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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여년 경력’ 경찰, 지인 돈 받고 사건무마 시도했다가 징역 5년

    ‘30여년 경력’ 경찰, 지인 돈 받고 사건무마 시도했다가 징역 5년

    남편 불륜증거 잡으려다 경찰 수사받은 지인6000만원 수표 받고 후배 경찰에 “잘 봐달라” 남편의 불륜 증거를 잡으려 불법행위를 하다 수사를 받게 된 지인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사건 무마를 시도한 현직 경찰관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추징금 각 6000만원을 선고했다.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지인 B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B씨는 소송에 제출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남편 사무실과 차량에 녹음기와 위치추적기를 설치했다가 발각돼 2019년 A씨가 근무하던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지인 소개로 B씨와 알고 지낸 A씨는 사건을 맡은 후배 경찰관들에게 B씨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B씨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A씨는 수사 편의를 봐준 대가로 B씨로부터 1000만원짜리 수표 6장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A씨는 ‘B씨의 부탁으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꾼 뒤 모두 반환했으며, 수표를 받은 시점에는 수사가 종결돼 대가성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는 사건 해결을 위해 A씨가 담당 경찰을 알선해 줄 것을 기대하며 준 것이고, 돈을 돌려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A씨가 받은 수표를 모두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은 경찰서에서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후배 경찰관들에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면서 “수사기관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를 피고인이 물어보고 취득한 것은 편의 제공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엄벌이 필요하다면서도 “알선 행위가 수사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30년 이상 경찰로 근무하며 별다른 비위 사실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아지로 쥐불놀이했는데…벌금 내면 계속 주인? [김유민의 노견일기]

    강아지로 쥐불놀이했는데…벌금 내면 계속 주인? [김유민의 노견일기]

    키우는 강아지의 목줄을 쥐고 쥐불놀이하듯 공중에 돌려 경찰조사를 받았던 여성이 다시 강아지를 키우겠다며 데려갔다.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여전히 강아지의 주인이다. 대구지법 포항지원(형사3단독)은 21일 반려견을 가슴 줄로 잡고 공중으로 여러 차례 돌려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견주 A씨와 친구 B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서 부당하게 취급받거나 학대당하지 않아야 하고, 특히 반려동물 등 인간에게 의존하고 있는 동물은 적절하게 보호·관리되어야 한다”면서 “범행은 가볍지 아니하지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반려견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중에 ‘빙빙’ 돌려지다 떨어진 강아지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서 친구 B씨와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던 중 줄을 잡고 공중에 3~4바퀴씩 ‘빙빙’ 돌리는 등 강아지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황이 담긴 22초짜리 영상에는 A씨가 어두운 주택가 오르막길을 걸어가다 갑자기 강아지를 번쩍 들어올려 공중에서 3바퀴 돌리는 모습이 나온다. 이후 바닥에 떨어진 강아지는 고통에 낑낑댔고 이 소리는 영상에 담겼다. 영상은 강아지를 돌린 사람이 옆 사람에게 목줄을 건네주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제보자는 “처음엔 강아지 산책 영상인 줄 알았다. 강아지는 쥐불놀이하듯, 풍차돌리기하듯 돌려지고 있었다. 함께 있던 여자분은 그냥 방관할 뿐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이 영상을 경찰에 제출하고 동물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키우는 강아지는 (현행법상) 재물로 본다’고 말한 뒤 영상을 받아갔다. 제보자는 “강아지 학대는 언론과 SNS로 많이 접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이런 식으로 일어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영상이 널리 퍼져서 이 분들이 꼭 보시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5일간 격리된 후 다시 주인에게로 피해 강아지는 지난 1월 5일간 포항시에 격리 보호 조치를 받고 주인에게 돌아갔다. 포항시 측은 “견주에게 소유권 포기 의사를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견주가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보호 비용을 납부했다. 견주에게 동물학대 재발방지 서약서를 쓰게한 뒤 강아지를 돌려보냈으며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학대당한 강아지를 격리 보호하더라도 견주가 반환을 요구하면 돌려보내야 한다. 동물은 사유재산으로 인정돼 강제로 소유권을 뺏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는 학대한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의 학대 여부를 모니터링하는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처럼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의 동물 소유를 금지할 수 있도록 동물보호법이 강화돼야한다고 말했다. 강아지가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학대 증거가 이렇게 명확히 있는데 다시 돌려보내는 게 말이 되냐. 동물보호가 아닌 학대보호법이다” “동물학대를 한 번이라도 하면 다시는 못 키우게 해야 한다. 끝까지 물건취급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쇄신·차별점·흥행 없는 민주 ‘3無 전대’… 친문만 보인다

    쇄신·차별점·흥행 없는 민주 ‘3無 전대’… 친문만 보인다

    ‘친문 2선 후퇴론’ ‘친문 책임론’ 자취 감춰‘반성’ 외치지만 혁신·체질개선 고민 없어강성지지자 설문 파장 일으키며 반발도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쇄신, 차별점, 흥행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로 흘러가고 있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쇄신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당심 구애’에만 쏠렸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2일 대전과 청주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지난 20일 광주와 전주에서 시작한 전국 8개 권역 순회 합동연설회는 24일 부산과 대구를 거쳐 26일 춘천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생중계되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체육관에 관중이 모여 지지하는 후보를 연호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재보선 이후 사기가 떨어진 당원들마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체육관에 사람이 모이지 않고 유세도 못 다니는데 유튜브 생중계를 몇 명이나 보겠나”라고 반문하며 “최종 투표율도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흥행 실패는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친문(친문재인) 일색으로 후보들이 구성된 탓이 크다. 홍영표 후보는 친문 핵심, 송영길·우원식 후보는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대부분 친문 위주로 구성됐다. 재보선 패배 이후 ‘친문 2선 후퇴론’, ‘친문 책임론’까지 거론됐지만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인적 쇄신론은 자취를 감췄다. 한 중진 의원은 “친문 아닌 후보가 없다 보니 친문이 전당대회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세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새로워진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하는 쇄신 전당대회이자 내부를 철통같이 단결시키는 단합 전당대회여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쇄신책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반성을 외치지만 혁신이나 체질 개선에 대한 고민은 찾기 어렵다. 세 후보는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해법 등 일부 정책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두드러지는 차별점은 없는 상황이다. 당심 구애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도부 선출은 대의원 45%, 권리당원40%, 국민 10%, 일반당원 5%의 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강성당원이 포진한 권리당원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당원을 대상으로 강성지지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며 당내 반발을 사고 있다. 김현권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표현은 틀렸다. 강성지지자가 왜 문제인가”라고 따졌다. 일각에서는 친문과 비문으로 계파를 나누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쇄신, 차별점, 흥행 없는 민주당 ‘3무(無) 전당대회’

    쇄신, 차별점, 흥행 없는 민주당 ‘3무(無) 전당대회’

    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쇄신, 차별점, 흥행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로 흘러가고 있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쇄신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당심 구애’에만 쏠렸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2일 대전과 청주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지난 20일 광주와 전주에서 시작한 전국 8개 권역 순회 합동연설회는 24일 부산과 대구를 거쳐 26일 춘천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생중계되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체육관에 관중이 모여 지지하는 후보를 연호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재보선 이후 사기가 떨어진 당원들마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체육관에 사람이 모이지 않고 유세도 못 다니는데 유튜브 생중계를 몇 명이나 보겠나”라고 반문하며 “최종 투표율도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흥행 실패는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친문(친문재인) 일색으로 후보들이 구성된 탓이 크다. 홍영표 후보는 친문 핵심, 송영길·우원식 후보는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대부분 친문 위주로 구성됐다. 재보선 패배 이후 ‘친문 2선 후퇴론’, ‘친문 책임론’까지 거론됐지만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인적 쇄신론은 자취를 감췄다. 한 중진 의원은 “친문 아닌 후보가 없다 보니 친문이 전당대회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세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새로워진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하는 쇄신 전당대회이자 내부를 철통같이 단결시키는 단합 전당대회여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쇄신책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반성을 외치지만 혁신이나 체질 개선에 대한 고민은 찾기 어렵다. 세 후보는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해법 등 일부 정책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두드러지는 차별점은 없는 상황이다.  당심 구애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도부 선출은 대의원 45%, 권리당원40%, 국민 10%, 일반당원 5%의 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강성당원이 포진한 권리당원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당원을 대상으로 강성지지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며 당내 반발을 사고 있다. 김현권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표현은 틀렸다. 강성지지자가 왜 문제인가”라고 따졌다. 일각에서는 친문과 비문으로 계파를 나누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한반도평화기금 준비위원회 출범

    한반도평화기금 준비위원회 출범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일과 평화운동에 앞장서 온 조직들이 모여 논의해 온 한반도평화기금(코리아피스펀드) 준비위원회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목동 예술인센터 20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출범을 알렸다. 한반도평화기금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의 대화 통로가 막힌 답답한 상황에 담대한 전환을 꾀해 실천적 평화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정부 차원의 대화 통로가 막히고 유엔의 대북 제재 등으로 남북의 혈맥이 끊긴 상황을 우회해 돌파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의 남북협력기금이나 인도적 사업과 달리 투자자들에게 10~30년 장기 투자를 권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로 설계할 예정이다. 국내외 기업과 중앙정부,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 일반 투자자들, 나아가 짐 로저스나 노르웨이 국부펀드 같은 해외 투자자와 펀드까지 함께 참여하는 담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 바이오와 농업, 어업 등 기초산업에 투자하는 코리아 피스 그린 펀드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확산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고취하는 한편 접경지역에 반환되는 미군 기지들을 평화 관광 콤플렉스로 운영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는 코리아 피스 콘텐츠 펀드 두 가지로 운용하며 5000억~1조원씩 규모를 상정하고 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지 2년이 돼 간다. 민간단체가 떨쳐 일어났다.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함세웅 원로사제는 “평화는 모든 것의 결실을 의미한다. 시대의 명령이다. 1조원 갖고 되겠느냐. 크게 하자”고 제안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부 채널 막히고 제재까지 “민간 펀드로 혈맥 잇자”

    정부 채널 막히고 제재까지 “민간 펀드로 혈맥 잇자”

    “냉전의 잔재에 발목이 잡혀 답답한 오랏줄을 지금 끊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반쪽의 하늘에 갇힐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일과 평화운동에 앞장서 온 조직과 개인의 의지가 모여 논의해 온 한반도평화기금(코리아 피스 펀드) 준비위원회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목동 예술인센터 20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출범을 알렸다. 4·27 판문점 선언이 나온 지 3년이 흘렀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여파로 정치 외교적으로 한반도에 냉기가 온존하고 남북 간 대화 통로도 꽉 막힌 상황이다. 한반도평화기금은 이런 답답한 상황에 담대한 전환을 꾀해 실천적 평화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정부 차원의 대화 통로가 막히고 유엔의 대북 제재 등으로 남북을 잇는 혈맥이 끊긴 상황을 우회 내지 돌파하겠다는 것이 출범 취지다. 기존의 남북협력기금이나 인도적 사업과 달리 투자자들에게 10~30년 장기 투자를 권하고 나중에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로 설계하겠다는 다르다. 국내외 기업과 중앙정부,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 일반 투자자들, 나아가 짐 로저스나 노르웨이 국부펀드 같은 해외 투자자와 펀드까지 함께 참여하는 담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 바이오와 농업, 어업 등 기초산업에 투자하는 코리아 피스 그린 펀드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확산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고취하는 한편, 접경지역에 반환되는 미군 기지들을 평화 관광 콤플렉스로 운영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는 코리아 피스 콘텐츠 펀드 두 가지로 운용하며 각 각 5000억~1조원씩 규모를 상정하고 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남북이 얼어붙은 지 2년이 돼간다. 민간단체가 떨쳐 일어났다.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함세웅 원로사제는 “평화는 모든 것의 결실을 상징하는 것이다. 시대의 명령이다. 1조원 갖고 되겠느냐. 크게 하자”고 말했다. 이범헌 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한만정 자전거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문국주 주권자전국회의 상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용성 경기도의원, 비대면 청소년 활동 지원을 위한 플랫폼 구축 지원

    김용성 경기도의원, 비대면 청소년 활동 지원을 위한 플랫폼 구축 지원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용성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대표발의 한 ‘경기도 청소년활동 진흥 조례 일부개정조레안’이 19일 상임위 심사를 원안 통과했다. 개정안은 코로나 이후 청소년센터 등 대면활동을 기반으로 한 도내 청소년시설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온라인상 청소년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통합적 플랫폼을 구축하고,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할 필요성에 따라 제안됐다. 개정안은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등 자기주도 청소년활동을 지원하고, 청소년활동의 통합적 온라인 이용지원 신설, 청소년지도사의 처우개선, 민간단체 지원사업의 구체화 및 보조금 반환 규정 정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김용성 의원은 “최근 각종 연구에서 코로나 이후 청소년 활동 위축으로 우울과 불안 등의 증세가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청소년 활동에 대한 정보제공 중심의 ‘e청소년’ 등으로는 비대면 청소년 활동 지원에 한계가 있어 경기도만의 특화된 쌍방항 소통과 비대면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 마련을 지원하고자 본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향후 코로나와 같은 신규 감염병의 재발 가능성이 존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인해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교육 인프라 구축은 학교 밖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며 “도 집행부와 예산·인력 등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조례 개정안은 오는 29일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이복오빠 베트남 교민 돈 횡령 혐의로 법정구속

    최순실 이복오빠 베트남 교민 돈 횡령 혐의로 법정구속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의 이복오빠 최재석씨가 베트남 교민들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김춘호)는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최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최씨는 법정구속됐다. 최씨는 1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당시 재판부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피해자들과 투자금 반환 협의를 할 수 있도록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씨는 2016년 12월 한국에서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자 베트남으로 사업을 옮기는 과정에서 피해자 A씨를 소개받았다. 최씨는 2017년 9월 베트남에서 현지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뒤 실질적인 운영을 맡았다. 최씨가 돈을 투자한 만큼 지분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A씨는 친구의 돈까지 총 11만5000달러(약 1억 3621만원)를 투자했다. 이후 사업이 어려워지자 최씨는 회사를 매각해 A씨의 투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씨는 매각대금 중 체불임금을 정산하고 남은 11만32달러(약 1억2400만원)를 A씨에게 주지 않고 개인 용도로 썼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일부를 변제하는 등 징역 1년은 무겁다”면서도 “처분 대금을 마음대로 썼다는 점에서 실형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박정희 정부 시절 구국봉사단 총재를 지낸 고(故) 최태민씨의 아들이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방문해 최태민씨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사망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의뢰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73조원 삼킨 월가의 탐욕… ‘메이도프식 경제’는 살아 있다

    73조원 삼킨 월가의 탐욕… ‘메이도프식 경제’는 살아 있다

    38년간 3만 8000여명 상대 투자 사기 나스닥 비상임 회장 등 역임 승승장구투자금으로 사치 생활… 150년형 선고민간서 사기 경고에도 당국은 수수방관“투자자 돈으로 성과금 파티 월가와 닮아”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로 150년형을 선고받은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비상임 회장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월가의 거물’인 그는 38년간 금융 당국의 수수방관 속에 무려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 규모의 사기를 쳤고, 죗값으로 150년형을 받았지만 3만 8000여명의 피해자들의 고통은 풀리지 않고 있다. 2008년 전모가 드러난 이 어처구니없는 사기 사건은 같은 해 부동산 시장을 키우기 위해 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며 부실 돌려막기를 하다 촉발된 ‘금융위기’와 비견되곤 한다. 이들 사건의 본질은 ‘월가의 탐욕’이고, 예외 없는 엄정한 규제 집행만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CNN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반부터 범죄의 전모가 드러난 2008년 12월까지 투자자들에게 최대 수익률이 연 16%에 달하는 주식·채권 투자상품을 권해 175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유치했고 약 500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처럼 꾸몄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도 피해를 입었다.수법은 단순했다.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기존 투자자의 수익으로 돌려막는 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는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 전문가로서 명망을 얻었고, 1990년부터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3년간 역임하면서 거물이 됐다. 신규 투자금은 점점 많아졌고, 그의 사기행각은 원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짧은 기간에 70억 달러의 상환 요구가 접수되면서 폰지 사기는 막을 내렸다. 그는 주식이나 채권을 산 적이 없었고, 그저 은행에 투자금을 넣어 놓고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 프랑스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진귀한 보석 등을 샀다. 투자자에게 보낸 투자설명서나 그가 만들어 유명해진 투자 전략 등도 가짜였다. 해리 마코폴로스라는 회계사가 2000년부터 사기 가능성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SEC는 월가의 거물을 막지 못했다. 결국 메이도프가 스스로 가족들에게 범죄를 고백했고, 두 아들이 이를 당국에 알렸다. 장남 마크는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도 림프종으로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메이도프는 2019년 죄를 인정했고, 감옥에서 사무집기를 닦으며 월 40달러(약 4만 5000원)를 받는 생활을 했다. 이후 사기당한 돈을 반환하는 작업이 시작됐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 피해자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그는 감옥에서 더 고통받아야 했다. 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장병 등 만성 질환으로 메이도프가 석방을 요구할 때 법원이 기각한 이유도 피해자들의 여전한 고통 때문이었다. 그의 사기는 월가의 탐욕으로 가능했다. 고수익에 대한 환상은 ‘묻지마 투자’를 부추겼고, 메이도프는 일반 투자자들은 실사를 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노렸다. 이를 두고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008년 당시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메이도프식 경제’라는 신조어로 해당 사건이 월가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금융사는 고객의 돈을 거품이 터질 때까지 성과금으로 두둑이 챙기며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고, 거품이 터지면 투자자의 돈만 사라진다는 것이다. 월가의 탐욕에 대한 우려는 지금도 매한가지다. NBC방송은 이날 “메이도프는 감독이 느슨한 점을 파고들었는데 당국은 교훈을 얻었을까”라며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규제라도 엄정하게 제대로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NH투자증권, 배임 핑계 그만하고 원금 전액 배상하라”

    “NH투자증권, 배임 핑계 그만하고 원금 전액 배상하라”

    옵티머스 피해자, NH농협지주 앞 기자회견“분조위 화해절차 따른 배상은 배임 아냐”“NH투자증권은 원금 전액 배상하라! NH투자증권은 금감원 계약취소 결정 수용하라! NH 농협금융이 책임지고 피해배상 해결하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금융정의연대,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모임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외쳤다. 이들은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도 NH농협금융지주에 전달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지난 6일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2건에 대해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할 것을 권고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사기로 자산을 운용했다”며 “NH투자증권은 부실펀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판매했기 때문에 업무상 중대한 과실이 있고 내부통제 부실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분조위 결정도 금감원이 NH증권이 판매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에서 NH투자증권이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신뢰가 무너지면 이는 곧 NH농협금융의 책임이기도 해서 NH투자가 배상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NH농협금융지주에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도 전달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업무상 배임 소지 때문에 어렵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을 강조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금감원 분쟁조정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 될 소지가 없다”며 “업무상 배임 때문에 NH투자증권 사외이사들이 결정하지 못한다면 사외이사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투자업규정(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분쟁조정 또는 재판상의 화해절차에 따라 손실을 보상하거나 손해를 배상하는 행위’는 불건전 영업 행위(배임)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거 2004년 대법원 판결에서도 ‘업무상 배임의 고의 인정과 관련해 합리적 경영 판단이 인정되면 그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업무상 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를 위배해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이득을 얻게 해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의미한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최다판매사이며 전체 환매금액(5107억원)의 약 84%인 4327억원을 판매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업무상 배임을 이유로 가입금액에 차등을 두고 유동성 지원금 지급만 결정한 상태이다. 반면, 경쟁사인 한투증권(287억원)은 금융투자업규정 ‘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의 예외 조항에 따라 2020년 하반기에 사적화해(90% 지급)를 했고 이번 금감원 분쟁조정 결정에 따라 나머지 10%도 지급할 것을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사상 최대. 폰지사기. 메이도프 죽었지만, 여전한 ‘월가의 탐욕’

    사상 최대. 폰지사기. 메이도프 죽었지만, 여전한 ‘월가의 탐욕’

    고수익 투자 제안으로 19조 5000억 유치58조원 허위 수익으로 38년간 폰지 사기 피해자 3만 8000여명 여전히 고통 받아나스닥 회장 지낸 거물에 금융당국 무용지물“새 규제 보다 있는 규제의 엄정한 집행을”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비상임 회장이 감옥에서 사망했다. 2008년 드러난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 상당의 사기에 피해자들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월가의 거물이었던 메이도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월가의 탐욕’이 만든 아픈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 언론들이 메이도프의 죽음을 통해 ‘지금의 월가는 무엇이 달라졌냐’고 다시 묻는 이유다. CNN 등은 14일(현지시간) 150년형을 받았던 메이도프가 수감 중이던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자연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신장병 등 만성 질환으로 법원에 석방을 요구했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은 이 신청을 기각했다. 메이도프가 폰지사기를 시작한 시점은 대략 1960년 버나드 메이도프 증권투자가 설립된 뒤 약 10년 뒤로 본다. 그는 이후 약 38년간 136개국 3만 70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의 주식·채권 투자를 권해 175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유치했으며, 500억 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처럼 허위로 꾸몄다.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 수많은 명사들이 그에게 돈을 맡겼다.수법은 단순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경제가 어려울 때도 10% 이상의 고수익을 지급했는데, 이 돈은 새로 유입된 사람의 투자금이었다. 주식이나 채권은 산 적이 없었고, 투자 서류는 가짜였다. 2008년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하기 전까지 그의 사기를 원활하게 돌아갔다. 그는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 전문가로서 얻은 명망을 이용했다. 1990년부터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3년간 역임하면서 돈을 맡기는 사람을 더욱 늘었고, 그는 월가의 거물이 됐다. 메이도프는 그저 투자자들의 돈을 은행에 예치해 두고 자신의 사치를 위해 썼다.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 프랑스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진귀한 보석 등이 그와 가족들의 손에 들어왔다. 메이도프의 범죄가 드러난 건 금융당국의 조사가 아닌 두 아들의 고백 때문이었다. 메이도프가 투자자들의 원금 상환 요구에 범죄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았고, 두 아들은 이를 당국에 알렸다. 이후 장남 마크는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도 림프종으로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이후 피해자들의 투자금 반환 작업이 시작됐지만 재판 후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배상 금액의 70% 정도만 피해자들에게 돌아갔다. 한 피해자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고통은 여전한 상황이다.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008년 12월 당시 ‘메도프식 경제’란 제목의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폰지 사기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사회에 ‘부패한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월가는 얼마나 다르냐고 질타했었다. 대출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서프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부른 것 역시 폰지 사기와 본질적으로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기 때도 SEC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2011년 반월가 시위 등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지금도 월가의 탐욕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NBC방송은 이날 “금융당국은 메이도프 사건에서 교훈을 얻었을까”라고 물은 뒤 중요한 건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있는 규제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마다 규제를 늘리며 금융기관과 숨바꼭질을 할 것이 아니라, 엄정한 규제 집행을 통해 ‘월가의 탐욕’을 막으라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노벨상 수상자도 신이라 믿었던 폰지사기범 메이도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노벨상 수상자도 신이라 믿었던 폰지사기범 메이도프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사건을 저지른 미국 금융사범 버나드 메이도프가 수감 중에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인으로 명망을 얻었던 메이도프가 14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연방 교정국이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때 말기 신장병 등의 만성 질환들을 이유로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다. 그는 “내 병이 말기다. 이런 질환은 치료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판사님도 알다시피 난 벌써 11년을 복역했다. 아주 솔직히 말해 난 고통받을 만큼 받았다”고 호소했으나 법원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낸다며 이를 기각해 결국 교도소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의 변호인 브랜던 샘플은 성명을 내 “버니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범죄를 자책하고 회개했다”면서 “버니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가 그를 규정하지만 아버지이며 남편이었다. 나직히 말하고 지적인 사람이었다. 버니는 누구나 그렇듯이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메이도프는 폰지 사기의 역사를 다시 쓴 최악의 사기꾼으로 꼽힌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부터 2008년 12월까지 세계 136개국에서 3만 7000여명을 상대로 고수익을 미끼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그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금융사기를 저질렀다. 피해액은 최대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로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세운 자선재단, 배우 케빈 베이컨,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투수 샌디 쿠팩스,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의 재단, 뉴욕 메츠 구단주였던 프레드 윌폰 등 유명 인사들, 그것도 유대인 유명인들이었던 점도 피해자들에게 특징적인 점이었다. 영국의 HSBC 지주회사도 10억 달러 정도를 날렸고, 로열 스코틀랜드 은행, 만 그룹, 일본 노무라 지주회사 등도 투자금을 떼였다. 농부, 교사, 기계공 등 보통사람들도 홀린 듯 돈을 맡겼다. 위젤이 세운 재단은 1520만 달러를 잃었는데 2009년 위젤은 “우리는 그를 신으로 여겼다. 우리는 그의 손에 모든 것을 믿고 맡겼다”고 털어놓았다. 1938년 4월 뉴욕시 퀸스의 평범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인명구조원, 스프링클러 설치기사 등으로 일하며 번 몇천 달러의 돈을 쥐고 22살에 동생 피터와 함께 월스트리트에 첫발을 내디뎠다. 자신의 이름을 딴 ‘버나드 메이도프 투자증권’이라는 회사를 세워 동생, 두 아들과 함께 투자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지낸 그에게 돈을 맡기는 사람은 나날이 늘어났다. 메이도프는 경제가 어려울 때에도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높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여덟 차례나 조사했지만 그의 투자에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해 피해를 막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메이도프는 고객이 맡긴 돈으로 단 한 개의 주식도 사지 않는 등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투자금을 은행 계좌에 넣어두고 다른 고객이 맡긴 돈을 이용해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피라미드식 사기를 저질렀을 뿐이었다. 고객들에게는 가짜 투자자계정보고서를 발송해 정상적인 투자 활동을 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그가 유치한 투자 원금 총액은 175억 달러였다. 그는 총 500억 달러의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장부를 위조했으나 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돈이었다. 메이도프 가족은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와 롱아일랜드, 프랑스에 저택을 사들이고 요트와 개인 전용기까지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았던 사기극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면서다. 상환이 불가능했던 메이도프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투자자문업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털어놓았고, 두 아들 마크와 앤드루는 당국에 아버지의 행각을 알렸다. 그 해 12월 체포된 메이도프는 이듬해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법정에서 “너무나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으나, 데니 친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범죄가 극도로 사악하다”며 징역 150년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그가 진정 회개하지 않았으며 그저 주변 상황 때문에 자신의 음모가 발각된 것을 유감스러워 할 뿐이라고 판시했다. 당시 법정에서는 피해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이런 행각을 시작했으며 언젠가는 들통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단독 범행이라고 메이도프는 계속 주장했지만 가족을 향한 수사와 배상 요구가 이어졌고, 장남인 마크는 2010년 극단을 택했다. 차남 앤드루는 2014년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도의 민사 재판에서는 재산 1710억 달러를 몰수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미망인으로 남겨진 러스는 한사코 남편의 범행을 몰랐다고 부인해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부부가 한때 공동 소유한 8억 2500만 달러의 재산 가운데 그녀의 몫으로 250만 달러만 남기고 모두 몰수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전국시·도의회의장협 “일본산 수산물 국내 유통 저지”

    전국시·도의회의장협 “일본산 수산물 국내 유통 저지”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철회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14일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2021년 제3차 임시회를 열고 긴급의안으로 상정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철회 촉구 성명서’를 채택했다. 협의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결정이 전 세계의 해양환경과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반인권적, 반환경적 결정”이라며 “일본 정부가 이번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국제법과 국내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일본산 수산물의 국내 유통을 저지할 것임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오염수 속에는 골수에 축적돼 혈액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스트론튬-90 이외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다수 포함돼 있다”면서 “오염수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해양 방류를 미룰 수 없다는 말을 일본 정부가 되풀이하지만, 원전 부지와 주변에 저장 공간이 충분하다는 반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사고에 대한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등 최근까지 일본 정부가 보여준 행위를 볼 때 더는 일본 정부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 17개 시·도의회의 의장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국 등 관련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검증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장기가 사라졌다”…미얀마 군경, 시신 돌려주는 대가로 10만원 요구

    “장기가 사라졌다”…미얀마 군경, 시신 돌려주는 대가로 10만원 요구

    9일 바고에서 하루 동안 80여명 학살장기 밀매 의혹까지 나와 미얀마 군경의 발포와 폭력에 희생된 시민 수가 누적 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지에서는 군경이 시신을 넘겨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12일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8일 밤부터 9일까지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 군경이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게 실탄은 물론 박격포 등 중화기를 사용해 8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목격자들은 당시 군경이 시신과 부상자들을 함께 모아둔 뒤, 어디론가 옮기고 핏자국만 흥건했다고 전했다. 정치범지원연합은 “테러리스트들(군경)이 바고에서 숨진 영웅들의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12만 짯(9만 6000원)씩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SNS에는 “군경이 자신들이 죽인 시민들의 시신을 가지고 돈을 번다. 얼마나 잔인한가”라며 “돈을 내지 못해 사랑하는 이들의 시신을 넘겨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군경이 요구하는 금액 또한 시신 한 구당 12만 짯부터 18만 짯(14만원)까지 들쭉날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바고 학살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울부짖는 사진을 퍼 나르며 군경의 만행을 알리는 한편 시신 반환에 돈까지 요구하는 극악무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시신 돌려받으니 장기 밀매 의혹까지 시민들은 “시신을 돌려받고 보니, 장기가 사라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이 군경의 ‘장기 탈취 밀매’ 의혹을 제기하며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시신의 가슴 부위나 배 부위에 길게 봉합한 자국이 있다. 이에 시민들은 “학살도 모자라 시신으로 장사를 하느냐”며 군부에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올해 2월 1일 부정선거를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을 감금하고 부패 등 각종 혐의로 재판에 넘긴 뒤 재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총학 팬미팅에 내 등록금이” 경희대 비대면 축제에 학생들 분노

    “총학 팬미팅에 내 등록금이” 경희대 비대면 축제에 학생들 분노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가 최근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를 섭외해 진행한 축제로 학생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걸그룹 때문이 아니었다.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된 축제에 굳이 많은 금액을 들이냐는 지적이다. 지난 9일 국제캠 총학은 온라인으로 축제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예전과 같이 다수가 모이는 현장 축제를 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축제에는 최근 ‘역주행 신화’를 쓰며 데뷔 5년(2기 멤버 기준) 만에 큰 인기를 얻은 브레이브걸스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축제 무대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그러나 축제가 끝난 뒤 국제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분노한 학생들의 비판글이 쏟아졌다. 일단 연예인을 섭외하느라 썼을 등록금이 아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장에서 보지 못하는 축제인 데다 유튜브 생중계 역시 그리 좋은 퀄리티가 아니었는데 최근 섭외 1순위인 걸그룹을 부르는 데 피 같은 등록금을 써야 했냐는 지적이다. 해당 생중계가 경희대 재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유튜브 이용자들이 볼 수 있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총학이 축제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분노케 한 점은 따로 있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마련한 축제를 학생들은 온라인으로만 보는데, 총학생회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물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것이겠지만 학생들은 “재학생 등록금으로 총학 홀로 팬미팅했다”, “브레이브걸스 팬들이 좋은 거지 재학생들에게 특별할 게 있나. 총학은 실질적으로 현장관람이니 좋겠지”, “경희대 등록금은 학생회 연예인 직접관람비”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비대면 수업의 질이 기존 대면강의보다 부실한데도 등록금은 그대로라는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진행된 행사라는 점에서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재학생은 “지금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우울하니까 스마트폰으로 걸그룹 무대 잠깐 보는 게 전혀 아니다”라며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강의와 관련해) 등록금 반환에 대해 하루빨리 진전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 학생들의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부평 일제 조병창’ 보존 희망한다/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부평 일제 조병창’ 보존 희망한다/서동철 논설위원

    인천 부평의 미군기지 캠프마켓 터에 남아 있는 ‘20세기 유적’의 보존을 놓고 찬반 논란이 한창이라고 한다. ‘인천시 캠프마켓시민참여위원회’는 캠프마켓 남쪽 야구장 일대 시설물 31개동 가운데 22개동을 남겨 두고 9개동은 철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자 ‘일제강점기 흔적을 남기지 말아 달라’는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제 패망 직후 인천에 진주한 미군은 1945년 9월 부평 일본 육군 조병창을 접수해 군수지원사령부(애스컴시티)라 이름 붙였다. 1973년 해체된 애스컴시티의 중심 시설인 캠프마켓은 2019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캠프마켓을 ‘일제강점기 흔적’이라 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부평 일본 육군 조병창’의 존재를 처음 안 것은 ‘일본’이나 ‘조병창’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강화도 전등사를 오래전 찾았을 때다. 그다지 눈썰미가 없는 사람들도 전등사 범종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마련이다. 아무리 봐도 우리 것과는 무언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등사 범종은 한국 종이 아니라 중국 송나라 시대 유물이다. 전등사에 왜 중국 종이 걸려 있는지 의아하기만 했다. 역사학자 김상기(1901~1977)가 전등사 범종을 보물로 지정할 당시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그 연유를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자 일제는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무기를 만들 금속류를 닥치는 대로 수탈했다. 문화재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전등사 범종도 부평 조병창으로 실려 갔다. 전쟁이 끝나자 전등사 스님들은 서둘러 조병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전등사 범종은 이미 간 데가 없었고 마당에 나뒹구는 중국 종들 가운데 북송 철종 4년(1097) 조성한 백암산 숭명사 범종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조병창 마당에 나뒹굴었던 다른 중국 종들의 행방도 궁금하다. 광복 이후 인천시립박물관 초대관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이경성(1919~2009)의 회고담에 해답이 담겨 있다. 1946년 3월 당시 김재원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부터 조병창에 중국 종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부평을 찾았다는 것이다. 지금 인천시립박물관에 가면 당시 수습한 중국 종 3구를 야외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금나라, 원나라, 명나라 시대 것이다. 특히 명나라 종은 태산행궁이라는 도교사원에 걸려 있었다. 인천시립박물관을 둘러보고 있으면 조병창에서 수습한 청동관음보살이며 동물 모양 대포, 청동향로 등 일제가 중국에서 수탈한 각종 문화재와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중국 문화재뿐이겠는가. 전등사 범종을 비롯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리 문화유산이 부평 조병창 용광로에 던져져 전쟁 무기로 탈바꿈했다고 생각하면 손발이 다 오싹해진다. 문화유산을 빼앗아 간 나라는 많아도 이런 방법으로 말살한 나라가 또 있나. 그런데도 문화유산 파괴를 다룬 ‘반달리즘의 역사’에 일본의 행태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한국이 문화 국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역사를 보존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평역사박물관이 조병창에서 캠프마켓에 이르는 상설 전시를 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라고 본다. 부평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하고 1941년 부평 조병창을 세울 당시 초기 생산 목표는 소총 2만정, 총검 2만정, 경기관총 100정, 군도 1000자루였다고 한다. 지역에서는 ‘미쓰비시 줄사택’의 보존 여부도 논란이다. 역시 부평역사박물관에 따르면 1937년 화물열차와 광산기계를 생산하는 히로나카상공이 설립됐다. 1942년 미쓰비시중공업이 이 회사를 인수해 같은 해 미쓰비시제강 부평공장으로 재편한다. 미쓰비시제강은 박격포와 방탄용 강판 등을 만드는 병기창이었다. 부평2동에 남은 줄사택도 세워졌다. 부평은 태평양전쟁 수행을 위한 거대한 병기공단이었다. 그러니 부평 조병창과 줄사택은 한국사를 넘어선 세계사의 일부분이다. 무엇보다 조병창 터와 줄사택, 인천시립박물관, 부평역사박물관, 전등사를 한데 엮으면 인천의 근대 역사를 보여 주는 훌륭한 역사 투어 코스가 된다. 모두 둘러보고 나면 ‘일제 흔적을 없애고 쇼핑센터로 개발하자’는 일부 시민의 생각도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이 다시 자유화되면 부평 조병창과 인천시립박물관, 그리고 전등사는 중국 관광객의 한국 관광 필수 코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본다. 그렇게 인천시민들이 ‘세계사의 현장’을 ‘우리 손’으로 보존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sol@seoul.co.kr
  • 라임 사태 제재심, 손태승 문책 경고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8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에게 문책 경고를, 우리은행에는 3개월 업무 일부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직무 정지 상당보다는 한 단계 떨어진 징계 수위다. 금감원 제재심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마라톤 회의를 열어 라임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손 회장 등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금융회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업무정지-시정명령-기관경고-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뉘며 통상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이며,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이날 제재는 사안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제재심 결과는 손 회장의 과거 은행장 재임 시절 관련된 것으로 그룹 회장 직무 수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무역금융펀드 피해자들에게 원금을 전액 반환하라는 분쟁조정안과 손실 미확정 펀드의 분쟁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모펀드 사태 징계 또 줄었다… ‘라임’ 손태승 우리지주 회장 ‘문책 경고’

    사모펀드 사태 징계 또 줄었다… ‘라임’ 손태승 우리지주 회장 ‘문책 경고’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모펀드와 관련해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문책 경고 처분을 받았다. 중징계에 해당하지만, 앞서 금융감독원이 사전 통보했던 직무 정지 상당보다는 한 단계 떨어진 수위다.금감원은 8일 오후 2시부터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라임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손 회장에 더해 우리은행도 3개월 업무 일부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 역시 애초 통보된 업무 일부 정지 6개월에서 3개월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에는 과태료도 부과됐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다. 또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업무정지-시정명령-기관경고-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뉘며, 통상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다만 이날 금감원이 결정한 제재는 사안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번 제재심은 지난 2월 25일과 지난달 18일에 이어 세번째로 열렸다. 앞선 두 차례 제재심을 통해 금감원 검사국과 금융사의 입장을 듣는 진술 과정이 마무리되고 이날은 본격적으로 양측이 쟁점을 놓고 공방 벌이는 대심제가 이뤄졌다. 쟁점은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 부실을 사전 인지했는지와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권유를 했는지였다. 우리은행의 소비자 보호 노력이 상당 부분 인정을 받았다는 평이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이전 제재심에서 처음으로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은행의 소비자 보호 조치와 피해 구제 노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무역금융펀드 피해자들에게 원금을 전액 반환하라는 분쟁조정안과 손실 미확정 펀드의 분쟁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이와 관련 CEO에게 지나친 책임을 묻는 게 아니냐는 금감원 안팎의 비판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련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게 강도 높은 징계를 사전 통보했던 금감원이 제재심을 거치면서 잇따라 수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라임펀드와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사인 IBK기업은행과 관련해 김도진 전 행장에게 사전 통보보다 한단계 낮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를 처분하는데 그쳤다. 또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서도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사전 통보했던 ‘3개월 직무 정지’보다 한단계 낮춘 ‘문책 경고’를 처분했다. 한편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징계 수위는 오는 22일 결론을 낼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내부통제 부실로 CEO 중징계까지 할 수 있는지가, 신한금융지주에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복합 점포(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운영의 관리 책임 여부가 각각 쟁점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라임 사태라는 동일한 사안으로 제재 대상에 올랐으나 양쪽의 쟁점이 다른 만큼 ‘분리 결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금융지주는 기관 경고의 중징계와 함께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받았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장미는 피었지만 그대는 가고 없네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장미는 피었지만 그대는 가고 없네

    지난 3월 15일 프랑스 문화부 장관 로즐린 바슐로는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클림트의 ‘나무 아래 장미 덤불’을 적법한 소유주에게 반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그림은 오르세가 소장한 클림트의 유일한 작품이었다. 인상주의에 가려서 외국 작품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오르세는 1980년 큰 맘 먹고 미술시장에 나온 클림트의 작품을 사들였다. 그런데 이 그림이 나치가 약탈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80년 전인 1930년대에 이 그림의 소유자는 노라 스티아스니라는 부유한 오스트리아 여성이었다. 1938년 오스트리아가 나치 독일에 병합되면서 유대인 탄압이 본격화했다. 나치는 유대인의 재산을 직접 몰수하기도 하고, 헐값에 매각하도록 위협해 빼앗기도 했다. 유대인이었던 스티아스니는 살아남기 위해 5000마르크가 나가던 이 그림을 평소 알고 지내던 나치 예술가에게 400마르크에 넘겼다. 그러나 그녀는 목숨을 건지지 못했다. 1942년 체포돼 폴란드로 이송됐고 얼마 못 가 사망했다. 오르세가 작품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최근 나치 몰수 예술품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원소유주가 승소한 예가 많아 오르세는 깨끗이 단념하고 ‘정의를 회복한다’는 명분을 택한 것 같다. 이 그림은 오르세를 떠나 스티아스니의 조카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클림트는 1900년대에 잘츠부르크 동쪽 아터 호반에서 여름을 보내며 수십 점의 풍경화를 그렸다. 이 그림은 풀밭에 서 있는 나무와 장미 덤불을 묘사하고 있다. 윗부분 양쪽 구석에 하늘이 아주 조금 보일 뿐 정사각형 캔버스는 연두에서 짙은 초록에 이르는 작은 점들로 채워져 있다. 중간중간 섞인 노랑과 주황색 점이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나무 밑에는 분홍 꽃이 활짝 핀 장미 덤불이 있다. 자연에 뿌리박고 있지만, 이 그림은 상징적이고 장식적이다. 정사각형 캔버스는 수직선과 수평선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원근법은 사라지고 패턴처럼 배열된 색점들로 메워진 화면은 태피스트리나 러그처럼 보인다. 활짝 핀 장미꽃과 우거진 숲의 향기가 감도는 한 조각 파라다이스 같다. 그곳에서는 유한함과 영원함이 하나로 된다. 죽은 이도 평안하기를. 미술평론가
  • 묶인 노후자금 ‘큰 산’ 넘었지만… NH증권 3000억 돌려줄까

    묶인 노후자금 ‘큰 산’ 넘었지만… NH증권 3000억 돌려줄까

    최근 2년간 수많은 개인투자자를 울린 사모펀드 사태가 수습을 위한 큰 산을 넘었다. 사기성이 짙고, 피해액과 관련 민원이 많았던 양대 펀드인 라임·옵티머스 펀드의 분쟁조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갈 길도 만만찮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투자 원금 전액(3000억원)을 돌려주라”는 금융 당국 결정을 따를지 불투명한 데다 노후자금 등이 묶여 있는 다른 환매 중단 펀드들도 여럿 남아 있어서다. 6일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일반 투자자들이 제기한 옵티머스 펀드 민원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법령을 적용한 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만든 투자제안서와 NH투자증권 직원 교육용인 상품 숙지자료 등이 엉터리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옵티머스 측은 투자 제안서에 ‘만기 6~9개월짜리 공공기관 확정 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하겠다’고 썼지만, 금감원 조사 결과 이런 채권은 원천적으로 존재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란 건설사가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뒤 ‘특정 기한이 지난 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공공기관 등의 약속에 기반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현행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공공기관 등은 공사대금을 검사 완료일(또는 청구일) 후 5일 이내에 지급하게 돼 있다. 만기가 수개월짜리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은 존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의 허위 투자제안서를 믿고 고객들에게 판매했다. 실제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들은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공공기관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 보장이 된다”거나 “수익률 2.8%가 거의 확정되고 단기 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일반 투자자가 공공기관 확정 매출채권의 존재 유무까지 따져 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고 말했다. 금감원 분조위가 전액 반환을 권고하면서 이제 공은 NH투자증권으로 넘어갔다. 이 회사는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도 책임이 있기에 세 기관이 ‘다자 배상’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분조위 결정을 수용할지는 NH증권 이사회가 결정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NH증권 혼자 잘못한 게 아닌데 원금 전액 반환을 홀로 책임지는 게 맞느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피해자들에게 유동성(돈)을 선지급했는데, 이때도 사외이사 중 3명이 배임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임했다. 환매 중단된 다른 펀드의 분쟁조정 절차도 남아 있다. 금감원은 오는 19일 신한은행이 판 라임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 분조위를 열고 라임 관련 분쟁조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5월부터는 헤리티지와 디스커버리 등 피해액이 큰 펀드의 분쟁조정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젠투, 아름드리, 팝펀딩, 알펜루트 펀드 등은 피해자들이 판매 금융사와 보상 논의를 하고 있는데, 일부 은행들이 소극적 태도를 보여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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