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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마당엔 밤새 감이 떨어졌다/정종홍 작가

    [문화마당] 마당엔 밤새 감이 떨어졌다/정종홍 작가

    툭! 거기, 떨어진 자리가 어디쯤인지 잠결에도 안다. 뒷마당에는 시골집이 그러하듯 탱자나무 높게 심어 가시 담장을 둘렀다. 뱀이 똬리 틀고 앉았는지 모를 그늘진 덤불에 손을 쑥 넣으면 잠결에 외워 둔 감이 놓였다. 그걸 그 자리서 앉아 먹는다. 허겁지겁 ‘내가 감을 그래 좋아한다.’ 한날 새벽엔 떨어진 감 주으러 가다 어머니는 손아래 시누이와 딱 마주쳤다. 먼저와 풀숲을 이래저래 뒤지던 시누이는 어머니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고 서로 멀뚱멀뚱 굳어 버렸다. ‘어째 요즘 떨어진 감이 다 오데 갔나 했더니….’ 그날 어머니는 당신 자식들 먹을 걸 축낸다 여기셨는지 “소금 단지에 넣을 땡감도 모자란다” 타박을 주셨다. 떨어진 감도 거들떠보지 않고 그래 지냈는데 하루는 왕할매가 어머니의 꽁꽁 언 손을 이래 쓰다듬으시며 “손부야 손부야 감 같은 거 옷 속에 넣어 두다 물들면 안 지워진다” 하시며 곶감 두 개를 손에 쥐여 주시는데 얼굴에 뜨거운 것이 확 몰려 냅다 뛰어가 탱자나무 덤불서 털썩! 설움이 터져 버렸다. 어머니의 손가락은 낫처럼 휘었다. 자식새끼 삼형제가 또 말썽 핀 날. 어머니는 우릴 설에만 입는 새 옷을 입혀 서울 소공동 미도파 백화점에 데려갔다. 지하층 음식 코너에선 작은 종지에 오징어무침을 팔았고 꽤 비싼 가격이었어도 어머니는 우리에게 “몇 접시든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 먹어라” 하셨다. 먹성 좋은 삼형제는 버쩍버쩍 접시를 비워 냈고 어머니는 묵묵히 “얼른 먹으라” 다독이셨다. 돌아오는 길. 그때는 국철인 1호선 전철은 줄곧 실내등을 끈 채 어둑어둑 달렸다. 철없던 우린 그저 한강 위를 지나는 것에 신기해 들떠 창문에 입김 붙을 만치 매달려 검은 강물을 내려다봤다. 문득 돌아본 어머니의 얼굴엔 한강 철교 기둥이 드리운 그림자가 휙휙 스쳤고 어머니의 눈매가 젖었기에 난 얼른 창밖을 보며 짐짓 까부는 척을 했다. 전철 역전 작은 중국집. 어머니는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내 우리 셋을 주르르 몸에 붙이고 들어서 엉거주춤 “아저씨 고량주 딱 한 잔만 파실 수 있어예? 안주는 없어도 되는데…” 물었고, 문 닫을 시간 들이닥친 해괴한 구성의 우릴 본 주인 아저씨의 멈칫한 기색에 어머니는 바로 “아닙니다. 됐어예. 죄송합니다” 하고 황급히 돌아 나오셨다. 순간 어머니의 표정은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고 그 애잔함이 내게도 전해져 명치끝이 시큰 욱신거렸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머니의 손을 꽉 잡아 드릴 걸. 그러고 싶다. 설이면 어머니께서 가장 신경 쓰는 음식이 나물이었다. 고된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나물 해오라 하지 다른 반찬 해오라 안 한다’ 할 만큼 다듬어 씻고 무쳐 내는 일이 예사 신경 써서 될 일이 아니었다. 흐르는 물에 씻고 헹구고 돋보기 쓰고 골라내는 어머니의 나물과의 씨름은 매년 반복이었다. 그저 상에 올린 것만 본 자식들은 무심히 뚝딱 비벼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 “올해는 고사리 향이 덜하네, 그래도 무나물은 달아 다행이다.” 어머니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고 남은 것들을 또 바리바리 싸서 안겨 주셨다. 늘 그런 푸근한 설날이었다. 고향 가는 길. 바라만 봐도 좋았던 감이 이젠 다 떨어지고 까치밥만 남았다. 소복이 눈 쌓인 가지에 붉은 홍시가 수줍게 비치면 처마 밑 주렁주렁 달린 곶감이 홍등처럼 빛나리라. 어머니의 그 가슴 아림을 간직하며.
  • [식음료 설특집] 육즙 머금은 쫄깃한 햄…실속 선물로 제격

    [식음료 설특집] 육즙 머금은 쫄깃한 햄…실속 선물로 제격

    SPC삼립의 육가공 전문 브랜드 그릭슈바인이 다가오는 설날을 맞이해 ‘그릭슈바인 선물세트’ 18종을 선보였다. 그릭슈바인은 독일 육가공 전문기업인 샤퍼(Schafer)와 기술 제휴를 통해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그릭슈바인의 캔햄은 적당한 기름기를 머금은 돼지 앞다리 살과 쫄깃한 식감을 맛볼 수 있는 뒷다리 살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쫀득한 식감과 육즙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추석 선물세트로 처음 선보인 ‘비어슁켄 선물세트 ’는 국산 돼지고기 통살을 넣어 부드러우면서도 고기 씹는 식감을 살렸다. ‘맥주처럼 많이 먹거나 맥주와 함께 먹어서 즐거운 햄’이라는 뜻인 ‘비어슁켄 ’은 차갑게 먹어도 좋은 콜드햄 제품으로 안주, 반찬 등으로 다양한 조리가 가능하다. SPC삼립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캔햄으로만 구성한 선물세트부터 올리브오일과 혼합한 복합 선물세트까지 총 18종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가격대는 1만~6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전국 슈퍼마켓과 편의점, 해피마켓(해피앱 마켓), SPC GFS의 온라인 쇼핑몰 ‘하이카페몰’(www.hicafemall.com)에서 구입 가능하다. SPC삼립 마케팅 담당자는 “그릭슈바인은 매년 고품질의 실속 있는 다양한 선물세트를 부담 없는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매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식음료 설특집] ‘쌀밥에 스팸 한 조각 ’ 밥상의 오랜 친구

    [식음료 설특집] ‘쌀밥에 스팸 한 조각 ’ 밥상의 오랜 친구

    ‘햇반(즉석밥)부터 봉고(승합차), 대일밴드(일회용 반창고)까지….’브랜드 자체가 일반명사처럼 통용되는 상품이 있다. 즉석밥은 생소해도 ‘햇반’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는 얘기다. 이렇게 캔에 든 햄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바로 CJ제일제당의 ‘스팸’이다. 1987년 국내 첫 생산을 시작한 ‘스팸’은 출시 당시 7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런천미트’와 ‘치즈햄’, ‘장조림햄’ 등을 제치고 캔햄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불리게 됐다.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을 광고 문구로 앞세운 ‘스팸’은 더이상 미국에서 들여온 저렴한 캔햄이 아닌, 30년 이상 함께하며 쌀밥과 김치로 대표되는 한국 음식의 인기 반찬으로 사랑받고 있다. 30여년 동안 판매된 개수만 10억개다. 누적 매출은 3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 후발업체들의 추격 속에서도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속적인 맛?품질 개선과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저렴한 캔햄이 아닌 ‘프리미엄 캔햄’으로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덕이다. 스팸은 명절마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선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양성규 CJ제일제당 마케팅 담당 과장은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2020년까지 4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명절 제수음식도 가정간편식시대…동그랑땡·떡갈비·전 인기

    명절 제수음식도 가정간편식시대…동그랑땡·떡갈비·전 인기

    1~2인 가구 및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명절 제수음식에도 가정간편식(HMR)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보편화된데다, 과거에 비해 간편식의 품질이 좋아지고 종류가 다양해져 제수음식을 아우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이 최근 30~40대 주부와 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에 차례 음식을 준비하며 간편식을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47.5%인 19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명절에 간편식을 활용했다고 답한 170명보다 약 12% 증가한 수치다. 차례상 준비에 간편식을 활용하겠다고 말한 응답자의 45.8%는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서’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간편하게 조리하고 싶어서’가 41.6%로 2위를 차지했다.명절 음식으로 어떤 간편식 제품군을 활용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는 ‘동그랑땡, 떡갈비, 전, 산적류 등’이 55.7%로 가장 많았다. ‘냉동만두’가 20.1%, ‘사골곰탕, 소고기무국 등 국·탕류’가 12.9%, ‘갈비찜, 닭볶음탕 등 찜·볶음류’가 10.4%로 뒤를 이었다. 전이나 산적류는 재료 준비 및 손질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조리 과정에서 냄새나 기름 튀는 등의 불편이 발생해 간편식으로 대체하려는 욕구가 높다는 게 CJ제일제당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비비고’에서 출시한 한식 반찬 5종(비비고 남도떡갈비, 비비고 언양식바싹불고기, 비비고 한입떡갈비, 비비고 도톰 동그랑땡, 비비고 도톰 해물완자)은 해마다 명절 기간 동안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65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5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에는 각각 70억원대와 90억원대로 늘었다. 2016년 설 연휴에는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설과 추석 기간에도 모두 15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설 연휴에는 175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자체브랜드(PB) ‘피코크’ 제수용 간편식의 명절 기간 매출도 성장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각종 전, 떡갈비, 식혜 등 피코크 제수음식의 2014년 설 연휴 직전 1주일 동안의 매출이 1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직전 1주일 동안에도 12억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는 올해 설 연휴에도 간편식으로 제수음식을 장만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제수용 간편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종류도 출시 초기인 2014년 6종에서 올해 47종까지 늘었다. 전선미 이마트 피코크 바이어는 “피코크가 간편 제수음식을 시장에 선보인지 3년 만에 매출이 12배 가량 증가했다”면서 “간편식에 대한 인식이 대충 끼니를 때우는 음식에서 간편하지만 질 좋은 음식으로 변화하면서 앞으로도 명절 상차림에 간편식을 활용하는 경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오리백숙 통통, 능이버섯 솔솔, 한겨울 땀 줄줄

    [公슐랭 가이드] 오리백숙 통통, 능이버섯 솔솔, 한겨울 땀 줄줄

    정명된 지 1260년이 되는 김포는 대한민국 평화문화1번지를 지향하는 활기찬 도시이다.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로 한강신도시와 원도심에 걸쳐 맛집이 즐비하다. 맛있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음식마니아들에게 한겨울 추위도 이겨내는 김포의 대표 보양식 맛집을 소개한다.# 몸 안에 독소 싹 ‘천여사네 능이버섯 오리백숙 ’ 한강신도시 장기동에 한겨울 추위 속 온몸에 땀을 줄줄 내는 보양식이 있다. 백숙을 먹는 동안 땀을 쫙 빼주면서 몸속의 독소를 배출해 준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승부하는 귀한 재료인 능이버섯이 오리와 닭을 만났다. 건조한 능이는 버섯향이 더 강해진다. 익히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육질맛의 능이버섯은 오리백숙을 찾는 이들을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으로 사로잡는다. 능이버섯에 엄나무와 칡을 넣어 우려낸 육수를 기본으로 모든 메뉴가 제공되는 게 특징이다. 주인장인 천 여사가 국산 재료를 이용해 손수 만들어내는 가정식 밑반찬이 일품이다.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만든 반찬이 나온다. 그중 고소한 맛이 나는 오징어젓갈은 강원도 주문진에서 직접 공수해 온 재료로 담는다. 정갈하게 나오는 반찬 가운데 양파무침과 능이전에 손길이 간다. 또 1년 365일 열무김치가 제공되고 능이버섯을 갈아서 찹쌀과 버무린 능이전은 침샘을 자극한다. 갓 채취해 한입 베어문 듯 입안에 퍼지는 버섯향이 일품이다. 지난해 김포맛집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백숙 종류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오리능이 버섯백숙은 5만 5000원, 토종닭 능이버섯백숙은 5만 3000원이다.# 야들야들 잡내 없는 ‘청원흑염소’ 한번 맛보면 단골이 돼 다시 오고, 데리고 온 사람들이 또 단골이 돼서 찾아오는 보양식이다. 이곳은 김포 통진읍 귀전리에 있는 일명 ‘정자매 흑염소’라고도 불린다. 식용육으로 딱 좋은 6개월 키운 12~17㎏짜리 중간 암컷만 사용한다. 육질이 부드럽고 냄새도 거의 안 나게 요리하는 게 비법이다. 특히 고기를 푸짐하게 주고 국물은 엄청 진해서 몸보신 제대로 하는 곳이다. 먼저 고기에 염소뼈와 소뼈, 칡줄기와 솔잎을 넣고 고기를 6~7시간 동안 푹 삶아낸다. 삶은 고기는 손으로 직접 찢어 준비한다. 육수는 아주 진한 국물이 돼 식으면 묵처럼 변한다. 염소전골은 부추와 깻잎·대파·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 등 야채를 듬뿍 넣는데 한겨울에는 봄동을 넣어 단맛을 낸다. 야채만 익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데, 찍어 먹는 양념장은 들깻가루와 간마늘에 사이다·배즙을 혼합한 초고추장 재료가 들어간다.기본 반찬도 양파·고추·깍두기 등 8가지가 나오는데 청양고추를 쪄 말려 찹쌀가루에 묻혀서 기름에 튀긴 고추부각이 눈길을 끈다. 전골을 다 먹고 나면 볶음밥으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배를 채워준다. 염소육을 꺼리는 분들을 위해 순댓국밥과 소머리국밥이 준비돼 있다. 여성분들끼리도 많이 찾아온다. 대중교통편이 좋지 않아 자가용으로 와야 하는 게 좀 불편하다. 박제관 (김포시 문화예술과 평화문화팀장)
  • ‘맛’ 올림픽…깔끔 담백 꺾지 매운탕ㆍ두툼한 송어회 ‘국대급 맛’

    ‘맛’ 올림픽…깔끔 담백 꺾지 매운탕ㆍ두툼한 송어회 ‘국대급 맛’

    평창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러 가는 이들에겐 경기를 재미있고 무엇보다 따듯하게 보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경기 앞뒤로 어디로 가 뭘 먹고 어디에서 무엇을 즐기느냐도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일이다. 세상은 넓고 가볼 데는 많다고 되뇌는 후배와, 세상은 넓고 먹을 것은 많다고 답해 주는 선배가 함께 2박 3일 강원 평창과 정선, 강릉을 돌아봤다. 경기장 근처 유명하다는 음식, 가봐야 할 곳들을 찾았다. 객관적으로 재량하기보다 이렇게 동선을 짜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 솔직히 제멋대로 잡았다. 딱딱한 문화 정보 안내와 틀에 갇힌 메뉴 소개를 멀리하고 실수와 착각, 우연한 인연까지 담아 본다. 그게 여행이 주는 진짜 즐거움이니 말이다. #첫날 평창과 정선 4일 오전 9시쯤 평창군청 앞 올림픽 대종(大鐘)을 마주했다. 아침 햇살 속에 대종은 금방이라도 고고성을 평창읍에 울려 퍼뜨릴 것 같았다. 그러나 푸욱 웃음이 터졌다. 대종 제작에 6억원, 누각 꾸미는 데 1억 7000만원이 들었다는 안내 글 때문이었다. 할 말을 잃었다. 헛헛한 마음을 무엇으로 달래나, 일요일 아침인데 올림픽시장 가게들은 문을 열었을까 싶었는데 별 걱정을 다했다. 영하 15도는 족히 될 법한 날씨인데도 벌써 서너 집이 문을 열어 추운 기색 하나 없는 할머니들이 메밀전 등을 부치고 있었다. 메밀모둠 중자와 만둣국을 주문했는데 모둠의 양이 푸짐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만둣국엔 수수와 조를 넣은 콩밥을 반 공기쯤 주는데 조리대 너머 공기 건네며 일요일 이른 아침 찾아온 이들의 사연을 살피는 마음씨가 새롭다.메밀모둠보다 강렬했던 것이 알타리무와 배추김치였다. 아삭거리는 식감이 압권이었고 단맛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설탕 넣은 것 아니냐는, 실례되는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당연히 그럴 리 없다고 했다. 배를 채우고 커피를 마시며 후배가 짠 동선에 일대 수정을 가했다. 지도를 펴 보니 후배가 대단한 착각을 했다는 게 확연해졌다. 올림픽시장이 있는 평창읍은 개회식과 스키점프 경기가 열리는 대관령면 횡계리와 40분 이상 떨어진 곳인데 이곳을 여행 기점으로 잡은 것부터가 문제였다. 스노보드 경기가 열리는 봉평면 태기리 보광휘닉스파크에서도 자동차로 30분 걸리니 봉평 식당들에서 느낄 맛을 굳이 올림픽시장 찾아 볼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또 곧바로 횡계 올라가는 것보다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 주변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자고 다음날 횡계로 올라가는 것이 합리적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동선을 수정한 뒤 평창군 방림면 마을도서관을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일요일 오전 10시가 넘었는데도 면사무소와 나란히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나날이 그 의미가 퇴색하는 마을 공동체에 대한 염원과 기억들을 소환하고 싶은 우리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점심은 정선 가는 국도 변 시골가든에서 잡고기매운탕으로 했다. 손님은 단 한 테이블이라 불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가게 안에는 ‘전국노래자랑’ 트로트 노래만 가득했고 난로 위에는 정체불명의 시커먼 고기가 앉혀 있었다. 테이블 위에 탄 것 같은 햄 두 조각을 비롯해 밑반찬들이 젓가락질을 하고 싶은 생각을 차버렸다. 그런데 말이다, 이 집 반전이다. 매운탕이 A급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1급수 어종인 꺾지까지 넣은 매운탕이었다. 고추장을 네 숟가락은 퍼넣었음 직한 국물은 무슨 조화인지 묵직하지 않고 깔끔하고 담백했다. 감자를 이렇게 많이 넣은 매운탕도 찾기 힘들 것 같았다. 소자를 시켰는데도 양이 장난 아니다. 감자 맛도 일품이었다. 묵직해진 배를 이끌고 아리랑박물관을 둘러봤다. 아리랑이 이렇게 오래전부터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 주는 레코드며 잡지, 신문 기사 등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어 볼만했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아리랑을 주제로 책을 낸 것이나 미국의 재즈 싱어 냇 킹 콜이나 프랜시스 레이 악단 등이 연주한 아리랑을 헤드폰으로 들을 수도 있었다. 일인당 2000원씩 입장료를 내고 정선 문화상품권 1000원짜리 네 장을 돌려줘 정선시장 가서 쓰면 된다고 하니 그것도 횡재한 것 같은 기분을 안겼다. 근처 정선 문화예술센터에서는 A팝 공연이 열린다며 중고생들이 분주히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닷새 앞둔 날 정선읍 풍경은 올림픽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천변 아파트 여러 가구에 여러 나라 국기가 게양돼 펄럭이고, 다리 위나 주요 도로에 펄럭이는 대회 홍보 배너만이 펄럭이고 있었다. 축제를 앞둔 흥청거림은 체감되지 않았다. 우리는 농악패라도 오일장 거리를 휘저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대회 개막하면 몰아서 하려나 보다 생각하고 말았다. 문화상품권에다 약간의 현금을 더해 회동집 들러 올챙이국수와 수수부꾸미를 먹었다. 정말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했던 이곳의 선조들의 애환에 공감하지 못하고 뭔가를 씹어 보려 하면 그냥 목구멍으로 쑥 넘어가 버리는 맛의 허무함을 절절히 느끼며 헛웃음을 삼켰다. 하릴없어진 우리는 산삼봉표를 찾으러 갔다. 세상에나, 중국에 조공을 바치려는 조정의 안간힘으로 함부로 산삼 캐가지 말라고 봉표를 붙여놓은 게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 근처에 있다고 했다. 가리왕산 휴양림 가면 볼 수 있겠다 싶어 30여분을 달려갔는데 휴양림 직원들은 모르겠다고 도리질을 해댄다. 길도 안 좋고 눈도 제법 쌓여 있을 것이며 어스름이 찾아드니 포기할 수밖에. 휴양림을 나오니 아가씨 한 명이 걸어간다. 읍내 버스터미널 앞까지 태워 줬다. 대회 의전 일을 돕는다고 했는데 휴양림 숙소에 먹을 게 없어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혼자 묵는 게 아닐 텐데 왜 혼자 길을 떠난 것일까 궁금했다. 이곳에 존재하지도 않는 듯한 문화의 그림자를 찾겠다며 인터넷에서 조그만 실마리를 잡았다. 산골다방 오월, 뭔가 우리가 찾는 문화의 원형질이 꿈틀거릴 것 같았다. 다시 차를 몰아 매운탕 먹었던 길로 접어들어 구절리역 근처로 향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분명 이곳이 산골다방 오월이라고 가리키는데 찾을 수가 없다. 서너 바퀴를 돌다 나중에는 차에서 내려 직접 골목을 쑤셔 다녔다. 국숫집 외관이 똑 커피 가게의 그곳이다. 내비도 정확히 그 집을 목적지로 가리켰다. 얼마 전 폐업하고 국숫집으로 전향했는데 그나마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았다. 이제는 열차도 다니지 않는 구절리역 구내와 역전은 마치 서부극 무대처럼 쓸쓸했다. 근처 사람들로 북적이는 커피숍이 딱 하나 눈에 띄어 계단을 올라 창문 너머 들여다보니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커피 한잔 마실 공간이 없구나 싶었다. 정선에서 곤드레나물밥 말고 다른 특색 있는 것을 먹어 보려고 인터넷을 뒤졌고, 고향이 이 근처인 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지만 결론은 곤드레밖에 없었다. 다른 집은 문을 닫아 산마실에 들어가 정식 둘을 시켰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터라 들어갈 곳이 없겠다 싶었는데 밥이 술술 들어가는 게 신기했다. 되직한 강된장도 맛있었고, 심심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도토리묵무침, 약간 태운 듯해 구수하게 나온 누룽지 숭늉을 게눈 감추듯 먹었다. 널찍하면서도 편안한 가게 풍경, 그림과 글씨 족편들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여관 잡는 게 신기할 정도로 어렵지 않았다. 여주인들이 퉁명한 점만 빼고는 여느 도시의 여느 모텔과 마찬가지인 표준화된 객실을 5만원에, 둘 중 조금 나중에 지어진 듯한 곳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저녁을 먹은 뒤 송어회를 야밤의 메뉴로 정했다. 산마실 바로 맞은편인데 횟값으로 1만 3000원만 받는단다. 왜 이렇게 싸요 했더니 몸소 양어장을 해서란다. 테이블 없이 포장 판매만 한다. 유들유들한 주인장은 흥정 솜씨가 기차다. 메뉴판에는 비빔야채 등을 다 합해도 1만 9000원이면 되는데 우리는 배춧잎 두 장을 건네고 말았다. 모텔에 돌아와 송어회를 놓고 잔을 기울였다. 이렇게 배가 부른데 이렇게 송어회가 맛있다니, 과거 송어회 좀 한다는 식당 가서 먹어본 것보다 훨씬, 더더더 맛있다. 350g인데 보통 일회용 용기에 얼음 깔고 제법 두툼하게 네 줄로 깔고 가장 맛있다는 배바짓살 몇 점을 올려놓아 푸짐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음날 아침 속이 편한 게 또 신기했다. 술도 식사도 제법 해치웠고 송어회 양도 장난 아니었는데 좋은 공기 덕인지 개운했다. 모텔을 오전 7시 30분쯤 나와 어디 편의점 가서 커피라도 마셨으면 하고 42번 국도를 다시 타 진부 나들목으로 향했다. 갑자기 도로 왼편에 샬레풍의 건물이 눈에 띄어 차를 돌렸다. 카페 아르미스, ‘로미지안 수목원’의 전초 기지 같은 곳인데 집을 앉힌 모양새나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편백 향이 은은한 가운데 음악 들으며 책 읽기 딱 좋았다. 주인장 손진익(78) 엘베스트 그룹 회장의 지독한 아내 사랑이 만들어낸 치유의 공간이었다(조만간 서울신문 사람들 란에 인터뷰를 게재할 예정이다). 정선에서 커피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느낌에 우리는 만세 삼창이라도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핫플레이스를 검색하는 마음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핫플레이스를 검색하는 마음

    근무하는 건대 앞에 몇 년 전부터 다니는 식당이 있다. 동해 직송 해물을 파는 곳인데 음식 솜씨가 좋아 밑반찬도 맛있다. 이곳은 골목 안으로 10분 넘게 걸어야 하는 후미진 곳이고 허름한 외관이라 처음 갈 때 점점 인적이 드물어지면 무서워하고 반신반의하게 되는 곳이다. 언제든 환대해 주며 늦은 밤에는 천천히 드시라고 옆에서 누워 쉬는 사장의 마음 씀씀이가 좋아 아끼는 사람들만 몰래 데리고 가곤 했다. 그러던 중 작년 유명 미식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상황이 바뀌었다. 예약 없인 가기 어렵다는 소식을 들었고 자연히 발을 끊었다 지난주 늦은 시간에 찾아갔다.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9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왁자지껄했다. 얼굴이 핀 사장의 얼굴이 반갑고 나 또한 기뻤지만 이제 나만 알던 곳이 사라져 아쉬운 마음도 든 것도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왜 이리 유명한 프로그램에서 소개되거나, 블로그에서 많이 검색되는 곳을 찾아가게 되는 것일까. 동시에 자기만 알던 한적하지만 특색 있는 곳이 유명해져 버리면 ‘관광지화가 됐다’며 실망을 하고, 낯선 이들에게 침탈을 당했다고 여기기까지 한다. 이제 우리는 TV에서 맛있어 보이는 곳이 나오면 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검색을 했다가 저장을 하고, 놀러 갈 일이 생기면 ‘맛집 검색’을 하는 게 일상이다. 그러면서 막상 가보면 다 거기가 거기 같지만 실망을 하더라도 이왕이면 알려진 곳을 가보고 싶다. 이런 행동의 첫 번째 심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어쩌다 한 번 가는 여행지에서, 혹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식사 자리를 한다. 이때 내 선택이 실패로 판명 나 전체 모임을 부정적 기억으로 남기고 싶지 않다. 그러니 부단히 검색을 해서 남들에 의해 이미 검증된 곳을 찾는다. 어쩌다가 실패해도 내가 아닌 그 정보의 탓으로 넘길 수 있는 보험이다. 여기서 나오는 두 번째 심리가 평판이다. 로빈 던바는 영장류는 보통 개체 수가 30이 넘으면 무리가 갈라서는데, 인간은 보통 25명을 중심으로 집단을 구성한다고 했다. 뇌가 발달해서 더 큰 개체 간 상호작용이 가능해서 25명씩 소그룹이 모인 후 더 큰 집단을 형성하지만 이 경우도 200명이 한계라는 것이다. 그보다 더 커지면 이제는 직접 상대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구성원의 평가와 소문을 통해서 상대가 믿을 만한지 혹은 위험한 존재인지 파악하는 것을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진화 과정에 사회적 평판으로 진위를 판단하는 시스템이 발달했다. 이건 사람뿐 아니라 식당과 여행지도 마찬가지다. 내가 생활하는 작은 공간이라면 (25명 이하의 집단) 하나하나 직접 여러 번 가보고 평가를 할 수 있다. 그곳을 넘어서는 곳이라면 모든 곳을 직접 가볼 수 없으니 평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지인의 소개였다면, 21세기 입소문과 평판의 소스는 미디어의 유명 인사 입이나, 다수의 블로거 콘텐츠다. 남들이 좋다는 곳을 일단 한 번은 가봐야, 실망을 하더라도 “나 거기 가봤는데 별로야”라는 말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희소성의 법칙이다.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희소성 덕분이다. 남들이 모르는 나만의 식당도 이 희소성의 법칙을 따른다. 널리 알려지는 것은 희소성이 줄어드는 것이며 동시에 그 개인적 가치도 함께 떨어진다고 느끼게 된다. 인간은 생명체가 아닌 것에도 감정적 애착을 갖는 존재라 나만 알던 식당을 남들도 아는 모두의 곳이 되면 더이상 온전한 애착을 유지하지 못한다. 나와 그곳 사이의 일대일의 관계가 희석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참 여러 가지 심리가 핫플레이스를 검색하고 찾아가는 것에 작동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검색을 끊을 수도 없다. 간판 큰 곳만 무턱대고 가기는 싫으니 말이다. 이럴 때 평소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올리는 블로거 등을 찍어 놓는 편이다. 맛집 정보가 아닌 다른 정보나 의견을 올리는 것으로 사용자의 신뢰도를 평가한 후 그의 식당 취향을 믿는다. 얼마 전 제주도에 갔을 때 일이다. 소소한 제주도 일상과 의료에 대한 생각이 좋아 읽고 있던 한 의사의 블로그에 소개된 곳을 찾았다. 제주시 골목 안 식당의 각재기국과 장대국이 추운 겨울에 제격이었다. 어디냐고? 알려 줄 수 없다.
  • [현장행정] 공유 3종 세트…공유창고·마을우체통·마을의자

    [현장행정] 공유 3종 세트…공유창고·마을우체통·마을의자

    “시흥 4동은 달라도 뭔가 다릅니다. 주민이 서로 지탱하고 격려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좋은 이웃을 얻는 것은 바로 주민 자치의 목표이자 마을공동체를 하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지난달 29일 시흥 4동 주민센터 4층 대강당. 2016년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마을총회에 참석한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흐뭇한 표정으로 주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150여명이 모였다. 한 해 동안 시행할 동 특성화 사업을 선정하는 날이다. 동 특성화 사업은 금천구가 예산 편성과 사업기획 권한을 가장 작은 동네 단위인 동으로 과감히 이양해 주민 스스로 기획·실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구는 10개 동에 2500만원씩 2억 5000억원을 내려 보낸다. 그중에서도 시흥4동은 유일하게 동 차원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 시흥4동의 자부담 예산은 300만원 정도다. 차 구청장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주민 스스로 머리를 맞대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면서 “시흥4동의 경우 민원이 가장 적은 지역으로 꼽힌다”고 귀띔했다.지난해 시흥4동은 이른바 ‘공유 3종 세트’를 운영해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성과공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주민 누구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기증하고, 또 필요한 물건은 가져다 쓰는 ‘공유창고’, 이웃의 어려운 사정이나 마을에 바라는 사항을 적어 넣는 ‘마을우체통’, 마을 곳곳에 설치해 주민이 쉬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을의자’다.  지난해 시작한 요리교실 운영, 함께 사는 골목 만들기, 주민이 함께 즐기는 마을축제 세 가지는 계속 이어진다. 새재미 마을학교, 마을소통방 운영 2개 의제가 새롭게 추가됐다. 마을총회에서는 의제별 원형 테이블이 마련됐다. 각 테이블에 앉은 주민은 의제에 맞춰 아이디어를 냈다. 올해 진행하는 마을 활동과 일정 등 기록을 적어 2019년 마을달력을 제작·배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차 구청장은 평범한 요리교실 운영에 그칠 게 아니라, 반찬 경연 대회를 열어보자고 제안했다. 차 구청장은 “동 특성화 사업을 시행한 지난 8년간 지역이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면서 “발동 걸린 주민들이 시흥4동을 금천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가장 행복하고 이웃이 함께하는 동네로 만들어 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주민 자치 실현에 더 힘을 싣기 위해 10개 동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격상시켰다. 기존에 주민 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그쳤던 주민자치위 역할이 동으로부터 행정 사업을 위탁받아 직접 주관하는 주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풍성한 머리숱 원한다면…전문가 3인이 밝힌 최고의 음식 10가지

    풍성한 머리숱 원한다면…전문가 3인이 밝힌 최고의 음식 10가지

    머리카락이 예전보다 많이 빠지고 얇아졌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다음 10가지 음식을 먹도록 해보자.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간) 최근 영국 건강·미용 정보지 겟더글로스에 영국의 건강 전문가 3인이 공개한 풍성한 머리숱을 만드는 데 가장 좋은 음식 10가지를 소개했다. 공개된 내용은 수전 커티스와 티퍼 루이스, 그리고 피오나 워링이라는 이름의 전문가 3인이 지난해 3월 출판한 저서 ‘닐스 야드 레메디스 이트 뷰티풀’(Neal’s Yard Remedies‘ Eat Beautiful)에 실렸던 것이다. ▲망고모발 성장과 강화를 돕는 ‘실리카’라는 미네랄이 들어 있다.·주요 영양소: 실리카, 비타민 A·B6·C, 엽산·먹는 방법: 중간 크기의 망고 2조각을 식사 후나 간식으로 먹는다. ▲콩콩으로 만든 음식은 남성 호르몬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dihydrotestosterone)의 생성을 억제한다. DHT의 불균형은 남성형 탈모의 원인으로 여겨진다.·주요 영양소: 철분,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2, 마그네슘·먹는 방법: 일주일에 적어도 75g을 먹는다. ▲달걀단백질이 풍부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한다. 콜라겐은 모발을 감싸는 물질로, 나이가 들수록 감소해 모발 손상의 원인이 된다.·주요 영양소: 비타민 A·D, 카로틴, 루테인, 아연, 단백질·먹는 방법: 삶은 달걀이나 수란으로 일주일에 적어도 4번 먹는다. ▲켈프일종의 다시마로, 철분과 아미노산인 엘라이신이 풍부하다. 이런 영양소는 모발 성장에 직접 영향을 준다. 또한 철분은 건강한 적혈구 생성에 영향을 주며 엘라이신은 그런 철분 흡수를 촉진한다. 두 영양소가 모두 부족하면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주요 영양소: 철분, 엘라이신, 아연, 비타민 B2·B5, 엽산, 마그네슘·먹는 방법: 켈프 보충제를 통해서라도 매일 10g을 섭취한다. ▲무화과모발이 건강하게 자라고 윤기가 있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철분이 풍부하다. 말린 과일과 열매로 먹을 수 있다.·주요 영양소: 철분,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 A·E·먹는 방법: 하루 2회 섭취한다. ▲아마씨오메가3 지방산을 공급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지 않도록 돕는다.·주요 영양소: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1, 마그네슘, 인, 셀레늄·먹는 방법: 하루에 1큰술을 간식이나 식사 위에 뿌려 먹는다. ▲호박씨단백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아연도 많아 세포 재상산을 돕고 면역력을 향상시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주요 영양소: 아연, 철분, 인, 마그네슘, 망간, 구리, 단백질·먹는 방법: 하루에 1큰술을 섭취한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려면 아마씨와 함께 먹으면 좋다. ▲베리류콜라겐 증가와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비타민 C는 두피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항산화 작용이 있어 모낭을 활성산소로부터 보호해준다.·주요 영양소: 비타민 C, 칼륨·먹는 방법: 매일 조금씩 먹는다. ▲아보카도비타민 E가 풍부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두피의 혈액 순환을 높여 모발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한다.·주요 영양소: 비타민 E, 칼륨, 오메가9 지방산, 비타민B군, 엽산·먹는 방법: 일주일에 2~4번 중간 크기의 아보카도 1개씩 먹는다. ▲잎 채소근대, 물냉이, 시금치, 양배추 같은 채소는 모낭을 강화하는 단백질 케라틴 생성을 촉진한다.·주요 영양소: 비타민 A·C·K, 비타민B군, 칼륨, 엽산·먹는 방법: 매일 샐러드나 반찬으로 100g의 채소를 먹는다. 사진=겟더글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반찬가게프랜차이즈창업 ‘오레시피’, 초보창업자 위한 가맹점 운영지원 시스템으로 눈길

    반찬가게프랜차이즈창업 ‘오레시피’, 초보창업자 위한 가맹점 운영지원 시스템으로 눈길

    반찬가게 프랜차이즈창업 오레시피가 초보창업자들을 위한 가맹점 운영지원 시스템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반찬전문점 오레시피는 현재 전국 매장 190개 이상을 오픈 및 운영 중에 있는 반찬가게 브랜드로 초보창업자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으로 월 1회 가맹점 운영 상태에 따라 슈퍼바이저를 파견해 매장 운영을 돕고 있다. 또한 별도의 가맹점 요청이나 고객 불만족 접수 시에도 슈퍼바이저를 상시 파견하고 있다 오레시피는 식품회사 ㈜도들샘을 브랜드 본사로 두고 있으며 2만㎡ 규모의 국내 반찬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200여가지의 다양한 반찬군 및 국류, 홈푸드 등을 원스탑으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기존 RTE(ready to eat) 제품군 외에 신선도가 높은 RTC(ready to cook) 제품군도 강화했다. 국과 간식, 안주 등 다양한 HMR 메뉴를 추가로 개발해 단순 반찬전문점을 넘어 HMR(home meal replacement: 간편 가정식) 전문점을 지향하고 있다는 게 브랜드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오레시피는 소규모 매장을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카페형 인테리어로 구성하고 있으며 본사에서 70%의 완제품과 재료를 씻거나 다듬을 필요 없는 30%의 반제품을 제공해 가맹점주의 요리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반찬 프랜차이즈 최초로 자연조미료 맛다린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2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개발된 자연조미료 맛다린은 가정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스틱형으로 이뤄져 있으며 11가지 이상의 자연재료를 사용하여 맛내기 어려운 국, 탕, 찌개에 사용하면 깊은 맛이 나는 자연조미료다. 한편 오레시피는 올해 초에는 3년 연속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된 바 있으며 공격적이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가맹 매출증진을 돕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효리네 민박2’ 이효리♥이상순도 반한 윤아의 매력 ‘만능 일꾼’

    ‘효리네 민박2’ 이효리♥이상순도 반한 윤아의 매력 ‘만능 일꾼’

    ‘효리네 민박2’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새로운 직원 소녀시대 윤아가 민박집 오픈을 준비하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민박집 오픈을 하루 앞두고 제주도에 도착한 윤아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찾아가 민박집의 새로운 직원으로서 인사를 나눴다. 과거 윤아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효리는 빗속을 달려 나와 윤아를 맞이하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부부는 윤아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반찬과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눴다. 이상순은 처음 만나는 윤아를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붙임성 좋은 윤아의 성격 덕분에 이내 편하게 말을 놓으며 가까워졌다. 본격적인 민박집 오픈 준비를 위해 세 사람은 집 근처 귤 농장을 찾았다. 손님들을 위한 ‘웰컴 드링크’의 재료로 쓰일 귤을 직접 마련하기 위한 것. 이들은 첫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손발이 척척맞아, 일사천리로 귤을 땄다는 후문이다. 또한, 민박객들에게 필요한 겨울용품을 사는 과정에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고민에 빠지자 윤아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편, JTBC ‘효리네 민박2’는 오는 4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사진=JT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베리아서 첨단도시로… 나는 여섯 살 ‘세종’입니다

    세베리아서 첨단도시로… 나는 여섯 살 ‘세종’입니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출범한 세종시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서 출발한 세종시는 어느새 인구 28만명을 넘어섰으며,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최근 부동산 관련 통계에서 땅값·집값 상승률 1위를 휩쓸고 있는 데 이어 2일에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전이 확정됐다. 어느새 건립 6년차를 맞은 세종시 변천사를 세종시의 입장에서 되짚어 봤다.제 이름은 세종시입니다. 2012년 7월 충남도에서 분리되면서 태어난 저는 이제 6살도 채 안 된 신도시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몇십년 전부터 저를 두고 여기저기서 다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판결, 세종시 수정안 등 골치 아픈 일들이 많았습니다. 저의 또 다른 이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입니다. 줄여서 행복도시라고도 부릅니다. 어렸을 때 제 별명은 ‘세베리아’였습니다. ‘세종+시베리아’라는 뜻인데요. 몇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겠습니다. 2012년 12월.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등 1단계 이전 부처들이 이곳으로 내려왔습니다. 그해 겨울, 세종에는 정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세종 한가운데에 정부세종청사만 덩그러니 있었고, 주변은 모두 공사장이었습니다. 어찌나 스산하던지요. ‘세베리아’ 시절에는 밥 한 끼 먹기도 참 어려웠습니다. 점심시간만 되면 공무원들이 청사 구내식당으로 몰리다 보니 복도 끝까지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구내식당 반찬이 너무 빨리 떨어져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냉동만두, 냉동돈까스 같은 즉석식품이 나오기도 했죠. 구내식당을 못 가서 청사 옆 아파트 공사장에 있는 ‘함바집’에서 끼니를 때우는 공무원들도 많았습니다. 제대로 된 밥을 먹으려면 차를 타고 조치원이나 공주까지 나가야 하는데, 왕복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점심 한 끼 먹는 데도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세베리아’도 이젠 옛말입니다. 이제는 서울 못지않은 식당가가 들어섰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 내 생활밀착형 업소는 7993곳으로 2016년 말(5692곳)에 비해 약 40% 증가했습니다. 음식점이 1174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동산 697곳, 커피숍 207곳, 이·미용 195곳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많은 사람이 세종시로 이사를 오면서 저의 ‘몸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세종시의 인구가 28만 4225명이라고 합니다. 세종시가 처음 생긴 2012년 말(11만 5388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 6년 동안 전국에서 세종시로 17만 7195명이 새롭게 이주한 것이지요. 통계청의 ‘2017년 국내인구이동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 순유입 인구(3만 5000명) 중 대부분은 가까운 대전(40.3%)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경기(11.9%), 충남(11.2%) 지역에서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전입 이유를 살펴보니 흥미롭습니다. 지난해 세종 전입 사유를 조사해 봤더니 주택(16.4%)이 직업(8.9%)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직전 해인 2016년만 하더라도 세종 전입 사유로 직업(11.1%)이 주택(10.3%)보다 더 많았는데 말이죠.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주로 많이 왔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이렇게 제가 쑥쑥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정부세종청사가 있습니다. 지금 40개 기관의 공무원 1만 4699명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에 서울과 과천에 있는 행안부와 과기정통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제 덩치는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 입주와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 얘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젊은 편입니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8만 4225명입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을 조사해 보니 36.7세였습니다.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나타난 전국 평균 연령이 41.5세이니까, 확실히 비교가 될 겁니다. 참, 요즘 뉴스를 보면 제가 1등을 했다는 소식이 많이 나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땅값 상승률은 3.88%였는데, 세종시(7.02%)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2016년엔 제주가 상승률 1위(8.33%)였지만 순위가 바뀐 것입니다. 집값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의 평균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11.17%로 전국에서 1위였으며, 국토부가 조사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역시 5.77%로 전국 평균(5.5%)을 웃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제주도와 비교가 참 많이 됩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전국 시·도별 주민 500명씩 상대로 생활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세종시 주민의 67.6%가 ‘만족한다’고 답해 1위를 기록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 하는 제주도(64.8%)를 2위로 밀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소식이 마냥 기분 좋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종시가 서울 강남 못지않은 ‘투기중심도시’로 변했다고 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정부는 세종 부동산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고 판단해 청약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주변 충청권 인구를 세종시가 자꾸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기분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세종시의 출산율은 전국 1위를 자랑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세종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수)은 1.82명으로 전국 평균(1.17명)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처음 이주가 이뤄진 2012년에는 1.6명이었는데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이 유일하게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앞으로 제가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세종 5-1 생활권(274만㎡)이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미래 이곳에는 운전기사가 없는 자율주행 버스가 다니고, 재난대응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것입니다.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미래도시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개헌 논의와 맞물려 저의 염원이었던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가 14년 만에 현실화될지 여부도 기대됩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개헌안에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저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를 관리하는 ‘보호자’ 격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시를 단순히 하나의 신도시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혁신과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롭게 써 가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길섶에서] 도루묵/황수정 논설위원

    오래된 까탈이 민망해질 때가 있다. 먹지 못했거나 않았던 음식을 아주 오랫동안 잘 먹었던 것처럼 먹고 있는 순간이다. 장례식장의 국밥이 이즈막에는 그렇다. 허기가 져도 문상 자리에서는 좀체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 죽음의 비감은 언제나 차갑고 낯설어 식욕이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 국밥이 맛있다. 흰밥 한 그릇 꾹꾹 말아 비우고, 일회용 접시에 쪼그라진 마른반찬에도 입맛이 다셔진다. 소심한 입맛이 갑자기 언죽번죽해졌을 리는 없다. 시간이 저절로 그려 주는 삶 안쪽의 무늬들이 있다. 생의 질서에 줄 서는 순간은 오고야 만다. 알배기 도루묵 한입에 딸아이는 기겁을 한다. 미끈거리는 도루묵 알이 내게는 언제부터 감쪽같이 겨울 별미였을까. 톳나물의 오돌거리는 맛, 물미역의 물컹거리는 맛. 오돌거려도 겉돌지 않고, 물컹거려도 비켜나지 않는 그 맛에 입맛 길들이자고 매달린 적 없다. 가만히 두면 그렇게 되는 일들이 많다고. 기를 쓰지 않아도 삶의 쌈지를 채워 주는 것들이 있다고. 도루묵의 위로가 오늘은 밥상에서 조근조근.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라고.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들 진천선수촌 입성 “식당서 밝은 표정”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들 진천선수촌 입성 “식당서 밝은 표정”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후 충북 진천에 있는 국가대표 선수촌에 도착해 짐을 푼 뒤, 첫 식사를 했다.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이 선수촌 도착 후 어색한지 약간 굳은 얼굴을 보였지만, 식당에선 밝은 표정으로 점심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8시 새러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총감독 주재로 남북 선수들이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면 좀 더 친숙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감기나 몸살에 걸린 북한 선수들이 식당 옆 메디컬 센터를 이용하도록 박철호 북한 아이스하키 감독에게 권유하기도 했다. 선수촌은 게스트하우스에 세면도구를 새로 비치하고 북한 선수들을 맞이했다. 박 감독과 선수 12명, 보조 인력 2명 등 15명의 북한 선수단은 2인 1실로 구성된 게스트하우스에 머문다. 게스트하우스는 진천선수촌 초입에 있는 건물로 선수촌을 방문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가족, 친지 등이 머무는 곳이다. 선수촌 가장 안쪽인 우리 선수들의 숙박 동과는 대각선으로 떨어져 있다. 한편 이날 북한 선수들이 첫 점심식사를 한 진천선수촌은 양질의 식사로 유명하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이대훈은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진천선수촌 양도 많고 메뉴도 업그레이드 됐다. 식사를 하면 살이 많이 찔 거 같아서 식단 조절을 하면서 맛있게 먹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공식 개촌한 진천선수촌은 방부제없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종목별 선수에 따른 맞춤형 식단에 최대한 가공품을 배제하고 자연식 위주로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뷔페식으로 나오는 식사는 반찬의 가짓수도 평균 15가지가 넘는다. 양식부터 중식, 한식까지 국가별 대표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반찬가게 창업프랜차이즈 홈푸드카페 ‘오레시피’, 쇼핑몰 서비스 오픈

    반찬가게 창업프랜차이즈 홈푸드카페 ‘오레시피’, 쇼핑몰 서비스 오픈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오레시피가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를 오픈했다. 오레시피는 최근 즉석조리식품의 온라인 쇼핑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최초로 가맹본사가 온라인쇼핑몰 서비스를 시행하고 배송은 가맹점에서 실시하는 상승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수익금의 대부분을 가맹점에게 지급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반찬가게 홈푸드카페 오레시피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통한 CM광고 송출을 시작했다. 반찬전문점 오레시피는 현재 전국 매장 190개 이상을 오픈 및 운영 중에 있는 반찬가게 브랜드로 ㈜도들샘을 브랜드 본사로 두고 있으며 2만㎡ 규모의 국내 반찬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200여가지의 다양한 반찬군 및 국류, 홈푸드 등을 원스탑으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메뉴를 소분해서 반가공한 반제품 상태로 공급함으로써 가맹점주들의 손쉬운 매장운영을 돕고 있다. 본사에서 70%의 완제품과 재료를 씻거나 다듬을 필요 없는 30%의 반제품을 제공해 가맹점주의 요리 실력이 부족하거나 규모가 작더라도 비교적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한 것이다. 오레시피 관계자는 “오레시피는 여성창업, 주부창업, 부부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적합한 소자본 창업아이템으로 평가 받고 있다’면서 “차별화된 감각적이고 다양한 신메뉴를 꾸준히 출시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레시피는 3년 연속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된 바 있으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가맹 매출증진을 돕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기도 지자체 노인 일자리 아이디어 “톡톡”

    경기도 지자체 노인 일자리 아이디어 “톡톡”

    경기도를 비롯한 기초 자치단체체들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단순 일자리 창출에 머물지 않고 노인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면서 수익이 보장되고 전문 기술과 노동력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이색 일자리를 만드는 등 묘안이 백출하고 있다.경기도는 도시노인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사회적경제형 식물공장’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식물공장은 밀폐된 공장식 건물 공간에서 빛, 온도, 습도 등을 인공으로 제어하며 기후변화와 관계없이 365일 농작물을 생산하는 첨단시설이다.도는 올해 3억 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3∼4월 시·군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형 식물공장 사업대상지 2곳을 공모하고 시공업체도 선정할 예정이다.노인복지시설, 경로당, 지역주민센터 등이 사업대상지이며 식물공장은 노인들의 작업여건에 맞춰 26∼36㎡ 컨테이너형을 고려하고 있다. 사업대상지 1곳당 1억 5000만∼2억원의 설치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도 관계자는 “식물공장은 전문기술과 노동력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아 노인들에게 안성맞춤인 도시농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와함께 공공기관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노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시니어 스팀세차단’ 사업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인재개발원에 설치한 시니어스팀세차단의 운영 성과가 좋게 나타나자 지난 2일부터 도청 청사 내에 추가 설치했다.어르신 스팀세차장은 만60세 이상 노인 10명으로 구성됐다. 평일은 2인 1조, 격일제로 8명이 주 5일간 근무하며 공휴일은 2인 1조로 2명이 주 2일간 근무한다. 경기도는 이밖에 최근 성남시 산성동에 노인 일자리와 주거를 융합한 고령친화마을 모델인 ‘카네이션 마을’을 조성했다.마을 노인종합복지관에 ‘노노잡(老老JOB)센터’를 설치해 구직 희망 어르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알선해 주는가 하면 복지관 내 공동작업장을 설치해 어르신 32명에게 부품 조립 등 소일거리를 제공한다. 또 복지관에 ‘국시랑 밥이랑’ 2호점을 개설해 어르신 13명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오산시는 지난해 11월 세교 복지타운에 실버 반찬가게인 ‘손맛찬’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노인 일자리 초기투자공모 사업에 응모해 당선된 사업으로 10명의 어르신이 반찬 제조 및 매장관리 등에 참여하고 있다.시흥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반찬가게 ‘찬이랑밥이랑’은 어르인 26명이 참여,연간 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어르신 한분 당 하루 6~7시간 일을 하며 월 90만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화성시가 운영하는 노노카페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노인 일자리 창출 브랜드이다. 젊은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커피를 사회적 일자리사업으로 변모시킨 노노카페는 신세대 노인층의 자립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2009년 남부노인복지관에 첫 노노카페가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50여곳의 노노카페가 운영 중이다. 한편 경기도는 올해 172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만6483개의 노인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이는 지난해 5만1019개보다 1만5464개, 30.3% 증가한 것이다.노인일자리 사업은 공공분야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익활동분야와 노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민간분야 틈새시장을 공략한 시장형, 기업에 노인인력을 파견하는 인력파견으로 구분해 추진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낙향한 작가의 예의

    [정찬주의 산중일기] 낙향한 작가의 예의

    폭설이 내리면 산방 부근의 산길은 어김없이 끊긴다. 아침 체조를 하는 셈 치고 산방으로 오는 언덕길 한쪽의 눈만 치우는 데도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른다. 과격한 아침 체조는 더이상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삽으로 적설의 무게를 경험해 보니 그렇다. 힘을 무리하게 받은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린다. 만류해도 오겠다는 손님이 있으니 언덕길이라도 터 준 대가다. 눈이 쌓이지 않는 고흥 땅 사람들은 폭설로 산길이 막혔다고 해도 믿기지 않았던 듯하다. 승용차로 오다가 끝내 운전할 수 없다면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니까. 나와 약속한 2월 초의 강연 행사가 다가오고 있으니 공무원인 그분들 마음이 급했던 것도 같다.안사람은 식당에 갈 수도 없는 형편이었으므로 그분들에게 떡국을 내놓았는데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산중 반찬으로 동치미와 김치밖에 없었지만. 그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려 응달의 눈까지 다 녹아 지금은 이른 봄 날씨처럼 포근하다. 겨울비가 제설 작업을 말끔하게 한 셈이다. 성에 차지는 않지만 가뭄도 어느 정도 해갈되지 않았나 싶다. 산방 마당의 연못에도 제법 빗물이 고여 있다. 놀랍게도 마당가에는 푸른 싹들이 점점이 돋아 있다. 눈 속에서 얼음새꽃처럼 스스로 발열이라도 했는지 파랗게 살아 있다. 손톱만 한 어린 질경이 잎도 보인다. 생명력이 질겨서 질경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봄날에 잡초를 뽑을 때 아무래도 녀석에게는 호미가 덜 갈지도 모르겠다.산길이 뚫린 뒤 첫 번째 손님은 보성읍에 사는 김아무개씨다. 작년에 탄원서를 써 주었는데 해가 바뀌었다며 날짜를 수정해 달라고 한다. 현재 영어의 몸이 된 김아무개씨의 직장 상사를 위해 재판장에게 호소하는 탄원서다. 김아무개씨의 상사는 나와도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텐데 명색이 작가로서 직접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모른 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요즘 나는 대서소 직원처럼 고향 사람들이 요구하는 글을 거절하지 못하고 대행하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요구하는 글도 여러 가지다. 탄광에서 희생한 광부들을 기리는 화순탄광 위령비 비문부터 다산 정약용이 화순에서 2년 동안 ‘맹자’를 공부해 다산학의 바탕을 다졌던바 화순읍내 공원의 조형물에 새겨질 ‘화순과 다산 이야기’를 써 주었고,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어느 선각자의 공덕비 비문을 지어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다산 동상 옆에 소개한 ‘화순과 다산 이야기’와 천년고찰 쌍봉사에 세워진 시판(詩板), 즉 초의 선사와 고려시대 지식인 김극기 시 번역은 주관이 가미됐으므로 나를 밝혔지만 다른 글들에는 모두 내 이름을 뺐다. 지역민을 도운 선각자나 탄광 희생자를 위한 글에 내 이름이 들어가면 누가 될 것 같아서였다. 몇 해 전에는 난생처음으로 별세한 분을 애도하는 조사를 쓴 적도 있다. 물론 생전에 그분이 남긴 공덕을 충분히 헤아려 본 뒤에 쓴 글이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인연을 대며 내 산방을 찾아와 부탁하면 대부분은 외면을 못 하고 만다. 재작년에는 면사무소 앞의 커다란 입석에 새길 글을 지어 주었는데, ‘면민의 날’에 감사패를 받고 나서 쑥스럽기만 해 슬그머니 행사장을 나온 적도 있다. 내가 사는 이양면은 지리적으로 전라남도의 정중앙이다. 그래서 지은 문구가 ‘꿈꾸는 남도의 심장, 의로운 볕고을 이양’이었다. 의로운 볕고을이라고 한 까닭은 이양면 계당산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한말 의병훈련 터인 ‘쌍산의소’(雙山義所)가 있고 양명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은 글은 고흥에도 있다. 임진왜란 때 조명연합수군이 처음으로 승전한 싸움이 절이도(거금도) 해전인데, 승전탑의 비문과 해전의 배경을 설명한 사각형의 돌에 새긴 글도 내가 작성한 것이다. 앞에서 나를 대서소 직원 같다고 표현했는데 무보수로 썼다는 점이 그분들과 다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고향 사람들이 부탁하는 글에는 고료를 청구하지 못할 게 뻔하다. 고향에 뼈를 묻으려고 낙향한 작가로서 최소한의 기부이자 예의라고 생각해서다.
  • [公슐랭 가이드] 멋 보이소, 맛 보이소… 부산 ♥ 환상의 짝꿍

    [公슐랭 가이드] 멋 보이소, 맛 보이소… 부산 ♥ 환상의 짝꿍

    # 음식점에 동물·식물원… 주말 가족 명소 ‘흙시루’  부산은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다. 부산의 끝자락 기장읍에서도 한적한 외곽에는 ‘흙시루‘라는 음식점이 있다. 부산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집이다. 민속품들이 줄지어 늘어선 음식점 입구에 들어서면 도시의 끝자락임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채 초가집들이 보이고 마당에는 예쁘게 자란 화분이 손님을 맞이한다. 주로 가족들 외식 장소로 이용되는 흙시루는 단순히 음식만 즐기는 곳이 아니다. 골동품 등 전시관, 허브 공원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빡빡한 근무에 시달리던 평일이 아닌 주말에 이 곳이 더욱 북적대는 이유다.  미리 황토방을 예약하고 가면 아늑한 분위기가 가족들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바닥에는 솔잎이 깔려 있고 그 위에 돗자리가 깔려 있는 독특한 구조다. 특히 겨울에 간다면 뜨끈뜨끈한 아랫목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식사 이후에는 식물원과 미니동물원을 둘러 볼 수 있다. 부모는 식물원을, 아이들은 미니동물원을 가면 온 가족이 만족하게 된다.  단호박 안에 들어 있는 오리고기가 색다른 별미이자 대표 메뉴다. 오리고기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단호박과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맛으로 탄생한다.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단호박 안에 이 집만의 고유 양념과 훈제 오리를 넣어 불가마에서 구워낸 단호박 친환경오리(4만 8000원), 친환경 황토가마구이(4만 5000원), 오리훈제구이(4만 3000원)는 모두 3인분 기준으로 나온다. 흙시루 밥상, 보리굴비 정식 등 일반 한정식 메뉴도 판다.# 미역국의 변신, 푸짐한 반찬… 줄 서서 먹는 ‘풍원장’  최근 부산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해운대구 마린시티 안에는 줄을 서서 먹는 미역국집이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미역국을 돈 주고 사 먹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부산에서는 미역국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마린시티내 위치한 ‘풍원장 미역국정찬’은 가자미 미역국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조개미역국 정찬·소고기미역국 정찬(1만 1000원)과 가자미조개미역국 정찬(1만 2000원), 전복조개미역국 정찬(1만 6000원) 등 미역국에 들어가는 재료도 다양한다. 게다가 푸짐한 반찬은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만 워낙 유명해지다보니 대기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부산 사람보다 여행객들에게 더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음식점에서 바라보는 마린시티의 환상적인 전경은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희영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보험팀장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10년 유배·유랑생활에도 새 시대 준비…세상을 피하지 않았던 ‘삼봉’의 신념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10년 유배·유랑생활에도 새 시대 준비…세상을 피하지 않았던 ‘삼봉’의 신념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죽는 법/ 구차하게 산들 편할 리 없네.’(自古有一死(자고유일사) 偸生非所安(투생비소안)) 몇 년 전 큰 화제를 모았던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에 소개된 시의 일부다. 신념을 지키는 일이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중하다는 시구의 울림이 크다. 이는 1375년 여름 정도전이 성균관 사예(司藝)로 있을 당시 지은 ‘감흥’(感興)이라는 시다. 그는 이즈음 정세의 잘잘못을 따졌다가 재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아 전라도 회진현으로 추방을 당했다. 드라마 작가는 이 시를 어디에서 찾았을까? 이 시는 어떤 배경에서 지어진 걸까? 이 시의 전체 내용은 무엇일까?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집이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구축한 한국고전종합DB(db.itkc.or.kr)에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역사문헌 외에도 ‘한국문집총간’으로 집대성된 문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옛 선비들이 남긴 기록물을 한 가득 차려 놓은 ‘잔칫상’을 만난 느낌이 들 것이다. 관심 가는 대로 관련 검색어를 넣고, 검색 결과를 읽으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옛 선인들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고, 새로운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엮어낼 수도 있다. ‘삼봉집’(三峯集)을 시작으로 한국고전번역원과 서울신문이 격주로 옛 선비들이 남긴 문집을 소개한다.# 하늘이 큰 임무를 맡긴 사람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소임을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 살과 뼈를 고달프게 하고, 그 신체와 피부를 말라붙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며, 그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고 어지러워지게 하는데, 이는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함으로써 그의 부족한 능력을 키워 주려는 것이다.” 맹자의 ‘고자’(告子)에 실린 구절이다. 큰 임무를 맡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 힘들 때 이 구절을 읽으면 용기를 되찾게 된다. 하늘의 뜻인지는 몰라도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면 마음도 강해지고 역량도 커지는 것만은 틀림없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기에 역사의 중심에 서서 새 왕조의 정치, 경제, 사회, 외교의 구도를 설계한 인물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 조선을 개국할 무렵, 정도전은 취중에 종종 “한고조(漢高祖)가 장자방(張子房)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왕으로 세워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정하였고, 최고 통치자의 거처인 경복궁의 터를 잡고 건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훗날 ‘경국대전’의 기초가 되는 법 규정을 마련하였고, 이단(異端)을 배척하고 조선의 중심 사상으로 성리학을 안착시켰다. 이런 큰 임무를 맡기려는 하늘의 뜻이 있어서였을까? 새 왕조를 세우기 이전, 정도전은 유배와 유랑 속에서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였다. 불우한 시기를 보낼 때의 정도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이 시기에 그는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일을 했을까? 현인군자(賢人君子)도 진실로 이런 것입니까? 정도전은 향리에서 출발하여 사족(士族)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신흥사대부 출신이다. 그는 뚜렷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채 공민왕의 개혁 정치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1374년 우왕이 즉위하고 이인임 일파가 집권하게 된다. 이인임 일파는 친원반명(親元反明) 정책을 펴고, 이에 반대한 정도전은 결국 개경에서 쫓겨나 나주 부근의 회진현으로 유배를 간다. 비방이 들끓어 앞으로 어떤 화가 닥칠지 모를 상황이 되자, 정도전의 아내는 두려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 보낸다. “경은 평소 부지런히 글을 읽기만 했지, 아침저녁으로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집 안은 종을 걸어 놓은 것처럼 텅 비어 곡식 한 섬도 마련할 길이 없는데, 방 안 가득한 어린 것들은 춥고 배고프다고 울어댔습니다. 제가 끼니 해결을 맡아 그때그때 마련하면서도 경께서 열심히 공부하시기에 언젠가는 입신양명하여 처자들이 우러러 의지할 날이 있겠지, 가문에 영광이 있겠지 하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국법을 어겨 욕을 당하고 쫓겨나, 자신은 남쪽 변방에 귀양을 가서 장독(瘴毒)이나 마시게 되고 형제들은 자빠져서 가문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이 지경까지 세상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현인군자도 진실로 이런 것입니까?” 고생스러워도 언젠가는 좋아질 거라 믿고 생계를 꾸려 왔던 아내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신세를 한탄하며 남편을 책망한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정도전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당신 말이 참으로 맞소. 나에게는 형제보다도 정이 두터운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패한 것을 보더니 뜬구름같이 흩어졌소. 그들이 나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본래 세력으로 맺어졌지, 은혜로 맺어진 것이 아니라서 그렇소. 부부의 도는 한번 결혼하면 종신토록 바뀌지 않는 것이니, 당신이 나를 책망하는 것은 사랑해서이지 미워서가 아닐 것이오. 또 아내가 남편을 섬기는 것은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것과 같으니, 이 이치는 진실한 것으로, 모두 하늘에서 얻은 것이요. 당신이 집을 근심하는 것과 내가 나라를 근심하는 것 외에 어찌 다른 것이 있겠소? 각각 그 직분을 다하면 될 뿐이요. 그 성패(成敗)와 이둔(利鈍)과 영욕(榮辱)과 득실(得失)은 하늘이 정한 것이지,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오. 그러니 근심할 게 뭐 있겠소?”# 삼봉집 제4권 가난 답장의 첫마디는 아내의 문제 제기에 대한 ‘인정’이었다. 아내가 겪고 있을 고충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처지에서 ‘도리’를 부탁할 수밖에 없는 지아비가 건넬 수 있었던 유일한 위로는 아내의 격한 감정에 대한 ‘공감’이었다. 그는 부부의 중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운명에 순응하며 현실을 수용하자고 아내를 다독인다.#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꺾이지 않다 삼봉의 동년 친구 이유(李㽥)는 삼봉이 유배 기간에 지은 시와 문을 엮은 ‘금남잡제’(錦南雜題) 서문에서 자신이 지켜본 삼봉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에 선생이 충직한 마음으로 국가의 일을 말했다가 집권자의 비위를 거슬러 호남으로 유배되었다. 나는 그 집에 여러 번 간 적이 있다. 선생은 집 하나를 빌려 좌우에 책을 두고, 갖옷과 베옷 한 벌로 추위와 더위를 맞았다. 아침저녁 나물 반찬을 먹으면서도 성현이 말한 인의, 도덕의 설을 이야기하여 천리와 인욕을 구분해서 밝히자, 남방의 학자들 중에 따르는 자가 많았다. (중략) 얻으면 좋아하고 잃으면 슬퍼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선생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귀양 온 것도 신실해서였고, 그가 스스로 잘 지내는 것도 의리를 편안하게 여겨서였다. 부귀를 뜬구름같이 생각하고, 공명을 흙이나 지푸라기같이 생각하여, 산림과 조시(朝市·조정이나 저자)를 똑같이 보고, 사생과 궁달 앞에서 한결같은 절개를 지켰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자세로 생명을 포기하고서라도 의리 취하려는 일, 그것을 도를 독실히 믿고 스스로를 분명히 아는 자가 아니면 할 수 있겠는가? 역경(易經) 건괘(乾卦)의 문언전(文言傳)에, ‘옳다는 인정을 받지 못해도 걱정하지 않는다’(不見是而無悶)는 것이 바로 선생을 두고 한 말이다.” 삼봉집 제2권에 실린 ‘촌거즉사’(村居即事)에도 이 시기 삼봉의 생활 모습과 신념이 잘 담겨 있다. 띠풀 지붕 이고 있는 몇 칸짜리 작은 집(茅茨數間屋) 깊고도 외지다 보니 절로 먼지 일지 않네(幽絶自無塵) 낮이 길어 책을 보다 게을러지고(晝永看書懶) 바람 맑아 두건을 젖힐 때가 많다네(風淸岸幘頻) 푸른 산은 어느 때고 문으로 들어오고(靑山時入戶) 밝은 달은 밤이면 이웃이 되어 주네(明月夜爲鄰) 어쩌다 번뇌를 내려놓고는 있지만(偶此息煩慮) 원래 세상을 피하는 사람은 아니라네(原非避世人) 외진 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한가하게 지내고 있긴 하지만 자신은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는 10년에 걸친 유배·유랑 생활을 할 때에도 지식인으로서 사회를 걱정하고,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새 시대를 열어 갈 준비를 했다. 정도전이 나주 동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서 나주의 부로들을 일깨우며 쓴 글이 있다. “이 고을은 파괴되어 흩어져 버린 이웃 고을 한가운데, 강포한 왜구의 침략을 받는 곳에 있으면서도 유독 안전하게 있으니, 이는 마치 만 길이나 되는 높은 언덕이 거센 물결을 막아 주어, 파도가 극도로 성난 기세로 분탕 치며 부딪치더라도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방파제가 되는 것과 같다. (중략) 이는 목사(牧使)를 잘 정해 덕의를 베풂으로써 민심이 흩어지지 않게 모아서가 아니겠는가? 또한 부로들이 평소 잘 가르쳐 백성들이 의리를 향할 줄 알아서일 것이다. 아! 가상하다 하겠다. 그러나 요사이 왜구들이 더욱 날뛰어 그 형세가 날로 더하고 덜해지지 않고 있다. 부로들은 지금까지 무사했다 하여 타성에 젖어 있지 말고, 자제들을 격려하여 기계를 수리하고 봉화를 점검하여 주와 현을 지켜 국가에서 남쪽을 걱정할 일이 없게 하라.”(삼봉집 제3권 ’나주의 동루에 올라서 부로들을 일깨우는 글’(登羅州東樓諭父老書) 중에서)# 오늘, 여기서, 세상을 걱정하다 정도전은 나주 동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서 산천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서 있는 곳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떠올렸다. 그러고는 남방의 일대 규모가 큰 진이 온전히 유지된 데 대해 나주 부로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이곳을 지킬 구체적인 계책을 이야기하며 더욱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정도전은 어려운 시기에 학문적인 역량을 기르고 자기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사회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후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계하고 기반을 닦는 큰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결국은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죽음을 당한다. 하늘은 삼봉에게 큰 임무를 맡기기 위해 어려움을 내려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하여 그의 역량을 키워 주었지만 그가 세운 원대한 계획을 다 이루도록 해 주지 않았다. 이는 또 누구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하기 위해 내린 모진 결정일까? 산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가며 짊어져야 할 또 다른 큰 임무는 무엇이었을까?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뜻이다.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삼봉집(三峯集)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시문집… ‘여말선초’ 역사·정치 등 오롯이 삼봉집(三峰集)은 조선 개국공신이자 나라의 기틀을 세운 삼봉 정도전의 시문집이다. 이 책의 서문을 권근이 고려 말에 쓴 것으로 보아 고려 말에 처음으로 출간된 것으로 보이나 확실하지 않다. 판본은 1397년에 아들 정진이 2권의 문집으로 간행한 ‘홍무초본’(洪武初本), 1465년에 증손 정문형이 수정 보완하여 안동에서 간행한 중간본(重刊本), 1486년에 시문 100여수와 ‘경제문감별집’(經濟文鑑別集)을 첨가하여 간행한 본, 1791년에 정조의 명으로 규장각에서 판본에서 누락된 진법과 시문을 수록하고 비점과 주석을 첨가하여 14권 7책으로 간행한 본이 전해진다. 시와 문을 따로 수록하고 각각 문체별로 구분하였다. 문집의 권1~2는 운문으로, 한시와 악장, 사부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3~4는 산문으로 소, 전, 계 등 공적인 내용의 글과 서, 제발(題跋)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5에는 불씨잡변(佛氏雜辨)이, 권6에는 심기이편(心氣理篇), 심문(心問), 천답(天答)이, 권7에는 진법(陣法)과 습유(拾遺)가 수록돼 있다. 권8은 부록으로, 여기에는 사실(事實), 교고문(敎告文)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9~10에는 경제문감(經濟文鑑)이, 권11~12에는 경제문감별집이, 권13~14에는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이 수록되어 있다.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역사, 경제, 정치, 사상, 철학, 군사, 문학 등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마스크X장갑 완전무장 “유승호만의 우렁각시”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마스크X장갑 완전무장 “유승호만의 우렁각시”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이 우렁각시로 깜짝 변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 이석준, 연출 정대윤 박승우, 제작 메이퀸픽쳐스)가 공개한 스틸 속 채수빈은 마스크와 비닐 장갑으로 무장을 한 채 정성스럽게 음식을 차리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주 방송된 ‘로봇이 아니야’의 23회와 24회에서 극적인 재회를 맞게 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게 되어 안방극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유승호와 채수빈.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3가 사람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유승호는 자신이 로봇이라고 믿고 있던 아지3의 정체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완치 됐던 ‘인간 알러지’가 재발병하게 되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때문에 오늘 밤 방송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채수빈의 우렁각시 뺨치는 모습이 담긴 스틸 역시 보는 이들의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마스크와 비닐 장갑을 끼고 있는 채수빈이다. 얼굴과 손을 완벽하게 무장하고 포장해온 반찬들을 식탁에 하나씩 내려놓고 있는 채수빈은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채수빈은 과연 어떻게 된 영문으로 우렁각시로 탈바꿈하게 되었는지, 또 채수빈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 유승호가 그녀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오늘 방송될 ‘로봇이 아니야’의 25회와 26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있는 채수빈은 어떤 사연으로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편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로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남자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코미디로 오늘(17일) 밤 10시 25회, 26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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