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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할거냐” 푸틴 호통에 궤변만 2시간 들었다…송곳질문 전무

    “쇼할거냐” 푸틴 호통에 궤변만 2시간 들었다…송곳질문 전무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커 칼슨 폭스뉴스 전 앵커에게 인터뷰를 허락한 이유가 분명해졌다”미국 CNN방송“칼슨의 ‘푸틴 묘기’는 강제수용소에 관해 묻지 않고 히틀러를 인터뷰한 것과 같았다”영국 일간 데일리메일8일(현지시간) 공개된 칼슨과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를 본 미·영 언론의 관전평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첫 서방 언론인 인터뷰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인터뷰가 공개되자 관심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해왔던 주장을 약 2시간 동안 반복했다. 전쟁범죄나 러시아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등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민감 현안에 관한 질문과 답은 전무했다. 결국 전 세계에 푸틴 대통령 선전을 전파할 수 있는 플랫폼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인터뷰가 때때로 긴 역사 수업으로 흘러갔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은 강의하고 웃었고, 이따금 으르렁거리며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호스트(칼슨)에게는 아니었다”며 “칼슨은 웃으며 들었고, 그러고 나서 또 들었다”고 묘사했다.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면서 30초간 ‘역사 수업’을 하겠다더니 30분간 이어갔다.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강의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기원, 인공국가로서 우크라이나, 폴란드와 히틀러의 협력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다. 역사학계에서는 대부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다. 862년이 ‘러시아 국가 수립’의 해이며, 우크라이나는 20세기 후반에 ‘창조’됐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향권 밖에서는 존재할 권리가 없는 인공 국가처럼 묘사했다. 또 17세기 폴란드가 현재의 우크라이나 일부를 통치하게 됐을 때 폴란드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완전히 러시아인은 아니고 ‘외곽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는 뜻인 우크라이나인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39년 나치 독일과 소련의 침공을 받은 폴란드가 히틀러와 협력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는 2001년 자신이 썼던 역사 에세이의 반복의 반복이다. 이 에세이는 1년 후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동원됐다. CNN은 이를 듣는 칼슨이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고 했고, BBC는 “대부분의 경우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덥석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고 지적했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과 같은 최근 이슈로 화제 전환을 시도하려는 모습도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은 되려 “우리는 진지한 대화를 나눌 것인가 아니면 쇼를 할 것인가”라고 꾸짖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해 말하면서 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에 이것이 필요한가? 무엇 때문에? 당신들 국토에서 수천마일 떨어져 있다. 더 좋은 일은 없는가?”라며 “당신들은 국경 문제, 이주 문제, 국가 부채 문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칼슨이 푸틴 대통령을 지그시 압박한 순간도 있긴 있었다. 인터뷰 후반 그는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WSJ 기자에 관해 물었다. 푸틴 대통령은 독일에 수감된 러시아 요원과의 포로 교환을 통해 게르시코비치의 석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답했지만, 협상 기간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칼슨은 “그가 어려서 어떤 방식으로든 법을 어겼을 수도 있지만, 그는 ‘슈퍼 스파이’는 아니고 모두가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석방을 지지하긴 했지만, 이 발언 역시 반발을 불렀다. WSJ 기자 테드 맨은 엑스(X·옛 트위터)에 “에반이 (러시아) 법을 어겼다고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에반은 지정학적 영향력 때문에 인질로 잡혀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WSJ도 성명을 내고 “에반은 저널리스트이고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 이와 반대되는 묘사는 모두 허구에 불과하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이번 인터뷰는 칼슨이 인터뷰자로 선정된 이유를 명확히 보여줬다는 평이다. 극우 논객 칼슨은 2020년 미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작년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해충에 비유하기도 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연구원은 WSJ에 “크렘린궁은 원하는 것을 얻었다. 푸틴 대통령이 자기 생각을 서방에 전달할 수 있는 2시간짜리 플랫폼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대부분이 듣기를 중단할 것이기 때문에 선전 효과는 크렘린궁이 의도한 것만큼 강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치 지도자들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데일리메일에 게재한 칼럼에서 칼슨을 “폭군의 앞잡이이자 독재자의 녹음기, 저널리즘의 반역자”라 부르며 “히틀러의 각본에서 갓 튀어나온 인터뷰”라 혹평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우스꽝스러운 인터뷰”라고 평가절하했다. 외부 평가와 달리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는 자국 내에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홈페이지에 이 인터뷰를 특별보도로 다루며 우크라이나가 ‘인공국가’라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재조명했다. 타스는 해당 인터뷰가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서 23시간 동안 조회수 1억 5000만회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친정부 평론가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역사 수업”이라고 묘사했고, 친크렘린궁 텔레그램 채널 ‘마쉬’는 이 인터뷰를 “세계의 주요 행사”라 불렀다고 WSJ은 전했다.
  • 검소한 듯 사치, 태평성대엔 부패… ‘모순의 황제’ 건륭제

    검소한 듯 사치, 태평성대엔 부패… ‘모순의 황제’ 건륭제

    인류 역사상 실질적인 통치 기간이 가장 길었던(63년 4개월) 제왕이자 장수한(89세) 군주 중 한 명. 인자하면서도 잔인했고, 검소하면서도 사치스러웠으며, 겸손하면서도 거만했던 인물. 태평성대를 이룬 성공한 황제이자 말년에는 정치적 실수로 스스로 태평성대를 무너뜨리고 아편전쟁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은 실패한 황제. 이 모두가 단 한 사람,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에 대한 평가다. ‘건륭’은 복잡하고 모순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 정치가와 학자, 시인, 여행가, 사냥꾼 등 다양한 모습이 합쳐져 있는 별종 황제에 가까이 다가가 그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한다. 우선 그의 치적. 건륭제가 나라를 다스린 50년간 중국 인구수는 그 전보다 몇 배나 늘어 최대 3억명에 달했다. 경제 규모도 세계 1위였다.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3분의1에 이를 정도였다. 영토도 최대로 넓혔다.건륭 24년 때 청나라 영토는 1450만㎢에 달했다. 현재 중국의 면적 960만㎢에 견줘 1.5배 가까운 크기다. 문화 분야에서도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는데, 그중 하나가 8만권으로 구성된 총서 ‘사고전서’를 만든 것이다. 글자 수가 9억 9600만 자에 달해 중국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총서로 꼽힌다. 160㎝ 정도의 키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륭제는 체력도 뛰어나 말 타고 활 쏘는 데 능했고, 평생 4만 3000여 수의 시를 써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를 남긴 시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태평성세에 취해 대신들에게 공물을 강요하면서 부패를 주도했다. 특히 반체제 인사에게 탄압을 가하는 ‘문자옥’(文字獄)을 역대 황제 가운데 가장 많이 일으켰다. 또 왕조에 불리한 내용을 담은 책을 6만~7만권 불태우기도 했다. 프랑스 대혁명, 영국 산업혁명 등 서양 문명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고집불통과 오만함으로 봉쇄 정책을 펴 외교적으로 고립되면서 청나라 몰락의 빌미를 자초한 그의 삶은 현재 우리도 되새겨 볼 만하다.
  • 시베리아 ‘북극 늑대 유형지’에 있었다…‘푸틴 정적’ 나발니 3주 만에 소재 확인

    시베리아 ‘북극 늑대 유형지’에 있었다…‘푸틴 정적’ 나발니 3주 만에 소재 확인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47)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교도소에 복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모스크바 북동쪽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하르프의 IK3(제3교도소)에서 그를 찾았다”고 밝혔다.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건 마지막 접견 뒤 3주 만이다. 1960년대 옛 소련 강제노동수용소 시설의 일부로 들어선 러시아 제3교도소는 ‘북극 늑대 유형지’라는 별명까지 붙을 만큼 혹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흉악범들이 수용돼 있고 겨울철에는 영하 30도 안팎의 추위를 견뎌야 한다. 나발니는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나는 여러분의 새로운 산타 할아버지”라며 직접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어쨌든 내 걱정은 하지 말라. 나는 괜찮다. 드디어 감옥에 와서 기쁘다”며 “나의 선물이 궁금할 텐데 나는 ‘특별 체제’의 산타클로스이기 때문에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만 선물을 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2020년 8월 독살 시도를 당했다가 겨우 살아남았으나 불법 금품 취득(징역 3년 6개월), 극단주의 활동(19년), 사기 및 법정 모욕(9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이전까진 모스크바 동쪽 235㎞에 위치한 멜레코보의 제6교도소에서 지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나발니의 부당한 구금 상태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나발니를 즉각 석방하고 반체제 인사 탄압을 중단하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 푸틴 정적 나발니, 3주 만에 소재 확인…시베리아로 끌려갔다

    푸틴 정적 나발니, 3주 만에 소재 확인…시베리아로 끌려갔다

    수감 도중 행방이 묘연해졌던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3주 만에야 확인됐다. 그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를 찾았다”며 “그는 현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고 AFP,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이어 “오늘 그의 변호사가 면회했으며 알렉세이는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건 야르미시가 마지막 접견을 했다고 밝힌 지난 6일 이후 거의 3주 만인데 어떤 절차를 통해 그의 이감이 확인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BBC는 나발니가 이감된 교도소의 별명이 ‘북극 늑대’라며 아주 거친 수감 여건으로 악명 높은 곳이라며 그를 이곳으로 이감한 것은 고립됐다는 느낌을 최대한 강요해 스스로의 삶을 꾸려갈 수 없다는 절망감을 안기려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시도를 당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가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얼마 전까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 떨어진 멜레코보의 제6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나발니는 앞서 수감 중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며 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석해 왔다. 하지만 지난 7일과 11일 온라인 법원 심리에 불참하고, 변호인의 면회도 차단되면서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그의 신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이번에 나발니가 이감된 제3교도소가 러시아 최북단에 있고, 고립된 교도소 중 한 곳이라면서 “분명 처음부터 러시아 당국이 특히 대선을 앞두고 그를 격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일이 내년 3월 17일로 확정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것을 환영하면서 러시아에 반체제 인사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나발니의 안녕과 그의 부당한 구금 상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나발니를 조건없이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독립적인 목소리에 대해 탄압 수위를 높이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 美, 암살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아내의 망명 받아들여

    美, 암살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아내의 망명 받아들여

    5년 전 암살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아내가 미국으로 망명하게 됐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카슈끄지의 부인 하난 앨라트르가 2020년 8월 미국으로 이주한 뒤 신청한 망명이 마침내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2018년 10월 남편이 암살된 뒤 이어진 도피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유력 언론인이었던 카슈끄지는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여러 차례 인터뷰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던 그는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실종됐고, 나중에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 배후로 지목돼 왔다. WP는 이번 망명 허용으로 하난 앨라트르가 주장해 온 생명의 위협이 입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앨라트르는 고향인 이집트나 26년간 기거해 온 아랍에미리트(UAE)로 돌아갈 경우 자신을 비롯해 가족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호소해 왔다. 앨라트르는 망명 신청서에서 이집트 정부가 자신의 가족을 억류했고, 카슈끄지 살해 넉 달 전에는 사우디의 우방인 UAE 정부가 그녀를 감금해 휴대전화에 스파이웨어를 심었다고 기술했다.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이었던 앨라트르는 직장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으며, 메릴랜드주에서 그동안 대부분의 예금을 소진했으며, 지하 단칸방으로 옮겨 망명 결정만을 기다려 왔다고 WP는 전했다. 2021년 10월 취업허가를 얻어 직장도 구했지만 여전히 아파트 월세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번에 그녀 망명을 허용한 것은 한때 미국과 사우디 관계 악화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던 카슈끄지 피살 논란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드는 데 따른 수습책 가운데 하나라고 WP는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부터 빈 살만 왕세자를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하고, 사우디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고 선언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을 한층 가속하고 있다.
  • 홍콩 민주화 도운 언론인 라이, ‘국보법’ 구속 3년 만에 첫 재판

    홍콩 민주화 도운 언론인 라이, ‘국보법’ 구속 3년 만에 첫 재판

    유명 의류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자이자 빈과일보 발행인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지미 라이(76)의 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18일부터 시작된다. 2020년 시행된 홍콩 국보법은 그동안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았던 옛 영국 식민지 홍콩의 체제를 완전히 뒤바꿨으며 라이는 국보법 시행 이후 재판을 받는 최고 거물이다. 홍콩 검찰은 공소장에서 라이가 홍콩과 중국에 대한 국제 제재를 유도하고 반정부 운동으로 대중의 증오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라이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 자신이 발행한 빈과일보를 발판으로 전직 미국 정보요원을 오른팔 삼아 ‘홍콩 자유를 위한 투쟁’이란 국제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라이는 미국, 영국, 일본의 정치인과 함께 홍콩의 언론 자유를 도모했는데 이는 분리,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공모 행위 등을 금지한 국가안보법 위반 사항이다. 라이의 아들이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을 만나 아버지의 구명을 호소하자, 영국 외교부가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 재판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와 캐나다 의회도 라이의 무조건적 석방을 요구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그를 ‘반중 폭도’로 부르며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홍콩 정부는 라이가 영국 왕실 변호사 티머시 오언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자 이를 불허했고, 영국 외교부는 지난 12일 캐머런 장관이 라이의 아들을 만난 직후 “이번 사건은 영국 외교부의 최우선 업무”라며 “그에 대한 기소는 대단히 정치적”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라이 사건 때문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도 접촉했다면서, 국가 보안이란 명목 아래 반체제 인사들을 교묘하게 목표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1947년 중국 광저우에서 태어난 라이는 1960년 홍콩으로 밀항한 뒤 파산한 의류공장을 인수해 ‘지오다노’를 세워 억만장자가 됐다. 1989년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계기로 빈과일보를 창립해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20년 라이는 구속됐고 2021년 빈과일보는 폐간당했다.
  • “중국을 무너뜨리려 했다”…홍콩 빈과일보 발행인 재판에 왜 관심 집중

    “중국을 무너뜨리려 했다”…홍콩 빈과일보 발행인 재판에 왜 관심 집중

    유명 의류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자이자 빈과일보 발행인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지미 라이(76)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18일부터 시작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7일 라이가 지난 2020년 구속된 지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재판은 모두 80일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라이의 아들이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을 만나 아버지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하자, 영국 외교부가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 재판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와 캐나다 의회도 라이의 무조건적 석방을 요구하자, 중국 외교부는 그를 ‘반중 폭도’라고 부르며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은 그동안 “국가 인간 쓰레기” “극단주의자” “배신자” “미국의 대리인이자 인질” 등으로 라이를 맹비난했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은 라이 재판을 중국 본토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지난 2020년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그동안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았던 옛 영국 식민지 홍콩의 체제를 완전히 뒤바꿨으며 라이는 국보법 시행 이후 재판을 받는 최고 거물이다. 이번 국가보안법 재판으로 라이에게 종신형이 선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정부는 라이가 영국 왕실 변호사 티모시 오웬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자 이를 불허했고, 영국 외교부는 지난 12일 캐머런 장관이 라이의 아들을 만난 직후 “지미 라이 사건은 영국 외교부의 최우선 업무”라며 “그의 대한 기소는 대단히 정치적”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라이 사건 때문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도 접촉했다면서, 국가보안이라는 명목 아래 반체제 인사들을 교묘하게 목표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홍콩 검찰은 공소장에서 라이가 홍콩과 중국에 대한 국제 제재를 유도하고 반정부 운동으로 대중의 증오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라이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 자신이 발행한 빈과일보를 발판으로 전직 미국 정보요원을 오른팔 삼아 ‘홍콩 자유를 위한 투쟁’이란 국제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라이는 미국, 영국, 일본의 정치인과 함께 홍콩의 언론 자유를 위해 노력했는데, 이는 분리,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공모 행위 등을 금지한 국가안보법 위반 사항이다. 국제사회는 라이에게 여러 언론자유 관련 상을 수여하고 홍콩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면서 그의 즉각 석방을 촉구해왔다. 중국 광둥성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라이는 파산한 의류 공장을 인수한 후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고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애플 데일리)를 차례로 창간해 언론계의 거물이 됐다.빈과일보는 2002년 둥젠화 초대 홍콩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후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홍콩 당국은 라이 재판이 진행되는 서구룡 법원의 순찰을 강화하고 폭발물 탐지견을 배치해 수색을 진행하며, 법원 방청객들의 소지품을 엑스레이 검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월드 핫피플] 중국 인공지능(AI) 개척자 55살에 의문의 죽음

    [월드 핫피플] 중국 인공지능(AI) 개척자 55살에 의문의 죽음

    중국 인공지능(AI) 기술의 개척자이자 AI 업계의 상징적 인물인 탕샤오어우(湯曉鷗) 홍콩중문대 정보기술학과 교수가 55세로 사망했다. 탕 교수는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상탕커지·商湯科技)의 창업자로 2014년 센스타임을 설립했다. 센스타임 측은 16일 “설립자이자 인공지능 과학자, 푸장 연구소 소장, 상하이 인공지능 연구소 소장, 홍콩 중문대 교수인 탕샤오어우가 2023년 12월 15일 23시 45분에 질병으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다”고 발표했다. 병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센스타임은 “중국 AI 산업 개척자로서 탕은 계속해서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자사 홈페이지를 흑백 화면으로 전환해 애도를 표했다. 1968년 중국 랴오닝성에서 태어난 탕샤오어우는 중국과학기술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로체스터대에서 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98년 홍콩중문대 교수가 됐다. MIT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탕은 타이태닉 난파선 수색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해저 로봇 연구소에 합류했으며, 여기서 인공 지능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컴퓨터 비전 분야 권위자인 그는 2005∼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의 ‘비주얼 컴퓨팅 그룹’을 이끌었고 2014년 중국 컴퓨터 메이커 레노버의 연구원이었던 쉬리와 함께 센스타임을 창업했다. 센스타임 지분 약 2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그는 순자산이 25억달러(약 3조 2600억원)로 올해 2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홍콩 33위 부자에 올랐다.“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라” 많은 기업이 공격적이며 경쟁적인 ‘늑대’ 문화를 내세운 것과 달리 탕 교수는 학자로서든 기업인으로서든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칭화대 졸업식 연설에서 “좋은 학자가 되려면 올바른 훈련, 초인적인 재능, 인내와 지혜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과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통합하고 협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영상 분석,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의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얼굴 인식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 10년간 센스타임은 중국 4대 AI기업에 꼽히는 쾅스커지(曠視科技·Megvii), 윈충커지(雲從科技·CloudWalk), 이투커지(Yitu Technology)는 고속 성장하면서 ‘중국 4대 작은 용’으로 불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을 지원한 혐의로 이들 4개 기업을 모두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들 기업이 안면 인식, 영상 분석 등 AI 기술을 통해 군중 속에서 감시 대상인 위구르족을 식별해내 중국의 반체제 인사 감시 및 압박을 도왔다는 이유다. 센스타임은 2019년 10월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2021년 12월에는 미국 재무부의 투자 제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한편, 지난해 6월에는 역시 미국 제재 대상인 쾅스커지의 수석 개발자 쑨젠이 45세에 돌연 사망했다. 당시에도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네티즌들은 최근 중국 과학자들이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탕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 이란, 히잡시위 촉발 아미니의 가족 유럽의회 인권상 시상식 참석 막아

    이란, 히잡시위 촉발 아미니의 가족 유럽의회 인권상 시상식 참석 막아

    이란이 지난해 히잡 반대 시위를 촉발한 고(故) 마흐사 아미니의 가족 출국을 막았다. 아미니의 가족 변호인은 9일(현지시간) 고인의 부모와 남동생(오빠)가 인권 분야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으러 프랑스행 비행기에 탑승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변호인은 이들이 비자가 있는데도 출국이 막혔고 여권도 압수됐다고 말했다. 사하로프상 시상식은 12일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부에서 개최된다. 유럽의회는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공동수상자로 지난해 9월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간 뒤 숨진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와 그의 죽음을 계기로 이란에서 시작된 ‘여성, 생명, 자유 운동’을 선정했다. 아미니가 사망한 직후 이란에서는 도덕 경찰이 그를 때려 숨지게 하고 사인을 숨긴다는 의혹 속에 여성 기본권 보장을 외치는 반정부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유럽의회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옛 소련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인권상을 1988년 제정해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수호하는 개인과 단체에 매년 시상한다. 상금은 5만 유로(약 7100만원)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럽의회의 로베르타 멧솔라 의장은 이란이 아미니 가족의 출국 금지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가족들이 12일 있어야 할 곳은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부”라며 “진실은 침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딸의 1주기에도 그의 아버지 암자드는 이란혁명군에 의해 억류돼 딸의 1주기를 이용하면 안된다는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전 세계 수천명이 아미니 사망 1주기를 추모하는 시위를 벌였고, 나중에 암자드는 풀려났다.
  • 도덕경찰과 실랑이 중 쓰러진 16세 소녀 뇌사…이란 히잡시위 다시?

    도덕경찰과 실랑이 중 쓰러진 16세 소녀 뇌사…이란 히잡시위 다시?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지하철에 탔다가 ‘도덕경찰’로 불리는 지도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와 실랑이를 벌인 뒤 의식을 잃은 이란의 16세 소녀가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IRINN 방송은 “아르미타 가라완드의 건강 상태에 관한 후속 소식들은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사 상태임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가라완드는 지난 1일 수도 테헤란 지하철에서 혼수 상태에 빠진 뒤 지금껏 치료를 받아왔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쿠르드족 인권 단체 헨가우는 히잡 착용 의무를 어긴 그를 지도순찰대 소속 여성 대원들이 단속하는 과정에 물리적 폭력이 가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통신사 IRNA 등에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가라완드는 2명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열차에 올라탔다가 곧 의식이 없는 상태로 들려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란 당국은 가라완드가 폭행당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그가 저혈압 쇼크로 실신해 쓰러지다가 금속 구조물 등에 머리를 부딪혔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진상을 밝힐 핵심 증거인 지하철 내부 CCTV 영상은 공개하지 않아 당국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13일 스물두 살이던 쿠르드계 이란인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와 닮은 꼴이어서 더욱 주목 받았다.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순찰대에 체포된 아미니는 조사 중 쓰러진 뒤 사흘 만에 숨졌다. 유족은 그의 시신에 구타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 경찰은 아미니가 기저질환으로 숨졌다고 주장했지만, 거센 역풍을 불렀다. 이란 지도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아미니의 죽음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분출되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졌다.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시위는 몇 개월 만에 진압됐지만, 정부에 대한 이란 국민의 불만은 일시적으로 억눌러졌을 뿐인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은 사회 통제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IRNA 통신은 최근 이란 혁명법원이 아미니의 의문사를 보도한 기자인 닐루파르 하메디와 엘라헤 모하마디 등 여성 언론인 2명에게 각각 13년과 12년 징역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고 22일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에게는 적인 미국 정부와 협력한 죄로 각각 7년과 6년형이 내려진 것에 더해 국가안보에 반하는 행동을 한 죄로 5년, 반체제 선전으로 1년의 형기가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하메디는 혼수상태로 입원한 아미니를 끌어안은 부모의 사진을 촬영한 뒤 체포됐고, 모하마디는 아미니의 고향에서 치러진 장례식을 취재했다가 연행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란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10월 이들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이른바 히잡 시위와 관련해 100명 가까운 언론인을 체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라완드의 뇌사 판정을 계기로 이란 당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란 여성에 대한 압제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서 온 나르게스 모하마디(51·여)에게 주어진 바 있다. 모하마디는 20여년 동안 이란 당국에 13차례나 체포될 정도로 탄압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은 이란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다. 유럽의회는 지난 19일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아미니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옛 소련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따 1988년 제정됐으며,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수호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시상된다.
  • [최여정의 아침 산책] 예술가의 벗은 몸/작가

    [최여정의 아침 산책] 예술가의 벗은 몸/작가

    늙은 여자의 몸은 나지막한 언덕의 완만한 둔덕 같은 곡선을 이룬다. 시간이, 바람이, 비가, 돌처럼 단단한 땅을 두드리고 할퀴고 씻어 내려가 서서히 그 윤곽을 흐리게 한 것처럼. 마침내 당도한 대지. 푸석한 뒤꿈치를 끌어안는 보드랍고 검고 붉은 흙 위에서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수많은 생명이 태어났다. 하지만 이제 늙은 여자의 몸은, 아홉 달 동안 생명을 키워 냈던 텅 비어 버린 자궁은 외롭기만 하고, 아기의 보드라운 입술에 닿아 흰 젖을 뿜어냈던 가슴은 생일파티 뒤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쓸쓸하다. 배우 손숙의 연기 인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토카타’가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여든 살의 배우가 부드러운 조명 아래에서 옷을 벗고 서서 관객을 응시한다. 긴 여행을 끝내고 목적지에 도착한 듯한 편안한 얼굴로. 배우가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데 무대만 한 곳이 또 있을까. 연극은 손숙의 다리 부상으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의 기다림 속에서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 그리고 박정자와 윤석화 등 동료 배우들의 우정 출연으로 완성돼 마침내 관객과 만났다.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에서 유래했다는 ‘토카타’는 영어 단어로는 ‘접촉하다’, ‘손대다’라는 뜻의 ‘터치’(touch)를 의미한다. 연극은 코로나를 관통했던 관계의 단절과 죽음을 경험한 우리 모두의 슬픈 기억을 되살렸고, 한 늙은 여자와 젊은 남자의 접촉 없는 관계의 방백은 한 편의 시를 읽는 듯 아름다웠다. 손숙과 연극의 첫 번째 접촉은 1962년 드라마센터에서 이해랑 연출로 초연된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였다. 그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접촉은 그녀를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인 1963년 연극 ‘삼각모자’의 배우 데뷔로 이끌었고, 긴 연극 인생이 시작됐다. 2008년 ‘잘 자요, 엄마’의 홍보담당으로서 그녀를 접촉했던 내 기억 속의 손숙은 연습실 리허설도 관객 앞의 공연처럼 완성시키는 배우였다. 얼마 전 또 다른 늙은 예술가의 벗은 몸을 스크린을 통해 바라봤다. 중국 다큐멘터리 감독인 왕빙의 신작 ‘맨인블랙’의 주인공인 중국 고전음악 작곡가 왕시린이다. 중국 공산당 체제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의 칼날을 영화를 통해 기록해 온 왕빙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 반체제 예술가로 살아오면서 검열과 폭력, 협박, 고문에 시달린 86세의 늙은 예술가를 조명한다. 노출된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난 어두운 공간 속으로 풍화된 늙은 작곡가의 벗은 몸이 서서히 드러난다. 1876년에 지어진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의 숨결이 수호하듯 머무르는 유서 깊은 파리 뷔페뒤노르 극장에는 그랜드 피아노 한 대와 왕시린뿐. 그의 몸에 새겨진 목 뒤의 검붉은 멍 자국, 양 손을 뒤로 끌어 맨 끈 자국, 고문 도구로 뒤틀렸던 굽은 뼈들. 늙은 작곡가의 상처 입은 육체와 영혼에 남긴 문화대혁명의 트라우마는 결코 지울 수 없지만, 그 기억은 음악으로 남았다. 늙은 예술가는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 골라 쓰고 버리듯 떠나는가. 재처럼 사그라든 육체의 빈자리에 예술은 영원하다.
  • 노벨상 시즌 2일 시작…전쟁 중의 젤렌스키 평화상 받을까 [지구촌 소사]

    노벨상 시즌 2일 시작…전쟁 중의 젤렌스키 평화상 받을까 [지구촌 소사]

    지구촌에 드리운 전쟁과 질병의 먹구름 속에서도 인류의 행복과 안녕을 찾는 데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는 노벨상 시즌이 막을 연다. 여러 상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할지가 가장 관심을 끈다. 1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올해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더욱 복잡하고 심란해진 국제정세 속에 노벨평화상이 누구에게 돌아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노벨 위원회는 후보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는 극비 심사를 고수하는 데다 예상을 깨는 깜짝 수상자를 종종 내놓기도 하기 때문에 유력 후보를 점치기 어렵다. 다만 노벨위원회가 지난 1월 평화상 후보를 추천받았는데, 당시 이름이 올라간 인사를 중심으로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노벨위원회는 추천받은 명단을 비공개로 하지만, 추천인 측에서 누구를 추천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력한 후보로 맨먼저 꼽힌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선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도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지만,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과 지난해 연속 러시아 반체제 인사에게 평화상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중국 소수민족 위구르족 활동가 일함 토흐티, 이란 당국의 여성 억압에 맞선 인권 활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저항해온 활동가이자 언론인인 마흐부바 세라즈 등도 평화상 후보로 꼽힌다. 오슬로평화연구소 헨릭 우르달 소장은 올해가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맞는다는 점에서 노벨위원회가 평화에 기여한 활동가를 조명할 가능성이 있다며 토흐티를 포함한 중국 내 활동가가 중국의 권위주의 흐름에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는’ 이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0년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에게 평화상이 돌아가자 노르웨이와 6년 동안 외교를 단절한 일이 있다. 문학상에는 중국 작가 찬쉐(殘雪·70)가 영국의 온라인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 Odds)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어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호주 작가 제럴드 머네인, 캐나다 시인 앤 카슨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고은 시인도 나이서오즈가 예상한 주요 순위 작가 중에 들어 있지만 과거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수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문단 안팎의 중론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한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할지도 주목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물리화학 저널 편집장인 스튜어트 캔트릴이 엑스(옛 트위터)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뽑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5%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금속유기구조체(20%), DNA 합성·서열분석(17%) 등의 순이었다. 글로벌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는 지난달 19일 논문 피인용 건수 등을 기준으로 올해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영향력 있는 연구자(Citation Laureates)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16명이 미국 주요 학술기관 소속이었고, 일본과 영국, 프랑스(이상 2명), 독일(1명)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대부분이 백인 남성이라는 점에서 올해 여성 수상자가 얼마나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여성은 60명이고 이 가운데 물리학상 수상자가 4명, 경제학상 수상자가 2명에 불과하다. 한편 노르웨이에서 시상하는 평화상을 제외하고 스웨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이란 대사는 초청되지 않을 예정이다. 당초 노벨재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노벨상 시상식에서 퇴출됐던 이들 국가의 대사들을 올해부터는 다시 초청하겠다고 밝혔으나,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이 일자 이틀 만에 번복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평화상 시상식에는 각국의 모든 대사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대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분야별로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전년도(1000만 스웨덴 크로나)보다 10%가량 증액된 것이다. 시상식은 공식 홈페이지(nobelprize.org)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 우크라전 비판한 러 야권 인사, ‘푸틴 미워한 죄’ 25년형 선고받고 시베리아 독방으로 이송

    우크라전 비판한 러 야권 인사, ‘푸틴 미워한 죄’ 25년형 선고받고 시베리아 독방으로 이송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반대자를 국가 반역자로 몰고 있어요. 그러나 진짜 배신자는 개인 권력을 위해 러시아의 안녕과 명성, 미래를 파괴하는 자들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다 자진 입국한 뒤 국가반역죄로 체포된 러시아 야권 활동가 블라디미르 카라 무르자(42)는 지난해 말 교도소에서 영국 BBC방송 특파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강요된 침묵에 굴종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러시아에서 반체제 운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 잘 알지만 목전에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침묵을 지킬 수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행위 자체가 푸틴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부인 에브게니아(42)도 이에 동의했다. 남편이 지난해 초 모스크바로 돌아가겠다고 마음을 굳혔을 때 에브게니아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릴 수 없었다. 짐 싸는 일을 거들지 않는 것으로 겨우 항의를 표시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를 전쟁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 그 결과 수천명이 체포됐다. 그는 “외국의 안전한 곳에 있으면서 러시아 내 동료들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할 수만은 없었다. 그것은 정치 투쟁을 위한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편지에 적었다. 에브게니아는 남편 변호사의 전화를 통해 남편의 체포 소식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들 부부는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개혁) 세대로, 구소련 체제가 붕괴된 이후 민주주의에 눈을 뜬 러시아에서 자랐다. 남편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러시아의 젊은 개혁운동가 보리스 넴초프(1959~2015)의 보좌관으로 러시아 정치에 발을 들였다. 블라디미르 부부는 2004년 발렌타인데이 때 결혼식을 올린 이후 이번처럼 길게 떨어져 있기는 처음이다. 아직도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말한다. 에브게니아는 남편에 대해 “고결한 성품을 존경하면서도 싫어한다”며 “그는 거리로 나선 사람들과 운명을 함께 하면서 스스로 체포되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악한 집단에 굴복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원했다. 그래서 정말 존경하지만 너무 밉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러시아 군부와 간부들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지역에 집속탄(cluster bombs)을 투하했고, 산부인과와 학교에 폭탄을 투하함으로써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BBC 특파원이 확보한 기소장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목표로 한 포격이 아니기 때문에 거짓 정보를 퍼뜨린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반역 혐의는 그가 해외에서 러시아에 내 정치적 반대자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세 차례 연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그가 미국에 본부를 둔 ‘자유 러시아 재단(Free Russia Foundation)’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 러시아에서는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간주되는 외국 조직에 대한 모든 ‘조언’ 또는 ‘지원’을 국가반역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바딤 프로호로프 변호사는 “카라 무르자가 당시 FRF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며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러시아 야당 활동에 낙인을 찍으려는 정치 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에브게니아는 남편 때문에 여러 차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독극물로 두 번이나 죽을 뻔했는데, 중독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15년 그가 처음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을 땐 생존 확률이 5%라는 말을 들었다. 에브게니아는 남편의 멘토이자 친구였던 넴초프를 기리기 위한 활동에 애쓰고 있다. 러시아의 저명한 야당 정치인이었던 넴초프는 2015년 크렘린궁 인근에서 청부 살인으로 숨졌는데 아직도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활동가들 덕분에 영국 런던의 원형 교차로엔 ‘넴초프 거리’가 들어섰다. 에브게니아는 “이 끔찍한 전쟁을 멈추고 살인 정권이 정의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 “남편은 역사가로서 구소련 시대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구치소 생활 속에서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24일 AP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프로호로프 변호사는 카라 무르자가 모스크바 구치소에서 경비 수준이 최고인 러시아 옴스크주 죄수 유형지로 옮겨져 작은 콘크리트 독방에 투옥됐다. 옴스크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2700㎞ 떨어진 러시아 중남부 도시다. 러시아의 죄수 유형지 이감은 철로를 통해 종종 비공개로 장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카라 무르자는 올해 4월 법원에서 검찰 구형량 그대로인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지금까지 러시아 야권 인사에게 가해진 자유형 가운데 가장 무거운 형벌로 알려졌다. 카라 무르자는 오래 전부터 러시아 관리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서방 국가들에 촉구하는 등 푸틴 정권에 맞서고 있다. 프로호로프 변호사는 독극물 중독 때문에 이미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카라 무르자의 건강에 시베리아 격리가 해로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中 인권운동가, 미국 망명 위해 대만 도착⋯”인권·존엄·법치·희망 없어” [대만은 지금]

    中 인권운동가, 미국 망명 위해 대만 도착⋯”인권·존엄·법치·희망 없어” [대만은 지금]

    중국 반체제 인권운동가 천쓰밍(60)이 미국 망명을 위해 대만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만 언론들의 관심을 모았다. 22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천쓰밍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탄압을 피하고자 대만에 도착했다"며 "미국이나 캐나다의 정치적 망명을 희망하며 대만 정부는 자신을 중국으로 되돌려 보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천쓰밍은 이어 "중국 공안의 수단은 점점 잔인하고 광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그들은 적법 절차를 무시한 채 그를 소환, 구금하고 휴대전화를 빼앗는가 하면 정신병 감정까지 받게 했다"고 했다. 이어 "인격 파괴, 존엄 훼손, 신체 위협 등을 견딜 수 없어 지난 7월 22일 중국을 탈출해 9월 22일 자유의 섬인 대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후난성 주저우의 인권운동가인 천쓰밍은 매년 6월 4일 중국 천안문 사건 관련 행사에 참여해 오면서 오랫동안 주저우 공안국의 반체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는 앞서 지난 5월 26일 트위터를 통해 올해 6월 4일을 앞두고 보안당국은 다음날부터 밤낮으로 그와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천쓰밍은 해당 트위터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고 이어 천쓰밍이 구치소에 구금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리고 그는 두 달 이상 실종 당하면서 해외 인권 운동가들은 이를 알리기 시작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천쓰밍은 22일 오전 6시 30분 태국에서 에바항공 비행기를 타고 대만에 도착해 현재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그가 가지고 온 것은 배낭과 수천 달러의 현금 뿐이다. 그는 태국에서 임시 난민 지위를 획득했지만 안전하지 않다고 여겨 대만행을 택했다.  천쓰밍은 미국 망명을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이 경제적 조건이 좋아서가 아니라 중국은 인권도, 존엄도 법치도, 희망도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7월 중국을 빠져나온 뒤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고 싶었지만 여권이 취소되고 미국 비자도 없어 라오스와 태국을 거치게 됐다"며 "태국과 라오스보다 안전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만을 통해서만 단기적으로 안전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부터 천안문 사건을 기념하기 시작한 그는 "중국인 40세 이하는 천안문 사건을 모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며 "매년 천안문 사건을 기념한 이들은 중국 당국에 체포되어 구금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의 법률을 위반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며 "단지 대만을 통해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천쓰밍은 2017, 2018, 2020, 2021년 4차례에 걸쳐 구금됐고, 2019, 2020, 2022년 6월 4일 기간에는 당국 보안요원에 의해 베이징 밖으로 강제 여행을 다녀와야 했다.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은 모두 '관광'을 명분으로 현지 국내 보안요원에 의해 베이징 밖으로 여행을 당했다. 일례로 반체제 여성 언론인 가오위(79)는 올해 6월 1일 보안요원들에 의해 허난성 뤄양으로 이송됐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베이징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 미투운동가 ‘국가전복 혐의’ 법정에…BBC 르포 “중국이 입 다물게 했다”

    미투운동가 ‘국가전복 혐의’ 법정에…BBC 르포 “중국이 입 다물게 했다”

    중국의 유명 미투 운동가가 당국에 구금된 지 2년 만에 국가 전복 혐의로 22일 법정에 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외교관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투 운동에 앞장섰으며 독립 언론인인 황쉐친(35)과 노동 운동가 왕젠빙에 대한 재판이 이날 광저우 중급 인민법원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를 받는다고 둘의 석방 운동을 펼쳐온 단체 ‘프리(free) 쉐친&젠빙’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중국 주재 서방 외교관 7명이 방청을 시도했으나 법정 입장이 불허됐다고 복수의 외교관들이 밝혔다. 황쉐친과 왕젠빙은 2021년 9월 19일 광저우에서 체포됐다. 황쉐친은 체포 당시 영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영국 서섹스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출국하려고 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왕젠빙은 황쉐친을 환송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도중에 검거됐다.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에 주로 적용하는 혐의로,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한, 최대 징역 5년이 선고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프리 쉐친&젠빙’ 대변인은 두 활동가가 사회적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청년들과의 모임을 개최한 것에 선동 혐의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두 활동가가 몇 달 동안 독방에 감금됐고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BBC 아이(EYE) 탐사 프로그램은 두 사람이 구금된 2년을 돌아봤다. 중국 소셜미디어의 반응은 엇갈렸다. 두 사람의 석방을 주장했던 누리꾼들은 “2년이 흘렀다. 정말 시간이 걸렸다”고 안타까워한 반면, “중형이 선고됐으면 한다”고 댓글을 다는 사람도 있었다. 한 친구는 이날 황쉐친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라디오 프리 아시아에 털어놓았다. ‘프리 쉐친&젠빙’ 대변인은 또 “두 사람의 가족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경찰이 두 사람의 가족을 계속 찾아가 위협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공개적으로 발언하거나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법정에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대변인은 영국 BBC에 전했다. 로이터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중국 경찰에 서면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프리 쉐친&젠빙’은 지난해 5월 방중한 미첼 바첼레트 당시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주의 환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황쉐친은 광저우의 관영 매체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7년 직장 성희롱 경험을 폭로하고 중국 미투 운동을 선도하게 됐다. 그 뒤 많은 피해자가 폭로에 나섰고 대학 교수 여러 명의 해임이나 징계로 이어졌다. 그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중국의 여성 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를 조사했고, 성희롱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를 취재한 그는 그 해 공공질서 훼손 혐의로 석 달 동안 경찰에 구금되기도 했다. 왕젠빙은 농촌교육과 산재 노동자의 복지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 대선 쫓기는 바이든, 사우디와 군사협약 추진…사우디-이스라엘 화해 큰 목표

    대선 쫓기는 바이든, 사우디와 군사협약 추진…사우디-이스라엘 화해 큰 목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나 미일 안보조약을 모델로 한 강력한 군사협약 체결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조건으로 이를 미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대선을 겨냥한 외교 성과로 포장하기 위해 중동 지역 평화 중재를 추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사우디가 강력한 한미, 미일 안보 조약과 유사한 수준의 방위 조약(체결)의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복수의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안보 협정은 상대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약속”이라며 “미국이 유럽 조약(나토 조약)을 제외하고 가장 강력한 것으로 꼽히는 동아시아 군사 조약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 논의는 이전에 보도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은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바이든 행정부와 이스라엘 문제에 관해 대화할 때 미국과의 상호방위협정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사우디 관리들은 강력한 방위 협정이 이란이나 다른 무장 파벌들의 잠재적 공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사우디에 2700명 미만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다만 미국과 사우디는 이번 협정에 따라 사우디 주둔 미군을 한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확대하는 문제는 논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또 자국 민간 핵 프로그램 개발 지원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번 논의는 중동 평화를 위해 역내 경쟁 관계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수립을 중재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 일환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올 초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관계 복원에 은밀히 개입하면서 중동 내 영향력을 확장하자 다급함을 느끼고 적극적인 관여에 나서기 시작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사우디를 찾아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고,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구상 참여 등도 설득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협상을 추진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을 도박”이라며 “그는 2020년 대선 캠페인에서 사우디를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스라엘 사법부를 약화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촌 건설을 독려한 네타냐후 정부도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NYT는 또 “이번 군사 협력 조약은 군사 자원과 전투 능력을 중동 지역에서 벗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와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관리들은 “사우디를 미국과 더 가깝게 만들면 그들을 중국에서 더 멀리 끌어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노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중동과 이스라엘 간 긴장을 해소하는 상징적 외교이자 동시에 미국에도 지정학적 중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사우디와 이스라엘 평화협정은 내년 대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 승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를 설득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NYT는 “민주당을 포함한 일부 상원의원들은 사우디 정부와 빈 살만 왕세자를 미국 이익이나 인권 문제에 관심 없는,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빈살만 왕세자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견제를 위한 석유 증산도 요구했지만, 사우디는 오히려 감산에 나서며 바이든 행정부를 자극했다. NYT는 “최근 몇 달 동안 백악관 관리들은 군사 조약 비준을 위해 필요한 67표(상원 의석의 3분의 2)를 얻기 위해 영향력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협상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 기모노 입은 女 체포했던 중국 “민족감정 해치는 옷 입으면 구류”

    기모노 입은 女 체포했던 중국 “민족감정 해치는 옷 입으면 구류”

    중국 정부가 ‘민족정신을 훼손하는 의상’을 착용했을 때 최대 15일 구류에 처하는 법률 개정안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비판받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고 언급하며 “최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로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일본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정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치안관리처벌법’(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당국은 오는 9일까지 주민 의견을 구하는데, 이 법률 개정안은 시험 부정행위, 다단계 판매, 대중교통 운전 방해, 무허가 드론 비행 등에 대한 벌칙 조항이 추가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중에서 ‘공공장소에서 중화민족의 정신을 훼손하고 감정을 해치는 의상·표식을 착용하거나 착용을 강요하는 행위’, ‘중화민족의 정신을 훼손하고 감정을 해치는 물품이나 글을 제작·전파·유포하는 행위’ 등을 위법 행위로 명시해 놓은 대목에 주목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최대 10일 이상 15일 이하의 구류와 함께 5000위안(약 91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중화민족 정신을 훼손하는 의상’이나 ‘중화민족 감정을 해치는 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나타나 있지 않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내에서 이 개정안을 두고 ‘이제부터 외국에 대한 좋은 말을 하면 안 된다’, ‘모든 수입이 금지될 것이다’라고 조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법으로 허점을 막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악한 세력은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 등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오염수 방류한 일본 겨냥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이 개정안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계기로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내 반일 감정에 호응하는 개정안이라는 것이다. 대만의 중국 반체제 인사인 공위젠은 RFA에 “새로 추가된 ‘국민정서 훼손 금지’ 조항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인해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것과 반드시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기모노를 입었다가 ‘민족의 원한을 부추기는 옷차림’이라고 비판받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지난 2월 윈난성 다리시에서 중국인 여성이 기모노를 입고 관광지에 입장하려다 경비원으로부터 제지받은 바 있다. 지난해 8월 장쑤성 쑤저우시에서도 한 여성이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다가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는 현장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공안은 이 여성에게 “중국옷을 입었다면 아무 말도 안 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신은 기모노를 입고 있다. 중국인이 맞느냐”고 소리쳤다. 이에 여성이 “왜 고함을 치냐”며 항의하자 공안은 “공안과 말다툼하고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여성은 약 5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검열과 기모노 압수 등 부당한 일을 겪었고, 공안으로부터 해당 일을 온라인에 유포하지 말라는 경고도 들었다고 했다. 앞서 저장성 하이닝시에서도 한 여성이 기모노를 입고 거리를 걷다가 주민 신고로 공안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2021년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부동산 업체가 60억 위안(약 1조원)을 들여 일본풍 거리를 조성했으나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해 영업 시작 2주도 안 돼 문을 닫기도 했다. 한편 공위젠은 “이 개정안이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를 선동하고 있으며 중국인의 옷, 음식, 주거 및 교통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은 자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 사막 20㎜ 비에 7만명 진흙탕 고립… 사망자까지 나온 ‘버닝맨 축제’

    사막 20㎜ 비에 7만명 진흙탕 고립… 사망자까지 나온 ‘버닝맨 축제’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린 축제의 참가자 7만여명이 무릎 깊이의 진흙탕 속에 고립됐다. 사망자도 1명 발생했다. 행사장을 오가는 차량이 운행을 멈추자 참가자 중 일부는 10㎞에 이르는 거대한 진흙탕을 걸어서 탈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 언론매체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 개막해 4일까지 열리는 ‘버닝맨’ 반문화축제가 폭우와 홍수 등 악천후로 인해 중지 명령과 함께 폐쇄되면서 참가자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24시간 동안 내린 비는 20㎜에 불과했지만 블랙록사막에 두 달치 강우량이 하루 새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주최 측도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건조한 모랫바닥인 데다 배수로도 전혀 없어 행사장 일대는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돌변했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3일에도 우박을 동반한 25㎜의 비와 최대 시속 64㎞의 강풍이 예보돼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각자 음식과 식수, 연료 등을 비축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하도록 공지했다. 또 소셜미디어(SNS)에 폐막일까지 인근 도시 리노와 180㎞ 떨어진 행사장 블랙록시를 오가는 교통편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한 남성의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사인 등을 수사 중이라고만 했다. 영국 BBC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이 남성이 악천후 때문에 숨진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프로그램 출연자인 DJ 디플로(본명 토머스 웨슬리 펜츠)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함께 팬의 픽업트럭 짐칸에 타고 떠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두 사람은 진흙탕 속을 9㎞나 걸어서 겨우 차를 얻어 탔다고 밝혔다. 역시 버닝맨 축제에서 빠져나온 법학 교수 닐 카티알도 이날 아침 SNS에 “한밤중 무겁고 미끄러운 진흙탕을 헤치고 10㎞를 걸어야 하는 엄청나게 끔찍한 하이킹이었다”고 되뇌었다. 반체제적 성격을 가진 버닝맨 축제는 캠핑과 전위적인 문화 공연을 결합한 형식으로 참가자들이 먹을 물과 음식, 필요한 물품을 직접 가져가 자급자족하는 게 원칙이다. 3일 현장에 남은 사람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상황을 즐기는 듯했다. 대부분 SNS에 진흙을 뒤집어쓴 모습이나 흙탕물을 서로 끼얹으며 사막 가운데 갑자기 생긴 호수 옆에서 춤추는 사진을 올렸다. 필라델피아에서 지난달 28일 왔다는 사진작가 레베카 바거는 “처음으로 참가한 터라 끝까지 현장을 지키겠다”며 “적어도 나무로 만든 거대한 인형과 목조 신전의 구조물을 불에 태우는 마지막 이틀 밤 행사만큼은 꼭 지켜봐야겠다”고 AP 기자에게 말했다. 다만 4일 날씨가 좋아져 도로가 말라 아침부터 차량들이 진탕에 빠지지 않는 모습이며 캠퍼밴들이 축제 현장을 줄줄이 떠나는 모습이 목격된다고 BBC는 전했다. 주최 측도 이에 따라 대규모 탈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푸틴, 안전 보장해놓고 프리고진 죽여…협상 무의미 증명” 우크라 외무

    “푸틴, 안전 보장해놓고 프리고진 죽여…협상 무의미 증명” 우크라 외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을 통해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이 무의미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 회동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프리고진은 푸틴과 갈등을 빚었다”면서 “그들(러시아 정부)이 안전 보장에 합의한 후에도 푸틴은 그(프리고진)를 죽였다. 푸틴이 다른 협상에서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군사반란 두 달 만인 23일 바그너 그룹 전용기 사고로 숨졌다. 한때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그는 지난 6월 용병을 이끌고 모스크바 앞 200㎞ 지점까지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하루 만에 회군했다. 러시아 정부는 당시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망명을 보장했으나 프리고진은 다른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한편 프랑스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콜로나 장관은 집단 안보 및 ‘무력 아닌 법에 기반한’ 국제 시스템을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지원은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는 데 필요한 한 계속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과 곡물까지 고의로 파괴하고 있다며 “식량 안보에 대한 실질적 협박이고 가장 취약하고 궁핍한 국가를 우선 타격하는 것”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흑해 곡물 협정을 파기한 후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을 철회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항만에 연일 공습을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곡물 터미널과 저장고는 물론 화물 인프라까지 손상되면서 항만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 콜로나 장관은 “우크라이나 없이는 유럽의 집단 안보도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면서 “우크라이나는 프랑스 및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군사력과 실질적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사설] 자유의 가치와 연대의 힘, 거듭 되새길 때다

    [사설] 자유의 가치와 연대의 힘, 거듭 되새길 때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맞은 어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역대 대통령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두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 세력에 대한 경고이고, 둘째는 일본을 안보·경제의 파트너로 규정한 점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을 구축한 지도자들의 결단과 국민들 피땀 위에 대한민국이 성장과 번영을 이뤄 냈다고 밝혔다. 특히 “독립운동은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 국가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지 공산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말로 남북 체제를 둘러싼 사회 일각의 적통 논란에 선을 그었다. 자유민주 체제를 수호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광복의 얼을 지키는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윤 대통령은 공산 체제를 추종하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에 단호히 맞설 뜻임도 거듭 천명했다. 특히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활개치고 있다”는 진단은 민주노총 등 사회단체 내부에 간첩 조직이 침투해 암약해 온 사실에 비춰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민주주의·인권·진보 운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는 윤 대통령 지적처럼 반국가 세력의 거짓 선동에 속아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유민주 체제의 가치를 되새기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윤 대통령이 18일의 미국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한미일 3국 공조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점도 주목된다. 한미일 안보협의체 구축 등 보다 진전된 3국 안보협력 체제가 갖춰질 것이라는 대내외 전망에 힘을 실어 주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히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어 북중러 공산 체제와의 신냉전 구도 속에서 자유민주 체제의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한층 가속화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조한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윤 대통령은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는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면서 유엔사 깃발 아래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자유민주 연대를 위한 윤 대통령의 전향적 자세에 대한 일본 정부의 화답이 중요하다.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양국 협력을 위해 과거사에서 보다 진전된 일본의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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