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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진, 靑오찬 뒤 “밥이 부실해 뭘 좀 먹고…” 비판에 “소박하단 뜻”

    박용진, 靑오찬 뒤 “밥이 부실해 뭘 좀 먹고…” 비판에 “소박하단 뜻”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찬 투정’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26일 청와대 오찬 뒤 “밥이 부실하다”고 말했던 박 의원은 비판이 거세지자 “오해 마라. 소박하고 간결했다”고 해명했지만 27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전날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박 의원은 주요리였던 곰탕을 제외한 밥과 반찬 사진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념사진도 함께 올린 박 의원은 “졸린 눈 부벼가며 청와대 오찬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과 한컷.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의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고…ㅎㅎ;;”라고 적었다. 그는 “반찬 : 김치 깍두기 시금치…ㅎ”라고 덧붙이며 다소 실망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박 의원의 ‘반찬 투정’은 댓글에서도 있었다. “반드시 성공한 정부 성공한 정권이 되기를 바라며 의원님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한 시민의 말에 박 의원은 “밥이 부실한 탓에 뭘 좀 먹은 뒤에 정권의 성공을 도모할 생각”이라고 답했다.그러나 네티즌들은 다른 참석 의원들이 공개한 오찬 사진으로 이날 메뉴가 곰탕이었음을 알게 됐고, 박 의원을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이 지난해 박근혜 정권에서처럼 ‘샥스핀 찜·바닷가재·캐비어 샐러드·송로버섯’과 같은 진귀한 호화 메뉴를 기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지난해 8월 11일 열렸던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 오찬은 과한 메뉴로 지적받은 바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 의원은 “원래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라는 표현을 올렸는데, 이게 반찬투정이냐? 고 항의하는 분들이 있어 ‘소박해도’로 표현 변경한다”면서 “이젠 뭐 표현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게 좀 이상하지만 전달을 그렇게 받았다면 최대한 정리하는 게 맞겠죠?”라고 원 게시글에 덧붙였다. 이어 새로운 글을 통해 “기분 좋게 청와대 다녀와 자랑삼아 사진 한 장 올려놓고 ‘밤샘토론’ 때문에 밀린 잠 자고 일어나니 페이스북이 험악하다. 반찬 투정을 했다며 댓글이 주랑주렁”이라며 “오해들 마시라. 반찬투정 아니다. 오늘 마이크 잡고 오고 간 이야기 중에도 ‘예전에 청와대 밥 먹고 나오면서 설렁탕 한 그릇 더 먹는다는 이야기 있었다. 오늘은 아예 곰탕을 주신다’며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 식사가 소박하고 간결했다. 어차피 위염이 심해 밥을 먹지도 못하는 나는 죽 한 그릇 더 얻어먹었다. 깔끔하고 좋았다”면서 “다 드신 분들 중에도 양이 적다고 하신 분들 있었지만 설마 국회의원이 청와대 오찬 다녀와 반찬 투정하겠나. 다른 오해는 없으시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 의원의 해명글을 본 네티즌들은 “같은 표현에 ‘검소한 반찬’이라는 단어가 있다. 정치한다는 분이라면 말의 무거움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지 않냐”며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 의도와 달랐다고 사과하면 될 것을 끝까지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일침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판 커진 ‘간편 집밥’… 몸집 키우는 유통공룡

    판 커진 ‘간편 집밥’… 몸집 키우는 유통공룡

    집밥을 두고 ‘유통 공룡’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가정간편식(HMR)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원F&B의 3강 구도로 시장이 형성된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유통망과 상품 제조에 관련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가정간편식이란 국이나 반찬 등을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완전조리식품이나 김밥, 샌드위치 등 편의식품, 최소한의 조리 과정만을 거치는 반조리식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재료를 따로 구매하거나 손질해 요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경북 김천공장에 대규모 식품제조 생산시설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푸드는 신동빈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대표적인 계열사다. 2019년까지 약 500억~7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천공장에서는 매달 1500~2000t 가량의 햄,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을 생산한다. 앞서 롯데푸드는 지난 1월 가정간편식 전용 공장인 경기 평택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연면적 약 6500평 규모에 최신식 면 생산 설비와 간편식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평택공장 준공으로 롯데푸드의 간편식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50% 확대됐다. 신세계그룹도 경기 오산에 있는 신세계푸드 공장 인근에 가정간편식 제조 공장을 추가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오산공장에서는 그룹 계열사인 대형마트 이마트와 편의점 이마트24에 공급하는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최근 이마트24를 재정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신세계푸드가 납품하는 물량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용진 부회장은 2023년까지 신세계푸드를 매출 5조원의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식품업체들도 잇따라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부터 가정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을 전국으로 확대해 판매하고 있다. 강점인 ‘야쿠르트 아줌마’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차별화 전략으로 앞세웠다. SPC삼립도 샌드위치로 특화한 간편식 브랜드 ‘샌드팜’의 시장 확대를 위해 경기 시화공장 내 샌드위치 생산 설비를 70% 이상 증설할 방침이다. 제과업체 오리온도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경남 밀양에서 가정간편식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오리온은 농협과 손을 잡고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가정간편식을 생산할 계획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살충제 계란 농장 무더기 검출…국민 1인당 연간 12.5개 먹은 셈

    살충제 계란 농장 무더기 검출…국민 1인당 연간 12.5개 먹은 셈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민 1인당 연간 약 12.5개의 살충제 계란을 먹었던 것으로 나타났다.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8일까지 마무리된 정부의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결과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은 49곳이다. 이 농장들에서 생산·유통한 계란은 연간 6억 2451만 5000개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연간 계란 생산·유통물량 135억5천600만개의 약 4.6%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인구를 약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국민 1인당 연평균 12.5개의 ‘살충제 계란’을 먹은 셈이다. 하지만 이는 18일까지 마무리된 정부의 전국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확인된 ‘살충제 계란’ 검출 농장수와 농장별 생산량을 바탕으로 추산한 수치여서 전수조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보다 큰 문제는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이번에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 검사가 사실상 올해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소비자들이 ‘살충제 계란’을 먹어왔는 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성인보다 독성 물질에 취약한 어린아이들이 밥반찬 등으로 계란찜, 계란말이, 계란후라이, 삶은 계란 등을 즐겨먹는 점을 고려하면 ‘살충제 계란’으로 인한 피해는 더 심각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벌레의 중추신경계를 파괴하는 살충제인 피프로닐은 사람이 흡입하거나 섭취할 경우 두통이나 감각이상, 장기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닭 진드기 퇴치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은 미국 환경보호청(EFA)에서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조사 결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마트에서도 모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납품받아 유통해온 것으로 드러나 국민 상당수가 ‘살충제 계란’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거사 0명’ 향한 성동의 구슬땀

    ‘독거사 0명’ 향한 성동의 구슬땀

    서울 성동구가 오는 31일까지 50~64세 중·장년층 1인 가구를 전수조사한다.성동구는 “최근 연이은 중·장년층 1인 가구의 고독사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며 “고시원, 여인숙, 찜질방 등 비정형 거주지에 살아 복지 대상자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은 1인 취약계층을 집중 발굴해 지원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동 주민센터 공무원과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복지통장이 한 팀이 돼 조사한다. 부동산중개업소·숙박시설·슈퍼마켓 업주 등 지역에서 오래도록 일해 온 이들의 협조도 구할 계획이다. 발굴 위기 가구에 대해서는 의료, 생계, 주거 등 긴급 지원을 한다. 법정 지원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에 대해서는 민간 자원 등과 연계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한다. 구는 중·장년층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밑반찬 지원, 자살 예방을 위한 ‘희망배달 프로젝트’ 자원봉사 사업, 찾아가는 복지상담실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매달 위기 상황으로 도움이 필요하지만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빈곤계층을 발굴할 것”이라며 “민관 협치를 기반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지역 보호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길섶에서] 피서지 식당/서동철 논설위원

    전라도 지역 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음식에 ‘배반’당해 본 적이 없었다. 하다못해 다른 지역에서는 금기인 역전이나 시외버스 터미널 음식조차 맛이 덜한 적은 있어도 인심이 사나웠던 기억은 없다. 그래서 전라도 지역 곳곳에는 마음속 단골 음식점이 몇 있다. 그런데 며칠 전이다. 회사 일로 전라도 해안 지역을 찾았다. 조개가 많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 고장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주문을 했다. 마침 유명한 해수욕장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인지 가게가 메워지다시피 손님은 많았다. 간단한 음식을 시켜서 그랬겠지만 반찬은 딱 네 가지였다. 콩나물 무침과 미역 줄거리 무침, 무말랭이와 김치다. 가짓수 적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전라도 솜씨가 아니라 서울식 구내식당 솜씨인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맛이라면 멀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예외로 전라도식이었던 묵은지 한 가지로 밥을 먹었다. 전라도식, 서울식은 왜 따지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끼의 즐거움을 빼앗긴 셈이었다. 전라도 식당이 아니라 휴가지 식당이어서 그렇겠거니 스스로를 위로했다.
  • [살충제 달걀 파문] 제빵·제과 생산 중단 걱정… 식당선 달걀말이 퇴출

    [살충제 달걀 파문] 제빵·제과 생산 중단 걱정… 식당선 달걀말이 퇴출

    살충제 달걀 파문이 확산되면서 제빵·식품업계는 물론 식당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 파동이 이어진 상황에서 연이어 직격탄을 맞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빵·과자를 비롯한 각종 가공식품부터 밥상 위 찬거리까지 달걀의 쓰임새가 다양한 만큼 파장도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대형 제과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채 달걀 수급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15일 “자체 조사 결과 우리가 납품받는 달걀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체 보유한 달걀로 제품을 만들겠지만, 혹 다른 대형 양계농가까지 확대되면 업계 전체가 공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공포심이 달걀이 들어간 제품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CJ푸드빌 관계자도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 정도로 재고 물량은 확보했지만, 자칫 제품 생산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닥칠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사태가 확산되지 않고 출하 중단 조치가 풀리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당들도 달걀이 포함된 메뉴를 일단 손님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였다. 평소 달걀말이와 전 등을 밑반찬으로 내놓던 서울 중구의 한 찌개 전문점 주인은 “먹어도 안전하냐는 손님들의 질문이 이어져 오늘 메뉴에서 아예 빼 버렸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살충제 달걀 파문] “일부러 비싼 친환경 달걀 사먹었는데…” 대형마트 환불 소동

    [살충제 달걀 파문] “일부러 비싼 친환경 달걀 사먹었는데…” 대형마트 환불 소동

     국내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에 ‘에그포비아’(Eggphobia·달걀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달걀이 국민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당분간 그 충격과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36)씨는 ‘살충제 달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일부러 더 비싼 ‘친환경’ 달걀을 사 먹었는데, 거기서 살충제 성분이 나오다니 가습기 살균제와 다를 게 있느냐”면서 “너무 화가 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달걀 환불 소동이 벌어졌다. 마트 관계자는 “하루 종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이 구입한 달걀을 환불해 줄 수 있느냐는 문의”라며 “낮에 달걀을 환불하러 온 손님이 수십명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점과 슈퍼마켓까지 달걀 판매를 중단하자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하모(38)씨는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될 때부터 의심을 했다”면서 “이미 달걀이 유통될 대로 다 됐는데 뒷북 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마트들은 달걀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달걀 전량을 판매대에서 빼버렸다. 달걀이 있던 공간을 아예 다른 식료품으로 대체한 마트도 있었다. 일부 마트는 “저희가 판매하는 달걀은 살충제 달걀이 아니다. 하지만 조사가 끝날 때까지 판매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수시로 했다. 서울역의 한 마트에서 만난 김옥화(50·여)씨는 “뉴스를 못 보고 장을 보러 왔다가 달걀을 안 판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앞으로 달걀 없이 어떻게 음식을 할지, 앞으로 달걀값만 더 비싸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달걀대란’이 벌어졌는데도 재래시장 일부에서는 댤갈을 계속 판매하고 있었다. 서대문구의 한 소형 마트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해당 마트 직원은 “다짜고짜 와서 달걀 10판을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달걀 소매상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공휴일에는 달걀을 사 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오늘 식당 주인들이 70판을 싹쓸이해 갔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달걀 반찬을 아예 내놓지 않겠다는 식당도 여럿 있었다. 성수동의 한 백반집 주인 최모(56)씨는 “달걀프라이, 달걀말이는 아예 메뉴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등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이순영(49)씨는 “내일부터 김밥에 달걀을 넣지 않기로 했다”면서 “저도 무서운데 손님들 마음은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영업을 중단하는 매장도 나왔다. 성북구의 한 케이크 전문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주는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케이크 사전 예약자들에게는 환불 처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매력市 행복洞 맛나里

    [公슐랭 가이드] 매력市 행복洞 맛나里

    #싸리골 세종시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충남 공주시 반포면에는 유구한 역사도시에 걸맞게 이름난 전통 맛집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1980년에 문을 연 전라도 전통 한정식집인 ‘싸리골’은 한번쯤 가보지 않은 세종시민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식전에 나오는 흑임자죽, 새송이 버섯전, 약밥, 연근 샐러드, 떡갈비, 시원한 황태 콩나물국 등은 깔끔하면서 맛있습니다. 대표적인 요리는 갈치조림, 갈치구이, 간장게장, 보리굴비 정식입니다. 갈치조림에 듬뿍 나오는, 겨울 동안 직접 널어 말려서 만든 시래기는 일품입니다. 간장게장은 50년 넘은 씨간장을 사용해 비릿한 맛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보리굴비 정식이 제격입니다. 보리굴비와 함께 밥을 말아 먹는 녹차는 보성 녹차밭에서 직접 택배로 공수받는 최상급품입니다. 무더위에 입맛을 돌아오게 만드는 시원한 여름 보약이라 할 만합니다.#백년된집 세종시의 옛 도심인 조치원읍에는 고풍스러운 기와집의 ‘백년된집’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일제강점기 때인 1915년에 지어졌습니다. 질서정연한 기와를 얹은 황토집이 편안한 인상을 주고 고풍스럽고 멋스러운 내부 인테리어로 자리에 앉는 순간 정들었던 시골집에 온 듯한 안락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무더위에 심신이 지쳐 있을때 한방능이오리백숙과 한방능이닭백숙을 먹다 보면 저절로 몸보신이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반찬 하나하나가 정갈합니다. 국산콩으로 직접 만드는 두부와 입맛 돋우는 곤드레보리밥, 빈대떡을 먹다 보면 외갓집 마루에서 손주를 극진히 챙기는 외할머니 음식을 먹는다는 착각이 듭니다. 적당히 잘 익은 김치 깍두기가 맛있어서 ‘따로 사 갈 수 없느냐’고 물으면 그냥 웃으며 잔뜩 포장해 주시는 부부의 넉넉한 인심은 덤입니다.#비바릴리 세종시 신도심에 있는 일부 음식점은 값만 비싸고 맛은 그저 그렇다라는 평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세종시 고운동에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비바릴리’는 품격과 맛을 갖춘 음식점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두 형제가 대전 도안동 신도시에서 3년간 음식점을 하면서 맛을 인정받았습니다. ‘비바’와 ‘릴리’는 각각 두 형제 아기의 태명이라고 합니다. 부모 마음으로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고 합니다. 셰프인 형은 서울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라’와 ‘비스테카’에서 요리한 경력이 있습니다. 모든 파스타는 직접 면 반죽을 하고 생면으로 조리해 식감과 맛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한 세종에서는 다소 생소한, T자 모양의 뼈 양쪽으로 안심과 채끝 등심이 나뉜 티본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편히 뛰어놀 수 있는 테라스 잔디 공간이 별도로 있고, 고운동 공원의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박영철 명예기자 (국무총리비서실 서기관)
  • 혼밥족 위해 조금씩…편의점에 신선 코너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신선식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냉동·레토르트 식품 위주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건강하고 질 좋은 식품을 선보여 고급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주요 업체들은 잇따라 신선식품군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로 소포장 제품 수요가 늘면서 관련 상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손질이 따로 필요 없는 120g 용량의 1인용 간편야채 2종을 출시했다. 애호박, 감자, 양파, 청양고추 등 찌개용 야채와 감자, 양파, 당근 등 볶음용 야채 2가지다. CU는 사과·바나나가 한 묶음으로 된 ‘아침에너지업’ 등 식사 대용 과일과 양파, 감자 등 채소류 990원 시리즈 등 약 20종류의 신선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GS25도 오이와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 약 200여 가지 채소를 선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쌀도 소포장 판매를 시작했다. GS25와 이마트24는 지난달 한돈 브랜드 ‘도드람’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구이용 삼겹살과 목살 등 생육 돼지고기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GS25는 300g과 600g, 이마트24는 400g과 800g 단위로 각각 소포장 판매를 한다. 신선식품을 활용한 간편식 등 자체브랜드(PL) 상품 개발에 나선 곳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핵심 전략 방향을 ‘프레시 푸드 스토어’라고 선포하고, 도시락 등 식품군에 신선식품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밥류와 반찬류 모두 10가지 메뉴가 별도로 구성돼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골라 살 수 있는 뷔페식 ‘내맘대로 도시락’을 출시했다. 이런 추세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들이 종합유통업으로 진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품질관리, 물류, 배송 등 유통업의 노하우를 총집합해야 하는 품목”이라며 “구매 주기가 짧아서 한 번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 고객 방문 빈도가 잦아져 다른 제품군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소총수 배상문의 고백/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소총수 배상문의 고백/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배상문(31)은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 골퍼다. 2011년 더 넓은 무대로 눈을 돌린 그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듬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뛰어들었다. 투어 2승을 수확한 뒤인 2015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서 ‘사회인’으로는 마지막으로 골프채를 잡고는 11월 육군에 입대했다. 대부분의 이들은 그가 골프 특기병쯤으로 지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배상문은 오는 16일 군 복무를 마치고 골프선수로 돌아온다. 배상문은 9일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돌린 서면 인터뷰 가장 위꼭지에서 한 점 부끄럼없이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2015년 11월 17일 강원도 춘천의 ○○○보충대에 입소, 원주 ○○보병사단에서 훈련을 받은 뒤 이후 소총수 보직을 받고 일반 사병과 똑같이 복무했다”면서 “골프 덕에 편했을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을 테지만 저는 골프와는 전혀 무관하게 군 복무를 했다”고 밝혔다. “동료들과 혹한기 훈련, 유격훈련, 100㎞ 행군도 함께 해냈다”고 덧붙였다. 육군 서열 3위의 4성 장군 박찬주 전 2작전사령관 파문으로 온 나라가 뜨겁다. 이제는 골프병, 테니스병, 바둑병, 과외병 따위의, 이른바 ‘꽃보직’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군 편제에는 없지만 남자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법한 보직 아닌 특수 보직들이다. 이들은 알게 모르게 오랫동안 지휘관 또는 상급자들과 공생관계를 형성했다. 어찌 보면 ‘불편한 진실’이다. 장성이나 영관급, 저 밑으로는 위관급까지 마치 당연한 듯이 이들을 사병(私兵) 부리듯 했고, 이들은 대신 주어지는 ‘꿀’ 같은 반대급부를 받았다. 군인이라면 범접할 수 없는 20대 젊은이의 손톱만 한 자유, 그것 때문에 일부 병사들에겐 이들이 동경의 대상이었다.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오픈 골프대회에서 가장 많은 승수(7회)를 올린 한국 남자골프 원로 A씨는 2007년 회고록에서 자신이 ‘대한민국 1호 골프병사’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골프선수로 제법 이름이 알려진 1962년 군에 입대, 논산훈련소 때부터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총애를 받았고, 장성들의 레슨을 하며 대부분의 군생활을 용산 미8군 기지의 골프장에서 보냈다고 적었다. 꽃보직에 대한 얘기는 수두룩하다. 대한테니스협회 임원이었던 B씨는 취기가 돌면 테니스병 시절 얘기를 ‘야사’처럼 늘어놓는다. 1980년대 중반 수도권에서 군 생활을 했던 고교 동창 C는 연대장의 방송통신대학 졸업을 거드느라 학창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 때만 되면 대리시험을 핑계로 외박에다 외출, 그것도 모자라 특박까지 마음껏 누렸다고 자랑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물론 오래전 일이다. 게다가 지난 8일 군 최고 통수권자의 재발 방지책 마련 지시로 이들 특수 보직은 군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게 뻔하다. 그러나 걱정이 반찬이면 상다리가 부러진다던가. 제대를 앞두고 서둘러 돌린 배상문의 글을 읽고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원로 A씨의 ‘대한민국 1호’ 경험이 벌써 50년 전 일인데 우리는 지금도 골프병사 얘기를 하고 있다. cbk91065@seoul.co.kr
  • 성북 아빠와 자녀 화기애애 ‘소통 캠핑’

    평소 바쁜 사회생활과 학업으로 인해 대화가 부족한 아빠와 자녀들을 위해 서울 성북구가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서울 성북구는 구청소년지도협의회와 함께 지난 5~6일 개운산 운동장에서 ‘2017 아빠와 함께하는 사랑의 가족캠프’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모두 32가족 11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캠프에서는 ▲천연 벌레퇴치제 만들기 ▲아빠와 함께 반찬 만들기 ▲레크리에이션을 통한 화합의 장 등이 진행됐다. 캠프파이어를 통해 부자 간, 부녀 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평소에는 바쁜 사회생활로 아들과 마주 보고 이야기할 시간도 없었는데 1박 2일간 아이들과 함께 힐링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참가 학생 역시 “그동안 엄마에게만 털어놓았던 고민을 아빠에게도 속 시원히 이야기하면서 친해진 계기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평소 바쁜 사회생활과 학업으로 함께하지 못했던 아빠와 자녀들에게 이번 캠프가 통해 그간의 벽을 허물고 교감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불량 식품 범람/손성진 논설주간

    [그때의 사회면] 불량 식품 범람/손성진 논설주간

    살기가 어려울 때 불량 유해 식품은 더욱 날뛰었다. 철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유해 식품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콜라나 사이다도 없던 1960년대에 삼각뿔 모양의 비닐 주스에 든 색소 단물을 기억하는 장노년층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색소에 유해 성분이 들어 있었다. 1966년 11월에는 알사탕의 원료에 ‘롱가리트’라는 탈색제를 쓴 ‘롱가리트 알사탕’ 사건이 일어났다.유해물이 가장 많았던 반찬은 단무지와 두부였다. 1968년 10월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H공고생 300여명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켰는데 원인은 유독 색소를 쓴 단무지였다. 두부는 응고제로 공업용 석회를 쓴 것이 문제였다. 1971년에 ‘석회 두부’ 사건으로 식품회사 대표들이 구속되는 등 큰 사회 문제가 되어 한동안 소비자들은 두부를 거의 먹지 않았다. 유해 색소로 채색한 톱밥을 섞어 만든 고춧가루도 나돌았다. 콩나물에는 빨리 성장시키려고 암모니아수를 뿌렸다. 조미료 찌꺼기로 만든 간장을 팔다 붙잡힌 업자도 있었다. 유해 식품이 범람하는 바람에 군대에서도 불량 식품 안 먹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향신문 1971년 1월 23일자) 아예 가짜를 판 업자도 많았다. 가짜 꿀은 설탕, 물, 백반, 색소, 향료를 넣어 꿀의 냄새와 색깔을 흉내 내 제조했다. 1968년 8월 20일 토마토케첩 제조업체 3곳의 대표가 구속됐다. 이들은 밀가루 반죽에 유해 색소를 섞어 토마토케첩이라며 팔았다. 토마토케첩 맛을 거의 모르던 때라 가능했을 것이다. 당시 토마토케첩을 제조하는 회사는 이 3곳뿐이었다고 하니 토마토케첩은 전부 가짜였던 셈이다. 군화용 가죽으로 수입한 소가죽에 붙은 살점을 뜯어 판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소가죽에 붙은 살점은 수출할 때 화공약품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먹으면 위, 간, 신경계통에 장애를 일으켰다. 업자는 이 고기를 설렁탕 재료로 음식점에 넘기거나 기름에 튀겨 노점에서 안주로 팔았다. 이 튀김 고기를 파는 노점상이 당시 100군데나 있었고 매일 6000명가량이 이 고기를 먹었을 것이라고 경찰이 추산하기도 했다. (1969년 7월 15일) 술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가짜 양주는 이미 1960년대부터 시중에 나돌았다. 맥주에 물을 섞어 파는 행위는 빈번하게 적발됐다. 1970년대에 막걸리를 마셔 본 사람들은 역한 냄새가 나고 숙취가 심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카바이드(탄화칼슘)로 발효를 빨리 시킨 ‘카바이드 막걸리’는 실제로 단속에 걸렸다. (동아일보 1972년 11월 11일자) 언론이 부풀린 사건도 물론 있다. 공업용 우지 라면, 쓰레기 만두, 포르말린 통조림 사건은 나중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군화용 가죽 살점을 판매한 업자를 적발한 기사.
  • 박찬주 대장 전 공관병 “부인 지시로 아들 밥·빨래에 바비큐 준비까지”

    박찬주 대장 전 공관병 “부인 지시로 아들 밥·빨래에 바비큐 준비까지”

    언론과 인터뷰서 “대장 부인, 폭언에 물건도 집어 던져”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의 공관병이었던 A씨가 4일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박 대장 부부의 갑질을 증언했다. 1년가량 박 대장의 공관병을 하고 전역한 A씨는 “사령관 부인은 물 떠오기 등 잔심부름은 기본이고 아들 밥 차려주기, 아들 친구 바비큐 파티 준비하기까지 공관병에게 시켰다”고 말했다.A씨는 “사령관 부인은 집안에서 손 하나 움직이지 않고 공관병들을 하인 부리듯 부렸다”며 “온종일 일을 시키면서 트집 잡고 인격 모독적인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당시 기억이 떠오르는 듯 입술을 부르르 떨기도 했고,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A씨는 “사령관 부인이 조리병에게 ‘너희 엄마한테 이렇게 배웠느냐’ 등 폭언을 하고,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면서 “한 공관병은 반복된 폭언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호출기까지 팔에 채워 잔심부름을 시킬 때마다 호출했다”면서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폭언을 하고 다시 갔다가 뛰어오라고 하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사령관 부인이 직접 폭행을 가한 적은 없지만, 화가 나면 물건을 공관병들에게 직접 던져 맞힌 경우도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폭언을 참다 참다 못해 조리병이 뛰쳐나갔을 때도 사령관은 ‘군기가 빠졌다’면서 공관병들을 일반전초(GOP)에 파견 보냈다”며 “공관병들은 GOP 근무가 오히려 더 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령관 부인은 청소부터 빨래까지 모든 집안일을 공관병에게 떠맡긴 것도 모자라 자기 아들 시중까지도 공관병에게 맡겼다고 A씨는 증언했다.A씨는 “사령관 부인의 지시로 사령관 아들의 밥까지 차려주고 설거지를 해야 했고, 빨래까지 해줘야 했다”면서 “아들 밥상에 반찬으로 전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언하고 전을 집어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령관 해외출장으로 공관이 빌 때 사령관 부인이 ‘아들 친구들이 올 테니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라’고 했다”며 “8명 가량이 공관에서 노는데 필요한 고기 준비부터 뒷정리까지 공관병들이 다 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불합리한 갑질에도 A씨는 군 생활 동안 항의나 신고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육군에서 거의 가장 높은 계급의 장군이다 보니 ‘소원 수리’는 생각도 못 했다. 대통령에게 말할 수도 없고…”라며 “간부들에게 말해도 ‘어쩔 수 없으니 조금만 버티자’라는 위로뿐이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전역하고서는 그냥 잊으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박 사령관이 갑질 언론보도가 나왔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니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보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공관병들은 공관이라는 공간에 갇혀서 일반 군대보다 더 폐쇄적인 군 생활을 한다”며 “공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지기 쉽지 않은 만큼 공관병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서유기4’ 측 “마지막 기상 미션, 동물의 왕국 연상케 해”

    ‘신서유기4’ 측 “마지막 기상 미션, 동물의 왕국 연상케 해”

    ‘신서유기4’ 멤버들이 식사를 쟁취하기 위해 혈투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주 방송된 tvN ‘신서유기4’에서는 이번 시즌의 2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베트남의 북부 산악도시 사파로 향하는 야간 열차에서 펼쳐진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멤버들은 끝없는 헛추리를 거듭해 범인을 추리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치밀했던 진범은 조규현으로 밝혀졌다. 1일 방송되는 tvN ‘신서유기4’에서는 지난 깟빠섬에서 펼쳐진 ‘나나매점’을 잇는 ‘나나레스토랑’이 열린다. 단 10분만 열리는 레스토랑에서 요괴들은 정답을 맞춰야 점심을 먹을 수 있고, 못 맞추면 다음 문제를 맞추기 위해 바나나를 먹어야 한다. 과연 점심을 먹는 멤버가 누구일지는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의 ‘알아보자 베트남, 배워보자 베트남’ 3탄에서는 밥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대신 반찬은 문제를 맞춰야 얻을 수 있다. 뜻밖의 맨밥으로 배를 채우게 되는 요괴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낼 전망. 이어 펼쳐지는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기상미션, ‘자네 지금 뭐하는 건가 2’에서는 요괴들의 본능적인 싸움이 마치 동물의 왕국을 연상시킨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한편, tvN ‘신서유기4’는 이날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CJ E&M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추자현 아침밥, 중국 포털사이트 1위 ‘어떤 반찬 해줬나?’

    추자현 아침밥, 중국 포털사이트 1위 ‘어떤 반찬 해줬나?’

    배우 추자현이 중국에서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 31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에서는 추자현과 우효광 커플의 신혼생활이 전파를 탔다. 이날 MC 서장훈은 중국에서는 추자현 돌풍이라며 추자현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추자현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남편을 잘 얻어서 그렇다”고 밝히며 웃어 보였다. 이어 추자현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차이인 것 같다”며 “남편에게 아침을 차려주는 모습이 중국분들에게는 남편에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그런 걸 좋게 얘기해주신다”고 밝혔다. 사진 = 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폭염이 부른 ‘무더위 특수’ 2제] ‘온라인 장보기’ 매출 껑충

    [폭염이 부른 ‘무더위 특수’ 2제] ‘온라인 장보기’ 매출 껑충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장되면서 ‘온라인 장보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데다 국지성 폭우까지 잇따르면서 궂은 날씨를 피해 온라인 장보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몰의 이달(29일 현재) 주문 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6% 늘었다. 특히 서울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20일부터 일주일 동안의 주문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3%나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몰의 연간 신장률이 평균 25~30%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급성장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식품 위주로 매출이 증가했다. 가정식 반찬 매출이 57.8%로 가장 많이 올랐고, 손질된 생선 55.8%, 냉동가공식품이 55.5%, 햄·소시지 등 육가공 식품 47%가 올랐다. 소셜커머스 티몬의 슈퍼마트도 이달 1~20일 손질된 채소의 매출이 더위가 찾아오기 전인 지난 4월 같은 기간 대비 102% 상승했다고 밝혔다. 통상 대형마트 온라인몰 매출은 쌀이나 생수 등 부피가 크고 무거워 배달 주문이 유리한 품목이나 기저귀, 휴지 등 늘 쓰는 공산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 불편해지자 매일 식탁에 올릴 찬거리 장보기도 온라인에서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희귀철새 천국’ 유부도,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끈다

    ‘희귀철새 천국’ 유부도,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끈다

    3년 전에야 전기가 들어왔다. 학교와 가게는 없다. 여객선도 운항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목욕하고 빨래를 한다. 해변에 떠밀려온 대나무 등을 주워 담을 쌓은 집도 있다. 섬 크기는 여의도의 4분의1밖에 안 되지만 주변 갯벌은 10배가 넘는다. 그곳에 백합과 농게 등 저서생물이 널렸고, 갯방풍 등 염생식물이 지천이다. 넓적부리도요 등 국제적 멸종위기 철새들의 천국이다. 서남해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이 헐벗은 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충남 서천군 유일의 유인도(有人島)인 유부도 얘기다. 자연유산 등재 기준에서 이 섬은 서남해안 갯벌 중 위상이 독보적이다. 제주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자연유산 등재에 나선 서남해안 갯벌의 성패에 유부도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도 서식 문화재청은 오는 24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에서 서남해안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여부를 심사한다고 20일 밝혔다.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등재 추진단은 지난 14일 심사 자료를 제출했다.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2월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를 신청한다. 같은 해 7~9월 현장 실사가 이뤄지고 2019년 6월 말~7월 초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판이 난다. 대상은 유부도(예상면적 30~46㎢), 고창(45~84㎢), 다도해(450~1072㎢), 보성·순천만(65~77㎢) 등 서남해안 4개 권역 갯벌이다. 갯벌이 있는 서천군, 순천시 등 5개 시·군이 2014년 6월 추진단을 만들었다. 문경오 추진단 사무국장은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져 그곳 철새들이 유부도로 다 옮겨 갔다. 4개 권역 중 제일 핵심 사이트”라며 “자연유산 등재의 중요한 3개 기준에서 유부도는 면적이 작아 다른 권역보다 지형지질학적 가치는 뛰어나지 않지만 희귀 철새와 완벽한 생물 프로세스로 가치가 매우 높다. 금강하구에서 밀려온 민물 플랑크톤 등 규조류가 풍부해 기초 생산성이 최고”라고 했다.유부도에는 국제적 멸종위기 13종, 저어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6종의 철새가 찾는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9종도 산다. 넓적부리도요는 특급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 200여쌍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철현 서천군 주무관은 “봄가을에 이 철새 12마리가 유부도를 찾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안다”면서 “2025년이면 지구에서 보지 못한다고 해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에서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협회가 이 도요새를 인공부화한 뒤 시베리아 툰드라에 방사해 개체수를 늘리려고 애쓰고, 캄보디아에 식량까지 지원하며 포획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도 람사르 습지로 등재 넓적부리도요 말고도 유부도에는 해마다 100종의 도요물떼새가 찾아온다.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는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것의 절반 정도가 몰려와 겨울을 나고 번식도 한다. 이를 군조(郡鳥)로 삼을 정도로 서천군의 자랑이다. 갯벌에는 철새들의 먹잇감인 저서생물이 풍부하다. 갯지렁이와 백합, 동죽 등 조개류가 여기저기 숨어 있다. 백합과 동죽은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기도 하다. 말뚝망둥어, 칠게, 농게, 길게, 밤게 등이 펄쩍펄쩍 뛰거나 쏜살같이 달아나며 갯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환형동물 57종, 갑각류 55종, 연체동물 39종이 갯벌의 건강을 지키고 철새에게 먹이를 제공한다.바닷가와 갯벌에는 또 염생·사구(모래언덕) 식물이 우거졌다. 갈대는 물론 갯그령, 해홍나물, 칠면초, 갯메꽃, 우산잔디 등 생소한 식물이 수북이 자란다. 뻘 속에 산소를 공급해 갯벌이 청결·건강하도록 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이다. 유부도 갯벌은 2008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재됐다. 그만큼 깨끗하고 품이 넓다. 30㎢로 여의도(2.9㎢)의 열 배가 넘는다. 반면 섬은 0.79㎢(23만 8975평)로 서울 여의도의 4분의1이 조금 넘을 정도로 작다. ●주민 50여명 생활환경은 열악 섬에는 현재 34가구 주민 50여명이 살고 있다.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73번지로 ‘송림리 7반’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민등록상에는 모두 70명이지만 20여명은 장항이나 군산에 집을 두고 살면서 고기 잡고 조개를 캘 때 섬으로 들어온다. 여객선이 없어 작은 어선을 타고 뭍을 오간다. 장항항에서 12㎞로 20분 안팎 걸린다. 섬에는 금강 물과 함께 바닷물이 돌아서 밀려와 갖가지 해양 쓰레기가 해변으로 들이닥친다. 양식장에서 떨어진 김이 조류를 타고 떠내려와 반찬이 되기도 한다. 생활환경은 열악하다. 지하수를 걸러 먹지만 물이 달려 육지로 달려가 생수를 자주 사다 먹는다. 마을 반장 이의승(73)씨는 “지하수로 생활용수는 엄두를 못 내 도라무통(드럼통)으로 빗물 십여개를 받아 놓고 쓰지만 한 달도 못 간다. 목욕은 고사하고 빨래도 어렵다”면서 “겨울에는 지하수관이 꽝꽝 얼어 어선 주인한테 기름값 주고 뭍으로 물을 사러 가곤 한다”며 혀를 찼다. 이씨는 “70년대 말만 해도 송림초 유부도분교에 학생 20여명이 있었는데 문을 닫았고, 넓은 염전도 20년 전에 뚝이 터져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인간·새 상생공간으로 조성” 주민들은 자연유산 등재 추진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씨는 “몇년 전 땅 한 평에 수만원 하던 것이 보호습지로 지정되고 자연유산 등재 얘기가 나오면서 17만원까지 올랐다. 내 땅 가진 주민이 없다”면서 “50년간 살아온 마을이라 떠날 수 없지만 갈수록 살기가 팍팍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기 불편한 이 섬에는 관광객은 거의 없고 철새 연구자 등이 간간이 찾는다. 문 사무국장은 “환경단체 등과 협력해 홍보활동을 하고 주민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며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관광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인간과 새가 상생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허 주무관은 “유부도 등 서남해안이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갯벌로는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접한 와덴해에 이어 두 번째”라고 기대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그의 원래 이름은 놈, 외할머니가 그의 앞날이 염려되어 걱정아! 걱정아 불렀던 게 ‘꺽정’이 되었다던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장편소설 ‘임꺽정’의 한 대목이다. 경기도 안성은 본디 민초들의 땅이었다. 예로부터 임꺽정(1504~1562)과 장길산(미상·조선 숙종 연간)이 이곳 흙길을 무대 삼아 한바탕 자취를 남기었고, 남사당패 꼭두쇠 바우덕이(1848~1870)의 흔들리는 치마폭도 안성장길 들머리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안성은 전주, 대구와 더불어 조선 3대 장터 소재지였다.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 속 허생은 조선 삼남(三南)의 물산이 안성장에 죄다 모이는 것을 알고 제수용 과일을 몽땅 사들인다. 그 뒤 열 배로 되팔아 이문을 남기는 매점매석의 소설 모티프는 연암이 안성땅 지나 밟게 되는 충청도 면천 군수로 재직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안성 지역도 경부선이 평택을 지나치고, 중부고속도로 역시 안성의 동쪽 끝자락 일죽면을 겨우 지나다니다 보니 한양 관문 교통 요지로서의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도 한때나마 안성은 한양 입구 노른자 길목이었으니 예부터 나라님이나 양반 사대부 세간에 들어가는 공납(貢納) 물품들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였다. 하루 한두 끼 보리죽도 못 먹은 힘으로, 한양 양반님네들의 먹다 죽어 때깔 고운 조상들 위한 밥그릇 등속 예뻐지라고 두들겨댔으니 배곯던 민초들의 분노가 오죽했으랴. 임꺽정과 장길산은 말 그대로 안성맞춤의 구세주였던가? 경기도 안성의 안성맞춤박물관이다. 생각해보면 박물관 이름하나는 잘 지었다. 희미하게 보였던 안성땅의 정체성이 단박에 머리로 꿀꺽 넘어갈 정도로 시원하게 잡힌다. 원래 이 지역은 라면이 아니라 유기(鍮器)로 이름 내던 곳이었음을 잊으면 안 되리라. 안성맞춤 박물관은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들어가는 초입 왼편에, 흡사 정자 누마루같이 솟은 단아한 모양새로 엎드려 있다. 박물관 건물도 2003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을 정도로 수준급이어서 박물관 들어가는 대문부터 설레게 한다. 박물관에는 주로 놋쇠 그릇, 즉 유기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선 유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면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드려서 만드는 방짜기법과 녹여서 만드는 주물기법이 있는 데 이 중 안성은 주물기법의 유기가 유명한 곳이다. 구리 78%, 주석 22%을 녹여 거푸집에 부은 뒤 모양별로 그릇 및 제수, 불교용품을 만들었다. 이 중 안성에서 만드는 유기 제품의 주품목은 바로 양반가에 납품되던 첩 반상기였다. 지체에 따라 12첩부터 3첩 반상기를 만들었는데, 첩 반상기란 뚜껑이 있는 반찬 그릇을 말한다. 바로 여기에서 ‘안성맞춤’이라는 어원이 생겼는데, 보리나 잡곡을 먹던 지방의 큰 그릇과는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하던 한양의 양반가 한 끼 담을 그릇크기로는 안성에서 나온 유기그릇이 딱 적당하였다. 바로 크기나 모양이 한양 양반들 마음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은 2002년 8월에 문을 열어 현재 상설전시실 3실과 기획전시실 1실의 규모로 박물관 치고는 아담하다. 이 곳에는 안성유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부터 시작해서 각종 첩 반상기, 불교용구, 제수용품, 기타 유기로 만들어지던 각종 생활용품까지 잘 전시되어 있다. 또한 유기 전시물 이외에도 다양한 안성의 역사를 알아볼 수도 있다. 농업역사실에는 선사 시대 유물인 돌검과 돌두검창, 반달돌칼 등을 포함하여 안성지역의 오랜 농업 역사와 특산품 등에 대한 전시품들이 있어 반나절 넉넉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성맞춤박물관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해당 자치 도시의 특색을 고스란히 잘 담은 좋은 박물관이다. 또한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하여 한여름 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이 박물관 앞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안성에 가서 시간이 좀 남는다면, 안성 시민들의 주말 산책 장소. 2. 누구와 함께? -어린 자녀와 함께 3. 가는 방법은? -안성시 대덕면 서동대로 4726-15/ 중앙대 안성캠퍼스 입구. 031) 676-4352 4. 감탄하는 점은? -대학 캠퍼스에 있어 휴식 공간으로 적절하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외지인들은 잘 모르는 장소. 6. 꼭 봐야할 장소는? -유기 제품들로 만든 각종 생활용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청국장 ‘서일농원 솔리’(673-3171), 설렁탕 ‘안일옥’(675-2486), 묵밥 ‘고삼묵집’(672-7026), ‘모박사부대찌게’(676-1508), ‘보리네생고깃간’(673-6992)/지역번호 03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anseong.go.kr/tourPortal/museum/contents.do?mId=010100000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안성 3.1운동기념관, 조병화 문학관, 포도박물관, 안성팜랜드 10. 총평 및 당부사항 -큰 기대를 가지지는 말길. 다만 시립박물관으로는 적당히 특징적이어서 여름 한낮 더위 피할 공간으로는 훌륭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골짜기 골골마다 더위도 쉬어 가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골짜기 골골마다 더위도 쉬어 가네

    강원 평창은 송어가 많은 곳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다른 지역에 견줘 송어 양식이 일찍 시작된 곳입니다. 1965년쯤 송어 양식에 성공했으니 벌써 반세기 전부터 송어를 길러 온 셈입니다. 그 바탕엔 맑고 찬 물이 있습니다. 송어가 좋아하는 15도 안팎의 물이 끊임없이 솟아 흐릅니다. 대표적인 곳이 ‘아름다운 여울’ 미탄(美灘)입니다. 성마령천 등 크고 작은 개울들이 미탄면 여기저기서 솟아 흐르지요. 그 아름다운 여울을 쫓아 오르다 보면 더위는 어느새 걷히고 비로소 평창도 보입니다.●풍력발전단지 육백마지기는 ‘천혜의 풍욕장’ 먼저 육백마지기부터. 예전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요즘은 다르다. 불과 한두 해 만에 모습이 바뀌는 경우를 흔히 본다. 청옥산 육백마지기가 딱 그렇다. 높드리를 가득 채웠던 고랭지 배추밭은 사라지고 산비탈 여기저기에 풍력발전기만 가득하다. ‘평창아리랑’ 발상지가 어느새 발전 단지로 바뀐 거다. 육백마지기는 말 그대로 면적이 육백마지기쯤 된다는 비탈면의 개간지다. 보통 1마지기가 논 200평이니 대략 12만평(40만㎡)쯤 될까. 최근까지 꾸준히 면적이 확장돼 현재는 1800마지기쯤 된다고 한다. 평창의 남쪽, 그러니까 청옥산 정상(1233m) 바로 아래 능선을 따라 펼쳐져 있다.옛 육백마지기는 척박한 느낌이었다. 습기라고는 없는 바짝 마른 비탈에 배추들이 빼곡하고, 밭고랑 사이사이엔 구릿대, 동자꽃 등 들꽃들이 소박한 자태를 뽐냈다. 지금은 변했다. 너른 공간 대부분이 풀밭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포스터 사진 같은 분위기다. 너른 비탈은 온통 개망초 차지다. 개망초가 아무리 쓸모없는 꽃이라지만 이 정도 군락이라면 제법 눈요기가 되지 싶다. 육백마지기에 언제 다시 고랭지 배추밭이 들어설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 다시 배추를 심게 된다면 아마 태백의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과 비슷한 풍경이 될 게다. 풍력발전기가 능선을 따라 흐르고, 그 아래로 배추들이 푸른 장미처럼 펼쳐진 모습 말이다. 보는 이에 따라 이편이 더 예쁘고 더 ‘포토제닉’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거란 거다. 여름이면 육백마지기는 천혜의 ‘풍욕장’(風浴場)으로 변한다. 육백마지기 일대는 산 아래 평창읍에 견줘 기온이 3~4도 정도 낮다. 여기에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아침저녁이면 서늘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요즘은 아침마다 짙은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다. 여명이면 산자락 골골마다 선경이라 할 풍경이 펼쳐진다. 풍력발전단지 끝자락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차로 편하게 올라 드넓은 산하를 굽어볼 수 있다.●서늘한 바람·차고 맑은 물 나오는 ‘이무기굴’ 육백마지기 아래는 미탄의 상류다. 미탄면 소재지 외곽에 서늘한 바람과 찬물이 나오는 동굴이 있다. 평안리 마을에 있어 ‘평안동굴’이라고 불린다. 주민들은 대개 ‘이무기굴’이라 부른다. 예전 이무기 한 마리가 용이 돼 승천하기 전 머물던 동굴이란다. 한데 동굴 외형에서 전해지는 섬뜩한 느낌으로 보면 아무래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한을 품고 지냈던 동굴인 듯하다. 이무기굴은 예전 평창 방문 때 이 마을 할머니들이 “정선 땅에서 도망친 개가 헤엄쳐 나온 동굴”이라며 ‘서울 촌놈’을 놀렸던 곳이다. 그만큼 동굴의 길이가 길다는 과장일 터다. 동굴의 정확한 제원은 아직 없다. 제대로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골 할머니들의 ‘뻥’처럼 이 동굴이 멀리 정선까지 연결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일대가 동굴이 형성되기 쉬운 석회암 지형이고 보면 그 가능성은 더 크다. 동굴 더 안쪽에 백룡동굴처럼 멋진 풍경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굴 앞으로는 차고 맑은 물이 흐른다. 빙하 지대 아래를 흐르는 물처럼 사파이어빛을 띤 물이다. 왜 송어 양식이 이 일대에서 시작됐는지는 이 물에 발을 담가 보면 안다. 어찌나 찬지 채 10초를 버티기 쉽지 않다. 한여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의자 위에 앉아 탁족을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동굴 앞에서 서면 서늘한 바람이 분다. 아가리를 벌린 동굴의 섬뜩한 모습을 보자니 서늘한 느낌이 더 하다. 미탄면 율치리에 찬바람 나오는 곳이 또 있다. 율치리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 이름난 곳. ‘지도에도 없는 마을’이라는 표지판에서 보듯 평창읍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할 만큼 외진 곳이다. 냉풍 동굴은 촬영지 초입에 있다. 밀양의 얼음굴보다 규모는 작지만 냉기는 뒤지지 않는다. 냉풍 동굴에서 영화 촬영지까지는 300m 정도 올라야 한다. 너와집과 굴피집 등 강원 산간 마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 세트들이 여태 남아 있다.●발 담그고 즐기는 평창강 ‘여울낚시’ 평창강으로 간다. 평창읍을 휘감으며 흐르는 강이다. 바닥이 얕은 여울에선 ‘마땅히’ 여울낚시를 즐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견지낚시라고 알려진 바로 그 낚시다. 복잡한 장비는 필요 없다. 읍내 낚시점에서 3000원짜리 낚싯대 하나 사면 된다. 무엇보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즐길 수 있어 좋다. 평창 읍내 외곽의 바위공원 일대가 여울낚시 포인트다. 낚이는 어종은 대개 피라미다. 이맘때 피라미 수컷들은 울긋불긋하다. 혼인색이다. 녀석들이 바짝 달아올랐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잡은 뒤 선선히 놔주는 게 답이다. 그래야 개체수가 늘고 더 재밌게 여울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바위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제공한 바위들로 만든 공원이다. 물개와 펭귄, 신선암 등 독특한 형태의 모습이 볼만하다.●푸른 빛의 ‘이끼계곡’·1급수 흐르는 ‘회동계곡’ 여름의 평창 하면 역시 계곡이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흔히 ‘이끼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계곡미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수량도 늘 풍부하다. 과장 좀 보태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육백마지기 아래 회동계곡은 1급수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가는 계곡이다. 주민들은 ‘용소골’이라 부른다. 회동계곡은 대개가 상수원보호구역이다. 과연 길이 있을까 싶은 비좁은 산길을 헤치고 들어가야 닿는다. 계곡물은 맑다. 정수기에서 나온 물이 흐르는 듯하다. 다만 보호구역이 많아 몸을 담그긴 어렵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이 일품이다. 원당계곡 아래는 뇌운계곡이다.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축제:대화면 땀띠공원에서 28일~8월 6일 ‘평창더위사냥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맨손 송어 잡기, 대화천 반두체험 등 천렵 프로그램과 ‘꿈의대화캠핑장’의 캠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송어를 직접 잡는 것도 재밌지만, 잡은 송어를 불 위에 구워 먹는 맛도 일품이다. 개막 축하 공연을 비롯해 군악대 연주 등 매일 밤 다채로운 콘서트가 열린다. 대화면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는 특설 장터도 운영된다. 땀띠공원은 매일 수천 톤의 차가운 물이 솟는 곳이다. 땀띠물로 목욕하면 몸에 난 땀띠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창더위사냥축제위원회 334-2277. →맛집:평창 전통 음식을 맛보겠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찾으면 된다. 어느 집을 들어가도 메밀전병, 김치전 등 담백한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평창 읍내 옹달샘식당(332-2885)은 보리밥을 내는 집이다. 쌀과 보리, 감자 등이 섞인 밥에 이런저런 반찬을 넣고 비벼 먹는다. 식도락(332-2552)은 흑염소 전골이 맛있다. 흑염소 특유의 잡내가 없고 양도 푸짐하다. 평창 읍내에 있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휘닉스 평창을 추천할 만하다. 알펜시아 리조트도 찾는 이가 많다. 봉평 외곽의 솔섬오토캠핑장은 캠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곳. 흥정계곡 주변에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평창군 홈페이지(www.yes-pc.net)에 다양한 펜션들이 올라 있다.
  • 치즈 닭갈비 먹으려고 3시간 줄서기…‘혐한의 겨울’은 간다

    치즈 닭갈비 먹으려고 3시간 줄서기…‘혐한의 겨울’은 간다

    한국식 호떡을 입에 문 채 걸어가는 소녀들, 떡볶이와 순대 등 주전부리를 모여서 먹고 있는 중고생들, 한국 가수·영화배우들의 책자와 대형 브로마이드를 손에 든 중년 부인, 막걸리와 한국 식자재를 한 무더기씩 사서 들고 가는 일본인들….●코리아타운 한류 전성기의 80% 회복 도쿄 신주쿠구(區)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은 요사이 평일에도 붐볐다. 섭씨 30도가 넘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도 오후 무렵이면 한국 슈퍼와 상품점,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저녁 무렵 신오쿠보역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금요일 오후와 휴일에는 한국 음식점과 상품점마다 긴 줄이 만들어지고, 찻길까지 인파가 밀렸다. 지난해 늦가을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한 방문객 수는 이제 한류 전성기 때의 80%를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즈 닭갈비’라는 새 메뉴도 지난해 10월 무렵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입소문을 통해 대박을 치면서 회복세를 도왔다. 친구들과 이곳을 찾은 대학생 이토 모모카는 “몇몇 가게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시간씩 줄을 서야 했는데, 이제는 예약제로 바뀌었다”면서 소문난 치즈 닭갈비집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 메뉴 하나가 방문객의 10~15%를 늘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2012년 한·일 관계 악화 이후, 신오쿠보와 한류 스타들을 외면해 오던 TV 등 일본 언론들도 올 들어선 한국 연예인과 음식문화 등을 자주 화면에 올리고, 보도하면서 일본인들의 관심을 북돋웠다. 도쿄 코리아타운의 주도로인 신오쿠보 도리(길)에는 빈 가게나 매물도 싹 사라져 버렸고, 가게 권리금도 뛰고 있었다. 겨울연가 등 한류드라마 열풍과 케이팝 열기 속에서 한국인 거리를 형성하며 10년 동안 절정기를 보냈던 코리아타운은 지난 4년 가까운 시련기 끝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2015년 상인회 발족… 日사회에 호소 “이제 추운 겨울은 지나간 것 아니냐”는 말들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신주쿠 한인상인연합회 정재욱 사무국장은 “지난해 양국 소녀상 분쟁이 불거지면서 다시 혐한 분위기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이 지역 한국인들이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다행히 큰 영향 없이 방문객들이 늘어나는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인들은 쇼쿠안도리와 신오쿠보 도리 일대를 신주쿠의 코리아타운으로 부른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및 일왕의 사과 요구 발언 등으로 격화된 일본 내 혐한 분위기 속에서 한류 열기는 수그러들었고, 그 여파는 코리아타운을 뒤흔들었다. 2012년 말부터 1년 넘게 매주 휴일이면 혐한 데모대 400~500명과 이를 반대하는 300여명의 친한 일본인 데모대가 경찰관들과 뒤엉켰던 상황은 이들에겐 악몽으로 남아 있다. 당시 코리아타운을 찾던 일본인들의 발길은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한류 전성기 때 전체 628개였던 한인 가게는 396개로 줄었고, 284개였던 음식점 수는 199개로 감소했다. 미용실, 잡화점 등도 격감했고, 한국 슈퍼도 6개만 남았다. 시련의 와중에서 2015년 9월 이 지역 150개 상점 대표들이 “바라만 볼 수 없다”는 결의로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를 발족시키면서 자구 노력에 나섰다. 상인연합회의 오영석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일본 시민사회에 호소하고, 정치권과 지역사회를 설득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천대받던 김치 명성 찾았듯 재기 몸부림 일본 내 45개의 직영점을 가진 한국 음식점 체인인 사이카보(처가방)와 김치 공장 등을 운영하는 오 회장은 4년 남짓한 혐한 분위기 속에서 사이카보의 몇몇 직영점을 비롯한 많은 한국 음식점이 장소 재계약을 하지 못해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하는 아픔도 겪었다고 전했다. 찾는 이들이 줄어 매출이 격감하자, 자금력이 달린 업주들은 폐업하고 귀국하거나 다른 곳으로 떠났지만, 오 회장 등은 내일의 가능성을 보면서 이곳을 지켰다. “냄새난다고 천대받던 김치가 이제는 일본에서 사랑받는 빼놓을 수 없는 밑반찬이 됐다. 힘들고, 시간은 걸리지만, 신오쿠보의 코리아타운도 시련을 극복할 것을 의심치 않았다.” 오 회장은 일본 땅에서 김치와 한국음식의 진가를 20년 넘게 알려 왔던 그 과정을 떠올리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상인연합회는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을 한국에 직접 가지 못해도, 한국에 온 듯이 한국을 느낄 수 있고,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국문화의 발신지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의 내일을 그리고 있었다.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신오쿠보 영화제, 김치 축제, 가부키초 시네시티 광장 및 서울 시청 앞에서 동시에 열리는 자선행사를 기획 중이다. 한인 상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쿠폰 제작, 한류 인터넷TV 개설 등도 준비하고 있었다. 7가지 무지개 색을 뜻하는 ‘나나이로 마키’란 신오쿠보의 공동 김밥 브랜드의 출범도 앞두고 있다. 상인연합회의 셔틀버스도 신오쿠보 등 코리아타운 주변을 정기적으로 순회하고 있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류 문화가 숨쉬는 역사박물관, 문화갤러리, 김치박물관, 한국어 교육센터 등이 한곳에 모인 한류 랜드마크 건설 계획도 갖고 있었다. 신오쿠보의 미래는 한류와 한국문화의 확산과 비례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발길 끊었던 젊은이들 되돌아와 상인연합회가 1300여년 전 고구려 유민들이 정착한 사이타마현 히타카시 고마 지역에 한국에서 가져온 씨로 배추를 재배하고, 그 지역 초등학교에 김치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김치 축제를 여는 것도 이 같은 생각에서였다. 한류 전성기 때 일본의 지방에서 도쿄로 여행을 오면, 코리아타운은 꼭 들려야 하는 곳이었다. 신오쿠보의 코리아타운에서 새로운 문화와 한국을 느끼고 싶어 하는 일본인들은 적지 않았다. 그동안 발길을 끊었던 젊은 여성들도 이제는 거의 되돌아왔고, 비어 있던 신오쿠보의 거리와 골목들은 중고생·대학생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그사이 한국 국내 음식 체인점들도 속속 신오쿠보와 쇼쿠안도리의 코리아타운에 들어왔다. 한국 화장품점들을 찾는 일본 여성들의 발길도 크게 늘고 있다. 생활정보지 한터의 황귀성 대표는 “혐한 분위기 고조 속의 시련기를 견딘 한인 가게들은 이제 더 탄력을 받게 됐다”고 진단했다. 코리아타운 지역은 하루 승차 인원이 4만명이 넘는 JR신오쿠보역 등 도쿄 3개 전철라인이 교차하는 교통 요지란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 방문 관광객도 이미 한 해 900만명대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재일한국인연합회 정용수 사무총장은 “한·일 정치 관계가 악화되면 언제 또 상황이 급변할까 조심스러운 마음은 여전하지만, 한류와 신오쿠보 지역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도 크다”면서 “여러 한인단체들과 힘을 합쳐 한류 재도약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한국인 일손 구하기 ‘별따기’ 시련기에 한인 상점들이 떠난 빈자리는 대부분 중국인과 동남아인들의 가게들이 들어섰다. 이 일대에 중국인들은 1만 3000여명으로 1만 1000여명인 한국인을 수적으로 앞섰다. 베트남, 네팔, 미얀마인도 각각 3000여명에서 2500여명으로 불었다. 코리아타운이 다문화 거리로 변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래서 나왔다. 그렇지만 다문화 요소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들도 많다. 김상열 한일부동산 대표는 “유동인구 급증과 2020년 도쿄올림픽 등은 한인공동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라면서 “주변 일본인 사회와 협력하고, 그들 공동체에 참여하면서 신뢰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이팝도 최전성기는 아니지만, 카라, 소녀시대, 트와이스 등이 꾸준하게 이어주면서 한류를 일본 내 문화로 정착시켰다”고 평가했다. 신오쿠보의 코리아타운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조리사 등 한국인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일본 전체의 일손 부족 상황과 줄어든 한국인 유학생 수 등까지 겹쳐 손맛을 유지시킬 주방장과 조리사 구하기가 비상이다. 상인연합회 정재욱 사무국장은 “워킹홀리데이를 활용하고, 국내 조리 전문학교 등과 협력하는 등 여러 통로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상인연합회는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 오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숙박, 직장, 일본어 교육 등도 알선해 줄 계획이다. 신오쿠보는 새로운 ‘신오쿠보 드림’을 꿈꾸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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