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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혈가정 급증 어떻게 끌어안나

    하인스 워드는 딜레마다. 혼혈아에 대한 부채의식을 시원스레 탕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예외적인 성공담 하나가 정답은 아니다.22일 오후 11시30분 방영되는 MBC스페셜은 이미 일반화되어 버린 혼혈가정 문제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교육부 통계자료를 보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혼혈아들은 8000명 정도다. 이 수치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에 비해 30%가 늘었을 뿐 아니라, 전북 무주 같은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내년 입학예정자의 50%가 혼혈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난해 국제결혼비율은 이미 13.6%에 이르렀고 충북 보은 같은 지역은 무려 40%나 된다. 시외곽 공업단지에 드문드문 출몰(?)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느새 시내로 진출했듯, 지금은 일부 농촌의 문제라 해도 결국 2020년에는 신생아의 30%가 혼혈아라는 진단이 나온다.‘혼혈아’,‘다민족사회’ 같은 단어는 ‘근본도 없는 노랑머리 아이들’ 얘기로만 알았는데, 둘러보니 이미 우리도 다민족사회였던 것. 취재팀은 거꾸로 일본 남자와 결혼한 한국 여자 2000명이 살고 있는 일본의 야마가타현을 찾아 이들의 애환과 경험담, 지역사회의 노력을 알아봤다. 또 한국 초등학생과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다. 그 결과 대부분 혼혈가정을 자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겼다. 아빠나 엄마 가운데 1명이 외국인이면 그 아이는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반장으로 뽑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실제 혼혈가정을 찾았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낙담에 낙담을 거듭하고 있었다. 대안은 결국 꾸준한 교육이 될 수 밖에 없다. 취재팀은 일종의 대안학교격인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를, 전북교육청이 혼혈가정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한 ‘온누리안 전담팀’을 취재했다. 그리고 교과서 내용과 교육과정을 수정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도 점검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트라이 아웃’ 공연 새 바람

    ‘트라이 아웃’ 공연 새 바람

    영화인들의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한 지난 주말, 뮤지컬계의 관심도 영화의 도시 부산에 쏠렸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을 각색한 뮤지컬 ‘이(爾)’(김태웅 작·연출)가 13∼15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뮤지컬 ‘이’는 원작이 워낙 탄탄한 데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영화의 후광 효과가 기대되면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던 작품. 이에 힘입어 13일 열린 시연회에는 부산 지역 뮤지컬 동호회인 ‘뮤클’과 ‘바다무대’회원 등 관객 800여명이 참석했고, 이틀간 진행된 네차례의 공연은 평균 유료 관객률이 70%를 넘었다. 하지만 작품의 질적 수준이나 완성도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연극, 영화와는 차별되는 뮤지컬만의 장르적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음악을 비롯해 전반적인 극의 구성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제작사인 서울예술단의 정재왈 이사장은 “관객과 평단의 지적을 적극 참고해 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실 뮤지컬 ‘이’의 부산 공연은 최종 완성본이 아니다.11월1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의 공식 무대에 앞서 관객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일종의 실험 무대다. 전문 용어로는 ‘트라이 아웃’(Try out)’으로 불리는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등에서는 일반화된 제작 시스템이다. 최근 국내 공연계에도 이같은 ‘트라이 아웃’방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무조건 극장 대관부터 하고, 되든 안 되든 공연을 올리는 주먹구구식 제작방식으로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극장 창작뮤지컬일수록 안전망 차원에서 이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 소극장에서 대극장용으로 업그레이드한 뮤지컬 ‘달고나’도 11월1일 서울 공연에 앞서 지난달 김해, 대전에서 먼저 시범 공연했다. 태권도 퍼포먼스 ‘더 문’의 경우 지난 5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한 뒤 8월 서울 충무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트라이아웃은 제작사뿐만 아니라 지역 공연장 입장에서도 의미있는 시도다. 뮤지컬 ‘이’의 초연 공연을 기획한 부산시민회관 김진호 팀장은 “서울에서 흥행한 작품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생산지로서의 역할에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부산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김태린 고려대 명예교수 별세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인 화학자 김태린(80) 고려대 명예교수가 14일 오전 11시45분 별세했다. 경남 마산 출생인 고인은 고려대 교수와 동 대학 대학원장, 대한화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새 유기화학’과 ‘일반화학’을 비롯한 많은 논저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형곤(선문대 교수)·정곤(건국대 교수)·양곤(미국 타오슨대 교수) 씨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02)3410-6922.
  • 재계 ‘상법 개정안’ 강력반발

    재계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현실과 괴리가 클 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내용 일색이라고 반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그동안 반대해 왔던 이중대표 소송제도, 집행임원제도,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범위 확대 등이 포함된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특히 “공청회에서도 언급이 없다가 갑자기 포함된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규정은 이중대표소송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입법사례가 없고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기업 규제조항들을 적극 도입한 개정안이 차등의결권주식, 포이즌필(독약처방) 등 기업 경영권 방어조항의 도입에는 지극히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인수합병(M&A) 방지 장치 등이 없을 뿐 아니라 기업환경을 개선하거나 기업활동을 지원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부족하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세계 입법례가 없는 이중대표소송제도를 도입한 반면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포이즌필 등의 M&A 방어장치에 대해서는 남용 가능성을 들어 도입을 외면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특히 이중대표소송의 경우 증권거래법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상장법인의 주주는 0.01%의 지분만으로 이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전망이어서 기업의 소송리스크가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또 전자투표제 도입과 함께 주주총회의 의사정족수(발행주식의 과반수)를 부활하는 방안 역시 소액주주들이 전자투표 참여의사를 밝히고 실제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 팀장은 자사주 처분방식을 현재의 이사회 결정방식에서 일반적인 신주배정방식으로 변경하면 적대적 M&A 위협시 회사가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매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했다.이 팀장은 “이중대표소송제는 일본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세계적으로 도입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반대로 세계 주요국가들이 도입하지 않기로 한 제도는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암발병 유전자억제 ‘RNA 간섭현상’ 발견

    미국 스탠퍼드대 앤드루 Z 파이어(47) 교수와 매사추세츠 의대 크레이그 C 멜로(46) 교수가 유전정보의 전달과 통제에 대한 연구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일 발표했다. 위원회는 파이어와 멜로 교수가 두 가닥으로 이뤄진 이중나선 RNA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RNA 간섭´ 현상을 발견했다고 수상 업적을 소개했다. 파이어와 멜로에게는 1000만스웨덴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멜로와 파이어 교수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긴 `RNA 간섭현상(RNAi)´은 한마디로 기존의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유전자 조절방식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RNA(리보핵산)는 지금까지 DNA가 유전정보를 근거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활용되는 중간자 정도로 여겼지만 2000년대 초부터 RNA가 단백질 발현 과정에서 세포의 기능을 총괄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구가 급진전됐다. 특히 이중에서도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 간섭현상´은 암(癌)과 유전질환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명공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부상했다. RNA 간섭현상은 이중 나선구조의 RNA가 `스몰 RNA(sRNA)´로 바뀐 뒤 세포 내의 메신저 RNA(mRNA)를 절단, 분해시키는 과정을 이른다. 즉 이중 나선구조의 RNA가 특정한 형태의 유전자로 발현되지 못하도록 막는 한 과정인 것이다. 다시 말해 세포 안에서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 합성을 막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RNA 간섭현상은 1998년 파이어, 멜로 박사팀이 꼬마선충에서 처음 발견한 뒤 2001년에는 투슐 박사팀에 의해 인간세포에서도 RNA 간섭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때부터 RNA 간섭현상은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RNA 간섭현상을 이용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기능을 모르는 유전자를 억제하고 나서 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는 용도이고, 또 하나는 질병의 발병에 관련하는 유전자를 억제한 뒤 유전자치료 등에 응용하는 것이다.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는 “신약 개발과 유전자 치료법 개발 과정에서 이 연구 성과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암 등 다양한 인간질환의 새로운 질병기전을 밝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준 연구 업적”이라고 말했다.심재억 박정경기자 jeshim@seoul.co.kr
  • 고교생 수업만족 56% 뿐

    고교생 수업만족 56% 뿐

    학교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초·중·고 수업 가운데 중학교 수업이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왔다. 전국 67개 초·중·고교에서 시범운영 중인 교원평가 운영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의뢰받아 조사한 결과를 2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교원평가 정책포럼’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의 63.5%가 수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불만족이란 응답은 11.3%였고,25.2%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수업 만족 비율은 초등 72.8%, 중학 60.9%, 고교 56.8% 순이고 불만족 비율은 초등 7.3%, 중학 11.9%, 고교 14.6% 순이다. 고교생들은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수업내용 ▲재미있는 수업을 통한 학습참여 유도 ▲수준별 수업 ▲학생에 대한 칭찬과 격려 등의 순으로 수업만족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보는 자녀의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에서는 평균 53.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10.2%가 불만족 반응을 보였다. 만족 비율은 초등 63.1%, 중학 49.8%, 고교 46.6%였고 불만족 비율은 초등 6%, 중학 10.9%, 고교 13.9%였다. 학부모들은 학교측에 방과후 학교나 특기적성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인성교육, 학생에 대한 교사의 사랑(칭찬과 격려),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주기적인 안내 등을 요구했다. 교원들은 동료 교원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 초등 92.1%, 중학 86.6%, 고교 90.8%가 ‘탁월ㆍ우수하다.’고 평가했으나 ‘미흡 또는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는 평균 0.7%로 낮았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 교원의 경우,‘미흡 또는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가 고교 교사에 비해 0.2%포인트 높은 0.8%로 나왔다. 동료교사간 평가가 온정주의적 분위기에서 이뤄질 개연성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사실상 7%의 의미를 지닐 수 있어 주목된다. 교육부 관계자도 “교원평가를 시행 중인 일본의 경우, 이 비율이 훨씬 낮았다.”고 밝혔다. 교원의 50.8%, 학생의 36.2%, 학부모의 53.4%는 ‘교원평가로 교육 주체들간의 상호 이해와 의사소통이 증진되었다.’고 답했다. 교원평가에 따른 변화를 묻는 질문에 교원들은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73.9%),‘수업준비와 실행을 더 충실히 했다.’(60.3%)는 긍정적 응답이 많았다. 교육부는 10월 중 ‘교원평가 일반화 방안’을 마련해 공청회 등을 거쳐 법 개정을 추진하고 2007학년도부터 ‘교원평가 운영 선도학교’를 대폭 늘려 운영할 방침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英 “직장서 나이차별 NO”

    英 “직장서 나이차별 NO”

    영국에선 새달부터 나이를 이유로 고용하지 않거나 해고할 수 없다. 정년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난다. 영국 ‘나이차별 금지법’은 아일랜드, 덴마크에 이어 유럽연합(EU) 평등규정을 따랐다는 점에서 향후 선진국들의 보편적 기준이 될지 주목된다고 BBC 인터넷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나이차별을 부분 규제해 온 미국, 호주와 달리 영국은 채용과 승진, 해고, 직업훈련 등에서 65세를 넘지 않는 한 나이가 많거나 적다는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도록 전면 금지했다. ●나이 암시하는 채용공고도 금지 이에 따라 영국 기업들은 앞으로 채용할 때 나이제한 규정을 둘 수 없다. 지원자의 나이를 단순히 물어볼 수는 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 ‘아스다’가 생일을 묻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선언하고 나서 벌써부터 파장이 크다. 채용공고에도 나이와 관련된 문구를 넣을 수 없다.‘팔팔한 젊은이 급구’,‘원숙하신 분 우대’ 등 이런 광고는 차별로 간주된다. 해고할 때는 65세가 되기 6개월 전에 통보해야 한다. 통보하지 않으면 65세가 넘어도 일을 계속하겠다고 노동자가 요청할 권리가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직업특성상 ‘객관적으로 정당한’ 경우는 허용되는데 가령 소방관이나 조종사처럼 강한 육체를 필요로 할 때다. 조종사의 정년은 60세로 뒀으며, 바텐더 등 음주관련 직종은 18세를 넘어야 한다. 군인과 자원봉사자도 법으로 예외를 명시했다. 따라서 명시되지 않은 예외들은 여전히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10대를 겨냥한 의류점에서 젊은 아가씨를 고용하고 싶을 때 차별이 인정되는지 여전히 모호하다. ●고용주 40% “나이차별 분쟁 늘것” 특히 연금이 기업으로선 부담이다.65세로 늘어난 정년에 맞춰야 하는 문제 때문에 연금 적용은 12월로 시행이 늦춰졌다.‘고령화 대비 사용자 포럼’의 조사에서 고용주 40%가 “법적 분쟁의 절반 이상이 나이차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청년 고용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정부는 덴마크, 아일랜드 사례에서 무더기 소송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나이차별 금지가 고령자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어린 새내기 노동자에게도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인턴사원이 교육이란 명분으로 동일노동에 저임금을 받는 현실이 새 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정부와 개인연금 회사들은 거꾸로 부담을 덜 전망이다. 고령자를 배제하는 구조조정이 일반화되면서 정부가 지급해야 할 연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다분히 정부의 필요에 의해 도입된 만큼 기업의 호응은 아직 미지수다. 다만 인종, 성, 장애, 종교, 성적 취향 등에 이어 점차 나이가 차별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儒林속 한자이야기] (140) 禪(선)

    儒林 (674)에는 ‘禪’(선)이 나오는데,‘마음을 한 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坐禪(좌선)’을 말한다. ‘禪’자는 본래 ‘壇(단)을 설치하여 하늘에 제사드린다.’는 뜻.Y자형의 나뭇가지 양쪽에 돌덩이를 단 武器(무기)의 상형인 ‘單’(단)과 신에게 희생을 바치는 臺(대)를 나타낸 ‘示’(시)가 결합되었다.用例(용례)에는 ‘禪讓’(선양:제왕이 자리를 어진 사람에게 넘겨줌),‘參禪’(참선:선사에게 나아가 선도를 배워 닦거나, 스스로 선법을 닦아 구함)등이 있다. 佛家(불가)에서 말하는 ‘禪’은 ‘禪定’(선정)의 약칭이다. 인도에서 일찍부터 一般化(일반화)된 수행법으로, 앉아서 자세를 바르게 하고 雜念(잡념)을 떨쳐내어 마음을 집중한다. 모헨조다로의 출토품 가운데 요가의 모습을 담고 있는 印章(인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淵源(연원)을 짐작할 수 있다.禪定은 요가에 포함되면서도 요가와는 다르다.禪은 인도에서 예로부터 통용된 慣習(관습)이나 思想(사상)을 끌어들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정한 體系(체계)를 갖추었다. 禪은 크게 小乘(소승)의 선과 大乘(대승)의 선으로 나눌 수 있다. 대승의 선은 소승불교와 같은 번쇄한 체계화를 피하고, 단계적인 실천을 내적으로 통일하는 근거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단순한 종교 수행법의 하나인 坐禪(좌선)이 후대에 禪宗(선종)으로서 독립된 宗派(종파)를 형성하며 발전한다. 禪과 관련한 중국 고대의 의식 가운데 封禪(봉선)이 있다.封禪이란 天子(천자)가 흙으로 壇(단)을 만들어 하늘에 제사 지내고 땅을 정결하게 하여 山川(산천)에 제사 지내던 일이다.‘封’은 옥으로 만든 판에 원문(願文)을 적어, 돌로 만든 상자에 봉하여 天神(천신)에게 비는 일이며,‘禪’은 土壇(토단)을 만들어 地神(지신)에게 비는 儀式(의식)이다. 기록에 따르면 秦始皇(진시황)은 기원전 219년 태산(泰山)과 양부(梁父)에서 봉선을 행한다. 원래는 不老長生(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의식이 정치적 행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禪讓(선양)은 封禪과 일정부분 관련이 있는 政權移讓(정권이양) 행사이다.封禪을 행할 수 있는 주체는 天子에 국한된다.禪讓은 帝王(제왕) 스스로 그 자리를 有德者(유덕자)에게 넘겨주는 것이므로 ‘禪’자를 쓴 것이다.堯(요),舜(순),禹(우)로 이어지는 선양 과정에서 성공적 선양을 위해서는 엄청난 苦惱(고뇌)가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堯(요) 임금은 천하를 스스로 舜(순) 임금에게 이양하는데,史記(사기) 五帝本紀(오제본기)에 의하면 순은 전욱의 6세손으로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孝道(효도)를 온전히 실천한 인물이다. 요 임금은 시골 총각 순을 자신의 후계자로 여기고, 일단 두 딸을 出嫁(출가)시켜 그 속을 지켜보았다. 순이 攝政(섭정)의 지위에 오른 것이 50세였으므로 후계구도 완성을 위해 20여 년의 長考(장고)를 거듭한 것이다. 순은 治水(치수) 失敗(실패)의 책임을 물어 곤을 斷罪(단죄)하였다.禹(우)는 바로 곤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치수사업을 總括(총괄)하면서 아버지의 失敗(실패)를 거울삼아 현장 노무자들과 13년 동안을 同苦同樂(동고동락)하여 과업을 完遂(완수)한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데스크시각] ‘커리어우먼’이 사라질 날 올까/김균미 경제부 차장

    서울신문 매주 토요일자 경제면에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고정란이 실린다. 올초부터 새로 시작된 코너로 경제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직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딱히 ‘잘 나가는 여자’들의 성공 이야기라기보다 주위에서 점점 일반화돼가고 있는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일에 대한 열정과 철저한 자기관리,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묻어난다. 지금까지 어림잡아 팀장급 이상 커리어 우먼 30여명이 소개됐다.30∼50대까지 연령층과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 가운데 직접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이른바 ‘커리어 우먼 2세대’에 속한다.1980년대 대기업 등의 취업문이 여성들에게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때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극소수라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주목을 한 몸에 받았고, 여자 후배들에게 전례가 될까봐 이를 악물고 남자 동료들과 경쟁해온 세대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임원 승진을 앞두고 유리천장 깨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들의 취업 자체가 드물었던 1970년대,‘여성’임을 ‘부인’하며 선구자의 입장에서 높은 남녀차별의 벽을 넘어 성공을 일궈낸 50줄에 들어선 ‘커리어 우먼 1세대’와 IMF 이후 사회 각계에 봇물처럼 쏟아져나온, 남녀평등교육을 받고 자란 ‘커리어 우먼 3세대’ 사이에 ‘끼인 세대’이다. 커리어 우먼 2세대들을 만나면서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기회가 주어주길 기다리기보다 준비된 자세로 기회를 만든다. 나만을 내세우기보다 조직과 개인을 융화시킬 줄 안다. 남자들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화를 꾀한다. 낙천적이다.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장점을 극대화한다. 가정적으로는 어떨까.“친정 어머니한테 미안해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없어요.”‘그녀들’의 솔직한 속내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또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농축된 사랑의 질(質)로, 믿음으로 대체하며 ‘자기합리화’한다.‘너의 인생은 너의 것’이라며 자녀들의 홀로서기를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주위(사회)에서 조금만 도움을 받았더라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속상해한다. 때문에 이런 걱정들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의 뒤늦은 ‘저출산대책’을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는 고개를 갸웃한다. 더욱이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그녀들’의 딸·아들이 살게 될 ‘비전 2030’ 청사진에도 그 누구보다 관심이 높다. 정부가 제시한 비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여성과 맞벌이부부가 출산·육아 걱정없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여성들이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사회가 된다. 육아비용 부담은 줄고 육아서비스 수혜율은 현재 47%에서 74%로 높아진다.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2030년 65%로 높아진다. 남녀간 소득도 현재 여성이 남성의 48%밖에 받지 못하는데 비해 25년 뒤에는 70%까지 끌어올려 격차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꿈같은’ 얘기다. 이렇게만 된다면 일하는 여성을 굳이 남자와 구분해 부르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단어가 더이상 필요없는 세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부는 며칠전 내년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일하는(돈 버는) 아빠, 집안 살림하는 엄마’식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이 얼마나 빨리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꿀지 장담할 순 없다.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변화를 향한 작은 노력의 시작일 뿐이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결실 맺길 바라는 ‘커리어 우먼 2세대’들은 이것이 그녀들만의 ‘꿈’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힘차게 집을 나선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기고] 골프치기는 유감스럽다/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

    골프가 우리에게 고급 스포츠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고급일 것은 없는 것 같다. 매일 저녁 스포츠뉴스에 골프얘기가 빠지지 않을 만큼 일반화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상은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골프란 여느 운동보다도 비용이 더 들고 시간도 더 소요된다. 그래서 돈이 있고 시간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골프열기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것 같지만, 과연 돈과 시간 두 가지를 다 가진 이가 우리 주변에 그렇게 많을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골프는 여전히 보통 사람들에게는 요즘말로 럭셔리스포츠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사회를 이끄는, 특히 정치권 지도자는 고급을 상징하는, 그리고 일정 부분 고급을 부추기는 골프치기 따위는 더욱 삼가야 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의 공동의 이익을 이구동성으로 좇는 집단공동체주의의 긴 역사를 일관되게 살아온 우리에게 공익을 주도하는 정치지도자의 영향력이란 절대적이어서 더더욱 그렇다. 상식이지만,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는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근면했고 정직했으며, 그리고 더 검약했다. 우리가 8시간 일하면 그들은 10시간 일했다. 우리가 손쉽게 말을 바꿔 둘러대도 그들은 지키지 못하는 약속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은 충분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매사 애써 삼가고 절제했다. 언젠가 TV 사극에서 본, 이순신 장군이 광해세자를 맞아 대접하는 소찬 상차림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일반 시민이 골프를 쳐도 지도자는 그냥 말하자면 테니스를 쳤으면 좋겠다. 우리가 기회가 닿아 룸살롱에 가서 술을 마셔도 지도자들은 단란주점에서 단정히 술을 마셨으면 좋겠다. 혹은 우리가 호텔레스토랑에서 고급 음식을 먹게 되어도 정치지도자는 대중음식점에서 간단하게 먹고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우리의 희망사항이다. 아니 좀더 엄격하게 말하면, 그들을 우리 이익을 대변해줄 지도자로 선택한 우리에 대해서 그들이 반드시 지켜주어야 할 의무조항이다. 지금 우리가 대한제국(大韓帝國)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大韓民國)에 살고 있다는 것을 그들 지도자는 정말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과거 국무총리가 강원도 일대에 큰 산불이 났는데 그 시간에 골프를 쳤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그 총리는 지난 남부지방 집중호우의 물난리 중에도 골프를 친 바 있다. 또 옷깃 여미는 3·1절 날에 부산에서 내기골프를 쳐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였다. 지난해 매미 태풍이 닥쳤을 때에는 경제부총리가 제주에서 골프휴가를 즐기다가 문제가 되었다. 지난 7월 경기도당 간부들의 ‘수해골프’로 홍역을 치렀던 한나라당은 이번에는 국방위 소속 세 의원의 해병대사령부 ‘평일 골프’ 파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앞서 여권의 일부 고위 인사들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충주 일대에서 열린우리당 출입기자들과 골프를 쳤다고 해서, 또 인천지역의 일부 의원들은 수해기간중 태국으로 골프외유를 다녀왔다고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우리에게는 우리 나름대로 소중히 가꾸어 온 역사와 전통의 정신문명이 있고, 다행스럽게도 그런 탓인지, 우리는 지금 바야흐로 세계 선진대국 반열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사명이 있는 이 나라 정치지도자들이라면 우리 보통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정직하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근검 조신하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지도급 의원, 정치인은 물론이고 장관이나 총리, 대통령이 시도 때도 없이 골프나 치는 게 우리 보통사람들로선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정치지도자들에게 공직에 머무르는 동안만이라도 골프를 삼갈 것을 제안한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
  • [경제정책 돋보기] 美産 쇠고기 새달 3년만에 시판 재개

    [경제정책 돋보기] 美産 쇠고기 새달 3년만에 시판 재개

    광우병 파동으로 시장에서 사라졌던 미국산 쇠고기가 3년 만에 수입된다. 다음달 추석연휴를 전후해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판되면 식당과 정육점, 단체 급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한우값 하락 등 국내 축산농가들의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고급육 생산을 통한 한우 고기의 차별화와 부정유통 방지 대책 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산, 호주산 밀어내고 독주 예상 미국산 쇠고기의 등장으로 국내 수입 쇠고기시장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현재는 호주산이 미국산이 퇴출된 틈을 타 3년째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쇠고기 수입물량 9만 4000t중 호주산이 69.8%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판되던 2003년에는 미국산이 68%를 차지했다. 수의과학원은 “값싸고 연한 미국산이 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수 출하로 한우값 하락, 돼지·닭도 연쇄 타격 미국산 쇠고기 시판까지 한 달여가 남았지만, 벌써부터 농가들이 가격 하락을 우려해 소를 내다팔면서 산지 소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 말부터 홍수출하가 이어지고 있다. 한우협회 장기선 부장은 “서울 가락동 축산물공판장 등에 도축물량이 몰리고 있고, 산지 소값은 지난해 이맘 때보다 70만∼80만원 떨어졌다.”고 밝혔다. 장 부장은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에 안착하는 내년 이후 150만원 정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조사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한우 산지가격(수소 600㎏ 기준)은 43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6% 떨어졌다. 정민국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도축 마릿수 증가로 11월까지 최대 10.8%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산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전망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비싼 한우 고기 대신 돼지·닭고기를 찾았던 소비자 수요가 미국산 쇠고기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호응 여부 불투명 이번에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에는 인기를 끌었던 뼈 붙은 갈빗살(LA갈비)과 횡경막(안창살), 꼬리 등이 제외된다. 때문에 소비자 호응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2003년 당시 전체 수입물량 19만 9443t중 LA갈비가 68%를 차지했다. 김달중 농림부 차관보는 “2003년 절반인 10만t 미만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도 변수로 지적됐다. 그러나 유통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뛰어난 ‘가격 대비 효과’를 들며 소비가 늘어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예측한다. C수입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뼈 없는 갈빗살과 목살 중심으로 수입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미국산 쇠고기 예상소비자가격이 현재 호주산(1등급 500g기준 2만 2000원)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우 품질 고급화, 미국산 한우 둔갑 차단 대책 추진 정부는 축산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급화·차별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역별 우수브랜드를 육성하고, 인공수정 확대 등을 통해 1등급 이상 한우 고기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비싼 한우 고기로 둔갑해 부정유통되는 것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영업장 면적 300㎡ 이상 음식점은 메뉴판에 쇠고기 원산지와 종류를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한 ‘식육원산지표시제도’를 전면 시행한다. 쇠고기 이력추적제도 내년 이후 정착시키고, 쇠고기 유전자감별법을 일반화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불경 수행으로 깨달음 얻는다

    불경 수행으로 깨달음 얻는다

    1700년의 역사를 갖는 한국불교는 흔히 간화선(看話禪) 불교로 인식된다. 화두를 들고 참구해 깨달음을 얻어가는 선(禪)의 과정을 중시하며, 실제로 한국불교의 많은 부분이 이 선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와 현대불교신문사가 다음달 16일부터 11월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에서 마련하는 ‘10대 강백 초청 강설대법회’(표 참조)는 간화선이 아닌, 경전을 통한 수행과 깨달음을 강조하는 이색적인 법회로 주목된다.‘경전을 통한 수행도 깨달음의 길’이란 전제 아래 한국불교 교학의 전통과 의미를 새기는 흔치 않은 법회이기 때문이다. “선은 부처의 마음이요, 교는 부처의 말씀이다.”라는 명제와 ‘사교입선(舍敎入禪)’의 전통은 한국불교에서 일반화된 사실. 그러나 불교계 한쪽에선 이같은 명제와 전통이 ‘마음만 취하고 말씀은 버려야 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고착시킬 뿐만 아니라 ‘교학은 수행의 길이 아닌 것’으로 오도한다는 이유로 반대여론이 있어 왔다. 선이 부처의 마음이면 교는 그 마음을 표현하고 전하는 길이라는 측면에서다. 이번 봉선사 법회는 ‘경전은 바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며 깨달음을 이끄는 안내자이며 깨달음을 전하는 통로’임을 밝히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불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10명의 강백이 돌아가면서 금강경, 육조단경, 화엄경, 아함경, 열반경, 해심밀경, 법화경, 정토삼부경, 원각경, 능엄경 등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중요한 10개 경전을 각각 강의한다. 강백들의 2시간에 걸친 불경 핵심 강연에 이어 법회 참석자들이 질의응답하는 형식이다. 초청된 강백들은 국내 불교학 관련 대학 교수, 신도회장 등 40여명의 의견을 종합해 엄선한 최고 권위의 불경 전문가들.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전 직지사 강주 의룡, 통도사 율원 율주 혜남, 수덕사 강주 응각, 은해사 승가대학원 원장인 지안, 화엄학연구원장 각성, 부산 미륵암 주지 백운, 울산 학성선원장 우룡, 쌍계사 승가대학장 통광,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 등이 들어 있다. 김성호 전문기자 kimus@seoul.co.kr ●불교 경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은 처음엔 ‘암송’으로 전해졌다. 부처님 열반 직후의 제1차 결집과 부처님 열반 후 100년 뒤의 제2차 결집에선 장로 비구들이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자 한 자 기억하며 가슴에 새기는 수준이었다. 문자화되기 시작한 것은 다시 그로부터 100여년 뒤 제3차 결집 때부터다. 경전의 시초인 셈이다.2세기 전반, 부처님 입멸 700여년 뒤의 제4차 결집에서는 여러 파로 갈라진 이설(異說)을 통일하기 위해 경전 주석서를 결집하기에 이르렀다. 그뒤 계속된 결집을 통해 5세기까지 ‘반야경’‘법화경’‘정토삼부경’‘유마경’‘열반경’’화엄경’ 등의 대승경전이 모양새를 갖추었다. 경전 가운데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뤄 보리수 아래 해인삼매에 들어 연기법으로 이뤄진 우주 본체를 밝힌 것이 바로 화엄경.4성제와 12연기의 이치를 통해 우주의 실상을 설한 것은 지금의 장아함·중아함·증일아함·잡아함의 ‘4부 아함’이다. 그 다음으로 설한 내용은 ‘방등경’으로 불리는 유마경·금광명경·보적경·능가경·승만경·아미타경 등에 담겨 있다. 공(空)의 세계를 설한 내용을 ‘반야부’라 하며 대반야경·금강경·반야심경이 속한다. 부처님은 8년간 법화경을 편 뒤 입멸했는데 이때 설한 내용이 바로 대반열반경 같은 ‘열반부’ 경전들이다.
  • “뉴딜 대상 넓히고 정부협력 모색”

    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이 30일 외부 경제전문가를 초청, 뉴딜 토론회를 갖고 김근태 당의장의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대타협’행보를 측면 지원했다. 정부와 재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비판 속에서 ‘그래도 이 길밖에 없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자리였다. 토론회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이 양극화와 투자부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각각 다른 의견과 진단을 쏟아내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중산층을 복원하고 매년 1∼2%의 추가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박정희식 개발독재방식이나 시장지상주의 모두 해답이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발제에서 “사회복지와 노동, 과학기술 정책 등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주의가 없다면, 개방과 시장화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라면서 “비민영화 은행을 장기 투자자로 육성하고, 황금주와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제도를 도입해 기업지배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대신 대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뉴딜의 접근법과 투자부진 이유를 둘러싼 이견이 쏟아졌다. 이장원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수익주의나 주주자본주의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의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대기업 집단만이 해결사로 비춰져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반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뉴딜 방향은 총론적으로 타당한 선택이며, 반 기업이 과연 개혁적인가에 대한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비정규직과 지방 중소기업, 여성·노인 등 타협의 범위를 확대하고 정부나 다른 정당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장은 “설비투자가 저하된 것은 우리 산업이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형 지식기반화 산업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同性교사 한테 배울때 성적 높다”

    “同性교사 한테 배울때 성적 높다”

    남학생은 남자 교사에게서, 여학생은 여자 교사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워스모어 대학 부교수이자 스탠퍼드 대학 교환교수인 토머스 디는 미 교육부가 1988년 2만 5000여명의 8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조사를 심층 분석, 같은 성별의 교사에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성적이 나아졌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석 결과는 후버 연구소의 계간 학술지 ‘에듀케이션 넥스트’에 28일 게재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디 박사는 심지어 이성 교사가 가르치면 학생의 학습 발달을 해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시험 성적과 교사 및 학생들이 스스로 보고한 느낌들을 조사한 결과, 과학·영어·사회 과목에서 남교사 대신 여교사가 가르치면 소녀들의 성적이 올라갔고 소년들의 성적은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이와 달리 남교사가 이 수업들을 지도했을 때 소년들의 성적이 더 나아졌고 소녀들의 성적은 더 나빠졌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남교사의 비율이 40년만에 가장 낮은 시기에 나왔는데, 미 공립학교 교사 가운데 약 80%가 여교사들이다. 디 박사는 여러 가지 요인을 배제한 분석이라는 점을 전제한 뒤, 교사의 성별이 학습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여교사가 가르치면 남학생들은 불만이 더 많은 것 같았고, 여학생들이 부주의하거나 무질서하다고 간주될 가능성은 더 적었다. 남교사 수업 때는 여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에 유용하지 않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많았고 수업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질문할 가능성도 더 적었다고 디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국립여성법률센터(NWLC)의 마르시아 그린버거 공동의장은 “소년과 소녀 모두 남녀 교사로부터 성역할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며 성급한 일반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학생체벌 금지’ 법제화 논란

    ‘학생체벌 금지’ 법제화 논란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체벌 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인권 차원에서 체벌을 원천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런 문제까지 법으로 해결해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학생체벌을 둘러싼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런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울 강남의 A중학교는 2003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한 여교사가 말을 듣지 않은 학생들에게 엎드려 뻗치기를 시킨 뒤 신고 있던 뾰족 구두로 학생들의 머리를 때린 사건 때문이었다. 학부모들이 흥분했지만 정작 학교에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학부모였던 박모씨는 “선생님을 대상으로 들고일어나 큰 문제를 삼는 것은 학부모가 약자인 현실에서 엄청난 ‘명물’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의 B초등학교에도 이런 여교사가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저학년들에게 심한 체벌을 주기 때문이다.2학년생에게 주먹 쥐고 엎드려 뻗치기를 시키고 발로 차거나, 수업에 방해된다며 교실 밖으로 끌어내 쫓아내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항의했지만 교장은 이듬해 해당 교사에게 1학년 담임을 맡겨 학부모들을 경악시켰다. 학부모들은 한목소리로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별도로 폭력에 가까운 체벌이 일상화돼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학교에 체벌과 관련해 문제 있는 교사 몇몇은 꼭 있는데, 이 교사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언어폭력도 위험수위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정한 체벌 규정이 사실상 학교 현장에서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때문에 “법으로 금지하는 한이 있더라도 폭력은 막아달라.”고 강조한다. 체벌이 교육적 차원을 넘어 폭력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학부모 이모씨는 “교육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지만 체벌을 풀어놓다 보니 일반화되는 것이 문제”라면서 “부작용도 있겠지만 법제화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언어 폭력도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서울 강북의 C중학교에 자녀가 재학 중인 이모씨는 “일반적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신체적·언어적 체벌에 무감각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가도 빌어먹을 놈’이라든지, ‘네 아버지 직업이 뭔데 이 모양이냐.’,‘거지 팔자 못 면한다.’는 등 가족사나 아이의 미래를 언급하며 꾸짖는 경우 아이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된다.”면서 “‘강남 아이들은 안 그런데 너희는 왜 이 모양이냐.’는 등 지역차별적인 발언도 무의식 중에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 지도할 방법 없다” 하소연 서울의 D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한 학생에게 “선생님, 인생을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그 아이가 평소 내게 불만이 많이 쌓여서 나온 행동이었겠지만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참 답답했다.”면서 “교육적 차원의 체벌로 고쳐질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체벌금지 법제화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 사이에 ‘내 자식도 아닌데 왜 욕을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확산될 수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교사들은 과도한 체벌에는 명백히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적 차원의 체벌에는 찬반이 엇갈린다. 체벌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안타까워했다. 서울 E중 송모 교사는 “의무교육인 중학교에서 마땅한 대안도 없이 체벌을 금지한다면 아이들을 지도할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서울 F여고 박모 교사는 “체벌은 사라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면서 “무조건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다. ●“능력 없는 교사일수록 체벌 의존” 법제화를 둘러싼 의견이 학부모와 교사를 중심으로 나뉘지만 한 가지에서만큼은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교육부가 법제화만 서두르지 말고, 학교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G고 3학년 박모군은 “체벌 자체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선생님을 보고 배워 후배들을 똑같이 때리는 등 폭력이 대물림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면서 “법제화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원모씨는 “가르치는 능력이 떨어지는 교사일수록 체벌에 의존하는 반면, 체벌 없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적으로 운영하는 반이 있다.”며 대안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체벌을 포기한 지 7년 됐다는 서울 H중 함모 교사는 “경험상 체벌은 효과가 없다.”고 전제한 뒤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 이해하고 설득하다 보니 훨씬 효과가 있더라.”면서 “결국 교사가 운영의 묘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폭력은 또다른 폭력 낳아” vs “교단 자율성 침해우려 커” ‘사랑의 매인가, 또 하나의 폭력인가.´ 학생체벌 법제화 방안을 둘러싸고 찬반이 팽팽하다. 올해에는 교육부가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찬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법제화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무엇보다 학생 인권 보호를 강조한다. 교도소와 군대에서조차 금지하고 있는 체벌을 교육적이라는 이유로 허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교육과 시민사회, 바른교육권 실천운동,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 학부모·교육단체와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이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은 “공개되지 않은 채 묻혀가는 일상적인 폭력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그 결과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교육 불신은 높아지고, 교사 집단을 혐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이민숙 대변인도 “학생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올 하반기 중에 체벌금지 규정을 반드시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학생들이 과도한 체벌을 그대로 보고 배워 또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법으로 체벌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주장이다. ●사제 신뢰회복에 걸림돌 반면 법제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체벌 문제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으로 강제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학교별 학교생활 규정에 따라 체벌을 금지하거나 합리적인 사랑의 매만 허용할 수 있는데, 굳이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체벌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대안을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 훨씬 교육적인 대책이라는 것이다. 서울 S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교육적인 작은 체벌에도 교사를 신고하는 마당에 법으로 체벌을 금지한다면 생활지도를 아예 포기하는 교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면서, 교사와 학생간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것을 걱정했다. 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도 “교사와 학생간 신뢰관계가 크게 훼손될 수 있고 교단의 자율성도 침범할 우려가 크다.”면서 “현행 학교생활규정으로도 학생에 대한 과도한 체벌을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체벌 정의와 법적 규정 현행 초중등교육법 18조에는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때에 법령 및 학칙에 정하는 바에 의해 학생을 징계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 체벌을 간접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원칙적으로 체벌을 금지하면서도 교육상 불가피한 체벌의 경우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민주적 합의절차를 거쳐 사회통념상 합당한 범위 안에서 학교 규정에 명시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지키는 학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대법원의 2004년 판례에 따라 ‘용인되지 않은 체벌’을 ▲체벌의 교육적 의미를 알리지 않은 채 교사의 성격·감정에서 비롯되거나 ▲공개적으로 체벌이나 모욕을 가하는 지도행위 ▲학생의 신체나 정신건강에 위험한 물건이나 교사의 신체를 이용해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부위를 때리거나 ▲학생의 성별, 연령, 개인적 사정에 따라 견디기 어려운 모욕감을 주는 행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하나 우리나라처럼 교사가 학생들에게 ‘사랑의 매질’을 하는 것이 외국에서는 가능할까? 나라마다 전통과 관습, 사제간에 대한 인식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현재 체벌금지에 대한 법제화 기류가 적지 않게 형성된 시점이어서 외국 사례는 주목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체벌을 금지한 나라는 이슬람권 국가와 독일, 룩셈부르크, 스웨덴, 스페인, 영국, 오스트리아, 우루과이, 일본, 중국, 프랑스, 호주 등이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교원이 학생을 ‘너’라고 부르는 것도 금지할 정도로 체벌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독일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집단 벌과 모든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체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27개 주에서는 법으로 체벌을 금지한다. 하지만 텍사스, 뉴햄프셔 등 13개 주에서는 잔인한 체벌을 금지하지만 제한적으로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김창환 연구위원은 “미시간주의 경우, 학기초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훈육관련 지침을 통보하는데 학생이 학교에서 비행을 저지르면 저녁에 남아서 별도 공부를 시키는 것은 가벼운 벌이고 며칠간의 정학도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부 서유미 국제교육협력과장도 “아이오와주의 경우, 장난을 심하게 치는 아이에게 서있게 한다든지, 평소 사용하던 화장실이 아닌 멀리 떨어진 화장실을 이용하게 한다든 지 심리적 압박은 주더라.”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싱가포르 등도 제한적으로 체벌을 허용한다. 반면 캐나다와 태국은 체벌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체벌을 교육의 최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체벌했을 때에는 학생의 위반 행동과 체벌경위를 기록으로 보관하고 장학사 요구가 있으면 이를 언제든지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지도에 개인적 감정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태국은 학교 규율을 위반하거나 학생 본분을 이탈한 행위에 한해 제3자가 없는 닫힌 방에서 교사가 체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학생의 허벅지 뒤쪽 부위를 때리돼 표면이 매끄럽고 둥글며 직경 0.7㎝를 넘지 않는 회초리로 6대 이내를 때릴 수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70년대의 상징,‘아침이슬’ 김민기 (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70년대의 상징,‘아침이슬’ 김민기 (2)

    71년 첫 독집음반을 발표했던 가수 김민기씨는 오랜 ‘금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22년만인 93년, 넉 장의 앨범 ‘김민기 1,2,3,4집’을 동시에 발표하며 대중들 앞에 돌아온다.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진 빚을 갚는 심정으로 음반을 냈다.’는 것이 당시 인터뷰에서 한 첫마디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과장된 평가, 아울러 신비주의와 편견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처음 만들었던 악보 그대로 노래를 부름으로써 ‘노래의 제 모습’과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자 시도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그동안 구전으로만 알려졌던 노래들, 심의 반려로 음반화되지 못한 노래들, 왜곡된 채 발표된 노래들, 작사 작곡자가 다른 이름으로 표기되었던 노래들까지, 뮤지컬 형식의 긴 노래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노래 40곡을 한꺼번에 본인 목소리에 담아 발표했다. 자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던 인물, 김민기씨가 비로소 노래로써 ‘고해성사’를 한 셈이었다. 이 음반은 그동안 ‘시대를 담은’ 그의 노래들이 어떻게 굴절되었는지를, 동시에 불행했던 한 시대를 극명하게 증언하고 있다. 당시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그리고 수집한 자료들을 통해 그 치열했던 기록의 장을 펼쳐본다. 그 일부. ●혼혈아(71)-이 노래는 결국 ‘종이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같은 노래도 제목에 따라 심의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현실. ●주여 이제는 여기에(73)-김지하 희곡 ‘금관의 예수’ 도입부를 토대로 만든 노래. 이 제목으로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어 ‘주여 이제는 그곳(북한을 지칭)에’라고 제목과 가사를 바꿔 재취입해야 했다.‘여기’에서 ‘그곳’에 이르는 여정에 당시 한국 대중가요의 초라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기지촌(73)-이 제목으로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어 ‘황혼’으로 바꾸었으나 그나마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음반화되지 못한 음반’으로 남아 있다. ●강변에서(73)-가사 중 ‘16살 순이’가 ‘19살 순이’로 바뀌었다,16살은 근로기준법 상 취업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공륜의 개작지시 이유. 하지만 주변에서 ‘16살 순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하나이었다더라(74)-공륜의 ‘심의 거부’로 음반화되지 못함. ●고무줄놀이(78)-가사 중 ‘살찐 송아지’부분이 ‘살찐 강아지’로 바뀜.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공화당의 상징동물이 ‘소’였기 때문. ●늙은 군인의 노래(76), 상록수(77) 등-김아영 혹은 한규정, 양희은 등의 이름으로 발표. 이전까지 본인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들은 이미 모두 금지되었고 아울러 ‘김민기’라는 이름으로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래 자체보다 작가 이름이 더 문제였으니 기막힌 심의기준이 아닐 수 없었다. 더 이상의 합법적인 음악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이 깊숙이 각인되자 그는 아예 ‘빵에 갈 각오’로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완성, 자신의 이름 석자를 떳떳이 밝힌다. 결국 이 일로 그는 또다시 연행되는 고초를 겪어야 했고 더욱 위험한 인물로 간주, 늘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시대가 ‘투사’로 내몰았던 ‘김민기 노래’, 그 메시지는 어느덧 우리나라의 중심축에까지 작용한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2의 건국’을 외치는 정책 캠페인에도 그의 노래가 대신한다. 정부수립 50주년 TV캠페인 배경으로 깔렸던 노래가 바로 ‘상록수’였으며 메달권에서 탈락한 올림픽 대표 선수단 조기귀국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노래 또한 ‘봉우리’였다. 정치인들이 앞 다투어 ‘아침이슬’이 본인의 애창곡임을 강조하고 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틴 루터킹 인권상 수상기념식 축가 역시 ‘아침이슬’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식 축가는 ‘내 나라 내 겨레’. 93년, 본인의 육성으로 직접 나서 ‘고해성사’를 한 후 스스로 마이크를 거둬들인 ‘가수’ 김민기. 그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 한번, 전혀 다른 모습의 ‘투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sachilo@empal.com
  • [발언대] 改葬 전용 火葬爐가 필요한 이유/안우환 동국대 겸임교수

    음력 7월 윤달(8월24일∼9월21일)이 다가오고 있다. 올 윤달은 쌍춘년 윤달이라 어느 때보다 조상의 산소를 이장하거나 화장하려는 후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한 기도 갖고 있지 못하는 등 화장 능력이 크게 부족해 많은 이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제주도의 경우 이미 지난해 9월의 166건보다 2배를 웃도는 370여건의 화장예약이 접수됐다고 한다. 수도권 벽제, 성남, 수원, 인천 등 4곳의 화장장도 포화상태다. 다른 지자체의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아예 거부당하거나, 많게는 10배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님비(NIMBY) 등으로 인해 화장장을 설치하거나, 확장하지 못한 대가를 비싸게 치러야 하는 것이다. 이 결과 전국에서 불법으로 화장을 하는 행위가 적지 않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화장장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화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 불법화장이나, 개장 유골을 일반화장로에서 처리하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소량의 개장 유골을 일반 대형 화장로에서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의 설치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시한부 묘지제도 시행에 대비해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설치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비해 개장 수요가 월등히 많은 우리나라도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설치하면 많은 문제들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장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건 하에서 관계자들이 책상머리에서 불법 화장을 하는 개장업자들을 탓할 때가 아니다. 화장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부족한 화장 능력을 확충하거나, 기존의 화장장 내에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방안으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장사시설의 장기 수급계획을 세울 의무가 있는 만큼 각 지역의 여건에 맞는 대안을 찾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안우환 동국대 겸임교수
  • [중국의 ‘백두산 공정’] ‘장백산’ 브랜드 선점…영유권 주장 노골화

    [중국의 ‘백두산 공정’] ‘장백산’ 브랜드 선점…영유권 주장 노골화

    백두산은 중국 땅? 중국 정부의 백두산과 그 주변지역을 둘러싼 각종 행정조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의 후속조치로 ‘장백산(백두산의 중국식 표기) 공정’이 출현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장백산 프로젝트’는 아직 그 존재 여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언론과 학계의 논란거리가 되면서 한·중간의 분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요즘 백두산 산행에 한국말 듣기가 어려워졌다. 이번 여름 들어 백두산 관광객 10명 가운데 한국인은 1명꼴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인들이다. 지난해 30만여명의 백두산 관광객 가운데 한국 관광객은 7만명 정도. 올해는 3만명도 힘들다는 전망이다. 한국인 관광객의 감소도 두드러지지만 그보다 중국 관광객의 급증은 더욱 확연하다.“백두산이 중국의 명산(名山)이 됐으니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란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중국 당국과 관광업계의 선전이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시작됐다.”면서 이같이 전한다. 홍보효과는 즉각적이다.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이전에는 희귀했던 일본, 유럽 관광객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한 중국 관계자는 “‘10대 명산’ 지정 효과”라고 잘라 말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 백두산을 포함한 ‘중화(中華) 10대 명산’을 공식 선정·발표했다. 전통적인 5악 가운데 태산, 화산만을 남기고 나머지 3악을 제외했다. 대신 타이완의 위산(玉山)을 포함해 ‘정치적’ 색채가 농후하다는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백두산에 붐비는 중국인들은 중앙정부 차원의 치밀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다른 몇몇 대형사업만으로도 중국의 ‘백두산 브랜드’ 선점이 진전될 수 있음을 상징한다. 이르면 내년에 완공될 백두산 비행장은 ‘대량 수송’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와 도로도 놓여진다. 백두산 동부철도,3개의 백두산행 고속도로, 백두산 순환도로 등이 건설 중이거나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허룽(和龍)시가 최근 새 관광코스를 신설, 개통하는 등 관광 상품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장백산표 광천수’,‘장백산표 인삼’ 등의 상표 개발 작업도 활발하다.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또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하려는 시도까지 성사된다면 ‘중국표 장백산화’ 작업은 절정에 이르게 된다. 베이징대학의 한 정치학자는 “백두산과 동북지역, 나아가 국경 문제에 갖는 민감성은 보통을 넘어선다.”면서 “백두산 영유권을 확실하게 해두고 싶어하는 생각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jj@seoul.co.kr ■ 한국전문가 진단과 전망 중국의 백두산 개발은 ‘제2의 동북공정’인가? 아니면 단순한 동북지역 개발 사업인가? 백두산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시도, 관광 유치, 광천수·인삼산업 활성화 등 중국이 최근 백두산 개발을 추진하자 그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의 공식 입장은 역사·정치 문제가 아닌 지방경제 발전 프로그램이라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백두산 공정’이 고구려·발해사를 중국 지방 역사에 편입하려는 동북공정의 연장선에 있다는 곱잖은 시선을 보낸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도 지난 4일 중국의 백두산 세계자연유산 등재 시도에 대해 “통일 한국이 간도 반환을 주장할 경우에 대비해 국경을 확보해 두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포항공대 박선영 교수는 “최근 중국방문 때 사회과학원 소장 학자가 ‘오는 9월 학술대회에서 동북공정을 최종 정리하지만 비공식적 연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백두산 개발은 동북공정과 연관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 논거로 동북공정의 핵심이 간도·천지 영유권 문제인데 이는 백두산 영토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백두산 개발이 동북공정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희옥 한신대 교수는 “백두산 개발을 동북 공정의 ‘경제적 버전’으로 해석하는 추론은 가능하지만 논리적 근거가 약한 과도한 일반화”라고 전제한 뒤 “지방 정부의 산업개발 차원이지 정치적으로 크게 민감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고구려연구재단 배성준 연구위원도 “경제·문화적 차원에서 관광·산업자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일각에서 백두산 공정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제2의 동북 공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중국과의 마찰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엇갈린 진단에 따라 해법도 다르다. 박선영 교수는 동북공정에 대한 포괄적 대응을 주장한다. 그는 “사안마다 그때그때 대응할 게 아니라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간도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거론하면서 미래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서기는 힘들겠지만 연구를 지속하면서 여론 조성 등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희옥 교수나 배성준 연구위원은 “어떤 방식이든 북한의 중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북한이 중국과 공동으로 백두산 개발에 나서거나 유네스코 공동 등재 혹은 백두산·장백산이 아닌 제3의 이름으로 등재를 신청하는 방안 등으로 갈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중앙정부차원 정치적 개발 시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장백산 공정’에 대해 중국 관계자들은 “한국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불쾌해 한다.“분명한 근거도 없이 양국간 마찰만 일으키려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국경 분쟁까지 거론한다.“지금까지 중국과 육지 국경을 접하지 않고서 영토 문제에 시비를 거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언성을 높인다. 백두산 문제에 북한도 아닌 한국이 왜 나서느냐는 힐난이다.. 지난달 말 백두산 일대에서의 중국군 야간 미사일 훈련을 보도한 해외 언론에 대해 이례적으로 중국 기관지가 비판하고 나선 것도 사안의 민감성을 드러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홍콩·타이완·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미사일 훈련을 북한-중국간 관계 악화와 나아가 백두산 영유권 강화 시도 등에 연결지어 해석했다. 반면 중국의 관계자들은 “문화유산, 문화유적 보존과 발굴은 국가차원의 관심사이며 ‘장백산’ 말고도 세계문화유산, 세계자연유산 등재 목록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현실을 감안할 때 중앙 정부의 정치적 고려없이 이같은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지방정부의 자발적 행동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떤 이들은 알려진 것 이상으로 세세한 사안까지 지방정부의 행정행위가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것에 주목한다. 학계의 한 인사는 “이 문제는 북한이 나서야 할 대목도 많지만, 백두산 등 문제에 대해 북한 학자들은 ‘우리는 나서기 어려우니 한국이 맡아 달라.’고들 한다.”고 전했다. jj@seoul.co.kr
  • [세계는 지금 철도전쟁중] (1) 유럽 교통판도 뒤바뀐다

    [세계는 지금 철도전쟁중] (1) 유럽 교통판도 뒤바뀐다

    우리나라는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세계 4번째 고속열차 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거쳐 파리에 닿는 것이 결코 허황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철도의 대륙’ 유럽에서는 속도와 서비스를 내 건 ‘소리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유럽의 철도 선진국을 찾아 우리 철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 보았다. |파리 박승기특파원|파리 동역은 런던을 오가는 ‘유로스타’나 네덜란드행 기차를 탈 수 있는 북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역이 동쪽이나 북쪽에 있다는 뜻이 아니라,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동역에서는 지금 새로운 고속열차(TGV)가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파리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뮌헨, 스위스 취리히, 룩셈부르크를 연결하는 국제 노선이다. 프랑스국유철도(SNCF)는 이 TGV-EST(동선·東線)을 내년 6월 정상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는 파리 동역에서 지난달부터 시험운행에 들어간 TGV-EST에 올랐다. 새로운 노선이지만 투입된 열차는 새 것이 아니었다.1993년 만들어져 12년 동안 북부도시 릴을 오가던 TGV-R(북선)의 객차를 개량했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라크르가 디자인한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물씬했다. 여기에 TGV를 들여온 경부고속철(KTX)에서도 불만스러웠던 의자 간격도 넓혀 쾌적함을 더했다. 바퀴식 고속열차의 최고 속도는 세계 철도의 화두.1988년 독일의 ICE가 406.9㎞를 돌파한 것을 시발로 1989년 프랑스의 TGV-A가 515.3㎞,2003년 일본이 581㎞로 신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2009년 호남선에 투입될 한국형 고속열차 KTX∥가 2004년 시험주행에서 354.4㎞를 기록했다. 기존선로를 이용하여 시험운행을 하고 있는 TGV-EST는 160㎞에 불과해 속도감은 크게 떨어졌으나 승객들에게는 편안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TGV-EST는 기존 객차에 신형 동력차 POS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30년인 수명을 10년 이상 늘렸다고 한다. 동승한 권병구 한국철도공사 파리사무소장은 “전혀 새로운 TGV를 개발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신호장치만 업그레이드시켜 차량 성능을 개선시킨 기술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SNCF는 내년 TGV-EST가 정상운영될 시점까지 북동부도시 메츠까지 새로운 고속철도 선로의 건설을 끝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해외구간은 기존선로를 이용하게 된다. 영국에 2층버스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듀플렉스(Duplex)라는 2층 고속열차가 있다. 듀플렉스는 10량 1편성에 좌석은 545개로 기존 TGV의 2배에 이른다. 최고 영업속도는 일부구간에서 320㎞를 낸다. 파리 리옹역에서 마르세유행 듀플렉스에 올랐다. 승차권에 표시된 좌석은 1층이었으나 2층으로 올라갔다. 방음벽에 가려 답답했던 시야가 훤하게 트였다. 휴가를 떠난다는 가브리엘씨는 “듀플렉스 노선에서는 반드시 2층 좌석을 예약한다.”면서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만족해했다. 듀플렉스 차량은 우리나라 고속철에도 그대로 투입할 수 있다.KTX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듀플렉스를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수송력을 2배로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차량가격은 듀플렉스의 10량 1편성이 350억원이다.KTXⅡ는 300억원이다. 수송력 증대량에 비하면 매우 경제적이다. 프랑스의 고속열차 산업은 단순히 빠르기나 승객의 편의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SNCF는 매달 1편성의 열차를 주문한다. 우리나라 처럼 몇년 동안 필요한 열차를 한꺼번에 입찰에 붙이는 방식이 아니다.SNCF가 차량 구입 방식을 바꾼 것만으로도 제조 및 부품 업체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생산 및 연구개발의 동력을 제공한다. 유럽에서 국제열차는 일반화되어 있다. 파리와 런던, 런던과 브뤼셀을 오가는 유로스타와 파리와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탈리스는 TGV의 사촌 격이다. 유로스타는 TGV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고, 탈리스는 TGV의 자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TGV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도 고속철도를 공급했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독일의 ICE는 후발주자이다. 내년에는 TGV의 심장부인 파리에 입성한다. 이미 ICE-3의 프랑스구간 시험운행이 마무리됐고 320㎞로 달릴 수 있도록 승인도 이뤄졌다. 경쟁상대인 두 고속철 강대국이 ‘상생을 통한 윈윈전략’을 선택한 것이 이채롭다.ICE는 스페인 고속철에도 진출한다. 철도는 지금 유럽의 교통판도를 바꿔놓고 있다.TGV는 최북단 칼레에서 최남단 마르세유까지 1000㎞가 넘는 거리를 3시간29분에 주파했다. 파리에서 브뤼셀을 오가던 항공편이 없어졌고, 파리에서 마르세유를 잇던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노선도 폐지됐다. 파리와 릴 사이 240㎞는 TGV와 A1고속도로가 나란히 달린다. 도로 곳곳에는 “TGV와 경주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낡은 교통수단이 아닌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철도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문구로 읽혀졌다. skpark@seoul.co.kr
  • [발언대] ‘여권발급 대란’을 바라보며/이호조 서울 성동구청장

    ‘여권받기 별따기’,‘여권발급 민원개선 절실’ 최근 일부 신문에 보도된 기사의 머리글이다. 지난해 9월30일부터 종전의 여권제작 방식이 변경되면서 접수 및 제작 과정의 소요 시간이 늘어나 요즘은 매일 새벽마다 여권발급 신청을 위한 줄서기가 일반화되고 있다. 과거 동반여권으로 가능했던 8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개별여권으로 전환해 수요를 늘렸으며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어학연수, 수학여행 등 해외여행의 일반화 경향이 여권 민원의 폭주를 거들고 있다. 주민들은 적게는 1만 5000원, 많게는 5만 5000원씩 수수료를 내면서 여권을 발급해 달라고 하는데, 본인이 편리한 시간에 가서 신청을 하면 접수가 안 되고, 새벽에 나와 줄을 서도 접수조차 힘든 것은 민원인으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기업이나 상인들이 자기의 고객을 이렇게 대접하는 경우가 있을까. 뚜렷한 대책 없이 민원인에게 마냥 “미안하다.”고만 해야 하는가. 국민들은 불편하다고 아우성이고, 불만은 쌓여 가는데 해결방안은 없는 것인가. 조금 늦은 감은 있으나 최근 여권발급기관을 확대하고, 처리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연장하는 등 대처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듯싶다. 현행 제도는 여권발급 수수료가 전액 국고로 들어가고 국가 예산으로 발급기관인 지방자치단체에 인건비 및 시설, 장비 설치 운영에 따른 국고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를 일선의 여권발급기관이 전액 수수료를 받고 발급 책임을 지는 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2005년도 서울시내에서 발급한 여권의 수수료 수입 총액 가운데 정부가 발급 대행기관인 서울시내 10개 구청에 지원한 국고지원금은 30%에 불과하다. 여권발급 수수료를 발급기관인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으로 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에 의해 정액으로 배분되는 지원금이 아닌, 자치단체의 발급 실적에 따른 수입 증대로 바뀌게 된다. 그러면 현재보다 자치구의 세입이 늘어나게 될 것이므로 민선시대 주민의 요구에 적극 호응해야 하는 자치단체는 여권발급 서비스를 크게 개선할 것이다. 시민편의 제공과 지방정부 세입 확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간 여권 발급 서비스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여권발급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게 되므로 여권 발급기관 확충에 따라 민원이 분산 처리되고, 처리시간 및 교부 기일이 크게 단축되는 등 민원서비스 개선이 당연히 뒤따르게 된다. 여권 발급에 대한 정부의 업무 감독 등은 현행 체제가 유지되지만, 국고금 지원에 따르는 예산 편성, 집행, 보고, 결산 등 중앙정부의 행정력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여권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새벽부터 줄서기하는 것은 어느 선진국에도 없는 현상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할 일이다. 아무쪼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여권발급제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이호조 서울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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