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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습 원정 도박’ 슈, 4년 만에 전해진 근황 [EN스타]

    ‘상습 원정 도박’ 슈, 4년 만에 전해진 근황 [EN스타]

    ‘상습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가 4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다. 22일 TV조선 측은 “슈가 ‘스타다큐 마이웨이’를 촬영 중”이라며 “방송일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슈는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 도박장에서 수차례에 걸쳐 7억9000만 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또 건물주인 슈의 채무로 건물 세입자의 임대차 보증금이 가압류당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이에 지난 1월 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사과했다. 슈는 “지인의 꼬임에 빠져 처음으로 시작했던 도박이 점차 규모가 커졌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도박에 몰두하게 됐다. 이로 인해 저는 십수년간의 연예인 생활로 모아뒀던 제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날리고 빚더미에 앉아 패가망신 수준에 이르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채권자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빚을 갚아왔다. 이를 위해 반찬 가게에서도 일해보고, 동대문시장에서 옷을 판매해 보기도 하고, 지인의 식당에서 일하면서 채무 변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97년 그룹 S.E.S로 데뷔한 슈는 프로농구 선수 출신 임효성과 결혼 후 쌍둥이 딸을 얻었다. 이들은 SBS 예능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하기도 했다. 
  • 임창정, 다섯아들 키우는 18세차 부인 공개

    임창정, 다섯아들 키우는 18세차 부인 공개

    가수 임창정(49)이 18세 연하 서하얀(31)씨와 결혼생활을 공개한다. 21일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은 방송 말미 임창정·서하얀 부부 합류를 예고했다. 임창정은 “아내 키가 176㎝니까 (나와) 5.9㎝ 차이 난다”며 “열여덟 살 차이”라고 밝혔다. 서씨는 “생각보다 남편 키가 너무 작다. 세대 차이도 난다”며 “만난 지 몇 개월 지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소개해 당황스러웠다”고 귀띔했다. 임창정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배고파”라고 했다. 서씨는 바로 요리를 했고, 임창정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 다섯 가지다. 창정이 정식”이라며 자랑했다. 서씨는 다섯 아들과 남편까지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반면 임창정은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며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서씨가 “막내 등원 준비 좀 해줘”라고 하자, 임창정은 “내가? 뭘 어떻게? 얘 세수 안 했는데? 세수해야 해?”라며 당황했다. 화장실에서 막내 양치질을 가르쳤고, 아이가 입안의 물을 다른 곳에 뱉자 “어디다가 뱉어”라며 답답해 했다. 임창정은 2017년 요가강사 서씨와 재혼했다. 다음해와 2019년 두 아들을 얻었다. 2006년 프로골퍼 출신 김모씨와 결혼했지만, 7년 여만인 2013년 갈라섰다. 슬하에 세 아들을 뒀다.
  • 김치 품은 아프간 할랄 한 상… “우릴 구해 준 한국서 잘살 겁니다”[나를 살리는 밥심]

    김치 품은 아프간 할랄 한 상… “우릴 구해 준 한국서 잘살 겁니다”[나를 살리는 밥심]

    일상에 균열이 생겨도, 예기치 못한 일로 무너져 내려도 먹어야 삽니다. 시간이 지나 눈물 속에 먹던 음식이 ‘솔푸드’로 기억되기를, 살기 위해 억지로 먹은 밥이 일상을 되찾는 먼 훗날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막연히 기대하면서 오늘도 우리는 밥심으로 삽니다. 서울신문 사건팀이 밥심의 현장을 찾아 응원합니다. 이번에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피해 한국으로 온 무함마드 나위드(31)씨와 자마니 타예브(31)씨의 가족 밥상에 함께했습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문화를 지키면서도 한편으론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온 가족이 바닥에 둘러앉아 식사 지난 12일 경기 남양주에 있는 낡은 5층짜리 아파트. 이곳은 한국에 자리잡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나위드씨와 그의 아내, 두 아들과 두 딸이 사는 보금자리다. 서툰 한국어로 ‘나위드 집’이라 적힌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서자 아프가니스탄 대중가요가 방 안에서 흘러나왔다. 올해 5살인 딸은 한국 유치원에서 배운 동요 ‘반짝반짝 작은별’을 한국어로 불렀고 각각 9살·7살인 두 아들은 여느 한국 아이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수다를 떨었다.주말 오후 1시부터 비대면으로 한국어 강의를 듣는 부부는 조금 일찍 점심을 준비했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음식을 차린 후 가족이 주변에 빙 둘러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식문화는 좌식 문화다. 바닥에 카펫과 쿠션을 깔고 그 위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돗자리 가운데에는 아프가니스탄식 볶음밥인 ‘커블리 팔라우’(Kabuli Palaw)가 놓였다. 한국 쌀과는 다른 긴 쌀(안남미)과 소고기 또는 양고기, 채 썬 당근과 건포도 등을 함께 조리해 먹는 요리다. 그 옆에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구운 ‘블러니’(Bolani), 시금치 무침과 비슷한 반찬인 ‘사브지’(Sabzi),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한국의 밥처럼 주식으로 먹는 빵이 차려졌다. 집에서 직접 만든 아프가니스탄식 플레인 요거트 ‘머스트’(Mast)와 우유 푸딩과 비슷한 디저트인 ‘프리니’(Feereny)까지 풀코스 요리였다. 나위드씨의 식사 자리에는 김치도 올라왔다. 나위드씨는 “한국 음식 중 야채 위주로 만든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위드씨 가족은 다행히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아랍 식재료와 ‘할랄 푸드’(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를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재료를 사서 대부분의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이튿날인 13일 인천 서구에 사는 타예브씨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사브지와 프리니 대신 미트볼을 넣고 끓인 국인 ‘슈르바’(Shurwa)와 야채를 넣고 끓인 국인 ‘숄라’(Shola)가 눈에 띄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주식인 빵을 머스트나 슈르바에 찍어 먹는다. 커블리 팔라우와 고기 등을 싸서 함께 먹기도 한다. 네 아이를 둔 타예브씨 가족의 식사자리는 전쟁터였다. 부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7살 큰딸과 한 살 아래인 둘째 딸이 접시에 남긴 음식을 마저 먹었고 이제 겨우 2살인 셋째 딸이 온 입과 옷에 머스트를 묻히자 닦아 주기 바빴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막내아들이 배고파 울자 타예브씨 부인은 식사를 멈추고 아이에게 달려갔다. ●“이사 앞두고 한국어 서툴러 걱정” 나위드씨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한국직업훈련원에서 자동차를, 타예브씨는 영어를 가르쳤다.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한 자들을 잡아들인 탓에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아내와 아이들만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 타예브씨는 “한국으로 온 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우리집을 수색했다”면서 “어머니 등 남은 가족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나위드씨와 타예브씨 가족은 한국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 나위드씨는 한국의 선진적인 정보기술(IT) 시스템이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GPS(위성항법장치)가 잘돼 있어 지도를 보기 편하고 스마트폰이나 대중교통,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시스템이 너무 잘돼 있다”고 극찬했다. 한국 음식에도 점차 적응해 가고 있다. 타예브씨는 “한국 음식은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돼서 너무 좋다”고 했다. 타예브씨는 지난달 설날을 맞이해 직장에서 동료와 함께 떡을 나눠 먹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2010~2014년 매년 한국을 방문했던 나위드씨, 2016년 한국에 3주간 연수를 왔던 타예브씨와 달리 가족은 한국이란 나라가 처음이다. 나위드씨의 부인과 생후 10개월인 막내딸은 이달 초 코로나19에 걸렸으나 잘 이겨 냈다. 나위드씨의 두 아들과 타예브씨의 첫 딸은 3월부터 한국 초등학교에 다니는 중이다. 아직 익숙지 않은 한국어는 이들 가족에게 큰 장벽이다. 나위드씨는 “가족이 6명인데 이 인원으로는 택시를 탈 수 없다. 한국 운전면허를 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서 “곧 새집을 구해 이사도 해야 하는데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타예브씨는 “현재 한국어 강좌를 따로 듣고 있지 않다”면서 “직장 일이 바빠 여수에서 받은 한국어 책을 한 페이지도 펼쳐 보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북적북적했던 대가족은 그리워” 지난해 8월 탈레반을 피해 급히 한국으로 입국할 당시 타예브씨 부인은 임신 중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아이를 낳은 여성은 20일간 산후조리를 한다. 그사이 여성의 어머니가 와서 산후조리를 돕는다. 타예브씨는 “아내가 몸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만큼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으면 미역국을 먹듯이 아프가니스탄은 ‘야크니’(Yahni)를 먹는다. 돌봐 줄 가족도 마음 편히 회복할 여유도 없지만 야크니만은 고국에서처럼 만들어 먹으며 출산 후 몸을 돌보고 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남겨 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도 싸워야 한다. 나위드씨와 타예브씨 모두 고국에 부모님과 다른 형제가 남아 있다. 부모·형제들과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아프가니스탄인에게 부부와 어린 자녀로만 구성된 핵가족 문화는 외로움을 자아냈다. 나위드씨는 “아프가니스탄은 가족이 많아서 북적였던 점이 좋았다”면서 “지금은 한국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다른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 6가구와 함께 주말마다 만나며 가족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온 지 8개월째 된 이들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타예브씨는 “옷 두 벌만 들고 아프가니스탄을 급히 떠나 왔다. 우리의 집, 재산 등 모든 걸 잃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 가족을 구해 줘서 한국 정부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나위드씨는 “미국 정부와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미국 땅으로 갔다”면서 “미국으로 간 동료와도 종종 연락하는데 미국보다 한국의 지원이 훨씬 좋아서 자랑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한국에 잘 정착해서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타예브씨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햇빛이 드는 집으로 이사하고 아이들을 훌륭히 교육시키고 가족들을 잘 돌보고 싶다”며 한국에서의 목표를 전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위드씨는 언젠가 한국에 음식점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족들과 직원이 25명이나 되는 큰 음식점을 운영했었다”면서 “나중에 한국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음식점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 ‘한국 생활 7개월차’ 아프간 기여자…팔라우와 김치의 절묘한 조화로 푸짐한 한끼

    ‘한국 생활 7개월차’ 아프간 기여자…팔라우와 김치의 절묘한 조화로 푸짐한 한끼

    일상에 균열이 생겨도, 예기치 못한 일로 무너져 내려도 먹어야 삽니다. 시간이 지나 눈물 속에 먹던 음식이 ‘솔푸드’로 기억되기를, 살기 위해 억지로 먹은 밥이 일상을 되찾는 먼 훗날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막연히 기대하면서 오늘도 우리는 밥심으로 삽니다. 서울신문 사건팀이 밥심의 현장을 찾아 응원합니다. 이번에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피해 한국으로 온 무함마드 나위드(31)씨와 자마니 타예브(31)씨의 가족의 밥상에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문화를 지키면서도 한편으론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가족이 빙 둘러앉아 식사…인근 할랄 푸드 가게서 구입 지난 12일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낡은 5층짜리 아파트. 이곳은 한국에 자리 잡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나위드씨와 그의 아내, 두 아들과 두 딸이 사는 보금자리다. 서툰 한국어로 ‘나위드 집’이라 적힌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서자 아프가니스탄 대중가요가 방 안에서 흘러나왔다. 올해 5살인 딸은 한국 유치원에서 배운 동요 ‘반짝반짝 작은별’을 한국어로 불렀고 각각 9살·7살인 두 아들은 여느 한국 아이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수다를 떨었다. 주말 오후 1시부터 비대면으로 한국어 강의를 듣는 부부는 조금 일찍 점심을 준비했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음식을 차린 후 가족이 주변에 빙 둘러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식문화는 좌식 문화다. 바닥에 카페트와 쿠션 깔고 그 위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돗자리 가운데에는 아프가니스탄식 볶음밥인 ‘커블리 팔라우(Kabuli Palaw)’가 놓였다. 한국 쌀과는 다른 긴 쌀(안남미)과 소고기 또는 양고기, 채 썬 당근과 건포도 등을 함께 조리해 먹는 요리다. 그 옆에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구운 ‘블러니(Bolani)’, 시금치 무침과 비슷한 반찬인 ‘사브지(Sabzi)’,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한국의 밥처럼 주식으로 먹는 빵이 차려졌다. 집에서 직접 만든 아프가니스탄식 플레인 요거트 ‘머스트(Mast)’와 우유 푸딩과 비슷한 디저트인 ‘프리니(Feereny)’까지 풀코스 요리였다. 나위드씨의 식사 자리에는 김치도 올라왔다. 나위드씨는 “한국 음식 중 야채 위주로 만든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위드씨 가족은 다행히 집에서 차로 15분거리에 아랍 식재료와 ‘할랄 푸드(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를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재료를 사서 대부분의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이튿날인 13일 인천 서구에 사는 타예브씨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사브지와 프리니 대신 미트볼을 넣고 끓인 국인 ‘슈르바(Shurwa)’와 야채를 넣고 끓인 국인 ‘숄라(Shola)’가 눈에 띄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주식인 빵을 머스트나 슈르바에 찍어 먹는다. 커블리 팔라우와 고기 등을 싸서 함께 먹기도 한다. 네 아이를 둔 타예브씨 가족의 식사자리는 전쟁터였다. 부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7살 큰 딸과 한 살 아래인 둘째 딸이 접시에 남긴 음식을 마저 먹었고 이제 겨우 2살인 셋째 딸이 온 입과 옷에 머스트를 묻히자 닦아주기 바빴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막내아들이 배고파 울자 타예브씨 부인은 식사를 멈추고 아이에게 달려갔다. “한국 선진 시스템에 놀라…한국어 익숙하지 않아” 나위드씨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한국직업훈련원에서 자동차를, 타예브씨는 영어를 가르쳤다.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한 자들을 잡아들인 탓에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아내와 아이들만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 타예브씨는 “한국으로 온 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우리집을 수색했다”면서 “어머니 등 남은 가족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나위드씨와 타예브씨 가족은 한국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 나위드씨는 한국의 선진적인 정보기술(IT) 시스템이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GPS(위성항법장치)가 잘 돼 있어 지도를 보기 편하고 스마트폰이나 대중교통,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시스템이 너무 잘 돼있다”고 극찬했다. 한국 음식에도 점차 적응해가고 있다. 타예브씨는 “한국 음식은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돼서 너무 좋다”고 했다. 타예브씨는 지난달 설날을 맞이해 직장에서 동료와 함께 떡을 나눠먹기도 했다.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2010~2014년 매년 한국을 방문했던 나위드씨, 2016년 한국에 3주간 연수를 왔던 타예브씨와 달리 가족은 한국이란 나라가 처음이다. 나위드씨의 부인과 생후 10개월인 막내딸은 이달 초 코로나19에 걸렸으나 잘 이겨냈다. 나위드씨의 두 아들과 타예브씨의 첫 딸은 3월부터 한국 초등학교에 다니는 중이다. 아직 익숙지 않은 한국어는 이들 가족에게 큰 장벽이다. 나위드씨는 “가족이 6명인데 이 인원으로는 택시를 탈 수 없다. 한국 운전면허를 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서 “곧 새집을 구해 이사도 해야 하는데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타예브씨는 “현재 한국어 강좌를 따로 듣고 있지 않다”면서 “직장 일이 바빠 여수에서 받은 한국어 책을 한 페이지도 펼쳐보지 못 했다”고 우려했다. “북적했던 대가족은 그리워…아프간 음식점 열고 싶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을 피해 급히 한국으로 입국할 당시 타예브씨 부인은 임신 중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아이를 낳은 여성은 20일간 산후조리를 한다. 그 사이 여성의 어머니가 와서 산후조리를 돕는다. 타예브씨는 “아내가 몸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만큼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으면 미역국을 먹듯이 아프가니스탄은 ‘야크니(Yahni)’를 먹는다. 돌봐줄 가족도 마음 편히 회복할 여유도 없지만 야크니만은 고국에서처럼 만들어 먹으며 출산 후 몸을 돌보고 있다.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도 싸워야 한다. 나위드씨와 타예브씨 모두 고국에 부모님과 다른 형제가 남아 있다. 부모·형제들과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아프가니스탄인에게 부부와 어린 자녀로만 구성된 핵가족 문화는 외로움을 자아냈다. 나위드씨는 “아프가니스탄은 가족이 많아서 북적였던 점이 좋았다”면서 “지금은 한국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다른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 6가구와 함께 주말마다 만나며 가족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온 지 8개월째 된 이들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타예브씨는 “옷 두벌만 들고 아프가니스탄을 급히 떠나왔다. 우리의 집, 재산 등 모든걸 잃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 가족 구해줘서 한국 정부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나위드씨는 “미국 정부와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미국 땅으로 갔다”면서 “미국으로 간 동료와도 종종 연락하는데 미국보다 한국의 지원이 훨씬 좋아서 자랑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한국에 잘 정착해서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타예브씨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햇빛이 드는 집으로 이사하고 아이들을 훌륭히 교육시키고 가족들을 잘 돌보고 싶다”며 한국에서의 목표를 전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위드씨는 언젠가 한국에 음식점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족들과 직원이 25명이나 되는 큰 음식점을 운영했었다”면서 “나중에 한국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음식점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 ‘알몸배추’ 중국, 이번엔 ‘맨발·담배꽁초’ 절임공장 폭로돼(영상)

    ‘알몸배추’ 중국, 이번엔 ‘맨발·담배꽁초’ 절임공장 폭로돼(영상)

    중국에서 지난해 ‘알몸 배추’ 영상으로 한국까지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데 이어 또다시 비위생적인 절임식품 제조 과정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영 중앙(CC)TV는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한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를 통해 후난성의 한 쏸차이(酸菜·신 채소) 제조공장의 비위생적인 생산 과정을 폭로했다. 쏸차이는 중국의 절임식품 중 하나로 갓이나 배추를 소금과 향신료 등으로 절인 뒤 발효시키는 식품이다. 중국인이 즐겨 먹는 반찬으로, 쏸차이 컵라면 등이 중국 전역에서 소비되며 해외로도 수출된다.이날 폭로된 영상에는 쏸차이 제조공장 직원들이 맨발로 쏸차이 절임 통에 들어가 쏸차이를 밟고 다니며 더러워 보이는 포대자루에 쏸차이를 맨손으로 마구 담는 장면이 나왔다. 일부는 더러운 바닥에 그대로 쌓아두기도 했다. 심지어 쏸차이 절임 통에 피우던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의 모습도 폭로됐다. CCTV는 이 업체 외에도 제조 환경이 비슷한 다른 쏸차이 제조 업체 3곳도 함께 공개했다. 이 업체들은 중국 유명 식품 브랜드인 캉스푸를 비롯해 주요 식품 기업과 상하이, 후베이, 쓰촨 등 전국 식품 유통회사에 쏸차이를 납품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관계자는 “규격화한 절임 작업장이 있어 그곳에서 생산되는 쏸차이는 불순물이 거의 없지만, 모두 수출용 제품”이라며 “제조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생산된 쏸차이는 불순물이 섞일 수 있지만, 발각이 되도 1000∼2000위안(약 19만∼38만원)의 벌금을 물면 된다”고 말했다.캉스푸 측은 방송 이후 성명을 통해 “문제가 된 업체와 모든 협력 관계를 중단하고, 문제가 된 쏸차이가 사용된 제품을 모두 봉인했다”면서 “식품 관리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어제도 쏸차이 컵라면을 먹었는데 생각만 해도 토가 나온다”, “언제까지 식품 위생을 걱정해야 하나”, “매년 주기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나오는 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중한국대사관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방송에 나온 쏸차이 공장의 제품은 한국에 수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중국 해관총서(세관)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중국의 한 배추절임 공장에서 탁해 보이는 소금물 속에 상의를 벗은 남성이 들어간 채로 배추를 절이거나 녹슨 굴삭기로 배추더미를 나르는 영상이 공개돼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이 영상으로 ‘저런 배추를 가지고 김치를 만들어 한국에 수출하는 것이냐’는 우려가 나왔고,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한국의 많은 식당에서 싼 가격을 이유로 중국산 배추로 만든 김치, 또는 중국산 김치를 내놓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더욱 컸다.이에 식약처는 중국 공관 등을 통해 영상 출처를 확인한 뒤 문제의 ‘알몸 절임배추’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현재 국내 수입되는 식품을 가공·생산하는 모든 국외 식품 제조업체를 등록해 관리하는데, 중국 현지에서 실사한 제조업체 중 영상에 나온 것처럼 실외 절임방식을 채택하는 곳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전문가 회의 결과 그런 절임방식으로는 김치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받았다면서 “해당 절임방식은 이미 중국 내에서도 금지됐고, 외국으로 수출하는 식품을 제조하는 공장에서는 채택하고 있지 않는 방식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식재료를 납품받는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살피거나 관리할 수 있겠냐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여전한 것이 현실이었다.
  • [길섶에서] 치킨무 선택권/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치킨무 선택권/전경하 논설위원

    퇴근길 동네 치킨 가게에 가니 ‘치킨무 500원’, ‘소스 500원’이란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치킨을 좋아하는 아들들이 배달시킬 때 함께 담겨 온 치킨무와 소스가 집에 남아 있다는 생각에 치킨만 포장했다.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하면 치킨무와 소스가 기본으로 온다. 추가할 경우는 하나당 몇백원을 더 내야 한다. 소스가 입에 맞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냉장고 한쪽에 처박힌다. 가끔 소스들을 모아서 버린다. 치킨무도 종종 그런다. 돈도 아깝고, 버리기도 귀찮다. 일부 배달앱이 일회용 수저·포크를 따로 주문받으면서 일회용 수저·포크가 부엌 서랍에 쌓이는 일이 사라졌다. 소스도 따로 주문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복잡해지니 안 하려나? 몇 번 배달시켜 본 곳에다가라도 돈은 다 낼 테니 반찬이나 소스는 보내지 말라고 요청해 봐야겠다. 몇백원 손해인데 음식쓰레기 처리 안 하고, 일회용품 덜 쓰는 비용인 셈 치자. 반찬이나 소스도 분명 만들려면 돈이 드는데 정당하게 대접해 줬으면 좋겠다.
  • “며칠째 보이지 않아요”…‘찾아가는 보건복지팀’ 쓰러진 70대 살렸다

    “며칠째 보이지 않아요”…‘찾아가는 보건복지팀’ 쓰러진 70대 살렸다

    “(70대 독거노인이) 며칠째 보이지 않아요” 대전 서구는 둔산3동 행정복지센터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 아파트 현관 출입문에 쓰러져 있는 70대 노인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해 생명을 구했다고 25일 밝혔다. 대전시 서구는 복지관에서 매일 도시락 반찬을 받아 가던 A씨가 지난 18일부터 며칠째 보이지 않는다는 정보를 전달 받은 복지팀은 A씨가 사는 아파트로 지난 22일 찾아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도움을 받아 집 안으로 들어간 복지팀은 현관문 안쪽에서 쓰러져 저체온 상태인 A씨를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대전 서구는 “이번 사례와 같이 복지관, 구청,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유관기관의 협력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구는 복지 분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강화하려고 올해부터 3개 동에서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김기연 둔산3동장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환절기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도 매우 취약하다”며 “위기 상황에 놓인 어르신을 미리 발견해 지원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복지 체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쫄깃쫄깃 꼬막과 미역 ‘왜이리 달지’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쫄깃쫄깃 꼬막과 미역 ‘왜이리 달지’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치킨집, 피자집에서 마주친 외국인들의 테이블에 똑같은 치킨과 피자가 각각 놓여 있는 것을 보며 의아해한 적이 있었다. 왜? 나누어 먹지 같은 걸 주문해 따로 먹을까? 각자 다른 걸 시켜 한 상 차려 두고 나눠 먹는 우리를 보고 그들도 의아했을 것이다. 왜? 각자 좋아하는 걸 주문하지 나눠 먹을까? 우리의 밥상문화는 한 상을 차려 놓고 둘러앉아 나누어 먹는 문화다. 이렇게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과정에서 ‘정’(情)이 생긴다고 여겨 왔다. 외국처럼 좋아하는 하나의 음식을 먹기보다는 다양한 재료와 맛과 영양이 들어 있는 다양한 반찬을 맛볼 수 있는 이상적인 밥상이다. 그러나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지며 우리의 식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외식과 급식이 일상이 되고 가족 수가 줄거나 1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한 상 차림으로 남겨지는 식재료에 대한 고민도 많아졌다. 또 한 가족이지만 보글보글 끓인 찌개와 한 접시에 담긴 반찬을 나누어 먹는 것에 대한 위생상 불안감을 느끼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서로의 밥숟가락에 좋아하는 반찬을 올려 주는 기쁨 대신 한 그릇에 계절의 맛을 가득 담은 집밥으로 함께하는 정을 나눠 보려고 꼬막 미역밥을 준비했다. 조개는 봄 조개라는 말이 있지만 11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인 조개가 꼬막이다. 꼬막은 ‘작다’라는 뜻의 꼬마에서 유래되었다. 벌교 꼬막이 유명하지만 꼬막은 고흥, 보성, 순천, 여수로 이어지는 여자만 연안이 최대 생산지다. 인근이 고향인 분들은 내 고장의 꼬막이 가장 맛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추운 날씨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꼬막은 쫄깃쫄깃하고 단맛이 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꼬막의 제맛을 볼 수 없으니 봄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꼬막을 요리하는 게 좋다. 꼬막은 적절히 삶아야 맛있다. 완전히 익어 꼬막의 입이 열리는 순간 껍질을 까기는 쉽지만 꼬막은 질겨지고 단맛도 빠지고 꼬막 안에 머금은 철분도 빠져나가 영양도 맛도 아쉬워진다. 깨끗하게 손질한 꼬막을 끓는 물에 넣고 휘저어 1, 2개의 꼬막이 벌어지는 순간 바로 건진 뒤 껍데기를 제거해 꼬막 살을 준비하고 물미역이나 불린 미역을 더해 밥을 지어 주면 바다 내음이 가득한 꼬막 미역밥이 완성된다. 양념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한 그릇 안에 2월의 맛이 가득하다. 한 상 차림은 아니어도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최고의 집밥이 될 것이다. ●재료:삶은 꼬막(또는 통조림 꼬막) 200g, 쌀 2컵, 물미역 100g, 부추 약간 ●양념장 재료:간장 3큰술, 청주·참기름·깨소금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만드는 방법●레시피 한 줄 팁 물미역 대신 마른 미역을 사용할 때에는 찬물에 불린 후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활용한다.
  • 정관스님 “출가 후 7~8년간 집에 연락 안 해” 눈물

    정관스님 “출가 후 7~8년간 집에 연락 안 해” 눈물

    정관스님이 몰래 출가를 하고는 집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관스님은 20일 오후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채식 사부로 출연했다. 이승기는 ‘요리도 잘하시는데 왜 출가를 결심했냐’고 물었고, 정관스님은 “출가를 했으니 더 큰 덕”이라며 “이제 나이가 드니까 고향 생각과 부모 생각이 난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중이 되고 출가를 하고 7~8년 동안 연락을 안 했다”며 “가족 모두가 아무도 몰랐다. 알면 집으로 데려가니까 가출을 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정관스님은 “그리고 이후에 연락 했더니 데리고 간다고 연락이 와서 도대체 이 집단(절)이 뭘 하는지, 왜 딸이 안 오는지 보겠다고 하시더니, 고기 반찬이 없고 새벽 3시되면 깨워서 수행하고 앉혀 놓고 하니까 도대체 뭐냐고 하시더라”며 “아버지가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잠도 안 재우고 고기반찬도 안 주니까 고기라도 실컷 먹여서 보내겠다고 했는데 내가 듣고 있다가 성질이 나서 표고버섯을 가지고 계곡으로 가자고 했다. 계곡물로 푹 끓여서 드리면서 이게 스님들 고기라고 했더니 고기보다 더 맛있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딸이 해준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려서 간다며 내게 삼배를 했다”며 “그러면서 나는 간다고 하고 가셨는데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자는 듯이 돌아가셨다. 마음을 놓고 돌아가신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 “불균형·감염병 극복… 도시 기능 되찾아 치유·도약·함께하는 양천” [2022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불균형·감염병 극복… 도시 기능 되찾아 치유·도약·함께하는 양천” [2022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올해 핵심 비전 ‘리질리언스’ 제시 지속 가능한 공동체 만들기 매진 가로등 활용 충전소 도입 가장 보람 ‘청년 디지털 마케팅 지원’도 성과 모든 동에 도서관·창의놀이터 조성 고립 청년·독거 중장년 복지 지원 서부트럭터미널 새 랜드마크 기대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민선 6~7기 구청장으로 일해 온 7년여의 시간 동안 “모든 분야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자 늘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천구는 서울에서 전통적 부촌으로 손꼽히지만 고가 아파트 지역과 저층 주거지 밀집 지역이 공존한다. 이른바 ‘상류층’으로 분류되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돌봄이 필요한 중장년 1인가구 비율도 높다. 동서 지역 간 양극화와 계층 간 양극화는 그간 김 구청장이 정책을 추진할 때 항상 고려한 문제이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려는 분야다. 김 구청장은 지난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진한 여러 정책이 성과로 나타나 양천을 변화시킨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6기부터 양천구에서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1동 1도서관, 1동 1창의놀이터 사업으로 모든 동마다 도서관과 창의놀이터가 생겼다. 장난감 도서관과 열린 육아방, 공공형 실내놀이터 등을 조성해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환경도 자리잡았다. 모든 동에 도서관과 창의놀이터를 조성하는 사업은 차별 없이 누구나 편의를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각 도서관은 음악, 천문학, 미술, 영어, 음식 등 개성을 입혀 특성화했다. 그중에는 공부하러 오는 조용한 곳이 아닌 주민이 모여 떠드는 공간, 작은 도서관도 11곳 포함된다. 개인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전국 최초로 50대 중년 독거 남성이 겪는 고립과 외로움에 대해 논의해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의 큰 패러다임을 바꾼 ‘나비남 프로젝트’도 실행했다. 중장년뿐 아니라 청년 경제 어려움도 큰 사회 문제다. 우리는 이에 ‘사회적 고립 청년 지원 조례’를 2020년 전국 최초로 만들어 청년의 안정적 사회 진입을 돕고 있다. 백세건강돌봄, 돌봄SOS센터 등 복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돌봄을 공공의 역할로 확대했다. 디지털 취약 계층 교육 강화, 청년 디지털 서포터즈 등 아이디어 정책들도 개인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실현한 것들이다.” -동서 지역 간 불균형 해소에도 성과가 있었나. “그동안 소외지역으로 평가되던 신월동과 신정동 일부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먼저 강북횡단선과 목동선 경전철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지난해 8월 선정됐다. 서부광역철도 대장~홍대선이 민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등 교통망 구축에 탄력을 받고 있다. 재개발과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며 주거 환경이 좋아졌고 부족했던 생활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해 생활 환경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특히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사업 시행자가 서울시에 도시첨단물류단지 계획 승인을 신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접수했다. 2026년 12월 준공 목표로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공공기여 부문에는 공연장, 미래인재육성센터, 대형 쇼핑몰 등 주민 편의 시설이 들어서며 서남권의 새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쪽 지역에만 노력을 쏟아붓진 않았을 것 같다. 목동 쪽은 어떤지. “목동중심축의 오래된 공원들을 개보수하고 안양천과 산지형 공원을 개선해 주민들이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한 사업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서쪽을 개발했다면 앞으로는 목동 재건축 때문에 못 했던 것들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재건축 문제는 모든 대통령 후보가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이라 차기 정부에서 해결될 것으로 본다. 양천에 아직 없는 구립미술관도 생각 중이다. CBS와 우체국 빌딩 신축 기부채납 공간에는 스마트 미래교육 센터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그간 추진한 사업 가운데 가장 성과를 내세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아무래도 양천구에서 최초로 시작해 주민들 삶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정책들이 기억에 남는다. 2020년 말 전국 최초로 가로등을 활용한 충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로등 충전소가 획기적인 이유는 바로 ‘공간’ 때문이다. 도심에서 주차와 충전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거리의 가로등을 활용해 보자는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거의 2년 동안 기술 자문을 하고 특허 출원까지 받는 숱한 노력 끝에 탄생했다. 전기 자동차뿐 아니라 최근 수요가 급증한 전기 자전거와 킥보드 등도 충전된다. 주민 반응도 무척 뜨거웠고 이용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정부 혁신 100대 사례’에도 선정됐고, 타 지자체에서도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시도 주거 밀집지역에 ‘스마트폴’이라는 이름으로 가로등형 충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양천구에서 시작한 정책이 서울시로 확산된 셈이다. ‘청년디지털서포터즈’는 소상공인에게 디지털 마케팅을 지원하고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양천구에서 전국 최초로 기획하고 시행한 사업이다. 2020년 10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40여명의 청년들이 도와 130여개 점포를 창업했다. 디지털서포터즈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스토어 매출이 무려 60배 이상 증가한 반찬 가게도 있었다. 경기도는 공공배달 앱을 만든다고 했는데 기초자치단체에서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었다. 자영업자가 배달 주문을 받고 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연결해서 도와주자는 아이디어가 들어맞았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1년 정도 일자리를 얻은 것은 물론이고 ‘시장’에 뛰어들어 소중한 경험을 해 봤다.” -민선 7기 마지막까지 추진할 사업과 올해 계획을 들어보고 싶다. “올해는 새롭게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치유’와 ‘도약’, ‘함께’라는 세부 전략을 세웠다. 리질리언스라는 말은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충격과 다양한 위기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도시가 지닌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혼란과 역경을 빠르게 뛰어넘어 도시가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설정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나아가려고 한다.”
  • 노원, 중장년 주거취약 1인가구 종합 지원체계 가동

    노원, 중장년 주거취약 1인가구 종합 지원체계 가동

    서울 노원구는 고독사 위험이 높은 중장년 이상 1인가구를 적극 발굴하고 맞춤형 지원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구가 집중하고 있는 위기가구는 주로 지하층, 옥탑방, 고시원 등 주거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1인 가구다. 주거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중장년층은 소득이 불안정하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들에게 사회적 고립이 가중돼 고독사 등으로 이어지기 전 조기 개입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5~6월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대표적인 주거취약지역인 지하층 4755가구, 옥탑방 325가구, 고시원 1425가구 등 총 6505가구 현황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10월부터 12월에는 임대주택, 숙박업소 장기거주자, 특정소방대상물 거주자 등으로 주거 취약지역 조사 범위를 넓혔다. 또 고독사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중장년 이상 1인 가구를 정밀하게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조사는 복지플래너와 지역 사정에 밝은 주민들로 구성된 노원 ‘똑똑똑 돌봄단’, 통·반장 등이 동네 구석구석 사각지대를 찾아가며 이뤄졌다. 이들은 실태조사의 취지와 조사 방법 등을 철저히 공유하고 지역사회 위기가구를 찾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주민 주도 아래 이뤄지는 구 특유의 복지자원 관리 시스템이 빛을 발한 셈이다. 조사 내용은 주거·경제·건강상황, 사회적 관계망, 주요 문제와 복지 서비스 욕구, 마음건강 평가, 고독사 위험도 평가 등이다. 구는 이번에 발굴한 주거 취약지역 중장년 이상 1인가구 중 394가구에 사회복지서비스를 연계해 지원을 완료했다. 이들에게 지원된 복지서비스는 ▲공적급여 등 경제지원 94건 ▲복지관 연계 등 민간서비스 106건 ▲돌봄SOS 관리 등 돌봄서비스 50건 ▲안부확인 135건 ▲사례관리 9건 등이다. 기초생계 수급자로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의 경우, 형제나 이웃 등 외부와 소통이 거의 없이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었다. 구는 A씨에게 돌봄 SOS 일시재가서비스를 통해 주 2회 청소, 밑반찬 지원을 실시했다. 또 장기요양 등급 신청 등을 도와 장기 가사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가구 연립빌라 지하층에 거주하는 B씨는 낙상 사고로 경제 활동이 중단되고 가족들과 교류도 끊긴 상태였다. 구는 B씨에게 맞춤형 급여와 긴급지원 등을 안내하는 한편, 일자리 연계 서비스를 실시해 끊겨 있던 사회적 관계망을 복구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 나갔다. 구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 지속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복지플래너, 똑똑똑 돌봄단,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통반장 등이 주축이 돼 정기 안부를 확인하고 위기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서비스 지원을 받게 한다. 특히 위기도가 높은 대상자에 대해서는 사례관리 대상자로 별도 선정해 보다 면밀한 관리를 할 계획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거 취약계층과 1인가구가 겪는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이들에 대한 안전망 설계의 첫걸음”이라며 “이들에게 공공, 민간 역량을 망라해 지속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178cm 60kg” 한국 최초 ‘톱5’ 차준환 눈물나는 식단

    “178cm 60kg” 한국 최초 ‘톱5’ 차준환 눈물나는 식단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톱5’ 성적을 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이내에 든 것은 2014년 소치 대회 김연아 은메달 이후 차준환이 8년 만이다. 남자 선수로는 최초다. 종전 한국 선수의 올림픽 피겨 최고 순위는 2018년 평창 대회 차준환의 15위였다. 미국도, 일본도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차준환은 쿼드러블에서 넘어지는 실수 빼고, 음악과 조화를 잘 이뤘다”면서 “차준환의 점수가 전광판에 표시되자 경기장에는 ‘와우’가 울려 퍼졌다. 올림픽 챔피언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제 (미국 나이로) 스무살이기에 4년 뒤 올림픽이 더 기대된다”라고 극찬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는 “한국의 차준환이 총점 282.38점을 얻고도 메달을 차지하지 못했다”라며 “연기가 끝난 시점에서는 하뉴에 0.83점 뒤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첫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에서는 넘어졌지만 이후 쿼드러플 살코를 곧바로 성공시켰다. 이후 본인을 대표하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등 모든 점프를 선보였다”며 그의 연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아울러 “쇼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등 20살의 나이에 큰 무대에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빙판 위를 뛰기 위해 피나는 노력 미국 매체 델리쉬는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네이선 첸 선수의 하루 식단을 공개했다. 피겨 스케이팅은 누구보다 높고 가볍게 점프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다. 체중이 무거우면 넘어졌을 때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전설적인 선수 김연아 역시 빵을 좋아하지만 경기를 위해 눈으로만 빵을 먹으며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했다. 첸의 경우 아침 식사는 스무디, 에그랩, 요거트, 옥수수 시리얼. 오전 간식으로 요거트, 다크 초콜릿, 아몬드, 과일 또는 시리얼 바. 점심으로 고기 샌드위치, 요거트, 과일. 저녁으로는 생선, 붉은 고기 또는 닭고기를 곁들인 밥, 파스타 또는 빵과 채소, 때로는 수프를 먹는다. 과자를 먹고 싶을 때는 수박을 먹으며 수분을 공급한다. 178cm에 60kg을 유지하고 있는 차준환 역시 아침 식사는 과일 혹은 우유와 시리얼을 먹고, 점심은 소량의 밥과 소고기, 채소를 먹는다. 소고기는 어떤 소스도 곁들이지 않고 단지 굽기만 해서 먹으며, 저녁 식사 역시 점심 식사와 비슷하게 먹는다. 차준환 선수는 “사실 먹는 걸 좋아하는데, 수년째 이렇게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있을 때는 식사를 하지 않고 에너지바로 버틴다고.“어머니 반찬으로 경기에서 힘냈다” 차준환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차준환 식단이라고 알려진 메뉴를 진짜 몇 년째 그렇게 먹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실제로 그 식단을 계속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경기 날에는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탄수화물을 좀 더 섭취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선에서 계속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차준환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어머니의 음식으로 힘을 냈다. 그는 “어머니가 여러 가지 맛있는 반찬도 싸주셨고, 장조림처럼 먹고 힘낼 수 있는 반찬을 많이 싸주셨다”라며 ‘역시 엄마 밥이 최고죠?’라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 달성과 5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모두 이룬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며 “많은 분이 한국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점들이 더 제게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 조상호 서울시의원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 경로식당 철저히 관리해야”

    조상호 서울시의원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 경로식당 철저히 관리해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서대문구 제4선거구)은 지난 9일 제305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 복지정책실 업무보고에서 서울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A센터 경로식당에 대한 허술한 관리를 지적하고,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급식지원사업 수행기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사업은 서울시에서 총 340억 가량의 시 예산을 투입해 결식우려가 있는 60세 이상의 저소득 어르신 3만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경로식당, 도시락 및 밑반찬 배달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15개 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다. 그 중 경로식당을 운영하는 기관은 171개소이다. 조 의원이 급식지원사업 보조금을 받고있는 기관 중 한 곳인 A센터 경로식당 운영 관련 자료를 서울시에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실제 경로식당을 이용한 현황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는 등 서울시의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사업 관리·감독에 허점이 드러났다. A센터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에는 3,500원의 식비를 받는 유료식당과 시에서 지원하는 무료급식을 함께 운영해왔다. 조 의원은 “A센터 유료식당의 경우 운영 당시 식비를 현금으로 받았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나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이다. 서울시의 허술한 관리·감독을 틈타 무료급식 지원금으로 유료식당을 함께 운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입춘 지나 봄나물 당길 때… 달래·배 만났다, 고픈 배 달랜다

    입춘 지나 봄나물 당길 때… 달래·배 만났다, 고픈 배 달랜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입춘 즈음에 큼직하게 적어 집집마다 대문에 붙여 봄맞이를 준비하였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처럼 지난 설날에 호된 추위가 있었던 것도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입춘이 있어서였나 보다. 아직 봄보다는 겨울의 느낌이 강하지만 입춘도 지났으니 이제 겨울 추위도 물러갈 듯하다. 입춘에는 자극성이 강하고 매운맛이 나는 햇나물을 겨자와 함께 무치는 나물 요리를 오신반이라고 하여 나물을 생채로 만들어 먹었다. 매운맛을 내는 채소로는 고추나 마늘, 생강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나물 중에서도 매운맛을 내는 것들이 많다. 부추, 달래, 무싹, 움파, 갓, 마늘순, 양파 등이 자극성이 강하고 매운맛을 내는 채소들로 강장 효과가 있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 햇나물은 겨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C를 보충해 활기를 더하고 움츠렸던 몸에 에너지를 더해 준다. 마트에 나가 보니 오신반에 오를 법한 채소로 달래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달래를 송송 썰어 참기름과 깨소금을 넉넉히 넣어 만든 달래 간장을 따끈한 밥에 넣어 쓱쓱 비벼 김에만 싸서 먹어도 반찬 생각이 따로 나지 않는다. 돼지고기, 소고기, 오징어, 주꾸미 할 것 없이 볶음 요리의 마지막에 달래 한 줌 넣어 섞어 주면 조금 부족했던 요리 실력에도 가산점이 된다. 달래는 물에 담가서 살살 흔들어 씻어 건져 물기를 빼고 사용하면 본연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자칫 깔끔함의 과욕으로 수돗물의 물살을 거세게 틀어서 뽀득뽀득 씻어 주거나 주물러 씻기라도 하면 달래는 화를 내듯 독한 향으로 변하기도 한다. 달래는 쌉쌀하고 매운맛으로 먹는 봄나물로 생채로는 한꺼번에 많이 먹기에 좀 부담스럽다,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배나 사과와 같은 과일과 함께 무치면 과일의 단맛과 달래의 쌉쌀한 맛이 잘 어울린다, 특히나 먹다가 남아 갈변이 되어 버린 사과나 배를 처리하기 곤란할 때에 활용하면 좋은 요리법이다. 물론 무칠 때에도 살살 버무려 주는 건 달래의 성격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재료:배 ½개, 달래 1단, 세발나물 약간, 고춧가루 1큰술, 액젓 1.5큰술, 설탕 ½큰술, 2배 식초 1큰술, 깨소금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레시피 한줄 팁:2배 식초를 넣으면 새콤하면서 물기가 많이 생기지 않게 무칠 수 있다. 풋내가 날수 있는 봄나물 생채는 감칠맛 나는 액젓이나 국간장 등을 넣어 무치면 더 맛있다.
  • 태종에게 쏜 화살이 꽂혔나… 백성 분노 달래던 곳, 황량함만 스치네

    태종에게 쏜 화살이 꽂혔나… 백성 분노 달래던 곳, 황량함만 스치네

    한양 사방 어귀에 자리잡은 ‘院’조선시대 민간 숙박소이자 쉼터학교 앞 표석만 남은 ‘전관원 터’한강서 잘 버텨낸 살곶이다리잊힌 역사와 애통한 전설만이■전관원터-성동구 왕십리로 189, 행당중학교 정문 왼쪽 보도 ■이태원터-용산구 두텁바위로 60, 용산고등학교 정문 오른쪽 보도 ■보제원터-동대문구 약령시로 2, 안암오거리 이화수전통육개장 앞 보도(우신향병원 방면 101·1017 버스 정류장 옆) ■홍제원터-서대문구 통일로 416, 새마을금고 홍제2동지점 앞 보도 ‘여행과 이야기를 즐겼던 조선 사람들’ 1874년 파리에서 ‘조선천주교회사’라는 이색적인 책 한 권이 출간된다. 프랑스 신부 클로드 샤를 달레가 조선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다블뤼(한국명 안돈이) 주교의 비망록과 보고서, 편지들을 바탕으로 펴낸 자료집 겸 소개서였다. 책 내용 중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선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여행과 이야기를 즐긴다”는 대목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문맹률이 78%에 달하는 지경에 이야기를 즐기는 게 가능한 일인지, 막강한 신분제에 얽매인 이들이 어떻게 여행을 즐겼다는 것인지? 그나마 이야기는 전기수(傳奇叟) 같은 전문 낭독가를 통하거나 구전으로 접했다 치고, 거의 평생을 향촌 사회의 붙박이로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여행을 즐겼다는 것일까? 오늘날 관광사회학이 전근대의 여행(travel)과 근대의 여행(tourism)을 구별하듯 다분히 시기적 특성이 반영된 표현일 테다.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엮은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에 따르면 18세기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여행 붐이 일어났던 시기다. 조선 중기까지는 과거길, 유배길, 암행어사 행차길 등 목적이 뚜렷한 행차가 고작인 데 비해 후기 들어 양반 계급이 아니더라도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욕망이 싹텄기 때문이다. 예인들이 스승과 무대를 찾아 방랑길에 오르는가 하면 상업의 발달로 보부상의 장삿길이 넓어진다. 견문을 넓히고 비경을 즐기고자 떠나는 유람도 흔해져서 화보와 기행문이 쏟아졌고 14세의 원주 소녀 김금원이 남장을 하고 팔도를 누비기도 한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금강산에 가 보지 못한 사람은 사람 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었다니, 우리 조상들이 고립되고 가난하고 억압당한 ‘한(限)의 민족’이라는 해석은 코끼리의 코나 다리만을 더듬어 생긴 오해일지 모르겠다.갈 곳이 많다. 동선도 길다. 4개의 원이 있던 자리가 지방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사방의 어귀이기 때문이다. 중종 25년(1530)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제원은 흥인문 밖 3리, 홍제원은 사현(모래재) 북쪽, 이태원은 목멱산(남산) 남쪽, 전관원은 살곶이다리 서북쪽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자면 동대문 밖에 보제원, 서대문 밖에 홍제원, 남대문 밖에 이태원, 그리고 동대문 아래 남소문(南小門)인 광희문 밖에 전관원이 있었던 게다.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지만, 소설가는 사람들 사이에 길이 있다고 말하련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길 위에서 사람살이의 이야기가 빚어진다. 새로운 길이 생기고 있던 길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뜻이고, 이야깃거리가 많아졌다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욕망과 삶의 양상이 다양해졌다는 뜻이렷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도로가 발달하면서 역(驛)과 원(院)의 중요성도 커졌다.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역이 중앙의 공문을 지방에 전달하고 벼슬아치에게 마필을 제공하는 등 공무와 관련된 관영기관이었다면, 고려 때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 원은 일반 여행자들에게도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는 민간 숙박소였다. 한양의 4원은 그 외에도 외국 사신을 쉬게 하고 병자를 치료하고 빈자를 구휼하고 은퇴한 관리들을 위한 기로연을 베푸는 등 다양한 쉼터의 기능을 담당했다.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교통편과 숙소지만, 보통의 조선 여행자라면 여벌의 짚신 외에 준비할 교통편이 따로 없었을 게다. 최저가 검색을 통한 숙소 예약도 불가능했다. ‘하멜 표류기’에 묘사된 바로는, 여행하다가 날이 저물면 아무 집에나 들어가 자기가 먹을 만큼 쌀을 내놓으면 집주인이 그 쌀로 밥을 지어 반찬과 함께 차려 내놓았다고 한다. 그토록 고단했을 조선의 여행길에서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한양 어귀에 다다랐을 때 멀리서 반짝거리는 원의 불빛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무용담과 객소리가 뒤섞여 왁자지껄했을 이야기의 경연장, 발 냄새와 걸쭉한 팔도의 입담이 뒤엉켰을 그곳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한양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내려오면 덕수고등학교와 나란한 행당중학교가 보인다. ‘전관원 터’ 표석은 바로 행당중학교 정문 왼편에 있다. ‘전관원 터: 조선 시대 일반 길손이 머물 수 있던 서울 근교 네 숙소(四院)의 한 곳’낙엽 따위를 넣은 쓰레기 자루 두 개가 표석에 기대어 있다. 대단한 우대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잊힌 역사에 대한 홀대가 씁쓰레하다. 겨울방학을 맞은 학교 운동장에는 축구를 하는 아이들 몇뿐인데, 그들에게 이 터가 조선시대 무엇이었는지 아냐고 물으면 정신이 온전치 않은 아줌마 취급을 받을 게다. 나보다 나어린 이들에게는 무어라도 함부로 말하지 않으련다. 자신이 오른 삶의 여행길이 어디를 향하는지도 알 수 없는 사춘기에는 그냥 열심히 공이나 차면 된다. 열심히 차다 보면 데굴데굴 구르다가 어느 수풀엔가 공이 머물 날이 있으리라. 그때 행여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 오면 두런두런 길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만이다. 가는 사람과 오는 사람, 나그네들이 전관원에서 만난다. 한강을 건넜지만 도성 문이 닫혀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게다. 서울이 낭이라더니 매일 일경삼점(오후 7시께)에 치는 인정(人定) 종에 따라 야멸치게 성문을 닫으니 어쩔 수 없다. 도성 문이 열리는 오경삼점(오전 4시께) 전에 강을 건너려는 사람들도 있을 게다. 그들은 꼭두새벽 전관원을 나와 살곶이다리를 건너 동으로 강릉에 가거나 송파에서 광주·이천을 거쳐 충주에 이르는 길에 오를 것이다. 설렘과 긴장으로 들떴을 여행자들의 마음을 떠올리며 표석을 뒤로하고 살곶이다리를 향한다. 전관원 위치를 설명할 때 등장하는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의 가장 길고 큰 다리이자 지난달 찾았던 낙천정 터의 주인공인 태종과 관련된 장소이기도 하다. 2011년 보물 제1738호로 지정된 살곶이다리는 한눈에 보아도 튼튼하고 멋진 다리다. 홍수 등으로 유실되어 원형 그대로 복구되지는 못했으나 최대한 조선의 석재를 살리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살곶이다리에는 함흥차사 고사와 맥락을 같이하는 전설이 있다. 도읍지를 떠나 떠돌던 태조가 다시 돌아오는 길에 이복형제들까지 죽이고 왕위에 오른 태종을 향해 쏜 분노의 화살이 꽂힌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실록에는 그런 기록이 전무하다. 어쨌거나 화살이 꽂힌(살꽂이→살곶이) 내력 자체는 확실한지 ‘태종실록’에 ‘(태종이) 살곶이[箭串] 냇가에 술자리를 베풀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일대의 강변이 너르고 풀과 버들이 무성해 말을 먹이고 군대를 훈련시켰다니 그 와중에 혹 누군가의 화살이 다리에 꽂혔던 것일 수도 있다.서민층의 집단 창작인 야사(野史)와 전설은, 동대문 일대가 단종과 정순왕후 송씨의 사연으로 뒤덮인 것처럼 사실을 말하는 일이 통제될 때 발설할 수 없는 비밀을 폭로하는 대체물이다. 어쩌면 백성들은 이런 은밀한 생각으로 애꿎은 다리에 태조와 태종을 끌어다 붙여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을까?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기세 좋게 스스로 왕이 되더니 천륜을 저버리고 골육상쟁까지 벌였구나. 그렇게 권력이 좋으면 아비가 자식에게 화살을 쏘는 일도 어렵지 않겠네. 에라, 이 콩가루 집구석!”(㉻에 계속)
  • [길섶에서] 밥상 속 대기업/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밥상 속 대기업/문소영 논설위원

    집안일이 서툴러 ‘대기업의 힘’을 자주 빌린다. 설날 떡국을 끓일 때 양지머리를 사다가 국물을 내기보다는 C사의 사골 국물이나 도가니탕을 사다가 쓰는 식이다. 떡국용 떡도 방앗간에서 직접 쪄내기보다는 사다가 쓴다. 어린 시절에는 고춧가루나 참기름을 방앗간에서 빻거나 짜 오라는 엄마 심부름을 했었는데 요즘은 다 대기업 마트에서 구한다. 순두부 소스나 조미김도 중소기업이냐, 대기업 상품이냐의 문제이지 집에서 직접 만들진 않는다. 청소기,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등등도 대기업 제품이다. 집에서 밥과 반찬을 해 먹는 것보다 시판용 쌀밥에 반찬가게를 활용하는 게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비용도 줄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끼니를 해결하다 보면 전자레인지나 돌리는 게 밥상을 차리는 전부가 돼 버려 품위를 잃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그런데 먼 미래에는 알약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는 시절이 온다지 않는가. 아직은 품위 있는 삶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 눈 맞은 설악, 일렁이는 물결에 잊는 시름… 속세 초월한 멋

    눈 맞은 설악, 일렁이는 물결에 잊는 시름… 속세 초월한 멋

    “겨울 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 보자.”(팝 밴드 ‘푸른하늘’의 ‘겨울 바다’ 중, 1998년) 속초, 강원도 동해안 최북단 시(市)다. 아니 한반도 최북단 시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시 영역의 절반 이상이 바로 그 유명한 설악산 국립공원이다. 나머지 반은 동해 푸른 물빛을 자랑하는 해변을 향한다.이젠 길도 반듯해져 가깝기도 하다. 직선거리 160㎞(도로 190㎞)로 서울에서 출발하면 2시간대면 도착한다. 도로 거리가 215㎞에 이르는 강릉보다 가까우니 서울과 가장 가까운 동해안 도시라 할 수 있다. 근래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해변에 호텔과 리조트, 펜션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공급 객실 물량이 속초 시민을 다 재우고도 남는다. 지난해 5월 속초시 동명동 신축 아파트 한 채(131㎡, 40평)가 16억원(분양권)에 팔렸을 정도다.‘기린 발굽’ 인제(麟蹄)군 북면을 지나 미시령을 넘으면 바로 속초다. 미시령은 굉장히 험준한 고갯길이다. 해발 고도 826m로 대관령(832m)이나 한계령(1004m)보다는 낮지만 눈이 잦고 급경사 구간이 길어 위험한 도로였다. 2006년 미시령 터널이 생겨나고, 2017년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가 완전히 연결되며 속초가 수도권 쪽으로 성큼 다가섰다. 철도 소식도 들린다. 각각 부산, 춘천에서 출발하는 동해북부선과 춘천속초선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철로를 놓고 있다. 인구밀도는 꽤 높은 편이다. 관광객도 늘 수천 명 이상 와 있다.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차가 막힌다. 속초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도처에 있다. 속초 자체는 좁지만(강원도 최소 면적 지방자치단체) 그 안에 서랍처럼 빼곡히 들어선 즐길거리가 많아 1박 2일 일정으론 살짝 부족해 뵌다. 천하제일경이라는 금강산과 견준다는 설악산을 품고 시내 바로 앞에 파도가 일렁이는 동해가 있다. 영랑과 청초, 두 석호(潟湖)까지 안았으니 없는 게 없다. 여기다 억센 바다와 함께 싸우며 살아온 어민과 함경도 실향민 문화가 뒤섞여 다양성을 표출하는 도시다.요즘은 때가 때인지라 좀 망설여지지만 온천과 워터파크도 많다. ‘핫플레이스’답게 예쁜 카페, 베이커리, 맛집도 들어서서 우직한 자연미에 도시 인프라의 디테일(세세함)을 채우고 있다. 겨울에 제 이름을 찾은 설악(雪岳)은 좀더 늠름해졌다. 하얀 망토를 두른 산은 영랑호와 청초호, 동해를 내려다보며 정초의 겨울을 지키고 섰다. 갯내음과 눈부신 아침 빛이 버티고 선 미시령터널의 끝을 지나자 눈 맞은 속초와 눈이 맞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처럼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설악의 오른쪽 어깨엔 거대한 수석(壽石)을 닮은 울산바위가 버티고 섰다. 흰 비단을 두른 듯 고결하고도 씩씩한 자태로 여행객을 맞는다. 전해지는 말처럼 울산에서 올라와 금강산에 가지 못해 설악에 주저앉은 바위가 아니다. 바람이 몰아치면 웅웅 우는 소리가 난대서 울산바위다. 설악의 기세는 역시 겨울에 눈을 뒤집어써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울산바위도 마산봉도 수바위도 모두 나뭇잎을 떨어내고 흰 눈이 맺혀야 그 잔근육이 잘 보인다. 보디빌더들이 근육을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해 기름칠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설악의 ‘육체미’를 감상하려면 멀찌감치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에 가야 한다. 미시령터널을 지나자마자 뷰포인트가 하나 나온다. 이곳에선 울산바위가 잘 보이는데 아침나절에 가야 산 그림자에 갇히는 ‘역광’을 면한다. 멀리 엑스포 공원 쪽 바다까지 가서 산을 바라봐도 좋다. 이 역시 아침녘에 나가야 한다. 푸른 바다 위로 새하얀 산봉우리가 삐죽삐죽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해가 뜬 직후라면 붉은 기운을 받아 핑크색이 되기도 한다. 아직까진 해가 늦게 뜨니 설렁설렁 다녀도 볼 수 있다. 역시 겨울이 좋다.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도 좋고 화암사 뒷길 코스로 눈길 산행을 가도 멋들어진 설악의 바위들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야 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설악의 품에 와락 달려들지 않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설악은 그만큼 넉넉한 인심을 지녔다. 다시 순백으로 뻗은 길은 곧바로 저 멀리 바다로 곤두박질친다. 해발 500~600m에서 순식간에 0m 이하 남양(藍洋)으로 잠기는 푸른 길이다. 일종의 관성이다. 속초의 바다 풍경은 여느 곳과 다르다. 워낙 작은 도시라 설산이 바다에 면해 있는 풍경이 근사하다. 강릉만 가도 이 같지 않다. 청호동 아바이마을. 피란 온 함경도와 강원도 이북 아바이들이 눌러앉았다. 섬도 땅도 아닌 외딴 끄트머리 땅에 집을 짓고 모여들었다. 70여년 느릿한 추억을 부여잡고 거친 바다와 싸워 가며 살아온 실향민 마을이다. 줄을 묶어 갯배로 오가며 생선을 말리고 식해를 담가 팔며 살았다. 관광객들이 득실한 갯배 선착장 주변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변했다. 생선구이집과 냉면집, 순댓국집 일색이던 곳에 십여년 전부터 영문 간판 화려한 카페와 베이커리도 착착 들어섰다. 남미에서 온 원두를 볶고 녹진한 유럽풍 과자를 만들어 판다. 하지만 뒤로 돌아들면 여전히 좁은 골목 속에 옛 풍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주워 오고 얻어 온 잡어를 다듬어 식해를 담그는 할머니, 자식보다 오래된 자전거를 끌어다 놓고 기름칠하는 할아버지는 여전히 오롯이 남은 청호동의 실제 모습이며 주인공들이다. 겨울 바람이 몰아쳐도 그닥 냉랭하지 않다. 겨울도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는가 보다. 동장군이라지만 뜨거운 가리탕(갈비탕) 한 그릇과 아바이순대 한 접시로도 썩 물리칠 수 있는 허약함이 엿보인다. ‘아바이’가 전해 준 활력과 온기 덕이다. 동명동 영금정에 가면 속초 바다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닷물이 드나들며 물가 넓은 바위를 스치면 거문고를 연주하는 소리가 난대서 붙은 이름이다. 시내와 가깝고 식사할 곳도 많으니 이곳저곳 들러보기 편하다. 학사평 두부 한 사발에 가득 차오른 마음… 속세 초월한 맛 이젠 호수를 돌아볼 차례다. 바다와 붙은 청초호는 딱히 호수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최근 청초호변 칠성조선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는데 바다와 호숫가에 자리한 폐조선소 특유의 분위기가 매우 멋지다. 카페도 겸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순례 코스가 됐다. 1950년대부터 목선과 어선을 만들어 오던 옛 조선소답게 목선과 장비들을 전시해 놓았다. 예전에 신라 화랑이 ‘워크숍’을 왔다는 영랑호는 소요한 호수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했다. 장천천이 흘러들어 맑은 물을 채워 줬다가 영랑교 밑 수로를 통해 동해로 흘러나간다. 이곳은 와글와글하지 않아 산책 코스로도 좋다. 8㎞의 순환도로를 걷다 보면 효자 호랑이 설화가 전해지는 범바위와 관음암 등 기기묘묘한 볼거리를 챙겨 볼 수 있다. 다시 설악산 쪽을 올려다보면 갈 곳이 많다. 척산온천과 설악온천(한화워터피아)이 있는 노학동을 오르다 보면 다양한 갤러리와 국립산악박물관 등 박물관, 영화(드라마) 세트장 등이 나온다. 국립산악박물관은 정말 제자리에 위치를 잡은 것 같다. 설악산에다 요즘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핫플’ 속초에 자릴 잡았으니 말이다. 박물관에는 우리 산과 세계의 산, 그리고 이를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도읍을 정하기 위해 북한산을 올랐던 비류와 온조, 그토록 금강산을 가고 싶어 했던 중국과 왜의 대작들, 한라산을 유람한 임제, 그리고 히말라야 등 세계의 지붕에 선 여러 산악인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녹슨 철제 아이젠과 피켈 등 그들이 썼던 장비와 등반일지, 건조식량 등 산악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여러 전시물을 챙겨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아래쪽 학사평엔 두부 요리를 잘하는 집들이 촌락을 이루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뭉근히 굳혀 낸 ③두부 한 사발이면 몸도 마음도 실하게 차오른다. 시내 관광수산시장(중앙시장)에선 다양한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메뉴 닭강정을 비롯해 씨앗호떡, 치즈호떡, 마카롱 아이스크림, 커피 등 다채로운 군것질거리를 파는 상점과 함께 맛있는 식당도 많아 눈요기 배요기를 하러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양양군과 경계를 이루는 남쪽에는 대포항과 외옹치항 등 정감 어린 항구들이 즐비하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오랜 기간 철책으로 묶였던 초병 순찰길이 근사한 해변 트레일 데크로 변신한 곳이다. 조도가 바라보이는 속초 해변에서 출발해 데크길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바다 풍경을 눈에 담기 좋다. 해안을 둘러보던 초소가 있던 곳은 뷰포인트로 딱이다. 뺨에 부딪히는 겨울바람은 차갑지 않고 되레 알싸한 갓김치 첫맛처럼 청량하게 다가온다. 대포항도 많이 변했다. 과거 항구를 뒤덮었던 포장마차촌은 대대적으로 정비가 이뤄져 건물 속으로 들어갔지만 새우튀김과 오징어회 등 명물 음식맛은 여전하다. 호텔 밀집 지역과는 살짝 떨어져 있지만 식사와 안줏거리를 찾아 일부러 이곳을 오는 이들도 많다.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 버려, 잊어 버리고.” 바다결핍 위중증에 늘 시달리는 서울 수도권 사람들에게 ‘겨울 바다’ 노랫말과 가장 어울리는 곳 속초. 요즘 속초는 새하얀 설산과 붉은 태양, 노란 햇살, 푸른 바다, 검은 밤하늘 등 오방색으로 갈아입고 아직 겨울을 제대로 누리지 못해 뻘쭘한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팔팔 끓는 한우 뚝배기 속에 문어 풍덩 바다 내음 품은 생선과 색색 나물 조화     ●먹거리=‘도문집’은 ①칼국수와 만두로 유명하다. 동해안 항구도시에서 으레 먹는 장칼국수 대신 멸치 육수에 감자 가루, 김을 넣고 팔팔 끓여 낸 깔끔한 국물이 좋다. 40년 넘게 장사를 하며 지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직접 빚은 만두 역시 대표 메뉴다. 630-5150(이하 지역번호 033).●매우 특별한 국밥을 맛보고 싶다면 ②‘속초 문어 국밥’이 좋다. 한우양지와 참문어를 삶아 시원하고 고소한 문어국밥을 차려 낸다. 먼저 팔팔 끓는 뚝배기 위에 올린 문어를 집어먹은 뒤 밥을 말면 된다. 다진양념은 굉장히 매우니 조금만 넣는 것이 이롭다. 638-8837. ●도치알탕은 겨울 제철 음식으로 딱이다. 꼬득한 살과 알이 가득한 탕은 김치를 넣고 끓여 시원하다. 그리 건더기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알이 한가득인 국물을 떠서 밥을 말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든든하다. 영랑호 인근 포장마차촌의 ‘당근마차’는 도치알탕 이외에도 자연산 백고동으로 무쳐 낸 골뱅이무침과 도루묵구이가 유명하다. 곁들여 주는 간장새우장도 밥도둑이다. 632-3139.●대게는 값비싸지만 그래도 올해 먹어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동명항 ‘스타대게’는 홍게와 ④대게, 생선회를 푸짐한 곁들임 안주와 함께 차려 내는 곳. 게도 싱싱하고 튀김 등 안줏거리도 맛이 좋다. 638-7208.●함경도 출신 모친에 이어 2대째 제철 생선을 구워 내는 ⑤‘옥이네 밥상’은 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이라 해도 될 만큼 상차림이 근사하다.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와 고등어, 볼락 등을 구워 갖은 나물과 젓갈과 함께 먹는다. 구운 생선을 상추에 싸서 표고버섯 쌈장을 넣고 입안에 넣으면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멍게비빔밥도 경남 거제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637-3166.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엄마 독립 만세/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엄마 독립 만세/작가

    우리 집 근처도 여느 동네와 같이 ‘김밥의 천당’이 있다. 가격도 6000~7000원 선으로 부담 없고, 메뉴도 골고루 갖춰져 있는지라 거의 매일 그곳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그저께는 딱 점심시간에 걸려서 가게 됐다. 아주머니는 주문이 열 몇 개나 밀리는 바람에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분주히 움직였다. 홀과 배달 담당인 남편분이 전화를 받아 주문을 넣으면 그 수많은 메뉴를 다 외워서 딱딱 만들어 내놓는데, 놀랍다. 아저씨도 정신없이 주방의 템포에 맞춰 보려고는 하지만, 영 굼뜨고. 아주머니가 “반찬 몇 개 들어갔어?”, “카레엔 국 들어가야지!” 하면서 손 따로 입 따로, 한 번 더 체크해야 옳게 나간다. 이날은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할머님 두 분은 청국장 두 개. 어차피 바쁜 사정 다 아니, 천천히 음식을 기다리면서 내 귀에 들어오는 두 분 수다가 알콩달콩 정겹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 듯. 어느 사람들이나 둘이 모이기만 하면 여자는 남자 얘기, 남자는 여자 얘기다. “젊어서는 몰랐어. 그런데 늙어 나이 드니까 남편이 강압적으로 말하는 게 싫어.” 한 할머니의 통렬한 고백! 우리나라 연세 드신 남자분들 기본 말투가 특별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박한 명령조라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할머니의 말씀 속에 스쳐 가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눈치채야만 한다. 바로 ‘젊어서는 몰랐었다’는 사실. 이 의미는 바로 지금은 ‘알고 있다’ 혹은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싫다’는 감정은 가장 존중받아야 할 영역이다. 할머니가 남편의 강한 말투를 싫어한다면, 남편은 자기의 말투를 수정하는 노력을 기꺼이 해야 한다. 그리고 할머니도 ‘나의’ 감정을 지키기 위해 당당히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감각의 부활에 이은 영혼의 독립! “작년 김치는 어쩌니 저쩌니 하며 안 먹더니만 올해 김치는 먹데. 이젠 저가 김장을 좀 해보라지.” ‘말씀이야 이래도, 올해 김장할 때는 또 할머니가 빨간 고무장갑 탁 끼고 배추 김칫소 열심히 비벼 넣으시겠지’ 하고 생각하던 중, 반가운 소식이 이어진다. “내가 생선 굽는 법도 이제 다 전수했어.” 우리 엄마들 독립 만세다! ‘김밥의 천당’ 아저씨가 아주머니를 돕느라 진땀 흘리고 있는 것같이 시간은 좀 필요할 테지만 말이다. 나는 ‘부축’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한, 좋은 선생님이 쓰신 글에서 건진 단어다. 부축, 이 단어는 내가 그리고 네가 서로 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보듬는다. 두 친구 할머니들의 당당한 작당모의 속에 지나온 세월이 보이는 듯하다. 이제는 천천히 할아버지의 부축을 받을 때가 되었다. 저 댁에서 할아버지가 바싹하게 생선 굽는 냄새가 자주 나기를 바란다. 황혼의 독립, 서로를 위한 부축, 소망한다.
  • [여기는 중국] “잘 가거라” 바리바리 싸주신 반찬 트렁크 한가득…고향 부모의 마음

    [여기는 중국] “잘 가거라” 바리바리 싸주신 반찬 트렁크 한가득…고향 부모의 마음

    중국의 음력 설인 춘제 연휴를 마치고 도시로 돌아가는 자녀의 자동차 뒷좌석에 직접 만든 훈제 고기를 가득 채워 넣은 모친의 따뜻한 모정에 이목이 쏠렸다. 화제가 된 사건은 지난 3일 춘제 연휴를 마치고 귀경을 앞둔 외동딸과 사위 내외의 자동차에 가득 실린 다량의 훈제 고기들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SNS)에 공개되면서부터다. 영상 속 주인공인 남성 탕 씨는 올해 춘제 연휴 동안 아내의 고향인 중국 후난성 샹시를 찾았다가 이 같은 먹거리 선물을 받았다고 설명했다.탕 씨는 “정월 초 이튿날 점심을 먹고 떠나려고 하자 장모님이 트렁크를 열라고 했다”면서 “처음에는 장시간 이동하며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를 챙겨 주시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장인어른과 장모님 두 분이 트렁크 가득 훈제 고기를 넣어 놓으셔서 트렁크 문이 안 잠길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가 직접 촬영해 공개한 영상 속에는 훈제 고기 외에도 장시간 운전하며 고속도로를 이동해야 하는 딸과 사위 두 사람을 위해 먹거리를 추가로 넣으려는 장인과 장모의 모습과 이를 한사코 사양하는 탕 씨의 모습이 담겨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장인과 장모 두 사람은 “일 년에 겨우 한 번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이왕이면 최대한 많이 가져가라. 외지에 가면 고향 맛을 못 볼 텐데 얼마나 그리우냐”면서 탕 씨의 자동차 안쪽 좌석까지 먹거리들을 가득 챙겨 넣는 모습이었다.영상에는 탕 씨가 장인을 향해 한사코 사양하는 사이 장모가 차량 안쪽에 먹을거리를 넣어뒀고, 그가 장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를 틈타 장인이 먹거리가 담긴 흰 자루와 봉투들을 넣어두는 장면도 그대로 실렸다. 알려진 바로는, 탕 씨와 아내 두 사람은 몇 년 전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이주한 농민공 출신의 20대 부부다. 이들은 평소 바쁜 업무 탓에 1년에 한 차례씩 춘제 연휴 기간을 활용해 고향을 방문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탕 씨는 이날 장인, 장모가 챙겨 준 훈제 고기에 대해 “두 분이 직접 키운 옥수수와 곡물을 먹여 가며 키운 돼지로 만든 고기다”면서 “우리 부부가 춘제 기간에 고향을 방문할 수 있다고 전화를 드리면, 약 두 달 전쯤부터 직접 키운 돼지고기를 잡아서 소나무 장작 위에 올려 연기로 정성껏 훈제한다고 들었다. 그 정성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다”고 했다.그런데, 긴 연휴를 마치고 도시로 돌아가는 자녀를 위해 각종 먹거리를 두 손 가득 챙겨 준 가족들의 이야기는 탕 씨 부부만이 아니다. 지난 4일 평소 충칭시에 거주하며 직장 생활을 하는 남성 린 씨는 이번 춘제 연휴 동안 아내의 고향을 찾았다가 자동차 트렁크까지 가득 채운 먹거리를 받아 즐거운 비명을 지른 사연을 공개했다. 린 씨는 이번 춘제 연휴 동안 아내와 함께 고향을 찾았는데, 린 씨 아내의 친정 식구들과 평소 아내를 키워 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각종 먹거리를 가득 담아 귀경한 사연을 설명했다. 그의 아내와 친정 가족들은 평소 오리와 돼지 등을 직접 사육하고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 중인데, 린 씨가 도시로 돌아가기 직전 그의 차량에 각종 먹거리를 가득 채워 넣으면서 차량 문이 안 잠기게 됐다는 사연이다.린 씨는 “훈제한 오리고기와 돼지고기 등이 자동차 안쪽 좌석과 바닥, 트렁크까지 가득 찼었다”면서 “훈제 고기 한 조각에 보통 3~4㎏이 훨씬 넘는 무게인데, 그야말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두 손 가득 무거워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 뻔했다”고 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탕 씨와 린 씨 두 사람에게 이렇게 좋은 장인, 장모가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럽다”면서 “아마도 두 사람의 자동차에 가득 찬 훈제 고기의 양이 돼지 반 마리의 양은 넘는 것 같다. 그 수고스러움을 고려해서라도 다음번 귀향길에는 부모님께 두툼한 용돈을 챙겨 드리는 것을 잊지 마라”는 당부를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최소 반년 이상은 넉넉히 재워두고 먹을 수 있는 고기를 챙겨 준 친정 식구들의 정성은 다름 아닌 아내에게 평소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라면서 “평소 아내와 갈등이 있을 적마다 이번에 두둑하게 받아 온 무거운 고기 무게를 잊지 말라. 트렁크 문이 안 닫힐 정도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아내에게 지난해보다 몇 배 더 친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장염 걸렸다” 거짓 전화만 수백통...점주 돈 뜯어낸 40대 구속

    “장염 걸렸다” 거짓 전화만 수백통...점주 돈 뜯어낸 40대 구속

    전국의 음식점과 카페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장염에 걸렸다”고 속인 뒤 배상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성북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의 음식점, 카페 반찬가게 등 수백 곳에 임의로 전화를 걸어 “장염에 걸렸으니 치료비와 합의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점주들에게 법률전문가 행세를 한 A씨는 “민사소송과 행정 처분으로 장사를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같은 방식으로 A씨는 수십여명의 가게 점주들로부터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총 800만원 상당의 돈을 뜯어냈다. A씨는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범행에 활용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받아낸 돈을 생활비와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전담팀을 꾸린 경찰은 A씨를 추적한 끝에 경북 구미에서 그를 체포했다. A씨는 4일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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