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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 병원·약국용 표방한 화장품 324건 적발

    병원이나 약국에서 판매한다는 화장품 가운데 피부 재생, 혈행 개선 등 효과를 내는 것처럼 속인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병원·약국용·피부관리실용을 표방하는 화장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 1953건을 점검해 허위·과대광고 사이트 324건을 적발하고 광고 시정과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주요 적발 내용은 ‘피부 재생’, ‘혈행 개선’, ‘독소 배출’ 등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307건(9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밖에 일반화장품에 ‘미백’, ‘(눈가)주름 개선’ 등 표시를 넣어 기능성 화장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11건, ‘줄기세포 함유’, ‘피부 스트레스 완화’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광고 5건 등이다. ‘주름’ 등 기능성 화장품 심사 내용과 다른 내용을 적시한 광고도 1건 있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중국인줄” 샤넬 가격 인상 예고에 구매 대기줄만 3시간

    “중국인줄” 샤넬 가격 인상 예고에 구매 대기줄만 3시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12일 전국 유명 백화점에서는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뛰어가는 ‘오픈런’부터 가방을 사기 위한 장사진까지 갖가지 진풍경이 펼쳐졌다. 샤넬은 오는 14일 클래식백·보이백 등 일부 인기 핸드백의 값을 지난해 10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 폭은 7~17% 가량으로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엄 핸드백’은 715만원에서 15%가량 더 많은 820만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은 각 백화점 매장을 돌아다니거나 줄을 서며 경쟁적으로 샤넬 가방 구매에 나서 그동안 코로나19 자택격리로 쌓인 스트레스를 ‘보복 소비’로 푸는 경향을 보였다. 부산의 한 백화점에서는 백화점 철제 문이 열리지마자 줄을 서서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뛰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서울의 백화점에서는 가방을 사기 위한 대기 시간만 3시간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긴 대기시간 끝에 매장 입장에 성공해도 원하는 제품을 구하기란 별따기에 가깝다.가격인상이 예고된 인기제품인 클래식백이나 보이백은 아예 재고가 없거나 선호 색상인 검정색 대신 유색 제품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명품업체들은 계속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샤테크’(샤넬+재테크), ‘오늘이 제일 싸다’ 등의 말이 이미 일반화되어 있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방지 조치에 따른 국제이동 봉쇄로 면세점 이용이 차단되면서 더욱 샤넬 열풍에 불이 붙었다.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침체를 맞은 상황에서 명품 업체의 가격 인상에 비난 여론도 있지만 격리에 지친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격 인상은 명품업계에 오히려 소비 심리 유발 요인으로 작용해 샤넬 외에도 이달 들어 루이뷔통·티파니·셀린 등 LVMH 계열의 명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루이뷔통은 코로나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3~4% 제품값을 인상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백화점 문 열릴때 가방사려고 뛰어가는 장면보고 중국인줄 알았다”, “나도 한때 샤넬 사랑했지만 코로나 시국에 딴세상 이야기같다”, “사서 다시 프리미엄 붙여 파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샤넬 줄서기에 대한 의견을 남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마스크·격일 수업·영업 예약제 내걸고… 봉쇄 빗장 푸는 지구촌

    마스크·격일 수업·영업 예약제 내걸고… 봉쇄 빗장 푸는 지구촌

    NYT “美 19개주 이달 내 경제활동 재개” 영업 재개 땐 인원 제한·체온측정 등 권고 체코 등 30여개국 마스크 착용 의무화 獨상점 직원 마스크 미착용 땐 주인 벌금 각국 “바이러스 안 사라져” 생활방역 강조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조심스러운 첫발을 내밀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25일(현지시간) 현재 20만명을 넘어서며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각국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들의 활동을 재개토록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4일 경제활동을 일부 재개한 지역의 모습을 소개하며 봉쇄 완화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앞서 완화 조치를 시작한 지역은 조지아주와 알래스카주, 오클라호마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4개 주이며, 26~30일 사이 15개 주가 이들의 뒤를 따를 예정이다.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해서 코로나 이전과 같은 시간이 돌아온 것은 아니다. NYT는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 등을 착용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발소 풍경을 전하며 “이발사가 마치 맹장수술을 준비하는 외과의사처럼 옷을 입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예약제나 출입인원 제한 등 조건을 내걸어야 하며 조지아주는 매장 손님들의 체온을 측정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은 봉쇄 완화를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독일은 16개 연방주가 대중교통이나 상점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가운데 바이에른주는 이를 어길 때 150유로(약 2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상점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보장하지 않는 상점 주인에게는 무려 5000유로의 범칙금을 내도록 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체코가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을 처음으로 의무화한 데 이어 슬로바키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오스트리아 등이 그 뒤를 이었고, 모로코와 터키 등도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쓰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국가는 전세계 30여개국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에선 덴마크가 처음으로 수업을 재개한 가운데 개학을 준비 중인 각국 학교들은 감염 예방 대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책상 간격을 띄어놓거나 소그룹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풍경은 일반화가 됐고, 다음달 11일 초등학교를 재개하는 네덜란드는 학생들을 반으로 나눠 하루 걸러 하루씩 수업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디언은 “10명 미만의 그룹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 프랑스의 경우 30명 이상 학급이 있는 공립학교는 고심이 크다”고 전했다. 각국은 봉쇄 완화와 함께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벨기에가 다음달 4일부터 옥외스포츠 행사 등을 허용하는 가운데 소피 윌메스 총리는 “바이러스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벨기에는 2차 확산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로 6월쯤 식당 등의 영업도 재개토록 할 예정이다. 홍콩대 의대 학과장인 개브리엘 렁 교수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세계는 감염 재확산 상황에 따라 다시 제재하거나 완화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로나와 사는 법 배워라”...각국 잇따른 봉쇄 완화

    “코로나와 사는 법 배워라”...각국 잇따른 봉쇄 완화

    미 조지아주 등 단계적 봉쇄 완화...15개주 추가 완화 예정독일 등 마스크 착용 의무화...바이에른주 위반시 벌금까지 재확산 우려는 여전, 각국 “언제든 다시 봉쇄할수도” 경고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조심스러운 첫발을 내밀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25일(현지시간) 현재 20만명을 넘어서며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각국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들의 활동을 재개토록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4일 경제활동을 일부 재개한 지역의 모습을 소개하며 봉쇄 완화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앞서 완화 조치를 시작한 지역은 조지아주와 알래스카주, 오클라호마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4개 주이며, 26~30일 사이 15개 주가 이들의 뒤를 따를 예정이다.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해서 코로나 이전과 같은 시간이 돌아온 것은 아니다. NYT는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 등을 착용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발소 풍경을 전하며 “이발사가 마치 맹장수술을 준비하는 외과의사처럼 옷을 입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예약제나 출입인원 제한 등 조건을 내걸어야 하며 조지아주는 매장 손님들의 체온을 측정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은 봉쇄 완화를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독일은 16개 연방주가 대중교통이나 상점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가운데 바이에른주는 이를 어길 때 150유로(약 2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상점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보장하지 않는 상점 주인에게는 무려 5000유로의 범칙금을 내도록 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체코가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을 처음으로 의무화한 데 이어 슬로바키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오스트리아 등이 그 뒤를 이었고, 모로코와 터키 등도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쓰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국가는 전세계 30여개국인 것으로 전해진다.유럽에선 덴마크가 처음으로 수업을 재개한 가운데 개학을 준비 중인 각국 학교들은 감염 예방 대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책상 간격을 띄어 놓거나 소그룹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풍경은 일반화가 됐고, 다음달 11일 초등학교를 재개하는 네덜란드는 학생들을 반으로 나눠 하루 걸러 하루씩 수업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디언은 “10명 미만의 그룹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 프랑스의 경우 30명 이상 학급이 있는 공립학교는 고심이 크다”고 전했다. 각국은 봉쇄 완화와 함께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벨기에가 다음달 4일부터 옥외스포츠 행사 등을 허용하는 가운데 소피 윌메스 총리는 “바이러스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벨기에는 2차 확산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로 6월쯤 식당 등의 영업도 재개토록 할 예정이다. 홍콩대 의대 학과장인 개브리엘 렁 교수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세계는 감염 재확산 상황에 따라 다시 제재하거나 완화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예고된 수요 감소에도 증산경쟁… ‘검은 눈물의 종말’ 당겨지나

    예고된 수요 감소에도 증산경쟁… ‘검은 눈물의 종말’ 당겨지나

    “지난 100년 가운데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에서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적인 이동마저 멈추며 전 세계 경제는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었다. 원유 수요 급감으로 하락을 거듭하던 유가는 주요 산유국 간 경쟁까지 벌어지며 나락을 모르고 폭락했다. 글로벌 유가 시장의 불안으로 한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100원대’, ‘1200원대’를 기록한 곳들이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석유산업의 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곧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는 ‘피크 단계’를 지날 거라는 관측이 최근 몇 년 사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코로나19에 석유 수요 급감 러시아 타스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4월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가운데 올해 하루 평균 석유 수요 감소량이 680만 배럴에 이를 전망이라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올해 일일 수요는 400만 배럴, OECD 외 국가들의 수요는 하루 290만 배럴 정도 감소한다는 전망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대 석유 소비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석유 소비량은 지난 4주 동안 약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트연료와 휘발유 소비가 각각 73%, 48%씩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전략 석유 비축량을 제외한 원유 총재고량은 8400만 배럴 가까이 급증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석유 소비와 관련한 최신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비슷한 양상일 거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멈추고, 주요국들의 석유 소비가 감소하며 석유산업의 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 불을 지른 것은 지난달 초부터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었다. OPEC 회원·비회원 국가 간 감산 협의가 불발되고 OPEC 회원국을 대표하는 사우디가 ‘증산 카드’를 던지자 비회원국 중 대표격인 러시아가 이에 맞서듯 증산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양측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 산유국들의 감산 공조마저 무너지자 전 세계 원유시장은 대혼돈에 빠졌고, 국제 증시도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소방수를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로 중재를 시도했고, 지난 12일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감산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협상 중간에 멕시코가 합의에 따르지 않겠다고 반발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은 5월 1일부터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어렵사리 합의했다. 당초 15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급한 대로 큰불은 끈 셈이 됐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합의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15일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일 장중 한때 14.47달러를 기록해 15달러 선도 붕괴됐다. 이는 21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유 수송이 어려운 지역에서 웃돈을 주고 석유를 팔아야 하는 ‘마이너스(네거티브) 유가’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3월 말 미국의 머큐리아에너지그룹은 저품질의 와이오밍산 아스팔트용 석유를 배럴당 마이너스 19센트에 내놓기도 했다.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재고 비용을 부담하느니 돈을 주고라도 재고를 줄이는 고육지책을 찾은 것이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 동맹 외의 민간 회사들이 석유 생산량을 얼마나 줄일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OPEC을 중심으로 한) 동맹이 흔들리고 있고, 미국이 OPEC에 합류해 새로운 ‘에너지 질서’를 만들 것 같지도 않다”고 진단했다.●2021년까지 감소된 수요 회복 어려울 듯 이 같은 석유 수요의 감소는 사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전부터 예고됐다. 기존의 석유화학을 대체할 천연가스 개발과 신재생 에너지의 급부상 등으로 인류가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은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빠르게는 3~4년 안에 ‘피크 시점’이 올 것이란 분석부터 2040년까지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까지 시점에 이견은 있었지만 학계와 산업계는 인류의 석유 수요가 계속해서 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는 대체로 동의하던 터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쯤 전 세계 석유 소비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등으로 이미 석유화학산업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더이상 매력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기후변화 문제가 국제적 화두로 떠오르고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산업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리며 더욱 위축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OPEC은 사상 유례없는 수요 감소를 겪을 거라고 예측했다. 사전적 의미는 ‘전례가 없는 수요 감소’였지만 그 배경에는 ‘수요 붕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한 심각성이 깔려 있었다. 에너지·구조조정 전문 다국적 로펌인 헤인스앤드분은 “이미 지난해 석유·가스 생산업체 33곳 등 50여개 에너지 관련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며 “올해 계속될 위기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유전업체들에는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2024년 사이에 만기가 도래할 북미 유전 업체들의 부채 규모는 320억 달러(약 38조 9440억원)에 이른다. 경제 전문가들은 적어도 2021년까지는 최근 수요 감소세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 시장 전문가 존 켐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경제적 충격에 직면한 기업과 가계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보전하려고 한다”면서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석유 소비가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 뉴노멀… 석유 수요 더 위축될 듯 이번 펜데믹 사태를 거치며 도래할 ‘코로나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는 석유시대의 종말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던 항공 여행이 감소하고, 지구촌의 수억명에게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일반화되는 시대에는 석유 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펜데믹 사태가 종식되고 잠시나마 그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더이상 과거와 같은 수준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혼란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징후를 봐야 한다”며 펜데믹으로 멈춰 버린 전 세계 상황이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도 “펜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2030년쯤으로 예상했던 피크 수요 시나리오는 그보다 훨씬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루 커피 2잔 넘게 마시는 여성,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위험 높아 ”

    “하루 커피 2잔 넘게 마시는 여성,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위험 높아 ”

    하루에 커피 2잔을 초과해 마신 여성은 뇌백질 고강도신호의 용적이 높아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김기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국내 노인들의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서 이같은 결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 호에 게재됐다. 많은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실 경우 뇌로 통하는 혈류가 감소하고, 혈압 상승과 동맥 경직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관류저하가 생기면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의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뇌백질 고강도신호’라고 부른다. 주로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며 뇌백질 고강도신호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 뇌졸중과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웅 교수팀은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고자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49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에 평생 커피 소비 지속시간을 곱해 계산한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높을수록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을 평균 커피 소비량에 따라 평생 비섭취 그룹,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으로 나눠 그룹 간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을 비교한 결과,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은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더 적게 마신 그룹들에 비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만 평생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연구 대상자를 남성과 여성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남성의 평균적 전체 뇌용적과 뇌백질 용적이 여성그룹에 비해 컸으며,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도 여성에 비해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성은 여성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여성그룹에서는 커피 소비량이 높을수록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한 반면, 남성그룹에서는 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이번 연구는 장기간의 커피 섭취가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이다. 장기간 카페인 섭취로 인해 뇌 관류가 저하되고, 혈압 상승과 함께 동맥경직도가 증가하면서 노년기에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커피의 어떤 성분이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커피 섭취로 인한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 위험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카페인 민감도가 높고 체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영향으로 카페인 분해 속도가 느린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하루 2잔을 초과해 섭취한 그룹에서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했다”면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려면 더 많은 인구 수와 인종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커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올바른 커피 섭취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넷플릭스 나와라…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디즈니 가입 폭발적

    넷플릭스 나와라…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디즈니 가입 폭발적

    ‘애니메이션 왕국’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의 가입자 확장세가 매섭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이후 5개월 만에 가입자 5000만명을 돌파해 시장 1위인 넷플릭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가입자가 첫 분기 실적 발표 때인 지난 2월 4일 2650만 이후 두 달만인 8일(현지시간) 5000만을 돌파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 등이 보도했다. 가입자 증가 소식에 이날 디즈니 플러스 주가는 7%가량 뛰었다. 회사는 분기 발표에서 예고한 대로 최근 2주 동안 영국과 아일랜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신규 서비스 국가 대다수는 코로나19로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도시 봉쇄 조치가 내려져 있다. 특히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반화되면서 영화관을 찾지 못하는 대신 온라인 동영상 시청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주일간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트래픽이 20%가 늘어났다. 최근 경질된 밥 아이거 전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고객의 20%는 배급 파트너인 버라이즌으로부터 유입된다”고 말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버라이즌 고객에 대해 1년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디즈니 가입자는 아직 넷플릭스의 3분의 수준에 불과하다. 동영상 서비스 13년째인 넷플릭스의 전세계 유로 가입자가 1억 6700만에 이른다. 디즈니 고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일본과 서유럽, 남미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전세계 수백만명이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의 또다른 동영상 서비스인 훌루 가입자 3000만을 합치면 넷플릭스도 만만히 볼 수가 없다. 현재 미국에서만 서비스하는 훌루는 내년에 국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자체 제작한 가족용과 어린이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반면 훌루는 성인을 대상으로 공략 계층을 차별화했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7년 만인 가입자 2014년 5000만명을 넘어섰다. 유료 가입자는 지난해 말 현재 미국 600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에 1억 6700만명에 이른다.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해 11월 12일 서비스를 공식 시작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결국 매물로 나온 현대HCN… ‘유료방송 빅3’ 누가 품을까

    M&A결과 따라 유료방송 지각변동 예고빅3, 인수가 낮추려 ‘물밑 눈치싸움’ 치열 현대HCN이 케이블TV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눈치 싸움의 당사자는 ‘유료방송 빅3’를 형성 중인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다. 지난 30일 현대백화점그룹이 공시를 통해 현대HCN의 유료방송 부문을 분리해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빅3’도 빠르게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유료방송 2~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시장점유율 4.07%의 현대HCN을 인수합병(M&A)하면 1위인 KT의 턱밑까지 따라붙을 수 있다. 1위 사업자가 된다는 것은 방송 채널·콘텐츠 업체와 프로그램 사용료를 협상할 때 유리한 입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유료방송과 이동통신의 결합 할인이 일반화된 국내 시장에서 유료방송 사용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은 이동통신 가입자를 늘리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31일 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 빅3’는 “아직 공식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모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괜히 안달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현대HCN의 몸값만 키워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HCN은 케이블TV만 131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가입자당 40만원의 가치를 적용하면 5240억원 수준의 매각 가치를 지니게 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때 가입자당 가치를 약 38만원으로 봤는데 ‘빅3’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인수가를 낮추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 현대HCN에서는 조금이라도 몸값이 높을 때 팔기 위해 적극적이다. 경쟁 케이블 업체인 딜라이브나 CMB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어 현대HCN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졌다. 현대HCN이 자본력을 앞세운 ‘빅3’와 마케팅·콘텐츠 면에서 승부를 벌이기 힘들어진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현대HCN은 지난해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14%(영업이익 408억원)에 달하며 현대백화점의 ‘돈줄’이라고 불린 알짜 기업이다. 이르면 4월 곧바로 현대HCN에 대한 경쟁 입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빅3’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초중고 ‘온라인 개학’하나? “원격교육 시범학교 선정 후 운영”

    초중고 ‘온라인 개학’하나? “원격교육 시범학교 선정 후 운영”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초·중·고교를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면서 “학교나 지역 사회에서 학생이나 교직원이 감염돼 휴업이 연장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대면 수업처럼 법정 수업일수와 수업시수(이수단위)로 치려면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원격수업 등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해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초·중·고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경우, 교사가 학교에서 수업을 생중계하고 학생들이 가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화상 수업을 들으며 질문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교육 당국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에 현실 가능성 있는 온라인 수업은 ‘과제형·토론형·실시간쌍방향형’ 등 3가지 유형이다. 과제형이란, 집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내주는 형태다. 토론형은 e학습터 등 온라인 공개 강의를 듣고 의견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실시간쌍방향형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으로 직접 실시간 수업을 하는 것이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는 과제형이나 강의형을 정식 수업으로 인정해 법정 수업일수·수업시수로 인정해도 괜찮냐는 우려가 있다. 교육부가 온라인 수업 운영 기준안을 만들기로 한 것은 이런 현장의 혼란 때문이다. 운영 기준에는 온라인 수업이 최소한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담길 예정이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가 온라인 수업의 일반화 모델을 개발하는 데 조력하기 위해 ‘원격교육 시범학교’를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시범학교들은 다음주 한 주 동안 정규 수업처럼 시간표를 짜서 가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낯선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낯선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 지음/유강은 옮김/김영사/472쪽/1만 8500원 2015년 7월 10일 백인 경찰관 브라이언 엔시니아는 텍사스주 프리뷰대 인근에서 흑인 샌드라 블랜드의 차를 세운다. 블랜드가 차선 변경 시 깜빡이를 켜지 않아서다. 조사에 협조해 달라는 엔시니아와 강경하게 버틴 블랜드 사이에 말싸움은 점차 거세지고, 결국 엔시니아는 블랜드를 체포한다. 그리고 유치장에 갇힌 블랜드는 3일 뒤 자살한다. 엔시니아가 블랜드를 체포하기까지 영상이 유튜브에 오르면서 미국 전역은 들끓었다. 사건 전에 벌어졌던 백인 경찰관의 흑인 소년 총격사건 등과 겹쳐지며 결국 이 사건은 인종갈등 문제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그것뿐일까. 우리가 이 사례에서 놓친 것은 없을까.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웃라이어’, 역경과 결점의 힘을 보여 준 ‘다윗과 골리앗’, 처음 2초 직관의 힘을 다룬 ‘블링크’ 등으로 유명한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은 6년 만에 낸 ´타인의 해석´을 통해 이 사건을 분석하고, 낯선 사람을 대할 때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3가지 오류를 짚어 낸다. 저자는 우리가 타인이 정직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진실기본값 이론’을 첫 번째 오류로 꼽는다. 대학 풋볼팀 코치가 소아성애자로 밝혀지는 데 첫 제보 이후 판결까지 16년이 걸렸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쿠바를 위해 일해 온 스파이의 정체가 탄로 나는 데에도 십수년이 걸린 사례를 든다. 두 사건에서 동료들은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두둔했다. 우리는 결정적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믿을 수 없을 때까지 믿는 경향이 강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타인의 태도와 내면이 일치한다고 착각하는 ‘투명성 관념 맹신’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인간 판사와 인공지능의 보석 결정을 비교해 보면 인공지능의 판단이 훨씬 낫다. 판사들이 풀어준 이들의 재범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판사들은 “피의자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이유를 들었는데, 저자는 이를 가리켜 우리가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한 행동이 특정한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결합성 무시´도 오류를 일으킨다. 우리는 우울증이 심한 사람이 자살한다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환경의 영향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도시가스를 천연가스로 전환하자 전체 자살 건수가 확 줄어들었다. 자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자, 자살률이 매우 줄어든 것이다. 저자는 결국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들이 보이는 태도가 내면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며, 사건이 자주 벌어지는 환경도 잘 살펴야 한다고 충고한다. 엔시니아와 블랜드의 사례는 결국 두 번째 오류인 ‘투명성 관념 맹신’에 있다. 경찰관인 엔시니아는 타인이 정직할 것이라 가정하는 ‘진실기본값 이론’은 잘 피했지만, 블랜드의 태도를 오인했다. 물론 경찰관이 실적을 올리는 것을 중시하는 정부 당국의 태도, 즉 ‘결합성 무시’도 놓쳐선 안 된다. 극단적인 사례를 일반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작은 사건 하나에서 시작해 여러 사례를 들고, 이를 통해 인간의 숨겨진 의식을 끄집어내 이론으로 정리한 저자의 식견은 확실히 탁월하다. 여러 사례를 이야기꾼처럼 이어 가는 실력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여전하다. 의사소통의 문제를 다룬 저서가 우리 사정과 다소 다른 부분도 있지만, ‘믿고 읽는 저자’라는 수식어가 이번에도 아깝지 않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글로벌 In&Out] ‘사이비’의 재정의, 헌법적 질서를 지키는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사이비’의 재정의, 헌법적 질서를 지키는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출생지로는 중동 출신이다. 그래서 ‘사이비’라는 개념이 매우 까다로웠다. 무슨 말이냐면 어느 종교적인 집단이 세계적인 정통 종교로부터 인정받지 않으면 사이비라 생각했다. 일례로 불교적 색채의 종교 공동체가 조계종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사이비로 판단했다. 기자로서 한국 사회와 역사, 상징적인 장소나 건물들을 많이 취재했다. 서울 종로구의 천도교 중앙대교당이나 전북 익산의 원불교중앙총부도 그중에 하나다. 이 장소들을 취재하면서 종교 혹은 사이비에 대한 생각이 크게 개선됐다. 원불교나 천도교같이 겨우 100년을 넘은 ‘신흥 종교’들은 정통 종교들의 종파가 아니지만, 조직성이나 신도들의 모습은 정통 종교들과 다른 바가 없었다. 불교나 기독교에 비해 젊은 이 종교들에 대해 “현 시점에서 사이비로 보이는 종교 집단들이 미래의 신세대 종교가 되는 것”이라고 그 나름대로 판단했다. 모든 종교가 탄생 과정에서 사이비 취급을 받았다. 기독교의 주인공인 예수도 유대교로부터 사이비 혐의를 받았고, 개신교의 주요인물인 루터 목사도 천주교로부터 사이비 혐의를 받았다. 오늘날 카톨릭도 개신교도 사이비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나름대로 ‘사이비’ 개념을 재규정했다. 한 종교 공동체가 장기적으로 신자에게 행복을 준다면 사이비가 아니다라고 스스로 판정을 했다. 이러한 ‘혁명적 사고’를 한 후에 일반인이 보기에는 사이비로 보이는 종교 집단이 필자에겐 사이비로 안 보일 때도 있었다. 이런 혁명적 사고는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변하게 됐다. 이제는 한 집단이 사이비인지 아닌지를 그 집단이 속한 나라의 헌법적 질서를 위반하는지 안 하는지를 보고 결정하게 됐다. 한 종교가 아무리 자기 신도들에게 장기적인 행복을 준다고 한들, 자기 신도가 아닌 공동체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코로나19 사태는 ‘사이비’ 정의를 더 까다롭게 하게 한 것이다. 모든 종교는 자기네 천국에 자기네 신도를 보내고 이웃 종교의 신도를 받아 주지 않는다. 어차피 사후 세계와 관련된 일이니까 이러한 현상을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법은 현실 세계와 관련된 것이다. 기도 시간에 다들 자기네 종교 시설에서 모이고 분리한다고 하더라도 감염이나 국방과 관련된 비상사태가 터질 때는 한 몸이 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헌법적인 질서다. 감염이나 국방과 관련된 비상사태가 터질 때 국민을 분열시킨다면 그 종교 공동체는 사이비이다. 중국에서 터진 코로나19 사태를 한국 정부가 처음에 너무나 잘 통제하고 있었다. 물론 몇 년 전에 터진 메르스 사태 때 얻은 학습 효과도 큰 역할을 했지만, 결론적으로 한국이 코로나 사태를 잘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31번째 확진자를 통해 한국의 방역이 뚫렸다는 진실이 드러났다. 다른 한편에서는 31번째 확진자 덕분에 이미 뚫린 큰 방역의 구멍을 알게 됐다. 이것을 일반화해서 신천지 신도 모두가 다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구 지부가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사태가 커지자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나와서 사과하고, 감염증 관련 국가 대응 방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천지 대구 지부 실수와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은 한 스펙트럼에서 양쪽에 위치하고 서로 반대의 현상이다. 이 스펙트럼을 가지고 한 종교 집단이 사이비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있다. 감염이나 국방과 관련된 비상사태에서는 구성원들이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면 사이비가 되는 것이다. 반면에 국민 앞에 나올 자신이 있고, 비상사태 때는 국가와 같이 움직일 준비가 된다면 사이비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다들 중요해진 방역 문제를 통해 모든 종교 집단의 소속자들은 자신들이 헌법적 가치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잘 판단해 보면 좋겠다.
  • 서울 노원구, 흙에서 살어리랏다 ‘도시농부학교’운영

    서울 노원구, 흙에서 살어리랏다 ‘도시농부학교’운영

    서울 노원구가 생활 밀착형 농업교육을 통해 도심 속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생태 도시농부 학교’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4월부터 11월까지 농부학교는 모두 3개 과정으로 진행한다. 먼저 ‘원예 텃밭학교’다. 꽃과 허브 등을 활용한 교육으로 텃밭정원 만들기, 쪽 염색, 약초비누 만들기 등 원예를 통한 다양한 힐링수업을 진행한다. 오는 4월~11월 매주 수요일 오전 10~12시 총 19회 진행한다. 지난 4일부터 수강생 30명을 모집하고 있으며 수강료는 5만원이다. 다음으로 ‘어르신 과정’은 매주 월요일 10시~12시 총 19강으로 진행한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와 여가선용을 위한 텃밭체험 위주의 수업으로 텃밭채소 재배방법, 경춘선 숲길걷기, 도깨비시장 나들이, 원예용품 만들기 등의 수업으로 진행한다. 수강료는 2만원으로 지난 4일부터 선착순 30명을 모집한다. 이들 두 개 과정의 이론과 실습 교육은 하계2동 주민센터 앞의 경춘 숲속의 집과 경춘 숲길 텃밭에서 진행한다. 마지막 ‘농부학교 특화과정’은 텃밭과 과수 등 도시농업의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총 20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주 금요일 10시~12시 중계본동 천수텃밭농원에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수업은 텃밭 가꾸기, 배나무 과수관리, 퇴비만들기, 자원순환시설 견학 등으로 선착순 40명 모집, 수강료는 5만원이다. 구는 전문 교육을 위해 도시농업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도시농업협의회, 노원 도시농업네트워크 위원 등을 초빙해 교육을 진행한다. 노원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며, 어르신 과정은 전화접수도 가능하다. 선정자는 이달 13일 문자로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2013년 귀농·귀촌 교육으로 시작한 노원 도시농부 학교는 지금까지 600여 명의 교육생들이 교육을 수료했다. 구는 친환경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해 도시농부학교 외에도 도시양봉학교, 도·농직거래장터, 원예 치유 프로그램지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텃밭 작은 음악회도 개최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말농장과 텃밭분양 등이 일반화되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원예텃밭부터 전문적인 생태도시농부까지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는 이번 도시농부학교에 관심 있는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임정욱의 혁신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벌써 11년 전 보스턴의 미국 회사에서 사장으로 일할 때 일이다. 눈폭풍 등 기상이 악화되거나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 수시로 집에서 일하는 미국 직원들의 재택 원격근무 문화를 접하고 문화충격을 받았다. 집에서 일이 되겠냐는 반문에 미국인 인사부장 존은 “블랙베리(이메일이 되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재무담당 임원 케빈은 “집에서 일할 때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업무 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일은 직장 사무실에서만 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나는 좀 당황했다. 이후 미국에서 이런 재택 원격근무는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더욱 일반화됐다. 슬랙, 줌 등 쉽게 원격으로 직원끼리 협업하고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뉴욕에서 방문한 스타트업 눔의 경우 수백명이 참가하는 전체 직원미팅도 각자 집에서 연결해 화상회의로 한다고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10여년 전 미국도 생소했던 원격진료가 이제는 일반화됐다. 미국인들은 어렵지 않게 스마트폰앱으로 의사와 약속을 잡고 전화나 화상으로 상담하고 약을 처방받는다. 병원이 문을 닫은 한밤중이나 주말, 심지어 여행 중에도 이용한다. 미국 회사들은 직원의 의료복지의 일환으로 원격진료 혜택을 준다. 이 원격진료 분야의 선두주자인 텔라닥스라는 회사는 2015년 상장했으며 최근 몇년간 빠르게 성장해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이 됐다. 원격진료는 심지어 일본에서도 규제가 풀렸다. 일본에서 초진은 직접 의사를 만나 대면진료를 해야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처방약을 택배로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원격교육도 미국은 일반화됐다. 미국의 학교들은 원래 구글 등에 있는 이메일, 협동 문서관리,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숙제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미리 교사가 만들어 둔 동영상으로 공부하고 수업시간에는 질의응답을 통해 심화학습을 진행하는 ‘거꾸로 교실’ 방식 교육도 교육현장에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이런 원격근무, 원격진료, 원격교육은 정작 ‘IT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오히려 취약하다. 기술 지체가 아니라 보수적인 문화와 규제 때문이다. 우선 많은 회사가 아직까지도 재택근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업무 시스템이 안 돼 있다. 우선 공공부문과 대기업 중에는 아직도 데스크톱PC 중심으로 업무를 하는 곳이 많다. 랩톱 컴퓨터라면 집에 가져가서 일할 수 있지만 데스크톱PC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게다가 공공부문이나 금융업종의 경우 내부업무망과 외부인터넷망을 분리해야 하는 엄격한 망분리규제 때문에 회사 밖에서 회사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외부에서 어쩔 수 없이 보안에 취약한 개인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회사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원격진료는 의사들의 집단적 반발로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 단방향으로 이뤄지는 ‘인강’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일반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원격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드물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꿀 기세다. 바이러스 전염의 위협 탓에 최근 많은 기업이 임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학교도 원격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원격진료, 금융권 망분리 규제를 풀었다. 잠재환자나 만성질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고자 일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한 것이다. 또 금융회사 필수인력에 한해 예외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원격진료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허용이 되니 환자 본인 확인, 보험적용, 진료비 결제, 처방전 수령, 약 수령 등을 어찌할지 몰라 현장에서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은 강의를 준비하느라 쩔쩔맨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문화를 바꾸고 미리 규제를 풀었으면 비즈니스, 의료, 교육 현장에 한국의 상황에 맞는 좋은 해법을 제공하는 국산 제품이 이미 많이 나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국가 위기상황을 계기로 국민의 건강한 생활, 복지 그리고 국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업무와 관련된 문화를 바꾸고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없애야 한다. 글로벌 유행병이 가져온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다.
  • [문화마당] ‘22년 하락 후 반등’ 日출판계의 시사점/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22년 하락 후 반등’ 日출판계의 시사점/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최근 일본 출판계에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해마다 일본 출판 관련 통계를 조사해 발표하는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일본 출판산업 매출액이 전자책과 종이책을 합쳐서 1조 5432억엔(추정)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2% 증가한 것이다. 숫자만 보면 제자리걸음을 한 듯하지만, 지금 일본 출판계는 “바닥을 찍었다”면서 흥분에 싸여 있다. 일본 출판은 1996년 2조 6564억엔을 기록해 매출 정점에 이른 이래 2018년 1조 5400억엔에 이르기까지 무려 22년 동안 연속해서 후퇴와 축소를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세부를 살펴보면, 종이책 및 잡지의 매출은 여전히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 종이책 매출은 4.3% 감소한 6723억엔, 잡지 매출도 4.9% 감소한 5637억엔이다.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은 디지털 쪽이다. 디지털 출판 매출은 3072억엔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 전자만화가 2593억엔으로 29.5%, 전자책이 349억엔으로 8.7% 늘었다. 다만 전자잡지 쪽은 130억엔으로 16.7% 감소했다. 만화 및 라이트노블을 중심으로 디지털 출판이 궤도에 오르면서 관련 사이트 및 앱을 통한 광고 수익도 증가했다. 문예춘추 등에서 직접 운영하는 시사, 경제, 문화 등 뉴스 사이트 광고 매출도 커졌다.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캐릭터에 바탕을 둔 굿즈 및 저작권 판매 등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쪽 성장세다. 일본 내외에서 이 부문 사업에 주력한 고단샤, 쇼가쿠칸, 슈에이샤 등 일본의 대형 출판사 매출은 모두 10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별다른 전략 없이 ‘일보전진 이보후퇴’를 반복 중인 한국출판은 이 사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읽는다는 것’의 우점종은 더이상 ‘종이 읽기’가 아니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화면 읽기’가 ‘종이 읽기’를 압도한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서 출판이 종이책에만 목을 매는 것은 스스로 목을 조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이책 판매를 위한 마케팅 콘텐츠 개발이 아니라 독자의 지갑을 직접 노리는 디지털 콘텐츠 개발에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더이상 종이책 진흥이 출판 진흥과 동의어가 아닌 시대가 확실해지고 있다. 잡지 하나를 구매해 그 안의 콘텐츠를 모두 읽기보다 필요할 때마다 관심 있는 조각글을 읽는 모바일 콘텐츠 소비 습관이 일반화하면서 기존 잡지의 몰락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큰 호응을 얻은 SF잡지 ‘오늘의 SF’나 인문잡지 ‘한편’처럼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매력적 콘텐츠를 집약하는 시도가 기존 출판계에서 일어선 것은 이런 점에서 주목받아야 마땅하다. 청년들을 위한 뉴스 서비스인 ‘뉴닉’ 같은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도 출판사 콘텐츠 특성에 바탕을 두고 시도해 봄 직하다. ‘아기상어’ 돌풍에서 보듯 매력적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2차적 저작물 개발은 출판 비즈니스의 좋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기존 출판사의 캐릭터 개발을 활성화하고, 이것이 애니메이션·게임·공연·굿즈 등으로 확장해 가면서 글로벌 시장을 노릴 수 있도록 돕는 출판 내부 전략이 정부나 출판단체 차원에서 마련되면 좋겠다. 아울러 종이책의 독특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끝없이 묻고 답하면서 그 가치를 보존하고 극대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북 디자인을 통한 아름다운 물성의 실현은 최근 한국출판이 가장 비약적 성숙을 이룩한 지점이다. 하지만 출판은 물건이 아니라 읽기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긴 호흡의 서사’, ‘밀도 높은 추상적 사유’ 등 종이책 특유의 콘텐츠 형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편집자들의 깊은 탐구 없이는 갈수록 독자들 눈길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이다.
  • 부직포로 속여… 31억원 상당 담배 70만갑 역대 최대 밀수 적발

    부직포로 속여… 31억원 상당 담배 70만갑 역대 최대 밀수 적발

    시가 31억원 상당의 수출됐던 담배 70만갑을 환적화물로 속여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총책 A(7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자금책 B(43)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국산 담배 70만갑을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화물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국내에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세관은 70만갑 중 시중에 유통된 25만갑을 제외한 45만갑을 압수했다. 역대 단일 담배 밀수 사건 압수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18년 한국에서 홍콩으로 수출한 담배를 홍콩 현지에서 현금으로 구매해 컨테이너에 실은 뒤 말레이시아로 보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제품명을 부직포로 위장한 후 우리나라를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가장해 부산 신항에 반입했다. 이들은 일반화물과 달리 경유지 개념으로 특정 항구에 잠시 들르는 환적화물의 경우 해당 국가 세관이 원칙적으로 검사하지 않는 허점을 악용했다. A씨 일당은 밀수 담배를 실은 컨테이너가 부산 신항에 도착하자 러시아행 선박이 정박한 북항으로 컨테이너를 옮긴다며 트레일러에 실은 뒤 부산 강서구에 마련해 둔 비밀 창고에서 담배를 미리 준비한 부직포와 바꿔치기했다. 이들은 세관 모니터링을 피하기 위해 직접 홍콩에서 현금으로 담배를 구입했다. 게다가 세관 현장 점검 등에 대비해 밀수 담배를 보관한 비밀 창고를 수시로 교체했다. 부산세관은 A씨 일당이 높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담배 밀수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담배 ‘에쎄’ 기준 시중 가격은 갑당 4500원인데 수출 담배는 이보다 훨씬 저렴한 1000원에 불과하다. 밀수입한 담배가 보통 갑당 1800원에 거래되는 것을 고려하면 갑당 800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부산세관은 이번 밀수가 성공했다면 A씨 일당이 챙길 부당이득은 5억 6000만원, 국고 누수는 23억원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돼지열병에 코로나 불똥 돼지고기 값 10년내 최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직격탄을 맞은 양돈농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또 한 번 된서리를 맞고 있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현재 돼지 110kg 짜리 한 마리 기준 산지가격은 27만원으로, 2012년 9월~2013년 4월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급증으로 한돈값이 폭락한 이후 최저치다. 2011년 이후 10년간 평균 산지가격 33만 3875원 보다 6만 4000원 가까이 싼 가격이다. 구제역이 맹위를 떨치던 2011년 1월의 39만 1000원 보다도 12만원 이상 낮고, 지난 해 9월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돼지열병이 국내에 처음 발생하기 직전 보다도 11만 5000원 이상 적은 값이다. 양돈업계가 규격돈(110kg)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드는 원가를 39만 6000원에서 41만 8000원 사이로 꼽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마리당 12만원 이상씩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돼지값이 폭락하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연천지부 오명준 사무국장은 “돼지열방과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소비가 줄면서 국내 양돈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빨리 재입식 여부 등 향후 정책방향을 알려줘야 양돈을 포기하고 다른 돈벌이를 찾던지 말더지 할텐데, 견디다 못한 양돈농가들이 빚에 쫓겨 파산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한돈협회 소속 회원들은 참다 못해 지난 해 12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면담한데 이어, 지난 달 20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돼지재입식 허용여부 등 중장기 계획을 알려달라며 시위를 벌였지만 정부는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20일 이동제한이 모두 해제됐고, 지침상 이동제한 해제 후 40일이 지나면 정부가 재입식을 허용할 수 있다. 이처럼 돼지값이 지난 10년 내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돼지열병으로 소비 기피현상이 나타난데다, 지난 달 20일 부터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바깥 나들이와 외식소비를 꺼리는 현상이 일반화 했기 때문이다. 일산 D정육점 식당 김모 사장은 “음식점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주5일 근무제로 저녁 매출이 줄고 돼지열병과 신종 코로나는 돼지고기 섭취와 별 관련이 없는데도 소비감소로 이어지다 보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최근 강원 화천군 광역울타리 밖에서 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포획됐다는 소식(서울신문 11일자 11면 보도)이 전해지면서 살처분 후 재입식을 손꼽아 기다리던 경기북부 지역 양돈농가들의 가슴은 또 한 번 무너져 내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1등에 최고급 담요”- 최초의 경품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1등에 최고급 담요”- 최초의 경품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흔히 1936년 화신백화점에서 소 한 마리를 내 건 것을 최초의 경품 행사라고 하는데 잘못이다. 그보다 30여년 전에 경품 광고가 있었다. “小店(소점)에서 世上(세상) 여러 貴客(귀객)에게 歲饌(세찬) 드릴 뜻으로 韓貨 七元 以上(한화 칠원 이상) 사신 이한테 景品(경품)으로 贈呈(증정)하니 陸續(육속·끊이지 않고 계속) 사러 오시기를 伏望(복망)함.” 이 광고는 전회에서 언급된 서울 광화문의 잡화점 구옥상전이 황성신문 1903년 12월 21일자에 낸 것으로 경품 광고의 효시로 볼 수 있다. 1등은 상등 ?褥(담욕·담요), 2등은 보석 반지, 3등은 대석경(큰 거울), 4등은 林檎一櫃(임금일궤·능금 한 궤짝), 5등은 白毛褥(백모욕·하얀 털 담요)이며 담뱃갑이나 사진 액자 등을 보태 10등까지 준다고 했다. 광고주가 표시한 1등 상품 가격은 60원이라고 돼 있다. 어떤 담요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구한말 쌀 한 가마 값이 4원 안팎이었으니 쌀 15가마 정도의 가치로 어림잡을 수 있겠다. 위 광고는 대한매일신보 1906년 12월 5일자에 게재된 경품 광고다. 경성 본정3정목(本町三丁目), 즉 현재의 서울 충무로 3가에 있었다는 ‘구미잡화 직수입상 십옥(?屋)’에서 낸 광고다. 경품은 가죽 의롱, 궐련초 입갑, 큰 거울, 적삼, 술, 흰색 담요, 가방, 거울, 남녀 목도리 등이다. 2원어치 이상의 물건을 사면 경품권 1장을 준다고 돼 있다. 가죽 의롱은 가죽으로 만든 옷 넣은 농을 말하며 궐련초 입갑은 궐련(卷煉) 즉, 얇은 종이로 말아 놓은 요즘과 같은 담배를 넣는 케이스다. 경품 광고에서 당시 사람들의 기호와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구옥상전은 이보다 앞서 황성신문 1905년 10월 18일자부터 23일자까지 건물 신축과 개점 10주년을 기념하는 경품 증정 행사 광고를 지면에 냈다. 1등 경품은 은다기(銀茶器), 2등은 담요, 3등은 거울이었다. 1907년에 경성박람회가 열렸는데 거기서도 경품 행사가 있었다. 경성 구리개(銅峴·을지로 1가와 2가 사이)에서 열린 이 박람회는 일제 한국통감부가 집행한 것으로 한국 경제를 잠식하려는 의도였다. 한국민들의 참석을 유도하려고 주최 측은 기생들의 연희(演戱)를 마련하고 여성들의 참관을 끌어내기 위해 ‘부인 데이’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사흘 동안 무려 3만 5000개의 경품을 살포했다. 1907년 11월 10일자에 광고가 아니라 기사로 실렸다. 이 박람회에는 20만 8000여명이 입장했고 이 가운데 한국민은 73%에 이르렀다. 그 이후 경품 행사는 관람객이나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일반화됐고 광고에도 자주 실렸다. 화신백화점 경품 광고는 훨씬 뒤의 일이다. sonsj@seoul.co.kr
  •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비판한 민변 변호사...“이승만 시대 정치경찰 맞먹어”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비판한 민변 변호사...“이승만 시대 정치경찰 맞먹어”

    권 변호사 “초원복집 사건은 발톱의 때”책임 있는 사람의 침묵에 대한 비판도“민변 일반 생각 아니다”며 일반화 우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가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을 보면 1992년 초원복집 회동은 발톱의 때도 못 된다”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정상황실 등 8개 조직이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방경찰청장을 이용해 상대 후보를 비리 혐의자로 몰아잡아 가두려 한 추악한 관건선거 혐의로 13명이 기소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감금과 테러가 없다 뿐이지 수사의 조작적 작태는 이승만 시대 정치경찰의 활약에 맞먹는다”고 썼다. 초원복집 사건은 1992년 12월 11일 제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부산 지역 기관장들과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내용 등을 논의한 내용이 도청을 통해 알려진 사건이다. 권 변호사는 “김기춘 공안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은 불법 관건선거를 모의한 중대범죄보다 ‘도청’의 부도덕성을 부각시켜 본질을 흐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여론을 돌파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사태의 위중한 본질을 덮기 위해 공소장을 비공개하고 공소장 유출자를 색출하겠다고 나서며 공소장 공개 시기에 대한 공론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를 외치던 세력들이 김기춘 공안검사의 파렴치함을 능가하고 있다”면서 “이 괴랄한 초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할 사람은 입을 꾹 닫고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권 변호사는 자신의 글이 민변 일반의 생각으로 호도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날 또 다른 글을 통해 “참여연대 소속이기도 하며, 민변 소속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하나, 최근 두 단체의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며 참여연대나 민변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지 꽤 됐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대호도 살 뺐다… 공인구 쇼크에 ‘다이어트 전쟁’

    이대호도 살 뺐다… 공인구 쇼크에 ‘다이어트 전쟁’

    프로야구 선수들 정교한 타격 집중 몸집 키우는 벌크업 대신 다이어트 한화 주장 이용규 체중 7~8㎏ 감량롯데 자이언츠의 거구 이대호(38)가 지난달 28일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 취임식에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팬들을 놀라게 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선수들이 몸집을 불리는 ‘벌크 업’ 대신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로 선회하고 있다. ‘공인구 쇼크’에 따라 급격히 떨어진 타율에 대한 대처법으로 보인다. 지난해 KBO는 공인구 반발력 계수를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NPB)와 같은 0.4034∼0.4234로 줄였다. 그 결과 2018년 1756개에 달했던 홈런은 지난해 1014개로 무려 742개(42%)나 줄었다. 2014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5년 동안 리그 타율은 평균 0.286이었는데 지난해 타율은 0.267로 주저앉았다. 3할 타자는 34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가 ‘타고투저’의 시대를 저물게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집을 키우는 벌크 업 경쟁을 벌여 왔다. 공의 반발력이 좋아 어느 정도만 힘이 좋으면 홈런으로 연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의 반발력이 줄면서 아주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면 담장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일반화됨에 따라 체중을 줄여 순발력을 키우는 식으로 정교함을 배가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서 전지훈련 중인 롯데 자이언츠 코칭 스태프 관계자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손아섭이 “벌크 업 없이 지금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좀더 공이 맞는 순간에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는 타격 기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준우는 “벌크 업보다는 흉추, 골반 등 회전력을 낼 수 있는 곳을 단련하고 있다”고 했다. 민병헌은 “공인구 반발계수를 이겨내기 위해 방망이를 짧게 잡는 식으로 타격 자세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이글스는 선수 전원이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체중 감량 지시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 궤적과 스피드를 정교하게 측정하는 블래스트라는 장비를 도입했다”며 “급격한 체중 감량보다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1년간의 공백으로 바뀐 공인구를 경험하지 못한 한화 이글스의 주장 이용규도 7~8㎏을 감량했다. 이용규는 “기량이 가장 좋았을 때의 몸 상태로 돌아가고 싶었고, 도루 등 주루에 신경 쓰기 위해서”라고 체중 감량 이유를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공인구 쇼크... 타개책은 다이어트?

    공인구 쇼크... 타개책은 다이어트?

    롯데 자이언츠의 거구 이대호(38)가 지난달 28일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 취임식에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팬들을 놀라게 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선수들이 몸집을 불리는 ‘벌크 업’ 대신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로 선회하고 있다. ‘공인구 쇼크’에 따라 급격히 떨어진 타율에 대한 대처법으로 보인다. 지난해 KBO는 공인구 반발력 계수를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NPB)와 같은 0.4034∼0.4234로 줄였다. 그 결과 2018년 1756개에 달했던 홈런은 지난해 1014개로 무려 742개(42%)나 줄었다. 2014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5년 동안 리그 타율은 평균 0.286이었는데 지난해 타율은 0.267로 주저앉았다. 3할 타자는 34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가 ‘타고투저’의 시대를 저물게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집을 키우는 벌크 업 경쟁을 벌여 왔다. 공의 반발력이 좋아 어느 정도만 힘이 좋으면 홈런으로 연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의 반발력이 줄면서 아주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면 담장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일반화됨에 따라 체중을 줄여 순발력을 키우는 식으로 정교함을 배가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서 전지훈련 중인 롯데 자이언츠 코칭 스태프 관계자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손아섭이 “벌크 업 없이 지금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좀더 공이 맞는 순간에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는 타격 기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준우는 “벌크 업보다는 흉추, 골반 등 회전력을 낼 수 있는 곳을 단련하고 있다”고 했다. 민병헌은 “공인구 반발계수를 이겨내기 위해 방망이를 짧게 잡는 식으로 타격 자세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이글스는 선수 전원이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체중 감량 지시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 궤적과 스피드를 정교하게 측정하는 블래스트라는 장비를 도입했다”며 “급격한 체중 감량보다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1년간의 공백으로 바뀐 공인구를 경험하지 못한 한화 이글스의 주장 이용규도 7~8㎏을 감량했다. 이용규는 “기량이 가장 좋았을 때의 몸 상태로 돌아가고 싶었고, 도루 등 주루에 신경 쓰기 위해서”라고 체중 감량 이유를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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