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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휴대전화의 삶/박홍기 논설위원

    H씨는 휴대전화가 없다.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지방대 교수로 신분을 바꾸면서 아예 없앴다. 시도때도 없이 걸려 오는 휴대전화에 진력이 나서란다. 그러나 느긋하게 사는 법을 다시 배우고 싶다는 게 진짜 이유이다. 벌써 4개월째다. 대신 전화에 녹음장치를 설치했다. 용무가 있는 분들에게 메시지를 남길 것을 부탁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삐삐’로 불리던 비퍼를 찼을 때만해도 여유가 있었다. 번호가 찍히지 않던 시절의 삐삐가 울리면 당연히 회사로 알면 됐다. 번호가 나오던 삐삐 때에는 회사인지, 친구인지, 집인지, 거래처인지를 그나마 머리를 굴린 뒤 전화할 겨를도 있었다. 굳이 전화할 필요가 없는 귀찮은 번호도 적잖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면서 바빠졌다. 울리는 전화를 안 받을 재간도 없다.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는다.‘리얼 타임’의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즘 분 맞으세요.”라는 핀잔을 받기가 일쑤다. 사실 직장이나 가정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 왠지 정신이 없다. H씨와 같은 이유가 아니더라도 단 며칠이라도 휴대전화를 놓고 지내면 어떨까 싶다. 우리에게 남아 있을 삶의 느긋함을 찾기 위해.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 무중력 세계로의 달콤한 동경

    [박은영의 DVD 레서피] 무중력 세계로의 달콤한 동경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던가.‘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멸망한 지구를 떠나 우주를 떠도는 지구인과 외계인 친구의 기상천외한 여행기다. 원작은 소설인데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제작되기 전까지는 영화화되기 불가능한 소재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나이트가운과 타월을 두른 히치하이커들의 여행은 초기 ‘스타워즈’를 연상시키는 SF 영상에 능청스러운 농담이 더해져 기발하기 이를 데 없다. 어린 시절 우주여행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우주여행이 일반화되려면 멀었다는 것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도 무중력 세계와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에 대한 동경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다. 마치 아이들이 북극 어딘가에 있다는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제조공장에 가는 걸 꿈꾸듯이 말이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산타를 믿지 않는 소년이 크리스마스이브에 북극행 열차를 타고 떠나는 환상적인 여행기다. 원작은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인데 아이에게 이 동화를 읽어주던 톰 행크스가 로버트 저메키스에게 아이디어를 냈고, 꿈을 잃어가는 아이들과 유년의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의 환상을 극대화한 영상과 사실적인 묘사가 시종일관 시선을 사로잡는다. ●폴라 익스프레스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했으니 거의 1년 만의 DVD 출시다. 홀드 백 기간을 고려하면 초여름에는 출시되었어야 하지만 역시 이 계절에 봐야 제 맛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이 애니메이션은 센서를 단선적으로 몸에 부착해 배우의 연기를 잡아내던 모션 캡처보다 한층 더 입체적인 퍼포먼스 캡처를 도입해 살아 있는 듯한 움직임을 잡아냈다. 더불어 화려하고 다양한 색체감, 카메라 앵글이 잡을 수 없는 환상적인 각도의 영상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속도감도 보여준다. 부가영상에서는 톰 행크스가 1인 5역을 소화한 흥미로운 제작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우리나라에선 조용하게 단관 개봉되었지만 명색이 미국 박스 오피스 1위에 등극한 블록버스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상상력을 고풍스러운 인형들과 세트로 표현해 온통 CG로만 도배한 최근 SF들과는 다른 아날로그의 미덕이 느껴진다.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가 우주선의 이동감이나 전투신을 박진감 있게 표현했으며 특히 엔딩과 오프닝에 수록된 코믹한 주제곡은 잔잔하면서도 재치 있게 들린다.2가지 버전의 코멘터리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삭제장면, 제법 심도 있게 꾸며진 제작과정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달래 준다. mlue@naver.com
  • [neoPSAT와 함께 하는 실전강좌] 상황판단 영역

    ●유형 가이드 정보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주어진 정보를 구체적으로 이해, 적용하거나 포괄적으로 이해, 일반화하는 해석 과정과 정보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 등을 포함하는 평가 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평가는 적절한 해석을 바탕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석은 평가의 기초로 볼 수도 있다. ●예시 유형 딱딱하고 추상적인 표현과 탁월한 논리성을 특징으로 하는 법 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하고 추론을 통해 정보를 재생산 및 확대하는 유형 ●해법 법 조항은 명확하게 계서제(hierarchy)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즉, 상위항목→하위항목(조→항)의 체계로 되어 있다. 이 때 상위항목은 좀 더 포괄적인 진술을, 하위항목은 구체적인 진술을 담고 있으며, 후자는 전자의 범위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 법 조항은 고도의 유기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관련 조항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각 조항들의 연관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문제 다음은 ‘지방분권특별법안’의 일부 조항이다. 이를 읽고 판단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제2장 지방분권의 추진과제 제9조(권한 및 사무의 이양) (1)국가는 제6조의 규정에 의한 사무배분원칙을 바탕으로 그 권한 및 사무를 적극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여야 하며, 기관위임사무를 정비하는 등 사무구분체계를 조정하여야 한다. (2)국가는 권한 및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에 포괄적·일괄적으로 이양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제10조(특별지방행정기관의 정비 등) (1)국가는 이미 설치된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실태를 파악하여 특별지방행정기관이 수행하고 있는 사무 중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사무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도록 하여야 하며, 새로운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설치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기능이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유사하거나 중복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2)국가는 지방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지방교육에 대한 주민참여를 확대하는 등 교육자치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3)국가는 지방행정과 치안행정과의 연계성을 확보하고 지역특성에 적합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자치경찰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 (4)국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개발의 정도,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 그 주민의 의사에 따라 관할구역을 조정할 수 있도록 보다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여야 한다. 제11조(지방재정의 확충 및 건전성 강화) (1)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사무를 자주적·자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지방재정의 발전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2)국가는 국세와 지방세의 세원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하며, 지방세의 새로운 세목을 확대하고 비과세 및 감면을 축소하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자주적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 (3)국가는 사무의 지방이양 등과 연계하여 지방교부세의 법정률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고, 국고보조금의 통·폐합 등 포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고보조금제도의 합리적 개선 및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력 격차를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4)지방자치단체는 자체 세입을 확충하고 예산지출의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5)지방자치단체는 복식부기회계제도를 도입하는 등 예산·회계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여야 하며,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하략- (1)이 법의 제6조는 사무배분원칙을 제시하여 적극적으로 중앙정부의 권한과 기능을 지방정부에 위임할 것을 밝히고 있다. (2)중앙정부의 권한과 기능을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데에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3)지방자치단체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업무 중복 및 효율성에 관한 판단의 주체는 중앙정부이다. (4)이 법은 치안과 교육 등의 분야에서 자치의 원칙을 수립하는 것을 지방정부의 의무로 정하고 있다. (5)지방정부의 재정 확충을 위한 수단은 크게 조세와 국고보조금 제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해설 (1):제9조 1항에서, 제6조에서 제시한 사무배분원칙을 ‘바탕으로’ 사무의 이양 및 위임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는 진술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2):제9조 2항에서, 사무 및 권한을 이양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3):제10조의 각 조항들은 모두 행위의 주체를 국가, 즉 중앙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4):(3)의 내용으로 보아,(4)는 잘못된 추론이다. (5):국세와 지방세의 조정, 세목의 확대 및 세금 감면의 축소 등은 조세를 통한 지방재정 확충 수단이고, 국고보조금의 통·폐합과 국고보조금 제도의 개선 등은 국고보조금을 통한 수단이다. 법안이 제시하고 있는 재정확충 수단은 크게 이 두 가지이다. 따라서 정답은 (4). 출제:유호종 (서울대 철학박사)
  • [옴부즈맨 칼럼] 인용보도의 허와 실/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인용보도는 언론에서 특정 기사에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한다. 인용보도의 범위는 사건당사자나 관련자, 관련 전문가를 포함하여 각종 발표와 조사결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적절한 인용보도는 기사의 질을 높이고 독자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적절치 못한 인용보도는 기사의 정확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사건의 본질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 서울신문의 인용보도 사례를 짚어보면 몇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최근 국내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는 식약청의 발표가 있었다. 발표 다음 날인 11월4일 서울신문은 1면 머리기사로 ‘소·돼지 똥 준 배추가 원인’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업체 사장의 고백을 빌려 생산 공정과 유통 실태를 파헤치는 내용이었다. 이런 기사는 그동안 우리 신문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참신한 방식이었다. 쟁점 사안의 당사자 의견을 가감 없이 전하는 새로운 인용보도 방식이었다. 그동안 인용보도는 주로 기사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사용해 왔다. 따라서 인용 그 자체가 기사가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차원에서 서울신문의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하나의 인용을 빌려 전체 기사를 쓴다는 것은 ‘부분으로 전부를 얘기’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사에서 “남부지방 김치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절반 가까이 기생충 김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단정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이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신중치 못한 보도였다. 인용보도를 할 때 검증이 필요한 다른 사례도 있다.11월9일 서울신문 부동산면에는 ‘내년 아파트값 4.7% 하락’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건설산업연구원의 한 연구원의 주장을 인용하여 내년 주택경기를 전망하는 보도였다. 아파트값 하락과 같은 사안은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 내용이 개인의 의견인지, 아니면 해당기관의 의견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했다. 아울러 내년 주택경기에 대한 다른 연구결과와 비교하여 제시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인용보도시에는 정확한 용어 사용이 필요하다. 같은 9일자에 1면 톱으로 단독 보도한 ‘전·의경 인권 실태’ 인권위 보고서에 대한 헤드라인이 대표적이다. 이날 서울신문은 ‘10명중 1명 성추행 시달려’라는 제목으로 전·의경의 인권실태 조사내용을 보도했다. 이 기사를 본 독자들은 전의경의 10%가 성추행으로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본문은 “전·의경의 10%는 포옹, 신체 만지기, 성기 만지기, 자위행위 강요 등을 경험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헤드라인은 ‘10명 중 1명 강제 성적접촉에 시달려’라는 제목이 더 적합할 것이다.‘성추행’과 ‘성적 접촉’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 인터넷 사이트의 여론조사내용에 대한 인용보도는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인터넷 조사는 대부분 특정사이트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 서울신문이 11월9일자 여성&남성면에 실은 ‘男 육체적 관계 女 사랑에 빠졌을 때’의 기사는 한 여성포털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외도의 출발점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결과다. 따라서 특정 사이트의 회원을 상대로 한 조사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기에는 적절치 않은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일반 여론조사와 동일한 결과로 생각했을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적절한 인용보도는 기사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기사의 신뢰도를 높인다. 그러나 정확하지 못한 인용보도는 신문의 질을 떨어뜨리고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김치파동과 같은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기사일수록 신중한 보도태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용 보도시에는 그 출처와 내용을 다시 한번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검증 저널리즘은 매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신문이 차별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원칙이기도 하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전교조/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전교조가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참 아이로니컬하다. 교원평가제는 분명 개혁적 방안인데 개혁적 교사단체라고 자부하는 전교조가 반대하고 있는 것은 뜻밖이다. 교원평가제 반대파에 맞서 싸우는 게 우리가 예상한 전교조의 모습이었다.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조합원의 이익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익을 지키려다 이율배반에 빠진 게 현재의 전교조다. 개혁을 부르짖다 스스로 개혁의 도마에 오르자 수구적 태도로 돌변한 꼴이다. 전교조는 거꾸로 가고 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 세력의 이기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전교조는 교원평가를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보는데, 지나친 비약이다. 개인 평가와 경쟁이 곧바로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교원평가제를 구조조정의 수단이라고 치자. 경영 위기에 빠졌을 때 구조조정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다. 외환위기 당시 많은 기업들은 근로자를 해고하는 아픔을 감수한 끝에 살아남지 않았나. 전교조의 주장대로 지금은 교육의 위기 상황이다. 학급당 학생수가 50명을 넘고 교사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교육은 계속 팽창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학원에서 밤늦도록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잠을 잔다. 학생들을 바르게 가르치고 이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매로 다스리고 싶어도 체벌금지 규정이 가로막는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아직 멀기만 하다. 정작 전교조가 해야 할 일은 이렇게 비뚤어진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교원평가제는 교사들을 몰아내기보다는 경쟁을 통해서 교육의 위기를 돌파해보자는 뜻으로 보여진다. 기업체는 물론이고 일반 공직사회에서도 경쟁과 평가의 개념은 도입된 지 오래다.5급 사무관이 팀장이 되어서 윗직급을 부리고 있다.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해서 그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은 많은 조직에서 일반화됐다. 다면평가와 평가의 수치화, 성과급·연봉제를 반대하는 것은 계속 ‘온실 속의 철밥통’으로 남겠다는 옹고집과 다름없다. 툭하면 연가투쟁을 하려는 것도 교사의 본분에 어긋난다. 교사는 교육자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가 요구된다. 거리로 뛰쳐나온 교사들의 모습은 볼썽사납다. 교실에서 배움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거리의 선생님들을 곱게 볼 리 없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는 그로해서 한꺼번에 무너진다. 교원평가제는 이념과 상관없다. 적어도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보혁 논쟁을 끌어들여서는 곤란하다. 이른바 ‘보수꼴통’이 전교조를 공격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념적 편가르기와 다름없다. 욕하는 보수보다 침묵하는 진보가 더 밉다. 전교조 교사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낸 성과들에 학부모들은 한편으로 박수를 보냈다. 촌지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고 폭력 학생들의 선도에도 애를 썼다. 교육의 기회균등과 학벌주의 타파와 같은 주장에는 많은 사람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의 이런 노력은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지만 전교조는 점점 외면받고 있다.2003년 3월 9만 416명까지 증가한 조합원은 2년만에 8만 4400명으로 줄었다. 가입률은 17%에 지나지 않는다. 순수한 생각으로 전교조 초기부터 참여했던 교사들의 이탈도 눈에 띈다. 전교조가 외면당하는 것은 점점 강해지는 이념성 탓이다. 이념의 전장(戰場)은 정치권만으로 충분하다. 국민 대다수는 이념 논쟁을 지겨워한다. 학교가 이념의 마당이 되는 것을 부모들은 원치 않는다. 학교는 보편적 가치를 가르치는 곳이다. 이념은 강요할 게 아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교사들의 몫이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생각해보자는 것은 교육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나쁘다고만 가르치는 것은 일방적인 주입이다. 미국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가르쳐서 학생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이끌어 줘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더 시급한 문제들이 많다. 사교육에 기대지 않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이 첫째다. 십년전과 똑같은 교안을 들고 가르치는 무사안일주의를 깨뜨려야 한다. 평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www.eduhope.net. 전교조의 홈페이지 주소다. 교육(education)에 희망(hope)을 주자는 뜻일 게다.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겠다.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sonsj@seoul.co.kr
  • [학부·학과 올 가이드](8)자연과학

    [학부·학과 올 가이드](8)자연과학

    미래과학 기술인력의 산실이 자연과학계열 관련 학과들이다. 국가에서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기초 자연과학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들어 황우석 교수 신드롬이 불면서 일반인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산업 종사자들도 이러한 자연과학계열 전공자들이 주축이다. 자연과학계열 전공 특성 등을 정리한다. 자연과학계열은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학문을 배우는 이공계열과 달리 순수 기초과학을 배우는 곳이다. 우주와 물질의 기원부터 생명현상까지 다양한 물질세계의 원리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한다. 물리, 화학, 수학, 동·식물학, 자원학, 환경학, 통계학, 천문기상학, 지구지리학과 등이 있다. 자연과학을 공부하려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이 왕성하면 좋다. 자연과학을 택하기 전에 자신에게 어떠한 적성이 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물리학과 서울대 물리학과의 학과 소개에 따르면 물리학은 우주의 궁극적인 기본원리를 찾고, 그를 바탕으로 자연현상에 대한 합리적 이해를 추구하며 새로운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연결시키는 학문이다. 물리학은 미세한 소립자의 세계에서 무한한 우주의 구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연현상의 본질을 다루는 한편 반도체를 포함한 응집물질, 레이저, 입자 가속장치 등과 같이 첨단과학기술과 밀접한 분야들도 포함한다. ●생물학과 생명의 탄생, 발달, 유전, 진화 등 생명체를 연구하는 분야다. 모든 응용분야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오늘날 첨단 과학의 기초가 되는 순수학문이다. 최근 들어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나 이에 따른 생태학적 연구, 유전자 공학에 따른 생명체의 연구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분야다. 일반생물학, 일반화학, 동물분류학, 식물분류학, 동물해부학, 식물형태학, 일반생리학, 세포학, 조직학, 유전학 등을 배운다. 생물학 전공 졸업생들은 대학원에 진학, 식물·동물·미생물·유전·분자생물학 등 관련 전공분야를 연구, 교수로 진출하거나 생명과학과 관련된 식품, 제약회사 연구원 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원자력 연구소, 환경문제 연구소, 국립보건연구원 등의 국·공립 기관의 연구원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 ●화학과 화학 분야는 물질의 성질, 조성 및 구조 그리고 그들 사이의 상호변환인 화학 반응 등을 연구하고 나아가 현대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물질의 합성이나 새로운 현상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첨단산업의 바탕이 되는 기초과학의 중요한 분야다. 화학을 전공하려면 화합물의 조성이나 구조, 화학반응의 과정들을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밝혀내기 위한 실험과 관찰, 많은 생각과 창의력이 요구된다. ●미생물 미생물(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동물)학은 단세포로 되어 있는 세균, 바이러스 등 미생물 안에서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단세포로 되어 있는 미생물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현상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기초학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유용한 물질을 합성하거나 공장에서 폐기되는 물질을 분해하는 환경보존 분야까지 다룬다. 졸업생들은 각종 연구소는 물론, 제약회사, 주류 생산업체, 우유가공업체, 효소 생산업체, 식품 첨가물 제조업체, 화장품 제조업체 등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 ●수학과 수학은 수와 함수, 공간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엄격한 논리체계 및 사물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모든 과학의 언어로서 자연과학, 공학은 물론,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응용된다. 불과 50년 전에는 응용될 수 없는 것 같아 보이던 순수수학 이론들도 오늘날에는 자동화된 구조의 제어, 위성으로부터의 데이터 전달, 재무기록의 보호, 계산을 위한 효율적인 알고리즘 등과 같은 응용 분야에 꼭 필요하게 됐다.(경희대 수학과 홈페이지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자연계 유리 선배들의 전공선택 노하우도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자연과학 계열 전공의 최근 두드러지는 특징은 생물·화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이들 학과전공이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시험인 미트(MEET)나 디트(DEET)시험 준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영학도가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이들 과목을 따로 학원에서 배우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이들 학과진학이 상대적으로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자연과학 계열 관련 학과를 학부 단위로 뽑는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돼 다른 전공들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학부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서울 지역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울시립대와 중앙대 등 학과별로 신입생을 뽑는 대학들의 경우 지난해 생물학과와 화학과의 성적이 다른 자연과학 계열 전공에 비해 수능점수가 10점 이상 높았다. 또 다른 특징은 교사가 되기 위해 지원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범대에 비해 당장 입학하기 쉬운데다 교직과목을 이수한 뒤 교원임용고사를 치러 교사로 진출하는 코스를 노리는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자연과학계열 합격 전략 자연과학 계열 전공도 다른 계열처럼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요한 것은 대학별로 반영 영역과 비율이 큰 차이가 나 꼼꼼히 살펴서 미리 지원 대학을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내신과 수능을 반영한다. 논술을 치르는 대학은 거의 없으며, 서울대만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결국 수능이 당락의 변수가 된다. 수능 성적은 대학별로 반영 영역이 다르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경우 언어와 수리, 외국어, 과학탐구 등 네 영역을 반영한다. 중위권 이하 대학들은 언어를 제외한 세 영역을 반영하는 추세다. 수리에서는 상위권은 ‘가’형을, 중위권 이하는 ‘나’형을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학탐구 영역 반영 방법도 대학별로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는 과탐 8과목 가운데 Ⅰ과목 세 개를 마음대로 선택하되, 이미 선택한 Ⅰ과목과 연관된 Ⅱ과목 하나를 반드시 선택하도록 하는 ‘3+1방식’으로 반영한다.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서울 지역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부분 과탐 8과목 가운데 마음대로 3과목을 고르도록 하고 있다. 중위권 이하 대학들은 주로 두 과목만 반영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대학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마다 반영 비율과 영역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의 경우 언어와 수리, 외국어는 각 30%씩 반영하지만 과학탐구는 10%만 반영한다. 과탐은 거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숙명여대는 언어와 외국어는 각 10%씩만 반영하지만 수리와 과탐은 각 40%씩 반영, 수리와 과탐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때문에 남은 기간 수능에 대비할 때도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해당 대학에서 중요시하는 영역을 공부하는데 시간을 집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진로와 적성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어느 정도 향후 진로의 윤곽이나 목표는 정해놓고 지원하는 것이 나중에 취업이나 진학에 도움이 된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당장 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겠지만 대학 졸업 이후 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교직과목을 이수해 교직으로 진출하려고 생각한 수험생들도 신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과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들어야 교직과목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교직과목을 들은 뒤에는 교원임용고사에 응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도움말: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회진출 선배들의 조언 “스스로 좋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면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자연과학 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에게 주는 공통적인 조언이다. 현재 기업체와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에게 얘기를 들어봤다. ●LG필립스 엔지니어 이동우(27)씨 구미 공장에서 LCD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전체적인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 성균관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처음으로 느낀 것은 공부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웬만큼 공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이 많다. 기초과목이 많다 보니 대학 다닐 때는 ‘이런 것 배워서 어디에 쓰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실제 기업에 입사해보니 큰 도움이 되더라. 기초학문의 장점은 기본에 충실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응용력이 뛰어나고 기술 이해도 빠르다는 점이다. 나는 학사만 마쳤지만 기업체의 경우 석사까지는 대우가 거의 비슷하다. 기업체에서 전문가로서 대우를 받으려면 박사학위를 마쳐야 한다. 물리학과의 경우 졸업 후 진로는 반도체나 LCD 등 첨단기술 분야가 많다. 요즘에는 계속 공부를 하는 경우보다는 빨리 취업하려는 경향이 많은 편이다. 특히 화학이나 생물학 전공자의 경우 기업의 수요가 많다. 자연과학 계열 전공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초학문의 경우 첨단산업에 발을 들여놓기 쉬워 일하면서 보람도 적지 않게 느낀다. 물리나 화학·생물 등 기초과학에 관심이 많고 재미를 느낀다면 도전을 권하고 싶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위성관제기술연구팀 이병선(42) 책임연구원 연세대 천문우주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우리나라 다목적위성인 아리랑위성 1호의 관제 기술을 국산화했고, 오는 2008년 말 쏘아올리는 통신해양기상위성 관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자기가 좋아하면 하라.’는 것이다. 다른 분야는 억지로 하면 돈이라도 벌 수 있지만 이 분야는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려면 최소한 석사 이상은 마쳐야 가능하다. 석사 2년에 박사는 3∼6년이 걸린다. 특히 과학 분야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계속 새로운 이론과 기술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연구가 불가능하다. 늙어서도 공부할 수 있을 만큼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석사 과정 때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석사 10명 가운데 3∼4명은 유학을 선택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직장까지 잡아 경력까지 쌓은 뒤 국내에 들어오거나, 아예 현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생각나눔] 남북 공무원 ‘호칭 통일’?

    “A분야는 김○○ 선생님 담당이시고요,B업무는 이△△ 선생님한테 물어 보세요. 그리고 C문제는 박□□ 선생님한테….” 31일 기자가 통일부의 모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가 여직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계급이 엄격한 공무원 사회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생경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런 호칭이 통일부 내에 상당히 일반화돼 있었다. 왜일까. 한 직원은 “하위직에 대한 마땅한 호칭이 없어서….”라고 했다.6∼7급 주사나 8급 이하 기능직을 지칭할 말이 적당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주사’라는 호칭은 고리타분한 데다 말단직이란 인상이 강해서 선뜻 입에 올리기 어렵다고 한다.그런 점에서 선생이라는 호칭은 무난하다. 듣는 사람도 좋고, 쓰는 사람도 별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선생’일까. 한 직원은 “우리가 자주 접촉하는 북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선생이라는 호칭이 전 분야에 걸쳐 일반화돼 있다. 북에 가서 식당종업원을 부를 때는 그냥 ‘선생’이라고 하면 무난하다. 북측 당국자가 남측 인사를 부를 때도 ‘철수 선생’,‘영희 선생’하는 식이다. 남측도 그들을 ‘∼선생’이라고 부르다 보니 입에 붙게 됐고, 나이나 직함을 번거롭게 따질 필요없이 편하다는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는 것이다. 적어도 호칭에서는 이미 남북의 공무원들이 ‘통일’에 근접했다고도 볼 수도 있을까.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로비의 제도화/조승민 지음

    우리나라에선 로비=검은 거래라는 부정적 인식이 일반화돼 있다. 정치권, 기업등의 불법적인 로비활동은 자연 비리 사건과 연결되고, 나아가 특정 집단의 이익에만 부합했기 때문이다. 색안경을 끼고 보니 자연 로비 활동을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이익추구 활동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사소통인 로비가 마치 음성적인 범죄의 하나로까지 생각되는 한 미국 등 외국처럼 로비의 합법화는 요원하다. ‘로비의 제도화’(조승민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를 펴낸 저자는 로비제도의 공론화를 제기한다. 국회 입법보좌관 등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입법과정에서의 로비 사례, 문제점 등을 밀도있게 연구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우선하는 자유주의에서 로비를 청원권 행사의 하나로 접근한 그는 로비 제도화가 국가 독점적인 정치 시장의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의 지배력이 막강한 정치시장에서 로비는 특히 사회적 효율성 측면과 알권리 신장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공기업 취업 성공기] 계산문제 많은 전공시험 ‘손으로 풀기’ 연습을

    [공기업 취업 성공기] 계산문제 많은 전공시험 ‘손으로 풀기’ 연습을

    환경공학을 전공해 화학직군에 응시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인터넷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전공시험을 본다. 시험은 시사와 전공이며, 나는 전공시험으로 화학과 환경을 봤다. 시사는 인터넷과 신문·뉴스를 주로 이용했다. 일반적인 시사 책을 보는 것은 너무 지루하고 내지식이 돼주지 못한다. 전공했던 환경의 경우는 취업준비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해왔기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화학은 가장 커다란 장애물이었다. 일반 서점에서 파는 문제집은 그 내용이 너무 취약했기 때문에 일반화학 책을 봤다. 두 권으로 된 두꺼운 화학책을 들고 매일 도서관으로 갔다. 그 누구의 조언도 없었기에 무슨 문제가 나올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공기업에 관련한 카페에도 가입했지만 한수원의 화학직군에 관련한 것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발전소란 특성을 생각해 열역학을 주로 공부했고 원자력을 알기 위해 관력서적을 읽었다. 한수원에 입사 지원서를 작성한 날부터 매일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회사 소개나 홍보·자료들을 봤고, 현재의 중점사항들을 체크했다. 이후에 면접을 볼 때 유용한 자료로 쓰였다. 요즘 들어 전공보다는 어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전공 또한 중요하다. 한수원 전공시험은 난이도가 높다. 시간에 비해 계산문제가 많고 계산기 사용이 금지되므로 이에 대비하는 것도 좋다. 전공시험을 통과하고 논술과 인·적성검사를 보고 3일 후에 면접을 봤다.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순간 막막했다. 인·적성검사는 서점에서 파는 관련 문제집을 사서 보며 경향을 파악했다. 논술은 그 당시의 사회 이슈를 위주로 글을 써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논문집을 봤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평소에 책을 읽던 습관이 많은 도움이 됐다. 면접은 홈페이지에서 회사에 관한 사항들, 이를테면 ‘최초로 원자력 발전을 한 것은 1978년 건설된 고리 1호기’ 등 관련사항을 알아두는 것이 이롭다. 또한 카페에서 한수원의 면접 경험자들의 글을 모두 체크해두면 좋다. 면접은 개인 면접과 집단 토론 면접으로 이루어진다. 면접관의 질문 의도파악이 중요하고 너무 강한 목소리보다 차분한 목소리가 더 높게 평가된 것 같다. 자리가 아무리 불편하고 불안하더라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 다리를 꼬고 면접을 같이 본 사람이 있었는데 당연히 지금 한수원 식구가 안됐다. 한수진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
  • 경제특구·제주 영어 공용어 추진

    초·중·고교의 영어교육이 의사소통 중심으로 개편된다. 경제특구 및 국제자유도시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일 이같은 방안을 포함한 향후 5년간(2006∼2010)의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열었다.계획안은 재경부, 교육부, 과기부 등 19개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었다. 주요 과제별 투자계획과 추진일정을 보완한 뒤,11월말 국가 인적자원개발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영어몰입식 교육시범 실시계획안에 따르면 오는 2010년까지 모든 중학교에 원어민 보조교사가 배치된다.생활영어 교육강화, 영어교사 교수법 개선을 위한 연수도 활성화한다. 고교까지 영어교육 10년을 받아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현행 영어교육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인천, 부산·진해, 광양 등 3개 경제특구와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방안이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특히 이 지역의 초·중등학교에서는 다양한 교과 내용을 외국어로 가르치는 ‘영어 몰입교육(English Immersion Program)’이 시범 실시된다.지역 특성에 따라 영어와 제2외국어 교육을 병행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하는 영어교육을 단계적으로 앞당겨 조기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영철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특구 및 국제 자유도시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려면 택시, 상점, 도로표지판 등에 영어사용을 일반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교육 등한시 단체장은 낙선될 수도 지자체의 지역인적자원개발 역할을 독려하는 방안도 있다.지역내 평생학습참여율, 교육 및 인적자원 투자 정도, 주민 평균교육연수 등으로 구성된 ‘지역인적자원잠재력 지수’를 개발, 이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이다. 지수가 나쁘게 나오는 지역 단체장의 경우, 다음 선거에서 지역주민들의 외면 끝에 낙선될 가능성도 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실전 논술] 권력의 우상화와 지도자의 태도

    다음은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일부이다. 이 글을 바탕으로 하여,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되고 있는지 밝히고, 권력이 바람직하게 집행되기 위해 지도자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뭐라고 해도 평의회가 환자들의 권익을 대표하여 그들의 의사를 병원 당국에 반영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원장이 허용할 수 있는 통치 원칙 한계 안에서 그칠 수밖에 없었다. 통치라는 말이 좀 마땅치 않은 표현일는진 모르지만, 이 섬 병원의 원장이라는 직위야말로 사실은 이 병원과 섬 전체를 통치한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모든 권한이 함께 주어진 절대 지배자의 그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병원뿐만 아니라 섬 주민 전체의 생활 일반까지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 곳대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규율을 정하고, 그 규율을 시행하며, 그것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처벌까지 가할 수 있는 원장의 지위였다. 원생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평의회의 기능에는 스스로 한계가 지어지게 마련이었다. 지배하는 원장과 지배를 받는 원생들 사이에 극단한 이해 상충이 일어나고 보면 물러서야 할 쪽은 처음부터 자명했다. 그런 경우 이 편의 뜻이 사지고 안 사지고는 오로지 원장의 아량 하나에 달리게 된다. 원장이 아무리 원생들의 이익을 배반하려 한다고 해도 평의회에선 그 원장까지 갈아치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은 바로 그 점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겠지만, 한 원장에 대해 원생들이 자기 편의 주장이나 이익을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의 근거란 그 원장에 대한 최종적인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는 도대체 진정한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평의회에선 어떤 극단한 경우라도 원장을 선택하고 안 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애초부터 가능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중략) 주정수는 이 섬과 원생들을 위해 그 자신이 원장직을 자청해 왔다는 소문까지 있는 인물이었다. 일본의 어떤 유수한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끝낸데다가, 총독부 위생관을 시작으로 그가 걸어온 관계(官界)의 경력만 해도 전도가 이미 훤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보증된 출세의 길을 버리고 이 외진 섬으로 원생들의 치료를 자청해 온 것이라면 그 나름의 깊은 뜻이 있음직한 일이었다. 그는 섬으로 부임해 오기도 전에 벌써 구라협회(救癩協會)의 기금을 끌어 내어 그 때까지도 일부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던 섬 토지를 모조리 매수해 들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외모만으로 사람의 됨됨이를 점쳐 버려서는 안 되었다. 한데 이 날 아침 주정수 원장의 취임 연설로 보아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선입견을 씻으려고 한 원생들의 노력은 과연 크게 빗나가질 않은 것 같았다. 주정수는 그 여자처럼 가늘고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로 정력적인 취임 연설을 진행해 나가고 있었다. ―나는 여러분에게 약속하겠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우선 이 섬을 원생들의 낙원으로 꾸며 놓겠다고 약속했다. 시책의 제일 목표를 새로운 병원 시설과 환자촌의 수용 시설 확충 및 요양 환경 개선 사업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리하여 이 섬을 동양 제일, 아니 세계 제일의 나환자 요양소로 꾸며서 버림받고 쫓겨온 사람들의 새로운 고향, 자랑스런 낙토로 만들어 놓고 말겠다고 장담했다.(중략) 원생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열심히들 일을 했다. 병사(病舍) 지대 3개 부락(당시)에서 작업이 가능한 사람들은 매일같이 벽돌 공장으로 혹은 병사 신축장으로 고된 출역을 계속하면서도 누구 한 사람 피곤해할 줄을 몰랐다. 모처럼 일삯이라는 걸 받아 보는 것도 대견스러웠지만, 자기 손으로 벽돌을 구워 내고 자기 손으로 자기가 살 집을 지어 낸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위안을 느끼게 했다. 자기의 힘으로 자신의 낙원을 꾸민다는 자부심이 모처럼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했다.(중략) 주정수도 만족했다. 그는 오직 원생들 때문에 즐거워지고 그들이 만족해하는 것을 보고 그도 함께 즐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였다. 주정수의 낙원 설계는 그보다도 더욱 완벽하고 신념에 찬 것이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이제 일차 공사를 치른 경험을 통해서 보다 충분한 자신까지 얻고 있었다.(중략) 주정수는 말이 없었다. 동상 건립 결의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리고 강제나 다름없는 모금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는 말이 없었다. 자신의 동상 건립 계획을 사양하지도 않았고 모금 운동을 중단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아는 듯 모르는 듯 그 일에 대해서는 도대체 아랑곳을 하지 않았다. 사또가 그를 대신해서 모든 일을 추진해 나갔다. 그리고 맨 처음 그 일을 제안하고 나섰던 이순구가 모금 운동에 앞장서 돌아다녔다. 모금 성적이 나쁜 부락 대표들에게는 갖가지 위협과 압력을 가했다. 마침내 4만 7천여 원(당시 일당 임금 3전)에 이르는 기금이 모아지고, 본격적인 동상 건립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주정수는 끝내 말이 없었다. 원생들은 다시 동상 건립 작업장으로 노역을 나가야 했다. 공원 정면, 연단처럼 두드러진 구릉 위에다 동상을 세울 터를 정하고 거기에 다시 축대를 쌓아올렸다. 화강암을 18척이나 쌓아올린 그 축대의 전면에는 ‘周正秀園長像’이 새겨지고, 그 후면에는 사또와 이순구를 비롯한 동상 건립 역원 명단이 새겨진 사방 3척 넓이의 커다란 동판이 부착되었다. 작업은 언제나처럼 하루도 예정에서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게 진행되어 나갔다. 그 해 8월 20일. 마침내 동상이 완성되어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섬에서는 다시 한 번 성대한 의식이 벌어졌다. 일본 황실에서 보내 온 축하 사절과 국내의 각 종교 단체 대표·유지들이 수백 명씩 모여든 장엄한 식전이었다. 이윽고 주정수 가족 중의 어린아이 하나가 축대 아래로 늘어뜨려진 포장의 끈을 조심스럽게 잡아당기자, 지금까지 부드럽고 흰 비단포 속에 가려져 있던 또 하나의 주정수가 만장을 압도하듯 그 거대하고 시커먼 모습을 나타냈다. ● 지문의 분석 이 소설은 소록도라는 한 섬을 통해, 자유가 없는 권력은 증오를 낳고, 사랑이 없는 권력은 강요된 의무만을 요구할 뿐이라는 비관적 세계관을 도출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조백헌이 소록도 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나환자들과의 대립과 갈등을 겪는 1부와 조 원장의 정신적 방황을 그린 2부, 일반 시민으로 돌아온 조 원장의 주례로 끝을 맺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글은 풍광이 화려한 소록도에서 끈질기게 투병하고 있는 나환자들의 삶을 통해 저마다 갖고 있는 유토피아에의 열정과 그것을 배반하는 권력과의 갈등을 예리하게 해부하면서 ‘자유와 사랑의 실천적 화해’를 제시한 소설이다. 이를 위해 글쓴이는 소록도라는 나환자들의 공간과 현역 군인 원장을 등장시킨다. ● 출제의도 이 작품에서 소록도는 인간 소외, 즉 피지배의 양상을 극단적으로 제시하는 공간이며, 현역 군인 원장은 그 출신과 직함 자체로 지배의 성격을 두드러지게 암시하는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인간 사회는 천국이 될 수 있는가, 또 권력의 행사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이 다루어진다.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은 서로 화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인간과 인간이 서로 사랑과 자유를 소유하고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출발한 권력이라도 그것은 항상 타락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 사회의 권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권력이 특정 개인의 욕망 충족의 도구가 되지 않고 권력을 위임한 사람들에게 건전하게 집행됨으로써 본연의 임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소록도라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제시문을 통해 권력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권력을 소유한 사람 자신이 그것을 어떤 자세와 신념으로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성찰해 보도록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 생각하기 이 문제에서는 두 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타락)되어 가고 있는가를 밝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람직한 권력의 집행을 위한 지도자의 태도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우선 제시문을 통해 권력이 애초의 순수성을 잃고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확인하여 간추리고 이를 좀더 발전시켜 일반화할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의 심리적 욕망이나 독재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행태 등을 보충 자료로 활용하면 논지가 더 뚜렷해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 지도자들이 어떻게 스스로 타락에의 유혹을 물리치고 건전한 권력의 행사자가 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 애초의 선의와 신념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훌륭한 답안이 작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추상적인 논의로 흘러가지 않도록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의 사례를 검토하여 함께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 어떻게 쓸까 주어진 문제가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되고 있는지 밝히고, 권력이 바람직하게 집행되기 위해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서 묻고 있으므로 주제의 방향은 권력의 우상화 과정과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으로 설정할 수 있다. 즉, 지도자는 자기 우상화의 욕망을 절제하고 민주적 지도자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제문을 설정할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내용을 도입해야 하는데 대략적으로 권력의 형성과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된다. 본격적인 논의로 들어가는 본론 부분에서는 우선 권력이 우상화되어 가는 과정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권력은 스스로 타락해 가는 속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해 전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의 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제시문의 경우를 제시하면 좋다. 주정수 원장의 경우가 거기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논의의 중요한 요소로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를 제시하면 된다. 이 내용은 자신이 생각하는 지도자의 요소가 무엇인가를 제시하면 되는데, 예를 들면 개방적인 세계관의 강화라든지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의 대의를 보는 통찰력 등과 관련된 요소는 중요한 내용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의를 전개할 때 가급적이면 구체적인 내용 요소를 언급하면 논의가 현실성을 지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결론 부분에서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기대와 관련된 전망을 제시하면 글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원장
  • [열린세상] ‘수준별 교육’ 성공하려면/한민구 서울대 공대 교수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부터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영어 및 수학 등 주요 교과목의 수준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교과서도 학생 수준에 맞춰서 만들어지며 학생들도 상·중·하 수준의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 교육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제도는 학생들의 학력차를 무시하고 모든 학급에서 동일한 수업을 하면서 많은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특히 소위 우수한 학생들은 수업의 흥미를 상실하여 학원 등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상대적으로 부진한 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어 더욱 낙오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뒤늦게나마 중·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수준별 교육을 추진하는 것은 높게 평가된다. 학생들의 학력격차를 무시한 획일적인 교육은 우수한 학생들뿐 아니라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도 큰 짐이 되며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가 없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학생의 능력을 감안한 탄력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고등학교의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과정의 과목을 이수하는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크게 활용되고 있으며 또한 대학에서도 AP제도를 이수한 학생들의 경우는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에서도 중·고등학교에서는 소위 이동수업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학생들이 대학처럼 수준에 맞는 교과목을 찾아 자유롭게 선택하는 탄력적인 교육제도가 중·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 5∼6학년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초등학교때부터 수학·국어 교과목, 중학교에서도 영어·수학을 포함해 다양한 교과목에서 선택제도가 정착되고 있다. 학생들의 능력을 감안한 수준별 교육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인 바 우리나라에서도 교육경쟁력의 확보와 함께 학생들의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2008학년도부터 개편되는 대학입시제도와 연계되지 못하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을 등급제로 전환하고 가장 중요한 대학입시의 평가요소가 고등학생들의 학교성적, 소위 말많은 내신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2008학년도이다. 수준별 교육에 따라 내신평가가 차별화되어야 교육인적자원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수준별 교육이 정착될 수 있다. 소위 상·중·하로 수준별 교육을 추진할 경우 상급 학급과 중·하급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즉 상급의 상위 10%와 하급의 상위 10%를 똑같이 할 것인가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선학교에서도 신뢰성과 직결된 말많은 내신부풀리기가 수준별 교육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위화감 조성’ 및 ‘하향평준화’ 등으로 수준별 교육 추진이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학생들이 상·중·하로 수업을 들을 경우 당연히 열등감 또는 우월감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오히려 학생들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지적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수준별 수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21세기는 인재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지식정보화시대인바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유발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는 수준별 교육이 고등학교 내신에 적절하게 반영되어 대학입시와 연계될 수 있는 방안도 대학과 더불어 같이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학교 내에서의 학력차를 반영하는 수준별 교육과 더불어 학교간의 학력차를 감안하는 제도의 구축 등을 조심스럽게 검토할 시점이다. 모처럼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들의 능력을 감안한 미래지향적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바 성공적인 시행을 위하여 중·고등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대학이 긍정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 한민구 서울대 공대 교수
  • [열린세상] 학력과잉과 기업/전상진 서강대 사회학 교수

    얼마 전 어느 일간지는 ‘학력과잉의 덫’에 대한 기사로 사회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외국의 유명 대학의 박사 학위 소지자가 학사주점에서 ‘경리 겸 웨이터’로 근무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 고생 끝에 대학 학위를 취득하고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 아니 ‘너무 배워서’ 실업자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극적인 사건이다. 학력과잉, 과잉교육은 경제적 요구에 맞지 않게 교육증서의 소유자, 즉 졸업자들이 넘치는 현상을 지칭하는 교육경제학의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학력과잉의 원인으로 크게 세가지 사항을 지적할 수 있다. 먼저, 경제적 수요와 필요를 초과하는 대학교육의 수요자의 등장이다. 그리고 학교기관이 많아져서 대학교육의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 마지막으로 미래의 인력 수요예측을 잘못한 국가의 잘못. 사실,‘너무 배워 슬픈 사람들’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다만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그같은 개인적인 좌절과 숙명이 일반화되고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교 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하지만 ‘고학력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나아가 미취업 고학력자들의 ‘하향취업’으로 ‘저학력자를 몰아내는 경쟁’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원인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 그래서 ‘전문가’들은 다양한 처방을 제시한다. 필요 이상의, 즉 ‘분수에 넘치는’ 교육을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따끔한 질책’은 물론이고, 대학의 난립을 ‘자행’하고 있는 ‘무책임한’ 사학 운영자들에 대한 추궁, 그리고 노동시장의 요구를 무시하고 대학의 난립을 실행하고 방조한 정부에 대한 비판. 학력과잉의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자들에 대한 질책과 추궁, 그리고 비판의 결론은 결국 보다 엄격한 선발제도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싱가포르의 교육제도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어느 한 경제신문의 기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싱가포르의 유일한 자원은 사람이며 인재양성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국민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을 갖게 하겠다는 평등주의적 접근법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싱가포르 교육제도는 과거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던 ‘조기선발형’ 제도, 즉 엘리트 중심적인 제도이다. 이 제도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아이의 미래가, 대학진학과 직업교육 여부가 결정된다. 물론 후에 이를 교정할 기회가 제공되지만 과거 유럽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교정기회는 말 그대로 ‘이론적 기회’일 뿐이다. 과거 유럽에서 시행되었던, 그러나 현재에는 포기된 조기선발을 ‘과감히’ 현재화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그러한 교육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언컨대, 개인들의 교육적 요구에 대한 국가의 제한과 개입은 한국에서 불가능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대체 ‘누가’ ‘어떤 의도로’ 이를 주장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구체적인 증거 제시 없이 추측에 근거한 논의는 ‘음모론’적 주장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대신에 학력과잉의 문제에서 기업들이 ‘오묘한 방식’으로 비켜서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학력과잉이라는 개념의 준거점이 기업을 포함한 고용부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왜 기업이 이 문제에 대한 원인 진단과 처방에서 비켜서 있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구조조정’이라는 멋진 표현으로 포장된 일자리 축소가 세계경쟁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쟁력 고양을 위한 최고의 명약임을 확신하는 기업의 논리는 별로 도전받고 있지 않다. 그런데 사교육 부문, 대학과 함께 학력과잉의 최대 수혜자는,‘자원’을 값싸게 공급받는(물론 그 자원이 ‘부실’하다는 푸념도 하지만) 기업이 아니던가? 문제에 대한 고민은 그것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자들을 포함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터, 여하튼 뭔가 수상하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 교수
  • [여의도in] “정치권도 더치페이 하자”

    [여의도in] “정치권도 더치페이 하자”

    열린우리당의 ‘386 출신’인 이인영 의원이 2일 정치권에도 ‘더치페이’를 도입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더치페이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어느 기업에서 접대문화 개선을 위해 더치페이를 원칙으로 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업무상 교류를 위한 자리는 자기 부담의 원칙으로 간소하게 갖고, 폭탄주 말고도 향긋한 차 한 잔으로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또 골프 대신 배드민턴과 축구·등산을 함께 하는 다수 평범한 국민의 일상들이 정치권에서도 일반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설익은 꿈일까.”라고 물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접대문화를 정치권에서 추방하기 위해 한번쯤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의 또다른 기본인 ‘나눔의 미덕’을 외면하는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실전 논술] 과학과 예술

    ●다음은 과학과 예술을 비교하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을 토대로 하여 과학과 예술이 어떤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 구현 방식에서 어떤 유사성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과학 기술과 예술이라는 개념의 연합은 대체로 새로운 기술 공학을 조형 예술에 적용하는 방식과 연관하여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술과 과학의 상호 작용에 비해 예술과 기술 공학의 상호 작용이 좀 더 눈에 띈다는 점에서 이는 놀라운 일이 못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전자(前者)가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과학은 우리에게 세계에 관한 통찰력과 함께 세계와 관계 맺는 방법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통찰력은 과학적 결과나 개념들 뿐 아니라 과학이 만들어지는 방법에 그 기초를 두기도 한다. 예술과 과학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직면 내지 파악하도록 해 준다. 따라서 이 둘이 그러한 가능성을 발휘하는 방법들을 비교해 보는 작업이 있음 직하다. 그 최종 결과가 예술 작품이든 과학이든, 창조 행위는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두 분야 간의 차이들은 이 둘의 본성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내 준다. 물론 예술가가 과학자의 마음속을 헤아리는 일은 과학자가 예술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그러나 예술가와 과학자의 창조적인 직업에 대한 기술(記述)들, 다시 말해서 작업을 주도 또는 동반하는 생각과 감성에 대한 일차적인 설명은 두 분야의 실천자들에게 등불 구실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과학적 개념들 자체가 예술의 어떤 국면들에 대한 이해를 기술하고 보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개념들은 과학의 제재 또는 작업의 기초로서 활용하는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촉발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이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넘어선 현실(예컨대, 아주 작은 것이거나 우주 또는 굉장히 빠른 속도 등)을 기술 또는 이해하고자 할 때, 그들은 우리의 일상적인 직관에 호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상적인 직관이란 우리가 일상적 규모에서 대상들을 경험하는 동안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종종 수학적으로밖에는 정확히 표현될 수 없을 만한 새로운 개념들을 발견 또는 창안해 내기 위해, 아니면 과학에만 특수한 것은 아닐 터이지만 과학이 빛을 비춰 온 새로운 사고 방식들을 발견해 내기 위해 새로운 직관을 획득해야만 한다. 새로운 과학적 개념들은 그것들이 지닌 시적인 호소력에 덧붙여 예술가의 상상력과 예술적 어휘를 확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예술적 관심을 자동적으로 보증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천진한 생각이라 할 만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 공학의 활용이 첨단적인 예술 작품의 창조를 보증해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예술의 목적이 과학을 예시하는 것이 아님은 세잔의 사과가 원예학의 카탈로그를 예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예술가는 그의 (과학적) 경험을 그의 총체적인 인간적 체험을 일부로 포괄할 수도 있는데, 이 때 그는 고립된 과학적 개념들을 활용하는 대신 과학적 문화를 표현해 내는 것이다. 과학적 그리고 기술 공학적 세계 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 중세가 종교와 연관하여 예술을 자리매김했던 것처럼, 과학과 연관하여 예술을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으로 예술과 과학의 비교는 양자에 대한 좀 더 나은 이해를 이끌 수 있다. 물론 예술과 과학 또는 좀 더 일반화해서 인문학과 자연 과학이 서로 대립적인 문화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은 상당히 뿌리 깊다. 그러기에 좀 더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과 과학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몇몇 항목들을 좀 더 분석적으로 점검해 보도록 한다. 첫째, 예술에 적용된 것으로서의 창조의 개념과 과학에 적용된 것으로서의 발견의 개념이 직접적 관련이 별로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과학은, 콜럼버스가 미국을 발견했다고 가정되듯이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은 구성이요, 다른 말로 하면 창조이다. 예술가들이 형태들을 상상해 내고 ‘옳게 느껴질 때’까지 그것들을 수정해 가는 절차는 상징적인 실험들과 비슷하다. 왜냐하면, 모든 과학자들은 그들의 사고가 가장 깊은 수준에서는 비언어적임을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적합하도록 재료를 결정하지만, 반대로 재료와의 연계가 그들의 생각을 수정한다. 대부분의 서양 화가들은 그림을 만들어 가고 있는 동안 그들의 회화적 생각이 진보한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들은 그 절차가 예술에만 특유한 것처럼 볼지 모른다. 그러나 재료와 생각 간의 이러한 투쟁은 과학에서 실험적 방법의 특색인 이론과 실험 사이의 투쟁과 원리상 다르지 않다. 그림을 제작하는 중에 예술가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가 자신의 회화적 생각에 들어맞도록 동화시키거나, 반대로 최초의 이론에 들어맞을 수 없는 실험적 사실에 맞추어 이론을 조정한다. 셋째, 동일시와 형상적 사고의 문제를 생각해 볼 만하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처럼 일부의 과학자들은 언어들로 생각하지 않고 정신적 형상들과 근육적 긴장들로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과학적 생각들이 그에게 이러한 형식들로 다가오는 방법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이 형상들을 매우 진전된 추리 단계에까지 이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언어와 공식으로 ‘번역’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은 그 초기 단계에서 사고의 가장 충실한 표현인 셈이다. - 김문환, ‘과학과 예술의 비교´ ●지문의 배경 이해하기 과학과 예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첫째, 예술과 과학에서의 창조적 과정의 유사성과 차이성에 주목하면서 분석하고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과학적 개념들에 비추어 예술을 점검하거나, 과학자들의 눈을 통해 예술과 과학이 대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술이 어떻게 과학적 속성들의 직관적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일 수도 있다. 셋째, 과학적 개념들이 예술을 촉발하거나 예술을 위해 필요한 구조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될 수도 있다. 또한, 그 반대로 예술이 과학적 탐구에 박차를 가하는 방법이 예시될 수 있다. 이런 여러 방법 중 이 글은 첫 번째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술과 과학은 우리에게 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또한 언어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두 분야 모두 일상의 언어를 뛰어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글쓴이는 예술과 과학의 이러한 유사점과 함께 차이점을 보여 주기 위해 세 가지 측면을 대비하고 있다. 예술의 창조와 과학의 발견이 끊임없는 수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 그리고 두 분야가 다 인간 사고의 가장 초기 단계의 표출 방식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예술과 과학은 거의 유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지니고 있음을 논증하고 있다. ●출제의도논술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가치 판단을 유도하는 논술이 있는가 하면, 유추 능력과 논리적 설명력을 평가하기 위한 논술 등이 있다. 이 문제는 후자에 속하는 유형으로서, 먼저 제시문을 잘 읽고 출제자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제자는 대개 자신의 의도를 제시문에 노출시켜 놓은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부족할 때는 문제에서 그것을 다시 설명한다. 이 글에서도 그러한 점은 예외 없이 나타난다. 먼저 글을 쓰는 동기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보면,‘예술과 과학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직면 내지 파악하도록 해 준다.’,‘그 최종 결과가 예술 작품이든 과학이든, 창조 행위는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가 그것이다. 과학과 예술이 ‘창조 행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창조 행위의 유사성을 가리킨다는 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창조 행위 과정 중 어떤 점이 유사한지를 찾아내야 한다. 또한, 과학이 현실을 뛰어넘는 세계를 보고자 할 때도 일상의 직관을 넘어서는 ‘새로운 직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예술의 세계와 상통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해야 한다. 즉, 창조와 새로운 직관이 둘 사이의 유사성을 이어 주는 단서라고 할 수 있다. 또, 상호 보완이라는 측면에서는 ‘새로운 과학적 개념들이 예술가의 상상력과 예술적 어휘들을 확대시켜 주며’,‘예술가는 그의 (과학적) 경험을 그의 총체적인 인간적 체험의 일부로 포괄할 수도 있는데, 이 때 그는 고립된 과학적 개념들을 활용하는 대신 과학적 문화를 표현해 낸다.’는 표현에서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 생각하기 (1)먼저 이 글을 쓰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2)다양하고 특수한 과학적 방법론이나 매우 제한적인 예술적 형태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일반적인 의미의 과학이나 예술을 대상으로 함을 밝힌다. (3)과학과 예술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과학과 예술이 인간에게 어떤 기여를 해 왔으며, 그 속에서 서로 상통하는 점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야 주장이 정당성을 지닐 수 있다. 또한, 과학의 기능과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비교하여 이 둘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4)특정한 예술적 분야, 예를 들면 조형 예술 분야의 특성이나 과학 분야의 연구 방식 등을 비교하여 둘 사이에서 유사성을 찾아낸다. 논증은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므로 항상 실제적인 예를 들어 논증해 나가는 것이 좋다. 예술에서 사용하는 표현 방식,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절차 등과 과학적 발명 또는 발견의 방법이나 절차가 어떠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5)유사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른 점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과학이 한꺼번에 많은 인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지만 예술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으며, 반면에 과학은 인간의 실질적인 고통을 줄여 주지만 예술은 심리적인 위안만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설명함으로써 이 둘의 관계가 상호 보완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6)상호 보완적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이나 과학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결여에 대해서 밝히고, 이러한 결점이 상대 영역에 의해 어떻게 보완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어떻게 쓸까이 문제는 예술과 과학이 어떤 점에서 상호 보완적인지를 밝히고 구현 방식에서 어떤 유사성이 있는지를 묻고 있으므로 예술과 과학이 어떻게 유사하고 상호 보완성을 지니는지에 주제의 방향을 맞추어야 한다. 즉, 예술과 과학이 서로의 존재 가치를 깊이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상호 보완해 나갈 때 인간의 삶은 더욱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로 주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서론은 주의를 환기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이므로 먼저 과학과 예술의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과학과 예술의 상호 결합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여 논의 전개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에서는 논의 전개를 위해 전제가 되는 과학과 예술의 목표를 전제로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하는 방식의 유사성을 살펴보면 된다. 과학과 예술이 완전 별개가 아니라 추구하는 태도는 다르다 할지라도 끊임없는 추구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과 인간 사고의 표출 결과가 그것이라는 점을 언급하여야 한다. 이러한 것을 실험 과학자와 조형 예술가들의 예를 들어 비교하면 논의가 한결 구체화된다. 또한 과학과 예술의 존재 방식 상 차이점을 지닌다는 점도 언급하면 좋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이 글의 결론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과학과 예술은 완전히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호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논의 내용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석록 서울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독자의 소리] 봉사활동 진정한 의미 가르쳐야/안태선 (전북 정읍시 수성동)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이다. 관서가 시내 한 가운데에 있어 가끔 중·고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러 온다. 며칠 전 매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예닐곱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는 할 일을 달라고 요구했다. 바쁜 일도 있고 인원도 너무 많아 오늘은 안 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듣자마자 학생들이 그냥 도장만 찍어주면 안 되느냐며 가기를 꺼려하는 것이었다. 순간 화가 난 나머지 선생님 전화번호 좀 알려달라고 하자 한 학생이 망설임 없이 번호를 대며 선생님도 이렇게 하라고 시켰다는 것이었다. 곧바로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따지고 싶었던 것을 참고 학생들을 돌려보냈지만 며칠이 지나도 씁쓸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물론 뜻있는 봉사활동을 할 여건도 부족하고 해당기관 입장에서도 그냥 확인도장만 찍어주고 보내는 게 편하고 또 그게 일반화된 게 현실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잘못된 현실에 적응하고 맞춰가는 법을 가르치면 되겠는가?봉사활동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아이들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 어른들의 자각이 필요한 때다. 안태선 (전북 정읍시 수성동)
  • [neo PSAT와 함께 하는 실전 강좌]

    ●유형가이드-생략된 정보의 추리 추리·추론은 주어진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논리적으로 잘 이끌어내는지를 측정한다. 이 중 생략된 정보를 추리하는 유형은 언어 평가 도구에 널리 사용되는 매우 고전적인 것으로, 이른바 ‘괄호넣기’이다. ●예시유형 주어진 글의 내용을 토대로 문장·어구·단어 등을 채워 넣는 유형이다. ●해법 이 유형은 훈련을 통한 고도의 독해 감각을 요구한다. 문맥파악이 핵심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생략된 내용과 인접한 문맥의 파악이다. -접속사를 비롯한 각종 연결어를 통해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직전 문장 혹은 직후의 문장이 추리의 근거가 된다. -단락의 요지, 단락 간의 관계를 통해 생략된 내용을 추리할 수 있다. -단어나 어구가 생략된 경우에는 중심 어구 또는 핵심어를 추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략된 정보가 다수일 경우, 쉽게 추리 가능한 것부터 해결한다. ●문제 다음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보기)에서 찾아 순서대로 나열한 것 중 가장 적절한 것은? ‘문화’라는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복잡하고 모호하고 혼탁하게 사용되지만, 편의상 크게 형이상학적, 평가적, 분류적, 이데올로기적이라는 네 가지 의미로 분류해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형이상학적인 뜻으로의 문화는 자연과 대조되어 사용된다. 가령 (ㄱ)___ 그것들은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들었고 또한 오직 인간 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ㄴ)___. 둘째,‘문화’라는 말은 평가적인 의미를 가지며 형이상학적 뜻으로 분류된 문화현상의 질적 고급성을 지적하는 데 사용된다. 예컨대,(ㄷ)___.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ㄹ)___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한국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으로 ‘한국의 문화’라고 할 때의 ‘문화’ 개념은 물론 평가적이 아니라 서술적 의미만을 갖는다. 하지만 ‘문화’라는 개념으로 서술한 한 사회 혹은 한 시대가 평가되고 그 평가된 가치가 서로 비교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문화가 선택의 대상인 만큼 그것은 경우에 따라 반드시 평가되어야 한다. 셋째,‘문화’는 문화현상의 분류적 개념인 특수한 문화현상을 지칭한다. 가령,(ㅁ)___ 이러한 뜻에서 ‘문화’는 한 사회의 전체가 아니라 한 측면만을 지칭하는데,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ㅂ)___ 이같이 분류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칭하는 뜻의 ‘문화’는 한국을 총체적으로 표현하는 ‘한국문화’라는 말을 할 때의 ‘문화’의 뜻과 결코 같을 수 없다. 넷째, 좀 더 포괄적으로 쓰일 때 ‘문화’는 이데올로기와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예컨대 (ㅅ)___ 그러나 더 넓은 의미로는 불교, 기독교와 같은 종교 혹은 플라톤적 관념론·마르크스적 유물론과 같은 사념 철학적 체계 등과 같은 총체적 신념체계를 뜻하기도 한다.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ㅇ)___. (보기) (가)‘문화국민’‘문화인’‘문화시설’‘문화행사’‘문화활동’‘문화재’ 등의 표현은 ‘문화’라는 말이 긍정적으로 통용되는 사례다. (나)문화는 과학서적과 구별되는 문학 텍스트, 사무실이나 공장과 구별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직공·기술자·사무원·과학자·학자·기업가 등과 구별되는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이들 등을 지칭한다. (다)가족관계, 음식, 교통, 놀이, 교육, 예절, 윤리규범, 의식, 정치 등 모든 인간적 활동·제도·관습뿐만 아니라 건물, 의복, 화장품, 도서 등도 다 같이 문화적 존재다. (라)도구적인 것 또는 물질적인 것과 대립되어 그 자체가 가치있는 것 또는 정서표현적으로 인식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마)문화는 전체주의, 민주주의와 같은 정치적 신념이나 사회주의, 자본주의와 같은 경제사상을 지칭한다. (바)‘인간 고유의 속성을 띤’이란 뜻을 갖는다. (사)‘야만적’‘원시적’‘미개한’‘중요성이 없는’ 등의 개념과 대조된다. (아)그 사회를 지배하는 관념적 세계관의 구체적 표현을 지칭한다. (1)(가)-(사)-(다)-(바)-(나)-(라)-(마)-(아) (2)(나)-(라)-(마)-(아)-(다)-(바)-(가)-(사) (3)(나)-(바)-(가)-(사)-(다)-(라)-(마)-(아) (4)(다)-(바)-(가)-(사)-(나)-(라)-(마)-(아) (5)(다)-(바)-(나)-(라)-(마)-(아)-(가)-(사) ●해설 빈 칸 앞에 ‘가령’ 또는 ‘예컨대’와 같은 접속어와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과 같은 지시어가 놓여 있음을 유념해 볼 때 각 단락마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진술((ㄱ),(ㄷ),(ㅁ),(ㅅ))과 이를 바탕으로 ‘문화’ 개념을 일반화하는 진술((ㄴ),(ㄹ),(ㅂ),(ㅇ))이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보기)의 내용에서 예시 문장과 일반화된 진술을 하고 있는 문장 사이에 호응하는 쌍을 먼저 확인하고, 단락의 문맥을 고려해 빈 칸에 들어갈 적절한 내용을 찾으면 된다. 둘째 단락에서 ‘오직 인간 사회에서만’이라는 표현을 참고할 때 (ㄴ)에는 (바)와 (다)가 알맞다. 셋째 단락의 ‘질적 고급성’ 및 ‘평가되어야’ 할 개념이라는 표현을 통해 (ㄹ)에는 (사)와 (가)가 맞다. 다섯째 단락에서 ‘이데올로기’ 및 ‘총체적 신념체계’라는 표현을 고려하면 (ㅇ)에는 (아)와 (마)가, 넷째 단락에는 (나)와 (라)가 들어간다. 따라서 정답은 (4). 출제:김병구(숙명여대 교수 국문학 박사)
  • 5순도순 송편만들기

    5순도순 송편만들기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휘영청 달빛은 더 밝어 오고…” 미당 서정주는 추석 전날 밤의 풍경을 이렇게 노래했다. 오곡백과가 풍성한 한가위 전날 가족이 둘러 앉아 송편을 빚으며 덕담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오랜 미풍양속. 하지만 요즘은 송편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추석에는 온 가족이 도란도란 모여 앉아 정성껏 송편을 만들어 보자. 예쁜 송편 콘테스트도 하고,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조상께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 일년 동안 정성껏 농사를 지어 조상께 먼저 예를 올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 날이다. ●가족간의 정이 넘치고 남양주 덕소에 사는 김동철(46·그룹4FALCK)씨 집에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가 마당까지 흘러나왔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 중이었다. “태헌아 송편을 예쁘게 빚어봐. 꼭 너처럼 만들면 어떻게.”라며 아들을 놀리는 아빠,“내 송편은 통통해서 더 맛있어!”라고 외치는 태헌(9·월문초 2년)에게서 행복이 뚝뚝 묻어난다. 할머니 최정숙(70)씨가 “태헌이 솜씨가 대단한데! 손으로 동글동글 굴려서 속을 넣고 만들면 예쁜 송편이 되는 거야.”라며 손자에게 한 수 가르쳐준다.“그래 우리 윤혜는 어쩜 이렇게 예쁘게 송편을 빚니. 시집가도 되겠어.”라고 손녀를 칭찬한다.“할머니, 나 열한살이야. 그리고 할머니랑, 아빠 엄마랑 살 거란 말이야!”라는 윤혜(11·월문초 5년). “태헌아 그래도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예쁜 신부를 얻는다고 했어. 아빠 봐. 저렇게 송편을 예쁘게 빚으니까 엄마처럼 예쁜 신부를 얻은 거야.”엄마 현승자(45)씨의 말에 온 가족이 웃었다.“자, 송편에 침 튀기지 마!” ●송편에서 배우는 조상의 지혜 추석송편은 ‘오려송편’이라 불렸다. 첫 수확한 햅쌀로 빚은 송편이란 의미에서다. 송편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고려시대부터 일반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은 생성, 성장, 소멸의 단계를 거치는데, 그것은 곡식이 생성, 성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추석 차례 때 송편을 올리는 것은 하늘의 열매라는 뜻이다. 반면 과일은 땅의 열매, 토란은 땅 밑의 열매로 하늘, 땅 위, 땅 밑의 열매를 모두 조상님께 드린다는 뜻이 담겼다. 반월형의 송편은 꽉 찬 달이 아니라 앞으로 하루하루 채워진다는 의미에서 동그랗게 만들지 않고 일부러 반달모양으로 만들었다. 솔잎을 깔고 송편을 찌는데도 이유가 있다. 송편이 서로 달라붙지 않아 모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송편에 솔향이 배어 향긋하고 맛을 더해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솔잎이 지닌 항균 효과이다. 식물은 미생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살균물질을 발산하는데, 이를 통칭해 피톤치드라 한다. 소나무는 보통나무보다 10배 정도나 강한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그래서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고 상하는 것을 막는다. ■ 보기좋고 먹기좋은 떡 만들기 어머니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송편, 그리워만 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자. 양을 많이 해야 했던 지난 시절, 어머니의 송편만들기는 ‘노동’이었지만 우리가 만드는 송편은 ‘놀이’가 될 수 있다. F&C Korea(www.fnckorea.com)의 김수진(50)원장이 We의 독자들을 위해 예쁜 송편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색깔을 입히자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처럼 송편에도 색을 입히면 보기에 좋고 훨씬 맛있다. 반죽을 할 때 치자를 넣은 노란송편, 오미자를 넣은 분홍송편, 쑥이나 녹차가루를 넣은 녹색송편 등 다양한 색깔의 송편을 차례상에 올린다면 부모님의 칭찬으로 더욱 풍성한 추석이 될 것이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오미자나 치자를 아주 적은 물로 진하게 우려낸 후 설탕이나 꿀 등을 살짝 섞어 뜨거운 물과 함께 반죽하면 된다. 또 쑥은 쌀과 함께 빻는 것이 좋다. 진하게 우려낸 포도나 홍차 등도 넣으면 정말 예쁘고 먹음직한 송편이 된다. 요령:치자나 오미자를 아주 진하게 우려내야 색깔이 예쁘다는 것, 반죽이 되직해지도록 물의 양을 조금 적게 조절해야 한다. ■ 정성은 듬뿍 시간은 후다닥 송편 만들기 송편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쌀가루를 곱게 갈아 반죽해서 찌면 된다. 여기에 쑥, 치자나 오미자, 녹차 등을 넣고 반죽을 하면 녹색, 노랑, 분홍 등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다. 송편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반죽을 잘 해야 한다. 그래야 송편이 쫀득쫀득하고 갈라지지 않는다. 반죽을 위한 재료는 쌀한 되(800g으로 약 4컵. 만드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송편 30∼4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 소금·참기름 약간씩만 있으면 준비 끝. (1)물에 불려 곱게 빻은 쌀가루를 고운 체에 한번 내린다. (2)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어 잘 녹인다. (3)체에 내린 쌀가루에 뜨거운 소금물을 조금씩 흘려 부어가며 반죽한다. 쌀가루는 밀가루와 달리 반드시 뜨거운 물로 반죽을 하는 것은 기본이며, 물을 아주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을 해야 한다. 물이 조금만 많아도 반죽이 질어진다. 요령:이때 식용유를 조금 넣으면 갈라짐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식성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넣어도 좋다. (4)약간 반죽이 되다 싶을 때까지 물을 조금씩 넣고 손으로 치댄다. 많이 치대면 치댈수록 부드럽고 쫄깃해진다. (5)덩어리가 없고 표면이 매끈하게 되면 반죽을 둥글게 뭉쳐 젖은 거즈나 비닐에 넣어 1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송편 반죽을 다했으면 ‘소’를 만든다. 소는 더 간단하다.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다르지만 깨나 콩, 밤 등을 넣는다. 적당히 삶거나 갈아 설탕, 꿀과 섞으면 된다. 이렇게 반죽과 소가 만들어지면 본격적인 송편 만들기에 나선다. (1)반죽을 밤알만큼 떼어 손바닥 위에 올리고 돌돌 굴려가며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다. (2)경단 모양의 반죽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옴폭 들어가게 모양을 만든다. (3)소를 넣고 잘 아물린다. (4)다시 손바닥에 올리고 돌돌 굴려가면 동그랗게 만든다. (5)동그랗게 만든 것을 손으로 잡고 모양을 내면 된다. (6)이렇게 송편을 다 빚었으면 찜통에 솔잎을 깔고 쪄내면 된다. 요령:찔 때는 꼭 물이 끓기 시작할 때 송편을 넣어야 한다.20분 정도 찌면 된다. 찐 송편을 바로 꺼내 참기름을 살짝 발라준다. 송편끼리 붙는 것을 막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서다. ■ 임금님이 드셨던 꽃송편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꽃송편은 일반 송편보다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가위에 한번쯤은 멋을 부려보자. 오색의 반죽을 장식을 한 후 이쑤시개로 누르거나 모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인트.
  • “조흥통합 경제외적 논리는 안돼”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5일 서울 태평로의 은행 본점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조흥은행과의 통합에서는 경제외적인 논리나 힘이 작용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며 “원활한 통합만을 강조해 차선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일반화되면 이류, 삼류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신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통합과정에서 진통과 갈등이 증폭되더라도 순간의 고비를 참지 못해 우회로를 택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오랜 전통을 가진 조흥은행의 임직원과 수많은 고객을 한 식구로 맞이해야 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오고 있다.”면서 “통합은 먼 미래의 일정이 아니라 바로 오늘의 일이 됐다.”고 강조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발언대] 금융고객 돈은 수익성 위주로 운용돼야/박상용 공정거래위원회 홍보관리관

    공정거래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조항과 관련, 삼성이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서를 최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 조항이 헌법상의 재산권·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삼성측은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4월 법 개정 당시 국회에서 이미 충분히 검토됐듯이, 적합성 원칙 등 헌법정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최종 결정은 헌재에서 할 일이지만, 공정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조항이 합헌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헌법 제23조와 제119조에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여야 하며, 국가는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제도는 대기업집단이 소속 금융보험사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 확장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1986년 말 도입됐다. 공공복리를 위해 사회적 기속성이 강한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주식의 취득·보유·처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의 일부(의결권)만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재산권 제한의 한계를 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또 소유지배구조 왜곡이 심하고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큰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만 제한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부합한다는 의견이다. 법률적 용어라서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즐겼던 문답식으로 알기 쉽게 접근해 보자.“재벌 소속 금융보험사는 보험 가입자 등 금융고객이 맡긴 돈을 총수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계열사에 투자해야 하나, 아니면 계열사에 관계없이 수익률이 높은 데 투자해야 하나?” “금융보험사가 만일 계열사에 투자한다면 그 목적은 의결권을 확보해 총수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서인가?”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같다. 금융보험사는 고객이 맡긴 자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보험 가입자가 그룹 총수의 계열사 지배 수단으로 이용하라고 보험료를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럴 경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금융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금융 고객과 지배주주의 이해가 상충될 때 금융보험사는 당연히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금융보험사가 수익성을 위해 계열사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의결권에 관심을 갖는다면 금융보험사 본연의 기능을 포기하는 셈이다.1997년부터 2001년까지 확인된 부당내부거래 중 금융회사를 통한 비중은 86.7%나 된다. 금융보험사가 계열사 투자와 지원 등 불공정 경쟁을 할 경우 폐해는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다.2003년 말 기준 삼성 금융부문의 자산은 100조원으로 미국 대기업인 GE 금융부문(665조원)의 6분의1인데 비해 순이익은 200억원으로 GE 금융부문(8조 8000억원)의 400분의1에 불과, 자산 대비 수익성이 낮다. 이 제도는 당초에는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완전 금지했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 이후인 2002년 재계의 요구로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과 합해 의결권을 30%까지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그러나 2003년 9월 공정위의 실태조사 결과 2001년 4.83%였던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평균 지분이 지난 4월 12.58%로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에 따라 내년부터 3년간 5%씩 총 15%로 의결권 한도를 줄이기로 법을 개정, 지난 4월부터 시행한 것이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은 선진국에서도 일반화돼 있다.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지름길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박상용 공정거래위원회 홍보관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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