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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감염 오리 충남에도 반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망에 구멍이 뚫려 AI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14일에는 전남 나주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또한 전북 정읍에 이어 김제에서도 일부 중간 유통업자가 AI에 감염된 오리를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에 몰래 반출, 이들의 이동로를 타고 AI의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 ●나주서도 고병원성 AI 발생농림수산식품부는 나주 반남면과 기존 AI 발생 지역인 전북 김제, 정읍 등의 5개 농가 및 식당에서 ‘H5형’ AI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14일 오후 5시 현재 신고 또는 발견된 AI 의심사례는 모두 32건.. 이중 AI로 판정된 것은 1차 김제(3일 판정),2차 정읍 영원(7일),3차 정읍 고부(8일),4차 정읍 영원(9일), 김제 5곳과 전남 영암(12일), 김제 5곳(13일), 나주·김제·정읍 등 5곳(14일)까지 모두 20건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또 13일 신고된 김제 금산면 식당에 오리를 공급한 유통업자가 드나든 전북 익산 황등 토종닭 농가에서도 AI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황등 농가 반경 10㎞내 농가를 파악하고 가금류의 이동을 제한했다. 이 유통업자는 최초 김제 용지면 농장의 AI가 확진 이틀 뒤인 5일 구입한 오리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당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김제, 정읍에서 방역망을 뚫고 가금류가 반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업자는 김제 등의 18개 농장에서 총 1만 8075마리를 사들여 전북과 충남 지역 47개 식당 및 닭집에 1만 842마리를 팔았다.방역 당국은 해당 18개 농가의 1만 8000마리를 살처분하고, 이들과 거래한 식당과 가게를 추적, 공급받은 닭을 모두 폐기하도록 했지만 충남으로의 AI 추가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AI 바이러스의 신종 여부와 관련,“이번에 발견된 AI 바이러스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기존 우리나라에서 발견됐던 중국 ‘칭하이’형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과학적으로 ‘같은 또는 다른’ 바이러스라고 말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오리 유출 유통업자 등 3명 입건한편 전북 김제경찰서는 14일 오리 사육 농장주 황모(54·김제시 용지면)씨와 중간 유통업자 박모(37·김제시 황산면), 김모(41·익산시)씨 등 3명을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가축전염병예방법에는 이동이 제한된 가금류를 무단 반출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전주 임송학·서울 이두걸기자douzirl@seoul.co.kr
  • AI 감염 오리 개사료로 반출

    전북 정읍시 영원면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폐사한 오리 1900여마리가 개 사료용으로 반출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농장의 오리 6500마리는 지난 2일 AI에 감염된 채 전남 나주의 도축장으로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AI 확산의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0일 정읍시에 따르면 이 농장 주인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사이에 폐사한 오리 1300마리를 19㎞가량 떨어진 정우면 장순리의 개 사육장에,600마리를 4㎞ 거리의 영원면 풍월리 개 사육장에 각각 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면의 개 사육장 주인은 반출된 오리 1300마리 가운데 200마리는 개 먹이로 사용하고 나머지 1100마리는 인근 땅에 묻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원면 풍월리의 개 사육장은 가져간 오리 600마리를 모두 개 사료로 사용했다. 정읍시는 개 사육장에 대해 역학 조사와 함께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개에 의한 AI의 인체 전파와 관련,“AI에 감염된 닭, 오리를 날로 먹은 개를 통해 다른 농장으로 AI가 확산될 가능성은 있지만 사람이 개를 먹었을 경우 전파력이 없어 감염 확률과 기회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방역협의회를 열고 김제시 용지면의 최초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150만마리의 닭을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9일 신고된 김제 5개, 전남 영암 1개 닭 사육농장의 폐사 원인이 ‘H5형’ AI 바이러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지난 1일 김제시 용지면 닭사육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정읍시 영원면과 고부면 3농가를 비롯해 모두 11농가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전북에서 발생한 AI바이러스는 신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국대 수의대 송창선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AI 발생으로 오리가 집단폐사한 사례가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전북에서 올해 발생한 AI 바이러스는 새로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바이러스는 닭에는 치명적이었지만 오리는 대체로 식욕부진 등의 임상 증상만 보이는 데 그쳤다.”며 “AI 바이러스가 다른 가금류나 감수성 동물을 거치면서 변이를 일으킨 뒤 정읍 등지의 오리에 침입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대 수의대 모인필 교수도 “고병원성인 H5N1 항체의 범주 내에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볼 수 있다.”면서 “AI 바이러스가 20도 이상의 고온에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잠복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오리 등에 잔존하면서 풍토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호미 대신 가래로 막게 된 AI 대처

    전북 김제와 정읍에서 최근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데 이어 순창의 오리 농가에서도 집단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느라 허둥대고 있다. 방역당국은 더 늦기 전에 추가 확산을 막아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AI는 전염속도가 빠르고 일단 발병한 가금류의 폐사율도 높아 이를 식용하는 국민들의 불안감도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설마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도록 한 당국의 안이한 자세는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전북 김제에서 수천마리의 닭이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은 다음날 의사들이 AI임을 확인했는데도 정작 방역당국은 “AI 발생 시기가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더욱이 정부가 ‘특별 방역기간’을 지난 2월말 해제한 것도 성급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이를 믿은 전북도가 AI를 옮길 수 있는 겨울 철새들이 기후 변화로 남아 있는데도 방역에서 손을 뗐다고 하지 않는가. 방역 당국간 손발이 맞지 않은 대응 체계는 더 큰 문제다. 발병지역과 인근의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을 시작했으나, 당국의 감독·관리 기능은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정읍의 오리농장의 수송차량이 발령된 주의경보를 비웃듯 전남북 지역 13곳의 가금류 농장을 출입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급기야 며칠 전 한 농장주가 오리 수천마리를 전남 나주의 도축장으로 몰래 반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근 수년간 AI로 홍역을 치른 일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장 대처와 때늦은 대량 살처분으로 소비자 불안심리만 증폭시키는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당국은 이번 AI 확산방지에 힘을 쏟는 것은 물론 차제에 종합적이고 정교한 AI 대응 매뉴얼을 수립해야 한다.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2) 원주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2) 원주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

    경기도 여주에서 남한강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고려시대에 위세를 떨쳤던 대찰(大刹)의 옛터가 줄줄이 나타납니다. 절집은 흔적도 찾을 수 없는 폐사지들이지만, 하나같이 국보며 보물급 석조문화재들이 당당한 모습으로 남아있어 영화롭던 옛 시절을 짐작케 하지요. 신륵사가 있는 여주의 고달사터, 강원도 원주의 법천사터와 거둔사터, 충북 충주의 청룡사터가 그렇습니다. 고달사터만 해도 고달사터 부도는 국보로, 원종대사 혜진탑과 이 탑비의 귀부 및 이수, 쌍사자석등, 석불대좌는 각각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가족들이 굶어죽는 줄도 모르고 절을 이루는데 혼을 바쳤다는 석공의 이름이 고달이었다지요. ●남한강 수운따라 고려 대찰 세워져 횡성과 평창의 경계를 이루는 태기산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섬강 주변에는 흥법사터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지금 밭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고려시대 삼층석탑만이 쓸쓸하게 남아 있지요. 하지만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국보 제14호 전(傳)흥법사 염거화상탑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흥법사에 세워졌던 부도로 알려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염거화상(?∼844)은 우리나라 선불교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도의선사의 제자이니 흥법사는 불교사상사의 측면에서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절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타고 이 절들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한참이나 들어가야 하는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지요. 요즘 감각으로는 궁벽한 시골로 비칠 수밖에 없는 곳에 어떻게 이렇듯 거대한 절들이 세워질 수 있었을까요. 해답은 남한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절들은 대부분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지만 고려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요. 당시 수도인 개경에서 육로를 이용한다면 끝없이 산을 넘고 물건너는 고행길이었겠지만, 예성강과 한강을 잇는 뱃길이었다면 빠르고 편하게 닿았을 것입니다. ●가장 화려한 부도, 지광국사현묘탑 실제로 법천사터가 있는 원주 부론면 흥호리에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친 대표적인 조세창의 하나인 흥원창이 있었다고 하지요. 흥호리는 한강과 섬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니 강원도와 충청도의 내륙에서 거둬들인 세곡(稅穀)을 개경이나 한양으로 실어나르는 중간경유지로 더없이 좋은 입지입니다. 법천사(法泉寺)는 화엄종과 더불어 고려시대의 양대 종단이었던 법상종의 사찰로 크게 번성했다고 하지요. 지광국사 해린(984∼1070)이 이곳으로 은퇴하면서 더욱 융성하였다가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법천사를 대표하는 유물은 단연 지광국사현묘탑(智光國師玄妙塔)과 탑비입니다. 탑비는 지금도 법천사터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지만, 탑은 국립고궁박물관 옆 경복궁 마당에 서 있습니다. 지광국사현묘탑은 일제의 식민지배와 6·25전쟁의 와중에 잇따라 수난을 겪었습니다.1912년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1915년 돌아온 뒤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 앞에 세워놓았는데, 전쟁통에 그만 유탄을 맞아 탑신의 지붕돌 위쪽은 모두 산산조각이 나 버렸습니다. 탑은 1957년 보수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하지요. 지광국사현묘탑은 고려시대 불교조각의 백미로, 우리나라 부도를 통틀어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 이후 승탑이 대부분 팔각형으로 된 집 모양이라면 이 탑은 사리를 운반하는 데 썼던 일종의 가마(寶輿·보여)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실제로 기단의 맨 아래에는 용머리 모양의 장식이 사방으로 뻗어있는데, 바로 가마를 들쳐메는 막대자루를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남한강은 당시 교통로이자 문화 소통로 이 탑에는 골곡진 아치형 창문을 비롯하여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고려사’에는 11세기 거란으로부터 왕과 왕세자가 타는 가마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탑은 바로 이 화려한 ‘수입 가마’를 재해석한 결과라는 것이지요. 이렇듯 개경에서도 찾을 수 없는 최첨단 양식의 승탑이 법천사에 세워졌다는 것은 남한강의 수운이 두 곳을 거의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문화적 소통로 구실을 하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교통로로서 남한강의 역할은 중앙선이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이어진 1940년 이후 급격히 쇠퇴하지요. 팔당댐과 충주댐을 막아 남한강의 뱃길을 끊어놓은 한강수계의 물관리 정책은 여기에 결정타를 먹인 꼴입니다. dcsuh@seoul.co.kr
  • [한국 우주시대 열린다 D-7] 5000만 열망 품고 이소연씨 飛上한다

    2008년 4월8일 오후 8시16분27초(한국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29세의 대한민국 여성이 소유스 우주선에 몸을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다.4년여에 걸쳐 진행된 ‘한국 최초 우주인 프로젝트’가 결실을 보는 순간이다. 이소연씨가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치면 한국은 세계에서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가 된다. 이씨는 475번째 우주인이자 49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우주인 탄생의 과정과 치열했던 훈련 현장의 기록들, 우주인-소유스 우주선-ISS-우주센터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되지 않는 거대과학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려면 우리가 직접 참여하는 대형 사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우주인 사업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우주과학의 초석을 닦는다는 의미에서 많은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지난 2003년 과학기술부(교육과학기술부 전신)의 한 간부회의. 정윤 전 차관이 ‘우주인 배출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당연히 200억원이 넘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유인우주인 배출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 우주인’이 장기적으로 우주강국을 꿈꾸는 한국에 꼭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다. 결국 과기부는 2004년 1월 말 ‘우주인 배출사업’을 공표하고 우주인 교육과 발사를 담당할 러시아측과 접촉에 나섰다.4년에 걸쳐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 최초 우주인 프로젝트’는 이렇게 출발했다. ●3만 6000대1, 바늘구멍을 뚫어라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과기부가 정한 우주인 프로젝트의 대전제는 ‘민간 우주인’이었다.2006년 4월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후보 접수가 시작됐다. 마감일인 7월14일까지 도전장을 던진 국민은 남자 2만 9280명, 여자 6926명 등 총 3만 6206명이나 됐다. 첫 관문인 기본 서류 평가에서 2만 6000여명이 탈락하고 남자 8691명, 여자 1467명이 기초체력평가 참가자격을 얻었다. 같은 해 9월2일 서울, 부산, 대전, 광주, 강릉, 제주 등 전국 6곳에서 실시된 3.5㎞ 달리기 기초체력평가에는 60대 기업인에서 공무원, 회사원, 교수, 학생 등 3325명이 참가해 3176명(남자 2756명, 여자 420명)이 합격했다. 10월13일 실시된 영어와 상식, 필기시험과, 신체검사에서는 기초체력평가를 통과한 응시자의 90%가 탈락하고 245명이 남았다.147대1의 예선 경쟁을 뚫은 이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후보 선발은 영어와 일반면접 형식의 임무수행 능력평가, 심층 체력평가, 정신 심리검사 등으로 진행됐다.10월27일 우주인 후보 30명이 남았다. 3차 선발과정의 첫 단계는 우주인으로서 적합 여부를 알아보는 정밀 검사였다. 충북 청주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3박4일간 24시간 심전도, 뇌파검사, 뇌 영상 촬영, 심장 초음파, 내시경 등 정밀 신체검사가 이뤄졌고 중력 가속도 테스트 등 우주적성 평가와 추론능력, 위기관리 능력, 발표력, 과학실험 능력에 관한 심층 개별면접, 상황대처 능력 평가가 이어졌다.3차에서 10명이 선발되고, 다시 2박3일간의 합숙평가를 거쳐 후보는 8명으로 압축됐다. 이들은 공군훈련기로 우주비행 적응성을 평가받은 뒤 11월4일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로 향했다. 이곳에서 실시된 5일간 무중력 상태의 임무 수행능력 평가에서 후보는 다시 6명으로 좁혀졌다.12월25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가운데 후보 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중친화력 평가에서 고산씨와 이소연씨가 1만 8000대1의 경쟁을 뚫고 우주인 후보로 선정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7일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에서 6개월의 긴 우주인 훈련 겸 평가에 들어갔고,9월5일 한국우주인 선발협의체는 이씨보다 실습훈련 등에서 나은 평가를 받은 고씨를 한국 첫 우주인으로 선정했다. ●한 달 앞두고 극적 반전… 최종 탑승자 교체 4년여간에 걸친 우주인 프로젝트 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은 발사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3월 초 시작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3월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씨를 한국인 첫 탑승우주인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과부측은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지난 7일 종합의료위원회(GMC) 결과와 고씨의 훈련 중 규정 위반 사항, 훈련과정의 종합결과를 토대로 탑승우주인을 고씨에서 이씨로 변경해줄 것을 권고하고 한국측의 결정을 요청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교과부는 탑승우주인 변경 사유에 대해 고씨가 훈련규정을 반복해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씨가 지난해 9월 중순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자신의 짐과 함께 한국으로 반출했다가 반납하는 등 훈련규정을 위반했고, 이어 지난 2월 하순에는 본인의 교육과 관련이 없는 훈련교재를 임의로 빌려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우주인 교체는 러시아가 진행해온 40년간의 우주인 배출사업에서 단 두 차례만 일어날 정도로 드문 사례다. 특히 건강이 아닌 보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 과정에서 각종 음모론이 쏟아졌고, 고씨가 실수를 시인했지만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우주실험 장비 인증통과 오는 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할 우주과학 실험장비가 최종 인증시험을 통과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1일 우주과학 실험장비가 러시아 우주선 및 ISS 개발 담당기관인 에네르기야(ENERGIA)와 의생물학연구소(IBMP)의 인증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최초 탑승우주인 이소연씨는 예정대로 우주과학실험 18가지를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우주과학 실험장비는 모두 국내에서 개발된 것으로 지난해 10∼12월 전자파시험과 우주환경시험, 독성검사, 안전시험, 진동·충격시험 등 다양한 시험을 거쳤다. 올 2∼3월에는 안전검사와 전기시험,ISS 시뮬레이터 시험 등의 인증절차를 마쳤다. 이들 물품은 2일부터 카자흐스탄 우주기지에서 탑재검사 및 소독과정을 거쳐 소유스 우주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생물 관련 실험장비는 4월8일 발사 8시간 전에 가장 늦게 탑재된다. 우주장비 가운데 유일한 실험 동물인 초파리는 이동 중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자식 온도유지 장치가 부착된 상자에 담겨 한국에서 바이코누르 발사기지로 수송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개성 경협사무소 南직원 철수 파문] 입주업체 우려속 정상조업

    [개성 경협사무소 南직원 철수 파문] 입주업체 우려속 정상조업

    북한이 27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 상주한 남측 공무원 철수를 요구한 것과 관련,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사태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다행히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은 정상조업을 하는 등 아직까지는 별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성공단에서 신발류를 생산하고 있는 삼덕통상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는 정상조업을 하고 있다.”면서 “재료와 완성제품 반출·반입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입주업체의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민경 대리는 “북한 직원들도 평상시처럼 출근해 공장들은 정상적으로 조업하고 있다.”면서 “개성공단만 놓고 보면 평상시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경협협의사무소 직원 철수와 관련, 북측으로부터 특별히 통보받은 사실도 없고 북한 직원들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사태가 상주 인원 철수로 끝날 것인지 더 악화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시계·주얼리 업체인 로만손을 운영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대표이기도 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북측이 가끔 이런 요구를 하지 않았느냐.”면서 “새 정부 출범으로 남북관계를 새롭게 조율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진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전혀 영향이 없으며 남북한 관료들끼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내용을 더 파악해 정부에 건의할 게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는 67개 기업이 입주해 생산라인을 가동중에 있다.2차 분양을 받은 180여개 기업이 공장을 짓고 있다. 대기업 중 남북경협에 가장 적극적인 현대그룹은 대북 관광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돼 내심 안도하는 표정이다. 현대아산측은 “오늘도 금강산 관광객 700명, 개성 관광객 500명이 북한으로 출발했다.”며 “이번 사태가 원만히 풀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미현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못쓰는 금니도 귀금속

    못쓰는 금니도 귀금속

    ●종로 보석상서 금니 거래 #1 서울 종로3가에서 D귀금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서모(42·여)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60대 남성이 찾아와 팔고 싶다며 자신의 금니를 불쑥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얼떨결에 받아 순도 측정을 했지만 이물질이 함유돼 있어 순금 값보다 약간 낮춰 돈을 내줬다. 서씨는 “가게 운영 7년 만에 금니를 팔겠다고 온 손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당동의 A치과에선 지난해 말부터 금니를 교체하는 손님에게 치아에서 제거된 금을 되돌려주고 있다. 예전엔 새 금니에만 신경쓰고, 쓰던 금니는 돌아보지도 않던 손님들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니 값이 올라 최근엔 충치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폐휴대전화 1만원에 삽니다 #2 이촌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32)씨는 지난 14일 휴대전화가 고장나 새 전화기를 구입하다가 희한한 경험을 했다. 쓰던 전화기를 반납하면 새 전화기 가격에서 1만원을 빼주겠다는 제안을 휴대전화 가게 직원으로부터 들은 것이다. 이유를 묻자 “휴대전화 반도체에 금이 들어 있는 등 돈 되는 부품들이 있다. 금값이 폭등하면서 보상가격이 높아졌으니 꼭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휴대전화 12만대를 모으면 순도 99%의 금이 1㎏ 나온다. 중고 컴퓨터를 팔면서 프린트 기판은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기판에 끼워져 있는 부품에 금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시세 폭등에 밀반출도 국제 금값이 21일 온스당 900달러를 넘어서고 국내 금값도 3.75g(1돈)당 12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금값이 폭등하면서 새로운 세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에선 지난 3년 동안 빈번하던 금 밀수입은 쏙 들어가고 단 한 건도 없던 밀수출이 부쩍 늘었다. 올 들어 금괴를 밀반출하다 적발된 건수는 모두 21건으로 금액으로는 27억원(108㎏)에 이른다.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단 한 건도 없었던 점에 미뤄보면 이상현상인 셈이다. 이는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의 국제 금값이 국내 금값보다 더 빨리 올라 ㎏당 시세 차익이 1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밀수출에는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지난 12일엔 주부 김모(40)씨가 1㎏짜리 금괴 세 덩이를 복대 속에 숨겨 출국하려다 공항 보안검색 엑스레이에 딱 걸렸다.10일엔 라모(27·여)씨가 187g짜리 금괴 1점을 담뱃갑에 숨겨 출국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계산기, 여성용 구두 뒷굽에 숨기거나 금괴를 은색으로 도금하는 등 기발한 방법도 동원된다. 이재훈 이경주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이소연씨 “어린이·과학자에 꿈주는 실험할 것”

    “우주로 올라가 과학실험을 할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번 우주인 사업이 한국의 우주과학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 최초 탑승우주인이 된 이소연(29) 씨는 19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몸 상태나 기분은 좋으며, 흥미로운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탑승팀과 예비팀 승무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견을 마지막으로 이씨와 예비우주인 고산(31)씨는 1년여의 우주인 훈련을 모두 마쳤다. 이씨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가는 만큼 실험 결과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데 뉴턴의 운동법칙 등 어린이와 과학자들을 위한 14가지 이상의 각종 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한간 복잡한 정치적 문제가 있지만 이번 비행에 대해 북한도 기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밴드 보컬로 활동할 정도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이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노래를 부르겠다고 밝혔다. 또 우주로 가져가는 김치 등 한국 우주식을 팀원들에게 맛보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귀환 후에는 한국이 추진하는 다양한 우주과학 프로그램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탑승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전격 교체돼 갖은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고산씨는 “규칙위반으로 탑승우주인이 교체되는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러시아측 관계자와 한국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고씨는 훈련 교재 외부 반출과 자신의 임무와 관련이 없는 우주선 조종 관련 교재를 러시아 동료를 통해 임의로 빌려 사용하는 등 훈련센터 규정을 반복해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예비우주인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그러나 고씨는 “규칙을 어길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단순히 비행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를 원했을 뿐”이라며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이소연씨가 훌륭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며 지난 1년간 함께 생활한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우주인들은 17∼18일 실시된 종합 훈련 평가에서 5점 만점에 탑승팀 4.9점, 예비팀 4.8점을 얻어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통영, 섬 생태환경 보호·육성 나서

    경남 통영시가 유·무인 도서 보호에 소매를 걷었다. 유엔이 지정한 ‘지속가능발전교육도시’답게 관내 250개 섬의 생태환경을 살려 육성, 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14일 통영시에 따르면 ‘통영시 생태섬 육성 조례’를 제정,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역사·문화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섬을 생태적으로 보호,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입법예고된 조례안은 ▲전통 한옥 등 생태건축 건립 지원 ▲문화적 가치가 있는 자료 복원과 소득 발굴사업 지원 ▲신·재생에너지 설치사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생태섬을 지정, 생태교육시설과 자연학습관, 체험시설, 해수욕장, 낚시터 등 관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시 산하에 ‘생태섬 심사위원회’를 설치, 각종 사업 추진에 따른 기본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 조례안은 다음달 임시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산양읍 연곡리 연대도를 ‘에코아일랜드’로 조성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섬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 태양광발전소를 비롯, 풍력발전소 및 지열과 조력을 이용한 발전소도 건립할 계획이다. 섬 내의 가정용 전력은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지만 나머지는 청소년들의 교육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통영시 환경청소과 박종수 계장은 “주민들의 먹을거리도 가능한 한 자급자족하고, 폐기물은 전량 뭍으로 반출해 처리한다.”면서 “봉수대 등 역사적인 유물을 활용하고, 낚시터를 설치하는 등 주민들의 소득원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통영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우주인 교체, 그래도 남는 의혹/박건승 미래생활부장

    [데스크시각] 우주인 교체, 그래도 남는 의혹/박건승 미래생활부장

    한국 최초의 탑승우주인이 이소연씨로 바뀐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문득 궁금증이 발동했다. 몇몇 사람에게 우주인 전격 교체에 대한 속마음을 넌지시 떠봤다. “규정을 두번씩이나 어겼다고요?글쎄,(고산씨가)갑자기 바보가 됐다면 몰라도…. 군생활을 함께 해서 아는데, 워낙 성실한 친구라서 누가 시키지 않으면 정해진 규정을 어기거나 그럴 사람이 못돼요.” 신문사 후배의 말이다. 고2짜리 딸 아이도 제법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첫 우주인이 여자가 돼서 좋긴 한데…. 한달도 안 남았잖아요?갑작스럽게 바꾼다고 하니까 황당하고 찜찜해요. 모두 수긍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줘야 한다고 봐요.” 한 대기업 임원의 진단은 ‘솔직’하다.“(정보를)얻을 수만 있다면, 얻어내려는 생각이 왜 들지 않겠어요?꼭 나쁘게만 볼 필요없다고 봐요. 돈을 200억원 넘게 내고 간 것 아닙니까.‘문익점’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이들의 말 중에 고산씨의 전격 교체 배경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대목이 있을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의 말을 관통하는 대체적인 흐름은 있다.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 있을 것’이란 추정이다. 우선은 ‘규정위반’이란 게 탑승우주인을 끌어내릴 정도의 중대 사유였느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서는 당국이 우주에선 아주 경미한 지시위반도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으니 그렇다고 믿을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런데 진짜 궁금한 것은 1만 8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우주인이 된 고씨가 왜 규정숙지를 못했느냐는 점과, 왜 퇴출위험을 무릅쓰고 반출금지 자료를 연달아 빼내려 했느냐는 점이다. 당국의 해명대로라면 고씨는 ‘공부를 더 하려다 실수’를 했다는 것인데,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그는 ‘지·덕·체를 모두 갖춘, 가장 완벽한 대한민국 남자’로 불렸다. 그에게는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부여되고 ‘우주영웅’으로 각인될 것임이 분명했다.‘한국 첫 우주인’이란 상품성 덕분에 광고 모델로서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터였다. 우주인선발위원들은 그를 두고 ‘목표가 정해지면 꼭 이루고야마는, 징그러울 정도로 집념이 강한 사람’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주인 교체가 고씨 개인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는 당국의 해명대로라면, 요즘의 고산씨는 시쳇말로 ‘돌아이’나 ‘곰바우’ 둘 중의 하나가 아닌가? 훈련요원들이 시키는 일만 제대로 했더라도 우주행티켓을 거머쥐는 첫 한국인이 됐을 텐데, 쓸데없이 헛욕심을 부려 일을 그르치고 말았으니 말이다. ‘고산 미스터리’는 과학계에 이미 만연한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문화’가 빚어낸 현상이다. 과학계의 프로젝트에는 ‘기초과학’이나 ‘장기투자’라는 미명아래 뚜렷한 책임소재를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 우주인 프로그램처럼 ‘의사결정 기구만 있고, 위기관리 시스템은 없는’ 구조가 적지 않다. 한국형핵융합연구(KSTAR)나 국제핵융합연구로(ITER), 한국산로켓(KSLV-1) 사업 등이 그렇다. 연간 100억원을 웃도는 혈세가 들어가는 국가 사업들인 데도 예측과 평가,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만일 이소연씨가 4월8일 이전에 감기에라도 걸리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러시아에 애원을 해서라도 고산씨를 다시 보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이를 끝내 거부한다면?최악의 시나리오다. 속수무책이다.2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날릴 수도 있다. 모든 걸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철저한 예측과 관리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탓이다.4월8일 소유즈호가 우주상공으로 떠날 때까지 이씨가 무탈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현실, 그것이 2008년 3월 한국 과학계의 자화상이다.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ksp@seoul.co.kr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파블로 네루다 지음

    “사람에게 어떤 딱지도 붙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그런 삶을 희망했다. 하지만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인, 외교관, 정치인, 망명자, 공산주의자, 평화주의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살았을 때나 죽은 이후에나 그에겐 수많은 딱지가 붙어 다녔다.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박병규 옮김, 민음사 펴냄)는 파블로 네루다가 말년에 쓴 자서전이다. 칠레의 전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이생에서의 호흡을 멈추기 직전까지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다. 딱지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외투를 입었던 네루다는 그가 겪었을 파란만장한 개인사를 시시콜콜 늘어놓지 않는다. 자서전은 자신의 인생을 미화하거나 내면의 회한으로 침잠하는 대신, 그가 발 딛고 살며 끊임없이 개선해 내고자 발버둥쳤던 바깥 세상과 대면한다. 자신의 사생활이나 신상 이야기 대신 시대상황과 그 속에서 살았던 인물들의 삶의 궤적과 고민에 초점을 맞춘다. 네루다는 책 서문에서 “회고록을 쓰는 사람의 회상과 시인의 회상은 다르다.”고 썼다. 그는 ‘회고록 쓰는 사람의 회상’으로 밤마다 자신의 시를 동료 게릴라들에게 읽어 줬던 체 게바라를 비롯해 카스트로, 아옌데, 네루, 피카소, 엘뤼아르 등 그가 삶의 여정에서 만나온 인물들을 이야기한다. 네루다의 자서전은 단지 그만의 회고록에 머물지 않는다. 성찰적 언어로 길어낸 ‘20세기의 회고록’이라 할 만하다. 네루다가 밟아온 발자국은 당대 칠레의 운명과 씨실과 날실로 얽혀 있다.“은밀하게 타오르는 저 불길에 타 죽고 싶다.”며 우울한 사랑의 시어를 구사하던 네루다는 스페인 내전과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죽음, 격변하는 칠레의 정치상황을 거친 후 “성숙한 작가는 인간적 동료의식, 사회의식 없이는 아무런 글도 쓸 수 없다.”고 언어의 목소리를 바꿨다. 그는 “양심은 편안하고 지성은 불안한 사람”이란 표현으로 자신의 평생을 돌아봤다.“리얼리스트가 아닌 시인은 죽은 시인”이라고 했지만,“리얼리스트에 불과한 시인도 죽은 시인”이라고 그는 정의했다. 네루다의 시는 서정과 낭만에서 출발했지만, 시대와 민중 사이에서 완성됐다. 네루다가 생전에 끝내 탈고하지 못했던 자서전은 사후에 그의 부인과 친구의 손을 거쳐 정리됐다. 원고는 피노체트 군부의 감시망을 피해 국외로 반출돼 1974년 스페인에서 출간됐다.2만 5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러 “고산씨 스파이 아니다 공부 더하고 싶었을뿐”

    “고산은 스파이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공부하고 싶었을 뿐이다.” 러시아 연방 우주청장인 아나톨리 페르미노프는 11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한국 최초 우주인의 전격 교체는 고산씨의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고산씨가 러시아의 선진 우주기술을 빼돌리려는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지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훈련 교재를 반출한 것으로 러시아측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르미노프 청장은 “고산이 스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스파이는 전문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고 이번 일은 단순히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는 이날 “규정 위반으로 우주인이 교체되기는 47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예비 우주인으로 신분이 바뀐 고산씨는 이날 “첫 우주인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지난 1년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고 배워가려고 노력했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불찰로 러시아 측이 정해 놓은 선을 넘어버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한국 첫 우주인 교체] 보안문제로 교체 이례적… 교재 단순반출?

    [한국 첫 우주인 교체] 보안문제로 교체 이례적… 교재 단순반출?

    1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한국 첫 우주인을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하면서 원인으로 지목한 고씨의 ‘보안문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러시아가 진행한 우주선 발사 프로젝트에서 탑승우주인과 예비우주인이 바뀐 사례는 단 두 차례였다. 모두 건강상의 이유였다. 보안이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검열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측이 문제삼은 지난해 9월과 올 2월의 교재 유출 사건이 교육과기부의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9월 한국으로 보낸 개인 짐에 본인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실수로 외부 반출이 금지된 교재를 포함시켰다. 이후 한달여 뒤에 러시아측이 교재분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고씨의 실수가 밝혀졌다. 그러나 고씨가 훈련을 받고 있는 가가린우주센터는 군 시설로, 물품의 외부 유출이 쉽지 않은 곳이다. 교육과기부 관계자도 “기술과 자료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러시아측에서 외부로 반출되는 개인 짐에 대해 1차적인 검열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3월 초 최종 평가를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2월의 훈련교재 임의 유출도 의혹을 모은다. 항우연은 “고씨가 과욕을 부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보안문제로 강력한 경고를 받은 고씨가 이같은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섣불리 금지된 교재를 봤다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고씨는 미군부대와 삼성종합기술원 등 보안관념이 철저한 곳에 몸담은 전력이 있다.‘단순한 실수’였다는 설명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호기심? 특히 고씨가 살펴본 교재가 우주선의 조종 및 기계조작 등에 관련된 기술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인적인 호기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과기부 관계자는 “직접 교재를 빌릴 수 없어 다른 동료를 통해 교재를 입수했다는데, 이는 밝혀질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단순히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세 과시? 체력은 물론 지적인 능력과 자기 통제력, 대인관계 등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고씨가 단지 공부 욕심 때문에 과욕을 부려 규정을 연달아 위반했다는 것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러시아측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항우연 관계자는 “우주인 사업은 다른 우주기술 개발 사업에 비해 민감한 보안이 요구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다른 우주사업의 경우에도 기술이전 등의 문제에 대한 시비가 잦다.”고 말했다. 결국 고씨의 교체는 실수보다도 공동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과시하려는 러시아측의 계산된 행동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일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 첫 우주인 교체] “고산씨도 관련규정 알고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상목 국장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렬 원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탑승 우주인의 최종 결정권은 어디까지나 한국측에 있다.”고 밝혀 고산씨의 교체가 러시아측의 일방 통보가 아닌 권고 사항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국장, 백 원장과의 일문일답. ▶탑승우주인 교체 이유는.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지난 7일 종합의료위원회 결과와 고씨의 규정위반 등 훈련과정의 결과를 토대로 탑승우주인 변경을 권고한 뒤 한국측에 최종 결정을 조속히 내려 줄 것을 요청했다. ▶고씨의 규정 위반 내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짐을 한국에 부치면서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보냈다가 뒤에 반납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 2월 자신의 교육과 관련이 없는 훈련교재를 임의로 빌려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위반 내용이 탑승우주인을 교체할 만큼 심각한 것인가. -지난해 9월 교재 반출은 실수를 한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2월 일은 고씨가 열심히 하려고 과욕을 부려서, 자기 임무와 관련이 없는 우주선 조종부문 교재를 러시아 동료에게 부탁해 빌린 것이다. 가벼운 위반처럼 보이지만 러시아측은 규정 위반이 반복된 점에 주목한 것 같다. ▶고씨는 관련 규정을 몰랐나. -가가린우주센터 입소 시에 규정 준수 서약을 했고, 지난해 9월 교재 반출 시에도 다시 주의를 받았기 때분에 본인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탑승우주인이 또 바뀔 수도 있나. -규정상 발사 6시간 전까지 탑승우주인 변경이 가능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이소연씨가 탑승하지 못할 상황이 생기면 러시아측과 다시 협의해야 한다. 고산씨는 앞으로 예비우주인과 항우연 연구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훈련과 준비를 계속하게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첫 우주인 이소연씨로 교체

    첫 우주인 이소연씨로 교체

    오는 4월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향할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고산(31)씨에서 이소연(29)씨로 전격 교체됐다. 이에 앞서 러시아측은 보안 규정 위반을 이유로 고씨의 교체를 한국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탑승 우주인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교체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어서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러시아측이 주장하는 ‘보안문제’가 빚어진 과정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또 우주선 발사를 불과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러시아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대목도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이날 오전 우주인관리위원회를 열어 이씨를 한국인 첫 탑승 우주인으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러시아 연방우주청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교육과기부 이상목 국장은 “러시아측이 지난 7일 종합의료위원회(GMC) 결과와 고산씨의 훈련 중 규정 위반 사항을 들어 탑승 우주인을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변경해줄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탑승팀과 예비팀으로 나뉘어 각각 러시아 우주인 2명과 함께 훈련을 받아온 두 사람은 서로 임무를 바꿔 발사 직전까지 훈련을 계속하게 된다. 교육과기부는 변경 이유에 대해 고씨가 보안과 관련된 훈련규정을 반복해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과기부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9월 중순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자신의 짐과 함께 한국으로 반출했다가 뒤늦게 이를 발견, 반납했다. 당시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항우연에 공식 항의하고 고씨에게 구두로 경고했다. 그러나 고씨는 지난 2월 하순, 본인의 교육과 관련이 없는 훈련교재를 임의로 빌려 사용하면서 또다시 보안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항우연 백홍렬 원장은 “40여년간 우주인을 양성해온 러시아측의 공식 의견인 만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러시아측이 주장하고 있는 고씨의 보안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기 힘들고, 러시아측의 요구를 우주인관리위원회가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들어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이날 한국인 첫 탑승 우주인 교체와 관련, 특별한 논평을 거부한 채 이번 일은 모두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인 첫 우주인,이소연씨로 변경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관리위원회가 4월 8일 발사예정인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할 한국인 첫 우주인을 고산(31)씨에서 이소연(30)씨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상목 교육과기부 기초연구국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한국 최초 탑승 우주인 최종결정’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 우주인관리위원회가 이같이 결정했으며,이같은 결정 사실을 러시아 연방우주청에 공식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고씨가 작년 9월 중순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반출하고,금년 2월 하순 교육과 관련없는 훈련교재를 임의로 사용하는 등 반복해서 보안규정을 위반했다.”고 교체배경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사소하고 반복적인 규정 위반과 관련,우주에선 작은 실수나 지시 위반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여러 국가가 공동운영하는 우주정거장에선 우주인 규정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국장은 “고씨와 이씨가 성적 차이도 없고 똑같은 훈련을 받았기에 이씨로 변경되어도 임무수행에 이상은 없다.”며 “한국인 우주인은 3월18 승무원 종합훈련을 마치고 3월26일 카자흐스탄 우주기지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씨와 이씨는 2006년 12월 1만 8000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인 첫 우주인 후보로 선발됐다.고씨는 모스크바 외곽 가가린우주센터에서 우주선에 함께 탑승할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과 함께 탑승팀에,이씨는 예비팀에 각각 소속돼 훈련을 받아왔다. 과기부는 그러나 고산씨가 우주인 신분은 앞으로도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관련동영상]한국최초우주인 ‘고산’ 글 / 인터넷 서울신문 event@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PDP공장 설치기술 中 유출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는 PDP패널 생산공장 배치도 등 영업비밀을 중국에 유출한 전직 LG전자 PDP 생산기술그룹장 정모(49)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정씨에게 공장 설계도면 등을 넘긴, 정씨의 부하 직원이었던 L(44)씨와 LG전자 현직 차장 P(4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정씨는 2005년 9월까지 LG전자에 근무하면서 PDP공장의 각종 배치도 파일 등을 빼낸 뒤 연봉 3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지난해 2월부터 중국 B사의 기술 고문으로 근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회사를 그만두기 전 PDP사업부 사무실에서 공장 건축 및 생산설비와 관련된 파일 1182개를 외장형 디스크에 복사해 반출했다. 또 지난해 2월15일 L씨에게 공장 건축설계도면 파일 2274개를 넘겨 받았으며 P씨에게도 공장 전력 관련 자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B사가 올 12월부터 PDP패널을 양산할 경우 LG전자는 향후 3년간 1조 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토종 원예자원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토종 원예자원

    꽃은 종족번식을 가능케 하는 생식기관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류사회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것을 좇아온 인류가 꽃을 아름다운 것 중의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잎의 모양이나 특징이 특별한 것, 수형이 좋은 것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두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되어 왔다. 우리 선조들은 한란이나 춘란이 보여주는 형태와 생태적 습성이 군자의 고고함을 상징한다 하여 가까이 두어 즐겼다. 사시사철 살찌지 않고 변함이 없는 난초의 잎에서 지조(志操)의 덕을 찾으려 했고, 절제 속에서도 사방을 풍성하게 하는 꽃향기를 발산하는 데서 지족(知足)의 정신을 찾고자 했다. 일본인들도 풍란을 사무라이의 상징처럼 여겨 귀하게 길러왔다. 서양인들이 장미, 붓꽃, 백합 같은 식물에 보이는 애정은 그 역사가 깊다. 사람들이 꽃이나 잎, 수형을 즐기기 위해 심는 식물을 원예식물이라 한다. 야생에서 온 것을 대량으로 증식만 시켜서 심는 것도 있지만, 원예식물 대부분은 화단이나 화분에서도 잘 자라며, 꽃을 더욱 크고 아름답게 개량한 것들이다. 이런 과정을 품종개량이라 하는데, 교배, 접목, 돌연변이 유도 등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원예품종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종(原種)의 확보다. 다양한 특징을 가진 원종이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품종, 보다 나은 품종을 개발하기 쉽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원종을 확보하거나 지키기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종자전쟁’이니 ‘유전자전쟁’이니 하는 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백합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은 세계 여러 곳으로부터 나리 원종을 수집해 이를 유전자원 삼아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 냈다. 서양의 원예회사들과 식물원들도 아시아의 옥잠화류, 붓꽃류, 작약류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품종개량에 아시아의 어떤 원종이 유전자원으로 사용되었는지조차 밝히지 않은 채 수많은 개량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자생식물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유럽, 미국, 일본 등 원예 선진국에 일찌감치 유출되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98% 정도가 이미 외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된 나도승마는 자생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오래 전에 유럽으로 건너간 후 그곳의 많은 식물원에서 키워지고 있다. 유럽으로 건너간 구상나무는 인기 높은 크리스마스트리로 팔리고 있다. 서울 북한산의 정향나무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스킴라일락이 되어 우리나라에 역수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미선나무는 일본에 나가 흰개나리로 둔갑된 후 다시 수입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 울릉도에만 나는 섬말나리는 나리 가운데 크고 탐스러운 꽃이 피는 것으로 유명한데, 일본에서 이미 ‘죽도백합’이라는 이름으로 인기가 높다. 흑산도 등 서남해안의 섬에 자라는 토종 옥잠화 종류는 미국으로 건너가 잉거비비추가 되어 세계 옥잠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꽃이 예쁠 뿐만 아니라 상록성이지만 추위에 강한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외국에 유출되지 않은 토종식물 가운데, 개느삼 같은 식물은 원예종으로 개발할 가치가 매우 높다. 키가 적당하고, 꽃도 아름다우며, 키우기도 어렵지 않으니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른 토종식물들의 경우에도 종 자체는 이미 유출되었다 하더라도 유전자원 측면에서는 풍부한 유전자원을 우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예식물로 개발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원예식물로 개발한 우리 꽃이나 우리 꽃을 개량하여 만든 원예품종이 국제 원예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은 접한 적이 없다. 서양의 장미, 카네이션, 튤립, 선인장을 들여와 잘 재배하여 세계시장에 내다 파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꽃을 인기 높은 원예식물로 개발해 세계시장에 내놓을 때 부가가치는 더욱 높다. 우리 꽃, 우리 유전자원을 개량하여 세계 원예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노력은 어쩐지 부족한 감이 있다. 우리 꽃을 세계에 파는 것은 우리의 문화와 정신을 지구촌에 심는 일이기도 한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눈·비 내리면 숭례문 2차피해”

    15일로 가림막 공사가 끝난 가운데 소실된 숭례문 위로 하루 빨리 덧집을 씌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눈·비나 서리, 심한 일교차 등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가림막보다 더 시급한 것은 숭례문 위까지 모두 둘러싸는 ‘투명 덧집’을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겨울엔 폭설이 잦아 큰 눈이나 비에 타다 남은 부목재나 축대 등이 노출되면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은 물론 자칫 숭례문 기반 자체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연대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이날 “영하와 영상의 날씨가 반복되는 최근의 기온 때문에 축대 안에 스며든 물기가 수축과 팽창을 거듭해 축대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화재진압을 위해 이미 많은 물을 쏟아부어 축대에 엄청난 물이 스며들었기 때문에 축대에 문제가 생기면 숭례문 기반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이다.그는 “덧집을 씌워 일관성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문화재분과위원회 위원만 참여하는 밀실회의를 하지 말고 시민단체나 여러 학자들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 12∼13일 기온이 온종일 영하에 머물렀지만 14일에는 낮에는 영상, 밤에는 영하의 날씨를 보였다. 앞으로도 새벽과 낮의 기온차가 9도 이상 나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토목 분야 문화재기능인인 문기현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이사는 “서리나 이슬만으로도 아직은 상태가 양호한 나무 자재들이 썩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년 2월1일부터 2월14일까지 서울지역에 서리가 관측된 날은 7일이었다. 복원 업계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업체 관계자는 “보통 해체를 시작하면 덧집을 씌우는데 숭례문은 이미 다 해체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더더욱 덧집을 씌워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덧집은 투명한 재질로 시공할 수 있으며, 안에 있는 문화재의 무단 반출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복원공사 역시 덧집을 씌우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화재로 인한 잔해를 치우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덧집 공사는 이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제주·한진그룹 ‘먹는 샘물’ 다툼

    제주도에 때아닌 ‘물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진그룹측이 ‘제주광천수’라는 브랜드를 이용해 국내 먹는샘물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것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저지하겠다고 밝혀 상당한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항공㈜은 최근 제주 지하수를 퍼올려 만든 제주광천수의 일반 시판에 전격 나섰다. 한국항공측은 지난 1984년부터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제동목장 생수공장에서 월 3000t가량의 제주광천수를 생산, 대한항공 기내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에만 공급해 왔다. 이는 그동안 제주도가 한국항공측의 일반 시중 판매를 제한해 왔기 때문이다. 도는 제주삼다수를 생산중인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에만 일반 판매를 허용해 왔다. 그러나 한국항공측은 지난해 제주도를 상대로 일반 판매 제한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 승소하자 먹는샘물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특히 기존의 제주광천수를 ‘제주워터(jejuwater)’로 바꾸고 지난해 10월 특허청에 ‘한진제주워터’로 상표 등록까지 마쳤다. 한국항공측은 “제주도가 일반 시판을 제한한 것은 영업자유의 중대한 제한”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한진측의 일반 시판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덕상 제주도환경부지사는 “지난 1984년 한진측에 내준 먹는샘물 허가의 취지는 항공기 기내음료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제한적 범위’였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월 한국공항에 지하수 판매 및 도외 반출 허가를 내준 것은 ‘먹는샘물을 계열사에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확약한 데 따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한진측이 신뢰를 저버리고 지하수 시판을 강행하는 것은 법률적 문제를 떠나 기업윤리 차원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주워터’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는 지리적 명칭이자, 제주도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지적재산권인데도 한진측이 이를 자사의 돈벌이용 상표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수자원본부와 제주도개발공사 등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취수량 제한 등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과 방법을 동원, 한진측의 일반 시판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지하수는 특별법에 ‘도민의 공동자산’인 공수(公水)로 규정돼 있어 개인이나 사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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