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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이란인, 예술가로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

    “여성, 이란인, 예술가로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이란인으로서, 또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마주하는 사건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이지요.” 이란 출신의 여류 미술가 시린 네샤트(57)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까지 낳았지만 한국 방문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미술 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0년 몽인아트센터에서는 전시도 열었다. 그의 작품이 다시 서울을 찾았다.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7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서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네샤트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내 작품 속 이란 여성들은 강인하며, 품위와 용기가 있다. 내 작업은 이런 이란 여성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해석을 담는다”고 힘줘 말했다. 영상과 사진, 설치미술을 오가는 네샤트가 주목받은 건 10여년 전의 일이다. 미디어의 벽을 허물고 이를 통해 이란의 정치·문화·역사·여성인권 등을 오롯이 녹여온 작가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격동’)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2009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은사자상(‘여자들만의 세상’) 수상으로 이름값을 드높였다. “아버지는 서구문화에 심취한 의사였어요. 17세 때 아버지의 격려를 받으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1979년 이란 혁명 때문에 가족과 무려 17년이나 떨어져 살았죠. 유학과 혁명, 이민생활이란 시련이 내게 영감을 줬어요.” 다시 찾은 이란은 온통 부조리투성이였다. 반체제 인사로 몰린 네샤트는 1996년 테헤란 공항에서 구금돼 심문까지 받았다. 이후 다시 고국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지난 20여년을 망라하는 작품 50여점이 소개된다. 서울관의 올해 첫 기획전이자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초기작인 사진 ‘알라의 여인’에선 검은 히잡을 두른 채 총을 든 여인이 등장한다. ‘침묵의 저항’ 역시 총열이 얼굴을 가른 퀭한 눈빛의 여성이 나온다.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과 율법에 억눌린 모습이 교차한다. 기진맥진하고 고집스러운 표정이 피로감을 더한다. 이들 얼굴에는 네샤트가 직접 써 넣은 이슬람 문자(파르시어)가 새겨져 있다. ‘당신의 불면은 진정 어린 신념에서 나온다’와 같은 이란 반체제 인사들의 시이거나 사상범과 관련된 이야기다. 서정적인 영상들도 눈길을 끈다. ‘격동’은 텅 빈 객석을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로 노래 부르는 여성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노래할 수 없는 이슬람 여성의 슬픔을 나타냈다. ‘여자들만의 세상’은 남성과 싸울 의사가 없는 평화로운 이란식 페미니즘을 표현한다. 작가는 “나는 이란 출신이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란 여성은 어떠한 억압에도 결코 겁먹지 않으며 침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중국의 꿈’에 실종된 인권운동가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중국의 꿈’에 실종된 인권운동가

    지난 5일 오전 10시 50분쯤,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는 인민대회당과 지척에 있는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진수이차오(水橋) 부근. 40세 안팎의 한 여성이 갑자기 옷을 벗어던진 뒤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변에 있던 공안(경찰)들이 쏜살같이 달려와 불을 끈 뒤 이 여성을 서둘러 연행했다. 분신 시도 현장은 지난해 10월 5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차량 돌진 테러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이 여성의 분신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공안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사건이 일어난 만큼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6일 보도했다. ●정치개혁 주장 SNS 무더기 폐쇄 공산당 일당 독재의 중국 사회가 반체제 인사를 양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인권 유린의 현장인 ‘노동교화소’를 폐지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이면에는 공산당 독재를 비판하거나 민주적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학자나 유명 블로거들의 웨이보(微博·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폐쇄하는 등 오히려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는 모습이 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인 ‘중국인권수호자’(CHRD)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형사 구류된 인권운동가는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220여명에 이른다. 실종된 인권운동가들도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의 꿈’(中國夢)이라는 달콤한 정치 구호를 내세우며 출범한 지난해 중국 인권 상황은 5년래 최악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 공안당국이 인권변호사와 언론인, 시위자들을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구속하는 일이 보편화돼 있으며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의 소수민족 인권을 무차별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칭(劉靑)은 “시진핑 정권은 부패 척결에 나서는 한편 반체제 인사, 인권운동가 등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인사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인들 기득권 던지고 반체제 인사로 중국에 반체제 인사가 양산되고 있는 것은 중국이 지난 30여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엄청난 부를 일궈냈지만 이와 동시에 빈부 격차와 부패, 금융 부실과 거품, 환경오염 등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히 기득권을 내던진 쉬즈융(許志永) 변호사와 샤예량(夏業良) 전 베이징(北京)대 경제학원 부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쉬 변호사는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민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지난 1월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운동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가택 연금됐으며 지난해 7월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가 체포됐다. 2008년 공산당 일당 독재를 철폐하고 민주적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에 서명한 샤 전 교수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와도 아주 가깝게 지냈다. 지난해 10월 해직 통보를 받은 그는 12월 26일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강의로 13년간의 베이징대 생활을 마쳤다. 샤 전 교수는 “베이징대를 떠나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며 “이는 국가와 시대의 비애”라고 비판했다. 대학의 자유를 강조해 온 천훙궈(諶洪果) 시베이(西北)정법대 교수는 지난해 말 ‘사직 공개성명’을 인터넷에 올렸다. 학교 당국으로부터 몇 차례 압력받은 사실을 밝힌 천 교수는 “교수 직책을 유지하고 체제에 순응하기 위해 그동안 지켜 온 원칙을 버리고 구차해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보편적 권리도 쟁취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법치의 신앙과 법률의 권위, 과정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는 장쉐중(張雪忠) 상하이 화둥(華東)정법대 교수가 입헌 정치 등을 공개적으로 호소하다 정직됐다. 민주 헌정 요구는 서방이 중국을 공격하는 도구라는 관영 언론의 주장에 대해 “이런 논리가 헌정의 가치를 압살하는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와 민주 법제 등을 요구한 게 빌미가 됐다. 화둥정법대 측은 교수 신분으로 학교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발표한 것은 교수 직업 수칙 등을 어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자신의 정직에 대해 “분명히 정치적인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월에는 왕궁취안(王功權) 등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들이 ‘공공의 질서를 교란한 죄’로 체포됐다. 인터넷 논객인 쉐만쯔(薛蠻子), 저우루바오(周祿寶), 친즈후이(秦志暉) 등도 성매매, 사기 등의 혐의로 붙잡혀 갔다. 이 때문에 ‘온건파’에 속하는 중국의 자유파 지식인 100여명도 지난달 20일 정치 개혁과 민주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모임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비서 출신인 리루이(李銳)를 비롯해 두다오정(杜導正) 전 신문출판서 서장 등 공산당 원로들과 중국 정치 개혁을 주장하다 실각했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인 후더핑(胡德平), 저명한 경제학자 마오위스(茅於軾)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정치 개혁은 입헌 정치와 법치의 제도화가 주요 내용이다. 중국 공산당이 헌정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현대적 집권당으로 전환하는 것이 당면 과제이며 이를 위해선 낡은 사상, 옛 습관, 옛 제도 등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 사항이다. ●관영언론 다당제 비판… 개혁 견제 그렇다고 중국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 정치 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체제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자유파 학자인 베이징대 법학과 장첸판(張千帆) 교수는 “5년 내에 중국의 정치 개혁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서구식 다당제에 대해 비판하며 정치 개혁 요구를 견제하고 있다. 이런 만큼 머지않아 중국 당국은 극심한 빈부 차, 도농 및 지역 간 소득 격차 등의 사회 양극화 문제와 사법적 불공정성 등을 해결하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khkim@seoul.co.kr
  • 이란, 이라크에 무기 첫 공식 판매

    이라크가 유엔으로부터 무기수출 금지조치를 당한 과거의 ‘앙숙’ 이란과 1억 9500만 달러(약 2086억원)어치의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가 25일 전했다. 양국의 공식적인 무기 거래는 처음이다. 2년 전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 이후 가까워지고 있는 이란 시아파 정부와 이라크 시아파 정부 간의 유대 관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이라크 정부에 사실 규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무기의 제3국 인도는 유엔안보리 결의 1747호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라크와 이란 정부는 무기 거래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제공을 거부하고 있으며, 인도 시점도 알려지지 않았다. 양국의 무기 거래 계약은 8건으로 소화기, 박격포 및 포탄, 탱크, 야간 투시경, 통신장비, 방독면과 방독장갑 등이 거래 목록에 포함돼 있다. 두 나라의 무기판매 계약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과 싸우기 위해 무기 추가 구입과 관련해 미국을 방문, 오바마 행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에 이뤄진 것이다. 이라크는 서부 안바르주에서 수니파 알카에다 무장단체와 반체제 부족들을 대상으로 2개월째 싸우고 있다. 양국의 무기 거래량은 적지만, 세 번째 임기를 노리는 말리키 총리에게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다. 달러가 급한 이란에 금융을 지원하는 것과 말리키의 임기 연장을 테헤란 측이 지원해달라는 의미가 담긴 ‘정치적 거래’라고 한 정치 평론가는 분석했다. 말리키 총리가 2010년 두 번째 임기에 당선된 직후 이란은 반항적인 시아파에 영향력을 행사해 그의 편에 서도록 했다. 미국이 이라크에 아파치 공격헬기 24대를 팔기로 해놓고 수니파에게 사용할 우려가 있다며 인도를 수개월째 늦추는 것에 대해 말리키 총리가 워싱턴에 보내는 항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최근 헬파이어 미사일과 정찰 드론을 이라크에 인도했고, M1 아브람스 탱크와 F16 전투기를 인도하는 과정에 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이석기 사건 재판이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에 대한 첫 번째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어제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 대부분을 인정하고 이 의원에게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른바 ‘RO’(혁명 조직)가 지휘체계를 갖춘 내란음모의 주체 조직이고, 이 의원이 그 총책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항소심과 상고심 등 두 번의 사법적 판단이 더 남아 있지만 재판부가 검찰의 기소 사실과 증거를 대부분 인정함으로써 그동안 조작 운운하며 사법투쟁에 전력해 온 진보당 등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의원도 이제는 속 시원하게 진실을 밝히고, 국가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만 한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숙제를 던져줬다. 현역 국회의원이 ‘행정부를 견제하고, 입법권을 행사하라’며 권한을 넘겨준 국민과 사회공동체를 향해 내란의 총부리를 겨눈 초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이념의 도그마에 갇힌 채 변화에 저항하는 ‘이념 편식자’가 과연 이 의원 한 명뿐이겠느냐는 점이다. 그가 주도한 RO는 국회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최전선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국회에 입성하려는 제2, 제3의 이석기를 차단해야 할 이유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종북세력과 반(反)종북세력으로 단칼에 나누는 입장에는 동의하기 힘들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으려는 세력은 추상같은 의지로 단죄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보세력 전체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신(新)매카시즘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마땅하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까지 막는다면 반체제의 뿌리는 지하로 파고들어 번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제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진보를 가장하는 일부 세력은 자성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진보당은 이번 사건을 자신들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하고 당력을 총동원해 대응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소속 의원이 내란을 선동하고, 상당수 당원이 그에 동조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정당해산 심판 청구사건 결과와 무관하게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이정희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진솔한 사죄가 급선무다. 진보세력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극단세력과의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보세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옳은 길이다.
  • 김정은 공소시효 없어… 국제사회에 北주민 보호책임 첫 명시

    17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이 자행해 온 인권 탄압을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하고 최고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책임자들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유엔 제재를 권고하는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다. 유엔 인권 기구인 COI가 372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최고 지도자와 국방위원회, 국가안전보위부 등 개인 및 권력 기관의 인권 탄압을 범죄로 보고 형사 소추 절차를 권고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주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호 책임’(R2P·Responsibility to People)을 처음 명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한 인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1년간 북한 인권 탄압 실태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온 COI가 북한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이를 국제적인 형사 처벌이 필요한 반인도적 범죄 행위로 규정한 셈이다. COI는 정치범 및 일반 수용소 수감자와 탈북민, 반체제 인사 등에 대한 인권 탄압, 기아 유발, 정치적 목적의 외국인 납치, 자의적인 구금·고문·사형 집행 등을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 사례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북한 국방위원회, 국가안전보위부, 노동당 등의 권력기관뿐 아니라 ‘최고 지도자’의 법적 책임을 제기해 김 제1위원장 등 개인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처벌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법상 반인도적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유엔 COI는 이번 보고서를 영구적인 기록으로 보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더라도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책임자들에게 엄중히 묻겠다는 뜻이다. COI는 북한에 대해 ▲정치범 수용소 폐쇄 ▲사형제 폐지 ▲언론·사상·종교의 자유 보장 ▲탈북민 보호 및 이동의 자유 보장 ▲납북자 및 이산가족 문제 해결 ▲인권 범죄 책임자 처벌 등 12개 사항을 권고했다. 중국에도 탈북민 보호 및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유엔 등에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상황 ICC 회부 및 북 책임자 제재 실시 ▲유엔의 북한 인권 개선 강화 ▲COI 후속 조치 담당 조직 설치 등을 권고했다. COI의 최종 보고서 채택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 탄압의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한 ICC 회부는 불투명하다. 유엔에서 ICC 회부 등의 법적 집행권을 갖는 기구는 안보리다. 그러나 북한 문제의 ICC 회부 및 책임자 제재 조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ICC 회원국이 아니고 현실적으로도 최고 지도자를 형사 소추하는 건 어렵지만, (북 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컨센서스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이날 성명에서 “인권 보호를 빌미로 한 어떠한 정권교체 시도와 압박에도 끝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면서 “북한에는 보고서가 언급한 인권침해 사례가 없음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진핑 ‘부패와의 전쟁’은 정적 제거 선동술?

    시진핑 ‘부패와의 전쟁’은 정적 제거 선동술?

    중국 공직자의 재산공개 등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인 신공민(新公民) 운동을 주도한 인권운동가 쉬즈융(許志永)이 26일 1심에서 4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중국의 인권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지난해 7월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체포, 기소된 쉬즈융에 대해 4년형을 선고했다고 BBC 중문망이 이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반부패와 직결되는 공직자 재산공개 요구 인권운동가를 사법처리한 것은 ‘부패와의 전쟁’이 정적 제거를 위한 선동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비난 여론이 나온다. 쉬즈융은 2012년 5월 신공민운동을 발족하고 같은 해 11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공개 편지를 보내 신공민운동은 공직자 재산공개,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 등 시 주석의 부패 척결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며 운동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쉬즈융과 함께 신공민 운동에 참여했던 자오창칭(趙常靑), 마신리(馬新立), 허우신(候欣), 위안둥(袁冬), 장바오청(張寶成) 등과 인권 변호사 딩자시(丁家喜), 리위(李蔚) 등 7명에 대한 재판도 진행되고 있지만 이날 선고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신공민운동으로 체포된 인권운동가는 쉬즈융을 비롯해 40여명이 넘는다고 BBC는 전했다. 쉬즈융에 대한 재판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유명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에 대한 판결 이후 최대 반체제인사 재판으로 주목받아왔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재판 기간 동안 중국 공안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인도를 봉쇄해 취재진과 일반인들의 법원 접근을 막았다. 미국과 유럽의 국제인권기관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을 가했으며,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과학이 걸어온 길 천재적 발상인가 대중적 협력인가

    과학이 걸어온 길 천재적 발상인가 대중적 협력인가

    # 1. 1900년 12월 14일은 ‘양자혁명’의 날이다. 막스 플랑크(1858~1947년) 베를린대 교수는 뉴턴의 고전물리학 체계를 송두리째 뒤바꾼 ‘E=hv’란 법칙을 세상에 내놨다. 흑체복사 현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탄생한 양자역학은 트랜지스터를 비롯해 반도체, 초전도체를 활용한 현대 전자공학의 밑바탕이 됐다. 플랑크는 베를린 인근 녹지인 그뤼네발트를 일곱 살 난 아들과 걸으며 “아빠가 뉴턴에 버금가는 중요한 발견을 한 것 같다”고 말했지만 당시로선 양자역학의 본질을 꿰뚫진 못했다. 이는 스위스 특허청 계약직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년)의 몫이었다. 대학에서 강사 채용이 거부됐던 아인슈타인은 근근이 생계를 꾸리며 1905년 한 해에만 5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방정식인 ‘E=mc2’을 유도한 특수상대성이론이 포함됐다. #2. 하와이제도에 도착한 최초의 유럽인 집단을 이끈 제임스 쿡 선장은 폴리네시아인들을 만난 뒤 외쳤다. “이 종족이 광대한 대양을 가로질러 뉴질랜드와 이스터섬까지 퍼져 나간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폴리네시아인들은 5000년에 걸쳐 지도나 나침반도 없이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수역인 태평양을 개척했다. 쿡 선장도 원주민 항해자의 도움을 얻어 74개의 섬이 그려진 지도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 지도와 섬들에는 쿡의 이름이 붙었다. 역사도 원주민 항해자가 아닌 쿡의 이름만 기억할 따름이다. #3. 수천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대전의 종식을 앞당겼지만 과학자들은 뒤늦게 고민에 빠졌다. 자신들의 연구가 핵무기로 뒤바뀐 현실에 두려움과 윤리적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들은 종전 직후 조직을 결성해 본격적인 운동에 나선다. 이렇게 탄생한 ‘원자과학자연맹’은 냉전시대 군축과 반체제 과학자 구명 운동을 이끌었다. 연초 출판계에 과학서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양자역학, 양자장이론 등 전문 지식을 다룬 서적부터 과학의 감춰진 이면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까지 다양하다. 민중과학, 좌파과학 등을 소개하는 ‘색깔있는’ 책도 나왔다. ‘퀀텀스토리’(짐 배것 지음, 박병철 옮김, 바니 펴냄)는 양자역학의 탄생 이후 지금까지의 궤적을 조명한 책이다. 양자역학은 뉴턴의 고전역학을 전복하며 상대성 이론과 함께 20세기 지성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적 발견으로 꼽힌다.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들은 “이제 물리학에서 더 이상 새로운 발견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난공불락의 요새에 먹구름이 모여드는 징조에 불과했다. 이 같은 오만함은 플랑크의 ‘작용양자’ 개념이 도입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한때 뉴턴의 고전 열역학을 열렬히 숭배했던 플랑크는 물질이 원자나 분자로 이뤄진 불연속 객체라는 ‘원자론’으로 전향한다. 아인슈타인이라는 걸출한 천재 한 사람이 완성한 상대성 이론과 달리 양자역학은 플랑크,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리처드 파인먼, 스티븐 와인버그, 피터 힉스 등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천재들이 머리를 맞대 고군분투한 결과물이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거대강입자충돌기(LHC)의 힉스 입자(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최소 입자)를 증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반면 ‘과학의 민중사’(클리퍼드 코너 지음, 김명진·안성우·최형섭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는 전자의 가정을 뒤엎는다. ‘타고난 천재들이 이뤄냈다’는 과학기술 발전의 신화에 반기를 든다. 과학엘리트들의 업적에는 보이지 않게 도움을 준 보통사람들의 노력이 전제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민중사관적 잣대를 들이대며 집단의 산물을 강조한 것이다. 예컨대 달의 위치와 조석의 관계를 기록해 지리학과 천문학 발전의 기반을 닦은 어부들, 화학과 재료과학 발전에 이바지한 광부·대장장이·옹기장이, 산업혁명 완수에 필요한 지식을 생산한 금속노동자와 기계공 등을 다룬다. 과학의 숨겨진 이면을 더 들춰보고 싶다면 좌파 과학사학자 게리 워스키의 ‘과학… 좌파’(게리 워스키 지음, 김명진 옮김, 이매진 펴냄)를 챙겨 읽어봄직하다. 연구실 밖에서 인종·성 차별, 환경오염, 핵무기에 맞선 20세기 좌파 과학자들은 신자유주의, 군비 강화, 테러, 기후변화 등이 기승을 부리는 오늘날 제3의 과학좌파 운동을 전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경희 딸 장금송 자살사건이란? 김경희 위독설 또 다시 수면 위로

    김경희 딸 장금송 자살사건이란? 김경희 위독설 또 다시 수면 위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가 뇌종양 수술 이후 거의 식물인간 상태로 지낼 만큼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경희의 딸 장금송의 자살 사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장성택의 딸 장금송은 집안에서 “출신 성분이 나쁘다”며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평양 귀환까지 독촉받자 이를 비관해 2006년 8월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장금송은 사망 이틀 만에 그를 보살피던 운전기사와 가정부에게 발견됐다. 장금송의 사망은 ‘출신성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의 오랜 풍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지주 집안이나 반체제 인사 가족과 결혼해 관계를 맺으면 사실상 출세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극렬하게 반대하는 것이다. 즉 장금송의 자살 사건이 김경희와 최근 처형된 장성택의 관계에 큰 앙금을 남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희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심장질환으로 딸 장금송(2006년 자살)을 낳은 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며 치료를 받아 왔다. 한편 중앙일보는 8일 미국의 정통한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김경희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면서 “그 결과 몸무게가 35㎏에 불과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의 일부 언론보도처럼 김경희가 사망한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북한체제에서 성골(聖骨)인 김경희가 사망할 경우 각종 언론에 부고를 내고, 성대한 장례식을 치렀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다른 미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장성택 처형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 신문에 “김경희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경희는 지난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65주년 열병식에 참석했으며, 이튿날인 10일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함께 인민내부군 협주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그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에선 김경희가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에도 불참한 점 등을 들어 이미 사망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지난 7일 “김경희 사망설에 대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사망이 확인된 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친민 행보의 허실/박홍환 논설위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만두 가게 서민 점심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8일 “시 주석이 줄 서 만두를 사고 심지어 직접 계산했는가 하면 쟁반을 들고 음식을 받았다”며 사진과 함께 주요 기사로 전했다. 시 주석의 이날 점심 메뉴는 만두 6개, 야채 볶음, 돼지 간 볶음으로 우리 돈 3650원어치. 시 주석의 ‘소박한 점심’ 이후 식당에서는 ‘시 주석 세트’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서민 식당 방문 등의 친민(親民) 행보는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2011년 8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방중했을 때의 일이다. 바이든 부통령 일행은 예고 없이 베이징의 한 서민 식당을 찾아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일행 5명이 먹은 음식은 자장면 다섯 그릇과 오이 무침, 두부피 무침 각 한 접시, 찐빵 10개, 콜라 2병으로 79위안(약 1만 4000원)어치. 바이든 부통령은 룸을 마다하고 홀에서 다른 손님들과 어울려 젓가락을 들었다. 중국인들은 바이든 부통령의 친민 행보에 극찬을 보냈고, 해당 식당에서는 ‘부통령 세트’의 주문이 크게 늘었다. 어쩐지 시 주석의 만두 점심이 2년 전 바이든 부통령의 자장면 식사와 지나칠 정도로 닮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 주석은 바이든 부통령의 ‘카운터파트’로서 주요 방중 일정을 동행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친민 행보 지도자로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꼽힌다. 수십년 애용해 헤질 대로 헤진 잠바를 거리낌 없이 걸치고, 민생 현장이나 재난 피해 지역을 누비는 그에게 중국인들은 ‘원할아버지’라며 마음속에서 우러난 진심 어린 존경심을 표했다. 하지만 중국의 한 반체제 작가는 원 전 총리의 이 같은 친민행보가 정치적으로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며 “오스카상 감”이라고 혹평했다. 그에게 ‘중국 최고의 연기자’라는 별칭도 붙였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원 전 총리 일가가 수십억 달러의 부정축재를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원 전 총리는 이제 잊힌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 시 주석의 서민 점심이 2년 전 바이든 부통령의 자장면 식사를 본떠 ‘연출’한 것이라면 그가 원했던 ‘결과’, 즉 민심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중국인들이 바이든 부통령의 자장면 식사에 환호한 것은 몸에 밴 자연스러운 친민 행보였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이 이례적으로 비쳐지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의 차이점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北 장성택 전격 처형] 불만 세력 처리하는 ‘막강한 힘’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전격 처형하는 과정에서 체제 불만 세력을 처리하는 특수 성격의 사법기관이 전면에 나타났다. 장성택에게 사형을 선고한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다. 장성택은 군 출신은 아니지만, 북한군 대장 계급을 갖고 있었다. 북한의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군인에 대한 재판은 군사재판소에서 관할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장성택 재판을 군사재판소의 하나인 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가 맡았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형사소송법에는 2심제가 보장돼 있다. 장성택이 상소를 포기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단 한번의 재판으로 확정된 것으로 미뤄 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가 일반적인 군사재판소와는 달리 특수한 위상을 가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권의 2인자가 속전속결로 재판 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배후에 보위부의 막강한 힘이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위부는 한마디로 북한의 비밀경찰기구로 아무런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도 용의자를 구속하고, 처단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보위부는 인적 구성이나 기구변동 사항 등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핵심 임무는 김일성 일가의 세습 독재체제 유지이다. 이를 위해 주민의 사상과 동향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반체제 사범을 색출하고 김일성 일가에 대한 비방사건들을 전담수사한다. 관련 죄목으로 체포된 정치범들의 수용소 관리도 맡고 있다. 김일성 주석 생존 당시에는 국가주석 직속이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한 뒤 김 위원장이 직접 통제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독재를 위한 강령인 ‘유일 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에 근거한 10가지 범법규정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체제 보위의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딸 장금송 자살원인 ‘출신 성분’ 뭐길래…장성택도 원산으로 쫓겨나

    딸 장금송 자살원인 ‘출신 성분’ 뭐길래…장성택도 원산으로 쫓겨나

    김일성, 장성택 원산으로 보내자 김경희 쫓아가 결국 결혼 북한 장성택 사형집행으로 그의 딸 ‘장금송’ 자살 사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장성택의 딸 장금송은 집안에서 “출신 성분이 나쁘다”며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평양 귀환까지 독촉받자 이를 비관해 2006년 8월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장금송은 사망 이틀 만에 그를 보살피던 운전기사와 가정부에게 발견됐다. 장금송의 사망은 ‘출신성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의 오랜 풍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지주 집안이나 반체제 인사 가족과 결혼해 관계를 맺으면 사실상 출세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극렬하게 반대하게 되는 것. 사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도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와 결혼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희는 김일성 주석의 딸로 로열패밀리였기 때문에 김일성은 엘리트 청년이었던 장성택조차 탐탁치 않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위원장의 일가가 탈북해 쓴 책에 따르면 장성택과 김경희가 연애한다는 소문이 난 뒤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장성택을 원산으로 쫓아내면서까지 결혼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경희가 원산까지 쫓아가 울고 불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김 주석이 결국 결혼을 허락했다는 뒷얘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결혼 뒤 약 30년 동안 남남처럼 지낼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후 딸 장금송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버금가는 만델라 추모 행렬

    교황 버금가는 만델라 추모 행렬

    오는 15일(현지시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치러지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 각국의 지도자와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하면서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모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이번 주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남아공을 찾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도 남아공을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백악관과 연방정부 건물, 군기지, 해외 외교 공관 등에 9일 일몰 때까지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하는 등 거의 미국 내 국장(國葬) 수준으로 애도를 표시하고 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찰스 왕세자,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남아공에 간다. 일본에서는 나루히토 왕세자가 9일 남아공으로 출국한다. 왕세자가 해외 왕실과 무관한 인사의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와 야당인 노동당 대표 빌 쇼튼도 10일 남아공을 방문한다. 한국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8일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남아공으로 출국했다. 생전 만델라와 친분을 유지했던 유명인들도 속속 남아공에 도착할 예정이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이 남아공 현지 추모행사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만델라 추모행사의 규모를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과 비교하기도 한다. 당시 교황의 장례식에는 세계 각국 지도자 70여명과 국왕 5명을 포함, 약 200만명이 참석한 바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6일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에서 “만델라 선생은 세계에 명예를 떨친 정치가”라고 애도했다고 인민일보가 7일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조전에서 “중국인민은 오랜 친구를 잃은 것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타계로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재조명되면서 그를 감옥에 가둔 중국 당국이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8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중국은 인권·자유·평등을 위해 투쟁한 만델라를 추도하지만 정작 중국에서 만델라와 같은 일을 한 사람은 감옥에 있다” 등의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권력 도전 인정않겠다는 의지…‘張 제거=김정은 체제 안정’ 방증

    권력 도전 인정않겠다는 의지…‘張 제거=김정은 체제 안정’ 방증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2주년을 앞두고 자신의 후견인 역할을 해 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실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적극적 대외관계를 모색하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던 북한의 변화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과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 부위원장의 실각 배경으로 군부와의 권력투쟁보다는 2인자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김 제1위원장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은 장 부위원장이 주도했던 개혁·개방정책의 운명과 김정은 체제의 ‘롱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각기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 배경을 어떻게 보는가. -전현준(이하 ‘전’) 장성택이 그동안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를 위해 나름대로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너무 깊숙이 권력에 개입된 것 같다. 장성택을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될 위험성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독재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체제에 2인자란 없다. 북한 외부에서 ‘장성택의 섭정’ 같은 표현까지 나왔던 상황이라 자칫 수령의 권위를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숙청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장성택이 북한체육위원장 맡으면서부터 권력에서 멀어지는 조짐은 있었다. 장성택이 중국통이면서도 그동안 대중국관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한 문책의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조영기(이하 ‘조’)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렸다기보다는 김 제1위원장이 어느 정도 권력기반을 장악했다고 생각하면서 2인자인 장성택의 존재를 불편해한 것 같다. →북한의 권력지형이 급변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전 김정은 체제는 갈수록 안정될 것이다. 당권은 더욱 강화되고, 군은 군대로 김정은에 복종하고, 보위사령부·사회안전부·국가안전보위부 같은 조직들도 잘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정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치적인 해석이 난무하고 있지만 장성택이 부정부패에 직접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제거할 힘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으로 수령영도체제를 더 과감하게 추진할 것으로 본다. -조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 본인이 권력기반을 강화하려는 조치이다. 다만, 너무 강하면 부러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장성택이 북한 권력체제의 한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했는데 갑자기 떨어지게 된 상황이라 분명 권력의 공백이 있을 것 같다. →김 제1위원장이 이처럼 빠른 시일 내에 권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전 북한의 수령 유일 영도체계는 나이 어린 후계자가 최고지도자가 된다고 흔들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에 의한 섭정 또는 집단지도체제가 시작되리라 전망했는데 결국 빗나갔다. 장성택과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은 모두 가신그룹일 뿐이다. 김정은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일종의 ‘머슴’에 불과하다. 앞으로 김정은의 입지는 더욱 확고부동해지고 저항 세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조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2010년 9월 당대표자회의 때부터 북한의 권력은 군에서 당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일사상 체계를 뒷받침하는 소위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에 대한 해석권을 가진 사람이 당을 장악한다. 그런 면에서 김정은은 이미 당과 군의 권력을 상당히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전 선당이든 선군이든 모두 수령을 ‘결사옹위’하는 방식이다. 당 또는 군이 나라를 좌우하는 게 아니라 국가를 움직이는 수령의 힘을 어느 쪽에서 지원하느냐의 문제다. 선군·선당 논의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현재로선 수령 체제를 위협할 대안 세력이 북한에는 없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도 작다. -조 전 박사 말처럼 선군이냐 선당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외부에서 봤을 때 강해 보이는 독재 국가도 약한 측면이 있다. 권력기관 내부에서 붕괴 조짐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성택의 실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정책은 후퇴할까. -전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최룡해 또한 군부를 대표한다기보다 당료 출신이란 점이다. 군부 내의 인맥이나 지지도는 오히려 장성택이 더 높았다. 결국 북한 개혁·개방의 방향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앞으로 최룡해를 중심으로 밀고 나갈 것이다. 개혁·개방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조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정책에서 안보 혹은 국방 중시 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북한 권력 수뇌부들은 휴대전화나 시장의 활성화로 북한 사회 내부에서 반체제적인 분위기가 많아진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앞으로 김정은의 권력 기반은 튼튼할까. -전 독재체제를 받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최고지도자가 바뀐다고 체제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물론 리더도 중요하다. 김정은은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지만 2001년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2007년부터 군 부대 내에서 후계자로 소문이 났고 2009년 당에서 후계자로 지목됐다. 전혀 짧지 않은 기간이다. 자다가 하루아침에 후계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조 조금 생각이 다르다. 독재국가 지도자는 무엇보다 업적이 중요하다. 김정은은 업적 면에서 당을 위시한 지배계층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독재권력 주변에 포진한 노회한 권력자들이 김정은을 움직이려 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 →신의주 경제특구와 13개 경제개발구는 성공할 수 있을까. -조 북한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경제개발구를 13개나 만드는 것이 과연 경제적으로 타당한지부터 짚어 봐야 한다. 13개 경제개발구는 대부분 관광 분야에 치중해 있다. 관광사업부터 시작한 국가치고 제대로 된 국가를 보지 못했다. 힘들더라도 경공업을 발전시켜 산업화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전 관광에 투자할 돈으로 공장 하나 더 짓는 게 맞다. 현재 김정은은 평양을 깨끗이 하고 화려한 체육시설을 보여 주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조 경제특구 전략 자체가 한계가 있다. 외부경제에 편입돼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 -전 독재국가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려고 자원을 활용한다. 이런 습성을 버릴 수 있느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결국 핵이 문제인데,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전 핵 없이도 수령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겠지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대북전략은 북한에 핵이 없더라도 체제는 인정하지 못한다. 북한도 이를 알기 때문에 핵을 이용해 수령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조 경제개혁도 체제 수호 차원에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회주의 체제의 기본은 배급인데 배급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시장을 보완재로 활용할 때가 있다. 장마당도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딱 보완재 수준이다. 우리가 북한의 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켜 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전 북한은 자본주의 시스템에 익숙지 않다. 인재를 외국에 유학 보내 자본주의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생활 자체가 자본주의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에 돌아오면 쓸모가 없어진다. 북한이 자본주의 마인드를 갖도록 다른 국가들이 도와야 한다. 정리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민주, 종북 사제단 주장 입장 밝혀라” “朴대통령 발언은 특검회피 물타기용”

    여야는 26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발언 관련 공방 전선을 박근혜 대통령 언급 및 새해 예산안으로까지 확대했다. 새누리당은 사제단과 ‘신야권연대’를 공유하는 민주당을 향해 “입장을 표명하라”고 압박하며 예산안 처리 요구까지 더해 야권의 전방위적인 ‘특검 요구’ 차단에 주력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론분열 야기’ 발언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물타기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제단이 신앙의 뒤에 숨어 친북반미 이념을 갖고, 종교의 제대 뒤에 숨어 반정부·반체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민주당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지 말고 이들의 주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말하라”고 요구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북한 세습정권, 통합진보당, RO(혁명조직), 정의구현사제단, 이들의 주장에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천안함 폭침 부정,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정당화,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까지 똑같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국방위 소속 의원들도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사제단을 성토하면서 논란 발언의 당사자인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한 규탄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준예산 사태는 한마디로 인체의 정상적인 음식 공급이 일절 중단되고 목숨만 부지될 만큼 최소한의 영양공급만 하는 것”이라면서 예산안 연내처리 불능 사태를 우려했다. 연말까지 계속되는 예산·법안 심사 과정에서 야권의 책임론을 제기하겠다는 압박인 셈이다. 반면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 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꼬집었다. 김 대표는 “그 말씀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분열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던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대선 국가기관의 불법 개입이 있었다면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고 말했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사제에게 허물을 씌우는 것으로 결코 대선의 불법 개입죄가 사해지지 않는다”며 “120만 개의 국정원 불법 트윗이 사라지지도 않는다”고 압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집권 여당이 주장하는 ‘종북’(從北) 문제가 아니라 ‘종박’(從朴)의 문제가 심각한 게 아닌가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 원내대표는 정홍원 총리까지 나서 사제단 발언을 문제삼은데 대해 “특검을 회피하려는 물타기이자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北 20년만에 ‘보위일꾼’ 대회 개최…김정은 참석

    北 20년만에 ‘보위일꾼’ 대회 개최…김정은 참석

    북한이 21일 군부의 보안 기능을 담당하는 ‘보위일꾼’ 대회를 개최했다. 보위일꾼 대회가 열린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 하에 “조선인민군 제2차 보위일꾼대회가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보위일꾼대회는 지난 1993년 처음 열렸다. 북한에서 군 보위일꾼은 보위사령부(우리의 기무사령부) 소속으로 방첩등 군대 내 보안 기능을 수행한다. 김 제1위원장이 보위일꾼대회를 개최한 것은 체제의 근간인 군부에 자본주의를 포함한 반체제적 요소가 침투하는 것을 막고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중앙통신은 이번 대회에 군종·군단 정치위원들, 육·해·항공·반항공·전략로케트군과 각급 군사학교를 포함한 무력기관 보위일꾼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주석단에는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수길·렴철성 중장, 조경철 보위사령관 등이 자리를 잡았다. 조 사령관은 “전군 김일성·김정일주의화의 요구에 맞게 인민군 보위기관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며 모든 보위일꾼들을 수령 보위,정책 보위,제도 보위,대열 보위전으로 총궐기시키는 역사적인 대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민군 보위일꾼대회가 “보위사령부는 언제 어디서나 혁명 수뇌부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핵심부대로 성장·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보위일꾼들의 토론이 이뤄졌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맹세문도 채택됐다. 김 제1위원장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주체혁명위업 수행의 역사적 전환기의 요구에 맞게 인민군 보위사업을 더욱 개선·강화하자’라는 제목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 제1위원장은 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도 관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 보시라이당 창당/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보시라이당 창당/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은 헌법상으론 다당제 국가이다. 1949년 집권한 공산당은 그러나 다른 정당의 창당을 국가전복 시도로 간주해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집권 이전에 설립된 8개 정당만이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중국국민당혁명위원회’(民革), ‘중국민주동맹’(民盟), ‘중국민주건국회’(民建), ‘중국민주촉진회’(民進), ‘중국농공민주당’(農工黨), ‘중국치공당’(致公黨), ‘중국구삼학사’(九三學士), ‘타이완민주자치동맹’(臺盟)이 그들이다. 당원은 4000명(臺盟)에서 15만명(民盟) 정도이다. 이들은 독립 정당이라기보다 공산당에 협조하는 외곽단체 성격이 강해 중국 다당제를 합리화하는 구실을 제공한다. 당 주석(대표)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완어샹(萬鄂湘) 민혁 주석은 최고인민법원 부원장, 장바오원(張寶文) 민맹 주석은 농업부 부부장, 천창즈(陳昌智) 민건 주석은 감찰부 부부장, 옌쥐안치(嚴?琪) 민진 주석은 상하이 부시장, 천주(陳竺) 농공당 주석은 위생부장 등을 각각 거친 전인대 부위원장들이다. 완강(萬鋼) 치공당 주석은 과학기술부장, 한치더(韓啓德) 구삼학사 주석은 베이징대 상무부총장, 린원이 대맹 주석은 전인대 부비서장 등을 각각 지낸 정협 부주석들이다. 장차관을 역임한 이들이 당대표를 맡고 있으니 야당의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애시당초 물 건너간 셈이다. 부패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인 보시라이(薄熙來)를 지지하는 정당이 결성됐다는 소식이다. 외신에 따르면 그를 종신 주석으로 추대한 ‘즈셴당’(至憲黨)이 6일 창립됐다. 보시라이는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지내는 동안 ‘창훙다헤이’(唱紅打黑·사회주의노선 견지 및 범죄·부패 척결)와 공평한 분배정책을 실시해 신좌파 ‘영웅’으로 떠오르며 최고 지도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총영사관 도주 사건으로 실각했다. ‘헌법이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는 뜻의 즈셴당은 경제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창당 주역 왕정(王錚) 베이징경제관리직업학원 교수는 11일 “보시라이 사건은 형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문제인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풀기 위해 정당을 만들었다”면서 교사와 은행원을 중심으로 입당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시라이당의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하다. 우선 중국 정부가 활동을 허용해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반체제 인사 쉬원리(徐文立)가 1998년 중국 민주당을 설립하려다 미국으로 추방당했다. 더 중요한 점은 빈부격차와 부패문제 등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 있는 개혁 청사진을 제시해 중국인의 지지를 이끌어내느냐다. 소수 좌파의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도 통합진보당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해산 심판이 청구된 진보당의 행보가 그간 일반 국민 정서와는 괴리가 너무 컸다는 지적이다. 진보정당을 표방해 온 진보당이 실제론 ‘북한 노동당의 하부조직 역할을 해왔다’는 국민 인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해산결정 여부와 관계없이 정당의 생명은 사실상 끝난다. 이들 정당의 운명이 주목된다. khkim@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라쿠텐 회장 父子의 日경제 토론서 ‘경쟁력’

    ‘일본 기업계의 반체제 인사.’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의 창업자 미키타니 히로시(48) 회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일본의 인터넷 인구가 500만명에 불과하던 1997년 라쿠텐을 만들어 15년 만에 회원 8000만명, 연간 매출수익 4000억엔(2012년 기준·약 4조 3600억원)에 이르는 거대 그룹으로 키워낸 그는 일본의 전통적 기업가상과는 거리가 먼 모험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아버지인 미키타니 료이치(84) 고베대학 명예교수와 함께 일본 경제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묶은 ‘경쟁력’이라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총리 직속 산업경쟁력회의 멤버이기도 한 미키타니 회장은 혁신을 통해 일본을 다시 글로벌 경제의 맹주로 올려놓는 ‘재팬 어게인’을 역설한다. “세계는 IT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와 맞닥뜨리고 있지만 일본만은 마치 에도시대처럼 변하려고 하지 않아 갈라파고스화를 자처하고 있다”는 게 미키타니 회장의 지적이다. 일본은 사회의 전 부문에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수용하고,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그는 말한다. 지난 2010년 일본 토종 기업인 라쿠텐의 공용어를 영어로 바꾸는 ‘잉글리시나이제이션’(Englishnization) 계획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그는 “영어는 더 이상 비교우위가 아니라 필수조건”이라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일본은 정말 행복한 나라다. 범죄도 없고 음식도 맛있다. 심지어 다른 언어를 배울 필요도 없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일본은 행복하게 천천히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쿠텐이라는 회사가 이 나라에 (혁신이라는) 더 큰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가 일본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혁신과 세계화를 주창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1959년 29세의 나이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아버지는 예일대, 옥스퍼드대 등 세계의 유수한 대학에서 강의를 한 일본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국제파다. 아버지 미키타니 교수는 “국제화란 국적이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국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게 되는 데 우리 부자의 토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책을 통해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스노든, 유럽의회 인권상 후보에

    스노든, 유럽의회 인권상 후보에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적인 정보수집 행위를 폭로하고 러시아에 망명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사하로프 인권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정파인 통합좌파 및 노르딕녹색좌파(GUE·NGL)는 11일 거대 국가의 압제와 싸운 스노든을 사하로프 인권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GUE·NGL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스노든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시대 최대의 정보수집 스캔들을 폭로했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1988년 옛 소련의 핵과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사하로프 인권상을 제정해 매년 인권을 위해 투쟁한 인사에게 시상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다음 달 수상자를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이란 인권변호사 나스린 소투데와 영화 제작자인 자파르 파나히가 공동 수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책꽂이]

    정치와 비전 3(셸던 월린 지음, 강정인·김용찬·박동천·이지윤·장동진·홍태영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미국의 저명한 정치 철학자인 저자의 대표작. 1960년 첫 출간 뒤 760여쪽의 방대한 저술이 3권으로 나뉘어 ‘정치와 비전 1’(2007), ‘정치와 비전 2’(2009)가 먼저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와 비전 3’는 새롭게 추가된 7개의 장을 담았다. 480쪽. 2만 3000원.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표창원 지음, 지식의숲 펴냄) ‘묻지마 살인’에 온 국민이 자주 경악하게 되는 현실에서 범죄 수법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정교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범죄자, 혹은 피해자로 만든 것일까.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가 범죄자의 심리 구조와 방법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회적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280쪽. 1만 3800원. 개마고원(고승철 지음, 나남 펴냄) 남북 문제를 다룬 정치 소설이다. 언론인 출신의 작가는 북한 지도자가 비핵화를 고민하고, 남북 정상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을 극비리에 추진하는 세계를 상상했다. 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의 배경이 된 개마고원을 무대로 서적 외판원 출신의 주인공 장창덕과 재벌 기업인 윤경복, 한국 근현대사 학자 서연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창덕과 윤경복이 북한의 반체제 세력에 자금 후원을 시도하던 중 이들을 돕던 서연희가 북한 군부에 납치된되면서 장창덕은 서연희를 구하기 위해 개마고원으로 향한다. 406쪽. 1만 2800원. 가보고 싶은 나라 알수록 재미있는 나라 폴란드(윤형중 지음, 역사공간 펴냄) 통일부 공무원이자 바르샤바대 유학생 출신인 저자가 3년간 폴란드에 머물며 보고 듣고 느낀 폴란드 이야기.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 헝가리에 둘러싸여 부침을 겪던 단일민족 국가라는 점에서 동질감이 느껴진다. 폴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조명했다. 424쪽. 1만 7000원. 메갈로마니아(온다 리쿠 지음, 송수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밤의 피크닉’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등으로 유명한 일본 추리 소설가가 쓴 중남미 여행기. 책 제목은 ‘과대망상’이라는 뜻이다. 여행지에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소설 소재가 될 망상을 현실 속 여정에 엮어 여행기로 꾸몄다. 술, 음식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녹였다. 280쪽. 1만 3800원. 대통령 의전의 세계(김효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역대 청와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근무자 가운데 최장 근무 기록을 보유한 저자가 쓴 대통령 의전 이야기. 광복절 경축식 같은 연례행사, G20서울정상회의 등 국제행사, 대통령의 독도·연평도 방문 같은 특별행사 등 다양한 사례와 사진, 에피소드들을 소개했다. 360쪽. 2만 5000원. 화폐 이야기(송인창 등 지음, 부키 펴냄) 행정고시 41~46회 출신 기획재정부 공무원 7명이 화폐의 역사, 금융의 명암, 기축 통화 등 화폐 관련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저자들은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불가피하지만 화폐 남발을 지속해 위기를 벗어나려는 시도는 더 큰 불행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416쪽. 1만 5800원.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유연태 외 4인 지음, 길벗 펴냄) 대한민국의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를 모았다. 여행작가 유연태씨, 여행 관련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전계욱·온석원씨 등 여행광 5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주말이면 ‘어떤 도로를 타고 어디로 갈까’ 하는 고민에 시달려 온 독자에게 그 해답을 속시원히 제시해 주는 책이다. 가족, 연인, 싱글족 등 누구에게나 맞춤한 정보들이 들어 있다. 놓치면 아쉬운 주변 볼거리와 지역의 대표 맛집, 그리고 숙박 정보까지 알차게 담겼다. 496쪽. 1만 7500원.
  • “톈안먼 사태보다 큰 시위 시진핑 두 번 이상 겪을 것”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임기 동안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같은 대규모 사회적 위기를 최소 두 번 이상 겪을 것이다.”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 출신인 덩위원(鄧聿文)이 향후 4~5년 안에 톈안먼 민주화 요구 시위보다 더욱 격렬한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2일 보도했다. 덩은 지난해 9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집권 기간 10년을 평가한 ‘후원(胡溫)의 정치 유산’이란 글을 발표했다가 정직됐다. 이어 지난 2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북한을 버려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가 해고되면서 국외에서 인기를 얻는 반체제 지식인으로 꼽힌다. 그는 “첫 번째 위기는 당국의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그 이후에도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 주석 임기 말이나 지도부 교체기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사회적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사회 동란을 일으킬 계층으로 농촌 출신 노동자인 농민공들과 대학 졸업 이후 취직을 못 하고 있는 실업자들을 꼽으며 이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농민공은 의료, 교육, 주택 등 각종 사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집단이며 매년 양산되는 대졸 실업자들은 원래 체제 비판적인 데다 취업을 못 한 상태”라면서 “두 계층의 분노가 분출될 경우 사회 소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 주석이 개혁파의 기대와 달리 톈안먼 시위에 대해 재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재평가를 하려면 정부의 정치 개혁 단행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새 지도부는 아직 정치 개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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