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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43) 푸드뱅크

    [서울이야기] (43) 푸드뱅크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운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고 한다.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넘어 2만 달러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민 중 결식아동은 2만 9643명, 노숙자는 3164명에 이르고, 매일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결식노인도 1만 4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옛날부터 우리는 끼니를 거르는 이웃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먹거리를 나누는 것은 단순히 남는 음식을 어려운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미덕을 실천하는 행위이다. ●푸드뱅크 개인이나 기업들로부터 여유 식품을 무상으로 기탁(후원)받아 음식이 부족해 굶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식품나눔제도 또는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을 푸드뱅크(Food bank)라고 한다. 푸드뱅크는 1967년 미국에서 자선사업으로 처음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서방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고, 아시아권에서는 한국과 필리핀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별 사회복지 기관들이 식품을 후원받아 자체 복지사업에 이용해온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푸드뱅크라는 이름을 달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1997년 외환위기 발생 이후 보건복지부는 결식계층을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식품 기탁자와 수혜자를 연계하는 전달체계로 푸드뱅크 사업을 구상했다. 1998년 1월 서울 부산 대구 과천 등 4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였고 같은 해 9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했다. 푸드뱅크 사업이 앞서 발전한 서구사회에서는 주로 민간 자선단체에서 자원봉사 형태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사회안전망의 하나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푸드뱅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푸드뱅크 운영에 필요한 냉장고, 차량 등 장비와 인건비를 지원해줄 뿐, 실질적인 운영은 민간 복지시설이나 단체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민간중심의 복지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에는 서울시 전역을 총괄하는 광역푸드뱅크 1개와 자치구 단위로 운영되는 34개의 기초푸드뱅크가 있는데, 대부분의 기초푸드뱅크는 사회복지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푸드뱅크는 정부에서 지원받은 냉동탑차를 이용해 기탁 받은 식품을 받아와서 이를 무료급식소, 노숙자 쉼터, 생활시설, 재가복지센터 등의 복지시설과 결식아동, 소년소녀가장, 혼자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생활보장대상자 등에게 나누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푸드뱅크 사업에 대해서 홍보하고 식품 기탁자를 발굴하는 것 또한 푸드뱅크의 역할이다. 2005년 1년간 서울시 푸드뱅크들이 기탁받은 물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1억 5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푸드뱅크 사업 초기인 1999년 기탁받은 물품이 7억 6000만원 정도였던 것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기탁 가능한 물품은 통조림, 햄류, 빵류, 조미료 등 가공식품은 물론 채소 과일 곡물 생선 고기 등 농수축산물, 그리고 조리된 식품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다.2005년 서울시 푸드뱅크에 기탁된 식품들은 식사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밥 빵 면류 등 주식류가 38억원어치, 전체의 46.7%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과자 과일 음료수 등 간식류가 32.8%(약 27억원), 반찬류가 8.1%(6억 5000만원) 순으로 많았다. 식품 기탁은 개인보다는 주로 식품관련 사업체에서 많이 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2005년 한 해 동안 기탁된 식품의 39%(약 32억원)가 식품 도소매업소에서 기탁받은 것이고, 그 다음으로 식품제조·가공업소가 27.3%, 즉석판매·제조업소가 12.7%로 참여도가 높았다. 반면에 일반 가정에서 기탁한 것은 전체의 0.6%인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하였다. 푸드뱅크에 식품을 기탁하려면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377을 누르면 가까운 푸드뱅크로 연결해준다. 푸드뱅크에 물품을 기탁하면 법인세법시행령 제19조와 소득세법시행령 제55조에 의해 기탁물품 전액에 대해 100% 손비처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식품을 받고 싶은 경우도 1377로 연결해 신청할 수 있다. ● 민간의 푸드뱅크 사업 1998년 보건복지부에서 푸드뱅크 사업을 시작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별도의 먹거리 나눔 운동도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조직적인 푸드뱅크 사업을 실시한 민간단체는 성공회 푸드뱅크이다. 성공회 푸드뱅크는 1998년 5월 설립되어 보건복지부로부터 냉동차 4대 및 기사 인건비와 차량 운영비, 사업비를 지원받아 푸드뱅크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1998년 6월에는 푸드뱅크 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모여 ‘사랑의 먹거리나누기 운동본부’를 결성했다. 먹거리나누기 운동본부에 참여한 단체는 부스러기 사랑나눔회, 서울YMCA, 대한 YWCA연합회,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기독교장로회 총회본부, 성공회 푸드뱅크 등 6개 기관이며, 일종의 민간주도형 푸드뱅크의 총괄조직으로 기금이나 기탁물품 개발, 정책개발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주도형 푸드뱅크 가운데 실질적으로 식품을 기탁받아 배분하는 사업을 하는 곳은 성공회 푸드뱅크뿐이다. 성공회 푸드뱅크는 현재 서울에 남부와 북부 2개 지구 아래 5개 지부(관악, 영등포, 용답, 성북, 용산)가 운영 중이고, 전국적으로는 6개 지구에 30개 지부가 있다. 또한 2003년부터는 노숙자들을 위한 대형급식차 1대도 운영하고 있다. ●푸드마켓 푸드마켓이란 식품 생산업체나 일반 시민으로부터 기탁받은 음식이나 생필품을 일반 슈퍼마켓과 같이 진열해두고 어려운 이웃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상설 무료마켓이다. 푸드뱅크는 운영자가 식품을 일괄적으로 기탁받아 수요자에게 일괄적으로 배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식품을 필요할 때에 제공받기 어렵고, 식품을 수요자에게 일일이 배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푸드마켓은 이러한 푸드뱅크의 한계를 개선한 업그레이드 된 음식나눔 사업이다. 서울시는 2003년 3월 전국에서 최초로 ‘창동 서울푸드마켓’을 시범운영했다. 지하철 4호선 창동역사 입구에 마련된 서울푸드마켓은 해찬들, 삼양식품 등 종합식품업체, 단체급식업체, 그리고 인근의 대형유통업체인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센터와 이마트 창동점 등의 협조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후 2004년 12월에 푸드마켓 2호점인 ‘해누리 푸드마켓’이 양천구에 오픈하였고,2005년 11월에는 서대문구 냉천동에 세번째 ‘정담은 푸드마켓’이 문을 열었다. 현재는 서울에 모두 8개의 푸드마켓이 운영중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푸드마켓을 점차 늘려 모든 자치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푸드마켓은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저소득층 가정이 회원제로 이용할 수 있다. 회원으로 등록하려면 푸드마켓을 직접 방문하여야 하는데 저소득층임을 증명할 수 있는 의료급여증과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용시간은 푸드마켓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이 가능하고 토요일, 일요일은 휴무이다. 아직은 기탁물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좀더 많은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월 1회 5가지 품목씩으로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푸드마켓은 기탁물품의 접수, 물품의 포장, 진열, 이용자 안내, 마켓청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에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기부문화와 자원봉사문화가 함께하는 나눔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후원물품을 내거나 자원봉사 참여를 하려면 푸드마켓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면 된다. ●기부문화·자원봉사문화의 확산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 많은 식품을 기탁받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푸드뱅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외국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탁모금을 한다. 프랑스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수재의연금 모금방송을 하는 것과 같은 형태로 푸드뱅크 기탁모금을 위한 방송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고,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사들이 참여한 방송 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자주 기획하여 기탁모금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우체부 협회는 매년 음식배달의 날(Food Drive Day)을 지정하고 이날 우체부들이 각 가정을 돌면서 우편함 옆에 내놓은 기부된 음식들을 모으는 행사를 한다. 또한 미국의 결식아동 지원 단체인 ConAgra Foods Feeding Children Better Foundation은 전국에서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소인 Kids Cafes를 운영하고, 아동 결식에 대한 캠페인을 통해 결식아동 문제를 사회 이슈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푸드뱅크 사업은 기부와 자원봉사라는 시민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푸드뱅크에 식품을 기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9%가 푸드뱅크에 참여함으로써 얻은 것으로 ‘사회에 기여했다는 만족감’을 지적했다. 푸드뱅크는 먹거리라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충족을 통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또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공동체 형성에 많은 기여를 하는 사업이다. 푸드뱅크라는 먹거리 나눔을 통해 우리사회의 기부문화, 자원봉사문화가 성숙되기를 기대한다. 김정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부 선임연구위원
  •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와 요리조리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와 요리조리

    칠레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쪽일 만큼 먼 나라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가까워지고 있지요. 우선 칠레산 홍어가 술안주로 많이 등장합니다. 저 멀리 바다건너 온 와인 역시 친숙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재하는 아돌포 카라피 칠레 대사. 연어와 홍어, 와인의 전도사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외교가에서 멋쟁이로도 소문나 있지요. 그가 직접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저칼로리, 저지방의 웰빙식단이 바로 칠레요리라고 하네요. 칠레 요리에는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담겨 있다. 콩, 옥수수 등 농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전통 요리를 바탕으로 오랜 지배를 받아온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여러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칠레 연어축제를 열며 칠레 연어 알리기에 나섰던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가 연어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칠레요리를 선보였다. 연어를 이용한 요리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모처럼 별미로 먹고 싶을 때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칠레 요리를 맛보러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한 칠레 대사관저를 찾았다. 한강이 한눈에 펼쳐 보이는 강변 북로변의 아파트에 자리잡은 관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돌포 카라피(58) 칠레 대사가 직접 나와 반갑게 맞이한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인상적이고, 세련된 매너와 따뜻함이 전달된다.. 카라피 대사는 먼저 다이닝룸, 주방 등을 일일이 다니며 소개했다. 주방 식탁에는 그가 이틀동안 꼬박 만들었다는 칠레 요리가 한껏 모양을 내고 가지런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구빛 연어는 올리브로 장식한 눈동자를 굴리고 있고, 부채 모양으로 한조각씩 펼쳐진 돼지고기구이는 빨간 고추로 예쁘게 몸단장했다. “주방, 다이닝룸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어도 좋습니다. 저기 갈색 테이블보를 바꾸시고 싶으면 하얀 테이블보가 있으니까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품의 카라피 대사. 칠레 요리 홍보에는 무척 적극적이다. 대사 비서 우지수(26)씨는 “대사님은 며칠전부터 시장을 직접 보시고, 식탁을 칠레 분위기가 나도록 꾸미기 위해 대사관에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직접 관저로 가져 왔다.”고 귀띔했다. 화려한 요리를 지켜보다가 정말로 대사가 직접 요리를 만들었는지 짓궂게 물어봤더니 “디저트와 돼지고기 요리는 어제 만들었고, 나머지 요리는 오늘 만들었다.”며 일일이 자신의 정성이 들어간 요리임을 강조한다. 그는 칠레 음식에 대해 “칠레가 바다와 가깝다 보니 생선요리가 발달돼 있다.”면서 “이외에 고기와 콩이 섞인 요리도 많다.”고 소개했다. 또 “칼로리가 낮고 저지방 음식인 만큼 그야말로 건강식”이란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칠레 음식은 연어요리. 불에 살짝 구워서 레몬을 약간 치고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가히 환상적이란다. 살짝 익혀서 먹기도 하고, 익히지 않고 생으로 샐러드를 만들고, 훈제 연어로 애프타이저도 만들고…. 이런 저런 요리법이 모두 간편하다. 와인 자랑에서는 한껏 목소리가 높아진다.“좋은 품질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 바로 칠레 와인”이라고 했다. 그가 만든 연어무스가 맛있어 보여 살짝 비법 전수를 받았다.“캔 연어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젤라틴과 크림을 넣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탓에 스페인 음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스페인 혈통을 이어 받았다는 카라피 대사 역시 감자 오믈렛 등 스페인 음식도 즐겨 먹는다. 아무래도 남미에 위치하다보니 칠레는 미국처럼 옥수수를 많이 먹는다. 아시아의 영향으로 쌀 요리도 있다. 하지만 칠레인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역시 해물요리라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과 칠레요리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쌀과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된 것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잘 알려진 홍어의 대부분은 칠레산. 지난해 1월 한국에 부임한 이후 카라피 대사는 홍어를 즐기는 미식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얼마전 선물로 받은 홍어 박스를 보여주며 일주일 전에 받았는데 다음주 개봉할 예정이란다. “칠레에 있을 때 홍어회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아주 심하게 삭힌 것말고 중간쯤 삭혀서 먹으니 정말 맛있네요. 톡쏘는 맛이 일품이에요.” 구워서 홍어를 먹는 칠레인들이 한국처럼 날것을 숙성해서 먹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단다. 홍어 외에도 비빔밥, 불고기,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즐긴다. 여러 곳에서 초대를 받다보니 1주일에 한번은 한국음식을 먹게 된다. 특히 맨밥을 좋아하는데 한식집에 가면 반찬이 먼저 나온 뒤 밥이 나와 아쉽다고 했다. 저녁 식사는 주로 과일인 배 하나로 때운다. 칠레 배보다 크면서 부드러워 더욱 맛을 느낀다. 최근 남대문을 100년만에 개방하는 역사적 현장에 외국 대사로는 유일하게 초대를 받았다.“아름다운 문화재인 남대문을 직접 보게 돼 너무나 기뻤다.”고 했다.“오래된 전통문화와 최첨단 기술이 조화롭게 잘 접목된 한국 문화가 좋다.”고 감탄한다. 의사인 부인 메르세데스(54)와 아들 크리스티안(24), 딸 메르세데스(18)등 가족들은 모두 칠레에 있어 홀로 생활하지만 서울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아들은 LG전자에서 인턴으로 한달동안 일할 정도로 한국의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다. FTA체결 이후 칠레의 와인, 포도 등이 한국인의 식탁 위에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하자 “앞으로 닭고기, 소고기, 오렌지도 들어올 예정”이라면서 “이제 본격적인 한·칠레간의 경제적·문화적 교류의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말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칠레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칠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나라.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을 마주하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 숲과 호수와 늪지대, 만년설의 봉우리 등 신의 조화가 살아 숨쉬는 대자연을 품고 있다. 면적은 75만 6096㎢, 인구는 1500만명으로 원주민인 인디언 후손,16세기에 정착한 스페인인들의 후손,19세기·20세기초에 이주한 타유럽인들의 후손들이 대다수를 이룬다. 공용어는 스페인어.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갖춘 칠레는 투자와 대외 무역 정책을 지향하며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수출분야는 광업, 수산업, 농산업(주로 야채, 과일, 와인), 제지와 목재. 주요 통상 상대국은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에 이어 한국이 5위다. 다양하면서 역동적인 칠레문화는 서구의 전통이 인디언의 토속적 문화와 잘 혼합돼 있다.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1945년 노벨 문학상)과 빠블로 네루다(71년 노벨 문학상),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르라우와 화가 로베르또 마따 등은 칠레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 카르네 앤 살사비노-와인을 곁들인 돼지고기구이(메인요리) 재료:화이트와인, 월계수잎, 안매운 고춧가루, 설탕, 소금, 후추, 쿠민(cumin)씨앗, 백리향(thyme) 만드는 법:(1)프라이팬을 중간 불과 센 불 사이에서 달군 뒤 고기에 양파 등 다른 재료를 넣고 굽는다.(2)다시 이것을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서 30분 정도 구운 뒤 화이트와인을 뿌리고 다시 1∼2분 굽는다.(3)감자나 사과 등으로 장식을 한다. # 안타르티카 살몬-연어구이(메인요리) 재료:화이트와인, 연어, 잘게 자른 토마토, 양파, 월계수잎, 물냉이(water cress), 레몬주스, 베이킹크림, 안매운 고춧가루 조금 만드는 법:(1)프라이팬을 중간 불과 센 불 사이에서 달군 뒤 그 위에 연어를 올려 놓고 양파, 토마토, 안매운 고춧가루 등 다른 재료를 넣어 굽는다.(2)다시 이것을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 30분 정도 굽는다.(3)그위에 화이트와인을 뿌려주고 1∼2분정도 더 굽는다.(4)물냉이 등으로 장식을 한다. # 소파이티아-흑설탕과 계피를 곁들인 호박파이(디저트) 재료:밀가루, 베이킹파우더, 호박, 소금, 설탕, 포도씨오일이나 올리브오일, 뜨거운 물, 흑설탕, 육두구(nutmeg), 계피 만드는 법:(2)삶은 호박을 으깨어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소금, 설탕 등을 잘 섞어 반죽한다. 얇게 밀어 동그랗게 모양을 낸 뒤 기름에 튀긴다.(2)그 다음 375℃ 오븐에서 황금빛 색깔이 나올 때까지 다시 굽는다.(3)소스는 계피와 흑설탕을 섞어 끓인 다음 뜨거운 채로 파이위에 뿌리면 된다. # 파스텔 데 초클로-소고기를 넣은 옥수수요리(메인요리) 재료:올리브오일이나 포도씨오일, 양파, 마늘, 잘게 자른 소고기, 피망, 쿠민(cumin)씨앗, 오레가노(향신료 일종), 물, 밀가루, 옥수수 및 옥수수가루, 전분, 우유, 설탕, 후추, 버터 만드는 법:(1)잘 데운 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고 잘게 자른 소고기와 마늘을 넣어서 1∼2분 볶는다. 잘 볶아지면 피망, 쿠민씨앗,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넣고 다시 볶는다. 물을 부어서 끓이다가 밀가루를 넣어 잘 저어준다.5∼8분정도 걸쭉해지면 따로 그릇에 담아둔다.(2)옥수수 및 옥수수 가루, 전분, 설탕을 체에 걸러 우유를 넣은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춰 반죽한다.(3)(1)위에 (2)를 넣고 섭씨 375℃ 오븐에 넣어서 5∼8분 정도 굽는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소머리국밥’ 장사 10년 코미디언 배연정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소머리국밥’ 장사 10년 코미디언 배연정

    신이 내린 유일한 축복이다. 인간의 걱정거리를 확 덜어낸다. 뭘까. 푸하하하, 웃음이다. 맞다. 신은 웃는 사람을 건강하고 오래 사는 길로 안내한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완화시켜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도 막아준다. 또 있다. 순환기와 소화기관을 자극해 혈압을 내려주고 암도 물리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희귀 질병에 걸린 미국의 한 작가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계속 보면서 일부러 크게 웃어 건강을 되찾았다. 코미디언·개그맨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작고한 김형곤씨도 살아 생전 그런 철학으로 많은 웃음을 온몸으로 선사했기에 더욱 안타깝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6월 LA에 해외체인점 1호 오픈 배연정(55)씨. 언제나 건강한 웃음을 생산하는 대표적 여성 코미디언이다.1971년 4월에 데뷔했으니 다음달이면 꼭 35년째가 된다. 신세대 개그가 주류인 요즘에도 여전히 TV를 통해 특유의 ‘재기발랄’한 웃음을 공급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폭넓은 팬들을 확보한 것도 배씨의 독특한 미소와 향기에서 나온다. 배씨는 10년전 경기도 광주 곤지암으로 이사와 텃밭을 가꾸며 반농부처럼 지낸다. 아울러 집 인근에 ‘배연정 소머리국밥집’을 차려 10년째 음식장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에 공장을 두고 창원과 벽제 등을 포함,4개의 체인점까지 거느려 어엿한 ‘사장님’으로 돈을 벌었다. 특히 오는 6월 초에는 미국 LA에 해외 체인점 1호를 오픈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배연정 소머리국밥’‘오삼불고기’‘마돈치’ 등 음식메뉴 특허만 10여가지를 받아놓을 정도로 ‘음식 사업’에 각별한 열정으로 성공을 일구었다. 이같은 감동 스토리가 알려져 기업체나 각 지방단체 등에 수시로 초청강연까지 나간다.‘코미디언’‘기업가’‘강사’ 등 그야말로 1인 다역의 억척 아줌마로 변신했다. 지난주 경기도 곤지암에 위치한 배씨의 식당에서 만났다. 편안한 운동복 바지에 가벼운 티셔츠 차림이었다. 활짝 웃으면서 반긴다. 화장은 얼굴만 살짝 찍어발랐다고 했다. 여전히 동안(童顔)이었다.“나이요? 51년생이죠. 까짓 것 뭐 어때요.(나이를)밝혀도 괜찮아요.”하며 천진스러운 표정이다. 그의 매력은 콧잔등의 까만 점을 중심으로 부채꼴처럼 쫙 펼쳐지는 웃음이다. 걱정거리라곤 하나도 없어보인다. 배씨는 최근 한달 동안 미국에 다녀왔다. 뉴욕에 사는 큰딸집에 들렀다가 라스베이거스와 LA, 하와이 등을 거쳐 돌아왔다. 식당 체인점 계약에 앞서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결과 LA지역에 우선 사업계약을 했다.“자신 있어요. 그동안 ‘배연정표’가 인기를 끌어온 비결이 있잖아요. 음식맛은 독특하고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재료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할 거예요.”라며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직원대신 경찰서 30번 들락거려 문득 매출이 궁금해졌다. 여름 성수기때에는 하루 3000∼4000명정도 찾는다고 귀띔했다. 슬쩍 메뉴표를 봤더니 가격이 7000원. 하루매상이 얼마인지 짐작이 간다. 바쁠 때에는 직원이 40여명까지 늘어난다. 나약한 여인네 혼자 음식장사를 하기가 간단치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10년전 여기에(곤지암) 오픈했을 때 동네사람들이 연판장 돌리고, 쫓아내려고 난리법석을 떨었어요. 주변이 다 죽는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오죽했으면 제가 보디가드까지 구했겠습니까. 혹시 음식에 해꼬지나 하면 어떡해요. 구두가 바뀌었다는 손님들도 많아 구두값 계산하다가 볼짱 다보기도 했어요. 잃어버렸다는 구두는 왜 그리 죄다 비싼 건지…. 손님과 직원 사이에 시비도 많았지요. 직원대신 백차(경찰 순찰차) 탄 것만 30번은 더 됩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오히려 고마워한다. 찾는 이도 많고 주변 땅값도 올랐단다. 또한 곤지암 주변 골프장이나 다른 곳 가는 약도에 항상 이 지역을 가장 먼저 그려질 정도로 중심지가 됐다고 부연했다. 배씨의 경영철학은 철저히 부지런함에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어떤 음식이 맛있을까. 오징어와 삼겹살이 만나면 어떨까.’라고 버릇처럼 생각한다. 맛있는 식당에서 슬쩍 ‘커닝’도 한다. 그리곤 집에 와서 식구들을 상대로 실험을 통해 완전히 ‘배연정식화’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음식특허를 받은 것이 10가지 넘는다. 배씨는 매일 아침 식당으로 출근한다. 직원회의를 주도한 다음 직접 주방에서 청결유무를 챙긴다. 배씨는 1분에 물컵 5000개를 닦을 정도로 이 방면에 달인이 됐다. 직접 시범까지 보인다. 컵을 일렬로 세워놓고 위 아래로 양손이 휙휙 지나간다. 눈썹이 휘날릴 정도. 지난 10년 세월의 그림이 단박에 그려진다. 직원들 봉급은 철저한 능력제.“봉급이 몇천원 단위까지 다 달라요. 그걸 열두번 하면 한 해가 후딱 지나가거든요.” 좋아하던 골프는 10년전 딱 끊었다. 인근 골프장 사장이나 대기업 회장이 가끔 들러 라운딩을 요청해도 정중히 거절한다. 정신적으로 해이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음식점 창업 강의도 자주 나가요. 보세요. 직장 다니다 정년퇴직하면 대개 32평짜리 아파트 한 채에 현금 1억∼2억원정도 갖게 되거든요. 대개 그걸로 음식점 사업을 생각해요. 그런데 3개월도 못가 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식점은 철저하게 시장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싸게 나온 집을 골라도 위험해요. 공간이 너무 커도, 또 너무 작아도 안 돼요.” 다음은 배씨가 귀띔하는 성공 노하우. 첫째 남편은 창업하고자 하는 음식메뉴의 식당에 들어가 주방에서 7개월 동안 열심히 배운 뒤 시작할 것. 둘째 식당을 차리면 부인이 반드시 카운터를 볼 것. 셋째 직원은 홀 서빙만 시킬 것. 다섯째 손님들이 ‘겉반찬’을 더 주문할 때까지 음식맛에 계속 정성을 쏟을 것 등이다. ●사업실패 남편 억척 뒷바라지 배씨는 현재 86세된 친노모를 모시며 남편 막내딸(중학생)과 함께 지낸다. 아버지는 여덟살 이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때 어머니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 않느냐고 했더니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어머니가 지금도 펄쩍 뛰신다.”고 했다. 어머니도 돈벌이를 위해 젊을 때 집을 나가 자신은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배씨 나이 열아홉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돌아온 어머니는 워낙 고생해서인지 온갖 잔병이 생겨 지금도 배씨가 병수발을 도맡아 한다. 남편은 몇해전 사업 실패로 62억원의 빚을 졌지만 배씨의 억척손으로 이를 극복했다. 지금은 남편의 건강도 회복돼 다들 새로운 인생의 봄을 맞고 있다. 문득 여자의 일생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참아야 하는 것이죠.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이고 싶어요.”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 평일 오후에는 마을 뒷산과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한다. 휴일에는 청계산이다. 이때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꼭 챙긴다. 아파트 주위 텃밭에 고구마, 감자, 상추, 고추, 무 등 농약 한번 뿌리지 않은 유기농 야채들로 반찬을 만든다. 평소 이웃의 농사일을 조금씩 거드는 품앗이를 해 무공해 먹을거리는 풍부하다. 현재 방송출연은 매주 금요일 아침마당(KBS-TV)과 충주 문화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나간다. 이때마다 방송국 수위 아저씨한데 꼭 인사를 받는다.“좀 전에 딸(가수 채연)이 들어갔어요.”라고. 반면 채연은 “어머니(배연정) 금방 나갔어요.”라고 듣는다. 둘이 얼굴이 닮아 ‘어머니와 딸’로 여긴다. 또 동료 코미디언 배일집씨와 부부로 착각해 출연료를 배일집씨 통장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환상의 콤비 둘은 오는 6월 말 뉴욕에서 첫 디너쇼를 갖는다. 반응이 좋을 경우 연말 팬들을 위해 국내 디너쇼도 계획 중이다. 건너 마을에는 선배 배삼룡씨가 살고 있어 가끔 맛있는 반찬을 갖다드린다. “돈은 어느정도 벌었습니다. 하지만 죽을 때 숟가락 하나 못가지고 가는 게 인생 아닌가요. 미혼모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복지타운을 세울 계획입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요즘 코미디가 말장난 위주롤 변질됐다고 지적한 뒤, 올드 코미디언과 섞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순발력과 재치는 결코 젊은이 못지 않거든요.”라고 하면서 활짝 웃는다. ■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서울 출생(본명 홍애경) ▲70년 동덕여고 졸업 ▲71년 MBC 코미디언 데뷔 ▲73년 TBC 명랑극장, 코미디쇼 ▲이후 MBC 웃으면 복이와요, 폭소대작전, 일요일 일요일밤에 출연 ▲영화 형님먼저 아우 먼저, 난 모르겠네 출연(80년) ▲96년 경기도 곤지암에서 ‘배연정 소머리국밥집’ 개업 ▲97년 뮤지컬 신데렐라(예술의 전당) ▲98년 ‘너IMF냐 나 배연정이야’ 단행본 출간 ▲2002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국무총리표창) ▲현재 KBS-TV ‘아침마당’ 금요일 출연,‘배연정 소머리국밥집’ 체인점 4곳 운영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4) 한국의 다도철학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4) 한국의 다도철학

    해가 길어졌다. 꽃피는 3월 버들가지에도 봄이 오고 새들이 맑은소리로 미친듯이 여기저기서 울어댄다. 차밭의 묵은 풀들을 정리하는 일에 흥이 돋는다. 해가 뉘엿뉘엿 산봉우리를 돌아 집으로 돌아간다. 푸르디 푸른 봄 하늘은 마치 뜬구름이 사라진 허공처럼 무량한 넓이를 보여준다. 삶이란, 차인의 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삶과 차, 삶과 차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차의 길이라는 것이 새삼 세월속에서 묻어난다. 서산 청허 스님은 그같은 차인의 삶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금생의 한길로 다닌 지 벌써 몇 년이며/현기를 헤아리는가 후도생(後道生)아/산 밖에서 인간 세상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베갯머리가에서 시냇물 소리를 듣네/꽃 밟고 돌아오는 길 봄 구름이 습하고/계수나무로 차 달이는데 저녁노을이 맑다/숲의 학과 야생 고라니가 서로 믿으니 이미 후덕한데/붉은 문에 하필 수놓은 옷이 빛나겠는가” 참으로 소박한 차의 살림살이가 묻어난다. 저녁노을을 벗삼아 계수나무로 달여먹는 차는 얼마나 풍요롭고 또 풍요롭겠는가. 사람들은 이같은 차의 미학을 음풍농월의 단절적인 삶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한폭의 수묵화 같은 차의 살림살이는 단지 삶의 멋을 부리기 위한 겉치장이 아니다. 관념과 현실을 투과한 깨달음의 삶속에서 펼쳐지는 우주적인 삶은 곧 현실일 수 있으며 충만한 내면의 동화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를 접하며 가장 많이 듣는 것은 바로 ‘다도(茶道)’라는 말이다. 조금 풀어서 해석한다면 차의 길 즉 차의 정신성과 물신성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는 말이라고 본다.‘다도’는 크게 2가지 뜻을 지닌다. 먼저 차를 다루고 끓이고 마시는 바른 방법이다. 이같은 것은 무척 현상적인 것으로 차를 다루고 끓여내는 모든 행위를 원만자적하게 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하나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정신성의 획득이다. 차 즉 다법을 통해 얻어지는 내면의 깨달음이다. 옛 성인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하나의 길로 통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차의 내외적인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진리의 당체를 얻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성인 초의 스님이 처음으로 ‘다도’라는 말을 언급했다. 초의 스님은 “다도를 설명하기 위해서 동다송을 썼다. 조주풍의 다도가 없어져버려 알지 못하므로 다신전을 쓴다.”고 말씀했다. 초의 스님은 또 김명희에게 “수체(水體)와 다신(茶神)이 열리어 정기가 들어오니 곧 대도를 이루게 된다.”고 했다. 초의 스님은 올바른 다법 안에는 차의 물신성과 정신성을 동시에 투과해야 한다는 다도론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도철학을 도대체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것인가. 다도철학이란 차를 다루고 끓이고 마시는 일에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깨닫게 되는 진리나 이념의 총체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도철학은 단순한 차를 벗어나 당시대를 함께 관통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사상과 연관을 가지며 그것은 다도사상 다도정신 다인정신 다도관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을 갖는 것이다. 우리의 다도사상은 ‘정(正)’과 ‘중(中)’으로 요약할 수 있다.‘정’과 ‘중’은 불·유·선 등 우리선조들의 정신적 사상사적 철학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보편적인 개념이다.‘정’과 ‘중’의 개념을 고전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먼저 유가에서는 ‘정’을 통한 ‘중’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정’은 무사(無邪)이며 본래의 ‘성(性)’이자 진리이다. 이에 반해 ‘중’은 중용이고 화(和)이다. 이것을 불교에서 보면 ‘정’은 팔정도며,‘중’은 ‘중도’다. 이것을 도가적으로 본다면 ‘정’은 심재와 전일이며,‘중’은 망형일 수 있다. 정과 중은 다사(茶事)와 행다례의 원리가 된다. 포법에 있어서 ‘정’은 정갈한 차, 깨끗한 차를 알맞은 분량으로 열을 제대로 익혀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을 뜻한다.‘중’은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울려 본래의 모습으로 탄생하게 하는 역동적인 관계를 ‘기’와 시간으로 잘 다스려 조화롭게 그 내용을 얻는 것이다. 행다례에서 ‘정’은 올바른 자세이며 ‘중’은 온화한 부드러움이다. 찻자리에서 ‘정’은 차를 접대하는 팽주인 주인과, 손님의 기본 예의범절이며,‘중’은 깍듯하고 예의범절을 지키나 조금은 여유가 있는 상대적인 예절을 뜻한다. 한발짝 더 나아간다면 찻자리부터 차를 우려내는 것까지 주인의 빈틈없는 세밀한 정성이 ‘정’이 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접대받는 손님이 주인과 하나가 되어 온화하고 편안한 마음이 되는 것이 ‘중’에 해당된다. ‘정’과 ‘중’은 또한 차실 등 찻자리를 꾸밀 때 기준이 되는 중요한 미의식이기도 하다. 먼저 다실이다. 다실에 있어서 ‘정’은 자연과 일체가 되어 있는, 아니면 현대인들의 삶속에 녹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라야 한다.‘중’은 편안하게 손님을 맞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차 핵심인 다완을 만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최고의 ‘다완’으로 불리는 ‘이도다완’은 먼저 다구를 쓰는 사람이 쓰기에 편하고 개성이 있게 만들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을 닮은 것처럼 넓고 담백한 의연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다완에서 ‘정’은 자연을 닮은 담백함이요,‘중’은 다구가 쓰기에 편하나 개성이 있다는 점이다. 다도에서 ‘정’과 ‘중’은 한발짝 더 나아가 차인의 사회 문화, 윤리적인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것은 어쩌면 현대 차인들의 삶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차인의 사회 문화적인 삶속에서 ‘정’은 자신의 실체를 거짓없이 있는 대로 꿰뚫어보고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만큼 내적 성찰이 이루어졌으며 그에 맞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분자족’의 삶을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자신이 지닌 능력의 최상과 최하가 어디에 있음을 알고 삶을 열심히 영위해갈 수 있는 성실한 노력이다. 차인의 삶속에서 ‘중’은 부족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따스한 마음인 ‘자비’다. 차에는 또한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는 실천적인 철학이 숨겨져 있다. 먼저 차는 사회적 구조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해준다. 분노도 탐욕도 모두 생각에서 나온다. 꾸준한 음다생활을 통해 가벼운 살림살이로 급진전하고 있는 자신의 살림살이를 깊고 넓게 할 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성하는 삶이 매우 중요하다. 다산 정약용은 자신의 그릇된 점을 깨달아가는 것을 공부라고 했다. 또한 옛 다인인 목은 이색은 자신의 차실에 가만히 정좌해 하루생활을 반성하는 차생활을 하며 탐욕에 물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차는 또 현대인들의 가장 큰 적이라고 부르는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다. 옛 차인들은 차의 고유한 기능중 한가운데에 근심을 없애는 것을 들었다. 음다는 신체의 오관을 즐겁게 해준다. 코로는 향기를 맡고 혀로는 맛을 보고, 눈으로는 찻물과 차싹과 다구를 보며, 손으로는 따스한 찻잔의 촉감을 느끼고, 귀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 지금은 그같은 호사를 누릴 수 없지만 땔나무를 사용했던 옛 차인들은 찻물 끓는 소리를 유난히 사랑했다. 찻물 끓는 소리를 소나무에 스치는 바람, 비오는 소리, 봄 강물소리 등 천지만물을 그대로 보듬어안는 자연의 소리로 들으며 사랑했다. 뿐만 아니다. 물은 인간의 몸을 이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물을 대하는 인간은 가장 편안하게 그것을 흡수한다. 그같은 물의 친연성은 정신적 신체적 긴장을 이완함으로써 뇌파를 쉽게 안정시켜 일상생활의 안정화를 가져다준다. 우리 주변에 중요한 일을 앞두거나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꼭 차를 먹는 습관을 지닌 다인들이 많다는 것이 그것을 입증한다. 차생활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정신건강을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음다생활은 또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간 대화의 통로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대인들의 주요한 삶의 문화적 터전은 가상공간에 있는 가상현실이다. 가상의 공간은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보다는 지극히 개별화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인간화의 길을 걷게 하는 ‘쿨 컬처’ 즉 차가운 문화로 상징된다. 차는 이같은 차가운 문화를 훈훈한 문화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차를 함께 마시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본원적인 감정들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차를 끓여 마시는 과정에서 굳었던 감정들은 서서히 풀릴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조건마저 형성되기 때문이다. 차는 가족과 가족, 조직과 조직, 더 나아가 인간과 신이 영혼을 나눌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차는 또 인간과 인간의 도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예의를 갖출 수 있는 기본자세를 만든다. 음다생활은 인내심과 질서를 갖춘 예의바른 행동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차는 젊을 때뿐만 아니라 중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를 가꿀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물의 진리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게 되는 우주적인 눈을 갖추게 한다는 점에서 삶의 실천철학으로서도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대흥사 제11대 종사인 함월 해원선사는 차가 가진 삶의 실천철학을 이렇게 시로 노래하고 있다. “갑술년 봄 온갖 꽃 감상하는데/청암스님은 회를 돕느라 사무가 번다하네/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어 걱정스럽더니/다행히 직접 만나니 즐거움이 끝이 없네/쌍계의 물 가득하니 선차(仙茶)로 족하고/칠불의 바람 불어와 손님의 흥을 더하네/멀리 낙동강 향해 돌아가야 하나니/헤어짐에 이르러 뜻이 어떠한가 묻지 마라.” <일지암 암주> ■ 中·日의 다도철학 중국에서 다도란 말에 대한 기록은 8세기말 당나라 사람 봉연이 썼다. 봉연은 그의 글에서 “이로부터 다도가 크게 성행했다.”고 적고 있다. 그 후 ‘다록’을 썼던 장원이 그의 저서에서 “차를 정성들여 만들고 건조하게 저장하며 깨끗하게 우리면 다도를 다한 것이다.”고 차를 다루는 법에 대한 다도를 적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다도정신의 근원은 육우가 쓴 ‘다경’에서부터 비롯됐다. 육우는 다도의 근원을 ‘검덕’으로 보고 그것을 숭상해야 한다고 했다. 북송의 휘종황제는 ‘대관다론’에서 “청(淸)·화(和)·정(靜)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저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중국의 다도정신은 ‘검(儉)·청·화·정’으로 집약된다.‘검’은 검소,‘청’은 청렴결백,‘화’는 화목,‘정’은 고요한 경지를 의미한다. 근대의 차인인 장만방은 “중국의 다덕은 염(廉)·미(美)·화(和)·경(敬)이다. 염은 맑은 차를 마심으로써 청렴하고 근검하게 하며, 미는 명품차에서 아름다운 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우정을 서로 나누고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다. 화는 다례를 중시하는 덕을 지녀 화합하고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경은 남을 존경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다른 사람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정갈한 다기와 좋은 물을 쓴다는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다도철학은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투철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차’는 곧 ‘도’요 정신이며 삶으로까지 여겨지고 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다도는 철학적 의미가 매우 깊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다도철학은 앞서 살펴봤지만 ‘와비’정신이 그 핵심이다. 와비는 원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허전함’‘은자의 생활철학’등에서 보여지듯 인간의 삶속에 근원적으로 투영된, 완전한 탐욕을 벗어난 깨달음의 경지를 상징한다. ‘달님도 구름 사이가 아니라면 싫습니다.’고 했던 센리휴의 말은 이같은 와비정신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와비사상은 또 다구를 평가하는 기준에서도 볼 수 있다. 와비차에 어울리는 차그릇들은 완전한 상태의 차그릇에 손질을 가해 불완전하고 불균형적인 ‘초(草)’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센리휴는 다실에 놓인 멀쩡한 꽃병 귀를 한쪽만 망치로 떼어냈다고 한다. 이같은 와비정신은 다회에서 내놓은 식사에서도 드러난다. 밥 한 그릇에 반찬 두세 가지, 가벼운 술 등 간단하고 소박한 식사가 기본이었다. 일본의 다도는 센리휴의 사규(四規)로 압축된다. ‘화·경·청·적’이 그것이다.‘화’란 찻자리에 참석한 사람들과 주인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 경은 주인과 손님 모두가 각기 불성을 지닌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청’은 물질적 정신적인 욕심을 떨쳐낸 맑은 마음을 통해 자유롭게 되는 것이며,‘적’은 공간적 고요함과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열반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뜻한다. 위에서 살폈듯 중국과 일본 등도 차에 대한 형식과 내용을 벗어나 국가와 개인의 삶의 철학으로서 ‘차’의 길을 가꾸어왔음을 알 수 있다.
  • 그리움 피는 산수유마을 가다

    그리움 피는 산수유마을 가다

    ■ 이젠 노란 그림 구경 갈까 올봄은 매화와 산수유 꽃을 함께 볼 수 있다. 원래 산수유는 매화가 지고 나면 피는 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는 일주일 정도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다. 그래서 섬진강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한다. 매화마을과 산수유마을의 위치는 차량으로 30분 거리로 아주 가깝다. 매화마을에서 섬진강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전남 구례군이다.19번 국도를 따라가면 오른쪽에 산동면 지리산온천이 눈에 들어온다. 산수유마을로 유명한 산동면 상위마을은 이곳에서 4㎞정도 떨어져 있다. 생김새가 중국의 촉나라 대추와 비슷한데다 신맛이 두드러져 촉산초(蜀散草)라고도 불린다. 산수유는 다년생 나무로 3월초에 꽃망울을 맺어 3월 중순이 넘어서면 노란 꽃을 활짝 피워 지리산 자락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의 역할을 한다. 이맘때부터 마을전체는 노란 물감을 들인 풍경화를 그려낸다. 올해는 개화시기가 빨라 벌써 노란 꽃잎이 서서히 마을을 물들이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4월2일까지 ‘제8회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 풍년 기원제를 시작으로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고로쇠 약수 마시기, 산수유 차·술 무료 시음, 산수유 염색 체험, 산수유 엿 만들기, 산수유 기념품 만들기 등 산수유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노랗던 산수유나무는 11월이면 붉은 보석 같은 열매를 맺는다. 빨간 껍질과 씨앗을 분리한 뒤 껍질로 차, 술, 한약재 등을 만든다. 여기서 나는 산수유 열매는 자연적 환경과 토질, 기후가 적합해 육질이 두껍고 시고 떫은 맛이 두드러지며 색이 곱다. 열매는 신장계통 및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7. ■ 그래도 아쉽다면 동백 구경 어때요 어렵게 5시간이 넘게 차를 몰고 간 남도의 매화와 산수유 꽃잔치가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면 광양 백계산 자락에 있는 동백림에 들러보자. 통일신라 시절 풍수지리 학자로 유명한 도선국사가 35년간 머물며 입적했다는 ‘옥룡사’란 절터가 있던 자리. 들어가는 입구에 울창한 동백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 이곳의 6000여그루의 동백나무는 도선국사가 심었단다.1878년 화재로 소실된 옥룡사 절터는 진위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동백림의 아름다움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다. 전라남도 지방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된 동백림은 3월 중순에 만개를 해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 광양에 갔으면 불고기는 먹어봐야지 광양을 대표하는 음식이 불고기. 일단 맛을 보러 광양읍사무소 뒤쪽 한국식당(061-761-9292)으로 갔다. 인근에 나름대로 원조라는 간판을 걸고 불고기집들이 몰려 있어 주차장부터 달콤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아담한 한옥인 한국식당은 4대째 불고기를 하는 집으로 광양에서도 이름이 자자하다. 광양 불고기는 좀 특이했다. 고기에 양념이 거의 없는 정말 선홍빛의 고기가 한접시 나온다. 한우의 등심을 얇게 썰어서인지 고기 군데군데 떡심이 붙어 있다. 백운산에서 나는 참숯을 피워놓은 놋화로에 고기를 굽는다. 맛은 담백하고 부드러웠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불고기의 맛은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과 양념의 노하우가 맛을 좌우합니다. 갓 잡은 한우의 등심에 붙은 힘줄과 비계를 떼어내고 살코기는 결 반대로 얇게 썰어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양념을 하지요.”라고 주인 박영희(54)씨가 말한다. ■ 남도의 넉넉한 맛에 빠져봐요 누룽지 또한 별미. 남도의 넉넉한 인심을 말하듯 밑반찬도 각종 김치와 젓갈, 전, 나물 등 푸짐하다. 불고기는 1인분에 1만 3000원. 누룽지는 2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전남 구례와 광양으로 가려면 대략 3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대전∼진주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으로 가다가 옥곡나들목에서 빠진다.2번국도와 만나 하동 섬진강다리앞에서 861번도로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면 매화마을과 만난다. 매화마을에서 861번도로를 타고 강을 따라 올라간다. 강 건너로 길이 하나 더 있는데 19번 국도. 화개장터로 유명한 남도대교를 건너 19번국도와 합류, 계속 북상하면 지리산온천관광지가 있는 산동면이 나온다. 온천관광지에서 4㎞가량 떨어진 언덕에 산수유마을로 알려진 상위마을이 있다. 대전∼진주고속도로를 타고 함양나들목에서 88고속도로를 갈아탄 뒤 남원나들목에서 나와 19번국도를 따라 내려오면 산동면과 만난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최태지 정동극장장의 요리사랑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최태지 정동극장장의 요리사랑

    우아한 발레리나에서 예술행정가로 화려하게 변신한 최태지씨의 요리솜씨는 몇점이나 될까. 매콤한 낙지볶음 한 접시면 두 딸들이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운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요리솜씨 뛰어났던 어머니 솜씨를 물려받은 덕이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 초인종을 누르자 화사한 얼굴로 문을 여는 최태지씨의 모습이 산뜻하게 다가왔다. 우윳빛 색깔의 코듀로이 바지와 보랏빛 반팔 니트 위에 분홍빛 꽃무늬 앞치마를 두르고 활짝 웃고 있었다. 중견 발레리나와 예술행정가의 모습과는 다른 인상을 풍긴다. (어머, 앞치마가 너무 잘 어울리네요.)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최씨는 (집에서는 주부잖아요.)라고 대답하며 어서 들어오란다. 최씨는 발레리나 출신으로 국립발레단장을 거쳐 정동극장 극장장을 맡아 예술행정가로 성공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바쁜 생활 중에서도 집으로 돌아오면 편안한 주부로 변한다. 호리호리한 외모여서 얼핏 생각하기에 요리가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음식 얘기로 넘어가자 기다렸다는 듯 쉴새없이 쏟아져 나온다. “극장을 책임지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 밖에서 주로 식사를 하게 되니까 사실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식사할 경우 생선구이라도 제대로 맛있게 해먹으려고 노력하지요.” # 아이들 위한 김치찌개와 낙지볶음 외식이 많다 보니 집에서는 소박한 밥상을 꾸민다. 약속이 없는 날이나 주말에는 구수한 누룽지에 김치, 갓김치와 밑반찬 몇가지가 밥상 위에 올려진다. 변호사인 남편도 바깥생활에 바빠서 평일에는 밥상을 서로 마주하는 일이 흔치 않다. 최씨의 숨겨진 요리솜씨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유학중인 두딸(대학생, 고등학생)이 방학을 이용, 한국에 와야 발휘된다. 이때에는 작심하고 김치찌개, 낙지볶음, 돈가스, 감자 샐러드 등을 정성스럽게 만든다.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 목살을 넣고 끓여낸 김치찌개는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 매콤한 맛의 낙지볶음은 다 먹고 난 뒤 삶아놓은 소면과 밥을 비며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돈가스도 자신있게 내놓는 요리 중 하나. 돼지고기를 여러번 두들겨 부드럽게 한 다음 소금, 후추, 마늘로 간을 해 재운다. 여기에 계란옷을 입히는 것이 포인트. 계란에 살짝 우유를 부어 넣는 것을 말한다. 우유 계란물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내면 돈가스 맛이 더욱 부드러워진다고 귀띔한다. 해물에 파를 넣고 만든 해물파전도 그가 좋아하는 요리. 해물과 야채가 잘 어우러져 영양 만점에 맛도 좋단다. 남편이 생선조림을 좋아해 어떻게 하면 맛있게 요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의 숙제. # 요리는 어머니 영향 받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프리마돈나로 활동하다 지난 83년 트렁크 하나 달랑 들고 귀국하기까지 요리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때 발레리나들은 밥을 한끼만 먹고 살았어요. 주스 한잔에 두부 한조각 먹는 정도였으니까 먹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어머님이 아예 부엌 근처엔 얼씬도 못하게 하셨지요.” 동네에서 유일하게 소매없는 원피스를 입고 다닐 정도로 멋쟁이였던 그의 어머니는 음식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멸치에 김치 넣고 끓여낸 김치국밥 등 집에 있는 재료 몇가지를 넣고 만든 요리가 너무 맛있어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는 꼭 집에서 식사를 했을 정도. 최씨는 이같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는다. 그의 본격적인 요리실력은 결혼해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발휘된다. 아이들을 위해 탕수육, 팔보채, 만두 등을 직접 만들어 먹였다. 슈크림 케이크까지 구워냈고, 도시락 싸는 것에도 정성을 들였다. # 전통공연 알리기에 열심 그는 평소 악바리로 소문나 있다. 처음 정동극장장으로 부임할 때 일부에서 “발레하는 사람이 무슨 전통공연을 하느냐.”며 비아냥거리곤 했다. 하지만 항상 도전하는 일이 좋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일, 즉 전통공연 상설장인 정동극장을 새롭게 키워내는 데 열중했다. “요즘 영화 ‘왕의 남자’가 인기를 끌고 있죠. 그런데 거기에 나오는 줄타기를 직접 보신 분이 얼마나 될까요? 외국에서는 한류 바람이 분다는데 왜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전통공연이 찬밥인지….” 우리의 전통공연을 국내외에 알리는 일 외에도 정동극장만의 색깔있는 기획공연을 무대에 자주 올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과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 등을 초청, 그들의 예술 인생을 대화로 풀어내는 ‘정동데이트’,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음악계의 젊은 유망주들의 무대인 ‘영 프런티어’ 등은 그가 만들어낸 ‘뉴 정동극장 프로젝트’. 값비싼 클래식 발레공연을 보러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가족 무용극 ‘성냥팔이 소녀’ 등도 정동극장의 단골 송년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극장장으로 취임했을 때 주차장이 없어 불편했다는 그는 이젠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주변에 미술관과 예쁜 덕수궁 돌담길을 옆에 끼고 있는 정동길에 홀딱 반했기 때문.“연인, 가족끼리 길을 걷다가 운동화를 신고도 공연 한편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정동극장”이라고 한번쯤 꼭 들르라고 권유한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낙지볶음과 조개탕은 맛있는 반찬이나 국으로도 좋지만 매콤한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술 한잔하면서 먹을 수 있는 안주로도 그만이다. 또한 파냄새가 곁들여진 오징어가 들어간 고소한 해물파전도 마찬가지. (1) 낙지볶음 재료:낙지 2마리, 양파 50g, 쪽파 30g, 풋고추 2개, 양념장(고추장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진간장 1작은술, 청주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1큰술, 설탕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깨소금 1큰술, 물엿 1큰술, 후춧가루) 만드는 법:(1)낙지는 머리를 자른 후 뒤집어 내장과 먹통, 눈을 제거한 후 가운데를 갈라 입을 제거한다.(2)소금으로 거품이 날 때까지 주무른 후 찬물에 씻는다.(3)5∼6㎝길이로 자른다.(4)양파와 쪽파, 풋고추는 어슷썰기 해놓는다.(5)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두르고, 채소를 각각 볶아 접시에 담는다.(6)팬에 낙지를 볶다가 양념장을 넣어 볶고 채소를 넣어 가볍게 섞어 뒤적이듯이 볶는다.(7)파는 마지막에 넣는다. Tip *낙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넣으면 요리하면서 물이 생기지 않는다. 아니면 양념장을 넣지 않고 먼저 낙지를 볶은 후에 양념장을 넣어 볶아도 된다. * 재료는 강한 불에서 단시간에 볶아낸다. *수분이 너무 많이 나왔을 경우 녹말을 약간 풀어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2) 조개탕 재료:조개 1㎏, 고추 2개, 실파 4뿌리, 마늘 1쪽,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물 12컵 만드는 법:(1)조개는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가 해감을 빼낸다.(2)실파·고추는 3㎝ 길이로 자르고 마늘은 채를 썬다.(3)해감을 빼낸 조개에 물을 넣어 끓인다.(4)끓이다 거품이 생기면 걷어낸 후 국물을 고운 면보에 걸러낸다.(5)거른 조개 육수를 냄비에 다시 부어 끓이면서 소금으로 간을 하고 조개, 마늘, 실파, 고추, 후춧가루를 넣는다. (3) 해물파전 재료:실파 200g, 양파 1/2개, 오징어 1마리, 홍합살 1컵, 달걀 4개, 반죽(부침가루 3큰술, 녹말 2큰술, 다진 마늘·생강즙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만드는 법:(1)실파는 짤막짤막하게 썰고, 양파는 다진다.(2)오징어는 내장을 빼고 씻어서 잘게 썰고, 홍합살과 게맛살도 잘게 썬다.(3)(1)(2)를 반죽재료에 모두 넣고 고루 섞는다. 반죽이 되다 싶으면 물을 조금 넣는다.(4)프라이팬을 달궈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지져낸다. # 단골맛집 최태지 극장장이 잘 다니는 음식점은 어딜까? 왠지 맛있고 분위기 있는 곳일 것 같다. (1)뉘조:이곳에는 달맞이잎, 민들레잎 등 먹을 수 있는 야생초로 만든 건강식이 있어 자주 간다. 이들 야생초로 만든 샐러드 외에 낙지볶음 등 각종 요리에 채소 대신 이들 야생초를 사용한 요리들이 많다. 서울 인사동(02) 730-9301. (2)타니 청담점:일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회에다 누들 종류, 스테이크를 한번에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 청담동(02) 3446-9982. (3)아미디:해산물 프렌치레스토랑으로 5가지 코스 요리가 가장 인기 있다. 그때 그때 신선한 생선을 많이 사용한 해물스튜 맛이 일품이다. 서울 삼청동(02)736-8667. ◈ 최태지는? ▲1959년 일본 교토 출생 ▲일본 가이타니 발레 아카데미 수학, 일본 문화학원대학 불문학과 졸업, 프랑스 프랑게티 발레 아카데미 수학, 미국 뉴욕 조프리 발레 아카데미 수학 ▲73∼80년 일본 가이타니 발레단 수석무용수 ▲87∼95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지도위원, 국립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교장 ▲96∼2002년 3월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 ▲77년∼현재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일본 발레협회이사 ▲99년∼현재 세계무용센터 이사, 한국 발레협회 이사 ▲04년 6월∼현재 정동극장 극장장
  • [한류통신] TV드라마 한류 돌풍 음식문화로 뿌리내려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홍콩 전역과 중국 화남지역으로 방영되기 시작한 90년대 초 한류의 태동을 일찌감치 감지한 한 홍콩 교포가 라면과 김치 등을 유통해 홍콩 대형슈퍼마켓에 공급하며 단숨에 대박을 터트렸다는 신화는 홍콩 교포사회에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로부터 10여년 후,‘먹기 위해 산다.’는 중국인에게 산해진미 궁중음식과 더불어 아름다운 여인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하는 ‘대장금’이 소개되자 중화권 한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극에 달했다. 한국식당을 찾은 현지인들과 홍콩의 양대 TV 방송국은 있지도 않은 ‘대장금 메뉴’를 만들어 내라며 성화를 해댔고, 몇몇 한국식당들이 급기야 ‘대장금 특선메뉴’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한국 연예인들 사진을 한 꾸러미씩 들고 한국식당을 찾은 홍콩인들은 주문한 한국음식이 나올 때까지 대장금 주제가나 아리랑 등을 흥얼대며 대장금의 나라 한국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 마냥 행복해 한다. 혹자는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미식의 천국 홍콩에서는 음식문화 저변에 한류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어 뿌듯하기 이를 데 없다.‘대장금 특선 메뉴’가 대장금의 인기와 함께 서서히 사라졌지만 한국음식점을 찾는 고객의 70%는 홍콩인을 비롯한 외국인이라는 게 한국식당 매니저의 전언이다. 이들은 외국인 전용으로 준비된 밋밋한 반찬을 마다하고 굳이 한국인이 먹는 맵고 짠 반찬을 특별 주문하기도 하고, 비빔밥이나 불고기, 갈비 등으로 한정돼 있는 외국인들의 전용메뉴도 전골이나 찌개로까지 옮겨갔다. 그뿐만 아니다. 패스트푸드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맥도널드’에서는 한국의 불고기가 들어간 햄버거 ‘대단해요’를 내놓았고,‘대가락’과 같은 홍콩식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도 육류를 이용한 한국식 바비큐를 정식 메뉴로 올렸다. 대형 중국 음식점에서는 ‘한국의 맛’을 중국음식에 접목시켜 새로운 퓨전음식을 만들어 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으며, 현지인들이 가장 많은 침사초이 중심부에 한국식 대형 패스트푸드점이 생겨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홍콩에서는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 열풍이 홍콩의 음식문화까지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홍콩을 찾는 외국인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하는 한류가 홍콩에서처럼 음식문화로까지 확산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권윤희 <위클리홍콩 교민신문 대표>
  • e세상에 ‘프로튜어’ 뜬다

    e세상에 ‘프로튜어’ 뜬다

    올해 핫 키워드로 등장한 ‘프로튜어’가 인터넷상의 신진세력으로 떠올랐다. 프로튜어(Proteur)는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의 합성어로, 전문가 못지않은 분석력과 관련 지식으로 무장한 ‘온라인 이웃’을 뜻한다. 이들은 네티즌의 입소문을 타고 미니홈피나 블로그상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영화·요리·인테리어 등 이들의 활동영역은 무한대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2006년 히트상품 예측’이란 보고서를 통해 프로튜어를 독일 관련 문화상품과 함께 10대 아이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포털업계도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프로튜어의 활동이 양질의 정보를 찾는 네티즌들을 끌어들인다는 점을 알고 프로튜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싸이월드 ‘오픈테마’에는 전문 영화평론가 못지않은 영화리뷰로 1700만 회원을 사로잡고 있는 프로튜어 3인방이 있다. 주인공은 민용준(25·학생), 송승범(26·무직), 김정오(28·학생)씨. 이들은 영화와 무관한 직업이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전문가다운 진지함과 노련한 글솜씨로 풀어내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리뷰수를 자랑하는 민씨는 이틀에 한번꼴로 영화를 보고 리뷰를 꼬박꼬박 남기는 열혈 영화 마니아다. 네티즌의 호응도가 높은 민씨의 리뷰는 오픈테마에서의 하루 조회수가 1만건에 이르고 있다. 요리 부문의 걸출한 프로튜어는 김용환(36)씨. 그는 ‘나물이네’(www.namool.com)라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반찬이나 국 등 생활 속 요리를 복잡한 요리도구 없이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 올리고 있다. 하루 방문객만도 1만여명. 지금까지 총 600만여명이 다녀갈 만큼 스타로 급부상했다. 나물이의 요리비법은 자취생들의 바이블이기도 하다. 요리교육은 한번도 받은 적이 없지만 감각이 돋보이는 요리들은 당장 잡지에 실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블로그 ‘제나의 작은 행복’(http:////blog.naver.com/ehahan)을 운영하는 제나씨도 네티즌들로부터 사랑받는 인테리어 프로튜어다. 제나(본명 한은하·33)씨는 자신이 즐기는 집안 꾸미기를 네티즌들에게 소개함으로써 프로 주부에서 온라인상의 프로튜어로 거듭났다. 남편이 밖에서 주워온 나무, 남들이 버린 소품 등을 적극 재활용해 단조로운 집안을 화사하게 탈바꿈시키는 생활 속의 아이디어를 공개하는 제나씨의 블로그에는 이미 40만명이 다녀갔다. PR게이트 이선민(27·여)씨는 “프로튜어는 프로처럼 한 단계 위가 아니라 네티즌들과 동일 선상에서 취미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전체 네티즌의 1%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명절 음식의 꽃’ 떡 드세요

    ‘명절 음식의 꽃’ 떡 드세요

    ‘밥위에 떡’이라는 말이 있다. 떡은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인생의 희로애락과 같이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가래떡 추억’이 절로 그리워진다. 찐 맵쌀을 떡메로 쳐 안반에서 길게 가래떡을 쭉 뽑아내던 떡집의 여인들. 김이 모락모락, 말랑말랑한 가래떡을 꿀이나 조청에 찍어 먹으려고 어머니 옆에서 턱을 괴고 기다렸던 시절들…. 옆 사진의 모습처럼 떡 방앗간 풍경만 봐도 마음은 벌써 ‘우리 우리 설날’로 달려가 있지 않을까. 그걸 아는지 떡 방앗간 아줌마의 활짝 웃는 모습이 더욱 보챈다. 할머니의 함박웃음은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넉넉함으로 반긴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정연호기자 jawoolim@seoul.co.kr ■ “떡만한 웰빙음식 있나요” “우리 조상들이 먹던 옛 떡에서 지혜를 얻어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건강과 멋을 담은 웰빙 떡을 만듭니다.” ‘떡 전도사’로 불리는 윤숙자(57)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한때 케이크나 빵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떡’에 인생을 걸면서 떡의 부흥기를 만들어 낸 인물이다. 지난 2001년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떡 카페 ‘질시루’를 열어 브랜드 떡방시대를 예고했다. 또 수출을 위해 3개월 유통기한의 ‘레토르떡’를 개발했다. 윤 소장은 단순한 떡 전문가가 아니다. 떡에 생명과 철학을 불어 넣어 새로운 우리 문화를 만들어 낸다.“우리 민족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상 위에 올렸던 것이 바로 떡”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떡은 우리 삶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란다. 그러고 보니 잔치상에는 물론 상가에서도 상차림을 할때 빠지지 않는 것이 떡이다. “빵이나 케이크는 몸에 좋지 않은 밀가루, 설탕, 버터, 인공색소가 들어가지만 떡은 쌀과 콩, 팥, 고구마, 호박 등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로 만들기에 그야말로 웰빙 음식이지요.” 그가 지금까지 ‘출생신고’를 한 떡만 해도 200여 가지. 아침 잠이 부족한 직장인들의 아침식사로 웰빙 떡을 권한다.“떡은 반찬없이 우유 한잔이나 과일 한조각과 같이 먹으면 영양 만점으로 시간도 절약된다.”고 말했다. 옛날 경조사때 떡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눠 먹고 정을 쌓았던 것처럼 정성을 주고받는 선물을 할 때에도 떡이 최고란다. “떡집은 왜 어두컴컴한 재래시장에 있나요. 이제 떡집은 빵집처럼 아름다운 거리로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해져요.” ■ 과일떡 웰빙떡 만들어볼까 이제 떡은 명절에만 먹는 추억의 음식이 아니다. 사시사철 먹기에도 좋고, 앙증맞도록 예쁜 웰빙 떡들이 유혹한다. 볼품없던 떡이 화려한 변신을 한 지 오래다. 못생긴 얼굴을 예전에는 ‘떡판’같다고 했지만 이제 그런 얘기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요즘 떡들은 모두 ‘공주’다. # 공주같이 예쁜 웰빙떡들 과거 기껏해야 떡에 넣던 재료가 콩, 팥이었지만 이제 호두,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는 물론 인삼 같은 한약재가 아낌없이 쓰인다. 고구마와 호박, 당근 등 각종 야채가 들어간 떡케이크는 보기에도 너무 예뻐 먹기가 아까울 정도. 심지어 녹차, 홍차, 와인까지 떡과 궁합을 이뤄 새로운 웰빙떡을 선보인다. 떡 샌드위치나 떡 도시락 같은 퓨전 떡 메뉴도 있다. 어디 영양가에 뒤질세라 진달래 국화 등 철따라 나는 꽃이 떡 위에 사뿐히 걸터앉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붉은 색은 오미자로, 초록빛은 녹차나 쑥으로, 노란색은 치자로, 검은색은 흑미나 흑임자로, 그야말로 천연 식품에서 뽑아낸 색들로 떡은 오색찬란해진다. 웰빙 붐을 타고 상승가도를 달리는 이른바 ‘브랜드 떡집’들.‘질시루’‘호원당’‘지화자’‘동병상련’‘미단’등은 동네 떡집과는 차별화된 떡집들로 당당히 고급 베이커리와 경쟁을 하고 있다. 명절 앞두고 이런 떡집에 진열된 웰빙떡들을 손수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가족과 함께 만드는 웰빙 떡 1. 호박떡 케이크 재료:멥쌀가루 3컵, 소금 1작은술, 설탕 3큰술, 단호박 찐 것 1/2컵, 팥1컵, 소금1/3, 설탕4큰술, 대추·밤·잣 적당량 만들기 (1)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갔다가 소쿠리에 건져 물기가 빠지면 소금을 넣고 빻아 놓는다.(2)팥은 찜통에 쪄서 소금을 넣고 쪄낸 다음 체에 내려 설탕을 넣고 섞는다.(3)단호박은 4등분해 속을 긁어내고 찜통에 찐다음 체에 내린다. 밤, 대추는 6등분하여 썰어 넣는다.(4)쌀가루에 단호박을 넣고 잘 섞어, 체에 내린 다음 준비한 대추, 밤, 잣을 넣어 고루 섞는다.(5)대나무 찜기에 팥과 준비한 쌀가루를 켜로 얹은 다음 김오른 찜통에 10분 정도 쪄낸다. 2. 고구마찰병 재료:찹쌀가루 2컵, 소금 1/3작은술, 고구마 2개, 설탕 적당량, 흑임자가루 땅콩다진 것 적당량(소와 고명) (1)찹쌀가루에 소금을 넣어 체에 내린 후에 익반죽한다.(2)고구마 1개를 쪄서 소금과 설탕을 넣고 조린 다음 흑임자가루·땅콩가루를 넣어 소를 만든다. 나머지 고구마는 0.5㎝로 잘라 설탕물에 조린다.(3)찹쌀반죽 가운데 준비한 소를 넣고 오므려서 동그랗게 빚은 뒤에 가운데를 눌러준다.(4)끓는 물에 삶아 물기를 뺀 후 흑임자가루 땅콩가루를 묻혀낸 다음 조린 고구마로 장식한다. 3. 고소미경단 재료:찹쌀가루 2컵, 소금 1/3작은술, 설탕 적당량, 땅콩·아몬드·잣·호두·호박씨 각 2큰술, 땅콩·호두·호박씨 각1/4컵 만들기 (1)땅콩·아몬드·잣·호두·호박씨는 0.3㎝정도로 굵게 다진다.(2)찹쌀가루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 다음 준비된 땅콩·아몬드·잣·호두·호박씨를 고루 섞어 설탕물로 익반죽한다.(3)찹쌀 반죽을 떼어 기름칠한 모양틀에 넣고 모양을 만들어 놓는다.(4)끓는 물에 삶아 체에 건진후 물기를 빼고, 땅콩·호두·호박씨 고물을 묻힌 다음 윗면에 아몬드·호두 등 견과류로 다시 장식한다.
  • WE와 함께 대박난 맛집

    WE와 함께 대박난 맛집

    ‘We에 소개돼 대박 났어요∼’ 주말매거진 We는 지난 2년간 ‘이집이 맛있대요’와 ‘이 집이 맛있대’라는 코너를 통해 전국 200여곳의 맛집을 발굴, 소개했습니다. 이 코너는 기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맛집들로 독자의 입장에서 까탈스러울 정도로 맛을 검증해 찾아낸 집들입니다. 이 때문에 제목과 같이 ‘이 집이 맛있대요∼’라며 자신있게 힘주어 외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만들어진 코너이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이메일이나 서울신문 홈페이지 등에 추천한 음식점 등을 직접 가서 취재해 게재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We가 100호를 맞아 그동안 지면에 소개된 맛집 중 ‘대박난’ 음식점을 찾아 뒷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물론 200여곳 중 7곳을 선정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맛을 찾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음식점들을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맛집들은 취재 당시의 맛을 꾸준히 지키고 있었지만 일부는 매스컴을 탄 뒤 맛의 질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곳도 있어 안타깝게 했습니다. We 첫회(2004년 1월 9일)에 소개됐던 부산 연산동의 영양돌솥밥집인 ‘낙원’과 서울 삼선교의 낙지전골집 ‘오낙도’(2회)를 시작으로 그동안 200여곳의 맛집이 소개됐습니다. 그동안 We에 실렸던 맛집 중 체인점 쇄도요청이 쏟아지거나 음식점을 크게 확장한 이른바 ‘대박난 집’들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A. 서울 광화문 장뚜가리 ‘12오겹살’로 광화문 일대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장뚜가리’는 We에 소개된 뒤 원조 맛집들이 즐비한 광화문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음식점’ 중 하나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쏟아지는 체인점 문의를 버티다 못해(?) 내년부터는 체인점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외국의 언론에 ‘한국의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중국 상하이와 일본, 미국 등에도 체인점을 추진중에 있다. 유성호(38) 사장은 “신문에 소개된 12오겹살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면서 “내년에는 체인점 사업을 통해 한국의 맛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자랑했다.12오겹살은 이 집의 대표 메뉴로 두께가 자그마치 12㎜에 이르는데 유 사장이 직접 1∼20㎜까지 잘라 구워 먹으며 가장 맛있는 두께를 찾아낸 것이다. 일반 오겹살의 두께가 5㎜안팎인 것과 비교해 두배 이상 두껍다. 신문에 영국 유학생활을 접고 음식점에 뛰어든 그의 이색적인 약력이 소개되자 손님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장사가 잘된다고 메뉴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조만간 ‘만배불취 오겹살’이라는 신메뉴를 준비하고 있다.‘술을 만잔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는 뜻의 이 오겹살에는 숙취 해소에 좋은 한약재를 넣어 숙성시킨 것으로 현재 한의사와 함께 연구 개발 중이다. 다소 엉뚱하지만 그는 최근 조리할 때 나오는 폐열을 재활용할 수 있는 장치인 ‘폐열을 활용한 난방장치’에 대해 특허 출원을 하기도 했다. 장뚜가리는 현재 광화문점(1호점)과 세종문화회관점(2호점) 등 두 곳이 운영되며,12오겹살은 1인분(200g)에 8000원, 마늘 숙성 오겹살은 1만원, 김치강정은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02) 732-9292. 만원, 김치강정은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02) 732-9292.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B. 경기도 수원 황포돛대 매서운 추위가 10여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매콤한 음식 생각이 절로 난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황포돛대’(031-258-0100)는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낙지·오징어’요리 전문점이다. 이 집의 ‘낙지불고기’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으로 소문나 있다. 지글지글 열기를 뿜어내는 돌 판위에 낙지와 각종 야채, 물엿과 청양고추 등으로 버무린 고추장 양념이 어우러져 특유의 매콤한 맛을 선사한다. 주로 산낙지가 나오는데 1인분에 1만 2000원으로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부담스럽다면 1인분에 6000원 하는 오징어 불고기를 권하고 싶다. 남겨진 양념에 공기밥과 김치, 야채, 김가루 등을 넣어 만들어주는 볶음밥도 빼놓을 수 없다. 돌판 위에 붙어있는 눌은밥을 긁어먹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인 김학규(30)씨는 “낙지와 오징어불고기도 좋아하지만 나중에 먹는 볶음밥 때문에 일부러 찾는 손님들이 꽤 많다.”고 귀띔한다. 김씨의 어머니 김부전(59)씨가 주방일을 맡고 있다. 그녀는 “15년 전 가족을 위해 요리기술을 배웠는데 이제는 본업이 돼버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고급 커피숍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C. 서울 송파구 고래집 “서울신문에 큰 빚을 졌습니다.” 지난해 서울신문 We에 맛있는 집으로 소개된 서울 송파구 수서역 현대벤처빌 뒤의 곱창 전문집인 고래집(02-3412-4355)을 1년여 만에 다시 찾았다. 영하 13도의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에서는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실내에는 곱창 굽는 연기로 가득했다. 박경미(39) 사장은 “지난해 서울신문의 기사가 나가자마자 대단했습니다. 멀게는 인천과 일산에서 전화를 주시고 찾아 오는 손님들이 있고 일주일 동안은 아예 전화를 받을 수 없을 지경이었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린다. 또 곱창이 모자라 밤 11시 이후에는 팔지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녁이면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 있어 가게 앞의 사거리 이름이 ‘곱창사거리’로 변했다. “이 집 곱창 맛이 정말 끝내줘.”라며 언손을 부비며 자리를 잡은 김성식(42·중앙엔지니어링)씨는 “쫄깃쫄깃한 맛과 그 뒤에 흐르는 곱의 담백함은 고래집만의 자랑”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아니야, 여기는 양이 더 맛있어.”라며 “아삭아삭 과일향이 가득하며 고기를 씹는 듯한 양의 부드러움은 대한민국 최고”라는 이형만(43·중앙엔지니어링)씨. 맛이 변하면 손님들이 먼저 안다며 제일 무서운 것이 손님들의 입맛이란 박 사장의 경영철학. 사람들이 너무 몰리면서 서비스가 소홀해질까봐 가장 신경이 쓰인다는 박 사장은 그래도 음식에는 최고, 최상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한치의 소홀함이 없단다. 인심 좋은 박 사장도 지난여름 구제역파동 때는 많이 힘들었단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자는 의미에서 양과 곱창을 먹기 전에 ‘싱싱한 간과 천엽’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렇게 퍼주다가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가 날 것 같았다. 시원한 선지 해장국과 간, 천엽만 먹어도 다른 가게에서 몇 만원을 주어야 한다. 바로 이렇게 손님에게 퍼주는 인심좋은 곱창집이 바로 고래집이다. 많은 사람들의 프랜차이즈 문의를 물리쳤지만 내년에는 전국에 고래집을 100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음식의 매뉴얼을 만들고 있단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D.가야산 산사의 아침 “주말매거진 We에 맛집 기사(10월27일자)가 나간 직후 대전에 산다는 40대 후반의 남자가 서울신문과 함께 We를 손에 들고 일행 4명과 함께 왔습니다.” 가야산 국립공원 내 치인(해인사)집단시설지구에 있는 사찰음식 전문식당 ‘산사의 아침’ 주인 손숙경(69·여)씨는 WE에 보도된 이후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즐거워했다. 손씨는 “대전에서 오신 분들은 ‘음식이 맛있다’며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 등 수도권 손님도 많았다. 서울 강남에 있는 50대 후반의 부부는 “기사를 보고 사찰음식을 먹기 위해 해인사까지 달려왔다.”면서 “거리가 너무 멀어 오는 동안 상당히 피곤했으나 음식 맛이 이를 모두 날려버렸다.”며 신문에 난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했다고 한다. 손씨는 “경기도 분당 한 아파트 부녀회에서 왔다는 10여명의 주부들은 10여 가지에 이르는 코스 음식을 모두 먹어 본 뒤 역시 신문 기사대로 맛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 손님 중에는 자신이 돈을 투자할 테니 서울에서 식당을 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MBC 모 PD는 We에 난 대로 맛이 있느냐고 물은 뒤 장아찌 담는 법을 가르쳐 달라며 몇번이나 전화하기도 했단다. 손씨는 손님이 늘면서 고들빼기김치 등 반찬을 2가지 늘렸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너무 고마워서란다. 합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 부산 동래구 대청 돌판구이 마을 “WE에 보도된 뒤 멀리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에 소개(11월10일자)된 ‘대청 돌판구이 마을’(부산 동래구 명장동) 주인 김정현(40·여)씨는 “기사가 나간 뒤 매상이 껑충 뛰었다.”며 고마워했다. 상호가 말해주듯 널찍한 공간의 마루와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이 집은 질 좋은 한우와 국산돼지고기를 사용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김씨는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손님이 하루 100여명에 불과했는데 서울신문 보도와 입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에는 찾는 손님이 배로 늘어 하루 200여명을 넘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요즘에는 연말을 맞아 송년 모임 등을 갖기 위해 단체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또 주말에는 인근 아파트 등지에서 자녀들과 함께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입시학원 원장인 정은경(45·여·동래구 복천동)씨는 “신문을 통해 대청마을을 알고는 남편과 함께 찾았다가 질좋은 고기와 맛깔스러운 밑반찬 등이 마음에 들어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영기(43·동래구 명장동)씨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등 음식점 분위기가 좋아 거래처 사람들과 자주 온다.”며 “다른 곳에 비해 값도 비교적 저렴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김씨는 “집에서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음식을 장만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F. 서울 압구정 유끼노스시 곳곳에 들어서는 회전초밥집과 뭔가 다른 느낌을 주는 서울 압구정동 ‘유끼노스시’에 들어선 것은 일년 전. 유기농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유끼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의 컨셉트는 웰빙이었다. 유기농 채소, 태평농법으로 키운 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매일 새벽에 공수하는 싱싱한 재료들로 다양한 메뉴를 선사했다. 인기 종목이 나타나면 이를 따라하는 ‘미투(me too)’ 상품이 판을 치다가 결국 지존만 살아남는 경쟁사회의 냉혹함이 외식업계를 피해갈 리 없다. 컨셉트를 가지고 톡톡 튀는 요리를 선보인 유끼노스시는 We에 소개되고 1년이 지난 지금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무를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은 여전하다. 일년 전과 달라진 것은 메뉴.82m 길이의 벨트 위에 떠다니는 다양한 요리 외에 계절 요리와 자체 요리대회를 열어 새롭게 개발한 특선 요리, 저렴하게 다양한 스시를 즐길 수 있는 런치세트 등 더욱 다양해졌다. 창작 개발 메뉴판에는 만든 사람의 자존심이 엿보인다. 금방 튀긴 새우와 아보카도, 화이트와인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 허니데리야키 소스를 넣어 만든 마키(3300원)는 최인선 조리이사의 이름을 붙였다. 연예인 옥주현이 늘 마지막을 장식하는 메뉴로 삼을 정도로 튀김 같지 않게 뒷맛이 깔끔하다.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인 브랜디 다다키스시는 ‘신실장님 스시’(3800원)로 이름을 바꾸었다. 주문을 하자마자 불에 직접 구워내 부드러운 참치 뱃살과 그 뒤에 남는 숯불의 향이 바비큐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신선한 딸기와 단맛의 밥이 오묘하게 조화된 ‘생과일롤’, 다진 청양고추를 넣은 새우야채볶음을 넣은 ‘군함말이’는 그 독특한 맛에 마니아까지 거느리고 있다.(모두 3300원) 울릉도 특산물인 산마늘잎을 절여 볶음밥을 말아 내는 ‘명이나물 스시’, 과감하게 일식집의 틀을 벗어버린 ‘불갈비 스시’ 등 겨울 특선 메뉴는 유끼노스시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가격은 접시 색상에 따라 1300원(노란색)부터 1만 2000원(금색)까지.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5시30분∼밤 10시. 점심특선메뉴는 오후 2시40분까지,8000∼2만 3000원. 휴무일은 없다.(02)540-4888.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G. 서울 청계천 홍어횟집 서울 청계천 새물맞이와 함께 인근 식당들은 은근히 기대를 했을 법하다. 유동인구가 많아질수록 들르는 손님도 많아질테니까.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여우다. 웬만한 정보 없이는 쉽게 발길을 옮기지 않는다. 제대로 된 홍어 맛을 내는 40년 전통의 홍어요리 전문점 ‘홍어횟집’은 흐름을 제대로 탔다. 청계 8가와 9가 사이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 쪽, 약간은 외진 청계천권이지만 청계천 새물맞이에 앞서 지난 9월 말 주말매거진 We에 청계천 주변 맛지도에 이름을 알리면서 손님이 점점 몰려들기 시작했다. 홍어 하나로 승부해 온 뚝심이, 단골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 We를 보고 찾았다가 이제는 단골이 됐다는 정선인(48·서울 송파)씨는 “집에서 멀긴 해도 홍어 맛을 생각하면 절로 발길이 향해진다.”며 “게다가 직접 삭혀 만든 거라 다른 곳에서 먹는 ‘시장산’과 다른 신선한 느낌이 풍긴다.”고 말했다. 이 집의 삼합, 찜, 탕, 무침 등은 직접 옹기에 짚을 깔고 삭혀 만든 홍어로 만들어져 요리마다 신선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홍어가 저장된 수십개의 천연 옹기는 볼거리이기도 하다. 홍어무침에는 생도라지를 넣어 비린 맛도 없앴다. 홍어삼합과 찜, 탕은 각각 6만원, 홍어무침은 4만원(中).(02)2234-164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지금 무안에선] 동북아 ‘산업·관광허브’로

    [지금 무안에선] 동북아 ‘산업·관광허브’로

    영산강(총길이 115㎞)이 물굽이마다 요동치고 있다.1981년 흑산도 홍어배나 목포 갈치배가 드나들었던 영산강 하구둑이 막히고 세발낙지의 서식지인 갯벌이 사라지면서 무대 뒤로 떠나는가 싶더니 서·남해안 시대를 맞아 다시 용틀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강 하류인 영산호 앞에 전남 신도청사(23층)가 맨 먼저 돛을 올리고 뱃고동을 울렸다. 이 신호탄으로 하류에 영암·해남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중류에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상류에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시동을 걸고 항해를 서두르고 있다. ●상류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나주시는 지난달 18일 노심초사했던 공동혁신도시가 나주로 확정되면서 메가톤급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설계·보상·영향평가 등을 일사천리로 하고 2007년 하반기에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예정지에 대해 건축행위와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보상 노림수를 차단했다. 정식 직제 신설에 앞서 혁신도시 업무지원팀을 12일부터 가동해 기업 투자유치에 나섰다. 혁신도시는 토지개발공사가 국비로 도로와 상·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깔고 부지조성과 분양대금으로 투자분을 회수한다. 이 도시는 쾌적하고 수준높은 주거·교육·문화·레저·의료시설을 갖춘 전원도시로 조성된다. 이 점 때문에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노조가 세운 버티기 작전은 어느 정도 힘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성패는 이전 공공기관과 관련된 첨단기업 및 대학, 연구소를 얼마만큼 빨리 제대로 유치하느냐에 달렸다. 기관별 상호협력과 연구성과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17개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 233억원은 나주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도 25개 시·군·구의 공동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그러나 신정훈 나주시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서울사무소가 나주로 올 본사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중류엔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무안 기업도시는 동북아 물류 전초기지로 삼는다.1200만평 중 600만평씩 국내단지와 중국단지로 나눠 개발된다. 한국과 중국측이 따로 자본금을 모아 SPC(특수목적법인)를 출범시킨다. 나중에 이를 하나로 합친다. 공동 SPC의 자본금은 현금 2700억원과 우리은행의 대출보증 2700억원 등 모두 5400억원이다. 한국측 SPC는 지난달 16일에 출범했고, 중국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중국은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무안반도를 첫 해외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이 있다. 지리상 가깝고 한국의 선진기술과 마케팅(유통기법)을 배워 ‘싸구려’라는 자국의 기술력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아예 살겠다며 100만평 규모로 차이나타운도 만든다. 중국은 올 여름 눈독을 들이던 대덕연구단지와 기술이전 및 투자협약을 맺었다. 중국측 투자 컨소시엄은 과학기술부 산하 창신유한공사와 상무부 관련기업인 광사집단(그룹)으로 다음달까지 자본금 700억원을 입금시키기로 했다. 일차로 20억원이 오는 20일쯤 들어온다. 국내기업 컨소시엄은 쌍용건설·남화산업·서우·한미파슨스·우리은행 등 5개 기업이고 무안군까지 합쳐 101억원을 출자했다. 이달 말까지 900억원을 추가로 내놓으면 자본금 1300억원 유치가 무난하다는 평이다. 무안군은 내년 3월쯤 도시개발 기본계획 승인과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07년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 ●하류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도는 “영산강 3-1·2 간척지구 2700만평을 제발 무상으로 넘겨달라.”고 정부에 촉구하며 끈질기게 매달린다. 이 땅을 참여기업에 무상으로 배분, 열악한 투자환경을 털어내고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자본금은 1조 5000억원이다. 현재 약속된 출자금액은 8000억원이다.CJ자산운용사가 5000억원,㈜동원투자개발이 1000억원, 쇼핑몰업체인 텐커뮤니티 1000억원, 한국항공레저개발 700억원, 전남개발 컨소시엄 320억원 등이다. 출발부터 정부와 전남도가 입씨름을 벌였던 기업도시 사업면적과 개발방식은 전남도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체 면적은 3000만평이고 개발방식도 ‘1도시 1개발 계획’이 원칙이다. 이 틀 안에서 전경련 컨소시엄이 500만평, 국내·외 컨소시엄 연합(15개 기업)이 2500만평에 대해 각자 개발계획을 짠 뒤 이 둘을 참조해 1개의 최종 종합계획을 만든다. 다만 ‘돈이 된다.’는 사행성(카지노) 사업이나 접근성이 좋은 영암군 삼호읍 주변 간척지 등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준영 전남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평소 ‘녹색의 땅-전남’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전남이 국토개발에서 소외되다 보니 오염되지 않은 땅과 공기, 물, 햇빛, 바람이 이제 독보적인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이 남아도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이지만 이들 도시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게 바로 이같은 자연요건이라고 자신한다. 남도 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과 이로 만든 남도의 맛깔난 음식맛을 경쟁력의 보고로 본다. “남녘의 황토땅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산뜻한 햇빛, 싱그러운 바람 등은 상하이의 눅눅한 습기나 후텁지근함, 베이징의 혹독한 북풍이나 지독한 황사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말했다.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이 때문에 관광 전남을 결코 따라올 수 없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중국 내 상류층이 자국 안에서 돈을 쓰는 데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걸림돌을 제기했다. 지금 중국은 자국 내에서 카지노(도박)를 허가할 수 없어 자국령이 된 마카오에다 카지노 시설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중국관광객 유치 전략은 ‘다윗(전남도)과 골리앗(중국) 싸움인가.’ 영산강 주변에 들어설 2개 기업도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초기 자본금 투자에서 관광객과 기업유치, 산업공단 활성화까지 줄곧 중국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은 경쟁관계인가, 보완관계인가.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발톱을 드러낸 공룡으로 다가섰다. 상하이 앞바다 32㎞를 다리로 연결한 컨테이너 부두인 양산항이 지난 12일 개항했다. 환적화물을 다루는 부산항과 광양항에 불똥이 떨어졌다. 또 상하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디즈니랜드와 노인전문 최첨단 휴양·의료시설이 들어서면서 우리를 바짝 긴장케 만든다. 전남도가 기업도시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위락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배용태 관광레저도시 기획추진단장은 “중국과 전남도는 때로는 경쟁관계이지만 때로는 보완관계”라며 “이 둘을 적절하게 조화해 우리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중국은 우리에게 관광자원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도시 조성에 골몰한 강기삼 무안 부군수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이 아니라 보완관계라는 데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무안과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겨냥하는 시선은 중국대륙 중에서도 황해를 사이에 둔 동부 해안지역이다. 경제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상하이·항저우·닝보·칭다오·옌타이 등이다. 무안 국제공항까지 40분∼1시간 거리에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중국에서 한달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이 가능한 인구로 전체 13억 가운데 2억 3000만명을 잡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10분의1인 2000만명 이상을 잡자는 계산이다. 즉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코스 중에 동남아 단체관광이 있을 것이고 여기에 무안반도를 묶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세일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또 목포항과 최단거리인 상하이에서 열릴 2010년 세계박람회는 기업도시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이다. 장장 6개월에 걸쳐 치러질 행사기간에 군침도는 반찬을 얼마나 잘 차려놓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지금 무안에선] 新영산강시대 2007년 ‘첫삽’

    [지금 무안에선] 新영산강시대 2007년 ‘첫삽’

    영산강(총길이 115㎞)이 물굽이마다 요동치고 있다.1981년 영산강 하구둑으로 흑산도 홍어배나 목포 갈치배가 드나들다 세발낙지의 서식지인 갯벌이 사라지면서 무대 뒤로 떠나는가 싶더니 서·남해안 시대를 맞아 다시 용틀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강 하류인 영산호 앞에 전남 신도청사(23층)가 맨 먼저 돛을 올리고 뱃고동을 울렸다. 이 신호탄으로 하류에 영암·해남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중류에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상류에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시동을 걸고 항해를 서두르고 있다. ●상류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나주시는 지난달 18일 노심초사했던 공동혁신도시가 나주로 확정되면서 메가톤급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설계·보상·영향평가 등을 일사천리로 하고 2007년 하반기에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예정지에 대해 건축행위와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보상 노림수를 차단했다. 정식 직제 신설에 앞서 혁신도시 업무지원팀을 12일부터 가동해 기업 투자유치에 나섰다. 혁신도시는 토지개발공사가 국비로 도로와 상·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깔고 부지조성과 분양대금으로 투자분을 회수한다. 이 도시는 쾌적하고 수준높은 주거·교육·문화·레저·의료시설을 갖춘 전원도시로 조성된다. 이 점 때문에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노조가 세운 버티기 작전은 어느 정도 힘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성패는 이전 공공기관과 관련된 첨단기업 및 대학, 연구소를 얼마만큼 빨리 제대로 유치하느냐에 달렸다. 기관별 상호협력과 연구성과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17개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 233억원은 나주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도 25개 시·군·구의 공동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그러나 신정훈 나주시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서울사무소가 나주로 올 본사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중류엔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무안 기업도시는 동북아 물류 전초기지로 삼는다.1200만평 중 600만평씩 국내단지와 중국단지로 나눠 개발된다. 한국과 중국측이 따로 자본금을 모아 SPC(특수목적법인)를 출범시킨다. 나중에 이를 하나로 합친다. 공동 SPC의 자본금은 현금 2700억원과 우리은행의 대출보증 2700억원 등 모두 5400억원이다. 한국측 SPC는 지난달 16일에 출범했고, 중국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중국은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무안반도를 첫 해외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이 있다. 지리상 가깝고 한국의 선진기술과 마케팅(유통기법)을 배워 ‘싸구려’라는 자국의 기술력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아예 살겠다며 100만평 규모로 차이나타운도 만든다. 중국은 올 여름 눈독을 들이던 대덕연구단지와 기술이전 및 투자협약을 맺었다. 중국측 투자 컨소시엄은 과학기술부 산하 창신유한공사와 상무부 관련기업인 광사집단(그룹)으로 다음달까지 자본금 700억원을 입금시키기로 했다. 일차로 20억원이 오는 20일쯤 들어온다. 국내기업 컨소시엄은 쌍용건설·남화산업·서우·한미파슨스·우리은행 등 5개 기업이고 무안군까지 합쳐 101억원을 출자했다. 이달 말까지 900억원을 추가로 내놓으면 자본금 1300억원 유치가 무난하다는 평이다. 무안군은 내년 3월쯤 도시개발 기본계획 승인과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07년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 ●하류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도는 “영산강 3-1·2 간척지구 2700만평을 제발 무상으로 넘겨달라.”고 정부에 촉구하며 끈질기게 매달린다. 이 땅을 참여기업에 무상으로 배분, 열악한 투자환경을 털어내고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자본금은 1조 5000억원이다. 현재 약속된 출자금액은 8000억원이다.CJ자산운용사가 5000억원,㈜동원투자개발이 1000억원, 쇼핑몰업체인 텐커뮤니티 1000억원, 한국항공레저개발 700억원, 전남개발 컨소시엄 320억원 등이다. 출발부터 정부와 전남도가 입씨름을 벌였던 기업도시 사업면적과 개발방식은 전남도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체 면적은 3000만평이고 개발방식도 ‘1도시 1개발 계획’이 원칙이다. 이 틀 안에서 전경련 컨소시엄이 500만평, 국내·외 컨소시엄 연합(15개 기업)이 2500만평에 대해 각자 개발계획을 짠 뒤 이 둘을 참조해 1개의 최종 종합계획을 만든다. 다만 ‘돈이 된다.’는 사행성(카지노) 사업이나 접근성이 좋은 영암군 삼호읍 주변 간척지 등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중국관광객 유치 전략은 ‘다윗(전남도)과 골리앗(중국) 싸움인가.’ 영산강 주변에 들어설 2개 기업도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초기 자본금 투자에서 관광객과 기업유치, 산업공단 활성화까지 줄곧 중국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은 경쟁관계인가, 보완관계인가.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발톱을 드러낸 공룡으로 다가섰다. 상하이 앞바다 32㎞를 다리로 연결한 컨테이너 부두인 양산항이 지난 12일 개항했다. 환적화물을 다루는 부산항과 광양항에 불똥이 떨어졌다. 또 상하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디즈니랜드와 노인전문 최첨단 휴양·의료시설이 들어서면서 우리를 바짝 긴장케 만든다. 전남도가 기업도시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위락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배용태 관광레저도시 기획추진단장은 “중국과 전남도는 때로는 경쟁관계이지만 때로는 보완관계”라며 “이 둘을 적절하게 조화해 우리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중국은 우리에게 관광자원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도시 조성에 골몰한 강기삼 무안 부군수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이 아니라 보완관계라는 데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무안과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겨냥하는 시선은 중국대륙 중에서도 황해를 사이에 둔 동부 해안지역이다. 경제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상하이·항저우·닝보·칭다오·옌타이 등이다. 무안 국제공항까지 40분∼1시간 거리에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중국에서 한달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이 가능한 인구로 전체 13억 가운데 2억 3000만명을 잡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10분의1인 2000만명 이상을 잡자는 계산이다. 즉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코스 중에 동남아 단체관광이 있을 것이고 여기에 무안반도를 묶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세일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또 목포항과 최단거리인 상하이에서 열릴 2010년 세계박람회는 기업도시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이다. 장장 6개월에 걸쳐 치러질 행사기간에 군침도는 반찬을 얼마나 잘 차려놓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준영 전남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평소 ‘녹색의 땅-전남’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전남이 국토개발에서 소외되다 보니 오염되지 않은 땅과 공기, 물, 햇빛, 바람이 이제 독보적인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이 남아도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이지만 이들 도시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게 바로 이같은 자연요건이라고 자신한다. 남도 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과 이로 만든 남도의 맛깔난 음식맛을 경쟁력의 보고로 본다. “남녘의 황토땅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산뜻한 햇빛, 싱그러운 바람 등은 상하이의 눅눅한 습기나 후텁지근함, 베이징의 혹독한 북풍이나 지독한 황사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말했다.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이 때문에 관광 전남을 결코 따라올 수 없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중국 내 상류층이 자국 안에서 돈을 쓰는 데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걸림돌을 제기했다. 지금 중국은 자국 내에서 카지노(도박)를 허가할 수 없어 자국령이 된 마카오에다 카지노 시설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戀街](6)신촌거리

    [서울戀街](6)신촌거리

    신촌(新村)은 대학가와 함께 서울시내에서 가장 ‘젊은 거리’이다. 이름뿐이 아니다. 인근 연세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학생뿐 아니라 서울시내 젊은이들이 ‘청춘’을 향유하는 장소다. 신촌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문화의 공간이었다. 많은 음악인들과 연극인들은 이곳에서 각박한 현실을 쓴 소주로 달래며 예술의 열정을 불살랐다. 이후 신촌은 ‘소비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다양한 문화 공간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뜻맞는 이들과 겨울밤 추위를 술 한 잔에 날려 버리기에 신촌만 한 곳도 많지 않은 까닭이다. ●신촌수제비 15년 넘게 수제비를 떼어온 집이다. 사골 국물에 감자와 호박, 당근이 들어간 전형적인 수제비 맛이다. 양도 푸짐해 끼니 때면 수십 미터의 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함께 먹는 김밥 맛도 괜찮다. 두명이서 수제비와 김밥 1인분씩만 시켜도 든든하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수제비 3500원 김밥 1500원.334-9252. ●이끼 1990년대 후반 납작한 돈가스만이 전부라고 여겼을 시절 치즈·야채·김치를 속에 채우고 김밥처럼 고기를 말아 만든 ‘롤가스’를 선보였다. 이곳에서 히트를 치자 홍익대·명동·대학로 등지에도 분점이 생겨났다. 김치치즈·카레치즈·고구마치즈 롤가스 등이 있으며 24시간 이내의 생고기를 쓴다. 공예품 같은 접시·사각사각한 무생채·후식으로 나오는 콩알껌은 이끼만의 특징이다. 가격대는 5000∼8000원선.337-1089. ●파스타12 은은한 조명 아래 아기자기한 소품이 놓여 있어 소개팅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고소한 두유에 크림소스의 부드러움을 가미한 두유 카르보나라·두유 버섯크림 스파게티(각각 7500원)가 특이하다. 오전 11시∼오후 5시에는 스파게티를 샐러드·음료와 함께 내놓는 런치세트를 6000∼6500원으로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스파게티는 모든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샐러드·음료는 무한정 리필된다. ●복성각 고추기름, 청양고추, 시금치 등의 식재료로 갖가지 색깔의 자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른바 파란 자장, 빨간 자장, 노란 자장 등이다. 밀가루를 넓게 펼쳐 만든 굵은 손칼국수 같은 면에 감자를 썰어넣은 납작자장도 유명하다. 이쯤되면 주인이 메뉴개발을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 읽을 수 있다. 여느 중국집과 달리 젊은층의 기호에 맞게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했다.5∼10명이 식사할 수 있는 작은 방들도 많아 학생들의 단체 회식장소로 애용된다.364-1522. ●만리향 규모는 아담하지만 중국 분위기를 자아내는 빨간색 간판으로 눈길을 확 끈다. 중국인 아주머니의 서비스에 불만스러운 목소리도 들리지만, 신라호텔 출신의 주방장이 만드는 사천식 요리를 먹기 위해 손님들은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여름에는 땅콩버터를 풀어놓은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이 담긴 중국식 냉면이 인기다.393-5863. ●간사이 일본풍의 선술집 분위기가 풍기는 일본 음식 전문점. 신촌 지역에 일본식 라면을 처음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한국인으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한동안 일본인이 운영했다. 육수에 일본식 된장을 풀어 숙주를 잔뜩 넣고 편육 두어점을 띄운 미소라면 등 메뉴가 40여가지나 된다.332-1333. ●진미락 도시락 전문점으로 노란색 간판의 허름한 외관만 보고 섣불리 지나치면 안된다. 직접 맛을 보면 진미락이 1985년부터 신촌의 금싸라기 자리를 꾸준하게 지키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도시락 메뉴(4500원짜리)에는 도시락 그릇에 오이무침, 계란말이, 생선튀김, 어묵 등 갖가지 반찬이 정성스레 나와 학창시절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떠올리게 한다. 햄버그스테이크, 돼지 불고기·돈가스 도시락은 각각 4000원. ●완차이 홍콩식 중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아주매운홍콩홍합. 중국 사천고추와 우리의 청양고추 등이 홍합과 함께 어우러져 놀랄 만큼 매우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마파두부밥도 ‘강추’ 요리. 특유의 소스 맛과 함께 야들야들한 두부와 고기를 씹는 맛이 일품이다. 자장, 짬뽕, 탕수육 등 중국집 기본 메뉴도 웬만한 곳보다는 낫다. 아주매운홍콩홍합 2만원, 마파두부밥 6000원.392-0302. ●가문의 우동 조개·오징어·낙지 등 갖가지 싱싱한 해물이 들어간 나가사키 짬뽕(6000원)은 추운 겨울에 훅훅 불어먹는 재미가 있다. 먹을수록 매워지지만 속풀이로 먹기에 딱이다. 볶음식인 해물야키우동(5000원)은 매콤달콤한 소스가 독특하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음식 맛을 돋운다.325-8325. ●면빠리네 서울에서 라면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다시마, 미역, 고추장 등으로 직접 만든 수프로 맛을 낸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해짬라면’. 양은냄비에 조개와 오징어 등의 해물과 다섯가지 야채 등이 어우러지면서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예술이다.‘김콩라면’(김치콩나물라면),‘오너라면’(오뎅너구리라면)도 인기다. 가격은 3000∼3300원선.그놈이라면도 식도락가라면 놓쳐서는 안될 곳이다.324-6574. ●송아저씨빈대떡 대나무로 만든 간판에 발길을 멈추게 하는 집. 가게 안과 천장, 벽 등이 모두 나무로 돼 있다. 인기 메뉴는 모둠전. 동그랑땡과 깻잎전, 부추전 등 7가지의 전들이 푸짐하게 나온다. 무척 부드러우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모둠전과 해물야채전 등이 1만 3000원.338-4919.동래파전도 부산파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밖에 신촌 먹자거리에 있는 신촌영양센터와 신선설농탕, 현대백화점 후문 맞은편의 함흥냉면도 괜찮다. 특히 신촌영양센터는 젊은 층을 위해 통닭 반마리·빵·수프·샐러드로 된 런치세트를 5500원에 내놓는다. 김유영 이두걸기자 carilips@seoul.co.kr ●섬 신촌이 원래 ‘젊고 활기찬 공간’보다는 시대의 어둠에 고뇌하던 젊은 지성들의 공간이었음을 증명하는 몇 안되는 곳이다. 1981년 고(故) 유향숙씨가 현재 먹자거리 자리에 가게를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술 한잔과 함께 민주주의를 염원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시인 김정환씨, 소설가 김인숙씨 등 유명인사들도 이곳을 아꼈다. 유씨가 2003년 11월 지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창천교회 뒤편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섬의 새 주인도 이곳 단골출신이다. 국산병맥주 4000원선. 안주는 단출한 편이다.392-7896. ●태 1998년부터 독수리다방 뒤편 지하에 둥지를 튼 술집이다. 네댓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발을 내딛는 순간 향긋한 인도 향과 이국적인 장식품이 손님을 맞는다. 흡사 외국 바에 온 듯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은 음악. 70년대 하드록부터 얼터너티브록, 브릿팝, 모던록, 하드코어 등 다양한 록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분위기에 맞는다면 곡 신청도 가능하다. 가격도 무겁지 않다. 맥주는 3000원, 양주는 5만원부터 시작한다.365-3824. ●Studio 70’s 이름처럼 70년대 선술집의 편안한 분위기다. 비틀스와 이글스와 시카고 등 8000여장이 넘는 70년대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는 간단한 공연 무대도 있다. 신촌블루스 엄인호씨 등 뮤지션들이나 프로급 아마추어 손님들이 가끔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우드스탁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기울일 수 있는 곳. 이름처럼 60년대 히피 운동을 선도했던 ‘플라워무브먼트’ 세대 음악과 70년대 하드록을 주로 들을 수 있다. 연세대 어학당에 다니는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다.334-1310. ●벨벳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가볼 만한 곳. 벨벳언더그라운드는 60년대를 풍미했던 록 그룹. 폴 매카트니, 지미 페이지, 지미 헨드릭스 등 시대를 풍미했던 록 스타들의 얼굴이 가게 벽면에 새겨져 있다.336-8635.도어스에서도 ‘빵빵’한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맘껏 들을 수 있다.334-5463. ●원조껍데기집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웬만한 안주가 3000원이 넘지 않을 정도로 싸다. 이름 그대로 이곳은 돼지껍데기가 주 메뉴다. 쫄깃쫄깃하면서도 담백한 껍데기는 비위 약한 사람도 곧잘 먹을 정도로 괜찮다. 새벽까지 가게가 시끌벅적할 정도로 인기다. 껍데기 3장에 3000원.‘가장 비싼’ 소갈비살양념구이와 안창살이 5000원이다. ●미네르바 1975년부터 문을 연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이다. 특히 지금껏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클래식 전문 커피숍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커피맛 역시 역사만큼이나 그윽하다. 모카, 브라질산토스, 과테말라 등 10여종의 원두커피가 준비돼 있다. 직접 내려먹다 보면 커피향이 온 몸을 감싼다.3500∼4000원 선으로 저렴한 편. 리필은 1000원을 더 내면 된다.3147-1327. ●몽환(夢幻) ‘복합문화놀이공간’을 표방한 클럽. 붉은 색의 어두운 조명 아래 중국풍의 고가구가 몽환적인 음악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아담한 건물을 통째로 쓰는데 지하는 클럽,1층은 라운지,2층은 갤러리 카페로 쓴다. 친구네 집에 놀러온 것처럼 신발을 벗고 방석에 앉아 푹신한 쿠션에 기대어 술이나 음료수를 마실 수 있다. 때때로 2박3일 동안의 ‘48시간 파티’ 등 독특한 컨셉트의 파티가 열린다.325-6218. ●향음악사 몇 안 남은 음악전문 카페와 함께 신촌이 한때 음악인의 거리였다는 것을 방증하는 곳이다. 바깥에서 보는 매장은 좁은 편이지만 허공과 벽에는 빼곡히 앨범이 쌓여 있다. 이곳만의 특징은 한국 인디음악 등 쉽사리 구하기 힘든 앨범이 거의 다 있다는 점이다. 핫트랙이나 신나라레코드에 없더라도 이곳에서는 구할 수 있어 음악마니아 치고 향레코드를 이용해보지 않은 이는 없다. 인터넷(hyangmusic.com)에서도 주문할 수 있다.337-7598. 이두걸 김기용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마당] 김치를 위하여/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나는 김치를 좋아한다. 적당히 익은 김치의 알싸한 맛도 좋고, 양념이 잔뜩 묻은 갓 담근 김치의 풋풋한 맛도 좋다. 뜨거운 밥 위에 김치 한 쪽을 올려 먹으면 그 어떤 반찬이 부럽지 않다. 한국 사람이 김치 좋아하는 거야 자랑도 아니다. 오히려 김치를 못 먹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까. 건강이 최고의 관심사가 되면서 김치가 최고의 장수식품 중 하나로 떠올랐었다. 언론에서는 발효식품인 김치의 장점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으며, 갖가지 김치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이 김치를 잘 먹으면 어떤 우월감에서랄까 ‘우리 아이는 김치도 잘 먹어요.’라는 묘한 자부심을 갖는 젊은 엄마들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안 통하게 되었다. 김치에 기생충 알이라니. 그동안 김치를 못 먹었던 것이 오히려 자랑할 일이 되어 버렸다. 검출된 기생충 알이 인체에는 무해하다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공업용 기름 라면 소동에 만두파동, 그리고 이제는 김치까지. 어떤 먹을거리에도 생겨서는 안 되는 문제들이겠지만 하필 우리의 전통음식인 김치에 문제가 생겼다니 더욱 당황스러울 뿐이다. 한동안 ‘김치’와 ‘기무치’가 한판 전쟁을 벌이던 때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김치는 우리가 원조라며 원조전쟁을 벌였었다. ‘김치’하면 ‘코리아’라는 공식이 당연한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기무치’가 더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김치 종주국으로서 김치만은 뺏길 수 없다는 정부의 노력 덕분인지 이제 세계에서는 기무치가 아닌 김치라는 이름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더구나 김치가 국제 상품 분류인 니스 분류에 의해 국제 통용어로 공식 인정 받았다는 보도를 접한 지가 엊그제이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생긴 불상사로 인해 김치를 한국의 고유음식으로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무색해지게 생겼다. 자칫 잘못하면 김치라는 음식이 오히려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망치는 발단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기생충 김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국내외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일본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송을 보았다. 여러 사람들이 그동안 한국 김치를 즐겨 먹었는데 께름칙하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이 인터뷰를 보며 원조경쟁을 펼쳤던 일본 사람들도 역시 우리의 김치를 즐겨먹었군 하며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아, 역시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김치 종주국으로 자리잡았구나라는 안도감이 아니라, 아이고 나라망신! 이라는 생각이 든 건 비단 나뿐이었을까. 중국에서 만든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했을 때는 중국 식품의 안전성이 문제가 됐었다. 그러다가 한국 김치에도 문제가 있다는 중국 당국의 발표에 보복성 보도다 뭐다 말이 많았다. 김치라는 음식이 뜨거운 감자가 되었고,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되었다. 그 와중에 국내에서 만든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 더 이상은 발을 뺄 수 없다. 잘못을 시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인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기생충 알이 나온 것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한시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하고 그동안 쌓아왔던 김치의 이미지가 더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백 번의 좋은 일보다 한 번의 나쁜 일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것이 사람 맘이다. 이번 기생충 알 사건을 마무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김치는 우리의 고유음식이라고 목청 높여 자신있게 외쳤던 그 때처럼, 우리의 김치, 우리 손으로 살리겠다는 다짐이 더욱더 필요할 때다. 여기저기 식당에 붙어 있는 ‘우리 식당은 직접 담근 김치만 사용합니다’라는 문구가 어색해지고, 밥 위에 김치를 듬뿍 얹어 입을 크게 벌려 먹어도 걱정되지 않을 날이 하루빨리 다시 오길 바란다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 가야산 ‘산사의 아침’

    가야산 ‘산사의 아침’

    웰빙바람을 타고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도심에서도 사찰음식 전문점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사찰음식은 절에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가야산 국립공원내 치인(해인사)집단시설지구에 있는 식당 ‘산사의 아침’에 가면 사찰음식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가야산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모든 재료는 인근 가야산과 매화산에서 직접 재배했거나 채취한 것들이다. 물도 매화산에서 내려오는 약수를 사용한다. 모든 재료를 다듬을 때도 이 약수를 사용하는 정성을 보인다. 산채정식과 코스요리 3종류가 있다. 코스요리에 포함된 음식종류는 두부대추 완자조림, 참사리 샐러드, 작설차 호박점병말이, 김전, 연근전, 생표고버섯 양념구이, 무이버섯 생채, 표고탕수이, 인삼말이 등이다. 사찰음식이기 때문에 육류는 없다. 또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 등 오신채를 쓰지 않는다. 간장과 죽염 등 천연조미료만 사용하고 밀가루 대신 콩가루와 들깨가루를 쓴다. 샐러드에는 50여가지의 한약재를 발효시켜 만든 소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제격이다. 야채로 만든 탕수이와 표고버섯 통구이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다. 흑미에다 은행·밤 등을 넣은 영양밥도 일품이다. 산채정식에는 고사리, 산나물, 취나물 등 15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주인 손숙경(69)씨는 이곳에서 30여년간 한식당을 했다. 최근 딸 박득희(39)씨와 함께 적문스님이 운영하는 한국사찰음식문화연구원에서 정식으로 배워 산사의 아침을 열었다. 손씨는 “재료 구입비가 거의 들지 않고 임대료 부담도 없어 다른 사찰음식점보다 비교적 싼 값을 받고 있다.”며 “손님들이 좋은 음식을 먹고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상다리 휘도록 차린 ‘잔칫상’ 받으시오

    상다리 휘도록 차린 ‘잔칫상’ 받으시오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 속에서 한식을 즐기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한국 음식으로 세계를 제패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재래식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사용하며 한국 전통의 맛을 고집하지만, 인테리어와 서비스는 외국에서 배웠다. 대표적인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방문, 특장점을 짚어본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한쿡(www.hancook.co.kr)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도자기와 술잔이 반갑게 맞는다. ●뷔페식 전통 한정식 골라먹는 재미 쏠쏠 드라마 ‘대장금’ 주제곡과 비슷한 음악이 귓가를 울리고, 머리에 두건을 쓴 개량한복 차림의 아낙네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벽면은 ‘신라 천년의 미소’로 불리는 전통기와로 꾸몄다. 매장 중앙에는 정자 모형의 다과정이 보인다. 50여종의 전통 한정식은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일명 ‘잔치마당’. 평일 점심은 1만 5900원, 주말 및 저녁은 1만 9500원. 잔치마당은 야채 코너로 시작된다. 양상추·비트잎 등 계절 채소 7가지에 복숭아·들깨 등 소스 5가지가 놓여 있다. 전채요리로 더덕생채, 단호박, 청포도 무침, 꽃게 무침이 뒤를 잇는다. 다음은 구절판. 무를 얇게 썰어 식초에 절인 무쌈에 팽이버섯, 오이, 숙주, 당근 등을 넣어 돌돌 말아 겨자 소스에 찍어 먹는 것. 늘 붐비는 코너다. ●3000~5000원 더 내면 쇠고기 갈비 등 추가 즉석코너에선 아낙네가 부침개와 두부전 장떡 잡채를 만든다.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이 꼭 잔칫집 같다. 시래기·곤드레나물 등을 수수밥과 고추장 된장에 비벼 먹는 비빔밥 코너도 마련돼 있다. 다과정에는 제철 과일 5∼6가지와 커피 아이스크림 차 떡 유과 등 후식이 놓여있다. 과일이 들어 있는 젤리와 오미자차가 인기란다. 젊은 소비자를 위해 생맥주 코너도 있다. 잔치마당에 3000∼5000원을 추가하면 쇠고기갈비 돼지고기구이 찜 전골 등 일품요리를 맛볼 수 있다.CJ푸드빌 심은정 과장은 “신선한 농산물과 야채, 해산물 등 건강식품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KTF카드를 사용하면 15% 할인받는다. ●620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 놀부명가(www.nolboo.co.kr)는 한식 전문기업 놀부의 대표 직영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자리하고 있다. 상째로 들고 오는 푸짐한 한정식에 국악 공연이 어우러져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세계적인 여행가이드북 ‘론리 플래닛’의 서울판을 쓴 마틴 로빈슨이 최고의 한국음식점으로 꼽았다.620평 규모의 복층 구조인 놀부명가는 350명을 동시에 수용한다. 국내 최대 규모. 창덕궁의 외형을 본떠 고풍스럽다. 입구에는 김순진 대표가 직접 모은 도자기와 숟가락 등 소품을 배치했다. 어우동과 월매, 엿장수 복장을 한 종업원이 매장을 누비며 흥을 돋운다.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 카메라를 눌러댔다.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 국악 공연 놀부명가는 모두 좌식이다. 그래서 허리가 약한 어르신에겐 등받이 의자를, 외국인에겐 앉은뱅이 의자를 내준다. 자리에 앉으면 개량 한복을 입은 종업원이 찬물과 물수건을 가져와 바닥에 놓고 주문을 받는다.17가지 반찬이 나오는 놀부상차림은 1만 7000원이고, 오리훈제 장어구이 간장게장 연어쌈 등을 더한 명가상차림은 3만원. 잠시후 밥과 국 반찬 계란찜을 가득 담은 밥상을 남성 종업원 2명이 들고 온다. 맹승주 판촉팀장은 “상 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잔칫상을 받는 느낌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낮 12시30분∼1시45분, 오후 6시30분∼8시40분에는 1층 무대에서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민요 합주, 화관무, 가야금병창, 부채춤, 판소리, 살풀이 등이 눈을 즐겁게 한다.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봄날의 보리밥(www.bombob.com)은 토니로마스 스파게티아 매드포갈릭 등을 운영하는 썬앤푸드가 지난 4월 오픈한 브랜드다. 쇠고기를 부위별로 판매하던 육반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자리한 매장은 통나무 원목으로 자연미를 살리고, 한국 전통의 단청색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레스토랑 입구는 직각이 교차하는 전통 문살을 응용한 인테리어. 구멍 군데군데에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아크릴을 끼워 색동저고리처럼 꾸몄다. 따로 방이나 좌식 공간이 없지만 매장 중간에 미니 대청마루를 들여놓아 편리하다. 잠든 어린아이를 눕혀놓기에 안성맞춤. 돗자리를 깔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된장찌개·야채·물김치등 푸짐 대표 메뉴는 6000원짜리 ‘봄날의 보리밥’. 콩나물 버섯 취나물 고사리 등 제철 나물 10가지에 보리밥이 나온다. 입맛에 따라 흰쌀밥으로 바꿔 먹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와 쌈야채 어리굴젓 물김치가 푸짐하다. 마케팅팀 원정훈씨는 “다양한 나물을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에 비벼 먹는 건강식”이라면서 “쌈야채에 비빔밥을 싸서 된장찌개에 곁들어 먹으면 일품”이라고 말했다. 봄보쌈(1만 5000원) 명란비빔밥(8000원) 고등어 보쌈정식(8000원)도 인기 메뉴다. ●외식업체론 처음 벤처기업 인증 받아 우리들의 이야기(www.ourstory.co.kr)는 국내 최초의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이다.1999년 문을 열어 2000년 외식업체 처음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이 생소한 때라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소망화장품이 인수하면서 재도약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매장은 TGI 프라이데이스나 아웃백스테이크와 닮아 깔끔하다. 한국적인 운치가 부족한 게 아쉽다. 음식은 포도씨 오일로만 조리하고,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샐러드 바에는 김치 등 밑반찬 5∼7개가 놓여있다. 인기 메뉴는 오이말이 냉채, 새우칠리, 김치 쌈밥, 매운 고추갈비찜.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즐기도록 퓨전음식을 많이 개발했다. ●먹다 남은 음식은 포장서비스 오이말이 냉채는 쇠고기 표고 계란 배 등을 새콤한 소스에 양념해 오이를 돌돌 말아 만들었다.1만 1500원. 김치 쌈밥은 단백한 비빔밥을 백김치로 말고, 부드럽고 매콤한 해산물을 야채와 볶아 내놓은 음식이다.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1만 5000원. 소갈비를 고추장소스에 버무려 익힌 매운 고추갈비찜은 외국인도 좋아한다고. 눈물이 날 만큼 매콤하다.2만 2000원. KTF카드를 제시하면 20% 할인하고, 매달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이달에는 주먹밥 튀김 등 4가지 메뉴를 매주 월요일,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매니저 서미란씨는 “남은 음식을 챙겨주는 등 패밀리 레스토랑의 서비스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 심 과장은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은 요리법의 체계화, 전문화를 이뤄 세계 무대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戀街] (5) 삼청동 거리

    [서울戀街] (5) 삼청동 거리

    북적이는 도심을 뒤로 하고 경복궁 모퉁이를 돈다. 낙엽을 즈려밟으며 발걸음을 옮긴지 10분이 지났을까. 어느새 삼청동 어귀에 다달았다.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늘어선 단층 건물들은 시공(時空)을 뛰어넘은 세상에 있는 듯 하다. 고즈넉한 한옥들은 인사동에 비해 더욱 한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동시에 아기자기한 야외 테이블과 벽돌집 앞에 놓여진 꽃들은 유럽의 어느 골목길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삼청동 풍광을 담은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삼청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도 생겼다. 회원은 2만여명에 이를 정도다. 이들이 인정하는 맛집·술집·찻집들을 찾아 떠나보자. 쿡앤하임(Cook´n Heim) 햄버거를 무조건 정크푸드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운 조리장이 웰빙을 목표로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작은 정원에 마련된 식탁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운치가 있다. 이탈리아의 구운빵인 ‘포카차’에 두툼한 패티를 넣은 이탈리안 칠리버거는 8500원.733-1109. 8 steps 식당에 들어가려면 8개의 계단을 올라가야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빵에 훈제연어·버섯샐러드·가지·문어·시금치 등을 올려먹는 스페인 요리인 ‘타파스(tapas)’가 독특하다. 가격은 1만 2000원∼1만 6000원. 저녁에는 타파스를 비롯해 티라미스, 스테이크 등이 포함된 코스(5만원)만 내놓는다.738-5838. 아 따블르(A Table) 프랑스어로 ‘소박한 밥상’이라는 의미다. 메뉴판이 따로 없는 게 특징. 그렇다고 주는대로 먹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주인이 그날그날 가장 신선한 재료를 골라 ‘오늘의 메뉴(Plats du Jour)’를 짠 뒤 작은 칠판에 요리들을 적는다. 테이블이 6개밖에 없어 한옥만의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점심 3만원, 저녁 4만5000원·5만5000원(부가세 10% 별도)736-1048. 추억의 햄버거 스테이크부터 갖가지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까지 있다. 올디스 팝송이 나오는 편안한 분위기다. 호주산 쇠고기로 만든 부드러운 안심스테이크(2만 9000원·200g)가 잘 팔린다. 점심 메뉴는 6400∼1만 3000원.733-3535. 청(淸) 통유리창을 통해 인공 폭포와 연못이 있는 아기자기한 숲을 볼 수 있는 중식당. 로맨틱한 정원 풍경과 촛불 아래에서 재즈를 들으며 와인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연두부에 크림을 같이 반죽해 얇게 튀긴 ‘일품두부와 비타민(1만 5000원)’은 고소하면서 담백하다. 코스 요리는 점심이 2만3000∼6만원, 저녁이 4만5000원∼9만원.720-3396 뺑&빵 쌍둥이 자매가 동부이촌동에 이어 낸 스파게티 전문점. 가게 이름도 이들의 별명에서 따왔다. 둘 다 유학파로 깔끔한 맛의 이탈리아 정통 스파게티를 내온다. 여러 사람들이 찾는 메뉴는 크림스파게티.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구수한 맛을 내면서 스파게티를 싫어하는 남성들도 자주 찾는다. 해물스파게티나 각종 리조또도 맛있다. 가격은 스파게티가 1만5000∼1만8000원으로 약간 센 편.722-5930 콰이민스 테이블(Qwymin’s Table) 미술가 김쾌민씨가 손수 인테리어한 아기자기한 카페.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벽에는 이국적인 골동품, 벽돌 등과 함께 김씨의 설치미술 작품인 ‘벽의 눈물’이 전시돼 있다. 식사와 와인,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와인은 4만원, 차는 5000원부터.1만 5000원 받는 프랑스식 전골 ‘해물 브야베스’도 특이하다.736-7320 비움(VIUM) 삼청동의 갤러리 카페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각종 자기들을 전시·판매하는 곳으로 벌써 널리 알려졌다. 컵, 사발 등 뿐 아니라 액자 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국 뉴욕, 독일 뮌헨, 일본 나수 등에도 매장과 전시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먹거리도 전시품 못지 않게 빼어나고 깔끔하다. 특히 삼청동에서 가장 저렴한 값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호주산 와인인 노티지힐을 3만원에 내놓고 있다.730-7258. 지난해 새로 문을 연 퓨전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다.‘이리와’라는 뜻의 식당 이름 답게 붉은 색의 조명이 삼청동을 찾은 이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사천해물밥, 해물잡탕밥, 중국식 물냉면 등이 인기다. 가격은 식사 5000∼1만원, 요리는 1,2만원 선이다.720-3368. 김유영 이두걸기자 carilips@seoul.co.kr ■ 삼청동서 와인 한 잔 트래블러스 행아웃(Traveler’s hangout) 우리말로 풀어쓰면 ‘여행자 소굴’쯤 된다.2년동안 20여개국을 여행한 28세의 젊은 사장이 운영한다. 여행책자도 여러권이어서 주인에게 배낭여행 상담을 하러 가도 된다. 아담하지만 가운데 마당에는 모닥불도 있고, 종종 어쿠스틱 라이브가 열리기도 한다. 원래 구조를 허물지 않아 다락방도 있다. 아르헨티나 차인 마떼가 6000원. 삼청동에서 맛보기 힘든 소주와 라면은 각각 4000원.734-3009. 링가롱가(Linga Longa) 삼청공원 부근 눈에 띄지 않는 골목에 있어서 처음 발견하는 순간 ‘보물찾기’에 성공한 듯한 기분이 든다. 밖에는 갖가지 꽃화분이 늘어서 있어 유럽의 까페같다. 안에 들어서면 낮은 천장 아래 지중해빛 노랑 회벽에 물감으로 그려진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정겹다. 목공예가인 주인장과 화가인 아내가 직접 꾸민 것이다. 외국에서 가져온 접시·목각 인형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눈에 띈다.3만원대의 중·저가 와인들이 많이 있으며 커피는 직접 로스팅한다.730-3223. 라 끌레(La Cle) 프랑스어로 ‘열쇠’란 뜻이다. 사진작가인 주인 문순우씨가 직접 수집한 각종 시계·전화, 카메라 등 소품들은 따뜻한 느낌을 자아낸다. 무늬만 재즈카페가 난무하는 요즘, 도심에서 제대로 된 재즈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8시3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공연을 즐길 수 있다.4만∼5만원부터 있는 와인도 유명하다.734-7752. 까브(Cave)프랑스어로 깊은 동굴·포도주를 저장하는 지하 창고를 뜻한다. 프랑스의 와인 저장 창고 까브를 그대로 본떠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외에서 접하기 힘든 희귀 와인까지 100여종의 와인으로 가득하다. 비싼 것은 220만원에 달한다. 매일 오후 8시부터 은은한 조명 아래 음식과 와인을 맛보면서 클래식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다.739-1788. 안(安·Ann) 개조된 한옥의 큰 창 밑으로 와인병들이 무수히 많이 쌓여있다. 담벼락에는 그려진 와인 코르크 마개로 만든 프랑스 지도가 풍취를 더한다.722-3301. TOS 형광색에 가까운 주황색 외벽을 따라 작은 골목을 들어서면 나온다. 다른쪽(The Other Side)의 준말이다. 천정이 뻥 뚫린 미니바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와인이 일품이다.720-7854. 이두걸 김유영기자 douzirl@seoul.co.kr ■ 삼청동 터줏대감 특유의 맛 지킴이 삼청동은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로운 가게들이 생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삼청동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곳을 꿋꿋이 지키고 있던 맛집들도 여전히 건재하다. 손맛을 인정받은 삼청동 토박이 맛집들을 소개한다. 눈나무집(雪木杆) 각 테이블마다 시원한 국물에 아삭아삭한 이북식 김치를 얹은 ‘김치말이 국수(4500원)’를 하나씩은 시켜 먹는다. 그릴에 다진 쇠고기와 떡볶이용 떡을 구워 나오는 ‘떡갈비(7000원)’도 인기다. 주말이면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비좁아 올해초 건너편에 분점도 냈다.739-6742. 수와래 파스타 종류가 20여가지로 재로를 듬뿍 넣은 게 특징이다. 주문을 받은 뒤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만들어 신선하다. 버섯·치즈·크림을 넣은 알프레도와 홍합·오징어·새우를 넣은 페스카토레가 각각 1만 2000원선. 삼청동 음식점으로서는 드물게 전용주차장이 따로 있다.739-2122. 조앤리의 밥집 조앤리 정식(2만 5000원)에는 야생초 겨자무침·모듬전·문어숙회·곰취보쌈·장어구이 등이 나온다.730-7002. 용수산 고려시대 개성음식을 재현했으며 퓨전으로 나온다. 고려정식이 5만 8000원.7399-5599. 지화자 조선왕조 궁중음식 부문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황혜성씨가 맏딸인 한복려씨와 운영하는 한정식집이다. 궁중정식 9만 9000원.733-5834. 청수정 홍합밥 하나로 명성을 얻었다. 윤기가 차르르 흐르는 홍합밥만 봐도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참기름과 간장으로 간하고 한 숟가락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을 정도다. 정식에는 호박, 버섯 등을 무친 반찬과 된장·순두부찌개도 함께 나온다. 정식이 부담스러우면 간단한 도시락도 있다. 이밖에도 대구머리로 만든 뽈데기탕은 칼칼한 맛으로 입맛을 돋군다. 홍합밥 정식 1만 3000원, 홍합밥 도시락 6000원.738-8288 향나무 세그루 청국장 맛으로는 서울 시내에서 손꼽힐 만하다. 걸쭉하면서도 비리지 않은 맛은 청국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손이 저절로 간다. 매일 전북 군산에서 갓 담근 장을 올려 끓이는 게 맛의 비결. 청국장에 콩나물, 무생채 등 각종 나물을 넣고 쓱쓱 비비면 천하진미가 따로 없다. 두툼하게 나오는 전북 함평산 돼지목살도 일품이다. 육질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11년 동안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않은 것도 이 집만의 미덕이다. 청국장 4000원, 돼지목살 6000원.720-9524. 삼청동 수제비 식사 시간이면 줄이 10m 넘게 늘어설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멸치와 조개 등으로 우려낸 국물에 해물을 첨가한 한결같은 수제비 맛으로 20년 넘게 단골에 단골을 만든 집이다. 쫄깃한 맛의 수제비와 갓 담은 김치도 궁합이 잘 맞는다. 감자를 직접 갈아 부친 감자전과 파전에 막걸리 한 잔도 일품이다. 항아리 수제비 5000원, 찹쌀수제비 6000원, 감자전 6000원.735-2965. 서울에서 둘째로 잘하는 집 국적을 잃어버린 삼청동에서 20년이 넘게 ‘한옥촌’의 명맥을 잇고 있는 한방찻집이다. 이집의 ‘주 종목’은 단팥죽. 팥과 삶은 밤, 은행, 울타리콩 등이 어우러져 달콤한 맛을 낸다. 죽 안의 찹쌀떡을 씹으면 계피향이 입 안에 가득 찬다. 쌍화탕과 녹각대보탕, 십전대보탕 등 한방차도 그윽한 맛을 자랑한다. 단팥죽 4500원, 녹각대보탕·십전대보탕 5000원, 쌍화탕·생강차 3000원.734-5302. 김유영 김기용기자 carilips@seoul.co.kr
  • [씨줄날줄] 新 칠거지악/육철수 논설위원

    중국의 의례(儀禮)·대대례(大戴禮)·공자가어(孔子家語) 등에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는 여성의 도리가 적혀 있다. 시부모를 섬기지 않고, 자식이 없거나, 음탕하며, 질투심이 유별나고, 나쁜 병을 앓거나, 말이 많고, 도둑질을 하는 등 일곱 가지 허물 가운데 하나라도 걸리면 아내를 내쫓아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삼불거(三不去)라 하여 돌아갈 곳이 없거나, 시부모의 3년상을 치렀으며, 가난할 때 함께 고생한 부인에겐 예외로 보호장치가 있었다. 유학이 성행한 조선시대에는 이런 공자의 가르침을 그대로 이어받아 여성이 강제이혼을 당한 사례가 숱하게 많았다. 칠거지악이 여성에게 절대 불리하다지만 이 율령을 따르지 않은 남편도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수십대 맞아야 했으니 남자들한테도 그리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제 세상이 달라져 항간에는 남녀의 처지가 뒤바뀐 ‘신(新) 칠거지악’이 유행인 모양이다. 대한민국여성축제조직위원회 등은 광복 60년을 맞아 여성축제의 하나로 3일 서울 인사동거리에서 신칠거지악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한다.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를 걷어내고 새로운 남녀평등의 문화를 만들겠다는 게 취지다. 신 칠거지악은 봉건시대 남성 중심의 칠거지악을 여성의 입장에서 패러디한 것이다. 말하자면 말썽피우는 남편을 집에서 쫓아낼 수 있는 일곱 가지 이유다.(1)남편이 친정 부모보다 시부모에게 용돈을 더 준다 (2)딸을 낳아주었는데 아들타령을 한다 (3)섹시한 아내를 외면한다 (4)아내가 직장동료와 함께 있는데 자꾸 전화한다 (5)의처증·아내구타·알코올중독이 있다 (6)반찬투정을 한다 (7)아내의 비상금을 슬쩍하고 시치미를 뗀다면 영락없이 쫓겨날 판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신세대 감각과 재치가 넘쳐난다. 요즘 한국 가정에서는 그러잖아도 부인이 대부분 경제권을 쥐고 있고, 출산문제가 아무리 심각해도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면 그만이다. 호주제 폐지는 여성의 지위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각계에서 심심찮게 불어오는 여풍은 남성이 설 자리를 점점 좁혀놓고 있다. 신 칠거지악 역풍까지 거세게 부는 마당에 ‘신 삼불거’에 매달려 구명도생(苟命圖生)해야 하는 남자 신세가 너무 처량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서울戀街] (4) 인사동 거리

    [서울戀街] (4) 인사동 거리

    제아무리 길눈이 밝아도 인사동에서는 누군가에게 소개받은 맛집이나 술집을 한번에 찾아가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이 골목인가 싶으면 엉뚱한 가게들이 나오고, 저골목으로 가면 막혀 있고…. 인사동 거리는 600m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로 작은 골목들이 실핏줄처럼 비집고 뻗어 있어 총 길이가 20㎞는 족히 된다. 목적지를 찾지 못해도 기분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골목 중간중간 아담하고 소박한 가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어린 시절 소풍 가서 ‘보물찾기’를 했던 기분으로 인사동을 샅샅이 뒤져보자. ■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인사동의 명물 가게들은 작은 미술관 같다. 채 열 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 주인 겸 작가인 ‘시민 예술가’들이 만든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쇼핑 센터에서 구하기 어려운 기발한 창작품을 만나고 싶으면 이곳에 가보자. 아이 쇼핑만으로도 즐겁다. ●창작품 집합소, 쌈지길 최근 인사동의 최고 명물로 자리잡은 ‘쌈지길(www.ssamziegil.co.kr)’.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비탈길을 따라 창작 공예품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자기·옷·가구·장신구 등 공예품의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다. 유머가 있는 생활소품을 트럭에 실어 놓고 파는 ‘닭똥집’, 고양이가 있는 금속공예 장신구를 다루는 ‘성냥갑’, 전문 작가들의 작품집인 ‘손내옹기’,‘박종훈점’,‘이도공방’, 배재대학교 목칠공예과 사람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배재대조옻칠’ 등 50여개가 넘는 가게들이 모두 갤러리와 진배없다. 지하 1층 ‘황진사진관’에서는 손님의 생생한 표정을 찍어 흑백 사진으로 현상해준다. 중간 중간 잔디무늬 의자가 마련돼 쉴 수 있고,2층 ‘세이지 그린티’와 4층 ‘하늘정원’에서 녹차 음료나 생과일 주스를 마시며 한 숨 돌릴 수 있다. ●직접만든 탈과 금속공예품 파는 곳 쌈지길에서 안국역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오른편에 공예가 정성암씨가 만드는 탈 전문 판매점 ‘탈방’이 나온다. 하회탈, 본산대탈을 10∼2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만원을 넘지 않는 탈 모양 열쇠고리 등 기념품도 판매한다.734-9289. 해 모양 간판이 돋보이는 ‘제3공간’에는 금속을 이용해 만든 형형 색색 생활 소품이 가득 걸려있다. 한 개쯤 사놓으면 볼 때마다 웃음지을 것 같은 아기자기한 시계, 촛대, 옷걸이,CD꽂이를 찾을 수 있다.737-8928. ●작품 한복 사거나 구경하려면 쌈지길 맞은 편에는 연예인, 외국 대사 부인 등이 자주 찾기로 유명한 고급 한복점 ‘꼬세르(737-6587)’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과 수도약국을 맞은 편 ‘파랑돌(720-6001)’에서는 수십∼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한복을 판다. 일상 한복으로 입기엔 가격대가 높지만 생활 한복집이나 혼수용 한복가게에서 보기 힘든 특이하고 세련된 작품 한복을 볼 수 있다. ●고미술품 쉽게 사기 옛날 사람들이 만든 고미술품을 찾는다면 수도약국에서 탑골공원 쪽으로 나가는 길을 가야 한다. 골목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골동품 가게’들이 있다.‘고도사(735-5815)’와 ‘동예헌(730-5550)’ 등 규모가 큰 곳에서 철마다 테마별 전시회를 이용하면 해석하기 힘든 고미술품을 쉽게 감상하고 살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우리 먹을거리 즐기기 전통의 거리인 인사동 개량 한옥엔 먹을거리터들이 많다. 삐걱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마당의 나무와 꽃이 반겨준다. 비라도 내리면 풀잎마다 맺히는 물방울이 처마의 운치와도 잘 어우러진다. 높은 서까래가 뿜어내는 한옥의 고즈넉함은 음식 맛에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찻집·술집 등을 소개한다. 민가다헌 명성황후 조카인 민익두 대감의 집을 개조해 만든 퓨전 음식점.1930년대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건축가 박길룡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화장실과 목욕탕을 실내에 배치한 개량 한옥으로 1977년 서울시 민속자료 15호로 지정됐다. 한옥의 서까래 아래에서 구한말 서양에서 유행하던 빅토리아풍의 의자에 앉아 프랑스 화가 로트렉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다. 허브비빔밥 1만 5000원. 저녁세트 5만원 안팎.733-2966. 사과나무 인도 향신료를 사용해 만든 카레의 일종인 ‘달’(dal)을 닭가슴살과 밥에 비벼 먹을 수 있게 만든 치킨달밥(5000원)이 유명하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에 치즈를 얹어 구운 ‘닭치즈 바비큐’나 간장에 떡볶이를 절인 ‘궁중떡볶이’ 등의 퓨전안주(1만 5000원선)와 시원한 생맥주를 마셔도 좋다.1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도 있다.722-5051. 전통다원(경인미술관 내) 전통차를 마시면서 전시도 감상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저택의 안채를 이용한 전통찻집으로 대청마루, 안방, 건넌방 등을 모두 터서 찻집으로 만들었다. 한옥의 넓은 마당에 앉아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진다.8가지 한약재를 10시간 동안 다려 만든 한방 쌍화차는 6000원. 간식으로 먹기 좋은 모듬떡은 4000원.730-6305. 리틀 인디아 한국 전통의 거리에서 이국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곳. 입구부터 장식된 인도풍 공예품들은 주인이 직접 인도에서 사온 것들이다. 직접 발효시킨 인도식 요구르트인 ‘라씨(1만∼1만 2000원)’도 빼놓을 수 없다. 사모사(인도 만두·8000원), 닭고기커리(1만 1000원)도 대표 메뉴다.730-5528. 아빠 어렸을 적에 자갈이 깔린 철로를 지나 문을 열면 어두운 실내에 옛물건들이 많다. 교복, 가방, 구식 흑백 텔레비전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뉴판도 70년대 ‘바른생활’국민학교 교과서로 만들어 옛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야생초를 채취해 100일 동안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산야차는 5000원.733-3126. 명상 아루이 황토와 백자갈이 깔린 마당에서는 맨발로 걸어볼 수 있다. 차를 먹으면 주인의 안내에 따라 그림명상·돌명상·선(仙)체조 등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손발이 찬 여성들을 위한 행복우린차, 흡연자를 위한 해맑은차, 식중독·숙취에 좋은 하늘잎차는 각각 1만원.722-6653. 신일 주머니 가벼운 데이트족들을 위한 전통 남도 음식 전문점이다. 보쌈, 재래 된장찌개, 참조기, 밑반찬 6가지, 계란찜, 수육, 굴, 홍어무침, 전, 나물이 어우러져 한상으로 나오는 신일정식은 1만 2000원으로 근처 한정식집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739-5548. 사원(732-3002)은 마당에 장독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궁중식을 기본으로 10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온다. 사원정식은 1만원·간장게장정식은 2만원. 산촌(735-0312)은 사찰음식 전문점이다. 은은한 불경소리를 들으며 산중요리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점심정식은 1만 7000원·저녁정식은 3만원. 사천(734-5798)의 불고기 정식(1만 9000원)은 양념이 독특하다. 김유영 김기용기자 carilips@seoul.co.kr ■ 특이한 곳 찾아보기 아름다운 차 박물관 한국 중국 스리랑카 영국 등 세계 각국 110여가지의 차와 차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가야부터 조선까지의 찻잔·토기뿐만 아니라 티베트·중국의 다기류가 전시됐다. 또 젊은 작가들이 구워내는 도자기를 전시·판매하기도 한다. 대금·소금 등 국악공연도 격주로 열린다. 한옥 마당에서 차를 팔기도 한다. 명전, 우전, 세작, 황산모봉, 황차, 로즈힙, 아쌈, 실론 등 400여종의 차를 ‘티스토리’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관람료는 없다.735-6678(www.tmuseum.co.kr). 북스(VOOK’S·갤러리카페)VOOKS는 ‘VISUAL+BOOK+SHOP’의 합성어다. 입구에 걸린 ‘한 점의 그림이 수천마디의 말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구호답게 그림책들이 30여평의 가게벽면에 빼곡하게 꽂혀 있다. 미술 사진 디자인 건축 등 직수입 서적이 1만여권으로 비주얼 서적으로는 시내 대형서점보다도 많다. 가격대가 수만원에 달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볼 수 있다. 독서를 하거나 세미나를 열기에도 좋다.5000원의 문화비를 내면 허브티·라테·커피 등을 보면서 책을 앉아서 볼 수 있다.737-3283(www.gallery.co.kr). 미술관 관람 인사동은 예술의 거리답게 학고재, 인사아트센터, 노암갤러리, 갤러리 타블로 등 많은 화랑들이 몰려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도 많아 들어갈 때 기죽기 쉽지만 관람료는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그냥 가서 감상하면 된다. 사진 촬영이나 음식 반입은 금지다. 마음 내키면 인사아트센터(736-1020) 앞에서 순회버스를 타고 평창동까지 나갈 수 있다.1000원만 내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으며 버스는 국립민속박물관, 환기미술관, 영인문학관, 이응노미술관, 김종영미술관, 가나아트센터 순으로 운행한다. 나이프갤러리 성보갤러리 골목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곳에 들어가면 ‘세상에 칼 종류가 이렇게 많았어?’라고 감탄할 만하다.4000여개의 번뜩거리는 칼날이 광채를 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뛰어난 검법을 자랑하는 거합도(居合道) 한정욱 사범이 모은 칼들이며 판매도 한다.735-4430(www.knifegallery.co.kr) 빛나리 앤틱샵 손목시계, 회중시계, 탁상시계 등 종류별·시대별로 값을 측정하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시계들이 사방에서 똑딱거린다.720-6413(www.bitnali.com). 김유영 서재희기자 carilips@seoul.co.kr
  • 당일치기 가을 개성관광

    당일치기 가을 개성관광

    고려 500년 도읍지였던 개성은 그리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까탈스럽고 번거로운 CIQ(출입관리시설) 검문을 거쳐야 하고, 때로는 이미 짜여진 일정에 따라 북측의 통제를 받으며 여행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여행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정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분단 55년 만에 문을 연 개성 관광길. 금강산에 이어 두번째 북한 관광길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마치 꿈을 꾸는 듯 손내밀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개성 시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다소 낡아 보이는 아파트 베란다는 화분으로 한껏 멋을 냈고, 그 사이로 시민들이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한다.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 교복 입은 아이들, 한복을 입고 유모차를 끌고가는 여인들…. 풍경 하나하나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사진촬영을 통제해 가슴에만 담아온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개성. 하루로는 진정 아쉬움이 컸던 개성 당일관광으로 안내한다. 개성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것은 조심하세요 개성 관광은 북측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지켜야 할 주의사항들이 적지 않다. 어길 경우 위반금을 물어야 하며, 심할 경우 북측에 억류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마찬가지로 버스로 이동할 때와 북측 CIQ 및 군사시설에 대한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 북측의 정치, 경제, 사상 등 서로 자극할 수 있는 대화는 자제하고, 검문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소지물품을 간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신분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개성관광증은 남과 북이 합의한 개성출입 여권 및 비자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낙서를 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휴대품에는 제한 규정이 있는데 ▲10배율 이상의 쌍안경 및 망원경 ▲초점거리가 160㎜ 이상인 카메라 렌즈나 이를 탑재한 카메라 ▲광학 24배줌 이상 캠코더 ▲휴대전화(PDA포함) 등 통신기기 ▲휴대용 TV와 라디오,MP3, 기타 남측 신문 및 인쇄물 등 관광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물품 등을 휴대해서는 안 된다. 휴대전화는 안내 직원에게 맡긴 뒤 남측 귀환시 반환받을 수 있다. 관광 중에 통용되는 화폐는 미국 달러이며, 기념품은 1인당 300달러까지만 면세가 적용된다. 북측 의약품과 뱀술, 영정술, 우황청심환과 북한 사상 관련 각종 출판물은 남측 반입이 되지 않는다. 북측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 북한군들은 남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손총질’이라 해서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지 내에서는 되도록 흡연을 삼가고, 관광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정해진 경계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 개성 37mile 당일치기 여행 벽은 무너지고… ‘개성 시내의 모습은 어떨까. 선죽교, 박연폭포의 경치가 아름답다던데’ 설렘 속에 시범관광단을 실은 버스가 서울 경복궁을 출발했다. 개성까지의 거리는 약 50㎞. 승용차로 달리면 1시간 남짓한 거리다. 개성은 38선 이남에 있는 북한 땅으로 한국전쟁 전까지 남한에 속했던 지역이다. 자유로를 따라 달리던 버스가 속도를 줄인 곳은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통일대교. 민족의 통일 염원을 담은 다리지만 차량 통제를 위해 겹겹이 막아놓은 바리케이드가 먼저 분단 현실을 실감케 한다. ‘남북왕래차량외 진입금지’라고 쓰인 표지판이 가로막힌 도라산역 남측 CIQ(출입관리시설). 버스에서 내려 CIQ에서 간단한 짐검사와 법무부 출입국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출경수속을 마쳤다. 출경 수속은 일찍 끝났지만 정해진 시간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8시 정각에 버스가 다시 남측 CIQ를 출발했다. 군사분계선 주변은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평온해 보였지만 도로를 제외한 주변 모두가 지뢰밭이라고 한다. 도로는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철길이 나란히 달린다. 오른쪽 창밖으로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널리 알려진 낡은 열차가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마침내 북한땅. 군사분계선 북측지역으로 넘어가자 총을 들고 부동자세로 버스를 응시하는 북한 군인의 모습에 마른 침이 절로 넘어간다. 군복을 차려입은 인민군 장교가 버스에 올라 눈으로 인원체크를 하는 것으로 북측 CIQ 입경 수속이 시작됐다. 버스 앞에서 눈으로 인원을 세는 사이 버스에는 잠시 적막감이 흐른다. 그 시선은 마치 이곳부터는 ‘북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했다. 이어 인민군 장교가 ‘개성 관광증’에 찍힌 일련 번호에 따라 호명하는 순으로 버스에서 내린 뒤 몸검사와 짐검사가 시작됐다. 인민군과 세관, 개성총국에서 함께 관리하는 CIQ에서는 가방을 열어 일일이 모든 것을 체크한다.CIQ 멀리 평화롭게 보이는 기정동 마을이 한적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카메라는 몇 ㎜입네까?”라며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준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리 위압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여행의 재미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CIQ 뒤편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평양 아리랑 총회사 소속 직원들이 술과 기념품을 판매한다. 판매원 김윤화(21)씨는 “시내에 들어가면 술 한병에 여기보다 다섯달라(5달러) 이상 비싸요.”라며 권한다. 실제 개성인삼주가 이곳에서는 8달러지만 박연폭포 앞에서는 14달러를 줘야 한다. 1시간이면 달려올 거리를 3시간 만에 버스가 개성 시내로 향한다. 버스에는 20대 후반의 문광철(관광총회사 소속)씨와 조성(개성시 소속)씨 등 2명의 안내원이 동승했다. 이동중에 시내나 북한 주민 등의 사진 촬영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일행 중 한명이 “시내 사진 한장 찍어도 될까요.”라고 묻자 문씨는 “그러면 아주 불쾌한 관광이 됩네다.”라며 농담으로 응수한다. 개성으로 가는 길은 정비가 끝나지 않아 덜컹거린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 드디어 개성 시내로 들어섰다. 시내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중심가에는 20층은 족히 돼 보이는 아파트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낡았지만 베란다는 갖가지 화분들로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주민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제갈길을 재촉했다. 아파트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만 멀리 아파트 창문으로는 빠꼼히 버스 행렬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버스에서 내려 시내를 걸어보고픈 충동이 밀려 왔다. 언젠가는 마음놓고 걸어볼 날이 오겠지…. 버스는 고려 박물관(고려 성균관)에 도착했다.992년 창설된 최고의 교육기관인 국자감의 후신으로 1308년 성균관으로 개칭됐으며, 조선시대 설립된 성균관과 구분하기 위해 고려 성균관으로 불린다.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1610년 재건한 것으로 입구에 있는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가 오랜 역사를 말해 준다. 박물관은 4개의 전시관과 야외전시관이 있는데 고려청자와 금속활자 등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유물과 현화사 7층탑, 현화사비 흥국사 석탑 등 북측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입구에는 북측 화가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팔고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자 안내원들의 맛깔스러운 설명이 이어진다.“고려 유물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많이 약탈했습네다. 이제 북·남이 힘을 합쳐 다시 찾아와야지요.” 송도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는 이옥한(40) 해설원은 유물 설명중 ‘개성 깍쟁이’의 유래에 대해 “‘깍쟁이’라는 말은 ‘가게 쟁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셈이 밝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상업이 번창해 가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려 박물관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선죽교에 도착했다.919년 고려 태조가 개성내 하천축조의 일환으로 건립한 돌다리지만 고려 충신 정몽주가 피살당한 곳으로 더 유명하다. 다리의 길이는 6.67m, 너비는 2.54m. 원래는 난간이 없었으나 1780년 정몽주의 후손들이 난간을 둘러 보호하고 옆에다 돌다리도 하나 더 놓았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로 화려함은 없지만 정갈한 느낌이다. 안내원 한명이 다리 한편에 있는 옅은 붉은색 얼룩을 가리켰다. 그는 “이게 정몽주 선생의 피”라며 “그래서 선지교였던 이곳이 선죽교라 불리게 됐다.”는 재미있는 설명을 곁들였다. 선죽교 옆에는 정몽주를 기리는 사당과 비석이 여러개 서 있다. 당초 일정이 개성민속여관에서 정몽주 생가인 ‘숭양서원’으로 바뀌었다. 개성민속여관은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여관으로 꾸민 것으로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묵고 있어 관람이 어렵다는 것.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서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7월11일 붉은기, 선죽동, 제2인민반’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북측 안내원에게 “학교 간판이냐.”고 묻자 “번지인데 이 집은 특별한 날을 기리기 위해 날짜를 적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주 영정 등이 모셔져 있는 사원에서는 개성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사원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사원 앞에 있는 간이 상점에 들르자 북한 음료가 눈에 띈다. 코카콜라와 비슷한 검은색 음료는 ‘코코아 탄산단물’이며, 환타와 같은 음료는 ‘모란봉 레몬 탄산 단물’이란다. 가격은 1달러. 냉장고에서 꺼낸 코코아 탄산단물은 달착지근한 맛이 그런대로 갈증을 풀어준다. 숭양서원을 나와 개성백화점, 김일성 동상 등을 지나 개성 남대문 로터리를 돌아 다시 선죽교 인근에 있는 자남산 여관에 마련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또다른 식사 장소로는 통일관과 영통식당, 민속여관내 식당 등이 있다.2층 식당에서는 한상 가득 개성식 식사가 차려져 나왔다. 반찬으로는 개성 약밥과 떡합석, 삼색나물, 닭고기 장과, 돼지고기 편찜, 오이소박이 등이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우메기’. 종업원 김영실씨는 “찹쌀 70%에 멥쌀 30%로 만들었는데 기름에 튀긴 뒤 떡 위에 우묵우묵 칼자국을 내서 ‘우메기’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김치는 왜 안 나오느냐고 묻자 “개성은 보쌈김치가 유명한데 그건 겨울에 오셔야 합네다.”라고 덧붙인다. 식사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비슷하지만 11첩 반상기와 단고기(개고기) 정식 등이 나오기도 한다. 개성에서 북쪽으로 26㎞ 떨어진 박연폭포로 가는 길은 제주도 오름을 연상시킬 만큼 널찍한 초원이 반긴다.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주변은 나무가 많지 않은 구릉들로, 푸른 초원이 덮여 있어 절로 감탄을 쏟아내게 한다. 1992년 김일성 80회 생일에 완공된 이 고속도로는 북한 최초의 아스팔트 4차선 도로다. 평양까지는 160㎞로 승용차로 1시간30분 걸린다고 한다. 도로 주변에서는 옥수수 밭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농부들이 노란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지만 (감시원이 있어) 멋진 경치를 눈으로만 담아와야 했다. 200m 남짓한 숲길을 오르자 박연폭포가 거대한 물줄기를 쏟아 붓는다. 천마산과 성거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이 북쪽 계곡을 따라 흐르다 못을 만들고 그 아래 37m 높이의 폭포를 이루고 있다. 폭포 위에는 박연이라는 연못이 있고, 폭포 아래 직경 40m의 고모담이란 바위 연못이 있다. 박연폭포는 화강암벽의 순수 자연폭포로 금강산의 구룡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와 더불어 한반도의 ‘3대 폭포’로 꼽힌다.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수와 함께 인근 소나무, 화강암벽이 자연스레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폭포수 아래 동쪽 언덕에는 법사정이라는 정자가, 서쪽에는 용바위라는 둥근 바위가 각각 절묘한 미색을 자랑한다. 자남산 여관 서점에서 산 ‘개성관광안내 책자’에 따르면 ‘옛날 퉁소를 잘부는 박진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곳 물가에서 퉁소를 부는 그에게 끌리어 물 밖에 나온 용왕의 딸이 박진사를 물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같이 살았다고 하여 ‘박연’이라고 한다. 그 아래 고모담은 박진사의 어미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안고 통곡하다가 물에 떨어져 ‘어미담’ 또는 ‘고모담’이라고 불렀다.’고 적혀 있다. 박연폭포 위 대흥산성에 오르면 위에서 박연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흙길이지만 진흙과 모래가 섞여 있는 마사토로 질지 않다. 1시간 남짓 박연폭포를 돌아본 뒤 짧은 개성 관광이 마무리됐다. 버스에 오르라는 안내원들의 재촉에 “여행이 수박 겉핥기 식이다. 너무 짧다.”며 곳곳에서는 아쉬움 섞인 푸념들이 들려 왔다. 박연폭포에서 내려가는 길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왔다. 반세기 만에 찾은 남측 손님들의 아쉬움을 아는지 하늘에서는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졌다. ■ 꼭보자 베스트3 개성은 한민족 최초의 통일 국가인 고려의 500년 도읍지였던 만큼 고려 건국시조인 왕건왕릉과 고려 31대 공민왕릉, 고려민속박물관, 선죽교, 영통사 등 고려 유적지가 주류를 이룬다. - 왕건왕릉(북한 사적 제53호) 개성에서 북서쪽으로 6㎞ 떨어진 해선리의 만수산 자락에 있는 왕건왕릉과 신혜왕후 무덤은 왕건의 뜻에 따라 검소하게 만들어졌다. 왕릉은 1994년 새롭게 단장됐다. 3단 축조의 웅장한 무덤과 그 앞에 문무관의 석인상, 호랑이와 양을 비롯한 석조군상으로 위용을 자랑하며 능문과 제당도 갖춰져 있다. 무덤안을 직접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으며, 능앞에 넓은 공원이 조성돼 있다. 최근 왕릉에서 청동의 왕건조각상이 출토돼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등신대의 인물조각상으로 연구가치가 높다. - 공민왕릉(북한 국보급문화재 제39호) 개성에서 서쪽으로 9.8㎞ 떨어진 개풍군 해선리 봉명산 문선봉 아래에 있는 무덤은 쌍분으로 왼편이 고려 31대 공민왕의 현릉이고, 오른편이 부인 노국공주의 정릉이다. 이 무덤은 남한에서 주로 보는 왕릉과 달리 3개의 층단으로 구성돼 있는 점이 특이하다. 봉분의 높이는 6.5m. 각 봉분에는 12각의 병풍석을 돌리고 12지신상과 연꽃무늬로 섬세하게 조각했다. 공민왕은 1365년 왕비 노국공주가 난산으로 죽자 애통한 나머지 9년 동안 자신이 직접 주관, 방대한 조영사업을 벌였다. 이 왕릉에는 고려시대 수학, 천문, 지리, 건축, 예술 등 총체적인 역량이 집대성돼 있다. - 영통사(북한 보물급 문화재 35~38호) 1027년(현종 18년) 창건되었다. 고려 왕실과 깊은 관련이 있어 인종을 비롯한 여러 왕들이 자주 행차해 분향하였으며, 인연이 있는 왕들의 진영(眞影)을 모시는 진영각이 있었다. 대각국사 의천도 이곳에서 교관을 배웠으며, 입적한 후에는 그의 비가 이곳에 건립되었다. 언제 폐사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문화재로는 북한의 보물급 문화재 제36호인 영통사대각국사비, 제37호인 영통사 당간지주, 제35호인 영통사동삼층석탑, 제38호인 영통사서삼층석탑, 국보급문화재 제37호인 영통사오층탑이 있고 보광원, 중각원 등이 있다. ■ 3가지 코스 중 고르세요 개성관광은 ‘고려반’‘박연반’‘왕릉반’ 등 3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개 코스를 택하게 돼 있다. 고려반은 오전 개성시내관광(고려박물관, 선죽교, 개성민속여관), 오후 박연폭포를 참관하는 코스이며, 박연반은 오전 박연폭포, 오후 개성시내 관광을 하는 것. 왕릉반은 공민왕릉과 왕건릉을 참관한 뒤 오후에 개성시내관광을 하는 것이다. 관광은 대략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쯤 모두 끝나게 되며, 돌아오는 길에 개성공단 시범단지를 견학한다. 관광 중 세부적인 해설은 북측의 전문 해설원들이 맡게 되며, 점심식사는 개성시내에 있는 자남산호텔식당이나 영통식당, 통일관, 민속여관내 민속식당 등에서 하게 된다. 그러나 현대아산에 따르면 본 관광 시기와 요금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3차례 실시된 시범관광의 경우 관광요금 17만 4000원과 식대 2만 1000원을 포함해 19만 5000원인데 본 관광 요금이 이보다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대아산측의 설명이다. 개성관광에 대한 문의 및 예약은 현대아산 (02) 366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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