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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행정] 송파 장애청소년 방과후교실

    [현장행정] 송파 장애청소년 방과후교실

    “아이한테 항상 매여 있기 때문에 쇼핑은 고사하고 집 앞 슈퍼마켓에 가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큰 아이가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게 되면 형 때문에 소홀했던 둘째에게 신경을 더 많이 써주고 싶어요. 아르바이트 자리도 찾아볼 생각입니다.” 미숙아로 태어나 시력장애 1급, 발달장애 1급인 김민재(11)군의 어머니 박은정(38·여)씨는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이다. 엄마의 도움 없이는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큰 아들 때문에 가족끼리 외식 한 번 해 본 적 없고, 친구를 만나거나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박씨에게 최근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송파구가 3월부터 문을 여는 ‘장애청소년 방과후 교실’에 민재를 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자체중 처음… 월 10만원 안팎 구는 3월부터 저소득가정의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한다. 유럽 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공공기관이 사설교육기관에 장애아동 위탁 운영을 맡기는 일이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 공공기관이 나선 것은 송파구가 처음이다. 구는 지상 4층, 지하 1층의 오금동 국제청소년 문화교류연맹에 장애청소년 방과후 교실을 위탁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연맹 교육센터는 지체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체육, 음악 등의 예체능 교육과 인지·언어 치료 및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합 교육하는 장애아동 전문 교육기관이다.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는 장애청소년들은 이곳에서 각종 스포츠 활동을 비롯해 학습, 음악, 미술, 요리교실 등 기존에 마련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장애아부모들이 장애청소년 방과후 교실을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사설교육기관 수업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이용료 때문이다. 종일반을 기준으로 한 일반 사설교육기관의 월 수업료는 85만원선이고, 여기에 재료비나 식사비를 포함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방과후교실의 경우 이용자는 월 10만원 안팎의 간식비만 부담하면 되고, 저소득층의 경우는 이마저도 무료로 제공된다. ●음악·미술·체육 병행 방과후 교실은 지적, 자폐성, 뇌병변 장애아동 등 만 19세 미만의 장애청소년이 참여 대상이며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층 가정이 우선적으로 선정된다. 사회복지사를 포함한 3명의 특수교사들이 평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토요일은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함께한다. 방과후 교실에서는 장애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족구성원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독립생활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게 된다. 강사진은 특수체육과 사회복지를 전공한 실력파 강사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현재 주 2회씩 관내 초등학교 특수반을 방문해 현장경험을 쌓고 있다.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일반 또래친구들에 비해 활동욕구가 풍부한 장애아동들을 위해 다양한 신체활동 강화에 역점을 뒀다. 줄넘기, 공놀이, 축구, 농구 등의 학교게임, 감각운동 등 놀이체육, 티볼, 라켓볼, 프리테니스 등 신개념 스포츠를 개별 학생의 특성에 맞춰 지도할 예정이다. 노상준 구 사회복지과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발달 장애 청소년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초석을 닦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최신 교육시스템을 보강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국내 스마트폰 더 똑똑해진다

    국내 스마트폰 더 똑똑해진다

    국내 스마트폰이 이름 그대로 더욱 똑똑해진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노트북 등 휴대용 통신 기기에서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청소년 유해 사이트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도 탑재될 전망이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이 인터넷 모뎀 역할을 수행, 다른 기기가 이를 통해 3세대(3G) 인터넷 망에 접속하는 ‘테더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노트북이나 휴대용멀티미디어단말기(PMP), 소니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옴니아2와 애플 아이폰은 물론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210 시리즈’와 모토롤라 모토로이도 테더링 기능이 탑재돼 있다. 개별 기기마다 데이터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스마트폰 1대로 다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테더링 서비스는 기존 일반 휴대전화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1MB(메가바이트)당 2600원의 비싼 요금이 책정되면서 일반화되지 못했다. KT의 경우 최근 스마트폰 요금제에 테더링 서비스를 통합, 1MB당 15~50원을 부과해 최대 100분의1 이하로 부담을 줄이면서 각광받고 있다. 사용자들은 국내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정액제나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정해진 데이터 사용량 안에서 테더링 서비스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초과할 때는 추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유해사이트 접근을 막는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오는 4월 중 스마트폰용 유해사이트 차단 솔루션을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3D 입체영화 토론회’로 본 국내 현주소

    ‘3D 입체영화 토론회’로 본 국내 현주소

    3차원(3D) 입체영화 ‘아바타’가 영화산업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한 가운데 우리나라 3D 기술은 미국 할리우드에 견줘 평균 2년 정도 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3일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개최한 ‘3D 입체영화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이다. 한국형 3D 영화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에는 정원 150명의 공간에 영화 제작·투자·배급사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몰려 중간에 장소가 바뀌기도 했다. 첫 주제 발표자로 나온 정일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디지털액터연구팀장은 관객 눈에 편안한 3D를 제공한 점이 ‘아바타’의 성공을 끌어냈다고 우선 분석했다. 3D 기술 못지않게 시각효과(VFX) 기술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과도한 제작비, 표준화되지 못한 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3D 시장은 아직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우리 기술력은 어디까지 왔을까. 컴퓨터그래픽(CG) 등 1차 기술력은 격차가 크지 않은 반면, 변환이나 편집 등 2차 기술력은 다소 뒤처진다는 게 그의 분석. 예컨대 ‘아바타’에서 나비족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담아냈던 ‘이모션 캡처’의 경우 국내 기술력은 할리우드보다 1년 정도 뒤졌다. 고품질 CG 형상(Creature) 표현 및 VFX 기술도 2년 차이에 그쳤다. 하지만 일반화면(2D)을 3D로 변환하는 기술은 2~3년, 3D 촬영 편집 기술은 3~5년으로 격차가 점점 더 벌어졌다. 전체적으로 평균 2년이 늦다는 분석이다. 정 팀장은 “몇몇 국내 업체들이 특정 부분에서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 도달했지만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는 여전히 숙제”라며 “그나마 앞선 기술도 현장 제작경험 부족으로 체계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재우 영진위 영화정책센터 연구원은 “할리우드와의 기술력 격차는 크지만 따라갈 만 하다.”고 낙관론을 폈다. 이어 “국내 영화시장은 한동안 한국형 블록버스터와 미국형 블록버스터의 경쟁구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 뒤 “(수익성이 좋아 상영관들이 선호하는) 미국의 입체영화 제작 증가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디지털 입체영화는 한국 영화에 불어닥친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한국 영화산업의 기술 경쟁력과 협업 강화”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3D 영화 ‘못’(단편)을 만든 최익환 감독은 열악했던 제작 과정을 소개하며 “최근 할리우드 입체영화의 키워드는 기술적인 면을 부각하기보다 이야기 속으로 기술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국가대표’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정성진 이오엔 대표도 “아바타에서 입체는 양념일 뿐”이라며 “관객의 감성을 자극해 영화에 몰입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3D 장편영화 ‘제7광구’를 제작 중인 김남수 JK필름 프로듀서는 “누구도 장편 입체영화를 만든 적이 없어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이라며 “할리우드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술 개발 위주의 편향된 지원이 아니라 3D 영화 제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2D→3D 전환 업체인 스테레오픽쳐스의 성필문 대표는 “영화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산업적인 측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성북구 주민 암행감시단 납시오

    민원인을 가장한 주민이 구청 직원들의 친절을 몰래 감시한다. 성북구가 ‘미스터리 쇼퍼’를 벤치마킹한 행정서비스 구민평가단을 선보였다. 미스터리 쇼퍼는 외식업 등 서비스업계에서 일반화된 방식으로 일반 내방객처럼 신분을 속인 감찰단이 매장의 위생상태, 직원 친절, 가격 등을 종합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구는 실제 구민들을 평가단으로 영입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행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20명의 평가단은 연말까지 매월 구청 및 주민센터의 민원부서를 방문해 고객의 입장에서 민원처리신속성, 민원응대친절성, 업무처리, 사무실환경, 복장 및 근무분위기 등을 평가하게 된다. 구청 내 28개 민원처리부서와 20개 동주민센터 등 모두 48곳이 대상이다. 평가단원 1명당 매달 8~10곳을 방문하게 되며 1개 부서에 월 3~4회씩 모두 40여차례의 방문평가를 받게 된다. 구 관계자는 “구민평가단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정 역시 서비스업이라는 판단에 구청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살펴보고, 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면서 “언제 평가단이 찾을지 알 수 없는 만큼 공무원들이 평소에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는 구민평가단의 방문평가 점수와 별도의 전화점검 점수를 합산해 반기별로 부서별 친절도 순위를 공개하고, 부진부서에 대해서는 특별 친절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구는 지난해 민원 부서와 동 주민센터 등 49곳을 대상으로 총 1760회의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서울시의 2009년 하반기 방문민원 응대 친절도 평가에서 구 보건소 식품안전추진단(현 보건위생과)이 전체 50개 평가 대상 부서 가운데 1위를, 민원정보과(현 민원여권과)가 7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평가대상 2개 부서가 모두 90점 이상으로 우수 범위에 든 것은 25개 서울지역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가 유일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80여개 문화재 곳곳에 개발·보존 균형 어려워”

    “80여개 문화재 곳곳에 개발·보존 균형 어려워”

    “길은 무형의 문화재입니다. 한 예로 길가의 주막과 거기에 모여드는 사람들이 모두 길에 포함될 때 진정한 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서울 종로구청 학예사 나신균(36) 주임은 ‘종로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나 주임은 관내의 문화재를 관리하고 역사와 보존을 연구하는 책임자다. 구청에 별도의 학예사를 두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종로에는 박물관이나 개인소장품을 제외해도 총 80여개에 달하는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종로대로에도 세종로 사거리 교보빌딩 앞의 ‘고종즉위40년 친견기념비’부터 시작해 보신각터, 탑골공원, 종묘, 흥인지문(동대문)에 이르기까지 문화재가 줄을 잇는다. 급변하는 종로를 바라보는 나 주임의 입장은 어떨까? 그는 “개발와 보존의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개발을 하려고 땅을 파면 문화재가 나온다.”고 입을 모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종로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던 시기에 아무런 제약 없이 문화재터를 덮거나 갈아엎었기 때문에 생긴 문제가 재개발이 진행되는 요즘 부메랑이 되고 있는 셈이다. 나 주임은 “개발의 필요성이 있고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들도 원한다.”면서 “다만 개발이 이뤄지면서 옛 종로의 구획까지 사라지고 있는 점은 깊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발조사가 한창인 청진구역의 경우에는 조선시대 건물터와 조선백자 등 문화재급 유물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보존하고 어떤 부분을 옮기는 등의 판단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나 주임은 탑골공원 옆에 위치한 육의전 빌딩이 문화재 보존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의전 빌딩은 개발 과정에서 발굴한 육의전 터를 지하 1층에 원형대로 보존해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돼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일본에서는 문화재보호를 위해 일반화된 방식이다. 그는 “유난히 건물터가 많고 개발이 필요한 종로에 적합한 방식이고, 건물주 입장에서도 문화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상조업체 화장장 싹쓸이 손본다

    서울시가 오랫동안 민원의 대상이던 상조업체들의 ‘화장장 싹쓸이’ 관행을 근절하기로 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상조업체들이 시립 화장장인 승화원의 인터넷 예약을 선점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라 ‘부정예약 차단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31일 밝혔다. 경기 고양에 있는 승화원은 2004년부터 인터넷 예약제를 실시해 왔다. 하지만 상조업체와 장례식장들이 화장장을 미리 무더기로 예약하고 취소하는 일을 반복해 정작 시민들은 예약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비싼 돈을 내고 상조업체가 예약한 시간을 이용하거나, 아예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예약 시스템을 개선해 장례 전문기관을 전산 등록하고 고인 실명 인증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예약 횟수에 제한을 둬 개인은 같은 컴퓨터로 1년에 3회까지만 예약할 수 있고, 장례식장과 상조업체 등은 사전에 등록된 컴퓨터로만 예약해야 한다. 이를 통해 허위 예약하거나 취소, 변경 횟수가 많은 신청자는 형사고발하는 등 제재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의 경우 화장률이 70%를 넘을 정도로 화장이 우리 장례문화에서 일반화되는 추세다. 2008년 기준으로 서울에서는 하루 105명이 사망하고 72.2%인 76명이 화장됐다. 경기는 하루 사망자 121명 가운데 84명(69.2%), 인천은 31명 중 24명(77.9%)이 화장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등록금 자율고’ 현실로

    ‘등록금 자율고’ 현실로

    올해부터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한양대부고 예비학교 입학식날, 등록금 납부 안내서를 받아든 학부모 김모(43·여)씨는 깜짝 놀랐다. 1·4분기 수업료가 108만원이나 됐으며, 연간 총액도 무려 432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입학금, 분기당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매달 지불해야 하는 급식비와 방과후학교 수업비에 교통비까지 계산해 보니 1년 동안 자녀에게 고정적으로 들어갈 돈만 7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자율고 학비가 비싸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교 다양화 ‘비싼 학교’ 양산 2010년부터 문을 연 자율형사립고의 등록금이 어지간한 국공립대학 등록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일반계 공·사립 고교보다 3배 정도 비싸다. 연간 등록금이 450만원에 달해 ‘귀족학교’로 불려 온 외국어고에 맞먹는 액수다. 게다가 정부는 이런 자율고를 2012년까지 전국에 100곳이나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세운 고교다양화 정책이라는 게 결국 ‘비싼 학교’만 양산하는 형태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개교… 사회적박탈감 우려 특히 서울의 경우 2011년에 1개 구에 자율고가 2~3곳까지 생길 가능성도 있어 생활권 내에서 접근성 높은 자율고가 동시다발적으로 개교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면 ‘가난한 집 자녀는 가기 어려운 비싼 고등학교’가 일반화될 가능성도 높다. 더욱이 재정적인 문제가 없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고교들이 하나, 둘 자율고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녀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특정 학교에 진학하기를 희망해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보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원의 20%인 사회적배려자 전형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은 그나마 낫다. 일반 고교 학비만 내면 차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개교한 13개 자율고의 사회적배려자 전형에서 대다수의 학교가 미달사태를 빚은 데서 보듯 구색을 맞추려고 마련한 이 제도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높다. ●“돈없으면 원하는 학교도 못간다” 이경자 전국학부모연합 대표는 “사회적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보내기를 꺼려 한다.”며 “애당초 비싼 학비를 내겠다고 하는 학생만 진학하도록 한다는 게 자율고의 설치 취지였다. 사회적배려자 전형은 ‘고등학교도 돈이 있어야 보낼 수 있다.’는 사회적 비난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구색용에 불과한다.”며 사회적배려자 전형 축소를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고등학교 교육도 돈에 따라 등급이 갈릴 수밖에 없게 됐다. 즉, ‘공부를 잘하더라도 가난한 학생’은 자율고 진학을 포기하고 일반계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곳곳에서 “돈 없으면 원하는 고등학교도 못 보내는 세상”이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생명의 窓] 암(癌), 이제 질을 논할 때다/하지현 건국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생명의 窓] 암(癌), 이제 질을 논할 때다/하지현 건국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선생님 몇 달 남은 것이죠?” “진단 결과를 환자분에게는 숨겨 주시기 바랍니다.” 10년 전만 해도 암과 관련해 의사가 환자나 환자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는 주로 이런 내용이었다. 암을 진단받고 나면 당연히 남은 삶이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여기고 얼마나 남았는지 알고 싶어 했고, 그동안 지난 생을 정리해야 한다고 믿었다. 또 암을 진단받았다는 천형과도 같은 소식을 가족과 환자에게 알리는 방법은 의사들의 중요한 고민이었다. 내가 의과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암환자와의 소통에 대해 이런 부분을 배웠다. 그런데 요즘 진료실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암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정신과 진료실에서 만나게 된다. 항암치료를 위해 내과를, 수술을 위해 외과를 가던 환자들이 이제는 정신과에도 온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암과 관련한 커다란 패러다임의 전환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는 암 발생자의 생존율 통계를 발표했다.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93년 41%에서 2003~2007년에 57.1%로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갑상샘암은 98.8%, 유방암은 89.5%, 전립샘암은 82.4%의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많은 환자들이 2년 안에 사망하는 확률이 높지만 그 기간을 지나고 나면 난치성 암이라 해도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높고 10년 생존율을 조사했을 때에도 10명 중 4명 가까이가 건재했다. 이에 반해 암 발생자 수는 2005년 14만 5858명에서 20 07년 16만 1920명으로 11% 늘었다. 특히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가 34.4%, 여자는 28.9%라고 한다. 이 복잡한 통계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오래 살게 되고 정기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암에 걸리고 진단 받을 확률은 올라간 반면 의학의 발달로 생존율도 10년 사이에 매우 올라갔다.’는 것이다. 즉, 이제는 암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진 만큼 암으로 인해 삶의 질을 위협받는 환자로 지내는 동안의 심리적 고통도 대등하게 중요한 문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암을 치료받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 수술과 항암치료 등으로 인한 신체의 변형, 사회와 가정에서의 삶의 급격한 변화, 완치판정을 받은 다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환자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심리적 문제들이다. 나아가 투병 중인 환자 가족들의 고통이나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 때문에 사치스럽다고 여겨 차마 말로 하지 못하는 성생활 문제까지 더해지면 암환자의 심리적 문제는 복잡해진다. 처음에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이제는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직장에 복귀하고 가정에서 일상생활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처음 의욕과 달리 생각만큼 일이 쉽사리 풀리지도 않는다. 이런 문제들로 우울해지고, 잠도 안 오고, 예민해지고, 스트레스 관리가 안 돼 생활은 더 엉망이 되는 것같이 느낀다. 그런데 주변에 얘기하면 배부른 고민이라는 말을 들을까 신경이 쓰인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이해해 줄 곳이 정신과다. 암에 대해 이해하는 의사이면서 심리적인 부분도 다룰 수 있으니까. 정신과에서 상담하고 치료를 받으면서 많은 환자들은 편안해지고, 더 나아가 신체적 조건도 덩달아 좋아지는 효과를 본다. 실제로 같은 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끼리 집단치료를 받은 경우 그러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재발률이 현저히 낮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예전에 가난할 때에는 밥을 굶지 않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지만 여유가 생기고 나면 맛과 분위기와 같은 문화적 측면이 중요해지듯이, 이제 암의 문제도 차차 삶의 질의 문제로 방향전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암의 정신과적 측면을 다루는 정신종양학이 정신의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현대의학의 발전과 빠른 노령화 추세에 맞춰 암은 이제 생존의 차원을 넘어섰다. 암과 더불어 사는 삶의 질을 더욱 고민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 [씨줄날줄] 스타의 꿈/함혜리 논설위원

    깡마른 체구의 한민관을 주목받는 개그맨 반열에 올려 놓은 것은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라는 유행어 한마디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에 출연 중인 그는 스타 지망생들에게 명함을 뿌리는 연예 매니저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개그가 인기를 끄는 것은 우리 사회에 스타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용맹한 장군이나 정복자, 지혜가 뛰어난 현인들이 우상이었지만 20세기 들어서 매스미디어 보급이 일반화되고 대중문화가 발달하면서 대중 스타들이 우상이 됐다. 이들은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대중음악, 스포츠 등 대중 문화를 통해 빼어난 외모와 재능, 기량을 발휘하며 대중들의 열광과 흠모를 받는다. 대중스타의 우상화를 부추긴 것은 할리우드의 스타시스템이다. 1930∼40년대 스타들을 대량 확보한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들은 이들의 이미지를 영화 흥행에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스타시스템이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지만 스타들의 출연료를 지나치게 높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에서 시작된 우리 대중문화의 스타시스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전 장르로 확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류 열풍으로 TV드라마, 가요, 영화에서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한류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우리 스타들의 몸값은 수직 상승했다. ‘겨울연가’의 한류스타 배용준은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1회 출연료로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한다. 이병헌도 ‘아이리스’에서 편당 1억원을 받았다. MC 유재석과 강호동은 회당 출연료가 900만원에 육박한다. 가히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하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의 경우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에 따르면 회당 50만원 이상을 받는 연기자는 10%에 불과하다. 회당 출연료가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스타들은 연기자협회에 등록한 1700여명의 연기자 가운데 0.01%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연기자들의 70%는 월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 무명배우들은 출연료가 회당 10만∼15만원에 불과하다. 엑스트라의 경우 생활고는 이들보다 더 심하다. 2008년 국세청에 소득세를 신고한 가수, 배우, 탤런트 등 연예인은 2만 7115명이라고 한다. 대중스타가 인간소외의 산물이라거나 소비적인 우상에 머물던 시대는 지났다. 스타의 꿈을 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이들도 언젠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기원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굿모닝 닥터] 조기검진으로 신장암 잡자

    진료실에서 40대 중반의 부부를 만났다. 결혼 20주년을 맞아 생애 처음 받은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와 비뇨기과에 의뢰된 환자다. 초음파 결과, 우측 신장에 종양으로 보이는 병변이 나타나 서둘러 CT촬영을 했더니 크기가 2㎝ 정도인 신장암이었다. 낙담하는 부부를 위로해 수술 날짜를 잡았다. 다행히 종양이 크지 않고, 위치도 외측 부위여서 병소만 선택적으로 도려내는 ‘로봇을 이용한 부분 신장절제술’을 시도했다. 병소는 말끔하게 제거됐고, 출혈도 많지 않았으며, 수술 후 별다른 합병증 없이 잘 회복됐다. 지금도 이 환자는 재발이나 전이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신장암이 이처럼 경과가 좋은 것을 아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건강검진이 흔하지 않아 대부분의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발견되곤 했다. 그랬던 것이 최근 건강검진이 일반화하면서 초기 신장암 발견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초기 신장암 중 크기가 작고, 신장 내부에 자리잡지 않은 종양은 신장을 살리는 대신 종양만 제거하는 부분절제술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옆구리에 큰 흉터가 남는 개복수술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하기 때문에 큰 흉터를 남기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부분 신장절제술이 가능하려면 신장암이 1기여야 유리하다. 이 상태라면 5년 생존율이 80∼100%로 예후도 좋다. 물론 초기라도 재발하거나 전이가 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그건 예외적인 상황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간단한 피검사 정도로 신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만이 신장암 뿐 아니라 다른 치명적인 질환으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자. 독자들의 새해 건강을 기원한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대통령은 CEO 장관은 영업이사

    대통령은 CEO 장관은 영업이사

    지난주 말 이명박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시작됐다가 끝났다. 이 대통령은 47조원 규모의 원전 건설 수주 직후 지체 없이 서울로 돌아왔다.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에 1박3일짜리 초단기 순방인 셈이다.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여러 곳을 장기간 도는 전형적인 대통령 순방의 모습이라기보다는 기업인의 출장을 연상시킨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모습은 아니다. ●李대통령 1박3일 ‘UAE 출장’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상외교의 경향이 변하고 있다. 과거 외교장관급에서 이뤄지던 협상들에 이젠 정상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정상들이 뒷짐 지고 있다가 장관이 올리는 서류에 서명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국익을 위해 격식을 벗어던지고 외교의 최전선에서 뛰는 정상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대통령은 기업 최고경영자(CEO), 장관은 영업이사’라는 말도 회자된다. 지난해 11월 처음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이런 변화상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G20은 원래 1999년 재무장관 회의로 출범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정상회의로 격상된 것이다. 장관들한테만 맡겨 놓기엔 현안이 너무 중대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긴요하다는 시대상황이 정상들을 모이게 했다. 1989년 출범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원래는 각료급 협의체였으나 지금은 APEC 정상회의로 더 주목받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28일 “예전 같으면 외교장관이 하던 일을 지금은 대통령들이 나서는 시대”라고 말했다. ●간소한 업무형 순방이 대세 순방의 외양도 변모했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간소하고 실용적인 정상외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서 부인 미셸 여사를 동반하지 않았다. 8일간의 순방에 홀몸으로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업무형 순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일본과 마지막 방문국인 한국에서 하룻밤씩만 묵고 관광일정은 잡지 않았다. 그가 각별히 신경 쓴 중국에서만 3박4일간 머물면서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둘러본 게 전부였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이 도쿄에 머물고 있는 도중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로 떠난 것도 파격적이다. 유럽에서는 정상들의 1박2일형 순방이 일반화돼 있다. 기업인 출신인 이 대통령은 CEO형 순방의 일선에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UAE 순방뿐 아니라 앞서 이달 중순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도 비행기에서 하루를 자는 1박3일 일정으로 강행군을 펼쳤다. 예전 대통령들 같으면 이왕 먼 길을 떠나는 김에 여러 나라를 둘러보는 식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기업인처럼 목표로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귀국하는 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신종 바바리맨 음란 영상통화

    서울 광진구에 사는 여대생 김모(20)씨는 얼마전 기억을 떠올리면 자다가도 소름이 돋는다. 한 남성이 대뜸 영상통화를 걸어와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노골적으로 만지는 행동을 보여줬기 때문. 김씨는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화를 꺼버렸지만 서너번 같은 일이 반복되자 두려움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 통신업체에 발신번호 추적을 의뢰한 결과 음란영상통화를 건 남자는 전북 전주에 사는 임모(27)씨였다. 그는 할아버지 휴대전화로 발신번호 끝자리를 1~5번까지 바꾸는 수법으로 음란영상통화를 수 차례 걸었다. 만약 남성이 받으면 전화를 끊고 여성이 받으면 음란행위를 보여줬다. 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3G) 휴대전화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이른바 ‘신종 바바리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20대 남성이 아무 여성에게나 전화를 건 뒤 자신의 은밀한 부위나 외설적인 행위 등 음란영상을 보여줘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올 초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음란영상통화 신고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각 경찰서에 음란영상통화 신고가 적게는 5건에서부터 많게는 20건까지 접수됐다. 전화를 건 남성은 90% 이상이 10대 청소년과 20대 대학생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호기심에 전화를 걸었으며, 여성에게 변태적인 행위를 보여줌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20대 대학생은 “처음엔 인터넷 메신저로 음란행위를 보여주는 데 재미를 붙이다 음란영상통화까지 걸게 됐다.”고 말했다. 음란영상전화를 거는 사람은 정보통신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적발되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신고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은 “발신표시 제한을 하면 추적할 수 없을 거라고 믿는 남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휴대전화 통신업체와 공조해 수사할 경우 100% 적발된다. 특히 친고죄이지만 피해자가 합의를 해 주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찰은 경고한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에 사는 대학생 박모(20)씨는 최근 길에서 여고생 김모(16)양의 통신요금 청구서를 주워 발신표시제한 기능을 이용해 음란영상통화를 걸다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박씨는 “김양의 부모를 만나 용서를 빌었지만 합의를 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청소년이나 대학생인 경우가 많아 부모 사이의 합의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합의금이 통상 300만원 안팎이어서 부담도 적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CEO 칼럼] ‘침묵세대’를 위한 항변/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CEO 칼럼] ‘침묵세대’를 위한 항변/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얼마 전 회사 그룹웨어를 통해 낯익은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발신인은 지난 몇 달간 서너 번 메일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 스물일곱 살의 신입사원이었다. A4용지 석 장이나 되는 긴 편지에는 녹색경영과 지식경영의 방향성에 대한 젊은이의 소신과 의견이 잘 정리돼 있었다. 직전 월례조회 때 비슷한 주제의 인사말을 했었는데 그에 대한 일종의 답신인 셈이다. 아무튼 처음 이 친구의 편지를 접했을 때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자 앞에서 결코 주눅들거나 머뭇거리는 법이 없는 당돌함과 당당함에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더구나 내용 면에서도 제시한 의견의 재기발랄함뿐 아니라 방대한 지식과 날카로운 분석, 통찰력이 돋보여 또 한 번 놀랐다. 나중에 이 젊은 친구에 대해 좀 더 알아봤더니 우리 기성세대들에게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명문대 생명공학과를 조기졸업하고 미국, 유럽 등에서 전공 외의 다양한 학문을 공부했다. 이 젊은이는 동남아, 일본, 중동 등을 두루 다니며 견문을 넓혔고 벤처 창업자를 거쳐 프랑스 파리의 색소폰 거리악사, 에너지 관련 전문서적의 저자로 끊임없이 자기 영역을 확장해온 개척자이자 탐험가였다. 흔히 요즘 젊은 세대를 ‘침묵세대’(Silent Generation)로 부르면서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를 종종 듣는다. 침묵세대는 원래 1930년대 대공황기에 성장한 미국 젊은이들을 통칭하는 용어다. 부모의 실직과 파산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자란 탓에 이들은 매사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자기 목소리를 내기보다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려 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선 ‘제2의 침묵세대’가 늘고 있다는데 상황은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청년실업과 고용불안이 고착화되면서 퇴직할 때까지 비교적 안정된 일자리가 보장돼 있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입사해 ‘가늘고 길게’ 살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봐도 그렇다. 그러니 요즘 젊은 세대를 꿈과 도전의식이 없는, 무기력한 침묵세대로 낙인찍는 경향이 일반화된 듯하다. 그러나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경제 불황속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무기력한 침묵 상태에만 빠지게 된다는 것은 일종의 선입견일 수도 있다. 추운 겨울에 인동초가 굳건히 뿌리를 내리듯 역경 속에 ‘젊은이다움’이 더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경험한 젊은이들의 눈빛에서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신입사원 입사 면접을 하면서 젊음의 다양성과 독창성에 매료됐고, 매일같이 업무현장에서 창의발랄하고 패기만만한 젊은 사원들과 수없이 부대끼면서 침묵세대와는 사뭇 다른 역동성을 실감하고 있다. 사내 이메일을 통해 사장한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기주장과 의견을 펼치는 신입사원처럼 남 눈치 보지 않고 똑 부러지게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요즘 젊은 세대다. 더욱이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교육을 많이 받은 세대다. 또 과거 우리 기성세대들이 정치적 이념이나 사회 민주화 운동에 전념하면서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던 전공학문까지 철저히 섭렵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학문과 실용적 지식 및 정보의 외연을 넓혀 가며 자기 역량을 키워 가는 배움의 세대다. 따라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이 젊은이들을 침묵세대로 몰아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자신 있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기업과 국가의 미래를 맡길 수 있어 든든하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 한국서 가입률 낮은 화재보험, 美선 왜 인기?

    │뉴욕·로스앤젤레스 장세훈특파원│우리나라에서는 가입률이 저조한 화재보험에 해당하는 주택종합보험에 미국인들은 열광한다. 화재 등 가정 내 사고에 대비한다는 취지는 유사하지만, 운영 방식과 주민 의식에서 차이가 있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아파트의 화재보험 가입률은 92%다. 하지만 아파트 외 주택들의 가입률은 단독주택 30%, 연립·다세대주택 10% 등으로 저조하다. 반면 미국 전체 주택의 주택종합보험 가입률은 96%에 이른다. 사실상 필수다. 가입률에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장 범위에 있다. 우리나라 화재보험 대부분은 화재가 나면 철골 구조나 인명 피해에 한해 보험금을 준다. 재물 피해는 보상받지 못한다. 가입자들이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다 보니 보장 범위와 한도를 좁히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미국 주택종합보험의 경우 화재는 물론 폭풍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누수·파손·도난 등의 사고까지 책임진다. 실제로 미국 뉴욕의 산드라 마가야네스(36·여)는 지난해 집안에서 수도 파이프가 터지자, 보험을 통해 수리 비용과 피해 보상까지 무려 1만 3000달러(약 1500만원)를 받았다. 한·미 간 문화의 차이도 한몫한다. 미국에서는 주택 구입 시 은행에서 대출 조건으로 주택종합보험 가입을 요구한다. 10년 이상 장기 대출이 많아 은행 입장에서는 주택 파손에 따른 위험 대비 차원이다. 권욱진 뉴욕 세인트존스대학 교수는 “어느 나라나 주택보험 수요는 낮지만, 미국은 장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활성화돼 이 보험이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사가 사후보상은 물론 사전예방까지 책임진다는 게 주택종합보험의 강점이다. 미국 주택보험업체 CHUBB사의 경우 보험 가입에 앞서 적외선 카메라로 전기·수도 문제를 진단하고, 산불 등에 대비해 방화물질을 뿌려주기도 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우리나라도 가벼운 과실이라도 불을 낸 사람이 배상을 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됐고, 보장 범위가 다양한 화재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다면평가/이춘규 논설위원

    기업이나 공직 등 조직들의 큰 과제 중 하나가 공정한 인사고과제 마련이다. 과거 한국에선 조직의 수장이 직원을 평가해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하향식 위주였다. 하지만 하향식은 주관적이라는 폐해가 부각됐다. 상·하향을 병행할 수 있는 대안 요구가 높아졌다. 각광받은 대안이 다면평가제(多面評價制)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로 기대됐다. 다면평가제도 역시 직속상사의 평가를 중시한다. 부하직원의 상향평가, 동료의 수평평가 등을 더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제도라고 사전은 정의한다. 한국에는 1990년대 초반 도입이 시작됐다. 90년대 말 포스코·LG전자 등 기업을 중심으로 본격 도입되었다. 2003년부터 정부 각 부처의 장관에 대한 다면평가제가 도입됐다. 현재 많은 기업과 정부부처, 지자체에서 시행 중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속출하며 다면평가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감정적인 평가가 이뤄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판론자들은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 자의적인 평가도 많다. 얼굴도 모르는 직원을 평가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인간이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도외시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다면평가를 도입했다가 수년이 지나서 폐지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미국처럼 다면평가제가 일반화된 국가에서도 개별주체들의 평가가 일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평가 결과가 진급이나 급여는 물론 구조조정의 참고 자료로 오남용되곤 하기 때문에 특정집단이 특정인을 ‘왕따’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다면평가제는 급여나 진급에 활용하기보다는 개인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보조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분출한다. 최근 공직사회에서 다면평가제가 현안으로 부각됐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노조가 다면평가제를 악용하고 있다며 시행 유보를 검토 중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조가 다면평가를 악용한다는 신고가 가끔 접수된다고 한다.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에게 고의로 나쁜 평점을 주거나 간부에게 노조의 요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것. 다면평가제가 한국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흔들리고 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철도 빠르게 정상화… 징계 새불씨

    철도노조가 ‘11·26파업’을 철회하면서 4일 전국 철도 현장은 빠르게 정상화됐다. 그러나 파업의 고개를 넘어서자마자 징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어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허준영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파업 참가자 징계와 관련,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선에서 처리하겠다.”면서 “기관사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대량 징계 사태를 예고했다.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들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오후 4시쯤에는 열차 운행이 대부분 정상화됐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평시 대비 각각 90%, 81.3% 운행률을 기록했고, 화물열차는 평시(300회) 대비 67.3%인 202회 운행했다. 수도권 수출입화물 물류기지인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 오봉역도 이날 화물철도 운행계획 편수는 왕복 48편(컨테이너화차 31편, 일반화차 17편)으로 전날보다 17편이 늘어 운행률은 평시(62편) 대비 77.4% 수준으로 회복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는 운행에 바로 투입하기 어려워 완전 정상화는 5일쯤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뒤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합법 파업이었다.”며 사측의 징계에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와 사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파업 참가자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철도 노조 파업과 같은 공공 부문 파업이 발생할 땐 법에 따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 장관은 “철도 파업이 뒤늦게나마 중단돼 다행스럽지만, 어느 때보다 시일이 많이 걸려 유감스럽다.”면서 “철도 파업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반하며 공공 부문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8일간의 파업으로 발생한 영업손실 91억 8000여만원은 노조 및 파업 참가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한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 등 192명에 대한 징계도 추진 중이다. 코레일 내부에서는 파면과 해고 등 이른바 ‘배제징계’ 대상자가 100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징계다. 종전 대량 징계는 2003년 ‘6·28파업’ 때의 79명이었다. 징계를 둘러싸고 노사가 또 한 차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 임일영기자 skpark@seoul.co.kr
  • 대구 시정 핵심사업 내부직위공모제 도입

    대구시는 1일 시민들에게 파급효과가 큰 시정 핵심사업에 별도의 담당을 직원을 배치키로 했다. 담당직원은 5급(사무관)으로 하며 내부 직위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기하기 위해 일정기간 전보를 제한한다. 대신 특별승진과 승급, 성과상여금 등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다. 이 직위공모제는 민간 기업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자치단체가 외부에서 별정직을 공모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지만, 주요 프로젝트에 전면적으로 내부 공모제를 도입하는 것은 대구시가 처음이다. 시는 이달 중으로 시정핵심사업 3~5개를 선정하고, 내년 1월 사업담당자를 내부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선정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잦은 인사이동으로 공무원이 맡은 직무에 대해 전문성을 갖기 어렵고, 또 겹친 업무로 핵심 프로젝트를 정작 소홀히 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했다.”며 “앞으로 추진 성과에 따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주의의 선순환과 악순환/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지역주의의 선순환과 악순환/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라 전체가 소란스럽다. 세종시 문제가 그렇고 지방행정구역과 선거구 개편 문제도 그렇다. 국론이 이렇게 분열되어도 좋은지 염려스럽다. 갈등과 대립을 무마하느라 국력의 소모가 심각한 수준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지역주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행정구역과 선거구를 바꾸겠다고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지역주의 극복을 외쳐왔지만 결과는 더욱 나빠졌다고 보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이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 과연 지역주의는 극복돼야 하는 악의 근원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지구상에서 지역 간의 갈등과 지역감정이 없는 나라는 없다. 독일이나 이탈리아, 벨기에, 스페인 같은 외국에서도 지역감정은 우리나라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 아예 지역 간에 언어와 민족을 달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서로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 지역주의가 망국병이라거나 정치선진화를 막는 걸림돌이라거나 하는 말은 없다. 오히려 오늘날 선진국에서는 지역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역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광역지역을 중심으로 정치단위를 형성하고,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지역 간 경쟁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역문제를 지역에서 결정하고 지역에서 필요한 재원을 자체 조달하니 지역문제는 지역책임이 된다. 이런 나라에서는 지역감정과 지방색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발전을 위한 에너지원이 된다. 지역주의가 지역발전을 위한 자산이 된다. 이런 나라들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서 지역주의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지역주의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인은 다른 데 있다. 국가경영체제의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주의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중앙정부가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고 이를 지역에 따라 편파적으로 배분해 왔기 때문이다. 소외된 지역에서는 지역감정에 호소해 푸대접 받는다고 불만이 높아진다. 이를 중앙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어느 지역에 무엇을 주겠다는 식으로 이용해 왔다. 지역포퓰리즘이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각 지역이 잘 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보다는 중앙정부로부터 많이 받아 오려는 데 노력을 집중하게 된다. 지역발전은 오로지 중앙정부의 탓으로 변질된다. 지역 간 분배투쟁이 치열해지고, 중앙정치인은 이를 이용해 표를 모으려고 한다. 세종시도, 기업도시도, 혁신도시도 표를 얻기 위한 지역포퓰리즘의 소산이다. 이런 체제에선 지역주의가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국가경영체제를 바꿔야 지역주의 문제가 해결된다. 지역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도록 권력과 재원을 넘겨준다면 잘사는 것도, 못사는 것도 다 지역의 책임이 된다. 분배투쟁으로 인한 갈등이나 지역포퓰리즘이 자리잡을 곳이 없게 된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밖에 없게 된다. 지방색이 강할수록, 지역감정이 높을수록 다른 지역에 뒤질 수 없다는 경쟁의 원동력이 강화된다. 우리의 축구와 야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비상한 것에는 지역연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독일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미 일반화된 것이다.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산업이나 경제분야도 마찬가지 원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 지역문제는 그 지역에서 해결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이를 위한 재원도 지역에서 조달하도록 하는 국가경영체제로 전환된다면 지역주의는 극복해야 할 부채(負債)가 아니라 강화해야 할 자산이 된다. 이렇게 되면 지역주의는 지역발전과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이 된다. 지역주의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세종시 문제도 이런 국가경영의 틀에서 풀어야 한다. 중앙정치인들이 이것 주겠다, 저것 주겠다고 설칠 것이 아니라 충청남도가 세종시 지역에 대한 발전구상을 발표하고 기업이든 대학이든 유치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요일제 차량 보험료 8.7% 할인

    요일제 차량 보험료 8.7% 할인

    내년부터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는 운전자는 자동차 보험료의 8.7%를 할인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0일 요일제 참여자에 대한 자동차보험 할인 혜택을 자손·자차에서 대인·대물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요일제 승용차의 보험료 할인율은 현재 2.7%에서 8.7% 수준으로 3배 이상 확대된다. 구체적인 할인 폭은 개별 보험사의 상품 개발에 따라 조정된다.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차량운행 정보가 기록되는 OBD단자를 차량 운전석 밑에 설치해야 하고, 보험 계약일로부터 15일 이내에 단자 고유번호를 인터넷으로 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보험계약을 바꿀 때 계약 만료일 30일 안에 OBD단자에 든 운행 정보를 보험사에 전송하면 요일제 준수 여부를 확인, 보험료 할인분을 환급해 준다. 연 3회 위반까지는 약정을 지킨 것으로 간주한다. OBD단자의 시중 가격은 2만 5000원 정도로 운전자가 구입해 달아야 한다. 강영구 금감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은 “OBD단자로 인해 요일제 준수 여부를 쉽게 가릴 수 있게 된 만큼 요일제 차량 할인 상품이 많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OB D단자 설치가 일반화되면 운행이 적은 차량의 보험료를 싸게 해주는 마일리지제도 등 관련 상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3월 서울시가 도입한 이후 확대되고 있는 승용차 요일제는 주중 하루를 선택해 운전하지 않으면 자동차세 5% 감면, 공용주차장 주차요금 10~30%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금은 요일제 태그의 내장칩에서 나오는 전파를 인식해 위반 여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파인식기 설치가 어려워 메리츠화재 외에는 요일제 승용차에 대한 보험료 할인 상품을 내놓은 곳이 없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부예산 대해부] 비대해진 국방예산 왜?

    국방비가 살찐 이유는 최첨단 무기 구입비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구시대적인 무기나 업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군대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것이다. 가장 큰 예산이 들어가는 항공 전투기 ‘F-15K’ 2차 사업비는 올해 5468억원에서 내년엔 6800억원으로 24.4%나 증액됐다. 함정 사업인 ‘장보고-II’ 내년 사업비도 올해 3958억원에서 47.7% 늘어난 5844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 밖에 내년 ‘탄도유도탄 조기경보레이더’ 사업비는 788억원으로 올해 69억원에서 1042.3%나 증가했다. 게다가 육군을 제외한 해군, 공군 무기는 대부분 첨단무기화돼 거의 전량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군수산업 선진국들은 매년 무기값을 인상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군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업무에 많은 예산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군 병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육군 보병중대만 살펴봐도 노후화된 군 무기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화기중대 전투편성표에는 1900년대 초반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제작된 81밀리 박격포와 90밀리 무반동총 등이 여전히 편제돼 있다. 최첨단 전투기, 미사일과 같은 대량살상무기가 일반화돼 있는 오늘날 군은 1950년대 한국전쟁 때의 무기를 그대로 사용하며 이를 유지하는 데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군은 지난 10년간 해상침투간첩 발견 건수가 0건인데도 전투편성의 융통성 없이 562개 해안경계초소에 연간 53만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게다가 해안경계임무를 해안경찰에 이관하는 것도 2012년에서 2014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불필요한 조직운영의 단적인 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군 조직이 변화하기를 꺼려해 항상 예전에 하던 것을 답습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업무도 구시대적인 업무를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군 조직도 시대에 맞게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 예산 전문가는 “지금까지 아무리 경제사정이 어려워도 군대는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면서 “불필요한 군 조직을 통폐합하고 구시대적인 무기를 과감히 버리는 등 전투 편제도 현실에 맞게 구조조정한다면 늘어나는 첨단장비 구입비와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방비 낭비도 줄어 연례적인 과도한 예산 요구와 비정상적인 국방비 운용도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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