제철 별미와 수려한 해안 경관 속에서 재미와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동대문구, 외대앞역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

    동대문구, 외대앞역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

    서울 동대문구는 외대앞역 역세권 생활도로인 이문동 일대에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을 마쳤다고 14일 밝혔다. 보행량이 많은 구간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며 제기돼 온 안전 우려를 줄이고, 걷기 편한 동선을 확보해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거리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상 구간은 휘경로 10부터 휘경로2길 41까지 이어지는 연장 373m 구간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을 비롯해 주민 통행이 잦고 세계 각국의 음식점이 밀집해 밤낮으로 발길이 이어지지만, 생활도로 특성상 보행 공간이 뚜렷하게 분리되지 않아 통행 안전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는 서울시가 주관한 ‘2025년 보행자 중심 교통환경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비 2억원을 포함한 예산을 투입,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정비 공사를 진행했다. 폭 3.5~7.25m 도로에 기존 아스팔트를 정비하고 시인성이 높은 도막형 바닥재를 설치했다. 도막형 바닥재는 운전자에게 ‘보행자 우선 구간’임을 명확히 알리고 자연스러운 감속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세계음식문화거리’라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도로 경관을 정돈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보행자 중심의 생활권 도로를 늘리는 ‘워킹 시티(Walking City)’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필형 구청장은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도로일수록 작은 위험 요소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을 통해 모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사람 중심 도시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담양대나무축제, ‘2026년 전라남도 대표축제’ 선정…문화관광축제 경쟁력 입증

    담양대나무축제, ‘2026년 전라남도 대표축제’ 선정…문화관광축제 경쟁력 입증

    전남 담양군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인 ‘담양대나무축제’가 ‘2026년 전라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됐다. 담양군은 이번 선정으로 축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비 1000만원을 지원받게 됐으며, 전라남도 대표축제로서의 브랜드 가치와 대외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2025년 5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원에서 열린 ‘제24회 담양대나무축제’는 ‘담양, 초록에 물들다’를 주제로 생태·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형 축제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담양의 대표 관광자원인 대나무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대나무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개막 공연을 비롯해 대나무 뗏목 타기, 대나무 소망등 달기, 운수대통 대박 터트리기 등 지역 정체성이 살아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축제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죽녹원과 메타랜드 입장권을 환급형 쿠폰으로 전환해 인근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관광객 만족도 제고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거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해외 인플루언서와 주한 외신기자, 유학생 등이 개막 행사와 주요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어린이날을 맞아 진행된 ‘베베핀’ 공연, 담빛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드론 제작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다. 아울러 축제장 전반에 소원등과 야간경관을 조성해 낮과 밤을 아우르며 온종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축제로서의 매력을 강화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군 관계자는 “담양대나무축제가 전라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군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 덕분”이라며 “올해는 ‘빛나라 빛나, 대나무’를 주제로 한 야간경관 연출을 통해 푸른 대나무의 빛을 밝히고, 전남을 대표하는 희망 가득한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버스 올스톱에 빙판길 걸어 지옥철로… 오늘도 ‘출근 대란’

    버스 올스톱에 빙판길 걸어 지옥철로… 오늘도 ‘출근 대란’

    병원 가는 시민 “떨면서 택시 기다려”장기화 우려… 지하철 운행횟수 확대노조 측 “추가 협상 없어 파업 계속”오늘 지노위서 추가 논의 가능성도 “아이고…택시를 타도 늦을 것 같아요.”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오전 시민들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용산구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7016번을 기다리던 김정진(26)씨는 전광판에 뜬 ‘운행 종료’ 안내를 보고는 택시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이미 50여명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김씨는 “평소엔 버스가 10분에 한 대씩 오는데, 오늘은 감감무소식이라 한참을 의아해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서울버스노조는 이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하면서 파업은 이틀째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이날 전체 395개 노선 중 32.7%인 129개 노선, 전체 7018대 가운데 6.8%인 478대만 운행됐다. 이날 오전 미처 파업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전날 내린 눈으로 대중교통 수요가 더 많았던 터라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서울지하철 5호선 발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임현준(57)씨는 “평소엔 오토바이로 출근하는데 길이 얼어서 버스를 타려고 나왔다가 이 모양”이라며 “파업이라도 출근 시간대만큼은 피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서대문구의 병원으로 출근하던 간호사 강모(31)씨는 “평소보다 택시 줄이 20%는 더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에서 서울대병원 진료를 위해 새벽 첫 KTX를 타고 올라왔다는 윤병선(53)씨는 “몸이 좋지 않은데 떨면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퇴근 무렵까지도 버스 운행이 정상화하지 않으면서 퇴근길 지하철역 곳곳은 혼잡했다. 서울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김모(32)씨는 “평소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눈길에 10분이나 더 걸어서 지하철을 타러 왔다”면서 “파업이 안 끝나면 며칠이나 더 이래야 하냐”고 토로했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입장차를 줄이지 못한 노사는 이날 협상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 영하 9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예보된 14일 출근길에도 파업은 이어지게 됐다. 버스노조 관계자는 “추가협상이 없어 내일 아침에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14일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지만, 지노위 조정안에는 강제력이 없어 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세훈 시장은 페이스북에 “노사 양측을 끝까지 설득하겠다. 조속히 정상 운행이 될 수 있도록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지하철 운행을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시간 운행도 1시간씩 연장했다. 지하철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 교육부 5급 사무관, 길에서 여친 ‘발길질 폭행’ 체포…“직위 해제”

    교육부 5급 사무관, 길에서 여친 ‘발길질 폭행’ 체포…“직위 해제”

    교육부는 사귀던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5급 사무관 A씨를 직위 해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교육부는 “언론에 보도된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우선 직위해제 조치 후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종합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0일 새벽 서울 강남구 한 주택가 골목에서 여자친구에게 발길질하는 등 폭행을 한 혐의(특수폭행)를 받는다. TV조선에 따르면 A씨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여자친구를 발로 차 넘어뜨린 뒤 돌아가다, 다시 여자친구에게로 가 무언가를 던지고 다시 발길질했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A씨는 지나가던 시민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가 교육부 소속 공무원임을 확인하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교육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지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의 징계 수위 등을 정할 계획이다. 공무원이 형사 사건에 연루될 경우 소속 기관은 징계 절차에 착수할 수 있고, 유죄가 확정되면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도 가능하다.
  • “한파에 꼭 이래야 하나”…버스파업 첫날 시민들 정류장서 발동동

    “한파에 꼭 이래야 하나”…버스파업 첫날 시민들 정류장서 발동동

    “아이고…택시를 타도 늦을 것 같아요.”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오전 시민들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용산구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7016번을 기다리던 김정진(26)씨는 전광판에 뜬 ‘운행 종료’ 안내를 보고는 택시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이미 50여명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김씨는 “평소엔 버스가 10분에 한 대씩 오는데, 오늘은 감감무소식이라 한참을 의아해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서울버스노조는 이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전체 395개 노선 중 32.7%인 129개 노선, 전체 7018대 가운데 6.8%인 478대만 운행됐다. 미처 파업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출근길에 나섰거나 대체 수단을 찾지 못한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전날 내린 눈으로 대중교통 수요가 더 많았던 터라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강서구 발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임현준(57)씨는 “평소엔 오토바이로 출근하는데 길이 얼어서 버스를 타려고 나왔다가 이 모양”이라며 “파업이라도 출근 시간대만큼은 피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서대문구의 병원으로 출근하던 간호사 강모(31)씨는 “평소보다 택시 줄이 20%는 더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에서 서울대병원 진료를 위해 새벽 첫 KTX를 타고 올라왔다는 윤병선(53)씨는 “몸이 좋지 않은데 떨면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파업 소식에 30분 일찍 나왔다는 대학생 정모(21)씨는 “버스를 타면 학교(국민대) 앞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데 지하철은 환승도 해야 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승객이 몰린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에선 “서울 시내버스 노조 파업으로 열차 내 혼잡이 예상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오세훈 시장은 페이스북에 “노사 양측을 끝까지 설득하겠다. 조속히 정상 운행이 될 수 있도록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지하철 운행을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시간 운행도 1시간씩 연장했다. 지하철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이번 파업은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과 관련해 노사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이뤄졌다. 앞서 대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이 판례를 처음 적용한 동아운수 2심 판결이 지난해 10월 선고되면서 시내버스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노사 모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 결렬… 서울 곳곳 ‘멈춤’ 신호 [포토多이슈]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 결렬… 서울 곳곳 ‘멈춤’ 신호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멀티미디어부의 연재물 13일 새벽,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멈췄다.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 전광판에는 ‘버스 운행 중단’이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됐고, 첫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출근길 풍경은 이른 시간부터 어수선했다. 버스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하철 일부 구간은 평소보다 크게 혼잡해졌다. 송파구 잠실역 2호선 승강장에는 출근길 시민들이 열차를 타고 내리며 붐볐고, 역사 안에서는 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반면 서울 시내 한 공영차고지에는 운행에 나서지 못한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됐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약 10시간 동안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통상임금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 1시 30분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서울시는 출근 시간대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고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했다.
  • 대구 남쪽을 지키는 장중한 산세, 비슬산

    대구 남쪽을 지키는 장중한 산세, 비슬산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유가면·옥포면과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에 걸쳐 있는 비슬산은 해발 1083.4m로 대구 남부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대구 분지의 남쪽 경계를 이루는 비슬산괴 가운데 최고봉으로,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며 지역을 대표하는 자연 명소로 자리 잡았다. 비슬산의 주능선은 북쪽 천왕봉에서 대견봉, 조화봉, 관기봉으로 이어지며, 10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연속해 장중한 산세를 이룬다. 슬산이라는 이름은 오래된 기록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등장한다. 삼국유사에는 포산으로 기록돼 있으며 소슬산이라고도 불렸다. 소슬산은 인도의 범어에서 유래한 말로, 신라시대 인도의 승려가 이곳을 찾아와 인도식 발음으로 ‘비슬’이라 부르며 이름이 붙었다는 전승이 전해진다. 산의 형상이 거문고를 닮았다는 설과, 수목이 울창해 ‘나무가 많은 산’이라는 의미의 포산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함께 전해지며 비슬산의 이름에는 자연과 상징이 겹겹이 쌓여 있다. 대구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깊은 자연과 긴 역사. 비슬산은 오르는 순간보다 내려오는 길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기는 산이다. 자연과 문화, 계절이 겹겹이 쌓인 이 산은 오늘도 대구 남쪽에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슬산의 가장 화려한 계절은 단연 봄이다. 대견봉과 월광봉 사이 고위 침식면에는 광활한 진달래 군락이 형성돼 있으며, 매년 4월이면 비슬산 참꽃 문화제가 열린다. 산자락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풍경 속에서 공연과 체험 행사, 지역 먹거리 장터가 어우러져 축제의 분위기를 더한다. 또한 정상인 천왕봉에 위치한 정자 인근으로 가을철 아름다운 억새군락도 만날 수 있다. 등산 코스는 유가사 코스 외에도 비슬산 자연휴양림 코스, 청도 각북면 방면 코스 등 다양해 체력과 일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여름에는 계곡과 숲이 시원함을 선사하고,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가 능선을 물들이며, 겨울에는 설경과 얼음 동산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요즘 같은 온도차가 심한 계절에는 아름다운 운해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비슬산 쪽 유가사 방면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비교적 완만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유가사는 비슬산 산행의 대표적인 출발점이자 쉼터다. 고즈넉한 사찰 마당을 지나 숲길로 접어들면 점차 시야가 열리고, 능선부에 이르러서는 대구 분지와 청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견봉과 조화봉 일대에서는 천연기념물 제435호로 지정된 비슬산 암괴류를 만날 수 있다. 거대한 바위들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듯 이어지는 장면은 이 산이 품은 오랜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곳곳에 자리한 토르와 단애, 다각형 균열 바위들은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하는 자연 전시관과도 같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인근의 먹거리와 숙소가 여행의 여운을 잇는다. 현풍읍 일대에서는 소고기국밥과 한우 요리가 유명하고, 가창면에는 참숯불구이와 토속 백반집들이 즐비하다. 청도 방면으로 내려가면 미나리 삼겹살과 한재 미나리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산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숙소로는 비슬산 자연휴양림의 숲속 숙소와 달성군 일대 펜션, 청도 한옥형 숙소 등이 있어 하루 여유를 두고 머물기에도 좋다.
  • 대구 남쪽을 지키는 장중한 산세, 비슬산 [두시기행문]

    대구 남쪽을 지키는 장중한 산세, 비슬산 [두시기행문]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유가면·옥포면과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에 걸쳐 있는 비슬산은 해발 1083.4m로 대구 남부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대구 분지의 남쪽 경계를 이루는 비슬산괴 가운데 최고봉으로,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며 지역을 대표하는 자연 명소로 자리 잡았다. 비슬산의 주능선은 북쪽 천왕봉에서 대견봉, 조화봉, 관기봉으로 이어지며, 10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연속해 장중한 산세를 이룬다. 슬산이라는 이름은 오래된 기록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등장한다. 삼국유사에는 포산으로 기록돼 있으며 소슬산이라고도 불렸다. 소슬산은 인도의 범어에서 유래한 말로, 신라시대 인도의 승려가 이곳을 찾아와 인도식 발음으로 ‘비슬’이라 부르며 이름이 붙었다는 전승이 전해진다. 산의 형상이 거문고를 닮았다는 설과, 수목이 울창해 ‘나무가 많은 산’이라는 의미의 포산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함께 전해지며 비슬산의 이름에는 자연과 상징이 겹겹이 쌓여 있다. 대구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깊은 자연과 긴 역사. 비슬산은 오르는 순간보다 내려오는 길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기는 산이다. 자연과 문화, 계절이 겹겹이 쌓인 이 산은 오늘도 대구 남쪽에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슬산의 가장 화려한 계절은 단연 봄이다. 대견봉과 월광봉 사이 고위 침식면에는 광활한 진달래 군락이 형성돼 있으며, 매년 4월이면 비슬산 참꽃 문화제가 열린다. 산자락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풍경 속에서 공연과 체험 행사, 지역 먹거리 장터가 어우러져 축제의 분위기를 더한다. 또한 정상인 천왕봉에 위치한 정자 인근으로 가을철 아름다운 억새군락도 만날 수 있다. 등산 코스는 유가사 코스 외에도 비슬산 자연휴양림 코스, 청도 각북면 방면 코스 등 다양해 체력과 일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여름에는 계곡과 숲이 시원함을 선사하고,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가 능선을 물들이며, 겨울에는 설경과 얼음 동산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요즘 같은 온도차가 심한 계절에는 아름다운 운해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비슬산 쪽 유가사 방면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비교적 완만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유가사는 비슬산 산행의 대표적인 출발점이자 쉼터다. 고즈넉한 사찰 마당을 지나 숲길로 접어들면 점차 시야가 열리고, 능선부에 이르러서는 대구 분지와 청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견봉과 조화봉 일대에서는 천연기념물 제435호로 지정된 비슬산 암괴류를 만날 수 있다. 거대한 바위들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듯 이어지는 장면은 이 산이 품은 오랜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곳곳에 자리한 토르와 단애, 다각형 균열 바위들은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하는 자연 전시관과도 같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인근의 먹거리와 숙소가 여행의 여운을 잇는다. 현풍읍 일대에서는 소고기국밥과 한우 요리가 유명하고, 가창면에는 참숯불구이와 토속 백반집들이 즐비하다. 청도 방면으로 내려가면 미나리 삼겹살과 한재 미나리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산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숙소로는 비슬산 자연휴양림의 숲속 숙소와 달성군 일대 펜션, 청도 한옥형 숙소 등이 있어 하루 여유를 두고 머물기에도 좋다.
  • 오산시, 민선 8기 특별조정교부금 258억 확보…시민 체감도 높은 곳 투입

    오산시, 민선 8기 특별조정교부금 258억 확보…시민 체감도 높은 곳 투입

    경기 오산시(시장 이권재)는 민선 8기 3년간(2023~2025년) 경기도로부터 확보한 특별조정교부금 규모가 총 257억 7천 700만 원에 이른다고 12일 밝혔다. 확보한 교부금을 공공시설 정비와 생활환경 개선 등 시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입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에 9개 사업에 총 50억 원, 2024년에는 12개 사업에 총 66억 1천만 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이 반영됐다. 2025년에는 규모가 크게 늘어나 18개 사업에 총 141억 6천 700만 원이 반영됐다. 분야별로는 생활·환경 개선 분야에서 서랑저수지 시민 힐링공간 조성 사업(10억 원), 북부지역 가로등 조도 개선 사업(6억 4천만 원), 통학로 보도 캐노피 설치(7천만 원) 등이다. 복지·문화시설 개선 분야에서는 세교복지타운 수영장 지하 누수 방수 공사(1억 원), 청소년문화의집 시설 개선(5억 원), 장애인 보조기기 수리센터 환경 개선(2억 원), 꿈두레도서관 노후 CCTV 성능 개선(9천만 원) 등 시민 이용 빈도가 높은 시설을 중심으로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안전·교통 인프라 분야에는 LED 바닥신호등 설치(4억 원), 보행신호등 적색 잔여시간 표시기 설치(4억 원) 등이 반영돼 보행자 안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도로·기반시설 분야에서는 가장동 서부로 임시 우회도로 개설 사업에 2억 원을 투입한다. 체육 인프라 분야에서는 경기도 종합 체육대회 개최를 대비한 경기장 개보수에 총 71억 6천 900만 원을 투입하고, 세마 야구장 건립 사업에도 4억 5천만 원을 반영했다. 여가·환경·에너지 분야에서는 양산동 물놀이장 조성(5억 원), 맨발길 조성(2억 8천만 원),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비 설치(20억 9천만 원) 등을 추진한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특별조정교부금은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현안 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재원”이라며 “앞으로도 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갈대숲 백골’ 맨발로 버려진 그녀…깎인 광대뼈가 그 한을 풀어주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갈대숲 백골’ 맨발로 버려진 그녀…깎인 광대뼈가 그 한을 풀어주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우음도 갈대밭의 백골, 그리고 광대뼈에 새겨진 마지막 ‘서명’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육신이 썩어 문드러져 백골(白骨)이 되는 그 순간에도, 뼈는 침묵 속에 진실을 새기고 있다. 억울한 죽음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는 명제를 증명하듯, 2008년 경기도 화성의 외딴 갈대밭에서 발견된 한 구의 시신은 과학수사와 형사들의 집요함 끝에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범인의 가면을 벗겨냈다. 움푹 패인 갈대숲...공포가 지배하던 화성에 또 하나의 살인사건2008년 11월 4일,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시화호 방조제 공사로 육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의 발길보다는 바람이 머물다 가는 곳이었다. 어른 키만큼 높게 자란 갈대숲 사이로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굴삭기 기사 장 모 씨의 눈에 흙바닥에 뒹구는 하얀 물체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야생동물의 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계적인 둔탁함 속에 드러난 형상은 분명 사람의 것이었다. 장 씨는 순간 불길함을 느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곳은 원래 개펄이었다가 막힌 땅. 묘가 있을 리 만무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누군가 이곳에 시신을 유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화성서부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시기적으로 너무나 좋지 않았다. 당시 경기 서남부 일대는 부녀자 연쇄 실종 및 살인 사건으로 공포에 떨고 있었다. 훗날 강호순의 범행으로 밝혀진 이 연쇄 살인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화성에서 또다시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네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고, 경찰 수뇌부의 불호령과 함께 강력팀이 현장에 투입되었다. 감식반이 마주한 현장은 참혹하면서도 단조로웠다. 백골이 된 시신 한 구. 유류품은 회색 니트 윗도리와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 그리고 흰색 꽃무늬가 있는 검정 브래지어가 전부였다. 특이한 점은 신발이 없다는 것이었다. 거친 갈대숲을 맨발로 걸어 들어왔을 리는 없었다. 근처에서 발견된 대형 여행 가방은 누군가 시신을 담아 옮겼으리라는 타살의 강력한 정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은 뼈를 통해 말해 준 자신의 신원수사의 첫 단추는 신원 파악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대에 백골이 올랐다. 살점이 모두 사라진 뼈는 역설적으로 산 사람보다 더 정직한 정보를 제공했다. 우선 성별 판독. 남성의 두개골은 크고 두꺼우며 요철이 심한 반면, 발견된 두개골은 매끈했다. 결정적인 것은 엉덩뼈였다. 출산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위해 여성의 골반은 남성보다 튼튼하고 폭이 넓다. 백골은 전형적인 여성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나이와 키 추정에는 수학과 통계가 동원됐다. 아래턱의 꺾이는 각도(하악각)는 나이의 지표다. 갓 태어난 아기의 170도에서 시작해 영구치가 완성될 때 100도까지 줄어들었다가, 노화와 함께 다시 각도가 커진다. 35세 전후 평균 110도라는 통계적 수치, 그리고 치아의 마모 상태는 피해자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임을 가리켰다. 키는 대퇴골(허벅지 뼈)이 단서가 되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길이는 43.6cm. 여기에 여성의 키 산출 상관계수인 3.9를 곱하자 약 170cm라는 수치가 나왔다. 요골과 척골 등으로 추산한 범위를 종합하여, 국과수는 피해자를 ‘키 162~170cm의 20~30대 여성’으로 특정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대한민국에 이 신체 조건을 가진 여성은 수없이 많았다. 경찰은 전국의 실종자 대조, 중국산 의류 유통 경로 역추적, 탐문 수사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신원을 밝혀줄 결정적인 열쇠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사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강남 성형외과 572곳을 뒤지다답보 상태에 빠진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을 비춘 것은 국과수 부검의의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피해자의 광대뼈가 인위적으로 잘려 있고 안으로 휘어 있습니다. 광대뼈 축소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골절이 아니었다. 일정한 두께로 절단된 흔적은 명백한 의료 행위의 결과였다. 안면윤곽술은 고난도의 수술로, 동네 의원급에서는 시술하기 어렵다. 수사팀의 눈은 대한민국 성형의 메카, 서울 강남으로 향했다. 경찰은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했다.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 수술을 받은 여성을 찾아내기 위해 강남 일대 성형외과 572곳을 저인망식으로 훑기 시작한 것이다. 병원들의 저항은 거셌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문전 박대하기 일쑤였다. 남루한 차림의 형사들을 잡상인 취급하기도 했다. 형사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일일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들이밀며 진료기록을 요구했다. 또한, 성형외과 원장들이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피해자의 두개골 절단면 사진을 올렸다. 의사마다 수술 스타일이 다르니, 자신의 ‘작품’을 알아보는 의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였다. 그렇게 확보한 명단은 1,949명. 경찰은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생존이 확인되면 명단에서 지우는 식이었다. 성형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명을 쓴 경우가 많아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만 650여 명에 달했다. 끈질긴 추적 끝에 소재가 불분명한 28명을 추려냈고, 그중 가족과 연락이 끊긴 곽 모(여, 당시 30세) 씨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2009년 1월, 국과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곽 씨 어머니의 DNA와 백골의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였다. 차가운 갈대밭에서 발견된 지 2개월여 만에, 이름 없던 백골이 ‘곽 씨’라는 이름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용의자로 지목된 동거남...모르쇠로 발뺌피해자가 특정되자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곽 씨는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여성이었다. 동료들의 진술을 통해 그녀에게 동거남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곽 씨의 오피스텔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는 30대 남성 고 모 씨였다. 고 씨와 곽 씨의 만남은 화려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난 사이, 고 씨는 곽 씨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한 달 술값으로만 1억 원을 쓰는 재력을 과시했다. 그 돈은 사실 사업 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 꾼 돈이었지만, 곽 씨는 그 사실을 모른 채 2006년 12월부터 그와 살림을 합쳤다. 그러나 비극은 예고되어 있었다. 사랑을 가장한 허세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고 씨는 빚더미에 앉아 있었고, 빚 독촉과 생활고는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경찰은 고 씨의 금융 기록을 추적했다. 곽 씨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 이후, 고 씨가 곽 씨 소유의 오피스텔 보증금과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그녀의 계좌에서 6,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사실이 드러났다. 심증은 확실했다. 하지만 고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동거하다가 헤어졌을 뿐, 그 뒤 일은 모른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를 무너뜨릴 확실한 물증, ‘스모킹 건’이 필요했다. 루미놀로 찾아낸 트렁크 바닥의 ‘ㄱ’자 혈흔경찰은 고 씨가 곽 씨 실종 직후인 2007년 10월, 타고 다니던 그랜저 XG 승용차를 중고차 매매상에게 넘긴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에 차량이 이용되었다면, 분명 흔적이 남아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미 차는 팔린 지 1년이 넘었고, 새 주인은 남양주에 살고 있었다. 형사들은 남양주로 달려갔다. 새 차 주인의 협조를 얻어 차량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중고차 시장에 나오면서 수차례 세차와 광택 작업을 거쳤을 것이고, 새 주인 역시 차를 깨끗이 닦았을 터였다. 마지막 희망은 ‘루미놀(Luminol)’이었다.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성분과 반응하면 푸른 빛을 내는 시약. 형사들은 트렁크 바닥 매트를 걷어내고 시약을 뿌린 뒤 숨을 죽였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희미하지만 선명한 형광 빛이 떠올랐다. 트렁크 바닥에 ‘ㄱ’자 모양으로 흩뿌려진 자국. 그것은 1년 넘게 숨겨져 있던 피의 절규였다. 시신을 담았던 여행 가방에서 흘러나온 혈액이 바닥에 스며들어, 수없는 세차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이다. DNA 분석 결과, 혈흔은 피해자 곽 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앞에 고 씨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2009년 2월 2일 체포된 고 씨의 자백은 허망했다. 2007년 5월,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곽 씨를 밀쳤고, 벽에 머리를 부딪힌 곽 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겁이 나 목을 졸랐다는 것이다. 그는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평소 낚시를 다니며 봐두었던 우음도 갈대밭에 유기했다. 사랑을 속삭였던 연인을 차가운 개펄 흙바닥에 버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화려한 강남의 네온사인 아래서 시작된 인연은, 허영과 거짓으로 점철된 동거 생활을 거쳐, 인적 드문 갈대밭의 백골로 마침표를 찍었다. 범인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차량을 팔고, 피해자의 흔적을 지우려 애썼다. 하지만 수술용 톱이 지나간 광대뼈의 미세한 굴곡과, 트렁크 깊숙이 스며든 핏방울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법원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고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49명의 명단을 일일이 확인했던 형사들의 집념과 아주 작은 흔적도 놓치지 않은 과학수사의 공조가 억울하게 묻힐 뻔한 한 여성의 한(恨)을 풀어준 셈이다.
  • 눈에 띄네! 소확행 기술… 수세식 펫 화장실, 5초 만에 탄산수

    눈에 띄네! 소확행 기술… 수세식 펫 화장실, 5초 만에 탄산수

    CES 2026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소소한 제품이 의외의 영감을 주며 인기를 끌었다. 7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펫테크 기업 ‘펫구구’의 ①‘자동 세척 스마트 고양이 화장실’이었다. 고양이가 용변을 본 뒤 배설물을 별도로 보관하지 않고 물로 분해해 배수관으로 바로 흘려보내는 구조로, 사람이 직접 치우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다. 9㎏에 달하는 대형 고양이도 들어갈 수 있는 밀폐형 기기 내부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음압 공기 순환과 실리콘 필터링, 자외선 살균 시스템을 통해 냄새와 세균을 제거한다. 고양이의 무게와 움직임을 감지해 안전하게 퇴장한 뒤에만 세척이 시작되며, 체중·이용 빈도·체류 시간 등을 기록해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 션송 펫구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청결을 위한 유지 관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업체 ‘유카이 엔지니어링’은 고양이 인형을 닮은 휴대용 유아용 선풍기 ②‘베이비 후후’를 선보였다. 무더운 날 아기가 바람을 쐴 수 있도록 손과 발 모양의 클립으로 유모차에 부착할 수 있게 설계됐고, 회전 날개는 내부의 보호판 뒤에 숨겨져 있어 작은 손가락이 닿지 않도록 했다. 유카이 엔지니어링이 함께 전시한 고양이 인형 로봇 ‘미루미’도 발길을 붙잡았다. 가방에 매달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로봇은 누군가가 만지거나 움직이면 머리를 돌리는 등 실제 고양이처럼 반응한다. 어린이들과의 정서적 교감이 목적이다. 이외 미국 스타트업 ‘로암’은 평범한 보온병처럼 생긴 휴대용 탄산수 제조기 ③‘로암 소다톱’으로 이목을 끌었다. 일반 물병처럼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제품은 전통적인 탄산수 제조기와 달리 별도의 대형 장치 없이도 즉석에서 작동한다. 현장에서 관계자가 생수를 병에 채운 뒤 이산화탄소가 들어 있는 손가락 크기의 캡슐을 부착하고 버튼을 누르자 약 5초 만에 물이 탄산수로 변했다.
  • 판다 떠난 우리에 직원들이 들어가 판다 흉내…日동물원 ‘사육사 체험’ 인기

    판다 떠난 우리에 직원들이 들어가 판다 흉내…日동물원 ‘사육사 체험’ 인기

    일본의 한 동물원이 중국으로 모두 반환한 판다를 대신해 직원들이 판다 흉내를 내는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해 화제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와카야마현에 위치한 ‘어드벤처 월드’는 24살 된 판다 라우힌과 그의 새끼들인 유이힌, 사이힌, 후힌 등 판다 4마리를 지난해 6월 중국으로 송환했다. 라우힌은 일본에서 태어나 처음 성공적으로 성장한 판다로도 알려져 있다. 이후 해당 동물원은 판다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는 팬들을 위해 ‘판다 사육사 체험 투어’를 실시 중이다.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 하루 10명 이내로 진행하는 이 투어는 1인당 8000엔(약 7만원)의 비용에도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어는 판다 곰 놀이터 및 생활 공간 방문, 과거 사육 경험, 먹이 주기 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다만 실제 판다는 없다. 직원이 번갈아 판다로 분장해 우리에 들어가면 체험객들은 사과나 대나무 등을 주며 간접 먹이 주기 체험을 한다. 행사 종료 후에는 ‘사육사 인증서’를 받는다. 동물원 측은 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판다 팬클럽도 운영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팬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서는 “판다를 실제로 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동물원 측이 판다 사랑을 이어가기 위한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체험 투어에 대해 “너무 인위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참가자는 “좋아하는 판다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판다를 더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월 말 일본 내 마지막 2마리 반환 앞둬…판다 ‘무보유국’ 된다일본에 남아 있는 마지막 판다인 쌍둥이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도 오는 1월 말쯤 도쿄 우에노 동물원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우에노 동물원에는 마지막으로 판다를 보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며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 약 3시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에노 동물원은 2월 20일 반환 기한을 앞두고 중국에 기한 연장이나 새로운 판다 대여 등을 요구했지만 기한보다 한 달 앞서 반환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간 갈등이 깊어져 신규 대여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은 새로운 판다 대여를 중국 측에 요구해왔지만, 실현 전망은 서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대여 없이 두 마리 판다가 반환되면 1972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판다가 사라진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신규 대여 협상은 진척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에만 있는 자이언트판다를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 외교’를 펼쳐왔다. 해외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판다는 성체가 되는 만 4세 전후에는 중국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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